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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만화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19일부터 23일까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을 비롯한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주제는 ‘청춘’이다. 메인 전시회 ‘청년, 빛나는’에서는 국내외 만화가 20여 명의 20대 데뷔 시절을 조명한다. 박건웅, 이두호, 이충호 등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천재 그래픽노블 작가라 불리는 크레이그 톰슨 등 해외 만화가들의 청년 시절 희귀 원고와 자료들이 전시된다. 특별전으로 지난해 부천만화대상과 부천시민만화상을 동시에 거머쥔 마일로 작가의 웹툰 ‘여탕보고서’를 재구성한 ‘여탕보고서-여탕브리핑’이 준비됐다. 지난해 부천만화대상에서 해외작품상을 수상한 오이마 요시토키(大今良時) 작가의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목소리의 형태’와 ‘불멸의 그대에게’ 등 오이마의 작품을 컬러 일러스트와 흑백 원고 등으로 관람할 수 있다. 올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새로운 발견상’을 수상한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들’을 소개하는 기획전도 마련됐다. 가상현실(VR)과 웹툰을 접목한 ‘VR 웹툰전’이 준비돼 있다. 코스프레 페스티벌도 만화축제와 함께 진행한다.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에선 싱가포르와 태국, 멕시코 등 해외 9개국 17명의 코스튬 플레이어가 참가해 한국 대표들과 경쟁을 펼친다. 프로 코스튬 플레이어인 ‘에키홀릭’은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촌철살인의 매력을 지닌 풍자만화와 시사만화를 주제로 한 ‘세계시사만화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이 공동 기획한 ‘한-벨 만화교류전’이 열린다. 입장료는 5000원. 1989년생부터 1998년생까지 20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축제 일정 등은 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032-310-3075)으로 문의하면 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아나운서의 중저음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이 귀를 호강시킨다. 하지만 방송을 듣고 있으면 웃음을 참기 힘들다. 고급스러운 목소리와 대비되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기 때문. “최근 법원에 개명을 신청한 명단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신난다, 경운기, 제대로, 피바다, 하지만, 임신중….” 올 4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팟캐스트 ‘오디오 진정제’에서 ‘무엇이든 읽어보세요’라는 주제의 코너다. 이 팟캐스트는 KBS의 배창복, 이상협 아나운서가 기획·진행을 맡고 있다. 마을버스 노선부터 라면 제조법, 의왕구치소의 식단까지 말 그대로 무엇이든 읽어준다. 배 아나운서는 “다큐멘터리 내레이션과 라디오에서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을 오래해 온 편이라 목소리가 중심이 된 방송을 해보고 싶었다”며 “우연히 사내 공모에 당선돼 아무거나 읽어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포털 ‘팟빵’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5월부터 현재까지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의 이유는 목소리와 내용의 괴리에서 오는 ‘반전’의 역할이 크다. 이 아나운서는 “진중한 말에서 나오는 권위를 역으로 이용한 ‘낭독의 역설’이 새로운 유머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사·정치 분야의 막말 방송이 난무하던 팟캐스트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낭독을 주제로 한 부드러운 팟캐스트 방송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tvN ‘알쓸신잡’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책 읽는 시간’, 각종 시를 낭독해주는 ‘시와 시 사이, 시간’ 등 낭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만 10여 개에 달한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촛불, 탄핵, 대선 정국으로 인해 시사·정치 관련 팟캐스트 채널이 가장 인기를 끌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대부분의 뉴스 주제가 무거운 소재로 흘러가 대중이 피로감을 느낀 측면이 있다”며 “낭독과 인문학의 코드를 활용한 오디오 콘텐츠가 주는 힐링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낭독이 대중문화의 새로운 흥행 코드로 떠오르면서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올 1월부터 ‘오디오 클립’이란 서비스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6개월 만에 120여 개 채널이 운영돼 정식 서비스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잔잔한 음성이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등 음성 콘텐츠의 활용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국내외 인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제2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시카프)이 26일 개막한다. 30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시카프는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1, 2관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각각 진행된다. 경쟁부문에는 총 93개국 약 2550편의 작품이 출품돼 공식경쟁 160편, 특별경쟁 70편 등 전체 230편의 작품이 경쟁을 벌인다. 개막작은 유화 5만6000장을 직접 그려 만든 것으로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담은 작품으로 폴란드 출신의 도로타 코비엘라와 영국 출신 휴 웰치먼이 함께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시카프 명작 초대전에서는 요절한 일본 천재 SF소설 작가 이토 게이카쿠의 3부작인 ‘죽은 자의 제국’ ‘하모니’ ‘학살기관’ 등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4편도 만날 수 있다. 이재훈 감독과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이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도 마련됐다. 폴란드 애니메이션 70주년을 기념해 폴란드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함께 열린다. 이종환 시카프 집행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카프는 모험을 테마로 세계인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웹툰,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풍성한 페스티벌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다섯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엄마가 집을 떠났다. 엄마가 향한 곳은 버스터미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을 찾아 이어폰을 구입한다. 버스 안에서 여유롭게 이어폰을 귀에 꽂은 엄마는 “애들 키우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다소 의외의 말을 꺼냈다. 주인공은 보컬그룹 V.O.S의 멤버였던 가수 박지헌(39)의 부인 서명선 씨(39)다. 엄마에게 100만 원의 가출지원금을 주고, 하루 동안 무한한 자유를 선사하는 EBS 프로그램 ‘엄마를 찾지마’에 나온 서 씨의 모습이다. 연예계 다산커플로 유명하지만 그녀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낯설다. 홀로 간 카페에서 커피를 3잔이나 시키며 “출산 이후에 따뜻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실컷 시켰다”라는 말을 할 땐 왠지 모를 애잔함이 묻어나올 정도다. 서 씨뿐 아니다. 매주 새로운 엄마들의 가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엄마들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방송 후 수백 명의 엄마가 출연을 문의했을 정도로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정동현 EBS PD는 “어머니들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최소한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엄마들의 권리와 이름 찾기를 응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싱글 와이프’와 연예인 부부들이 졸혼(卒婚)을 주제로 한 달간 별거를 진행하는 E채널의 ‘별거가 별거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스타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방송계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매김한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부부솔루션 등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유행했지만 최근엔 SBS ‘미운우리새끼’처럼 일상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긴장감과 예능감을 강조한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여성들의 고위 공직 진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에 기여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성으로서의 여성보단 사회·경제적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우리나라의 결혼 제도가 구성원들의 자기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냐는 물음을 사회적으로 던지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벌써 데뷔 15년 차다. 안정된 연기력과 훈남형 외모까지 배우로서 흠잡을 데가 없다. 배우 김강우(39)가 지금껏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만 33편. 하지만 지난해 출연한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영화 ‘특근’ 그리고 2015년의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 영화 ‘간신’ 등 그의 이력 속엔 큰 흥행 작품이 거의 없다. 배우로서 답답하진 않을까.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강우를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결되진 않더라고요. 앞으로 어떤 작품과 연기를 펼칠지에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대박’ 작품을 만나면 누가 그런 소리를 했냐는 듯이 바뀔 겁니다. 빨리 오면 편하기야 하겠죠.” 김강우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최초 SF 추적극을 표방하며 5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써클’에서 주연 김준혁 형사 역을 맡은 것. 이 드라마는 2037년 미래와 2017년 현재를 오가며 외계인의 등장과 미스터리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강우 분) 등의 활약을 담았다. 하지만 어설픈 컴퓨터그래픽(CG)과 복잡한 이야기 전개 구조 등으로 인해 대중적 인기를 얻진 못했다. “드라마의 성격상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어요. 다만 시청자들이 SF 장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준 것에 놀랐죠. 복제인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최신 기술 관련 이슈가 나오다 보니 드라마에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달라진 환경에 맞춘 새로운 연기를 보여줘야겠다고 배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껏 특수요원, 사이코패스, 폭군 등 대부분 어두운 캐릭터나 악역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된 것이었을까. “한국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 수 있는 역할 중엔 어둡거나 진지한 캐릭터가 70%가 넘는 것 같아요. 이미지가 갇힌다는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크죠. 앞으로는 따뜻하고 행복한 역할에 자주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그는 지난해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서 햄릿 역을 맡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다. 또 어린이 뮤지컬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의 제작자로 참여하는 등 TV와 영화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 도전 중이다. 데뷔 15년차이자 불혹을 앞둔 그는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의 수명이 과거보다 길어졌어요. 일에만 미쳐서 살기보단 가족과의 일상 등 제 삶도 소중하게 보살피면서 인생을 충분히 즐길 겁니다. 연기와 제작뿐 아니라 훗날에는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상하게도 천적인 고양이에게 끌리는 쥐가 있다.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조앤 웹스터 교수는 특정 균에 감염된 쥐가 고양이 오줌에 매료돼 고양이를 보고서도 경계심을 낮추다 못해 고양이를 쫓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범인은 기생생물이다. 고양이의 내장 속에서만 번식이 가능한 톡소플라스마(T 곤디)가 주인공.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원래의 영토에서 탈출한 후 먹이를 찾는 쥐가 이 배설물에 접촉하면 그 순간 쥐의 몸속으로 침입해 신경을 조작한다. 쥐는 자신을 해칠 고양이의 뒤꽁무니를 쫓게 되고, 금세 잡아먹히고야 만다. 정신병에 걸린 쥐의 이상 행동이 아니라 쥐를 숙주로 삼은 기생생물의 조종이 배후에 있는 것이다. T 곤디의 타깃은 쥐만이 아니다. 기생생물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체코의 오토 이로베츠는 조현병을 앓는 사람이 일반인보다 T 곤디에 감염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로 1700년대 프랑스 시인 사이에서 고양이 열풍이 불면서 당시 파리에서 조현병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한다. 우리가 정신병으로 여기는 질환 역시 알고 보면 기생생물의 배후 조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책은 이처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는 기생생물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10년 미국 최고의 과학기사 수상자 출신인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다. 전 세계 최고의 기생생물 연구자를 인터뷰하고, 직접 학회와 현장을 누빈 이야기가 녹아 있어 한 편의 탐사보도 기사를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다양한 과학서적을 번역한 경험이 있는 한국 번역가의 실력도 읽는 맛을 더해준다. 책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기생생물의 다양한 면모를 추적한다. 동유럽의 유명 설화인 ‘뱀파이어’는 종종 밤에 나타나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는, 악랄한 캐릭터다. 특히 다른 이를 물어버리면 똑같이 뱀파이어가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로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은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세다. 접촉을 통한 전염성이 강하며 이상 행동 역시 유사하다. 이처럼 인간을 숙주로 삼아 옮겨 다니는 기생생물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 분야로 기생생물의 범위를 확대하는 점 역시 독특하다.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 등을 세균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석하고, 낯선 사람에게서 감염되지 않기 위해 악수와 적당한 매너가 생겨났다는 해석까지. 정치, 사회,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를 기생생물과 숙주, 포식자의 관계로 풀어낸다. 그렇다고 기생생물을 박멸하거나 이들과 전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기생생물이 인간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공존자’라는 것이다. 지금껏 밝혀낸 기생생물만 1600여 가지. 사람을 미치게 하거나, 아프게 하는 기생생물뿐 아니라 기쁨과 긍정을 가져다주는 기생생물 역시 많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학 이론이 아니라 기생생물에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70년 내공이 뭉쳤다. 45년간 중식 외길을 걸으며 대한민국 요리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이연복 셰프(58)와 요리를 위해 혈혈단신 해외 유학을 하는 등 25년의 내공을 바탕으로 양식의 대가로 불리는 강레오 셰프(41). 둘이 힘을 합쳤다.30일 첫 방송을 하는 채널A ‘유쾌한 삼촌, 착한 농부를 찾아서’(이하 유쾌한 삼촌·금 오후 8시 20분)를 통해서다.》 중식과 양식의 최고 셰프들이 모였지만 음식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은 ‘유쾌한 삼촌’에서 농촌과 어촌, 산촌을 찾아다니며 건강한 식재료를 소개하고, 정직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 이들의 땀과 노력을 셰프의 입장에서 풀어낸다. 이 셰프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바로 좋은 식재료인데 농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식재료로 요리하면서 굉장히 뿌듯하고 감사했다”라며 “모든 농부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요리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유쾌한 삼촌은 그동안 채널A의 대표 먹거리 탐사 프로그램이었던 ‘먹거리X파일’의 새로운 모습이다. 먹거리X파일은 유해 식품 및 먹거리에 대한 불법·편법 관행을 고발하고, 모범이 될 만한 ‘착한 식당’을 소개한 대한민국 먹거리 검증 프로젝트였다. 2012년 2월 처음 방송된 이후 6년간 ‘냉면 육수의 비밀’ ‘썩지 않는 햄버거 논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커피컵 재사용 진실’ ‘대형마트의 수상한 가격’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먹거리에 대해 성역 없이 보도해 왔다. 이번에는 음식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식재료로 돌아가 농부와 어부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1차 생산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30일 방송될 첫 회의 주인공은 강원 정선군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곤드레를 키우는 박상봉 씨(27)다. 그의 곤드레 사랑은 악착같다. 적게 심더라도 간격을 넓게 해 곤드레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식감과 향을 위해 어린잎일 때 수확하는 등 맛있고 건강한 곤드레를 위해 갖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농약 대신 영양제인 아미노산을 지하수에 섞어 직접 뿌리는 모습에선 감탄이 나올 정도다. 박 씨는 “동네 어르신들께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것이 곤드레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곤드레를 갉아먹는 달팽이를 친환경적으로 잡기 위해 맥주를 섞은 강아지 사료를 활용한다. 한밤중 사료로 유인한 달팽이를 잡으러 나선 두 셰프가 어느새 더 많이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방송의 재미 중 하나다. 빠질 수 없는 것은 ‘먹방’이다. 두 셰프가 착한 재료를 가지고 불꽃 튀는 요리 경연을 펼친다. 30일 방송에서는 이 셰프가 새우와 전복으로 만든 완자에 곤드레와 소스를 곁들여 함께 먹는 요리를 선보였고, 강 셰프는 곤드레와 방울토마토, 달걀, 베이컨 등을 이용해 서양식 샐러드를 내놨다. 강 셰프는 “훌륭한 농부를 만나면서 더 큰 영감을 얻게 됐다”며 “좋은 식재료를 통해 요리사와 농부가 서로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식재료를 많은 분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정책의 하나로 꼽혔던 ‘문화가 있는 날’이 새 정부에서 폐지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있는 날을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달 마지막 주간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정책은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평일에만 실시돼 직장인과 학생 등의 참여가 어렵다는 불만이 나왔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운영 방식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문화시설 사업자의 참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문화융성과 관련된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커 사업 존폐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매년 실시하는 만족도 조사에서 사업을 확대 운영하라는 의견이 많아 운영 방식과 날짜를 개편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전 정부의 정책임에도 어느 정부의 정책이냐에 관계없이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 정책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일회성 행사보다는 건강한 문화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화투자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다음 달부터 문화가 있는 날 행사 기간을 하루가 아닌 1주일로 늘리고, 개별 문화행사 주체들이 상황에 맞게 날짜를 정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세부 방안들도 마련된다. 민간 문화시설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공연 및 전시 예매 사이트 등을 활용한 홍보와 온라인 생중계 제작 지원 등 다양한 특전을 제공한다. 현재는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 국공립 문화시설과 영화관, 스포츠시설, 공연 단체 등 민간 문화시설 2000여 곳이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해 관람료 인하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여 문화시설과 공연 정보는 통합정보안내 웹페이지( 또는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7월 1일부터 국립 박물관의 개관 시간이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변경된다. 이번에 관람 시간을 변경하는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13개 소속 박물관 포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관람객의 관람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주 7일 개관을 시행해 왔다. 이로 인해 박물관 근무자의 근로 여건 개선과 전시품의 교체 및 유지 관리 시간 확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자신이 만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하늘의 새를 바라보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남작. 땅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을 본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아주 무거운 데다 엄청 아픈 게 뭐가 있을까?” 남작은 서재에서 책을 꺼내 비행기에 잔뜩 싣고 마치 포탄처럼 땅으로 쏟았다. 적을 맞히지는 못했지만 병사들은 그만 책에 빠져버렸다. 시와 소설부터 역사·요리책까지. 병사들은 전쟁 대신 책과 함께 평화를 택했다. 전쟁을 멈추는 방법은 다양하다. 힘으로 상대방을 억누르거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롭게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화를 찾는 길은 책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직접 본 이는 거의 없다. 조선 철종 12년인 1861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얘기다. 보물 850호로 현재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찾아가 실물로 볼 기회는 많지 않다. 직접 눈으로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명은 한자로, 그것도 약자나 속자로 기록돼 있고 먹으로 인쇄하다 보니 산맥과 강, 도로와 기호 등이 모두 검은색으로 표시돼 있어 구분이 쉽지 않다. 이 같은 대동여지도의 단점을 보완해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책이다. 저자들은 1만1680여 개의 대동여지도 속 한자 지명을 일일이 번역해 한글로 표기했다. 1861년 원판을 80% 크기의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일부를 컬러로 제작했다. 지도 우측에는 주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설도 같이 넣어 이해를 돕는다. 책을 보면 새삼 대동여지도의 정확성에 놀라게 된다.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행정경계와 오늘날 국도의 기원이 된 조선 10대 도로 등을 보고 있으면 과거가 아닌 현재의 지도를 보는 듯하다. 무수한 섬들을 빽빽이 표현한 남해안 지방과 조선의 대표적 유배지였던 함경도 갑산 지역의 험한 산세,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정확히 표현한 것까지. 160여 년 전 고산자의 노력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저자들은 대동여지도에 미처 그려 넣지 못한 우산도(독도)와 삼문도(거문도)를 추가해 명실상부한 조선 전국지도로서의 면모를 되살렸다. 지도는 그 시점의 역사라고 한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시점을 균형 있게 조화한 매력 있는 지도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가장 기쁜 순간 딸이 사라졌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딸이 생명공학 연구단체로부터 줄기세포 치료 대상자로 선정되던 날, 강력계 형사인 아버지(정재영)는 목전에서 괴한에게 딸(이나윤)을 납치당한다. 그래도 명색이 형사다. 끝내 납치범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잡고 보니 납치범이 아니라 그와 똑같이 생긴 ‘놈’이다. 외모는 물론이고 지문과 DNA까지 똑같은 복제인간(양세종)이다. 복제인간이 갖고 있는 기억에 의지해 납치범을 쫓을 수밖에 없는 기막힌 상황. OCN 드라마 ‘듀얼’의 이야기다. 부성애가 강한 경찰이 범인을 추적하는 전형적인 스릴러이지만,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복제인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양세종이 복제인간 역을 맡았다. 어느덧 신인 연기자 티를 벗고,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현실은 다소 무겁다. 연구 윤리를 내팽개친 생명공학 기업의 악행을 꼬집고, 수사권 문제로 불화를 겪는 검찰과 경찰 조직의 불편한 모습도 비중 있게 다룬다. 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뤄 산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출연진의 연기가 흡인력이 크다. 베테랑 연기자 정재영과 삭발 투혼 연기를 펼치는 아역 배우 이나윤 등이 그렇다.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각종 드라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인 윤경호의 형사 연기를 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다. 6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초반부터 너무 크게 벌여 놓은 스토리를 끝까지 잘 수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아직 장마도, 삼복더위도 오지 않았지만 연일 30도가 넘는 날씨에 “덥다”라는 말을 쉴 새 없이 외치고 있다. 지난 봄 얼굴에 있던 점들을 뺀 때문인지 햇살이 더 따갑게 느껴진다. 달력을 보니 더울 때가 되긴 했다. 21일은 하지(夏至)였다. 1년 중 낮 시간이 가장 길 때다. 더위와 함께 커진 것은 후회다. 벌써 2017년의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서랍 속에 몇 달이나 주인을 만나지 못한 다이어리를 오랜만에 펼쳤다. 올해만큼은 여러 계획을 세우고, 야무지게 실천하겠다며 구입한 값비싼 다이어리다. 하지만 올해도 ‘역시나’였다. 장당 1만 원을 주고 산 꼴이 돼버렸다. 표지만 봐도 울화통이 터진다. 그래도 첫 장은 빽빽했다. 다이어트와 외국어 공부, 멋진 특종과 기획기사…. 이런저런 목표들이 선명하게 적혀 있는 걸 보니 쑥스럽기 그지없다. 동지(冬至)까진 이제 6개월이 남았다. 남은 절반은 새로운 목표와 성취가 있었으면. 아니 또 이루지 못하면 어떤가.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더니 눈이 시원해진다. 시원한 눈으로 텃밭과 그 아래 느티나무, 나무를 따라 그늘과 까치집,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레도 들어온다. 연못도 눈에 들어오는데, 그 안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까지 내 차지라 생각하니 뿌듯하다. 광활한 자연은 그렇게 끊임없이 내게 선물을 내준다. 이 책에는 비우고 나눔으로써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비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스스로 내 것을 고집하지 않고 소유의 경계를 지워버리니 세상도 자연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다.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눈이 트이면 저절로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자라지 않을까.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한국은 경제, 문화, 과학이 발전한 나라입니다. 자기를 되돌아볼 수 없을 만큼 격변하는 나라여서 한국인들은 ‘무상(無常)’과 ‘고(苦)’를 생각할 틈이 조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생활은 윤택할지 모르나 마음은 불행합니다.”(달라이 라마)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의 ‘일과 삶의 균형’ 부문 순위는 조사 대상 38개국 중 36위로 최하위권이다. 불행과 고통, 절망이 우리 사회의 키워드가 된 지금,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가 쓴 위로의 글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매년 찾아가는 한국인 순례단에 그가 들려준 법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주제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과 평화, 행복과 자유 등 우리의 인생과 사회 전반에 관한 조언이 담겨 있다. 특히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구절에선 공감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나는 티베트인이고, 나는 불교도이며, 나는 달라이 라마입니다. 이런 차이점들을 강조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나 사이에 높은 장벽을 쌓을 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라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사람은 늘 무언가를 가지려고 합니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다 보면 마음이 지옥이 됩니다. 때로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130편의 짧은 잠언들로 구성돼 있어 나눠서 읽기 편하다. 화가인 지석철 홍익대 교수의 그림이 함께해,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0일 오후 2시 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쵸이닷’ 레스토랑.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지만 최현석 셰프(45)가 운영하는 이 식당에는 분위기 있는 주말의 점심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약속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주방에서 조리 도구를 든 채 걸어 나온 그의 얼굴에선 미안함이 묻어 나왔다. 절도 있는 자세와 딱 부러진 말투는 그대로였다. 항상 이 같은 자세를 유지하냐고 묻자 “스타일을 생명으로 여깁니다. 하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 셰프는 방송계 쿡방(요리 방송)의 유행을 이끈 스타 요리사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쿡방만 10여 개에 달한다. 그가 처음으로 음식이 주제가 아닌 방송에 도전했다. 올 4월부터 시작한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시즌2’(이하 개밥남·토요일 오후 9시 반)에서 반려견 ‘뚜이’의 아빠로 등장한 것. 익숙한 쿡방을 벗어던진 이유는 뭘까. “항상 반려견과 함께했는데 8년 전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됐어요. 두 딸이 개를 키우자고 노래를 불렀죠. 저 역시 늑대개를 키워 보는 게 꿈이었는데, 시베리안 허스키인 ‘뚜이’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최고의 선택이었죠.” 하지만 요리사의 본능은 쉽게 벗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동물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최 셰프는 방송에서 뚜이를 위해 개껌을 직접 만들어 주는 등 ‘동물 쿡방’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냈다. “아무래도 요리사니까 구하기 힘든 재료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개한테 좋다는 토끼고기를 구해서 요리해주고, 당 농도를 적게 해 반려견용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기도 했죠. 반려견을 위한 사료나 간식이 워낙 비싸더라고요. 저렴하고 건강한 반려견 음식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각종 쿡방에 출연했던 최 셰프는 최근 개밥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방송 출연을 그만뒀다. 셰프 생활 22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경영하는 레스토랑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방송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게 많아서 즐거웠어요. 지난해 SBS플러스의 ‘셰프끼리’라는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현지의 최고 셰프들을 직접 만나고, 요리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저는 방송보단 주방이 훨씬 마음이 편해요. 제게 자극을 주는 방송이 아니면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해요.” 22년을 요리사로 보낸 그의 일상은 단조롭다. 매일 아침 출근해 점심 영업을 준비하고, 점심시간이 끝나면 저녁 손님을 맞기 위해 일한다. 날마다 똑같은 일과의 반복이다. 12시간 넘게 주방에 서 있고, 쉬는 날이면 손님들을 위해 더 바쁘게 일한다. 그런 그는 환갑을 넘어서도 요리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밝혔다. “20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낸 때는 레스토랑 공사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았던 지난해밖에 없더라고요. 지나치게 열심히만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좀 더 즐기려고요. 환갑이 넘어도 스타일 넘치는 셰프로 남고 싶어요.” 최현식 셰프와 두 딸이 함께 촬영한 화보는 22일 발매되는 여성동아 7월호를 통해 공개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너는 내 운명”채널A ‘외부자들’ 황금콤비 전여옥-정봉주 前의원#. “공개적으로 ‘전여옥 의원이 싫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전 작가를 좋지 않게 봤어요. 하지만 워낙 똑똑하고 화력이 좋으니…. 괜히 불똥 튈까 봐 일부러 피해 다녔죠. 하하!”정봉주 전 의원(봉 도사) “17대 국회 당시 사립학교법 논쟁 때 봉도사가 몸을 던져 막던 장면이 눈에 선해요. 서로 상임위가 달라서 못 본 줄 알았는데나를 일부러 몰래 피해 다녔다고요?”전여옥 전 의원(전 작가)#. 8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채널A 외부자들(화요일 오후 11시) 녹화 스튜디오. 시사정치 예능 전성시대를 이끄는 외부자들의 핵심 패널전여옥(58·이하 전 작가), 정봉주 전 의원(57·봉도사)을 만났습니다.족집게 정치 예측으로 명성을 얻은 두 사람은“외부자들에 출연하면서 반대 진영의 사람들이 무슨 의도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과 믿음을 키우게 됐다”고 입을 모았죠.#. 두 사람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나란히 금배지를 달았습니다.봉도사는 화끈한 입담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고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 작가는 촌철살인 논평으로 여당의 정곡을 찔렀죠.하지만 이들의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죠.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한 봉 도사는 법원에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1년 간 수감 생활을 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판한 전 작가는 18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치권을 떠나 4년 간 두문불출했고요.#. 2016년 가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둘의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전 작가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이슈메이커로 부상했고 봉 도사 역시 팟캐스트 등을 통해 다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죠.“외부자들 출연 여부를 고심할 때 주위 진보 인사들이 전 작가라면 방송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국정농단 사태를 예견한 혜안과 이슈 파급력을 가진 합리적 보수의 대표입니다”(봉도사)“국회 시절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봉도사와 함께 하자는 제의를 흔쾌히 승낙했죠. 지금도 그 선택은 100% 맞았다고 생각하고요”(전 작가)#. “봉도사는 굴곡진 정치 인생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공감 능력이 탁월해요.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이다가도 금세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뛰어나요”(전 작가)“방송이든 정치든 팀워크가 생명이죠. 전 작가는 녹화 후 회식에 늘 참여해요. 묵묵히 팀을 이끄는 외부자들의 누님이죠.”(봉도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인사 문제로 정국은 꽉 막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좀 더 야당을 포용했으면 해서 아쉬워요. 야당에도 일부 내각 인사를 양보했으면 지금의 대립은 없었을 텐데….”(봉 도사)“야당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요. 오히려 쿨하게 인사 문제에 협조한다면 나중에 ‘잘 되면 우리 덕분, 못하면 협조했는데도 못 한다’고 비판할 수 있잖아요?”(전 작가)#. 정계복귀에 대한 둘의 의견은 완전히 달랐습니다.“피선거권이 2022년 12월까지 제한돼 있지만 제 몸에는 정치 DNA가 꿈틀대요.어찌 압니까. 제가 일찍 사면될지 하하.”(봉도사)“여의도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어요. 정치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어요. 기회가 되면 음악방송 DJ를 해보고 싶어요”(전 작가) 2017. 6. 13.(화)원본| 유원모·박성진 기자사진 출처|동아일보DB·뉴시스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미국의 원로 여배우 벳 미들러(72·사진)가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7 제71회 토니상’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뮤지컬 ‘헬로 돌리!(Hello, Dolly!)’에서 열연한 가수 겸 배우 미들러에게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미들러는 1974년 토니상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생애 두 번째 토니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헬로 돌리’는 1969년 공연된 동명 뮤지컬의 리바이벌 작품이다. 백만장자 호러스와 사랑에 빠진 중매쟁이 돌리의 이야기로 미들러는 ‘돌리’ 역할을 맡았다. 미들러는 이날 시상식에서 “‘헬로 돌리’는 음악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과분한 사랑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토니상 시상식에선 뮤지컬 ‘디어 에번 핸슨’이 △최우수 뮤지컬상 △남우주연상(벤 플랫) △여우조연상(레이철 베이 존스) △극본상(스티븐 레븐슨) △베스트 오리지널 스코어상(벤지 패식&저스틴 폴) △최우수 오케스트레이션상(앨릭스 라커모어) 등 6관왕에 올랐다. 미들러가 출연한 ‘헬로 돌리’는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등 4관왕을 거머쥐었다. 최우수 연극상은 연극 ‘오슬로’가 수상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8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의 채널A ‘외부자들’(화요일 오후 11시) 녹화 스튜디오. 이 프로그램은 평균 시청률 3, 4%대를 기록하며 시사정치 예능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녹화를 30여 분 앞둔 전여옥(58·이하 전 작가), 정봉주 전 의원(57·봉도사)의 모습에서는 방송 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족집게 정치 예측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봉도사와 정계 은퇴 후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전 작가. 문화부와 정치부 기자가 함께 정치판의 내부자에서 외부자로 변신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네가 싫었다 봉도사와 전 작가의 인연은 17대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에 처음 입성한 2004년부터다. 당시 총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인해 이른바 ‘탄돌이’로 불린 열린우리당 소속 초선 의원들을 대거 배출한 선거다. 국회 개원과 함께 봉도사는 화끈한 입담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고, 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 작가는 촌철살인 논평으로 여당의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전여옥 의원이 싫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전 작가를 좋지 않게 봤어요. 하지만 워낙 똑똑하고 ‘화력’이 좋으니…. 괜히 불똥 튈까 봐 눈도 안 마주치려고 일부러 피해 다니기도 했죠. 하하.”(봉도사) “당시 사학법(사립학교법) 논쟁 때 봉도사가 몸을 던져 막던 장면이 눈에 선해요. 서로 상임위가 달라서 보지 못한 줄 알았는데 몰래 피해 다녔다고요?”(전 작가) 이후 이들의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한 봉도사는 법원에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1년여간 수감 생활을 했다. 전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판한 후 18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치권을 떠나 4년여간 두문불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어준 인연 이들의 인연은 지난해 가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시 시작됐다. 전 작가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이슈의 중심에 올라선 것. 봉도사 역시 팟캐스트 등을 통해 다시 이름을 날리던 시점이었다. “‘외부자들’ 출연 여부를 고심하던 당시, 주위의 ‘불빨(불멸의 빨갱이들)’이라 불리는 진보 인사들이 전 작가라면 방송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국정농단 사태를 예견한 혜안, 그리고 이슈 파급력을 가진 합리적인 보수의 대표죠.”(봉도사) “정치인에게 선명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정치인은 믿을 수가 없죠. 국회 시절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봉도사와 함께 하자는 제의에 흔쾌히 승낙했죠. 지금도 그 선택은 100% 맞았다고 생각하고요.”(전 작가)○ 외부자들의 훈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지만 인사 문제로 인해 정국은 꽉 막혀 있다. 이들의 진단과 해법은 미묘하게 달랐다. “문재인 정부가 좀 더 야당을 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야당에도 일부 내각 인사를 양보했으면 지금처럼 대립하는 모습은 보지 않았을 수도 있죠.”(봉도사) “야당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요. 오히려 ‘쿨’하게 인사 문제에 협조한다면 나중에 ‘잘되면 우리 덕분, 못하면 협조했는데도 못한다’고 비판할 수 있잖아요.”(전 작가) 다당제 지형으로 인해 협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협치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극한의 정치 대립은 줄어들 겁니다. 이제는 이념별로 정당들이 대립하지 않고, 이슈별로 이합집산하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날 겁니다.”(봉도사) “협치를 제도화하기 위해선 개헌이 필수적이에요. 현재와 같은 소선거구제, 대통령제에서는 계속해서 갈등이 재생산될 수밖에 없죠.”(전 작가)○ 나의 종착역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봉도사는 “내 몸속엔 ‘정치 DNA’가 꿈틀댄다”며 정치권으로 복귀할 뜻을 내비쳤다. 그의 피선거권은 2022년 12월까지 제한돼 있다. “아내가 저한테 정치만 하라고 해요.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요. 저를 이끄는 힘은 정치였어요. 어찌 압니까. 제가 일찍 사면될지, 하하.”(봉도사) 반면 전 작가는 여의도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어요. 지금부턴 저를 위한 삶을 살 겁니다. 여행하고, 책 쓰고,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요. 아, 기회가 된다면 음악방송 DJ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전 작가) ▼방송 통해 이렇게 변했어요▼鄭 “진보적 신념, 부드럽게 전하는 법 배워”田 “보수의 핵심가치 ‘희생’ 진심 담아 강조”봉도사와 전 작가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들이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과거에는 이른바 ‘전투력’이 높은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들은 채널A ‘외부자들’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접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절한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온다. “아무래도 초선 때는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형식과 방법을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깨닫죠. 저 역시 진보적인 정치 신념에는 변화가 없어요. 단지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모습이 달라질 뿐이죠.”(봉도사) “보수의 핵심 가치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 선택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도 보수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방송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어요. 지금의 보수 정당들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변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전 작가) ‘외부자들’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두 사람에게 전환점이 됐다.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다른 패널들이 모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많이 부딪치죠.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균형 있는 대안은 무엇일지 늘 고민해요. 덕분에 한 시민단체가 이번 대선 프로그램 중에서 ‘외부자들’을 가장 공정하고, 정책까지 다룬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뽑기도 했습니다.”(봉도사) 정치인이 아닌 방송인으로서의 평가는 어떨까. “봉도사는 굴곡진 정치 인생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공감 능력이 탁월해요.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이다가도 금세 따뜻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봉도사의 역할이 크죠.”(전 작가) “방송이든 정치든 팀워크가 생명이죠. 전 작가는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고 진행되는 회식에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참여해요. 묵묵히 팀을 이끄는 ‘외부자들의 누님’이죠.”(봉도사)유원모 onemore@donga.com·박성진 기자}

한 나라의 수도는 정치, 경제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다.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한국 문학의 수많은 작품에서 서울은 주 무대이자 핵심 주제 그 자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학 도시’ 서울로서의 연구는 그동안 많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상, 이광수, 박태원, 김수영, 박완서 등 서울에서 활동했던 문인 10명의 행로를 추적하며 시와 소설의 도시로서의 서울을 탐구한다. 저자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이자 고교 문학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8년간의 문학사를 주로 연구했기에 책에 소개된 저자들 역시 이 시기의 작가들에 맞춰져 있다. 책은 서울의 익숙한 장소에서 문학사적 의미를 끄집어낸다. 시인 윤동주는 1941년 서울 누상동(현 종로구 사직동 일대) 9번지 하숙집에서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머무르면서 10편의 시를 썼다. 이곳에서 매일 인왕산을 산책하고, 하숙집에 놀러 오는 다양한 문인들을 접촉하며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로 등하교한 일상이 그의 순수한 시 세계를 형성한 원동력이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1910년 서울 청계천 가에서 태어난 소설가 박태원은 하루가 다르게 신축물이 세워지는 경성 한복판에서 자라났다. 그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구보가 전차를 타고 옮겨 다니는 경성역, 미쓰코시백화점 등은 모두 박태원에게 가장 친숙한 공간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이라고 해서 4대문 안 옛 서울에 국한하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 구수동 일대에 거주했던 김수영 시인에게서 체제의 구속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저항정신을 읽고, 소설가 손창섭이 1960년대 당시로선 외딴 지역이던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머무른 덕분에 한국 사회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본다. 책은 구어체로 서술돼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수준 높은 대학 강의를 듣는 기분도 들게 한다. 일상의 공간으로만 여겼던 서울을, 한국 문학을 빛낸 작가들과 함께 숨쉬는 역사적 장소로 느끼게 해줄 매력적인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캐리어를 보지 않는 노 룩(No Look) 자세와 함께, 은발의 안경화 외모부(외교부의 패러디) 장관 후보자(안영미 분)가 등장한다. 모든 답변에 “인도주의적으로∼”를 외치는 말투…. 지난달 27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9’의 첫 장면이다. 이뿐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이 프로그램에선 유머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독한 풍자 개그로 돌아온 SNL 코리아의 총연출을 맡고 있는 권성욱 tvN PD(40)를 5일 서울 마포구 CJ E&M 사옥에서 만났다. 권 PD는 “풍자 코너를 다시 시작했을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SNL 코리아’는 그동안 부침이 심했다. 2013년 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4개월 만에 돌연 폐지되면서 외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달라진 것은 지난해 가을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부터다. 최서원(최순실)을 패러디한 최서운(김민교 분) 캐릭터가 등장해 큰 인기를 얻었다. 본격적인 대선정국에선 각 후보를 패러디한 문재수, 레드준표, 안찰스 등이 실제 후보들만큼 주목을 끌기도 했다. 권 PD는 “결국 대중이 가장 원하는 유머 코드가 정치 풍자였다. 자연스럽게 관련 코너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NL 코리아의 특징은 고정으로 출연하는 크루(고정멤버)들의 익살스러운 패러디 연기다. 김민교, 정상훈, 권혁수 등 출연진이 선보이는 풍자는 인터넷 클립(짧은 영상)으로 다시 유통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권 PD는 “회의를 시작할 때마다 MC인 신동엽 씨가 ‘우리 삐지지 말자’고 항상 말한다. 막내든 최고참이든 웃음을 기준으로만 아이디어를 판단한다. 꼭 풍자가 없더라도 곳곳에 유머 코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 SNL의 힘”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풍자 코미디는 자취를 감췄었다. 정부의 입김 때문이었을까. 권 PD의 진단은 다르다. “권위주의 정권 시설에도 김형곤 씨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같은 풍자 코너가 제일 인기였다. 가장 재밌었기 때문이다. 풍자뿐 아니라 방송 코미디가 대중의 유머 코드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다.” 한국 방송 코미디의 현실은 암울하다.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지난달 31일 폐지됐고, KBS의 ‘개그콘서트’는 최근 자체 최저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권 PD는 “뉴스가 코미디 같은 현실이라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적어진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코너와 스타를 계속 배출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