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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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1~2026-02-10
일본46%
국제정치16%
국제일반14%
대통령8%
칼럼4%
국제교류4%
역사2%
인사일반2%
중국2%
국제정세2%
  • [140자로 보는 어린이 책]명태를 찾습니다! 外

    명태를 찾습니다!(주강현 글·김형근 그림·미래아이)=산처럼 쌓이게 잡혀서 ‘산태’라고 불릴 정도로 흔했던 생선 명태. 하지만 요즘 우리 근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명태로 풀어본 식생활사가 흥미롭다. 남획의 문제점도 전한다. 1만1000원. 꽃섬(정하섭 글·김세현 그림·웅진주니어)=한적한 마을이었다가, 쓰레기산으로 변했고, 다시 아름다운 공원으로 태어난 난지도의 변화를 담은 책. 인간의 욕심까지 넉넉히 품은 자연의 치유력을 노래한다. 1만1000원. 7살 수학(이원영 글·김민경 그림·한울림)=수학의 기본 원리를 ‘기초’ ‘도형’ ‘수와 셈’ ‘측정’ 등 4권으로 나눠 만화를 곁들여 풀어냈다. 각 권 2만2000원.}

    • 201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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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던져야 사는 자 vs 때려야 사는 자

    야구와 추리소설은 공통점이 많다. 투수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유인구를 던지는 것처럼 범행을 숨기려는 범인도 숱한 트릭으로 수사진의 혼란을 이끌어낸다. 독자나 관중이 양자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을 즐긴다는 점도 같다. 야구와 추리소설의 결합은 그런 면에서 어쩌면 필연적이다. 야구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종종 일본을 꺾는 쾌거를 전해주고 있지만 야구 소설에서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꼽는 사람도 있겠으나 이 소설은 야구를 좋아했던 ‘베이스볼 키드’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일 뿐 야구 선수들의 치열한 세계를 파헤친 정통 야구 소설과는 거리가 있다.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국내 추리 마니아들에게 알려진 작가의 이번 소설은 추리와 야구가 같은 비율로 혼합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작가의 대표 캐릭터인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는 소설 전후반에 살짝 나올뿐더러 탄성을 지를 만한 명쾌한 반전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작가는 야구 선수, 정확하게는 2군 후보 선수의 인생유전을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묵직한 직구로 승부한다. 다케타니는 아버지가 빚에 몰려 자살한 뒤 홀어머니와 가난하게 살아간다. 프로야구 선수가 돼 빈곤에서 탈출하는 게 그의 유일한 희망. 컨트롤은 좋지만 구종이 단순하고 구속이 느렸던 그는 고교 졸업 후 프로야구 입단에 실패한 뒤 사회인 야구부가 있는 회사에 들어간다. 피나는 노력 끝에 ‘특별 드래프트’로 한 프로야구팀에 들어가지만 1년 계약의 2군 신세. 팀 4번 타자인 다케치는 그에게 캐치볼 선수로 남아 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야구 선수로서 바닥 인생인 다케타니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다케치를 대비하며 프로야구의 냉철한 세계를 보여 준다. 공 하나하나에 담긴 타자와 투수의 심리전을 생동감 있게 그려 박진감이 넘친다. 관중은 보통 스타플레이어의 적시타만을 기억한다. 하지만 작가는 천신만고 끝에 1군에 올라왔지만 적시타 한두 방을 맞고 소리 소문 없이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2류 야구 인생’들을 조명한다. 누군가에게는 한순간의 오락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부인 게 야구라고 작가가 말하는 듯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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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예쁜 언니들이 왜 끔찍한 악어가죽 가방을 들까요?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주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어떤 사람은 동물 친구들이 위험에 빠졌다고도 해요.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알아볼까요. 옛날에는 우리나라 백두산에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고 해요. 하지만 요즘은 호랑이를 보기 어려워요. 포수들이 호랑이를 마구 잡아 가죽을 팔았기 때문이에요. 집채만 한 몸집의 코끼리도 고통을 겪고 있어요. 고급 장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상아 때문에 코끼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상아를 가지면 부자가 된다는 소문 때문이라는데 어른들은 참 바보예요. 상아가 돈을 가져다준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어른들은 참 이기적이에요. 몸에 좋다고 가리지 않고 동물을 잡아먹는대요. 뱀도 먹고, 거북이 알도 먹고, 코뿔소의 뿔까지 갈아먹는대요. 중국집 고급요리인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위해 상어를 잡은 뒤 지느러미만 자르고 다시 바다에 집어넣는대요. 참 끔찍하고 무서워요. 어른들이 예쁘게 차려입기 위해 동물들이 희생되기도 해요. 가방을 만들 가죽을 얻으려고 악어를 잡고, 목도리에 쓸 털을 마련하려고 여우를 잡아요. 다른 먹을 것, 입을 것도 많은데 왜 동물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리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요. 어른들만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우리도 잘못했어요. 에너지를 아껴 쓰지 않아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대요. 북극곰들은 얼음 위에서 살아야 하는데 얼음이 살살 녹으면서 살 집이 없어지고 있어요. 동물 친구들이 사라져도 사람들만 잘살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게 안 된대요. 동물이나 식물이나 서로 함께 돕고 살아야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인도양의 한 섬에 살던 도도새가 1680년쯤 멸종됐는데 얼마 뒤 카바리아 나무도 사라졌대요. 도도새가 그 나무 열매를 먹고 싼 똥에서 새 싹이 텄는데, 도도새가 사라지자 나무도 새 생명을 피울 수 없게 된 거래요. 결국 사람과 동물, 식물은 서로 양보하면서 함께 살아야 한대요. 여러분 이제 알았죠? 책 뒤에는 이제는 영영 볼 수 없는 멸종된 동물 친구들에 대한 설명도 들어 있어요. 더이상 동물 친구들이 사라지면 안 되겠죠?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읽어봐요. 그리고 “악어 가방보다는 악어를 더 사랑해주세요”라고 말씀드려보세요.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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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시의 산실 ‘실천시선’ 28년만에 200호 기념 시집 펴내

    시가 무기인 적이 있었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에 대한 분노와 저항은 울분의 시어들로 태어났고, 때론 노래로 변해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울려 퍼졌다. 실천문학사의 ‘실천시선’이 28년 만에 200호 기념 시집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를 펴냈다. 1984년 ‘시여 무기여’를 시작으로 30년 가까이 쌓은 굳건한 탑이다. 이번 기념 시집은 개별 시집들의 대표시 1편씩을 엄선해 총 128편을 한 권에 담았다. 장시집을 제외했고, 두 권 이상 낸 시인들도 한 편만을 골라 200편에 모자라게 됐다. 시집을 펼치면 시인의 눈으로 기록한 질곡의 한국 현대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듯하다. 실천시선은 초기 주로 시선집 형태로 나왔다. 1980년대 당시 상황을 반영하듯 옥중시 저항시 노동시 농민시가 주제별로 나왔다. 시를 통해 세상을 바꿔보자는 문학운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오월 어느 날이었다/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밤 12시 나는 보았다/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밤 12시 나는 보았다/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김남주의 ‘학살 1’ 일부) 실천시선의 특징은 ‘참여시’였지만 그 틀만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강은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 조용미의 ‘벽오동나무 꽃그늘 아래’ 등 맑고 깊은 서정시들도 선보여 외연을 넓혔다.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아아, 아직 처녀인/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강은교의 시 ‘우리가 물이 되어’ 일부) 실천시선은 한국 시사에 획을 긋는 시집들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도 여럿 배출했다. 양성우의 ‘靑山이 소리쳐 부르거든’ 김남주의 ‘나의 칼 나의 피’ 김지하의 ‘애린 1, 2’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허수경의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등이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은 시선의 첫 밀리언셀러가 됐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노래’ 일부) 시대는 바뀌었지만 시인들의 눈은 여전히 날카롭다. 노동 환경 여성 빈부격차 등 시로 ‘실천’해야 할 문제들은 지금도 널려있기 때문이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200호를 맞아 이런 추천글을 썼다. “200계단 금자탑이 아니라 역사의 제단에 바쳐진 200송이 꽃다발이다. 다시 28년이 흐른 2040년에도, 그보다 열 배 스무 배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실천’의 광채가 빛나기를 바란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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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많던 장서가 어디 갔소?

    각종 매체의 등장으로 ‘올드 미디어’가 된 책. 게다가 전자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종이책은 집안을 좁게 만드는 천덕꾸러기가 된 듯하다. 하지만 요즘도 책장을 가득 메운 ‘책의 향기’에 취한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장서가(藏書家)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달 말까지 ‘2012 모범장서가’ 신청을 받는다. 종이책의 가치를 아는 애독가들을 격려하는 대회로 1964년 처음 시작됐다. 대한출판문화협회장상 1명,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상 1명을 각각 선정해 상장과 100만 원어치 도서상품권을 준다. 장려상 3명에게는 각각 30만 원어치 도서상품권을 준다. 인터뷰를 통해 장서가의 책 사랑을 살펴보기도 하지만 첫 번째 선정 기준은 도서 보유량이다. 세부 기준도 있다. 직업적으로 책과 가까운 교수와 작가, 종교단체의 임원급 인사는 지원할 수 없다. 잡지와 만화책, 제본한 책들도 뺀다. 아동도서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도 안 되고, 선대부터 내려온 책들도 제외된다. 이 대회의 취지는 ‘본인’이 ‘취미’로 ‘다수’의 종이책을 구입한 사람을 찾자는 것인데 요즘 이런 사람이 있을까. 2000권을 신청 기준으로 했던 지난해에는 단 7명이 신청해 4명이 상을 나눠 가졌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2만370권으로 최다 도서를 기록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올해 신청 기준을 지난해의 절반인 1000권으로 내렸다. 시대 변화를 감안해 ‘장서가의 기준’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 많던 장서가가 이젠 다 사라져서일까. 접수를 시작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신청자가 없다. 협회는 마감일을 24일에서 31일로 연장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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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펜대회 민간 주도 첫 유치… 문학한류 이정표 기대

    《 노벨문학상은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 발표되기 전까지는 후보도, 심사기준도 극비에 부쳐진다. 수상자를 점치는 해외 도박사이트에 관심이 쏠리고, 취재진들이 연례행사처럼 발표일에 후보로 꼽히는 고은 시인의 집 앞에서 대기하는 이유도 상에 대한 정보 부족 때문이다. 흥미로운 얘기 하나. 국제펜(PEN)클럽 한국본부의 이길원 이사장은 지난해 그리스에서 스웨덴 국적의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을 우연히 만났다. 이 이사장이 대뜸 물었다. “한국에도 좋은 작가가 많은데 왜 서양 사람들에게만 상을 주나.” 그러자 심사위원은 되레 “노벨문학상을 문학성만 보고 준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작품성 뛰어난 작가가 전 세계에 수천 명은 있다. 수상작 선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그래서 작품성뿐만 아니라 작가와 작품이 인류평화와 지구번영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진다.” 》다음 달 9일부터 15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제78차 국제펜대회가 열린다. 1970년과 1988년에 이어 2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해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114개국에서 문인 700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문인 축제로 각종 강연과 학술회의가 열린다. 국제펜클럽은 노벨문학상과도 관계가 깊다. 당장 이번 대회에 프랑스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나이지리아 월레 소잉카, 터키 오르한 파무크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 3명이 참가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3분의 1이 펜클럽 회원이다. 이번에 방한하는 140여 개 각국 펜클럽 본부장들은 노벨문학상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다. ‘문학 한류’를 꿈꾸는 우리로서는 안방에서 ‘귀한 손님’들을 맞는 셈이다. 대회를 한 달 앞둔 이길원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시집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등을 낸 중견 시인으로 2009년부터 한국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 번째 펜대회다. 앞선 대회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1970년에는 군사독재 시절이어서 해외 문인들이 오지 않으려고 했다. 1988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독재국가에서 웬 펜대회냐’며 반대가 많았다. 앞선 대회들이 관(官) 주도였다면 이번은 한국본부가 주도한 민간행사다.” ―이번 대회에선 탈북 작가들이 사상 처음으로 펜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탈북 작가 20여 명이 ‘북한 망명작가 펜센터’란 단체를 만들어 가입을 신청했다. 장해성 전 조선중앙TV 작가가 회장을 맡고, 시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로 알려진 김성민(가명)이 사무국장을 맡았다. 다음 달 열리는 총회에서 각국 펜클럽 본부장들이 투표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 가능성은…. “거의 만장일치가 될 거다. 중국 정도만 반대할 것 같다.” ―대회의 주제가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인데…. “북한 인권을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탈북 작가들의 증언도 있을 예정이다. 중동 남미 등 작가의 인권 상황이 열악한 곳들에 대한 얘기도 나눌 생각이다.”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는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직도 우리 문화나 문학에 생소해 하는 해외 문인이 많다. 우리를 알리도록 노력하겠다. 고은 이문열 이근배 장윤익 등 국내 문인도 참석해 교류에 나선다.”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도움이 될까. “당장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거시적 시각이 필요하다. 작품성 못지않게 이런 교류가 중요한 이유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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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독도 방문]소설가 김주영-이문열 씨도 李대통령 독도 방문 동행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는 소설가 김주영(73) 이문열 씨(64)가 동행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한일 간 영토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강경한 자세를 보여 왔다. 이날 오후 6시경 이들은 서울공항을 거쳐 청와대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앞두고 있었다. 김 씨는 “비서실장이 ‘대통령께서 울릉도에 가는데 같이 가겠느냐’고 묻기에 좋다고 했다. 서울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에야 독도에 간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갑작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께 특별히 의견을 말씀드린 것은 없고 구경꾼, 참관인으로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두 작가)를 독도행에 참여시킨 것은 문화적 환경적 측면을 더해 (영토 문제와 관련한) 방문 목적을 희석시키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김 씨는 이번이 세 번째 독도 방문이다. 처음에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으로 오징어잡이 어선을 현장 취재하다 큰 폭풍을 만나 본의 아니게 독도에 ‘불법 상륙’했다고 그는 전했다. 두 번째 방문은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독도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한 것. 당시 문인들은 결의문을 통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엄숙히 천명하며 일본은 남의 담장 안의 과일나무를 자기 것이라 억지떼를 쓰는 구시대적 망상에서 깨어나라’고 촉구했다. “오랜 만에 찾은 독도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보다 시설이 잘돼 있었고 순직비도 세워져 있더라. 독도경비대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우리 땅을 지키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 대통령이 통닭(치킨)을 가져갔는데 어찌나 좋아들 하던지….”(김) 두 작가는 동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통령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대통령께서 ‘즉흥적인 것은 아니고 오랫동안 생각해 오셨다’고 하더라.”(이) “대통령께서 지난해에 가려고 했는데 기상악화로 못 갔고, 이번에는 울릉도에서 하룻밤 묵으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진다고 해서 당일로 다녀가기로 한 것이라고 그러더라. 대통령은 (독도 방문을 둘러싸고) 말썽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것, 경제적인 것 그런 눈치를 보면 못 간다고 했다.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김) 김 씨는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독도에 못 간 것은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하느라 그런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독도의 안전시설을 꼼꼼히 살피면서 잘 정비하고 고쳐야 한다고 했다면서 “나라사랑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강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돌발적으로 외교적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비판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나는 비관적이진 않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어렵다고, 힘들다고 미룰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왜 지금인가라는 얘기도 있는데 현실정치에서 국면전환용이라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쪽에서 국면이 전환되어야지 이쪽(외교)에서야 국면이 전환되겠느냐”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독도에 들어가기 전 울릉도를 찾은 대통령 일행을 도민과 관광객들이 열광적으로 반겨준 것도 감동적인 모습이었다고 했다. “울릉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울릉도민과 관광객들이 나와서 난리가 났다. 대통령이 이들을 보고 손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차에서 내려 애들과도 일일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대통령의 나라사랑을 직접 현장에서 목격했다는 게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김 씨) 김 씨는 “독도 방문을 토대로 글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오늘이 지나면 곧 구문이 되지 않겠느냐”며 웃음 지었다. 조이영 기자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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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엄마들을 위한 포르노 논란… 그 소설책 드디어 한국 왔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 ‘역사상 가장 짜릿한 소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올 상반기 영미권 출판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책. 4월 출간 이후 석 달 만에 미국에서 2100만 부를 돌파했고, 영국에서는 판매 11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갖고 있던 최단 기간 밀리언셀러 기록(36주)을 가뿐히 넘겼다. 대체 무슨 책이기에.톡 까놓고 말해 청소년 대상 연애소설, 즉 ‘할리퀸 로맨스’를 떠올리게 한다. 평범하고 순수한 여성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성의, 현실에선 이뤄지기 힘든 연애가 꿈처럼 펼쳐지기 때문. 다만 노골적이거나 때론 변태적인 성행위에 대한 묘사가 가득하니 ‘성인용 할리퀸 로맨스’라고 할까. 출판사조차 인터넷 서점에 ‘청소년에게는 권장하지 않는 도서입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넣었다. 대학 졸업반인 스물한 살 아나스타샤 스틸은 남자 경험이 거의 없는 지극히 평범한 여성. 그는 대학 신문에서 일하는 친구를 대신해 스물일곱에 억만장자가 된 크리스천 그레이라는 남성을 인터뷰하게 되고, 완벽한 외모에 엄청난 재력까지 겸비한 그에게 한눈에 빠진다. 그레이도 스틸에게 관심을 갖게 되며 서로 가까워진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이미 완간됐지만 국내에는 먼저 1권만 나왔다. 200자 원고지 3000장 분량인 1권을 두 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책의 ‘3분의 1’을 살펴봤을 때 솔직히 의아했다. 물론 술술 읽히고 재미있다. 하지만 앞서 외신들을 통해 전해진 책의 화려한 명성에 쉽게 공감은 안 간다. 문학성은 논외로 치자. 소설 ‘트와일라잇’에 빠진 저자가 작정하고 썼다는 첫 번째 소설에 작품성 운운은 ‘결례’다. 중요한 것은 로맨스 소설의 성공을 결정짓는 남자 주인공, 그레이가 얼마나 매력적인가다. 이는 섹스를 안 할 때와 섹스를 할 때로 나눌 수 있는데, 실제 소설도 두 장면을 반복하면서 오르가슴을 증폭시킨다. 평상시 그레이는 남성이 보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잘난 놈’. 스틸이 ‘보고 싶다’고 하면 단숨에 달려오는 과감함, 스틸이 흘려 말한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선물 공세를 퍼붓는 세심함, e메일로 위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다정함, 헬기와 요트를 타고 다니는 능력까지. 이 남자에게 혹하지 않기 어렵다. 그러면 섹스는 어떤가. 한마디로 변태다. 기괴한 체위에, 채찍 수갑 등 각종 기구까지. 스틸과 주종(主從) 관계를 설정한 그는 폭력까지 행사하고 난 뒤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에게 전적인 통제를 행사한다는 것, 그게 나를 흥분시켜.” 적어도 기자에게는 ‘나쁜 놈’처럼 보이지만 그레이는 이미 수많은 여성 독자의 우상이 됐다. 어쩌면 공공장소에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 괜히 딴 생각은 하지 말자. 결국 취향이고, 방식의 문제니까. 게다가 컴퓨터에 은밀히 저장된 야한 동영상을 혼자 보는 것보다는 당당하지 않은가.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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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오류 고친 ‘토지’ 정본, ‘공짜’로 바뀐 ‘孔子’ 바로잡기도

    질곡의 우리 현대사를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꾹꾹 눌러쓴 작품. 박경리 선생(1926∼2008)의 ‘토지’다. 1969년 집필을 시작한 선생은 1994년 8월 15일 완간 때까지 꼬박 25년을 좌식 책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독한 끈기로 토지를 완간한 노 작가를 축하하기 위해 그해 10월 8일 강원 원주시 단구동 선생의 자택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박완서 작가는 환한 웃음과 함께 ‘박 선배’를 끌어안았고, ‘푸릇한 중년’이었던 조정래 박범신 작가도 주뼛대며 한자리를 차지했다. 300여 명의 선후배 문인이 모인, 당시 문단의 최대 행사였다. 잔치는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선생의 얼굴도 큰 짐을 벗은 듯 환했다. 자리가 파할 때쯤 한 기자가 “이젠 무얼 하실 겁니까”라고 묻자 선생은 길게 생각도 않고 답했다. “이제 토지를 수정해야죠.” 박경리 선생은 이 장대한 작품에 수많은 오류가 있음을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생전에 오류와 오자 등을 바로잡은 ‘정본(定本)’의 출간을 원했다. 2002년부터 ‘토지’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상진 이승윤 최유희 조윤아 박상민 등 연구자들로 토지편찬위원회를 꾸려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토지는 내용 못지않게 책 자체로도 ‘거친’ 세월을 견뎌냈다. 26년간 현대문학 문학사상 한국문학 주부생활 마당 정경문화 문화일보 등 총 7개 매체를 옮겨 다니며 연재했다. 단행본 판권도 문학사상 삼성출판사 지식산업사 솔출판사 나남출판사 등 5곳을 거쳤다. 각기 다른 편집자의 손을 거치면서 표기법이 통일되지 않았고, 등장인물이 600명이 넘는 탓에 인물의 이름이 뒤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공자(孔子)’를 ‘공짜’로 옮기는 어이없는 실수도 있었다. 마로니에출판사와 토지편찬위원회는 10여 년의 작업 끝에 각종 오류를 잡은 ‘토지’ 결정본(총 20권)을 완성해 15일 일반에 공개한다. 선생이 토지를 완간한 지 꼭 18년이 되는 날이다. 연재물을 기본으로 여러 단행본들과 비교해 총 6000여 곳을 수정한 ‘토지 정본’이다. 9일 원주시 흥업면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 참석한 박경리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의 얼굴은 밝았다. “어머니는 워낙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분이셨어요. ‘이쯤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것들도 어지럼증이 일 정도로 살피고 또 살피셨죠. 한때는 그 철두철미함에 치를 떨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철저함이 어머니의 지금 모습을 가능케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런 (철두철미했던)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10년이 걸린 결정본이다. 선생은 ‘이쯤에서’ 만족하실까. 김 이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마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지금도 토지를 손보고 계실 거예요. 베스트의 베스트가 나올 때까지요.”원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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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스타일’ 뜨니 국립국악원이 한숨… 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이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한숨짓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국악원이다. 국립국악원이 제작하고 싸이가 참여한 런던 올림픽 응원가 ‘코리아’가 ‘강남스타일’의 인기에 묻혀 빛을 못 보고 있기 때문이다.국립국악원은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싸이와 함께 국악 응원가인 ‘코리아’를 만들었다. 강렬한 비트 속에 사물놀이와 태평소 등 국악기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6월 28일 음원을 공개한 이후 음원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4위까지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하지만 보름여 뒤 싸이가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 ‘싸이6甲’을 발표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강남스타일’이 뜨자 ‘코리아’가 이에 묻혀 시들해지고 만 것. 8일 현재 ‘강남스타일’은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코리아’는 순위권(100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국립국악원은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활동에 집중하는 데 ‘토를 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싸이와의 계약이 작사, 작곡, 뮤직비디오 촬영까지였고 추가 활동을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악재도 겹쳤다. 국립국악원은 올 초부터 ‘코리아’ 홍보를 위해 방송사 주요 예능프로그램들과 협의해 왔고 MBC ‘무한도전’과는 거의 합의 단계까지 갔다. 하지만 MBC 파업으로 백지화됐다.냉가슴을 앓고 있는 국립국악원과 달리 싸이의 주가는 날로 치솟고 있다. 그는 앞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포미닛 멤버 현아와 함께 노랫말을 개사한 여성 버전 음원과 새 뮤직비디오 제작을 마쳤고 이를 곧 공개할 계획이다. 11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그의 공연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쇼’는 3만 석이 이미 매진됐다. 그는 최근 미국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의 소속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합동 작업을 하자”는 제안도 받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동영상=열광의 도가니...‘말춤’추며 멘붕된 어느 클럽 외국인들}

    • 20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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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 시인 왈 “황진이 누나 이어 이 아우도…”

    “시조 하고 있네∼.” 문인들이 종종 농담 삼아 하는 말이다.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답답이’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쓴다. 요즘 시조를 ‘한물간 장르’로 보는 문단 일부의 시각을 반영한다. 문화 장르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시단과 시조계는 함축적인 언어미를 추구한다는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물과 기름처럼 지내왔다. 문예지도 따로 내고 모임도 따로 갖는다. 서로를 ‘한 수 아래’로 보는 폄하의 시각까지 있다.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문학평론가)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다. 만해 한용운도 시조를 많이 썼고, 주요한 김동환도 적지 않은 시조를 남겼다. 김영랑 서정주 조지훈 박재삼 같은 걸출한 현대 시인들도 시조의 리듬과 형식을 현대시에 접목해 역작들을 꽃피웠다. 문단의 홀대 속에서 시조가 일본 전통시인 ‘하이쿠’에 비해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현실도 답답했다. 권 교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원로 및 중진 시인들에게 ‘시조 한 수 지어 달라’고 청했다. 문단 경력 수십 년에도 시조를 써보지 않았다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취지에 공감한 이들은 생소하다면서도 끙끙대며 시조 한 수씩을 내놨다. 총 87명에게 부탁해 50수를 모았다. 김종길 고은 이근배 허영자 신달자 오세영 천양희 유안진 조정권 문정희 나태주 이문재 이재무 이은봉 정끝별 이정록 조용미 박형준 김언 등이 참가했다. 나머지 37명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시조 청탁을 하느냐’ ‘시조가 뭔지 모른다’ ‘쓸데없는 청탁은 하지 마라’라며 거절했다. 고은 시인은 시조를 갖고 한바탕 놀았다. 시조 ‘누나 진이에게’의 진이는 조선 시대 명기(名妓)이자 문필가인 황진이다. 고은 시인은 이런 시작메모를 동봉했다. “좀 안 근엄하고저 이런 염치 모르는 풍류를 빚어 보았소이다. 그동안 심심해하시던 황진이 누나 해골께서도 사뭇 반겨 마지않았소이다. 간밤 꿈에 이렇듯이 그이를 뵈었소이다.” 신달자 시인은 등단 48년 만에 첫 시조를 썼다. ‘어둠이 햇살자리 지우고/달빛자리 어둠을 지우고/여명 다시 달빛을 지우느니//그대여//너를 지워라 지워라/가는 세월을 불렀는데//너는 남아있고 내가 지워지느니’(시조 ‘공(空)’ 일부) 신 시인은 “문학을 공부하면서 그 짧은 황진이의 시조 속에 연애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의 빛과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한 편의 시조가 나는 어려웠다”며 ‘신인 시조 시인’이 된 감회를 밝혔다. 올해 86세인 김종길 원로 시인은 평생 시조 2수를 썼다고 털어놨다. 그 가운데 하나는 문우 조지훈(1920∼1968)이 먼저 세상을 떴을 때 장례행렬의 만장(輓章)으로 썼던 시조 ‘지훈(芝薰)과 영결(永訣)하며’였다. ‘일월산(日月山) 지초(芝草) 향기 맑고도 매웁더니/쉬흔을 못다 살고도 웃으며 떠나는가/술 익는 강마을에는 오늘도 타는 저녁노을’ 시인 50명이 낳은 시조들은 2012 만해축전의 일환으로 12일 오후 7시 강원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리는 ‘권영민의 문학콘서트-시조만세’(경기문화재단 후원)에서 공개된다. 고은 이근배 오세영 고형렬 등 시인들, 한분순 이우걸 홍성란 권영희 등 시조시인들이 한바탕 시와 시조를 놓고 소통하는 자리도 펼쳐진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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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에 만나는 詩]삶은 무겁다 무거우면 코끼리 코끼리는 커 내 꿈도 컸었지…

    삶은 느리고 무겁다. 그러기에 지긋이 힘겹다. 갈수록 커지는 일상의 짐을 견디기 위해 조금씩 비대해져버린 나의 육체. 둔중한 몸집을 바삐 굴려도 이 회색도시에 더이상 달콤한 잎사귀는 없다. 나는 엘리펀트맨. 제 한 몸 편히 누일 곳 없어 오늘도 헤매는 도시의 이방인. ‘이달에 만나는 시’ 8월 추천작으로 이용임 시인(36·사진)의 ‘엘리펀트맨’을 선정했다. 지난달 나온 시인의 첫 시집인 ‘안개주의보’(문학과지성사)에 수록됐다. 시인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이원 손택수가 추천에 참여했다. 2006년 가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정보통신기술회사에 다니던 시인은 출근길에 한 남자를 본다. 한 손으로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축 늘어진 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샐러리맨. 시인은 측은한 그에게서 ‘코끼리’를 떠올렸고, 갖고 있던 문예지 여백에 시의 초고를 날려 적었다. “왜곡된 사회에서 변형돼버린 우리의 신체가 떠올랐어요.” 새내기 직장인들은 대개 같은 고민을 한다. ‘이 일이 내게 맞나’ ‘평생 이 일을 해야 하나’ 등등. 시인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고민을 거듭하다 불현듯 “시를 써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 창작교실에 등록했다. “제게 시가 숙명이거나 드라마틱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지’ 고민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저에게는 시였던 것 같아요.” 장석주 시인의 추천사는 이렇다. “실존의 원풍경을 더듬는 상상력의 예민한 촉수가 느껴진다. 삶이 그렇듯 그것을 감싼 세계 역시 낯설고 모호하고 불투명하다. ‘당신’이란 내가 살아보지 못한 낯선 세계가 아닌가! 낯설다는 것은 모호하고 위태롭다. ‘당신’이 그로테스크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원 시인은 “이용임은 심상까지도 절제된 묘사로 그려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담담한 구조 속에서 ‘맑은 뼈를 세우’는 창문을 보게 하거나, ‘불투명한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투명한 발소리를 들려줄 때, 그만의 톡 쏘는 묘사 맛이 느껴진다”며 추천했다. “이용임의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독특한 영역 속에서 변형된다. 일상을 다루되 기이하게 굴절시키는 이 시인의 남다른 재능은 현실을 더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잊혀진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손택수 시인의 추천 이유다. 이건청 시인은 오세영 시인의 시집 ‘마른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민음사)를 추천하며 “화해와 긍정의 정신이 도달한 궁극의 세계를 보여준다. 파멸과 부정에 기대지 않고도 그의 시는 투명한 절정에 닿고 있으며, 일상 현실과 시적 자아를 온전히 합일시킨다”고 평했다. 김요일 시인은 김륭 시인의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문학동네)를 추천했다. “‘제대로 늙기도 전에 미치거나 시드는’ 결핍된 생의 비애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꽃 같고, 별 같고, 밥 같고, 눈물 같은 수작들로 가득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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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TV도 에어컨도 없는 옛날처럼 살아볼까요?

    “아∼덥다”란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 에어컨도, 심지어 선풍기도 없이 지낼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수십 년 전만 해도 부채질과 등목으로 여름을 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날이 더 더워진 게 아니라 어쩌면 사람들이 점점 더위에 약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창작동화는 요즘 같은 여름날 읽기에 딱 좋다. 시원한 동화여서? 천만에. 읽다 보면 덥다 못해 숨이 턱 막힐 것 같다. 열매네 가족은 전기와 수도를 끊고 옛날 사람들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이를테면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좌충우돌하는 가족들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고, 뭉클한 감동까지 배어나온다. 고생 끝에 되찾은 가족애랄까.초등학생 지열매는 TV라면 사족을 못 쓰고, 아빠는 홈쇼핑 중독자. 어느 날 엄마는 폭발한다. TV를 없애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두꺼비집’(분전반 전원)을 내려버린 것. TV도, 에어컨도, 냉장고도 멈춘다. 엄마는 이참에 “옛날로∼”를 외친다. 수도까지 끊어 물까지 옆집에서 길어다 쓰고, 화장실까지 멀리 떨어진 반장네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열매와 아빠는 TV 금단현상에, 불편해진 생활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뿔난 엄마가 무서워 울며 겨자 먹기로 사서 고생을 한다. 여름방학 내내 이어진 ‘옛날처럼 살기’ 속에서 가족 간 대화는 많아지고, 열매도 독서에 열중하게 된다는 해피엔딩. 열매네뿐인가. 주위에는 TV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가 대부분이다. 옛날처럼 살기라는 ‘극약 처방’에 공감이 가는 것도 이 때문. 다만 억지스럽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TV나 인터넷만 줄이면 됐지 전기, 수도까지 끊는 엄마라니….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어떤 것이 좋은 방안일지 얘기해 보면 좋겠다.절충점으로 가족 캠핑을 한번 가는 것은 어떨까. 전기와 수도도 없이 자연과 벗하며 보내는 하룻밤은 많은 자극을 줄 것이다. 일방적 지시보다 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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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평온한 호텔 가면 무도회… 연쇄살인 고리를 끊어라

    히가시노 게이고(사진)는 일본의 대표적 추리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지만 그의 추리물은 어딘가 추리소설 같지 않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범인을 쫓는 수사진의 활약에 초점을 맞추는 데 비해 히가시노는 사건 주변에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의 내면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심리 탐구’에 집중한다. 하지만 사건과는 별 상관 없어 보이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막판 결정적인 해결의 열쇠로 드러날 때는 소름과 같은 전율이 느껴진다. “평온한 일상 속에 범죄가 숨어 있다”고 말하는 듯한 반전은 그렇기에 더 짜릿하다. 이 작품은 작가가 등단 25주년을 맞아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한 소설. 일본 독자 1만 명이 그동안 작가가 쓴 소설 77편 가운데 뽑은 인기 작품 5위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다작을 하는 히가시노의 작품 편차가 큰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도쿄에 연쇄살인 3건이 일어난다. 범인이 현장에 의도적으로 남긴 숫자 메시지를 해독한 수사진은 다음 살인이 일어날 장소가 도쿄의 최고급 호텔인 코르테시아도쿄임을 알아낸다. 수사진은 호텔리어로 변신해 잠복 수사에 들어가고, 의문의 손님들이 하나둘 수사선상에 오른다. 제목에 있는 ‘가면무도회’라는 뜻의 ‘매스커레이드’에서 보듯 ‘가면’은 작품을 꿰뚫는 모티브다. 수사진은 손님들의 ‘가면’을 벗겨 범인을 잡아야 하고, 호텔은 수사에는 협조하지만 가급적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손님들의 ‘가면’을 지켜주려고 하는 상황. 수사진과 호텔리어들의 갈등이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긴박감이 높아진다. 히가시노는 앞서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가와 마나부 교수, ‘가가 형사 시리즈’의 가가 교이치로 같은 매력적인 ‘탐정’들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닛타 고스케라는 30대 중반의 경시청 소속 형사가 처음 등장하는데, 그의 사건 해결법이 무척 매력적이다. 작은 단서들을 모은 뒤 꿰맞춰 범인을 추적하는 게 아니라 먼저 범인에 대한 가설을 세운 뒤 이를 증명하는 단서를 모으는 식이다. 과학자의 실험 증명 같은 그의 추리법은 무엇보다도 창조적이어서 놀라움을 준다. 추리물은 사실 형사와 범인의 싸움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의 두뇌 싸움이다. 독자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히가시노의 상상력과 구성적 치밀함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그가 어떻게 수십 년간 일본 추리물의 거장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 작품을 통해 말하는 듯하다. 엉뚱한 얘기 같지만 호텔업에 종사하거나 호텔리어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절대적 위기에서 현명하게 행동해야 하는 건 수사진뿐만 아니라 호텔리어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배우라는 얘기가 아니다. 호텔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할 책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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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게스트하우스… 먹거리… 여행정보 생생

    홀로 떠나는 여행. 호텔은 부담되고, 모텔은 왠지 껄끄럽다. 또한 사람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떠난 여행에서조차 문득 사람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 게스트하우스가 답이 될 수 있다. 지역 정보에 능통한 데다 친절한 주인, 우연히 만나게 되는 동료 여행객들. 서울 부산 경주 통영 여수 순천 속초 안동 전주 광주 등지의 추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고 인근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덧붙였다.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정보들이 생생하다.권오혁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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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자로 보는 어린이 책]백발백중 우리민족 활시위를 당겨라 外

    백발백중 우리민족 활시위를 당겨라(김형국 글·송영방 그림·마루벌)=런던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와 개인전 금메달, 남자 단체전 동메달….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활을 잘 쏠까. 고구려 시조 주몽을 비롯한 활을 잘 쏜 역사적 인물들, 활과 우리 민족의 연관성 등을 풀어냈다. 1만1000원. 나는 꿈 같은 거 없는데(김이연 지음·권혁주 그림·정글짐북스)=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가 대통령도 과학자도 아닌 ‘공무원’인 시대. 미래의 박태환, 안철수, 반기문이 될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원하는 꿈이 아니라 스스로 택한 꿈을 꾸도록 결심하게 하는 철학동화. 9500원. 런던은 정말 멋져!(로렌 차일드 글·그림·국민서관)=남매인 찰리와 롤라가 친구들과 함께한 런던 탐방기. 버킹엄 궁전, 런던 아이, 넬슨 제독 기념비, 그리니치 천문대 등 런던의 주요 볼거리를 다양하게 소개했다. 런던 그림이 들어간 엽서 2장도 들어 있다. 1만 원. 전설의 땅 고대 그리스(쥘리엣 베크 지음·소년한길)=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그리스 유물을 중심으로 그리스의 역사를 짚어본다. 생생한 화보가 눈길을 끌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해설이 다소 어려워 보인다. 1만3500원.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큰 소리로 읽어요(안도현 글·한상언 그림·토토북)=시인 안도현이 아이들의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쓴 낭송용 책. 시와 동화들이 실렸고,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질문들도 적절히 배치됐다. 1만5000원.}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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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해문학상 이시영 시인 선정 신동엽문학상 김중일-황정은 씨

    이시영 시인이 창비가 주관하는 제27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제30회 신동엽문학상은 시집 ‘아무튼 씨 미안해요’의 김중일 씨와 소설집 ‘파씨의 입문’의 황정은 씨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만해문학상 2000만 원, 신동엽문학상 각 1000만 원. 시상식은 11월 21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 20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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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산창작기금 9명 지원

    2012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인 김혜진 씨가 대산창작기금 수혜자로 선정됐다. 김 씨와 함께 정태언(소설), 백상욱 이병일 최승철(이상 시), 김숙종(희곡), 권희철(평론), 박승우 이반디 씨(이상 아동문학)도 1000만 원씩의 창작 지원금을 받게 됐다.}

    • 20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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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8월 가을호로 발간 10주년… 41권의 금자탑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가 이달 중순 가을호(통권 41호)를 펴내며 10주년을 맞는다. 현재 300종이 넘는 문예지가 있지만 수십 권을 제외하면 대개 동인지 수준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인색한 게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시인세계의 10주년은 특별하다. ‘좋은 시와 시인을 섬기는 시 전문 계간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 잡지는 창간 때부터 문예지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우선 시인에게 ‘객관적인 원고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2002년 창간 당시만 해도 문예지 원고료는 없다시피 했고 지급한다 해도 일관성이 없었다. 그런 시기에 시인세계는 시 한 편당 원로 시인은 10만 원, 중견은 5만 원으로 원고료를 정했다. 이 기준은 문예지 전반으로 퍼져 시인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매회 선보이는 특집 기사도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대부분 문예지가 시, 소설, 평론 등 발표 작품들로만 가득 메워져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전환한 것. 시인세계는 창간호에 게재한 ‘100명의 시인·평론가가 선정한 10명의 시인’을 필두로 ‘시인이 따로 가진 특별한 직업’(2003년 가을호)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2004년 봄호) ‘과대평가된 시인, 과소평가된 시인’(2005년 겨울호) ‘시인들의 단골 아지트’(2008년 여름호) ‘내 시 속에 들어온 영화’(2010년 봄호) 등을 다뤄 관심을 끌었다. 잡지에 연재됐던 ‘강은교의 시에 전화하기’ ‘시인의 오지기행’ 등은 책으로 묶어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집 기사 가운데 하나였던 ‘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애송 명시’는 책으로 나와 10쇄를 넘겼다. 신인 발굴에도 힘써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서효인, 문장 공모마당 연간 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산 시인 등이 이 잡지 신인상 출신이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콘텐츠 잡지에도 뽑혔다. 10주년 특집으로 꾸미는 이번 가을호에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김산 서효인 김경주 김언 강정 등 젊은 시인 5명이 ‘시의 소통’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했다. 평론가 75명이 선정한 ‘현대 명시집 10선’도 선보인다. 김종해 시인세계 발행인은 “시를 읽는 독자가 적다 보니 잡지를 낼 때마다 1500만 원씩 적자가 난다. 부담스럽고 힘들지만 좀 더 독자에게 근접한 시지(詩誌), 쉽게 읽히는 시지를 만들겠다는 초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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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聖의 숨결 밴 땅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만나다

    《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와 시인 박형준(46)이 만났다. 시인은 7일 타고르의 71주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인도를 생각하는 예술가 모임’(회장 김춘식)이 인도에서 개최한 제5회 한국-인도 문학예술인 국제학술문화제에 다녀왔다. 육사시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동서문학상 등을 받은 박 시인은 1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인도의 시성과 나눈 교감을 글로 보내왔다. 》 소음과 평화가 한자리에 있는 곳, 콜카타(옛 캘커타)와 거기서 기차로 세 시간 떨어진 샨티니케탄. 너무나 대조적인 두 장소에서 인도의 시성 타고르를 보았다. 평화(샨티)와 장소(니케탄)가 합해진, 조합해보면 평화의 장소라는 뜻의 샨티니케탄. 그 호숫가 마을에서 한 아낙이 물 단지에 물을 채웠다가 다시 따르는 의식을 되풀이했다.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끊임없이 담았다가 비워내는 여행인 것인지. 릭샤(자전거택시)를 타고 유칼립투스로 가득한 숲 속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가 만났던 시장도 잊을 수가 없다. 세상엔 그런 곳이 있었다. 숲 속에 널찍한 마당을 펼쳐놓고 동네 사람들이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물건을 파는 그런 시장이 존재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선다는 그 마켓은 샨티, 그야말로 평화 자체였다. 샨티니케탄 비스바바라티대학에서 열린 이번 문화제는 타고르의 서거일을 맞아 인간의 고통과 구원을 주제로 했고, 양국 문학의 접점에 타고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와 함께하는 인도’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대학은 1901년 타고르가 설립했다. 5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학교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아우르는 교육의 요람으로 성장해 지금은 음악 미술 무용 문학 등 예술 분야의 인도 최고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타고르는 어린 시절 획일적인 수업에 염증을 느꼈던 탓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는 나무 아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실천하고자 했다. 우리는 신화를 사실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하지만 신화나 자연은 사실로 들어가기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이며 나아가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역사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타고르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생명의 분수와도 같은 나무들 밑에서 아이들의 외침과 노래와 유쾌한 목소리를 들으며 ‘기탄잘리’ 시편을 써내려갔던 것이다. 자연과의 호흡 속에서 자유로운 상상력과 현실 인식이 태어난다. 선생님 대신 ‘다다(큰형)’와 ‘디디(큰언니)’로 부르는 이 땅에서 자란 타고르와 아마르티아 센 교수가 노벨문학상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929년 4월 일제강점기 한국 민중을 위해 동아일보에 게재한 시 ‘동방의 등불’에서 코리아를 ‘동방의 밝은 빛’이라 노래했던 타고르. 그는 식민지 상황에 놓인 조선의 현실을 과거형인 ‘빛나던 등촉’으로 표현했고, 앞으로 다가올 희망은 미래형인 ‘동방의 밝은 빛’으로 형상화했다. 서구의 식민주의에 대항하는 ‘자치의 옹호’를 ‘등불’로 표현한 것으로 타고르의 민족주의를 넘어선 세계 시민으로서의 열린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샨티니케탄을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콜카타로 향했다. 콜카타에는 타고르의 생가인 타고르하우스가 있다. 하루에도 수십만의 사람과 온갖 짐승들이 넘나드는 콜카타의 하우라 다리 밑을 흐르는 흙빛 후글리 강 아래로 꽃시장 ‘물리크 가트’가 펼쳐져 있었다. 질척거리는 진창 속에서 꽃을 치장하고 파는 사람들, 그 형형색색의 꽃시장을 지나자 강물 속에서 몸을 씻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막대기 같은 똥을 물속에 뚝뚝 떨어뜨리는 사람 곁에서 천연덕스럽게 그 강물로 이를 닦는 노인을 보았다. 타고르는 “새들은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도 한다”라고 말했지만 나는 양립할 수 없는 듯이 보이는 이승에서의 삶의 문제와 그것을 넘어선 구원의 문제에 대해 쉽사리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다만 콜카타 진창 속에서 형형색색으로 피어나는 꽃들처럼 타고르의 삶과 시가 가장 가난한 이들의 가슴 속에서 환영처럼 떠다니는 듯해 가슴이 아려왔다.박형준 시인}

    •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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