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김선미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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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선미 기자입니다.

kimsunmi@donga.com

취재분야

2026-02-11~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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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이노베이션 나선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은 어디?[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이달 중순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처음 열고 스타트업 투자 현황 및 개방형 혁신의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200여 개의 스타트업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현대차그룹이 직접 투자하고 현재 협업 중이라며 이날 소개한 5곳의 스타트업을 오늘 상세히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어플레이즈, 모빈, 모빌테크, 뷰메진,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입니다.(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실적과 투자 현황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주요 혁신은 과거와 달리 외부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리더가 될 기회를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서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 미래 핵심영역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영역별 투자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차는 전 세계에 숨어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 거점을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원(ZER01NE)’을 2018년 설립했습니다. 매년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주를 예술로까지 확대해 크리에이터들간 협업을 촉진하는 ‘제로원 플레이그라운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로 소개한 5곳의 스타트업을 살펴볼까요? 현대차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보면 현대차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AI 기반 공간별 맞춤 음악 재생 서비스 스타트업: 어플레이즈만약 여러분이 매장을 운영하는 카페 주인인데 직접 음악을 고른다면 매달 몇 곡이 필요할까요? 평균 영업시간을 하루 10시간으로 가정하고 월평균 한 곡을 7회 정도 반복한다고 했을 때 593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간별로 최적화된 음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이 시장을 공략한 국내 스타트업이 어플레이즈입니다.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어플레이즈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매장 방문자의 나이와 성별, 날씨, 이용 시간 등을 고려해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을 재생하는데요.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을 비롯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주요 전시장 및 영업점에서 이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배정진 어플레이즈 대표는 “매장, 건물, 차량 등 특정 공간에 맞는 음원을 틀어주는 게 우리 서비스의 골자”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고 어떤 시간대에 해당 공간을 많이 이용하는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데요. 앞으로는 개인의 이동 경로에 따라 해당 공간들의 데이터와 개인의 감정을 매치한 음원을 제공하는 개인용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됩니다.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스타트업: 모빈모빈은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해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국내 음식 배달 중 단거리 배달 비율은 48.6%로 배달비 규모가 연간 1조8000억 원입니다. 그래서 높은 인건비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활발하게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추세인데요. 모빈은 국내 도로 환경이 보행에 불편한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봤습니다. 그래서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낮밤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현대차그룹과 협업하면서 현대건설 및 현대글로비스와 배송 로봇 시범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스타트업: 모빌테크모빌테크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07학번인 김재승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실감형 디지털 트윈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 3차원 지도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는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라이다 융복합 센서 처리기술을 통해 차량용 고정밀 스캐너, 실내외 3차원 스캐너 등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최신 데이터로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자랑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내비게이션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자율비행 드론과 인공지능(AI) 비전기술 스타트업: 뷰메진2020년 설립된 뷰메진은 자율비행 드론과 AI 비전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합니다. 드론에 탑재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면서 결함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이 회사의 AI 비전기술은 바늘구멍만큼 세밀한 0.3mm 굵기의 균열까지 잡아낸다고 하는데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나흘 걸리는 공사 기간을 반나절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대건설, 일본 건설그룹 오바야시 구미, 네옴시티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펼치는 스타트업입니다. 최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런 기술로 만든 버추얼 4인조 3D 아이돌 ‘메이브(MAVE)’를 올해 초 데뷔시켰습니다.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는 얼핏 제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각광 받는 분야입니다. 특히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세상에 똑같이 구현해내는 ‘디지털 트윈’ 개념을 바탕으로 가상공간에 공장을 짓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사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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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선미]땅끝에서 깨달은 한옥의 글로벌 경쟁력

    전남 해남군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게 된 데는 ‘박하경 여행기’라는 요즘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떠나는 딱 하루 여행, 걷고 먹고 멍 때릴 수 있다면!’ 드라마 주인공이 처음 떠난 여행지가 한반도의 땅끝, 해남이었다. 해남에는 아름다운 사찰 두 곳이 있다. 주인공이 ‘마음 버리며 오르는 108계단’을 올라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던 미황사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흥사다. 미황사 가는 길에 대흥사 입구에 있는 유선관(遊仙館)에 들러보았다. 2년 전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100년 넘은 우리나라 최초 여관의 안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선관은 한옥의 핵심 구조물은 남기되 각 방 안에 현대식 화장실을 두었다. 특히 창을 통해 두륜산국립공원의 숲을 바라보는 여관의 스파 시설은 주위 풍경을 끌어오는 차경(借景)의 백미다. “가만히 있어도 힐링이 된다”, “계절마다 오고 싶다”는 숙박 후기들이 이어진다. 대흥사 소유의 유선관은 사찰 숙소로 사용되다가 1960년대부터 외부 손님을 받았다. 그동안 수차례 운영권자가 바뀌며 원형을 잃어 약 3년간 폐가로 방치된 적도 있다. 이때 나선 이가 해남 출신 사업가인 한동인 현 유선관 대표다. 젊은 문화기획자, 건축가와 손잡고 유선관을 ‘해남의 감성 숙소’로 탈바꿈시켰다. 명성을 듣고 찾아온 스위스 건축가들, 아내와 함께 닷새를 묵은 원로 학자, 어렸을 적 가족여행을 왔거나 신혼여행을 왔던 지금의 중년들, 그리고 MZ세대들…. 한 대표는 말한다.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었습니다.” 1993년 펴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을 통해 유선관을 널리 알렸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에게 유선관의 요즘 변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기쁩니다. 30여 년 전 유선관은 누추했지만, 이제는 한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유럽의 고성에 묵는 경험과 같은 멋진 한옥 스테이가 된 겁니다.” 왜 젊은층이 한옥의 매력에 빠져드는 걸까. “우리 것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된 거죠. 자랑스러운 삶의 체취,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것을요.” 한옥에 대한 젊은 세대와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전북 고창, 경북 청송, 경남 하동에 이어 최근 전남 강진에 한옥 스테이를 열었다. 이 스테이의 초가집을 작업한 임태희 건축가는 말한다. “검소하고 소박함이 있는 집,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집을 생각하며 디자인했습니다. 전통을 재해석하되 한옥 본래의 정신을 잃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유선관 툇마루에 앉아 보니 대흥사 계곡의 이끼 낀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 이마를 스치는 바람, 초여름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디지털 소음에 지친 세계인이 원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한옥을 통해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한옥의 마당은 소박한 미의식을 담고 있으면서 한국화의 여백처럼 누구나 ‘○○○ 일기’를 쓸 수 있는 해방의 공간이다. “인간적이고 생태적인 한옥을 세계문화로 발전시킬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김봉렬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제언은 그런 점에서 깊게 새겨볼 만하다. 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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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 테크 2023’에서 봐야 할 것들[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오늘은 다음 주(14~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의 스타트업 행사인 ‘비바 테크’(Viva Tech)를 미리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프랑스 일간지 ‘레제코’(Les Echos)와 세계 3대 광고홍보기획사인 퍼블리시스 그룹이 2016년부터 열고 있는 연례 스타트업 행사인데요. “프랑스를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개막 연설을 하고 쟁쟁한 빅테크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이 연사로 나서면서 단기간에 주요 글로벌 행사로 등극했습니다.그런데 올해 ‘비바 테크’가 선정한 ‘올해의 국가’가 대한민국입니다. 비바 테크 측은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20년 전까지는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1만5000개의 혁신적 스타트업과 22개의 유니콘을 갖춘 나라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비바 테크는 어떤 행사이고, 어떻게 빠르게 성장했을까요. 스테파니가 알려드립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글로벌 영업맨’ 대통령이 나서는 비바 테크‘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라는 이름의 프랑스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기존 지역별 특화 산업정책에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인 수탉의 이미지를 활용해 국가적 정체성을 부여한 일종의 ‘스타트업 브랜딩’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 정보통신 박람회인 미국 CES에 가면 언젠가부터 붉은 수탉의 깃발들이 휘날립니다. 프랑스가 스타트업 국가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늙은 수탉의 국가’라는 비판은 사그라들었습니다.라 프렌치 테크는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때 나온 정책인데요.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산업디지털부 장관(2014~2016년)을 지내며 이 정책을 담당했던 인물이 지금의 마크롱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직후부터 스타트업 혁신 성장을 부르짖은 건 너무나 당연하지요. 그는 현재 27개인 프랑스 유니콘의 수를 2030년까지 100개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비바 테크는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습니다. 저는 2016~2017년 파리에서 기자 연수를 하면서 비바 테크의 태동을 현지에서 접했고, 2018년에는 파리로 날아가 제3회 비바 테크 현장을 취재했었는데요. 그 때의 개막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능숙한 연설로 프랑스라는 국가를 세일즈하는 그야말로 ‘글로벌 영업맨’이더군요.당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현재 메타) CEO를 비롯해 사티아 나델라(MS), 지니 로메티(IBM), 다라 코스로샤히(우버), 베르나르 아르노(LVMH) 등 실리콘밸리에서도 한꺼번에 만나기 힘든 글로벌 회사 수장들이 집결해 마크롱 대통령의 세일즈 연설을 들었습니다. “프랑스는 지금 미친 듯 변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위해 직장을 관두면 2년 동안 실업 급여도 드리겠습니다. 프랑스를 혁신의 에코 시스템으로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내년에도 꼭 이 행사에 다시 와주셔야 합니다.” ‘친기업’ 정책을 펼치는 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 재벌과 기업들이 뒷받침한 게 지금의 비바 테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비바 테크는 파리 포트 드 베르사이유 전시장에 여러 기업과 국가별로 전시관이 마련돼 각종 신기술을 선보입니다. 평소 만나기 힘든 연사들이 나서는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도 시간대별로 열립니다 제가 갔던 2018년에는 메타의 수석 과학자인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AI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대담을 하고,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 ‘페퍼’가 전시장 곳곳을 누볐습니다. 올해는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요. ●올해 ‘비바 테크 2023’이 주목하는 분야와 기술올해 비바 테크가 정한 10개의 ‘핫 토픽’-에너지와 기후테크-스케일링업-사이버보안-인공지능(AI)-푸드테크-스포츠의 미래-딥테크-미래 공동체 구축-크리에이터 경제, 메타버스, 게이밍-웹 3비바테크는 에너지와 기후테크를 중시하는 행사인데요. 올해 게임 체인징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로 소개하는 곳들 중에도 관련 기업이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14년 설립된 ‘놋플라(Notpla)’라는 스타트업은 ‘우리는 포장을 사라지게 한다’는 모토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해초류로 만든 포장재를 만듭니다. 2020년 설립된 푸드테크 스타트업 ‘아그와(Agwa)’는 집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기구를 만들어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쇼핑할 때 사용하게 되는 플라스틱 백과 패키징, 탄소배출, 음식물 쓰레기 등을 줄이도록 합니다. 한편 5년 전 ‘페퍼’ 대신 올해에는 자율주행 로봇들이 비바 테크 행사장을 누빌 것 같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율주행 배달로봇 스타트업인 ‘오토노미(Ottonomy.IO)’를 비롯해 한국의 ‘뉴빌리티’도 이번에 선보입니다. 비바 테크는 이런 ‘라스트 마일 배달(Last Mile Delivery·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이 전 세계적인 인력난 등을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오라이고’ 스타트업의 졸음 운전 방지 장치가 신박했습니다. 도로 교통사고 중 25%는 운전자의 수면부족에 따른 것이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이 스타트업은 머리에 차는 기기가 뇌의 활동을 인식해 졸릴 때 알람을 주도록 했습니다. ‘스포츠의 미래’라는 토픽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코치와 심판, 판독과 전략, 경기 예측까지 AI가 빠르게 스포츠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비바 테크 측은 “AI를 스포츠에 적용함에 있어 적절한 규제와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첨단 기술이 스포츠에 접목되는 가능성과 미래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합니다. ●비바 테크에 처음 참석하는 스타트업이라면올해 비바 테크에 처음 참석한다는 한 스타트업 직원으로부터 어제 전화를 받았습니다. “처음 비바 테크에 가는데 들려주실 이야기가 있나요? 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비바 테크에는 나흘 동안 450여 명의 연사들이 나옵니다. 행사장 곳곳에서 각종 강연과 전시가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동선과 내용을 파악해 스케줄을 전략적으로 짜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비바 테크 측은 올해 이 행사에 처음 참석하는 스타트업들에게 7가지 조언을 합니다. #1. ‘당신 회사의 스토리’를 20초 이내로 축약해 말해라.#2.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라. #3. 여러 스타트업들과 나흘간 부지런히 관계를 맺어라#4. 같은 회사의 서너 명이 팀으로 참관하면 각자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5. 강연이 끝난 연사에게 달려가 어떻게든 네트워킹해라.#6.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하므로 운동화를 신어라.#7. 행사에서 얻은 영감과 교훈을 바로 사업에 활용하라. 비바 테크가 한국을 ‘올해의 국가’로 선정한 이번 행사에는 ‘뉴빌리티’, ‘에이슬립’, ‘펫나우’ 등 그동안 저희 ‘스테파니’가 소개해온 스타트업들을 포함한 45개 회사가 ‘K-스타트업’ 공간에서 전 세계 방문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리고 글로벌 진출의 계기로 삼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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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선미]헤리티지 가치 일깨운 ‘포니’ 자동차의 재탄생

    이탈리아 호반 도시 코모에서 지난달 열린 럭셔리 모터쇼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저택들이 둘러싼 모터쇼 현장의 레드카펫 위에 ‘포니 쿠페 콘셉트’가 들어섰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그룹을 이끌던 1974년에 이 차를 디자인했던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자로 씨도 백발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정 창업주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요청을 받고 포니 쿠페를 49년 만에 부활시켰다. ‘포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다.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년 차이던 1973년, 김재관 초대 상공부 중공업 차관보는 당시 정세영 현대차 사장을 만나 완전한 국산 자동차 생산을 부탁했다. 1967년 설립돼 차를 조립해 팔기만 하던 현대차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 창업주는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國旗)’라서 국산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이었다. 동생인 정 사장이 이탈리아로 날아가 만났던 인물이 주자로 씨, 그렇게 탄생한 차가 ‘포니 쿠페 콘셉트’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76년 대한민국 고유 모델 제1호 ‘포니’가 나왔다. 그런데 포니는 현대차 내부에서 껄끄러운 과거이기도 했다. 32년간 현대차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포니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세영 회장이 1999년 물러나며 리더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20년 ‘3세 경영’의 막을 올린 정의선 회장이 포니 쿠페 복원식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라며 골고루 공을 돌리는 장면은 보기 좋았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가 어떻게 이토록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란 제호의 기사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이 된 비결로 정의선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디자인 경영, 해외 인재 영입 등을 꼽았다.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싸구려 차’로 통했던 현대차는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인 미래 모빌리티에 과감하게 투자해 이제는 한국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와 정의선 회장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니 복원도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MZ세대들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헤리티지를 현대차가 만들어 간다”, “현대차에 스토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140년 역사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지은 벤츠 박물관,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을 해외 여행하며 둘러본 세대다. 현대차는 이번에 옛 포니를 복원하면서 과거의 자료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을 챙길 경황이 없었던 것은 국내 기업 중 현대차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헤리티지를 소중히 여겨야 품격을 얻고 그 위에서 혁신을 꾀할 수 있다. 다시 태어난 포니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 성장해 온 한국 사회에 초심과 뿌리를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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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 노키아 몰락뒤 학생-청년사업가 주도로 스타트업 붐”

    핀란드가 스타트업 강국이 된 건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선배 창업가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생태계 덕분이다. 핀란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업 콘퍼런스인 ‘슬러시’가 있다. 매년 겨울 열리는 이 행사에 각국 스타트업 관계자와 투자자가 2만 명 이상 몰려든다. 그런데 슬러시 말고도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힘이 또 있다. 핀란드 알토대의 창업 동아리인 ‘알토이에스(Aaltoes)’다. 24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알토이에스 집행부 11명을 25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메리 헤이키넨 알토이에스 부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대표 기업인 노키아가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학생들이 국가 경제를 재건할 방법으로 기업가정신에 눈을 돌리게 됐다”며 “핀란드에는 스타트업의 도전정신을 장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창업 국가 핀란드’ 만든 대학생들 알토대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갖추고 꿈을 크게 갖자”며 2009년 만든 창업 동아리인 알토이에스는 ‘알토 기업가정신 사회(Aalto Entrepreneurship Society)’의 준말로 유럽에서 가장 활동적인 기업가정신 단체로 성장했다. 2000년대 핀란드 경제 상황에 충격을 받은 청년 엔지니어들이 알토대의 한 창고에 삼삼오오 모여 창업을 논의한 게 알토이에스의 시작이다. 핀란드 국민의 마음에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 결성된 알토이에스는 ‘스타트업 사우나’라는 이름의 창업 공간에서 10여 개의 프로젝트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사우나에서는 ‘정션(Junction)’이라는 이름의 유럽 최대 규모 해커톤(일정 시간과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행사)이 2015년부터 열리고 있다. 디자인싱킹 해커톤인 ‘대시’와 딥테크(첨단기술)를 상용화시키는 24시간 문제 해결 대회 ‘딥다이브’도 이곳에서 열린다. 핀란드 창업가들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석 달간 보내 창업의 비전을 키우게 하는 ‘실타(Silta)’, 과학자들이 학계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딥테크를 사업화하도록 돕는 ‘툴바(Tulva)’, 대학생들에게 스타트업 정신을 심는 10주짜리 인큐베이팅 캠프인 ‘이그나이트(Ignite)’도 진행한다. 이런 노력들이 바탕이 돼 인구 554만 명인 핀란드에서는 4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활약하고 있다. 일례로 2016년 중국 기업 텐센트가 10조 원을 투자해 인수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은 2010년 알토대 출신이 창업한 스타트업이었다.● 한국 스타트업 업계와 아이디어 교환 모색 알토이에스 집행부는 이번에 서울과 부산의 스타트업들을 찾아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기술 분야에 관심이 크다. 25일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을 방문했다. 난테 키비넨 알토이에스 재무 담당은 “한국인은 헌신적이고 남을 기꺼이 돕는다는 점에서 핀란드 사람들과 닮았다”며 “핀란드는 대학과 스타트업 등 민간 위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 반면 한국 스타트업 업계는 국가와 대기업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알토이에스 출신들이 세운 핀란드 스타트업들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음식 배달 스타트업 ‘월트(Wolt)’를 비롯해 기후기술로 탄소 제거 솔루션을 개발하는 ‘카보컬처(Carbo culture)’,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비즈니스 이메일 작성을 돕는 ‘플로라이트(Flowrite)’ 등이 있다. 헤이키넨 부대표는 “후배들을 키우고 돕는 알토이에스 동문들의 힘이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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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에꼴42’인 ‘42서울’에 가보니[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프랑스 ‘에꼴(École)42’를 들어보셨나요.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파격적인 자기주도형 학습을 내세우며 2013년 파리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입니다. 그런데 에꼴42의 아시아 최초 캠퍼스가 2020년 1월 서울에 문을 연 것 아세요? ‘42 서울’이랍니다. 기업마다 ‘잘 키운 개발자’ 구하는 게 힘든 요즘, 만 3년이 지나는 동안 42서울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지 궁금해 다녀왔습니다.(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42서울’을 운영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주된 사업 중 하나가 ‘42서울’입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2019년 설립한 혁신교육기관이에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행정과 재정적 지원을 하고 서울시가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42서울은 국비로 프랑스 에꼴42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그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가져와 적용하고 있습니다.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프랑스 ‘에꼴42’‘42서울’을 얘기하려면 프랑스 ‘에꼴42’부터 설명해야겠네요. 2013년 프랑스 이동통신회사 ‘프리모바일’의 자비에르 니엘 회장이 당시 1억 유로(약 1300억 원)를 출자해 세운 비영리 정보통신(IT) 교육기관입니다. 파리 17구에 자리잡은 건물에서 교육이 이뤄지는데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3無(무)’ 학교에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합니다. 에꼴42는 26개국과 제휴를 맺고 47개 캠퍼스에서 같은 내용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전 세계에서 1만8000여 명의 학생들이 에꼴42의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습을 합니다. 파리 에꼴42는 지원자 중에서 논리력과 기억력을 온라인 테스트해 3000명을 추려낸 뒤, ‘라피신(La piscine)’이라는 이름의 강도 높은 4주 과정 프로젝트와 동료 평가를 거쳐 200명을 최종 선발합니다. 이 학생들을 길게는 5년까지 교육시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길러냅니다.‘라피신’은 한국어로 ‘수영장’이란 뜻이에요. 에꼴42를 통해 전 세계에 이 프랑스어가 널리 알려졌습니다. 에꼴42는 수영장에 빠뜨려 살아남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뜻으로 이 말을 쓰고 있어요. 코딩을 해 본 적도 없는 문과생 출신이 이 과정에서 숨겨진 적성과 흥미를 느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중도 탈락자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42서울도 같은 이름(라피신)으로 학생들을 뽑고 있습니다.처음에는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교육이 가능하냐”는 주변 시선이 가득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에꼴42는 이제 선진 교육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글로벌 47개 캠퍼스 중 정부 지원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프랑스는 지방자치단체가 60%, 기업이 40%의 재원을 대고요. 일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은 주로 기업가와 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42서울, 구석구석 돌아보다자, 그럼 42서울을 함께 가보실까요. 우선 42서울에 들어서면 로비층의 오른쪽은 프랑스 에꼴42 강당과 비슷한 디자인의 소파들로 이뤄진 미팅 공간이 있습니다. 왼쪽은 파트너사들의 문구가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요. 라인, 크래프톤, 그렙, 현대오토에버, 고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의 로고들이 보입니다. 앞으로 이 벽면이 더욱 쟁쟁한 회사들의 이름들로 빼곡히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42서울의 교육은 2년 과정입니다. C언어 중심의 유닉스 개발 환경에 초점을 둔 기본과정과 자바와 스위프트 등 프로젝트에 적합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하는 심화과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교육 공간은 365일 24시간 개방돼 마음껏 이 곳에서 공부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학생들은 학비를 내지 않는 것은 물론 한 명당 월 100여 만원의 교육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여학생은 “교육 내용도 훌륭하지만 교육지원금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웠다”며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심화과정까지 완주해 원하는 기업의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 곳에 42랩(Lab)도 새로 마련됐어요. 기초과정을 마친 학습자들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심화된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기자재와 컴퓨팅을 지원한다고 합니다.42서울은 올해 한 달 과정의 ‘라피신’에 1200명을 받아 연간 400명을 본과정에서 교육시킨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42서울에는 2153명이 본과정 교육생으로 등록돼 있는데요. 입학할 때 평균 연령은 25.7세로 소프트웨어 전공자와 비전공자 비율은 반반쯤 됩니다.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입학생 최고령자는 1958년생, 최연소자는 2007년생이었다고 하네요. 42서울 교육 공간의 첫인상은 게임방 같기도 하고 스타트업 사무실 같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차림새와 자세로 자신의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었는데요. 교수와 교재가 없는 대신 학생들은 단계별 과제를 부여받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동료와의 협업이 중요하더군요. 삼삼오오 모여 칠판에 과제를 쓰고 풀어나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일부 공간은 세 명 정도가 마주 보는 형태로 책상이 배열돼 있어 자연스럽게 브레인스토밍과 협업을 유도하는 것 같았어요.그런데 42서울을 둘러다보니 ‘우리 42(사이) 친밀한 평가 42(사이)’라는 문구가 벽에 걸려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프랑스 에꼴42도 그렇지만 42서울에서도 동료들의 평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교육의 핵심이 자기주도학습과 동료학습이기 때문이죠. 학생들은 한 단계씩 수준이 높아질 때마다 서로 다른 두 명의 동료 학생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평가 포인트 제도가 있어서 평가를 요청할 때마다 1포인트를 소진하고 다른 학생의 평가를 해 줄때마다 1포인트를 벌게 됩니다. 즉 동료 평가를 도와줘야만 포인트를 쌓을 수 있어 ‘상부상조’가 절실합니다.‘42서울’ 출신들은 어떻게 진로를 찾아갈까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91명 중 65.4%(125명)가 취업 또는 창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종 레벨의 진로는 프리랜서(12.5%), 창업(9%), 군복무(8.2%) 등의 순이었고요. 특히 응답자 10명 중 8명은 “비전공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을 향상하는데 42서울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례로 소프트웨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요리를 전공했던 한 여학생(1991년생)은 이 곳에서 2년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익혀 현대오토에버에 취업했다고 하네요.42서울 출신들은 LG 유플러스,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롯데정보통신, 크래프톤, 요기요 등에 취업했습니다. 42서울 출신들의 초봉은 월 400만 원 이상이 32.6%로 일반 취업자 대비 급여 수준이 높다는 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측의 설명입니다.42서울 투어의 마지막 코스를 소개드립니다. 들장미와 금계국이 피어있는 이 곳은 42서울이 위치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건물의 옥상 정원입니다. 뻥 뚫린 하늘을 배경으로 솟은 시그니엘 롯데타워와 타워팰리스를 보면 ‘열공’했던 머리를 식힐 수 있을 것 같았어요.●전영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으로부터 듣는 ‘42서울’의 미래42서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영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을 만났습니다. 올해 2월 3년 임기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2대 학장으로 취임한 전 학장은 KAIST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몇몇 벤처기업들을 공동창업한 뒤 과기정통부 융합소프트웨어 PM으로 활동하다가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ICT 분야 개발자들을 양성해온 이력을 지녔습니다. 전 학장은 “에콜42는 본래 학위가 없는 비학위 교육기관이지만, 올해부터 42서울은 심화과정까지 마친 학생들에게 증명서를 발급해줄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와 한국의 실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학생들이 교육을 마치고 나면 기업들에서 ‘인턴’을 하다가 취업으로 이어지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에서의 취업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랍니다. 42서울은 설립 3년이 지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계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났지만 한 두 달 다니고 관둔 학생들조차 “42서울 출신”이라고 말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준 증빙’과 ‘검증’이 필요해진 시점이 됐다네요. 앞으로 관련 업계에서 ‘42서울 졸업 증명서’가 어느 정도의 파워를 가지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프랑스 에꼴42를 도입했던 42서울. 정부 예산으로 에꼴42에 로열티를 계속 지급하고 있는 만큼 이 교육의 성과와 효율에 대한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금, 42서울이 국내 산업계의 인력 수급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내 실정에 맞는 민관 협력이 절실합니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처럼 기업에서의 인턴십과 기술 트렌드 제공 기회를 늘리고, 산업계와 실질적 교류 기회를 늘려야겠습니다. 만 세 살이 된 42서울이 국내 디지털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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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성 대체식품이 식량 위기 풀 열쇠”

    “기존의 동물성 제품에 비해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2017년 더플랜잇을 창업했습니다. 2020년 엑스프라이즈가 저와 똑같은 문제의식으로 과제를 냈을 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꼭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승전까지 치르게 돼 감격스럽습니다.”(양재식 더플랜잇 대표·사진) 글로벌 경진대회 ‘엑스프라이즈’가 ‘미래의 단백질 개발’ 부문에서 이달 10일 결승팀 6곳을 발표했다. 셀X(중국), 이터널(아르헨티나), 프로필레(캐나다), 레보푸드(호주), TFTAK(에스토니아)와 함께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이 선정됐다.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개발원을 찾기 위한 이 경진대회는 2020년 시작해 2024년에야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장기 레이스다. 전 세계 200여 개 참가팀 중 올해 2월 준결승이 치러졌고 이번에 6팀이 결승에 올랐다. 이들 팀은 기존 닭고기 또는 생선의 특성과 구조, 영양을 복제하는 대체 식품을 개발하게 된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미국의 기업가 피터 디어맨디스가 세운 비영리재단으로,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엑스프라이즈 대회를 여는데,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 대회를 후원하는 ‘큰손’이다. 2021∼2025년 총상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내걸고 탄소 제거 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엑스프라이즈 대회를 열고 있다. 더플랜잇은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준결승에서 캐슈넛과 콩 단백질로 만든 제품으로 실제 닭가슴살의 형태, 맛, 영양을 90% 이상 일치시켜 결승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오직 국산 콩, 소금, 물만으로 만든 단백 면을 내놓아 와디즈에서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양 대표는 “다가올 미래에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엑스프라이즈”라며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으로 식단을 건강하게 변화시켜 지구와 인류에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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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엑스프라이즈와 佛 까르띠에가 반한 한국 스타트업은 어디?[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최근 세계적 명성의 글로벌 창업경진대회들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승전보가 들려와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이달 10일 미국 ‘엑스프라이즈’는 ‘미래의 단백질 개발’ 부문 결승 진출팀 6곳을 발표했는데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같은 날 프랑스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는 동아시아 지역 어워드 1등으로 국내 멘탈 케어 스타트업 ‘포티파이’의 문우리 대표를 선정했습니다. 두 창업경진대회는 어떤 대회이고,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어떤 강점을 인정받고 있는 걸까요.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 ●엑스프라이즈의 선택…‘더플랜잇’의 대체 닭가슴살엑스프라이즈는 미국의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가 1994년 만든 비영리재단입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계적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등이 이 재단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어요. 인류가 당면하는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같은 이름의 창업경진대회를 엽니다.혁신의 대명사로 통하는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엑스프라이즈를 후원하는 ‘큰 손’입니다. 2021년 지구의 날(4월 22일) 머스크는 총상금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내걸고 엑스프라이즈에 4년짜리 장기 프로젝트 과제를 냈습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라’였는데요. 연간 1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100년 이상 격리하는 기술을 요구하는 과제입니다. 지난해 중간심사 수상자로 뽑힌 15개 팀이 각각 100만 달러(13억 원)를 받았고, 2025년 지구의 날(4월 22일) 발표되는 최종 우승자는 5000만 달러(665억 원)를 받게 됩니다. 엑스프라이즈는 현재 △생명 다양성 △기후와 에너지 △딥테크 △식량·물·폐기물 △건강 △교육 △우주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0일 결승 6개 팀을 발표한 식량 부문의 과제는 ‘XPRIZE Feed the Next Billion(엑스프라이즈는 미래의 10억 명을 먹여 살린다’입니다. 2050년 세계 인구는 90억 명으로 현재보다 약 10억 명 증가하고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백질 대체식품 공급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과제입니다. “육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현재의 글로벌 먹이 사슬이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기존의 동물성 제품에 비해 더 영양가 있고 환경친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대안을 필요로 합니다. 닭고기와 생선을 시작으로 식품의 미래를 형성하기 위한 혁신과 탐구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캐롤라인 콜타 엑스프라이즈 프로그램 책임자) 엑스프라이즈는 2020년 미래의 단백질 식품을 개발하는 이 경진대회를 시작해 올해 2월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준결승을 치렀습니다. 전 세계 200여 개의 신청팀 중 심사를 거쳐 14개국 28개 팀이 준결승에 올랐고, 이번에 한국의 ‘더플랜잇’ 등 6개 팀이 결승팀으로 압축됐습니다. 최종 우승자는 내년 초에 가려질 예정입니다.더플랜잇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과 이롬의 생명과학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박사과정을 밟던 양재식 대표가 2017년 설립했습니다. 양 대표는 엑스프라이즈라는 4년 간의 장기 레이스에 왜 뛰어들었을까요. 그는 “식물성 고단백 식품을 만들어야 미래 세대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엑스프라이즈의 문제의식이 더플랜잇을 창업할 때 가졌던 생각과 일치해 참여했다”며 “결승전까지 치르게 돼 감격스럽다”고 합니다. 올해 2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준결승은 뭘 어떻게 심사한 걸까요. 양 대표는 말합니다. “실제 닭가슴살과 크기, 영양, 식감이 90% 이상 같아야 했습니다. 식품과학자와 유명 요리사로 이뤄진 심사위원 8명이 대체육을 심사했어요. 다른 양념은 하지 않고 구워서 소금만 뿌려 내면 심사위원들이 맛을 보는 과정이었습니다. 저희는 캐슈넛 등 견과류와 콩단백질 등으로 실제 닭가슴살의 맛을 구현했어요. 내년에 열릴 결승전은 식품 양산에서 판매까지 기술적 측면과 구현 가능성을 전반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700만 달러(약 91억 원), 2등은 200만 달러(26억 원), 3등은 100만 달러(13억 원)를 받게 됩니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디아만디스 대표는 ‘엑스프라이즈가 상금을 내건 경진대회를 여는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인간 정신의 가장 강력한 유인인 ‘중요해지고 싶은 욕구’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이다.”●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의 선택…포티파이의 ‘마인들링’10일 프랑스 파리 살 플라옐 극장에서 열린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시상식에는 국제 인권 변호사이자 ‘정의를 위한 클루니 재단’의 공동 창립자인 아말 클루니가 흰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개회사를 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이기도 합니다. “저의 목표는 모두를 위한 평등한 정의입니다. 저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여성의 경제적 평등이 달성되면 세계 경제에 12조 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여성의 역량 강화에 사용되는 자선 보조금의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가 후원하는 창업경진대회입니다. 2006년 시작해 올해 16회를 맞았습니다. 까르띠에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비즈니스 스쿨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주도할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가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릴 비네론 까르띠에 최고경영자(CEO)는 말합니다. “까르띠에에 있어 여성은 끝없는 영감의 원천으로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까르띠에는 더욱 평등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여성들을 지지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는 전 세계 9개 지역 어워드와 두 개의 특정 주제 어워드(과학기술 선구자 부문, 다양성·공정성·포용성 부문)로 신청을 받습니다. 11개의 어워드마다 1~3등 수상자를 발표하는데요. 1등은 10만 달러, 2등은 6만 달러, 3등은 3만 달러를 받습니다. 그런데 상금보다 어쩌면 더 값진 걸 받습니다. 세계적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의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 교육, 까르띠에의 맞춤형 멘토링과 네트워킹 기회 등이 주어집니다.이번에 동아시아 지역 어워드 1등을 받은 ‘포티파이’의 문우리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분당서울대병원 전문의를 거쳐 정신건강 진단과 치료를 돕는 스마트폰 앱 ‘마인들링’을 2020년 개발했습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인 미국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까지 받았습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맞춤형 심리 치료를 제공하는 ‘마인들링’이 지친 현대인들을 달래준다는 평가입니다. 문 대표에 앞서 이 대회는 한국인 결선 진출자 5명을 배출했습니다. 친환경 웨딩 서비스와 디자인을 제공하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 대표(2010년), 업사이클링 패션제품을 만드는 ‘REBLANK’의 채수경 대표(2010년), 마늘로 만든 친환경 접착제를 생산하는 JR Co.의 이진화 대표(2013년), 효소 발효 초컬릿을 만드는 ‘황후’의 장지은 대표(2014년),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공공공간’의 신윤예 대표(2017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4년에 이 대회를 취재하면서 황후의 장지은 대표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방 전문대를 나와 2010년 자본금 1000만 원으로 회사를 차렸던 장 대표는 당시 “와인과 치즈 등 발효의 대가인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보여 자신감을 얻었고 국제적 인맥을 갖게 돼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2024년 에디션은 다음달 30일까지 이 행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도전은 가슴이 뛰는 일이죠 . 가슴이 시키는 그 도전을 응원합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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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들섬 흑역사, 이제는 끝내야 한다[광화문에서/김선미]

    노들섬은 요즘 말로 ‘찐 노을 맛집’이다. 서울 용산의 빌딩 숲 앞에 펼쳐진 한강 한복판의 이 인공섬은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입지다. 강폭이 영국 템스강의 3배, 프랑스 센강의 6배에 달하는 한강이 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을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바라볼 수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노들섬은 처음에는 섬이 아니었다. 백사장이 깔린 쉼터였다. 1960년대 한강 개발을 맡은 민간업체가 소유해 시민들의 접근이 어렵게 된 노들섬을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사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부유층을 위한 전유물’이라는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노들문화회관’이라고 이름 지었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까. 서울시는 오페라하우스 설계 공모작을 두 차례 내고도 실현시키지 못해 세계 건축계에서 ‘양치기 소년’이 됐다. 고 박원순 시장은 2012년 노들섬을 주말농장용 텃밭으로 만들고 꿀벌까지 키웠다. “환상의 입지에 왜 텃밭을…”, “노들섬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지금의 노들섬 건물은 복합문화기지를 표방해 500억 원을 들여 2019년 문을 열었다. “보존에 매달렸으면 작은 정자나 세울 것이지, 이도 저도 아닌 노들섬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7월 자신의 네 번째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시장은 올해 2월 ‘매력 서울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선언하며 첫 대상지로 노들섬을 지목했다.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국내외 건축가 7팀을 초청한 지명공모도 진행해 지난달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뉴욕의 ‘리틀 아일랜드’와 ‘베슬’, 실리콘밸리의 구글 신사옥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은 “현재의 노들섬은 자연의 잠재력이 있지만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싸여 감동이 없다”며 한국의 산을 형상화한 공중 보행로를 제안했다.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를 설계했던 김찬중 건축가는 “이촌한강공원과 노들섬을 잇는 무빙 캡슐 안에서 시민들이 ‘고요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서울시가 건축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노들섬은 제게 ‘아픈 손가락’ 같은 공간”이라는 오 시장의 ‘진심’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열정이 지나쳐 서울시가 조급한 행보를 보일까 우려된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안을 토대로 내년에 본설계를 진행해 2026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모안을 본 건축계는 “비정형 건축 위주로 지명한 게 아쉽다. 눈에 확 띈다고 창의와 혁신은 아니다”, “서울시가 공모안의 장점을 취합한다며 어설픈 ‘짬뽕’안을 만들까 걱정이다”라고 한다. 요즘 전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한다. 최근 루이비통이 잠수교에서 진행한 패션쇼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우리의 진가를 정작 우리만 모르는 건 아닐까. 그동안 가치를 몰라봐 준 노들섬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번이 노들섬을 귀하게 만들 절체절명의 기회다. 국가의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랜드마크는 형태보다 그 안에 담을 가치부터 깊게 성찰해야 한다. 이후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방향이 결정되면 정권의 부침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노들섬의 흑역사를 끝낼 수 있다. 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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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잘러’가 인턴에 업무 지시하듯…슬기로운 챗GPT 사용법[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요즘 챗GPT 잘 쓰고 계세요? 다들 챗GPT가 놀랍다고, 질문을 잘해야 좋은 답을 얻는다고 하죠. 그런데 아직도 챗GPT를 쓰지 않거나 활용 방법을 잘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오늘은 ‘챗GPT 왕초보 편’을 준비했습니다. 챗GPT는 2022년 11월30일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다섯 달도 안 됐으니 늦지 않았습니다. 이왕 도래한 챗GPT 시대, 기왕이면 잘 써 봅시다!(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 ●챗GPT, 시작이 반입니다미국 오픈AI사(社)가 만든 챗GPT는 오픈AI 사이트에 접속해 무료로 이용하면 됩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해당 페이지의 ‘Send a message’ 직사각형 칸에 질문을 넣어보세요. 참고로, 챗GPT에 내리는 지시문을 ‘프롬프트(prompt)’라고 합니다. 챗GPT는 딥러닝을 통해 인간다운 텍스트를 생성하는 초거대 언어 모델인 GPT-3.5와 GPT-4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AI 챗봇 서비스입니다. 특히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전체 문맥을 고려해 응답하는 멀티턴(multi-turn) 대화가 가능한데요. 우리가 챗GPT에 시켜볼 수 있는 작업은 무궁무진합니다.<일상에서 챗GPT로 할 수 있는 작업>-묻고 답하기-사업 계획서 쓰기-보고서 쓰기-콘텐츠 목록 만들기-연설문 쓰기-시, 소설, 시나리오 창작-긴 글을 요약-번역-여행 스케줄 짜주기-SNS 글쓰기 (해시태그, 관련 이미지도 추천)●한국어보다는 영어, 그래도 쫄지 마세요챗GPT는 주로 영어로 된 문장을 학습했기 때문에 같은 질문이라도 한국어보다는 영어로 질문했을 때 더 자세하게 답변합니다. 오픈AI가 지난달 공개한 GPT-4의 영어 정확도는 85.5%인데 비해 한국어는 77% 수준이에요. 직전 모델인 GPT-3.5에서 영어의 정확도가 70.1%였으니 GPT의 정확도가 일취월장 중입니다. 여러분, 혹시 영어가 딸려도 쫄지 마세요. 질문을 한국어로 쓴 뒤 “영어로 번역해줘”라고 하고, 영어 답변을 받아 “한국어로 번역해줘”라고 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한국어로 질문을 하면 한국어로 답이 나옵니다. 그래서 요즘 챗GPT 대항마를 꿈꾸는 한국 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챗GPT를 인턴사원 대하듯 하라국내 인공지능(AI) 인지검색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의 송혜원 PR&마케팅 매니저를 오늘의 챗GPT 과외선생님으로 모셨습니다. 송 매니저는 말합니다. “챗GPT를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인턴사원으로 생각하고 일을 시키면 돼요.”인턴사원이라. 이게 무슨 말일까요.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인턴에게 ‘2023년 우리 회사 마케팅 계획을 세워봐’ 이렇게 지시한다면 인턴이 얼마나 막막해하겠어요. 이 일을 어떻게 쪼개서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죠. ‘2022년 마케팅 계획을 세울 때에는 이런 이슈를 분석했고, 경쟁사들은 어떻게 분석했고, 우리의 계획 중 효과가 좋았던 것은 무엇이고 나빴던 것은 무엇인지…. 챗GPT에게도 이런 식으로 지시를 내려보세요. 잘 키운 인턴이 만든 보고서 부럽지 않을걸요. 기억하세요. 일 잘하는 상사는 부하에게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린다는 걸요. 글자 수, 제목 수, 글 스타일까지 정해서 챗GPT에게 말해보세요.”●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챗GPT는 어마어마한 정보를 끌어모읍니다. 하지만 때로는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좋은 명령어는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500자 이내로 설명해 줘’입니다. 그래서 ‘챗GPT를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500자 이내로 설명해줘’라고 입력해 보았더니 이렇게 답이 나왔습니다. ●‘차근차근(step-by-step)’의 마법영어로는 step-by-step, 한국어로는 ‘차근차근’ 또는 ‘단계적으로’라는 말을 지시어에 넣어보세요. 답변이 훨씬 자세하게 나옵니다. GPT-4는 특히 수학과 논리 분야에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개선됐는데요. GPT-4 기술 문서의 프롬프트를 살펴보면, “단계별로 차근차근 생각해봐(Think about it step-by-step)”, “답을 내기 전에 단계별로 차근차근 추론해서 근거를 제시해봐(Provide a step-by-step reasoning before providing your answer)”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GPT-4의 추론 능력을 극대화하는 프롬프트들이죠. 이런 프롬프트들은 GPT 모델이 CoT(Chain-of-Thought)를 통해 추론을 잘 해내기 때문이랍니다.●챗GPT의 카카오톡 응용판, AskUp카카오톡 채널에서 ‘AskUp’을 ‘친구 찾기’ 해보세요. 27일 0시 현재 87만2007명이 친구를 맺었네요.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만든 AskUp은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카카오톡에서 한글로 손쉽게 챗GPT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AskUp이 예시해놓은 질문인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눌러보았더니, 1)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에 집중해보세요. 2)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보세요. 3)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 보세요. 4)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살아가세요. 5)건강한 삶의 습관을 유지하며 꾸준히 자신을 돌봐주세요 등의 답변이 나오네요. 단 AskUp은 하루 100회, 회당 1000자 미만 답변만 가능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줘” 챗GPT에는 명확한 기술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으로 불리는 현상입니다. 챗GPT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생성형 AI이기 때문에 사실적 근거가 부족해도 그럴싸한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 답변을 걸러내기 위해 질문할 때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줘.” 참고로 신사임당의 남편, 즉 율곡 이이의 부친은 조선 중기의 문신 이원수입니다.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됩니다. 검증이 생명!바로 위에서 설명드린 이유로 챗GPT가 도출한 결과물은 검증 또 검증해야 합니다. 챗GPT는 정확한 사실도 학습했지만 세상에 넘쳐나는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도 충분히 많이 학습했으니까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도움을 받되, 매의 눈으로 한땀 한땀 확인해야 합니다.도움이 좀 되셨을까요. 여러분은 챗GPT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시작하셨습니다. 챗GPT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무엇보다 배움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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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레스아키텍츠, iF디자인어워드 수상

    국내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회사 레스 아키텍츠가 ‘iF 디자인 어워드 2023’을 수상했다. 레스 아키텍츠는 서울 강남구 코코네M 사옥에 진행한 인테리어로 이 상의 오피스 인테리어 디자인 공간 개발 프로젝트 본상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레드닷,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레스 아키텍츠는 성문안CC 클럽하우스, 서소문성지역사공원(공동), 코코네M 사옥 등이 있으며 서울시 건축상, 건축문화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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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기업 생존율 92%… “트렌드 분석에 챗GPT도 곧 적용”

    ‘퓨처플레이(Futureplay)’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그는 버클 모양의 팔찌를 차고 있었다. 미국 패션디자이너 매튜 윌리엄스가 만든 제품이었다. “버클을 패션으로 풀어낸 게 굉장히 ‘공돌이’(엔지니어) 같아 마음에 들어요. 이 디자이너는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다가 패션업계와 인연을 맺게 됐죠. 요즘은 어디까지가 엔지니어이고 어디까지가 디자이너인지 경계가 없어져서 좋아요.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과 인연을 맺는 제 인생 같기도 하고요.” 최근 만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49)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국가 주도로 키워진 사이언스 키드’인 그는 서울과학고,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학·석·박사를 거친 연쇄 창업가이다. 자신이 창업한 올라웍스를 미국 인텔에 350억 원에 매각하며 ‘국내 스타트업 최초의 해외 매각’을 기록한 그는 2013년 퓨처플레이를 차려 국내 대표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투자육성회사)로 키웠다. “자존심 때문에 시작했어요.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멋진 창업가가 되면 글로벌 무대에 대한민국의 힘을 증명하게 되니까요.”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퓨처플레이는 지난 10년간 215개 기업에 약 1128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기업 생존율 91.6%. 극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한 걸 감안할 때 놀라운 성적이다. 국내 최초로 민간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서빙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처럼 우주기술, 로보틱스, 인공지능 등 현 정부의 핵심전략산업에 일찌감치 투자해왔다. “미래는 두 종류가 있어요. 예상할 수 없는 미래와 그럴 수밖에 없는 미래. 저희는 반드시 도래할 수밖에 없고 시장이 원할 수밖에 없는 기술에 남들보다 일찍 관심을 가졌습니다.” 퓨처플레이는 최근 FDI(Future Disruption Index)라는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투자 동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산업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이 분석에 조만간 챗GPT도 적용해 기업들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앞으로 10년은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시장이 될 겁니다. 예전에는 기술이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중간 단계 기술로도 다양한 사업을 할 수가 있어요. 개인과 기업이 미래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서울 성동구 퓨처플레이의 각 회의실에는 이런 문구들이 붙어 있다.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마이클 잭슨), ‘천재는 고독이 필요하다’(니콜라 테슬라)…. “예전 올라웍스(Olaworks) 회사명에 ‘일(work)’이 들어 있어 일만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퓨처플레이는 ‘놀이(play)’를 넣어 이름을 지었어요. 창의력은 즐거움에서 나오니까요.” 류 대표는 ‘10년 전에 미래 예측한 사람들의 이상한 실험’이라는 제목의 회사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KAIST 석사과정 시절, TV 드라마 ‘카이스트’(1999∼2000년)에 대학원생 ‘중희’ 역할로 출연했던 그는 “신인 아티스트들을 잘 훈련시키고 필요하면 팀을 이뤄 컴필레이션 앨범도 내는 힙합 크루들이 하는 일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닮았다”며 “우리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미디어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일례로 퓨처플레이가 5년 전부터 진행해온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테크업플러스’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록오디세이’, HL만도는 로봇 기업 ‘뉴빌리티’를 발굴했다. “빅테크 회사들이 ‘쇼트텀 해피니스(단기적 행복)’에 집중하면서 가짜뉴스, SNS 중독과 같은 ‘지옥’을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놀로지를 철저하게 ‘롱텀 해피니스(장기적 행복)’ 관점에서 다뤄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지난 10년간 얻은 깨달음입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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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호주-인니서 10년만에 하이브리드 일식 관측

    20일 하이브리드(혼성) 일식이 10년 만에 일어났다.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전 11시 4분부터 오후 2시 2분까지 진행된 이번 일식은 2013년 아프리카 가나 지역에서 관측된 이후 10년 만이다. 호주,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됐으며 국내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일식은 태양의 테두리만 보이는 금환일식과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동시에 나타나는 희귀한 현상이다. 지구 관측상 달의 크기가 태양보다 조금 커서 짧은 개기일식 동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채층(彩層·chromosphere)을 관측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석좌교수 겸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술이사는 호주 북서부 엑스마우스만(灣)에서 현지 시간 오전 11시 29분 22초(한국 시간 낮 12시 29분 22초)에 이번 일식을 촬영해 동아일보에 보내왔다. 소니 A7R5 카메라로 윌리엄옵틱스 FLT91 망원경과 레인보우로보틱스 RST-135E 마운트를 사용해 초점거리 740mm로 촬영했다. 오 교수는 “24년째 전 세계 일식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천문 현상은 여전히 신비롭고 경이로울 따름”이라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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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보 아빠’가 찍은 10년만의 하이브리드 일식

    20일 하이브리드(혼성) 일식이 10년 만에 일어났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전 11시 4분부터 오후 2시 2분까지 진행된 이번 일식은 2013년 아프리카 가나 지역에서 관측된 이후 10년 만이다.하이브리드 일식이란 달의 크기가 태양보다 살짝 커서 짧은 개기일식 동안 보석처럼 빛나는 채층을 관측할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천문 현상이다. 하이브리드 일식은 주로 10년 만에 한 번 일어나기 때문에 21세기에 일어난 하이브리드 일식은 모든 일식 중 3%(224번 중 7번)만을 차지한다. 이번 일식은 인도양 남부, 호주, 남극 대륙 일부 등에서만 관측되며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다음 하이브리드 일식은 2031년 11월14일로 예측된다.이번 사진은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술이사 겸 KAIST 석좌 교수가 호주 북서부 엑스머스 만에서 촬영해 동아일보에 보내 왔다. 소니 A7R5 카메라로 위리엄옵틱스 FLT91 망원경과 레인보우로보틱스 RST-135E 마운트를 사용해 초점거리 740mm로 촬영했다.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는 1999년부터 10여 차례 일식을 촬영해 온 천문사진 전문가다. 그가 2017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촬영한 개기일식 영상은 한국인 천체사진 작가 중에서는 두 번째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오늘의 사진(APOD)’으로 선정됐다. 2021년 10월에는 전남 여수시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 2단과 페어링 덮개가 분리되는 장면을 단독 촬영해 공개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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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금 한국에 필요한 이유[광화문에서/김선미]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한 삼성전자가 국내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올해 들어 868억 원을 투자(지분 14.99%)하면서 이 회사에 대한 삼성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석좌교수가 2011년 창업한 회사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미국 법인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창업 7년차 스타트업 ‘뉴빌리티’에도 30억 원을 투자했다. 2021년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됐던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 ‘뉴비’를 개발해 실증사업을 벌여 왔다. 삼성의 이번 투자로 누적 투자금이 300억 원이 된 이 회사는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뉴빌리티는 2017년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2학년이던 이상민 대표(26)가 친구들과 20세에 창업한 회사다. 이후 게임용 햅틱 글러브를 개발하다가 돈이 떨어져 1년 여 만에 사업을 접을 처지였다. 그때 내려온 구원의 동아줄이 ‘HL만도 모빌리티 테크업 플러스’다. 범(汎)현대가이면서 미래 모빌리티를 비전으로 삼은 HL만도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와 시작한 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뉴빌리티는 지금의 사업 아이템을 찾을 수 있었다. 국내 대기업과 딥테크(deep-tech·첨단기술) 스타트업의 만남이 늘고 있어 반갑다. 한화는 KAIST 출신 인공위성 기업 세트렉아이를, 현대차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기술 탈취와 하청업체 옥죄기가 많았던 과거 대-중소기업 관계와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삼성이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는 건 스타트업 생태계에 ‘맏형’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2023년 한국 경제의 탈출구다. 지금껏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였던 대기업의 주력 산업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2.74%)은 금융위기였던 2008년(2.61%) 이후 가장 낮았다.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첨단기술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총 연구개발(R&D)비 102조 원 중 78조 원(76.4%)을 차지하는 민간 영역에서 딥테크 투자가 늘어나면 대기업 체질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딥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국부(國富)와 일자리가 창출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R&D는 연구실 단계에만 머무르고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면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 탄탄한 국가 산업 구조를 갖출 수 있다. 최근 취재 현장에서 접한 육성들에는 위기의식이 가득했다. “국제 정세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라 제품 잘 만드는 건 그냥 기본이다.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대기업 임원) “딥테크에 투자하는 용기는 절박하게 생각하는 딥싱킹(Deep thinking)에서 나온다. 철학과 방향 없이 투자할 스타트업을 찾는 대기업에는 희망이 없다.”(투자회사 대표) 될성부른 딥테크를 잘 키우는 일에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미래가 달렸다.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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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후면 잠실에서 제주까지 에어택시로 90분”[스테파니]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서울 잠실에서 제주 중문단지로 여행할 때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시나요. 아마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까지 가서 비행기를 탄 뒤 제주공항에 내려서는 다시 버스나 렌터카 등을 이용해 중문까지 가실 겁니다. 그런데요. 만약 헬리콥터처럼 잠실에서 중문까지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교통수단이 있다면 어떨까요. 비행시간 이외의 공항 대기시간과 이동시간을 아낄 수 있을텐데 말예요.하늘을 나는 택시는 정녕 꿈일까요. 잠실에서 중문단지의 호텔까지 곧바로 90분 만에 날아가는 교통수단을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플라나’(PLANA)입니다. AAM(Advanced Air Mobility·선진항공모빌리티)이란 말을 들어보셨을지요. 요즘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모빌리티)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요. AAM은 단거리 수송에 집중하는 UAM, 지역 간 교통수단인 RAM(Reginal Air Mobility·지역항공모빌리티), UAV(Unmanned Aerial Vehicle·무인항공기와 드론)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즉,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해 기존 항공 서비스가 닿지 않는 지역을 연결하는 미래 교통수단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플라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브리드형 AAM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헬리콥터 대비 90% 이상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사용해 별도의 충전 인프라가 없이도 승객 6명 정도를 태우고 500km까지 비행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플라나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습니다.플라나의 김재형 대표를 만나 그가 꿈꾸고 준비하는 미래를 들어봤습니다. 김 대표는 일본 나고야대(학사)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딴 뒤 현대자동차 UAM 개발팀장을 맡다가 2021년 플라나를 세웠습니다. 2020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기체개발팀장 자격으로 당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옆에 섰던 인물이 김 대표입니다. 그는 자신이 개발을 주도했던 현대차의 콘셉트 기체 ‘S-A1’를 CES에서 선보인 뒤 사표를 내고 창업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창업했나.“공대생이라 막연하게 창업을 꿈꾸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이전 직장(현대차)에서 일하면서 창업에 대한 결심을 굳히게 됐다. 현대차가 아무리 자본력을 갖고 있어도 미래사업을 초창기부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현대차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의 속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스타트업을 한다고 하면 누가 믿어 줄까 의문이 들었지만 현대차 근무 경력이 있어 해 볼만하다 싶었다.”―그래도 창업에 영향을 미친 일이 있지 않을까.“2017년 퍼스널 에어 비히클(personal air vehicle) 관련 회사들을 찾다 보니 ‘조비 에이비에이션(Joby Aviation)’이라는 UAM 회사를 알게 됐다. 조비는 미국 스탠포드대 기계공학설계 석사 출신인 조벤 베버트가 두 번의 창업과 매각을 통해 번 돈으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의 헛간에서 창업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새로운 모빌리티 개발을 시작하면서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이라는 용어도 조비에 처음 적용됐다. 미국의 조비 사옥을 방문해보니 산속 산장같이 층고가 높은 나무 건물로,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당시에는 창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지만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조비를 방문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 당장은 조비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미국 에어택시 스타트업 조비는 지난해 SK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체·서비스 플랫폼(MaaS) 등 전 분야에 걸친 상호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비는 2024년 에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5월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에어택시 상업화를 위한 첫 번째 승인을 받았습니다. ―플라나도 지난달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글로벌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FAA로부터 형식증명(Type Certification)을 받고 파트너사를 늘려야 한다. 세계 항공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의 인증이 필수다. 미국 법인을 세워 북미와 남미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플라나는 창업 때부터 화려한 인적 구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 안민영 부대표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김 대표의 나고야대 학부 후배로, 도쿄대에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LG전자의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와 경영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의 전략 컨설턴트를 지냈습니다. 이진모 부대표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김 대표의 미국 유학 시절의 지인으로, KAIST 기계과를 졸업한 뒤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20년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GV80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에 참여한 이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류태규 전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첨단기술원장과 김현순 전 ADD 체계종합팀장이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합류했습니다. 이 회사의 60명 임직원 중 70%는 연구원 출신 석·박사로, 항공기와 전기차 관련 역량을 갖췄다고 합니다.―국방 전문가들을 영입한 이유는.“류 부사장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0년 동안 순수 국내 기술로 처음 만든 군용항공기 KT-1, 한국형 전투기(KFX), 한국 최초 초음속 비행기 T-50을 연구 개발했다. 플라나에서 AAM의 형상 등 기체 개발 담당을 지휘하게 됐다. 김 부사장은 항공기체계종합을 맡는다. 항공기의 엔진, 구동, 항전 등의 각 시스템을 통합해 최적의 기체 성능을 구현하는 항공기 제조의 핵심 영역이다. 기체 개발에 있어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전기 추진 수직이착륙기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이비톨)로 불리는데 플라나의 AAM과는 다른가.“UAM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직 이착륙이 필수다. 도심에서 교통수단이 뜨고 내려야 하는데 시내 한복판에는 활주로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발되던 eVTOL은 순수 전기 배터리로 작동돼 1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데 반해 플라나의 AAM은 하이브리드 eVTOL인 셈이다. 차세대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사용해 별도의 충전 인프라가 없이도 500km까지 비행할 수 있게 된다.”―헬리콥터도 수직으로 이착륙하지 않나.“그렇다. 우리에게 친숙한 수직 이착륙기는 헬리콥터다. 하지만 너무 시끄러워 UAM에는 적합하지 않다. eVTOL은 헬리콥터보다 기계 구조가 단순하고 전기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기체 제작비용과 유지보수비도 적게 든다.”―요즘 국내 대기업들과 활발하게 업무협약을 맺고 있던데….“최근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통 관리 플랫폼을 활용해 회랑(UAM 항공기가 목적지로 이동하는 통로) 내 충돌 회피 등 도심항공교통 관리 역량을 검증하기로 했다. 기체의 비행 데이터와 고(高) 고도 5G·LTE 커버리지 데이터 등 실증 운항 데이터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항공과는 기존의 근거리 교통수단을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기체로 대체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투자 유치는.“지난해 10월 118억 원 규모로 프리 시리즈 A 투자유치를 했고, 현재는 시리즈 A 투자유치 라운드 중이다. 국내 기업과 벤처캐피털(VC) 기반 투자뿐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인도, 유럽 등에서 자본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다.”―플라나가 꿈꾸는 미래는.“모빌리티로서의 헬리콥터를 대체할 수 있는 기체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도심에서 접근성이 높은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를 꿈꾼다.”김 대표가 꿈꾸는 미래로 나아가려면 이착륙 및 비행 관제, 하늘길 공간 정보, 충전 가능한 버티포트(AAM 정류소) 운영, 통신 기술, 항공기 정비 등 다양한 인프라 및 기술 생태계가 구축돼야 합니다. 이와 관련된 기술 표준 제도와 규제도 정립돼야 합니다. 앞으로 헤쳐나갈 일이 태산같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플라나는 기꺼이 도전하며 나아가겠다고 합니다. 미래를 그렇게 준비하고 만들어나가겠다고 합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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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시대의 사랑 고백…NFT로 만든 클림트의 ‘키스’[스테파니]

    올해 설립 300주년을 맞은 저희 벨베데레 미술관에서는 2월 발렌타인데이에 특별한 사랑 고백 행사를 열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그림 앞에서 연인들이 키스하도록 한 뒤 그 모습을 촬영해 준 거죠. 연인들의 긴 줄이 늘어섰는데, ‘키스’의 NFT(대체불가토큰) 소장자는 줄을 서지 않도록 ‘특혜’를 드렸습니다.” (볼프강 베르그만 벨베데레 미술관 경영 디렉터)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최근 주한 오스트리아대사관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시대의 사랑 고백 방법을 들었습니다. 저는 6년 전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미술관에 가 본 적이 있는데요. ‘키스’ 작품 앞에서는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전시실 밖의 ‘가짜’ 키스 그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벨베데레 미술관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볼프강 베르그만 벨베데레 미술관 경영 디렉터는 벨베데레 미술관의 NFT 프로젝트를 설명했습니다. 이 미술관은 NFT 스타트업 아르테큐와 손잡고 지난해 클림트의 ‘키스’를 NFT 작품으로 선보였습니다. 고해상도 디지털 사본을 가로 100개 세로 100개 총 1만 개의 복제 불가능한 NFT 조각들로 만들어 한 조각당 1850유로(약 260만 원)에 판매하는데, 지금까지 2600여 개가 팔렸다고 하네요. 벨베데레 미술관의 선례를 따라 오스트리아 레오폴드 미술관도 에곤 쉴레의 그림을 NFT 작품으로 만들어 팔았습니다.‘키스’ 작품을 1만 개로 분할한 ‘키스’ NFT 작품은 오리지널 ‘키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소장하는 조각에 따라 점이 찍힌 금색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붉은색 꽃 그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질문. 벨베데레 미술관은 이 NFT를 대체 왜 파는 것일까요. 비영리기관이라 수익금은 전부 ‘제2의 클림트’를 발굴하는 미술교육에 재투자하는데 말이죠.벨베데레 미술관 측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역사적으로 보수적인 장소였던 미술관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고객과 소통이 필수적이었다. 디지털 흐름의 선두에 있는 문화기관으로서, 메타버스로 첫걸음을 내딘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전 세계 아트 컬렉터들이 보여준 폭넓은 관심은 우리가 적절한 시기에 NFT에 집중하기로 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벨베데레 미술관은 이 ‘키스’ NFT 프로젝트를 통해 두 종류의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NFT 작품을 수집한 적이 없던 예술 애호가들, 이미 NFT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웹 3.0 네이티브들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이 NFT 작품을 구매한 2600여 명 중 1800여 명은 오스트리아가 아닌 해외 구매자로, 국제적 커뮤니티가 생겨난 게 수확이라는 설명입니다.영국 트렌드정보회사 스타일러스의 안원경 한국대표는 “국립박물관 소장품이라 대중이 현실적으로 가질 수 없는 클림트의 ‘키스’를 NFT 형태로 소유하면서 소비자는 예술적 위안을 얻고, 미술관은 혁신적 방법으로 젊은층에게 다가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투기로서의 NFT 거품을 걷어내고 NFT의 본질적 가치를 생각하며 접근할 때인 것 같다”고 합니다. 벨베데레 미술관의 변신 노력은 NFT에 그치지 않습니다. 2년 전부터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클림트의 ‘키스’ 등 17점을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의 전용 작품 구독 서비스 앱인 ‘아트 스토어’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미술작품을 스크린에 띄워 나만의 ‘홈 갤러리’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죠. 이 미술관은 최근에는 국내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씨와 협업해 19일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클림트의 작품을 접목한 패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다시 NFT 얘기로 돌아오면, 잘 아시다시피 NFT 시장은 FTX 거래소 파산,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가상화폐 가치가 폭락해 최근 2년 새 규모가 쪼그라들고 분위기가 위축된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NFT 기술과 코인은 다릅니다. 오히려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NFT가 가치를 찾아가는 분위기가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미술품, 음악저작권 등 유무형 자산을 조각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토큰 증권’을 허용하는 방침을 밝히면서 NFT가 토큰 증권 형태로 발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최근 외신을 보면서 ‘NFT 립스틱 효과’라는 흥미로운 표현을 접했습니다. 본래 ‘립스틱 효과’는 대공황기인 1930년대 미국에서 나온 말로, 소비 경기가 안 좋을 때 립스틱 같은 비교적 값싼 화장품으로 ‘작은 사치’를 누린다는 뜻의 경영학 용어입니다. 비싼 새 옷을 구입하기엔 부담스러워 화장품으로 기분 전환을 한다는 거죠. 이 용어를 활용한 ‘NFT 립스틱 효과’는 값비싼 예술작품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NFT 작품을 통해 예술적 만족을 누린다는 겁니다. 2020년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도 1930년대 대공황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았으니까요.NFT 작품을 통한 미술관의 변신 노력은 오스트리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현대미술관인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는 세계 각국의 작가 13명의 NFT 작품 18점을 소장해 올해 봄에 전시한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1977년 개관해 연간 50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이 미술관이 자체 컬렉션 NFT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퐁피두센터의 이번 행보를 통해 NFT가 단순히 디지털 수집품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퐁피두센터 측은 “창의력이 예술계 밖에서 또는 디지털 예술의 전문 영역에서 시작돼 현대 미술계에 서서히 메아리치는지 보는 것은 흥미롭다”며 “NFT가 개념미술 및 미니멀리즘 예술의 컬렉션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합니다.‘NFT 아트’는 자본의 논리에 휘둘려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확실한 것은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NFT에 열린 자세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예술과 테크놀로지가 빠르고 다양하게 결합되고 있는 요즘, NFT 아트에 대한 건강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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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자를 수집한 안목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열어주길[광화문에서/김선미]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무료로 열리고 있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는 눈이 호강하는 궁극의 자리다. 어두운 전시실에 들어서자 흰 달이 여럿 떠 있는 듯했다. 1996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841만 달러(약 110억 원)에 팔리며 조선백자 역대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백자철화 운룡문 호(壺)’도 있었다. 지난주 방한해 국내 재계 오너들을 만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그룹 회장도 이 전시에 다녀갔다. 국보 10점과 보물 21점을 포함한 전시가 가능한 건 삼성의 힘이다. 특히 185점의 전시품 중 42점은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 소장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한 후 대구 사람들과 미술품을 주고받다가 수집의 규모와 수준을 늘렸다. “개인의 수집품이지만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하겠다”며 1982년 경기 용인시에 문을 연 게 호암미술관이다. 백자 마니아였던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도 “한국의 명품 문화재가 해외로 나가서는 안 된다”며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추진해 2004년 리움미술관을 열었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신경영 선언’을 한 뒤 문화재 수집에도 ‘명품 경영’을 도입한 결과다. 이달 초 대구에 다녀오면서 기업이 남기는 유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대구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평일인데도 붐볐다. 대구시는 이병철 창업회장이 서문시장에 세운 삼성상회 터와 인근 이건희 선대회장 생가 등을 엮은 ‘경제신화 도보길’을 골목투어로 개발해놓았다. 삼성상회 터에서 시작하는 이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삼성이 2017년 조성한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삼성전자가 지역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 대구’도 최근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요즘 “삼성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스타트업들에 삼성의 기술을 내주고 함께 연구 개발하는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국가 대표’로 내세워 성장했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져 혼자 다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해외 기업들은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 신경영 선언 30년. 삼성이 한국의 ‘작은 영웅’(스타트업)들을 ‘수집’(투자)한다면 다품목 체제를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도 키울 것이다.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 게 안목이다. 대를 이어 한국의 명품 문화재를 알아본 삼성의 안목이라면 한국의 명품 스타트업도 못 골라내란 법 없다. 스타트업을 제값 주고 품는 군자의 큰길을 걸으면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술을 베낀다는 얘기도 듣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덜 대접받을 뿐, 눈 밝은 해외 기업들로부터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 말씀, 더.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는 삼성상회를 재현한 건물이 6년째 외형만 갖춘 채 내부를 단장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17년 국정농단 재판 후부터 매년 3월의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보내고 있다. 이젠 우리 국민에게도 군자의 큰마음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 20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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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투자도 메말라”… 스타트업 업계 화두는 ‘생존’

    #1. 국내 액셀러레이터(초기 투자회사) 기업공개(IPO) 1호로 기대를 모았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17일 상장을 철회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올해 1분기(1∼3월)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해 왔다. 회사 측은 “경기 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국내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돼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 국내 비대면 세탁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는 7일부터 세탁서비스 가격을 올렸다. 4kg 기준 생활빨래 요금이 1만800원에서 1만3500원이 됐다. 이 회사 조성우 대표는 “최근 가스비를 포함한 지속적 물가 상승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가 얼어붙은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생존이 화두가 됐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은 본래 빠른 성장을 속성으로 하지만 혹한기에 무리하면 얼어 죽기 때문에 겨울잠을 자거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IPO도 ‘올 스톱’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들떠 있었다. 애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지난해 1월 17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기업 가치가 8000억 원 가까이 오르며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 등극까지 기대됐다. 하지만 1년여 만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상장 철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의 거듭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공모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투자금을 방만하게 운영했던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손실을 내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던 또 다른 국내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도 상장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딥테크(첨단기술) 분야의 극초기 스타트업들에 주로 투자하는 이 회사는 SVB 사태의 후폭풍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자금이 묶인 만큼 위기관리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 구조조정 등 해법 모색 한 스타트업 대표는 “올해 초 직원들과 함께 세계 최대 가전·정보박람회인 미국 CES에 다녀왔는데 투자회사가 불필요한 돈을 썼다고 안 좋게 보더라”고 전했다. 초기 ‘시드(seed) 투자’마저 말랐다는 탄식이 나오는 가운데 스타트업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해법을 모색 중이다. 국내 최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스타트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플랫폼 사업과 광고 사업에 집중하면서 콘텐츠 유통 등의 사업은 외부 제휴 사업으로 바꿨다. 자체 브랜드 커머스 부문은 매각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당분간은 성장보다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의 회복 탄력성(위기에서 회복하는 힘)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경영·법률케어뿐 아니라 창업가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주는 ‘스타트업 올라운드 케어’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불황형 아이템을 찾아 돈을 벌거나 너무 어려우면 사업을 빨리 접는 것도 방법”이라며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기 때문에 체력을 확보해 다시 도전해도 된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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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FT로 그림 팔던 화가, 메타버스 기획자로

    “코코네의 아바타 기술력과 제 ‘아이돌(Eyedoll)’ 그림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평정하고 싶습니다.” 국내 화가로는 처음으로 2년 전 대체불가토큰(NFT)을 발매해 6억 원에 낙찰시켰던 아티스트 마리킴이 이번에는 메타버스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메타버스 전문기업 ‘코코네’와 손잡고 아바타를 활용한 메타버스 서비스 ‘센테니얼(Centennial)’의 총괄 기획을 맡은 것이다. 마리킴이 스토리와 아바타, 디지털 패션 아이템 등을 만든 이 서비스는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15일 동아일보와 만난 마리킴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 NFT에 이어 메타버스에도 뛰어들게 됐다”며 “현실의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느끼는 현대인은 디지털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해방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로열멜버른공대에서 크리에이티브 미디어를 전공한 마리킴은 매일 하나씩 2년 동안 700여 점의 그림을 그려 싸이월드와 블로그에 올리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2011년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그룹 2NE1 앨범 표지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눈이 큰 소녀 캐릭터에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형태로 복제해 온 마리킴은 “이번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요즘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가 현실보다 더 현실로 느끼는 세상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설렘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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