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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여기도 없대. 다른 곳 가자.”종로5가 약국 거리. 처방전을 들고 몇 차례 약국을 전전하던 20대 A 씨는 끝내 약을 구하지 못한 채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국내 출시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품귀 현상을 빚으며 벌어진 풍경이다.■ 다이어트 열풍에 ‘뱃살약’ 품절마운자로는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혈당 조절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제다. 복부에 직접 주사를 놓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그러나 임상 과정에서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로, 기존 GLP-1 단일제인 위고비보다 감량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이 같은 특성 때문에 국내 출시 직후 다이어트 수요가 몰리며 ‘뱃살 빠지는 주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종로의 한 의원 관계자는 “내원 환자의 90%는 다이어트 목적”이라며 “위고비, 삭센다, 다이어트 한약 등을 경험한 환자들에게 한해 마운자로를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초 당뇨약으로 개발됐지만 비만 치료제처럼 홍보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비만 관련 연구 자료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제한된 공급량으로 인해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품절’ 안내를 반복해야 했고, 일부에서는 “품귀현상을 노린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약국가도 ‘예약제’… 젊은 층 수요 급증품귀 현상은 병원뿐 아니라 약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약국은 아예 예약제를 운영하며 수요를 제한적으로 관리한다.종로 중앙약국 박종현 약사는 “마운자로가 용량 별로 단계가 6단계가 있고 현재 1단계, 2단계만 나와있는 상태“라며 ”제품 자체 특성상 부피가 커서 재고를 많이 쌓아두기 어렵다. 때문에 품절 사태가 잦은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위고비가 처음 나왔을 땐 신약이라는 점과 부작용 우려로 환자들이 망설였지만, 이미 경험한 이들이 많아 이번엔 마운자로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며 “위고비보다 가격 안정화가 빨리 이뤄졌고, 사용 편의성도 높아 특히 젊은 비만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냉장 보관·즉시 사용 ‘주의사항’효과와 인기에 가려진 주의사항도 있다. 마운자로는 반드시 2~8도씨에서 냉장 보관해야 하며, 상자 그대로 두는 것이 원칙이다.또 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펜을 개봉한 뒤에는 즉시 사용해야 한다. 뚜껑을 다시 닫을 경우 주사 바늘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당뇨 환자를 위한 치료제였던 마운자로는 이제 다이어트 수요로 인해 ‘뱃살약’이라 불리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제한된 공급량으로 인해 의료 현장과 약국 모두 혼란을 겪고 있어, 수급 안정화가 언제 이뤄질지 주목된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서울 시내 곳곳, 학교와 공공기관이 갑자기 멈췄다. 폭발물은 없었지만, 팩스와 이메일로 날아든 ‘디지털 장난’ 때문에 시민들의 하루가 얼어붙었다.“서울 곳곳에서 학생들에게 황산 테러를 하겠다.”“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는 우리들의 소행이다.”“에버랜드에 폭약 4만 개 설치했다.”초등학생 학부모 A씨는 “장난이어도 문제고, 아니어도 문제다. 최근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 진짜 일어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 사칭이번 사건의 발신인 이름은 ‘가라사와 다카히로’. 실제 존재하는 일본 변호사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가라사와 변호사의 저서에 따르면, 과거 한 커뮤니티에서 공격받던 학생을 변호한 뒤 그의 이름을 도용한 범죄가 무려 13년간 이어지고 있다.이 ‘가라사와 발 협박’은 2023년부터 한국으로 번졌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2년간 48건 발생했다.가라사와 변호사 측은 본지 질문에 “한국에서까지 이런 사건이 벌어져 우려스럽다”며 “취재해줘서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별도의 공식 성명은 내지 않았다.■ 법망 밖에서 뛰노는 ‘장난 테러’노바법률사무소 이돈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공중협박죄, 업무방해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여러 법적 쟁점이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폭발물이 실제로 없더라도 학교 수업 중단, 민원 업무 마비 등 사회적 피해가 발생했다면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하지만 발신지가 일본이기 때문에 가해자 특정이 쉽지 않다. 국내법만으로는 수사·처벌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 있을 경우 수사가 어렵고, 설령 실형이나 벌금형이 내려져도 집행이 쉽지 않다.이 변호사는 “고소인이 해외에 있으면 변호사가 대체 진술을 할 수 있지만, 피의자의 경우 조사가 쉽지 않다”며 국제 사건 처리의 복잡함을 강조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감경되는 경향도“범행자가 미성년자라면 촉법소년 규정 때문에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나이가 있으면 실형 선고가 가능하다. 이 변호사는 “신세계 백화점 폭탄 사건 때도 범인이 미성년자라 형사 처벌이 제한됐다”며 “특히 장난 전화 같은 범죄는 나이가 어리면 감경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공조-제도적 보완, 대응의 열쇠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제 사이버 범죄 공조 시스템과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이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할 때처럼 충분한 인력과 예산, 국제 공조가 있으면 대응이 가능하다”며 “VPN 같은 익명화 도구를 악용한 범죄 추적을 위해 업체가 수사 목적에 한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단순 장난전화에서 시작된 디지털 협박은 이제 사회적 피해를 불러오는 범죄로 진화했다. 지속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공조와 법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호주의 한 부부가 중국의 고급 호텔 객실을 물바다로 만드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 사건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손님 책임이냐, 호텔 책임이냐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호텔, “욕조 물 좀 잠가달라”호주인 그레이엄 버나드(49)와 아내 조디는 중국 충칭의 5성급 이세야 파노라마 호텔에 투숙했다. 이들이 머문 객실은 50층 고급 스위트룸으로, 수영장 수준의 대형 욕조가 딸려 있었다.부부는 낮 동안 방을 비우며 호텔 측에 욕조를 채워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객실로 돌아온 뒤 수영복을 입고 샴페인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곧 호텔 직원으로부터 “욕조 물을 잠가 달라, 아래층으로 샌다”는 긴급 연락을 받았다.■ “CSI 장면 같았다”…중국어 안내문에 당황곧이어 호텔 매니저와 직원들이 객실로 찾아왔다. 이들은 중국어 안내문을 가리키며 수도꼭지를 잠가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외국인 투숙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버나드는 당시 상황을 두고 “드라마틱하게 초인종이 울리더니, 갑자기 CSI 장면 같았다”고 회상했다. 직원들이 양동이로 물을 퍼내는 동안 부부 역시 냄비를 들고 함께 물을 빼내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손님 잘못” vs “호텔 탓” 갑론을박버나드가 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자 조회 수가 수천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일부 누리꾼은 “호텔 지침을 지키지 않았으니 손님 잘못”, “다른 투숙객들에게 민폐를 끼쳤다”라며 부부를 비판했다.반대로 “이건 호텔 배수 설계의 문제”, “방은 멋진데 배수구만 빼고”라며 시설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결론은 ‘배수구 막힘’…“다시 욕조 사용했다”사후 조사에서 원인은 욕조 배수구 막힘으로 확인됐다. 호텔 측은 버나드 부부에게 사과했으며, 버나드는 “호텔 직원들이 계속 사과했고, 결국 우리는 다시 욕조를 사용했다”며 웃어넘겼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테러의 주범 옴진리교 교주의 딸, 마츠모토 레이카가 또다시 한국 입국을 거부당했다.28일 레이카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서 입국 거부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 가족의 삶을 재조명한 EBS 다큐멘터리 내가 그의 딸이다에 출연해 한국 영화제에 초청된 상태였다.■ “공항에서 입국 거부 당해”그러나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여권 오류와 비자 문제로 발이 묶였다. 이번이 두 번째 입국 거부 사례다.레이카는 “일본 국가정보 기관이 나를 테러 조직과 연관된 인물로 해외에 알리는 것 같다”며 “2014년 일본 공안정보원이 자신을 옴진리교 후계 단체 간부라고 주장하기 전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이어 “한국 땅을 밟아 관객들과 직접 교류하지 못해 아쉽다”며 “가해자 가족들도 흩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레이카는 영화제 무대에 음성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향후 다시 한국을 방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14명 숨지고 6300여 명 피해 남긴 ‘사린 테러’옴진리교는 1995년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 가스를 살포해 14명이 숨지고 6300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사건 이후 교주와 간부, 테러 실행범 등 13명은 사형에 처해졌으며, 관련자 188명이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금도 많은 피해자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환경, 지구를 위한 리셋 그리고 우리의 선택/ 유재열·권재철·이선우·박종희·유민형·이은학·이광호·김춘택·김헌준·류지헌 지음/ 296쪽·20000원·소금나무지속 가능한 삶은 거창한 결심이 아닌, 오늘 하루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환경, 지구를 위한 리셋 그리고 우리의 선택’은 ESG를 일상의 행동으로 풀어낸다. 플라스틱 사용의 딜레마, 패션 소비의 이면, 쓰레기 처리의 현실, 그리고 여행과 소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까지. 우리의 삶 곳곳에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질문을 던진다.“환경을 이야기할 때 이제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해서는 안 된다. 대신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해 온 시선을 거두고 공존의 방향으로 전환할 때임을 또렷이 짚는다. 열 명의 전문가가 환경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자연과의 공존은 곧 책임과 배려, 연대임을 일깨운다. 변화는 ‘지금, 여기서’ 가능한 실천부터 시작된다.◇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남아 있다면(첫사랑 에디션)/ 박여름 지음/ 266쪽·17700원·채륜서출간 3년 만에 초판 미수록 원고 29편을 더해 새롭게 돌아온 이 책은, 삶의 어딘가에 머무는 감정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박여름 작가는 서툴고 약했던 순간들을 덮지 않고 드러낸다. 그 감정들이야말로 자신을 이해하고 단단하게 만든 뿌리였다고 말한다. ‘첫사랑 에디션’이라는 부제처럼, 잊지 못한 관계들과 감정의 흔적이 책 전반에 스며 있다. “침묵을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더 많은 이해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라는 문장은 독자에게도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사랑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어느 문장에서든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376쪽·19500원·북파머스‘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삶을 끝내려던 열다섯 살 린다가 치매 노인 후베르트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달리는 자동차 앞에 뛰어든 순간, 그녀를 붙잡은 것은 죽음이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였다. 린다는 매주 세 번, 4층 노인의 집을 찾아가 그의 곁에 머문다. 기억을 잃어가는 후베르트는 점점 무너져가지만, 린다는 그의 하루에 작은 빛을 덧입힌다. 돌봄은 린다를 흔들고, 죽음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처 입은 소녀와 사라져가는 노인이 서로를 붙잡으며 만들어내는 우정은 짧고도 단단하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쓴 것은, 어쩌면 약한 이를 보호하고 싶다는 내면의 욕망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무너진 일상과 고통 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연결, 살아갈 힘이 되는 온기를 보여주는 책이다.◇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헤르만 헤세 지음/ 176쪽·17000원·열림원20세기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에서 구름에 대한 이야기를 뽑아 엮은 선집. 초기작 ‘페터 카멘친트’에서부터 만년 작 ‘유리알 유희’에까지 헤세가 노래한 구름에 대한 이야기를 뽑아 선보인다. 책을 엮은 폴커 미헬스는 헤세를 “구름 관상학자”라고 칭한다. “이는 구름의 표정과 몸짓을 해석하고 생생하게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는 구름을 인간학적으로 바라보며 구름에 인간의 운명을 투영한다.” 1877년 독일 칼프에서 태어나 85년 동안 폭풍 같은 세월을 버텼던 헤세는 구름을 통해 자신을 초월적 차원, 즉 바람(wish) 너머의 궁극적인 존재와 연결하려 했다. 헤세에게 구름은 이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며 떠도는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를 넘고 영원과 맞닿는다.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돌며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모든 그리움과 갈망의 은유였다. 고통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 형제자매이자 덧없음 속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주는 동반자였다. 그리고 찰나의 예술성이었다.◇곽재선의 창/ 곽재선 지음/ 396쪽·25000원·김영사1985년 직원 네 명인 세일기공(현 KG제로인)으로 시작해 KG모빌리티, KG케미칼 등 19개 기업으로 키운 KG그룹 곽재선 회장이 일과 인생을 말한다. 일에 임하는 자세와 인간관계, 긴 호흡으로 바라본 세상과 인생,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담은 내면 보고서로 경영 전략서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이라는 틀을 통해 저자가 세상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사유를 보여준다. 제목에 쓰인 창은 본문에서도 일의 창, 지혜의 창, 관계의 창, 인생의 창 등 4개의 창으로 구조화된다. 곽 회장은 서문에서 “좋은 선배이고 지혜로운 어른이어야 하겠다”는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퇴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10억을 모았다/절대퇴사맨 지음/263쪽·19000원·부자의서재10년전 한 일본인 X(구 트위터) 유저가 자신의 간소한 저녁식사를 올리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이 유저는 자신이 블랙기업(일본에서 불법·편법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악덕 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20년 안에 1억엔(약 10억 원)을 모아 퇴사하고 여생을 즐기겠다고 말했다.이 유저는 끝내 1억엔을 모으는데 성공했지만 블랙기업을 퇴사하지 않았고 자신이 어떻게 1억엔을 모을 수 있었는지 책을 냈다. 자신을 ‘절대퇴사맨’으로 부르면서 20년간 1억엔을 모으기 위해 투자·절약·식사 등 생활습관과 비결을 적어놓은 이 책은 돈을 모으는 사람들에게 여러 의미로 큰 깨달음을 줄 수 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50대부터 뼈는 조용히 약해지기 시작한다. 소리 없이 진행되는 뼈 노화를 방치하면 어느 날 갑자기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뼈가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100살까지 건강하게 걷고 싶다면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하다.일본 생활건강 매체 여성세븐은 최근 의사·영양사 등 전문가 10인의 조언을 모아 ‘100세까지 튼튼한 뼈를 만드는 생활습관’을 소개했다.■ 칼슘+비타민K : 뼈 영양의 핵심전문가들은 “뼈 건강의 기본은 칼슘”이라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성인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보다 하루 200mg 부족하지만, 우유 한 컵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멸치, 정어리 같은 작은 생선도 칼슘이 풍부하다.비타민K는 칼슘이 뼈에 잘 붙도록 돕는다. 비타민K가 많은 음식으로는 낫토가 있다. 한국인에게 낫토는 낯설 수 있지만, 시금치나 청경채 같은 잎채소만으로도 충분히 섭취 가능하다.비타민D도 중요하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한다. 연어를 먹으면 비타민D뿐 아니라 뼈 건강에 좋은 아스타잔틴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단백질도 빼놓을 수 없다. 뼈의 3~4할은 콜라겐으로, 콜라겐은 단백질에서 나온다. 단백질 부족은 골다공증의 큰 원인이므로, 고기·생선·콩 등 자신이 먹기 편한 음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햇빛·운동·수면…‘3대 습관’이 뼈를 살린다햇빛은 뼈 건강의 비밀 무기다. 여름엔 15~30분, 겨울엔 30분~1시간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운동도 필수다. 집에서 가볍게 춤추기만 해도 뼈에 자극이 된다. 하루 100번 무릎을 살살 두드리는 ‘뼈 두드리기’와 다리를 살짝 흔드는 ‘다리 떨기’도 뼈 강화에 좋다.수면도 간과할 수 없다. 성장호르몬은 숙면 중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이는 뼈 밀도 유지와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 부족은 곧 뼈 건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결국 건강한 뼈는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오늘부터라도 햇볕 쬐기, 단백질 보충, 충분한 숙면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해보자.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종교적 망상에 빠진 가족이 비극을 맞았다. 아내는 네 살 아들을 호수에 던져 숨지게 했고, 남편은 ‘신앙을 증명하겠다’며 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했다.■ 골프카트 몰고 호수로 돌진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40분경 오하이오주 애트우드 호수에서 벌어졌다. 40대 여성 A 씨는 15세 딸과 18세 쌍둥이 아들을 태운 골프카트를 몰고 부두 끝까지 달려 그대로 호수에 빠뜨렸다.처음에는 911에 단순 사고로 신고됐지만, 목격자들은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외쳤는데도 차량이 그대로 돌진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행히 세 아이는 스스로 물에서 빠져나왔다.■ 구조 거부하며 “기도해 달라”구조대원들은 가족 중 네 살 아들과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단순 사고가 아님이 드러났다. 사고 목격자들이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자, A 씨는 “나를 위해 기도하라”고 외쳤다. 아이들은 A 씨가 막내와 함께 떠나는 것을 보았지만, 잠시 후 혼자 돌아왔다고 말했다.A 씨는 경찰에 “네 살 아들을 주님께 바쳤다”며 이미 아들을 호수에 던졌다고 진술했다. 이어 “신이 나에게 호수로 차를 몰라고 말했다”며 비이성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현장에서는 무기나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고, 펼쳐진 성경책만 남아 있었다.■ 남편도 “믿음 증명”하다 숨져이날 오전, 남편 마커스 밀러(45)도 “믿음을 증명하겠다”며 호수로 뛰어들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수영이 서툴렀지만, 호수 반대편 모래톱까지 헤엄쳐 가겠다며 몸을 던졌다가 결국 익사했다.목격자들은 부부가 호수 위 보트에서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며 울부짖는 장면을 봤다고 증언했다.구조된 이후에도 A 씨는 부두에 누워 손을 물에 담그며 “네 살배기 아이와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겠다.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천국에 갔다”고 말했다.잠수부들은 23일 아들 빈센트(4)의 시신을, 24일 마커스의 시신을 차례로 수습했다.■ 교회, “신앙심 아닌 정신질환”보안관은 “엄마가 명백히 정신적 위기에 있었고, 이번 사건은 ‘영적 망상(spiritual delusion)’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아이들에게 수영 훈련을 시키며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라”는 식의 망상까지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이 가족은 아미시 교단 소속이었지만, 교단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신앙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정신질환의 결과”라며 유감을 표했다.세 남은 자녀는 현재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검찰은 A씨에게 가중살인과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미국의 한 여성이 반려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긁혀 감염이 악화되면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20일(현지시간) 카라 마리(35)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반려 고양이 ‘스폰지’로 인해 수술을 받은 손가락 근황을 공개했다.마리는 지난달 소파에서 일어서던 도중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긁혔다. 당시 곧바로 상처 부위를 씻고 항생제 연고를 바른 뒤 밴드로 감쌌지만, 이틀 뒤부터 통증이 시작됐다.응급실에 이송된 그는 24시간 동안 정맥 항생제를 투여받았고, 의료진은 감염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손가락 절개 후 고름을 세척했다.■ 손톱까지 제거…“완전히 재생까지 1년”증상이 계속되자 마리는 결국 손톱까지 제거해야 했다. 의료진은 “손톱이 완전히 재생되려면 약 6개월, 정상적인 모양을 되찾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사연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집안 청결 관리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실제 고양이 발톱에 긁혀 패혈증을 겪은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손가락 잃을 수도 있었다”…반려묘 주인 해명마리는 “스폰지는 실내에서 키우고 작은 정원만 드나들었다”며 “깨끗한 환경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였다”고 강조했다.이어 “평소에도 고양이가 자주 할퀴지만, 이번엔 화장실을 다녀온 고양이에게 긁혀 감염이 심각해졌다”며 “손톱이 아니라 손가락 하나를 잃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생후 한 달 된 아기의 팔에서 점점 커지는 혹이 발견됐고, 최종 진단은 저등급 영아 섬유육종이라는 희귀 악성 종양이었다.■ 출생 직후 발견된 혹, MRI서 종양 확인23일 의학 학술지 큐어어스(Cureus)에 따르면, 인도 로타크의 한 병원은 점진적으로 어깨 부종이 커지는 신생아 사례를 보고했다.아이는 정상적인 자연분만으로 태어났으며, 출산 주수에도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출생 직후부터 오른쪽 어깨에 혹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졌다. 피부 위로 통증은 없었다.자기공명영상(MRI)에서는 근육 속 연부조직에서 종양이 확인됐고, 뼈 손상은 없었다.■ 수술로 6.5cm 종양 제거…저등급 영아 섬유육종 판정의료진은 전신마취 하에 국소 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했다. 제거된 종양은 6.5cm 크기였으며, 종양 위로 또 다른 피부 막이 감싸고 있었다.최종 조직검사 결과는 저등급 영아 섬유육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1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연부조직 육종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1년간 재발 없어…조기 발견·완전 절제 중요”병원은 수술 후 1년간 아기를 추적 관찰했으나 재발이나 팔 기능 장애는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아기는 정상적인 피부 상태를 유지하며 성장 중이다.의료진은 “영아 섬유육종은 성인형 육종과 달리 천천히 자라고, 일반적으로 예후가 낫다.”면서도 “조기에 발견하고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미국 플로리다에서 40대 남성이 상어와 기념사진을 찍던 중 갑작스럽게 다리를 물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낚시꾼 숀 뮤즈는 길이 약 1.8m 상어를 잡은 뒤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상어 입을 잡고 갈고리를 빼내려던 순간, 상어가 몸을 비틀며 다리를 물어 넘어뜨렸다.현장 영상에는 뮤즈가 상어 입 위를 붙잡고 서 있는 장면과 곧이어 공격을 받는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그의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뮤즈를 헬리콥터로 병원에 긴급 이송했다.■ “상어에게 물렸지만 큰 피해는 없다”뮤즈는 병상에서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 상어에게 물렸다는 이야깃거리가 생겼다”며 “상어에게 조금 물렸지만 큰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라도 가능하다면 바로 낚시하러 가고 싶다”며 상어에게는 “다음에 또 보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상어 많은 철…각별 주의해야”소방당국은 “현재는 타폰(대형 바닷물고기) 철이라 상어가 많이 몰려 있다”며 “자연과 맞닿는 활동에서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엉덩이 스니퍼(냄새 맡는 사람)’로 불리는 미국 남성이 마트에서 여성을 뒤쫓다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다.23일 미국 폭스11(Fox11)에 따르면, 38세 칼레스 캐런 크로더는 지난 20일 오후 10시 45분경 한 마트에서 여성을 따라다니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당시 지난 7월 저지른 같은 범죄로 가석방된 상태였다.■ 계속 추가되는 범죄 이력크로더는 두 달 전에도 의류 매장에서 여성 고객의 엉덩이 냄새를 맡고 달아나다가 인근 마트에서 붙잡힌 전력이 있다.‘엉덩이 스니퍼’라는 별명은 과거 서점에서 한 여성 뒤에 웅크리고 있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붙여졌다.■ 절도·강도·노출 혐의까지 전과 다수그는 절도와 강도 등 다양한 전과가 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노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교정국에 수감 중이며, 검찰은 보석금으로 약 1억3800만 원(10만 달러)을 청구한 상태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일본 오키나와의 대표 건강 채소 ‘여주(고야)’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돌토돌한 독특한 모양의 이 채소는 오키나와 가정식과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다.한국에서는 ‘여주’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유의 강한 쓴맛으로 호불호가 갈린다. 제철인 6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여름 채소의 왕’으로 불린다.■ “자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영양 덩어리여주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위장 건강에 좋다. 특히 껍질에는 카로틴 성분이 많으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자연 인슐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비타민C, 엽산, 비타민K, 칼륨,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해 당뇨병·고혈압 예방, 면역력 강화, 피부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임산부의 영양 보충과 여름철 체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여주의 쓴맛을 내는 성분 ‘모모르데신’은 위장 기능을 돕고 식욕을 촉진하며, 혈압과 혈당 안정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과다 섭취 시 속쓰림이 생길 수 있어 하루 1/4~1/2개 정도 섭취가 권장된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비결, 쓴맛 줄이는 법쓴맛이 강한 만큼 현지인들은 조리 과정에 지혜를 더했다. 얇게 썬 여주를 소금과 설탕에 10분간 절인 뒤 끓는 물에 10초 정도 데치면 아삭한 식감은 살리면서 쓴맛을 줄일 수 있다.대부분 속살과 씨를 제거해 먹지만, 씨에도 영양이 풍부해 함께 활용하면 건강 효과가 더 높아진다.대표 요리는 ‘고야 참푸르’다. ‘참푸르’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섞어서 볶는다’는 뜻이다. 두부를 먼저 노릇하게 볶고, 반달 모양으로 자른 여주와 돼지고기, 숙주를 함께 넣어 볶은 뒤 달걀을 넣어 스크램블하듯 마무리한다. 가쓰오부시를 뿌리면 완성된다.■ 기름에 튀겨도 영양 그대로…여주 튀김 인기여주를 볶거나 튀기면 비타민K, 카로틴 같은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율이 높아진다.반으로 자른 여주의 속을 파내고 다진 생선살이나 새우, 으깬 두부 등을 채운 뒤 1cm 간격으로 잘라 튀김옷을 입힌다. 튀김옷은 튀김 가루 100g과 물 160cc 섞어 만든다. 180~200℃ 기름에서 2~3분간 튀기면 바삭한 ‘여주 튀김’이 완성된다. 오이채, 토마토, 마요네즈와 곁들이면 여름철 별미로 손색이 없다.볶아도, 튀겨도 건강에 좋은 오키나와 여주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여름 식탁의 중심이 되고 있다. 더위에 지친 여름, 여주 반찬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오성진 씨(45)는 프로 보디빌더다. 보디빌딩 단체 8곳에서 프로카드를 획득하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해온 20년 경력의 헬스트레이너다.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서 101개가 넘는 메달(금메달 73개)을 획득했다. 그러나 그의 일상은 단순한 운동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020년 성진 씨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진단을 받았다.“내 안의 7개의 나, 트라우마가 만든 존재”해리성 장애란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혼돈스러워하고 때로는 자신을 다수의 인격으로 경험하는 장애를 말한다. 이들이 갖는 다중 인격의 수는 평균 5~10가지 정도다.이 장애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로 발현된다. 견디기 힘든 순간 자아가 분리되어, 다른 인격이 그 고통을 짊어지는 방식이다. 성진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삶을 크게 뒤흔든 건 과거의 극심한 트라우마였다. 어린 시절 당한 끔찍한 성추행과 성폭행의 고통이 지금의 다른 인격들을 만들어냈다.그는 사회 속에서 7개의 인격으로 삶을 바라본다. 그중 스스로 인지가 가능한 것은 3개뿐. 주인격인 40대 남성 ‘오성진’, 과거의 기억을 지닌 30대 여성 ‘강순’, 그리고 이러한 극단적인 갈등을 조율하는 ‘관리자’가 그것이다.“부정할수록 점점 더 악화돼”처음 자신의 인격을 인지한 것은 35살 무렵. 동생의 심장 수술을 지켜보던 새벽 또다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며 여성 인격의 존재가 더 크게 드러났다.어느 날은 자신도 모르게 찍힌 여장 영상을 휴대폰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처음엔 두려움과 혼란도 컸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함께 용기 내어 병원을 찾았다.이후 5년 동안 치료와 자기 인식의 시간을 거치며, 인격을 부정할 때마다 병세가 악화되는 현실을 마주했다.“전 재산 다 주고 양육비 보내줄 테니 떠나줘”성진 씨는 20대 초반 아내를 만나 3년간 연애 끝에 결혼했다. 현재는 초등학교 5학년인 쌍둥이 아들을 슬하에 두고 있다.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진단받던 날, 아내는 아무 말 없이 울었다. 성진 씨는 자신의 상태가 아들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까봐 두려웠다.“전 재산 다 주고 양육비 보내줄 테니 이혼하자고 했는데, 아내가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켰어요. 지금까지 저한테 되게 잘해줘요. 뭐든지 변함없어요.”“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나”가족은 그의 삶의 버팀목이다. 아내는 강순 인격이 나타날 때마다 조심스럽게 메이크업을 해주고, 옷을 골라주며 그의 존재를 존중했다. 때로는 같이 교복을 입고 놀이공원으로 놀러가기도 했다.“아내는 이제 난리 났죠. 나이 먹으면 나한테 복수한다고 했으니까요. 고생하잖아요. 나이 먹으면 밥도 안 차려준다는데 저한텐 큰 문제라서요.(웃음)”성진 씨는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공연을 해서 돈을 번다’고 설명하며 혼란을 최소화했다. 그는 자신을 완벽한 아빠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가족을 지키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로 남고 싶어 했다.“다정하고 멋진 아빠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게 미안하죠… 가족들에게 좋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요. 아픈 아빠가 아닌, 멋진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그는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낸 40대 남성 오성진을 주인격으로 살아가고 있다.극단적 갈등을 조율하는 관리자각 인격들은 MBTI 성향도 달랐다. 다른 인격들과 달리 ‘관리자’는 J 성향을 보였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했다.“관리자 인격이 없었으면 전 벌써 죽었을 거예요. 서로 너무 극단적으로 대립하니까, 살아남기 위한 중재자가 나타난 거예요.”성진 씨는 가족들을 생각하고 챙기지만, 과거 다른 인격들은 가정이 있건 말건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의 노력과 인격 간의 배려가 계속되며 이제는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됐다.병원에서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진단 받은 후, 그는 팔 안쪽 자신만 볼 수 있는 곳에 강순의 얼굴 타투를 새기기도 했다. “사람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잖아요. 내가 그 기억을 갖고 있다는 건,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예요.”그는 여성 호르몬 치료와 성형수술도 병행했다. ‘여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인격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존중받기 위해서였다.성진 씨의 소망은 단순하지만 깊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아내가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자신에 대한 오해로 가족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다.“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서로 좋은 감정으로 어울리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제 삶은 어설프지만, 잔잔히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우주에 비하면 지구는 모래알 같잖아요.”성진 씨는 오늘도 서로 다른 인격들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의 눈빛에는 수많은 싸움과 갈등, 그리고 가족에 대한 책임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호주의 수돗물에서 치사율 97%에 달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Neagleria fowleri)가 검출돼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지역 보건 공고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찰리빌과 오가테라 마을의 수돗물 품질 조사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발견됐다.■ 치사율 97%, 뇌 조직 녹인다이는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져 있다. 주로 25~45℃의 따뜻한 담수와 습한 토양에서 서식하며,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서식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평소에는 세균을 먹고 살아가지만, 종종 인간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하기도 한다.침투한 아메바는 뉴런과 신경 세포 사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한다. 그로 인해 조직이 파괴되기 때문에 ‘뇌를 먹는다’고 불린다. 인간이 감염될 경우,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AM)으로 발병한다. 급속한 뇌 부종과 ▲ 심한 두통, ▲ 발열, ▲ 환각, ▲ 착란, 심하면 혼수 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발병 후 7~10일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치사율은 무려 97%에 달한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호주에서 수상스키나 수영을 하다 감염되어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수돗물로 샤워할 때 조심해야이번 발견은 수돗물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파울러자유아메바는 일반적인 수돗물 염소 처리로 대부분 불활성화되지만, 염소 처리가 미흡하거나 수온이 올라간 경우 생존 가능성이 있다. 보건 당국은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 한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면서도 “샤워나 얼굴을 씻을 때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또 “아이들이 호스나 스프링클러로 놀 때 반드시 보호자가 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당국은 현재 처리된 수돗물에서 아메바가 검출된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 수돗물은 음용에는 안전하지만, 코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이세돌 지음/ 324쪽·18800원·웅진지식하우스인류 최초로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둔 전 바둑기사 이세돌이 대국 인생을 돌아보며,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 무엇인지 되묻는 기록이다. ‘수읽기’란 바둑에서 상대의 수를 해석하고 흐름을 예측해 최선의 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세돌은 수천 번의 수읽기와 형세 판단, 복기를 해본 사람으로서, 예측 불가능한 인생에서 자신만의 ‘묘수’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전한다.책은 단지 바둑 이야기를 넘어선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에, 삶이 흔들린다면 결국 자신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삶에는 반드시 ‘승부수’를 던져야 할 순간이 찾아온다. 바둑에서의 승부수는 자 생각과 의지, 더 나아가 인생 전체를 보여주는 행위다. 모든 것을 거는 만큼 큰 위험이 따르지만, 그만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힘이 되기도 한다.1903전 1324승 3무 576패. 그 치열했던 대국의 시간만큼, 이 책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둑판에서 자신만의 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건넨다.◇사이 인간/ 김대식·김혜연 지음/ 268쪽·20000원·문학동네호모사피엔스가 이룩한 현대 문명과,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문명 사이에 선 오늘날의 인류를 ‘사이 인간’이라 명명하며 그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책이다. 기술이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AI와 공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각계의 전문가 15인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답한다.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건축가 유현준 등이 참여해 AI와 상생할 인간의 역할을 고민한다. 2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다큐멘터리 PD 한상호 등의 논의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짚는다. 3장에서는 철학자 최진석 등이 인간 본질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각 장에는 뇌과학자 김대식의 칼럼이 수록돼 ‘사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통찰과 소양을 제시한다.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철학과 실천 사이의 교량 같은 역할을 한다. 저자는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생성형 AI 기반 안무 작업을 이어가는 ‘여니스트’ 대표 김혜연이다.◇K뷰티 트렌드/ 김난도·전미영·최지혜·서유현·권정윤·한다혜·이혜원·김나은 지음/ 264쪽·18000원·미래의창K산업의 중심, K뷰티와 트렌드코리아 팀이 만났다. 화장품 업계의 소식을 접하다 보면 믿기 힘든 일들이 펼쳐진다. 세계는 막 K뷰티에 눈을 떴다. 한국 화장품의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독자라면 자연스레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K뷰티의 성공, 어떻게 가능했을까?”이 책은 그 답을 제시한다. 트렌드 대응력은 이제 모든 산업이 갖춰야 할 혁신의 DNA다. 트렌드코리아 팀은 K뷰티를 산업 전반의 스승이자 트렌드 사관학교라고 부른다. 인디 브랜드조차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 K뷰티를 이해하면 K산업 성공의 방정식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고양이 서점 북두당/ 우츠키 겐타로 지음/ 384쪽·17800원·나무의마음전생을 반복하며 살아온 고양이 쿠로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과 세상은 묘하게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에도 시대 대기근에서 시작해 8번의 삶과 죽음을 겪은 쿠로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상처를 안은 채 살아남는다. 단순한 환생 판타지가 아니다. 책방지기로 살아가며 인간과 부딪히고, 폭력과 부조리 속에서 삶의 무게를 느끼고, 창작의 고독 속에서 자신만의 작은 구원을 찾는다. 쿠로의 시선은 때로 따뜻하게, 때로 날카롭게 우리 삶의 면면을 비춘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생명의 소중함과 존재의 의미, 그리고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포근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서사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삶을, 다시 인간을, 다시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인공지능 저널리즘(AI-Mediated Journalism)/ 권만우 지음/ 298쪽·18000원·서울인스티튜트인공지능이 뉴스 작성, 편집, 유통, 마케팅, 독자 관리까지 대신하는 시대. 기성 저널리스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기자 출신으로 부산 경성대 교수로 디지털 미디어 분야를 연구하며 후학들을 가르쳐 온 필자가 최근 언론계에 팽배한 고민에 대한 대답과 방향을 제시하려는 시도다.컴퓨터활용취재보도(CAR) 이후 진화해 온 디지털 저널리즘의 패러다임을 소개한 후 AI 저널리즘의 정의와 개념, 그리고 실제와 방법에 대해 논한다. AI 저널리즘을 제작 단계, 편집 단계, 배포와 마케팅 단계로 나누어 적용 사례와 알고리즘, 구체적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이것이 수반하는 문제와 한계, 팩트체킹과 신뢰성검증의 중요성을 살핀다. AI저널리즘 시대 언론과 독자와의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 언론 윤리의 미래도 내다본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1950년 6월 25일 새벽, 17살 김영태는 학교 갈 준비를 하다 사이렌 소리에 놀랐다. 라디오에서는 북한군 남침 소식이 흘러나왔다. 그해 8월, 김영태 씨(92)는 작은 몸으로 군의학교에 입대해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에 투입됐다.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눈앞에서 전우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서야 ‘작은 총알에도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폭우에 무너진 집…남은 건 외로움뿐92세가 된 그는 여전히 눈빛이 단단하다. 그러나 또 다른 싸움은 ‘외로움’이었다. 폭우로 지붕이 무너져 집 안에 비가 들이쳤고, 낡은 에어컨은 고장이 잦아 켤 수도 없었다. 지원금은 명예수당 45만 원과 기초연금 30만 원이 전부였다.곁에 남은 건 늙은 강아지 한 마리뿐. 외로움은 또 다른 짐이었다. “얘네들은 몸에서 냄새가 나. 따뜻한 냄새.” 그의 농담에 NGO 굿피플 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굿피플은 유공자들에게 여름 물품이 담긴 무궁화 선물함을 전달하며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마음을 전했다.부산 사상구 보훈단체 정한용 회장은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린 시절을 ‘고아 아닌 고아’로 보냈다. 외로움과 쓸쓸함을 혼자 견뎌낸 그는 이제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 한 번 마음껏 틀 수 없는 국가유공자들과 전쟁 후유증으로 거동이 힘든 이들을 매일 지켜본다.■ 하루 200명 환자…또 다른 전쟁터 지키는 의사들참전용사들의 버팀목은 부산 보훈병원이었다. 아버지가 참전용사였던 이정주 원장은 매일 아침 의료진에 메시지를 보낸다. “유공자를 내 몸같이.” 404번째 메시지도 같았다.2년째 이어온 ‘보훈 의학 열린 마당’에서 그는 하루 100~200명의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만나 건강 교육과 상담을 챙긴다. 어느 날 강연을 마치고 돌아설 때 한 환자의 보호자가 눈물로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원장 선생님… 우리 아저씨가 고엽제 후유증 때문에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치매까지 있는데 신경과 접수가 안 됩니더…”이 원장은 아직도 그 보호자의 얼굴이 선하다고 했다.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소매를 꼭 붙잡고,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이 원장은 즉시 접수를 진행하며 말했다.“멀리서 오신 분들이 오늘 진료 못 받고 돌아가면 그 황망함을 생각해보셨습니까? 우리는 당일 접수와 마감 없이 모두 진료합시다.”■ 24시간 이어지는 진료…“사명감이 버티게 한다”40년 넘게 이어진 병원 오픈 시간도 40분 앞당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루에 의사 1인 당 100~200명의 환자를 진료해도, 다음 날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계속 쌓였다. 밤 12시까지 진료를 해도, 다음 날을 위해 다시 준비해야 했다. 전쟁 후유증으로 대부분이 이명이 있고, 나이대가 높은 복합 질환 환자가 많아, 한 명의 수술이 곧 전쟁이었다.전문의 67명과 전공의 5명뿐이지만, 의료 대란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환자를 지켰다. 하루 24시간 진료 체계를 유지하며 수술, 외래, 응급실 당직까지 빈틈없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만 외래 환자 48만 4758명, 입원 환자 14만 9329명이 병원을 찾았다. 67명 의사들이 1인당 평균 마주하는 환자의 수는 대학병원 의사의 10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흔들리지 않는다.“월급은 적지만, 사명감으로 수술도 하고 외래 진료도 하고 응급실 당직도 합니다. 그런 점이 참 고맙습니다.”이러한 의료진의 노력 덕에 부산 보훈병원은 전국 6개 공공기관 병원 중 고객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약 봉투보다 큰 위로, 병동의 작은 온기병원 복도에는 베트남 파병 장병들의 사진전이 열려 있다. 십자성부대, 백마부대, 맹호부대 깃발 앞에서 환자들은 묵념하며 옛 전우를 떠올린다.김은정 공공의료복지실장은 20년 넘게 이곳에서 참전 유공자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중년에서 노년, 다시 초고령으로 변해가는 그들과 함께했다. “이제는 혼자 계시거나, 식사조차 제대로 못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병원에 와서 얼굴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병원에 약을 받으러 오는 일은 단순한 진료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 무슨 일 있었나요?”, “식사는 잘 챙기셨어요?” 같은 짧은 안부가 오가며, 옛 전우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환자들은 약을 타러 왔다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다.처음엔 거칠고 까칠했던 환자들도 시간이 지나며 달라진다. 김 실장은 “진심이 통하면 결국 마음이 열린다”며 “자연스럽게 환자들을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를 때, 환자들 역시 마음을 놓는다”고 말했다.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보훈병원은 코로나 시절 시작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며, 병원 방문이 어렵거나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를 돌보고 있다. 또 경찰·소방관 등 제복 근무자에게는 의료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상담하며 건강을 살피고 있다.“그분들이 나라를 믿고 몸을 맡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입니다.”이 병원은 단순한 의료시설이 아니다. 참전 유공자와 국가사회 기여자들이 잠시 기대고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의료진과 환자들은 오늘도 서로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서일본 상공에서 강력한 섬광과 함께 화구(불덩이)로 추정되는 물체가 대기권을 가르며 떨어졌다. 순식간에 도심이 대낮처럼 밝아지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됐다.20일 TBS·TV미야자키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일본 서일본 여러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강한 빛이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대기권에 진입한 소행성이 불타면서 나타나는 ‘화구’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순식간에 대낮처럼”…서일본 전역서 목격담19일 오후 11시 8분경, 가고시마시 상공에서 강력한 섬광이 번쩍이며 불빛이 떨어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현장영상에는 도심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빛난 뒤, 주황빛 불체가 하강하는 장면이 선명히 담겼다. 이는 같은 시각 오사카, 고베, 미야자키현 등 서일본 곳곳에서도 확인됐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둔탁한 ‘쿵쿵’ 소리가 들렸다”, “한순간 낮처럼 환해졌다”, “섬광이 하늘을 가르렀다“ 등 시민들의 목격담이 잇따랐다.가고시마 지방기상대는 당시 사쿠라지마 화산 인근 장비에서 ‘공기 진동(空振)’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는 하늘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 “수십 cm급 소행성 대기권 진입”센다이 우주관 마에다 도시히사 관장은 “유성 중에서도 특히 밝은 화구로 판단된다”며 “통상 유성보다 큰 크기의 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해 빛과 충격파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미야자키현 다치바나 천문대 측은 ”이러한 대규모 운석은 일본에서 수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이번 운석은 최종적으로는 가고시마현 남쪽 다네가시마 인근 해상에 낙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네가 세상을 보는 그 시선이 좋아(I love how your brain works)”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건네는 한마디의 확언이 자존감을 끌어올리고 인간관계를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다르게 보는 시선”이 주는 힘미국 임상 심리사 알리스 코너 박사는 행동·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와의 인터뷰에서 “ADHD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축하하고 사랑한다고 전하는 말은 예상보다 훨씬 큰 변화를 만든다”고 말했다.ADHD를 가진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게으르다’, ‘집중을 못한다’,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자존감이 깎인다. 코너 박사는 “이런 언어는 단순한 행동 지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씨앗이 된다”며 “이들은 하루 대부분을 ‘미안하다’는 말로 보내고, 늘 삶이 미완성 상태처럼 느낀다”고 설명했다.■ 결과보다 ‘시선’을 칭찬하라그는 ADHD를 가진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을 권했다. 이는 “넌 똑똑하다” “넌 재능이 있다”처럼 결과 중심의 칭찬과는 다르다.“네가 세상을 보는 그 시선이 좋아 (I love how your brain works)”“너의 생각 방식이 참 마음에 들어 (I love the way you think)”“다르게 바라보는 게 너만의 매력이야 (Your brain works differently, and I love that)”“나는 상상도 못한 방법이었어(That’s a solution I never would have thought of)”코너 박사는 “ADHD로 인해 ‘고장났다’고 믿어온 뇌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경험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잠재력을 끌어낸다”며 “창의적 시도와 관계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은 숨겨진 잠재력을 끌어내고, 창의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또 연인과의 사랑을 깊게 하고, 부모-자녀 사이의 이해를 넓히며, 친구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온다.■ 진정성과 타이밍이 관건다만 이런 말은 실수 직후 위로처럼 건네면 효과가 반감된다. 독창적인 문제 해결이나 다른 사람이 놓친 포인트를 발견했을 때처럼 진심 어린 감탄이 느껴지는 순간에 전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상황을 덧붙이면 더 효과적이다.무엇보다 ‘하지만(but)’으로 이어지는 말은 피해야 한다. 앞서 한 모든 긍정이 한 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코너 박사는 “그 사람의 시선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도 자신의 시선을 사랑하게 된다”며 “ADHD의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놀라운 순간들이 탄생한다”고 말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미국에서 보디빌더들이 모유를 ‘프리미엄 단백질 보충제’로 사 마시는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한 번에 수십만 원어치를 구매하는 사례까지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성인에게 모유 효능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SNS가 키운 ‘모유 부업 시장’최근 출산한 산모들이 남는 모유를 판매하는 문화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모유 거래는 원래 미숙아나 영유아를 위한 기부·판매 형태에서 시작됐으며, 당시 가격은 1온스(약 28g)에 약 650원 수준이었다.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유가 면역력을 높이는 슈퍼푸드”라는 인식이 퍼지며 판매 열풍의 불씨가 됐다. 현재는 같은 양이 2600원, 심하면 6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시간이 지나면서 구매층이 다양해졌고, 보디빌더들도 근육 성장, 면역 강화 등을 기대하며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이들을 중심으로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는 ‘모유 판매 후기’와 ‘성인들이 모유를 마시는 인증 영상’이 쏟아졌다.■ 매일이 모유 공장… “정규직처럼 느껴져”조지아주의 한 간호사는 지난 5월부터 페이스북에서 모유 판매를 시작해, 몇 달 만에 3500온스(약 100kg)를 팔았다.보디빌더 고객이 주요 매출원인 한 판매자는 10개월 동안 약 1470만 원을 벌었다. 일부 산모는 모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으로 별도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또 다른 판매자는 “모유를 만들기 위해 하루 반나절 이상을 먹고, 펌핑하고, 냉동·보관·광고하는 일과를 반복한다”며 “이제는 정규직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그는 NICU(신생아 집중 치료실) 인증을 받았다. 생산된 모유는 드라이아이스 포장 후 전국으로 배송된다. 일부 판매자는 주문량이 폭주해 예약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과학적 근거 ‘0’… 효과는 플라시보뿐영국 런던 퀸 메리대 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모유를 마셔도 의학적 효과를 얻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모유 속 항체와 성장 인자는 성인의 위산과 소화 효소에 의해 대부분 분해돼 흡수되지 않으며, 효능은 심리적 만족감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전문가들은 “영양 보충을 원한다면 검증된 식품과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지만, SNS를 타고 확산되는 ‘모유 단백질 셰이크’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에서 괴상한 외모와 난폭한 성질을 지닌 대형 물고기가 목격돼 화제를 모았다.지난달 31일, 오키나와 거주자 A씨는 자신의 SNS ‘스레드’에 물고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물고기는 튀어나온 하얀 눈, 날카로운 이빨, 강한 턱을 지니고 있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A 씨는 “다이빙 중 물속에서 이 물고기에 쫓겨본 적이 있다”며 “다이빙 중 물속에서 이 물고기에 쫓겨본 적이 있는데, 항구에서 이렇게 큰 개체를 보니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강한 턱·난폭한 성격…사람 손가락도 찢어이 물고기는 ‘바다의 갱’이라고 불리는 ‘제왕쥐취복’(고마몬가라, Titan triggerfish)으로 복어과에 속한다. 다이빙 전문 매체 ‘다이빙툴네비’에 따르면 제왕쥐취복은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으로 조개·갑각류·성게 껍질을 부술 수 있다. 독은 없지만, 사람의 손가락이나 동맥을 물 경우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다.몸길이는 최대 1m까지 자라며, 6~8월 산란기에는 알을 지키기 위해 공격성이 크게 높아진다. 번식기를 제외하면 비교적 덜 위협적이지만, 평소에도 거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빙 중 수트 꿰뚫렸다”…피해 사례 잇따라제왕쥐취복은 오키나와·아마미 제도 등 일본 남부와 열대·아열대 해역에 넓게 서식한다. 특히 따뜻한 바다에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할 때 자주 목격된다.일부 다이버들은 서식지 인근을 지나가다 물리는 피해를 입었고, 심한 경우 잠수복이 찢어지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 때문에 ‘다이버의 천적’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이 물고기를 마주칠 경우 상하가 아닌 옆으로 이동해 서식지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누리꾼들은 “상어보다 더 성가신 물고기다”, “다이빙 중에 만났는데 무릎이 꿰뚫렸다”, “맨몸으로 수영할 때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