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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개헌 저지 보고서 파문은 4일에도 이어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민주연구원의 김용익 원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지만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김 원장의 사의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파문이 당내에 잠복해있던 친문(친문재인)-비문 진영 간 갈등을 넘어 개헌을 고리로 한 ‘비문 연합전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김 원장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장은 “(보고서 문제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는 보고서 작성의 책임을 물어 보고서 작성자를 보직 해임하고 대기 발령했다. 추 대표가 개헌 보고서 파문을 적극 수습하고 나선 것은 ‘경선 룰’ 결정을 앞두고 당내에 미치는 영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예민한 시기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일부 담긴 보고서가 나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문 진영은 지도부와의 일전도 불사할 태세로 반발했다. 한 비문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작성자 대기 발령으로 이 문제를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면 심각한 오산”이라며 “당내에 만연한 친문 패권주의가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김부겸 의원 측 허영일 공보특보는 “특정 후보에게 편향된 전략 보고서 책임을 작성자에게만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추 대표는 김 원장의 자진 사퇴 의사에 대해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하자”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문 진영은 국회 개헌특위 구성까지 문제 삼으며 보고서 파문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개헌특위 참여 희망자 신청을 받으면서 ‘선호하는 정치체제’를 적어 내라고 했다”며 “당시에는 ‘이걸 왜 적어야 하나’ 의아했는데 보고서를 보니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4년 중임제에 긍정적이거나 비슷한 입장을 밝힌 의원을 다수 참여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따라 의원 30명이 참여한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가칭)은 이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해 놓았다. 당내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개헌 논의가 오히려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비문 진영의 한 초선 의원은 “개헌에 대한 친문(친문재인)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 상황에서 친문 진영은 앞으로 개헌 논의에 목소리를 높일 수 없게 됐다”며 “보고서에서 개헌 저지 의도를 드러낸 만큼 보고서 의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개헌 논의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사진)도 이런 분위기에 동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남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선 후보들이 개헌의 과제와 로드맵을 공약하고, 그에 따라 다음 정부 초반에 개헌을 하는 게 순리”라며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는 이날 보고서 파문을 맹공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친문 세력이 문 전 대표가 이미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전제하에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는 방증”이라며 “문 전 대표가 당선되고 보자는 비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공당 보고서로 보기엔 너무나 정파적이고 특정 대선 주자 입장에서 작성돼 큰 충격을 받았다”며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개헌에 대한 공언과 약속이 허언이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도 이날 창당준비회의에서 “‘제2의 최순실’의 그림자가 문 전 대표 주변에서 어른거린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당 공식 조직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저지 보고서 파문으로 발칵 뒤집혔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개헌 논의를 뭉개려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속내가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 해명에도 개헌파 격앙 문제의 보고서가 문재인 전 대표 측에 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 연구원은 “특정 후보의 유불리 입장에서 쓴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문제에 지도부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와 배경 등을 모아서 드리는 게 좋겠다고 해서 작성했다”며 “지도부용 보고서로 만들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5명의 대선 후보 측에 지난해 12월 30일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 측에는 인편으로, 나머지 대선 주자에게는 e메일로 전달됐다고 했다. 보고서에 개헌의 특정 방향을 적시한 것은 “스탠스(태도)를 제안하는 글이라 다소 방향성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김 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당내 개헌파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비문 진영의 한 중진 의원은 “보고서에 문 전 대표는 10차례나 언급되지만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한 번,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두 번 언급된 게 전부고, 문 전 대표에 대한 조언만 있는데 왜 편향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도 “김 원장은 ‘친문 인사들만 본 게 아니다’고 하지만 지도부가 친문 일색인 것을 보면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후보들에게 친전도 아니고 e메일로 보낸 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시장과 안 지사 측은 “파악해 보니 e메일로 보고서가 와 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대선 주자 측 관계자는 “2일 밤부터 일부 친문 인사들이 ‘보고서가 있는데 보내줘도 되겠느냐’고 타진해 왔다”며 “김 원장의 해명과 달리 당 지도부 외에도 보고서를 본 사람이 있다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秋 “유감”에도 반발 지속 이날 40여 명의 의원이 이 문제를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다. 김성수, 박용진 의원 등 초선 의원 20명은 성명을 내고 “특정인을 당의 후보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추 대표에게 진상 조사와 함께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의 친문 성향과 당내 패권주의를 겨냥한 성명도 나왔다. 강창일, 노웅래, 이종걸 의원 등 중진을 포함한 의원 30명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파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투쟁에 가려졌던 당의 문제점이 다시 드러난 것”이라며 “당 지도부부터 특정인 대세론을 공고히 하려는 자세는 없었는지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도 “특정 후보 편향은 당의 단결과 통합을 해치는 해당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문 진영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한 친문 의원은 “다른 후보 진영에서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행동을 왜 연구원이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이 당내 전면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자 추 대표는 일부 초선 의원과의 면담 자리에서 “(보고서를 보고) 나도 놀랐다”며 진화에 나섰다. 또 추 대표는 “당 지도부는 작성을 지시한 적이 없고, 보도가 나온 뒤에 문건 내용을 알게 됐다”며 “자기들(친문)끼리 돌려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으나 당의 단합과 신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추 대표의 수습 노력은 보고서 작성 경위는 물론이고 내용, 배포 방식 등 모든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문 진영의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보고서는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무진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다만 배포 과정과 범위는 김 원장 등 상부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몇몇 의원은 추 대표에게 김 원장의 경질을 요구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보고서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물론이고 향후 대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특히 개헌 저지 의도를 담은 보고서가 일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게만 전달된 것에 대해 비문(비문재인) 의원들이 격양된 반응을 보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2일 입수한 ‘개헌 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 & 더불어민주당의 선택’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은 “당은 개헌의 시기보다 개헌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이는 “개헌에 찬성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문재인 전 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다. 보고서에는 문 전 대표를 사실상 당 대선 후보로 규정하는 듯한 대목도 들어 있었다. 연구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집한다면 ‘비문 연합과 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당의 크나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문재인 전 대표나 추미애 대표가 대선 전 개헌 반대론을 고수하는 것은 비문 전선을 공고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수정을 시도해 (개헌론의) 사전 차단 또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개헌을 전제로 한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대선 결선투표에 대해서는 “임기 단축은 전향적인 입장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결선투표제 도입은 최대한 모호성을 견지해도 좋을 것”이란 입장을 취했다. 연구원은 개헌의 방향도 제시했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제3지대로 모이게 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며 “당은 입법권과 예산권을 국회에 넘긴 순수한 대통령제 차원의 개헌 추진 전략을 선도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김종인 전 대표를 비롯한 비문 진영 개헌파들은 이원집정부제 등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는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29일 작성돼 일부 친문 인사에게만 친전으로 전달됐다. 국회 개헌특위 소속 한 의원은 “당 공식 기구가 만든 개헌 관련 보고서를 특위 소속 의원들에게도 전달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비문 진영은 김용익 연구원장이 친문 인사라는 점에서 친문 진영을 의심하고 있다. 한 비문 의원은 “문 전 대표의 개헌 등 현안 관련 발언과 보고서의 내용이 너무나 흡사하다”며 “당이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일부 의원은 4일 국회 개헌특위 첫 전체회의 때 이 보고서의 작성 경위 등을 문제 삼을 태세다. 이에 앞서 연구원은 당 대선 후보 경선 관련 보고서를 지도부를 포함한 일부 의원에게 배포했다가 다음 날 곧바로 회수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전 대표 측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개헌 보고서 작성 경위 등은 전혀 알지 못 한다”며 “왜 연구원이 일부 인사에게만 보고서를 전달해 논란을 자초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는 2일 북한 김정은이 전날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비롯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린다면 김정은 정권은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전 대표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안보관 불안’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김정은 신년사에서 드러난 북한의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자세는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선제공격까지 운운한 것은 한반도를 긴장과 불안으로 몰고 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남북관계가 평화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분기점이 되는 해”라며 “올해 우리 정국의 변화기를 틈타 과거처럼 불순한 의도로 허튼 짓을 하려 한다면 우리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에 다시 한 번 분명히 경고한다. 핵과 경제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며 “북한이 살길은 오로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이제까지 한국 및 국제사회와 약속한 모든 합의를 이행하는 길뿐”이라고 촉구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과 손을 잡거나 연대를 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의 염원에 배반되는 행동”이라며 국민의당과 비박계를 동시에 겨냥했다. 문 전 대표는 1일 새해 첫 행보로 광주 무등산국립공원 산행을 택했다. 야권의 텃밭이자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전날 전북 전주 방문에 이은 행보였다. 문 전 대표는 등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호남이 가장 염원하는 것이 정권교체인 만큼 저와 당이 그 염원을 이루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과 총선 때 잠시 길이 어긋났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함께해야 할 관계”라며 “다음 대선 때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간 야권 연대에 대해 “우리 당이 스스로 강해지는 게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문 전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노선 변경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임박에 맞춰 ‘제3지대론’이 힘을 얻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4·13총선 직전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총선 때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드린 말씀”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하지만 연일 “친박-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은 대화 테이블에 모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지난해 말 마지막 SNS에 의사를 밝혔다. 그런 일은 없을 거니까 내년부터는 그런 얘기 하지 마라(고 썼다)”며 “추미애 대표한테도 한번 올려주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올해 1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8.8%), 개혁보수신당(가칭) 김무성 의원(16.8%),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13.2%), 박원순 서울시장(9.1%)의 순이었다.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12월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반 총장(24.5%), 문 전 대표(22.8%), 이 시장(10.9%), 안 전 대표(7.4%) 순으로 대선 지형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 해 동안 새누리당 공천 파동과 4·13총선에 따른 여소야대 구도, 촛불집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등 대형 정치 이슈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대선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폭등도, 폭락도 없었던 潘-文 6월부터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된 반 총장은 화려하게 데뷔했다. 23.2%를 기록해 단번에 문 전 대표(21.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반기문 바람’이 수치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 총장은 11월(18.9%)을 제외하면 줄곧 20%대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문 전 대표도 1년 동안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1월부터 5월까지 1위를 지켰던 문 전 대표는 6월부터는 반 총장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문 전 대표는 한 해 동안 2위 밖으로 단 한 번도 밀려나지 않았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4월에는 25.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탄핵 국면에서 당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것과 달리 문 전 대표는 뚜렷한 확장세를 보이진 못했다. 야권 관계자는 “반 총장과 문 전 대표가 20%대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안정적인 지지층이 있다는 의미”라며 “두 사람이 개헌과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를 두고 상반된 길을 택한 게 내년 여론조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개헌에 따른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수용 의사를 밝힌 반면 문 전 대표는 “(임기) 5년도 짧다”며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롤러코스터 탄 李-安 이 시장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등락 폭이 컸다. 9월까지 5%를 넘지 못한 이 시장의 지지율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촛불 민심을 타고 11월 14.7%까지 치솟았다. 한때는 문 전 대표와 반 총장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탄핵 정국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이 시장의 지지율은 다소 빠지는 추세다. 민주당 관계자는 “촛불 정국의 최대 수혜자인 이 시장이 앞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거침없는 화법’ 외에 뭔가 새로운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도 1년간 크게 요동쳤다. 4·13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3월 9.6%였던 지지율은 4월 19.1%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6월 반 총장이 여론조사에 포함되자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많은 중도층이 반 총장에게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마의 10% 벽’을 넘지 못하고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개혁보수신당(가칭)의 유승민 의원도 여론조사에선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 배제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3월에 기록한 6.1%가 가장 높은 수치였다. 두 사람 모두 전면에 나설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의 변곡점은?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가장 임박한 변수는 내년 1월 15일 전후로 예정된 반 총장의 귀국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반 총장의 귀국이 1월 말 설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설 연휴가 끝난 뒤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국정 농단 사건의 특검 수사 결과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등도 대선 지형을 뒤흔들 외부 요인으로 꼽힌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개헌에 따른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주장에 “이해할 수 없다”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건 개헌 전선(戰線)에서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임기 단축 수용 의사를 표명하며 개헌 논의에 뛰어든 상황에서 더는 수세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임기 단축 문제에 답변을 유보했던 문 전 대표는 이날 “임기 단축은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개헌을 전제로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자는 개헌파의 요구도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임기) 5년도 짧다”라고 반박했다. “3년 동안 당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대통령은 2년을 더 줘 봐야 아무런 문제 해결을 못 한다”라는 김종인 전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맞받아 친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이처럼 강경 모드로 선회한 것은 김 전 대표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한 개헌파의 압박에 더는 밀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임기 단축 문제가 개헌의 방향과 직결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헌파가 요구하는 ‘3년으로 임기 단축’은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전제로 한 것이다. 반면 문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이날 “논의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 몇몇 정치인이 개헌 방향을 특정해 그게 될 것처럼 임기 단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문 진영은 들끓었다. 민주당의 한 비문 의원은 “개헌 시점은 밝히지 않고 5년 임기는 손도 못 댄다면서 ‘대선 후 개헌’을 약속하면 누가 믿겠느냐”라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장도 부정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자신의 임기 단축까지 걸고 4년 중임제로의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개헌과 임기 단축, 대선 결선투표 등을 둘러싼 야권 내부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대선 결선투표 도입을 압박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는 “국회에서 논의할 일”이라는 태도다. 야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다투고 있는 문 전 대표와 반 총장이 정반대의 노선을 택했다”라며 “친문 진영을 향한 다른 진영의 공세가 더 격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전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반 총장에 대해 “대선에 출마한다면 우리 쪽으로 와야 하는데, 만약 상대 진영에서 출발한다면 섭섭하고 서글픈 일”이라며 “나는 평생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지만 반 총장은 구시대, 구체제 속에서 늘 누려 왔던 분”이라고 비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여야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개헌 논의를 위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을 의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4일 시정연설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요청한 지 66일 만이다. 박 대통령의 개헌 시동은 탄핵 국면에서 꺼졌지만 국회가 자체적으로 재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내년 대선 판도를 흔들 주요 변수로 꼽힌다.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앞서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대다수 대선 주자가 개헌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개헌론이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전선(戰線)을 가르는 경계선인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개헌 이후 대통령 임기 단축 주장에 “벌써 개헌의 방향을 특정해 임기 단축을 말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공학적 얘기다.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한다면 다음 정부는 과도정부밖에 되지 않는다”며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5년 임기도 짧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곧바로 “(문 전 대표는) 5년 단임제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호헌이고, 호헌은 수구파의 논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 “국민이 원한다면 개헌을 안 할 수 없다. 대통령의 임기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개헌파’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관심은 개헌특위에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얼마나 포함되느냐다. 특위는 △민주당 14명 △새누리당 12명 △국민의당 5명 △개혁보수신당(가칭) 4명 △비교섭단체 1명 등 모두 36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에선 현재 50명 가까운 의원이 특위 위원을 신청했다고 한다. 특위 구성 자체를 두고 ‘1차 개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 전 대표의 새해 첫 과제는 ‘개헌 스크럼’의 돌파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 기자}

문화예술계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에 연루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검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서 국정감사 등에서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해 왔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문체부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특검 수사를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조 장관은 이날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서 여러 차례 답변드렸다. 지금 언론에서 여러 종류의 리스트가 언급돼 있고 부서 내에선 이 일을 전체적으로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며 “9400여 명의 명단이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언론에서 제기된 리스트인데, 그 리스트에 (정부가 지원한) 600여 건의 예외가 있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이날 “특검이 전직도 아닌 현직 장관을 압수수색했다”며 “계속 (모른다고) 같은 답변을 반복하는 건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조 장관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리스트가 워낙 여러 종류라 특정하기 어렵고 부처 내에 전체를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으로 특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의 사표 제출 경위도 캐물었다. 조 장관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한 인터뷰 내용을 일부 의원이 거론하자 “유 전 장관의 인터뷰는 내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나) 둘 간의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날 개혁보수신당(가칭) 이혜훈 의원이 한 라디오에서 “재벌 부인들에게 최순실 씨를 소개한 사람이 조 장관이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얘기해 본 적도 없다. 천 번 만 번을 물어봐도 대답은 같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제보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밝혔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4·13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갑 당 경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한 악연도 있다. 이날 교문위에서는 교육부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이 22일 새누리당 교문위원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박 부단장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중고교생을 두고 “아이들이 (집회에) 우르르 가서 막 얘기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여 년 전부터 검정 교과서를 쓴 사람들은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와 같은 역사단체 출신이며 이들이 검정 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보다 심한 발언”이라며 교육부에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박 부단장은 “전체 맥락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잇따른 구설에 올랐다. 김병기 의원은 26일 서울시당 인터넷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말년에 험하게 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명예를 지키고 여생을 사는 게 좋다”며 “(대선을 앞두고) 검증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출신으로 4·13총선 당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 발언을 두고 “‘국정원 재직 당시 얻은 정보가 있으니 반 총장은 대선에 나오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 노영민 전 의원도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합당하고 싶을 것” “문 전 대표가 참여정부 비서실장으로 국정 현안의 95%를 처리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를 두고 비문(비문재인) 진영에서는 “문 전 대표 주변 인사들의 자신감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문 의원은 “일부 인사는 벌써부터 ‘A 씨는 법무부 장관, B 씨는 산업부 장관’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아직 (대선 관련) 당내 경선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집권한 것처럼 행세하는 건 문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개헌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다투는 반 총장까지 개헌 전선에 가세하면서 개헌판이 또 한 번 출렁거리고 있다. 야권 개헌파 의원 69명도 27일 토론회에서 개헌에 미온적인 문 전 대표 압박에 나섰다.○ 潘 “국민이 원한다면 개헌 안 할 수 없어” 반 총장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새누리당 경대수, 박덕흠, 이종배 의원 등 충북 의원들과 만나 “내가 직접 개헌을 할 수는 없지만 국민이 원한다면 개헌을 안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날 면담은 이들 의원의 요청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개헌 문제에 대한 반 총장의 언급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국내의 총의가 모아져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이 의원이 27일 전했다. 반 총장은 개헌을 통한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 3년 이야기도 나온다”는 이 의원의 말에 반 총장은 “개헌에 따라 국회의원과 (대통령) 임기를 맞추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 (총의가 모아지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정치권의 개헌 논의를 파악하고 있는 듯한 대목이다. 이 의원도 “(반 총장이) 탄핵 이전부터의 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반 총장까지 가세하면서 개헌 논의는 물론이고 정국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당장 문 전 대표와 친문 진영이 또 수세에 몰리게 됐다”고 했다.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하는 문 전 대표는 개헌 시점과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않고 있다. 그러나 반 총장이 임기 단축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문 전 대표를 향한 여야 개헌파의 입장 표명 요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개헌파 주장에 반 총장이 힘을 보탠 셈이어서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론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 총장은 충북 의원들이 “귀국 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자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반 총장이 귀국하면 충청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나가 반 총장을 위한 대선 기반을 만든 뒤 헤쳐 모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15일을 전후해 귀국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문재인 ‘설전’ 이날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주최한 ‘미완의 촛불 시민혁명, 어떻게 완결할 것인가’ 토론회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개헌파 의원 69명이 참석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향한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축사를 한 김종인 전 대표는 전날에 이어 문 전 대표를 거듭 겨냥해 “시간이 없으니 (지금) 안 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할 수 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당면한 문제를 3년 임기에서 해결 못 하는 대통령은 2년을 더 줘 봐야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근래 말씀하시는 걸 보면 조금 우리 당 입장하고 다른 생각을 말씀해 걱정하고 있다”며 “그분 영입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함께 가면서 다음 대선에도 힘을 모으길 바랐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4·13총선 후 소원해진 두 사람이 개헌 등의 이견으로 확실히 갈라선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반 총장에 대해서는 “저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그분은 아마 세상이 바뀌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개헌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국회 개헌특위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4당 체제가 된 만큼 실효성 있는 개헌 논의를 위해 현재 18명인 특위 위원을 30여 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야기했다. 새누리당 등과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찬욱 song@donga.com·한상준 기자}

《 분당에 직면한 새누리당이 ‘기존 보수’ 대 신(新)보수의 대립 구도로 갈라지고 있다면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대 비문(비문재인)의 깃발 아래 자리한 주요 대선 주자들의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 사이엔 일치하진 않지만 미묘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비문 진영은 개헌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을 앞세워 문 전 대표를 점점 압박하려 한다. 문 전 대표와 ‘비문’ 주자들의 정면충돌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 독자행보 굳히는 문재인“준비된 사람이란 게 내 브랜드… 국민 편 가르는 가짜 보수가 종북”안보 토론서 北핵도발 경고했지만 사드-한일정보협정은 언급 안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강한 안보, 튼튼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안보 분야 정책의 밑그림을 밝혔다. 논란 중인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선 “국회에서 먼저 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개헌, 대선 결선투표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압박에 맞서 독자적인 정책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文, “지난 9년간의 안보 적폐 청산해야” 문 전 대표는 이날 “더 이상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지난 9년간의 안보 적폐를 철저히 청산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두고는 “핵과 미사일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체제) 조기 달성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방산비리 및 병역비리 가중 처벌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자신이 연기와 철회를 주장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이야기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 싼 ‘종북(從北) 프레임’에도 적극 대응했다. 그는 “군대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종북이고, 국민을 편 갈라 분열시키는 ‘가짜 보수 세력’이 종북”이라며 “특전사 출신인 나에게 종북이라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했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태식 전 주미 대사,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노무현, 이명박 정부 당시 주미 대사를 지낸 이 전 대사는 축사에서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미 동맹”이라며 “한미 동맹 없는 한중 관계는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평가와 예우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 독자 행보 가속화하는 文 문 전 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에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이번 대선에 도입할지는 국회가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주자 몇 사람이 모여 논의할 주제가 아니라 우선 여야, 야 3당 간 먼저 협의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덧붙였다. ‘선수가 경기 규칙을 정할 수 없다’는 논리로 공을 국회에 넘긴 것이다. 개헌 논의와 마찬가지로 대선 결선투표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 대신 문 전 대표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통해 정책 발표와 현장 행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도 경제, 사회개혁, 지방분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한 인터넷 팟캐스트에서 “이번 대선에서 ‘준비된 사람’을 제 브랜드로 하고 싶다”고도 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선거운동 기간이 짧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두고 경쟁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이기지 않겠느냐”며 “구시대 적폐에 대한 확실한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게 민심인데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에서 내가 훨씬 낫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헌파 세 불리는 김종인민주의원 29명 모여 ‘개헌 압박’… 2020년 7공화국 출범 주장“임기단축 개헌땐 재집권 가능한데 그런 자신감 없으면 지도자 못돼” “대통령 임기 (초반) 3년 동안 제대로 된 통치기반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뒤에 남은 임기 2년도 의미가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 대한민국, 문제는 정치다’ 토론회 축사에서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2020년)부터 7공화국을 출범하면 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4·13총선 직후부터 설파해 온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과 ‘(조기) 대선 전 개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다만 과거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당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가칭)은 최운열 김성수 박용진 의원 등 당내 ‘김종인 사단’으로 불리는 의원들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과 가까운 의원 29명이 함께 만들었다. ‘민주당 개헌파’가 세력화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탄핵 정국에서 개헌 논의를 자제했던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공개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서면서 “지금은 개헌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는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향후 국회 개헌특위 구성과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이슈를 놓고 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과 비문 진영의 논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의 이날 축사도 사실상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대선 주자들이 (개헌과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데 결국 (개헌은) 국회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 혼자 반대한다 해도 결국은 역부족일 것이라는 암시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단축되는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잘하면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리도 대통령도 할 수 있다”며 “그런 자신(감)도 없이 어떻게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 하느냐”고도 했다. 문 전 대표든 누구든 차기 대통령을 한 사람이 바뀌는 권력구조에 따라 다시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7일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 68명이 ‘미완의 촛불 시민혁명 어떻게 완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개헌에 호의적인 정세균 국회의장, 김원기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축사를 한다. 개헌파의 연이은 공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개혁보수신당’(가칭) 출범으로 4당 체제가 현실화하면서 야권 진영별로 보수신당을 포함한 구도 설정에 고민하고 있다. 겉으로는 새누리당의 분화로 ‘1여 3야’ 구도다. 그러나 보수신당의 위치를 각기 다르게 규정하면서 야권 내부의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이는 장기적으로 대선 구도와도 맞닿아 있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2與 2野’ 몰아가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3일 보수신당에 대해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이 탈당해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신당도 새누리당처럼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는 보수신당이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성공해 중도 성향 제3당 지위를 다질 경우 국회 주도권은 물론이고 이후 대선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보수신당을 야권으로 본다면 우상호 원내대표가 염두에 둔 야권 통합이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있다. 다만 민주당은 보수신당 출범으로 국정 교과서 폐지나 검찰·재벌 개혁 등 야당의 ‘개혁 입법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가 탈당하면 100석 이하로 줄어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으로도 이를 막을 수 없을 확률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약간 다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5일 “개헌에 대한 태도만 봐도 ‘1야 3여’ 구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보수신당 못지않게 국민의당도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더욱이 ‘문재인 때리기’에도 가세하는 국민의당을 아예 여권으로 몰아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문 전 대표 측의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와도 연관된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논의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 당이 강해지면 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설령 국민의당과 보수신당 등의 제3지대 개편이 가시화되더라도 ‘여권끼리의 연대’로 규정해 야권 지지층에 미칠 파급력을 최소화하겠다는 속내다. 다만 국회 운영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협조가 절실한 민주당은 국민의당과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당 관계자는 “(원외 신분인) 문 전 대표 측은 법안 등 국회 현안에서 자유롭지만, 당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1與 3野 구도 속 친박·비박 분리 국민의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 비박계에는 “탈당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잘된 일”(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우호적이지만, 친박계를 향해선 “역사 속에서 사라져야 할 집단”(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이라며 연일 맹공이다. 국민의당이 제3지대 플랫폼이 돼 ‘1여 3야’ 구도에서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패권세력 배제에 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여론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결선투표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런 ‘프레임 전쟁’과 연관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면 진영별로 후보를 내고, 살아남는 후보 중심으로 결선투표에서 뭉치면 된다”며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는 꺼릴 수 있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지 않은 국민의당, 보수신당에는 매력적인 카드”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국정 농단 청문회 정국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개헌으로 옮겨붙고 있다. 국민의당은 23일 ‘즉각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와의 거리를 좁혔다. 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만큼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고립시키려는 의도다.○ 개헌 속도 조절하는 친문(親文)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개헌으로 나를 압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며 ‘호헌파’로 몰린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다음 정부에서 해야 한다”며 “지금은 차분히 개헌 논의를 해서 공론이 모아지면 대선 후보들이 대선 때 공약하고 국민께 선택을 받는 분이 다음 정부 초기에 개헌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대표가 제기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공론화에 가세한 임기 단축 문제에 대해서도 친문 진영은 부정적인 태도다. 문 전 대표는 “임기 단축 얘기는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왔다. 문 전 대표 측은 “지금의 개헌 논의가 정말 개헌을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개헌론은 ‘문재인 대망론’을 꺾기 위한 정략적 공세라는 얘기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현재의 지지율이 에베레스트 산 등정의 마지막 공격조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니다”며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도 “당장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매개로 정당을 흔들고 정당 구조를 재창조하려는 움직임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개헌 논의를 촉구했지만 힘을 얻진 못했다. 노웅래 의원은 “개헌을 꺼리는 것처럼 보이면 우리 당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계속 욕심내는 것 아니냐 (의심을 받으며) 기득권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비패권지대’를 외친 ‘김종인 사단’과 손학규계를 중심으로 한 개헌파 의원들은 내년 1월 개헌특위 가동을 앞두고 개헌 불씨를 살릴 예정이다. 26일엔 김두관 의원 등 의원 29명이, 27일엔 김부겸 의원 주관으로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의원 62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토론회를 열어 세 결집에 나선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헌 대 반개헌(호헌)으로 선이 그어지지 않도록 야권 전체가 합의하는 개헌안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孫 잡고 文 닫는 安이에 앞서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즉각 개헌 추진’과 다당제를 위한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개헌은 당장 추진하지만 만약 대선 전에 불가하면 ‘2018 로드맵’대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전 개헌을 통한 ‘7공화국’을 주장하는 손 전 대표와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주장을 병행 채택한 셈이다. 여기에는 “개헌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한 손 전 대표와 손잡아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당 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지지부진한 만큼 개헌을 중심으로 제3지대의 판을 키워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개헌을 두고 갈린 민주당의 내분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손 전 대표와 오찬도 함께했다. 손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그것(즉각 개헌 추진)을 받아들인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촛불 민심의 바탕에는 ‘이 나라를 바꿔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띄우려는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에 입당하지 않고 여야의 개헌파와 연합하는 방식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여야의 대선 주자들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남경필 경기지사가 22일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이 개최한 ‘보수와 진보 합동 토론회-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과제와 전망’에 참석했다. 한자리에서 웃으며 악수를 나눴지만 토론회가 시작되자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개헌으로 文 압박 나선 安-孫 정치권의 최대 이슈인 개헌에 대해서는 네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손 전 대표는 개헌 주장에 힘을 쏟았다. 그는 “기득권 세력, 특권 세력을 지키자는 것이 호헌”이라며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1960년과 1987년 개헌은 각각 2개월, 4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즉시 개헌”을 주장했던 손 전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2, 3월에 탄핵소추안을 인용한다면 진행된 개헌 논의를 대선 공약으로 하고 대선을 치르면 된다”며 한발 물러섰다. 안 전 대표는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하고 2018년 지방선거 때 함께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하는 문 전 대표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달리 한발 더 나아가 아예 구체적인 개헌 시점까지 못 박은 것이다. 또 “현재 선거제도로는 (후보 간) 연대 시나리오만 난무하고 정책 대결이 실종될 것”이라며 대선 결선투표 방식을 제안했다. 전날 “지금 논의되는 개헌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얘기되는 것”이라고 했던 문 전 대표는 이날도 개헌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한 개헌파의 ‘개헌 대 호헌’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 대신 새누리당을 “가짜 보수”라고 지칭하며 “우리가 결별해야 할 구시대는 바로 가짜 보수의 시대”라고 주장했다. 또 “사회적으로 공정사회, 경제적으로 국민성장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며 차별화에 나섰다. 남 지사는 “개헌은 대선 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개헌 없이도 정치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연정부터 하자”고 제안했다. ○ 면전에서 벌인 날 선 대결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자리에 모인 네 사람의 대결은 치열했다. 대부분의 공격은 문 전 대표에게 집중됐다. 손 전 대표는 “당장 대권이 코앞에 있는데 (문 전 대표가) 이걸 놓치겠느냐”며 “(개헌 대신) 조기 대선으로 빨리 넘어가려는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면전에서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약속한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에 대해 “선거법상 자칫 매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2년 대선 후보를 양보했다”며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에 맞선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결선투표제 제안에 “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이번 선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제가 모든 이야기를 다 답하겠느냐”고 피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것은 2012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경우’에 대한 질문을 받은 남 지사는 “헌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헌법 테두리를 벗어난 행동과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탄핵 기각 시 혁명밖에 없다’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기각 시)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 저항권을 행사하려는 상황이 돼 정치권도 그 상황을 제어하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다음 정부에서 논의되거나 재검토돼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남 지사는 “주권 국가 간 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비판에는 한목소리 대선주자들이 거의 유일하게 공통된 목소리를 낸 것은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을 할 때였다. 안 전 대표는 “친박(친박근혜)이 국민의 손에 쫓겨날 때까지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저들은 민주공화국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안 전 대표의 발언에 남 지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새누리당은 해체된다. (친박은) 역사의 흐름 속에 지탱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남 지사는 지난달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문 전 대표도 “새누리당이라는 상류 기득권 세력이 이끌어온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내년 2, 3월이면 정당 구도와 대권 구도의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정당이 더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 직후 ‘국민주권 개혁회의 광주·전남 보고회’를 위해 광주로 향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이날 광주를 찾아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개헌파 인사들이 야당의 텃밭인 호남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1일 새누리당 분당이 현실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적진이 분열됐지만 다양한 정계 개편 시나리오에 계산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가장 혼란스러운 체제가 4당 체제”라며 “이해관계에 따라 이 당, 저 당이 붙기도 하는 등 이상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국회가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수신당’(가칭)이 40석 이상으로 출발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만약 보수신당이 40석 이상이 되면 대선은 4자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1987년 대선 때 야당 분열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된 것처럼 보수 진영이 어부지리로 승리를 거머쥔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다. 보수신당이 40석 이하로 출범한다면 제3지대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고립시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여당의 분화가 자칫 민주당의 내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새판 짜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도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친문 진영이 ‘우리끼리 해도 대선에서 이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가 탄핵 이후 “내년 1월에는 야권 통합 이슈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구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분당, 정계 개편 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저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도 “아직은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힘만으로 정권 교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선제적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지지층 결집과 당내 구심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다만 보수신당 창당에 따른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보수 성향 지지층의 기본 규모가 있기 때문에 보수신당도 적잖은 힘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비박(비박근혜)계와 야권 일부의 연대 움직임에 호남 민심의 반감이 커진다면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출범한 당 호남특별위원회에는 전해철 홍영표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호남 의원 3명이 친문 의원들보다 아래 직급인 부위원장, 위원에 임명된 것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호남 의원 3명은 모두 비문 성향이다. 한 당직자는 “호남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당의 분화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1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데 이어 22일에는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정부-국회 간 협치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개별 회동을 거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잘못된 만남”이라고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은 21일 정우택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신임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여당과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많은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난국을 극복해 가는 데 콤비플레이를 해보자”며 “야당과도 잘 소통해 달라”고 화답했다. 황 권한대행은 22일에는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앞서 야3당 대표들이 황 권한대행과의 회동을 요구하자 황 권한대행은 야당 대표들과 개별 회동을 제안했고 국민의당만 이를 수용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개별 회동을 해 어떤 생산적인 성과가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지금이라도 야3당과의 공동 회동을 황 권한대행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두고 야권의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지율 2위인 반 총장 견제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당은 ‘제3지대 확장’을 위해 반 총장 끌어안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潘 견제하며 ‘굳히기’ 모색하는 文 문 전 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실제로 (대선에) 나설 경우 파급력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며 평가 절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한국민들이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을 원한다”는 반 총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4년 내내 ‘박근혜 리더십’을 칭송하다 갑자기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해서도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비박계도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힘을 빼놓고, 박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것은 ‘오점(汚點)’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반 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움직임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복안도 따로 없다”며 “우리끼리 힘을 모으면 어떤 후보를 상대해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新)보수론’ ‘제3지대론’ 등 정계 개편 시나리오는 신경 쓰지 않고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또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내가) 집권한다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고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 연대 움직임 빨라진 安 국민의당은 반 총장은 물론이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끌어안아야 집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최근 반 총장 측 인사가 ‘반 총장이 국민의당에 관심이 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엔 안 간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반 총장과 손잡고 제3지대 확장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또 “손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한 분명한 당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큰 방향에서 우리 정치가 재편돼야 한다는 것에 (손 전 대표와) 서로 공감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고 기존 정치 구도를 깨야 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반 총장, 손 전 대표, 정 전 총리 등과 경쟁해서 이겨야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중량급 인사들의 경선 참여를 위해 완전국민경선 등의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1월 귀국 潘의 선택은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 귀국한다는 계획 외에는 구체적인 정치 행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대권 도전 계획을 내비칠 수 있다고 예고해 놓은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반 총장이 당분간은 독자적으로 움직이다가 여권의 역학구도 변화나 제3지대의 양상에 따라 최종 행선지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송찬욱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다면 국회에서 인준을 안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0일 황 권한대행을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황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내년 1월 31일과 3월 13일에 각각 임기가 끝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후임 인사를 독단적으로 하지 말라는 얘기다. 우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인사권을 행사하진 않겠지만 (만약) 행사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3월 13일까지 헌재가 탄핵심판을 마치지 못할 경우 헌법재판관 2명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야당의 고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된 뒤 탄핵심판이 인용되려면 ‘9명 중 6명 찬성’에서 ‘7명 중 6명 찬성’으로 까다로워진다”며 “탄핵 심리를 위한 정족수가 7명이기 때문에 한 명의 재판관이라도 사고가 난다면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의원 등은 임기가 만료된 헌법재판관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부득이한 부분에 대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히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기동민 대변인은 “과도기적 체제에서 분란과 논란을 일으키는 인사는 자제돼야 한다”며 “권한대행의 인사권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국회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탄핵 정국을 벗어난 정치권이 개헌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내홍에 휩싸인 여권은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야권은 개헌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 진영 간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실상 몇 개월 뒤면 전개될 조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둔 양 진영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1987년 이후 30년 만에 내년 1월 출범하는 국회 개헌특위가 개헌 논의를 어디까지 진척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야권에선 탄핵 정국 전까지만 해도 ‘내년 12월 대선까지 개헌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가 통과시킨 뒤 급속히 조기 대선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개헌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1987년 제6공화국 헌법 개정 때도 2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의지의 문제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개헌은 시간 싸움? 개헌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최대 110일이다.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151명 이상)가 개헌안을 발의하면 △20일 이상 공고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 국회 의결을 밟아야 한다. 개헌안 의결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으로 이뤄진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이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 문제는 거의 확실시되는 조기 대선이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가 늦어도 4월까지는 탄핵 심판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바로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4월 이전에 개헌 절차를 끝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간상으로도 개헌 논의를 마무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개헌파는 이미 18, 19대 국회에서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와 기본권 등은 몇 가지 안으로 좁혀져 있기 때문에 선택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최근의 개헌인 1987년에도 9월 21일 개헌안이 공고됐고 10월 12일 국회 의결, 10월 27일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그해 6·29선언부터 따지더라도 4개월밖에 안 걸렸다. 일각에서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조기 대선과 같은 날 치른다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개헌안이 부결된다면 법적, 정치적으로 국정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선 주자 ‘개헌 공약’ 믿을 수 있나 발의에서 국민투표까지의 시간보다 개헌안을 발의하는 데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진영마다 각론에서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권력구조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4년 중임제를 희망하지만,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등은 최소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의원내각제를 선호한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여부도 민감한 쟁점이다. 이 때문에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문 전 대표, 이 시장 등은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개헌을 제시하고 집권하면 곧바로 개헌을 하자는 ‘플랜B’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각서’는 효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있다.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현행 헌법 부칙에 ‘19대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이내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 개정 헌법 내용을 어길 경우 6개월 이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조항을 넣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개헌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을 총리가 실질적으로 견제, 보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만 먼저 개헌하자는 의견도 나온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