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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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4-03-31~2024-04-30
국제일반47%
유럽/EU24%
중동6%
칼럼6%
인사일반3%
국제경제3%
환경3%
종합경기3%
국제정세3%
일본2%
  • “K드라마 자막없이 보자” 佛에 한국어 열풍

    “‘도끼’와 ‘토끼’ 중 어떤 발음이 맞을까요?” “토끼요!”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8구의 세종학당. 초급 한국어 수업 수강생 약 20명이 한국어 공부에 한창이었다. 한 수강생은 헷갈릴 수 있는 ‘ㄱ, ㄲ, ㅋ’ 발음을 세심하게 구분해서 적었다. 다른 수강생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수강생은 20대 젊은층에서 50, 60대 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신연지 세종학당 소장은 “작년 하반기(7∼12월) 첫 수강 신청 때도 등록 경쟁률이 3.4 대 1이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는데 올해 하반기 수강생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자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프랑스에서 ‘한국어 열풍’이 뜨겁다. 단순한 외국어 수강에서 더 나아가 진지하게 한국어를 공부해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프랑스 한국어교육원, 교육부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올해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 신청자는 996명에 달했다. 1년 전보다 약 28% 늘었다. 프랑스의 토픽 지원자 수는 서유럽 국가 중 가장 많다. 대부분의 수강생은 K팝 가사를 막힘없이 외우고, K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고 했다. 카미 바로앙 씨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막 없이 보고 싶다. K팝 또한 워낙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학 강의를 통해 ‘한국사 덕후’가 됐으며 이후 고급 한국 어휘를 익히려고 한자까지 공부하고 있다는 시민도 있다. 파리정치대(시앙스포)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자드 누졸로 씨는 “신라 역사를 공부하다 여성 통치자가 드문 시대에 선덕여왕이 나라를 이끌었다는 사실에 매료돼 한국어 공부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외교관이 돼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며 “한자 공부도 따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프랑스인도 늘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한국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은 사람(18∼34세)은 지난해 941명이다. 올 상반기(1∼6월)에도 519명이 지원해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 지원자를 넘을 것이 확실하다. 한국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싶다는 심보 트라오레 씨는 “한국에서 일을 구하려면 비자가 있어야 하는데, 토픽 점수를 받아 두면 비자를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커지는 한국어 열풍을 유럽의 한국 전문가 양성 제도로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강우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장은 “한국어 교육의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꾸준히 길러내고, 이들을 재교육하기 위한 연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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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대홍수 사망자 1만1300명 넘어서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대홍수 사망자가 1만1300명을 넘어서 곧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수 당일 댐 두 개가 무너지며 급류가 약 90분 만에 도시를 휩쓸어버려 인명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댐 관리 부실과 그로 인한 피해를 두고 리비아의 분열된 두 정부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당국이 댐 붕괴 당시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6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유엔은 데르나에서 적어도 1만1300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유엔은 “구조대가 생존자를 쉬지 않고 찾고 있다”며 “사망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데르나시는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민은 4만 명을 넘어섰다. 대홍수 당일 데르나 위쪽 댐 두 개가 붕괴해 유출된 물이 도시 전체를 휩쓰는 데 9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리비아에 양립한 두 정부의 무능이 사실상 더 큰 인재(人災)로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BBC방송은 범람 당일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 아니면 집에 있으라는 지시가 발령됐는지를 놓고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뒤 이집트가 지지하는 동부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한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로 나뉘어 있다. 두 정부는 폭풍이 몰아치고 댐이 무너졌을 때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GNU 측 구마 엘가마티 타그히르당 대표는 14일 “(동부)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가만히 집 안에 있어라.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스만 압둘 잘릴 LNA 대변인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반박했다. 서부 GNU 압둘하미드 드베이베흐 총리는 “댐 유지 관리 책임은 있으나 홍수로 인한 사망자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데르나 지역 홍수 위험을 경고하는 논문을 쓴 압델와이즈 아쇼르 오마르 알무크타르대 수력 전문 연구원은 16일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몇 년간 (홍수 위험) 경고를 무시했다”며 “정부는 대신 주민 돈을 갈취하고 부패를 저지르며 정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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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불 언어학자 故 최승언 전 교수 10주기 추모식 열려

    프랑스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다가 암으로 별세한 언어학자 고(故) 최승언(1945~2013) 전 파리 7대(디드로대) 교수의 10주기 추모식이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파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최 교수의 언어학 논문집 ‘한국어 의미론의 제문제’를 엮고 서문을 쓴 장클로드 앙스콩브르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CNRS) 명예교수는 “유럽인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던 시절 최 교수는 한국과 한국 언어학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이 논문집은 2020년 스위스의 저명한 학술전문 출판사 ‘페터 랑’이 펴낸 바 있다. 최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 불문과를 나와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툴루즈대 박사과정에 입학했지만 전공을 프랑스 문학에서 언어학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학부부터 언어학을 다시 시작했다. 1981년 서울대 불문과 조교수로 부임했지만 1982년 프랑스 학계의 요청으로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 2013년까지 파리7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996년 프랑스에서 한국어 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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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대홍수로 1만1300명 이상 숨져…커지는 두 정부 책임론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대홍수 사망자가 1만1300명을 넘어섰다. 가장 피해가 큰 데르나에서만 아직도 1만 여 명이 실종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로 인한 댐 붕괴 당시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낸 주체가 누구인지 리비아의 분열된 두 정부가 책임을 묻는 혼란상이 벌어지고 있다.16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유엔은 데르나에서 적어도 1만1300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유엔은 “구조대가 생존자를 쉬지 않고 찾고 있다”며 “사망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4만 명을 넘어섰다. 대홍수 당일 데르나 위쪽 댐 두 개가 붕괴해 유출된 물이 도시 전체를 휩쓰는 데 9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리비아에 양립한 두 정부의 무능이 사실상 더 큰 인재(人災)로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BBC 방송은 범람 당일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 아니면 집에 있으라는 지시가 발령됐는지를 놓고 책임론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디피 정권이 붕괴한 뒤 이집트가 지지하는 동부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한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로 나뉘어 있다. 두 정부는 폭풍이 몰아치고 댐이 무너졌을 때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GNU 측 구마 엘가마티 태그히어당 대표는 14일 “(동부)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가만히 집안에 있어라.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스만 압둘 잘릴 LNA 대변인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반박했다. 대피 경고가 있었지만 주민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지난해 데르나 지역 홍수 위험을 경고하는 논문을 쓴 압델와이즈 아쇼르 오마르 알무크타르대 수력 전문 연구원은 16일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몇 년 간 (홍수 위험) 경고를 무시했다”며 “정부는 대신 주민 돈을 갈취하고 부패를 저지르며 정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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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경호원들, 김정은 의자 앉아보고 냄새맡고 소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 경호원들이 가장 신경 쓴 것은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서 앉을 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간)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북한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앉을 검은색 의자를 잡고 흔들어 보더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의자는 앞 두 다리가 ‘ㄴ’ 자로 휘어져 뒤에서 이어지는 형태로, 체중이 실릴 경우 이를 제대로 받쳐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듯했다. 경호원들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콤메르산트는 “그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전했다. 결국 경호원들은 회담 배석자들이 앉을 의자 중 하나로 교체했다. 디자인은 같았지만 더 안정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는지 흰 장갑을 낀 남성 경호원이 하얀 손수건으로 의자 등받이와 앉는 부분을 몇 분간 쉬지 않고 닦았다. 의자 냄새를 맡아가면서 의자를 ‘소독’한 뒤에는 금속탐지기로 닦은 부분을 검사했다. 그동안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앉을 의자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전날 전용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이 마이바흐3 방탄 리무진 차량을 타려고 할 무렵 경호원들이 무언가를 손에 들고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녔다. 온도, 풍속, 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였다. 북한 기자들도 경호원 못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우주기지에서 만나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양국 기자들이 자리싸움을 할 때 북한 기자들은 1cm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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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전쟁 장기화 시사… 우크라 반격에 교착 상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함께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8%를 점령하고 있다. 그러나 6월 초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이후 현재 전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추가 영토 회복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전날인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우크라이나는 소위 반격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없고 손실만 크다. 우크라이나군 인명 피해가 7만 명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공언한 지 4개월째에 접어들었는데도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우크라이나 영토의 18%를 통제하고 있는 러시아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여론전을 편 셈이다. 그는 “중재자들이 ‘러시아가 전투를 멈출 수 있느냐’고 물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직면할 때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통해 재무장을 할 수 있고, 미국은 러시아를 계속 적대시할 것”이라고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무기 지원에 힘입어 공격 강도를 높이면서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흑해함대 수리 기지로 사용하는 세바스토폴의 세르고 오르조니키제 조선소를 순항미사일 10발과 해상 드론 3대로 공격해 전함 2척이 손상되고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이 직접 피해 현황을 인정한 것은 드문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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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꾹꾹 누르고 벅벅 닦고…北경호원 생사 걸린 ‘이 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 경호원들이 가장 신경 쓴 것은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서 앉을 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14일(현지 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츠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북한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용 검은 의자를 쥐고 흔들어보더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의자는 앞 두 다리가 ‘ㄴ’ 자로 휘어져 뒤에서 이어지는 형태로, 체중이 실릴 경우 이를 제대로 받쳐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듯 했다. 경호원들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코메르산츠는 “그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전했다.결국 경호원들은 회담 배석자들이 앉을 의자 중 하나로 교체했다. 디자인은 같았지만 더 안정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는지 흰 장갑을 낀 남성 경호원이 하얀 손수건으로 의자 등받이와 앉는 부분을 몇 분 간 쉬지 않고 닦았다. 의자 냄새를 맡아가면서 의자를 ‘소독’한 뒤에는 금속탐지기로 닦은 부분을 검사했다. 그동안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앉을 의자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전날 전용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이 마이바흐3 방탄 리무진 차량을 타려고 할 무렵 경호원들이 무언가를 손에 들고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녔다. 온도, 풍속, 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였다.북한 기자들도 경호원 못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우주기지에서 만나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양국 기자들이 자리싸움을 할 때 북한 기자들은 1㎝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코메르산츠 한 기자는 “그들에겐 삶과 죽음의 문제였다. 나 같으면 무조건 북한 동료에게 양보했을 것”이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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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北-러에 독자제재 강화 추진… “한국도 핵잠 개발” 목소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한 군사협력 논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러 연대를 겨냥해 한미 등 국제사회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사실상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기존 대응 방식으론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러가 실제 무기 거래를 공식화한다면 한미도 연합훈련 강화 등 직접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적극적으로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북한에 손을 내민 러시아를 겨냥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감축을 통해 압박하는 것도 우리 정부가 검토 가능한 대응 방안 중 하나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우리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등 군사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 등 이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우리 정부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핵잠수함 건조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정찰위성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 우리 주력 전투기나 주요 함정 위치가 노출되는 수준이 되면 군은 보안에 크게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韓 정부, 공기업에 러 석탄 수입 제한 권고” 북-러가 밀착해 안보리 제재의 실효성이 더욱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한미 등은 우선 독자 제재 강화 및 대러시아 수출 통제 등의 방식으로 북-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내주 한국을 방문한다.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에 대한 한미 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 무력화에 나설 뜻을 밝힌 데 대해 12일(현지 시간)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에 대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를 무시한다면 결국 국제사회는 독자 제재 강화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미 북한과 러시아에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지고 있음에도 북-러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 의도를 이번에 밝힌 자체가 독자 제재 실효성에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이날 “한국 정부가 최근 공기업에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지난해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러시아산 석탄 규제를 도입하지 않았던 한국이 이번에 이렇게 권고했다는 것이다.● 한국 내 핵잠 개발 목소리 커질 수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면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155mm 포탄이 부족해진 미국에 포탄을 대여해주는 식으로만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해왔다. 다만, 앞서 7월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122mm 방사포탄이 발견된 가운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우리 정부 역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할 명분이 줄어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살상무기 직접 지원 불가 방침은 변함 없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로 포탄을 지원해도 그걸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때 다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북한 살상무기가 직접 러시아로 들어갔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신중하게 지원 불가 방침 변경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 등 군사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맞대응해 우리 정부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핵잠수함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협정은 핵잠수함 연료인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려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저농축 우라늄만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핵잠수함 건조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은 대형 잠수함 건조 기술과 원자로 기술 등 핵잠수함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협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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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방러, 군부 1·2위에 위성-핵잠-재래무기 책임자까지 동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Su)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선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 등이 생산된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시켜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北, 러와 무기거래 대놓고 시사金 수행단 절반이 軍 핵심 관계자… 위성-핵잠 기술 받고 재래무기 줄듯金, 푸틴과 수호이 공장 방문 예정… 러에 첨단 전투기 기술 요구할수도 10일 오후 북한 평양. 전용 열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레드카펫 위에서 환한 표정으로 환송객과 일일이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뒤로 북한 내 군부 실세들이 도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러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가운데 그와 동행하는 군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포착된 것. 앞서 2019년 4월 첫 북-러 정상회담 당시 외교·경제 관련 인사들이 수행단에 고루 배치된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군 서열 1, 2위부터 정찰위성 및 핵잠수함 개발 책임자 등이 이번에 모두 동행하는 자체가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이 북-러 간 무기 거래 및 군사 협력에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핵잠·군수산업 총괄 책임자 모두 동행 12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열차 탑승에 앞서 환송식에서 김 위원장의 뒤로 외교 사령탑 최선희 외무상, 군 서열 1위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군 서열 2위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어 강순남 국방상과 오수용 박태성 당 비서,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박훈 내각부총리, 최동명 과학교육부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이 뒤따랐다. 사진으로 얼굴이 식별된 수행단 12명 중 절반이 군 핵심 관계자인 것. 정부 당국자는 “2019년 방러 땐 ‘외무성 라인’을 중심으로 경제 관련 간부들이 고루 섞여 있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수행단에는 조춘룡 군수공업부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군수 산업을 총괄하는 조춘룡이 함께 가는 자체가 북-러 간 무기 거래 의도를 보여주는 장면이란 것. 북한은 위성 등 첨단기술을 러시아에 요구하는 반대급부로 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탄·화약 생산 등 북한 군수 산업의 총책임자인 조춘룡이 간다는 건 이러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조춘룡은 8월 초부터 최근까지 김 위원장의 3차례 군수공장 시찰에도 모두 동행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기술과 관련한 인사들도 포착됐다. 과학교육 분야 담당인 박태성과 최동명 등이 대표적이다. 박태성은 북한이 2차례나 실패한 군사 정찰위성 개발·시험을 총괄하는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해군사령관인 김명식은 핵추진잠수함 관련 핵심 관계자다.● 러 첨단 전투기 기술 이전 요구 가능성도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수호이(Su) 생산공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이 2020년 첨단 5세대 Su-57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곳인 만큼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동행이 첨단 전투기 기술 이전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해·공군 사령관이 모두 이번 방러 일정에 동행하는 만큼 북-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상훈련 등 연합훈련 정례화 등에 전격 합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보 당국에 따르면 앞서 7월 북한을 방문했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먼저 북-중-러 3국 연합훈련을 제의했다. 북-러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내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 파견 확대 방안 등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건설건재공업상을 지낸 박훈과 당 경제부장을 지낸 오수용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이 노동자 파견 의제를 협의하기 위함이란 분석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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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2700km 3박4일 열차 이동… ‘北-러 우주기지 회담’ 상징성 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 scale visit)이 될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향해 출발한 직후인 11일(현지 시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대일 회담을 비롯한 북-러 대표단 간 회담, 이어지는 성대한 공식 만찬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얘기다. 12일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들어온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당초 예상됐던 극동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열차는 이날 러시아 연해주를 지나 아무르주로 향했다. ● 전용열차, 연해주 넘어 북쪽으로 달려 10일 저녁 북한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정상회담 개최지로 예상되는 보스토치니까지 약 2700km를 3박 4일 동안 달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평양에서 2700km 떨어진 베트남 북부 동당역까지 66시간가량 열차로 갔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위로 이동하는 전용열차 모습은 일본 공영방송 NHK를 비롯한 일본 매체 카메라에 종종 포착됐다. NHK는 이날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초록색 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지 않고 연해주를 넘어 계속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도 “김 위원장의 장갑열차가 연해주 라즈돌나야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 열차는 이날 오전 북한-러시아 접경인 하산역(驛)에 도착했다. 하산역에서는 러시아 측의 김 위원장 환영 행사가 열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하산역에서 김 위원장 기차가 ‘완전히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철로를 지났다고 묘사했다. 하산역을 떠난 김 위원장 열차는 우수리스크 방향으로 향했다. 당초 이 열차는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향을 틀어 오후 1시 10분경 러시아 극동 최대 도시 하바롭스크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열차가 달리는 TSR을 따라가면 극동 최대 도시 하바롭스크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나온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 열차가 우수리스크에서 기관차 승무원을 교체한 뒤 TSR을 따라 아무르주가 있는 북서쪽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 내가 그곳에 가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기지서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소련 시절 우주대국 위상을 되찾으려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이전까지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빌려 썼는데 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무기 거래를 통한 북-러 군사 협력 확대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러 정상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찾아 수호이(Su) 전투기 생산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제강, 정유, 조선, 목재 가공업 등이 발달한 산업도시다. 특히 이 도시의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에서는 Su-27, Su-30, Su-33 등 옛 소련제 전투기와 2000년대에 개발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35, 2020년 실전 배치된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 등이 생산된다. 잠수함 등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소도 있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하바롭스크주를 방문하면 2001년과 2002년 아버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이어 북한 지도자로는 세 번째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김정일도 두 번째 하바롭스크주 방문 당시 이 도시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시찰했다. 한편 12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1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김 위원장이 주로 이용한 항공기로 북-러 정상회담을 지원하는 북한 인력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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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이어 중러 밀착 “푸틴-시진핑 연내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연내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역사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북-러에 이어 중-러의 밀착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EEF) 개최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장궈칭(張國慶) 중국 부총리와 회동해 연내 열릴 중-러 최고위급 양자 접촉에 대해 논의한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밝혔다. 그가 말한 ‘최고위급 양자 접촉’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뜻한다. 중국은 이번 EEF에 장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0월에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때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측이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올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을 이 포럼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성사되면 올해 중-러 정상회담이 두 차례 열리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 장 부총리와 만나 “시 주석과의 업무적이고 개인적인 우호 관계가 양국 관계 발전을 돕고 있다”며 시 주석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요청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전례 없는 역사적 수준에 도달했으며, 양국 간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가 매년 상호 교역을 3분의 1 정도씩 키워가고 있고, 올 들어 7개월 간에도 24% 정도 늘어났다”면서 “시 주석과 세운 올해 2000억 달러(약 266조 원) 목표가 이른 시일 안에 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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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푸틴, 오늘 보스토치니서 무기거래 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르면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해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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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사고뭉치’ 그리스가 ‘우등생’ 되기까지[조은아의 유로노믹스]

    “결국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 유로(약 64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2010년 4월 24자)“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국가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떨어뜨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1년 6월 3일자)동아일보에 10여 년 전 보도된 두 기사의 주인공은 그리스다. 당시 그리스는 유럽에서 ‘사고뭉치’로 꼽혔다. 그리스가 IMF나 EU에서 여러 차례 구제금융을 받는 동안 유로화 가치는 곤두박질쳤고 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유럽이란 집안에서 ‘가난한 맏형’ 그리스가 사고를 치고 나면 ‘잘나가는 동생’ 독일이 나서 빚을 갚아주며 수습하는 식이었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던 독일은 한 때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연장 요청을 거부해 그리스의 자존심을 짓밟기도 했다. 이렇듯 한없이 초라했던 그리스가 달라졌다. 최근 2년간 유럽연합(EU)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20년 206%까지 치솟았지만 작년엔 171%로 떨어졌다. 그러더니 신용등급도 최근 ‘투자 적격’ 등급을 회복했다.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와중에 유럽에서 그리스만 ‘나홀로 전진’하는 분위기다. 꼴찌의 반란을 보는 듯하다.● 신용등급 전격 상향국제 신용평가사 DBRS는 8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그리스의 장기 외화 및 자국 통화 표시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 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DBRS는 “그리스의 재정 및 부채가 상당히 개선됐으며 이는 신중하게 재정 계획을 실행하려는 그리스 정부의 강력한 노력 덕분”이라고 그리스 정부를 치켜세웠다.그리스가 절치부심한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이런 칭찬을 받을 법하다.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난이 심각해지는데도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에 2010년, 2012년, 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IMF, EU 등에서 2890억 유로(약 412조 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용등급도 급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011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 때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 단계까지 낮추기도 했다.● ‘미초타키스 리더십’그리스 경제가 반전에 성공하기까지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리더십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아버지가 전직 총리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누나인 도라 바코얀니스는 여성 최초의 아테네 시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외교부 장관을 맡았다. 조카인 코스타스 바코얀니스는 2019년 6월 아테네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뒤 국제 컨설팅회사인 매킨지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런 배경 탓에 ‘금수저’ ‘엘리트’ 이미지가 강해 반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넥타이를 벗고 10대들과 ‘셀카’를 찍으며 소탈하고 신선한 행보를 보이려 노력했고, 결국 적극적인 개혁으로 민심을 얻었다. 2019년 7월 총선에서 완승하며 총리 자리에 오른 그는 ‘경제 부흥’을 내세웠다. 그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 보편적 감세(減稅)가 아니라 법인세 인하 등으로 경제에 활력을 주는 감세에 초점을 뒀다. 외국인이 그리스를 거주지로 정하면 세금을 절감해주는 식으로 해외 자본도 끌어들였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지난해 50% 증가했다. 구제금융안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국민적 반발을 무릅쓰고 의료 및 연금 제도도 개혁했고 최저임금도 낮췄다. ● “미래 개혁에 눈 감아선 안 돼”각종 개혁으로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지난해 5.9%로 유럽연합(EU) 평균(5.4%, 3.5%)을 크게 웃돌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 재정 지출로 206%까지 치솟았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작년 171%로 떨어졌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올해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아직 그리스가 갈 길이 멀 긴 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빈곤 또는 사회적으로 배제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비율은 EU 국가들 중 상위권이다. 개혁을 밀어붙이며 그늘도 깊어졌다. 올해 2월 50여 명이 숨진 사상 최대의 열차 사고로 고스란히 드러난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의 결함도 해결해야 한다. FT는 “그리스는 지금까지 달성한 성공에 취해 앞으로 필요한 개혁에 눈을 감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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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춤꾼들 “K댄스, 파리서 직접 배워 감격”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울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區) 앙드레 시트로앵 공원의 사면과 천장이 유리로 된 건물 안. 한국 유명 댄스 크루 원밀리언이 개최한 워크숍에서 만난 프랑스 대학생 샤나 뉘네스드피나 씨는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폭염에도 안무가 백구영 씨 수업을 들으려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 오전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인지 수업을 듣는 공간 한구석에는 여행용 가방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백 씨가 등장하자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한 참가자들은 그의 “원 투 스리 포” 구령에 맞춰 몇 분간 춤을 따라 했다. 이어 보이그룹 ‘엑소’ 멤버 카이의 노래 ‘음(Mmmh)’이 감미롭게 울려 퍼지자 이들은 일제히 골반을 흔들고 팔로 웨이브를 그리며 ‘칼군무’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주로 10, 20대 여성으로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회사원 마틸 노비스 씨는 “수업을 들으러 노르망디에서 왔다”며 “오래도록 영상으로 보던 원밀리언 안무가들에게 배우다니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재프랑스 한인 비영리단체 ‘프라임타임’ 측은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원밀리언 수업을 듣는 게 버킷리스트’라고들 말해 춤을 직접 배울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또 다른 안무가 최영준 씨는 “K팝이 다양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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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우다니”…폭염에도 프랑스 팬들 ‘원정 수업’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울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區)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의 사면과 천장이 유리로 된 건물 안. 한국 유명 댄스 크루 원밀리언이 개최한 워크숍에서 만난 프랑스 대학생 샤나 뉘네스드피나 씨는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K팝을 무척 좋아해서 원밀리언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 안무가들이 파리에서 수업을 한다고 해 당장 달려왔다”고 말했다.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폭염에도 안무가 백구영 씨 수업을 들으려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 오전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인지 수업을 듣는 공간 한구석에는 여행용 가방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백 씨가 등장하자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한 참가자들은 그의 “원 투 쓰리 포” 구령에 맞춰 몇 분간 춤을 따라했다. 이어 보이그룹 ‘엑소’ 멤버 카이의 노래 ‘음(Mmmh)’이 감미롭게 울려 퍼지자 이들은 일제히 골반을 흔들고 팔로 웨이브를 그리며 ‘칼 군무’를 선보였다.참가자들은 주로 10, 20대 여성으로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안은 회사원 마틸 노비스 씨는 “수업을 들으러 노르망디에서 왔다”며 “오래도록 영상으로 보던 원밀리언 안무가들에게 배우다니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브장송에서 파리를 찾은 14세 중학생 악셀 카미나스 양은 “춤을 배운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원밀리언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댄스는 스타일이 다양해서 더 재미있다”고 했다.이날 백 씨 외에도 조아라 최영준 안무가 수업까지 약 180명이 참가해 파리의 열띤 K-댄스 인기를 보여줬다. 행사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수업이 너무 적어 아쉽다’ ‘세 안무가 수업을 다 듣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재불(在佛) 한인 비영리단체 ‘프라임타임’ 측은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원밀리언 수업을 듣는 게 버킷리스트’라고들 말해 춤을 직접 배울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영준 안무가는 “K팝이 한국인만의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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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日, 군함도 관련 韓과 대화하라” 결정문 낼 듯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과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라고 권고하는 결정문을 조만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에는 일제강점기 한인 강제 노역 현장인 나가사키현 군함도(하시마·端島) 탄광이 포함돼 있다. 10일 세계유산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정문이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 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결정문 초안은 일본에 “(해당 유산 관련) 추가적인 연구, 자료 수집 및 검증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관련 당사국들과 계속 대화할 것을 독려한다”고 적시했다. 또 관련국과의 지속적인 대화나 추가 조치 내용을 내년 1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그 자문기구에 제출해 검토를 받도록 했다. 관련 당사국으로는 사실상 한국이 핵심이다.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과 관련해 일본이 강제 노역한 한인 등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있는지에 대해 세계유산위가 결정문을 채택하는 건 2년여 만이다. 앞서 일본은 2015년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한인 강제 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알려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하고서 이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든 데다 한인 인권 침해 등은 부각하지 않았다. 2021년 7월 세계유산위는 한인 강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설명 부족 등을 지적하며 일본에 이례적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결정문을 내놓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10일 “14∼16일 중 결정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정문 채택에 대비해 정부가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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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이렇게 가난한적 없었다”… 위기의 수낵

    18∼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던 영국의 생활수준 성장(률)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대 이후 최악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 초 물가상승률이 10%에 이른 고물가와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른 고금리로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가처분소득은 줄고 생활고는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용적 경제전문가’라는 기대 속에 지난해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사진)가 경제를 살릴 뾰족한 수를 못 찾으면서 이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이 표심을 잃을 위기에 빠졌다.● “이토록 가난했던 때가 없었다” 6일 영국 싱크탱크 레졸루션재단(Resolution Foundation)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반 근로연령대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2024∼2025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제로(0)’ 성장을 할 것이고, 그 결과 5년 전보다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이 줄면서 생활의 질도 현격히 저하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국인 성인 28%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여유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응답률(9%)의 3배가 넘는다. 특히 응답자 11%는 ‘지난달 음식 살 돈이 부족해 배가 고팠다’고 답해 팬데믹 이전 응답률 5%의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재단 측은 “연구 결과는 (보수당이 집권한) 현 의회 임기 동안 적어도 1950년대 이후 최악의 생활수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영국 가구가 이보다 더 가난해진 적이 없었고, 이렇게 낮은 소득 성장률로 집권한 정부의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낮은 생활수준 성장은 고금리 탓에 주택 비용이 증가한 데다 세금이 오르고 일부 생활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돼 가구 가처분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고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으로 가구 부채 문제가 심각해졌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올 초 10%대인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14번 연속 인상해 15년 만에 가장 높은 5.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상승해 부채 부담이 커졌다. 정작 물가는 제대로 잡히질 않고 있다. 올 7월 영국 물가상승률은 6.8%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수낵 총리가 연말까지 달성하려는 5%까지는 갈 길이 멀다.● 노동당보다 지지율 뒤진 보수당 더디기만 한 경제 회복에 대한 책임을 국민은 집권 보수당에 묻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낵 총리와 보수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일간 옵서버가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에게 ‘찬성한다’는 응답은 24%인 반면 ‘반대한다’는 49%로 2배를 넘었다. 야당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찬성 28%, 반대 35%로 집계됐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지지율은 28%로, 노동당 지지율(42%)에 14%포인트 뒤졌다. 이 때문에 수낵 총리가 10월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취임할 때만 해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현명한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지지율이 하락하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속도 조절, 불법 이민자 강경 대응 같은 유권자 감정을 더 자극하는 정책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낵 총리가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분열 정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보수당은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웠지만 (지지를 얻지 못해) 오히려 이민 정책에서 노동당의 주도권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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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빅테크 특별규제’ 삼성 제외…애플·구글 등 6개사 확정

    애플,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 6곳이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된다. 당초 규제 대상 후보로 거론됐던 삼성전자는 최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특별 규제를 받게 될 ‘게이트키퍼(문지기)’ 6곳을 확정했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올 7월 ‘잠재적 게이트키퍼’로 선정한 7곳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6곳이 최종 게이트키퍼로 결정됐다.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플랫폼으로서 관문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집행위는 매출액, 이용자 규모 등 DMA 규제 대상의 요건을 공지했고,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기업 7곳은 7월 자진신고를 한 바 있다.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기업은 자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보다 유리하게 우선적으로 기기에 설치할 수 없다.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기기에 설치하도록 강제하면 안 된다. 사전에 설치된 다른 앱도 제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최종 게이트키퍼에서 빠진 삼성전자는 게이트키퍼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해 규제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EU 측은 “삼성 측이 충분히 정당한 논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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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 앞장 카탈루냐 前수반, 스페인 킹메이커로

    스페인 북동부 자치지역 카탈루냐의 독립 투표를 추진하다 해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61·사진)이 스페인 정부를 이끌 총리를 결정할 ‘킹 메이커’가 됐다. 이달 말 열리는 스페인 총리 선출 투표를 앞두고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대행이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망명 중인 푸지데몬 전 수반을 찾아가 현 연립정부의 집권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협상을 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스페인 정부의 장관급 인사를 만난 건 2017년 망명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6년 전 카탈루냐 독립을 놓고 주민투표를 추진하다 스페인 정부로부터 선동죄 등으로 기소됐던 인물이다. 디아스 부총리 대행이 자존심을 접고 푸지데몬 전 수반을 직접 찾은 것은 그의 지지 없이는 이달 말 총선에서 중도 우파 야당인 국민당(PP)에 총리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노동당(PSOE)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행은 올 5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의회를 해산하고 7월에 총선을 앞당겨 치렀다. 하지만 국민당이 전체 의석 350석 가운데 137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다만 국민당이 당 대표를 총리로 선출하기 위한 과반(176석)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정당 간 연합이 필요해졌다. 이에 7월 총선에서 122석을 얻으며 제2당이 된 현 집권 사회노동당이 푸지데몬의 입김이 강한 야당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에도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는 당시 총선에서 7석을 얻었다. 푸지데몬은 카탈루냐 언론인 출신으로, 2006년 카탈루냐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11년에는 지로나 시장으로 선출됐고 2016년 카탈루냐 의회는 그를 130대 자치정부 수반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듬해 스페인 정부의 반대에도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고, 스페인 정부에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2017년 돌연 벨기에로 도피했다. 푸지데몬은 수반 자리를 내놓은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카탈루냐 정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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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전쟁중 국방장관 경질… 반격 부진-부패 의혹에 전격 조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550일간 이끌어온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57)을 교체하는 데 따른 혼란과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부정부패 의혹에도 시달려 왔는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면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 대반격 부진, 부패 스캔들 속 교체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550일 이상 전면전을 지휘해 왔지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며 군대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부 최대 개편(shake-up)”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3개월 전인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오른 레즈니코우는 전면전이 시작되자 서방 국가들을 줄줄이 방문하며 군사 지원을 이끌어 내는 등 일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반격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반격 방식으로는 전쟁이 장기전을 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를 이길 순 없다. 2025년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NYT는 “국방장관 교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시작 이후 남동부에서 천천히 영토를 회복할 때 나왔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국방장관 교체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부정부패 문제도 주요 경질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 CNN은 레즈니코우가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서방의 지원 기반을 강화하려면 EU 가입을 달성해야 하지만 뿌리 깊은 비리 관행이 발목을 잡아 왔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했던 재벌 기업인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까지 2일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잡아들이는 등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정부 전반의 부패 근절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해 왔다.● 후임은 크림반도 소수민족 출신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41·사진)는 대(對)러시아 저항운동의 핵심인 소수민족 크림반도 타타르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타타르인의 귀환이 허용된 뒤 크림반도로 돌아왔다. 타타르인은 13세기 전후부터 크림반도에 정착한 튀르크계 민족으로, 18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 의해 크림한국이 멸망한 뒤 소련의 탄압을 받았다. 우메로우 신임 장관은 통신 기업을 설립한 사업가 출신이다. 타타르인 인권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무스타파 제밀레우(80)의 고문으로 일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2019년 우크라이나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으로 단원제 의회(라다) 의원인 국민대표로 뽑혔다. 이번 전쟁 중에는 러시아와 물밑 교섭을 하는 협상 전문가로 활약하며 고위급 수감자 맞교환과 흑해곡물협정 회담 등에 관여했다. 그는 지난해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국유자산기금의 수장으로 임명돼 부패 의혹이 많았던 기관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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