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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정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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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4~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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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아슬아슬한 줄타기

    백 ○를 그냥 잡으면 역전할 수 있다. 그러나 백 ○는 가볍다. 쉽게 잡힐 돌이 아니다. 흑 33이 고심의 산물. 그냥 포위망을 쳐서는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몸싸움이라도 벌이자는 것이다. 원성진 9단은 흑의 주문을 거부한다. 굳이 몸싸움을 벌일 필요는 없고 그냥 백 ○만 살리자며 백 34를 둔다. 백 38까지 무난히 궁도를 확보하고 있다. 흑 39는 엉뚱한 응수타진 같다. 하변에서 불이 붙었는데 중앙에서 여유 있게 산책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유가 없지는 않다. 흑 39에 받아주면 약간이나마 이득이고 실전처럼 백이 손을 빼도 흑 41로 끊어 중앙 백을 몰아가면서 모양을 정비할 수 있다. 백 50이 끈끈한 수여서 백이 그냥 죽지는 않는 모양이 됐다. 흑 53으로 참고 1도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잡으러 가도 백 4로 끊어 흑이 수부족이다. 백도 그냥 살려고 하면 안 된다. 즉, 백 54 대신 백 1로 이으면 얼핏 백의 수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흑 2가 멋진 수. 백이 끝까지 버티면 흑이 수상전에서 이긴다. 달리 두면 백이 패를 낼 순 있지만 실전보다 백에게 불리한 패다. 백 54, 56으로 패를 내는 것이 정수. 형세는 백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현 국면은 흑백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어 반상의 흥분이 아직 식지 않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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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백의 역공

    우상 백 대마가 살자 바둑이 싱거워졌다. 흑은 유일한 희망을 놓쳤고 앞으론 부담을 져야 할 일만 남았다. 흑이 여기서 돌을 던져도 이상하진 않지만 아직 아쉽다. 본선 첫판이기도 하고 반상에 빈 곳도 제법 있으니까…. 흑은 좌변을 살려야 한다. 어떻게든 계속 둘 이유를 대기 위해서다. 백 진에 갇혀 한발 내딛기도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좌변 흑 대마는 보기보단 제법 안형이 풍부하다. 흑 19, 21을 두자 두 집을 낼 공간이 어슴푸레 눈에 들어온다. 흑 23이 선수여서 이젠 확실히 두 집이 났다. 원성진 9단은 진즉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그는 백 28, 30으로 기분 좋은 선수를 행사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분명 백이 유리한데 무난하게 마무리할까. 원 9단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젓는다. 오래 끄는 건 서로 피곤하다. 여기서 확실히 끝내겠다고 마음먹는다. 백 32로 하변 흑 진에 뛰어들어 승부를 보자 한다. 슬슬 위에서 삭감하는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원 9단의 마음은 이미 ‘불계’로 기울어 있다. 잠깐만, 그런데 참고도 흑 1이면 백이 위험하지 않나? 아니다. 백 14로 끊는 수가 있어 백은 안전하다. 백 24까지면 좌하 흑이 백의 수중에 들어간다. 백 32 한 점을 잡아야만 승부가 되는데 그 방법은 없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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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건곤일척의 승부

    현재 흑은 백의 포위망에 갇힌 좌변 흑을 돌봐야 한다. 하지만 한시가 급한 때라 좌변에 손을 돌릴 여유가 없다. 주형욱 5단은 건곤일척의 승부를 구상한다. 우상에서 길게 뻗어 나온 백 대마를 잡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선 좌변 흑도 과감하게 미끼로 던질 생각이다. 흑 89나 97, 99는 모두 좌변 흑 대마의 생사에 악영향을 끼치는 수. 흑은 이처럼 좌변이 빈사 상태에 빠지는 아픔을 감수하고 중앙에 벽을 쌓고 있다. 모두 우상 백 대마를 한 방에 날리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흑 93으로 끊은 것이 그 첫걸음. 이로써 외부와의 연결은 차단했다. 우상 백은 안에서 살아야 한다. 우상 백 대마는 후수 한 집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앙에서 선수 한 집만 내면 살 수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어떤 복병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면 흑 101의 급소 찌르기와 같은 수가 있다. 그러나 원성진 9단은 이미 대비책을 마련해뒀다. 백 102가 백을 살리는 행마. 이 수로 백 110까지 중앙에서 여유 있게 한 집을 만들었다. 수순 중 흑 105로 참고도 흑 1에 둬 파호하면 어떻게 될까. 이러면 백 대마가 두 집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백은 4, 6으로 뚫고 내려간 뒤 백 8로 붙이는 맥점을 갖고 있다. 백 20까진 오히려 흑이 잡힌다. 흑의 건곤일척의 승부가 무위로 돌아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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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무식한 수법이지만 최선

    원성진 9단은 백 66으로 가르고 나온다. 흑 ○를 겨냥하고 있다. 이렇게 약한 상대의 돌을 무난히 연결시켜 주는 것은 원 9단의 머릿속엔 없다. 백 66은 원 9단의 ‘포스’를 느낄 수 있는 수. 하변으로의 루트가 막힌 흑은 상변으로 향한다. 흑 71로 씌워 백 한 점을 압박하면서 연결을 도모한다. 백 76이 바둑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마의 묘. 흑이 84의 자리에 두는 건 백이 77의 곳으로 쌍립으로 둬 흑이 부담스럽다. 흑 77로 물러선 것은 지나친 후퇴였다. 아마추어 감각처럼 참고도 흑 1, 3으로 백 한 점을 끊어 잡는 것이 속편했다. 참고도는 프로의 감각으론 무식해 보이는 진행. 아예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이것이 고수에겐 함정이다. 참고도처럼 무식한 수법이지만 최선인 경우가 가끔 등장하기 때문이다. 흑 1, 3이었으면 백 18까지 외길에 가깝다. 우선 흑은 실리로 잔뜩 이득을 본 점이 기분 좋다. 대신 좌변 흑을 타개해야 하는데 위험하긴 해도 쉽게 죽지는 않을 것 같다. 이게 흑이 처음부터 추구해온 실리 작전의 본령 아닌가. 주형욱 5단이 흑 77로 물러나는 바람에 백이 아주 편해졌다. 백 88까지 흑의 좌상귀도 일부 깨고 우변 흑 돌도 그물에 가둔 형상이다. 흑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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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흑이 공배를 둔 이유

    흑 45는 정수. 이렇게 틀을 잡아야 쓸데없는 가일수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백 48이 기분 좋다. 중앙에 집 모양을 만들면서 상변 흑세를 견제한다. 백 50으로 중앙에 제법 알토란 같은 집이 생겼다. 백의 의도와 상관없이 흑은 여전히 실리 작전을 고수한다. 흑 51 이하는 실리를 차지하는 전형적 수법. 대신 백 58로 부풀어나는 좌변 백세는 흑 59, 61로 가볍게 삭감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아직 반상이 어수선하다. 정리되지 않은 곳이 많고 돌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어 앞으로 변수가 많다. 물론 백의 두터움이 흑의 실리를 앞서고 있어 흑의 적극적 반면 운영이 필요하다. 백 62 때 흑 63으로 공배를 둔다. 공배는 비능률 혹은 헛수와 동의어인데…. 일본에서 유명한 ‘공배의 묘수’처럼 흑 63에도 어떤 깊은 뜻이 숨어있는 걸까. 흑 63을 게을리하면 참고도 백 2로 젖히고 백 4, 6으로 흑의 눈 모양을 완전히 빼앗는 수가 있다. 흑은 후수로 연결해가야 하는 점이 기분 나쁘다. 손 빼자니 께름칙하고, ‘가’로 받아주자니 왠지 밀리는 듯하고…. 이런 심정에서 태어난 것이 흑 63이다. 추후 ‘나’의 약점도 노리고 있다. 흑의 심사는 복잡했지만 백으로선 64로 뻗는 자세가 힘차다. 여전히 백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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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모 아니면 도

    먼저 실리를 취하고 타개에 승부를 거는 작전은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효과적이다. 약한 말이 생기는 걸 감수해야 하지만 그 말만 잘 수습하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 실리 작전은 승부의 유불리를 결정짓는 요소가 단순하기 때문에 ‘모 아니면 도’의 작전이라 할 수 있다. 객관적 전력상 원성진 9단에게 밀리는 주형욱 5단도 미리 이 같은 실리작전을 구상했다. 주 5단은 흑을 잡자 바로 실리 포진을 폈다. 주 5단은 실리를 얻은 대가로 우변 흑 말을 수습해야 한다. 이 돌이 당장 위험한 건 아니지만 얼마나 피해를 보지 않고 빠져나가느냐가 관심거리. 주 5단은 흑 27로 탈출하는 자세를 취하다 금세 흑 29로 백의 약점을 찌르고 나선다. 백은 약점은 아랑곳하지 않고 백 30으로 막는다. 만약 참고도 흑 1, 3으로 끊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흑 5가 선수여서 뭔가 될 듯하지만 백 10으로 끊기면 흑이 곤란하다. 흑이 31, 33으로 물러선 틈을 타 백 34로 보강해선 백도 앞으로 공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흑 35는 꼭 두고 싶은 수. 백이 이곳을 먼저 젖혀 이으면 흑이 후수가 돼 기분 나쁘다. 흑 41 때 백 42로 강력하게 차단하고 나선다. 이 흑을 더욱 괴롭혀야 우변 백 진이 깨진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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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제54회 국수전…짠물 작전

    주형욱 5단은 지난 기에서 4강에 진출하며 깜짝 놀랄 성적을 냈다. 이창호 9단과의 4강 대국을 앞두고 “일생일대의 승부”라며 온 힘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반까지 앞선 적도 있었으나 끝내 이 9단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번 기에는 본선 시드를 받아 진출했다. 첫판부터 강적을 만났다. 원성진 9단은 ‘원펀치’라는 별명답게 강완의 소유자. 주 5단은 이런 원 9단을 상대로 미리 구상해온 바가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흑을 잡아 그 구상을 실행하기가 조금 편하다. 그 구상은 처음부터 금방 모습을 드러낸다. 흑 1∼5로 ‘짜게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흑 7도 같은 맥락. 원 9단도 상대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렸지만 자기 페이스를 바꿀 생각은 없다. 백 12를 선수하고 백 14로 넓게 자리 잡는 수는 원 9단이 즐겨 쓰는 포진. 주 5단은 짜게 둔다는 작전대로 흑 19로 뛰어들었다. 상대의 모양이 커지는 걸 방해하자는 것. 그러나 참고 1도처럼 두는 것도 유연했다. 상변 흑 세가 제법 괜찮다. 원 9단도 백 22의 호처를 두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공격할 돌이 생길 때 더 즐겁다. 흑 25로는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하고 싶지만 백 2로 약점을 방비한 뒤 4, 6을 두면 백의 모양이 더 활발하다. 일단 백 26으로 공격을 시작해 주도권은 백이 잡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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