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사망 5092명, 부상 32만8711명.’ 전쟁터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가 아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21만5354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다. 이 땅에선 하루 평균 교통사고 590건으로 매일 14명이 죽고 900명이 다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전국을 누비는 자동차 2152만여 대 중 하나에 치여 소중한 목숨을 빼앗기고 있을지 모른다. ‘교통사고 공화국’에서 살아왔던 부모 세대는 자녀만큼은 고질적인 후진 교통문화에서 벗어나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 “아들딸아, 음주운전만큼은…” 본보 ‘시동 꺼! 반칙운전’ 취재팀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자문해 도로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후진적 운전습관 11가지를 꼽은 뒤 교통안전을 업으로 삼는 부모들에게 ‘내 자녀만큼은 절대 안 했으면 하는 운전습관’을 3개만 골라 달라고 했다. 교통안전공단, 대한교통학회, 녹색어머니중앙회, 어린이안전학교 등 교통안전 분야에 종사하는 부모 183명이 후진 운전습관 3개 항목을 골라 총 549표를 던졌다. 교통안전 전문가인 부모들은 자녀가 절대 안 하길 바라는 운전습관으로 음주운전(129표)을 1위로 꼽았다. 신체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는 건 물론이고 운전자가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있다는 걸 자녀가 꼭 알았으면 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지난해 2만6589건이 발생해 727명이 숨지고 4만7711명이 다칠 만큼 일상화돼 있는 게 현실이다. 음주운전에 이어 졸음운전(72표)과 보복운전(68명)이 2, 3위로 꼽혔다. 내 자녀만큼은 절대 안 하길 바라는 운전습관 ‘톱3’에는 자녀가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술을 마시고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운전대를 잡는 음주운전, 잠시 쉬어갈 여유조차 없어 벌어지는 졸음운전, 분노를 못 참고 앞서간 차량을 다시 추월하려는 보복운전은 운전습관을 넘어 운전자의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1남 1녀의 아버지인 김기혁 대한교통학회 회장(57·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은 “운전이 자동차로 하는 대화인 만큼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늘 도로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고 말했다. 자녀는 부모가 운전하는 습관을 보고 자라며 그대로 배운다. 부모가 자녀를 태우고 과속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자녀도 운전대를 잡았을 때 죄의식 없이 과속을 일삼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가 평소 모범적인 삶을 강조해도 운전대를 잡았을 때 ‘욱’ 하는 마음에 무심코 던지는 욕 한마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이들이다. 한 녹색어머니중앙회 회원은 설문조사에서 “아이 아빠가 졸음운전을 습관적으로 해 아이가 보고 배울까봐 늘 불안하다”며 “부모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설문에 응한 부모들은 스스로 종종 하는 반칙운전 사례를 꼽으며 반성하기도 했다. 아버지들은 “출근시간에 쫓기다 보니 급한 마음에 과속운전을 하다가 아찔한 순간을 겪은 적이 제법 있다” “솔직히 내 차를 앞질러간 차를 다시 추월할 때면 희열을 느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자녀에게 당부하는 말을 적다 보니 나 자신부터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례 녹색어머니중앙회 회장(45·여)은 “운전 도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다가 사고가 날 뻔한 이후로는 스스로 조심하면서 자녀들에게도 자주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끼워주고 기다려주는 도로 취재팀은 같은 방식으로 권장해야 할 선진 운전습관 11개를 선정해 ‘내 자녀가 꼭 배웠으면 하는 운전습관’ 3가지를 꼽아 달라고 했다. 교통안전에 종사하는 부모들은 음주운전 안 하기(133표)에 이어 신호등과 정지선 지키기(81표)와 규정 속도 지키기(62표)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하지 말아야 할 운전습관이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유형이었다면 배웠으면 하는 습관은 대부분 기초적인 교통법규를 지켜 달라는 당부였다. 두 아들을 둔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47)은 “램프에서 끼어들기를 일삼다 보면 자기 업무에서도 인내심을 못 갖게 되는 것처럼 작은 교통법규를 어기는 습관이 쌓이면 결국 사회생활에서도 실패하게 된다는 걸 아들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미성년자인 자녀가 자라 운전대를 잡는 미래의 도로에서만큼은 지금과 달리 서로 먼저 끼워주고 기다려주는 여유와 배려가 오가길 바랐다. 서로 먼저 가려고 경쟁하는 전쟁터로 변해 버린 도로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을 느낀 탓이다. 교통안전에 종사하는 부모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차량이 마주 올 때 먼저 양보하면서 자존심 상해하는 게 아니라 선행을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사회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다. 이들은 △양보해주면 손짓으로 감사 표시하기 △매일 3번씩 양보하기 △차량 내 시계를 30분 빠르게 설정해두고 30분 먼저 출발하기 △좌우회전할 때 반드시 방향등 켜기 등 자녀에게 바라는 운전습관을 자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한겨울이라 컴컴했던 2월 1일 오전 5시 15분경 경부고속도로 동대구분기점 인근 상행선 1차로. A 씨(32·여)가 몰던 승용차는 천천히 달리다가 뒤에서 과속해오던 차량에 들이받혔다. 뒤 차량이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서로 다치지 않은 걸 확인하고 뒤 차량은 갓길로 이동했지만 A 씨는 현장에 승용차를 세워두곤 20여 m 뒤에 서서 견인차를 기다렸다. 컴컴한 도로 위에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서 있던 A 씨는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달려오던 B 씨(41)의 승용차에 치였다. B 씨는 뒤늦게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지만 어둠 속에 있던 A 씨를 피하지 못했다. B 씨도 차량에서 내려 도로 위에 쓰러진 A 씨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승용차에 치였다. A 씨와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사고 나면 사망할 확률 62.4%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발생 시 사망 확률이 여섯 배나 높다. 1차 사고가 났거나 갑자기 차량이 고장 나 고속도로에 서 있다가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희생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9∼2013년 동안 고속도로 2차 사고 399건으로 249명이 숨졌다. 사고가 나면 목숨을 잃을 확률이 62.4%에 달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은 11.2%(1만2079건 중 사망 1360명)였다. 교통전문가들은 차량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면 주행도로에서 안전 조치를 하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켜야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고나 고장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도로에 둬야 한다면 일단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활짝 열어둔 뒤 차량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차량이 추돌당하더라도 앞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핸들을 오른쪽으로 완전히 꺾어두는 것도 2차 사고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고가 났다면 탑승자는 차량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한 뒤 최대한 빨리 도로 밖으로 벗어나는 게 최우선 수칙이다. 안전조치를 했더라도 차량 내부나 도로 위는 물론이고 갓길에 서 있어도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C 씨(49)는 2월 13일 오전 7시 30분경 서해안고속도로 조남분기점 인근 목포 방향 갓길에서 후방 70m 지점에 삼각대를 설치해 두고 왼쪽 앞 타이어를 교체하다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5t 트럭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가 삼각대를 차량 후방에 설치하곤 그 자리에서 경광등을 들고 수신호를 하는 게 안전수칙처럼 인식돼 있지만 오히려 사망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동국 도로공사 교통사고분석차장은 “도로 밖으로 나가는 게 위험한 상황이면 차량 50m 앞으로 몸을 피해야 2차 사고가 나더라도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지만 기본적인 안전수칙에 대한 인식조차 미약한 편이다. 도로공사가 7월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 207명에게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멈췄다면 어디로 대피할 것인지 물었더니 ‘도로 밖’이라는 정답을 말한 운전자는 13.5%(28명)에 그쳤다. 갓길로 피하겠다는 운전자가 59.4%(123명)에 달했고 차량 밖(12.1%·25명)이나 차량 안(10.6%·22명)에 있겠다는 운전자도 22.7%나 됐다.○ 삼각대 설치거리 50m 이하로 줄여야 모든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차량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도록 도로교통법으로 정해져 있다. 낮에는 차량 후방 100m에 삼각대를 놓아야 하고, 밤에는 후방 200m에 삼각대와 불꽃신호기를 설치해야 한다. 사고 시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승합차는 5만 원, 승용차는 4만 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행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이 난무한 고속도로에서 사람이 100∼200m 걸어가는 행위 자체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0m는 성인 남녀가 대략 1분 정도 걸어야 하고 뛰어도 20초 정도 걸리는 긴 거리이기에 삼각대 설치 거리를 선진국처럼 30∼50m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은 모든 차량이 45m 후방에, 미국은 트럭과 버스만 30m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삼각대 설치 거리를 줄이려면 반사체가 빛을 되돌려 보내는 재귀반사 성능을 높여야 한다. 박민재 한국3M 도로교통안전사업부 대리는 “현재 쓰이는 빨간색 반사체를 형광오렌지색으로 바꾸고 반사지 성능을 높이면 보다 먼 거리에서도 쉽게 삼각대를 볼 수 있다”며 “눈높이에 있는 트렁크에 부착해도 멀리서 볼 수 있는 삼각대를 개발하면 바닥에 설치해야 해 시야에 잘 띄지 않는 기존 삼각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밤에 사고를 알리기 위해 쓰이는 불꽃신호기는 법으로 정한 안전도구지만 규제에 묶여 폭넓게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 팔 때 경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화약류로 분류돼 있어 정작 차량이 많이 다니는 휴게소나 정비업소에서 사고 팔 수 없기 때문이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 “아저씨! 아저씨! 벽에 부딪혀요. 벽에….” 지난달 19일 오후 6시 30분경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아파트 앞 내리막길을 달리는 마을버스 안에서 겁에 질린 승객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가파른 ‘S자’ 내리막길을 50m 이상 미끄러져 내려온 버스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방향에서 올라오는 자동차와 충돌하고 아파트 주차장 입구 벽에 부딪힌 뒤에야 ‘공포의 질주’를 멈췄다. 이 사고로 마을버스 승객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보행자가 있었다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고를 낸 마을버스 운전기사 김모 씨(70)는 경찰조사 중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 씨가 내리막길 급가속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운전 감각을 잃고 제동장치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 ○ 손 놓고 맞이한 고령운전자 200만 시대 지난해 187만 명이었던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수가 올해 200만 명(8월 기준 209만3034명)을 넘어섰다.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4.6%에서 2014년 7.1%(8월 기준)로 증가해 고령운전자의 수와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2년 22만3656건에서 2013년 21만5354건으로 3.7% 감소했지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1만5176건에서 1만7549건으로 15.6% 증가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4.2%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2.4%)보다 크게 높다. 이는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택시나 버스와 같은 사업용 차량 운전기사 중에 고령운전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29.5%와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16.1%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택시 운전기사 중 80세 이상도 7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운전자가 비고령자에 비해 운전 시 필요한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속도가 늦어져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시한 고령운전자 교차로 모의주행 실험 결과, 좌회전 결정까지 소요 시간은 65세 이상은 평균 15.79초로 25세 이하 실험자(10.81초)보다 5초가량 오래 걸려 교통상황에 대한 판단이 늦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김인석 박사는 “실험을 통해 고령운전자의 거리나 속도 추정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확인됐다”며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위험 지각에 따른 반응시간 지연 등 노화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갱신 시기 단축 및 적성검사 강화해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 10명 중 1명꼴로 직접 운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위험이 높은 치매 환자의 운전을 그대로 방치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고령운전자 교통안전 대책은 열악하다. 같은 고령운전자라고 하더라도 운전 감각이나 건강 상태는 개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령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운전이 어려운 고령운전자를 판별하고 고령운전자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면허 갱신 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인지적성검사 등을 통해 운전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재난연구단장은 “고령자 교통사고가 계속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령자를 위한 교통안전교육과 검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건강검진이나 인지적성검사 등 고령자가 스스로 운전 적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인지지각검사(CPAD)와 교통안전교육을 받아 이수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5% 인하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행 1년이 지났지만 검사를 받은 운전자 수는 1600명 남짓이다.○ ‘실버마크’ 보이면 양보와 배려를 대한노인회는 올해 9월부터 경찰과 함께 고령자의 개인 보유 차량에 고령운전자를 나타내는 ‘실버마크’ 부착 캠페인을 펼쳤다. 이 캠페인의 취지는 추월·경적 등 위협운전으로부터 고령자를 보호하는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75)은 “젊은 운전자들은 앞에 실버마크를 부착한 차량이 있으면 조금 더 조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고령자들은 실버마크를 달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행한다는 이유로 경적을 울리거나 난폭하게 추월하면 노인뿐 아니라 어떤 운전자라도 당황하게 되고 그만큼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교통안전문화본부가 고령운전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령운전자 배려 의식개선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9.8%로 가장 많았다. 김용수 서울시모범운전자연합회 사무국장(60)은 “빠르게 달리려는 젊은 운전자들이 고령운전자들을 부모라고 생각해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고령자 교통사고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日 75세 이상땐 인지검사 의무화… 자발적 면허반납 유도濠 80세부터 시력-청력 증명서 제출… 85세땐 주행 평가 ▼선진국 고령자운전 대책 매우 엄격… 美 “면허갱신때 州별로 정신검사”한국의 고령자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5명으로 미국(13.0명) 일본(9.3명) 호주(7.3명) 등 다른 국가보다 많다. 이 국가들은 일찌감치 고령운전자를 위한 교육 강화 및 면허제도 내실화를 시행해 왔다. 일본은 70세를 기준으로 연령별로 운전면허 유효기간에 차이를 뒀다. 70세 미만은 유효기간 만료 후 5년(최초 갱신은 3년), 70세는 4년, 71세 이상은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2002년부터 70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고령자의 신체기능 저하가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해시키는 강의를 의무적으로 듣게 했다. 75세 이상 운전자에게는 운전에 필요한 기억력 판단력 등에 관한 인지기능검사를 의무화했다. 검사 결과 인지 저하가 확인되면 전문의에 의한 적성검사를 다시 받게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면허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상품권이나 1년분 승차권 등 혜택을 부여해 고령자의 자발적인 면허반납을 이끌어내는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도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국도 주별로 면허 갱신주기를 단축하거나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 갱신 시 운전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주 면허 당국에서 신체 또는 정신 검사를 받도록 하거나 표준면허시험(시력검사, 필기·주행시험)을 다시 보게 할 수 있다. 특히 고령운전자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돼 고령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두드러진다. 호주의 고령운전자는 80세부터 해마다 시력 청력 및 각종 의학검사 결과가 담긴 의료증명서를 면허관리청에 제출해야 한다. 85세부터는 매년 실제 도로주행 능력까지 평가해 합격해야만 운전을 계속할 수 있다. 뉴질랜드는 운전자가 80세가 되면 면허가 자동 말소된다. 운전을 계속하기 위해선 2년마다 의사로부터 운전면허를 위한 건강검진을 받고 별도의 주행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대해 적성검사 기간을 5년 간격으로 단축한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적성검사 시 단순히 시력 및 신체동작 기능 정도를 검사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화물차 운전사 김정찬(가명·28) 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후 6시경 경북 청송군 현동면 거성리 일대를 따라 경북 포항으로 달리고 있었다. 편도 1차선 시골 도로는 한산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김 씨는 담배 한 대가 생각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왼쪽 주머니에 든 담뱃갑을 꺼내려고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그가 담배를 찾느라 전방에서 눈을 뗀 2초 남짓한 시간 동안 차량은 무방비로 30여 m를 내달렸다. 그 찰나 차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 갓길을 걷던 칠순 노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2초의 방심이 낳은 치명적 결과 운전 중 흡연은 담배를 꺼내려는 순간부터 불을 붙이고 재를 털고 버릴 때까지 각종 위험 요소를 낳는다. 타들어가는 불똥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자칫 실수로 담배를 차 안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운전 중이라도 바로 허리를 숙여 주워야 한다. 하지만 흡연 운전자 대부분 운전 중 흡연이 유발하는 시선 분산은 위험하지 않은 정도라고 가볍게 여긴다. 취재팀은 15일 경북 상주 교통안전공단 교육센터에서 운전 중 흡연 과정에서 벌어지는 ‘순간의 태만’이 낳는 결과를 알아봤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담배를 입에 문 채 라이터를 켜고 불을 붙이려는 순간과 전방을 보며 주행했을 때의 반응 속도 차이를 비교해 봤다. 실험은 교통안전공단 하승우 교수가 설계했다. 실험은 시속 60km로 달리다가 곳곳에 사람이 숨을 수 있도록 특수시설이 마련된 도로 좌우에서 무작위로 깃발이 올라오는 걸 보고 급제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운전대를 두 손으로 잡고 전방을 바라보며 편도 2차선 실험용 도로를 시속 60km로 달려봤다. 도로 왼쪽에서 녹색 깃발이 갑자기 솟아오르는 걸 보자마자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1초도 채 되지 않게 느껴졌다. 최대한 빠르게 반응했다고 자부했는데도 제동 시작 지점에서 차가 멈춘 지점까지의 거리를 재보니 14.1m였다. 오른손으로 라이터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하면서 같은 속도로 달려봤다. 의식적으로 전방을 보려고 했지만 불꽃이 신경 쓰여 시선이 자꾸 힐끗힐끗 라이터로 향했다. 이번엔 오른쪽에서 녹색 깃발이 솟아올랐다. 라이터에 시선이 뺏겨 2초 정도 늦게 확인한지라 최대한 세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몸이 핸들과 부딪칠 정도였다. 하지만 제동거리는 27.5m로 전방을 제대로 보며 운전했을 때보다 2배 가까이 길었다. 순간의 방심은 사고로 직결되곤 한다. 최윤수(가명·56) 씨는 2012년 5월 15일 오후 8시 경남 진주시 주약동 교차로를 달리다가 허벅지에 떨어진 담뱃재를 터느라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1차선을 달리던 최 씨 차량은 정지신호도 무시한 채 조금씩 왼쪽으로 기울어 중앙선을 넘어갔고 마주 오는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최 씨는 차량 오른쪽이 충돌해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마주 오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성(60)은 중상을 입었다.○ 차량과 건강을 태우는 담배 흡연 운전자들이 무심코 창밖으로 털어버리는 담배꽁초는 ‘도로 위 흉기’다. 본보가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함께 운전자 155명에게 물어보니 31명(20%)이 갑자기 차 안으로 담배꽁초나 불똥이 들어와 아찔한 위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버린 담배가 다시 자기 차에 들어온 적이 있다는 운전자(17명)와 남이 버린 담배가 자기 차로 들어왔다는 운전자(14명)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로 위 간접흡연도 운전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대목이다. 본보 설문조사 결과 운전자 중 25.8%(155명 중 40명)가 운전 중 인근 차량에서 내뿜는 담배연기로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주로 신호대기 중 옆 차량에서 창밖으로 담배를 내밀고 있을 때 피어오르는 연기가 그대로 유입되면서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다.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한 40명 중 10명은 흡연 운전자였다. 운전 중 흡연은 흡연자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 차량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중국발 초미세먼지보다 최대 13배나 진한 초미세먼지를 들이켜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창문을 10cm 내리고 담배를 피우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m³당 1307μg까지 치솟았다. 창문을 완전히 내리고 피워도 농도는 506μg에 달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m³당 100∼150μg 수준이다. 담배 연기가 빠져나가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로 돌아오는 데엔 15분이나 걸렸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운전 중 흡연은 휴대전화 사용이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 못지않게 전방주시를 태만하게 하는 게 분명한 만큼 이를 규제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상주=조동주 djc@donga.com / 권오혁 기자}
운전 중 흡연 규제를 둘러싼 법제화 논란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여러 차례 추진됐으나 반대 여론에 부닥쳐 무산됐다. 2009년 8월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자동차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개정안에 따르면 운전자의 준수사항에 자동차 운전 중 흡연 금지 조항을 신설하고 위반 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때처럼 벌금 20만 원이나 구류에 처하도록 했다. 2005년에도 옛 열린우리당 장경수 의원이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강한 반발에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개인 재산인 자동차 내 흡연을 막는 건 개인의 자유 침해인 데다 음식물 섭취 같은 다른 행위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반대 여론이 특히 거셌다.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이 이용하는 택시와 버스 운전사의 차량 내 흡연은 올해 7월 29일부터 전면 금지됐다. 자가용 차량 이용자는 담배꽁초를 차량 밖에 버릴 때만 범칙금 5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 자체가 순식간에 발생해 사실상 단속이 어렵고 적발 실적도 저조한 편이다. 외국에서는 미성년자가 동승한 때에 한해 차량 내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하는 추세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은 이미 지역에 따라 미성년자가 동승하면 차량 내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남아공 바레인 아랍에미리트도 어린이 동승 시 흡연을 금지했고 영국은 최근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 중 흡연 금지를 권고사항으로 적시했다. 핀란드 네덜란드 대만 등도 현재 법제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3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아래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농성장 맞은편 횡단보도에 ‘세월호 특별법 웬말이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사람 3명이 나타난 것. 세월호 특별법 반대를 주장하던 이들은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애국자가 돼라”며 고성을 질렀고, 사람들이 계속 합류해 50여 명으로 불어났다. 농성장 쪽에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즉각 “×새끼, ××한다” “집 가는데 뒤통수 조심해라”라며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곧이어 ‘세월호 특별법을 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란색 팻말들이 세워졌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세월호 특별법 찬반으로 나뉜 사람들은 2시간가량 구호를 외치며 기 싸움을 벌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째. 소통을 상징하는 공간인 광장은 첨예한 갈등과 분열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7월 14일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 자리를 잡았다. 여야의 두 차례 합의를 거부한 채 농성이 이어지고,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국론 분열 양상까지 나타나면서 광화문광장 주변에선 각자의 주장이 충돌하는 모습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이달 6일 단식을 진행하는 유가족 앞에서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이 음식을 시켜먹으며 단식을 비하하면서 갈등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9일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가 개집과 개밥을 준비해 일베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13일에는 일베 회원을 중심으로 초콜릿바를 광장에 뿌리며 맞불을 놨고, 유가족 농성장 앞에서 햄버거를 먹고 ‘인증샷’을 찍는 행위도 여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갈등이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기 의견은 없고 그저 상대방을 조롱하고 반대만 주장하는 집단의 행위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감정적으로 지친 상태이기 때문에 저들(반대자들)의 공격에 이성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다”며 “국회 등 정치권이 세월호 유가족의 대화 파트너로 다시 돌아와 민주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권오혁 기자}

지난달 가족과 휴가를 떠난 A 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던 1.5t 트럭에 뒷부분을 받혔다. 차량이 뒤집혔지만 운전하던 A 씨와 조수석에 앉았던 부인은 안전벨트를 맨 덕분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차량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뒷좌석의 초등학생 딸에겐 재앙이 닥쳤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탓에 차량 내부에 강하게 부딪치며 목이 골절돼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신이 마비되고 말았다. 안전벨트 착용 여부가 극과 극의 결과를 낳은 순간이었다. ‘안전벨트가 목숨을 살린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듯했지만 뒷자리 안전벨트 착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90%를 넘던 앞좌석 안전벨트 착용률마저 최근에는 80%대로 추락하는 중이다. 올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고속도로 차량 안전벨트 착용률은 운전석과 조수석이 각각 86.9%와 81.9%로 나타났다. 반면 뒷좌석 착용률은 18.8%에 그쳤다.○ 안 매면 사망확률 4.1배 높아 실제 사고에서 안전벨트 착용 여부는 생명과 직결된다. 2일 오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은비 씨 등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5명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있다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에서도 안전벨트를 맨 운전자와 조수석 스타일리스트는 경상을 입었다. 2013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교통사고 치사율이 착용 시보다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안전벨트 착용자 교통사고는 9만5796건이었는데 사망자는 1733명으로 치사율이 1.8%였다. 하지만 안전벨트 미착용자의 교통사고 4383건에서는 323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7.3%로 착용 시보다 크게 높았다.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자동차 충돌 실험 결과도 안전벨트 미착용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차량 앞뒤 좌석에 성인 및 어린이 인체 모형을 태운 뒤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시속 48km로 벽에 정면충돌한 결과 뒷좌석 성인 인체모형은 두개골에 금이 가고 갈비뼈 6개가 부러져 24시간 이상 의식불명에 빠질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 또 관성에 의해 앞좌석을 타고 넘어 운전자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치는 2차 충격도 발생했다. 조수석의 여성 모형은 안전벨트 미착용 시 머리를 전면 유리에 부딪혀 안면이 찢어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충격을 받았다. 뒷좌석에 어린이보호장구 없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3세 어린이 모형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앞좌석 등받이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서든 뒷좌석 안전벨트 매야 2011년 4월 1일부터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모든 승차자의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단속도 제대로 하지 않는 데다 과태료는 고작 3만 원이다. 국토교통부·경찰 등 관계자들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아직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를 시행하기 쉽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도로에서 의무화해야 한다며 더 강경하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재난연구단장은 “교통선진국들은 이미 10∼20년 전부터 뒷좌석도 다 의무화했다”며 “안전선진국이 되려면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1986년) 독일(1984년) 영국(1991년) 등 교통선진국들은 일찌감치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했다. 국제도로교통사고센터(ITRAD)가 발표한 2013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독일(98%) 영국(89%)의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한국(19%)보다 월등히 높았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02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벨트 매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단속을 강화해 착용률을 90%까지 끌어올렸다”며 단속 강화와 국가 차원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량 내에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장치를 강화하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차량에 운전석 안전벨트 미착용 시에만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차량에 뒷좌석 안전벨트 경고 장치를 설치하면 안전도 평가 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자동차 제조사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사고가 나면 자기신체사고 보상금의 20%(뒷좌석은 10%)를 공제하는 기존 약관 내용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교통안전공단은 국토교통부·경찰청과 함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대적인 교통안전 특별캠페인에 나선다.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과 강신명 경찰청장은 추석 연휴 전날인 5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영업소에서 귀성 운전자들에게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중요성이 담긴 교통사고 예방 홍보 안내문, 졸음방지용 껌 및 생수 등을 나눠준다. 교통안전공단은 추석 연휴 안전한 귀성길을 위해 5, 6일 공단 전국 58개 자동차검사소와 천안휴게소(5일만)에서 자동차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시작 전날은 평소보다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공단이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기간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추석 연휴 하루 전날에 평상시보다 약 37% 더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오후 4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됐다. 정 이사장은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바로 안전운전 하는 것”이라며 “운전자는 음주운전, 갓길운전, DMB 시청을 삼가고 동승한 가족은 전 좌석 안전벨트 매기를 꼭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운전자의 안전운전 교육을 위한 교통안전교육센터가 수도권에 들어선다.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정일영)은 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수도권 교통안전교육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23만8700m² 터에 들어서는 새 교육센터는 2016년 5월 완공돼 7월부터 체험교육에 이용될 예정이다. 연간 교육생 2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교육 수요 급증에 따른 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수도권 교육생들이 경북 상주까지 가야 하는 불편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2009년 3월 상주에 교통안전교육센터를 처음 열었다. 운전자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빗길·눈길, 급제동, 추돌사고 등 다양한 위험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안전운전의 중요성과 위기상황 대처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공단 측은 사업용 운전자 교육생 3만2228명을 대상으로 교육효과를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 건수는 59%, 사망자 수는 68%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정일영 이사장은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통해 운전습관을 개선하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운전자의 안전운전 교육을 위한 교통안전교육센터가 수도권에 들어선다.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정일영)은 8월 29일 경기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수도권 교통안전교육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23만8700m² 터에 들어서는 새 교육센터는 2016년 5월 완공돼 7월부터 체험교육에 이용될 예정이다. 연간 교육생 2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교육 수요 급증에 따른 시설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수도권 지역 교육생들이 경북 상주시까지 가야 하는 불편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2009년 3월 상주시에 교통안전교육센터를 처음 열었다. 운전자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빗길·눈길, 급제동, 추돌사고 등 다양한 위험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안전운전의 중요성과 위기상황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공단 측은 사업용 운전자 교육생 3만2228명을 대상으로 교육효과를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 건수는 59%, 사망자 수는 68%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정일영 이사장은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통해 운전습관을 개선하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26일 오후 2시 56분 서울 용산구 강변북로 보광고가 밑을 달리던 24t 트럭에서 연기가 치솟았다. 운전자 A 씨(55) 말고도 연기에 놀란 옆과 뒤 차로 운전자들이 급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접촉사고는 없었지만 여기저기서 울리는 경적과 사고 일보 직전의 아찔한 상황이 계속됐다. A 씨는 오른쪽 앞바퀴에 불이 붙은 걸 알고 가까스로 갓길에 차를 대는 데까지는 성공했고 119에 신고했지만 눈앞에서 자식 같은 트럭이 불길에 휩싸이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갖고 있었다면 금방 불을 꺼주었을 차량 소화기가 그의 트럭에는 없었다. ○ 오늘도 15대 불에 타 멀쩡하게 잘 달리다가 혹은 주차 도중 불에 타는 자동차는 얼마나 될까. 최근 3년간 통계에 따르면 2011년 5595건, 2012년 5510건, 2013년 5250건의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5대가 불에 타는 셈이다. 지난해 화재로 사망 22명, 부상 10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재산피해는 259억8100여만 원에 달했다. ‘자동차 2000만 대 시대’가 안전을 담보하려면 차량화재처럼 ‘별것 아닌 것’ 정도로 취급되는 부분까지 운전자들이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A 씨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운전자가 ‘내 차에 불이 날 것’이라고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고가 그렇듯 차량화재는 이런 빈틈을 노린다. 3년 치 통계를 분석해보니 화재 원인으로는 엔진 과열처럼 기계적 결함에 의한 화재가 33.3%로 가장 많았다. 누전 등 전기장치 이상에 의한 화재가 22.6%로 그 뒤를 이었다. 요즘 자동차는 전기장치가 절반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제어장치가 전기장치에 의해 작동되고 내비게이션과 음향기기, 선루프, 접이식 미러, 통신장치 그리고 블랙박스나 교통요금처리기처럼 외부 장치까지 수많은 전기장치가 달려 있다. 이 장치를 연결하는 수많은 부분 중 어느 한 곳에서 누전이 발생하면 바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소화기 하나면 OK 자동차는 불이 잘 붙는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일단 불이 붙으면 큰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온갖 전기장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최근에는 여름철 고온 현상이 차량 열기를 더 높여 화재 위험도를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위험 속에서도 운전자의 사소한 주의와 준비가 있으면 이런 위험을 해결할 수 있다. 가장 큰 요소는 차량용 소화기다.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57조에 따르면 승합차와 화물차, 위험물 등 운송차나 승차 정원 7인 이상 승용차에 차량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5인승 승용차에는 소화기 비치가 의무 규정이 아니어서 화재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1만∼2만 원대의 소화기를 구비해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소화기 의무 비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새는 ‘한 방울’ 잡아야 가느다란 전선 한 가닥의 누전이 불을 내듯, 기계적으로는 차량 내에서 새는 각종 오일 ‘한 방울’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오일이 새 직접 화재를 일으키거나 전기장치에 떨어져 누전이나 스파크를 일으키기도 한다. 평소 주행 시에는 엔진오일 경고등이 깜박이면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하지만 이외의 새는 오일을 일반 운전자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정기적으로 엔진오일을 교체할 때 새는 오일은 없는지 점검받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뜨거워진 엔진을 식히는 냉각수도 주요 점검 포인트다. 냉각수가 오래되면 온도조절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과부하가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영 교통안전공단 검사기준처 차장은 “엔진을 식혀주는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불순물이 섞여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화재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운전자는 평소 이 냉각수가 적정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시로 확인해야 하며 주기에 맞춰 교체해줘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물만 채우면 얼기 쉬우므로 물과 부동액을 50 대 50의 비율로 유지해야 한다.○ 차량 내 ‘폭발물’을 없애자 정전기는 경우에 따라 화재를 불러오는 ‘폭발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습도가 낮아지면 정전기 발생 가능성은 더 커진다. 특히 셀프 주유소를 이용할 때 정전기 발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전기가 발생하며 생긴 스파크가 주유 시 휘발유 가스와 만나 폭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셀프 주유기에 있는 정전기 방지 패드에 미리 손을 대면 정전기를 제거할 수 있다. 고열에 폭발할 수 있는 라이터나 배터리도 차량 내 ‘폭발물’로 분류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더운 여름철엔 폭염으로 차량 실내 온도가 80도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일반 라이터는 안전인증기준에 따라 65도에서 4시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65도 이상의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면 폭발 위험성이 있다. 휴대전화 배터리도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달리는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로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지거나 당황한 나머지 과도하게 핸들을 조작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차량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차를 갓길이나 안전지대에 세워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차체에 불이 붙었다면 차량 소화기의 핀을 뽑고 작동시켜 초기 진화에 나서야 한다. 신속하게 초기에 대응하면 웬만한 불은 쉽게 진화할 수 있다. 자동차 보닛을 열 때는 장갑을 착용해 화상을 방지해야 한다. 소화기가 없거나 소화기로 처리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신속히 119에 신고한다. 뒤차에 의한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거나 수신호 등으로 다른 차량에 위험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불을 끈 뒤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등을 이용해 정비소로 이동하는 등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차량화재 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해야 한다. 운전자의 치료비 등은 자기신체사고 담보에, 자기차량에 대한 수리비에 대해서는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된 경우에만 보상이 가능하므로 사전에 보험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차량화재 시 동승자 및 타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대인 및 대물 담보로 보상이 가능하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19구조대가 25일 오후 2시 50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북교 인근에서 하천 물이 범람해 급류에 휩쓸린 시내버스를 수색하고 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숨지고 4, 5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창원 270mm, 고성 235mm, 부산 242mm 등 남부지방에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고 창원 1명, 부산 4명 등 5명이 사망했다. 경남신문 제공}

교황 영접한 故남윤철 교사 어머니 “세월호 가족에 평화의 시간 오길”송경옥 씨(61)는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났다. 송 씨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영어교사 남윤철 씨(35)의 어머니다. 가톨릭 신자인 송 씨는 당시 교황이 자신의 손을 잡고 온화한 미소를 짓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시겠다는 말씀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 씨는 청년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교황을 떠올리며 “부모나 사회가 아이들의 어두운 면만 보고 걱정했지만 교황은 이들에게 신뢰와 사랑의 미소를 보여줬다”며 “과연 우리 어른들이 저런 믿음을 보여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을 늘 좋아했던 송 씨는 “세월호 사고로 상처받은 가족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세상과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 “검정 가방서 느낀 소탈함 못잊어”18일 오전 교황과 국내 12대 종단 지도자의 만남이 있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김영주 목사(52)도 참석했다. 그에게도 교황의 겸손하고 소박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교황이 들고 다니는 묵직한 검정 가죽 가방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교황이 약자를 향한 측은지심을 강조하고 나아가 사회구조의 문제점까지 지적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 목사는 “교황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개인적 구원’과 ‘사회적 구원’을 함께 이룬 것에 대한 큰 울림”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더불어 이번 교황의 방한이 모든 종교인에게 자아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올바르게 살지 않는 종교인들이 이를 고치지 않고 변명만 하는 모습은 나 역시 부끄럽다”며 “이번에 교황은 스스로를 낮추며 종교인들에게 몸소 본보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명동미사 참석 치과의사 강대건씨 “나 역시 봉사의 삶 멈추지 않을것”치과의사 강대건 원장(82)은 18일 오전 교황이 집전한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환자들이 기다리는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1979년부터 전국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가 무료로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5000여 명이 혜택을 봤다. 지난해 교황은 강 원장에게 ‘교황과 교회를 위한 성십자가 훈장’을 수여했다. 강 원장은 “사제 시절부터 시작된 교황의 청빈 봉사 희생정신은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현실에서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다”며 “교황을 보면서 나 역시 일(봉사)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남은 삶의 소명은 그리스도의 봉사정신을 후세에 전파하는 것. 강 원장은 “지금껏 언론 인터뷰를 피하지 않고 훈장을 감사히 받은 이유도 바로 봉사의 중요성을 후세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꽃동네서 교황 손등 입맞춘 김일환씨 “장애의 고통 떨치게 해줘 감사”16일 오후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은 교황은 지체장애인 김일환 씨(54)의 손을 꼭 잡았다. 이어 김 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불과 5초 남짓한 시간. 그러나 김 씨에게는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게 한 순간이었다. 그는 1988년 3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고령의 어머니가 더이상 간병하기 어려워지자 2008년 1월 꽃동네로 왔다. 이곳에서도 김 씨는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줄까’라는 괴로움을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교황을 만난 날 이런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추자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며 “마치 따뜻한 사랑이 담긴 ‘복주머니’를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교황의 겸손 온유 따스함을 직접 느끼고 난 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음성=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나이 먹고 철이 들어가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계속 숨어 살고 마음대로 일자리도 찾을 수 없는 환경에서 학교 공부에 집중한다는 것은 사치였습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18세 소녀 사라(가명)는 불법체류자다. 현재 경기 부천시에 살고 있는 사라의 부모와 4남매 모두 6년째 불법체류 상태다. 처음 한국에 온 사람은 사라의 아버지다. 1999년 파키스탄에서 버스 운전을 하던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한국에 온 지 반년 만에 공장에서 고관절을 다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어머니는 2000년 다친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당시 다섯 살, 네 살, 두 살인 세 자녀를 데리고 한국 땅을 밟았다. 둘째인 사라는 당시 네 살이었다. 아버지는 수술비가 없어 2004년이 되어서야 인근 교회 목사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제대로 걷지도, 힘을 쓰지도 못하는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사라는 중학교를 중퇴한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어렵게 여섯 가족의 생계는 이어 갔지만 문제는 비자였다. 2003년 아버지가 합법화된 E-9(비전문취업) 비자를 받고 2006년에 다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로 체류 기간이 2008년 9월까지 연장됐다. 그러나 이후 사라 가족은 더이상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지 못했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데리고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려 수차례 결심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모아놓은 재산이 없을 뿐 아니라 파키스탄에 가도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미래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네 자녀 모두 한국을 고향처럼 여기며 한국어밖에 구사할 줄 몰랐다. 2007년 태어난 막내는 파키스탄 땅을 밟아본 적조차 없다. 집안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라는 묵묵히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막내 여동생의 교육과 집안 대소사를 도맡아 왔다. 간질 환자인 첫째 언니(19)를 돌보는 일도 사라의 몫이다. 한창 미래에 대한 꿈에 부풀 나이였지만 사라에게는 꿈이 없었다. 최근 사라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바로 남동생의 병원 치료비다. 올해 6월 고등학교 1학년인 셋째 남동생이 수업시간 중 축구를 하다 팔이 부러졌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지만 학교 측은 전부 책임지겠다며 조속히 치료를 받게 했다. 하지만 100만 원 넘는 치료비가 청구되자 뒤늦게 치료비의 일부만 줄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절망의 끝에 선 사라는 이달 8일 청와대 자유게시판과 국민신문고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렸다. 바로 4남매에게 유일한 희망인 비자를 허락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법무부에까지 전달됐다. 법무부는 아동의 교육권 보호 차원에서 자녀들이 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동안 강제 출국 조치를 할 가능성은 적지만 불법체류 신분으로 있는 가족에게 비자를 재발급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남매의 사연이 안타깝지만 이런 유사 사례를 전부 다 받아줘 체류 자격을 주기는 정책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사라의 바람은 소박하다. “단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아보고 싶어요. 우리가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이곳 한국에서요.”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연봉을 6000만 원으로 올려주지 않으면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다 뿌려버리겠다.” 올해 1월 7일 의료기기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 A 씨(49)가 대표인 B 씨(50)를 협박하며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사흘 전 사무실 노트북컴퓨터에서 우연히 B 씨가 내연녀와 찍은 성관계 동영상을 발견하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은 것. B 씨는 곧바로 A 씨를 회사에서 내쫓았으나 협박은 계속됐다. A 씨는 “가족은 소중한 법이여. 나 더이상 섭섭하게 하지 마라”며 비밀 유지의 대가로 3억 원을 요구했다. 이어 “형수님, 애들, 회사, 거래처, 출신 학교 순으로 터뜨려 드리지”라는 글과 성관계 동영상 캡처 사진 2장을 e메일로 전송했다. B 씨가 계속 요구에 응하지 않자 A 씨는 협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2월 10일과 19일 연이어 성관계 사진을 회사와 집으로 보냈다. 이어 “대학 동문회 게시판에 올리겠다” “파일공유 사이트에 퍼뜨리겠다”는 등 갖은 방법으로 위협했다. A 씨가 경찰에 붙잡히며 협박 행각은 결국 미수에 그쳤다. 서울동부지법은 성관계 동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뜯어 내려 한 혐의(공갈미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선임병 4명에게 구타를 당해 숨진 윤모 일병(22) 사건 파문이 확산된 뒤 첫 주말(9, 10일)을 맞아 전국 군부대에 면회객들이 몰렸다.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설마 아직도 군에 구타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다가 윤 일병 사건이 언론에 낱낱이 보도되자 일제히 면회에 나서 자식의 안부를 확인했다. 구타 사건이 터진 28사단 소속 병사를 면회 온 한 아버지는 “부대 안에 그런 폭력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이번에야말로 군 폭력을 뿌리부터 근절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이 ‘잘못하면 죽는 것 아니냐’고 말해” 윤 일병이 소속됐던 경기 연천군 28사단 포병대대에는 아침 일찍부터 면회객이 줄을 이었다. 9일 면회를 마친 한 가족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면회 시간 내내 4, 5가족이 들어갈 수 있는 부대 내 면회 장소에 빈자리가 없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포병대대는 전체 200여 명 규모의 소규모 독립 대대로 알려졌다. 면회가 시작된 오전 9시부터 부대 앞에 가족들이 속속 도착했다. 위병소에 아들의 이름을 밝히고 영내 입장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역력했다. 부대에 들어간 부모들은 위병소 바로 뒤에 마련된 면회소에서 아들을 만나자마자 ‘사지(死地)’에서 돌아온 사람을 만난 듯 힘껏 껴안았다. 윤 일병 사건 소식을 듣고 불안감을 느껴 부대를 찾은 면회객 중에는 계급이 낮은 이등병과 일병 부모가 대부분이었다. 이등병 아들을 둔 한 부모는 “대대장이 직접 면회소로 와 부모들을 안심시키려 애썼다”며 “구타 같은 건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일병 아들을 둔 한 어머니도 “우리 아이 부대에서 사건이 났다고 해서 깜짝 놀라 이번 주에 면회를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본보 취재진이 면회 직후 만난 가족과 병사들은 취재에 응했다가 혹시 부대에서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지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이 면회객 취재에 나서자 해당 부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날 부대를 찾은 한 병사 아버지는 “아들이 사고 소식을 처음 접한 이후 몹시 겁내면서 ‘여기서 잘못하면 죽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매주 부대를 찾았다는 그는 “(사고 보도가 대대적으로 난) 지난주부터 갑자기 면회객에 대한 감독이 심해졌다”며 “면회실도 지저분했는데 말끔하게 치워놨다”고 말했다. 기자가 위병소 앞에서 세어 보니 일반인 차량 15대가 면회 시간 동안 면회소를 찾았다.○ ‘총기 난사’ 22사단도 면회 줄 이어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에도 가족 면회가 이어졌다. 22사단은 6월 임모 병장(22)의 총기 난사로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 3월에는 암기 강요와 욕설에 시달리던 한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부대다. 윤모 씨(47·여·서울)는 9일 면회를 통해 22사단에서 복무 중인 아들을 5월 신병교육대 수료식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났다. 최근 윤 일병 사건으로 부대 내에 가혹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 뒤 ‘혹시 내 아들도…’ 하는 걱정에 서둘러 면회를 왔다. 윤 씨는 아들과의 통화에서 “아무 걱정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아 아침 일찍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동해안 최북단까지 찾아왔다. 외박 허락을 받고 나온 아들과 시간을 보낸 윤 씨는 아들의 건강한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걱정을 내려놓았다. 윤 씨 아들도 “그런 가혹행위는 우리 부대에 없다”며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윤 씨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 심정이 다 같지 않겠느냐. 다시는 군대에서 그런 비극적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씨는 고기가 먹고 싶다는 아들에게 고성군 간성읍의 한 음식점에서 숯불갈비를 실컷 먹였다. 22사단에 복무 중인 아들을 면회하기 위해 온 가족이 왔다는 권모 씨(50·대전)는 “이번 사건이 군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아픔이지만 이 기회에 근본적인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며 “겉으로 외상만 치료하려고 했다가는 속이 곪고 썩어 결국 잘라내야 할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천=권오혁 hyuk@donga.com·조동주·고성=이인모 기자 }

‘샤워할 때라도 살펴봐야겠어. 어디 상처는 없는지….’ 이병해 씨(46·여)는 곧 휴가를 나올 스무 살 군인 아들을 기다리며 이렇게 다짐했다. 이 씨 아들은 4월 말 육군에 입대해 이번 주말에 첫 휴가를 나온다. 선임들에게 두들겨 맞아 숨진 윤 일병, 전역 당일 목숨을 끊은 이 상병 등 군대에서 벌어진 끔찍한 가혹행위로 사망하는 ‘대한민국 아들’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에게 윤 일병과 이 상병 사건이 남 얘기일 수 없다. 수십 만 장병의 엄마 모두에게 물어봐도 “군인 모두가 내 아들”이라 말할 것이다. 그게 모정(母情)이다.○ 들었다 내려놓는 전화 동아일보 취재팀은 7일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 15명에게 심경을 물었다. 엄마들은 하나같이 생때같은 아들을 ‘사지(死地)’에 보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며 야만적인 병영문화를 성토했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떨리는 마음으로 “몸은 괜찮아? 다친 덴 없어?” “선임들이 안 괴롭히니?”라고 물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혹여나 아들에게 불이익이 갈까 두려워 취재팀에 아들의 이름이나 부대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다. 스무 살 아들을 강원도 전방부대에 보낸 엄마 이모 씨(55)는 최근 군대 가혹행위 뉴스를 보고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있다. 아들 소속 부대 중대장에게 전화해 그 부대에는 가혹행위가 없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그랬다가 혹시나 아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운 탓이다. 아들이 얼마 전 전화를 걸어와 “우리 부대는 그런 것 없으니 걱정 마”라며 안심시켰지만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윤 일병이나 이 상병도 혹독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아들의 몸이 괜찮은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면회를 가려는 엄마들도 늘고 있다. 두 달 전 아들을 육군에 입대시킨 엄마 최모 씨(54)는 조만간 면회를 가 아들의 군복을 들춰 볼 생각이다. 지난달 면회 갔을 때는 주변 선임들 시선이 신경 쓰여 차마 아들 몸을 확인해볼 엄두를 못 내고 말로만 “정말 괜찮은 거냐”고 물어본 게 후회스럽다. 최 씨는 요즘 아들과 통화를 하면 “선임 눈 밖에 나면 안 된다. 인사 잘하고 깍듯이 보필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여자라서 군대 생활을 직접 해보지 않아 이런 말밖에 해줄 수 없는 게 한스럽다고 했다. 엄마의 절망은 분노로 이어졌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엄마들 사이에선 “차라리 군대 안 보내고 교도소 보내는 게 낫겠다. 군대 가면 저토록 허망하게 죽는데 교도소는 그래도 살아서는 나오지 않나”라는 극단적인 얘기까지 돌고 있다. ‘군대 내 부당한 가혹행위로 아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이 불러온 참담한 발상이지만 그만큼 군인 아들을 둔 엄마들이 불안해 한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 친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연하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이모 씨(24)는 최근 남자 친구가 “소속 부대를 옮긴 이후 소외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생활관 병사들이 빨래를 모아 한꺼번에 같이 하는데 빨래 순번에 남자 친구만 끼워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씨는 “남자 친구가 ‘은따’(은근히 따돌린다는 뜻의 속어)를 당하는 것 같다”며 “무슨 일 있으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얘기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더 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고 털어놨다.○ “생활관에 CCTV 설치해 달라” 엄마들은 아들이 대한민국 남아로서 반드시 군복무를 해야 한다면 가혹행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김모 씨(46)는 “지인의 자제가 군대에서 당한 피해를 청와대 신문고에 올렸는데 부대에서 어떻게 알고 ‘요구를 다 들어줄 테니 글을 당장 지우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내부 부조리에 대해 고소, 고발해도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조모 씨(50)는 “인권침해 논란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우리 아들들의 목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가혹행위가 벌어지는 생활관에 폐쇄회로(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모든 장면을 녹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엄마들은 △엄마들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감시단을 만들어 불시에 부대를 방문하게 하자 △소원수리를 해도 필적 조회로 걸린다니 컴퓨터로 쓰게 하자 △화상통화를 의무화하자는 등 모정 어린 아이디어도 쏟아냈다.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엄마 15명 중 13명은 ‘군인에게 스마트폰을 쓰게 허락해 가혹행위를 알릴 수 있게 하자’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은 반대했다. 군대 내에서 벌어진 가혹행위가 부모에게 알릴 수 있는 통신수단이 없어서 숨겨져 온 게 아니라 비합리적인 병영문화로 인한 것이라 근시안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이었다. 일부 젊은 세대가 무참한 가혹행위를 자행하는 건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유대관계에 서툴거나 인간미가 결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초중고교처럼 업무시간 외의 자유시간에만 제한적으로 허락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전현우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19禁' 뮤직비디오 유출을 통한 일부 연예기획사의 '편법 마케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일 신인 여성 4인조 그룹 포엘(4L)의 데뷔곡 '무브(Move)'의 뮤직비디오 전체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유출됐다. 유출 직후 온라인에는 "'역대급 수위' 19禁' 뮤직비디오 유출에 소속사 난감"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연이어 올라왔다. 주요 포탈사이트 상위 검색어에는 포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포엘의 소속사인 제이드컨텐츠미디어 측은 "4일 음원과 함께 뮤직비디오 전체영상을 공개하려 했는데 갑자기 유출돼 허탈한 심경"이라며 "뮤직비디오 유출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1일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소속사가 신고를 했다는 강남경찰서에는 정식 수사 의뢰가 접수돼 있지 않았다. 강남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소속사 관계자가 증거자료 제시 없이 상담만 하고 가서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해외사이트를 통해 유포돼 유포자 확인이 쉽지 않아 정식 수사를 의뢰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소속사 측은 뮤직비디오 유출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달 31일에도 랩퍼 산이의 신곡 '바디랭귀지'의 뮤직비디오가 '의도치 않게' 공개됐다. 소속사 직원의 '실수'로 티저 영상이 아닌 뮤직비디오 전체 영상이 올려진 것이다. 이에 산이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몰라 나도 그냥 맘대로 올릴꺼야"라며 19금 뮤직비디오의 링크를 직접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뮤직비디오나 음원 유출을 통한 홍보가 중소형 기획사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연예기획사들은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온 지 오래다. 특히 신인급 가수를 데뷔시키는 중소형 기획사의 경우 외부 노출빈도를 높이기 위해 이런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예전부터 반복된 노출이나 유출만으로 안 되니까 그걸 합쳐 '19금 뮤비 유출'과 같은 선정적인 것을 찾게 되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이런 마케팅이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작은 기획사들에게는 큰 유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19금' 뮤직비디오 유출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포엘의 뮤직비디오 유출에 대해서 누리꾼들은 "노이즈마케팅하려고 자작한 듯" "한 편의 야동을 본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과도한 노출과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았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지난 달 30일 오전 3시 30분경 서울 광진구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1번 출구 앞. 친목 모임 후 밤늦게 귀가하던 주부 정모 씨(56·여)와 강모 씨(50·여)는 만취해 바닥에 누워있는 취객 주변을 서성이는 김모 씨(43·여)를 발견했다. 곁을 지나가던 정 씨와 강 씨는 김 씨가 취객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모습을 목격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김 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이들은 "돈이 얼마나 들었어요?"라고 슬며시 물었다. 이에 당황한 김 씨는 "아는 사람"이라며 둘러댔지만 두 주부의 끈질긴 추궁에 돌연 지갑을 던지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 씨는 20여 m 쫓아가 끝내 김 씨를 붙잡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만취한 취객을 상대로 지갑을 훔친 혐의(절도)로 절도전과 2범인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으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범인을 잡은 주부들의 용기 덕분에 사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범 검거에 도움을 준 주부들에게 감사장 및 포상금 수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