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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 강제해산 문제를 놓고 태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18일 시위대와의 협상을 단호히 거부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7일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보낸 뒤 조만간 강제해산작전 실시를 시사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우선 시위대에 자금과 생필품이 공급되는 것을 막아 자진 해산을 유도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강제해산을 원하고 있지만 군경을 통제하지 못해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군경 내 시위대 지지세력 많아 18일 방콕 중심가에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시위대 점거지역 인근에서는 폐타이어를 태우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간간이 총성이 들렸다. 최근 시위대와 군경 간 유혈충돌이 빚어졌던 딘댕 사거리 고가도로 밑에도 시위대 300여 명이 모여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지도부 인사들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나이 담롱 씨(27·음식점 종업원)는 “시위대에 어린이와 노약자가 많아 군경이 쉽게 쳐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강제해산작전을 실시할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재 랏차쁘라송 일대에 모인 시위대는 3000여 명으로 줄었지만 수백 명의 어린이와 노약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럴 경우 국내외의 강력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군경에 아피싯 총리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지 영문 일간 방콕포스트는 18일 “언제 해산작전을 실시할지를 놓고 아피싯 총리와 아누뽕 빠오친다 육군참모총장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아피싯 총리는 해산작전 준비를 서두르라고 요구하지만 아누뽕 참모총장은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이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군을 ‘땡모(수박-겉에는 초록색 군복을 입고 있지만 속은 레드셔츠를 지지하는 빨간색이라는 뜻)’, 경찰을 ‘마꾸아텟(토마토-겉도 속도 빨갛다)’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군경 내에 시위대 지지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한 주민은 “시위대가 가진 무기가 어디서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시위대를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랏차쁘라송 일대에 머물던 시위대 지도부 상당수가 빠져나가 방콕 시내에 새로운 거점을 세우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더욱이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은 정부가 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태국 정부는 3월 12일 이후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태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시위에 따른 손실 규모가 2100억 밧(약 7조4300억 원)에 이른다고 18일 밝혔다. 태국 여행 계획을 세웠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다고 현지 영문 일간 네이션이 전했다.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관광업계는 “관광객이 3분의 2로 줄었다”며 “이번 사태가 해결된 뒤에도 관광객 규모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6∼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17일 오후(현지 시간) 태국 방콕 도심 한가운데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가 마지막 거점으로 삼고 있는 랏차쁘라송 교차로 일대. 도로 한가운데 세워진 연단에서는 정부의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단 뒤에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숨진 시위대의 사진과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평화로운 시위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연설을 듣던 집회 참가자 수백 명은 때론 박수를 보냈고, 때론 “살인 행위를 멈춰라” “끝까지 싸우자”고 외치며 정부를 성토했다.정부가 이날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라고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한 뒤 “되도록 빨리 해산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이곳에서는 “정부가 해산작전을 미루면 전국에서 시위대가 더 모여들어 ‘게릴라식’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경고와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을 점거한 시위대 5000여 명(정부 추산)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 점거 지역의 남쪽 끝인 라마4 거리에서는 이날 밤 시위대가 주유소에서 뺏은 연료탱크에 불을 지르려는 것을 군이 저지했으며 간간이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도심 떠나라”“살인 멈춰라”… 유혈사태 악화일로13일 외신과의 인터뷰 도중 피격된 반정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시위대를 격분하게 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랏차쁘라송 사거리 주변 약 2km 지역에는 시위대가 폐타이어와 대나무, 집기, 쓰레기 등을 쌓아서 만든 거대한 바리케이드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성(城)을 쌓았다”며 이 지역을 ‘붉은 도시’라고 이름 붙였다. 또 랏차쁘라송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는 군경이 설치한 철조망도 있어 시가전 현장을 보는 듯했다. 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군인들은 삼엄하게 경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붉은 도시’오토바이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에게 통사정을 해서 우여곡절 끝에 랏차쁘라송 거리에 진입했다. 진입로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온 시위대들이 지방별로 천막 아래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출신 지역인 북쪽 지방이나 저소득층과 농민이 많은 동북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무더위 속에 한 달 반 동안 수천 명이 노숙생활을 하다 보니 악취가 코를 찔렀다.랏차쁘라송 거리에 도착한 뒤에도 집회 현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검은색 제복을 입은 시위대 소속 경비요원들이 일일이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휘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들은 설명했다.정부의 탄압을 우려해 성은 공개하지 않고 이름만 밝힌 시위 참가자 위라윳 씨(27·여행가이드)는 “유일한 해결책은 군대를 철수하고 의회를 해산하는 것뿐”이라며 “이번에 만약 실패하더라도 우리 뜻이 이뤄질 때까지 다시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뙤약볕 아래 앉아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한 60대 여성은 “2008년에 옐로셔츠(친정부 단체)가 공항을 점거했을 때는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이번에 우리가 도로를 좀 막았다고 해서 총을 쏘고 감옥에 보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현지 TV에서는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으면 최고 2년의 징역과 4만 밧(약 14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성명이 하루 종일 반복해서 방영됐다. 하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해 현장을 벗어난 사람은 드물다고 시위 참가자들은 전했다. AP통신은 “13일 이후 시위대 37명이 사망했고 카띠야 소장의 사망으로 양측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17일 오전 1시경에는 룸피니 공원 인근에서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공군 소속 병사 1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져 이번 사태의 첫 군인 희생자가 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정부는 이 지역의 물과 전기를 끊고 생필품 보급을 금지했다. 시위대 검거지역 안에서는 휴대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가 버틸 수 있는 것은 노점상들이 물과 빵, 과일 등 생필품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문을 닫은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와서 앰프와 선풍기 등을 틀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 시위로 고통받는 시민들현장에 서 있는 군경과 시위대 못지않게 큰 고통을 당하는 것은 주변 시민들이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는 불안 속에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금지돼 일상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컴퓨터회사에 다니는 뽕다랏 다마띠야 씨(34)는 “처음에는 시위대를 지지했지만 이제 지쳤다”며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시킬 거면 빨리 하든지, 아니면 정부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장품 수입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라고 토로했다.한편 이번 사태를 총괄 지휘하는 비상사태대응센터(CRES)는 반정부 시위대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과 개인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계좌가 동결된 명단에는 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전 총리 일가를 비롯해 친(親)탁신 성향의 정치인과 기업, 시위대 지도부 등이 포함돼 있다.본보 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피격 닷새 만에 숨진 카띠야는?‘레드셔츠’ 이끌어온 강경파 현직 장성도피중인 탁신 前총리와 친밀 피격 닷새 만인 17일 끝내 숨진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의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사진)은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3월부터 현직 장성의 신분으로 시위대에 합세해 사실상 시위를 총괄해왔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그는 진압군인들과 싸울 수 있도록 시위대를 훈련시켰으며, 바리케이드 설치도 직접 지휘했다. 지난달 10일 태국군이 시위를 진압하려다 25명의 사망자와 800여 명의 부상자를 내고 실패했던 것도 카띠야 소장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레드셔츠 안에서도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돼 온 그는 전투적 언행과 돌출 행동으로 항상 뉴스의 중심이 돼 왔다. 그는 온건파 레드셔츠 지도자들을 향해 정부와 결탁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정부에 대항할 ‘인민군’ 창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친정부 시위대인 ‘옐로셔츠’에 수류탄을 투척하겠다는 등의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현재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띠야 소장은 13일 오후 시위장소인 방콕 랏차쁘라송 거리 일대에서 외신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수차례의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직후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숨졌다. 피격 경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시위대는 정부가 배후라며 시위 강도를 높여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태국 반정부 시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이달 초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조기총선 실시 방침을 밝히자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위대가 해산을 거부한 데다 시위대 지도자인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저격을 당한 후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은 물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전쟁터로 변한 방콕 태국 정부가 방콕의 반정부 시위대 밀집지역에 대한 봉쇄작전을 펼친 가운데 군경과 시위대는 13일 밤과 14일 방콕 곳곳에서 충돌했다. 특히 유명 관광지인 수안룸 야시장 인근에 모인 2000여 명의 시위대를 향해 군이 해산작전을 펴자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는 군이 보유한 물대포 차량과 경찰버스 등을 탈취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군은 실탄과 고무탄 등을 쏘며 맞섰다. AFP통신은 “하루 종일 총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황 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도망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 지도부는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유혈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면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태국군은 시위대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 일대에 13일부터 단전·단수 조치와 함께 대중교통 차단, 휴대전화 서비스 중단, 검문소 설치 등의 조치를 취했다. 약 1만 명의 시위대가 4월 초부터 랏차쁘라송 거리를 중심으로 방콕 중심부를 점령한 채 군경과 대치하고 있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봉쇄작전은 이미 시작됐으며 완전히 봉쇄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 지도부 내분으로 혼란 가중 시위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14일 정부의 강경 대처를 비난하면서도 “아직 정치적 해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협상 재개를 주문했다. 쁘라윗 웡수원 국방장관도 “이번 봉쇄작전은 시위대가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P통신은 “카띠야 소장 저격 사건으로 이제 협상을 통해 이번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20여 명으로 구성된 시위대 지도부가 온건파와 강경파로 분열돼 혼란에 빠지면서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건파 지도자들은 정부와 타협하고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강경파 지도자들은 투쟁 방침을 고수해 시위대 지도부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가 14일 전했다. 대표적 온건파 지도자인 위라 무시까뽕 씨는 강경파와의 마찰로 지도부에서 물러났다. 온건파 측은 “시민들도 점차 시위대에 부정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태국 반정부 시위 주요 일지 (2010년 기준)― 2.26 대법원, 태국 내 동결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재산 약 14억 달러 몰수 판결― 3.12 ‘레드셔츠’ 반정부 시위 돌입― 3.28∼29 시위대-정부 2차례 협상 벌였으나 합의 실패― 4.3 반정부시위대 방콕 쇼핑 중심가 무단 점거― 4.7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방콕 및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 4.10 정부, 시위대 강제해산 시도했으나 실패. 25명 사망― 5.4 아피싯 총리, 11월 14일 조기총선 실시 제안― 5.13 시위대 해산 거부하자 정부 강제해산 시도.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 피격}
태국 군과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충돌이 확산되면서 태국 정국이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이틀에 걸친 양측의 충돌로 14일 오후 10시 반 현재(현지 시간) 7명이 숨졌고, 태국 정부는 15개 주에 추가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14일 방콕의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를 향해 군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충돌이 빚어져 방콕이 전쟁터로 변했다. AFP통신은 시위대 2명이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지는 등 이날 6명이 목숨을 잃었고, 현장을 취재하던 캐나다인 기자 등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네덜란드는 이날 대사관을 폐쇄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군대를 철수시키고 다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13일 밤 시위대 지도자인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저격당한 뒤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시위 참가자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이로써 3월 12일 시작된 이번 시위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37명으로 늘어났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북부와 동북부의 1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미 지난달 7일 비상사태가 선포된 방콕과 인접 주를 합쳐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모두 17개 주로 늘어났다. 한편 카띠야 소장은 계속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는 “아피싯 총리의 명령으로 군이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해 카띠야 소장을 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태국 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군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부패와 범죄를 척결하겠다.’ 중미의 과테말라 정부와 유엔이 힘을 합쳐 설립한 과테말라범죄처벌국제위원회(CICIG)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어 범죄·부패 척결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2일 보도했다. 과테말라는 1960년부터 36년 동안 좌·우파세력 간에 오랜 내전을 겪었다. 사회혼란을 틈타 범죄조직이 활개를 쳤고, 법원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 공무원들은 이들과 결탁했다. 1996년 내전이 종식된 뒤에도 범죄조직과 부패공무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회질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과테말라 정부는 유엔에 도움을 요청했고 2006년 12월 양측은 CICIG를 설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CICIG의 주요 임무는 조직범죄와 부패한 사법기관 공무원들을 수사하는 것과 과테말라 검찰 및 경찰을 도와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CICIG는 과테말라 사법체계의 일부로 기능하면서 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정부조직에 포함되지 않아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조직이다. 기소권은 갖고 있지 않다. 유엔이 독립된 국가에서 조직범죄 및 공무원 부패를 수사하는 기관을 설립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8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CICIG는 지금까지 범죄자 130명을 수사해 처벌을 받게 했다. 이 중에는 횡령 및 자금세탁 혐의로 올해 1월 체포된 알폰소 포르티요 전 대통령, 전직 국방장관, 현직 경찰총수 등 최고위직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다. 또 전체 경찰의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의 경찰관이 범죄에 연루된 것을 밝혀내 해임되도록 했다. 대법관 3명, 검찰총장과 검사 10명이 CICIG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과테말라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중미의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최근 유엔에 CICIG와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의 간부인 앤드루 허드슨 씨는 “유엔에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CICIG가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수단 서부 다르푸르와 남부 준자치지역의 접경 지역에서 군과 유목민 사이에 교전이 일어나 적어도 5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20여 년간 내전을 겪은 끝에 가까스로 평화 정착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수단에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수단의 유목민 부족인 레제이가트 족의 모함마드 이사 알리우 부족장은 “다르푸르와 남부 수단 접경지에서 양측 간 무력충돌이 벌어져 우리 쪽에서만 55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레제이가트 부족원들이 교전지역으로 몰려가고 있고, 남부 정규군도 다른 도시들로부터 지원 병력을 받고 있어 양측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전사태는 아랍계 유목민들이 새 목초지와 물을 찾아 이동하던 중 발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수단 남부를 통치하는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은 “레제이가트 부족원들이 아니라 북부의 정부군이 우리를 공격했다”고 맞섰다. SPLM이 이끄는 남부의 반군과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이끄는 북부의 이슬람 정부는 1983년부터 종족·종교 갈등으로 내전을 벌여 최대 200만 명이 숨졌다. 2005년 양측은 평화협정을 맺고 내전을 종결하면서 남부지역 자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11∼15일 대선과 총선 등 24년 만에 다당제 동시 선거를 실시하고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요 야당 후보들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알바시르 대통령이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단의 최대 현안인 남부 분리독립을 결정할 국민투표는 내년에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남부에서는 부족 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선거가 제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옥스팜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1월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수단 내 부족 간 충돌로 2500여 명이 숨지고 35만 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집계했다. 남부 정부는 “남부의 독립을 반대하는 북부 정부가 무력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라크 정국 안정의 분수령이 될 이라크 총선이 7일 테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18개 주 1만여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두 번째 실시된 이번 선거에는 6218명의 후보가 출마해 총 325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라크 다수 종파인 시아파 세력이 양분된 가운데 친미 성향의 정권이 유지될지, 아니면 반미 성향의 정권이 수립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BBC는 “내년 말로 예정된 미군의 완전 철수를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이라크에서 종파, 종족 간 갈등이 지속될지, 아니면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이날 수도 바그다드 동북부의 한 건물에서 폭발물이 터져 14명이 숨지는 등 전국적으로 발생한 테러로 적어도 26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측은 이날 바그다드에서만 44건의 공격행위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 청사와 외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바그다드 내 그린존에도 박격포탄 4발이 떨어졌다. 이라크 정부는 바그다드에 20만 명의 군경 병력을 투입하는 등 치안을 강화했지만 테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군은 지난해 6월 말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이에 앞서 6일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폭탄 테러로 4명이 숨졌고 3, 4일에는 부재자투표소 등에서 벌어진 폭탄 공격으로 모두 45명이 목숨을 잃는 등 총선을 앞두고 치안 불안이 가중돼 왔다. 알카에다의 이라크 연계조직이자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이슬람국가’는 7일 성명을 내고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은 신의 분노와 이슬람 전사의 무기 앞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뉴욕타임스는 “이번 총선은 이라크 역사상 가장 경쟁이 치열한 선거”라며 “이라크의 정치 지형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총선에서는 총 275석 중 128석을 얻은 시아파 정당 연합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다른 정치세력과 연합해 시아파 정권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세력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되며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아파 진영은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과 아딜 압둘마흐디 부총리 중심의 ‘이라크국민연맹’으로 나뉘었다. 이라크국민연맹에는 반미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세력도 참여했다. 알사드르는 6일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적 저항 방법 중 하나”라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시아파인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와 수니파 최대 정당 국민대화전선 등이 힘을 합친 ‘이라키야’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실적 1위 자리를 포드에 넘겨준 것에 ‘열 받은(feeling heat)’ 제너럴모터스(GM)가 판매담당 임원을 교체하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전했다. GM은 미국시장의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했던 수전 도커티 부사장에게 마케팅만 맡도록 하고, 동남아 지역 책임자였던 스티브 칼리슬을 미국 판매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 에드워드 휘태커 GM 회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책임졌던 도커티 부사장은 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마크 루스 GM 북미 담당 사장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새 인물을 기용했다”며 “GM은 충분히, 빨리 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드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14만2006대의 차량을 판매해 지난해 1월보다 43%나 늘어나 14만1535대를 판매한 GM을 471대 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포드가 판매량에서 GM을 앞선 것은 GM의 대규모 파업이 진행됐던 1998년의 2개월을 제외하면 1960년 이후 약 50년 만이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재정난에 빠진 그리스 정부가 유럽국들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48억 유로(약 7조5000억 원) 규모의 재정 긴축방안을 내놨다. 그리스 정부는 3일 부가가치세율을 19%에서 21%로 올리는 등 세금을 24억 유로 더 걷고, 공무원의 휴일 보너스를 30% 삭감하는 등 정부 지출을 24억 유로 줄이는 긴축방안을 확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리스는 1월 1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7% 수준이었던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안에 8.7%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긴축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이 방안은 국가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그리스는 유럽이 연대를 보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7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의 국채를 매입하거나 지급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최대 300억 유로를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이번 조치로 그리스가 약속대로 재정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시장에 신뢰 회복을 위한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긴축방안이 EU의 지원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국들이 충분한 지원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그리스 ANN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그리스 공공노조는 공무원의 보너스와 수당을 줄이기로 한 정부의 추가 긴축방안에 반발해 16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공공노조연맹(ADEDY)은 “경제 문제를 풀지도 못하면서 서민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불공평하고 사회복지에 어긋나는 대책들을 무산시킬 때까지 거리로 나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리스 민간·공공 부문을 대표하는 양대 노총인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은 지난달 24일 총파업을 벌였으며, 지난달 10일에도 공공노조연맹이 공공분야 총파업을 벌였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無위험’ 현실론美 기지서 아프간 원격폭격… “아군 피해 없어 장점” 급증‘無책임’ 비판론사망자 3분의 1은 민간인… “게임하듯 살상 무자비”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군이 무인폭격기로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공격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파키스탄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무인폭격기 공격으로 사망하는 등 성과도 뚜렷하다. 이에 미 공군은 실제 폭격기 조종사보다 무인폭격기 조종자를 더 많이 양성할 정도로 무인폭격기를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조종자가 컴퓨터 게임을 하듯 버튼을 눌러 인명을 살상하는 것에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사망자 중 3분의 1이 민간인이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와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오바마 취임 후 무인폭격기 공격 급증 리퍼와 프레데터 등 무인폭격기에 의한 공격은 해마다 늘고 있다. 미군은 아프간에서 지난해 219건, 올해는 지난달 20일 현재 31건의 무인폭격기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7년에는 74건, 2008년에는 183건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아프간 전장에서 무인폭격기의 공격은 어느덧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도 마찬가지다. 미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파키스탄에서 지난해 53건, 올해는 지난달 24일 현재 18건의 무인폭격기 공격을 실시했다고 집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기였던 2004∼2008년 총 43건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이뤄진 무인폭격기 공격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일 “공군은 현재 아프간 등지에서 매일 40대 정도의 무인폭격기를 띄우고 있는데 내년에는 50대, 2013년까지는 65대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인폭격기를 이용하면 아군의 병력 피해 없이 오지에 숨어 있는 적군을 공격할 수 있어 아군 사상자 증가로 반전 여론이 높아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민간인 희생 미군 네바다 주 공군기지에 근무하는 조종자는 무인폭격기에 장착된 비디오카메라로 1만 km 이상 떨어진 아프간 전장을 살펴보고 목표물을 발견하면 미사일이나 폭탄을 발사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조종자는 임무를 마치고 퇴근해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며 “컴퓨터 게임과 가상현실의 시대에 걸맞은 전투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무인폭격기 사용을 찬성하는 이들은 ‘정밀한 공격으로 반군만 사살할 수 있어 민간인 피해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뉴아메리카재단의 조사 결과 2004년 이후 파키스탄에서 무인폭격기 공격으로 사망한 1031명 중 322명(31.2%)이 민간인이었다. 국제법 전문가인 뉴욕대 필립 앨스턴 교수는 무인폭격기를 이용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전쟁 중이라고 해도 공격의 책임자가 누구이고 적을 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 민간인 보호를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이 명확해야 하는데 현재 이뤄지는 무인폭격기 공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무인폭격기 공격으로 민간인이 죽었다면 이는 전쟁범죄”라며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는 마음으로 조이스틱을 움직여 폭격하는 조종자에게 생명에 대한 존중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재정 적자 및 국가부채 증가로 위기에 놓인 그리스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그리스에 최대 300억 유로(약 47조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과 프랑스가 국영은행 등을 통해 그리스가 발행하는 국채의 절반 정도를 사들이고, 나머지는 일반투자자가 매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독일이 국영 개발은행(KfW)을 통해 그리스 국채의 지급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그리스를 돕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아테네에서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행장과 만나 그리스의 부채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화상회의를 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5일 베를린을 방문해 메르켈 총리를 만난 뒤 9일에는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그리스는 3, 4월에 만기가 되는 22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200억∼300억 달러의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스가 올해 외국에서 빌려야 하는 자금은 총 540억 달러인데 지금까지 빌린 돈은 130억 달러뿐이다. 그리스는 1월에 8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지만 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높은 금리를 제시해 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상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신문은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사태의 해결책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다른 유럽 국가로 문제가 확산되기 전에 그리스의 국채를 사주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그리스는 강도 높은 재정적자 감축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이르는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9% 이하로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1일 아테네를 방문하는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에게 약 40억 유로 규모의 추가 재정긴축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통합이냐 분열이냐.’ 이라크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로이터통신은 2003년 미국의 공격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두 번째 실시되는 이번 총선이 “이라크의 성패를 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이 별 문제 없이 실시된다면 이라크는 안정과 통합을 향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총선을 전후해 폭력과 테러가 난무하고 종파·종족 간 갈등이 부각된다면 국가의 분열을 피하기 어렵다.○ 여전히 불안한 치안 7일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189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6200여 명의 후보 중에서 325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일단 치안이 유지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이라크는 치안의 중심이 미군에서 이라크 자체 군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미군은 지난해 6월 말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철수했다. 8월까지는 미군 전투병이 모두 철수해 주둔 병력이 현재 9만6000명에서 5만 명으로 줄고 내년 말까지는 완전 철군할 계획이다. 이에 치안 불안이 우려되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0월, 2월 바그다드에서 세 차례에 걸친 정부청사 폭탄 공격으로 4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 1월 말에도 바그다드 중심지 호텔에서 연쇄폭탄 공격으로 36명이 숨졌다. AP통신은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간의 권력분점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총선을 치르며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며 “이는 폭력사태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레이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2일 “올 늦봄까지 어떤 일이 발생한다면 미군의 철수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친미 정권 유지될까 이번 총선에서는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정치세력들이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격돌한다. 현재로서는 친미 성향의 시아파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이 앞서고 있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라크 국립미디어센터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치국가연합의 지지율은 29.9%에 그쳤다. 따라서 총선 이후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이 과정에 정치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21.8%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한 ‘이라키야’는 상대적으로 종교적 성향이 약한 시아파 정치인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를 중심으로 수니파 주요 정당인 국민대화전선이 합세했다. 반미·친이란 성향의 ‘이라크국민연맹’의 지지율은 17.2%로 나타나 총선 이후 무시할 수 없는 정치세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쿠르드족의 정당들을 지지한다는 유권자는 10%여서 차기 총리 선출에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AP통신은 “이라크에 안정적인 정부가 수립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대로 철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안이 확산된다면 이라크전의 정당성에 다시 한 번 비난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파키스탄이 탈레반 수뇌부 인사를 잇달아 검거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본거지인 마르자에서 연합군이 대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지도부까지 흔들리면서 탈레반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변인은 25일 탈레반 지도자 중 한 명인 압둘 카비르가 1주일 전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카비르는 탈레반 정권 하에서 낭가르하르 주지사를 지냈으며 2001년 아프간전이 시작된 이후 아프간 동부 지역에서 탈레반을 총지휘한 인물이다. 또 탈레반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퀘타슈라’ 구성원 중 1명이며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물라 오마르의 측근이기도 하다. 또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탈레반 주요 지도자이자 퀘타슈라 구성원인 압둘 카윰 자키르도 최근 체포됐다고 파키스탄 정보부 및 현지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전쟁학연구소의 제프리 드레슬러 연구원은 “자키르는 탈레반의 세력이 강한 아프간 남부지역의 사령관”이라며 “그의 체포는 탈레반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파키스탄 당국이 탈레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퀘타슈라 구성원 15명 중 7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파키스탄 당국의 검거 작전이 탈레반에 치명타를 입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외에도 파키스탄 정부는 이른바 ‘그림자 주지사’로 불리는 아프간 현지 탈레반 사령관급 인사 2명을 최근 체포하는 등 탈레반 고위 인사 체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르자에 민간 정부 재건이 시작되는 등 탈레반 축출에 성과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탈레반 소탕에 소극적이던 파키스탄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미 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미 중앙정보국(CIA)과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8월 CIA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가 사망한 뒤로 양 기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파키스탄의 동상이몽은 여전하다. 미국은 탈레반을 아프간에서 완전히 축출하려 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의 목적은 전쟁 이후 탈레반 세력을 이용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국 미얀마는 탄압이웃 방글라선 추방… 보트피플 길도 막막한줄기 희망도 끊긴 70 만명의 로힝야족그들은 어디로 가나“짐승을 죽인 사람도 처벌을 받는데 같은 종족을 죽인 사람들은 벌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짐승보다 못한 존재입니까.”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族) 임시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압둘 씨(69)의 푸념이다. 그는 “우리의 인권은 어디에 있느냐”고 호소했다. 로힝야족은 지금 갈 곳이 없다. 고국인 미얀마에 살 수도 없고, 바다로 탈출하는 길도 막혔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육로를 통해 방글라데시로 입국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소수민족으로 인구는 약 70만 명이다. 하지만 불교국가인 미얀마 정부는 대부분 이슬람 신자인 로힝야족을 아예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로힝야족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으며 결혼과 이주도 금지된다. 이에 로힝야족은 탄압을 피해 무작정 바다로 나갔다. 2008년 12월 태국 해군이 자국으로 들어오려는 난민 992명을 무동력선에 실어 공해상으로 추방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로힝야족의 ‘보트피플’ 실상이 널리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이 중 55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로힝야족에게 남은 희망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가는 것뿐이다. 그러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난민을 보살필 형편이 못 된다. 이 때문에 난민들이 아예 방글라데시로 들어올 생각을 못하도록 단속과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올 1월에만 국경지역에서 2000여 명의 난민을 미얀마로 돌려보냈고 불법체류 중인 난민 500명을 체포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전했다. 그럼에도 방글라데시 쿠투팔롱의 로힝야족 난민수용소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에만 난민 6000명이 추가로 들어왔다. 난민수용소의 생활은 끔찍하다. 국경없는 의사회에 따르면 이곳에서 치료받는 환자 중에는 숲에 땔감을 주우러 나갔다가 성폭행을 당했거나 경찰과 주민들에게 구타를 당한 난민이 많다. 수용소의 난민 90%는 식량 부족으로 굶주리고 있으며 70명이 1개의 화장실을 쓴다. 우기가 절정에 달하는 3월 말∼4월 초에는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우려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관계자는 “난민들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굶어죽는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로힝야족의 기구한 처지에 국제사회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의회는 11일 방글라데시 정부가 로힝야족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인도적 지원을 늘릴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4일 미얀마 내 인권단체들과 통합기구를 구성해 로힝야족에 대한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식량 생산량은 적고 가격은 올라 인도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전했다.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특정 성분의 화학비료를 지나치게 사용한 나머지 오히려 농지의 생산성이 떨어진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966년 1ha(1만 m²)당 0.8t에 불과했던 인도 밀 생산량은 2000년 2.8t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정체돼 2008년에도 2.8t이었다. 반면 중국은 2000년 3.8t에서 2008년에는 4.7t으로 늘었다. 쌀 생산성도 주변국들보다 낮다. 2008년 인도의 ha당 쌀 생산량은 3.4t으로 중국(6.5t)은 물론이고 인근 방글라데시(3.9t)보다도 적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되는 식량 가격은 평균 19%나 올랐다. 인도 정부와 농업전문가들은 요소(尿素) 성분의 비료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인도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계기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신품종의 밀과 쌀을 이용해 식량 생산을 크게 늘리는 ‘녹색혁명’이 일어나고 있었다. 식량 부족에 허덕이던 인도는 멕시코에서 신품종 밀 종자를 대량 수입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화학비료가 필요했다. 비료를 싼 가격에 농민에게 공급하기 위해 정부는 비료업체에 보조금을 줬다. 비료 보조금이 늘어나 정부 재정 부담이 가중되자 1991년 당시 만모한 싱 재무장관(현 총리)은 보조금을 대폭 깎았다. 하지만 업체들의 강력한 로비와 요소비료를 많이 사용하던 농민들의 반대로 요소비료에 대한 보조금은 줄이지 않았다. 이에 농민들은 값이 싼 요소비료를 더욱 많이 사용하게 됐다. 농업전문가들은 요소를 포함한 질소 성분의 비료와 칼륨비료를 4 대 1 비율로 사용할 것을 권장해 왔는데 2008년 조사에 따르면 곡창지대인 펀자브 주에서는 24 대 1로 나타났다. 그 결과 토지의 생산성이 낮아 농민의 소득은 늘지 않는데 식량 가격은 상승하면서 인도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농민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져 정치·경제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결국 녹색혁명의 후유증이 인도의 미래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6일이면 유엔이 ‘21세기 첫 대학살’로 규정한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가 발생한 지 만 7년이 된다. 지금까지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고 270만 명이 넘는 다르푸르 주민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 끔찍한 사태를 끝내기 위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 수단 정부와 다르푸르의 대표적 반군단체인 정의평등운동(JEM)은 20일 기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JEM 대변인은 “앞으로 양측은 권력 및 부(富)의 분배, 난민 처리, 원주민 보상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담을 중재한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3월 15일까지 양측이 최종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는 “JEM은 다르푸르에서 가장 강력한 반군단체”라며 “이번 합의는 다르푸르의 평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서명 직후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2008년 5월 하르툼을 공격해 220여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JEM 대원 105명에게 사면령을 내렸다. JEM 지도부도 교전 중지를 명령했다. 다르푸르 사태는 수단 북부에서 내려온 아랍계 유목민들과 다르푸르의 아프리카계 원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사건이다. 원주민들은 친(親)아랍계인 현 정부가 원주민들을 차별하는 것에 불만을 품어 왔고, 2003년 2월 26일 반군단체들이 다르푸르 서부에서 정부 시설을 공격하면서 무력 충돌이 시작됐다. 아랍계 주민들이 잔자위드 민병대를 조직해 원주민들을 대량 살해, 성폭행하거나 약탈하면서 다르푸르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잔자위드 민병대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단 정부와 JEM은 지난해 2월부터 평화협정 논의를 진행해왔다. 수단 정부는 4월 11일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 이전에 다르푸르 사태를 일단락 짓기 위해 최근 논의를 서둘러 왔다. 이달 9일 수단과 차드가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다르푸르 사태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단해방군(SLA)을 비롯한 여러 반군단체가 여전히 평화협정에 찬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알바시르 대통령의 다르푸르 담당 고문인 가지 살라헤디네 씨는 “JEM과의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단체들과도 가능한 한 빨리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합군이 탈레반의 최대 거점인 헬만드 주 마르자를 공격한 지 일주일째를 맞았다. 연합군이 마르자의 주요 시설을 점령한 데다 탈레반 주요 인사가 줄줄이 체포되고 있어 9년째 지지부진한 아프간전쟁에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탈레반의 완강한 저항과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로 연합군은 내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17, 18일 고위급 탈레반 대원 9명이 체포됐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탈레반 정권하에서 카불의 경찰총수를 지낸 아쿤자다 포할자이와 헬만드 주 군사령관으로 활약했던 함자 등이 포함돼 있다. AP통신은 “아프간 탈레반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이 자체적으로 임명한 아프간 주지사 2명 등 최근 들어 10여 명의 탈레반 주요 인사가 체포됨으로써 2001년 아프간전쟁 시작 이후 탈레반에 최대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 연합군은 이날 미 해병대 20여 명을 마르자에 추가 투입했다. 탈레반의 저격수들을 소탕해 진격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다. 미 해병대 래리 니컬슨 준장은 “연합군이 마르자의 주요 도로와 교량, 정부 건물 등 핵심부를 장악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마르자 공격작전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연합군 지도부는 고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마르자에 진입한 연합군은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 세력이 비교적 약한 일부 지역만 점령했을 뿐”이라며 “무인전투기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탈레반은 건재하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저격수가 멀리 떨어진 건물에 숨어 정확하게 연합군을 공격하는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탈레반의 새로운 저항전술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로켓과 사제폭탄을 이용한 전통적인 탈레반의 공격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18일에만 연합군 6명이 숨져 지금까지 전사자는 11명에 달한다. 영국 더타임스는 “연합군이 처음에는 ‘탈레반의 저항은 산발적’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완강하다’고 말을 바꿨다”며 “탈레반을 물리치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는 연합군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아프간 인권단체들은 이번 작전으로 지금까지 적어도 민간인 19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마르자의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 이를 의식해 연합군은 중화기 사용을 자제하고 있으며 진격속도를 늦추더라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간 남부지역 연합군 사령관인 닉 카터 영국군 소장은 “마르자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앞으로도 한 달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1940년대와 50년대 미국의 뮤지컬 영화 스타였던 여배우 캐서린 그레이슨(사진)이 17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88세. 타고난 미모와 아름다운 소프라노 목소리로 사랑받은 그레이슨은 MGM이 뮤지컬 영화 제작을 위해 음악적 재능이 있는 신인들을 모으면서 10대의 나이로 발탁됐다. 이어 1945년 진 켈리, 프랭크 시내트라와 함께 출연한 뮤지컬 영화 ‘닻을 올리고(Anchors aweigh)’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레이슨은 확실하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아시아의 두 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양국 사이에 위치한 네팔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보 강화라는 실질적인 목적과 함께 남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 깔려 있다. 빔 라왈 네팔 내무장관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안보 분야 고위 관료들과 회담했다. 양국 회담의 핵심 의제는 티베트 문제였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전했다. 회담에서 중국은 접경지역인 네팔 북부의 검문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과 군사훈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대신 네팔 정부는 중국에서 티베트인들이 넘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네팔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네팔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이 인도에 머물고 있는 달라이 라마를 향해 순례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 신문은 “양국의 합의가 티베트인에게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은 달라이 라마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네팔 간 무역 규모가 2003년 이후 4배가량 늘었고, 중국은 네팔 국경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마다브 쿠마르 네팔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2008년 3월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 주변의 티베트인 거주지역에서 대규모 독립 요구 시위가 벌어지면서 네팔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당시 네팔에 거주하는 1만2000명의 티베트인들도 거센 반중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시위 관련 보도를 통제하는 동안 전 세계 언론은 티베트의 반중 시위를 집중 보도해 중국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네팔의 종주국 역할을 해온 인도는 중국이 네팔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티베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중국이 남아시아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인도는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왕래가 많은 네팔에까지 접근하는 것에 인도는 특히 예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인도도 네팔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5일부터 인도를 방문 중인 람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에게 8만 t의 식량 지원과 2억5000만 달러(약 2900억 원)의 차관을 약속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을 둘러싼 서방과 이란의 갈등이 나날이 첨예해지고 있다. 서방이 이란의 석유 수출 봉쇄를 언급하자 이란은 “전례 없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맞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고위 외교관은 16일 “안보리에서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재할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제재가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미국과 영국도 프랑스의 제안에 동조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힌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석유 판매 수입이 국가재정의 60%를 차지하는 이란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러시아 미국 프랑스는 이란이 최근 농도 20%의 우라늄을 농축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아주 부당한 조치”라고 비난하는 공동성명 형식의 서한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는 서방 주도의 이란 제재에 반대하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서방과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AP는 분석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테러 지지 국가”라며 “이란은 평화적 목적으로 핵을 개발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압박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란에 대한 클린턴 장관의 강경노선을 반대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제 클린턴 장관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누군가가 이란에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면 전례 없는 대응을 할 것이며 그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기존 원심분리기보다 성능이 5배 뛰어난 신형 원심분리기를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17일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닌다”고 비난했다. 또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을 제재하는 데 중국이 동의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미국은 대만 문제를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계속 제재에 반대해줄 것을 당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