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현

송충현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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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충현 기자입니다.

balgu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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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CEO 성과급, 손실 내면 도로 환수

    거액의 성과급을 받기 위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무리하게 단기 성과에만 매달리던 관행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성과급을 4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고 회사에 손실이 생기면 성과급을 깎거나 환수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이르면 9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금융회사 CEO의 성과급을 나눠 지급하는 규정은 기존에도 있었다. 다만 이 규정은 ‘일정 비율을 3년 이상 나눠 지급한다’고만 돼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이를 구체화해 성과가 발생한 첫해에는 성과급의 최대 60%만 주고 나머지 40%는 다음 해부터 3년간 같은 금액으로 나눠 주도록 했다. 이익을 내면 성과급을 받지만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금전적 책임을 지지 않던 관행도 사라진다. 금융당국은 성과급 지급과 같은 비율로 손실액을 책임지도록 8월 말까지 감독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가령 특정 상품 투자로 발생한 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받았는데 이후 해당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의 10%를 똑같이 성과급에서 깎는 식이다. 손실액이 더 커질 경우엔 이전에 지급된 성과급도 환수할 수 있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단기 성과 중심의 고액 성과급 지급 관행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가 지나치게 단기 성과 중심으로 영업 계획을 짤 경우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나빠지고 소비자 권익이 침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에서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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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급물살… 상표사용료 박삼구案 수용 유력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 주 중 주주협의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료에 대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는 ‘금호’ 상표권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에 매출액의 0.2%(의무사용 기간 5년)를 지불하기로 채권단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상표권 요율을 0.5%로 올리고 의무사용 기간도 20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채권단은 절충안으로 사용료율은 0.5%, 의무사용 기간을 12년 6개월로 하고 계약 변경에 따른 차액을 금호산업에 보전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금호산업은 아예 계약서 자체를 새로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채권단 측은 이 같은 박 회장의 요구가 사실상 금호타이어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매각 시한인 9월 23일까지 매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맺은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 측은 매각 무산을 우려해 최대한 박 회장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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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 2분기 1등 vs 신한, 상반기 1등… 리딩뱅크 경쟁 ‘용호상박’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리딩뱅크 혈투가 전개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이면서 두 금융그룹 간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20일 KB금융은 2017년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이 9901억 원이라고 밝혔다. 전 분기와 비교해 13.8%(12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신한금융도 같은 날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에 892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더 좋았지만 상반기 전체 순이익은 KB금융 1조8602억 원, 신한금융 1조8891억 원으로 신한금융이 소폭 앞섰다. 두 회사 모두 지주 설립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오랫동안 국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던 신한금융의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KB금융은 2015년 1분기에 순이익으로 신한금융을 앞섰다. 이 같은 판도 변화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덩치 키우기’ 작전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LIG손해보험, 현대증권을 그룹에 편입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올 2분기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높은 37%까지 올랐다. ‘낙하산’ 회장과 행장의 갈등, 경영진과 이사회의 마찰로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조직이 최근 수년 사이 안정된 것도 리딩뱅크 경쟁에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은 이 같은 KB금융의 선전에 짐짓 의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뒤 “한국 선두를 넘어 2020년까지 아시아 선두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그룹 경영진에서 각 계열사가 업계 선두를 유지할 만한 별도의 특화된 분야를 찾도록 지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 실적은 몰라도 상반기 실적은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다며 연말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되찾겠다는 반응이다. HMC투자증권 김진상 연구원은 “올해 KB금융은 인수합병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이 더해지며 신한금융을 앞선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과 디지털 시장을 누가 선점하는지에 따라 1위 자리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역시 2분기에 4608억 원, 상반기 누적 1조98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1년 이후 최대치로, 2015년 한 해 당기순이익(1조593억 원)보다도 많았다. 이처럼 금융업계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우선 최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가계부채 수요와 함께 은행들의 대출자산이 늘었고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해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요즘 들어 은행권이 마구잡이로 대출을 늘리는 대신 우량자산과 우량고객 위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내부적으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감소한 것도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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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전자어음 담보로 P2P 대출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전자어음을 담보로 개인 간(P2P)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전자거래 시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금결제 수단으로 현금 대신 전자어음을 이용한다. 지난해 전자어음 발행액은 519조 원으로 2014년 262조 원에서 약 98% 늘었다. 금융당국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자금을 쉽게 조달하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P2P 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를 바로 연결해주기로 했다. 금리는 평균 10%대 중반이며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연간 400억∼500억 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는 최대 4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전자어음 P2P 시장을 이용하려면 포털사이트에 ‘90days’를 검색하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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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정책-감독기능 10년만에 분리 추진

    정부가 19일 내놓은 국정운영 계획을 통해 금융당국의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이 분리되면 현 금융당국의 조직 체계는 10년 전인 노무현 정부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과 감독 부문으로, 금융감독원은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 부문으로 각각 분리한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은 이르면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맡고 있는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조직 개편이 현실화하면 금융위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운영된 금융감독위원회 모델로 다시 돌아가고, 기재부는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흡수하면서 권한이 막강해진다. 이 같은 방안을 두고 금융당국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가 현 조직으로 10년간 안착하며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됐는데, 이제 와서 혼란을 감수하며 조직을 다시 뒤흔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직원들 사이에선 현실화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도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을 통해 “금융감독 체제의 개편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부처와 국회의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금융위 직원은 “국정개혁 과제에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 아니냐”며 벌써부터 기재부가 있는 세종시로의 이주를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금감원과는 별도로 금융소비자 보호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금융업계에서 “시어머니가 하나 더 느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금융감독 체제 개편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충분히 검토하고 진행하지 않으면 괜히 업계에 혼란만 주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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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출렁’ 마음은 ‘철렁’… 대처법은?

    지난해 6월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권모 씨(34). 매달 원리금으로 약 113만 원씩 갚아 나가는 그는 최근 금리 관련 뉴스만 보면 마음이 무겁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서서히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고 경기 회복세에 따라 조만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는 “나 같은 월급생활자들은 매달 이자로 내는 몇만 원도 아쉬운 게 현실”이라며 “어떻게 하면 금융비용을 줄여 살림에 보탤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시장금리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출자와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에게 금리 인상기에는 어떤 식으로 대출과 투자를 조정해야 할지 물었다. 전문가들은 월급생활자들은 불필요한 금융비용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는 게 중요하다. 신용대출, 카드론 등은 소액이라 해도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알게 모르게 이자로 돈이 줄줄 새는 경우가 많다. 소액 대출이라고 상환에 신경을 덜 쓰다가 신용등급이 낮아져 나중에 일반대출을 받을 때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 살펴봐야 할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낮은 만큼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년 이상 장기 상환으로 돈을 빌렸다면 현재 상황에선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금융비용 지출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변규동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팀장은 “3년 이내에 상환할 계획이라면 그대로 변동금리로, 그 이상이라면 고정금리로 가는 게 유리하다”며 “은행에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얼마이고 앞으로 남은 원리금 총액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 달라고 문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금리로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짧게 받아놓는 대출자는 굳이 고정금리로 바꿀 필요가 없다. 고정금리로 바꿀 경우 0.5∼1.0%포인트 이자가 높아지는데 현재 금리 변화 속도로는 1년 이내에 1.0%포인트 가까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낮다. 같은 이유로 정기예금은 만기가 3, 6개월짜리보다는 1년 이상 묶어두는 예금을 선택하면 된다. 3개월 만기 정기예금과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 차는 약 0.4%포인트 정도라 당장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투자처를 고민하고 있다면 안전지향 원금보장형 투자자는 장기채권을, 위험감수형 투자자는 주식형 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장기채권은 금리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쿠폰 금리가 높게 책정돼 있어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손해가 적다. 홍승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은 “금리가 오른다는 건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니 대출을 관리하며 투자처도 적절히 넓혀가는 게 재테크의 지름길”이라며 “세계 경기 회복세가 이제 초중반 정도 진행됐다는 분석이 많은 만큼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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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통장 9월부터 원하는 사람만 발급

    종이 통장이 9월부터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종이 통장을 원하는 소비자는 앞으로도 계속 발급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9월부터 은행에서 새로 계좌를 만들 때 고객이 종이통장 사용 여부를 스스로 정하게 된다고 18일 밝혔다. 원칙적으로는 종이 통장 사용을 중단하되 고객이 원하면 발급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종이통장 발급 중단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일부 장노년층 고객들이 “통장이 없으면 예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민병진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종이통장이 없어도 은행이 전자통장이나 예금증서를 발행할 예정이라 예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며 “전자통장이 낯선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겐 종이통장을 발급해 혼란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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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대출 금리 일제히 상승… 시중銀 변동금리 최고 4.35%

    시중은행들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기 때문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시중은행은 이날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를 0.01∼0.05%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은 2.82∼4.13%에서 2.83∼4.14%로, 하나은행은 3.02∼4.10%에서 3.03∼4.11%로 각각 0.01%포인트 변동금리를 올렸다.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은 2.87∼3.87%에서 2.88∼3.88%로, 농협은행은 2.61∼4.21%에서 2.62∼4.22%로 변동금리를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가산금리 0.04%포인트를 더해 3.10∼4.30%이던 변동금리를 3.15∼4.35%로 올렸다. 앞서 17일 은행연합회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를 1.48%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1월 1.56%에서 꾸준히 하락하다 6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중은행은 매달 고시되는 코픽스 금리에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한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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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18일부터 채무조정졸업자 전용 사잇돌 대출 출시

    금융위원회는 18일부터 신한 NH 등 25개 저축은행에서 채무조정졸업자 전용 사잇돌 대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잇돌 대출은 연 20%대 고금리로 돈을 빌려 온 중·저신용자를 제도권 금융소비자로 안착시키기 위한 중금리 대출이다. 대상은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이나 법원의 개인회생을 졸업한 지 3년 이내인 수요자다. 채무조정제도를 마치면 채무 기록은 사라지지만 그 기간 동안 금융거래 기록이 없어 신용등급이 낮아진다. 채무조정제도 졸업자가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해 다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것이다. 소득 기준은 5개월 이상 다닌 직장의 근로소득을 연소득으로 환산했을 때 1500만 원 이상, 6개월 이상 사업소득이나 1회 이상 연금소득이 연 800만 원 이상인 경우다. 금리는 상환능력에 따라 연 14∼19%가 적용된다. 대출을 원하는 수요자는 재직증명서 또는 사업자등록증, 연금수급권자 확인서와 소득증빙 서류를 가지고 IBK KB NH 신한 오케이 등 25개 저축은행 중 한 곳을 방문하면 된다. 대출한도는 최대 1000만 원이며 최장 5년간 원리금을 균등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약 6만 명의 채무조정졸업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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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수수료에 당국 가이드라인 안될말” 최종구의 소신

    “금융수수료는 시장 가격이다. 금융당국이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를 사전에 심사할 경우 ‘당국의 시장 개입’ 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60·사진)는 인사 청문회를 하루 앞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낸 서면질의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에서 내건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최 후보자는 “금융회사들이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률적으로 수수료 수준을 정할 경우 가격 담합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의 이런 ‘소신 발언’은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실손보험료 및 중소·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자 “정부가 시장 가격에 노골적으로 개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앞서 3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뒤 기자간담회에서도 “금융은 다른 정책과 달리 정부 철학에 관계없이 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후보자는 금융수수료와 관련해 “비교공시를 강화해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금융소비자에게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사후감독을 강화하겠다”며 우회적인 관리 감독 방침을 내비쳤다. 실손보험료에 대해서도 보험사들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기보다는 비급여 항목의 표준화를 통한 상품 재정비 작업을 병행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현재 실손보험 손해율은 122.1%다. 병원에서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값비싼 비급여 항목 치료를 권유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았다. 최 후보자는 “보건당국과 함께 비급여 관리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 여부에 대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금융업이다. 소매금융 위주로 영업하는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은산분리의 취지를 저해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을 하지 않아 은행이 기업의 사(私)금고화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 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은 이 중 4%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최 후보자는 14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체제를 구축해 금융회사의 여신심사 관행을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져 대출을 내어주도록) 선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대주택 시장을 현재 개인들이 전월세를 주는 형태에서 공공 임대주택과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8월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자영업자 부채 해결 방안도 담겠다고 못 박았다. 최 후보자는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 목표가 5조3000억 원이지만 이행 실적이 2조 원 수준으로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사와 관련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조선업 시황이 회복했을 때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실업에 대해서는 실업대책 등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 지원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유현 yhkang@donga.com·송충현 기자}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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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 성동조선 7월중 실사… 정상화 가능성 점검

    한국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성동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을 전면 재점검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 농협 등 채권단은 이달 성동조선을 실사해 재무 및 경영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동조선에 대한 채권단 실사는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조중현 수출입은행 홍보팀장은 “전 세계 선박시장 현황을 바탕으로 성동조선이 얼마나 수주경쟁력을 갖췄는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실사를 담당할 회계법인이 정해지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실사에 들어가 9월 초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2015년 12월 이후 수주가 끊겼다가 올해 5월 원유운반선 7척을 수주한 바 있다. 채권단은 성동조선이 별도의 지원 없이 이미 수주한 선박의 생산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도한 비용 지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 자료를 통해 “당초 기대보다 시장 회복이 지연돼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 불확실성이 작지 않다”며 “시황과 일감 확보 실적, 유동성 전망 등을 객관적으로 재점검해 기업 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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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주현 “회사 위해? 나를 위해 맘껏 일해보세요”

    “열심히 일하는 월급쟁이를 두고 요즘 ‘왜 스스로 회사의 노예가 되려고 하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죠. 월급쟁이가 하는 일도 엄연히 ‘일’이에요. 자부심을 갖고 일하면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하주현 신세계푸드 외식팀장(45)의 월급쟁이에 대한 생각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단다. ‘꼰대’ 소리 듣기 딱 좋은 말이지만 그가 다니는 강연의 청중은 고개를 끄덕인다. 열심히 일하는 마음만으로 20년간 미국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과 특급호텔을 누볐던 그의 이력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영어를 제일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미국에서 20년을 일했어요. 양식을 제일 안 먹었는데 10년을 프렌치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했죠. 지금은 술을 전혀 못 하는 제가 수제 맥줏집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능력이 부족하니 남들보다 더 수고스럽게 살자는 각오로 일한 시간이었죠.” 그는 5명의 신세계푸드 외식팀장 중 유일한 여성이다. 2015년 신세계푸드에 입사하기 전에는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르베르나르댕’과 ‘다니엘’ 등에서 일했다. 1995년 리츠칼튼호텔이 서울에 처음 생길 때 입사해 서울과 미국, 호주의 리츠칼튼호텔에서 일하다 2005년 우연한 계기로 외식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10년을 객실 담당으로 일했죠. 총지배인이 되려면 외식을 알아야겠더라고요. 코넬대에서 호텔 레스토랑 매니지먼트 석사 과정을 밟던 어느 날 최고의 외식 서비스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뉴욕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다니엘 레스토랑을 찾아갔죠.” 공부하러 간 식당에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식사를 마친 뒤 음식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던 그의 열정을 다니엘 셰프가 높이 평가해 3개월 인턴직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다니엘에게서 레스토랑 관리를 배운 경력을 발판 삼아 유명 레스토랑 관리 경력을 이어갔다. 그는 “세계적인 식당이다 보니 내 능력이 부족한 걸 느낄 때가 많았다”며 “그때마다 사장에게 ‘영어와 경험이 부족하지만 난 죽기 전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해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단순하다. 새 직장에 가면 3∼6개월간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업무를 숙지한다. 이 기간엔 주말도 반납한다. ‘단순무식’한 방법이지만 그는 이것보다 업무를 빨리 익히는 길은 없다고 단언했다. “신세계푸드에서 수제 맥줏집인 데블스도어를 맡은 이후엔 본사 근무가 끝난 오후 6시부터 가게 문을 닫는 밤 12시까지 직원들과 함께 지내며 매장을 파악했어요. 누가 시키지 않은 일이라 야근 수당도 없었죠.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 매장의 수익이 놀랄 만큼 올라가더라고요.” 하 팀장은 2015년부터 한 기업의 초청으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용은 한결같다. 자신은 아무런 재능이 없지만 오직 열심히 일해 회사에서 인정받고 커리어를 쌓아 왔다. ‘흙수저’라서, 딱히 재능이 없어서 취업 문턱에서 지레 겁먹고 있는 청춘을 위한 이야기다. “월급쟁이는 회사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면 일할 동력을 잃어요. 진부한 이야기 같아도 내 능력을 키운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안 시켜도 진짜 열심히 일하게 돼요. 제가 해 봤어요.”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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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연 스님 “버리니까 행복”… 승려가 된 KAIST 과학도

    “불교에서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완벽하죠.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이런 마음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책을 썼습니다.” 누구나 겪는 삶의 번뇌와 고통. 출가한 스님이라고 다를까. 특히 젊으면 젊을수록 일반 청년들과 비슷한 고통을 겪고, 힘들기도 마찬가지다. 조금 나은 점이 있다면 수행을 통해 이런 고통과 번뇌를 이겨나가는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겠다. 최근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를 펴낸 도연 스님(31)은 “학업을 병행하며 수행을 하다보니 요즘 20대 젊은이들의 아픔과 고민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어린이와 대학생의 지도법사를 담당하는 그가 자신과 자신이 본 젊은이들의 번뇌(煩惱)를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담은 책이다. 그가 책의 첫 번째 주제로 선보이는 청춘의 키워드는 ‘자존’이다. 수많은 청년들은 대학, 회사, 결혼 등 삶의 관문에서 남과 나를 비교하며 열등감을 가진다. 그는 책에서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자존감이 생긴다”고 조언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자님 말씀’이 아니다. 그의 ‘이력’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탓에 그의 목표는 언제나 공부해 출세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공부해 KAIST에 입학했지만 그는 과학고 졸업생, 월반해 조기 입학한 수재들과 공부하며 큰 벽을 절감했다고 한다. 좋은 곳에 가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그 안에서의 또 다른 비교가 그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행복하지 않다”며 입학 1년 만인 2006년 출가를 결심했다. 스무 살 청춘의 출가는 그야말로 고행이었다. 탁발(집집마다 다니며 걸식하는 수행)하며 무시당할 땐 ‘나 KAIST 다니는데’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와 그를 괴롭혔다. 이 책은 그렇게 하나하나 아픔을 느끼고 이겨낸 ‘상처 뒤의 딱지, 그리고 새 살’ 같은 기록이다. 그는 10년간 탁발 수행과 학업을 병행하며 2015년 대학(기술경영전공)을 마쳤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내가 아무리 무언가를 이뤄도 남과 비교하는 이상 행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그의 책엔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듣기 좋은 말만 담겨 있지 않다. “세상이 정한 길과 반대의 길을 가거나, 남들에 비해 조금 느리거나 밀려나도 그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자신의 결정은 반드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따끔하게 꼬집는다. “어디에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적지 않은 청년들이 마음대로 살며 갑자기 ‘방황’이 찾아왔다고 푸념하죠. 놀고 먹고 자며 좋은 사람과 인연이 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건 자유가 아닙니다. 방황하지 말고 계율, 율법, 규율을 줄 수 있는 스승이나 멘토를 찾거나 공동체에 들어가세요. 아무 데로나 흐르는 마음을 다잡아야 지혜가 생깁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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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병인 “딸랑! 공이 온다… 테니스로 한계 날렸어요”

    ‘딸랑.’ 온통 뿌연 황토색 시야 너머로 작은 구슬 소리가 들렸다. 초점이 맞지 않아 가늘게 뜬 눈을 바닥에 고정하곤 어디쯤에서 구슬이 울렸는지 온 신경을 집중했다. 다시 ‘딸랑’ 하는 두 번째 구슬 소리와 함께 작은 형광색 점 하나가 불쑥 시야에 들어왔다. 구슬이 들어있는 시각장애인테니스용 스펀지공이다. 오른손에 쥔 라켓을 재빨리 점에 가져다 댄다. 멀어지는 구슬 소리 사이로 심판의 긴 외침이 들렸다. “게임!”(승리를 의미하는 테니스 용어) 6∼13일 스페인 알리칸테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시각장애인 테니스대회에서 한국의 한 청년이 저시력 부문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학 입학 뒤 처음 테니스를 접한 소병인 씨(21·우석대 특수교육과)가 주인공. 입문 3년 만에 영국, 스페인, 멕시코 등 13개국 62명의 시각장애인이 참가한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둔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테니스를 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놀라요. 테니스는 공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눈이 안 좋은 시각장애인은 아예 못 할 거라고 생각하죠.”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일반인에겐 아직 생소한 장애인 스포츠다. 1990년 일본의 한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처음 개발돼 2007년 한국에 들어왔다. 일반 테니스 코트보다 길이가 약 5m 짧은 코트에서 구슬이 들어있는 직경 9cm 크기의 스펀지공을 이용해 경기한다. 일반 테니스는 공이 바닥에 한 번 튀기는 것까지만 허용되지만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최대 3번까지 가능하다. “전 선천적 저시력자라 소리를 따라다니다 희미하게 공의 색이 보이면 라켓을 휘둘러요. 전맹인(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은 100% 소리에 의존해 테니스를 하죠. 스펀지공이라 바닥에 공이 닿아도 빠르게 튀어 오르지 않아 연습만 잘하면 어느 정도 쳐낼 수는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에게 세상은 뿌옇고 흐린 덩어리의 합이었다. 자신의 세상과 남들이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걸 안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담임이 그를 교무실로 불러 점자표를 건넬 때 그는 울며 첫 번째 좌절을 경험했다. “윤곽과 색만 겨우 구분할 수 있지만 한계를 이겨내려 최대한 노력하며 살았어요. 저처럼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특수교육과에 입학했죠.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도 했고요. 테니스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국내 대회 우승 경험은 없지만 매 경기 몸을 날리며 경기한 적극성을 인정받아 그는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6명의 한국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는 시각장애 등급에 따라 B1(전맹), B2(시력 0.03 미만), B3(0.03 이상)으로 구분돼 경기를 치르며 소 씨는 B2 부문에 출전했다. 비록 결승에서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이 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그는 “결승에서 맞붙었던 상대는 공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발리로 넘기더라”며 “제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시력이 더 좋은 것 같았다”라며 웃었다. 그는 임용시험에 통과해 교사가 되더라도 테니스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시각장애인테니스는 패럴림픽의 정식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테니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 언제든지 패럴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 닦겠다는 것.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건 저 개인에게도 영광이지만 제가 선생님이 된 뒤 만날 학생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수 있어요. 제 학생들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을 저에게서 얻는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없을 것 같습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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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情’에 빠진 아랍인, 한국 전도사 됐네

    “한국과 아랍 국가들은 모두 가족 중심의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놀랄 만큼 정서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거뭇하게 수염을 기른 아랍인이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을 설명하자 주위의 시선이 집중됐다. 한국 문화를 담은 최초의 아랍어 책을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간하는 후메이드 알 하마디 UAE 한국문화협회장(45)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약 2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모두 한국어로 진행했다. 그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던 2002년 우연히 한국을 여행하며 삶의 궤적이 바뀌었다. 그는 한국문화협회장 외에 한국관광공사의 명예 홍보대사, 한국문화원의 K컬처 서포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 여행 중 알게 된 ‘정’이란 단어 때문에 한국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UAE 사람들은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고 사람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이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무척 어려웠어요. 그런데 한국에선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우리에겐 이름 없는 감정을 한국 사람들은 ‘정’이란 한 단어로 콕 집어 표현하고 있었거든요. 아시아의 작은 나라와 이렇게 잘 통할 줄 몰랐죠.” 한국에 ‘꽂힌’ 그는 UAE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한국을 공부했다. 일본의 전통 복장인 기모노를 한국 전통의 옷으로 잘못 소개한 자국 신문사에 직접 전화해 기사를 고치는 등 아랍에 잘못 알려진 한국 문화 바로잡기에도 나섰다. 2012년엔 한국에 관심이 많은 26명의 UAE 사람들을 모아 한국문화협회를 만들었다. 그는 “한국과 UAE는 정부와 정부, 기업과 기업의 교류는 나름대로 활발했지만 국민과 국민 사이의 소통은 별로 없었다”며 “사람과 사람을 잇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한류 열풍이 불며 UAE 전역에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확산됐지만 그는 여전히 목말랐다. 진짜 한국인, 한국 문화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4월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은 ‘한국 문화 살피기(Glance of Korean culture)’. 항공사 직원으로 일하는 틈틈이 한국을 찾아 현장 조사도 철저히 했다. “한국은 해외에서 모르는 나라가 없을 만큼 유명해졌는데 한국어를 아랍인의 시각으로 아랍어로 설명한 책은 한 권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쓰기로 했습니다. 한글, 세종대왕, 유관순, 음식 등 아랍인들이 잘 모르는 한국 문화를 다뤘죠.” 그가 책을 통해 특히 주목한 건 한국의 엄마들이었다. 천연자원이 나지 않는 척박한 나라가 식민지, 6·25전쟁,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의 파고를 겪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난 배경엔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 한국 엄마들의 힘이 있었다는 것. 한국을 웬만큼 파악하지 않고선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UAE에 한국 원전이 들어오며 한국 기술력에 대한 UAE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졌죠.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통해 친근한 나라라는 이미지도 생겼고요. 이젠 서로 친해지기 위해 용기를 낼 때입니다. 분명히 서로 좋아할 겁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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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박 뒤에 쪽박… 봉사 눈 뜬 ‘갈갈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좋아서 개그맨이 됐었죠. 같은 이유로 지금은 기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한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에서 ‘갈갈이 패밀리’라는 코너가 한참 인기를 끌었다. 개그맨 박준형이 “무∼를 주세요!”라고 외치며 이빨로 진짜 무를 갉는 장면이 인상적인 코너였다. 공익재단법인인 W재단의 추진위원장인 이승환 씨(43)는 당시 3인조 갈갈이 패밀리 중 한 명. W재단은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캄보디아, 피지 등에서 구호사업을 하거나 국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 씨는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하다 W재단 이욱 이사장을 만나 재단에 참여했다. 2002년 개그맨 활동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돈을 꽤 벌기도 했지만 부도를 맞은 뒤 현재는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사업을 하다보니 수십억 원을 벌거나 잃는 부침을 겪었다”며 “돈을 좇으며 살았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져 기부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어떻게 기부 활동을 할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을 웃기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으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개그맨도 그래서 됐고요. 제가 가장 잘하는 음식과 웃음을 결합한 기부 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삼겹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가맹점 중 한 곳에서 소외계층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사랑의 삼겹살’ 행사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후 사업 실패로 ‘사랑의 삽겹살’은 중단됐지만 푸드트럭으로 이를 되살렸다. 월 1, 2회씩 소외계층을 위해 밥차를 지원하거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푸드트럭을 운영해 보육원 등에 수익을 기부하고 있다. ‘식당 사장’ 출신인 데다 2013년 요리책을 냈을 만큼 음식엔 자신 있었다. 직접 음식을 나눠주며 사람들에게 일일이 말을 걸고 평소 알고 지내던 야구선수 추신수, 개그맨 권혁수 등의 스타를 배식 담당으로 섭외해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푸드트럭을 하루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 약 300만 원은 이 씨가 강연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경남 거제도로 푸드트럭을 몰고 가 결손가정 아이들 50여 명에게 스테이크를 만들어 줬는데 처음 먹어본다며 무척 좋아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가슴이 벅찼다”며 “앞으로는 푸드트럭과 공연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기부 활동을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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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도입 이후 로스쿨 최초 부녀 변호사 나왔다

    2009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부녀 로스쿨 변호사가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권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53)의 장녀인 김혜라 씨(26)가 14일 제6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김진권 변호사는 2010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2013년 제2회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다. 그는 국회에서 10년 이상 보좌관으로 일해 온 입법 전문가다. 그의 장녀인 김 씨는 2013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올해 제6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며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로스쿨 출신의 부녀 변호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혜라 변호사는 “로스쿨은 전공과 나이 제한 없이 입학할 수 있어 아버지도 늦은 나이에 변호사로 전직할 수 있었다”며 “변호사 선배인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 열심히 일 하겠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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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기 “가짜 꽃 인생 시든 뒤 진짜 꽃 알게됐죠”

    꽃잎이 지면 꽃이 있던 자리엔 씨를 품은 열매가 자란다. 시든 꽃을 가리켜 “죽은 꽃”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새 생명을 품은 뒤에야 식물의 자궁을 덮고 있던 꽃잎은 공중으로 흩날린다. 배우 이광기 씨(48)는 자신의 삶을 ‘꽃’과 같다고 말했다. 풍성하고 화려히 피었던 날이 있었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시들어 가던 날도 있었다. 지금 그는 새 생명을 뿌리내린 채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그는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달 초 첫 개인전을 열어 자신과 닮은 꽃을 주제로 2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6월 두 번째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사진 작업의 시작을 내 이야기로부터 하고 싶었어요. 전 제 삶이 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엔 화려하고 시들지 않는 가짜 꽃처럼 살았어요. 그게 진짜 내 모습이 아닌데 말이죠. 시들고 나서야 나는 생화였고 이게 자연스러운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1985년 KBS 드라마 ‘해 돋는 언덕’으로 데뷔해 올해로 경력 33년 차를 맞았다. ‘왕과비’, ‘태조왕건’, ‘장희빈’, ‘정도전’ 등 굵직한 사극에 출연해 시대극 전문 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밝은 에너지로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가 갑자기 카메라를 잡은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현장에 자원봉사를 가며 사진과 만났다. 이전엔 ‘똑딱이’ 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는 정도였다. 그는 아이티에서 지진으로 가족과 웃음을 잃은 아이들을 만났다. 이후 그가 베푼 사랑 속에서 아이들의 눈빛이 생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봤다. 이 순간을 시간에 흘려보내기 싫었다. 사진의 기술적인 부분은 부족했지만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을 담았다. 그들의 웃음과 눈물에서 불과 석 달 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아들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그는 2009년 11월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던 아들 석규 군(당시 6세)을 잃었다. “아이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그렇게 매일 기도했어요. 아이의 체온을 한 번만 느끼게 해달라고, 천국에 있는 아들 모습 꿈에서라도 한 번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죠. 아이티에서 내 아이와 나이가 같은 꼬마를 안으며 아들의 체온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토록 보고 싶던 아들이 꿈에 나와 내 눈물을 닦아 줬습니다.” 아이티에 다녀온 뒤 그는 기부행사 기획자로도 변신했다. 2010년 50∼70명의 젊은 작가가 참여하는 자선경매를 기획해 매년 1억∼2억 원을 아이티, 우간다의 학교 짓기 사업에 후원해 왔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높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모으며 만들어 둔 인맥이 큰 도움이 됐다. 아이티에 지은 학교의 이름은 석규 군의 영어 이름을 따 ‘케빈스쿨’로 지었다.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초등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연간 50∼60회의 강연을 하고 있으며 9월 시작하는 DMZ국제다큐영화제의 트레일러 제작을 진행 중이다. 가을엔 그의 본업인 배우로서 사극에 출연할 예정이며 틈이 날 때마다 미술, 연기, 노래를 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 건립을 기획 중이다. “요즘 우리들은 물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데 무언가 성취하고 그 성취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모두 부족합니다. 전 배우인데 우연한 기회에 덤으로 사진을 하고 작가가 됐잖아요. 새롭게 얻은 일에서 오는 작은 성취가 감사하고 인생도 행복해지더라고요. 이런 가식 없는 기쁨을 여러분도 느껴 봤으면 좋겠습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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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영시간표 없음… 슬리퍼 신고 1명 와도 영화 즉시 틀죠”

    ‘신림동 고시촌’이라 불리는 서울 관악구 신림로. 식당과 술집, 원룸텔이 즐비한 상가 단지의 한 건물 구석에 지하로 이어지는 작은 계단이 보였다. 계단 입구에는 ‘자체휴강 시네마’라고 적힌 검은색 간판이 달려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여니 팝콘을 튀기는 작은 대기실과 상영관이 나왔다. 극장이었다. “처음 오는 손님들은 DVD방으로 알고 오는 경우도 있는데 엄연한 극장입니다. 단편영화만 상영하는 단편영화관이죠.” 이 극장의 주인, 박래경 ‘자체휴강 시네마’ 대표(30)의 말이다. 인근에 사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동안만은 몸과 마음을 제대로 쉬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체휴강’이란 이름을 달았다. 올해 1월 문을 연 이 극장은 최근 국내의 한 도시문화콘텐츠 미디어가 신림동의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하며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고시촌에 있다 보니 근처에 사는 1인 가구 손님이 많이 오세요. 한 분이더라도 영화를 틀어주고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곧바로 열 명의 손님이 와도 입장 안 시키니 부담 없이 오시죠. 대형 극장과 달리 분위기가 오붓해 커플도 많이 옵니다.” 극장을 차리기 전까지 그는 문예창작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공부하던 그는 무수히 많은 단편영화가 상영관을 찾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봤다. 현재 국내의 단편영화관은 ‘자체휴강 시네마’를 포함해 이태원의 ‘극장판’, 춘천의 ‘일시정지 시네마’ 정도가 전부다. “잘 만든 단편영화가 참 많아요. 그런데 이런 작품들이 상영관이 없어서 연출가들의 한 줄짜리 경력으로 남고 사라지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영화는 책이나 음악과 달리 무료로 체험할 기회가 적다. 책은 서점에서 읽을 수 있고 음원사이트나 유튜브를 통해 부분적이나마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영화를 상영하려면 스크린, 영사기, 스피커와 이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유료로 운영된다. 그리고 많은 극장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상업영화에 상영관을 내어준다. 대학원 수료를 앞둔 올 1월. 그는 단편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하는 극장의 주인이 되기로 했다. 비용은 학생 때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 채웠다. 극장 위치는 신림동 고시촌으로 정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영화 보러 가자는 말을 옷 챙겨 입고 멀티플렉스 가자는 말로 생각하더라고요. ‘추리닝’ 입고 슬리퍼 끌고 편하게 들러 영화 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어요. 수요층이 어디에 많이 살까 생각했더니 고시생, 사회 초년생 등 1인 가구가 몰려 있는 신림동 고시촌이었죠. 다행히 주위에 멀티플렉스도 없고요.” 영화 관람료는 2000원이다. 2000원을 내면 20∼30분짜리 단편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다. 손님이 오는 즉시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에 한가한 시간을 고르면 120인치 스크린이 달린 8석 규모의 상영관을 독차지할 수 있다. 영화 관람료 중 절반은 배급사를 통해 단편영화 감독에게 돌려준다. 작게나마 단편영화 연출자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손님이 많이 늘어 돈을 벌면 30, 40석 규모로 극장을 키우는 게 목표다. “단편영화는 신(scene)을 허투루 쓰지 않는 고농축 콘텐츠입니다. 장편영화가 아메리카노라면 단편영화는 에스프레소인 셈이죠. 극장에서 단편영화 한번 즐겨보세요. 혹시 모르잖아요. 단편영화 감독 중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이 나올지.”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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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첫 양식 성공, 훈장 탄 ‘명태 아버지’

    “명태는 양식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초로 명태 양식에 성공했으니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요즘엔 수족관에 있는 명태들이 사람 발소리를 들으면 먹이 주는 줄 알고 몰려들어요. ‘명태 아버지’를 알아봐 주나요? 하하하.” 1980년대 동해 항구엔 명태를 실은 ‘고무 다라이’가 가득했다. 연간 10만 t 이상 잡히는 흔한 생선이었다. 강원도 바닷가 사람들은 명태를 팔아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하지만 2000년대 들며 명태는 빠른 속도로 한국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다. 명태 새끼인 노가리를 마구 포획한 데다 동해 수온 상승으로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명태가 떠난 것이다. 이젠 연간 1t 정도만 잡힌다. 이처럼 씨가 마른 ‘국산 명태’를 되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변순규 박사(54)다. 그는 2년여의 노력 끝에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 양식에 성공해 ‘명태 아버지’란 별명을 얻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달 인사혁신처는 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시상했다. “첫 걸음마를 뗐을 뿐인데 훈장을 받아 영광이네요. 저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닌 데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아 기쁘기보단 어깨가 무겁습니다.” 명태는 대표적인 국민 생선이다. 국내 소비량은 연간 25만 t. 국민 1명당 1년에 7, 8마리씩 명태를 먹는 셈이다. 먹는 방법도, 이름도 다양하다. 얼려 먹으면 ‘동태’, 말려 먹으면 ‘황태’, 생물로 먹으면 ‘생태’다. 말린 어린 명태는 ‘노가리’, 코를 꿰어 반쯤 말린 명태는 ‘코다리’로 부른다. 지금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명태는 러시아 앞바다에서 잡혀온 것들이다. 변 박사는 명태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부터 어종 복원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고향은 경남 거창군. 바닷가는 아니지만 해양 생물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어류학을 전공하고 자원생물학, 수산과학으로 석·박사를 마쳤다. 1989년 수산과학원에 입사해선 강도다리, 참돔, 감성돔, 황금볼락 등을 한국 바다에 되살려냈다. “바다 생명을 키우고 복원하는 게 제 임무입니다. 어획량이 늘며 바다 생태계가 흔들리는데 인간만이 다시 균형을 맞출 수 있거든요. 많이 먹는 만큼 많이 양식해 바다로 돌려줘야 바다 생태계가 살아납니다.” 그가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2014년 12월. 이전에도 국산 명태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종자 복원에 필수적인 살아있는 어미 명태를 구하지 못해 번번이 실패했다. 명태는 수심 500m 정도의 깊은 물에 사는 데다 스트레스에 약해 잡는 과정에서 대부분 죽는다. 천운이었을까. 그가 프로젝트를 맡은 지 2개월째인 2015년 1월, 상처 하나 없는 어미 명태가 150m의 얕은 바다에 쳐놓은 그물에 잡혔다. 이 어미 명태를 이미 잡아 놨던 수컷 명태와 수정시켜 53만 개의 수정란을 얻었다. 하지만 명태를 양식한 경험이 없으니 적정 수온을 맞추는 일도, 먹이인 동물성 플랑크톤을 찬물에 적응시키는 것도 모두 과제였다. 53만 개 중 3만 개만 부화에 성공했고, 이 중 성장이 빨라 집중 사육관리된 200마리가 다시 같은 과정을 거쳐 산란이 가능한 5만 마리의 명태로 늘어났다. 완전 양식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그는 요즘 명태를 돌보는 틈틈이 명태를 대량으로 양식할 수 있는 시설 투자를 위해 국회 등 각계를 찾아다니고 있다. “지금은 한 번에 1만 마리 정도 방류하는데 동해에서 명태를 보려면 한 번에 최소 100만 마리씩 방류해야 합니다. 시설과 연구 인력이 더 필요한 이유죠. 아이를 낳는 데는 성공했으니, 이제는 잘 기르는 방법도 찾아 성공해야죠.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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