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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유권자들은 18대 대선에서 후보와 정당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를 꼽았다. 한국정당학회는 20일 국회에서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을 주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원의 추계학술회의를 열었다. 학회는 이날 학술회의에서 18대 대선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10대 매니페스토(대국민정책계약) 어젠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10대 어젠다에는 ①경제와 복지의 조화 ②일자리 창출 ③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 양극화 해소 ④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 ⑤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⑥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리더십 ⑦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⑧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 ⑨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남북관계 개선 ⑩지역 간 균형발전 등이 포함됐다. 학회는 전문가 델파이조사(전문가 심층조사)를 통해 10개 어젠다를 도출한 뒤 전국 1000명의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를 거쳐 순위를 최종 선정했다. 10개 어젠다는 역시 경제·민생, 사회·복지 분야가 6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 분야의 어젠다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응답자는 81.8%에 이르렀다. 특히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에 이어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를 상징하는 ‘사회 양극화 해소’가 차례로 1, 2, 3순위에 올랐다. 직접적인 삶의 혜택을 줄 어젠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셈이다. 반면에 역대 대선에서 주요 쟁점이 됐던 정치·행정, 외교·안보 분야 어젠다는 4개에 그친 데다 우선순위도 뒤처졌다. 전문가 조사에서 5위로 선택된 ‘남북관계 개선’은 유권자 수요조사를 거치며 9위로 밀렸다. 한국사회의 정책적 무게중심이 국가에서 개인의 삶으로 옮겨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권자들이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 양극화 해소’에 앞서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를 1순위로 꼽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어떻게 조화시킬지 그 해법을 각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이나 지역, 연령 등 사회 경제적 배경이나 분야별 관심도에 따라 선호하는 어젠다도 차이를 보였다.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 양극화 해소’의 경우 정치·행정 어젠다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더 강조했다. 이는 양극화 문제가 정치적 의지와 행정적 조치가 뒷받침돼야 풀릴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 ‘공교육 신뢰 회복’은 교육 경쟁이 상대적으로 심한 서울지역 유권자와 여성들의 요구가 강했다. ‘일자리 창출’은 젊은층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 세대에 걸쳐 중요한 화두였다. 이는 정당이나 후보 선호도와 별도로 정책 쟁점에 따라서도 유권자층이 나뉘어 있으며 이들은 자신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정당학회장인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대선을 3개월 앞두고도 선거구도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 정책이 실종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목표가 확실한 정치, 평가가 가능한 정치, 집행을 담보하는 정치로의 체질 변화를 위해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국회의원형,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관료형, 안철수 후보는 시민운동가형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20일 세 후보의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다. 박 후보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은 여러 문제를 자신이 해결하겠다는 호소형 문장이 가득하다는 것. 또 문 후보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에는 ‘협력과 상생’ ‘공감과 연대’ 같은 추상적 표현이 많아 관료 보고서를 보는 듯하다는 것이 황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안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문은 시민운동가의 연설문에 가까웠다고 황 교수는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전문가 6명에게 연설문과 기자회견문을 보내 후보별 특징을 살펴봤다.○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박 후보 연설문의 가장 큰 특징은 거의 모든 문장이 ‘∼하겠습니다’라는 어미로 끝난다는 점이다. 그만큼 결의와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는 얘기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하는 등 ‘반드시’라는 단어를 일곱 번이나 사용했다”며 “권력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유어커뮤니케이션컨설팅 원장은 “연설의 종결형 어미가 너무 똑같아 단조로운 느낌을 준다”며 “‘국민’이란 단어도 너무 많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수락연설문에서 ‘국민’이란 말을 40차례 썼다.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행복’이란 단어가 14번으로 가장 많았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태윤정 ‘선을만나다’ 대표는 “박 후보가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저의 삶은 대한민국이었다’는 등의 표현을 써 엄숙한 이미지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변화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 후보의 연설문은 서너 개의 단어로 이뤄진 짧은 문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권과 부패가 만연했다. 독선과 아집이 횡행했다.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됐다’는 식이다. 그만큼 힘 있는 연설을 통해 카리스마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 후보가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시대’(23차례), ‘변화’(12차례), ‘새로운’(9차례)이었다는 점도 그가 무엇을 강조하려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철 교수는 “‘공평과 정의’라는 단일 목표를 내세운 뒤 다양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메시지의 일관성도 높았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공평과 정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메시지인 ‘특권과 차별이 없는 세상’과 거의 차이가 없어 새로운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영 원장은 “연설이 너무 길어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연설은 24분, 박 후보는 15분, 안 원장은 13분이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문은 ‘함께하자’며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이 많았다. ‘정치’라는 단어만 22차례 사용한 데 이어 ‘미래’를 아홉 번 썼다. 한정훈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구태 정치를 변혁하겠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안 후보의 가치와 지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차별화했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교수는 “정치개혁의 범위를 놓고 박 후보는 부정부패, 문 후보는 권력 분산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안 후보는 정치 전반의 개혁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태윤정 대표는 “‘진심의 정치’라는 키워드로 국민들의 열망의 지점을 잘 짚어냈다”고 평가했다. 황상민 교수는 “자신의 해법이 이상적이니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온도차가 있는 만큼 역설적으로 소통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9일 예정에 없이 안대희 위원장이 주재하는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경남 사천 수해현장으로 바로 가려던 일정을 갑자기 변경한 것이다. 박 후보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전날 박 후보의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뒤 탈당했고, 이날은 송영선 전 의원(경기 남양주갑 당협위원장)이 박 후보를 거론하며 기업인에게 금품을 요구한 내용의 녹취록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 정치가 지난 몇십 년 동안 해 온 것들에 대해 이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국민들이 정말 바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 마련을 이번에 꼭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의 때는 더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송 전 의원 사건에 대해선 “쇄신의 발걸음에 재를 뿌리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녹취록에서 송 전 의원이 “(박 후보의 측근에게) 2억∼3억 원만 갖다 줬으면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왜 이렇게 확산되는지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에 식구들이 많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치쇄신특위와 윤리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송 전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 잇단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중앙당사에 별도의 ‘정치부패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들어온 제보는 윤리위가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단호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정치쇄신특위 산하에 박 후보 및 측근들의 부정부패를 검증하고 예방, 점검하는 ‘클린검증제도소위’(남기춘 위원장)를 설치했다. 송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의 광팬이라고 하는 A 씨를 소개받았고 그가 ‘17대 대선 때 박 후보의 측근 홍모 씨에게 25억 원을 줬는데 그 돈을 받아 달라’고 했다”면서 “내가 못 받는다고 거절해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녹취록 발언에 대해선 “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묻기에 ‘박 후보를 도우라’는 취지에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송 전 의원의 해명 과정에서 A 씨가 “박 후보 측에 25억 원을 건넸다”고 한 발언이 새롭게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주민등록초본 불법 발급 사건’ 및 6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은 19일 경제민주화 논란과 관련해 “쓸데없는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입을 봉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초청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경제민주화 추진에 부정적인 이한구 원내대표 등을 겨냥한 듯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박근혜 후보가 당내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강에서도 “새누리당의 재선 이상은 올 초 당 정강정책 확정에 참여했고, 초선은 당이 뭘 지향하는지 알고 공천 신청해 의원이 된 분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경제민주화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으로서 상식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이 일치된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선거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가 우선이냐’고 지적한다는 물음에는 “일자리 창출을 하려면 대기업에 기분 좋은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다 풀어줬지만 일자리가 늘었느냐”면서 “지금은 탐욕에 찬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은 못하고 파괴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주장이 강경 일변도여서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이젠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하나의 ‘도그마’가 된 것 같다”며 “‘내가 말하는 게 진리’라고 믿고 논란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민주 독재’나 다름없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8일 “저도 정치생활을 15년 했는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거나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시 가천대에서 ‘한국 사회에서 여성지도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지도자의 자질로 ‘뚜렷한 목표’와 ‘뚝심’을 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놓고 정치에 뛰어든 지 채 1년이 안 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는 또 “독일 메르켈 총리나 영국 대처 전 총리는 뚜렷한 소신과 여성의 섬세함으로 위기의 나라를 극복해냈다”며 “지금 우리가 바라는 리더십도 그런 리더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 여성은 거칠게 싸우기보다 조화롭게 이루려는 마음이 강하고 섬세함이 있다. 섬세함이 정치로 연결되면 국민의 삶을 더 잘 챙길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을 꺼려왔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여성은 유약하다는 인식이 작용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지지율을 추월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세계여성단체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총여학생회 초청 특강에도 응했다. 여성 리더십 강조가 지지 기반이 취약한 젊은 세대의 표심을 공략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보 문제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가족을 아느냐’는데 부모님을 흉탄에 잃고 오붓한 가정을 20대에 잃어 행복한 가정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미혼으로서 평범한 가정이 겪는 문제를 이해하겠느냐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오랜 청와대 생활로 서민의 어려움을 알겠느냐’는 물음엔 “청와대를 떠나 산 세월이 훨씬 길다. 그 30년 세월은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한 학생이 ‘평소 대답이 두루뭉술하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다른 후보보다 제 답변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게 법안이나 정책에 들어 있고 실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당 공보위원인 박대출 의원이 박 후보가 2004년부터 최근까지 내놓은 유신체제 등과 관련된 사과 및 유감 발언 10여 건을 정리해 보도자료를 냈다. 한 관계자는 “박 후보가 다음 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좀 더 진정성 있는 견해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성남=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울 병원 간조(간호조무사) ○먹고 싶은데. 아침에 옷 갈아입을 때 확 덮쳐 버릴까? 아님 퇴근 때 느긋하게 함 눌러줘 버릴까.”(글쓴이 ‘궁금함’)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인 ‘닥플’(www.docple.com) 내 익명 게시판에 자신을 개업의라고 소개한 한 회원이 글을 올렸다. 순식간에 댓글이 달린다. “현금 1만 원짜리 100장 묶음 3개쯤 내놓고 ‘너 내 애인 해라’ 한번 해보세요” 등 방법을 알려준다. 말리는 댓글도 있다. “조만간 방송 타겠네, 개인의원 원장 성추행으로 입건.” 조회수는 순식간에 2406건으로 늘었다.대한의사협회(의협)가 윤리 자정선언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사 커뮤니티 내밀한 곳에는 범죄는 아니지만 비뚤어진 성의식을 보여 주는 대화가 공공연히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닥플은 3만80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내 3대 인터넷 의사 전용 커뮤니티다. 의사면허증이 확인돼야 가입할 수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이 회장 취임 하루 전인 4월 30일까지 수 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는 회원이 카페처럼 게시판을 열 수 있는데 ‘불가마’ ‘모나미’ 등 음란물 전용 익명 게시판이 지속적으로 개설돼 왔다. 여기에는 왜곡된 성 인식을 담은 게시물이 다수 올려져 있다.가장 자주 등장하는 대상은 ‘간조’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간호조무사였다. ‘날 짝사랑하는 막내 간조 ○먹은 얘기’, ‘간조 셀카’ 등 이들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한 글도 상당하다. “데리고 있는 간조랑 ○을 쳤다”는 글에 “○○이 있으면 파고드는 게 남자 아니겠냐!”, “제가 다 속이 시원하다. 그동안 할까 말까 망설이는 글들만 많이 봐 왔다”며 응원하기도 한다. 간호조무사는 병원 내 가장 낮은 지위 때문에 상당수 회원은 이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고도 별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한 회원이 간조와의 성관계 경험을 게시판에 남기자 “간조애들은 친구들한테 자랑질하기 바쁘죠”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오히려 감사해할 일을 해 줬다는 인식이다. 여성 환자와 관련된 성적 대화도 이뤄졌다. 한 회원이 “가끔 오는 여환(여성 환자) 중에서 보기만 하면 그 생각밖에는 안 난다”고 고민을 올리면 “담에 오심 사진 올리세요”, “저도 그런 여환들이 수 명 있다”, “나도 몇 있는데, 그냥 눈빛만 한 번 주고받는다” 등으로 비슷한 경험담을 올렸다. 간호사도 종종 등장한다. 한 회원이 봉직의(병원 소속 의사) 당시 외래 간호사와의 성적 경험담을 올리자 “간호원 ○먹은 넘들이 왜 이리 많은겨? 난 아무래도 헛산 거 같어”라며 허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현재 이 게시판들은 포괄수가제 논란 중 빚어진 비방 사태로 8월 3일 경찰이 닥플을 압수수색하며 운영진에 의해 폐쇄 조치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 같은 글들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의사회장을 지낸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성인으로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 해도 의사들의 성의식은 윤리의식의 일환인 만큼 자정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과거사 인식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사진)을 꼽을 수 있다.’ 서울대 박찬욱 강원택, 성균관대 조원빈, 숭실대 한정훈, 아주대 강신구 교수 등 전문가와 아산정책연구원이 14일 ‘한국 유권자의 선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선 이런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언 논란을 통해 박 후보의 보수적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문 의원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이 이념논쟁으로 흐르면 박 후보의 대척점에 있는 문 의원에게 야권 성향의 지지층이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문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택 교수는 “현재 안 원장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는 호남 등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에서 문 의원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면 문 의원의 약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만큼 안 원장의 지지율은 문 의원과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문 의원과 안 원장의 지지율이 엇비슷해지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론조사로 단일화할 경우 누구도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데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담판을 통해 한쪽이 양보하는 것이 제일 아름답고 정말 감동 있는 단일화의 모습이 될 것이고, 또 승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야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는 등 ‘깜깜이 선거’로 흘러가는 데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득세하는 데는 정당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은 14일 “삼성이 각 분야의 25%를 차지하는데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에는 못 올라간다”며 “경우에 따라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기업에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짓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재무학회·자본시장연구원 주최 ‘경제민주화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차기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새 대통령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그 정부도 1년 가면 흔들흔들해 아무것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왜 10·26 같은 비운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겠느냐”면서 경제민주화의 타깃으로 삼은 ‘재벌의 탐욕’을 박정희 시대에 빗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1970년대 살 만해져 국민 의식이 바뀌었는데 정치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해 강압수단을 쓰다 한계에 부닥쳤다”며 “성공이 자기 실패를 수반한 결과가 10·26사태”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3일 동아일보 및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소속 9개사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일부 정책 분야를 제외하고 준비된 자료 없이 현안 질의에 막힘없이 대답했다. 박 후보는 “일정이 많아서 틈만 나면 차 안에서도 자고, 머리만 대면 잔다”며 “사적인 시간은 물론이고 꿈꿀 시간도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를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도 타고, 기회가 되면 보겠다”고 대답했다. 취재진이 ‘김 감독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하자 “하하하” 웃기도 했다. 인터뷰는 오후 1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 여의도 당사 6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 ○ 경제 정책 / 청년 일자리박 후보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처음 밝힌 ‘스마트-뉴딜’ 구상은 정보기술(IT)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 정책이 골자다. 박 후보는 해당 용어를 두고 “스마트는 정보기술(IT), 뉴딜은 내수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의미인데 우리말로 더 잘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뉴딜’의 구체적인 구상은…. “보통 기존의 제조업이 사양산업이고 외국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과학기술과 융합되면 부가가치가 높아져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농업도 과학기술과 융합하면 경쟁력이 커질 수 있고, 소프트웨어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조선산업도 IT, 과학과 융합되면 전혀 다른 국면으로 갈 수 있다. 내수가 활성화되지 않아 생산력이 낮아지는 서비스 산업도 마찬가지다.”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3%도 안 될 거라는 어두운 전망이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모두 어려운 사정이고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어려움이 많다. 대내적인 문제들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를 잘해야 한다.” ―내년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경제민주화도 수정될 수 있나.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는 따로 가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을 만들어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가 조화롭게 같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틀을 확실하게 만들겠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대해 재벌 사이에선 공포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민주화는) 재벌을 때리고 해체하는 차원이 아니다. 저는 정말로 국민 편가르기를 싫어한다. 야당은 1% 대 99%라고 해서 편을 가르고, 재벌도 (야당식으로 하면) 해체가 된다. 해체되면 대기업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대기업이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에)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약자들이 부당한 요구를 받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당연히 근절돼야 된다. 그래서 (대기업은) 위기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니까.” ―동아일보는 ‘청년드림센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구상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대책은…. “청년 일자리 대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부분, 취업을 지원해주는 부분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 우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문화, 관광, 소프트웨어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벤처산업의 경우 혼자 기업공개(IPO)까지 가는 건 무리가 많다. 인수합병(M&A)과 앤젤투자를 활성화해 벤처산업도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사람이 가진 열정, 잠재력, 끼만 보고 스펙을 초월하는 (취업 지원) 시스템을 만들겠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단이 청년이 잘할 수 있는 걸 개발해주고, 취업에 필요한 직업 능력을 키우는 걸 지원하고, 구직자들이 인재은행에 등록하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자기 소질에 맞게 지원하고 일자리와 연계하는 취업지원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 지방 발전 / 사회 현안―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하려면 지방재정 확충이 중요한데, 방안은…. “지방재정의 틀을 세수 변동이 심한 취득세에서 지방소비세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세액의 5% 이전)로 하는데 이를 더 높이면 지방도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 전 국민에게 기초적이거나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복지 서비스는 중앙이 더 책임을 맡아 지방의 복지 재정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세종시가 추진되고 있지만 자족기능을 갖추는 데 난제가 많다. 복안은…. “세종시는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지켜낸 도시다.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제 의지는 확고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민간투자 유치다. 앞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해서 많은 기업을 유치하도록 하겠다.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 ―최근 잔혹한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형벌이 무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사형제도는 있으나 집행을 안 하고 있는데…. “너무도 흉측한,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그냥 (사형제를) 다 없애버리자’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형 집행은 안 하고 있는데, 법원에서도 가능한 한 안 하려고 한단다. 집행되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고 굉장히 신중해야 하는 문제다. 공론화를 거쳐 다양한 얘기를 들어서 해야 할 일이다. 경고하는 차원에서 (집행) 가능성을 열어두되, (사형제) 집행은 신중히 검토하자는 것이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압축성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굴절과 또 그림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5·16군사정변과 유신에 이어 1975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 발언을 놓고 벌어진 역사인식 논란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과 과(過)로 운을 뗐다. 이어 “좋은 점에 대해서는 승계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또 어두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화합을 위해 폭넓은 대화와 만남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전날 새누리당의 ‘사과 혼선’도 해명했다. 당시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브리핑에 자신이 부인한 듯한 모양새가 되자 박 후보는 밤늦게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에 이상일 대변인은 심야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생각은 피해를 본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홍 대변인의 사과 소식을) 행사장에서 처음 알아서 ‘상의한 적 없다’고 확인한 것”이라며 사과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질문도 있을 것 같아 종합적으로 말해야지 했는데 어제(12일) 그 일이 생겨서 오늘 원래 말씀드리려고 했던 것을 먼저 저녁에 짧게나마 알려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묻는 야권의 공격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박 후보는 “사과한 건 사과로 받아들이고, 더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해야 우리가 진정한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과거 지향적인 얘기만 나오고 국민이 힘들어하는 현실의 문제와 미래의 얘기는 실종되다시피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005년까지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최필립 이사장의 조기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박 후보가 야권에서 ‘장물’이라고 공격한 정수장학회의 처리 해법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간 사퇴를 거부해온 최 이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정치쟁점화하며 여러 논란과 억측에 휩싸여 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장학회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는데 장학회를 위해서도, 이사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해가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7월엔 “저는 이사장도 아닌데 아는 사람이니까 물러나라고 하면 이사회에서 ‘왜 간섭하느냐’고 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족들은 “유족들이 동의한다면 만나 뵙겠다”는 박 후보의 말에 “박 후보가 유신헌법, 긴급조치, 1975년 4월 8일 인혁당 재건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면 그에 따라 만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의도 정가는 물론이고 관가에까지 ‘택시 주의보’가 내려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불출마 종용 논란에 한 택시 운전사가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며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에게 “운전사를 조심하라”는 얘기는 불문율이었다. 운전사는 승용차 뒷좌석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까지 다 들을 수 있어서다. 실제 주요 비리 사건 때마다 피의자의 운전사가 결정적 제보를 했다. 이에 극비리에 장소를 옮기거나 주요 인사를 만날 경우 몇km 밖에서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려 택시로 이동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이번 택시 운전사 증언에 대한 ‘학습효과’로 택시도 더는 ‘보안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 특히 차량 내부나 주변 상황을 자동 녹화하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한 택시가 늘면서 택시에도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 것과 비슷해진 셈이다. 블랙박스의 진화로 차량 내부의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 기록 기능이 더해지며 탑승 뒤 나눈 사적 대화가 그대로 저장장치에 남을 수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보통 심야에 음주 상태로 택시에 타 통화를 하다 보면 기사를 의식하지 않은 채 비밀을 말하거나 실언하는 경우가 많다. 취해도 택시에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법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11일 “극히 이례적인 입법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내곡동 특검법의 위헌 여부에 대한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의 질문에 “오늘 아침 국무회의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고, 최종적으로 국회 재의를 요구할 것인지 (국무위원들의) 논의가 남아 있어 이 시점에서 (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답했다. 또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해외순방 중인 대통령이 귀국하면 특검법 문제를 최종 결정하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 “여러 가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권 장관은 “법무부는 법리상 문제, 특히 특검의 추천권자가 특정 정당, 고발인의 지위라는 점에서 ‘권력분립에 문제가 있다’, ‘공정성 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재의 요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대해서도 5·16군사정변에 이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후보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신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했다”면서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출마 이후 유신체제에 대해 박 후보가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사석에서 한 말로 알려져 있다.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스스로 유신의 공과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환기시키려는 취지로 이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말은 경제 번영과 독재에 대해 후대 평가에 맡기고 국가만 보고 일하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아버지 3주기 때 어느 재미작가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한반도가 박 전 대통령을 만들어간 방법과 또 박 전 대통령이 한반도를 만들어간 방법,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만 바른 평가가 나온다고 썼다”고 했다. 이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유신의 불가피성에 대한 견해를 거듭 묻자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유신체제의 대표적 비극으로 거론되는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답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유신) 당시 피해를 입으신 분들 또 고초를 겪으신 분들에 대해선 딸로서 사과를 드리고 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제가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손 교수의 박정희 시대 평가에 대한 질문 세례에도 ‘역사의 몫’으로 돌리겠다는 뜻을 밝히며 과거사 논쟁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과거사 논쟁 보다는 차기 지도자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전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의 역사관이 오랫동안 형성된 만큼 앞으로도 진전된 과거사 발언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후보가 정치 입문 전인 1990년 5월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 기념사업회장’의 자격으로 아버지에 대한 재평가를 위해 펴낸 ‘겨레의 지도자’를 보면 과거사 논쟁을 대하는 그의 생각을 일부 엿볼 수 있다. 박 후보는 직접 쓴 서문에서 “조국의 지나온 자취, 즉 역사를 알고자 하는 것은 자신을 알고자 함이며 그 역사를 외면, 왜곡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외면, 왜곡, 부정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또 “결과만이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 척도”라면서 “정치란 그 시대가 주는 모든 국가적 문제를 주어진 여건과 풍토에 맞춰 효과적으로 헤쳐, 풀어, 이루어 나가는 능력”이라고 글을 마쳤다. 이는 박 후보가 이날 과거사 논란에 대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일, 사명에 대해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김창종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박정희 시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뜨거웠다. 김 후보자는 5·16군사정변에 대해 “쿠데타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생각한다”, 유신헌법에 대해선 “위헌적 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목사, 한국교회연합 김요셉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목사,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 등 종교계 지도자를 잇달아 예방해 국민대통합 행보를 이어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와 새누리당이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 등의 개별소비세(개소세)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2009년에도 경기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개소세를 깎아주고 신차 구입 시 취득·등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한 바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얼어붙은 소비의 진작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상 중”이라며 “자동차 개소세 인하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정부는 1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미 발표된 추가 재정투자 규모(8조5000억 원)를 2조∼3조 원 증액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부가 자동차 개소세의 인하 방안을 지난 주말 당에 보고했다”며 “이 밖에도 법을 고치지 않고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으로도 할 수 있는 소비 진작책이 여러 건 발표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재정부의 한 당국자는 “지금까지 발표한 내수대책은 기업이나 산업계의 지원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 마련한 대책은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짰다”며 “다만 가계부채와 관련된 대책이나 일반적인 규제완화 방안은 10일 회의 안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회의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 체계상 정부가 이를 인하하면 차량 구입 시 납부해야 할 개소세가 지금보다 최대 30%까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새누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선 여전히 완고한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내수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자동차 등 내구재 매출이 급감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같은 유통업체 매출이 수개월째 하락하는 등 소비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8월의 자동차 내수판매는 총 9만6648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9% 감소했다. 국산차(8만6072대)만 놓고 보면 판매 감소율은 24.9%로 2009년 1월(7만3874대)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경부 당국자는 “업계 부분파업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자동차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불황을 덜 타는 유통업체들도 최근 부쩍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재정부의 잠정집계 결과 8월 대형마트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5% 감소해 4월(―2.4%)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대형마트 매출액이 5개월 연속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월 백화점 매출액도 6.1% 줄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내수 부진은 자연스럽게 투자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자본재 수입은 8월에 18.2%나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자본재 수입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설비투자가 감소해 앞으로의 수출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설비투자 수요를 파악하는 지표인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2009년 2분기 이후 3년 만인 올 2분기에 처음으로 마이너스(―1.8%포인트)로 돌아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올 2분기 설비투자 둔화로 3조4450억 원의 부가가치와 5만627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대표 남경필 의원)이 배임, 횡령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재벌 총수에 대해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모임은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저축은행법, 여신전문금융업법, 자본시장법 등 4개 관련법 개정안을 이이재 의원 대표발의로 10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보험사, 증권사,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 대주주가 배임, 횡령으로 5억 원 이상 이득을 봤을 때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는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린 재벌 총수들이 배임, 횡령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 예산안의 국회 제출(10월 2일)을 앞두고 새누리당 총선 공약인 ‘만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현’을 놓고 마지막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우선 집에서 만 0∼2세 자녀를 돌보는 가정에 지급하는 양육수당을 전 계층에 지원하는 문제에는 이견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합의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당정 협의로) 결정이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의 방침을) 바꾸게 되는 셈”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정부는 내년에 양육수당 지급 대상을 현재의 소득 하위 15% 가정에서 70% 가정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소득에 관계없이 전면 지원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경우 3000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만 3∼5세 양육수당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견해차가 크다. 정부는 공통보육과정인 ‘누리과정’이 만 5세에 이어 내년 3월 만 3, 4세까지로 확대되는 만큼 3∼5세 시설보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농어촌 벽지나 추가비용 때문에 어린이집에 못 보내는 소득 하위계층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만 3∼5세 자녀를 둔 가정의 5% 정도를 보육 사각지대로 보고 이 계층에 한정해 양육수당을 지급할 경우 소요 예산이 1000억 원으로 크지 않다고 강조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6일 후보 확정 이후 처음으로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을 찾아 민생 챙기기 행보를 이어 가던 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의 ‘불출마 협박’ 주장을 보고받았다.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은 정준길 공보위원에게서 “안 원장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들과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친구 사이인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해 얘기한 것일 뿐 협박이나 불출마를 종용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듣고 이를 박 후보에게 즉각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박 후보는 정 위원이 직접 언론에 해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친구 사이에 편하게 오간 얘기를 갖고 불출마 협박을 했다고 폭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참모들에게서 여론 반응 등을 시시각각 보고받는 등 안 원장 측 주장이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박 후보는 이날 3개월의 전시 일정에 들어가는 ‘2012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했다. 박 후보는 개막식장으로 걸어가던 중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먼저 다가와 “반갑습니다”라며 손을 내밀자 “경선하시느라고 아주 애 많이 쓰십니다”라고 화답하며 악수했다. 박 후보의 호남 방문은 공교롭게 민주당 대선 경선의 분수령인 광주 전남 지역 순회 투표와 날짜가 겹쳤다.이에 앞서 박 후보는 이날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할퀴고 간 전남 신안군과 진도군의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 박 후보는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에서 배 농사를 짓는 김순임 씨(73)의 과수원을 찾아 “배가 너무 많이 떨어졌네요. 상심이 크시죠. 얼마나 막막하고 기가 막히겠습니까”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 후보는 20여 분 동안 강풍에 떨어진 배가 바닥에 방치돼 악취를 풍기는 과수원을 둘러본 뒤 김 씨의 손을 잡고 “저도 너무 기가 막혀서 펑펑 울고 싶네요.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안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태풍 피해가 커 민생 챙기기가 필요한 지역이기도 했지만 전남의 첫 방문지를 상징성이 있는 신안으로 택한 것에는 국민대통합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박 후보는 이어 진도군 의신면 초사리를 방문해 태풍 당시 정전으로 전복이 집단 폐사한 양식장을 둘러봤다. 마을 초입에는 박 후보를 보기 위해 인근 주민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광주·신안·진도=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와 새누리당이 대학생 등록금과 만 0∼5세 양육수당의 지원 확대 방안을 놓고 견해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총선 때 내놨던 관련 공약들이 금세 실현될 것처럼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할 정부는 “신중히 결정할 사안들”이라며 여전히 확답을 피하고 있다. 아직까진 ‘동상이몽(同床異夢)’ 상태지만 정치권 및 정부 내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여당의 요구를 끝까지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정은 5일 국회에서 열린 3차 예산 당정협의에서 대학생 등록금 및 0∼5세 양육수당 지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장 중요한 지원규모 부문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대학등록금 지원과 양육수당 전 계층 확대, 희망사다리 장학금 제도에 대해 정부가 취지엔 공감하지만 규모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4월 총선에서 국가장학금을 3조 원으로 늘리고 0∼5세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에게 양육수당을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는 이달 2일 청와대 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적극 나서 달라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당정협의에서 정부는 국가장학금을 늘리면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우려하며 ‘점진적 지원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이미) 1조7500억 원을 투입해 등록금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 드렸다”면서 “정부 재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양육수당 지원계층을 늘리는 방안에 대한 정부의 반대는 더 완강하다. 0∼2세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소득 하위 70% 계층까지 지원할 계획이 있지만, 3∼5세에 대해선 지원해선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재정부 당국자는 “돈 문제를 떠나 3세 이상 아동은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녀야 교육적으로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양육수당을 3∼5세에게 지급할 경우 저소득층이 수당을 받으려고 아이를 시설에 보내는 대신 집에 머물게 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설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과 ‘발달의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여당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대선후보가 대통령과 독대해 요구한 공약을 정부가 무시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당의 요구안을 내년 예산안에 전혀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이 연말 예산심의 때 무리하게 관련 내용을 끼워 넣을 경우 ‘제2의 무상보육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차라리 선제적으로 여당의 요구를 반영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가 이달 말 내놓는 내년 예산안에 어떤 식으로든 여당에 대한 ‘성의 표시’가 들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날 당정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태풍피해 복구, 성폭력범죄 예방을 위한 민생예산 등을 거론하며 추경 편성을 적극 요청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정은 아동필수 예방접종 확대, 참전용사 보훈수당 인상, 사병 봉급 단계적 인상 등에는 합의했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핵심 어젠다로 내걸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마스터플랜’ 발표를 앞두고 당내에서 또 한 차례의 노선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대책기구의 공약 사령탑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원내 사령탑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5일 경제민주화를 놓고 설전 ‘제2라운드’를 벌였다. 이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예산 당정협의의 모두 발언에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그는 “정치판에서는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니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경쟁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기업들의 의욕이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의 개념과 내용이 모호하다는 평소의 생각을 다시 꺼내든 것. 7월 초엔 당시 박근혜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던 김 위원장이 이 원내대표를 향해 “재벌의 이해를 대변한다”고 먼저 공격했다. 김 위원장은 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 공약 법안 실천 국민보고’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출마선언이나 수락연설에서 분명하게 의지를 밝혔다”면서 “그것을 담당해서 이끌어 가야 할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정체불명이라는 말을 쓴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경제민주화가 정체불명이라면) 박 후보가 얘기한 것은 허공에서 날아와서 얘기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의사표시를 해야지 무조건 정체불명이라고 해버리면 ‘나는 관심 없다’는 것과 똑같다”면서 “모든 것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얘기한다는 것은 정서상에 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앞으로 절제를 하든지 생각을 달리하든지 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7월 초 두 사람의 설전 ‘1라운드’는 김 위원장의 의도된 부분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초반에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나중에 딴소리 나오면 골치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엔 공약 수립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료 출신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원내대표는 7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경제민주화란 용어를 한 차례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 대신 ‘상생 자본주의’, ‘공정한 경제’ 등으로 돌려 말했다. 고집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앞으로 관련 당론 채택 과정에서 어떻게 방향을 조율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지역언론사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신 것 같고, 이 원내대표도 재벌을 감싸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두 분이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열정이지만 너무 혼란스럽게 비치면 안 되기 때문에 당의 경제민주화 입장을 (앞으로) 확실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법을 추진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금융계열사의 재무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모임 소속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금융·비금융 계열사에 칸막이를 쳐 돈이 섞이지 않게 하는 방안과 예컨대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출자를 재무건전성 지표 산정 시 적격자본에서 차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두 가지가 효과는 비슷하면서 부작용이 훨씬 덜하다는 의견이 다수라 후자 쪽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재계의 반발을 우려해 다소 완화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재범을 막기 위해 이른바 현행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 외에 ‘물리적 거세’(외과적 치료)를 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출신인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사진)은 사법부가 교화나 재활을 기대할 수 없고 재범 발생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성범죄자에게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물리적 거세’형을 선고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 제정안을 5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징역, 사형 등 형벌의 종류에 ‘거세’를 포함하는 형법 개정안도 함께 제출한다. ‘물리적 거세’는 성기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고환을 제거함으로써 성충동을 아예 없애는 방식이다. 18대 국회에선 16세 미만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 ‘외과적 치료법’이 제출됐지만 인권침해 논란으로 폐기됐다. 현재 덴마크 스웨덴 체코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가 ‘물리적 거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25세 이상 성범죄자에 한해 본인의 동의를 받아 거세 수술을 하는데 연평균 5명 정도가 스스로 선택한다. 한편 정부는 ‘화학적 거세’를 받는 성범죄자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법률은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19세 미만 대상 성범죄자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또 성범죄자 신원공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범죄자의 사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범죄자의 집 주소와 지번까지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성범죄자 전자발찌 착용제를 도입하기 전에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서도 전자발찌 착용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