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정책의 하나로 꼽혔던 ‘문화가 있는 날’이 새 정부에서 폐지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있는 날을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달 마지막 주간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정책은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평일에만 실시돼 직장인과 학생 등의 참여가 어렵다는 불만이 나왔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운영 방식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문화시설 사업자의 참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문화융성과 관련된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커 사업 존폐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매년 실시하는 만족도 조사에서 사업을 확대 운영하라는 의견이 많아 운영 방식과 날짜를 개편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전 정부의 정책임에도 어느 정부의 정책이냐에 관계없이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 정책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일회성 행사보다는 건강한 문화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화투자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다음 달부터 문화가 있는 날 행사 기간을 하루가 아닌 1주일로 늘리고, 개별 문화행사 주체들이 상황에 맞게 날짜를 정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세부 방안들도 마련된다. 민간 문화시설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공연 및 전시 예매 사이트 등을 활용한 홍보와 온라인 생중계 제작 지원 등 다양한 특전을 제공한다. 현재는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 국공립 문화시설과 영화관, 스포츠시설, 공연 단체 등 민간 문화시설 2000여 곳이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해 관람료 인하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여 문화시설과 공연 정보는 통합정보안내 웹페이지( 또는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7월 1일부터 국립 박물관의 개관 시간이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변경된다. 이번에 관람 시간을 변경하는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13개 소속 박물관 포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관람객의 관람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주 7일 개관을 시행해 왔다. 이로 인해 박물관 근무자의 근로 여건 개선과 전시품의 교체 및 유지 관리 시간 확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자신이 만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하늘의 새를 바라보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남작. 땅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을 본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아주 무거운 데다 엄청 아픈 게 뭐가 있을까?” 남작은 서재에서 책을 꺼내 비행기에 잔뜩 싣고 마치 포탄처럼 땅으로 쏟았다. 적을 맞히지는 못했지만 병사들은 그만 책에 빠져버렸다. 시와 소설부터 역사·요리책까지. 병사들은 전쟁 대신 책과 함께 평화를 택했다. 전쟁을 멈추는 방법은 다양하다. 힘으로 상대방을 억누르거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롭게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화를 찾는 길은 책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직접 본 이는 거의 없다. 조선 철종 12년인 1861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얘기다. 보물 850호로 현재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찾아가 실물로 볼 기회는 많지 않다. 직접 눈으로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명은 한자로, 그것도 약자나 속자로 기록돼 있고 먹으로 인쇄하다 보니 산맥과 강, 도로와 기호 등이 모두 검은색으로 표시돼 있어 구분이 쉽지 않다. 이 같은 대동여지도의 단점을 보완해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책이다. 저자들은 1만1680여 개의 대동여지도 속 한자 지명을 일일이 번역해 한글로 표기했다. 1861년 원판을 80% 크기의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일부를 컬러로 제작했다. 지도 우측에는 주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설도 같이 넣어 이해를 돕는다. 책을 보면 새삼 대동여지도의 정확성에 놀라게 된다.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행정경계와 오늘날 국도의 기원이 된 조선 10대 도로 등을 보고 있으면 과거가 아닌 현재의 지도를 보는 듯하다. 무수한 섬들을 빽빽이 표현한 남해안 지방과 조선의 대표적 유배지였던 함경도 갑산 지역의 험한 산세,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정확히 표현한 것까지. 160여 년 전 고산자의 노력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저자들은 대동여지도에 미처 그려 넣지 못한 우산도(독도)와 삼문도(거문도)를 추가해 명실상부한 조선 전국지도로서의 면모를 되살렸다. 지도는 그 시점의 역사라고 한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시점을 균형 있게 조화한 매력 있는 지도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가장 기쁜 순간 딸이 사라졌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딸이 생명공학 연구단체로부터 줄기세포 치료 대상자로 선정되던 날, 강력계 형사인 아버지(정재영)는 목전에서 괴한에게 딸(이나윤)을 납치당한다. 그래도 명색이 형사다. 끝내 납치범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잡고 보니 납치범이 아니라 그와 똑같이 생긴 ‘놈’이다. 외모는 물론이고 지문과 DNA까지 똑같은 복제인간(양세종)이다. 복제인간이 갖고 있는 기억에 의지해 납치범을 쫓을 수밖에 없는 기막힌 상황. OCN 드라마 ‘듀얼’의 이야기다. 부성애가 강한 경찰이 범인을 추적하는 전형적인 스릴러이지만,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복제인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양세종이 복제인간 역을 맡았다. 어느덧 신인 연기자 티를 벗고,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현실은 다소 무겁다. 연구 윤리를 내팽개친 생명공학 기업의 악행을 꼬집고, 수사권 문제로 불화를 겪는 검찰과 경찰 조직의 불편한 모습도 비중 있게 다룬다. 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뤄 산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출연진의 연기가 흡인력이 크다. 베테랑 연기자 정재영과 삭발 투혼 연기를 펼치는 아역 배우 이나윤 등이 그렇다.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각종 드라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인 윤경호의 형사 연기를 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다. 6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초반부터 너무 크게 벌여 놓은 스토리를 끝까지 잘 수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아직 장마도, 삼복더위도 오지 않았지만 연일 30도가 넘는 날씨에 “덥다”라는 말을 쉴 새 없이 외치고 있다. 지난 봄 얼굴에 있던 점들을 뺀 때문인지 햇살이 더 따갑게 느껴진다. 달력을 보니 더울 때가 되긴 했다. 21일은 하지(夏至)였다. 1년 중 낮 시간이 가장 길 때다. 더위와 함께 커진 것은 후회다. 벌써 2017년의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서랍 속에 몇 달이나 주인을 만나지 못한 다이어리를 오랜만에 펼쳤다. 올해만큼은 여러 계획을 세우고, 야무지게 실천하겠다며 구입한 값비싼 다이어리다. 하지만 올해도 ‘역시나’였다. 장당 1만 원을 주고 산 꼴이 돼버렸다. 표지만 봐도 울화통이 터진다. 그래도 첫 장은 빽빽했다. 다이어트와 외국어 공부, 멋진 특종과 기획기사…. 이런저런 목표들이 선명하게 적혀 있는 걸 보니 쑥스럽기 그지없다. 동지(冬至)까진 이제 6개월이 남았다. 남은 절반은 새로운 목표와 성취가 있었으면. 아니 또 이루지 못하면 어떤가.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더니 눈이 시원해진다. 시원한 눈으로 텃밭과 그 아래 느티나무, 나무를 따라 그늘과 까치집,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레도 들어온다. 연못도 눈에 들어오는데, 그 안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까지 내 차지라 생각하니 뿌듯하다. 광활한 자연은 그렇게 끊임없이 내게 선물을 내준다. 이 책에는 비우고 나눔으로써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비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스스로 내 것을 고집하지 않고 소유의 경계를 지워버리니 세상도 자연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다.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눈이 트이면 저절로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자라지 않을까.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한국은 경제, 문화, 과학이 발전한 나라입니다. 자기를 되돌아볼 수 없을 만큼 격변하는 나라여서 한국인들은 ‘무상(無常)’과 ‘고(苦)’를 생각할 틈이 조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생활은 윤택할지 모르나 마음은 불행합니다.”(달라이 라마)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의 ‘일과 삶의 균형’ 부문 순위는 조사 대상 38개국 중 36위로 최하위권이다. 불행과 고통, 절망이 우리 사회의 키워드가 된 지금,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가 쓴 위로의 글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매년 찾아가는 한국인 순례단에 그가 들려준 법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주제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과 평화, 행복과 자유 등 우리의 인생과 사회 전반에 관한 조언이 담겨 있다. 특히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구절에선 공감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나는 티베트인이고, 나는 불교도이며, 나는 달라이 라마입니다. 이런 차이점들을 강조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나 사이에 높은 장벽을 쌓을 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라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사람은 늘 무언가를 가지려고 합니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다 보면 마음이 지옥이 됩니다. 때로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130편의 짧은 잠언들로 구성돼 있어 나눠서 읽기 편하다. 화가인 지석철 홍익대 교수의 그림이 함께해,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0일 오후 2시 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쵸이닷’ 레스토랑.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지만 최현석 셰프(45)가 운영하는 이 식당에는 분위기 있는 주말의 점심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약속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주방에서 조리 도구를 든 채 걸어 나온 그의 얼굴에선 미안함이 묻어 나왔다. 절도 있는 자세와 딱 부러진 말투는 그대로였다. 항상 이 같은 자세를 유지하냐고 묻자 “스타일을 생명으로 여깁니다. 하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 셰프는 방송계 쿡방(요리 방송)의 유행을 이끈 스타 요리사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쿡방만 10여 개에 달한다. 그가 처음으로 음식이 주제가 아닌 방송에 도전했다. 올 4월부터 시작한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시즌2’(이하 개밥남·토요일 오후 9시 반)에서 반려견 ‘뚜이’의 아빠로 등장한 것. 익숙한 쿡방을 벗어던진 이유는 뭘까. “항상 반려견과 함께했는데 8년 전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됐어요. 두 딸이 개를 키우자고 노래를 불렀죠. 저 역시 늑대개를 키워 보는 게 꿈이었는데, 시베리안 허스키인 ‘뚜이’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최고의 선택이었죠.” 하지만 요리사의 본능은 쉽게 벗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동물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최 셰프는 방송에서 뚜이를 위해 개껌을 직접 만들어 주는 등 ‘동물 쿡방’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냈다. “아무래도 요리사니까 구하기 힘든 재료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개한테 좋다는 토끼고기를 구해서 요리해주고, 당 농도를 적게 해 반려견용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기도 했죠. 반려견을 위한 사료나 간식이 워낙 비싸더라고요. 저렴하고 건강한 반려견 음식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각종 쿡방에 출연했던 최 셰프는 최근 개밥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방송 출연을 그만뒀다. 셰프 생활 22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경영하는 레스토랑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방송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게 많아서 즐거웠어요. 지난해 SBS플러스의 ‘셰프끼리’라는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현지의 최고 셰프들을 직접 만나고, 요리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저는 방송보단 주방이 훨씬 마음이 편해요. 제게 자극을 주는 방송이 아니면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해요.” 22년을 요리사로 보낸 그의 일상은 단조롭다. 매일 아침 출근해 점심 영업을 준비하고, 점심시간이 끝나면 저녁 손님을 맞기 위해 일한다. 날마다 똑같은 일과의 반복이다. 12시간 넘게 주방에 서 있고, 쉬는 날이면 손님들을 위해 더 바쁘게 일한다. 그런 그는 환갑을 넘어서도 요리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밝혔다. “20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낸 때는 레스토랑 공사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았던 지난해밖에 없더라고요. 지나치게 열심히만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좀 더 즐기려고요. 환갑이 넘어도 스타일 넘치는 셰프로 남고 싶어요.” 최현식 셰프와 두 딸이 함께 촬영한 화보는 22일 발매되는 여성동아 7월호를 통해 공개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너는 내 운명”채널A ‘외부자들’ 황금콤비 전여옥-정봉주 前의원#. “공개적으로 ‘전여옥 의원이 싫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전 작가를 좋지 않게 봤어요. 하지만 워낙 똑똑하고 화력이 좋으니…. 괜히 불똥 튈까 봐 일부러 피해 다녔죠. 하하!”정봉주 전 의원(봉 도사) “17대 국회 당시 사립학교법 논쟁 때 봉도사가 몸을 던져 막던 장면이 눈에 선해요. 서로 상임위가 달라서 못 본 줄 알았는데나를 일부러 몰래 피해 다녔다고요?”전여옥 전 의원(전 작가)#. 8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채널A 외부자들(화요일 오후 11시) 녹화 스튜디오. 시사정치 예능 전성시대를 이끄는 외부자들의 핵심 패널전여옥(58·이하 전 작가), 정봉주 전 의원(57·봉도사)을 만났습니다.족집게 정치 예측으로 명성을 얻은 두 사람은“외부자들에 출연하면서 반대 진영의 사람들이 무슨 의도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과 믿음을 키우게 됐다”고 입을 모았죠.#. 두 사람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나란히 금배지를 달았습니다.봉도사는 화끈한 입담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고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 작가는 촌철살인 논평으로 여당의 정곡을 찔렀죠.하지만 이들의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죠.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한 봉 도사는 법원에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1년 간 수감 생활을 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판한 전 작가는 18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치권을 떠나 4년 간 두문불출했고요.#. 2016년 가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둘의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전 작가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이슈메이커로 부상했고 봉 도사 역시 팟캐스트 등을 통해 다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죠.“외부자들 출연 여부를 고심할 때 주위 진보 인사들이 전 작가라면 방송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국정농단 사태를 예견한 혜안과 이슈 파급력을 가진 합리적 보수의 대표입니다”(봉도사)“국회 시절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봉도사와 함께 하자는 제의를 흔쾌히 승낙했죠. 지금도 그 선택은 100% 맞았다고 생각하고요”(전 작가)#. “봉도사는 굴곡진 정치 인생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공감 능력이 탁월해요.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이다가도 금세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뛰어나요”(전 작가)“방송이든 정치든 팀워크가 생명이죠. 전 작가는 녹화 후 회식에 늘 참여해요. 묵묵히 팀을 이끄는 외부자들의 누님이죠.”(봉도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인사 문제로 정국은 꽉 막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좀 더 야당을 포용했으면 해서 아쉬워요. 야당에도 일부 내각 인사를 양보했으면 지금의 대립은 없었을 텐데….”(봉 도사)“야당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요. 오히려 쿨하게 인사 문제에 협조한다면 나중에 ‘잘 되면 우리 덕분, 못하면 협조했는데도 못 한다’고 비판할 수 있잖아요?”(전 작가)#. 정계복귀에 대한 둘의 의견은 완전히 달랐습니다.“피선거권이 2022년 12월까지 제한돼 있지만 제 몸에는 정치 DNA가 꿈틀대요.어찌 압니까. 제가 일찍 사면될지 하하.”(봉도사)“여의도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어요. 정치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어요. 기회가 되면 음악방송 DJ를 해보고 싶어요”(전 작가) 2017. 6. 13.(화)원본| 유원모·박성진 기자사진 출처|동아일보DB·뉴시스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미국의 원로 여배우 벳 미들러(72·사진)가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7 제71회 토니상’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뮤지컬 ‘헬로 돌리!(Hello, Dolly!)’에서 열연한 가수 겸 배우 미들러에게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미들러는 1974년 토니상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생애 두 번째 토니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헬로 돌리’는 1969년 공연된 동명 뮤지컬의 리바이벌 작품이다. 백만장자 호러스와 사랑에 빠진 중매쟁이 돌리의 이야기로 미들러는 ‘돌리’ 역할을 맡았다. 미들러는 이날 시상식에서 “‘헬로 돌리’는 음악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과분한 사랑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토니상 시상식에선 뮤지컬 ‘디어 에번 핸슨’이 △최우수 뮤지컬상 △남우주연상(벤 플랫) △여우조연상(레이철 베이 존스) △극본상(스티븐 레븐슨) △베스트 오리지널 스코어상(벤지 패식&저스틴 폴) △최우수 오케스트레이션상(앨릭스 라커모어) 등 6관왕에 올랐다. 미들러가 출연한 ‘헬로 돌리’는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등 4관왕을 거머쥐었다. 최우수 연극상은 연극 ‘오슬로’가 수상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8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의 채널A ‘외부자들’(화요일 오후 11시) 녹화 스튜디오. 이 프로그램은 평균 시청률 3, 4%대를 기록하며 시사정치 예능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녹화를 30여 분 앞둔 전여옥(58·이하 전 작가), 정봉주 전 의원(57·봉도사)의 모습에서는 방송 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족집게 정치 예측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봉도사와 정계 은퇴 후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전 작가. 문화부와 정치부 기자가 함께 정치판의 내부자에서 외부자로 변신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네가 싫었다 봉도사와 전 작가의 인연은 17대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에 처음 입성한 2004년부터다. 당시 총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인해 이른바 ‘탄돌이’로 불린 열린우리당 소속 초선 의원들을 대거 배출한 선거다. 국회 개원과 함께 봉도사는 화끈한 입담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고, 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 작가는 촌철살인 논평으로 여당의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전여옥 의원이 싫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전 작가를 좋지 않게 봤어요. 하지만 워낙 똑똑하고 ‘화력’이 좋으니…. 괜히 불똥 튈까 봐 눈도 안 마주치려고 일부러 피해 다니기도 했죠. 하하.”(봉도사) “당시 사학법(사립학교법) 논쟁 때 봉도사가 몸을 던져 막던 장면이 눈에 선해요. 서로 상임위가 달라서 보지 못한 줄 알았는데 몰래 피해 다녔다고요?”(전 작가) 이후 이들의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한 봉도사는 법원에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1년여간 수감 생활을 했다. 전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판한 후 18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치권을 떠나 4년여간 두문불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어준 인연 이들의 인연은 지난해 가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시 시작됐다. 전 작가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이슈의 중심에 올라선 것. 봉도사 역시 팟캐스트 등을 통해 다시 이름을 날리던 시점이었다. “‘외부자들’ 출연 여부를 고심하던 당시, 주위의 ‘불빨(불멸의 빨갱이들)’이라 불리는 진보 인사들이 전 작가라면 방송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국정농단 사태를 예견한 혜안, 그리고 이슈 파급력을 가진 합리적인 보수의 대표죠.”(봉도사) “정치인에게 선명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정치인은 믿을 수가 없죠. 국회 시절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봉도사와 함께 하자는 제의에 흔쾌히 승낙했죠. 지금도 그 선택은 100% 맞았다고 생각하고요.”(전 작가)○ 외부자들의 훈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지만 인사 문제로 인해 정국은 꽉 막혀 있다. 이들의 진단과 해법은 미묘하게 달랐다. “문재인 정부가 좀 더 야당을 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야당에도 일부 내각 인사를 양보했으면 지금처럼 대립하는 모습은 보지 않았을 수도 있죠.”(봉도사) “야당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요. 오히려 ‘쿨’하게 인사 문제에 협조한다면 나중에 ‘잘되면 우리 덕분, 못하면 협조했는데도 못한다’고 비판할 수 있잖아요.”(전 작가) 다당제 지형으로 인해 협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협치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극한의 정치 대립은 줄어들 겁니다. 이제는 이념별로 정당들이 대립하지 않고, 이슈별로 이합집산하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날 겁니다.”(봉도사) “협치를 제도화하기 위해선 개헌이 필수적이에요. 현재와 같은 소선거구제, 대통령제에서는 계속해서 갈등이 재생산될 수밖에 없죠.”(전 작가)○ 나의 종착역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봉도사는 “내 몸속엔 ‘정치 DNA’가 꿈틀댄다”며 정치권으로 복귀할 뜻을 내비쳤다. 그의 피선거권은 2022년 12월까지 제한돼 있다. “아내가 저한테 정치만 하라고 해요.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요. 저를 이끄는 힘은 정치였어요. 어찌 압니까. 제가 일찍 사면될지, 하하.”(봉도사) 반면 전 작가는 여의도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어요. 지금부턴 저를 위한 삶을 살 겁니다. 여행하고, 책 쓰고,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요. 아, 기회가 된다면 음악방송 DJ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전 작가) ▼방송 통해 이렇게 변했어요▼鄭 “진보적 신념, 부드럽게 전하는 법 배워”田 “보수의 핵심가치 ‘희생’ 진심 담아 강조”봉도사와 전 작가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들이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과거에는 이른바 ‘전투력’이 높은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들은 채널A ‘외부자들’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접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절한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온다. “아무래도 초선 때는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형식과 방법을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깨닫죠. 저 역시 진보적인 정치 신념에는 변화가 없어요. 단지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모습이 달라질 뿐이죠.”(봉도사) “보수의 핵심 가치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 선택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도 보수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방송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어요. 지금의 보수 정당들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변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전 작가) ‘외부자들’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두 사람에게 전환점이 됐다.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다른 패널들이 모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많이 부딪치죠.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균형 있는 대안은 무엇일지 늘 고민해요. 덕분에 한 시민단체가 이번 대선 프로그램 중에서 ‘외부자들’을 가장 공정하고, 정책까지 다룬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뽑기도 했습니다.”(봉도사) 정치인이 아닌 방송인으로서의 평가는 어떨까. “봉도사는 굴곡진 정치 인생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공감 능력이 탁월해요.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이다가도 금세 따뜻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봉도사의 역할이 크죠.”(전 작가) “방송이든 정치든 팀워크가 생명이죠. 전 작가는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고 진행되는 회식에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참여해요. 묵묵히 팀을 이끄는 ‘외부자들의 누님’이죠.”(봉도사)유원모 onemore@donga.com·박성진 기자}

한 나라의 수도는 정치, 경제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다.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한국 문학의 수많은 작품에서 서울은 주 무대이자 핵심 주제 그 자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학 도시’ 서울로서의 연구는 그동안 많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상, 이광수, 박태원, 김수영, 박완서 등 서울에서 활동했던 문인 10명의 행로를 추적하며 시와 소설의 도시로서의 서울을 탐구한다. 저자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이자 고교 문학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8년간의 문학사를 주로 연구했기에 책에 소개된 저자들 역시 이 시기의 작가들에 맞춰져 있다. 책은 서울의 익숙한 장소에서 문학사적 의미를 끄집어낸다. 시인 윤동주는 1941년 서울 누상동(현 종로구 사직동 일대) 9번지 하숙집에서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머무르면서 10편의 시를 썼다. 이곳에서 매일 인왕산을 산책하고, 하숙집에 놀러 오는 다양한 문인들을 접촉하며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로 등하교한 일상이 그의 순수한 시 세계를 형성한 원동력이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1910년 서울 청계천 가에서 태어난 소설가 박태원은 하루가 다르게 신축물이 세워지는 경성 한복판에서 자라났다. 그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구보가 전차를 타고 옮겨 다니는 경성역, 미쓰코시백화점 등은 모두 박태원에게 가장 친숙한 공간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이라고 해서 4대문 안 옛 서울에 국한하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 구수동 일대에 거주했던 김수영 시인에게서 체제의 구속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저항정신을 읽고, 소설가 손창섭이 1960년대 당시로선 외딴 지역이던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머무른 덕분에 한국 사회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본다. 책은 구어체로 서술돼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수준 높은 대학 강의를 듣는 기분도 들게 한다. 일상의 공간으로만 여겼던 서울을, 한국 문학을 빛낸 작가들과 함께 숨쉬는 역사적 장소로 느끼게 해줄 매력적인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캐리어를 보지 않는 노 룩(No Look) 자세와 함께, 은발의 안경화 외모부(외교부의 패러디) 장관 후보자(안영미 분)가 등장한다. 모든 답변에 “인도주의적으로∼”를 외치는 말투…. 지난달 27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9’의 첫 장면이다. 이뿐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이 프로그램에선 유머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독한 풍자 개그로 돌아온 SNL 코리아의 총연출을 맡고 있는 권성욱 tvN PD(40)를 5일 서울 마포구 CJ E&M 사옥에서 만났다. 권 PD는 “풍자 코너를 다시 시작했을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SNL 코리아’는 그동안 부침이 심했다. 2013년 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4개월 만에 돌연 폐지되면서 외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달라진 것은 지난해 가을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부터다. 최서원(최순실)을 패러디한 최서운(김민교 분) 캐릭터가 등장해 큰 인기를 얻었다. 본격적인 대선정국에선 각 후보를 패러디한 문재수, 레드준표, 안찰스 등이 실제 후보들만큼 주목을 끌기도 했다. 권 PD는 “결국 대중이 가장 원하는 유머 코드가 정치 풍자였다. 자연스럽게 관련 코너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NL 코리아의 특징은 고정으로 출연하는 크루(고정멤버)들의 익살스러운 패러디 연기다. 김민교, 정상훈, 권혁수 등 출연진이 선보이는 풍자는 인터넷 클립(짧은 영상)으로 다시 유통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권 PD는 “회의를 시작할 때마다 MC인 신동엽 씨가 ‘우리 삐지지 말자’고 항상 말한다. 막내든 최고참이든 웃음을 기준으로만 아이디어를 판단한다. 꼭 풍자가 없더라도 곳곳에 유머 코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 SNL의 힘”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풍자 코미디는 자취를 감췄었다. 정부의 입김 때문이었을까. 권 PD의 진단은 다르다. “권위주의 정권 시설에도 김형곤 씨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같은 풍자 코너가 제일 인기였다. 가장 재밌었기 때문이다. 풍자뿐 아니라 방송 코미디가 대중의 유머 코드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다.” 한국 방송 코미디의 현실은 암울하다.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지난달 31일 폐지됐고, KBS의 ‘개그콘서트’는 최근 자체 최저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권 PD는 “뉴스가 코미디 같은 현실이라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적어진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코너와 스타를 계속 배출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한국식 표현으로 ‘오덕후’(줄여서 덕후)라고 불리는 ‘오타쿠(オタク)’는 일본 특유의 문화 중 하나다. 하나의 분야에 심취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 책은 ‘쇼팽 덕후’가 풀어내는 쇼팽(1810∼1849) 안내서다. 저자는 일본의 천재 소설가로 불리는 히라노 게이치로다. 그는 교토대 법학부 재학 당시 발표한 소설 ‘일식’으로 1999년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당시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이 책은 2005년 쇼팽을 주인공으로 다룬 소설 ‘장송’을 위해 준비했던 작가의 취재노트를 바탕으로 한다. 책은 생동감 넘치는 르포 기사를 보는 듯하다. 작가는 쇼팽이 태어나고 자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전성기 시절 활동 무대였던 프랑스 파리, 고독한 말년을 보내야만 했던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까지 직접 발로 뛰며 사진을 찍고 기록했다. 특히 파리에서 쇼팽이 거주했던 9곳의 집을 모두 방문해 지도에 꼼꼼히 표기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덕질’(덕후 활동)의 새로운 경지를 경험할 수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쇼팽의 가족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당대의 음악 천재들과 달리 쇼팽은 그의 능력을 지원해줄 조력자들로 가득한 집안에서 성장했다고 본다. 특히 아버지 미코와이와 쇼팽이 주고받은 편지가 흥미롭다. 편지에는 “2000프랑도 저금하지 못하는 낭비벽이 걱정된다” “아무리 잘나간다 하더라도 연습을 게을리 하진 말아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천재적 재능을 지닌 아들이더라도 부모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가족뿐만 아니라 쇼팽의 주변 환경도 비교적 유복했다. 쇼팽이 폴란드인이란 외국인 신분에도 파리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당대 최고의 부자였던 로스차일드 가문이란 든든한 물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운명의 여인 상드와의 연애 역시 그의 천재적인 작곡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고 지적한다. 당시 시대 모습을 유추해 보는 것도 책 읽는 재미다. 저자는 ‘쇼팽은 어떤 냄새가 났을까?’라는 다소 황당한 의문을 시작으로 쇼팽의 냄새를 추적한다. 1800년대 초반 프랑스 상류층 위주로 전신욕이 보급된 사실과 쇼팽이 콘서트를 꺼리고, 귀족 자제의 개인 레슨을 자주 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쇼팽에겐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부분에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설 ‘레미제라블’의 배경이었던 프랑스의 1848년 2월 혁명 때문에 영국으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던 쇼팽의 기구한 운명 역시 생생하게 그려낸다. 아쉬운 점은 저자도 고백하듯 깊이 있는 쇼팽에 대한 정보를 위해선 다른 책을 좀 더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쇼팽과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초심자에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 아리랑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 전국 14개 대표축제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분위기 조성에 앞장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축제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전국 대표축제 14개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선정된 축제는 평화음악회, 춘천마임축제, 서울거리예술축제, 목포 세계마당페스티벌, 전주 세계소리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서울 국제공연예술제, 충주 세계무술축제 등이다. 부산 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와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원주 다이내믹댄싱카니발, 안산 국제거리극축제 등도 포함됐다. 이 축제들은 이번 달부터 10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우선 젊은 관객층이 많이 찾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8월 11∼13일)은 ‘한여름 음악축제에서 미리 즐기는 겨울 스포츠축제’라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행사장 내에 스포츠 체험과 밴드 공연, 모닥불놀이 공간 등을 마련해 관객들이 축제 기간 내내 머물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미리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가상현실(VR) 동계올림픽 경험 존’을 설치해 ‘VR스키점프’와 ‘VR봅슬레이’ 등 각종 겨울스포츠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어린이·청소년 대상 영상문화 축제인 부산 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7월 12∼18일)는 ‘한여름의 평창’을 주제로 야외 상영회를 연다. ‘쿨러닝’, ‘마이티 덕’ 등 스포츠 정신과 올림픽을 주제로 한 유명 영화 감상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한 서울 국제공연예술제(9월 15일∼10월 15일)에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과 2015년 제1회 유러피안 게임즈 개막식을 연출한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 파파이오아누의 공연단이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기원 축하공연을 펼친다. ‘The Great Tamer’이라는 작품으로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연이다. 9월 28일부터 3일간 서울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또 매년 다양한 장르와 결합된 아리랑으로 세대를 뛰어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서울 아리랑페스티벌(10월 13∼15일)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축제의 주제를 ‘열정의 노래, 아리랑’으로 정했다. 올림픽 주제곡과 강원도의 대표 콘텐츠인 강원도 아리랑, 정선 아리랑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ACC 월드뮤직페스티벌(8월 25∼26일)에선 평창 겨울올림픽 전시 공간을 ‘ICE ZONE’으로 구성해 더운 여름 기간 한겨울의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원주 다이내믹댄싱카니발(9월 20∼24일) 기간에는 올림픽을 주제로 한 이색적인 퍼레이드와 플래시몹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모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평창 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문화올림픽이란 개최 도시가 올림픽 기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올림픽 행사의 일부로 전개하는 문화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을 뜻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지구촌 축제인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온 국민이 참여하고, 즐기는 전국 단위 대표 축제들이 1년 내내 올림픽 분위기를 고취할 것”이라며 “청년 세대를 포함한 많은 국민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현장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미리 만나고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어느새 가수들의 음반 CD는 구경조차 힘들게 됐다. 불과 10여 년 전 CD를 구입해 음악을 듣던 팬으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학창 시절 좋아하던 ‘원조’ 아이돌 그룹 핑클의 앨범은 1집부터 4집까지 모두 CD로 소장하고 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데뷔 앨범인 1집이다. 1번 트랙이자 데뷔곡인 ‘블루레인’부터 4번 트랙 ‘루비(淚悲)’, 6번째 곡 ‘내 남자 친구에게’까지. 남들은 잘 모르는 뒷번호의 노래를 혼자만 중얼거리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였다. 하지만 디지털 음원 시장이 커지면서 CD는커녕 가수의 정규 앨범 자체가 희귀해졌다. 싱글 혹은 미니앨범 형태로 한두 곡만 선보이는 것이 대세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가 된 가수 싸이가 최근 무려 10곡을 수록한 8집 정규 앨범(사진)을 발매했다. 요즘 세상에 ‘무모하게’ 정규 앨범을 내다니? ‘New Face’ 등 타이틀곡뿐 아니라 다양한 곡에 담긴 그의 숨은 노력을 찾아야겠다. CD로 음악 듣기, 분명 또 다른 매력이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그가, 와병(臥病)을 딛고 돌아왔다. 드디어 에이전트26(유원모)이 복귀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를 외치며 떠났던 요원. 그러나 가혹한 운명에 맞닥뜨릴 줄이야. 오호, 통재라. 휴가 첫날 10리도 못 가 발병 났네. 결국 ‘인간 사료’와 벗이 돼 일주일을 홀랑 까먹었다. 다행히 완쾌했으나 왠지 더 부은 듯한 눈가. 급기야 에이전트2(정양환)는 병명을 1급 기밀에 부치고 함구령을 내렸다. 그러고 보니 요즘 욜로와 인간 사료가 참으로 화제다. TV에선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각종 예능들이 ‘오늘만 사는 인생’을 안주 삼는다. 저렴하고 양이 많은 식품을 일컫는 인간 사료도 만만치 않다. 어느 마트 가면 건빵 1kg에 얼마라는 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어쩌다 동시대에 이렇게 서로 상극인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걸까. 요원들은 ‘태극기 휘날리며’ 조사에 뛰어들었다. 살금살금. 》 ○ 욜로족 vs 코스파족 먼저 인간 사료에 집착(?)하는 이들부터 만나봤다. 이들은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 화제였던 ‘코스파(cost-performance의 일본식 발음·가격 대비 성능)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로 20, 30대가 다수로 “요즘은 ‘가성비보다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가 대세”라며 ‘업소용’ ‘1+1’ ‘벌크과자’ 등을 수시로 인터넷에서 검색한단다. 벌크(bulk)과자란 주로 투명비닐로 포장된 대용량 과자를 뜻한다. 고시원 생활 3년째라는 A 씨(31·여)는 “예전엔 혼자 살아도 잘 먹자는 생각이 컸는데 갈수록 생필품 가격이 올라 감당하기 부담스러워졌다”며 “딱히 먹는 즐거움보단 배를 채우는 게 목적이라 ‘사료’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무원 B 씨(28)도 “처음엔 좀 부끄러웠지만 언젠가부터 좋은 제품을 구하면 SNS에도 자랑 삼아 띄운다”며 “한 번 대용량 소라과자를 올렸더니 ‘어디서 구했냐’는 댓글이 많아 관심 갖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욜로족은 아무래도 경제적 여건이 나은 이들의 선택일까. 막상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0·여)는 “여윳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해외여행 가서 신나게 쓰는 편”이라며 “가장 원하는 분야에 집중해서 돈을 쓰는 것일 뿐 평상시엔 짠돌이에 가깝다”고 자평했다. ‘디지털 제품 덕후’라는 이모 씨(37·자영업)도 마찬가지. 그는 “국내에서 못 구하는 디지털 제품을 사러 외국에 나갈 정도”라며 “풍족해서가 아니라 내 취미에 돈을 쓰는 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이 낳은 이란성 쌍둥이 요원들이 만나본 욜로족과 코스파족은 10여 명. 그런데 묘하게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경기 불황에 대한 불만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자기비하적인 분위기도 찾기 힘들었다. 자신의 삶을 ‘선택’으로 보는 것도 비슷했다. 코스파족인 회사원 C 씨(29)는 “인간 사료 유행은 ‘결핍’보단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며 “물론 넉넉하면 더 좋은 걸 찾겠지만 이 비용을 줄여서 다른 데 쓰겠다는 목적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욜로’에 가까운 주부 이모 씨(36)도 “물론 그런 말을 처음 쓴 이들은 그런 뉘앙스가 다분했겠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는 각자의 방식일 뿐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양쪽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인 ‘저축’엔 크게 관심이 없다는 점도 닮았다. ‘코스파족’ 박사과정생인 D 씨(30)는 “버는 돈이 뻔해서 딱히 모을 것도 없지만 불안하지도 않다”며 “여자친구와 결혼해도 아이를 안 가질 생각이라 형편대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욜로족’ 최모 씨(31·여)는 최근에 붓고 있던 적금도 모두 깼다. 그는 “이자도 쥐꼬리만 한데 거기에 얽매이는 게 더 싫었다”며 “최근에 입맛만 다시던 ‘드림 카’를 질렀는데 그런 만족감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욜로와 코스파가 ‘이란성 쌍둥이’란 점에 공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소 경제적 여건은 차이가 나지만 둘 다 장기 불황이 낳은 ‘현재 지향형’ 라이프스타일”이라며 “동시대 청년들의 삶을 자조적으로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라는 점도 닮았다”고 진단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결국 욜로나 코스파나 먹고사는 문제 자체가 아닌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걸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다음 회에 계속) 정양환 ray@donga.com·유원모 기자}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유럽 난민 문제, 북한의 미사일 실험까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국제분쟁 소식이 쏟아진다. 이처럼 복잡하고, 경쟁적인 국제 정세를 이해하려면 어느 지역에서 갈등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주제별로 다른 100가지 지도를 제시하며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프랑스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비서실장 및 외교부 장관 등을 역임한 위베르 베드린과 현재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파스칼 보니파스가 공동 저술했다. 책 곳곳에선 전 세계의 갈등에 직접 참여·해결해 본 이들의 경륜이 느껴진다. 책의 배치는 독특하다. 왼쪽 면엔 세계 지도, 오른쪽엔 지도에 대한 해설로 이어져 있다.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각 지도마다 도발적 질문이 이어진다. “유럽이 미국에 대항할 수 있을까?” “난민 문제는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처럼 말이다. 프랑스 출신 저자들이어서 다소 유럽 내용에 집중돼 있는 점은 아쉽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인류 전체의 역사를 짚어보는 것에서부터 문명의 충돌 이론, 단극세계 이론 등 국제정치학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챕터, 그리고 국가별 관점에서 국제관계의 지형을 짚는 지도까지 다양한 지도가 주제별로 묶여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세계 속의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자원, 인구, 경제, 군사 등 어느 자원 하나 풍족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지도가 중심이지만 메시지는 깊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사이좋은 오누이 같았다. 아들이 사준 가방과 액세서리가 늘 가장 마음에 든다며 웃음꽃을 피우는 어머니 지은숙 씨(75)와 “엄마 오늘 정말 예쁘다”며 애정이 담뿍 담긴 말을 건네는 아들 박수홍 씨(47).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틀어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TV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 출연하는 두 사람을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박 씨의 집 근처에서 만났다. 이 모자(母子)는 ‘미우새’ 출연 가족 중에서도 눈에 띄는 친근함을 자랑한다. 아들에게 항상 ‘밥은 먹었니? 아프진 않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푹 주무세요’라는 답장을 잊지 않고 보내는 아들은 부모 자식 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부러움을 살 정도다. 박 씨는 어린 시절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이 인생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잇따른 사업 실패로 어머니가 미용실을 운영해 생계를 책임지셨어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가게를 운영하신 어머니를 위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한 게 쭉 이어지게 됐죠. 딸 없이 아들만 삼형제라 딸 노릇 하고 싶은 생각도 컸어요.” 1991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 씨는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바른 언어와 단정한 행동을 보여줬다. 아나운서와 개그맨을 합친 ‘개나운서’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미우새’에선 늦은 시간 서울 강남의 클럽에 출몰하는 모습, 집 안에 다트 게임 기계를 설치해 노는 모습 등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어머니 지 씨의 “쟤 왜 저러니?”라는 반응이 유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런 어머니는 오히려 방송 이후 아들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아들이 혼자 사니까 문자도 많이 보내고 걱정도 많이 한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방송으로 인생을 신나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요새는 문자도 줄였답니다. 하하.” 유쾌한 입담의 어머니가 아들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는 어머니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것 같다며 미안함을 내비쳤다. “처음 방송 녹화를 할 때 어머니께서 NG를 10번 가까이 냈어요. 그때는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후회했어요. 지금은 저보다 더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주고 계셔서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마트에 갈 때나 일상에서 불편한 점이 생길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데뷔 27년 차 연예인인 박 씨는 그동안 방송 활동 외에도 라디오 DJ와 웨딩사업 등 다방면으로 꾸준한 활동을 해 왔다. 박 씨는 그런 자신을 ‘공무원 같은 연예인’이라고 표현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이런 모습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안쓰럽다고 밝혔다. 지 씨는 “아무래도 연예인 생활이 굴곡이 있기 마련인데, 아들은 기어코 일을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며 “그러다 보니 결혼 때를 놓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모자의 티격태격 대화는 계속됐다. “엄마, 결혼하면 지금처럼 못 챙겨드릴 텐데 괜찮아요?” “제발 챙겨주지 말아라. 네 아빠가 있다.” “에이, 저 없으면 또 서운하실 텐데요?”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아이돌 그룹 핑클 출신 배우 성유리(36·오른쪽)가 동갑내기 프로골퍼 안성현과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식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렀다. 성유리의 소속사 에스엘이엔티는 16일 “4년간 진지한 만남을 이어온 성유리와 안성현이 15일 직계 가족과 가정 예배 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며 “예식 비용은 전액 기부했다”고 밝혔다. 또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게 집중하며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두 사람의 뜻에 따라 결혼 소식을 미리 알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성유리는 이날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에 올린 손편지를 통해 “조용하게 경건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미리 전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요”라고 밝혔다. 성유리는 1998년 그룹 핑클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했다. 결혼 후에도 배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소속사는 밝혔다. 안성현은 2005년부터 프로골퍼 생활을 했으며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로 활동 중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