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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진 부산에서 15일 처음으로 휴업이 실시됐다. 부산은 전날 슈퍼 전파자 가능성이 제기된 143번 환자(31)가 발생한 데 이어 첫 확진환자(81번·61)가 숨지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휴업하는 학교의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부터 유치원 29곳, 초등학교 11곳, 중학교 5곳 등 45곳이 사흘 이상의 휴업에 들어갔다. 대부분 학교가 143번 환자가 거쳐 간 병원 4곳이 있는 수영구에 집중됐고, 인접한 남구와 해운대구의 일부 학교도 포함됐다. 시 교육청은 “현재 학생 중 자가 격리 대상자는 6명, 교사는 2명”이라고 밝혔다. 휴업 학교 중에는 전날 긴급하게 휴업을 결정한 곳이 많았다. 수영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143번 환자가 입원했던 좋은강안병원 등 4곳의 병원을 다녀간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에 많은 편이어서 상당수 학부모가 휴업에 동의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휴업을 결정한 광안초 허동길 교장은 “학내에도 격리 대상자가 3명이나 되는 상황이라 일단 5일간의 휴업에 대부분의 구성원이 동의했다”며 “어린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외부에서 느끼는 것보다 메르스에 대한 학교의 두려움은 훨씬 큰 상태”라고 전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주 후반 3000곳에 육박했던 휴업 학교가 이날 475곳으로 급감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내려졌던 일괄휴업령이 12일을 끝으로 해제되면서 15일 대부분 학교가 수업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휴업 학교가 가장 많았던 경기도도 전체 학교의 5.4%인 244곳을 제외하고 모두 휴업을 종료했다. 일괄휴업이 끝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유치원 및 초등학교 가운데 15일 자율적으로 휴업을 연장한 곳은 없었다. 가장 먼저 휴업에 돌입했던 강남구 대치초는 이날 오전 학교보안관과 학부모 두 명이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모두 마스크를 쓰라고 지시했다. 건물 현관에서는 교사들이 전자식 체온계로 일일이 발열검사를 했다. 대치초에서 800m 정도 떨어진 대곡초 교문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발염 검사가 이뤄졌다. 자녀를 바래다 준 부모들은 “쉬는 시간마다 세정제로 손을 닦으라”고 신신당부하며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가도 한동안 교문 앞을 떠나지 않았다. 반면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112곳이 자율적으로 휴업을 연장했다. 학생 1명과 교사 1명이 자가 격리 중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는 19일까지 휴업한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이은택·임현석 기자}
메르스의 학교 감염을 막기 위해 교육당국이 전국 모든 학교에서 방역작업과 발열검사를 의무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3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주재하는 메르스 확산 방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서울, 경기, 광주, 경북, 경남도교육감도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의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황 부총리는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도 만나 교원단체 차원의 협조도 구했다. 우선 교육부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모든 유치원, 초중고교에 긴급 방역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주 서울 등 지역에 내려졌던 휴업령이 끝나고 이번 주부터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혹시 모를 학교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또 등교하는 학생과 모든 교직원들은 매일 의무적으로 발열검사를 받게 된다. 수업을 재개하는 학교도 교내 메르스 대책반은 계속 운영되고, 학교 주변의 학원이나 PC방 등 학생 집중 시설에도 손 세정제 비치 등 협조강화를 요청할 방침이다. 황 장관은 원래 이날 각 교육청에 학교 휴업 자제를 요청할 예정이었으나 확산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각 교육청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교부한 메르스 재해대책비를 교육감 재량으로 사용토록 하고,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가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많은 불편을 끼치고 있다. 매년 이맘때 대입 수시모집 설명회를 열었던 입시 전문 기관들이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줄줄이 설명회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2학기가 시작되면 각 대학이 원서접수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입시 정보를 접할 통로가 줄어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학생부 종합전형)의 특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과 면접을 없앤 대학이 늘었다는 점이다. 중앙대, 서강대는 면접을 없앤 서류 평가로 바뀌었으며, 성균관대(성균인재전형)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앴다. 단, 의예과 등 일부 최상위권 학과에는 수능 최저학력을 남겨 둔 곳도 있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모집 요강과 입시 업체의 분석을 통해 2학기 수시모집 준비 요령, 주의점을 살펴봤다.○ ‘수시 납치’ 가능성 주의 실력보다 하향 지원한 수시에서 합격해 수능 고득점을 받고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시 합격 대학에 가야 하는, 이른바 ‘수시 납치’ 사태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수능처럼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쉬운 ‘물 수능’ 사태가 벌어지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만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수시모집은 일단 합격하면 등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수험생이 등록을 포기하려면 면접단계에서 불참하는 방법밖에 없다. 주의해서 살필 것은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과, 면접을 수능 이전에 치르는 대학들이다.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수시모집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면접 불참을 통해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시 납치의 가능성이 크다. 수능 이전에 면접을 치르는 대학도 수험생이 수능 점수를 알기 전이기 때문에 수시 납치 가능성이 있다.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일부 대학은 수능 성적 통지일 이후에 합격자를 발표하는데, 그 전에 대학들은 지원자의 수능 표준점수, 백분위를 모두 열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시에 지원한 학생들의 수능 성적을 대학들이 열람한 후 이를 고려해 수능 성적이 높은 합격자를 ‘수시 합격’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상위권 학과에 합격할 수 있는 수능 점수를 받은 학생을 그보다 하위권 대학들이 수시 합격으로 처리하면 수험생은 어쩔 수 없이 등록하든가, 재수를 할 수밖에 없다.○ 상위권은 논술 대비해야 많은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논술 전형을 줄이고 있는 추세지만 서울의 상위권 사립대는 여전히 논술을 고수하고 있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으로는 고려대(1110명), 연세대(683명), 성균관대(1363명), 서강대(501명) 등이 있다. 고려대 인문계열은 총 두 문항을 출제하는데 수리논술 한 문항이 포함된다. 자연계열은 수학이 필수고, 과학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하나를 선택해 치른다. 연세대는 인문 및 사회계열이 인문 사회 교과목 통합 형식으로 치러진다. 3, 4개의 제시문이 나오며 그 가운데는 수리나 통계자료, 과학 관련 자료도 나올 수 있다. 자연계열은 수학 한 문제와 과학에서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중 한 문제를 선택해 치른다. 종로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1주일에 반나절 정도를 수시 논술 준비에 투자한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며 “수능이 임박하면 수능 대비에 전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대는 지역 인재 선발 늘어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는 지역 인재 전형이 늘었다. 15개 대학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229명을 선발하고, 8개 대학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142명을 선발한다. 각 대학은 면접, 최저학력 적용 등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과학고 출신이 유리한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제대의 특기자 전형은 최저학력 기준이 없고 면접이 있다.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12곳(222명)이 있는데 대체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편이고 수리논술뿐만 아니라 과학, 의료 등의 문제가 출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원하려는 학교에 대해 사전에 세심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국 20개 과학고의 2016학년도 모집요강이 발표됐다. 8월 4일 충북과학고가 가장 먼저 접수를 시작하고, 서울지역은 8월 10일부터 시작된다. 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 72명이 줄어든 1626명이다. 대체로 지난해와 전형요소가 같지만 서울지역은 면접 방식이 달라졌다. 수학이나 과학 어느 특정 과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각 과목을 넘나드는 융합형 문제가 출제된다. 수험생은 바뀐 면접 방식과 예상 출제 문제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과학고 면접은 보통 면접관 2, 3명이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개별면접 형식으로, 지원자당 15∼20분 진행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창의성이나 문제 해결력을 파악하기 위해 수학에서는 ‘격자점을 활용한 선’이나 도형 관련 문제들이 자주 출제됐다. 과학에서는 자연환경이나 주변 일상에서 과학원리를 설명하는 문제가 많았다. 올해 서울지역 과학고는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과학고 자기주도 학습 전형 매뉴얼’을 토대로 2단계 면접 문항을 출제한다. 과거와는 달라진 출제 유형으로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 수학 영역을 구분하는 문항이나 면접평가를 금지하고 과학과 수학에 대한 창의성, 잠재력, 자기주도학습 역량,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융합형 문항이 출제된다. 융합형 문제의 예시 문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과거 출제 문항에 비추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양 쓰레기 청소 업체 오션클린업의 대표 보얀 슬랫은 16세에 다이빙을 하면서 바다 쓰레기를 왜 아무도 치우지 않을까 의문을 가졌다. 그는 해류의 순환에 따라 쓰레기가 모이는 곳에 자신이 개발한 수거 장치를 설치하는 해결 방안을 발표했다. 수험생이 생각하기에 지구를 더럽히는 심각한 오염원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 식의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지원자가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또 과학과 수학적 사고를 융합해 얼마나 창의성 있는 답변을 하고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수학적 과학적 사안에 대해 지원자 자신이 독창적인 견해와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탐구활동 기록을 활용한 개별 문항의 비중도 커진다. 탐구활동을 통해 얻은 단편적 지식보다 탐구 동기와 진행 과정의 이해, 각 탐구 과정의 필요성, 탐구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접목할 수 있는 과학 분야 등을 물어볼 수도 있다. 과학과 수학을 분리해서 출제하지 않기 때문에 두 과목의 지식을 서로 연관 짓고 논리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답변 준비 장소를 별도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은 빠른 판단력이 필요하다. 입시업체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의 허철 연구원은 “과학고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은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올해 서울지역 과학고는 면접 문항이 통합형으로 새롭게 출제되면서 사교육으로 준비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늘 주변 생활을 과학 및 수학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기르고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휴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교육부가 휴업 기준 및 수업일수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강남, 서초 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일괄 휴업 기간을 12일까지 이틀 연장했다. 교육부는 10일 일선 학교에 ‘휴업 기준 및 교육과정 운영 안내 지침’을 통보했다. 휴업 기준은 △학생, 가족, 교직원 중에 메르스 확진자·의심환자·격리조치자가 발생한 경우 △인근 지역 및 학교에서 메르스 확진자·의심환자·격리조치자가 다수 발생한 경우 △보건 당국이 휴업을 권고하는 경우 △다수 학부모가 등교를 기피하는 경우 등이다. 휴업으로 인한 수업 결손 대책과 관련해 교육부는 휴업일이 15일을 초과한 학교는 법정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휴업일이 15일 이하인 학교는 방학을 줄이거나 일일 수업 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수업일수를 맞춰야 한다. 교육부가 이날 휴업 기준을 발표했지만 일선 학교는 여전히 휴업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휴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의 휴원 기준은 따로 마련되지 않아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맞벌이 가정의 고충은 여전한 상태다. 교육부 관할인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2∼5일 단위의 휴업을 결정해서 미리 통보하고 이를 교육청에 보고하는 반면 어린이집은 갑자기 하루짜리 휴원을 통보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확진환자가 나온 병원 인근의 어린이집들은 아무런 기준 없이 불시에 휴원을 통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병원 이름이 공개되면 각 가정에 ‘내일 휴원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두 자녀를 각기 다른 어린이집에 보내는 워킹맘 A 씨는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나오자 오후 늦게 일방적으로 휴원 통보가 왔다”면서 “두 아이 어린이집이 하루 차이로 휴원한다고 오후 늦게 연락이 오는 바람에 아이 봐 줄 사람을 구하느라 일을 못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교사가 두세 명인 소규모 가정식 어린이집의 경우 당일 아침에 휴원 방침을 알리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은 10일 새벽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영아반에서 밤사이 열이 난 아이가 있으니 가급적 아이들을 보내지 말라’고 알렸다. 이곳에 자녀를 보내는 B 씨는 “이미 아내가 새벽 출근을 한 뒤에 문자가 와서 내가 급하게 아이를 친척집에 맡기고 출근했다”면서 “어린이집도 유치원처럼 휴원 기준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foryou@donga.com·이은택 기자}

게임과 흡연은 한번 빠지면 중독에까지 이르는 심각한 ‘병’. 특히 청소년기에는 겉멋과 재미로 한번 빠지면 잘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화장실에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와 새벽까지 PC방을 전전하는 청소년들은 선생님들의 골칫덩어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방승호 교장(54)은 보통 사람은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이 난제들을 모두 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2년 9월 서울 중랑구 중화고 교감으로 부임한 방 교장은 당시 학교를 꽉 채운 담배 냄새로 골머리를 앓았다. 화장실에서 나온 냄새가 교장실까지 퍼져 손님을 초대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던 것. 참다못한 방 교장은 어느 날 무작정 기타와 앰프를 화장실 앞에 설치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화가 나기도 했지만 교장이 화장실 앞에 있으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웅성웅성 모여든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려 댔고, 그날 이후 방 교장을 보면 “가수!”를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해댔다. 방 교장은 “당시 즉흥적으로 화장실 공연을 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다”며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 진심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방 교장은 지인의 도움으로 작곡가 안영민 씨를 만나 금연송 ‘노 타바코(No Tabacco)’를 만들었다. 가사는 방 교장이 직접 학교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썼다. ‘다 되는데 담배는 안 되는 것 같다/등나무 밑에 가면/하얀 담배꽁초가… 도망가는 너희들의 그 뒷모습/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거였을까/어른들이 해 주지 못했던 일/그건 바로 사랑일 거야’(‘노 타바코’ 중) 방 교장은 이 노래를 흡연하다 걸린 학생들과 함께 교장실에서 여러 번 불렀고 이후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장난처럼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이 가사를 곱씹어 보더니 담배를 끊기 시작한 것. 몇 달 만에 흡연율은 방 교장 부임 당시보다 10분의 1가량으로 줄었다. 방 교장은 담배만 잡은 것이 아니다. 이전에는 학생들이 담배보다 더 지독하게 빠지는 ‘게임 중독’도 잡았다. 2007년 아현산업정보학교에 교감으로 부임한 방 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학생들의 심각한 게임 중독을 근절시켜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중학생 때는 부모 몰래 게임하던 애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지각하는 일이 잦다는 것. 이런 일들이 쌓이면서 수업 일수를 못 채우고, 퇴학을 당하고, 결국에는 부모를 때리고 가정이 무너지는 일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고민하던 방 교장은 학교에 ‘e스포츠학과’를 만들었다. 그는 “말이 학과지 실은 게임 중독자 치료 과정이었다”며 “어차피 학교 밖, 집에서도 게임만 하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컨트롤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아예 학교에 만든 PC방에서 1교시부터 스타크래프트를 하게 하고, 중간에 간간이 게임 제작 등 교과목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한 것. 방 교장은 “몇 달이 지나자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 중에서도 정말 게임만 할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갈리기 시작했다”며 “실력이 좋은 아이들은 프로게이머로 정식 데뷔했고, 승부에서 진 아이들은 스스로 다른 진로를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방 교장은 “학교에 PC방을 만들고, 금연송을 함께 부른 것 때문에 처음에는 욕을 많이 먹었다”며 “하지만 무작정 다그치는 것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진심을 가지고 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흡연과 게임 중독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메르스 확산으로 서울 강남, 서초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강제휴업이 시작된 8일 오전. 강남구에 위치한 A초등학교는 교문을 지키는 학교보안관과 몇몇 교사만 출근해 교무실에 있을 뿐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는 폐쇄하는 휴교가 아니라 수업만 진행하지 않는 휴업이기 때문에 돌봄교실 등은 이용할 수 있지만 등교한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학교 교장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1학년 학생 3명이 돌봄교실에 오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아침에 오지 않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10일까지 강제휴업 기간인데 아마 거의 오는 학생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700여 명인 이 학교는 평소 90여 명이 방과후 돌봄교실에 참여한다. 학교 측은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최소 10여 명은 등교해서 독서실이나 돌봄교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메르스 불안감에 극히 예민해진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이 학교 교감은 “학부모들 대부분이 아이를 할아버지나 친척 집에 보낸 걸로 알고 있다”며 “부득이한 경우 엄마가 직장에 며칠 휴가를 내고 자녀를 돌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초교는 이날 오후 세균방역업체를 불러 학교 교실 등을 일제히 소독했다. 교직원들도 알코올로 교실 문 손잡이, 책걸상 등을 구석구석 닦았다. 교사들이 전하는 서울 강남지역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A초교 옆에 있는 부설유치원도 이날 원생 8, 9명 정도가 등원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오지 않았다. A초교 인근에서 만난 한 아파트 주민은 “이웃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이 여기보다 잘사는 편인데, 아이들을 아예 외국에 보낸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지하철 대치역을 중심으로 입주한 초등학생 대상 어학원, 보습학원에는 ‘8∼10일 학원 쉽니다’란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에 문을 연 한 학원 관계자는 “전화 상담을 하거나 미처 휴업 사실을 모르는 학부모들에게 이를 알려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어학원 원장은 “7일 서울시교육청이 휴업령을 내리는 바람에 급하게 강사들과 회의를 열고 휴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초등학교 6학년 김모 군(12)은 “심심해서 친구들을 불렀는데 집에서 못 나가게 한다고 했다”며 “대부분 밖에 못 나오고 집에만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에서 자전거를 타던 초등학교 6학년 이모 군(12)은 “지난주 금요일에도 학교를 쉬었는데 종일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TV를 봤다”며 “심심해서 자전거를 타러 나왔는데 친구들도 없고 갈 곳도 없다”고 말했다. 대화를 하는 동안 이 군의 엄마에게서는 “마스크를 쓰고 나갔냐”고 묻는 확인 전화가 걸려 왔다. 고등학교는 휴업 대상이 아니지만 부모의 만류로 학교에 결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대치동 PC방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 황모 군(17)은 “우리 학교는 정상 수업인데 엄마가 등교를 막아 학교에 안 갔다”고 말했다. 황 군은 “의사인 아버지도 당분간은 학교에 가지 않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게 좋겠다며 엄마의 결정을 따랐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8일 현재 전국의 휴업 학교는 6개 시도에 총 1970곳이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메르스 확산 우려가 큰 서울과 경기의 일부 교육청에 8일부터 일괄 휴업령이 내려지면서 다른 시도에서도 일괄 휴업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괄 휴업을 해도 교직원은 출근하기 때문에 학교가 쉬면 자녀를 돌볼 방법이 없는 맞벌이 가정 등은 원하면 자녀를 등교시킬 수 있다. 주말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더 번지고, 서울 경기 지역의 일괄 휴업까지 더해지면서 8일에 휴업을 하는 학교는 전국 6개 시도에서 약 1790곳으로 늘었다. 초중고교의 휴업이 길어지면서 1학기 교육과정을 제대로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한 휴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에 해당돼 법정 수업일수(190일 이상)를 10%인 최장 19일까지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과목별 최소 이수 단위를 충족하고 수업 결손에 따른 보충 일수를 정하려면 교과협의회, 학교운영위원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 여러 단계의 복잡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휴업 학교가 많은 지역의 교육청은 일괄적으로 여름방학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휴업이 장기 국면에 돌입함에 따라 학교 및 학부모들도 학생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 됐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휴업 기간에도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은 일선 학교가 돌봄교실을 통해 수용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대해 매일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학부모들은 본인이나 자녀가 열이 나거나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 즉각 보건당국의 지도를 받아 야 한다. 김희균 foryou@donga.com·이은택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단체교섭권이 없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사실상의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는 대법원이 3일 서울고법의 ‘전교조 법외 노조 통보 효력 정지 가처분’을 파기했기 때문에 현재 단체교섭권이 없는 법외 노조 상태다. 복수의 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전교조는 4일 오후 시교육청에서 ‘제17차 확대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시교육청에서는 허순만 평생진로교육국장과 교원단체 담당 사무관 등 간부 5명이 참석했다. 전교조에서는 유성희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교섭대표) 등 7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원 업무 정상화 △체육복 및 실습복에 관한 사항 △특수교육 여건 개선 방안 △보건교육 여건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전교조는 현재 단체교섭권을 잃었기 때문에 지금은 사적 단체에 불과하다”며 “교육청과 단체 협약을 맺어도 노동조합법상 모두 무효”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에 잡혀 있던 일정이 이미 있어서 계속 진행한 것”이라며 “시교육청 내부에서도 전교조가 단체교섭권을 잃은 상태라 교섭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교조가 현재 정식 교섭 상대가 되기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 형식을 교섭이 아니라 협상 같은 것으로 바꾸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시교육청과 전교조의 단체교섭은 막바지 단계. 시교육청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와 다음 제18차 교섭도 계속하기로 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의 법외 노조 판결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 사실상의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시교육청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다”며 “어떤 면에서는 시교육청이 대법원 결정을 무시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법상 단체교섭의 효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사인과 사인의 협상이 되는 셈인데, 공적 기관인 학교와 국가공무원인 교원에 관한 사항을 이런 형식으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 강북구에 있는 삼각산초등학교는 지난달부터 ‘얘들아, 함께 읽자!’라는 독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혼자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학부모들이 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1∼6학년 학부모 중 지원자를 받아 매주 한 번씩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5, 6학년은 학교를 졸업한 동문 선배 등을 초청해 낭독 시간을 갖는다.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올해 시 차원에서 책 읽어주는 학교를 확대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순천시는 4월 공모를 거쳐 선정한 15개 학교에 강사 파견,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북 경주 월성초는 지난달 ‘책 읽어주기 학부모 연수회’를 열었다. 연수 내용은 좋은 책을 고르는 법과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방법 등이다. 해외에서도 책 읽어주기는 인기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지난해 의사 6만2000여 명에게 ‘병원을 방문하는 부모들에게 책 읽어주기의 효과를 설명하고 전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 소아과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책을 읽어주는 소리는 아이의 두뇌를 자극해 새로운 세포 형성을 촉진한다. 또 부모의 낭독을 듣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부모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게 되고 ‘부모가 곁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 불안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런 심리적 안정감은 신체 전반의 안정적 발달과 면역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책 읽어주기가 확산되는 이유는 교육효과 때문이다. 유치원생이나 초등생들이 혼자 책을 읽는 것과 부모가 함께 책을 읽어주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것. 심영면 삼각산초 교장은 “학생들이 조용히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학부모가 와서 책을 읽어주며 부연 설명을 해주고 다양한 반응을 취할 때 책에 대한 흥미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멋쩍어하거나 어색해하던 학부모들이 학생들 앞에서 책을 읽고, 학생들이 여기에 몰입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양쪽 모두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효과를 봤다. 낭독 과정에서는 읽기 능력뿐만 아니라 듣기 능력도 향상된다. 이는 혼자 책을 읽는 과정에서는 습득할 수 없는 부분. 전문가들은 언어를 습득할 때 다양한 자극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한글 역시 읽기만 하는 것과, 읽기와 듣기를 병행하는 것은 효과에서도 차이가 난다. 학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학생들이 이를 듣다가 모르는 단어는 그 자리에서 질문을 하거나, 내용 중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책읽기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이라는 책을 쓴 미국의 삽화가 겸 자유기고가 짐 트렐리즈는 그의 책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고 음색을 바꿔가며 읽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는 부분은 낮은 목소리로 다소 느리게 읽는 등 변화를 주는 게 좋다”며 “책을 너무 빠르게 읽어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낭독을 들으면서 아이가 충분히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이야기를 추론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대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던 항소심 결정을 파기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이 다시 살아나게 됐고,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재항고심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법외노조 처분의 근거 조항인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해당 조항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던 2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면서 이를 전제로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만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본 원심 판단은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에 관한 법률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2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에 돌려보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전교조가 신청한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해서 결정하게 된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이 있기 때문에 전교조의 가처분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과 별개로,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자체에 대한 본안소송은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까지 본 뒤 전교조 전임자 복귀명령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임연준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장은 “항소심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이후 학교 복귀를 거부하는 노조원을 징계하는 등의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고 1년이 흘렀다. 당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14곳에서 진보교육감이 등장하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9시 등교, 혁신학교 확대 등 진보적인 정책들이 빠르게 추진됐다. 진보교육감 지역의 교사와 학부모, 교육 전문가들은 진보교육감들의 지난 1년에 대해 대체적으로 “과거 직선제 교육감들처럼 직전 교육감의 정책들을 모조리 뒤집는 경향은 줄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서 진영 논리와 이상을 중시하다 부작용을 키웠다는 불만도 나왔다.○ 9시 등교 등 진영논리 정책은 혼선 진보교육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혁신학교 확대와 자율형사립고 폐지였다. 진보교육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동 공약을 통해 2009년 경기도를 중심으로 도입된 혁신학교를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혁신학교를 운영하던 서울 경기 강원 전북 전남에 이어 부산 세종 인천 충북 충남 경남 제주에서도 혁신학교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혁신학교에 예산이 집중적으로 지원되다 보니 일반학교에서 박탈감을 호소하는 것이다. 서울지역 한 혁신고 교장은 “혁신학교 교사들은 ‘교육감은 우리 편’이라는 의식이 강해서 9시 등교 등 교육감의 정책에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주려 한다”면서 “학교 현장은 지금 혁신학교와 비(非)혁신학교로 편 가르기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외감을 호소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서울지역 한 자율형공립고 교장은 “자율형공립고는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가 만든 혁신학교인 셈이라 이제는 교육부도, 진보교육감도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며 “예산 지원도 갈수록 줄어 교육프로그램을 하나씩 줄여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보교육감들이 내놓은 일반고 지원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일반고 교사는 “진보교육감들은 대학 입시 자체를 근절해야 할 ‘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리 돈을 투자해도 일반고를 살릴 수 없다”면서 “교육청이 내놓은 일반고 살리기 대책 가운데 체감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파악과 여론 경청 요구 높아 현실을 외면한 이상적인 정책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이 힘들어진다는 불만도 있다. 특히 9시 등교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맞벌이 학부모는 “돌봄교실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9시 등교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예전처럼 일찍 학교에 데려다주고 있다”며 “오전 8시 40분 이전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맞벌이 가정 아이들끼리 벤치에서 비를 맞고 기다린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책이 의도했던 수면시간 확보 같은 긍정적 효과보다는 오히려 방과 후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새벽반 학원까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감들이 현장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지원 횟수 제한 소동에서 극대화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취임 이전부터 실무진에서 준비해오던 정책을 새 교육감이 잘 숙지하지 못하고 시행해서 벌어진 사달”이라며 “돌이켜보면 검토와 여론수렴의 과정이 필요한 민감한 사안이었는데 교육감이 현실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내년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 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동일 시도 내 공립·사립 동시 지원 합격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은 대부분 학교법인이 자체 선발하지만 원하는 사립학교에 한해 시교육청의 임용시험에 1차 시험을 위탁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 시험 응시자는 공립학교에 지원할지, 특정 사립학교에 지원할지를 시험 전 선택해 응시해야 했다. 동시 합격에 따른 혼란 등을 막기 위해서였다. 시교육청은 “현재 제도는 우수한 인재가 사립보다는 공립에 대부분 쏠리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변화를 꾀했다”고 밝혔다. 사립학교보다는 공립학교가 교원의 처우나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좋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응시자 대부분이 공립으로 몰렸다. 결과적으로 사립학교 교원 임용은 커트라인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인력이 선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는 사립학교가 교육청에 임용시험 위탁을 꺼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서울지역에 한해 원하는 응시자는 제1지망(공립), 제2지망(사립 1곳)을 선택해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시험 결과에 따라 제1지망에 합격하면 자동으로 제2지망은 불합격 처리하고, 제1지망에 불합격하면 추가로 제2지망 합격 여부를 시교육청이 최종 판단한다. ‘사립 1지망-공립 2지망’ 방식은 기술적으로 교원 온라인채용 관리시스템(NEIS 전산관리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부와 협의 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이전에는 공립이나 사립 가운데 한 곳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바로 불합격이 확정됐지만 내년부터는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공립에서 떨어져도 제2지망인 사립에 합격하면 사립학교 교원이 될 기회를 갖는다. 우수한 지원자도 사립학교에 진출할 문턱이 더 넓어진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도가 확대되면 더 많은 사립학교가 교육청에 임용시험을 위탁할 것”이라며 “사립 교원 선발 과정의 불투명성이나 비리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초등학교 교단에 선 지 3년째인 이모 여교사는 개학 이후 원형탈모로 고생을 하고 있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이 씨를 괴롭히던 증상이 다시 도진 것이다. 중고교 시절부터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고, 교대에 다니던 4년 내내 누구보다 좋은 선생님이 될 자신감이 넘쳤던 이 씨였다. 하지만 현장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5학년과 6학년 담임을 잇달아 맡으면서 ‘요새 아이들은 감당할 수가 없다’는 절망감에 빠졌다. 부임 첫해 일부 남자 아이가 약한 아이의 머리를 붙잡아 책상 모서리에 내리찍거나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을 하는 것을 보고 이 교사는 경악했다. 야단을 치면 이 교사보다 덩치가 큰 아이들은 생소한 게임 이름을 줄줄이 읊으며 “거기 나오는 갱스터들이 다 이렇게 한다”고 코웃음을 쳤다. 지난해에는 여학생 몇 명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 여학생을 하굣길에 찻길로 밀어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이 교사가 부모들에게 알리려고 하자 가해 학생들은 피해를 당한 아이가 다른 남자 아이와 주고받은 채팅 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공개로 올린 사진 등을 스마트폰으로 캡처한 화면을 보여주면서 “얘가 친구의 남자 친구를 뺏었다. 당할 짓을 했다”면서 언성을 높였다. 친구의 계정을 해킹해서 뒷조사까지 했던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이라고는 ‘애니팡’밖에 해본 적이 없고, 인터넷도 주로 학습 카페나 교사 동아리 정도만 들락거리는 이 교사는 이제 막 열 살이 넘은 아이들의 대화를 따라잡기 벅찼다. 지난 겨울방학 때 ‘올해도 6학년 담임을 맡으라’는 교감의 연락을 받은 뒤로 머리 세 곳에서 큰 원형탈모가 생겼다. 초등학교 교사는 예나 지금이나 선호도가 높은 직업이지만 최근 10여 년간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교대 경쟁률은 더욱 치솟고 있다. 경쟁률과 동시에 합격선도 높아지면서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최고의 모범생들이 교대로 몰린다. 임용시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교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임용시험 합격률에 따라 교대를 서열화하기도 한다. 교대생들은 대학 4년간 일반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틀에 박힌 생활을 거쳐 초등학교 교사로 배출된다. 바른 생활에 익숙한 엘리트 교사들이 교단에 서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젊은 교사들이 지나치게 ‘범생이’처럼 살아온 탓에 70∼80%의 평범하거나 산만한 아이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로 교사들은 “공부는 잘하고 경험은 부족한 교사가 늘어난다”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 특히 우등생의 길을 걸어온 신임 교사들은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을 가르치는 김모 교사는 “지방 여고를 나왔는데 제일 성적이 나빴을 때가 반에서 3등을 했을 때였고, 같이 교대에 다닌 친구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면서 “교대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왜 아이들이 기본적인 수업도 못 따라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을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육면체를 놓고 선분과 선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가르쳐도 전개도를 펼쳐놓으면 이해를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이렇게 당연한 것을 왜 모르는지 이해가 안 됐다”면서 “몇 년 경험이 쌓여야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임 교사들은 생활지도에서도 애를 먹는다. 대부분 학창 시절에 부모나 교사의 말을 거스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초등학교 교사 4년 차인 임모 씨는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도 워낙 자유분방하게 자라기 때문에 교사가 훈계를 해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고집한다”면서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아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교사가 전혀 모르는 게임이나 사이트, 수위 높은 영상물 등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다. 교사가 제자들의 또래 문화에 깜깜인 상황이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가 많다.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3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김모 교사는 “정식 임용 전에 잠시 방과후 강사를 한 적이 있는데 5학년 남자 아이 둘이 싸움을 했다. 험악하게 주먹다짐을 하는데 주변 아이들이 말리기는커녕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당황스러운 기억을 털어놨다. 노련한 교사들은 이런 신규 교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온실 속 화초’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단지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라 성장 환경에서 오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병식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장은 “20∼30년 전만 해도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교대에 들어왔고, 또 교대에 입학하면 다 교사가 되던 시절이었다”면서 “요즘은 대부분 자녀가 하나 또는 둘인 중산층 이상의 가정의 우수한 아이들이 교사가 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예전보다 좁아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교대부초는 신규 교사와 기존 교사 간에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륜 있는 교사들에게서 아이들에 대한 이해력과 생활지도 노하우를 전수받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행 초등 교원 임용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교장은 “대체적으로 요즘 교대에 합격하는 인재라면 지적 수준은 다 우수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들이 대학 생활 동안 임용시험에 쏟을 시간과 노력을 다양한 체험을 하는 데 쓰도록 교육과정과 임용제도를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책상머리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 봉사나 교생 실습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감들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3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교사 선발은 필기시험 위주에서 벗어나 전문성, 윤리성, 사명감, 인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성적이 좋은 교사보다는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을 이해하는 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임용시험에 인문학 면접을 도입한다. 다양한 아이를 이해하고 지도하려면 예비교사들이 임용시험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문 소양부터 쌓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

헌법재판소가 28일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999년 이후 16년 만에 법외노조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교조로서는 창립 26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이날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것.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당장 노조 전임자 징계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전임자 징계 다시 준비할 듯 지난해 6월 교육부는 전국의 전교조 노조 전임자 72명에게 “소속 학교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라”고 낸 1심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 법외노조란 현행 노조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조합을 말한다. 법외노조는 노조 전임자를 둘 수 없기 때문에 교육부가 학교 복귀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은 전교조를 옹호하며 교육부와 맞섰다. 교육부가 전국 교육감에게 “복귀를 거부하는 노조 전임자는 징계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진보 교육감들은 “징계 문제는 교육감에게 맡기라”며 맞섰다. 헌재 결정을 계기로 교육부는 다시 전교조 전임자의 학교 복귀와 미복귀자 징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단,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는 전교조의 법적 노조 지위가 유지되기 때문에 교육부도 재판 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심·대법 판결 남았지만… 전교조 ‘최대 위기’ 이번 헌재 결정으로 전교조는 남은 법정 싸움도 결과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정부를 상대로 한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에서 희망을 걸었던 위헌 법률 심판마저 불리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위헌 법률 심판 기간 중단됐던 항소심 절차가 재개될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할지 말지를 판결해 선고하게 된다. 헌재 결정은 재판의 중요한 고려사항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헌재 결정을 사실상 ‘전교조 법외노조 확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문제가 된 전교조의 해직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 6만여 명 중 9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만약 항소심 재판부에서 이 점이 부각된다면 전교조가 승소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어느 쪽이든 최종 결정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 당사자인 전교조와 고용부 모두 항소심에서 패소했을 때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법외노조 되면 단체 존립 어려워 만약 법외노조가 된다면 전교조는 그동안 누려온 여러 가지 법적 권리도 잃는다. 일단 ‘노조’란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교육청이나 교육부와 근로조건을 두고 단체교섭을 할 수도 없다. 학교 업무를 보지 않고 전교조 업무만 수행했던 노조 전임자들 역시 전부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 전임자가 한꺼번에 학교로 복귀하면 전교조의 노조 업무는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법외노조 판결 이후에도 전임자가 학교 복귀를 거부하면 이는 ‘근무지 이탈’에 해당돼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전교조는 헌재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들어 헌재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결과를 예상한 듯 결정이 나자마자 조합원 30여 명이 ‘헌재 판결 부당하다’고 인쇄된 주황색 조끼를 나눠 입고 시위를 벌였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은 헌재 앞에서 “헌재가 전교조를 해체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0여 명이 현장을 지켰다. 전교조는 최근 몇 년간 젊은 조합원 이탈, 전체 조합원 수 감소, 정부와의 갈등 고조 등 악조건에 시달려 왔다. 이날 헌재의 결정은 전교조 창립 이후 가장 큰 악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외노조가 된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노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나 행동반경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면 젊은 교사 등 새 조합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단체의 존립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스타크래프트에서 마인크래프트로. PC방에서 스마트폰으로.’ 1998년에 등장한 게임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시작된 게임중독은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낳으며 PC방의 등장,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양상이 점차 변화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사와 전문상담사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게임중독 문제를 풀기 위한 연수를 진행한다. 과거에 단순히 “게임을 하지 말라”고 다그쳤던 대응방식에서 벗어나 요즘 학생들이 하는 게임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길로 이끌어보자는 취지다. 연수를 담당한 이현희 연구원(코리아보드게임즈 교육사업팀장)의 조언을 통해 가정에서 학생의 게임중독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아봤다.○ 게임 접하는 연령 점점 낮아져 최근 나타나는 게임중독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을 접하는 연령’이다. 게임중독현상이 처음 나타난 1990년대 후반에는 주로 고교생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스타크래프트 중독’이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이상은 게임중독에 접어들어도 기본적으로 그 연령대가 갖고 있는 자기 통제력이 있다”며 “가정과 학교의 효과적인 지도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르다. 신생아가 태어나서 한글을 채 떼기 전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게임을 접한다. 네 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 김모 씨(33)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모습을 아이가 어려서부터 유심히 지켜보더니 어느 순간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터치를 익히고 앱을 사용하더라”며 “집에서 심심풀이로 애니팡 같은 게임을 하곤 했는데 아이가 세 살이 넘어가자 스스로 앱을 실행하고 서툴지만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게임을 접하면 자기 통제력이 길러지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게임에 익숙해진다”며 “유아기에 시작된 게임중독은 청소년기 게임중독보다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게임이 아니라 다른 곳에 전문가들은 자녀나 학생의 게임중독 현상을 발견하면 원인부터 올바르게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연구원은 “실태 조사를 해보면 게임중독의 이면에는 아이들의 정서적 욕구 불만족, 부모의 방치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냉정하게 보면 게임중독은 그 자체가 문제나 원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생긴 문제로 인해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게임을 그만하라”고 반복해서 다그치거나 말하는 것은 효과가 적다.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원인을 방치한 채 ‘게임중독’이라는 결과만 없애려고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요즘 젊은 부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먹이고 재우면 저절로 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오해다”며 “유아기에 부모가 아이에게 정서적인 만족감을 안겨주고 꾸준히 관찰과 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로 인한 욕구 불만과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게임에 빠진다는 것이다.○ 무조건 다그치기보단 ‘관찰과 대화’를 전문가들은 부모의 대응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자녀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면 혼내기 전에 “너는 이 게임을 왜 좋아하니?” “엄마도 한번 해보면 좋겠는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과정을 통해 부모가 게임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폭력적인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걸러낼 수 있고, 적정한 게임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 연구원은 닌텐도, 소니 등 게임기와 각종 게임에 대한 정보를 자녀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아이가 하는 게임을 파악한 뒤 내가 먼저 장단점을 설명해주고 대화를 시작하니 아이가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게임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경험을 말했다. 만약 자녀의 게임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가령 하루에 3시간씩 게임을 하던 자녀의 게임시간을 1시간으로 줄인 뒤에는 나머지 2시간 동안 독서를 할지, 다른 야외활동을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 이 연구원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기보다는 자녀가 하고 싶은 것을 묻고 함께 계획을 짜서 스스로 지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중금속 등 유해물질 논란이 불거진 인조잔디를 학교 운동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서울대 손영환 교수팀(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과 함께 진행한 학교 운동장 개선연구를 통해 인조잔디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운동장을 개발해 서울지역 초중고교에 보급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서울지역 학교 운동장(1311곳) 중 77.7%(1019곳)는 마사토로 이뤄져 있다. 마사토는 화강암이 잘게 으깨져 생겨난 흙으로 비가 오면 물이 고이고, 날씨가 건조하거나 맑으면 비산먼지가 날려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다. 중금속 검출 논란이 불거진 인조잔디 운동장은 총 174곳(13.3%). 인조잔디는 6∼8년마다 새 인조잔디로 갈아줘야 하는데 교체비용이 만만치 않아 서울지역에선 2013년부터 추가 설치를 중단한 상황이다. 시교육청과 서울대 연구팀은 기존 학교 운동장에 쓰인 마사토를 정밀 분석해 규사(모래의 한 종류)와 혼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시교육청은 이를 시범학교에 적용한 결과 마사토와 규사를 적절히 섞어 운동장에 깔면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고, 비가 40mm 정도 내려도 즉시 물이 빠지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산먼지도 주변 학교보다 61% 정도 적게 검출됐다. 시교육청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운동장을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교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정부가 내년부터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강원과 제주에 이어 대구시교육청이 선제적으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4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실시한 데 이어 2학기부터 지역 내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대구에서 시범 실시한 결과 나타난 문제점과 2학기부터 보완할 점을 토대로 자유학기제의 진행 상황을 짚어 봤다.○ 프로그램 부족과 지역 격차 대구에서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시범실시한 학교들은 지역 여건에 따라 체험장 수준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도심에 있거나 학부모들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학교는 다양한 체험장을 구할 수 있지만, 외곽에 있는 학교는 상대적으로 체험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 체험장 섭외 방식도 현장 교사들의 각개격파로 이뤄지고 있다. 교육청에서 업무 협약을 통해 주선해 주는 체험장도 있지만 대부분의 체험장은 교사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 협조 요청을 구하고 찾아가 설득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소수지만 학생들을 데리고 교육하는 일에 부담을 느껴 거절하는 곳도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직업 체험장에 대가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협조를 얻으려면 순수하게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장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런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 내 대형 병원 등 여러 회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일선 학교에서 자유학기제의 장으로 이용토록 하고 있다. 정책을 주도한 교육부가 지원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육부는 타 지역의 우수 사례 정보만을 제공할 뿐 실제 일선 학교에서 필요한 직업체험장 섭외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섭외 과정을 도와주고 해당 회사에도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전국에 이용 가능한 직업체험장을 섭외해 일선 학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사회 협력-교육부 지원이 성공 열쇠 지역사회가 얼마나 자유학기제에 협력하느냐도 제도 성공의 관건이다. 현재는 대구시가 대구시교육청의 자유학기제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3년 전 김차진 대구시교육청 장학관이 시청을 찾아가 “학생들 직업 체험을 위해 시 산하 기관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을 때만 해도 “교육 분야는 교육청이 알아서 할 일이지 대구시가 나설 일은 아니다”며 시큰둥한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체험을 원하는 소방서, 경찰서, 관공서 등 주요 공공기관은 시의 협조 없이는 이용이 불가능했다. 김 장학관은 거의 매주 시청을 찾아가 “시청 공무원 자녀도 다 혜택을 받는 일이다”, “우리 지역의 우수 인재를 길러 내는 일인데 시가 협조 안 하면 되겠느냐”며 담당자를 만나 설득했다. 김 장학관은 시와 산하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학생 직업 체험 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3년 만에 대구시는 산하 모든 기관에 ‘자유학기제에 적극 협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년에 전국적인 전면 시행에 앞서 이런 문제점들이 보완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상당한 교육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신향숙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시범 실시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줄어들고 아이들 성적이 오르는 등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성적 하락 등을 우려했던 학부모들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대구=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문·이과 교차 지원을 허용하는 대학과 학과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의대, 한의대, 자연대 등에 진학하는 인문계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일부 대학의 한의예과와 의예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A, B형이나 탐구과목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있어 인문계 학생들에게도 진학의 기회를 열어 놓고 있다. 입시 전문 기관 유웨이중앙교육 자료를 토대로 2016학년도 대입에서 인문계 수험생들이 노려 볼 만한 자연계 학과와 준비 팁을 알아봤다. 현재 대부분의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은 인문계와 자연계의 수능 응시 과목을 서로 다르게 지정하고 있어서 교차 지원이 어렵다. 하지만 인문분야와 자연분야를 혼합한 융합학문을 다루는 학과, 상대적으로 커트라인이 높지 않은 중위권 자연계열 학과는 인문계 우수 학생들을 선발한다. 또 일단 인문계 자연계를 가리지 않고 선발한 뒤 수능 점수를 보정해 주기 위해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자연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B와 과학탐구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있어 이 부분은 인문계 학생들이 유의하고 핸디캡을 극복해야 한다. 일부 한의예과와 이화여대 의예과, 원광대 치의예과 등은 교차 지원이 가능하다. 단, 이들 학과는 대부분 한두 문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최상위권 학과이기 때문에 수능 영역별 최고점을 잘 따진 후 가산점까지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201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의학계열에 교차 지원을 허용하는 주요 대학은 가천대글로벌, 경희대, 대구한의대, 대전대, 동신대, 동의대, 상지대, 세명대, 원광대(이상 한의예과), 순천향대, 이화여대(이상 의예과) 등이 있다. 의예과나 한의예과 진학을 꿈꾸는 문과생이라면 도전할 만하다. 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 외에도 교차 지원을 노려 볼 만한 학과들이 있다. 서울대는 간호대, 의류학과, 고려대(안암캠퍼스)는 가정교육과, 간호학과, 컴퓨터학과, 광운대는 건축학과에서 교차 지원을 허용한다. 서울여대는 가군에서 4곳(의류학, 정보보호학, 소프트웨어융합학, 디지털미디어학), 다군에서 1곳(자연계)에 각각 교차 지원을 허용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누리과정(만 3∼8세 무상보육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지방채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재정법이 12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전북도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들어간다. 누리과정 미편성액 1조7657억 원 가운데 교육부가 이르면 다음 주에 추가 예산 5064억 원을 배분하고, 시도교육청이 1조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면 일단 올해 누리과정 예산은 급한 불을 끄게 된다. 지난해부터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시도교육감들은 지방재정법 통과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 편성 방침을 밝혔다. 누리과정 예산 부담에 부정적이던 경기, 강원, 전북 가운데 경기와 강원은 지방재정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했던 6일 이미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끝까지 거부하는 곳으로 전북만 남았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육부에서 받을 목적예비비 264억 원 중 202억 원은 이미 집행한 누리과정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쓴다는 입장이다. 남는 예비비는 62억 원뿐이지만 여전히 누리과정 추가예산 편성도 없고 지방채도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들은 일단 올해는 지방채를 발행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중앙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