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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뒤 신인 지명 회의(드래프트)를 통해 자신을 선택한 팀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선수가 구단을 선택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9시즌을 꾸준히 치르면(대졸 선수는 8시즌)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 즉 FA가 되면 드디어 선수가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택할 수 있다. 한국 구단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구단으로도 갈 수 있다. 긴 기다림 끝에 얻은 소중한 권리이니만큼 FA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시장에서 시험해 보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LG 내야수 정성훈(36)과 kt 외야수 이진영(36)은 행운아다. 1999년 각각 해태(현 KIA)와 쌍방울(현 SK)에 입단한 둘은 2008시즌이 지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나란히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FA 자격 재취득 기간인 4년을 꼬박 채운 2012시즌 후엔 다시 한 번 FA 권리를 행사했다. 둘은 모두 4년간 34억 원을 받기로 하고 LG에 잔류했다. 그리고 다시 4년이 흘렀고, 이들은 세 번째 FA가 됐다. 남들은 평생 한 번 잡기도 힘든 FA 자격을 세 번이나 얻은 것이다. 두 선수 모두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 구단에 입단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3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것은 한화 포수 조인성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올해까지 LG 유니폼을 입은 정성훈과 지난해 kt로 이적한 이진영은 팬들 사이에서 '모범 FA'로 불린다. 대형 FA 계약을 하고도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선수가 적지 않지만 이들은 지난 8년간 매년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4년만 봐도 정성훈은 2015년을 제외하고 3시즌이나 3할 타율을 쳤다. 이진영 역시 부상으로 2할 대에 머물렀던 2015년을 빼곤 모두 3할 이상에 6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3번째 FA가 된 올해는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30대 초반이던 4년 전만 해도 이들은 다른 구단들의 러브 콜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원 소속 구단이 아니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FA를 영입하려는 팀은 선수의 과거 성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들 정도의 실력이면 지금도 어느 팀에 가도 주전으로 뛸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을 데려가는 팀은 유망주를 보상 선수로 내줘야 한다. 수요가 줄었으니 가치가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 정성훈은 LG와 계약연수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정성훈은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해 3년 계약을 요구하는 반면 구단은 해마다 계약을 경신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진영 역시 계약연수에 대한 이견으로 kt와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돈 얘기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다. 이들로선 차가와진 날씨와 함께 세월의 스산함을 느낄 만하다. 스스로는 지금의 상황이 서글퍼 보일지 몰라도 그들은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야구 인생을 살아 왔다. 2시즌만 더 뛰면 프로야구 선수로만 20시즌을 채울 수 있다. 실력은 물론 건강과 행운까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의 야구 인생은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에 와 있다. 이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선수들도, 그리고 구단도 한 발 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사전 행사인 22개 테스트이벤트가 25일 열리는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을 시작으로 내년 4월까지 이어진다. 22개 대회 중 17개가 올림픽 대회이고, 5개는 패럴림픽 대회다. 테스트이벤트는 올림픽 개막에 앞서 대회 시설과 운영 등을 점검하고, 대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빅에어는 경사가 40도에 이르는 점프대에서 도약해 회전 등의 공중 연기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종목으로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동작의 완성도와 비거리로 순위를 정하며 25일 예선, 26일 결선이 열린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슬로프 스타일 금메달리스트 제이미 앤더슨(미국)을 비롯해 케이티 오메로드(영국), 칼리 쇼어(미국) 빌리 모건(영국)과 마크 맥모리스(캐나다) 등이 남녀부 정상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로는 김가현(32·인천스키협회), 최준하(20·백석대), 이민식(17·청명고), 김경욱(16·창원중)이 남자부에 나서고, 정지혜(32·서울스키협회)가 여자부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해 3월 알펜시아 스포츠 파크와 용평 리조트 내에 저장해 놓은 눈을 사용해 대회 코스를 조성했다. 가수 구준엽 씨가 음악 감독을 맡아 흥을 돋우고 비보이와 치어리더 공연, 군악대 등의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다음 달 16일부터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차 월드컵이 테스트이벤트로 개최된다.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내년 1월부터는 극동컵 회장배 국제스키대회와 빙속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피겨4대륙 선수권, 봅슬레이·스켈리턴 월드컵 등이 연이어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경기 전 더그아웃에 그가 나타나면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재치 넘치는 언변과 큰 몸놀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인터뷰가 필요할 때 기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선수였다. ‘영원한 오버맨’이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9·사진)이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성흔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올해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기간이 끝나는 홍성흔은 최근까지 현역 연장에 대한 의욕을 보였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1999년 1차 지명으로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해부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그해 타율 0.258에 16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1년에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고, 2002년 시드니 올림픽과 그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2009년 처음 FA가 된 뒤 롯데로 이적해 4년을 뛰었던 그는 두 번째 FA가 된 2013년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0.301(6789타수 2046안타)에 208홈런, 1120타점이다. 2015년 6월 14일 NC와의 경기에서는 역대 오른손 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홍성흔은 “야구를 잘했던 선수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어디서 무엇을 하건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경기 전 더그아웃에 그가 나타나면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재치 넘치는 언변과 큰 몸놀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인터뷰가 필요할 때 기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선수였다. '영원한 오버맨'이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9)이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은 22일 보도 자료를 통해 홍성흔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올해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기간이 끝나는 홍성흔은 최근까지 현역 연장에 대한 의욕을 보였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1999년 1차 지명으로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해부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그해 타율 0.258에 16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1년에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고, 2002년 시드니 올림픽과 그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2009년 첫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롯데로 이적해 4년을 뛰었던 그는 두 번째 FA가 된 2013년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0.301(6789타수 2046안타)에 208홈런, 1120타점이다. 2015년 6월 14일 NC와의 경기에서는 역대 오른손 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홍성흔은 "야구를 잘했던 선수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그 동안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어디서 무엇을 하건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기획했다는 ‘늘품체조’의 불똥이 ‘피겨 여왕’ 김연아(26)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에게 튀었다. 2014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손연재는 참석했지만 김연아는 다른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이와 관련해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가 ‘김연아가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한 뒤 문체부에 찍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장시호 씨 측근의 주장이 20일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김연아가 지난해 9월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2015년 스포츠 영웅’ 최종 심사에서 제외된 것은 시연회 불참으로 찍혔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하지만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21일 “보도된 것처럼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소속사 관계자는 “당시 피겨 선수인 김연아와 늘품체조의 이미지가 맞지 않았고, 다른 일정과도 겹쳐 참석하지 못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올해 10월 2016년 스포츠영웅에 선정됐고, 23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팬 투표가 심사에 10%밖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50%로 늘었다. 선정 방식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지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손연재는 확인되지 않은 특혜 의혹 속에서 일부 팬들의 극심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오후 5시까지 손연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시연회 참석 후 손연재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여러 차례 상을 받고, 몇몇 기업의 광고를 찍었다는 것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최순실 씨가 자주 다녔다는 차움의원에 손연재도 다녔고, 대회 후엔 떡을 돌리기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2차례에 걸쳐 해명 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은 정부가 추진하는 체조 행사에 선의를 가지고 체조 보급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대한체육회 체육대상 역시 직전 해 대상 후보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은메달 2개와 6위 한 번. 이상화(27·스포츠토토·사진)가 올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차 월드컵까지 3번의 레이스에서 받은 성적표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여제’로 군림했던 이상화에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 출전한 7차례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2015시즌에는 10번 중 6번, 2015∼2016시즌엔 8번 중 4번을 1등으로 골인했다. 그러나 올 시즌 3차례 레이스에선 모두 고다이라 나오(30·일본)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이상화의 시대가 저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상화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제패한 이상화에게 월드컵 금메달은 큰 의미가 없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3연패를 이루는 게 목표인 이상화로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이상화는 매 대회 1등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올림픽에 집중하는 게 낫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이상화는 극심한 1등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상화는 지난달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솔직히 계속 1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 2등이라도 하면 사람들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고는 “앞으로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 2등이건 3등이건 그냥 순위권에만 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일 월드컵 1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6위로 주춤했던 이상화는 이튿날 2차 레이스에서 곧바로 은메달을 땄다.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히려 지금이 넘나 편하다. 이제야 즐길 수 있겠군! 천천히 천천히 따라갈게잉”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20일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로서는 모든 게 이상화의 생각대로 흘러가고 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이상화에 대한 걱정일지 모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상무 야구단 소속의 A 투수가 승부 조작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됐다. 군 검찰은 A 투수가 군 입대 전 프로야구 모 구단에서 뛸 당시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A 투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A 투수는 프로야구 승부 조작 사건이 처음 드러난 2012년 당시 브로커로부터 승부 조작 제안을 받았지만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었다.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2015시즌 후 상무에 입대한 A 투수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지난주 열린 프로야구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군 검찰은 또 승부 조작 혐의로 7월부터 조사해 온 상무 소속의 외야수 문우람을 20일 구속했다. 넥센에서 뛰었던 문우람은 입단 동기인 이태양(전 NC)과 브로커에게 승부 조작을 먼저 제의하고, 승부 조작의 대가로 고급 시계와 고가 브랜드 의류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아 왔다. 문우람은 직접 승부 조작의 ‘설계자’로 나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문우람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군사법원은 문우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5, 26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리는 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를 시작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본격적인 테스트 이벤트에 돌입한다. 테스트 이벤트는 올림픽 개막에 앞서 대회 시설과 운영 등을 점검하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불과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 일가가 평창 올림픽을 통해 사욕을 채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이미 위험 수준이다. 인터넷에는 ‘최순실 일가 잘되게 하려고 올림픽을 유치했나’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반납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흥행 참패는 물론이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유료 테스트 이벤트에는 전체 수용 인원의 20% 정도 관중을 예상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썩 높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난달부터 입장권 발매를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견을 받아들여 발매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올림픽 티켓 판매와 정산 등을 책임질 금융 후원사를 찾지 못한 것도 한 이유였다. 예산 부족도 심각하다. 조직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 중인 제4차 재정계획에 따르면 지출은 2조8000억 원, 수입은 2조4000억 원으로 4000억 원가량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은 스폰서 확보 등으로 메워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림픽 담당 차관(김종 전 차관)과 국장들이 모두 교체된 상황이다. 이전에도 정부에서 예산을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 앞으론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에 이르는 돈을 내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들도 조직위에 선뜻 후원금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예산’ 892억 원을 자진 삭감한 문체부도 올림픽에 당장 돈을 내주기 어렵다. 시설 부문을 맡고 있는 강원도는 올림픽 경관 개선과 올림픽 붐 조성 등을 위해 예산 1200억 원을 국회에 요청했으나 국회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림픽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김보름(23·강원도청·사진)은 ‘여자 이승훈’이 될 수 있을까. 김보름이 2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1차 대회 같은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던 김보름은 8분15초0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차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이바니 블롱댕(캐나다·8분15초29)에게 0.27초 앞섰다. 김보름은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8·대한항공)처럼 쇼트트랙을 타다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했다. 한국체대 선배 이승훈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만 m에서 우승하는 것을 본 뒤 그를 벤치마킹했다. 400m 트랙을 16바퀴(6400m) 도는 매스스타트는 지정된 레인 없이 빨리 들어온 순서로 순위를 정한다. 몸싸움과 코너워크가 좋은 쇼트트랙 출신 선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김보름은 지난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올해 2월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1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승훈은 이날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15위(8분04초01)로 골인했다. 한편 여자 500m에 출전한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는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9조 인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37초94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하얼빈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치른 두 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38초대를 기록했던 이상화는 일주일 만에 37초대 기록에 진입했다. 우승은 마지막 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고다이라 나오(일본·37초29)가 차지했다. 고다이라는 올해 치른 3차례의 레이스에서 모두 1위로 골인하며 최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5~2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리는 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를 시작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본격적인 테스트이벤트에 돌입한다. 테스트이벤트는 올림픽 개막에 앞서 대회 시설과 운영 등을 점검하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불과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 일가가 평창올림픽을 통해 사욕을 채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이미 위험 수준이다. 인터넷에는 '최순실 일가 잘 되게 하려고 올림픽을 유치했나',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반납해야 한다' 등등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흥행 참패는 물론이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썩 높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난 달부터 입장권 발매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견을 받아들여 발매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올림픽 티켓 판매와 정산 등을 책임질 금융 후원사를 찾지 못한 것도 한 이유였다. 예산 부족도 심각하다. 조직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 중인 제4차 재정계획에 따르면 지출은 2조 8000억 원, 수입은 2조 4000억 원으로 4000억 원 가량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은 스폰서 확보 등으로 메워야 한다. 하지만 미르 및 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에 이르는 돈을 내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들이 조직위에 선뜻 후원금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예산' 892억 원을 자진삭감한 문체부도 올림픽에 당장 돈을 내주기 어렵다. 시설 부문을 맡고 있는 강원도는 올림픽 경관 개선과 올림픽 붐 조성 등을 위해 1200억 원의 예산을 국회에 요청했으나 국회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미지수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림픽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
최순실 씨의 이권 개입 의혹으로 후원사 모집에 애를 먹고 있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났다.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17일 미국 뉴욕에서 만나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 NHL 선수들은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했다. 아이스하키는 겨울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며, 관중도 가장 많이 동원하는 종목이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전체 관중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왔다. 올림픽 중계권료 산정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평창 겨울올림픽에 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타격이 크다. 문제는 비용이다. 그동안 NHL 선수들의 출전비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IIHF와 분담해 왔다. 교통비와 보험료, 체재비 등을 합해 3500만 달러(약 412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출전비용 중 IOC의 부담액은 1500만 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IOC는 평창 대회에서 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북미의 시차로 인해 시청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NHL 선수들의 참가 의지가 낮은 것도 문제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선수노조(NHLPA)가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리그 중단을 이유로 평창 올림픽 참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4년 소치 올림픽 때 캐나다 대표로 출전했던 스타 선수 존 타바레스(뉴욕 아일랜더스)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날렸다. NHL 사무국은 “2022년까지인 단체협약을 3년 더 연장해 준다면 출전비용을 우리가 대겠다”고 제안했지만 선수노조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르네 파젤 IIHF 회장은 “국가별 아이스하키협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평창 조직위, IOC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믿으려면 철석같이 믿어 주고, 믿지 않으려면 아예 처음부터 믿지 않아야 한다. 어설프게 반쯤 믿으면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기 일쑤다. 최근 한화를 둘러싼 상황이 딱 그렇다. 한화는 3일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김성근 감독을 재신임하면서 단서를 하나 달았다. ‘감독은 1군 감독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단장은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는다’는 것이었다. 그날 한화는 LG 감독 출신인 박종훈 전 NC본부장을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 보도 자료에는 ‘프런트 혁신을 통한 구단 전문성 강화 및 이글스 문화 재정립’이라는 미사여구가 있었지만 처음부터 갈등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10여 일 만에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한화는 15일 이홍범 트레이닝 코치와 박상열 투수 코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프런트는 사전에 김 감독과 상의는 물론이고 알리지도 않았다. 김 감독과는 40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던 코치들이어서 김 감독의 충격은 컸다. 뒤집어 생각하면 구단이 김 감독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2년 전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사실상 전권을 휘둘렀다. 선수 구성과 운용뿐 아니라 프런트의 고유 업무라 할 수 있는 프런트 인사까지 관여했다.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진 김 감독은 한화에 앞서 거쳤던 다른 팀에서도 모든 걸 혼자서 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가는 곳마다 프런트와 부딪쳤다. 김 감독의 유일한 믿을 구석은 성적이었다. SK 감독 시절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고, 이전 LG나 쌍방울 등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항상 이전 팀과 껄끄럽게 헤어졌지만 성적을 갈구하는 팀에서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만년 하위권이던 한화가 2년 전 그를 감독으로 모셔왔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한화는 그가 지휘봉을 잡은 7번째 KBO리그 팀이었다. 하지만 한화에서의 지난 2년은 악몽에 가까웠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만 수백억 원을 쓰고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수 혹사 등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한화로서는 시즌 후 김 감독이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놓았으면 하고 바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물러나지 않았고, 다급해진 구단은 프런트 강화라는 해법을 내놨다. 하나의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 있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문제는 두 태양의 갈등이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마무리 훈련 단계부터 삐걱거리면 협업이 더 중요해지는 시즌 중에는 더더욱 원활하게 팀이 굴러가기 힘들다. 선수들이나 코치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자기끼리 싸우는 팀이 잘될 리가 없다. 지금 상태라면 감독은 감독대로, 프런트는 프런트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화 구단으로선 더 늦기 전에 확실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믿음을 줄 것인지, 아니면 인연을 정리하고 새롭게 갈 것인지를.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믿으려면 철썩 같이 믿어 주고, 믿지 않으려면 아예 처음부터 믿지 않아야 한다. 어설프게 반쯤 믿으면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기 일쑤다. 최근 한화를 둘러싼 상황이 딱 그렇다. 한화는 3일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김성근 감독을 재신임 하면서 단서를 하나 달았다. '감독은 1군 감독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단장은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는다'는 것이었다. 그날 한화는 LG 감독 출신인 박종훈 전 NC본부장을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 보도 자료에는 '프런트 혁신을 통한 구단 전문성 강화 및 이글스 문화 재정립'이라는 미사여구가 있었지만 처음부터 갈등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10여일 만에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한화는 15일 이홍범 트레이닝 코치와 박상열 투수 코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프런트는 사전에 김 감독과 상의는 물론 알리지도 않았다. 김 감독과는 40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던 코치들이어서 김 감독의 충격은 컸다. 뒤집어 생각하면 구단이 김 감독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2년 전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사실상 전권을 휘둘렀다. 선수 구성과 운용 뿐 아니라 프런트의 고유 업무라 할 수 있는 프런트 인사까지 관여했다.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진 김 감독은 한화에 앞서 거쳤던 다른 팀에서도 모든 걸 혼자서 하려했다. 그러다 보니 가는 곳마다 프런트와 부딪쳤다. 김 감독의 유일한 믿을 구석은 성적이었다. SK 감독 시절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고, 이전 LG나 쌍방울 등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항상 이전 팀과 껄끄럽게 헤어졌지만 성적을 갈구하는 팀에서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만년 하위권이던 한화가 2년 전 그를 감독으로 모셔왔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한화는 그가 지휘봉을 잡은 7번째 KBO리그 팀이었다. 하지만 한화에서의 지난 2년은 악몽에 가까웠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만 수백 억 원을 쓰고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수 혹사 등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한화로서는 시즌 후 김 감독이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놓았으면 하고 바랐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물러나지 않았고, 다급해진 구단은 프런트 강화라는 해법을 내놨다. 하나의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 있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문제는 두 태양의 갈등이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는 것이다. 마무리 훈련 단계부터 삐걱거리면 협업이 더 중요해지는 시즌 중에는 더더욱 원활하게 팀이 굴러가기 힘들다. 선수들이나 코치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자기 팀끼리 싸우는 팀이 잘 될 리가 없다. 지금 상태라면 감독은 감독대로, 프런트는 프런트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화 구단으로선 더 늦기 전에 확실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믿음을 줄 것인지, 아니면 인연을 정리하고 새롭게 갈 것인지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순실 씨의 이권 개입 의혹으로 후원사 모집에 애를 먹고 있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났다.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17일 미국 뉴욕에서 만나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 NHL 선수들은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했다. 아이스하키는 겨울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며, 관중도 가장 많이 동원하는 종목이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전체 관중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왔다. 올림픽 중계권료 산정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평창 겨울올림픽에 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큰 타격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그 동안 NHL 선수들의 출전비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IIHF와 분담해 왔다. 교통비와 보험료, 체재비 등을 합해 3500만 달러(약 412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출전비용 중 IOC의 부담액은 1500만 달러정도였다. 하지만 IOC는 평창 대회에서 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북미의 시차 차이로 시청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NHL 선수들의 참가 의지가 낮은 것도 문제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선수노조(NHLPA)가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리그 중단을 이유로 평창 올림픽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4년 소치 올림픽 때 캐나다 대표로 출전했던 스타 선수 조 타바레스(뉴욕 아일랜더스)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날렸다. NHL 사무국은 "2022년까지인 단체 협약을 3년 더 연장해 준다면 출전비용을 우리가 대겠다"고 제안했지만 선수노조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르네 파젤 IIHF 회장은 "국가별 아이스하키협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평창 조직위, IOC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알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민 타자’ 이승엽(40·삼성·사진)이 현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구대상을 받는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016 일구대상 수상자로 이승엽을 선정했다. 일구회는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승부조작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불상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이승엽은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홈런을 치는 등 노력과 성실함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은 올해 40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한일 통산 600홈런을 비롯해 최고령 2000안타와 통산 최다 타점 기록(1411개) 등을 달성했다. 최고 타자상과 투수상은 타격 3관왕(타율, 최다안타, 타점)에 오른 최형우(삼성)와 2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둔 투수 유희관(두산)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2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민 타자' 이승엽(40·삼성)이 현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구대상을 받는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016 일구대상 수상자로 이승엽을 선정했다. 일구회는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승부조작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불상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이승엽은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홈런을 치는 등 노력과 성실함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은 올해 40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한일 통산 600홈런을 비롯해 최고령 2000안타와 통산 최다 타점 기록(1411개) 등을 달성했다. 최고 타자상과 투수상은 타격 3관왕(타율, 최다안타, 타점)에 오른 최형우(삼성)와 2년 연속 15승 이상 거둔 투수 유희관(두산)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2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

2012년 겨울 어느 날. ‘백업 선수’ 김재호(31·두산)는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2004년 입단해 프로 9년차 선수였지만 그는 여전히 제자리를 못 잡고 있었다. 1군보다는 2군이 익숙했고, 주전보다 후보에 머물 때가 많았다. 그는 공책 한 권을 꺼내 자신의 꿈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주전 유격수, 3할 타율, 골든글러브, 억대 연봉, 국가대표, 올스타전 출전, FA 계약….’ ‘버킷리스트’를 쓴 뒤 그는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래, 마지막으로 1년만 더 해보자. 올해도 안 되면 깨끗하게 정리하자. 그 대신 후회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해보자.”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그는 많은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주전 유격수가 됐고, 억대 연봉을 돌파했고,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난생처음 태극마크도 달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2개나 끼게 됐다. 그리고 15일 그는 두산과 4년간 총액 50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6억5000만 원, 인센티브 4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올 시즌 FA 계약 1호이자 유격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종전 2005년 삼성 박진만의 4년 39억 원)이다. 4년 만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그는 “입단하고 2군과 백업 생활을 오래하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평생 한 번 오기 힘든 행운을 잡은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꿈은 이뤄진다 9년 동안 후보 선수였던 김재호가 주전이 된 것은 4년 전이다. ‘백업’ 김재호와 ‘주전’ 김재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는 “마음가짐과 노력의 차이”라고 했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을 때만 해도 그는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가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감을 잃어 갔다. 10년 가까이 벤치 멤버로 버티다 보니 야구장에 가는 게 싫을 때도 있었다. 김재호는 “돌이켜보니 결국은 마음가짐에 모든 게 달려 있더라.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졌다. 행동이 달라지니 인생도 바뀌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전에도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남이 시키는 것만 열심히 했다. 2012년 겨울 새롭게 꿈을 가진 뒤엔 스스로 알아서 노력했다.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우고자 했다. 2013년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가다가 6월 1군에 올라갔는데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만큼 준비가 잘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3년은 김재호가 오랜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 주전으로 발돋움한 해다. 입단 후 가장 많은 91경기를 뛰면서 그는 처음으로 야구가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한번 알을 깨고 나오자 거칠 게 없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0.307)을 넘어섰고, 올해는 주장을 맡으면서도 타율 0.310에 7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원래부터 수준급이던 수비는 더욱 정교해져 올해 실책은 10개밖에 되지 않았다.○ 영원한 두산맨 공수를 갖춘 유격수인 그를 두산은 “대체 불가 선수”라고 평가했다. 두산 외에도 그에게 관심을 나타낸 구단이 몇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팀과는 아예 협상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두산 유니폼밖에 없었다. 김재호는 “어릴 때는 두산이라는 팀이 밉기도 했다. 선수 층이 두껍지 않은 다른 팀에 갔었다면 좀 더 일찍 주전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운 정이 오래간다는 말도 있지 않나. 언젠가부터 두산에서 선수 인생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두산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은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9월 22일이었다. 그는 “그날 경기 중 수비를 하러 그라운드로 뛰어가는데 ‘나는 누가 뭐래도 여기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날 그는 팬들 앞에서 “두산이 제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팀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재호는 “두산의 팀 컬러라는 게 있다. 선수들은 이기든 지든 몸을 날리며 최선을 다한다. 선배들이 그렇게 하니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배운다. 팬들께서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두산은 ‘나’가 아니라 ‘팀’을 가장 많이 보여 주는 팀이다. 그런 팀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김재호는 매년 새롭게 버킷리스트를 쓴다고 했다. 새로운 리스트에 어떤 게 추가될지를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세 번 더 우승해 한쪽 손의 모든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한국체대)와 김지유(잠일고), 노도희(한국체대)가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심석희는 14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결선에서 2분22초38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김지유와 노도희가 뒤이어 골인해 한국 선수 3명이 동시에 시상대에 섰다. 이들 3명은 최민정(서현고)과 함께 출전한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합작했다. 최민정은 한국의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500m에서도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부에서는 1500m에 출전한 이정수가 2분8초646으로 은메달을 땄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4일에도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11일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문을 열었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올해부터 원 소속 구단과의 FA 우선 협상 기간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FA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어느 나라의 팀과도 계약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15명의 FA도 10개 구단도 서로 눈치만 살필 뿐이다.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계약이 이뤄지곤 하던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삼성·이상 투수) 최형우(삼성·외야수), 황재균(롯데·내야수) 등 ‘빅5’가 모두 국내 잔류보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로서는 밑질 게 없는 장사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명분이 있고, 좋은 계약이 이뤄지면 큰돈을 벌 수도 있다. 만약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국내로 다시 돌아오면 된다. KIA 투수 윤석민이 좋은 예다. 2014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계약했던 윤석민은 1년 내내 마이너리그에만 머무른 뒤 이듬해 4년간 90억 원을 받기로 하고 KIA에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으로 볼 때 이들은 확실한 주전급들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거취는 다음 달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12월 6∼9일) 뒤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목적지가 정해져야 나머지 준척급 선수들의 이동도 연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빅5 선수들을 바라보는 국내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팀 전력상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안겨 주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식 발표상 역대 최고 FA 금액은 지난해 박석민(내야수)이 삼성에서 NC로 이적하면서 받은 4년간 96억 원이다. 빅5 선수를 잡으려면 100억 원 이상을 줘야 한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이 때문에 “차라리 국내에 남지 않고 해외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오히려 일본보다 더 비싼 것 같다. 지금처럼 100억 원을 쉽게 부르는 시대라면 몇 년 뒤 과연 몇 개 구단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구단들의 진정한 고민은 이들이 국내 잔류를 선언한 다음부터 시작될지도 모르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사진)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6위라는 낯선 성적표를 받았다. 이상화는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성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8초4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기록은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36초36)보다 2초11 늦었지만 지난달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선수권대회에서 세운 38초57보다는 빨랐다. 헤더 베르흐스마(미국)과 함께 9조에 배정된 이상화는 초반 100m 구간을 10초47로 통과한 뒤 나머지 400m에서도 평소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 치른 8번의 월드컵 레이스에서는 1위 4번, 2위 2번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순위는 4위였다. 이상화가 월드컵 시리즈에서 5위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2011시즌 월드컵 1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7위를 한 이후 처음이다.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38초00의 기록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스지 마키(일본·38초17)와 유징(중국·38초18)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장훙(중국)은 부정 출발을 하는 등 긴장을 많이 하며 10위(38초82)에 머물렀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김민선(17·서문여고)은 39초11로 12위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