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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주방에 있던 김모 씨(31·여)는 두 살 된 아들이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뜨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아들은 계속 기침을 했고 입가에는 침이 흘렀다.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아들을 잠시 거실에 혼자 둔 게 화근이었다. 김 씨가 아들 옆에 놓인 유아용 장난감을 확인해보니 전지 덮개가 느슨해 힘을 주지 않아도 단추형 전지가 쉽게 빠졌다. 엄마가 한눈파는 사이 아들은 장난감에서 빠져나온 전지(지름 3.2cm 이하의 원형 리튬전지)를 삼켰다. 응급 내시경 수술로 식도 부근에 있던 전지를 꺼낼 수 있었다. 이상 증세를 발견한 김 씨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아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김 씨는 사고 이후 단추형 전지가 사용되는 장난감은 사지 않는다. 어린이가 장난감, 리모컨, 계산기 등에 들어가는 단추형 전지를 삼키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평균 63건의 단추형 전지 사고가 접수됐다. 특히 같은 기간 접수된 삼킴 사고 232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63건(70.3%)이 1세 이하 영아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영아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연령에 비해 전지 삼킴 사고의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이 전지가 몸속으로 들어가면 침과 전류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체내 화상 등을 입을 수 있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는 “어린이가 삼킨 전지가 오랫동안 체내에 방치되면 부식이 진행되면서 식도에 천공(구멍)이 발생하거나 위로 넘어가 위 점막을 손상시킨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단추형 전지를 삼켰을 때의 장기 손상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돼지 식도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전지가 2시간 이상 식도에 머무르면 화상, 장기 천공 등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교수는 “전지 삼킴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전지를 삼킨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011년 미국에서는 단추형 전지를 삼킨 생후 13개월 된 아이가 이틀 후에야 제거 수술을 받는 바람에 대동맥이 손상돼 숨졌다. 전문가들은 단추형 전지를 사용하는 제품의 전지 덮개가 나사로 고정돼 있는지 확인하고 쉽게 열리면 강력 테이프로 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세 이하 영아는 언어발달이 미숙해 전지를 삼키고도 부모에게 고통을 설명하지 못할 수 있디. 이 때문에 영아가 단추형 전지에 불필요한 호기심을 갖지 않도록 부모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가급적 영아가 보지 않는 곳에서 가전제품의 전지를 교환하고 다 쓴 전지는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간병인을 구한다며 여성을 유인한 뒤 성폭력을 휘둘러온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여성 9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 성추행하고 8명의 알몸 사진을 촬영한 혐의로 김모 씨(45)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IT기업 화사원인 김 씨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피해 여성들을 유인했다. 지인의 사업자등록증을 이용해 구직사이트에 가입한 김 씨는 여성 회원 6000여 명의 이력서를 열람했다. 김 씨가 사용한 구직사이트에 사업자로 등록하면 지원자의 사진과 나이 등의 신상정보를 볼 수 있다.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김 씨는 3000여 명에게 “팔을 다쳐 시급 1만 원에 간병인을 구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자신의 서초구 자택으로 찾아온 여성 9명에게 “게임을 하자”며 폭탄주를 마시게 했고, 여성이 정신을 잃으면 치마 속에 손을 넣어 성추행하거나 방 안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김 씨는 교통사고로 팔을 다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왼팔에 붕대를 감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김 씨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 여성 A 씨(21)는 “김 씨가 3시간 동안 집안일을 시키고 난 뒤 폭탄주를 4잔 건넸다”고 말했다. A 씨는 “대학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시급이 높아 김 씨를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이 소량의 술을 마신 후 의식을 잃었다고 밝힘에 따라 김 씨가 수면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김 씨의 병원 진료 기록과 약국 이용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던 중 휴대전화 2대에서 여성 8명의 알몸 사진이 저장된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2013년 8월부터 약 한 달간 촬영됐다. 경찰은 사진 속 여성들이 김 씨의 침대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 있기 때문에 피의자가 여성을 성폭행한 후 강제로 촬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등록된 구직 희망자들의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5개 구직사이트에 범죄 피해 예방 대책 및 개선안 설립에 대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51년 1·4후퇴 때 월남한 선우모 씨(66)는 운전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아내의 식당이 망하면서 ‘빚쟁이’가 됐다. 빚이 1억여 원에 이른 2007년 12월 월남한 당고모 선우모 씨(당시 88세)의 사망 소식이 들렸다. 슬픔보다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사별한 뒤 자식 없이 홀로 살아온 당고모에겐 재산을 물려줄 상속인이 없었다. 당고모는 서울 종로구 일원에서 삯바느질로 돈을 모은 뒤 사채업을 통해 15억 원을 모은 ‘알부자’였다. 법정상속인은 4촌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선우 씨는 당고모의 재산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2008년 5월 지인에게서 소개받은 A 변호사사무실 사무장 김모 씨(70)와 공모해 당고모가 생전에 자신의 빚에 연대보증을 선 것처럼 ‘대물변제(현금 거래 채무를 부동산으로 갚는 행위) 약정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문서를 법원에 제출한 선우 씨는 당고모 소유의 종로구 주택을 대물변제 방식으로 처분해 4억5000만 원을 챙겼다. 욕심은 당고모의 은행예금으로 향했다. 선우 씨는 당고모의 ‘상속인’이 되기 위해 “모든 재산을 5촌 조카에게 준다”는 ‘가짜 유언장’을 작성했다. 그는 2012년 3월 유언집행자선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변호사가 고인의 재산을 살펴보던 중 ‘아들’이 예금을 인출한 내용을 발견했다. 고인에게 자녀가 없다는 것을 파악한 변호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한 당고모의 예금은 이미 다른 사기꾼 일당이 빼돌린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강모 씨(66)와 최모 씨(74), 최모 씨(57) 등은 2009년 4월 서울의 한 구청에서 고인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발급받은 뒤 두 최 씨를 고인의 아들로 위조했다. 이들은 위조 증명서를 이용해 시중은행 3곳에서 고인의 예금 8억5100만 원을 인출했다. 경찰은 부동산을 처분한 김 사무장이 고인의 재산 정보를 강 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강 씨 일당이 빼돌린 예금 외에 고인의 부동산 거래 명세를 추적했고, 결국 선우 씨의 범죄 행위까지 찾아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와 공·사문서 위조 행사 등 혐의로 강 씨와 김 사무장을 구속하고 선우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고 환수 대상 재산은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먼저 갖는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으로 달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유언집행자인 변호사는 강 씨 일당에게 돈을 인출해 준 은행 3곳을 상대로 예금반환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1곳과 2심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 측은 서류의 진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 사진관으로 위장한 무등록 운전학원을 차려놓고 불법 운전교습을 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운전학원장 김모 씨(55)를 구속하고, B 운전학원장 석모 씨(42)와 무자격 강사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현행법상 운전학원을 운영하려면 서울지방경찰청에 등록해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4년 서울 강남구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옆 인도에 사진관으로 위장한 천막을 설치했다. 이어 상담, 도로 주행 교육 등을 담당할 직원 15명을 고용했다. 김 씨 일당은 운전면허증에 필요한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손님에게 “운전면허를 저렴하게 취득할 방법이 있다”며 불법 운전교습을 받도록 유도했다. 또한 정식 운전학원으로 표기한 명함을 돌리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수강생을 모집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강남 일대 운전학원의 수강료는 45만 원인데 김 씨 일당은 25만 원을 제시했다. 수강료를 아끼려는 수강생이 유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 씨 일당은 국내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에게는 50만 원의 바가지를 씌웠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 일당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강생 260여명으로부터 7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맹(文盲)인 김 씨는 수강생 명단과 수강료 내역이 적힌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초기에 피의자들이 불법적으로 받아 챙긴 돈의 액수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탐문수사를 통해 김 씨가 수강생이 카드 결제를 원하면 카드를 들고 송파구의 한 주유소를 찾아가 주유쿠폰을 구매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주유쿠폰으로 월급을 주기 위해서였다. 해당 주유소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김 씨의 주유쿠폰 구매내역을 토대로 1년간 김 씨 일당이 받은 수강료 액수를 산정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학원을 운영한 기간이 11년이라고 진술했다. 현금 결제 내역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수십 억 원의 부당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과거에도 3차례 불법 운전교습을 하다 적발됐고, 조사 과정에서 증거물 은닉을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해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차량 조수석에 보조 브레이크를 장착하는 등 불법 개조된 차량을 운전교습에 동원했다. 경찰은 이들이 운전교습에 사용한 차량 6대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개조된 차량은 정상적으로 구조를 변경한 것이 아니어서 브레이크 오작동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씨와 함께 적발된 석 씨는 직원 6명과 함께 무등록 운전학원을 차린 뒤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불법 운전교습을 진행했다. 석 씨는 280여 명의 수강생에게 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한복판에서 대낮에 도로가 내려앉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도로가 내려앉아 공사장에서 흙을 싣고 1차로로 달리던 하수도 준설용 15t 트럭이 오른쪽으로 전복돼 인도를 덮쳤다. 함몰 규모는 가로 1m, 세로 3m, 깊이 1m였다. 트럭 운전사 김모 씨(47)는 다치지 않았고 다행히 인도에도 다니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침수 방지를 위해 지하에 배관을 묻는 공사가 진행돼 왔다. 사고 현장은 기존 상수도관과 가스관을 옆으로 옮기고 복구한 지점으로, 10일 전쯤 임시로 포장을 마쳤다. 소방 관계자는 “가포장 도로 밑에 홀이 생긴 게 지반 침하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코엑스사거리 앞 편도 4차선 도로 중 2차로에 지름 1m, 깊이 30cm의 구멍이 생겼다. 당시 이곳엔 오토바이 두 대가 지나갔는데 첫 번째 오토바이 운전자는 구멍을 발견하고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해 걸려 넘어졌다. 운전자 지모 씨(19)와 뒤에 타고 있던 최모 씨(19·여)가 얼굴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반 침하의 원인은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노후 상수도관을 파손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하철역 공사 후 땅을 파낸 공간에 흙을 채워 넣고 중장비로 다지는데 이때 발생한 진동 때문에 상수도관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손된 상수도관은 1979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보름 전 공사를 마친 곳으로 상수도관이 노후한 것을 발견해 진동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이샘물 기자}
14살 소녀를 성매매 하려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가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 관악구 한 모텔에서 A 양(14)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 씨(38)를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A 양은 26일 오전 6시 43분 한 남성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침대 위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모텔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남성이 입실 2시간 후 홀로 모텔을 빠져 나온 것을 확인해 추적해 왔다. A 양이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남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통해 26일 오전 6시부터 오전 6시 34분까지 A 양과 채팅한 상대 12명의 명단을 입수했다. 이들의 행적을 조사한 경찰은 김 씨가 오전 10시 40분경 경기 시흥시 자택으로 들어가는 CCTV 영상을 확보했고, 모텔에서 홀로 나온 남성과 인상착의가 같다는 것을 파악했다. 또한 성매매를 알선한 박모 씨(28)에게 12명의 사진을 보여주자 “연락이 끊긴 A 양을 찾기 위해 모텔로 들어가다 한 남성을 마주쳤는데 김 씨와 닮은 것 같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피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29일 오후 경기 시흥시의 김 씨 집 앞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김 씨는 A 양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고 시인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A 양 손톱과 입술, 속옷 등에서 발견된 3점의 남성 유전자(DNA) 가운데 김 씨의 DNA가 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한편 A 양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박 씨와 최모 씨(28)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A 양과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2월 초 서로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 일당은 A 양 외 2명의 여성과 함께 서울 관악구 한 모텔에 거주했다. 이들은 여성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출 후 주거지가 없었던 A 양도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합의 하에 박 씨 일당과 거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을 비롯한 여성들은 통상 시간당 15만 원에 성매매 했으며 박 씨 일당은 여성들이 벌어온 돈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인 오토바이가 턱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29일 오전 6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코엑스사거리 앞 편도 4차선 도로 중 2차로에 지름 1m, 깊이 30cm의 구멍이 생겼다. 당시 구멍 위를 두 대의 오토바이가 지나갔는데 첫 번째 오토바이 운전자는 구멍을 발견하고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해 걸려 넘어졌다. 이로 인해 운전자 지모 군(19)과 탑승자 최모 양(19·여)이 얼굴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반 침하의 원인은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노후 상수도관을 파손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하철역 공사 후 땅을 파낸 공간에 흙을 채워 넣고 중장비로 다지는데 이 때 발생한 진동 때문에 상수도관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수도관 파손으로 물이 새기 시작하면서 지반이 약화돼 지반이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파손된 상수도관은 1979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진행한 건설사 측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보름 전 공사를 마친 곳으로 상수도관이 노후 된 것을 발견해 진동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로 복구가 끝나는 대로 지반 침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가출 후 알고 지내던 성인에 의해 성매매에 동원된 14세 소녀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여성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홀로 나온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오후 12시 13분 관악구 A 모텔 2층 객실 침대 위에서 한모 양(14)이 숨져있는 것을 모텔 주인과 한 양의 지인인 박모 씨(28), 최모 씨(28) 등이 발견했다. 박 씨가 모텔 주인에게 “한 양이 모텔을 나올 시간이 됐는데도 나오지 않는다”며 확인을 요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해보니 박 씨가 침대 위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양은 발견 당시 빨간 스웨터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목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한 양의 사인은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였다. 경찰은 수사 초기 객실에서 사망자의 소지품을 찾지 못해 신원 파악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사망자의 지문이 검색되지 않자 17세 미만 가출 청소년과 대조했다. 지난해 12월 충북 괴산경찰서에 가출 신고 된 한모 양(14)인 사실을 확인했다. 괴산서에 따르면 한 양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해 11월 28일 충북 증평에서 부모와 갈등을 이유로 “학교 가기 싫다. 집을 나가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고 집을 나왔다. 가출 후 2주간은 부모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끊겨 부모가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한 양의 마지막 위치는 경북 구미였지만 이후 휴대전화를 꺼놓는 바람에 추적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한 양은 가출 후 알게 된 박 씨와 최 씨에 의해 성매매에 동원됐다가 변을 당했다. 박 씨 일당은 “(한 양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시인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6시 30분경까지 한 양과 함께 모텔 인근 PC방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 씨 일당이 PC방에서 온라인을 통해 성매수남을 구한 뒤 한 양과 접촉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텔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한 양이 PC방을 나와 한 남성을 만나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 일당을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하는 한편 이들이 한 양 외에 성매매에 동원한 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모텔 인근 CCTV를 통해 분석한 결과 한 양과 함께 모텔에 들어간 남성은 20, 30대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남성이 약 2시간 뒤 홀로 모텔을 빠져나왔다는 점을 토대로 이 남성을 한 양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는 챙이 짧은 모자를 쓰고, 엉덩이를 가릴 정도 길이의 재킷을 입고 있었다. 모텔을 나온 뒤에는 서울대입구역 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씨 일당이 용의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온라인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통신내역을 조사하고 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경찰이 성매매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추진하는 ‘부패와의 전쟁’에 동참하는 사안이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경찰청은 26일 “성매매는 불법 행위임을 천명한다”며 “성역 없는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찰이 배포한 자료에는 통상적인 단속 예고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한 표현이 곳곳에 등장했다. 경찰은 “단순 성매매라도 명백한 불법”이라며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신분상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가(官街)에서는 경찰의 이번 성매매 단속 예고가 잇따라 적발된 공직자 성매매 행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강남구의 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고 인근 모텔로 옮겨 성매매를 하던 국세청 과장급 직원 2명을 체포했다. 이어 19일에는 한국전력 간부와 동석한 감사원 직원 2명이 강남구 요정에서 음주 후 성매매를 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이후 첫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부패와 흐트러진 국가 기강”이라고 밝혔다. 그 발언이 부패와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경찰이 실제 ‘기강 잡기’ 차원에서 성매매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인지는 경찰 내부 의견이 엇갈린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반부패 차원에서 성매매 단속을 하는 것은 맞지만 의도적으로 공무원을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과 감사원 직원들 역시 제보가 아니라 경찰의 ‘매복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울의 한 일선서 성매매 단속 경찰관은 “이 총리의 ‘부패와의 전쟁’ 발언 이후 수차례 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서장 등이 관련 첩보 지시도 자주 내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성매매 단속 강화는 연중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20일까지 진행된 학교 주변 유해업소 집중 단속 기간은 끝났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사실상 연중 단속 강화 방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7, 8월 두 달 동안 기업형 성매매 집중 단속이 예고되어 있으며 9, 10월에는 경찰서별 단속이 시작된다. 경찰은 국세청과 협력해 성매매 업소가 불법 행위로 벌어들인 수익을 과세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박재명 jmpark@donga.com·정윤철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성매수를 하다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감사원 공무원들이 1차 술자리인 고급 요정에서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들과 동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전 관계자들이 감사원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저녁 식사와 성접대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한전 김모 차장과 한전 계열사인 한전병원 주모 부장은 19일 감사원 감찰담당관실 김모 과장(4급), 김모 사무관(5급)과 함께 요정 형태로 운영되는 강남구 D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주 부장은 과거 한전 감사실에 근무하면서 감사원 감찰부서 직원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공무원들은 저녁식사 가격이 한 명당 최소 40만 원에 이르는 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여종업원 2명을 인근 모텔에서 만나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 공무원들은 여성가족부와 합동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한전 직원들이 접대 명목으로 감사원 공무원들의 저녁 식사와 성매매 비용을 치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식당 예약자가 한전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별도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한전 측은 “우리 직원 2명이 감사원 직원들과 사건 당일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식사만 함께했고 성매매 현장에는 같이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식사 자리에 동석한 한전 직원들을 소환해 모임의 의도를 확인하고 식사비를 지불한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직원들은 “주 부장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만난 자리였다. 저녁 식사만 함께했을 뿐이며 식사비용도 십시일반 냈기 때문에 대가성은 없다”며 성접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요정 측이 제출한 거래 장부를 분석했지만 이들이 식사비용을 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3자가 냈거나 외상으로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경찰은 이와 별도로 국세청 간부 2명이 성매매 한 유흥업소와 모텔을 16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소의 카드전표와 장부 등을 확보한 경찰은 대가성 접대 명목으로 동석한 사람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로는 동석자가 파악되지 않아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박성진 기자}
서울대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거짓 정보로 경쟁자들의 하향 지원을 유도할 수 있도록 수험생에게 ‘가짜 수학능력시험성적표’를 만들어 판매한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방의 한 대학교 1학년 이모 씨(27)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2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적표를 최상위권으로 위조해 주겠다”는 광고를 올려 3년 동안 수능 성적표 30개를 위조했다. 그 대가로 의뢰인들에게 건당 5만∼10만 원을 받는 등 2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씨의 범행은 위조 성적표를 온라인에 공개한 의뢰인이 경찰에 검거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앞서 황모 씨(24)는 지난해 12월 이 씨로부터 건네받은 위조 성적표를 한 입시 사이트에 올렸다. 황 씨는 “나와 같은 고득점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니 합격선이 올라갈 것”이라며 하향 지원을 유도했다. 그러나 황 씨 성적표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직인의 글씨체가 정식 성적표에 찍힌 것과 달라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전문가용이 아닌 일반인이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정밀도가 크게 떨어지는 위조 성적표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황 씨로부터 “위조 성적표를 5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위조업자를 추적해왔다. 이 씨는 전문 위조업자와 달리 자신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와 통장 계좌로 의뢰인과 거래했다. 경찰은 황 씨가 돈을 입금한 계좌를 추적해 이 씨를 찾아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용돈을 벌기 위해 수능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 기자}
직장인 김모 씨(31)는 최근 컴퓨터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울 때가 많다. 밤새도록 파일공유(P2P) 사이트를 통해 ‘야동(야한 동영상의 준말·음란물)’을 다운로드하기 때문이다. 붉게 충혈이 된 눈으로 출근하는 경우가 잦아진 김 씨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인한 음란물 차단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4월 16일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웹하드, P2P 사업자는 △음란물 인식(업로드)을 방지하고, △음란물 검색 및 송수신을 제한하며 △운영관리 기록을 2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사업자에게 음란물 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해 음란물 유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어긴 사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처벌 조항도 새롭게 추가됐다. 음란물 규제 강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경쟁적으로 음란물을 다운로드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가 격언처럼 사용되고 있다. 남성 회원이 대다수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음란물 보유량에 따른 ‘자원비축량 등급표’까지 등장했다. 등급표에 따르면 음란물 10기가바이트(GB) 보유자는 개정안 시행 일주일 만에 (음란물 부족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테라바이트(TB·1024GB) 보유는 ‘방공호’를 건설한 것으로 1년 간 생존하며, 1페타바이트(PB·약 100만GB) 보유는 ‘대피 행성’을 만들어 3대가 풍족히 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에 만족하지 못한 남성들은 외장하드를 구입해 음란물을 저장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귀여운 것(외장하드)이 ‘노아의 방주’가 될 것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들고 나가야 할 1순위 외장하드“ 등 반응을 보였다. 이런 기현상 덕분에 외장하드 시장도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15일까지 외장하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가전제품업체 사장은 ”다른 제품들의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장하드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대한 각종 ‘괴담’도 기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온라인에 떠도는 괴담은 ”방통위가 웹하드나 P2P 운영자에게 운영관리 기록을 보관하도록 한 것은 개인정보를 열람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이 음란물을 의도적으로 유포한 뒤 다운로드한 이용자를 색출할 것이다“ 등이다. 그러나 방통위와 경찰에 따르면 괴담은 개정안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운영관리 기록은 이용자 개인정보를 남기도록 한 것이 아니라 검색 등의 로그 기록을 남겨 사업자가 검색 제한 등의 기술적 조치를 취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란물 유포 및 추적’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유포는 불법인데 경찰이 불법 행위를 통해 수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공사 중 발생한 사고로 숨진 외주 굴착기 운전사를 회사 직원으로 등록해 산재보험금을 타낸 건설사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 등으로 A 건설사 부사장 손모 씨(57)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굴착기 운전사 김모 씨(사망·당시 48세)는 2013년 6월 A 건설사가 진행한 하수관 정비 공사에 참여했다가 굴착기 전복 사고로 숨졌다. 굴착기가 맨홀 뚜껑을 들어올리다 옆으로 쓰러지면서 운전석에서 뛰어내린 김 씨를 덮쳤다. 이 사고로 김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당시 개인사업자 신분이었던 김 씨는 A 건설사와 일당 45만 원에 계약을 맺고 20일 간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건설사는 김 씨 유족에게 사과하는 한편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직원 15명 규모의 중소기업인 A 건설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었고, 합의금을 낼 능력도 없었다. 결국 이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라 산재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김 씨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자사 직원으로 둔갑시켰다. 또한 건설기계 임대업자를 동원해 김 씨가 굴착기를 대여했다는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A 건설사가 제출한 위조 계약서에 속은 근로복지공단은 김 씨 사고를 산업재해로 인정해 지난해 1월 1억6000여만 원을 산재보험금 등으로 지급했다. A 건설사는 공단을 통해 받은 돈과 회삿돈 4000여 만 원을 합쳐 2억 원을 유족에게 건넸다. ‘완전범죄’로 끝날 뻔했던 이들의 범행은 계약서 진위에 의심을 품은 공단 측의 조사와 건설사 내부자의 폭로로 덜미가 잡혔다. 공단 조사팀은 자체 조사를 통해 건설사가 굴착기 운전사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A 건설사가 김 씨 사망의 책임을 물어 해고한 직원 중 한 명이 공단을 찾아가 자신들의 범행을 실토했다. 불법 행위를 포착한 공단은 보험금 지급 후 1년이 훌쩍 지난 올해 2월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찰이 지난해 말 내부의 명예훼손 고소전으로 홍역을 치른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53·여)가 제기한 명예훼손 진정 건을 수사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수사관 8명을 서울시향 사무실과 서울시향 전산망을 관리하는 전산업체 사무실로 보내 4시간 40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직원들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냈다. 그는 “내가 성희롱을 했다는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익명의 투서로 음해했다. 누가 거짓으로 음해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직원 2명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복합기 메모리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직원들은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 전산망을 관리하는 전산업체 사무실에서는 직원 4명의 내부 e메일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서로 달라 익명의 투서를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사실을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2일 사무국 직원 27명 중 17명이 익명으로 “박 대표가 막말을 일삼고 성희롱을 했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일부 직원들은 언론에 e메일 등으로 박 전 대표의 막말, 성희롱, 인사 전횡 관련 내용을 알렸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 전 대표는 사흘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훈 예술감독 중심으로 사조직화한 시향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이라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 감독이 있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서울시로부터 사표 종용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반발하다 같은 달 29일 “여러 왜곡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많이 다쳤고, 공정하지 못한 일방적 조사로 많이 힘들었다”며 결국 사임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가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공개하고, 부풀려진 서울대 합격선 정보를 유포해 경쟁자들의 하향 지원을 유도한 수험생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울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 4학년 황모 씨(24)를 위조공문서행사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대 정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한 입시 관련 사이트에 자신과 수험생 70여 명 등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서울대 경영대와 사회대에 지원할 것이며 합격선은 각각 531점과 528점(수능 표준점수 만점인 800점 기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커뮤니티 수험생들은 황 씨의 글에 근거가 없고, 고득점 수험생들도 실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황 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자신의 수능 성적표를 공개했지만 이는 가짜였다. 황 씨의 성적표에 찍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직인이 다른 수험생들의 성적표에 찍힌 직인과 글씨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1월 초 한 수험생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다니던 학교에 만족하지 못한 황 씨는 서울대 경영대 진학을 위해 지난해 11월 수능을 봤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황 씨의 성적은 510점(표준점수)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수험생들의 하향 지원을 유도했다. 그럼에도 황 씨는 서울대 경영대 정시 모집에서 낙방했다. 황 씨는 “성적표를 직접 위조하지 않았다. 5만 원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구입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위조 성적표를 건네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토대로 성적표 위조업체 등 공범 여부를 수사 중이다. 실제로 수능 성적표 위조는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에 광고를 올린 한 위조업자에게 e메일로 수능 성적표 위조를 의뢰하자 “30만 원이면 가능하다. 안전을 위해 무통장 송금을 부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수험번호와 성명, 시험일자 등의 정보만 알면 즉시 위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업자는 토익성적표(35만 원), 주민등록증(50만 원)도 위조가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또 다른 업자는 “수능 성적표 위조는 80만 원이 필요하며 동영상으로 결과물을 찍어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황 씨처럼 입시사이트에 허위 정보를 유포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수험생들을 ‘수능 훌리건’으로 부른다. 국내 입시사이트에는 비슷한 유형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수험생은 지난해 11월 A입시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수능이 쉽다 보니 합격선이 올라갈 것 같다. 서울 소재 명문대 경영학과에 합격하려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만점 기준으로 6점만 깎여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합격선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한 데 대해 다른 수험생들은 “근거 없는 정보로 혼란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전문 입시기관들은 다양한 수험생 점수를 토대로 정보를 제공하지만 수능 훌리건의 글은 친구들 혹은 자신의 기준으로 정보를 제공해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능 훌리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훌리건’(hooligan·폭력을 행사하는 축구 관중)이 합쳐진 인터넷 용어. 대학 서열을 매기는 식으로 특정 대학을 비방하거나 허위 입시정보를 유포해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는 이들을 말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해 7월 30일 서울 송파구의 A 대형마트. 전모 씨(33·여)는 햄 등 식료품을 구매한 뒤 고객센터를 찾아가 반품했다. 고객센터 직원은 전 씨가 구입한 물건을 모두 돌려받았지만 영수증은 회수하지 않았다. 전 씨는 영수증을 들고 다시 마트로 들어가 조금 전 자신이 산 물건과 같은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그러고는 마트 계산대 점원에게 “이미 계산을 한 물건들이다”라고 말했다. 점원은 전 씨가 내민 영수증을 들여다본 뒤 아무런 의심 없이 통과시켰다. 이후 전 씨는 재차 고객센터를 찾아가 물건을 반품하면서 현금으로 돈을 돌려받았다. 전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형마트에서 11차례에 걸쳐 물건을 훔친 뒤 163만 원을 환불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17일 고가(약 26만 원)의 와인을 도난당했다는 마트 측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마트 계산대와 고객센터를 오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전 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씨를 상습절도와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유흥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물건을 훔쳐 환불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는 대형마트 계산대 점원이 영수증을 볼 때 구매시간 등을 확인하지 않고, 고객센터 직원은 반품을 받으면서 결제 수단을 꼼꼼히 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해 7월 30일 서울 송파구의 A 대형마트. 전모 씨(33·여)는 햄 등 식료품을 구매한 뒤 고객센터를 찾아가 반품했다. 고객센터 직원은 전 씨가 구입한 물건을 모두 돌려받았지만 영수증은 회수하지 않았다. 전 씨는 영수증을 들고 다시 마트로 들어가 조금 전 자신이 산 물건과 같은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그러고는 마트 계산대 점원에게 “이미 계산을 한 물건들이다”라고 말했다. 점원은 전 씨가 내민 영수증을 들여다본 뒤 아무런 의심 없이 통과시켰다. 이후 전 씨는 재차 고객센터를 찾아가 물건을 반품하면서 현금으로 돈을 돌려받았다. 전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형마트에서 11차례에 걸쳐 물건을 훔친 뒤 163만 원을 환불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17일 고가(약 26만 원)의 와인을 도난당했다는 마트 측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마트 계산대와 고객센터를 오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전 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씨를 상습절도와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유흥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물건을 훔쳐 환불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는 대형마트 계산대 점원이 영수증을 볼 때 구매시간 등을 확인하지 않고, 고객센터 직원은 반품을 받으면서 결제 수단을 꼼꼼히 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술잔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핀잔을 준 술집 주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김모 씨(28·무직)를 살인과 사체손괴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4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송파구의 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이 술집 사장 신모 씨(36)의 머리를 소주병과 양주병으로 각각 한 차례씩 내려친 뒤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라이터로 신 씨 바지에 불을 붙인 뒤 금고에 있던 현금 15만 원을 꺼내 도주했다. 불은 신 씨의 바지 일부만 태우고 꺼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술잔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핀잔을 준 술집 주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김모 씨(28·무직)를 살인과 사체손괴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4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송파구 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이 술집 사장 신모 씨(36)의 머리를 소주병과 양주병으로 각각 한 차례씩 내려친 뒤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다. 김 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라이터로 신 씨 바지에 불을 붙인 뒤 금고에 있던 현금 15만 원을 꺼내 도주했다. 불은 신 씨의 바지 일부만 태우고 꺼졌다. 이날 오후 8시 10분경 손님이 신 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퇴근 전에 사장이 김 씨와 술을 마시는 것을 봤다”는 종업원의 말을 토대로 김 씨의 거주지 인근에 잠복했다. 김 씨는 술집과 같은 건물에 있는 고시원에 살고 있었다. 3시 간 뒤 경찰은 고시원으로 돌아온 김 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 씨의 방에서는 신 씨의 피가 묻은 하의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실수로 술잔을 깼는데 (신 씨가) ‘돈도 없는 게 왜 남의 물건을 깨냐’고 핀잔을 주자 화가 나 살해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신해철 씨의 의료사고 의혹을 조사해 온 경찰이 신 씨의 사망은 상태가 악화된 환자에 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의사의 과실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신 씨의 집도의인 서울 송파구 S병원 강모 원장(45)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신 씨의 부검 결과와 대한의사협회 및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진료기록 감정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강 원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신 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을 시행하면서 환자 동의 없이 위 축소 수술을 병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생긴 손상이 신 씨의 소장과 심낭에 천공을 발생시켜 복막염과 패혈증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술 후 신 씨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강 원장은 “통상적인 회복 과정이다”라고 설명했을 뿐 통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강 원장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두 번의 기회를 놓쳤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은 수술 이틀 뒤인 19일 신 씨의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상으로 복막염 증세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위급 상황임을 판단하지 못해 귀가 조치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당시 신 씨는 복막염이 확장돼 패혈증에 이른 상태로 어떤 조건에서도 퇴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20일 신 씨는 복통과 흉통, 고열에 시달려 재차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강 원장은 신 씨에게 “수술 이후 일반적인 증상이다. 참아야 한다. 복막염은 아니니 안심하라”면서 마약성 진통제와 산소만 투여했고, 또 다시 퇴원을 허락했다. 강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신 씨가 ‘연예계 활동 때문에 퇴원해야 한다’고 말해 막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강 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술 과정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사후 환자 관리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만 취했다면 (신 씨가) 사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며 “19, 20일 두 차례 기회를 놓친 것은 명백한 과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신 씨의 유족의 변호인은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유족 측은 강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상해 치사(환자 동의 없는 위 축소 수술 시행),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내용 부실), 업무상 비밀누설죄(진료기록부 온라인 공개) 등 네 가지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 원장이 환자 동의 없이 불필요한 위 축소 수술을 시행했지만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선 범죄와 연관성이 없고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 측 변호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외에 나머지 혐의도 검찰 조사를 통해 입증되기를 바란다”면서 “검찰 조사와 별도로 강 원장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