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구독 61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4-03-31~2024-04-30
국제일반47%
유럽/EU24%
중동6%
칼럼6%
인사일반3%
국제경제3%
환경3%
종합경기3%
국제정세3%
일본2%
  • 젤렌스키, 전쟁중 국방장관 전격 경질…대반격 부진-부패스캔들에 교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550일간 이끌어온 올렉시 레즈니코우(57)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데 따른 혼란과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부정부패 의혹에도 시달려왔는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면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 대반격 부진, 부패 스캔들 속 교체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550일 이상 전면전을 지휘해왔지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며 군대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부 최대 개편(shake-up)”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3개월 전인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오른 레즈니코우는 전면적이 시작되자 서방 국가들을 줄줄이 방문하며 군사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일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반격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반격 방식으로는 전쟁이 장기전을 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 사령관은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를 이길 순 없다. 2025년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NYT는 “국방장관 교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시작 이후 남동부에서 천천히 영토를 회복할 때 나왔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국방장관 교체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부정부패 문제도 주요 경질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 CNN은 레즈니코우가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서방의 지원 기반을 강화하려면 EU 가입을 달성해야 하지만 뿌리 깊은 비리 관행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했던 재벌 기업인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까지 2일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잡아들이는 등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정부 전반의 부패 근절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해왔다. ● 후임 장관은 크림반도 소수민족 출신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자산기금 대표는 대(對)러시아 저항운동의 핵심인 소수민족 크림반도 타타르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옛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타타르인의 귀환이 허용된 뒤 크림반도로 돌아왔다. 타타르인은 13세기 전후부터 크림반도에 정착한 튀르크계 민족으로 18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 크림칸국이 멸망한 뒤 옛 소련의 탄압을 받아야 했다.우메로우 신임 장관은 통신 기업을 설립한 사업가 출신이다. 타타르인 인권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무스타파 제밀레프(79)의 고문으로 일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2019년 우크라이나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으로 단원제 의회(라다) 의원인 국민대표로 뽑혔다. 이번 전쟁 중에는 러시아와 물밑교섭을 하는 협상 전문가로 활약하며 고위급 수감자 맞교환과 흑해곡물협정 회담 등에 관여했다. 그는 지난해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국유자산기금의 수장으로 임명돼 부패 의혹이 많았던 기관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4
    • 좋아요
    • 코멘트
  • 노벨재단 “러 등 3국 노벨상 시상식 초청 철회”

    노벨재단은 올해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청하겠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세 국가 대사들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만 초대된다. 노벨재단은 2일 재단 홈페이지에 “노벨재단 이사회는 지난해처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전처럼 오슬로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가 초대된다”고 밝혔다. 노벨재단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사를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란도 시위대 인권 탄압 등의 이유로 제외했다. 하지만 재단은 1일 “세계가 점점 더 분열돼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 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자유로운 과학·문화·사회의 중요성을 기념하고자 초대 대상을 넓혔다”며 세 국가 대사를 올해 모든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의 발표에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이 “시상식에 세 국가 대사가 초대되면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유 없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러시아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노벨재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재단은 “우리는 노벨상이 상징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최대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옳다고 믿어 이전 관행에 따라 모든 (국가) 대사를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스웨덴이 강하게 반응했다”며 철회 방침을 내놓게 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수상자들은 1896년 수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서거일인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리, 유럽 최초로 전동스쿠터 대여 금지

    1일부터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전동 스쿠터 대여가 완전히 금지됐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전동 스쿠터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고 도로 통행이 불편해지자 시 당국이 올 4월 주민투표로 “대여 금지”를 통과시켰고 이번에 실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리는 전동 스쿠터 대여를 금지한 유럽 최초의 도시가 됐다. 다만 개개인이 소유한 스쿠터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파리는 좁은 도로, 잦은 파업 등으로 교통 체증이 극심해지자 2018년 기업 차원의 전동 스쿠터 대여업을 허가했다. 이후 라임, 티어, 도트 등 대형 기업이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고 약 1만5000대의 대여 스쿠터가 운행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사고가 증가하고 도로 및 인도 등에 무방비로 방치된 스쿠터가 늘어나자 불만 여론이 높아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동 스쿠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4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이 중 상당수는 중환자실에서 최소 15일간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 당국은 4월 스쿠터 대여 허용에 대한 지속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쳤다. 당시 투표에 참가한 시민의 8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때 투표율이 7.5%에 그쳤다는 점 때문에 시민 전체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벨재단, 러-벨라루스-이란 ‘시상식 초대’ 하루만에 철회

    노벨재단은 올해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청하겠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세 국가 대사들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만 초대된다.노벨재단은 2일 재단 홈페이지에 “노벨재단 이사회는 지난해처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전처럼 오슬로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가 초대된다”고 밝혔다. 노벨재단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사를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란도 시위대 인권 탄압 등의 이유로 제외했다. 하지만 재단은 1일 “세계가 점점 더 분열돼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 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자유로운 과학·문화·사회의 중요성을 기념하고자 초대 대상을 넓혔다“며 세 국가 대사를 올해 모든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의 발표에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이 “시상식에 세 국가 대사가 초대되면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 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유 없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러시아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노벨재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러자 재단은 “우리는 노벨상이 상징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최대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옳다고 믿어 이전 관행에 따라 모든 (국가) 대사를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스웨덴이 강하게 반응했다”며 철회 방침을 내놓게 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수상자들은 1896년 수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서거일인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3
    • 좋아요
    • 코멘트
  • 파리, 유럽 최초로 전동스쿠터 대여 전면 금지

    1일부터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전동스쿠터 대여가 완전히 금지됐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전동 스쿠터로 인한 교통 사고가 늘고 도로 통행이 불편해지자 시 당국이 올 4월 주민투표로 “대여 금지”를 통과시켰고 이번에 실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리는 전동 스쿠터 대여를 금지한 유럽 최초의 도시가 됐다. 다만 개개인이 소유한 스쿠터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파리는 좁은 도로, 잦은 파업 등으로 교통체증이 극심해지자 2018년 기업 차원의 전동스쿠터 대여업을 허가했다. 이후 라임, 티어, 도트 등 대형 기업이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고 약 1만5000대의 대여 스쿠터가 운행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사고가 증가하고 도로 및 인도 등에 무방비로 방치된 스쿠터가 늘어나자 불만 여론이 높아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동스쿠터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4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이 중 상당수는 중환자실에서 최소 15일간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시 당국은 4월 스쿠터 대여 허용에 대한 지속 여부를 주민투표를 부쳤다. 당시 투표에 참가한 시민의 8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때 투표율이 7.5%에 그쳤다는 점 때문에 시민 전체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9-03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10월 방중… 시진핑과 7개월만에 회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주요국 방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중국이 최고위급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訪中)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행사와 일정은 적절한 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올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이 된다. 푸틴 대통령 방중은 지난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시 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나 이란을 찾은 것 말고는 해외 순방 길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은 123개 ICC 회원국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기침체 獨 “법인세 4년간 46조원 감면… 성장 촉진”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4년간 320억 유로(약 46조 원)의 법인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감세로 정부 수입이 줄고 이미 높은 수준인 물가가 더 오를 우려가 있지만 부진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는 ‘성장기회법’이란 이름의 감세안 실시를 발표했다. ‘제조업 강국’ 독일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중소기업에 연간 약 70억 유로(약 10조 원)의 세금을 덜어주고, 에너지 절감 투자를 우대해주는 내용 등이 골자다. 숄츠 총리는 이번 법안의 목표를 두고 “성장을 촉진하려는 것”이라며 “독일 경제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법안 실시를 두고 연정 내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이날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규모 감세 실시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독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0.1%)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recession)’로 본다. 올 2분기(4∼6월) 성장률 또한 0%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독일이 주요 선진국 중 올해 유일하게 연간으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감세 정책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상당하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재정 지출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데 감세는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리 올림픽 보안 위해 ‘450년 역사’ 센강 부키니스트 철거 논란[글로벌 현장을 가다]

    《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근처 센 강가에 있는 헌책 노점상 부키니스트(Bouquinistes) 거리. 짙은 초록색 매대가 강변 둑을 따라 줄줄이 설치돼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프랑스계 미국 작가 조너선 리텔의 ‘호의적인 사람들’ 같은 명작들이 누렇게 바래긴 했지만 비닐로 깔끔하게 포장돼 꽂혀 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헌책과 파리 풍경을 담은 포스터나 엽서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만난 인도인 여성 관광객은 “이곳에 오니 파리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된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한껏 들뜬 분위기지만 이들을 맞는 부키니스트들 속내는 복잡했다. 경찰 당국이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7월 26일∼8월 11일)에 일시적으로 매대 철거를 명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지식인들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부키니스트 철거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부키니스트는 4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상징이기 때문이다.》 당국 “테러 방지 위해 불가피” 부키니스트는 파리 센강 좌안(左岸) 퐁마리에서 루브르박물관 건너편까지 이어진다. 부키니스트란 말은 헌책이란 뜻인 ‘부캥(bouquin)’에서 유래했다. 16세기 센강 둑에 처음 등장해 군주제를 반대하고 시민 의식을 고취하는 서적들을 전파하는 창구가 됐다. 하지만 절대왕정이 이들을 탄압하며 1649년 운영이 금지됐다. 이후 귀족과 성직자 전유물이던 서적이 대중화되며 부키니스트도 다시 명맥을 잇게 됐다. 1762년에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번성하게 된 부키니스트는 1859년 드디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됐다. 1991년 센 강변 약 3km에 늘어선 부키니스트 900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키니스트에 프랑스 경찰 당국이 일시 철거 명령을 내린 까닭은 올림픽 개막식이 여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주경기장 밖인 센강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각국 선수단이 센강에서 배를 타고 입장하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파리 경찰은 부키니스트 매대에 테러리스트가 폭탄이나 무기를 숨길 확률이 낮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키니스트들은 개막식 때 문을 닫는 정도는 협조할 수 있지만 아예 매대를 들어내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전체 부키니스트 88%인 200명이 당국 퇴거 요청에 반발하고 있다. 제롬 칼레 부키니스트협회장은 “우리는 파리의 주요 상징이고 450년간 센강에 자리하고 있었다”며 “우리를 사라지게 하는 건 에펠탑이나 노트르담 대성당을 해체하는 것만큼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일간 르몽드에 밝혔다.“철거 15일간 생계 막막” 현장에서 만난 부키니스트들은 당국 방침대로 올림픽 기간 15일 동안 문을 닫으면 생계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생 미셸 둑 부근 부키니스트에서 6년째 일하는 브누아르 솔태니 씨는 기자에게 “15일간 돈을 벌 수 없는데 정부는 철거하라고 하니 너무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매대용 박스가 손상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2년째 부키니스트를 하는 필리프 뒤센 씨는 “헌책이 진열된 상자는 매우 약해서 한번 뜯어내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경찰 당국이 우리를 철거시킬 게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레 협회장은 퇴거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된다고도 했다. 부키니스트협회는 철거할 경우 전체 매대의 59%에 해당하는 박스 약 570개가 파손될 것으로 추정했다. 파손된 박스를 수리하고 개조하는 데만 150만 유로(약 21억5400만 원)가 들 것이라고 추산한다. 지식인 사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에드가르 모랭과 역사학자 모나 오주프 등 프랑스 지식인 40여 명은 9일 르몽드 기고를 통해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대중문화유산을 보존하기는커녕 소중히 여기는 경향도 거의 없다”며 “진정한 가치를 충분히 숙고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의 부키니스트 철거 방침을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파리시는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부키니스트 매대 철거 및 재설치 비용은 물론이고 잠재적 파손 비용도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센 강변에서 밀려나는 부키니스트들이 올림픽 기간 관광객을 맞을 수 있는 ‘서점 마을’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노숙인 퇴거 방침도 논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부키니스트들과 함께 도심 노숙인들도 퇴거 요구를 받고 있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 개막 전에 이 노숙인들을 파리 밖으로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3월부터 프랑스 전역에 노숙인 임시 수용 시설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 숙박난이 예상돼 지금처럼 노숙인에게 저렴한 호텔을 임시 숙소로 제공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올리비에 클라인 주택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노숙인을 받을 수 있는 호텔 수용 능력이 3000∼4000곳 줄어들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비할 의무가 있다. 긴급 숙박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방 숙박 공간을 제공하려 한다”고 노숙인 이주 방침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위주의적 정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아드리앙 클루에 의원은 “프랑스 정부가 2024년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광객들 눈에 띄지 않도록 노숙인을 강제로 숨기는 권위주의 정권 방식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에서도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인구 1만8000명인 프랑스 북서부 소도시 브뤼의 필리프 살몽 시장은 다음 달부터 2024년 말까지 3주마다 노숙인 50명을 수용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살몽 시장은 “우리 시는 이미 과포화 상태”라고 강조했다. 노숙인이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떠밀리면서 인권 문제가 불거질 조짐도 보인다. 살몽 시장은 파리 노숙인이 이주할 땅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노숙인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조건을 갖춘 다음 (주택이) 제공돼야 하는데 (해당 지역은) 중금속과 휘발유로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주거 및 빈곤 관련 비영리단체 아베피에르재단은 파리 노숙인 퇴거 정책에 대해 “투명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며 “이주가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숙인 이주 문제는 과거 여러 올림픽 때도 해당 국가의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 정부는 베이징 노숙인을 고향으로 돌려보냈고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에는 노숙인이 한밤중에 도심 관광지에서 쫓겨났다고 AFP는 전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 10월 중국서 시진핑 만날 듯…ICC 체포영장 발부 뒤 첫 해외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주요국 순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중국이 최고위급을 포함한 각급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訪中)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행사와 일정은 적절한 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올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이 된다. 푸틴 대통령 방중은 지난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시 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 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3월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군사 분야 협력이 논의될지 주목된다.푸틴 대통령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나 이란을 찾은 것 말고는 해외 순방 길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은 123개 ICC 회원국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30
    • 좋아요
    • 코멘트
  • 기초학력 추락 佛 “읽기-쓰기-수학 강화”… 교육개혁 시동

    프랑스가 학력 수준 하락과 심각해진 계층별 학력 양극화를 막기 위해 프랑스어 읽기, 쓰기 및 수학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교육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학교 시험 체계도 개편해 고급 프랑스어 시험 ‘킬러 지문’은 20개에서 16개로 줄이기로 했다. 28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34)은 이날 다음 달 새 학기를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개혁안(案) ‘지식의 충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어 교육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 읽기 시간이 늘어난다.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 2년생은 긴 지문을 읽으며 읽기 능력을 강화하게 된다. 초등 3학년생은 쓰기 교육을 위해 매주 최소 작문 1건을 써야 한다. 정부는 유치원 교육도 강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유치원 교사 37만 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국가 시험도 개편된다. 고등학교 프랑스어 시험에서 그동안 너무 어려워 학생이 풀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은 일종의 ‘킬러 지문’이 20개에서 16개로 줄어든다. 2018년 도입된 뒤 형식을 두고 논란이 많은 구술시험도 수정된다. 주로 고교 정규 과정에서 배운 내용이 시험에 더 많이 출제될 예정이다. 프랑스는 창의성 교육에 치중하는 북유럽 국가들과 달리 전통적으로 읽기, 수학 등 기초 학문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기초 학력이 하락하자 위기감이 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5∼2018년 프랑스 학생 학력 수준은 교육 과정으로 1년가량 뒤처졌다. 르몽드는 “프랑스는 최상위권 학생과 최하위권 학생 학력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이 특징적인데 이는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르도 대학살’…佛농부들이 와인을 버리는 이유[조은아의 유로노믹스]

    프랑스에서 ‘보르도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단 소식이 들린다. 오랜만에 다시 테러가 터진 것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이번 대학살은 ‘피’가 아니라 ‘와인’으로 흥건한 대학살이다. 프랑스의 자존심인 포도와 와인들이 혹독하게 수난을 당하고 있다.유명 와인 산지인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잘 자란 포도나무가 뽑히고, 깊이 숙성된 와인들이 폐기되고 있다. 포도 수확 시기인 8월 말을 맞아 풍성한 뉴스가 아닌 흉흉한 소식이 들리는 건 왜일까.●수영장 100개에 채울 와인 버려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가 와인 약 6600만 갤런을 폐기할 예정이라고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프랑스 농업부는 이렇게 와인을 버리는 데 보조금 2억 유로(약 2870억 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초기 보조금으로만 1억6000만 유로(약 2294억 원)가 먼저 풀린다. 이 비용은 와인 생산 농가들이 와인을 버리고 포도밭을 철거하는 데도 쓰이지만, 판매하지 못한 와인을 향수나 손 소독제용 알코올 등으로 바꾸는 데도 지원된다. 프랑스의 자존심인 와인이 어쩌다 이렇게 홀대를 받게 됐을까. 생산 비용은 상승했는데 판매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농가들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에너지 가격, 유리병 등 자재 가격, 임금 등이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프랑스 방송 BFM TV에 따르면 특히 유리병 가격은 지난해 40~60% 뛴 데 이어 올해도 20~4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와인 가격은 그만큼 많이 오르지 못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월간 와인 생산자 물가 지수는 올해 6월 110.9로 전년 동기(117.8)에 비해 약 6% 하락했다. 프랑스 남부의 와인 산지인 AOC 랑그독의 노동조합 기술 이사인 장 필립 그라니에 씨는 AFP통신에 “우리는 와인을 너무 많이 생산하는 반면 판매 가격은 원가보다 낮아 돈을 잃고 있다”고 했다.그렇다 보니 와인 농가들은 와인 가격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랑스 아페리티프 와인 연맹, 증류주 연맹, 와인 하우스 및 브랜드 연합 등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와인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선언했다.●佛 마트서 와인, 맥주에 첫 역전 전망와인 가격이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워낙 주류 소비가 줄어든 데다 기후변화로 비교적 청량감이 더 강한 맥주가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지 조사 결과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맥주 판매량이 올해 처음 와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소비자 설문에선 이미 젊은층을 중심으로 맥주가 선호 주류 1위를 점하고 있다.특히 와인 가운데서도 레드 와인 소비 감소가 두드러진다. 미디어 기업 RTL 조사에 따르면 레드 와인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18~35세 젊은층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레드 와인은 화이트 또는 로제 와인에 비해 더운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여기에 와인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봉쇄 조치 등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와인 매출에 타격이 생겼다.최근 극심한 폭염 때문에 프랑스 등 유럽 지역 와인의 맛이 예전만 못한 점도 와인 판매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은 최근 ‘디켄터 세계 와인 대회’에선 최고상이 호주 와인에 돌아갔고, ‘베스트 인 쇼’ 라벨을 획득한 와인 50병 중 10병이 호주산이었음을 소개하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와인이 받은 평가와 대비하기도 했다.●“변하는 와인 맛 살리자”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 당국도 와인 맛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보르도 와인은 포도 성분이 변해 알코올 중독성과 씁쓸하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 비율이 너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가 지금처럼 극심해지면 우리가 알던 보르도 와인의 맛을 영영 잃을 수 있는 일이다.폴리티코에 따르면 당국은 결국 최근 보르도 와인 생산자들이 보르도 포도 외에 새로운 품종을 같이 곁들여 변한 와인의 맛을 조정할 수 있게 허용했다. 물론 당국의 엄격한 점검을 거쳐야 한다. 와인 농가들은 달라진 시대에 맞게 프리미엄 와인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체적인 와인 소비는 줄었지만 프리미엄 와인은 여전히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더워진 여름 탓에 레드 와인에 비해 인기가 높아진 로제 와인의 경우 고급화가 두드러진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페르노리카 등 대기업들은 각각 ‘위스퍼링 앤젤’, ‘생트 마르게리트 엉 프로방스’란 프리미엄 로제 와인 브랜드를 일찍이 인수하거나 일부 투자해 판매하고 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9
    • 좋아요
    • 코멘트
  • “걸그룹 몰락한 英, K팝 걸그룹이 빈자리 채워”

    세계적 걸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나라 영국에서 K팝 걸그룹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 또한 9월 한 달간 트와이스, 에스파, 있지(ITZY), 여자아이들 등 K팝 걸그룹이 9월에 줄줄이 런던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K팝 소비자의 90%가 해외에 있다는 점도 집중 부각했다. 가디언은 27일(현지 시간) ‘K팝 걸그룹이 영국을 정복한다’는 기사에서 7월 블랙핑크의 공연에 이어 9월에만 4개 팀이 런던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소개했다. 트와이스, 에스파, 있지, 여자아이들은 모두 9월에 런던에서 공연하기로 했다. 앞서 블랙핑크는 유명 음악축제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 한국 가수 최초로 ‘간판 출연자(헤드라이너)’로 참여했다. 이 외에 또 다른 걸그룹 마마무의 공연 실황은 이달 영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피프티피프티, 뉴진스의 노래 또한 영국 차트에 진입했다. 가디언은 영국에서 한국 걸그룹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두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섬세하고 조율된 성공 공식을 통해 영국 걸그룹의 빈자리를 채웠다고 분석했다. 또 K팝 소비자의 90%가량을 수익성 높은 해외 팬이 차지하고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팬은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녀시대, 레드벨벳 등의 히트곡을 작곡한 클레어 로드리게스 리는 “음악은 귀에 쏙 들어오고 패션 스타일링은 적절하고 안무는 훌륭하며 무대 연출은 섬세하다”며 “K팝 걸그룹 노래엔 진짜 여성스러운 에너지가 있고, 마치 ‘우리 무리로 와’라고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K팝 관련 기업이 상업적 성공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바람에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팝 그룹의 오래된 팬이라고 밝힌 ‘키탄 M’은 “음악이 종종 반복적이고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공립학교서 이슬람 의상 ‘아바야’ 금지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 ‘히잡’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온 프랑스가 이번엔 공립학교에서의 ‘아바야’(일부 이슬람교도 여성이 입는 헐렁한 전신 의상) 착용을 금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34세 가브리엘 아탈 신임 교육장관이 이 결정을 주도했다. 우파는 환영했지만 좌파는 표현 및 종교의 자유가 억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아탈 장관은 27일 TF1 방송 인터뷰에서 “공립학교 학생은 아바야를 입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실에 들어섰을 때 특정 학생을 보는 것만으로 그의 종교를 알 수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학교에서 아바야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달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제시하기로 했다. 히잡은 머리를 감싸면서 가슴까지 가리는 두건을 의미한다. 부르카는 눈 부분까지 망사로 가린 옷이다. 아바야는 얼굴과 손발을 제외하고 온몸을 가리는 망토가 대부분이다. 프랑스가 히잡, 부르카, 아바야 착용 등을 금하는 이유는 ‘라이시테’(세속주의)와 관련이 있다. 1958년 개정된 헌법 1조가 규정한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뜻한다. 사적 영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종교적 색채를 띠는 일을 금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아바야 착용 금지를 두고 우파와 좌파 간 논쟁이 이어져 왔다. 우파 정당은 라이시테 원칙을 내세우며 이슬람 전통 복장의 착용 금지를 지지했다. 좌파는 이슬람 여성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2021년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탈레반은 최근 일부 여성이 국립공원 내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의 국립공원 출입을 금지했다. 27일 BBC방송에 따르면 무함마드 하나피 선악(善惡)부 장관 대행은 “공원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출입을 금지하라”고 성직자들과 보안기관에 요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공립학교서 이슬람 전통의상 ‘아바야’ 착용 금지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 ‘히잡’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온 프랑스가 이번엔 공립학교에서의 ‘아바야(일부 이슬람교도 여성이 입는 헐렁한 전신 의상)’ 착용을 금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34세 가브리엘 아탈 신임 교육장관이 이 결정을 주도했다. 우파는 환영했지만 좌파는 표현 및 종교의 자유가 억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아탈 장관은 27일 ‘TF1’ 방송 인터뷰에서 “공립학교 학생은 ‘아바야’를 입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실에 들어섰을 때 특정 학생을 보는 것만으로 그의 종교를 알 수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학교에서 아바야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달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제시하기로 했다.‘히잡’은 머리를 감싸면서 가슴까지 가리는 두건을 의미한다. ‘부르카’는 눈 부분까지 망사로 가린 옷이다. ‘아바야’는 얼굴과 손발을 제외하고 온몸을 가리는 망토가 대부분이다.프랑스가 히잡, 부르카, 아바야 착용 등을 금하는 이유는 ‘라이시테(세속주의)’와 관련이 있다. 1958년 개정된 헌법 1조가 규정한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뜻한다. 사적 영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종교적 색채를 띠는 일을 금한다는 의미다.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아바야 착용 금지를 두고 우파와 좌파 간의 논쟁이 이어져 왔다. 우파 정당은 라이시테 원칙을 내세우며 이슬람 전통 복장의 착용 금지를 지지했다. 좌파는 이슬람여성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지난해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탈레반은 최근 일부 여성이 국립공원 내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의 국립공원 출입을 금지했다. 27일 BBC방송에 따르면 모하마드 하나피 선악(善惡)부 장관 대행은 “공원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출입을 금지하라”고 성직자들과 보안기관에 요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8
    • 좋아요
    • 코멘트
  • “K팝 걸그룹, 영국을 정복한다”… 트와이스-에스파 등 4개팀 내달 런던서 공연

    세계적 걸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나라 영국에서 K팝 걸그룹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 또한 9월 한 달간 트와이스, 에스파, 있지(ITZY), 여자아이들 등 K팝 걸그룹이 9월에 줄줄이 런던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K팝 소비자의 90%가 해외에 있다는 점도 집중 부각했다.가디언은 27일(현지 시간) ‘K팝 걸그룹이 영국을 정복한다’는 기사에서 7월 블랙핑크의 공연에 이어 9월에만 4개팀이 런던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소개했다. 트와이스, 에스파, 있지, 여자아이들은 모두 9월에 런던에서 공연하기로 했다. 앞서 블랙핑크는 유명 음악축제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 한국 가수 최초로 ‘간판 출연자(헤드라이너)’로 참여했다. 이 외 또 다른 걸그룹 마마무의 공연은 이달 영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피프티피프티, 뉴진스의 노래 또한 영국 차트에 진입했다.가디언은 영국에서 한국 걸그룹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두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섬세하고 조율된 성공 공식을 통해 영국 걸그룹의 빈자리를 채웠다고 분석했다. 또 K팝 소비자의 수익성 높은 90%가량을 해외 팬이 차지하고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팬은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녀시대, 레드벨벳 등의 히트곡을 작곡한 클레어 로드리게스 리는 “음악은 귀에 쏙 들어오고 패션 스타일링은 적절하고 안무는 훌륭하며 무대 연출은 세심하다”며 “K팝 걸그룹 노래엔 진짜 여성스러운 에너지가 있고, 마치 ‘우리 무리로 와’라고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다만 일각에서는 K팝 관련 기업이 상업적 성공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바람에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팝 그룹의 오래된 팬이라고 밝힌 ‘키탄 M’은 “음악이 종종 반복적이고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8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프리고진, 유능했지만 심각한 실수”… 美당국 “전용기내 폭발 통한 암살 가능성”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침묵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에 대해 “유능한 사업가였지만 심각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숨진 지 약 24시간 만이다. 미국은 비행기 추락 원인으로 기내 폭발을 유력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TV로 방영된 연설을 통해 비행기 추락으로 숨진 10명과 관련해 “유족들에게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탑승객 중에 “바그너그룹 직원들”이 타고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신(新)나치 정권과의 싸움에서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이라고 칭송했다. 이어 프리고진과는 1990년대 초반부터 알고 지냈다며 그를 “복잡한(complicated) 삶을 산 사람”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는 살면서 중대한 실수들을 했지만 그 자신을 위해서, 또 내가 요구할 때는 지난 몇 달간 (우크라이나에서 한 것처럼) 국가를 위해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사고 관련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형 동사를 썼지만 그가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연설 내용을 보도하면서 홈페이지에 엄숙한 표정의 푸틴 대통령 사진을 실었다. 2개월 전 프리고진 무장 반란 당시에는 분노한 표정의 사진이 실린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애도 분위기와 달리 푸틴 대통령은 전날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추락할 무렵 ‘쿠르스크 전투’ 80주년 기념식 연설 중 ‘조국에 대한 군인의 헌신’을 강조하면서는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겨우 억눌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기내 폭발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정보기관 예비 조사 결과 프리고진이 비행기 내부 폭발을 통해 암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추락 직전 급격하게 수직 낙하했고 파편이 반경 2km까지 퍼져 있는 것으로 볼 때 기기 고장보다는 폭발이 더 유력하다고 판단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암살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영국 BBC에 “크렘린궁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란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 “프리고진, 유능했지만 심각한 실수”… 美 “전용기내 폭발 통한 암살 가능성”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침묵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에 대해 “유능한 사업가였지만 심각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숨진 지 약 24시간 만이다. 미국은 비행기 추락 원인으로 기내 폭발을 유력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TV로 방영된 연설을 통해 비행기 추락으로 숨진 10명과 관련해 “유족들에게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탑승객 중에 “바그너그룹 직원들”이 타고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신(新)나치 정권과의 싸움에서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이라고 칭송했다. 이어 프리고진과는 1990년대 초반부터 알고 지냈다며 그를 “복잡한(complicated) 삶을 산 사람”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는 살면서 중대한 실수들을 했지만 그 자신을 위해서, 또 내가 요구할 때는 지난 몇 달간 (우크라이나에서 한 것처럼) 국가를 위해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사고 관련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형 동사를 썼지만 그가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연설 내용을 보도하면서 홈페이지에 엄숙한 표정의 푸틴 대통령 사진을 실었다. 2개월 전 프리고진 무장 반란 당시에는 분노한 표정의 사진이 실린 바 있다.그러나 이 같은 애도 분위기와 달리 푸틴 대통령은 전날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추락할 무렵 ‘쿠르스크 전투’ 80주년 기념식 연설 중 ‘조국에 대한 군인의 헌신’을 강조하면서는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겨우 억눌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미국 정부는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기내 폭발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정보기관 예비 조사 결과 프리고진이 비행기 내부 폭발을 통해 암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다만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추락 직전 급격하게 수직 낙하했고 파편이 반경 2km까지 퍼져 있는 것으로 볼 때 기기 고장보다는 폭발이 더 유력하다고 판단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암살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영국 BBC에 “크렘린궁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란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5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에 반란’ 프리고진,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향한 무장반란 꼭 두 달 만인 23일(현지 시간) 의문의 비행기 추락으로 숨졌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누적된 정규군과의 갈등으로 6월 23일 반란을 일으켰다. 푸틴 체제에 반기를 든 인물이 줄줄이 죽음을 맞은 상황이 재연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를 출발해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오후 6시경 트베리주 쿠젠키노 들판에 추락했다. 당국은 프리고진, 바그너그룹의 공동 창업자 드미트리 웃킨 등 탑승자 10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놀랍지도 않다”며 푸틴 정권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프리고진 전용기, 30초만에 2.4km 추락… “격추” “기체결함” 난무 WSJ “격추라면 공개 처형한 것”“사망자는 대역… 살아있다” 소문도바이든 “탈것 조심하라 했지 않나”푸틴이 추락 배후 가능성 시사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에 따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사망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있을 것이란 관측은 지배적이나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프리고진의 전용 비행기를 추락시켰는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방공망 혹은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격추, 기체 결함, 조종사 과실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확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프리고진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어디엔가 살아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이 사망 소식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 또한 각종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주요 국영 언론은 프리고진이 숨진 23일(현지 시간) 저녁 뉴스에서 사망 사실을 약 30초 분량으로 짧게 전했다.● 반란 실패 두 달 만에 의문의 죽음 프리고진의 인생은 그의 죽음만큼 극적이다. 1961년 푸틴의 고향이기도 한 러시아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1981년 강도, 폭행 등으로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1990년 출소했다. 1995년부터 요식업에 진출했고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푸틴과의 친분을 통해 각종 정부 계약을 속속 따냈다. 2000년 푸틴의 집권 후 크렘린궁 연회에 음식을 제공했고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2014년 프리고진은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이며 히틀러 추종자로 유명한 드미트리 웃킨 등과 바그너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분쟁국에서 현지의 독재 정권을 도우며 광물 채굴 등 이권 사업을 따냈다. 이 돈이 푸틴의 통치 자금으로도 쓰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부차 등에서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다.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의 점령에도 앞장섰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자 정규군과의 갈등이 고조됐다. 결국 올 6월 23일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를 200km 앞둔 지점까지 800km를 진격해 푸틴 대통령에게 집권 후 최대 굴욕을 선사했다. 하루 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를 응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두 달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벨라루스, 아프리카 사막지대 등을 자유롭게 오갔으나 결국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비행기 추락 원인은 오리무중 항공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운항 고도인 8.5km(약 2만8000피트)에서 약 30초 만에 2.4km(약 8000피트) 이상 추락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는 이 비행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고 전했다. 추락 직후 친(親)바그너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러시아군 방공망에 의해 비행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또한 “푸틴 대통령이 군 사령부에 비행기를 격추하라고 명령했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의 격추가 사실이면 일종의 ‘공개 처형’이라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느냐”며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전체의 물자 부족이 심화한 만큼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항공기를 만든 브라질 엠브라에르는 “2019년부터 이 비행기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안전규칙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종종 대역을 썼고 여권도 여러 개라며 신원 확인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2019년 추락한 한 군용기의 승객 명단에도 이름이 있었지만 얼마 뒤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독극물 홍차… 병원서 추락… 푸틴 정적 잔혹사

    비행기 추락으로 숨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마찬가지로 석연찮은 죽음을 맞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은 부지기수다. 독극물, 총격, 추락, 의문사 등 사망 이유도 다양하다. 푸틴 정권이 ‘죽음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무자비한 말을 남겼으며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한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정적 숙청을 모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2006년 영국 런던의 호텔에서 홍차를 마시고 숨졌다. 이 홍차에는 청산가리보다 약 25만 배 독성이 강한 방사성물질 ‘폴로늄 210’이 녹아 있었다. 푸틴 정권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합병 시도 등에 비판적이었던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는 2015년 모스크바 도심에서 괴한 총격으로 숨졌다. 앞서 푸틴 정권의 체첸 탄압을 비판한 언론인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2006년 같은 방식으로 사망했다. 푸틴 정권의 ‘신흥 재벌(올리가르히)’ 숙청으로 해외 도피한 미디어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2013년 런던 부촌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은 지난해 9월 모스크바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줄곧 비판했다.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한 암살 시도 또한 빈번했다. 2020년 8월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시베리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노비촉에 중독됐다.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2018년 러시아와 영국의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도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노비촉에 중독됐다 겨우 깨어났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프리고진 전용기, 30초만에 2.4km 추락… “격추” “기체 결함” 난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에 따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사망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있을 것이란 관측은 지배적이나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프리고진의 전용 비행기를 추락시켰는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방공망 혹은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격추, 기체 결함, 조종사 과실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확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프리고진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어디선가 살아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이 사망 소식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 또한 각종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주요 국영 언론은 프리고진이 숨진 23일(현지 시간) 저녁 뉴스에서 사망 사실을 약 30초 분량으로 짧게 전했다.● 반란 실패 두 달 만에 의문의 죽음프리고진의 인생은 그의 죽음만큼 극적이다. 1961년 푸틴의 고향이기도 한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고 1981년 강도, 폭행 등으로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1990년 출소했다. 1995년부터 요식업에 진출했고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푸틴과의 친분을 통해 각종 정부 계약을 속속 따냈다. 2000년 푸틴의 집권 후 크렘린궁 연회에 음식을 제공했고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2014년 프리고진은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이며 히틀러 추종자로 유명한 드미트리 웃킨 등과 바그너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분쟁국에서 현지의 독재 정권을 도우며 광물 채굴 등 이권 사업을 따냈다. 이 돈이 푸틴의 통치 자금으로도 쓰였다는 것이 정설이다.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부차 등에서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다.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의 점령에도 앞장섰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자 정규군과의 갈등이 고조됐다. 결국 올 6월 23일 남부 로스토프나도두에서 모스크바를 200km 앞둔 지점까지 800km를 진격해 푸틴 대통령에게 집권 후 최대 굴욕을 선사했다. 하루 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를 응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두 달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벨라루스, 아프리카 사막지대 등을 자유롭게 오갔으나 결국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비행기 추락 원인은 오리무중 항공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운항 고도인 8.5㎞(약 2만8000피트)에서 약 30초만에 2.4㎞(약 8000피트) 이상 추락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는 이 비행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고 전했다. 추락 직후 친(親)바그너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_존’은 “러시아군 방공망에 의해 비행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또한 “푸틴 대통령이 군 사령부에게 비행기를 격추하라고 명령했을 가능성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의 격추가 사실이면 일종의 ‘공개 처형’이라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 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느냐”며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전체의 물자 부족이 심화한 만큼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항공기를 만든 브라질 엠브라에르는 “2019년부터 이 비행기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안전규칙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종종 대역을 썼고 여권도 여러 개라며 신원 확인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2019년 추락한 한 군용기의 승객 명단에도 이름이 있었지만 얼마 뒤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8-24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