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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주한미군이 29일 새벽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기습 장비 반입 작전을 벌이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의 불씨가 한반도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중국에 충분한 사전 설명을 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지 말고 한중 관계 일을 방해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을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기습 장비 반입이 ‘제2의 사드 사태’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韓美, 사드 기습 육상 수송에 中 즉각 공개 반발사드 장비가 담긴 컨테이너를 실은 주한미군 군용 수송 트럭이 성주 사드 기지로 들어선 것은 29일 오전 5시 40분부터다. 조만간 사드 기지에 장비가 반입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28일 오후 9시경부터 기지 입구에 모인 성주 주민과 반대 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은 밤샘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경찰 47개 중대, 3700여 명이 29일 오전 3시 15분부터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고 주한미군은 40여 분 만에 장비 수송을 모두 마쳤다. 육로를 통한 사드 장비 수송은 2017년 3월 이후 3년 만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주민과의 마찰을 우려해 장비와 자재는 헬기로 수송해 왔다. 국방부는 긴급 육로 수송 작전에 대해 “운용 시한이 넘은 일부 요격미사일 등이 포함됐다”며 “요격미사일은 기존에 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이며 수량도 같다. 사드 발사대는 성주 기지에 추가로 반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성주 기지에는 6기의 사드 발사대가 있다. 국방부는 “중국에 외교 루트를 통해 사전에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했다”며 중국과의 사전 교감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양측은 사드 관련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명확한 공동 인식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이 언급한 ‘단계적 처리’는 2017년 10월 ‘한중 사드 합의’를 의미한다. 당시 한국이 합의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불편입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불가 등 이른바 ‘3불(不) 원칙(3 NO)’을 거론하며 압박한 것.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동아일보에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든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드 업그레이드’ 밝힌 美, 미중 갈등 한반도로 튀나사드 장비 교체 시점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무역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28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미국이 사드 장비 교체를 강행한 만큼 중국에 압박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2021년 국방예산에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물론이고 사드 발사대를 평택에 전진 배치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미중 갈등 구도에서 한국을 자신의 편으로 두려 하고 있다”며 “(사드 장비 반입이) 한미가 협의해서 설정한 시각이라 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시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반발이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도 미중 간의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변국과 필요 이상으로 확전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중국이 한국에 압박을 가하면 미중 갈등구도 속에서 한국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심스레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중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갈등은) 정치적인 파장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대구=장영훈 기자}

중국이 미국의 경고에도 홍콩 내 반중(反中), 민주화 인사를 처벌할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국가안전 수호를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통과를 강행했다. 미국은 “홍콩이 높은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제재를 예고해 미중 전면전이 현실화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28일 폐막식에서 홍콩 보안법 초안을 99.7%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참석한 2886명의 대표 중 2878명이 법안에 찬성했다. 반대는 1명에 불과했다. 7개 조항으로 이뤄진 이 법안은 ‘홍콩 내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외국·외부 세력의 홍콩 문제 간섭을 금지, 처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홍콩이 1997년 7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법에 따라 받아온 대우가 유지되지 않는다고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등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에 나선 것이다. 그는 홍콩 보안법 강행을 “재앙적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28일 미 국무부와 영국, 호주, 캐나다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동성명을 내고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킨 중국의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홍콩 보안법은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이로 인해 홍콩 번영의 토대인 자율과 제도가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NHK방송은 이날 일본 외무성이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중 전면전에 불을 댕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를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7초였다. 28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된 전국인대 폐막식에서 홍콩 보안법 초안이 정부 업무보고, 민법전 초안에 이어 세 번째 안건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2886명의 대표는 자리 앞에 있는 찬성 반대 기권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2878명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투표 결과가 뜨자 대표들 사이에 “오” 하는 탄성과 함께 크고 긴 박수가 쏟아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앞서 통과된 정부 업무보고와 민법전 때보다 길고 힘 있게 박수를 쳤다. 누가 반대, 기권표를 던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국인대는 이 법안을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법률로 구체화해 제정한 뒤 홍콩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로이터는 “9월 전에는 제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에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처음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로 자치권이 보장되는 홍콩의 관련 법률을 중국 중앙정부가 제정하는 초유의 조치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국양제를 포기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히려) 일국양제를 안정적으로 오래 실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과 홍콩 야당, 민주화 진영은 “일국양제와 홍콩의 종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의 압박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추(環球)시보는 “미국은 제재 수단이 위축됐다. 중국을 협박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제재는) 큰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에 충분한 보복 수단이 있다며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의 대량 매각을 거론했다. 중국은 1조800억 달러어치의 미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도 중국의 카드로 꼽힌다.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7.1277위안으로 고시됐다. 홍콩 보안법이 발효되면 홍콩 내 미국 외교관과 비정부기구(NGO) 인사들을 억류 또는 추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빨리 법제화를 끝내 미국과 다른 외국 세력이 만든 ‘쓰레기’들을 치우도록 철저한 조사와 법 집행을 바란다. 이것이 백악관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이라고 주장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에서 실시된 ‘홍콩 국가보안법’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누굴까. 전국인대가 공산당 지도부의 결정을 이행하는 ‘거수기’라는 평가를 받지만 표결에서 만장일치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열어준 2018년 개헌안 표결 때에도 반대 2명, 기권 3명이 나왔다. 이번 홍콩 보안법 표결에서는 참석자 2886명 가운데 반대 1명, 기권 6명이었고 1명은 표결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전국인대 표결 방식은 자리 앞에 놓인 찬성(초록색), 반대(빨간색), 기권(노란색) 버튼을 누른다. 누가 안건에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공개되지는 않지만,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어떤 버튼을 눌렀는지는 알 수 있는 구조다. 중국 안팎에선 홍콩에서 온 약 200명의 대표단 중에서 반대표와 기권표가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국인대가 심의 과정에서 처벌 범위를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에서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으로 넓히자 마이클 티엔 전국인대 홍콩 대표는 ‘평화 시위까지 처벌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일인 28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양국 갈등이 ‘설전(舌戰)’에서 ‘실질적 조치’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시도에 관해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 며칠 안에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번 주 안에 듣게 될 것”이라며 “아주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홍콩인권법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는 일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콩의 자유를 억압한 사람들에게 미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국무부가 홍콩의 자치권이 유지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보고서를 이미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 역시 중국 관료와 기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제한하는 방안, 중국 인사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으면 각국 기업들의 탈출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역시 “홍콩이나 중국 본토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들의 이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올해 1월 타결한 1단계 미중 무역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군에 “전쟁 대비 업무를 전면적으로 강화하라.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 국가 전략의 전체적인 안정을 결연히 수호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가 주권에 관한 핵심 이익이라며 미국의 압박에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홍콩 문제는 ‘내정 겸 주권 문제’라고 반발해 왔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23일 “미중 전략 게임이 고(高)위험 시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고 전국인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또 전국인대는 26일 심의에서 초안의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를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으로 범위를 수정 확대했다. 당국이 시위 활동의 성격을 국가안보 위해로 규정하면 시위에 참여해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시민도 모두 처벌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미, 친중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정부 부처에 이어 공공기관도 중국산 정보통신기기의 사용을 금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영국은 지난해 홍콩의 반중 시위에 대한 중영 관영매체 중국국제TV(CGTN)의 보도가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제재하기로 했다. 반면 러시아는 “보안법 제정은 중국의 내정”이라고 중국을 두둔했다. 이란도 중국 지지에 가세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이렇게 참석할 수 있는 건 행운이에요.” 21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인민대회당으로 향하는 전용 버스 안에서 중국 정부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말했다. 버스 안에는 본보를 포함해 각국 외신 기자 2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정부 관계자 옆에 앉아 있던 홍콩 기자가 “정말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날 오후 3시(현지 시간)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치자문기구) 개막식이 곧 열릴 참이었다. 중국은 매년 정협과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를 연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이 두 대회를 양회(兩會)라고 부른다. 정협이 전국인대보다 하루 먼저 개막했으니 이날은 양회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 달 넘게 연기됐다. 원래 정협은 3월 3일, 전국인대는 이틀 뒤인 3월 5일에 시작해 15일 폐막할 계획이었다.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신청은 예년처럼 2월에 진행됐다. 하지만 3월 초까지 중국 내 코로나19의 불길이 잡히지 않자 일정을 미뤘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후베이(湖北)성을 포함해 중국 전역에서 전국인대 대표 3000여 명, 정협 위원 2000여 명이 수도 베이징으로 몰려들기엔 중국 정부가 치러야 할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텍스트를 입력하세요○ 숨 막히는 ‘폐쇄식 관리’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크게 꺾인 뒤에야 열린 양회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회를 취재하려면 행사 시작 2∼4시간 전인 새벽부터 인민대회당 동문에서 수백 명의 기자가 다닥다닥 길게 줄을 서야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올해 방역을 이유로 출입 가능한 취재진을 극소수로 제한했다. 그 대신 취재를 요청한 기자들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배포해 행사 관련 보고와 법안 등 문서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가 현장 취재를 앞둔 기자들에게 ‘행운’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외신 기자들에게 방역 수칙을 귀가 닳도록 되풀이했다. “인민대회당에서 행사 내내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됩니다.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세요” “안내자를 따라 이동하고 이탈하지 마세요. 마음대로 위원들을 취재하면 안 됩니다” “개막식이 끝난 뒤 이 전용 버스를 타고 호텔로 다시 이동합니다. 인민대회당에서 개별적으로 떠날 수 없습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비환(閉環) 관리’, 즉 폐쇄식 순환 관리라고 불렀다. 비환 관리는 개막식 9시간 전인 이날 오전 6시 댜오위타이 호텔에서 핵산 검사를 받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기자들은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미디어센터에만 머물러야 했다. 이동은 전용 버스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핵산 검사를 받지 않은 외부 사람을 접촉하거나 이 장소에서 벗어나면 취재 자격을 잃게 된다. 한 외신 기자는 “양회 기간 인민대회당, 미디어센터, 호텔만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이라고 농담했다. 중국 전역에서 출발한 전국인대 대표, 정협 위원들도 베이징에 도착할 때까지 엄격한 비환 관리 통제를 받았다. 홍콩 대표단은 19일 전용 버스를 타고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도착해 핵산 검사를 받은 뒤 20일 비행기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호텔에 도착해서도 다시 핵산 검사를 받았다. 마카오 대표단은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한 번, 베이징 공항에서 다시 한 번, 호텔에 격리하면서 또 한 번 등 총 세 번에 걸쳐 핵산 검사를 받았다. 면봉으로 콧속이나 입속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핵산 검사를 받다 보면 불편하기도 했다. 양회에 참가한 지역 대표단들은 이런 핵산 검사를 2, 3차례씩 받은 셈이다. ○ 기자회견·회의 모두 원격으로 방역 통제가 다소 숨 막혔다면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한 ‘비대면’ 진행은 포스트 코로나의 단면을 보여줬다. 24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기자회견, 그리고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는 모두 화상을 통해 진행됐다. 28일 전국인대 폐막식 이후 열리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기자회견도 화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은 핵산 검사를 거쳐 미디어센터에 도착했다. 기자들은 이곳에서 차로 약 20분 떨어진 인민대회당에 있는 기자회견 주인공에게 질문을 했다. 양회가 중국 체제 선전장인 만큼 사전에 허가받은 기자만 질문 기회를 갖는 한계가 있었지만, 기자회견에 사용된 기술만큼은 놀라웠다. 4K 또는 8K 고화질 대형 화면의 화질이 워낙 뛰어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회견 주인공이 바로 앞에서 발언하는 것 같았다. 5G 기술 덕분에 음성이 지연되는 일도 없었다. 중국 당국은 화면 앞에 폐쇄회로(CC)TV 5개를 설치한 뒤 인민대회당 화면을 통해 질문 기자를 지정했다. 기자들이 앉은 구역은 북구와 남구로 나눴는데, 질문하기로 한 기자를 진행자가 쉽게 찾도록 하기 위한 표식이었다.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장은 25일 “화상 기자회견 방식은 코로나19 방역에 5G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 3가지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 역시 화상 연결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 팀장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5G 영상으로 코로나19 위중 환자 5명을 원격 진료한 일이었다. 마지막 하나는 관영 신화통신의 새로운 시도였다. ○ 함께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 양회’ 신화통신은 다른 장소에 있는 기자와 인터뷰 상대가 마치 한 장소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5G 기술로 구현했다. 베이징의 신화통신 기자는 양회 개막 전 후베이성 충양(崇陽)현 한 농촌 마을의 공산당 지부 청쥐(程桔·30) 서기를 인터뷰했다. 양회에서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두 사람은 서로 악수를 하고 대화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멀리 떨어진 다른 장소에 있었다. 신화통신 기자는 베이징에서 질문했고, 청 서기는 베이징에서 약 1000km의 떨어진 충양현 마을 스튜디오에서 답했다. 인터뷰 영상은 베이징 스튜디오를 촬영한 것이다. 청 서기는 이 영상에서 홀로그램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이 각 스튜디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악수하는 동작을 취하자, 인터뷰 영상에서 실제 악수하는 것처럼 두 사람의 손이 겹쳐졌다. 마스크를 쓴 청 서기는 악수한 뒤 “매우 특이해요. 신기해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화통신은 이런 방식으로 중국 전역의 양회 참가자들을 인터뷰했다. 중국은 이번 양회를 ‘클라우드 양회’라고 불렀다. 양회에 참가한 대표, 위원들도 첨단과학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양회와 방역 관련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전국인대 대표인 류칭펑(劉慶蜂) 커다쉰페이(科大訊飛·아이플라이텍) 회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입법 시스템으로 전국인대의 입법 업무효율성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음성인식 AI 기술로 유명한 그는 화상회의 내용을 바로 문자로 전환해 기록하자는 의견도 냈다. 전국인대 대표인 청징(程京) 중국 공정원 원사는 전염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AI, 5G,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통제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전염병에 대비해 중국 전역의 자동 모니터링 보고 시스템을 구축한 다음 이를 중앙 정부가 직접 통제하자는 발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감시 기술로 코로나19 기간 심각해진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장시(江西)성 인민대표인 리슈샹(李秀香)은 블록체인에 게임 로그인 날짜와 시간을 기록하고 이를 정부와 학부모가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다소 전체주의적 발상까지 내놓았다. 5G의 첨단기술이 ‘코로나 양회’ 개최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첨단기술만으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드러냈던 은폐와 방역 구멍의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후베이성 전국인대 대표단 법안 심의에 참석해 “코로나 대응에서 단점과 부족함을 드러냈다. 보완하고 구멍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도 22일 전국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에서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정부 업무가 부족했고 형식주의와 관료주의가 두드러졌다”며 “대중의 의견과 제안을 중시해야 한다. 인민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를 하루 앞둔 27일 홍콩 도심 곳곳에서 보안법과 홍콩 입법회가 추진 중인 국가(國歌)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무장한 홍콩 경찰이 최루탄, 최루액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 이날 하루에만 최소 300명 시위대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서부 코즈웨이베이에서는 경찰이 80여 명 시위대를 도로에 감금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위대 규모는 이날 오후부터 늘어났다. 지역별로 각각 최소 수백 명이 모여 홍콩 우산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들고 거리네 나서 “광복(독립) 홍콩, 시대 혁명”을 외쳤다. “국가보안법을 반대한다. 일국양제(一國兩制)는 거짓말”이라는 팻말도 보였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일부 도로를 막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했다. 홍콩 경찰은 입법회 등 주요 지역에 3000여 명의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홍콩01은 “도심 곳곳에서 약 300여 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날 홍콩 입법회에서 국가법 2차 심의가 진행됐으나 야권인 민주파 의원들의 요구로 정회가 반복됐다. 국가법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으로, 입법회는 다음 달 4일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28일 폐막식에서 반중 인사를 처벌하고 미국의 개입을 막는 ‘홍콩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특히 전국인대는 26일 심의에서 초안의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를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으로 범위를 확대해 수정했다. 당국이 시위 활동의 성격을 국가안보 위해로 규정하면 시위에 참여해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시민도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일부 홍콩 전국인대 대표단이 홍콩의 시위 활동을 전면 탄압하는 근거가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최근 네덜란드에서 족제빗과 동물 ‘밍크’가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옮긴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반려동물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있지만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지 불분명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도 “네덜란드의 역학 조사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26일(현지 시간) “사람이 밍크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사례를 조사하는 네덜란드 연구진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동물로부터 사람이 전염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농림부는 19일 “가축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가 사육 중인 밍크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후 두 번째 유사 사례가 나오자 자국 내 모든 밍크 농장에서 사육 동물에 대한 항체 검사 및 역학 조사를 진행했다. 농림부는 25일에도 “네덜란드 내 155개 밍크 농장 중 4개 농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밍크가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캐롤라 쇼우텐 농림 장관은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동물과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올해 1월 일부 중국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나 뱀에게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사람 간 전염이 아닌 동물로부터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역학 조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간 미국, 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개, 고양이 등이 감염된 사례가 수차례 발생했다. 4월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동물원에서는 감염된 직원으로부터 호랑이와 사자까지 옮아 큰 화제를 모았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으로 미국과 거세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 최대 내수시장 및 환율이라는 경제 무기를 앞세워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국내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완전한 내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학기술 등의 혁신을 전력 추진하고 더 많은 성장 지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의 우위를 이용해 국제 시장의 위험을 없애야 한다”면서 자립 기술 및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경제, 스마트 제조업, 건강·생명과학, 신소재 등도 언급했다. 이를 놓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서방 전체와의 관계 단절 등에 대비해 그간의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이 아닌 국내 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춘 새 발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의 관계 단절까지 각오해야 할 정도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1990년대 개혁개방 이후 줄곧 유지해온 수출 주도형 체제 대신 인구 14억 명의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려 한다는 의미다. 25일 2008년 2월 후 12년 최고치를 기록한 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6일 최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위안화 고시 환율을 전일 대비 0.0084위안(0.12%) 높은 달러당 7.12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고시 환율은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7.1286위안)보다 높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조장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줄곧 시정을 요구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올해 1월 1단계 무역협상을 합의하면서 해제했다. 위안화 환율이 연 이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미국이 다시 조작국 지정이라는 칼을 뽑을 경우 환율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 전쟁이 거세지면 중국은 미국에 대한 희토류(稀土類) 수출 제한 카드도 꺼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위성, 레이저 등 첨단 제품과 무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80%를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5일 “미국은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홍콩 도심에서는 홍콩 입법회(의회)가 심의를 진행하는 국가법(國歌法)에 반대하는 시위가 예고됐다. 국가법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거나 조롱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징역 3년형을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입법회는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천다오샹(陳道祥) 홍콩 주둔 중국군 부대 사령관은 관영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부대는 국가 안보를 수호할 결심과 능력이 있다”며 필요할 경우 시위 진압을 위한 개입이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홍콩 주둔 중국군의 규모는 약 1만 명이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으로 미국과 거세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환율 및 세계 최대 내수시장이란 경제 무기를 앞세워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늘릴 수 있는 환율 카드를 꺼냄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양국 경제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국내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완전한 내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학기술 등의 혁신을 전력 추진하고 더 많은 성장 지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의 우위를 이용해 국제 시장의 위험을 없애야 한다. 국내와 국제의 쌍순환을 촉진하는 발전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립 기술 및 시장을 강조하며 디지털경제, 스마트제조업, 건강·생명과학, 신소재 등도 언급했다. “수중에 식량이 있으면 당황할 일이 없다”며 식량 자급도 강조했다. 이를 놓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서방 전체와의 관계 단절 등에 대비해 그간의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이 아닌 국내 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춘 새 발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1990년대 개혁개방 이후 줄곧 유지해온 ‘세계의 공장’ 전략, 즉 수출주도형 체제 대신 인구 14억 명의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려 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대규모 수출을 기반으로 한때 매년 8%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미중 관계단절까지 각오해야 할 정도로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자력갱생을 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양국이 무역전쟁을 벌일 때도 거듭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또 25일 2008년 2월 후 12년 최고치를 기록한 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6일 또 최고점을 경신했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위안화 고시 환율을 전일대비 0.0084위안(0.12%) 높은 7.12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고시 환율은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7.1286위안)보다 높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조장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줄곧 시정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올해 1월 1단계 무역협상을 합의하면서 해제했다. 위안화 환율이 연 이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미국이 다시 조작국 지정이란 칼을 뽑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 전쟁이 거세지면 중국은 미국에 대한 희토류(稀土類) 수출 제한 카드도 꺼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란타넘(La), 세륨(Ce) 등 17개 원소를 가리킨다.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위성, 레이저 등 첨단 제품과 무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80%를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5일 “미국의 지속적인 자급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에서도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미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중국이 반중(反中) 인사들을 처벌하고 미국 등의 홍콩 문제 개입을 금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폐막식에서 처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보안법을 제정할 경우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등 강력 제재하겠다고 미국이 거듭 경고했지만 중국은 ‘개의치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전국인대는 25일 홈페이지에 28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시작하는 폐막식에서 ‘홍콩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을 표결한다고 공지했다. 전국인대는 그동안 각종 표결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켜 왔기 때문에 홍콩 보안법도 통과될 것이 확실시된다. 7개 조항으로 이뤄진 법률 초안에는 “홍콩 내의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활동을 금지,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앙정부의 국가 안보 관련 기구가 홍콩에 직무를 이행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하고, 홍콩 행정장관이 이 법에 따른 국가 안보 행위 금지 상황을 중앙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로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해온 홍콩에 대한 직접 통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을 완화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홍콩에서는 향후 시위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시위를 주도해 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2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홍콩 자치권의 관 뚜껑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는 한글로 “보안법은 역사에 독재의 수법이자 악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을 억제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지도부가 홍콩 보안법 제정에 따른 국제사회의 분노를 예상하면서도 치러야 할 비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뒤 행동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환율 이슈까지 등장했다. 올해 1월 한때 6.8606위안까지 떨어졌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25일 7.1209위안을 기록한 것을 두고 중국이 자국 화폐 평가절하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역외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7.14위안을 돌파했다. 미국의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야기한 위안화 약세는 양국 간 무역전쟁의 발화점 중 하나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과 이로 인한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발생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올해 1월 양국의 1차 무역합의 타결로 미국이 조작국 지위를 해제해 환율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듯했지만 이날 평가절하를 계기로 환율 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부터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거세게 주장하며 1차 무역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해 왔다. 중국으로선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6.8%로 추락하는 등 심각한 경기 후퇴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약세를 통한 수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100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칠 예정이어서 통화량 증가와 재정적자 확대로 인한 위안화 가치 하락도 어느 정도 예고된 상태였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원화 가치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2원 오른 1244.2원에 마감했다(원화 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이 1240원을 넘어선 건 3월 24일(1249.6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3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가 급락한 건 미중 갈등 격화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커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화와 위안화가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이 경제적으로 밀접히 연결돼 있어 통화 가치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원화와 위안화를 한 묶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원화 약세는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과 기업들의 달러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건혁 기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위안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12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은 위안화 약세가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인다며 격렬히 반발해 왔다. 중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도 주장해왔다.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25일 웹사이트에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270위안(0.38%) 오른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날 위안화 가치 절하폭 역시 올해 4월 16일 이후 최대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는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8월 양국 무역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해 한때 ‘포치’가 이뤄지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올해 1월 15일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된 후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왔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홍콩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갈등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포치가 재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재정적자 증가 전망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을 위해 기존 2.8%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6%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재정적자 악화에 대한 우려로 위안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리(李) 선생님, 지금 내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보잘것없는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함께 창업하고 싶지만 갈수록 사람들이 날 이해하지 못하고 동기를 의심합니다. 치욕을 주고 경시합니다. 삶이 이런 건가요? 당신이 내게 말해줄 수 있나요? 당신이 그때 억울함을 당할 때 어떻게 극복해냈나요. 나도 당신처럼 용감하게 버텨내고 싶습니다.” 24일 오전 4시 26분(현지 시간). 한 중국인이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에 글을 올렸다. 리원량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다는 것을 처음 주변에 경고했다가 루머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현지 공안(경찰)의 처벌을 받았다. 이후 환자를 진료하다 코로나19에 감염돼 2월 7일 결국 사망했다. 중국인들은 그를 ‘휘슬블로어’라고 부르며 추모한다. 이 글은 리원량이 사망하기 6일 전인 2월 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올린 생전 마지막 글에 댓글로 달렸다. 리원량이 사망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댓글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중국인이 단 댓글이 98만 개를 넘었고 곧 100만 개를 돌파할 기세다. 내용은 삶의 어려움, 심리적 고통을 털어놓는 글부터 일상을 전하는 글, 정치적 비판까지 다양하다. 계정에 매일 들러 리원량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이들은 세상을 떠난 리원량에게 마음속 답답함을 털어놓고 위로를 구한다. 중국을 휩쓴 코로나19가 거의 통제됐지만 많은 중국인이 여전히 심리적 상처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24일에도 “리 선생님, 난 정말 열등감이 들고 약합니다.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라며 극단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이 올랐다. “오늘 어떤 말을 들었다. 한 국가의 신문에 모두 좋은 소식만 있으면 이 국가의 좋은 사람이 모두 감옥에 있다는 말”이라며 정부를 에둘러 비판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정의는 사실 없다. 진리는 악독한 짐승의 손아귀에 장악돼 있다. 선량함이 죄악이 됐다”는 직설적 비판도 올랐다. “오늘 또 왔습니다. 잘 지내시죠? 매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당신을 기억하고 보러 오네요. 기쁩니다”라며 리원량을 그리워하는 글도 많다. 댓글을 올리는 이들은 이곳을 통곡의 벽이라는 뜻의 ‘쿠창(哭墻)’이라고 부른다. 마음의 고통을 울면서 토로할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다. 어떤 이들은 나무 밑동의 구멍을 가리키는 말로 비밀을 털어놓는 장소를 의미하는 ‘수둥(樹洞)’이라고도 부른다. 리원량의 계정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위로를 받는 피난처가 됐다. 한 중국인은 “당신(리원량)이 있어 즐거운 일이든 괴로운 일이든 공유합니다. 당신이 말없이 내 얘기를 경청해줘 감사합니다”라고 올렸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완연히 꺾이자 ‘승리’를 얘기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24일 기자와 만난 베이징(北京)의 직장인 왕(王·33·여)모 씨는 코로나19로 수입이 크게 줄어 월세를 내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고향 산시(山西)성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삶에 대한 태도가 비관적으로 변했다는 그도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이 역대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는 구체적인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 발전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요소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1100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판 뉴딜’을 예고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높이고, 중앙정부 특별 국채와 지방정부의 특수 목적 채권 발행, 중앙정부 예산 등 총 6조3500억 위안(약 1100조 원)을 풀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전격적으로 내놓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미중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던 것처럼 국보법 문제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에서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 심의를 시작했다. 법률 초안에는 “홍콩 내의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활동을 금지,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처벌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법 위반 시 최대 징역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수 없고, 야권 인사들의 선거 출마를 막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 법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초안은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거론하면서 “최근 외국·외부 세력이 공공연히 끼어들고 교란하면서 홍콩의 반중 혼란 세력을 지원하고 보호했다”며 “이런 행위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마지노선을 심각하게 도전했다”고 명시했다. 미국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홍콩 자치와 자유에 대한 중국의 약속과 의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미 상원은 홍콩 국보법 제정에 관여한 이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을 승인했다.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검증해 미국이 홍콩에 제공해 온 경제·통상의 특별 지위를 유지할지 결정하는 내용이다.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실시할 경우 미국이 이 카드를 꺼내들어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야당인 공민당의 데니스 궉 의원은 “법이 발효되면 일국양제는 공식적으로 사라지고 이는 홍콩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온라인에는 당장 24일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를 예고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다음 달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31주년, 범죄인 인도법 시위 1주년인 9일을 기해 시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조2680억 위안(약 220조 원)으로 책정했다.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이지만 중국 정부의 올해 전체 지출 예산이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이 역대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1100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판 뉴딜’을 예고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는 구체적인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 발전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요소에 직면했기 때문”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정하지 못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중국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3.6% 이상으로 높이겠다”며 “이에 따라 재정 적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조 위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조 위안 규모의 중앙 정부 특별 국채를 발행하고, 인프라 건설 분야에 쓰이는 지방 정부의 특수 목적 채권을 3조7500억 위안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정부 차원의 예산 6000억 위안도 별도로 투입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경기 부양을 위해 푸는 돈이 6조3500억 위안(약 1100조 원)에 달한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1조2680억500만(약 220조) 위안으로 지난해에 비해 6.6% 증가했다. 지난해의 전년 대비 증가율 7.5%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정부 전체 예산 지출이 0.2% 줄었든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크다. 중국 경제 악화와 미중 갈등 고조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1%(28.18포인트) 내린 1,970.13으로 거래를 마쳤고 홍콩(-5.43%), 일본(-0.8%), 중국(-1.89) 증시도 각각 떨어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치자문기구) 개막식이 열린 21일 오후 3시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萬人大禮堂).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의 시작을 알린 이 행사에 참석한 정협 위원 2000여 명 전원은 회의 내내 마스크를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로 인한 올해 1분기(1∼3월)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 미중 전면 충돌의 내우외환 속에서 2개월 연기된 이번 양회는 여러 면에서 예전과 크게 달랐다. 이들은 중국 전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항공, 열차편을 이용해 베이징 숙소에 도착한 뒤까지 2, 3차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가리는 핵산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도 오후 2시경부터 전용버스로 속속 인민대회당 앞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도착해 보안 검사와 체온 측정을 거쳐 회의장에 들어갈 때까지 위원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방역에 얼마나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알 수 있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공산당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 25명과 정협 상무위원 24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장해 회의장 내 마스크 물결과 대비됐다. 참석자 전원은 1분간 코로나19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묵념을 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취재진과 외교사절 수백 명으로 붐볐던 2, 3층 청중석에는 본보를 포함해 수십 명의 내·외신 기자만 초청받아 썰렁했다. 기자들은 개막식 시작 9시간 전인 이날 오전 6시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 모여 핵산 검사를 받았다. 7시간여 뒤 검사 결과가 나와 인민대회당으로 출발할 때까지 댜오위타이 호텔 방에 격리됐다. 톈안먼 광장에 도착한 뒤 대회당 내 회의장에 들어갈 때까지 신분 검사 3차례와 1차례 보안 검사, 체온 검사를 받는 등 엄격하게 통제됐다. 양회는 정협과 22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를 가리킨다. 세계의 눈은 22일 오전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리 총리가 발표할 정부업무보고에 쏠린다. 1분기 경제성장률 ―6.8%를 기록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2∼3%로 낮춰 발표하거나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한 해 국내총생산의 5∼6%에 해당하는 5조∼6조 위안(약 865조∼1038조 원)을 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무선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2025년까지 10조 위안(약 173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이 통과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 계획은 중국이 미국에 맞서 첨단산업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전국인대는 21일 사전회의에서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안을 22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기의 마지막 날인 28일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로 자치권을 누리는 홍콩의 법률을 중국이 직접 만드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홍콩 야권, 민주화운동 진영의 거센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입장 발표에 ‘또라이’ ‘얼간이’라며 막말을 퍼부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 중국 정부를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wacko)’가 방금 수십만 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 얼간이(dope)에게 이러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이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하라”고 적었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중국 외교부 등 주요 기관의 대변인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날 궈웨이민(郭衛民)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일부 미국 정치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는데, 그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하고 권위주의적인 공산정권에 의해 지배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염병으로 9만 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숨졌고 3월 이후 36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국 공산당의 (대응) 실패로 전 세계적으로 최대 9조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1억62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코로나19 피해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는 미 국제개발처(USAID)와 함께 100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한 것 외에 추가로 이를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내놓은 20억 달러는 세계에 끼친 (피해) 비용에 비하면 쥐꼬리(paltry)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재취임을 거듭 축하했다. 홍콩과 관련해서는 “중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아직 내리지 않았고 현재 일어나는 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미국 투자와 상무부의 화웨이 수출 제재안 발표 등도 언급했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보고서도 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중국이 시장을 더 개방하고, 미국이 중국에 더 많이 투자하면 중국이 자유화할 것으로 믿었지만 중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권위적”이라며 “(미국의) 접근법이 중국 내 경제·정치 개혁의 범위를 제약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지를 과소평가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중국과의 외교 관계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본다”며 “조용한 외교가 헛된 것으로 판명되면 미국은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친 ‘중국 때리기’는 국내정치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이미 중국 공격을 연말 대선은 물론이고 전국 주요 주지사 및 의원 선거의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는 지침을 정했다. 공화당 캠페인 전략팀이 지난달 당에 배포한 메모에는 이와 함께 선거 경쟁자들을 친(親)중국파 혹은 중국에 대해 유약한 이미지로 공격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발끈했다. 중국 관영 영어방송 CGTN은 트위터에 ‘폼페이오 신뢰도 테스트’라는 영상을 올려 중국을 공격하는 폼페이오 장관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는 여전히 사실을 무시하고 함부로 지껄였다”며 “그가 퍼뜨리는 거짓말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파산했다”고 날을 세웠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은 전염병 퇴치를 위한 국제 협력을 방해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며 에둘러 미국의 공세를 비판했다고 런민(人民)일보가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비대칭 전력’ 개발 계획을 밝힌 직후 미국이 대만에 1억8000만 달러(약 2214억 원)어치의 중형 어뢰를 판매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 긴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은 20일 “MK-48 AT 중형 어뢰 18기와 관련 설비를 대만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하고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치군사국은 “이번 어뢰 판매는 현재와 미래에 지역(대만 해협)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대만의 대응 억지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정치군사국은 트위터 계정에도 어뢰 판매 사실을 알리고 “미국이 왜 대만의 국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 기억할 만하다”고 적었다. 이번 어뢰 판매가 중국을 겨냥한 차이 총통의 계획에 미국이 박자를 맞춘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차이 총통은 20일 집권 2기 취임식에서 “기동, 반격, 비전통의 비대칭 전력에 역점을 두고 발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해 5월 “대만을 포위하는 적국 군함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비대칭 전력”으로 잠수함을 거론했다. 중국에 비해 군사력이 크게 열세인 차이 정부가 중국의 군사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으로부터 잠수함, 어뢰, 각종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 비대칭 전력 수입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대만에 대한 무기를 판매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