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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경찰이 최근 유성지역의 한 기업형 유사 성행위 업소를 적발한 뒤 이 업소를 이용한 최소 수백 명에 이르는 남성에 대한 추적 조사에 나섰다. 상황에 따라 대규모 소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6일 유성구 봉명동 I오피스텔에 이른바 ‘립(lip·입술)카페’라는 불법 성매매업소를 차려놓고 영업해 온 A 씨(32)와 여종업원 10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이 오피스텔 6개 호실을 임차해 여종업원 10명을 고용하고 인터넷 카페나 전화로 예약해 온 불특정 남성들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알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가 영업에 활용한 인터넷 사이트는 ‘DJ(대전) 초이스’ 등의 명칭으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경찰 단속을 피해 왔다. 경찰은 이들 불법업소에 대한 단속뿐만 아니라 이용자 처벌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소를 이용한 성 매수 남성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압수한 성매매 대금 및 영업장부, 업주 A 씨가 소지하고 있던 영업용 휴대전화 2대를 압수해 조사 중이다. 이 업소를 이용한 남성들은 대부분 인터넷 비공개 카페나 A 씨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또는 카카오톡으로 예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하루 평균 15∼20명의 남성이 이곳을 이용했다는 A 씨와 종업원들의 진술에 따라 총 2000여 명이 이 업소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메시지 등에 남은 전화번호 등을 토대로 신원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상반기에도 서구 탄방동과 괴정동, 월평동, 동구 용전동 등 학교 주변 등지에 ‘립 카페’와 ‘거품 마사지’ 등 신·변종 업소를 차려놓고 불법 성매매 행위를 해온 20여 곳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나 주택가 주변에서 유사 성행위 업소가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어 이용자까지 처벌할 방침”이라며 “업주와 종업원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용 남성들에 대한 소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농사에도 스토리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죠.”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자모리 야산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황인경 씨(51) 얘기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충청일보, 국도일보 기자를 거쳐 청주문화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다 2008년 귀농해 지금 자리에 터를 잡았다. 그는 평소 “산과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서 농사를 짓고, 아이들이 고무신에 흙을 묻히며 살았으면 좋겠다”던 소원을 이뤘다. 황 씨가 선택한 작목은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이라 불리는 블루베리. 미국 ‘타임’지가 10대 슈퍼 푸드 중 하나로 선정한 블루베리는 적절한 당도와 산미를 함유해 새콤달콤한 맛을 내며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 시력 보호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년 전만 해도 효자 품목으로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5000여 m²의 비탈진 산에 길과 도랑을 내며 스스로 일궜다. 블루베리가 산성 토양에서 잘 성장하는 점을 고려해 인근에서 솔잎을 긁어다 모았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농장과 생산품 이름을 대학생 딸이 ‘베리 굿 베리’라고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손실도 컸다. 수확량 3t 중 1t은 까치와 참새들이 먹어치운다. 그가 농약 등을 사용하지 않자 농장은 ‘새들의 천국’이 됐다. 기자가 5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백 마리의 참새들이 달콤한 블루베리 성찬을 즐기고 있었다. 가끔은 ‘훠이 훠이’ 하며 내쫓지만 그때뿐이다. “(동물도) 함께 먹고사는 거죠.” 본격적인 수확철로 접어든 요즘 그는 고민이 적지 않다. 제때 수확하기 위해선 인부 2명 정도가 필요하지만 인건비는 물론이고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묘안 끝에 떠올린 발상이 바로 ‘블루베리 따기 체험’. 도시민들이 농장에 직접 와서 수확을 해주는 대신 인건비는 가격으로 되돌려주겠다는 발상이다. 특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외국산보다 블루베리 알은 다소 적지만 현장에 오면 즉석에서 따 먹을 수 있다. 시중보다 가격도 30%가량 저렴했다. 남은 블루베리는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직거래한다. 지난해에는 800여 명이 블루베리 수확을 체험하고 갔다. 다시 방문하는 이도 늘고 있다. 황 씨는 “블루베리 키우기가 쉽지는 않지만 자연과 더불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보람 때문에 견딘다”며 “다른 이들도 자신이 키우는 농작물에 건강성 등 확신이 있다면 스토리를 만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내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서부지역(일명 내포지역)을 두 차례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이 일대 천주교 유적지를 세계적인 순례길로 조성하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내포교회사연구소장인 김정환 신부는 2일 충남발전연구원과 당진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교황의 충남 방문 의미와 가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교황의 한국 방문이 성사된 계기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종교행사가 국제행사로 확대된 만큼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내포지역을 세계적 순례길로 조성하는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서산, 홍성 일대를 지칭하는 내포지역에는 솔뫼성지, 해미순교성지, 신리성지, 여사울성지, 합덕성당, 공세리성당 등이 밀집해 있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초기 천주교의 충청도 선교와 사회문화적 특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초기 천주교사에서 충청도 지역 중 가장 큰 신앙공동체가 형성됐던 곳은 내포지역으로 특히 홍주(홍성), 덕산(예산), 천안 등지에는 양인이나 천인 출신 신도들이 중심이었다”며 “이는 당시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신분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평등사상을 실천하는 등 민중종교운동의 움직임을 보였고, 신분해방이 전제가 되는 근대사회의 형성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을 방문하게 된 계기도 이 지역이 지닌 천주교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가치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 이어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의 진행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김성태 합덕성당 신부, 오석민 충남역사박물관장, 유병덕 충남도 문화예술과장 등도 참가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있다. 주변에선 “당선이 유력했음에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임기를 마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염 시장은 21일 시청 실국과장 등 간부와 출입기자단 등 80여 명과 함께 보문산 고별 등반대회를 가졌다. 그는 “대전을 대표하는 보문산에서 직원들과 다양한 대화를 하며 걷고 싶었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22일에는 중구 선화동 계룡문고에서 자신의 저서 ‘염홍철의 아침편지’ 저자 사인회를 열었다. 지난달 발간된 이 책은 염 시장이 매주 월요일 지인들에게 보내는 아침편지 내용을 묶은 것.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이 몰렸다. 염 시장이 별도의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고 사인회로 대체한 이유는 주변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현직에 있는 사람이 출판기념회를 연다면 주변에 부담을 줄 것 같았다. 계룡문고 측에서 사인회를 개최하면 어떻겠냐는 요청이 있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3기 때인 2005년에는 ‘함께 흘린 땀은 향기롭다’, 1994년 관선 시장 때는 ‘연애에 빠진 시장’ 등의 칼럼집을 냈지만 별도의 출판기념회나 사인회를 열지 않았다. 염 시장은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정무직 보직인사들에게 동반 사퇴를 권고했다. 김인홍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송덕헌 비서실장 등이 이달 말 사표를 낸 뒤 시청을 떠난다. 임기가 남은 손규성 일자리특별보좌관과 김용분 여성시민통합특별보좌관도 함께 물러난다. 손 특보는 “염 시장이 후임 시장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표를 권고해 받아들였다”고 했다. 염 시장은 최근 서구 둔산동 옛 오후청 건물 5층에 3평짜리 사무실을 구했다. 그동안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과의 ‘사랑방’ 역할을 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앞으로 정치는 물론이고 모든 공직을 맡지 않고 시정에 대한 간섭이나 관여 역시 없을 것”이라며 “오로지 평범한 시민으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요일인 23일 오전에도 327번째 아침편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영화 ‘역린’을 통해 정조가 재조명되는 시점에서 국가 혁신의 중심에 대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시장의 과욕인가”라고 자문하기도 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꼽히는 충남 보령머드축제 주재료인 ‘머드(mud) 분말’이 정열의 나라 스페인으로 간다. 8월 스페인 부뇰 시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토마토축제장에서 보령머드 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23일 보령시에 따르면 스페인 부뇰 시와의 축제교류협약에 따라 머드체험행사용 머드 분말 1t이 스페인으로 배송됐다고 밝혔다. 머드 분말은 25일 부산항에서 선적돼 스페인 발렌시아로 배송되고 8월 10일까지 축제가 개최되는 부뇰 시에 도착한다. 보령시와 부뇰 시는 축제 이틀 전인 8월 25일 부뇰 시청사 앞 광장에 보령머드 체험장을 꾸며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체험장은 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뒤집어쓰는 ‘머드탕’을 비롯해 ‘머드슬라이딩’, ‘셀프마사지’ 등으로 꾸며진다. 보령 머드축제조직위원회는 2010년 스페인 토마토축제와 온라인 축제홈페이지 배너 교환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벨기에 유럽연합(EU)에서 공동홍보전을 갖는 등 우호협력을 해 왔다. 지난해에는 부뇰 시 호아킨 팔머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보령머드축제장에서 스페인토마토 축제 시연을 하기도 했다. 보령머드가 스페인으로 가는 것은 우호협력 4년 만의 일. 머드축제를 창안하고 부뇰 시와의 우호협력을 주선해 온 세계축제이벤트협회(IFEA) 한국지부장 정강환 교수(배재대 관광경영학과)는 “유럽에서 머드축제 체험을 갖게 된 것은 보령머드축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축제로 인정받고 있는 토마토축제와 지속적인 교류로 축제가 지역을 부흥시키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보령머드축제는 7월 18일부터 27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보령머드축제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축제박람회에서 IFEA한국지부로부터 피너클 어워드 4개 부문(TV홍보영상물, 축제홈페이지, 축제팸플릿, 축제포스터)에서 최우수, 우수, 장려상 등을 받았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6·4지방선거에서 발표한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자(사진)의 공약 중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 방식과 축제 존폐 여부, 원도심 활용 방안 등을 현실 상황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 방식과 기종(機種)의 경우 민선 5기 때 예비타당성 조사 및 전문가 회의, 시민공청회 및 견학을 통해 고가방식에 의한 자기부상열차로 결정된 상태. 대전시는 시민과 전문가 85%가 선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 당선자가 인수위원회 대신 결성한 시민경청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의 경우 지속적으로 노면 트램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대전일보 등 지역 언론에서는 “권 당선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준비해 온 도시철도 노선과 건설 방식 및 기종 결정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갈 경우 공기 지연과 시민 반발 등으로 행정력 낭비, 시민 갈등 등 소모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당선자는 2012년부터 추진해 온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권 당선자는 공약에서 유지해야 할 대전 축제를 △사이언스 페스티벌의 국제화 △대전 효문화 뿌리축제 활성화 △계족산 맨발축제의 확대 등을 꼽은 반면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전시 행사이자 소비적이라는 이유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푸드&와인 페스티벌의 경우 대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점한 데다 대전와인트로피(와인경연대회)는 대표적 비즈니스 모델로 경제적 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을 아시아 와인 유통의 중심지는 물론 ‘젊음의 축제’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높은 축제로 평가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인천시와 경기도의 경우 ‘호시탐탐’ 와인 페스티벌 유치를 꿈꾸고 있다.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 활용 방안에 대해 권 당선자가 제시한 방안도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권 당선자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옛 도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민대학 대신 한국예술종합대의 분교 유치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예종의 경우 서울에 위치한 이점 때문에 부산 대구 광주 등의 예술 지망생이 입학하는 것”이라며 “인원수도 적고 대전의 지리적 여건을 감안할 때 과연 원도심을 살릴 수 있는 타당한 공약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권 당선자는 인수위 대신 ‘시민경청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인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원회가 시민단체 전현직 인사 위주로 짜여 있어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골고루 반영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청위를 이끌고 있는 대표들은 위원장 박재묵 교수(충남대 사회학과)를 비롯해 금홍섭 대전참여시민연대 정책위원장, 김경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김종남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이춘아 한밭문화마당 대표, 김선미 문화연대 대표 등 10여 명이 시민사회단체와 문화단체 활동가들이다. 또 김근종(건양대 호텔관광학부), 김명수(한밭대 도시공학과), 김욱(배재대 정치언론안보학과), 류진석(충남대 사회복지학과), 백원옥(KAIST 연구교수), 이연복(우송정보대 사회복지과), 전영훈 교수(대전대 건축학과)도 포함됐으며 전체 3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5일까지 시청 담당 공무원, 전문가, 일반시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 방문조사를 하는 등 실질적인 인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항공기 승무원으로서 세월호 사건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안전교육 기부가 아닐까요?” 20일 오후 충남 천안시 안서동 백석대 본부동. ‘캠퍼스 항공기’로 불리는 항공 객실 실습실에서 고교생 40여 명이 항공기 승무원 복장을 한 이 대학 관광학부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비상탈출 교육을 받고 있었다. 항공 객실은 대학 측이 10억 원을 들여 실제 비행기처럼 조성한 것. 학생들은 에어 계단을 통한 탈출은 물론이고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사용법 등을 실감나게 배우고 있었다. 이 행사는 이 대학 관광학부 항공서비스과 이향정 교수(사진)의 아이디어.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승무원 출신 1호 박사인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고교생들이 실감하는 안전교육을 학교 측에 제안했다. 실제 항공기 안에서 안전교육을 받으면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 것. 이 교수는 “안전교육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를 비상시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사실적이면서도 현장성과 실용성을 갖춘 훈련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교육을 받으면 당황하지 않고 머리가 먼저 반응하고 몸이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응급구조와 심폐소생술 등에는 보건학부도 참여했다. 대학 측은 전국 고교에 교육 안내문을 보냈다. 호응이 좋아 5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친 교육에 모두 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대학 이계영 부총장은 “국가적 참사로 국민 재난훈련 및 안전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에 다른 행사보다 뜻깊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국가적 비극을 통해 우리 모두가 안전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교수의 제안을 전폭 수용했다”고 말했다. 2007년까지 18년간 승무원으로서 비행생활을 한 이 교수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08년 백석문화대 관광학부 교수직을 지내다 올해 신설된 백석대 관광학부 항공서비스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대한항공 재직시절 다수의 서비스 우수상 및 표창장을 받았고 스카이팀 앰버서더(홍보대사), 서비스강사 및 기내 방송강사로 활동하며 여승무원 출신 최상위 자격(기내방송, 영어, 일본어 자격)을 소유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앞서 지난달 어린이날에는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비행기와 동일한 항공객실실습실과 비상안전실습실에서 승무원 체험교실도 열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칭찬은 보약보다 더 몸에 좋습니다.” 오원균 한국칭찬운동연구협회 회장(전 서대전고 교장)은 18, 19일 일본 칭찬달인협회(이사장 니시무라 다카요시)와 공동으로 대전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 효(孝)문화마을에서 ‘한일 칭찬문화 세미나 및 교류 협약식’을 연다고 밝혔다. 한국칭찬운동연구협회는 범국민 칭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오 회장은 칭찬을 받은 양파가 성장이 빠르다는 양파실험모델을 적용한 칭찬운동을 발표해 이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향후 3년간 칭찬 운동 지원을 약속 받았다. 지난해부터 교육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 칭찬 지도사(자격증) 100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일본 칭찬달인협회는 2011년 설립된 이후 칭찬 운동을 펼쳐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1만여 명의 공인 ‘칭찬달인’을 배출했다. 니시무라 회장은 ‘우는 아이도 칭찬하는 칭찬의 달인’을 주제로, 오 회장은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을 주제로 발표한다. 니시무라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칭찬하기 운동이 전 국민 사이에 번지면서 직장에서 근로 의욕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줄고 매출액이 늘었다”며 “자살률도 감소해 사회 병리현상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밤꽃’을 주제로 한 이색 축제가 열린다. 밤의 고장인 충남 공주시 정안면 월산리 일대(주 행사장 소랭이마을활성화센터·옛 월산초)에서 13∼15일 열리는 밤꽃축제가 그것이다. 이 일대 야산에는 매년 이맘때면 수십만 그루의 밤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면서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만도 753농가가 2156만 m²(약 700만 평)에서 3684만 t이나 생산했다. 주민들의 주소득원도 밤으로, 밤으로 만든 묵, 국수, 냉면, 막걸리 등 이색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올해 9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정안밤꽃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임동영) 주최로 밤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힐링과 체험 프로그램,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만개한 밤꽃길 3km 구간을 가족과 연인 그리고 숲 해설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걷는다. 밤꽃길 구간에 소지올리기, 최고령 나무 포토존에서 사진 찍기, 밤꽃 속 보물찾기 행사도 마련된다. 경비행기와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을 구경할 수도 있다. 월산초 교정에서는 농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밤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임동영 추진위원장은 “정안 밤은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4호로 지정될 만큼 청정 무공해를 자랑한다”며 “가족 연인끼리 꼭 방문해 이색경험을 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동구 삼성동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 16층 높이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대학 1층 현관으로 들어서자 빵을 굽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솔도리’ 카페에서 풍기는 냄새다. 로비에서 만난 학생 대부분은 외국인. 마치 외국 대학에 온 느낌이었다. 최근 이 대학에서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경영학 교육 국제인증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 International·AACSB)로부터 인증을 받은 것. AACSB는 1916년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 명문대에서 시작된 경영학 교육의 국제적 인증으로 전 세계 대학의 5% 미만이 보유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솔브릿지국제경영대의 AACSB 인증 취득은 국내 대학에선 14번째, 비수도권 사립대 중에는 처음이다. 이번 AACSB 인증 취득은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교육환경과 차별화된 교육과정, 다양한 학생 밀착 지원 등 이 대학만의 특성화된 교육시스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 대학 교수진은 전체 30명 중 80%(24명)가 미국 하버드대 및 매사추세츠공대(MIT), 영국 런던정경대 등 해외 명문대 출신이다. 30여 개 국가에서 유학생을 모집해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대학원생의 경우 교수 1인당 2.8명이다. 또 미국 조지아공대, 일본 메이지대 등 해외 명문대학들과 ‘2+2’, ‘1+1’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2 복수학위제’로 5월 조지아공대 산업공학과 학위를 받은 강현국 씨(24)는 “4년 전 경남외고를 졸업한 후 서울 유명대학 진학을 고민했으나 ‘2+2’ 제도에 매력을 느껴 솔브릿지국제경영대를 선택했다”며 “다양한 글로벌 환경, 영어강의 등으로 2년 만에 어려움 없이 조지아공대 학위도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씨티은행(인도네시아), 현대자동차(중국), 교육부(베트남), 삼성전자(한국), 제너럴모터스(우즈베키스탄), LG화학 및 포스코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에 취업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6·4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바뀐 대전시와 일부 구청에서 선거 개입에 나섰던 공무원에 대한 강도 높은 인사 조치와 징계가 예상돼 관가가 긴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무원의 줄서기와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당선자는 9일 “선거과정에서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거에 개입한 일부 공무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포용하겠지만 공무원 신분에 크게 벗어난 노골적 개입에 대해선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장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장 후보가 마치 구원파와 관련 있는 것처럼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낸 서구의회 모 계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구 둔산동의 한 주민지원센터장(동장)은 사회단체장 등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고발됐다. 서구청장 선거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면서 ‘대전에서 가장 혼탁한 선거전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대전 중구청장 선거도 전현직 구청장 출신이 맞붙어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공무원의 선거 개입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재선에 성공한 박용갑 구청장이 낙선한 전직 구청장에게 노골적으로 줄서기 했던 공무원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전시장 선거에서도 일부 간부 공무원과 산하 기관 관계자들이 친인척을 통해 특정 후보 선거운동에 나선 움직임도 감지됐다. 공무원들은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자가 어떤 인사를 할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바뀐 세종시에서도 이춘희 당선자가 시 본청은 물론이고 면장급까지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가 세계 최고 권위의 경영학 교육 국제인증 기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로부터 인증받는 데 존 엔디컷 총장(사진)의 역할이 컸다. 그는 세계적인 반핵운동가로 20여 년간 조지아공대 교수 및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다 2007년부터 솔브릿지국제경영대를 이끌어왔다. 엔디컷 총장과 인터뷰가 진행된 5일 그는 카자흐스탄 출신 졸업예정자와 진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솔브릿지국제경영대가 아시아 대표 경영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경영대학 평가인증을 받은 의미는…. “경영학 관련 교육 부문에서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 유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3월 방문한 평가단은 글로벌 교육환경, 아시아 특화 교육과정, 다문화 역량 등을 높이 평가했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의 토론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독자적인 영어·한국어 토론 프로그램으로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매년 다수의 국제토론대회에 참가해 입상했다. 하버드대 출신 조슈아 박 교수가 지도하는 솔브릿지 디베이트팀은 지난해 아시아 교육 토론대회 우승과 최고연사상 수상, 베이징 국제토론대회 결승 진출, 최고 연사상 1위 등 국제토론대회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경영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하고 있나. “학생들은 아시아 기업 사례 연구와 비즈니스 플래닝 등의 프로그램을 실제 연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교과목도 아시아 경영에 최적화돼 있다. 인도,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로의 해외 취업 및 창업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7년 카자흐스탄 엑스포에 대비해 매니저 양성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소개한다면…. “모든 학생은 최소 한 학기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다국적 학생들과 교류해 학교 교육의 목적 중의 하나인 다문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다. 대학원의 전체 학생 63%가 장학금을 받고 있다. 교육역량도 높아지고 있다. 수업 외에 일대일 지도나 개인 멘토링, 공동 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국내외 기업 취업 또는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위해 매일 추천서를 쓰고, 졸업생과 편지를 주고받는다. 현재 학교 정원 725명을 1000명으로 늘리고 실력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를 들어보니 어떠세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 자연휴양림은 국내 1호 ‘치유의 숲’이다. 우리나라에서 숲에 치유 개념이 접목된 것은 2009년. 피톤치드, 산소, 음이온 등 숲 치유인자의 효험이 입증되면서다. 숲 치유는 선진국에서 대체의학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질병 치료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크다는 것. 독일에서는 의사로부터 산림욕 처방을 받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줄 정도다.○ 행복을 주는 치유의 숲 국내에는 산음 이외에 강원 횡성군 청태산과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 국립 치유의 숲이 있다. 자격시험을 통과한 숲 치유 전문가들이 각자 전공에 따라 특화된 프로그램을 맡는다. 산음 치유의 숲은 2009년 이용자가 40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4만여 명으로 10배로 늘었다. 8일 축령산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이곳을 찾은 지 2년째인데 이제는 병원보다 산에 더 의존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체조와 맨발 걷기, 자연물로 인사하기, 야간 숲 명상, 낮잠 즐기기 등. 참여자의 연령과 성, 구성원의 성격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료. 산림청 산림복지단 이주영 박사는 최근 숲이 분노와 불안, 피로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해 준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옥스퍼드대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CAM’에 발표했다. 그는 성인 남성 48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기능 변화를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높아지는 교감신경활동이 숲을 걸을 때 21.1% 낮아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숲에서 상처를 치유 산림청 산림교육원은 전국 교원 120명을 대상으로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경기 남양주시 광릉 숲에서 교사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교 현장에서 누적된 심신의 피로를 치유하고, 숲 체험으로 치유 활동의 가치와 효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 유가족과 구조작업에 나섰던 잠수사 등에게도 숲 치유를 권하고 있다. 산림청은 치유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는 ‘산림치유지도사’ 양성기관도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가톨릭대, 한림성심대, 광주보건대, 순천대 등 4개 대학에 이어 최근 충북대, 동양대, 전남대를 추가 지정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산림 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입돼 지난해 9월 첫 시험으로 38명이 배출됐다. 2017년까지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올해 제2회 산림치유지도사 선발 국가자격시험은 8월경 산림교육원 주관으로 시행된다. 산림청 임상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산림치유 서비스가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행복한 녹색복지국가 구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현충원에 영면한 순국선열 덕분에 우리가 편히 지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 가족들에게 따스한 국수 한 그릇을 공양하는 것은 작은 보답입니다.” 현충일인 6일 오전 7시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본관 옆 잔디밭. 참배객 100여 명이 길게 줄을 선 채 대전불교조계종 구암사(주지 북천 스님) 신도들이 제공하는 국수를 받아들고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한쪽에서는 부침개와 솜사탕, 팝콘, 아이스크림도 나눠주고 있었다. “봉사 앞에 종교나 이념이 필요합니까.” 구암사 신도 임경순 씨(55·대전 신화개발 대표)는 국수 육수를 우려낸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얇게 썰어 고명을 만들고 있었다. 구암사가 현충원 참배객을 상대로 국수공양을 해 온 지도 올해로 4년째. 북천 스님이 4년 전 비 오는 날 이곳에 들렀다가 군 복무 중 숨진 아들을 묻고 식사도 거른 채 쓸쓸히 차에 오르는 참배객의 모습을 본 뒤부터다. “말도 안 되는 광경이었습니다. 마음이 납덩이처럼 굳어 있는 유족들에게 국수라도 한 그릇 대접하면 조금이나마 위안되고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구암사 측은 신도회의를 거쳐 현충원에서 나눔 국수봉사를 하기로 했다. 신도들이 매일 교대로 하루 평균 400여 명에게 국수를 제공했다. 하지만 야외에서 해야 했기 때문에 물 공급이 원활치 않았고 여름과 겨울엔 고생이 심했다. 신도들은 지난해 2월에 6700만 원을 들여 현충관 뒤편에 영구 급식시설을 지어 현충원에 기부한 뒤 이곳에서 국수공양을 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을 찾은 참배객은 모두 15만 명. 구암사 측은 국수 2만 명분, 부침개 1만 명분, 팝콘 5000개, 아이스크림과 솜사탕도 각각 3000명분을 준비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신도도 200여 명에 달했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임충빈 전 육군참모총장 부부도 포함돼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임 전 총장은 현충일만 되면 새벽에 출발해 하루 종일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임 전 총장은 “40년 군복무를 하면서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수많은 혜택을 받았다. 이곳에는 잘 아는 상관과 부하가 영면해 있고, 나도 이곳에서 잠들 것”이라며 “이분들을 위해 하루 봉사는 너무 미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수 나눔 행사는 오후 4시에 끝이 났다. 자원봉사자들은 굳어버린 허리를 펴며 해맑게 웃었다. 이날 오전 4시 대구에서 어린 아이들과 출발했다는 변정수 씨(36·여)는 “안장된 아버님을 만나기 위해 급하게 오느라 아침식사도 걸렀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따스한 국수를 먹게 됐다”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매년 현충일이면 전날부터 찾아와 아들 비석을 껴안고 이슬을 맞으며 잠을 자는 노모도 한두 명이 아니다”며 “따스한 국수 한 그릇에 고마워하는 유가족들의 인사말이 오히려 겸연쩍다”고 말했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노무현의 적자(嫡子)’를 자임한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가 충남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경선을 벌이고 있던 새누리당 후보들을 일찍부터 멀찌감치 따돌린 채 선거운동을 해왔다. 일부에서는 “안 당선자가 재선 이후의 각종 프로젝트도 미리 준비할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안 당선자의 도정 성과 부재를 공략해 막판에는 여론조사 오차범위 이내까지 거리를 좁혔지만 끝내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안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던 충남에 야당의 아성을 구축했다. 충남은 그동안 야당이라 하더라도 자민련과 국민중심당 같은 보수 성향의 정당 출신(심대평)이나 여당 소속(이완구) 인사들이 민선 지사를 독점했었다. 안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이 지역에서도 대권 주자를 내보겠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 당선자 스스로도 최근 들어 ‘대망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저 나름의 확신이 든다면 그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 당선자뿐 아니라 충청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세종시에서 이춘희 당선자가 예상외의 승리를 거뒀고 팽팽하리라던 대전에서도 권선택 후보가 5일 오전 2시 현재 50.07% 득표율로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46.72%)를 여유 있게 앞섰다(개표율 53.97%). 충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48.79%)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48.54%)가 초접전을 벌였다(개표율 39.54%). 충청권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전통적으로 여야가 나눠 먹기 했던 곳.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때에만 야당이었던 자유민주연합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서 대전 충남·북 3곳을 싹쓸이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을 지지한 데다 충청권 이완구 원내대표의 지원 유세 등에 힘입어 충청권 4곳 중 적어도 두 곳 이상에서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유한식 세종시장,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마저 힘없이 주저앉았다.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홍성=지명훈·청주=장기우 기자}
“아파트 관리비를 지금보다 30% 이상 줄이겠습니다.” “대형마트 때문에 무너지는 아파트 내 상가를 되살리겠습니다.” 대전지역 6·4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유독 아파트 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는 대전지역 아파트 거주비율이 76%로 전국에서 광주 다음으로 높기 때문. 대전 서구청장에 출마한 장종태 후보는 아파트 관리비가 현행보다 30% 이상 낮게 나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처럼 아파트관리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서구에도 ‘공동주택관리 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서울 은평구 상림마을 1, 2단지의 경우 회계처리기준 표준화, 계량기 공동관리, 알뜰시장 운영 등으로 인건비와 관리비 30%, 공동전기료 60%의 절약 효과가 있었다. 아파트 거주비율이 80%에 육박하는 서구민을 위해 반드시 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의회 서구 4선거구에 출마한 박정현 후보도 장 후보처럼 공동주택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서구의회 마선거구에 출마한 김철권 후보는 아파트 상가 이용 상품권을 제작해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서구 마선거구는 유권자 95%가 아파트 거주민이지만 대부분 인근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하면서 아파트 내 상가가 외면당하자 이 같은 공약을 내세웠다. 대전 유성구청장에 출마한 허태정 후보는 ‘행복한 공동주택 문화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지원’을 위해 10여 개 지원 대상을 선정해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유성구는 노은 및 도안신도시 조성 등으로 아파트 거주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낯선 이웃 간 소통과 신뢰 등이 부족하다”며 “개소당 2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 천안시장 후보들이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매니페스토 충남본부는 29일 천안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최민기, 새정치민주연합 구본영, 통합진보당 선춘자, 무소속 박성호 후보의 공약을 바탕으로 ‘매니페스토 정책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 후보는 기초과학연구단지 조성(2000억 원), 마이스(MICE)산업 육성(1000억 원), 천안역 지하화 사업(1000억 원) 등 모두 139개 공약을 내놓았다. 7000억 원이 소요되는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 방법에 대해선 ‘정부 예산 확보 노력 극대화’ ‘민간 자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사업 구상’ 등 구체적인 대안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구 후보는 천안 과학벨트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8140억 원), 서민 임대주택 총 2500채 보급(2550억 원), 천안 호수공원 조성(2000억 원) 등 98개 공약을 내놓았다. 소요되는 예산은 1조3928억 원으로 올해 천안시 당초 예산(1조2600억 원)보다 많다. 그 역시 구체적인 예산 조달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선 후보와 박 후보도 각각 29개, 91개의 공약을 발표하고 300억∼996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도지사 권한(물·전기 가스 무상공급, 무상버스 도입)을 넘어서거나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없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공약 개수보다는 재원 조달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국비나 시·도비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건 무책임하다. 유권자의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마치 학이 날아오르는 것 같다. 무대는 드라마와 마임, 영상과 조명, 그리고 레이저와 다양한 의상이 총망라된다.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전통 춤이 새롭게 태어난다. 대전의 ‘모든 것’이 10가지 춤으로 만들어져 공개된다. 30일(오후 7시 반), 31일(오후 5시) 두 차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리는 대전시립무용단의 제57회 정기공연 ‘대전십무(大田十舞)’. 3년 동안 대전시립무용단을 이끌다 6월 말 퇴임하는 정은혜 예술감독(56·충남대 교수)의 퇴임 기념 공연이다. 50년 춤 인생의 모든 게 담겨 있는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전십무는 정 감독이 1995년 충남대 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제2의 고향인 대전을 위해 만든 춤이다. 대전의 인물과 설화, 종교, 산과 강, 남과 여, 과거와 현재 미래 등을 모티브로 이 모든 것을 담아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냈다. 공연 1부에서는 ‘족보의 고장’ 대전을 나타내는 ‘본향(本鄕)’, 사육신 박팽년의 지조와 절개를 나타낸 ‘취금헌무’, 그리고 ‘대전양반춤’과 ‘갑천, 그리움’, 대전에 있는 수운교 천단에 전해 내려오는 ‘바라춤’이 이어진다. 2부에서는 과학도시인 대전 대덕특구 연구원의 역동적인 연구 이미지를 담은 ‘한밭북춤’을 시작으로 대전8경을 그린 ‘계족산 연가’, 신사임당에 버금가는 조선시대 여류시인을 기리는 ‘호연재를 그리다’, ‘한밭규수춤’, 마지막으로 유성온천의 기원을 담은 ‘유성학춤’이 이어진다. “모든 춤에 스토리가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전생활을 하면서 제가 기여할 것을 찾다가 만든 춤으로, 최첨단 무대기법을 활용해 대전이 과학과 함께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 감독은 다섯 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경희대 대학시절 정신적 지주이자 우리나라 무용계의 대모 김백봉 선생을 만나면서 ‘춤꾼’으로 성장한다. 인간문화재 고 김천흥 선생으로부터 처용무 춘앵전 무산향 학춤을, 고 한영숙 선생으로부터 살풀이 승무 등 민속무용, 고 이정범 선생으로부터 설장고 농악기법,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살풀이 승무 등을 사사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 이수자 경력도 갖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무용대상 대통령상과 2013년 한국비평가협회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는 “미주, 유럽 등지에서는 우리의 전통 춤사위를 알지 못하고, 아직도 남한과 북한, 중국과 일본의 춤을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프랑스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에서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 40분 전에는 대전예술의전당 2층에서 공연의 줄거리를 사전에 설명하는 ‘프리뷰’도 갖는다. 공연 문의 대전시립무용단(042-270-8353) 또는 홈페이지(dmdt.artdj.kr) 참조. R석 2만, S석 1만, A석 5000원이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20여 년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국내외 경기를 응원하면서 알려진 ‘아리랑 응원단장’ 박용식 씨(51·대전 서구)가 자신이 후원해온 보육원생에게 브라질 월드컵 응원을 위한 비행기 티켓을 선물하기로 했다. 대전 서구 만년동에서 H갈빗집을 운영하며 성우보육원(대전 대덕구 연축동)을 후원해온 박 씨는 원생 1명을 브라질 월드컵 한국 경기에 데리고 갈 예정이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에는 2명을 데리고 갔다. 박 씨의 보육원생 축구 응원 지원은 2008년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서울 간의 경기에 20명을 데리고 가면서부터다. 그 후 대전 시티즌의 경기 때 50명씩 응원할 수 있게 도왔다. 매달 50여 명씩 자신이 운영하는 갈빗집에서 식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박 씨의 축구사랑과 응원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해외 원정 응원만도 50여 차례. 이를 인연으로 축구광인 가수 김흥국 씨와도 자주 만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함께해 이달 5일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박 씨는 “아이들에게 축구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열심히 살라고 격려한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식당 영업이 좋지 않아 브라질에 1명만 데리고 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오전 6시경. 대전시내 곳곳에서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같은 시간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스포츠클럽 헬스장. 염홍철 대전시장(사진)이 땀을 흘리며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예전 선거 때였으면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안간힘을 쓸 상황에서 이런 여유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월등하게 1위를 달리던 지난해 8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포기한 ‘내려놓은 자의 여유’인 셈이다. 당시 염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러 가지 억측이 나왔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뒤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대전시장 경선 과정에서 어떠한 움직임도 없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염 시장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부로부터 임명하는, 또 봉급을 주는 어떠한 직함도 갖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를 수차례 가봤지만 루브르박물관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일상으로 돌아가 여행도 하고 글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퇴임에 대비해 작은 오피스텔 하나를 마련 중이다. 1993년 관선 대전시장으로 부임한 이후 중간중간 선거에 떨어져 ‘야인(野人)’이 되기도 했지만 글도 쓰고 지인들도 만날 작은 공간이 필요해서다. 그는 올해 2학기부터 배재대 석좌교수로 초빙돼 강좌를 맡는다. 정치학 박사이자 경남대 교수, 국립 한밭대 총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인생에 답하다’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한다. 염 시장은 최근 민선 5기 재임 중 매주 월요일 시민들에게 보낸 ‘염홍철의 아침편지’를 묶은 책도 발간했다. 별도의 출판기념회는 열지 않았다. 염 시장은 “편지를 받는 분들에게 사견을 강요하기보다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자 다짐이며, 인간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자문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