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형

유근형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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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일군다 믿습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을 넘어 중동까지 한끗 다른 질문들을 던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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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실태 점검” 복지부 압박에 백기 든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공단 내부망을 통해 자진 사퇴 거부와 새 기금이사 영입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최 이사장이 제출한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최 이사장은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식을 두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과 갈등을 빚어 왔다. 최 이사장은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임기(2년)가 11월 3일까지인 홍 이사에게 ‘연임(1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월권’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사퇴 하루 전인 26일에도 공단 내부망을 통해 “비연임 결정은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다. 새 기금이사를 영입하겠다”며 사퇴 거부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끝내 사임 요구를 받아들였다. 복지부는 26일 오후 11시경 ‘공단 내부 갈등의 원인을 점검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공단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 이사장과 통화를 해 사퇴를 종용하며 홍 본부장도 사퇴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대통령에게 직접 해임건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도 최 이사장에게는 부담이었다. 최 이사장과 갈등을 빚었던 홍 본부장 역시 연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모두 물러나더라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논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갈등은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견해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현 체제 내에서 전문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부 방침과는 다른 것이다. 반면 자산운용업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홍 본부장은 현재보다 공격적인 기금운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직간접으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분리해 독립시키려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지부는 공단 운영실태 점검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김용하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기금 공사화 찬성론자가 신임 연금공단 이사장에 부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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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 “기금본부장 교체… 난 사퇴 안해”

    “세계 최고의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를 영입하겠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26일 공단 내부망에 게시한 ‘NPS(공단)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자진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새 기금이사 영입 의지도 드러냈다. 갈등을 빚고 있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퇴진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이에 복지부는 최 이사장 해임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의 1년 연임을 불허한 것이 복지부의 주장처럼 ‘월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비연임 결정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사장 고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라며 “구체적 사유 없이 홍 이사를 연임시키겠다는 당국(복지부)의 요청이 충돌의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기금공사 분리 독립 반대에 대한 소신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은 생명과도 같은 국민 미래의 자산이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하늘의 죄를 받아 빌 곳조차 없게 된다”며 “국민 노후자금을 맡길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금이사를 영입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금공사 독립보다는 현 체제 내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최 이사장의 강경한 태도가 이어지자 복지부는 최 이사장 해임 건의에 대한 법적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임 건의 절차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 최대한 빨리 해임 건의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에 발생한 공단 운영 관련 갈등을 파악하기 위해 경영진단에 나선다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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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개비 담배’ 금지 입법 추진… 복지부 “청소년 흡연 조장”

    보건복지부가 한 갑에 14개비짜리 소량포장 담배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소량포장 담배가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된 뒤 일본계 담배회사들은 한 갑에 20개비가 아닌 14개비만 넣어 25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런 꼼수 판매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법 개정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의 의지를 업계에 최대한 전달해 소량 제품 유통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는 한 갑에 20개비 미만으로 담배를 포장,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8개국도 2016년부터 한 갑에 최소 20개비 이상으로만 포장, 판매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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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 이사장 “복지부가 ‘자진사퇴한다’고 거짓말”

    “현재로서는 사퇴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21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이사장은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운용 방식을 두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과 갈등을 빚다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최 이사장은 “20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홍 이사도 그만두게 할 테니, 빠른 시간 안에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해 ‘24시간 동안 고뇌를 해보겠다’라고 답했다”며 “장관 면담 뒤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국장에게 ‘이건(압력) 아닌 것 같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는데, 복지부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처럼 언론에 흘렸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 이사장은 정 장관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도 복지부 장관을 해본 사람이다. 정 장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20일 회동에서도 최대한 신의를 가지고 인간적으로 대화했다”며 “하지만 복지부는 신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최 이사장이 자진 사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은 국민연금 기금공사 분리 독립에 반대하는 소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내 나이가 70세다. 더 이룰 것도 없는 사람”이라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내가 쉽게 물러나면 국민연금 기금공사 독립이 급물살을 타 국민연금 기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이 기금공사 분리 독립 반대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뒤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사퇴를 거부할 경우 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지금까지 업무상 잘못한 것이 없고 7000명의 공단 직원과 국민연금의 미래를 위해 쉽게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기금공사 독립, 기금이사의 자질 등 그동안의 문제를 먼저 밝히고 거취는 국민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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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형 부모 사이서 AB형 딸… ‘돌연변이 AB형’ 세계 첫 발견

    부모가 모두 B형인데, 자식이 AB형인 ‘돌연변이 AB형(시스-AB09)’ 혈액형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통상 부모가 모두 B형이면 유전학적으로 자식은 B형 또는 O형이다. 조덕 삼성서울병원 교수팀과 신희봉 순천향대병원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트랜스퓨전 메디신’ 온라인판 7월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조 교수는 “국제 혈액은행에 시스-AB09형 혈액형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초로 시스-AB09형 판정을 받은 사람은 29세 여성으로, 난소낭종 수술을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에 의해 이 사실이 발견됐다. 통상 일반인의 10∼15%에 이르는 일반 AB형은 부모 한쪽에게서 A형 유전자를, 다른 쪽 부모에게서 B형 유전자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 반면 부모 어느 한쪽에서만 AB형의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아 AB형이 되는 경우는 시스-AB형으로 분류하며, 시스-AB01형에서 시스-AB08형까지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시스-AB09형은 시스-AB형 가운데에서도 특이하게 발생한 경우다. 부모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돌연변이이기 때문. 조 교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조상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유전자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AB09형은 기존 AB형에게서는 수혈받을 수 없고, O형에게서 수혈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희귀한 혈액형의 경우 평소 자기 혈액을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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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유근형]뉴햄프셔의 선택

    최근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 주에 다녀왔다. 평소엔 조용한 지방이지만 4년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처음 실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년 2월 오픈프라이머리까지 넉 달이나 남았지만 뉴햄프셔의 주도(州都)인 콩코드 시 곳곳에는 대선 후보들의 홍보 게시물이 내걸렸다. 호텔에서 TV를 켜면 10분이 멀다하고 정치인들의 이미지 광고가 이어졌다.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열기였다. 유력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연일 직접 뉴햄프셔 지역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뉴햄프셔의 선택이 갖는 무게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선거 열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뉴햄프셔의 선택’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주 상하원이 원격의료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는 사실. 건강보험 확대(오바마 케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펼쳐왔던 양당이 한마음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 하원이 주도한 법안이지만 민주당 출신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 없이 법안에 기꺼이 서명했다. 뉴햄프셔의 선택을 지켜보자니 수년째 찬반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는 국내 원격의료의 현실이 떠올랐다. 박근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하겠다며 원격의료 추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안전성, 대형병원 쏠림 등을 문제 삼은 의료계의 반발에 부닥쳤다. 이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은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도 반전 카드를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상황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뉴햄프셔의 선택’에는 우리가 부분적으로 수용하면 현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시사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뉴햄프셔는 주 정부에서 면허를 받은 의사들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게 했다. 주민들이 타 지역 병원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자기 지역의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도록 유도한 것이다. 우리도 강원도 산골마을에 사는 사람은 반드시 강원도 소재지 병원 의사와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게 제한하면 어떨까. 현재 정부안은 서울 대형병원에서 초진을 받으면 재진부터는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있는데, 이 조항을 없애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형병원 쏠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지역거점병원의 역량 강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뉴햄프셔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심리지원, 만성질환 관리 등 지역 수요가 높은 진료과목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모든 진료과목이 아닌,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허용한다면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모적인 공방을 거듭하는 사이, 중국은 올해 말부터 미국 의료기관과의 원격진료를 시작한다. 우리가 먼저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해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정부와 의료계가 해묵은 논리들을 과감히 던지고 제3의 길을 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시간이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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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최고의 의술]환자에 긍정 바이러스… 유방암 3기-1기 중년자매 동시 치료

    ‘아이고, 큰일 났구나.’ 유방암 치료의 대가로 손꼽히는 문병인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55)은 이영신 씨(58)가 처음 병원을 찾은 2012년 8월의 그날을 아직 잊지 못한다. 정확한 검사 전이었지만 이미 가슴에서 지름 8cm 크기의 혹이 만져졌다. 암 환자 중에서도 혹이 매우 큰 편에 속했다. 피부색이 약간 변한 것으로 보아 암이 전이됐을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베테랑 의사에게도 암 선고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 센터장은 환자의 눈을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씨의 표정이 일곱 살 소녀처럼 천진난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환자의 표정만으로 증세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초기 환자들은 비교적 표정도 여유가 있는 반면, 말기 환자는 표정이 그만큼 어둡다는 것. 문 센터장은 “이 씨의 증세는 유방암 3기 정도였는데, 표정은 지난 30년 동안 봤던 환자 중 가장 밝았다. 완치자를 만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착한 거짓말이 환자를 살리다 문 센터장은 증세의 심각성에 대해 내색하지 않았다. 환자의 극복 의지가 강해 보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꺾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의료 분쟁이 많아지면서 의사들이 다소 냉정하게 방어막을 치고 환자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환자에게 눈곱만큼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당시 ‘충분히 나을 수 있다’고 착한 거짓말을 했는데, 결국 이 씨가 의사를 믿고 병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이 커서였을까. 암 세포가 줄어드는 속도가 다른 환자들보다 빨랐다. 첫 진단을 받은 8월, 이 씨는 암 덩어리가 너무 커 바로 수술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암 세포에 맞는 표적 항암제를 투여해 지름 8cm의 혹을 3개월 만에 1.5cm까지 줄였다. 문 센터장은 “최고로 독한 항암제 중 하나였는데, 너무 잘 버텨 줬다. 이렇게 빨리 암 세포가 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조기 암 발견은 오히려 축복 하지만 수술을 앞둔 2012년 크리스마스, 이 씨에게 위기가 닥쳤다. 누구보다 의지했던 언니 이민경 씨(61)가 문 교수의 제안으로 받은 검사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동생 이영신 씨는 “언니와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의지하며 살았기에 우애가 남달랐다. 내가 암 선고 받을 때보다 10배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문 센터장은 두 자매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두 자매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것이다. 조기 발견은 축하할 일이다. 어차피 발견될 거 동생 때문에 빨리 발견된 게 다행이다. 동생이 언니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준 것이다.” 의사의 말을 듣고 두 자매는 뜨거운 눈물을 쏟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유방암 1기였던 언니 이민경 씨는 가슴 부분절제술을 받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동생 이영신 씨의 수술은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암 세포는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퍼져 있었다. 림프절을 절제할 때 팔로 올라오는 혈관을 살리면서도 암 세포의 뿌리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도려내는 것이 중요했다. 유두까지 암세포가 퍼져, 피부를 최대한 얇게 남기면서 피가 순환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수술 성공의 관건이었다. 문 센터장은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알 수 없는 확신을 느끼면서 수술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수술이 술술 풀려서 회복 속도도 빨랐다”고 말했다. ○ 암 완치, 의술만으론 불가능 자매는 수술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현재 암 재발 없이 90세 노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수술 후 5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으면 암 완치 판정을 내리는데, 완치까지 2년이 남은 것이다. 최근에는 이대목동병원이 주최한 유방암 완치자 프로그램을 통해 문 센터장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도 올랐다. 이영신 씨는 “평소에는 너무 소탈해서 높은 분인 줄 몰랐는데, 백두산을 같이 가보니 우리 센터장님이 너무 높은 분이더라”며 “문 센터장님은 우리가 의사를 믿을 수 있게 이끌어주신 평생의 은인이다”고 고마워했다. 문 센터장은 모든 암 환자들에게 이 자매의 긍정 바이러스를 전달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항암 치료와 수술로는 암 세포를 99%까지밖에 제거할 수 없다. 마지막 1%는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과 행복바이러스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나도 두 자매를 치료하면서 의술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배웠다”고 강조했다. ▼ 유방암 예방하려면 ▼“콩 발효식품 섭취 유방암 발병률 크게 낮출 수 있어”유방암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치료 성공률도 높은 암이다. 대개 유방암은 유전이 강하게 작용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에 불과하다. 유전성 유방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BRCA1, BRCA2 유전자 보유자도 미리 알고 대비하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가족은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신체적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 중 40∼50%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유방암 예방에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에스트로겐을 조절하는 콩이 좋다. 5세부터 청국장 등 콩 발효식품을 적당히 섭취하면 유방암 발병률을 절반가량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선제적으로 가슴을 절제하는 극단적 예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세계적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2013년 양쪽 유방을 절제했다고 밝혔다. 졸리는 본인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졌기에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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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목디스크 환자 급증… 수술 없이 한방치료로 해결한다

    30대 직장인 정현수 씨는 최근 극심한 목의 통증과 함께 팔이 저리고 손가락이 찌릿한 느낌을 받았다. 올해 초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왕복 3시간 거리의 출퇴근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강좌를 본 게 원인이었다. 가벼운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는 참혹했다. 경추 5번과 6번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된 것이다. 이른바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정 씨는 약침치료를 2개월 동안 받고 목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을 3개월 동안 복용했다. 정 씨는 “주변에서 수술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한방 치료만으로 목 통증이 사라져 신기하다”며 “치료 초기에는 팔이 저려 물건을 들 수도 없었는데, 이제는 근육 운동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스마트폰 일상화로 목 디스크 급증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정 씨와 같은 목 디스크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 디스크 환자는 약 90만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30%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허리 디스크 환자 증가세(18%)보다 높은 수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목 디스크는 보통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20∼30대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척추전문의로 활동 중인 케네스 한스라이 박사는 국제외과기술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은 최대 27kg을 목에 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부담을 준다”고 밝혔다. 한방에서는 목뼈의 구조를 바로잡아 목 주변의 붓고 뭉친 근육과 인대를 풀어 주는 추나요법, 신경을 회복시켜 통증을 없애는 신경근회복술,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디스크한약과 동작침법 등으로 목 디스크를 치료하고 있다. 추나요법은 근육, 뼈, 관절 등을 밀고 당기면서 바로잡아 줌으로써 통증을 없애고 손상된 신체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장 오래되고 과학적 의술, 추나요법 추나요법에 추나 약물요법, 추나 침구 요법을 더해 추나의학이라고 말한다. 추나의학의 과학성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2002년 뇌신경 내과 분야에서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의대는 추나학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서울대 천연물 과학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뼈와 신경의 재생에 효과가 있는 ‘신바로메틴’이라는 신물질을 찾아내 미국 물질특허와 국내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를 존중해 보건복지부는 2018년 추나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추나 대중화에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신경 회복속도 3배 증가 ‘신경근 회복술’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는 ‘신바로약침’을 손상부위에 주입시키는 신경근 회복술도 목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이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손상부위를 정확히 판별한 뒤 특수침을 이용해 환부에 신바로약침을 분사한다. 신바로약침을 경혈과 통증 부위에 주입하면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해 목 주변의 통증을 빠른 속도로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은 2011년 SCI급 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Impact Factor 2.322)’에 약침의 핵심 성분인 GCSB-5가 연골 및 신경 재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디스크 부위 부기 빼주는 ‘디스크한약’ 디스크 부위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디스크한약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크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해도 이미 부어있는 디스크는 다시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이때 디스크한약을 사용해 부기를 가라앉히고 약해진 척추와 주변의 조직들을 튼튼히 해야 한다. 디스크한약은 3단계로 복용해야 한다. 1단계는 디스크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히고 어혈을 제거하는 ‘핵귀(염증제거)요법’이다. 2단계로는 디스크 주변 인대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양근(인대 및 근육강화)요법’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는 약해진 뼈에 칼슘을 보충해 골밀도를 높이는 ‘보골요법’이 진행된다. 뼈와 골막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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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국감, 증인채택 공방끝 파행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국정감사가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 속에 파행됐다. 이날 국감은 메르스 사태의 책임 소재를 추궁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됐다. 하지만 국감 시작 전부터 최원영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대통령비서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증인채택에 대한 여야 의견이 엇갈리면서 파행이 예상됐다. 야당은 메르스 사태 당시 청와대와 복지부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핵심 증인 3명의 출석을 요구했다. 문 전 장관은 “병원명 공개는 대통령 지시”라고 밝혔지만 최 전 수석은 “대통령의 정보 공개 지시에서 병원명은 제외”라며 상반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병원명 공개 시점 오판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두 증인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것. 김 비서관은 병원명 공개 브리핑 당시 “메르스 환자가 단순 경유한 병원에서는 감염 우려가 없다”는 쪽지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향후 메르스 경유 병원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이 쪽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월 국회 메르스 특별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됐다. 남은 의혹은 청와대와 복지부의 책임 소재인데, 증인들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며 “현역도 아닌 민간인 신분인 최 전 수석과 문 전 장관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국감은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되는데, 청와대 비서진을 상임위로 불러 진행된 바가 없다고 한다”며 “문 전 장관에게 국감 3일 전에 출석을 요구했는데, 7일 전에 요구하지 않는 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국감 진행을 주장했다. 메르스 국감은 시작 1시간 만인 오전 11시경 중단됐고, 여야 의원들이 증인 문제 합의를 시도했지만 6시간 만인 오후 5시경 결국 산회가 선언돼 ‘빈손’으로 끝났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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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은 지금, 한국의 저출산 전철 밟아”

    “베트남은 30여 년 전 우리나라와 유사한 저출산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필연적으로 닥칠 저출산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려는 것이죠.” 국내 소장파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43·사진)가 베트남 보건부 인구국 소속 인구컨설턴트로 초빙됐다. 조 교수는 앞으로 1년 동안 베트남 인구 정책을 점검하고 베트남 정부에 새로운 인구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흔히 개발도상국은 저출산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현재 약 2.1명까지 줄었다. 인구학계에서는 통상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이 돼야 인구가 줄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출산에 빠질 수 있는 문턱까지 와 있는 셈이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베트남 정부는 유엔인구기금(UNFPA)에 정책 컨설팅을 의뢰했고, 유엔인구기금은 아시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한국의 인구학자를 적임자로 물색하던 중 조 교수에게 자문을 했다. 조 교수는 “베트남의 지금 상황은 1983년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1명이었지만,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1996년까지 계속하며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홍보했다. 1983∼1996년은 한국 저출산 역사에서 ‘잃어버린 13년’으로 불리고 있다. 조 교수는 “당시 일본의 저출산 정책만 벤치마킹했어도 지금과 같은 심각한 저출산에 빠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베트남이 이 같은 주변국의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베트남의 인구와 경제성장의 인과 관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정확한 인구 추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이 산아제한 정책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등 인구 정책 재정립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조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사업 과학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베트남의 총 인구정책에 관여하는 만큼 표면적인 시장 상황과 감에 의존해 사업을 하던 국내 기업들에 학술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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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유근형]맞춤형 복지의 그늘

    “양복 한 벌 맞추자.” 기자 시험 합격 통보를 받던 날. 아버지와 서울 이태원의 한 양복점을 찾아갔다. 미국 정치인, 농구 선수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의 단골 가게라고 했다. 재단사가 팔과 다리의 품을 측정하는데, 난생 처음 겪는 호사에 우쭐해졌다. 맞춤 양복은 품질도 남달랐다. 면접을 앞두고 아웃렛 매장에서 산 기성복은 어깨가 맞으면 튼실한 뱃살 탓에 허리가 조여 왔다. 하지만 맞춤복은 군대 시절 사랑했던 깔깔이처럼 편했다. 와이셔츠에는 영문 이름의 이니셜까지 새겨 줘 자존감을 배가시켜 줬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양복을 맞추는 거구나.’ 처음 만끽했던 맞춤 양복의 감촉을 아직 잊지 못한다. ‘맞춤형(talor-made)’이란 용어는 개인의 기호를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이 형용사가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맞춤형’을 표방한 각종 정부 정책이 그렇다. 정책 소비자인 국민을 최대한 배려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국민 편의를 더 제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빈곤층을 지원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일정 소득 이하인 저소득층에 생계비,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를 모두 지원하던 방식에서 각각의 지급 기준을 두는 방식으로 7월부터 개편됐다. 보건복지부는 맞춤형 복지가 실현돼 지원 대상이 약 70만 명이 늘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오히려 지원이 주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해 맞춤형 복지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4인 가족 기준으로 소득이 중위 소득(4인 가족 약 422만 원)의 28∼40% 가정은 기존에는 수급 대상이었지만 생계비를 못 받게 됐다. 또 주거비의 경우 지자체마다 지원 기준이 달라지면서 비수도권 2인 이상 가구는 지원액이 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소득이 없어도 근로 활동 연령이면 최저임금의 50%가량 소득이 있다고 간주하는 추정소득제도가 제도화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럴 경우 송파 세 모녀가 다시 살아나 기초수급 신청을 해도 성인이기 때문에 이미 추정 소득이 높아져 지원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된다. 맞춤형 제도가 복지 삭감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부정 수급자를 색출하거나, 복지에 안주해 자활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추려 내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복지까지 ‘복지 재정 효율화’, ‘맞춤형 복지’라는 이름으로 축소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한 복지부 공무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하면서 “청와대에서 복지 재정 효율화 기조를 세운 뒤 신규 사업은 하지 말고, 있는 것도 줄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라고 전했다. 정책을 수립하는 공무원들의 분위기가 이러한데, 맞춤형 복지가 왜곡된 방향으로 흐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한 여당 국회의원이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호통치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복지방해부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서도 화도 안 납니까?”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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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 의혹 증인에 “○○ 좀 꺼내봐라”

    11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때 아닌 성희롱 논란이 일었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회장 ○○ 좀 꺼내 봐라. 내가 좀 보게”라고 발언한 것.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류 회장은 협회 직원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류 회장은 직원이 진료예약 사항을 보고하면서 “대학병원 비뇨기과에 예약돼 있다”고 보고하자 “내 ○○이 얼마나 튼실한데 비뇨기과라고 하느냐”라고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류 회장의 성희롱 의혹을 제기하며 류 회장이 직원에게 했다는 말을 유사하게 인용해 재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문제의 발언을 재연하면서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그런 일 없다”라며 “나는 비뇨기과를 예약한 바 없고 이비인후과를 예약했다. 성희롱 의혹은 조작된 것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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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3채이상 가진 68만명 건보료 한푼도 안 내

    집을 3채 이상 갖고도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이 약 6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일 남인순,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1월 기준 직장인 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건보료를 내지 않는 사람은 2044만여 명. 이 중 자기 명의로 된 집을 3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은 67만9501명으로 나타났다. 피부양자 제도는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 경제적 능력이 없는 노인과 자녀를 부양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피부양자 등록 기준이 느슨해 부자들이 무임승차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재산 9억 원 이하이거나, 금융·연금·근로·기타 소득이 각각 4000만 원 이하일 경우 직장인 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이창준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피부양자 재산기준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택의 경우 실거래가로 18억 원 이상이어야 피부양자 등록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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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하나의 장기도 버려지지 않게 노력… 해외서도 찾아와”

    장기이식은 모든 외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고난도의 의술이 필요한 분야다. 수술 시간이 다른 외과 수술보다 길고, 출혈도 많은 편이다. 새로운 장기와 기존의 혈관을 하나하나 연결하는 작업은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새 장기를 이식했을 때의 면역 거부 반응 등 부작용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주의 요소 중 하나라도 어긋날 경우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외과와 내과를 비롯해 전 분야에 걸쳐 유기적인 협진도 필수다. 그 때문에 모든 외과 수술의 총체인 장기이식을 ‘신의 수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위험 장기이식 분야도 성장 고려대 안암병원은 장기이식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병원이다. 간, 신장, 췌장 등 각 분야 드림팀 의료진의 활약이 알려지면서 해외환자들까지 장기이식을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2013년 고려대병원은 국내 외국인 신장이식 건수 1위, 간이식 건수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동식 장기이식센터장은 “뇌사자의 장기기증은 매우 적고, 이식 대기자는 많은 가운데, 단 하나의 장기도 버려지지 않고 환자들에게 이식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이식이 가장 고도화된 분야는 간, 신장, 심장 등이다. 김동식 유영동 교수로 이뤄진 간 이식팀, 정철웅 전흥만 교수가 활약하고 있는 신장·췌장이식팀, 손호성 정재승 교수가 짝을 이룬 심장이식팀 등은 고려대병원의 장기이식 드림팀으로 불린다.혈액형 안 맞아도 장기이식 성공 간이식팀의 성장 동력은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다. 간이식팀은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마취과를 비롯한 관련 임상 의사들이 실시간으로 유기적인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협진이 이뤄지면서 이식 수술 시점 판단, 적절한 이식 수술법 고안, 수술 후 면역 거부 최소화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이 향상됐다. 대표적으로 무수혈 간이식 수술의 성공도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 이식으로 인한 면역 거부 부작용 우려가 높은 이식 수술의 경우, 수혈을 받으면 부작용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 따라서 수술 중 환자 안전을 높이기 위해 무수혈 수술이 고안됐다. 간암 환자의 종양을 제거한 이후에 실시하는 이식술 등 고위험 장기이식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간을 찾아 적합한 환자를 찾는 일도 늘고 있다. 또 혈액형 부적합 환자에게도 간이식에 성공하기도 했다. 해외 환자도 찾는 신장·췌장 이식 신장 췌장 분야는 최고 수준의 이식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신장 췌장 동시이식 등 고난도의 이식을 성공해 국내외 환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심장 분야도 마찬가지다. 수차례 부정맥을 동반한 심정지로 고비를 넘긴 환자, 울혈성심부전으로 15년 가까이 고생했던 환자, 만성심부전 환자 등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이 심장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고대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5년 대한민국 보건의료대상 시상식에서 종합병원부문 대상인 국회보건복지위원장상을 수상했다. 한 번 환자는 영원한 환자 고대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이식을 받은 환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6년째 ‘장기이식인의 날’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올해 4월 열린 장기이식인의 날 행사에서는 이식대기환자를 위해 ‘장기기증 활성화-생명나눔 여섯번째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돼 약 2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기이식인과 가족들은 의료진과 함께 걸으며 진료실에서는 나누지 못한 궁금증과 이야기들을 공유했다. 김 센터장은 “장기이식 후에는 의학적 도움뿐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식인과 의료진은 동반자”라며 “한 번 우리 병원과 연을 맺은 환자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진료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이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고려대학교를 상징하는 호랑이와 작은 날갯짓이 큰 결과를 만든다는 나비효과를 합성한 ‘호랑나비효과’라는 제목으로 장기기증서약캠페인을 펼쳐왔다. 고려대 학생들과 이식을 받고 새 삶은 얻은 환자들이 주축이 돼 장기기증의 가치를 전하는 자발적인 캠페인이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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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 회의… 7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열려

    세계 각국의 보건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 고위급 회의’가 7일부터 3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토머스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 브라이언 에번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사무차장, 아와 마리 콜세크 세네갈 보건사회장관 등 세계 보건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GHSA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9일 ‘서울선언문’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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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스케치]환자복 벗고 바리스타 옷… ‘마음의 병’ 치유 빨라져

    “저 손님은 분명히 나를 믿지 않을 거야. 이 커피에 독을 탔다고 생각하겠지. 그럼 경찰을 불러 나를 감옥에 처넣을지도 몰라.” 아무리 마음을 진정하려 해도 불길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커피를 사기 위해 다가오는 손님들이 마치 나를 잡으러 오는 귀신처럼 느껴졌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 국립서울병원 1층에 위치한 한우리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한 유호석 씨(38)는 한동안 이런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신질환자에서 카페 관리자로 유 씨는 사실 마음이 아픈 사람이었다. 평범한 대기업 대리였던 2006년부터 갑자기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자꾸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가족은 “왜 그렇게 혼잣말을 하니?”라고 물었다. 환청에 반응을 하는 것을 가족은 혼자 중얼거리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저능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의사는 유 씨에게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내렸다. 유 씨는 “대학도 나왔고, 군대도 다녀왔고, 번듯한 직장도 있는 내가 왜?”라며 받아들이지 못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폭력적인 성향까지 드러냈다. 결국 정신병원 폐쇄 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세상과 단절된 채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유 씨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건 국립서울병원 낮 병동에 다니면서다. 잠은 집에서 자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낮 병동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증세가 완화된 유 씨는 사회 복귀를 도와주는 한우리카페에서 일하면서 자신감이 배가됐다. 1년이 지난 요즘 그는 다른 환자들을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됐다. 도움이 필요하던 사람이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변신한 것이다. 유 씨는 “발병 후 운전을 하지 못했다. 항상 팔이 잘려 나간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운전도 하고, 딸과 춤도 춘다. 잃었던 팔을 되찾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세상을 버텨 낼 힘을 주는 한우리카페 유 씨가 새 삶을 얻은 한우리카페는 지금까지 약 50명의 정신질환자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의 문을 만들어 줬다. 국립서울병원은 경증 정신질환자들이 사회로 돌아가 직장을 얻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취지로 1997년 이 카페를 열었다. 2013년에는 에스프레소 추출 기계 등을 갖추고 현대적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의 면모를 갖췄다. 카페는 정신질환 외래 환자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1층 로비에 있다. 카페에서 일하는 환자들이 최대한 일반인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또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이 카페에서 일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치료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카페 운영을 지원하는 작업치료사 서순애 씨는 “중증 정신질환자 부모들이 카페를 지나면서 ‘우리 자식도 이 사람들처럼 좋아질 수 있는 거죠?’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랬던 환자들이 좋아져서 실제로 이 카페에서 일하게 됐을 때가 가장 기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에서 일하면서 치료를 겸하는 환자들은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리지원단장은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정신질환자들은 일반인과 섞이는 것만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치료 효과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일할 기회를 얻기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카페에서 일하는 환자는 총 4명. 2개월마다 지원자를 받아 선발한다. 최근에는 4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일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하루에 2시간 30분씩 주 5일을 일하면 최소 15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의 임금도 지급된다. 매출에서 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임금을 상정하기 때문에, 많이 팔면 팔수록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윤석란 국립서울병원 수간호사는 “경증 환자들의 재활 프로그램으로 제주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한우리카페에서 일한 환자가 그 돈으로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커피 맛은 여느 전문점 못지않아 가벼운 정신질환자들이 함께 모여 일하기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신질환자들은 대게 강박 증상을 갖고 있다. 정해진 매뉴얼에 딱 맞춰서 생각하고,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것. 같은 말을 반복하는 틱 장애도 이런 강박 증상의 일종이다. 신입 직원들은 주문을 받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손님이 “커피 한잔 주세요”라고 할 때 “커피라는 메뉴는 없는데요”라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메뉴판에 ‘아메리카노’는 있지만 ‘커피’라고 쓰인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정산했을 때, 잔돈이 맞지 않을 경우 밤늦게까지 퇴근을 하지 않고, 계산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카페에서 일을 배웠던 이수목 씨(27)는 “돈을 받을 때마다 계산이 틀리지 않을까 스트레스가 심했다. 처음엔 1만 원 가까이 차가 나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돈이 딱딱 들어맞을 때 ‘남들보다 내가 느릴 뿐이지 못할 일은 없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자들이 일하는 카페이기에 여느 카페보다 우수한 점도 있다. 강박 증상이 있는 이들은 청소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많다. 도구를 사용하면 반드시 그 자리에 둬야 하는 경향도 있다. 이 때문에 이 카페는 먼지 하나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리 정돈이 잘 돼 있다. 정신질환자들이 만드는 커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터. 하지만 기자가 직접 맛본 커피는 콩다방, 별다방 등 유명 커피 브랜드 못지않은 맛을 지녔다. 아메리카노 1000원, 카페라테 2000원, 팥빙수 3000원 등 저렴한 가격도 인기 비결이다. 이 카페에서 계산 기계 조작법을 배워 퇴원 후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비 씨(34)는 “20대를 거의 방에서만 보낸 내가, 자격지심이 가득했던 내가, 지금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는 일을 한다는 건 기적이다”라며 “한우리카페가 다시 살아갈 힘을 줬다”라고 말했다.정신질환 치료, 격리에서 재활로 패러다임 변화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가 직업 재활 중심의 개방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50년대 이전까지 국내엔 정신질환 치료제조차 없었다. 그 때문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었다. 정신질환자를 ‘격리’해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던 이유다. 그 바람에 이들을 교화시킨다는 명목으로 구타하거나, 굿을 하는 등 비과학적인 처방이 주를 이뤘다. 국내에 약이 보급되기 시작한 건 1950년대에 이르러서다. 병자들을 분리된 공간에 몰아넣고 약을 먹이는 식의 치료가 시작된 것이다. 병자들은 주로 폐쇄적인 공간에 격리 수용됐다. 1962년이 돼서야 미국의 원조로 국내 최초의 국립 정신병원이 설립됐다.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95년 정신보건법이 만들어진 뒤다. 정신질환자에게도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운동이 시작됐다. 병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치료가 진행돼야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우리카페 등 다양한 직업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립서울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평균 입원 일수는 77일로 국내 평균(176일)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정신병원 병상 수가 늘어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몇 나라밖에 없다”라며 “이제는 정신질환자 치료도 병원에 가두는 방식이 아니라 재활, 직업 교육 등 열린 공간에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혹시 나도… ‘마음의 병’ 알면 막을 수 있어요▼부모 모두 조울증 있으면 자녀 발병률 30∼50% “정신과 약은 중독된다. 약이 아닌 의지로 극복해야 한다.” 미국 유학 중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우울증을 견뎌 왔던 20대 여성 최모 씨는 지인들에게서 이런 지적을 자주 들었다. 증상이 완화됐다면 약을 끊어 보라는 것. 최 씨는 지인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복용 3개월 만에 약을 끊었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왔다.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 지 2주 만에 불면증이 찾아왔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수면제를 먹으면서 버텼지만 이내 약도 잘 듣지 않았다. 결국 일주일가량 잠을 이루지 못한 최 씨는 충동적으로 수면제를 40알가량 먹고 병원에 실려 가야 했다. 최 씨는 “항우울제를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라는 의사의 처방을 무시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했다. 정신질환 치료는 유독 쉬쉬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식은 제대로 된 치료를 막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자는 의료진을 믿고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발 가능성을 높이고 완치에서 멀어지는 길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완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치료의 기본 원칙 두 가지를 알아봤다.①약 복용 임의 중단 말아야 전문가들은 최 씨처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이 가장 위협적인 재발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신질환 약을 끊는 것은 감기약을 그만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최소 4∼5개월, 길게는 1∼2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1∼2개월 약을 복용한 후 우울, 불안 증세가 호전됐다고 해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성이 2, 3배 높아진다. 실제로 독일 저먼윙스 항공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조종사도 임의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사람의 54.9%가 의사의 지시 없이 임의로 약 복용을 끝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지시로 치료를 종결하는 경우는 28.6%에 불과했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은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다. 다수의 질환은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충분히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임의로 약을 끊으면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우울제, 기분조절제, 항정신성약물 등은 중독성이 없으니 장기 복용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받은 약을 거부하고,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수면제에 의지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수면제, 안정제 등은 일부 내성이 강하고 중독성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②가족력 있다면 조기 진단에 힘써야 가족 중에 우울증, 정신분열(조현병), 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신질환은 가족력과 연관이 깊은 병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 실시한 전국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을 평생 1번 이상 겪는 사람은 6.7%에 이른다. 하지만 부모 또는 형제 중에 우울증이 있는 사람의 발병률은 약 2.8배 높았다. 100명 중 1명 정도가 겪는 조현병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부모 중 한 명이 조현병일 경우 자식의 유병률은 12%, 부모가 모두 조현병일 경우 자식의 유병 가능성은 40%에 이른다. 기분 변화가 심한 조울증도 마찬가지다. 부모 중 한 명이 조울증을 겪으면 자녀의 조울증 발생 가능성은 10∼25%. 부모 모두 조울증이 있을 경우 자녀의 발병 위험은 30∼50%까지 상승한다. 부모가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사람의 유병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배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60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 치매는 상대적으로 유전적 영향을 더 받는 질환이다. 조울증,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도 충분히 후천적으로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정신질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나는 아닐거야”라고 묵혔다가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에 가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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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관과 조정해결 ‘좁은문’… 비용부담에 소송 대부분 포기

    검찰이 고 신해철의 사인을 ‘의료인 과실’로 결론내릴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이 진행한 감정 결과였다. 중재원은 일반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신청하는 사건을 중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경찰 검찰 등 사정기관이 의학적 자문을 할 경우 수탁감정도 진행하고 있다. ○ 의료분쟁 10건 중 7건은 시작도 못 해 신해철 사건의 여파로 국가 기관인 중재원을 통해 의료분쟁을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중재원에 의료사고 조정을 신청한 건수는 1064건으로,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배 늘었다. 올해 7월 현재 사정기관이 감정을 맡긴 건수도 244건으로 지난해 총건수(226건)를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실제로 분쟁 조정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자가 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해도 의료기관이 거부할 경우 조정이 시작조차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 피해구제, 환경분쟁 조정, 개인정보분쟁 조정, 건설분쟁 조정, 언론중재 등 다른 분쟁 해결 기구들이 피해자가 조정을 신청하면 자동적으로 중재가 시작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병원이 법적으로 중재에 응할 의무가 없다 보니 중재 거부율은 2012년 38%에서 지난해 45.6%까지 늘어났다. 법무팀을 갖춘 대형 종합병원들은 거부율이 71.5%에 이른다.○ 중재 거부당하면 사실상 포기 의료기관이 묵묵부답이고, 중재원을 통한 조정까지 거부당할 경우 피해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민사소송이다. 하지만 1심까지 2년 이상 소요되는 민사소송은 비용이 약 1000만 원이 든다. 민사소송은 의료인 과실을 의료사고 피해자가 직접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승소 가능성도 낮다. 그뿐만 아니라 패소할 경우 소송에 따른 보상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민사소송에서 피해보상액을 1억 원가량 내걸었다 패소하면 약 500만 원을 보상금으로 내야 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사고는 한 가정을 파탄으로 내몰 정도로 서민들에게 큰 위협이다”라며 “하지만 중재원에서 조정을 거부당한 피해자 대부분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중재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강제조정 내용을 담은 의료분쟁법안(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해 4월 발의했다. 이 법안은 신해철 사건 이후 ‘신해철법안’으로 불리며 재조명받았지만 의료계의 반발 속에 국회 계류 중이다.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의료사고 분쟁 조정을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료분쟁 조정 강제 참여 땐 소신 진료 못해” 의료계는 중재원에 접수된 모든 사건에 대해 국가가 의료기관에 분쟁 조정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분별한 분쟁 조정 신청이 늘어날 경우 소신 진료가 어렵고 의료사고를 우려한 의사들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진료에 치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한병원협회 법제의사는 “조정 신청 수와 개시 건수는 늘고 있지만, 조정이 실제 원만하게 풀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단순 부작용인지, 진짜 의료사고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의료인이 분쟁에 휘말리면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료분쟁 조정에 참여하는 것이 병원에 이득이 되는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중재원이 환자들의 과잉 의료분쟁 신청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사각턱 수술을 받고 중이염이 심해져 고막절제술을 받은 40대 러시아 여성이 병원 측에 1억 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중재원은 “중이염과 해당 시술은 직접적 연관이 없지만 러시아 통역 등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며 300만 원 배상을 중재한 바 있다. 이민호 중재원 상임감정위원(한양대 명예교수)은 “의료사고를 중재하는 국가 기관은 환자와 병원 그 누구를 위한 조직도 아니다”라며 “사망 사고, 중증 질환자의 사례부터라도 강제 중재 개시를 도입해 합리적인 중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5일 서울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의료사고 예방대책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의료분쟁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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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전공과별 사고 매뉴얼 만들어야”

    “매년 입원 환자 10명 중 한 명은 의료사고를 겪고 있지만 정부가 의료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면 이 수치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습니다.” 윤성철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 박사)는 의료사고가 교통사고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예방에 대해서는 정부나 의료계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의료계는 의료사고에 대해 한마디로 ‘쉬쉬’ 하는 분위기다. 일부 대형병원은 의료사고나 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모아서 회의를 열거나 전공의 교육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 이미지를 악화시킬 우려가 큰 의료사고 케이스를 병원 밖까지 노출시키진 않는다. 특히 능력 있는 법무팀이 포진하고 있는 대형병원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의료진과 환자의 만남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의료기술이 전문화되면서 자기 전공을 제외한 분야의 부작용 사례를 공유하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의사들이 컴퓨터단층촬영(CT) 이전에 먹는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 비율 수치는 알아도 조영제와 함께 먹을 때 문제가 되는 당뇨병 약 등 세부적인 지식까지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의료사고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사고 케이스를 축적하고 있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전공과별 의료사고 유형을 정리, 배포하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활용해 의대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 이윤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비상임감정위원(전 서울대 의대 성형외과 교수)은 “현대 의사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자기 전공만 잘 아는 기능공에 가깝다”며 “특히 최근 분쟁이 늘고 있는 성형외과의 경우 적극적으로 사례를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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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사고, 대학병원이 보상받기 가장 힘들다

    “주사 한 대 맞고 살이 썩었는데, 보상은 둘째 치고 분쟁 조정도 안 받아주는 게 말이 됩니까.” 처음엔 단순한 ‘멍’ 자국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자 손바닥만 한 홍반이 생겼다. 의료진은 “엉덩이 주사 맞으면 원래 그래요. 문지르면 괜찮아질 겁니다”라고만 했다. 4월 서울의 A대학병원에서 근육주사를 맞은 20대 여성 권모 씨는 불안했다. 한 달 뒤 권 씨는 다른 병원에서 엉덩이 근육 괴사가 진행된 사실을 알게 됐다. 부작용이 생겼을 때 초음파 검사만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결국 왼쪽 엉덩이의 3분의 1가량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권 씨는 6월부터 A대학병원을 수차례 찾아갔지만 담당 의사조차 만나지 못했다. 원무과장은 “우리 잘못이 아니다”며 버텼다. 마지막 수단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병원이 거부해 석 달이 넘게 조정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 결과 고 신해철의 사인이 ‘의료인 과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권 씨처럼 일반인들이 의료사고를 당했을 때 해결의 벽은 너무나 높다. 특히 의료서비스가 우수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당했을 때 오히려 보상을 받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상급종합병원(43개 대학병원)의 의료사고 중재 거부율은 71.5%에 이르렀다. 이는 동네의원(54.2%)의 1.3배, 병원급(30병상 이상·46.9%)의 1.5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관련법을 개정해 중재원에 의료분쟁 조정이 접수됐을 경우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출석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사고는 점차 늘고 있는데, 일반 국민은 중재원에서조차 중재를 거부당하면 민사소송 이외엔 사실상 호소할 곳이 없다”며 “국가기관에 분쟁조정이 신청됐을 경우 병원이 의무적으로 참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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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 못한 질본… 본부장만 차관급으로 격상

    정부가 ‘질병관리본부의 독립 없이 본부장만 차관급으로 격상’시키는 내용의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을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 독립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지난달 18일 개최해 “전문가 추가 의견 수렴 뒤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청회 14일 만인 1일 전격적으로 ‘질병관리본부 독립 없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공청회 당시 정부의 용역을 받은 서재호 부경대 교수안과 거의 같았다.○ 공청회 14일 만에 개편안 졸속 발표 이에 충분한 전문가 의견 수렴 없이 정부안이 성급하게 발표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청회에 참여했던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이미 답을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공청회를 연 것이어서 그때 나온 의견들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취임 뒤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신임 장관이 제대로 검토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졸속 발표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아직 메르스 대응 과정의 문제를 밝힐 감사원 감사와 백서 작성이 끝나기도 전에 정부안부터 발표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역체계의 문제점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상황에서 처방부터 나온 셈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인사권과 예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면 ‘청 독립’ 수준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복지부 산하에 머무는 한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각 부처 인사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본부장이 법적인 보장 없는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의료쇼핑 막기 위한 진료의뢰서 유료화 이번 개편안에는 병·의원에서 의사가 무료로 발급해주는 진료의뢰서를 유료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자에게는 의뢰서 발급 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의뢰서 발급의 적정성을 따져 무분별한 의뢰서 남발을 막겠다는 얘기다. 현재는 경증 환자도 동네 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손쉽게 대형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의료쇼핑’ 문화는 대형병원 쏠림을 가중시키고 감염병 예방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병원들이 심평원 심사를 의식해 날림 의뢰서 발급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500병상 수준인 음압병상(감염병 환자 관리 병실)을 내년 4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761병상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1500병상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재 단 2명뿐인 정규직 역학조사관도 64명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의사 출신인 역학조사관들은 평시에는 감염병 감시 업무를 하다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현장에 즉시 투입된다. 이날 발표된 정부 개편안은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안 발표 이전에 열린 당정 협의 과정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도 질병관리본부의 청 독립 방안을 요청했다. 야당도 반대 방침을 세웠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소 질병관리본부의 청 독립은 돼야 한다. 장관이 업무 파악도 안 된 상황에서 복지부 관료들이 성급하게 발표한 안을 통과시켜줄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김수연 기자}

    •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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