공유하기

한 때 심장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던 계란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갖춰 완전식품으로 통한다.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잘 알려졌지만 달걀은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식품 분야 저명 학술지에 2024년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약 1.5~2개의 계란을 꾸준히 섭취하면 뼈 건강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등록된 1만 920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100g(계란 1개의 평균 무게는 60g) 이상의 계란을 섭취한 사람들은 대퇴부 골밀도가 72%, 요추 골밀도가 8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전체 달걀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퇴골과 요추의 골밀도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골밀도는 뼈 속의 칼슘과 기타 무기질의 양을 측정하는 지표다. 골밀도가 낮으면 골다공증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뼈의 밀도가 낮아지면 골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특히 고령자는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뼈를 형성하는 속도보다 뼈가 소실되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 호르몬은 뼈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여성은 더욱 골다공증에 취약할 수 있다.다만 골다공증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나이와 성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영양 섭취 부족, 낮은 신체 활동 수준, 흡연, 과도한 음주, 그리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같은 특정 약물의 장기 복용 등이 뼈를 약하고 쉽게 부러지게 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달걀이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달걀은 뼈 건강에 중요한 칼슘 함량이 높지 않다. 개당 약 24㎎이 들어있다. 이는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2%에 불과하다. 이런 달걀이 뼈 건강을 증진하는 이유는 뭘까?해당 연구에 따르면, 달걀은 알칼리성 인산효소(ALP)라는 일련의 효소를 활성화시켜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뼈 대사의 생체지표인 ALP는 간, 뼈, 신장 등에서 주로 분비되는 효소군으로 계란 속에 포함된 성분은 아니다. 하지만 달걀을 섭취하면 ALP생성에 영향을 미쳐 대퇴골과 요추의 골밀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계란에는 뼈 건강을 돕는 다른 성분도 있다.칼슘, 단백질, 마그네슘, 아연, 인과 같은 주요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계란에 포함된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메네랄인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하루 몇 개가 적당?한 때 계란을 기피했던 이유는 노른자가 콜로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계란에 포함된 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 최대 2개의 계란을 섭취해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특히 계란 노른자에는 뇌 기능 유지에 중요한 필수 영양소 콜린이 풍부하다.작년 )에 계란 노른자의 콜린 성분이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터프츠 대학교의 테일러 월러스 박사(공동 저자)는 하루 계란 2개를 꾸준히 섭취하면 콜린을 포함해 주요 영양소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잠자리에 들기 전 치즈 섭취가 악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 받았다.는 심리학 수업을 듣는 대학생 108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참가자의 40.2%가 특정 음식 섭취가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24.7%는 일부 음식이 수면을 악화시킨다고 밝힌 반면 20.1%는 음식 섭취가 수면을 개선시켰다고 답했다. 참가자의 5.5%에 해당하는 소수의 그룹은 음식이 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수면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는 디저트나 단 음식, 매운 음식, 유제품 등을 꼽았다. 수면을 개선하는 음식에는 과일, 채소, 허브차가 포함됐다.악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 종류로는 유제품이 가장 빈번하게 지목됐다. 유당 불내증이 있는 경우 특히 그랬다. 이는 잠들기 전 치즈를 먹으면 이상하고 불안한 꿈을 꾼다는 일부 사람들의 사정을 설명할 수 있다.이번 연구 결과는 참가자들의 자가 보고에 의존한 설문 자료를 토대로 도출했다. 부정확할 수 있으며,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심리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수면과 꿈에 관해 공부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 전 유제품을 섭취하면 수면을 방해받는 다는 속설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예언처럼 작용해 실제로 꾼 꿈을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그럼에도 이 연구는 자기 전 먹은 음식과 꿈꾸는 방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치즈가 악몽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있다.호주 센트럴퀸즐랜드 대학교에서 수면과 영양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샬롯 굽타 박사가 이번 연구 결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글을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했다. 치즈와 악몽의 과학적 배경굽타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밤에는 자고 낮에는 깨어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치즈를 먹는다는 것은 몸이 먹고 싶지 않은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밤에는 우리 몸의 생리 시스템이 음식을 소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밤에는 음식이 소화기관을 통과하는 데 낮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잠자기 직전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자는 동안 음식을 처리하고 소화해야 한다. 마치 개펄을 달리는 것처럼 할 수는 있지만 느리고 비효율적이다.치즈는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밤에 이를 소화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수면에 최적화해 작동해야 할 몸이 소화 활동을 병행하면 잠을 방해 할 수 있다.관련 연구에 따르면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음식을 섭취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특히 생생한 꿈과 관련된 수면 단계인 급속 안구 운동(REM) 수면 시간이 짧아진다.유제품에 들어 있는 당 성분인 유당을 분해하지 못 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밤에 먹은 치즈를 처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수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유당 불내증을 앓는 참가자들이 수면의 질이 낮고 악몽을 더 자주 꾼다고 한 몬트리올대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수면의 질이 나쁘면 밤에 더 자주 깬다. 연구에 따르면 REM 수면 중 깨어나면 생생한 꿈이나 악몽을 꾸었다고 설문에 답할 가능성이 더 높다. 만약 REM 수면 중에 깨어나지 않았다면 꿈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이는 치즈와 악몽의 문제와 매우 관련이 있다. 잠자기 전 먹는 것은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악몽을 꾸다 깨어나 그 꿈을 기억할 가능성이 더 높다.결국, 시간의 문제다.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잠자리에 들기 최소 2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치즈를 먹더라도 소화할 여유가 충분하다면 숙면에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우유는 어떨까?우유는 치즈보다 소화가 더 쉽다. 우유에는 수면을 돕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그렇더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 우유를 마시는 것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우유에도 유당이 들어있기 때문. 우유가 악몽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밤에 치즈나 우유 섭취를 포기하란 얘기가 아니다. 먹고 소화할 충분한 시간을 주면 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수분은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요즘 같은 여름철 폭염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 몸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분은 체온 조절, 관절 윤활, 소화, 해독, 영양소 운반, 에너지 생성, 심장과 뇌 기능에 필수적이다. 도 있다.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통합의학 전문의로 식품 섭취와 건강에 관한 두 권의 책 ‘FuelUp’과 ‘Quench’를 공동 저술한 다나 코헨 박사는 “수분 섭취는 신체의 모든 세포 기능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이 낮은 수준의 탈수 상태에 빠져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 한다. 만성적인 수분 부족은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관절통, 심지어 배고픔으로 오인되는 갈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과학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말했다.자칫 방심하다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어 적절한 체수분 유지가 더욱 중요한 계절.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한 수분 섭취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오해1: 성인은 하루 1.9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영양 전문가인 웬디 바질리안 박사(공중보건)은 “하루 8잔(1.9ℓ에 해당)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지만, 사실 수분 필요량은 체격, 활동량, 환경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국립 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 산하 의학 연구소는 남녀를 위한 더욱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여성은 하루 11.5컵, 남성은 하루 15.5컵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여름철 더위와 습도가 높아지면, 특히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하는 경우 이보다 더 많은 물을 마셔야 한다. 눈에 띄게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몸은 호흡과 피부 표면의 증발을 통해 수분을 잃는다. 특히 덥고 습하거나 고지대에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가벼운 활동이나 휴식 중에도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오해2: 갈증은 수분이 필요하다는 확실한 신호다“갈증은 도움이 되는 신호이지만,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기보다는 자동차 연료 계기판의 ‘E’ 표시등처럼 나중에 켜지는 경고등에 가깝다”라고 바질리안 박사는 말했다. “갈증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수분 섭취가 다소 부족해진 상태다.”특히 고령자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느끼는 몸의 기능이 둔화하기 때문에 탈수 위험이 더 커진다. 따라서 갈증을 느끼기 전에 수분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코헨 박사는 “나이에 관계없이 체수분이 1~2%만 감소해도 신체적·인지적 수행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몸의 수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배변 빈도다. 코헨 박사는 “깨어 있는 동안 2~3시간마다 소변을 보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소변 색깔도 확인해 보라. 맑거나 연한 노란 색이면 수분 상태가 양호하다는 표시다”라고 설명했다.오해3: 수분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물을 마시는 것이다바질리언 박사에 따르면, 섭취하는 수분의 약 20%는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에서 비롯된다. 여름철 대표 음식인 수박, 오이, 토마토, 포도, 잎채소 등은 모두 훌륭한 수분 공급원이다. 더위를 쫓기 위해 먹는 스무디나 팥빙수와 같은 음식도 수분을 보충한다.국, 찌개를 즐겨먹고, 여름철엔 냉면, 콩국수와 같은 차가운 국물 기반 음식을 자주 즐기는 한국인은 이 비율이 더 높다. 오해4: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셔도 수분을 잘 유지할 수 있다주의해야 할 일이다. 몸이 배출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체내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나트륨 농도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지는 상태로, 메스꺼움, 두통, 혼란, 근육 약화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에는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바질리언 박사는 “이는 드문 일이지만 지구력 운동선수들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고, 동시에 충분한 나트륨 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일반적으로는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하루 종일 꾸준히 조금씩 물을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매시간 알람을 설정하거나, 시간 표시가 있는 물병을 사용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방법이 권장된다.오해5: 커피나 카페인 함유 차를 마시면 탈수될 수 있다 “이건 정말로 (그 같은 얘기가 사실이 아님을 널리 알려)잠재워야 할 오해”라고 바지리안 박사는 말했다. “커피와 차는 수분 섭취에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결국 커피와 차는 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탄산수가 탈수시킨다는 것도 잘못 된 정보다. 일반 물과 똑같이 수분 보충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탄산수를 선호한다면 그걸 마시면 된다.오해6: 운동 중에는 스포츠 음료가 물보다 낫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건강 컨설팅 업체(Active Eating Advice)를 운영하는 스포츠 영양사 레슬리 본치에 따르면 운동 시간과 강도,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다. 단시간 산책이나 시원한 날씨에서 1시간미만 운동이라면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리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1시간 이상 운동한다면, 저당분 전해질 가루를 통해 나트륨과 칼륨 같은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운동 중 수분 보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운동 전에 미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수분은 내부 장비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탈수 상태에서 운동하면 더 느리고 약해지며 피로가 더 빨리 쌓인다”라고 본치 영양사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 1시간 전에 약 0.6리터의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수분을 섭취 후 위에서 운동을 주도할 근육에 도달하는 데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운동 중에는 20분마다 수분을 몇 모금씩 섭취해 수분을 유지하고, 운동 후 추가로 0.6리터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8년간 수차례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미국의 한 부부가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마침내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된 사례가 공개됐다. CNN의 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이 부부는 전 세계의 불임 센터를 찾아다니며 체외수정(IVF) 시술을 반복했다. 하지만 남편의 정액에서 정자가 전혀 검출되지 않는 무정자증(azoospermia)이라는 희귀 질환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일반적인 정액에는 수억 개의 정자가 포함되지만, 무정자증 환자에게서는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몇 시간을 꼼꼼하게 들여다봐도 정자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미국 컬롬비아 대학교 불임센터에서 개발한 새로운 AI 기반 기술 ‘STAR 기법’이 이들의 삶을 바꾸었다. 이 시스템은 남성의 정액 샘플에서 극소수의 살아 있는 정자를 찾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남편은 단지 정액 샘플만 제출했고, AI가 이를 분석했다. 놀랍게도 AI는 눈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던 정자 세 마리를 검출해냈고, 이 정자를 사용해 난자를 수정한 결과 아내는 건강하게 임신에 성공했다. 출산 예정일은 올해 12월이다.아내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너무 많은 좌절을 겪어왔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제 초음파에서 아기를 보게 되니 꿈만 같다”고 말했다.이 기술은 정액 샘플을 특수 칩 위에 놓고 고속 카메라와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AI가 1시간 만에 8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하며 정자를 탐색한다.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정자 추적과 회수)’ 시스템은 정자로 추정되는 세포를 인식하면, 손상 없이 살아 있는 채로 분리해낸다. 개발을 주도한 제브 윌리엄스 박사(컬럼비아대 난임 센터장)는 “AI가 정자 1~2마리만 존재하는 정액에서도 살아 있는 정자를 찾아내는 것은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며 “기존에는 2일간 숙련된 기술자가 찾아도 실패한 샘플에서 AI는 단 1시간 만에 44마리를 찾아냈다”고 강조했다.그동안 무정자증 치료는 정소(고환)를 절개해 조직을 분리해 정자를 찾는 침습적 수술이 일반적이었다. 몇 차례민 반복해도 흉터와 손상이 생기며 매우 고통스럽다.일부는 호르몬 치료나 정자 기증을 선택하지만, 본인의 정자를 통한 임신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STAR 기술은 침습 없이, 정액 샘플만으로 정자를 발견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무정자증은 미국 남성 불임 사례의 약 10%를 차지하며, 전체 불임 원인의 최대 40%가 남성 요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술의 의의는 크다고 CNN은 짚었다. 전문가들은 “AI는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해준다”며, AI가 배아 선별, 난자 품질 평가, 맞춤형 IVF 약물 조절 등 생식의학 전반에서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사례처럼 AI는 인간의 전문성을 대체하기보다는 강화하며, 불임으로 고통받는 많은 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STAR 시스템은 컬롬비아대학 불임센터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논문으로 발표하고 타 기관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윌리엄스 박사는 STAR 시스템을 사용해 정자를 찾아 분리하고 동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3000달러(약 409만 원)이라고 말했다.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민인 불임 문제를 가장 현대적인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 감격스럽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부부들이 이 기회를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하지만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코넬 대학교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ine)의 난임 시술 전문가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는 “생식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서둘러 적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헛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체외수정 전문가로 난자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을 처음 고안한 그는 “STAR 시스템은 결함이 있다. 왜냐하면 일부 남성은 그들의 정액 샘플을 인간이든 기계든 아무리 분석해도 필연적으로 정자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체외수정을 받는 환자의 경우 배아를 생성하기 위해 인간 배아학자가 정자를 채취하고 난자에 주입하는 과정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영업 담당자가 설득해야 할 대상이 남성이라면 술 접대가 효과적일 수 있으나 여성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술이 판단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영향의 정도가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미국 텍사스 대학교 엘파소 캠퍼스(UTEP)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에서 밝혀졌다.UTEP 생물학과 알렉산더 프리드먼 박사(Alexander Friedman)가 이끄는 연구진은 동물 모델을 활용해, 음주가 남성((수컷 쥐)과 여성(암컷 쥐)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관찰했다.UTEP에 따르면, 연구는 프리드먼 박사팀이 개발한 설치류 의사결정 보상-비용(RECORD) 시스템을 활용해 수행했다.그 결과, 수컷 쥐는 술에 취했을 때 음주 전과 현저하게 다른 결정을 내리는 반면, 암컷 쥐는 술을 마셔도 음주 전 내린 원래 결정을 유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수컷 쥐에 비해 몸집이 작은 암컷 쥐는 동등한 양의 술을 마셨음에도 대체적으로 처음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관성을 보였다. 아무리 술에 취해도 웬만해선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공동 교신저자인 프리드먼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기간의 음주가 수컷 쥐의 의사결정 능력을 심각하게 변화시킨다는 점을 보여주었고, 이는 성별에 따라 알코올에 대한 취약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알코올이 인간의 선택에 어떻게 편향을 일으키는지를 신경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연구관련 성명에서 말했다.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프리드먼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단순히 쥐의 행동을 넘어서, 사람에게도 알코올 섭취가 성별에 따라 의사결정과 위험 행동에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술이 비즈니스 미팅처럼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상황에서 자주 소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연구는 실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에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요소다.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하지만 지루해 지기 쉽다. 이런 사람들에겐 라켓 운동이 ‘딱’이다.운동 효과는 훨씬 더 높다. 덴마크 연구자들이 다양한 신체활동과 기대 수면 간 연관성을 조사해 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테니스를 즐기면 기대 수명을 최장 9.7년, 배드민턴은 6.2년 연장 할 수 있다. 이는 자전거 타기(3.7년), 수영(3.4년), 조깅(3.2년)을 뛰어 넘는 수치다.에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6가지 운동 유형 즉, 라켓 스포츠, 수영, 에어로빅, 사이클링, 달리기, 축구와 조기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9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라켓 스포츠를 규칙적으로 한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이 47%,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56% 낮았다.국내 테니스 인구는 최근 급증했다. 골프에 빠졌던 젊은 층이 대거 테니스 코트로 몰린 영향이다. 업계는 90만 명 정도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추산한다.배드민턴은 인구는 400만 명 이상이다. 테니스에 비해 코트를 구하기 훨씬 더 쉽고, 비용도 저렴하며, 기술적 난이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라켓 스포츠의 이점테니스, 배드민턴, 스쿼시, 피클볼과 같은 라켓 스포츠는 모두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라켓 스포츠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을 따라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순간적인 전력 질주, 잦은 방향 전환 등을 통해 심박 수를 높이고 심장을 강화한다.“노인들에게 이상적인 운동”미국 하버드 대학교 산하 스폴딩 외래환자 센터의 물리치료사이자 퍼스널 트레이너인 비제이 A. 다리아나니는 “테니스, 스쿼시, 배드민턴, 라켓볼, 탁구 등 라켓 스포츠는 여러모로 노인들에게 이상적인 운동”이라며 “라켓 스포츠는 심혈관 운동 효과 외에도 상체와 하체 근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령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고, 대부분의 체력 수준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며,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하버드 의대가 발행하는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에 말했다.라켓 스포츠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측면 움직임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다리아나니 트레이너는 “라켓 스포츠는 앞뒤, 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이는 균형 감각과 체중 이동 능력을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다음 상황을 예측하고 실행해야 하므로 계획 및 의사 결정 능력이 향상된다.라켓 스포츠는 함께 할 상대가 있어야 하고 일반인은 대개 복식으로 즐기기 때문에 사회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흡연 경험이 없음에도 폐암에 걸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기 오염과 특정 한약재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폐암은 오랫동안 ‘흡연자의 질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흡연율이 감소하면서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비흡연 폐암은 아시아계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서구 국가보다 동아시아 국가에서 더 흔하다. 2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환경적 요인이 비흡연자 폐암 증가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유전체적 증거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샌디에이고)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진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28개 지역의 비흡연자 871명의 폐암 종양의 유전자 코드를 분석했다. 비흡연자의 폐암, 주된 원인은 대기 오염연구진은 위성과 지상 데이터를 통해 측정한 미세먼지(PM2.5) 수준을 기반으로 개인별 장기 공기오염 노출 정도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대기 오염 수준이 높은 곳에 거주할수록 종양에서 암을 유발하고 촉진하는 돌연변이가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연구진은 전체 유전체 분석을 통해 DNA 손상의 분자학적 흔적인 ‘돌연변이 서명’mutational signatures)을 식별했다. 이 서명은 과거에 어떤 유해 요인에 노출되었는지를 분자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일종의 지문 역할을 한다.그 결과, 공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비흡연자일수록 폐암 종양에 돌연변이가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유발 돌연변이(드라이버 돌연변이)와 흡연 또는 노화와 관련된 돌연변이 서명이 높게 나타났다.돌연변이 수는 공기 오염 노출량과 비례했으며, 이들의 종양은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가 짧아져 있었다. 텔로미어가 나이보다 더 짧다는 것은 세포 분열이 자주 일어났으며, 그 결과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세포 분열이 과도하게 반복되는 것은 암의 특징 중 하나다.간접흡연, 의외로 영향 적어연구진은 공기 오염 외에도 다른 환경 요인을 분석했다. 그 중 하나가 간접흡연이었다. 예상과 달리 간접흡연 노출은 눈에 띄는 유전적 서명이나 드라이버 돌연변이를 유발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현상은 여전히 확인되어, 생물학적 노화나 세포 스트레스와의 연관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단, 간접흡연 노출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한계가 있다고 연구진은 인정했다.특정 한약재가 돌연변이 유발또 다른 환경적 요인으로 지목된 것은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을 함유한 특정 한약재다. 해당 성분은 마두령, 청목향, 천선등, 세신, 목통 등의 한약재에 많이 들어 있다. 이러한 한약재와 관련된 특징적인 돌연변이는 거의 대만의 비흡연자에게서만 관찰되었다. 아리스톨로크산은 방광, 위장, 신장, 간암 등과 관련이 있었지만 폐암과의 연관성은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일부 전통 한약재의 흡입 방식이나 사용 형태가 폐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향후 공중보건 정책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매년 세계 각국에서 250만 건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폐암 환자의 10~25%가 흡연 경험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사람인 것으로 추정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와 같은 식용유에 많이 포함된 리올레산과 아라키돈산과 같은 오메가-6 지방산의 건강 효과에 대한 고정 관념을 뒤집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비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은 산업화 이후 급증 했다. 이른바 서구식 식단의 영향이다. 패스트푸드가 대표하는 서구식 식단에는 리놀레산이 풍부하다. 그래서 리놀레산은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의심받아 왔다.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진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지난달 22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최신 연구 결과는 이 같은 주장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준다.연구는 미국 보스턴 지역의 유명한 장기 동일집단(코호트) 연구인 ‘프레이밍햄 자손 연구’(Framingham Offspring Study)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프레이밍햄 자손 연구는 참가자들의 자녀를 추적하는 연구다. 1971년에 시작해 수 십 년 동안 심혈관계와 대사 질환 관련 유전·생활습관 요인을 분석해 온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연구 중 하나다. 이번 분석에는 2700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연구진은 이들의 혈액에서 측정한 리놀레산과 아라키돈산 수치, 그리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관련 10가지 생체 지표(바이오마커) 간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나이, 성별, 흡연 여부, 혈압, 혈중 지질, 체중 등의 혼란 변수를 통제한 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혈중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10가지 바이오마커 중 5가지에서 염증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았다.-아라키돈산 수치가 높을수록 4가지 바이오마커에서 낮은 염증 수치를 보였다.-리놀레산 또는 아라키돈산 수치가 높은 경우 염증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경우는 전혀 없었다.미국 사우스다코타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지방산 연구소’ 소장인 윌리엄 해리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이 새로운 데이터는 혈중 리놀레산과 아라키돈산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체내 염증 상태가 가장 낮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오메가-6 지방산이 염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기존 관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실제로는 두 오메가-6 지방산이 항염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씨앗기름의 해로움을 강조하며 리놀레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과학적 근거 없이 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리놀레산 섭취를 줄이라는 주장은 과학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연구를 포함해 많은 논문들이 리놀레산 섭취를 늘리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권고한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논문)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이야기(narrative)’와 충돌하는 것이다.”한편 가 공개됐다.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 공중보건대학의 겸임 교수이자 미드웨스트 생의학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인 케빈 C. 마키 박사가 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리놀레산 수치가 높을수록 염증 수준이 낮고 심장대사 건강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약 1900명의 혈액 표지자(바이오 마커)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포도당과 인슐린, 그리고 HOMA-IR(인슐린 저항성의 바이오마커) 수치가 낮았다. 또한, 염증 바이오마커(예: C-반응 단백질, 글리코프로테인 아세틸, 혈청 아밀로이드 A) 수치도 낮았다.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생체지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심장병과 당뇨병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 요인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0·11·12월에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같은 해 먼저 출생한 또래보다 정신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며 조산아든 만삭아든 관계없이 일관됐다.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NTNU)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가 등록 데이터를 사용하여 1991~2012년 태어난 4세에서 17세 사이의 노르웨이 어린이와 청소년 100만 명을 추적 조사했다.연구 목적은 ‘상대연령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는 지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연령 효과란 동일한 연령 집단 내에서 출생 시기에 따라 개인의 발달 기회와 성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번에는 한 해의 후반기(10~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이른 시기(1~3월)에 난 동년배보다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더 자주 받는 지 여부를 확인했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급에서 가장 어린 학생들이 가장 먼저 태어난 학생들보다 정신 질환 진단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NTNU 공중보건·간호 부문 연구원 크리스틴 스트란드 바흐만 박사가 말했다.그는 “만삭아인지 조산아인지에 따라 가장 어린 학급 구성원의 발병률이 가장 먼저 태어난 아이 대비 20~80%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문해력, 학업 능력, 운동 능력의 발달 지연을 포함해 다른 신경 질환에서도 동일한 흐름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신경·정신과적 진단의 경우 상대적 연령 효과는 4~10세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이 차이는 학년이 올라가며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11~17세까지 상대연령 효과는 존재했다.연구 결과는 에 게재 됐다.노르웨이는 6세에 초등학교를 입학한다. 우리나라보다 한 살 더 빠르다. 초등 신입생의 경우 1월생과 12월생은 거의 1년 차이가 난다. 노르웨이에서 비슷한 주제로 진행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한 해의 가장 늦은 시기에 태어난 입학생들은 ADHD 진단을 받을 확률이 9.9%인 반면, 가장 이른 시기에 태어난 입학생은 6.2%에 그쳤다.10~12월생들은 5학년과 9학년(중학교 3학년에 해당)에 치른 국가 주도 학력평가 시험에서도 낮은 성적을 보였다. 반면, 입학을 1년 늦춘 아이들은 5학년과 9학년 모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냈다.사회학의 주요 이론 중 하나는 “인생 초기에 겪는 불이익은 이후의 삶에 더 많은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학교생활의 시작이 좋지 않으면,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NIPH)의 캐서린 크리스틴 벡(Kathryn Christine Beck) 연구원은 “연말에 태어난 아이들의 입학을 다음 해로 늦추는 게 더 적절할 수 있다”며 제도 변경을 제안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저녁에 치즈와 같은 유제품을 먹고 자면 악몽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주 악몽을 꾸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75세 이전에 사망할 위험이 3배 더 높다는 다른 연구결과가 발표된 지 얼마 안 돼 나온 것이기에 더욱 주목된다.국제 학술지 에 1일 논문을 게재한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식습관과 악몽의 상관관계는 유당 불내증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유당 불내증은 체내에 유당(유제품에 들어있는 당) 분해 효소가 부족해 우유 등 유제품 섭취 시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증상이다. 유당 불내증이 심할수록 악몽의 횟수와 강도가 더 컸다.연구를 주도한 토레 닐슨 몬트리올대 심리학과 교수는 수업의 일환으로 대학생 1082명을 대상으로 수면 습관, 특히 꿈을 조사하고 식습관과 비교했다.그 결과 유당 불내증으로 인해 심각한 위장관 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악몽의 빈도, 악몽으로 인한 고통의 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몇 달 동안 악몽을 꾼 기간 등을 기준으로 측정한 더 심한 악몽을 꾸었다고 설문지에 답했다. 참가자들은 악몽의 원인으로 유제품과 단 음식을 가장 많이 꼽았다.닐슨 교수는 유당 불내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불안 증상이 악몽을 더 많이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연구 내용에 대체적으로 공감했다.컬럼비아 대학교 어빙 메디컬 센터의 수면·생체리듬 탁월성 연구소(Center of Excellence for Sleep & Circadian Research) 소장인 마리-피에르 생-옹주(Marie-Pierre St-Onge) 박사는 “위장관 문제가 있다면, 이는 수면 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꿈과 연관된 현상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라고 NBC 뉴스에 말했다.보스턴 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 교수로 뇌와 수면을 연구하는 패트릭 맥나마라(Patrick McNamara) 박사는 유당 불내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유당 함유 식품을 섭취하면 수면의 질을 저해하는 ‘미세 각성’이 발생하여 더 심한 악몽을 꿀 수 있다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악몽 매주 꾸는 사람, 조기 사망 위험 3배 더 높아앞서 지난 달 유럽신경학회(EAN)에서 발표한 에 따르면, 매주 악몽을 꾸는 성인은 악몽을 거의 꾸지 않거나 전혀 꾸지 않는 성인에 비해 75세 이전 조기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악몽은 흡연, 비만,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신체 활동 부족보다 ‘조기 사망의 더 강력한 예측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연구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conversation)에 이번 연구 내용을 소개한 티모시 허른(Timothy Hearn) 앵글리아러스킨 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충격적인 결론은 미국에서 진행된 4개의 대규모 장기 연구 데이터를 결합한 연구 결과에서 나왔다. 26세에서 74세 사이의 4196명을 대상으로 악몽이 얼마나 자주 수면을 방해하는 지 설문조사를 한 후 1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조기 사망(75세 사망으로 정의)한 참가자가 총 227명에 달했다.나이, 성별, 정신 건강, 흡연, 체중과 같은 일반적인 위험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매주 악몽을 경험한 사람들은 조기 사망할 위험이 거의 3배 높았다. 이는 심각한 흡연과 비슷한 위험 수준이다.생물학적 나이의 지표인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 측정 결과, 악몽에 자주 시달리는 사람들은 주민등록증의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았다. 측정에 사용한 세 가지 후성유전학적 시계에서 모두 일관되게 나타났다.악몽과 조기 사망 사이의 연관성 중 약 39%는 빠른 생물학적 노화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악몽을 유발하는 원인이 신체 세포를 조기 노화로 이끄는 원인과 같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악몽은 근육이 마비된 상태에서 뇌가 활발히 활동하는 급속안구운동(REM) 수면 중에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등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은 깨어 있을 때 경험하는 것만큼 강렬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이 밤마다 반복되면 그 여파로 낮 동안에도 스트레스 반응이 부분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염증을 유발하고 혈압을 높이며 염색체 끝부분의 보호막인 텔로미어(telomere)를 손상시켜 노화 과정을 가속화한다. 또한 악몽으로 인해 잠에서 갑작스럽게 깨는 것은 신체가 스스로를 회복하고 세포 수준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악몽이 건강을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은 앞선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 매주 악몽에 시달리는 성인은 몇 년 후 치매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꿈과 관련된 뇌 영역은 뇌 질환의 영향을 받는 영역과 겹치기 때문에, 빈번한 악몽은 신경학적 문제의 초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성인의 약 5%는 매주 악몽을 경험하며, 또 다른 12.5%는 매달 악몽을 겪는다.악몽 줄이려면 어떻게?따라서 악몽은 치료해야 할 하나의 질환이다.불면증에 관한 인지행동 치료(CBT-I),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악몽의 결말을 깨어 있는 상태에서 다시 쓰는 이미지 리허설 치료, 침실을 시원하고 어둡게 유지하며 전자기기를 멀리하는 간단한 방법 등이 악몽 빈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밤에 유제품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들릴 듯 말듯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무리는 십중팔구 여성이다. 이유가 있었다. 여성의 청력이 2데시벨(dB)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도 있다. 인종, 환경, 언어에 관계없이 전 세계 모든 인구에서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약간 더 나은 청력을 일관되게 보인 다는 점이다.에 발표한 영국 바스 대학교, 프랑스 툴루즈 생물다양성 및 환경 연구 센터(CRBE) 등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청각 민감도에선 나이에 비해 생물학적 성별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지난 수십 년간 연구자들은 청력 차이를 주로 나이, 소음 노출,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는 환경과 성별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번에 확인했다.연구자들은 고지대 안데스 산맥의 마을부터 열대 우림과 대도시 중심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5개국 13개 지역에서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청각 민감도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지속적으로 더 높은 청각 민감도를 보였다. 이전 연구에서 제시된 특정 주파수뿐만 아니라 검사한 전체 주파수 범위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약 2데시벨의 차이가 있었고, 일부 집단에서는 특정 주파수에서 최대 6데시벨의 차이를 보였다.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한 가지 가설은 태아기 호르몬 노출과 관련이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자궁 내 발달 과정 중 안드로겐 노출 수준이 남녀의 청각 시스템 발달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바스대 투리 킹 교수(밀너진화센터 소장)는 “민감도 차이는 자궁 내 발달 과정 중 호르몬 노출 차이와 달팽이관 해부학적 구조에서 남성과 여성이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여성의 뛰어난 청력은 단순히 민감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일반적으로 음성 인식을 포함한 다양한 청각 검사에서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이러한 우위는 뇌에서 청각 정보 처리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주변 환경은 우리의 청각 능력을 물리적으로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 소음이 거의 없는 숲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청각 민감도가 가장 높았고, 고도가 높은 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청각 민감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차이는 5~7데시벨로 제법 컸다.도시와 시골 지역을 비교하면 도시 인구는 농촌 인구에 비해 청력 특성이 더 높은 주파수로 이동했는데, 이는 도시에서 흔히 발생하는 저주파 교통 소음을 걸러내기 위한 적응으로 추정된다.양 쪽 귀는 똑같이 들을 수 있을까?아니다. 앞서 소개했듯 오른쪽 귀가 조금 더 우세한게 일반적이다.청각 민감도는 18세에서 55세 사이에 점차 감소하며, 35세경부터 더 현저한 감소가 시작된다. 오른쪽 귀는 모든 인구 집단에서 약간이지만 일관된 우위를 유지하는데, 이는 민족, 생태적 맥락 또는 언어와 관계없이 보편적인 특성으로 보인다.한편 청력은 인지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청력 저하는 인지 자극 저하와 사회적 고립을 유발해 치매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하면 이 위험이 최대 48%까지 줄어든다. 대표적으로 관리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걷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효과가 검증된 운동이다. 하지만 뛰는 것에 비해 운동 강도가 낮고, 반복하다보면 지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끔 회의가 들 수도 있다.그럴 땐 방향을 바꿔 걸어보면 어떨까? 맞다. 뒤로 걸어보란 얘기다. 뒤로 걷기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주어 앞으로 걷기와는 다른 이점을 제공한다.우리의 신체 구조는 앞으로 걷는 게 자연스럽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거꾸로 걷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올바른 자세와 더 많은 균형 감각을 요한다.뇌를 자극하는 뒤로 걷기“뒤로 걷기는 ‘비밀’이나 ‘기적’의 운동은 아니지만, 분명히 몇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라고 미국의 스포츠 의학 전문의인 랜드 맥클레인 박사가 NBC 방송이 운영하는 TODAY.com에 말했다.그는 “앞으로 걷기와 비교했을 때 뒤로 걷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뒤로 걷기가 더 많은 집중력과 협응력을 요구하여 몸과 두뇌에 도전 과제를 부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뒤로 걷기는 앞으로 걸을 때와 다른 근육을 사용한다. 일부 동일한 근육도 쓰지만 다른 순서와 균형으로 작동한다”며 “이는 단순히 근육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일반적으로 근육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뇌와 신경계에도 새로운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움직임 자체에 관여하는 직접 경로뿐만 아니라 뇌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뉴런과 시냅스를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간접적인 경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운동 생리학자 조던 보어맨 박사는 뒤로 걷기가 크게 5가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뒤로 걷기의 5가지 이점1. 다른 근육 강화매일 같은 운동을 하면 동일한 근육만 사용하게 되고, 다른 근육은 소외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근육 불균형은 운동성과의 정체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걷기는 훌륭한 운동이지만, 모든 운동은 특정 근육의 과도한 사용을 피하기 위해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보어맨 박사는 말했다. 그는 “뒤로 걷기는 일반 걷기와 동일한 햄스트링, 종아리, 대퇴사두근을 사용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자극하며 다른 근육들도 활성화시킨다. 뒤로 걷기는 앞으로 걷기보다 엉덩이 근육, 대퇴사두근, 골반 굴곡근을 더 많이 사용한다. 다리와 발목의 연결부위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작동을 한다”라고 설명했다.2. 더 많은 칼로리 소모“뒤로 걷기는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기 때문에, 몸이 적응하고 조정해야 한다. 근육이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면 심박 수가 증가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라고 보어맨 박사가 말했다.운동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인 대사당량(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 기준 중간 강도 걷기는 3.5MET인데, 뒤로 걷기는 6MET이다. 이는 뒤로 걷기가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의미다.3. 관절 통증 예방뒤로 걷기는 관절 통증과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운동일 수 있다.“뒤로 걷기는 발가락에서 발뒤꿈치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사용한다. 이 동작은 대퇴사두근(넓적다리 앞쪽의 4개의 근육 덩어리)을 활성화시켜 무릎을 지지하고 충격을 완화한다”라고 보어맨 박사는 말했다.4. 뇌에 운동 효과 제공일반 걷기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걷는 경우가 많지만, 뒤로 걷기를 시도하면 훨씬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감각이 더 살아난다. 또한 뒤로 걷기는 기분을 개선하고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심혈관 운동이다. 어떤 움직임이라도 정신건강에 좋다”라고 그는 말했다.5. 자세 개선운전, 스마트폰 사용 또는 책상에서의 작업 등으로 인해 우리는 종종 하루 종일 구부정하게 앉아 있게 된다. 보어맨 박사는 “뒤로 걷기는 더 곧게 서도록 강요하며, 자세에 더 신경 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2016년 국제 학술지(Physical Therapy 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뒤로 걷는 사람들은 균형 감각, 걸음 길이, 걸음 속도가 향상되었다. 아울러 뒤로 걸을 때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앞으로 걸을 때보다 줄어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무릎, 발목 또는 발이 뻣뻣하거나 불편하다면 뒤로 걸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뒤로 걷기는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약간의 창피함을 무릅쓰면 얻는 게 훨씬 더 많은 좋은 운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들은 십대 소녀인 것으로 나타났다.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6명 중 1명이 외로움을 느끼며, 매년 수십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WHO의 사회적 연결 위원회(Commission on Social Connection)에 따르면, 외로움은 남녀 모두에게 거의 비슷하게 영향을 미치며 전 연령대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를 더 많이 토로하는 계층이 있다.젊은이(13~29세)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17~21%의 젊은이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60세 이상 노령 층은 11.8%로 가장 낮았다.그중 13~17세 사이의 소녀들은 24.3%가 외로움을 겪는다고 답해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이어 18~29세 사이의 남성이 17.4%로 뒤를 이었다.가난도 관련이 있다.저소득 국가에서는 약 24%의 사람이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부유한 국가에서는 이 수치가 11%로 훨씬 낮다.위원회 공동 의장인 비벡 머시 박사(전 미국 의무총감)는 언론 브리핑에서 “외로움과 고립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이 있다”며 개인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건강 악화’와 ‘사회적 소외’, 특히 젊은 층에서 유해하거나 과도한 ‘디지털 미디어 사용’을 주요 문제로 지목했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다.혼자 시간을 보내는 모든 사람이 외로운 것은 아니다. WHO는 충분한 사회적 연결이 없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정의했다. 외로움은 사람들이 원하는 관계를 가지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는 설명이다.사회적 고립에 대한 데이터는 제한적이지만, 위원회는 3명 중 1명의 고령자와 4명 중 1명의 젊은이가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산했다.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심각한 건강상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외로움으로 인해 연간 약 87만 1000 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 또한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인지 저하, 정신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WHO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외로움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고, 사회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연구를 더 많이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일부 국가는 이미 이 방향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올해 외로움과 싸우기 위해 3000만 유로(약 475억 원) 규모의 사업을 시작했다. 스웨덴은 16세에서 18세 청소년들에게 ‘활동 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정 금액의 자금을 지원하는 이 카드는 시민 단체, 스포츠, 야외 활동, 문화 행사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다.사업 목표는 젊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연령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야콥 포르스메드 사회복지 및 공중보건부 장관은 “이 문제는 외롭거나 고립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집에서 할 수 있는 대변 면역화학 검사(FIT)가 번거로운 대장 내시경만큼 대장암 조기 발견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 식품과 패스트푸드를 점점 더 많이 즐기고 식이섬유 섭취량은 줄면서 50세 미만 젊은 층의 대장암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매우 주목되는 연구 결과다.연구 방법이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클리닉 병원(Hospital Clínic de Barcelona)의 안토니 카스텔스 박사와 카나리아 제도 대학병원(University Hospital of the Canary Islands)의 엔리케 퀸테로 박사가 주도한 ‘COLONPREV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스페인 8개 지역의 15개 3차 병원과 협력하여, 참가자의 절반은 한 번의 대장 내시경을 받도록 하고, 나머지 절반은 2년마다 FIT 키트를 사용하도록 무작위로 배정했다. 10년 동안 세밀한 추적 관찰을 통해 연구진은 모든 대장암 진단 사례와 관련 사망 사례를 기록했다.대상자 5만 7404명은 연구 시작 당시 건강 상태가 양호한 50세에서 69세 사이의 성인으로, 대장암, 선종, 염증성 장질환의 개인 병력이 없고, 유전성 또는 가족성 대장암 병력(대장암을 가진 1촌 직계 가족이 2명 이상 있거나, 60세 이전에 진단된 가족이 1명 있는 경우), 심각한 동반질환, 또는 이전 대장절제술 병력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했다.대장 내시경 VS. 대변 검사 결과…뚜렷한 우열 없어10년 동안 대장내시경 그룹에서 55건, FIT 그룹에서 60건의 대장암 사망자가 발생했다. 비율로 따지면 0.22% 대 0.24%로 그 차이는 0.02%P에 불과했다. 이는 연구가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대변 검사가 대장 내시경보다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비열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기준)인 0.16%를 충족했다.이는 두 가지 검진 방법이 환자를 동등하게 보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특히, 대변 검사는 장 정결제 복용, 진정제 투여, 검사일 휴가가 필요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훨씬 적은 영향을 미치지만 거의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연구 결과는에 발표했다.대장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대장암은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12%))다음으로 많이 발생한 암이다.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8%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일반적으로 대장암의 약 95%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약 5%는 유전적 요인으로 알려졌다.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도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식습관, 비만, 운동 부족, 흡연 및 음주, 대장 용종, 염증성 장질환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보통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50세 이후부터 검사를 권장하지만, 부모나 형제자매 중 한 명 이상이 60세 이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40세부터 검사를 시작하거나, 가족이 진단받은 나이보다 10년 앞당겨 검사를 받도록 권장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03세의 마라토너가 철저한 식물 중심 식단과 달리기로 암과 관절염을 이겨냈다고 주장해 유명 인사가 됐다.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마이크 프리몬트 씨는 69세 때 3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그리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지 않으면 3개월 안에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암은 이미 림프절로 퍼져 전이 단계에 접어든 상태. 일반적인 치료법은 약물로 종양 크기를 줄인 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하지만 프리몬트 씨는 검증된 치료법 대신 급진적인 식단을 선택했다. 기름 없이 조리한 고구마와 감자, 두부, 콩류, 잎채소를 포함한 각종 채소, 과일, 비유제품 식물 음료 등으로 구성된 엄격한 식물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했다. 그는 이 식물 기반 식단이 암 전이를 막고 건강을 되찾게 했다고 주장했다.CNBC, 데일리메일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프리몬트 씨는 암 진단 2년 반 후 대장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이후로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식단 덕에 관절염도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프리몬트 씨는 한 유명 팟캐스트에 출연해 69세에 암 진단을 받은 후 ‘암 방지 식단’을 공부해 실천했으며, 먹는 것을 바꾼 덕분에 암 전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예일 대학교 레슬링 선수 출신의 전직 엔지니어 프리몬트 씨는 1970년대에 아내를 잃었다. 그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는 1972년 보스턴 마라톤을 시작으로 수십 개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올해 103세인 그는 88세, 90세, 91세 연령대에서 가장 빠른 마라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수술 후 의사들은 그의 몸 35곳에서 암 확산 여부를 확인했지만, 전이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식단 결과는 완벽했다”며 “세계기록의 성과는 이 식단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의 식단은 아침에는 오트밀, 시럽, 블루베리, 점심에는 콩류, 저녁에는 케첩을 곁들인 브로콜리로 구성된다.프리몬트 씨는 장수의 가장 큰 요인이 유전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에 반대한다. 그의 아버지는 간암으로, 어머니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유전이 아니라 건강한 습관이 장수를 가져다주었다고 믿는다.프리몬트 씨는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 노력하며, 운동을 감정 해소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위대한 채식주의 달리기 선수’로 통하는 그는 현재도 주 3회 약 8km를 달린다. 근력 유지를 위해 팔굽혀 펴기와 턱걸이를 함께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2기와 3기 환자들에게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8년 동안 암 재발률이 28% 감소하고 사망 위험을 37% 줄었다. 주당 1시간 30분~2시간 25분 동안 빠르게 걷기만으로도 이 같은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화학 첨가물을 넣어 가공하지 않은 식물성 식단은 체내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유익한 영양소와 화합물을 제공한다. 또한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돼 전체적으로 암 위험을 낮춘다.그러나 의사들은 식물성 식품 중심의 식이요법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에 매우 회의적이다. 건강한 식단은 암 치료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 치료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암 전문의들은 치료 받은 대장암 환자의 약 75%가 진단 후 5년간 생존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존율이 3년 후 44%로 떨어진다고 강조한다.식단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온수 목욕과 사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무엇을 고르는 게 더 나을까.둘 다 건강에 유익하지만 몸에 더 이로운 것은 온수 목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오리건 대학교 바우어만 스포츠 과학센터 연구진은 전통적인 건식 사우나, 현대적인 원적외선 사우나, 그리고 온수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효과를 비교했다. 세 가지 서로 다른 열전달 방식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어떻게 연구했나?연구진은 온수 목욕과 두 가지 사우나를 할 때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관찰했다.체온, 혈압, 심박 수, 분당 심장박출량(일분 동안 심실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의 양), 면역 세포 수, 그리고 염증 관련 혈액 생체지표를 모니터링 했다.연구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20세에서 28세 사이의 남녀 각 10명(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온수 욕조에 몸을 담그고 두 가지 유형의 사우나에 번갈아 앉았다. 각각의 열 요법 체험 전, 체험 중, 체험 후 매번 체온, 심박 수, 혈압, 면역 지표를 측정했다.연구 결과건강에 가장 이로운 것은 온수 목욕으로 파악됐다.연구진은 온수에 몸을 담그면 체온이 상승하고, 혈압이 낮아지며, 면역 체계가 강화되고, 열 스트레스 반응이 개선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욱이 이러한 이점은 몸을 온수에 담그고 있는 동안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 지속됐다.“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심부 체온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와 접촉하여 땀으로 몸을 식히는 상황과 달리, 물속에서는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부체온 상승은 이후 이어지는 반응의 주요 자극제이다”라고 논문 제1저자인 박사과정 학생 제시카 아텐시오가 말했다.그녀는 이어 “체온이 상승하면 혈류량이 증가하고, 혈관을 흐르는 혈액의 힘 자체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온수 목욕에서만 면역 강화 효과연구팀은 세 종류의 열 요법을 받은 후 실험 참가자들로부터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면역 신호 전달 분자의 일종인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와 면역 세포 수를 측정한 결과,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경우에만 염증 반응이 나타났다. 염증 반응은 신체가 외부로부터의 자극(예: 감염, 상처, 독소 등)에 대응하여 방어 메커니즘을 활성화하는 생리적 반응이다. 이는 면역 체계가 부드럽게 자극을 받아 깨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온수 목욕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운동이 최선이지만… 온수 목욕은 매력적인 대안 20년 이상 열 요법을 연구해온 바우어만 스포츠 과학센터 소장이자 논문 책임저자인 크리스토퍼 민슨 교수(인체생리학)는 “사람들이 열 요법을 적당히 꾸준하게 반복 한다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민슨 교수는 인체 건강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열 치료와 유사하거나 더 나은 효과를 제공한다. 하지만 “운동이 어렵거나 꺼리는 사람들에게 열 치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유방암 생존자는 암 병력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위험이 8% 낮으며, 방사선 치료가 이러한 위험 감소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서울대 의대, 삼성 서울 병원, 연세대 의대 등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연구진에 따르면,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2022년 기준 230만 명이 넘는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전 세계 암 환자의 11.6%에 달한다. 초기 유방암 생존율은 93% 이상으로 향상됐다. 유방암은 이제 장기 만성 질환으로 바뀌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생존율 향상이 인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다.생존자들은 치료 중이나 치료 후에 기억력 감퇴와 집중력 저하를 토로한다. 이는 항암 치료 시 흔히 나타나는 인지 장애인 케모브레인(chemobrain)으로 불린다. 일부 연구는 암 생존자 사이에서 치매 발생률이 낮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유방암을 앓은 고령 여성의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도 있다.이에 연구진은 유방암 생존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평가하고, 치료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국민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했다.연구개요연구진은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수술을 받은 유방암 생존자 7만 701명(평균 나이 53.1세)과 암이 없는 18만 360명(평균 나이 53.3세)의 대조군을 비교 분석했다.이들을 평균 7.3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임상 진단 및 치매 치료제 처방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률을 측정했다.연구결과추적 관찰 기간 동안 유방암 생존자의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1000인년 당 2.45명으로 대조군의 1000인년 당 2.63명보다 낮았다. 특히 65세 이상 유방암 생존자의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유의미하게 더 낮았다.하지만 이러한 보호 효과는 한계가 있었다. 유방암 생존자의 낮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여 생존 5년 후에는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위험이 유방암 치료 기간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치료 방법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방사선 치료가 유방암 생존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조정 위험비[AHR], 0.77). 반면 안트라사이클린 화학요법과 타목시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같은 내분비 요법을 포함한 다른 치료법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연구자들은 유방암 생존자는 단기간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간 감소하며, 특히 방사선 치료 후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결론을 내렸다.소량의 방사선, 신경 보호 효과방사선 치료가 어떤 이유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공동 저자인 서울대 의대 정수민 교수는 “치료 과정에서 적은 양의 방사선이 두경부 쪽으로 향할 수 있다”며 “저용량의 방사선은 항염증 등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가 있다”고 동아닷컴에 설명했다.많은 환자가 항암치료 과정에서 동반하는 인지장애가 치매로 발전하는 것 아닌지 걱정한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이러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사람이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끝내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별 과정에서 세 가지 주요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한다. 관계를 부드럽게 마무리하려는 ‘충격 완화’ 전략,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며 일시적 분리를 제안하는 ‘잠시 쉬자’ 전략,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사라지는 ‘대면 회피’ 전략이다. 키프로스 니코시아 대학교 연구진은 세 가지 전력과 함께 친밀한 관계를 끝내는 45가지 구체적 방법을 확인했다.연구 내용심리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org)에 따르면 연구는 두 단계로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228명의 그리스어(키프로스 공화국 공용어는 그리스어와 튀르키예어 두 가지)를 사용하는 성인(평균 나이 30세인 여성 122명·평균 나이 31세인 남성 105명)들이 불행한 관계에서 어떻게 이별할지를 상상해 작성한 내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사람들이 관계를 끝낼 수 있는 45가지 방법을 도출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392명의 참가자(평균 나이 34세 여성 185명· 평균 나이 38세 남성 201명·기타 성별 및 비공개 6명)들에게 이 45가지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을 평가하도록 요청했고, 동시에 빅파이브(Big Five) 성격 특성과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 특성을 측정했다.‘빅 파이브 검사’는 성격의 5가지 요소인 외향성, 우호성, 성실성, 개방성, 신경증성(정서적 불안정성) 등의 요소를 각각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격 검사다.다크 트라이어드는 인간의 악마적 속성과 관련된 3대 부정적 성격특성을 일컫는 용어로 ‘어둠의 삼요소’로 번역하며, 나르시시즘(narcissism),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사이코패시(psychopathy)를 가리킨다. 나르시시즘은 과도한 자아도취, 우월감,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이 주요 특징이다. 마키아벨리즘은 타인 조종하고 이용하며 도덕적 제약 없이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성향이다. 정신병열로 번역되는 사이코패시는 반사회적 행동, 충동성, 무감정, 공감결여가 뚜렷한 특성이다. 세 가지 주요 이별 전략연구진은 45가지 이별 방법을 9가지 전략으로 분류한 뒤 최종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주요 전략으로 통합했다.(복수 응답)-충격을 완화 전략: 약 86%의 사람이 선호했으며, 이별 이유를 설명하거나 책임을 일부 수용하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을 포함한다.-잠시 쉬자 전략: 약 24%가 사용했으며, 일시적인 분리를 제안해 양측이 감정을 재평가하도록 한다.-대면 회피 전략: 약 16%로 가장 적게 선호했으며, 점차 멀어지거나 아무 설명 없이 사라지는 방식이다.제1저자 겸 교신저자인 메넬라오스 아포스톨로우(Menelaos Apostolou) 니코시아 대학교 진화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를 끝낼 때 세 가지 주요 전략을 사용합니다.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이별 이유를 설명하고 책임을 지며, 이별이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설득하는 ‘충격 완화’ 전략입니다. 두 번째로 선호되는 것은 관계를 재평가하기 위해 일시적인 분리를 제안하는 ‘잠시 쉬자’ 전략이며, 가장 선호하지 않는 전략은 점진적으로 멀어지거나 아무런 설명 없이 사라지는 ‘대면 회피’ 전략입니다”라고 사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성격과 이별 전략우호적인 사람들은 냉담하거나 거리 두는 방식을 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마키아벨리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이를 더 자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신병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이별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결론 및 시사점사람들이 관계를 끝내는 방식은 대체로 예측 가능하며, 성별, 나이, 성격 특성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연구자들은 짚었다.또한 인간이 오랜 진화 과정에서 갈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별 전략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거나 사회적 평판을 유지하는 데 유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피부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첫 번째 방어선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가 점차 얇아지고 보호력이 약해진다. 표피는 약 10개의 세포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화가 되면 부위에 따라 3~5개의 세포층으로 줄어들어 표피의 두께가 얇아진다. 표피의 약 90%를 차지하는 각질형성세포의 분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각질형성세포는 표피의 더 깊은 층에서 생성되어 위로 이동하며 피부의 보호 장벽을 형성한다. 표피를 두껍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찾아낸 것 같다. 열쇠는 비타민 C가 쥐고 있다. 비타민 C가 피부 세포의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직접 활성화하여 피부를 두껍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일본 연구자들이 발견했다.피부과학 분야 학술지 에 온라인으로 발표한 이번 연구는 일본 도쿄도립 장수의료연구소(TMIG)가 주도하고 호쿠리쿠 대학교, 도요 대학교 등이 참여했다.비타민 C와 피부 재생“비타민 C는 특히 표피 세포의 성장을 조절함으로써 표피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타민 C가 후성유전적 변화를 통해 세포 증식과 분화를 촉진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라고 TMIG 생물의과학부 부소장인 이시가미 아키히토 박사가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게재된 연구관련 자료에서 설명했다.연구진은 비타민 C가 피부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인간 표피 유사체(human epidermal equivalents)를 사용했다. 이는 실험실에서 인간 피부와 유사하게 배양한 모델이다. 피부 세포가 표면에서 공기에 노출되고 아래에서 영양 액을 공급받는 시스템이다. 이는 실제 피부가 혈관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방식을 재현한 것이다.연구진은 이 모델에 1.0mM 및 0.1mM 농도의 비타민 C를 적용했다. 1mM은 1리터의 용액에 1밀리몰(0.001몰)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는 혈류에서 표피로 운반되는 농도와 유사하다. 실험 결과, 비타민 C 처리된 피부는 7일 후 표피 세포층이 두꺼워졌지만, 각질층(죽은 세포로 구성된 외층)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4일째에는 내부 층이 더 두꺼워졌으며, 외부 층은 얇아졌다. 이는 비타민 C가 각질형성세포의 형성과 분열을 촉진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DNA 탈메틸화를 통한 세포 증식 촉진연구진은 비타민 C가 세포 증식과 관련된 유전자를 재활성화 하여 피부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이는 DNA에서 메틸기를 제거하는 DNA 탈메틸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DNA가 메틸화되면 메틸기(-CH₃)가 시토신 염기에 부착되어 DNA의 해독을 방해하여 유전자 활동을 억제한다. 반대로, 비타민 C는 DNA의 특정 부위(주로 시토신 염기)에 붙은 메틸기(-CH₃)를 제거하는 탈메틸화를 촉진하여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고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며 분화하도록 돕는다. 이 연구는 비타민 C가 TET 효소(ten-eleven translocation enzymes)의 기능을 유지하여 활발한 DNA 탈메틸화를 지원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노년층 얇아진 피부 치료에 활용 가능이번 발견은 노화로 인해 얇아진 피부나 손상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비타민 C를 투여함으로써 피부의 자연 재생 및 강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시가미 박사는 “비타민 C는 DNA 탈메틸화를 통해 각질형성세포 증식을 촉진하여 피부를 두껍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특히 고령자의 얇아진 피부에 유망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나이가 들면 기억력 감퇴를 피하기 어렵다. 현관문 디지털 도어락(잠금장치) 비밀번호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거나 친구와의 약속을 깜빡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온전하게 독립적인 삶을 살려면 인지 기능 유지가 필수적이다. 여러 생활습관 중 인지 저하에 가장 나쁜 것이 무엇인지 밝혀졌다. 바로 흡연이다.3만 명 이상의 유럽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인지 저하 속도가 최대 85% 빠르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흡연자라도 신체활동이 활발하고, 음주량이 적당하고, 외부 모임 참석과 같은 사회적 연결망이 튼튼하면 담배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을 어느 정도 상쇄해 비흡연자와 비슷한 인지 저하 속도를 보인 점이다.유럽 14개국 중·장년 3200명 10년 넘게 추적해 인지 저하 평가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유럽 14개국 50세 이상 중·장년 3만 2000명의 생활습관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장 15년 간 추적관찰 해 얻었다.연구진은 다양한 생활습관이 인지 저하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연구 시작 당시 인지적 문제가 없던 참가자들은 흡연 여부, 규칙적 운동(주1회 이상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 여부, 사회 활동(가족 또는 친구와의 접촉) 유지 여부, 적정 음주량(남성은 하루 표준 2잔, 여성은 1잔 이하) 등 16가지 생활습관을 기준으로 4개 그룹으로 나눴다. 표준 1잔은 순수 알코올 10g에 해당하며 맥주 500㎖ 1캔(18g)보다 살짝 많다. 그리고 치매와 관련이 있는 두 가지 인지 영역인 일화 기억(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정 상황이나 일화에 관한 기억. 어떤 상황을 겪음으로써 가지게 되는 장기 기억)과 언어 유창성에 생활습관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를 통해 평가했다.흡연자, 인지 저하 가속화결과는 놀라웠다. 흡연자는 다른 생활습관에 상관없이 비흡연자보다 더 빠른 인지 저하를 겪었다. 흡연자는 연구기간 동안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85% 더 큰 인지 점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중요한 예외가 있었다. 운동을 하고, 사회적으로 활동적이며, 적당히 음주를 하는 흡연자들은 훨씬 느린 인지 저하를 보였다. 이들의 뇌 노화 속도는 비흡연자와 비슷했으며, 이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흡연으로 인한 일부 손상을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미카엘라 블룸버그 교수(UCL 행동과학·건강)는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 관계를 확실하게 규명할 수는 없지만, 흡연이 인지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특히 중요한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담배 제외하면 다른 생활습관은 큰 차이 없어흥미롭게도 담배를 제외하면, 운동을 조금 덜 하거나, 술을 더 마시거나,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덜 하더라도 인지 저하 속도는 비슷하게 나타났다.블룸버그 교수는 “건강한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인지 저하가 느리다는 증거를 제시한 이전 연구들이 있었지만, 모든 행동이 동일하게 기여하는지 아니면 특정 행동이 이러한 결과를 주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조사한 건강한 행동 중에서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있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흡연이 인지 저하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담배 연기는 미세한 뇌혈관에 여러 독소 혼합물을 노출시켜 혈관 벽을 경화시키고 원활한 산소 흐름을 방해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신경세포가 더 잘 손상되도록 만든다.이러한 영향이 수년에 걸쳐 쌓이면 기억·언어와 관련된 주요 뇌 영역의 위축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운동, 적당한 음주, 사회적 활동은 전반적인 건강을 강화할 수 있지만, 담배가 신경 조직에 직접적으로 가하는 손상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다.따라서 금연이 인지 저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 담배를 끊지 못하겠다면, 더 많이 움직이고, 술은 되도록 적게 마시고, 가족이나 친구와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이 그나마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