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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문한 일본 이바라키 공항은 지방의 작은 공항답게 조용하고 아담했다. 착륙하는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자마자 초시계를 눌렀다. 비행기가 공항 입국장 쪽으로 틀어 멈춰 서고 승객이 내릴 때까지 걸린 시간은 2분여 남짓. 비행기에서 내리자 탑승교(간이 이동통로)가 아닌 공항 활주로가 나왔다. 승객들이 직접 내려 입국장까지 걷는다. 50여 걸음을 걷자 공항 입국장이 나왔다. 여행객의 동선을 최대한 줄여 조금이라도 빠르게 관광지로 이동하게 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방식이다. 일본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이 공항은 중소형기 전용 공항이면서 일본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을 대표하는 지방 공항으로 손꼽힌다. 버스 터미널처럼 승객들이 대합실과 비행기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항공사들로서는 탑승교나 견인차를 사용하지 않아 착륙 후부터는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공항이 작다 보니 착륙료도 다른 공항에 비해 100만 원 정도 저렴하고 협약에 따라서는 일정 기간 착륙료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노선 취항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바라키 공항이 일부 해주는 셈이다. 2010년 3월 11일 개항한 이바라키 공항은 도쿄 하네다 공항과 나리타 공항으로 몰리는 항공기와 여행객 수요를 분산할 목적으로 약 280억 원을 들여 지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개항 초기 성적표는 참담했다. 연간 이용객을 80만 명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4분의 1 수준인 20만 명도 채 안 됐다. 일본 언론은 공공 예산의 전형적인 낭비 사례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이바라키 공항을 끝으로 “더 이상 일본에 공항은 없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바라키 공항은 일본의 98번째 공항으로 마지막 공항이 됐다. 이바라키 공항은 군공항을 겸하고 있어 민영화도 불가능했다. 이라바키현은 ‘일단 여행객들을 이바라키에 오게 하자’는 목표 아래 공항 살리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먼저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바라키 공항에 있는 3500석 규모의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공항에 무료로 주차를 하고 인근 지역 여행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이날 찾은 공항 주차장은 80%가 차 있었다. 이바라키 공항은 연내 주차장 규모를 1000석 가까이 늘릴 예정이다. 이바라키 공항은 교통편 확충에도 집중했다. 공항 이용객들에게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단돈 500엔(약 5000원)에 이용 가능한 셔틀버스를 제공한 것이다. 지난해부턴 ‘1000엔 렌터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24시간(2인 기준) 동안 하루에 최소 1000엔(1만 원)으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단, 이바라키현에서 1박을 했다는 숙소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 모리즈미 나오키 이바라키 공항 교통국장은 “이바라키에 어떻게든 관광객들이 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오면 커피라도 한 잔 마시지 않겠는가. 일단 오게 한 뒤 여행 콘텐츠로 감동을 주겠다는 게 이바라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 20만 명에 불과하던 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약 76만 명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이용객도 2011년 3만3000명에서 지난해 13만 명으로 급증했다. 공항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도 거의 찼고, 중국 춘추항공과 대만 타이거에어, 한국 이스타항공이 정기편을 운항하고 있다. 개항 이후 총 243편의 전세편이 취항했고 2014년 회계연도부터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오이가와 가즈히코 이바라키 현지사는 “공항을 살리려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현 직원과 전문가 80여 명으로 구성된 전략부서를 만들어 공항과 여행콘텐츠를 연계한 관광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었다. 직원들이 몇 번이고 직접 외국 항공사에 찾아가 취항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바라키현 인근에는 도치기현, 군마현이 있는데, 이들 현과 함께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공항을 지을 필요가 없이 하나의 공항을 서로 잘 이용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5년 전보다 190% 정도 숙박 이용객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바라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진그룹이 부동산 매각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2023년까지 연매출 2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최근 사모펀드(PEF)인 KCGI와 국민연금으로부터 경영권 압박을 받는 가운데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13일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공시를 통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땅(3만6642m²)을 연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KCGI가 송현동 부지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하자 이 중 일부를 수용한 것이다. 한진칼은 아울러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현재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한진칼과 ㈜한진에 각각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KCGI가 요구한 감사 선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감사를 선임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해 3%로 묶이지만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때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서는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진그룹은 2018년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한진이 선제적으로 주주들에게 당근을 제시해 KCGI의 공격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 관계자는 3월 한진칼의 사내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변종국 bjk@donga.com·이건혁 기자}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지 1년. 군산산업단지에는 불안과 무기력함이 어둠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문을 닫고 떠난 업체들로부터 1년 동안 받지 못한 외상 식비가 3000만 원에 이른다고 했다. 매일 아침 인건비와 식자재비 걱정에 시달리는 주인은 “차라리 암에 걸려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했다. 한국GM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던 직원은 “재취업 교육도 단순한 자격증 따기에 불과해 취업으로 연결이 되겠느냐”며 허탈해했다. 지역 주민들에게서는 “수백억 원 지원을 했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왜 1원 한 푼도 안 오냐”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군산 주민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가 아니라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는 말이 어울렸다. 군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미국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제인즈빌’이라는 도시가 떠올랐다. GM은 1923년 2월 14일 제인즈빌에 공장을 세우고 쉐보레 브랜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제인즈빌은 유명 볼펜인 ‘파커펜’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여기에 GM까지 들어오자 인구 6만4000명의 작은 도시 제인즈빌은 부유한 도시로 성장했다. 2008년 성탄절을 이틀 앞둔 날, GM이 제인즈빌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하기 전까진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에이미 골드스타인은 제인즈빌의 GM공장 폐쇄 결정 이후 5년 동안 벌어진 이곳의 삶을 추적해 ‘제인즈빌’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직장을 잃은 GM 근로자와 납품업체 직원, 상점 및 물류업에 종사하던 사람 등 GM과 얽힌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았다. 이 책은 정부가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돕고자 수백억 원을 쏟아부으면서 ‘블랙호크기술대’로 보낸 정책도 분석했다. ‘제인즈빌’의 마지막 장엔 재취업 교육의 성과를 분석한 자료가 있다. 주 정부 통계와 보험료 등 꽤 신빙성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재취업 교육의 취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2011년을 기준으로 재취업 교육을 받은 실직자의 61.7%가 직업을 구한 반면 교육을 받지 않은 실직자들은 오히려 72%가 직업을 구했다. 심지어 교육을 받지 않은 실직자들의 분기별 평균 임금은 6210달러(약 690만 원)로 재취업 교육을 받은 실직자(3348달러)보다 많았다. 각종 정부 지원이 왜 원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는지 저자는 명확히 설명하진 않는다. 다만 제인즈빌에는 GM만큼 돈을 주는 일자리도, 재취업 교육을 이수한 실직자들을 모두 받아줄 일자리도 없었다고 한다. 한국 정부도 군산에 생활자금은 물론이고 각종 재취업 프로그램에 수백억 원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재취업 교육을 받은 군산 주민들도 막상 군산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요원하다. 정부가 계획하는 ‘군산형 일자리’가 과연 군산공장 폐쇄로 사라진 직간접 일자리 1만 개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역에서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군산 주민들의 삶을 제자리로 돌릴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1, 2년 단위의 고용률이나 재취업률을 올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결코 답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지난해 2월 13일 한국GM은 전북 군산시 군산공장을 가동률이 20%대에 불과하다며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1년 만인 12일 찾은 공장 앞은 너무 한산했다. 이곳으로 태워다 준 택시 운전사는 “이 근처는 운전 연습하는 초보 운전자들이 찾지 않으면 텅 빈다”고 말했다. 한때 준중형 승용차 크루즈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란도와 같은 신차로 가득했던 차량 출고장은 잡초들로 무성했다. 출입문은 굳게 잠긴 채 ‘어서 오십시오’라는 팻말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전라북도와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등에 따르면 한국GM 군산공장의 협력사 약 160개 중 20여 곳은 이미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 지역이 지난해 4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지역 업체들에 자금 지원이 시작된 게 10월경이라 그 사이의 공백을 견디지 못한 한계 업체들이 문을 닫은 것이다. 그나마 살아남은 업체들도 정부 지원금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다. 경영안정자금으로 대출 이자를 갚고 겨우 인건비를 대고 나면 다시 빚을 내야 한다. 다른 완성차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전적으로 군산공장에만 의존하던 2, 3차 협력업체들은 비명을 지를 여력도 없어 보였다. 한때 200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던 A기업은 1년 사이 매출이 30억 원대로 줄면서 요즘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으로 3억 원가량을 지원받았지만 은행 빚을 갚느라 경쟁력 있는 부품을 개발해 새 공급처를 확보하는 일은 엄두도 못 낸다. 이 회사 대표는 “GM 협력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은행이 추가 대출을 해주려 하지 않아 연구개발(R&D)과 신규 투자를 못 하고 있다”며 “정부 자금으로 산소호흡기만 끼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정부는 최근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형태로 군산에서도 새로운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군산 경제도 살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현태 군산자동차부품협의회 대표는 “군산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형 자동차 공장을 유치해 상생형 일자리를 만들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진전이 없어 아쉽다”며 “탁상공론이 아닌 군산지역 기업들에게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취업 교육 받아도 일자리 없어…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 지난해 4월 정부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다. 2017년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에 이어 지난해 한국GM의 군산공장마저 폐쇄된 데 따른 조치였다. 중앙정부와 전북도는 현재 지역 주민들에겐 생활안정자금과 재취업 교육을 지원하고 사업주들에겐 고용 유지를 위한 각종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지역경제에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론 오래 버티기 힘들다. 군산공장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A 씨는 “재취업 교육을 아무리 받아도 일자리 자체가 없으니 결국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정부지원책 효과 반신반의 통계청과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시의 실업률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6%포인트 늘어난 4.1%다. 인구도 1년 사이에 2000명 이상이 줄어 현재 27만여 명 수준이다. 지역 상권도 당연히 추락하고 있다. 군산 시내에 있는 원룸은 한때 보증금 100만 원에 월 35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보증금 없이 15만 원에 내놔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산공장 인근의 베니키아호텔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실내 낚시터 같은 가게를 열고 있지만 15일 버티면 잘 버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이 악용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 부품업체인 B사의 대표는 “회사 명의를 바꿔 가며 지원금을 따내거나 대표 명의를 아내 이름으로 바꿔 다시 지원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 자동차 판매 급감에 있는 돈도 못 쓰는 한국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와 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한국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골자로 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에 따라 GM은 총 64억 달러(약 7조 원)를, 산업은행은 7억5000만 달러를 한국GM에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GM이 맡은 64억 달러 중 28억 달러는 한국GM에 대출한 차입금으로 지난해 6월 모두 출자 전환됐다. 8억 달러는 한국GM에 투입하는 신규 출자금으로 지난해 6월에 역시 이행 완료됐다. 나머지 28억 달러는 한도성 대출 자금으로 한국GM이 시설투자를 할 때만 대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GM의 판매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다 보니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집행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던 쉐보레 이쿼녹스가 지난해 6월 판매를 시작했지만 여태 1718대만 팔릴 정도로 부진하다 보니 신규 투자가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GM은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서 7곳의 공장 문을 닫고 직원 1만4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GM이 여기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설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GM이 연구개발(R&D) 부문을 떼어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지역 부품업계에선 GM이 경기 부평시, 경남 창원시에 있는 공장 문도 닫아 그나마 남아 있던 공급 물량이 완전히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솔솔 나오고 있다.○ ‘군산형 일자리’에 거는 실낱같은 기대 군산 지역 협력업체들은 지역 상생형 일자리인 이른바 ‘군산형 일자리’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전북도와 한국GM은 군산공장을 놓고 최근까지 3개의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계 및 자산 설비를 재활용하겠다는 외국계 업체와 주거 및 상업용 강철 모듈 건축을 개발하는 외국계 업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컨소시엄 업체 등이 협상 대상이다. 문승 한국지엠협력사모임 대표는 “자동차 관련 일자리 모델이 빨리 결정돼야 기업들도 버틸 힘이 생기고, 자금 확보도 수월해지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군산공장 폐쇄로 직간접 일자리 1만 개가 사라졌는데 소규모 업체를 유치해 봐야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 신현태 군산자동차부품협의회 대표는 “전기차라고 해봐야 1만~2만 대 수준일텐데 이걸로 기존 부품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군산을 전기차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으로 군산형일자리가 진행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부품업체 J사 관계자는 “새 사업자가 자율차든 전기차든 사업을 시작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거다. 한계 부품기업들이 살아나려면 당장 먹고살 수 있도록 정부가 이자 납부 유예 같은 정책을 더 내놔야 한다”고 호소했다. 군산=변종국 bjk@donga.com / 김형민 기자}

“초등학생들한테 대학생 책 주고 공부해 보라는 느낌이네요. 4차 산업혁명, 고도화 뭐 다 와닿지 않고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려요.” 지난달 말 부산에서 열린 정부의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 지역 순회 설명회를 나오며 한 중소기업 임원이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제조업 지원금을 확대한다고 해서 설명회에 와봤지만 들은 이야기 중 당장 도움이 될 말은 없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내놓고 올 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 기업인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 충남 서산시 등 7개 지역을 돌며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 고도화, 규제 혁신, 상생형 일자리를 포함한 지역 발전, 수소경제 등이 포함된 정부의 혁신안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현장과 겉돈다”란 반응이 나온다. 정부가 돈을 푸는 것도, 중장기 산업 전략을 짜는 것도 좋지만 당장의 현안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이다. 특히 노사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정부가 노동계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한 재계 관계자는 “선진국에 다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도 이렇게 어려운데 수소경제나 상생형 일자리가 귀에 들어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현재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소 6개월로 늘리고, 대체근로를 허용하자는 안은 선진국들이 거의 채택하고 있는데 한국만 안 되고 있다. 이런 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기업들이 두고두고 투자를 꺼릴 것”이라고 했다. 정부 전략엔 미래만 있고 ‘현재’가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제조기업이 가장 원하는 게 균형 잡힌 노동 정책이지만 눈 씻고 찾아봐도 이 분야에 대한 비전은 없다”며 “산업 고도화 등 먼 미래 이야기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지원책을 내놓고 로드맵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전략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독일이 ‘독일 산업 전략 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이 제조업 혁신 전략을 내놓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들은 규제혁신은 말로만 진행될 뿐이고, 다른 정책들도 당장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업인도 적지 않다. 역대 정부가 내놨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10대 분야 육성책’(노무현 정부) ‘녹색 경제’(이명박 정부) ‘창조 경제’(박근혜 정부) 등은 당시에는 장밋빛 전망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유명무실해졌다.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책에 맞춰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다음 정권까지 이어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되는데,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도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필요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지역별로 필요한 산업을 정해두고 맞는 기업을 찾고 있다. 5년 뒤, 10년 뒤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 / 부산=변종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생명과 안전, 건강에 직접적 위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승인하는 것을 전제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해 주기 바란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적용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규제 샌드박스 시행 첫날(지난달 17일) 19건이 신청됐다고 들었는데 이는 우리 기업들이 규제 개혁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최소 2년간 관련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제도다. 본보가 문 대통령이 거론한 기업들을 개별 취재한 결과 현대차, 마크로젠, 제이지인더스트리, 차지인 등 4개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마크로젠은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질병 예측 서비스 제공, 제이지인더스트리는 버스 디지털 광고, 차지인은 일반 콘센트를 활용해 전기차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충전용 콘센트 판매와 관련한 규제 면제를 신청했다. 정부는 11일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 샌드박스 첫 적용 대상을 최종 선정한다.변종국 bjk@donga.com·한상준 기자}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르노삼성의 파업이 계속 되면 신차 배정 협상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한국 르노삼성의 노동조합은 오히려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본사의 경고를 사실상의 협박으로 해석하며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8일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르노 본사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다음주에 예정된 부분파업(13일, 15일)은 계속 할 것”이라며 “사측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파업 수위를 조절하겠다. 지금 상태가 지속 된다면 총파업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노조는 파업도 없이 회사 입장을 다 맞춰줬다. 반면 르노본사는 수익에 대한 배당은 다 가져가면서 근로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그동안 참아온 답답함이 터져나온 파업인 만큼 끝까지 가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성과급여 조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28차례에 걸쳐 총 10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노조 설립 이후 최장 기간 파업을 기록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무기한 지속된다면 본사에서 신차 배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 노사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9월 닛산 르노와의 로그 생산 계약은 종료 된다. 닛산 로그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모델로 후속 신차 배정이 없으면 부산 공장 가동률은 반토막이 난다. 르노그룹 측은 “부산공장의 지속 가능한 미래 확보와 고용 안전을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필수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한진그룹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한진칼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결정한 데 대해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경영참여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1일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인해 한진칼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민연금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해 올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위의 주주 제안에 대해 주주총회 표 대결 등 맞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위는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 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고 정관을 변경하는 주주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라 정관을 변경하면 재판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자동 해임’이 가능하다. 한진그룹은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 정관변경을 하려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야 해 주총 정족수(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가진 지분은 28.93%다. 국민연금(7.34%)과 토종 사모펀드인 KCGI(10.71%)의 지분을 합치고 나머지 투자자 지분을 가져온다고 해도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를 넘기기 쉽지 않다. 한진그룹 안팎에서 ‘국민연금은 명분을, 한진그룹은 실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국민연금 기금위는 임원 해임, 사외이사 선임, 의결권 사전공시 등을 이번엔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고, 대한항공에 대한 개입은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에선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정해 우회적인 경영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고, 한진칼에 대해 일단은 제한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경고성 메시지로 끝냈지만 조 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 압박을 가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진그룹은 컴플라이언스위원회(준법위원회)를 통해 자체적인 신뢰 회복 방안도 찾고 있다. 자체 혁신안을 통해 임직원과 외부 주주의 신뢰를 얻겠다는 뜻이다. 또 그룹 안팎의 법률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중이다.변종국 bjk@donga.com·배석준 기자}

한진그룹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한진칼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결정한 데 대해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경영참여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1일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인해 한진칼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민연금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해 올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위의 주주 제안에 대해 주주총회 표 대결 등 맞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위는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 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고 정관을 변경하는 주주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라 정관을 변경하면 재판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자동 해임’이 가능하다. 한진그룹은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 정관변경을 하려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야 해 주총 정족수(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가진 지분은 28.94%다. 국민연금(10.71%)과 토종 사모펀드인 KCGI(7.34%)의 지분을 합치고 나머지 투자자 지분을 가져온다고 해도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를 넘기기 쉽지 않다. 한진그룹 안팎에서 ‘국민연금은 명분을, 한진그룹은 실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국민연금 기금위는 임원 해임, 사외이사 선임, 의결권 사전공시 등을 이번엔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고, 대한항공에 대한 개입은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에선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정해 우회적인 경영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고, 한진칼에 대해 일단은 제한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경고성 메시지로 끝냈지만 조 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 압박을 가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진그룹은 컴플라이언스위원회(준법위원회)를 통해 자체적인 신뢰 회복 방안도 찾고 있다. 자체 혁신안을 통해 임직원과 외부 주주의 신뢰를 얻겠다는 뜻이다. 또 그룹 안팎의 법률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31일 오후 2시 30분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로비. ‘광주광역시+현대자동차 완성차 공장 투자협약식’이라고 써 있는 커다란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지난해 6월, 12월 두 차례나 협약식 성사 직전 무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 400명이 모인 이날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협약’ 최종안에 사인했다. 지난해 6월 현대차가 광주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정부 주도의 첫 노사 상생 모델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은 지난해 6월에는 “임금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12월에는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유예하자는 조항이 있다”며 지역 노동계가 반대해 무산됐다. 이번에는 ‘주 44시간 초임 연봉 3500만 원’이라는 임금 수준과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 근로조건을 유지한다’는 조항을 지역 노동계가 전향적으로 수용했다. 계획대로 연간 7만 대가량 생산된다면 5년 동안의 임금은 매년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올리겠다는 것이 이번 합의다. 정부가 주도한 노사정 상생 모델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실험이라는 의미도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벤치마킹 모델인 ‘폴크스바겐 아우토500’ 프로젝트는 기업이 주도하다가 협상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가 나선 사례다. 반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시가 기업 운영주체로 나서 기업의 투자와 노동계의 합의를 이끌어낸 모델이다.○ 2021년부터 경형 SUV 생산 신설법인 운영은 광주시 측이 맡고 현대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19% 지분 투자자로서 지분법 평가(지분 20% 기준)와도 관련이 없어 신설법인의 사업성과가 현대차의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광주시가 현대차 외의 나머지 자기자본(지분 60%·1680억 원)과 차입금(4200억 원)을 추가로 유치하면 빛그린산단 터 62만8099m²에 연간 10만 대 규모로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 건설이 시작된다. 2021년 완공해 하반기부터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02년 경차 아토스 단종 이후 경차급 신차 개발을 중단했다. 생산비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 경차의 양대 산맥인 기아차의 모닝은 기아차가 지분 투자한 동희오토가 위탁생산 중이다. 스파크는 한국GM이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 속에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광주시 투자협약안대로라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설법인의 초임 평균 연봉은 주 44시간 3500만 원으로 국내 완성차 평균연봉(약 9000만 원)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노사 신뢰가 지속 가능성 관건 자동차업계는 광주형 일자리가 지속 가능하려면 당초 취지대로 노사 상생 모델이 유지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반값 혹은 3분의 1 연봉’을 누적 35만 대까지 유지하겠다는 합의는 사회적 약속이라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신설법인 노조는 매년 임금협상, 2년마다 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새로운 요구를 할 법적 권리가 있다. 신설법인 노조가 사회적 약속을 깨고 임단협 협상을 통해 기존 완성차 공장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고, 파업을 감행해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역노동계를 대표하는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이 “지역 노동계와 광주가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 협력을 약속한 만큼 현대차 등은 사회적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고 본다.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 노조의 ‘임금 프리미엄’에서 벗어나 ‘중간 노동시장’이 창출되는 의미가 있다. 노사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난해 한국 경차 판매시장은 12만8000대가량으로 7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인기 경차였던 모닝도 국내에서 약 6만 대 팔리는 데 그쳤다. 경차시장의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광주 신설공장이 가동률 100%(10만 대 생산 규모)를 달성하려면 현대차 외에 다른 완성차의 위탁 생산 물량도 확보해야 한다.김현수 kimhs@donga.com·변종국 기자}

올해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9’에 처음 참가한 SK이노베이션은 CES 현장에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보고는 임원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글로벌 경영 전쟁 현장서 이길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목표를 즉석에서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딥 체인지 2.0’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바탕으로 석유, 화학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배터리, 소재사업 등 신규 사업에서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이에 만족해서는 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더 높은 도약 과제를 설정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신 기술들을 새로운 기업 경영 트렌드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한 끝에 ‘글로벌 성장’, ‘환경 이니셔티브’, ‘기술 리더십’을 중심으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야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최신 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트렌드를 상용화하려면 배터리가 가장 핵심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배터리가 장착된 제품들을 고객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어떤 새로운 가치를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혁신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경영을 해 나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새로운 도전 과제를 배우고 습득하기 위해 매년 CES에 참가할 예정이며,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제주항공은 올해 창립 14주년을 맞아 ‘2020년대 시장을 선도할 항공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주항공은은 안전운항체계 고도화와 고객 지향적 혁신을 올해의 경영목표로 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최신 기종인 B737 맥스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고도화된 기단을 바탕으로 노선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끌어 올릴 바탕을 마련했다. 안전을 위해 제주항공은 안전보안부문과 운항부문, 정비부문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 및 시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위기대응 등 조종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국적 8개 항공사 중에서는 세 번째로 모의비행훈련장치를 직접 구매해 외부가 아닌 자체 훈련센터에서 진행한다. 객실 승무원 훈련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과 접목한 방식을 도입해 훈련 효과를 끌어 올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고객 지향적 혁신’을 통한 충성 고객 창출이야말로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위한 과제라고 보고, 저렴한 가격은 물론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6월 인천국제공항에 국적 8개 항공사 중에서는 세 번째로 전용 라운지를 만들고, 여행 형태가 다른 고객별로 다른 운임을 적용하는 선택적 운임제도를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에 도입한다. 또 무료 위탁 수하물 15kg을 적용한 운임을 기본으로, 맡기는 짐 없이 여행하면 할인해준다. 추가 수하물은 물론 빠른 짐 찾기와 우선 탑승 등의 서비스를 묶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패키지도 제공한다. 멤버십 프로그램인 리프레시(Refresh) 포인트의 사용처도 확대하고, 기존 멤버십 등급 세분화를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이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가 성사되면 20년 만에 국내 조선업계가 ‘빅2’ 체제로 재편되면서 세계 조선·해운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0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인수 등) 처리 문제를 최근 협의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측에 인수 의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보유 주식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 인수 금액은 2조2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의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현금성 자산은 2조6986억 원이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한 대금 1조8000억 원도 들어올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우량 사업부와 핵심 자산만 추려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압도적인 세계 1위 조선사가 탄생한다. 양사가 과당 경쟁을 벌여온 초대형유조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의 저가 수주 논란도 해소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2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몸집을 가볍게 만든 점도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결심한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대우조선해양을 1999년부터 관리하며 기업개선 작업 등을 진행했다. 2008년부터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에 나섰으나 한화그룹이 인수를 포기해 원점으로 돌아갔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의 인수 제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도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번 인수건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지민구 warum@donga.com·변종국·장윤정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름다운 기업’을 목표로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2017년부터 선제적으로 채택하며 서비스의 품질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왔다. 항공, 공항, 철도 등 운송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역량을 인정 받아 온 아시아나IDT와의 협업을 통해 안전 운항을 위한 각종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IT를 활용한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인천공항 스마트 에어포트 구현 사업’,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자체 개발’ 등이 대표적인 협업 성과다. 특히 창립 이후 축적해온 운항본부의 각종 비행자료, 정비본부의 정비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신속하고 고도화된 비행정보를 분석해 안전 위협하는 요인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선제적으로 찾아 대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행자료 분석 프로그램(FOQA)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연료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연료 절감과 경제 운항에 활용하거나, 운항 훈련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첨단 IT 아파트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월패드와 스마트 어울림 앱(응용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음성기기를 통해 음악, 날씨, 교통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가구 내의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가전 및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동종업계 최초 모바일 하자접수 시스템을 적용해 기존의 전화나 온라인 홈페이지 접수의 한계성을 벗어나 하자 접수와 처리가 가능해졌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가 한국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설치한 게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 일이 됐다. 노사 간 좀 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주길 바라고 정부도 전폭 지원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답답함을 이처럼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광주시는 투자협약식을 위해 현수막까지 준비했지만 노동계의 반대와 현대차의 노동계 안 거부로 광주형 일자리는 무산됐다. 성사 직전 무산이라 불씨를 되살리기 쉽지 않아 보였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광주형 일자리 타결을 주문하면서 이달 초부터 협상의 불씨가 살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가 일반 완성차업체 연봉의 약 절반을 받지만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 교육을 지원해 실질소득을 높이는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2014년 윤장현 전 시장이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후 광주시가 1대 주주, 현대차가 2대 주주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까지 광주 빛그린산단 터 62만8000m²에 1000cc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간 10만 대 규모로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세우기로 논의가 구체화됐다. 완성차 공장이 가동되면 직접 고용 1000여 명, 간접 고용 1만∼1만2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0일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도출된 합의안에 대해 31일 현대차가 최종 승인하면 한국 자동차의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탈피한 획기적인 일자리 창출 모델이 탄생된다. 또 1998년 르노삼성이 부산에 완성차 공장을 세운 지 21년 만에 한국에 새 완성차 공장이 생긴다. 현대차로서는 1996년 아산공장이 마지막 공장 신설이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1대 주주인 완성차 공장이 탄생하는 것도 새로운 기록이다.○ ‘35만 대까지 임금 유지’ 받은 勞 이날 노사민정협의회가 의결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는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 등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정신을 담고 있다. 협정서에는 지난해 12월 5일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지역노동계가 거부 의사를 밝힌 현대차-광주시 잠정합의 1조 2항이 그대로 유지됐다. 1조 2항엔 ‘누적 차량 생산대수 35만 대 달성까지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을 지키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차량 생산대수가 35만 대(연간 최저 7만 대)를 달성할 때까지 주 44시간 초임 평균 연봉 3500만 원 등의 근로조건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완성차 평균 연봉 9000만 원의 절반보다 낮은 수준이다. 1조 2항은 현대차와 지역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조항이다. 현대차가 광주 완성차 법인에 위탁 생산하려는 경차는 마진이 낮아 안정적인 비용구조 운용이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레이’ ‘모닝’ 등 경차를 외부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그간 지역 노동계는 이 조항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5년 동안 유예하자는 의미와 같다며 반발해 왔다. 하지만 지역 노동계는 현대차의 누적대수 35만 대 달성이라는 합의의 유효기한 조항은 받되 매년 임금협상, 2년마다 단체협상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근로자참여법 조항을 담음으로써 명분을 지킨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성 논란 넘어야 31일 투자협약식이 예정대로 열리면 현대차는 530억 원 투자를 확약하게 되고, 광주시는 완성차 합작법인 자기자본금(2800억 원)의 19%를 확보하게 된다. 광주시는 590억 원(지분 21%)을 투자해 1대 주주가 되고, 현대차가 2대 주주가 된다. 이 합작법인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광주시가 나머지 투자액 1680억 원도 유치해야 한다. 또 필요 투자액 7000억 원 중 자기자본을 뺀 4200억 원도 차입해야 한다. 4200억 원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결국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계획대로 2022년 공장이 완공되면 광주시가 운영 주체가 되고, 현대차는 경형 SUV 물량을 위탁하게 된다. 광주형 일자리가 30년 노사갈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진 한국 자동차 산업에 의미 있는 행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합작법인이 성공하려면 사업성 논란을 넘어서야 한다.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 대규모 고용 창출 여력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산업에도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줄여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신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와 파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현대차의 현 노조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31일 확대간부 파업을 하고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 신설 법인 노조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무리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도 이를 막을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 / 광주=이형주 / 변종국 기자}
수소차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현대자동차가 관련 분야 인력채용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총괄 부회장이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이른바 ‘수소굴기’를 선언한 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는 30일 연구개발본부의 수소전기차 연구개발(R&D) 분야 신입 및 경력사원을 상시 채용한다고 밝혔다. 신입사원은 △연료전지 시스템 설계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 △연료전지 시스템 제어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경영 등 4개 분야에서 채용한다. 경력사원은 △막전극접합체(MEA) 설계 △연료전지 셀·스택 설계 △연료전지 시스템 설계 및 해석 △수소 시스템 설계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 및 스택 평가·진단기술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기획 및 개발 등 7개 분야에서 모집한다. 현대차는 이번에 충원 방식도 바꿨다. 과거에는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세부 분야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충원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소전기차 분야를 먼저 세분한 뒤 맞춤형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신입사원은 다음 달 17일까지 지원할 수 있다. 경력사원은 별도의 기간 제한 없이 공고에 따라 상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수소전기차 전문가들을 영입하려는 국내외 기업의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수시 채용 방식을 통해 인재를 계속 충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개발 분야 인재 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수소전기차 분야의 원천 기술과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 인재 확보가 사업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30년 만에 독점이 깨진 인천∼몽골(울란바토르) 하늘길을 차지하기 위한 항공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몽골행 항공 운수권 배분 결정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 운항을 통한 더 많은 승객 유치를,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싼 항공료를 앞세우며 몽골 노선을 차지하기 위한 여론전이 한창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신규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 배분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17일 한국-몽골 항공회담에서 1991년 이후 대한항공 단독으로 최대 주 6회(약 1650석)까지 운항하던 몽골 노선을 주 2500석 범위 내에서 2개 항공사가 최대 주 9회까지 운항할 수 있게 바꾸기로 합의했다. 대한항공이 기존처럼 주 6회 운항을 유지하면 두 번째 취항 항공사는 주 3회 노선에 약 850석을 운항할 수 있다. 몽골 노선은 기본 탑승률이 70∼80% 정도로 높고, 성수기에는 탑승률이 90%를 넘는 경우도 많아 수익성이 높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 몽골 노선의 이익률이 다른 노선의 평균 이익률을 크게 웃돌고, 몽골항공의 인천∼몽골 노선 총수익(2008년 7월∼2009년 6월)이 몽골항공 총매출액의 42%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인 셈이다. LCC들은 몽골 노선을 오랫동안 대형 항공사가 차지해온 만큼 이번엔 LCC가 취항해야 항공료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그 근거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한 김포∼하네다 노선을 예로 든다. 온라인 항공권 가격 비교사이트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김포∼하네다 노선의 편도 항공료는 약 29만 원. 반면 같은 기간에 비행거리가 비슷한 인천∼나리타는 LCC가 취항하면서 약 12만 원이었다. 항공업체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만 들어가는 노선은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는 만큼 LCC가 들어가야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 소비자들도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그동안 몽골행 운수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사가 취항해도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만 들어갈 때보다 아시아나가 취항하면서 값이 떨어졌다. 몽골도 우리가 취항하면 노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주 최대 2500석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대형 항공기 투입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보다 주 3회, 850석 규모로 늘어난 운수권을 모두 활용하려면 1회당 약 280석 규모의 항공기를 띄워야 한다. 하지만 국내 LCC가 보유한 주력 기종들은 최대 좌석이 약 190석 규모로 3회를 투입해도 모두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를 띄우면 성수기에도 충분한 좌석을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CC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이지만 일부 LCC가 몽골행 전세기를 띄운 적이 있는 만큼 가격과 경험적인 면에서 LCC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몽골 항공사들의 모임인 몽골항공운송협회 등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보다 항공료를 확 내린 한국의 LCC가 들어오면 몽골 항공사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지난해 매출 12조6512억 원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보다 8484억 원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6924억 원)은 2017년(9562억 원)보다 약 2600억 원 줄었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해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2017년보다 유류비가 6779억 원 늘어난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9079억 원을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80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효과 및 신규 도입한 기재 활용에 따른 운영 효율성이 본격화될 예정이며, 최근 유가 하락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기아자동차가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2020년형 쏘렌토를 28일 출시했다. 부분변경 모델인 2020년형 쏘렌토는 새로운 전면부 디자인인 ‘다크 그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모든 모델에 적용했다. 안전성 강화를 위해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및 전방 충돌 경고(FCW), 차로 이탈 경고 및 이탈 보조장치,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 등의 첨단 안전 주행 기술을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넣었다. 각종 안전 사양을 추가하면서도 럭셔리와 프레스티지 모델의 가격을 동결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 했다. 새로운 편의 사양도 추가했다. 차량 트렁크의 열고 닫히는 시간을 ‘보통’과 ‘빠르게’ 2가지 모드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모델엔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고객들을 위해 뒷 좌석에 승객이 남이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을 넣었고, 운전석 앞 유리에 네비게이션 등의 정보가 나오게 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능도 탑재했다. 2020년형 쏘렌토의 가격은 2763만 원~3608만 원이다. 기아차는 2020년형 쏘렌토 출시를 기념해 2월 28일까지 차량을 출고한 고객을 대상으로 안마의자와 게임기, 기프티콘 등을 총 111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항공기 조종사들의 상징인 검정 서류가방에 반드시 들어있어야 했던 비행참고자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책 3, 4권 분량에 달하던 자료를 아이패드에 넣어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첨단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조종석에 남은 마지막 아날로그 유산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올해 1월부터 하드카피 형태의 비행참고자료 대신 해당 정보를 담은 아이패드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조종사들이 휴대하는 서류가방에서 가장 큰 부피와 무게를 차지하고 있던 이 자료는 ‘젭슨 매뉴얼(젭슨 차트)’이다. 젭슨 차트는 비행용 지도(항법지도)로, 비행하는 지역의 주요 항로와 공항별 이·착륙 절차 및 활주로 정보, 공항 정보와 조종지 유의사항 등이 담겨 있다. 이 정보는 한 달에도 수십 차례 바뀌기 때문에 수시로 종이를 갈아 끼워가며 업데이트를 해야 했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이미 2, 3년 전부터 젭슨 차트 대신 아이패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행기종이 많아 국토부의 인가를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앞으로 젭슨 차트뿐 아니라 항공기종 매뉴얼, 조종사의 운항 절차 매뉴얼, 비행계획 및 성능 매뉴얼, 운용한계증명서, 보험증서 등 10여 개의 필수 서류도 모두 아이패드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