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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론으로 당을 흔들지 않았다면….”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4일 “선거 운동을 준비하기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때가 (당 지지율이) 거의 바닥이었다”며 선거 직전 제기됐던 당 일각의 야권 통합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달 초 야권 통합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에 동조했던 김한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향후 당 안팎에서 제기될 야권 통합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안 대표는 좀처럼 웃지 않았다. 그는 “잠을 자는 둥 마는 둥했다. 아침까지 속이 상해 ‘그 지역에 몇 시간만 더 있고 백 명만 더 손을 잡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이 예상 밖의 성과를 거뒀지만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결과 김영환(경기 안산상록을)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이 각각 399표, 26표 차이로 석패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 대표는 “정당 투표율을 보면 서울 인천 경기가 다 2위고 무엇보다 대구, 경북도 2위고 광주는 50%를 넘었다”며 “세 가지 포인트가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당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지지 철회 시 정계 은퇴’ 발언에 대해선 “나는 호남에 한 번 갔다. 수도권에 집중하고 새누리당과 싸우는 게 맞다고 봤다”며 말을 아꼈다. 안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는 진정한 대변자로 일신(日新) 또 일신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정책공약이행점검단을 설치해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실천하겠다”며 20대 국회에 ‘4·13 공약평가이행추진특별위원회’와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설치를 거듭 제안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누리당(122석)과 더불어민주당(123석) 모두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원내 제3당이 된 국민의당은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 확실하게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특히 여야 간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한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등장은 국회에 새로운 정치 관행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자민련’ 꼬리표 뗄까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20대 국회는 ‘3당 체제’로 출발하게 됐다. 20년 전인 15대 총선 당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의 출현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의당과 자민련은 각각 호남과 충청이란 지역을 기반으로 창당됐고, ‘지역 홀대론’이 지지층 결집에 주요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연이지만 두 당을 상징하는 색깔도 같은 녹색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당엔 ‘호남 자민련’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국민의당이 지역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언젠가 자민련처럼 거대 양당 중 한 곳으로 흡수될 운명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자민련과 차이가 있다. 자민련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보수’로 한정돼 신한국당(현 새누리당)과 지지층이 겹쳤다. 반면 국민의당은 더민주당과는 달리 사실상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있고, ‘정치 혐오층’으로 불리는 무당층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녹색 돌풍의 근원 역시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과 함께 ‘제3의 정치’를 희망하는 일부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이었다. 실제 이번 선거 결과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의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은 26.74%를 기록해 제1정당인 더민주당의 25.54%보다 높았다. 특히 당선자를 2명밖에 내지 못한 서울에서 28.3%를 얻어 더민주당(25.93%)을 제쳤고, 대구에서도 17.42%를 얻어 더민주당(16.30%)을 따돌렸다. 김경록 대변인은 14일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하지만 소선거구제로 인해 유권자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의석 300석을 정당득표율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80석 정도 얻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구체적 정책 대안 제시해야 생존 지지층 확장 가능성은 국민의당이 전국 정당화를 자신하고 있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3당 체제’를 정립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역할을 해낸다면 내년 대선에서도 ‘대안’을 찾고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국민의당이 경제, 안보 분야 등에서 구체적 정책 대안부터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의당은 19대 국회에서 여야 간 갈등을 빚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대해 정부 측 보완 의견을 수용하되 재벌 편법 상속에 악용될 가능성은 향후 국회에서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선 보건·의료 부문을 제외한 상태로 우선 제정하고, 보건·의료 분야 포함 여부는 추후 보완키로 한 바 있다. 반면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양적완화’는 반대하고 있다.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노동 4법 등에 대해서는 더민주당에 비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구체적 대안이 부족한 양비론 수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명지대 김형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국민의당은 기존의 야당과 달리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갖고 거대 양당의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며 “섣불리 통합부터 거론하는 것은 국민의당의 소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한 경쟁 끝에 국민의당이 결국 호남을 품었다. 국민의당은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14일 오전 1시 기준으로 국민의당은 38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존재감 있는 제3당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창당을 주도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내년 대선 가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광주 8석 모두를 석권하고 전남 10석 중 8석, 전북 10석 중 7석을 차지했다. “광주는 표를 나눠주지 않는다”는 전략적 투표 성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광주 광산을에서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에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는 우위를 나타냈으나 광주 민심은 결국 국민의당 권은희 당선자에게 모아졌다. 당선이 예상됐던 이 후보조차도 선거 운동 기간 거세게 몰아친 호남의 ‘녹색바람’을 막지 못한 것이다. 더민주당은 전남 1석, 전북 2석 등 3석에 그쳤다. 제3정당의 등장으로 호남의 간판이 바뀐 것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이다. 17대 총선 직전인 2003년 11월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광주 7석과 전북 11석을 싹쓸이했고, 전남에서 과반인 7석을 차지했다. 반면 새천년민주당은 전남에서만 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반면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2개 의석을 확보했다. 이정현 당선자는 전남 순천에서 더민주당 노관규 후보를 눌렀고 전북 전주을에선 이명박 정부에서 첫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당선자가 지역주의의 벽을 깼다. 국민의당이 야권의 심장인 호남의 ‘적자’로 부상하면서 안 대표는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 경쟁에서도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지 않은 새누리당 지지층의 교차투표로 정당득표율도 더민주당(24.2%)에 앞선 25.1%를 보이고 있다. 김성식 당선자(서울 관악갑)를 포함해 안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포진한 비례대표 의원이 의석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안 대표의 당내 기반도 탄탄해졌다.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당내에선 “국민의당의 확장성이 크다”는 명제가 확인됐다는 데 반색하고 있다. 안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후보 단일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더민주당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역사에 죄를 짓는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 확장성 있는 국민의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리”라고 반박해왔다. 결국 지지율 8%까지 추락했던 국민의당의 ‘반전’은 한때 ‘안철수 현상’까지 불러왔던 안 대표의 새 정치 이미지와 기존 정치인과의 차별성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당 안팎에서 전국적 선거 지원을 위해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야 된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도 “지역구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지역구 출마를 고수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선거운동 기간에 서울 40곳, 경기 41곳 등 142개 선거구를 방문하면서 주행거리 4079km의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당내 야권 통합 및 연대 논의에서도 ‘3당 체제 정립’이라는 목표를 유지하며 ‘강철수’로의 변신을 입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의 수도권 의석 수가 2∼4석에 그쳐 ‘호남당’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에서의 더민주당에 대한 경고와 ‘반(反)문재인’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시적인 지지인 만큼 정동영 당선자를 포함해 손학규 전 더민주당 상임고문 등 다른 대선 주자에게로 언제든 호남 민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상대적으로 높은 정당 득표율이 전국 정당의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안 대표의 대선 기상도는 20대 국회에서 3당의 존재감을 얼마나 보여 주느냐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에 몰표를 주면서 천정배(광주 서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등 ‘호남 3인방’이 모두 생환했다. 이들 모두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다. 천 당선자는 20대 국회에서 6선, 박, 정 당선자는 4선 의원이 되는 거물급 반열에 오르게 된 셈이다. 3인방의 행보는 향후 국민의당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대선 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늦어도 8월 초엔 열어야 하는 전당대회에서 이들이 당권 도전에 나설지가 변수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을 포함한 야권 내 주도권 경쟁과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가 차기 당 대표의 주된 과제다. 당장 안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20대 총선을 책임졌던 천 당선자는 호남 정치 복원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며 입지를 굳혔다. 수도권 연대를 둘러싸고 안 대표와 각을 세우긴 했지만 대체로 안 대표와 궁합이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 2·8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출마했던 박 당선자도 당권에 도전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평소 “우리는 분열해서 실패했고 통합해서 승리했다”고 자주 언급한 만큼 야권 통합 논의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04년 열린우리당 의장과 2007년 야권 대선 후보를 지냈던 정 당선자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전북 기반을 토대로 당권은 물론이고 대권에도 다시 도전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호남 내에서도 전북은 소수이고 정 당선자도 진보적 성향이 뚜렷해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얇다는 평가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여야가 3월 31일부터 전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12일 밤 12시로 끝났다. 여야 대표들은 마지막 날 초접전 지역이 많은 수도권에서 단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목표 의석을 달성하기 위해선 전체 지역구 253석 중 122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에서의 의석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 ○ 김무성 “반대만 일삼는 野 승리땐 엉망국회 될것”“새누리당은 반드시 과반 의석을 획득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13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보수층 결집을 거듭 호소했다. 김 대표는 “(각종 입법에서) 반대만 일삼아 온 운동권 정당이 승리하면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더 엉망이 될 수 있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준석 후보(서울 노원병) 지원 유세에선 “노원구 20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이준석을) 대한민국 대통령 한번 만들어 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13개 시도 131곳(4498km)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해 왔다. 이날은 경기 수원무를 시작으로 인천 남동을을 거쳐 서울 중-성동을에서 마지막 지원 유세를 했다. 당 관계자는 “승리 가능성이 있는 박빙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 유세 일정을 잡았다”며 “김 대표가 지원한 곳에서는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목표인 과반(151석 이상) 달성 여부는 수도권 박빙 지역을 얼마나 더 차지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새누리당은 보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전국 40여 곳의 초박빙 지역 가운데 30여 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상 의석수를 과반에 미달하는 145석 안팎으로 전망했다. 공천 파문 등의 여파로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지지층의 마음을 아직은 다 되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안형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주 들어 새누리당 지지세가 조금씩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김종인 “8년 경제 실패… 제3당은 흡수될 운명”“내일은 지난 8년의 경제 실패를 심판하는 날이다. 진짜 야당을 찍어서 심판해 달라.”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서울 중구 신평화시장에서 마지막 지원 유세를 하며 이같이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현 정부 여당에 대한 ‘경제심판론’을 앞세워 제주를 시작으로 충북, 서울까지 ‘북진(北進) 유세’를 펼쳤다. 김 대표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제3당은 성공을 못 한다는 것이 정당사에서 보여 주는 것”이라며 “태어났다가 슬그머니 여당에 흡수되는 게 제3당의 운명”이라고 맹공했다. 더민주당은 선거 초반 107석을 목표치로 내걸었다. 김 대표는 당 대표직은 물론 비례대표직까지 내걸었다. 선거 초반 “80석도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이후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으로 보고 내심 100석 이상도 기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전남, 광주, 전북을 차례로 들른 뒤 서울에서 지원 유세를 마무리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 “정권 교체까지 내다보고 전국적으로 새누리당 독주에 맞설 당에 표를 몰아 달라”며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것은 새누리당을 돕고, 정권 교체와 멀어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주에서는 “노무현 정권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분이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친노(노무현)에게 피해받은 것처럼 말하는 게 인간의 의리에 맞는 일이냐”며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 안철수 “거대한 녹색태풍… 국민의 힘 보여달라”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2일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정치변화를 위한 위대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녹색태풍이 거대한 정치혁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오만한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30% 밑으로 떨어뜨리고 정권을 교체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겁을 먹고 만년 2등에 안주하는 무능한 야당을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아무런 혁신도 하지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힘으로 양보를 압박한다”며 “1등 전략은 없고 오직 2등 전략만 갖고 있는 것이 지금의 야당이다. 오늘도 더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싸우는 대신 국민의당을 비난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투표는 새누리당을 돕는 것”이라는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저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을 상대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뛰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문 전 대표는 한 달 전만 해도 ‘국민의당이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협력의 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던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도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0석을 포함해 호남 20석 이상, 수도권 5석 등 35석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한상준 alwaysj@donga.com /순천·광주=차길호 기자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정계 은퇴와 대선 불출마 배수진을 쳤던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다시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호남에서 상경한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수도권 전략지역에 화력을 집중했다. 서로 다른 목표가 두 야당을 각각 남진(南進)과 북진(北進)으로 엇갈리게 만든 것이다. ○ 文, 오늘 광주-전북 방문뒤 서울서 지원 유세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을 방문해 우윤근(광양-곡성-구례) 백무현(여수을) 송대수 후보(여수갑) 유세 현장을 찾아 선거를 지원했다. 문 전 대표는 광양에서 “호남 주민께서 다시 한번 전략적인 선택을 해주실 거라 생각한다”며 “호남 안에서 호남끼리 새로운 당 하나 만드는 게 호남정치, 광주정신이냐”고 국민의당을 맹공격했다. 여수에서도 “물갈이 대상이라 지탄받던 현역 의원들을 고스란히 공천해 내보내는 게 개혁정치냐”며 “새누리당 의석수를 늘려준다면 호남민들의 꿈을 짓밟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 전북을 방문한 뒤 서울에서 마지막 지원 유세를 할 예정이다. 8, 9일 첫 호남 방문이 호남 민심에 대한 위로와 사과 차원이었다면 이날 두 번째 전남 지역 방문은 지지 호소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1차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지원 유세 대신 시민과의 대화만 갖기로 했다. 더민주당은 문 전 대표의 당초 예상과 달리 첫 방문 결과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첫 방문 후 호남)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되지 않았느냐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다시 호남을 방문하는 건 (첫) 방문 효과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에 앞서 부산 경남 지역을 방문해 몇몇 후보의 선전에 따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남 양산을 찾아 “지금 부산과 양산의 (판세가) 디비지고(뒤집어지고) 있다고들 한다”면서 “바람이 창원성산에서 거제까지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安, 인천-안산-평택 잇달아 방문 안 대표와 천 대표는 이날 수도권에서 따로 유세를 벌였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개의치 않고 수도권 의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광주 선거를 책임진 천 대표까지 수도권 지원에 나선 것에는 호남 민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안 대표는 인천 및 경기 안산 평택과 충북 청주를 잇달아 방문한 뒤 전날에 이어 서울 관악갑(김성식 후보)과 중-성동을(정호준 후보)을 다시 찾았다. 이날 하루 서울 지역구 10곳과 경기 2곳에서 지원 유세를 펼친 천 대표도 안 대표에 이어 서울 관악갑을 시간차 방문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2차 호남행에 대해 “광주 시민분들의 판단을 믿겠다”며 “저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을 상대로 국가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들은 농담이 있다”며 “세 식당이 있는데 새누리식당은 ‘어,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 죄송하다’라고 하고, 국민식당은 ‘맛있는 음식 만들어 드릴게요’ 하는데, 더민주식당은 ‘국민식당 가지 마세요’라고 한다고 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새누리당의 읍소 전략과 국민의당을 ‘가짜 야당’이라고 비판하는 더민주당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 2野, 과열되는 신경전 선거운동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양측 간 신경전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는 서로를 향해 각각 ‘가짜 야당’ ‘만년 야당’이라고 몰아세웠다. 김 대표는 안 대표의 공세에 “더민주당은 2등에 안주해본 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도 통합민주당으로 대권 쟁취에 애쓰지 않았나”라며 “일부 지역, 일부의 지지만으로 전국(유권자)을 상대로 대권을 쟁취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불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김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렇다면 더민주당은 그동안 가짜 야당과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민주당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우리 당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낡은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재반박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 /광양·여수=차길호 기자}

《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여야가 물고 물리는 마지막 난전(亂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로 인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유리한 상황을 맞는 듯하더니 공천 파동의 여파로 전통적 텃밭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 이외에선 지역구 후보 경쟁력이 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기법으로 이번 선거의 여야 막판 판세를 분석했다. 》 [새누리]견고한 지지층 강점… 공천파동은 약점새누리당의 강점은 ‘단일 보수 정당’이라는 상징성과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연이어 집권할 수 있었던 조직력에 있다. 영남권에 두꺼운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총 65석에 이르는 영남권은 그동안의 총선에서 여당의 텃밭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층’을 토대로 영남권에서 최소 50석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총선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된 점도 새누리당에는 기회다. 김무성 대표는 평소 “선거는 구도 싸움”이라며 “분열하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야권 분열 이후 새누리당은 한때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을 총선 목표로 내세웠을 정도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은 60대 이상 유권자가 이번 총선에서 4년 전 19대 총선 때보다 167만5623명 늘어난 것도 호재다. 야당 지지층이 많은 30대 유권자는 지난 총선에 비해 60만5346명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 무리수’를 두다 김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이어진 건 약점으로 꼽힌다. 공천 과정에 실망한 여권 지지층의 이탈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4년 전 총선에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브랜드로 내세우며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차기 대선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당내 구심점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공천 파동으로 컷오프(공천 배제) 된 뒤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들과 맞붙는다. 이는 과거 선거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 요소다. 영남 일부 지역에선 야당 또는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4년 차에 접어들면서 국정을 강하게 추진할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이미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개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개혁 프레임만 갖고 중도층을 흡수할 명분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초박빙 지역이 몰려 있는 수도권 선거에서는 후보별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더민주] ‘與 경제실패론’ 기회… 野분열은 위협새누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이라는 정치적 위상은 더민주당의 최대 강점이자 존재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더민주당이 ‘거대여당 견제론’을 앞세워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를 자극하는 것도 오랜 역사를 가진 정통 야당이라는 뿌리를 갖고 있어 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야권 현역 의원 대다수가 더민주당에 소속돼 있다는 것도 수도권 충청 등 박빙 지역의 3자 구도 속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강점이 되레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오랜 야당 생활에 익숙해진 더민주당 소속 의원 등 구성원들은 때로는 당 내부의 인적 혁신과 개혁에 저항하는 또 다른 기득권 세력으로 비치고 있다. 특히 운동권·친노(친노무현)로 상징되는 더민주당의 주류 세력은 일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낡은 진보’로 치부되며 청산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거를 전면에서 지휘할 ‘간판’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평가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차르’라는 별명이 잊혀질 정도로 예전 같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직 사퇴 후 칩거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선거 직전 정치 활동을 재개했지만 호남 일각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로 인해 전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경제 정책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더민주당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통상 대선은 ‘미래를 위한 선택’, 총선은 ‘현실에 대한 평가’로 정의하는 전문가가 많다. 더민주당이 ‘정부·여당의 경제 실패론’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대선을 1년 반 남긴 상황에서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잠재적 대권 후보가 넓게 포진해 있는 것은 이번 총선은 물론이고 총선 이후에도 더민주당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인한 야권 분열과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 약화는 더민주당에 가장 큰 위협 요소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민주당의 전신)은 당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로 맞섰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152석)였다. 여기에 호남에서의 우월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총선은 물론이고 더민주당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드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출향민이 많은 호남의 특성상 호남의 정서는 직간접으로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박빙의 승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3번’ 효과… 너무 安만 보여국민의당의 최대 강점은 ‘안철수’라는 당의 간판이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주장해온 정치 혁신과 반(反)기득권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 대표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야권 단일화 논의를 일축하며 ‘강철수(강한 철수)’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리더십의 안정감을 높였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시작된 ‘안철수 현상’과 2012년 대선 이후 안 대표의 고정 지지층도 당의 든든한 기반이다. 반대로 ‘안철수당’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은 약점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진보와 보수, 중도를 대변하는 대선 후보와 또 호남, 수도권, 충청, 영남 출신의 대선 후보가 경쟁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을 자신의 사당(私黨)이 아닌 ‘플랫폼 정당’으로 만들어 문호를 넓히겠다는 의지다. 창당한 지 갓 두 달을 넘긴 신생 정당이라는 것도 약점이다. 거대 양당에 비해 조직과 자금에 한계가 있고 전체적으로 정치 신인들이 많다 보니 후보들의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최근 나타나는 교차투표 움직임은 국민의당엔 기회다. 거대 양당에 대한 실망으로 지역구 후보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더라도 정당 투표에선 ‘기호 3번’을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 불신 계층은 물론이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실망한 양당 지지층도 일부 국민의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52석을 획득했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후 선거를 통한 ‘3당 체제’를 겪어보지 못한 유권자들도 국민의당의 출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선거 막판 양당 지지층의 결집과 동원은 최대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정 지역 방문과 정치 심판 호소,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같은 움직임이 양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표 현장에선 야권 지지층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기다. 이를 막기 위해 국민의당은 야당의 적자임을 내세우는 동시에 더민주당을 “만년 야당”으로 몰아붙이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공식 선거운동 11일 차를 맞은 10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는 일제히 수도권 지원 유세에 집중했다. 이들은 선거운동 기간 각각 지역구 100곳가량을 돌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무성, 자신의 지역구는 딱 1번… 수도권 다걸기 새누리당 김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이후 지역구 100곳을 돌았다. 선거운동 기간의 60%에 이르는 7일은 수도권에 할애했다.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선거 전 마지막 휴일인 10일에도 서울 동부벨트 9곳을 30분∼1시간 단위로 돈 뒤 울산으로 옮겨가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는 그동안 단 한 번밖에 가지 못했다. 그 대신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는 부인 최양옥 씨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지역구 선거를 책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야당 심판론’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 강남 지역 합동유세에선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테러방지법을 폐지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는 더민주당은 정신 나간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 파동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언급하며 ‘읍소 전략’도 이어갔다.○ 노익장 발휘하며 종횡무진 김종인 더민주당 김 대표는 당 소속 후보 지원을 위해 전국 95곳을 돌았다. 특히 서울 34곳, 경기 27곳, 인천 6곳을 방문하며 전체 일정의 70%를 수도권에 집중했다. 특히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정세균 후보가 출마한 서울 종로에는 3차례나 방문했다. 쉴 틈 없는 강행군 탓에 76세 고령인 김 대표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기도 했다. 선거운동 둘째 날부터 목소리가 가라앉은 김 대표는 급기야 후두염에 걸려 8일 지원 유세 도중 병원을 찾기도 했다. 빠듯한 일정 탓에 김 대표는 점심식사도 제대로 못 해 끼니를 놓칠 때도 많았다. 그나마 식품영양학 전공인 아내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김 대표의 건강을 챙기는 덕분에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서울시민들이) 더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 이 참담한 경제 상황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본다. 반드시 더민주당에 표를 달라”며 거듭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했다.○ 安, “깜짝 놀랄 결과” 안간힘 국민의당 안 대표는 3당 대표 중 가장 많은 114개 지역을 다녔다. 창당한 지 두 달여밖에 안 돼 조직 기반이 약한 데다 안 대표의 지지세에 기대는 후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선거운동 11일 동안 당세가 약한 수도권 86곳을 돌며 ‘호남당’ 벗어나기에 집중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선거도 치러야 하지만 하루 선거운동의 시작과 끝에만 지역구를 찾았다. 안 대표는 “‘안길동(안철수+홍길동)’이 한 명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한 번도 찾지 못한 지역이 전국에 아직 50여 곳이나 있어 당 후보들은 안 대표 방문에 안달이 나 있다. 정두환 후보(서울 금천) 측 운동원들은 이날 서울 관악을 후보 지원 유세 현장에 몰려가 “서울 금천에도 와 달라”며 안 대표를 붙잡고 안 대표의 차량을 가로막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원 유세 직후 안 대표는 기자들에게 “(비례대표에서) 아주 깜짝 놀랄 만한 결과도 나올 수 있으리라 조심스레 예측한다”며 국민의당 약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 3당 대표는 4·13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 일제히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은 기본적으로 최대 승부처인 데다 최근 박빙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권심판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경제심판론’을 앞세워 수도권을 누볐고,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양당 심판론’을 들고 충청과 수도권을 돌았다.○ 김무성 “운동권 국회 입성 막아야” 새누리당 김 대표는 경기 안양 유세에서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곧 민생을 해결하는 문제”라며 “가로막는 장애물 치우고 민생을 살찌우는 길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을 위해 안보, 경제, 일자리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며 그 장애물이 “제1 야당인 더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공천 파동 등과 관련해 “용서해 달라”며 ‘반성’ 모드를 유지하면서도 더민주당을 향해 ‘안보 포기 정당’ ‘운동권 정당’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테러방지법을 폐지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시키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안보를 포기한 얼빠진 야당에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안보에 대해 천하태평인 정당, 안보 포기 정당이자 무능 정당이 국회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가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냐’고 한 데 대해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북한에 항복하자는 말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고 하는데 운동권 출신이 많이 활동했기 때문”이라며 “20대 국회에는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을 줄이고 새누리당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김 대표가 강행군에 지친 듯 손범규 후보(고양갑)에 대해 “국회에서 농성도 하고 모여서 얘기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계속 웃긴 사람”이라고 말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김종인 “정부 여당, 국민 속여” 더민주당 김 대표는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투표를 통한 ‘긴급처방’을 강조했다. 그는 인천 서을 유세에서 “의사가 현실 경제 처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서 “결국 병이 악화되면 병원이나 의사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 김포를 찾아서도 그는 “늦기 전에 경제를 치유할 수 있는 정당으로 (다수당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은 양자택일하는 선거”라면서 “(새누리당이) 경제 상황을 끌고 가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여당의 경제 실정과 경제 위기 가능성을 제기해 야권 지지층과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파주갑 윤후덕, 파주을 박정 후보 합동유세장에서는 “정부 여당이 상황 인식 못하고 병 치유 못하면 경제가 점점 더 골병들고 그때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결국 부자는 감세해주고 서민 세금만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세수 부족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 올린다고 한 건 말짱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날 김 대표와의 통화에서 유세 지원 요청과 관련해 “정계 은퇴한 상황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안철수 “수도권까지 바람 불 것” 국민의당 안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처음으로 대전과 충남 천안을 방문한 뒤 수도권 지원 유세에 나섰다. 호남에서 시작된 바람을 중원과 수도권까지 북상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안 대표는 대전 유세에서 “이번 총선은 대전 시민과 충청 도민들 스스로 미래와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라며 “만약 지금이 살기 편하고 좋으면 1, 2번을 찍어도 되지만 이렇게 살 수 없고 바뀌어야 한다면 국민의당을 선택해 달라”고 했다. 안 대표는 충청권 지원을 마치고 곧바로 경기, 인천 지역을 찾았다. 안 대표는 이번 주말 수도권 ‘골든 크로스’(역전)를 기대하며 9일 경기 동남부를 순환 유세하는 등 수도권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가 광주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분열세력, 구시대적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국민의당 지지자 30% 정도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가 실망해서 이탈한 분들”이라며 “국민의당은 확장성이 있고,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은 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맞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안 대표는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사전투표 독려는 많은 사람이 할수록 좋은 일”이라고 다소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차길호 기자}

“철밥통 거대 양당이 병이 도져 ‘도와달라’고 다시 읍소를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4·13총선을 엿새 앞둔 7일 거리 유세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전날 양당에 제안한 정당 대표 토론회에 대해 “양당 대표가 꿀 먹은 벙어리”라며 “자신이 없거나 공약이 엉터리여서 들킬까 제 발 저리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손에 손을 잡고 꼭 (기호 3번에) 투표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출근 인사를 마친 뒤 수도권 동북부인 경기 남양주시를 시작으로 서울 동작구까지 하루 동안 11개 선거구를 돌았다. 수도권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횡단하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예전에는 제 성을 바꿔서 ‘강철수’라 부르던 분들이 이젠 이름 바꿔서 ‘안길동’(안철수+홍길동)이라고 부르신다”고 했다. ○ 安, 수도권 11곳 지원 유세 오전 7시. 안 대표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을 나오며 “이제 6일 남았네요”라고 말했다. 앞서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지역구를 비운 안 대표를 대신해 노원병 선거운동에 나섰다. 안 대표는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출근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다른 후보 선거운동원에게도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한 시간 반가량 출근하는 시민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넸다. 목이 쉰 탓에 틈틈이 목청을 가다듬기도 했다. 안 대표는 “몸이 힘들지만 그래도 머리가 아픈 것보다는 낫다”며 “이게 더 체질에 맞는다”고 했다. 최근까지 당 대 당 통합과 수도권 연대를 놓고 천정배 대표, 김한길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던 것처럼 당내 갈등보다 몸이 힘든 선거가 낫다는 의미로 들렸다. 안 대표는 경기 남양주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더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남 탓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정상적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계획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는 야권 대선 후보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반전을 꾀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安 “정당 투표는 3번, 흐름 퍼져” 주장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차에 동승한 기자에게 “마지막까지 어쨌든 진심을 전달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지역구 후보를 찍는 것과 별개로 ‘정당 투표는 3번으로 하자’는 게 더민주당이나 새누리당 지지자 사이에서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초기에는 별로 안 보였는데 선거운동 후반으로 갈수록 갓난아이 엄마들이 (유세장) 곳곳마다 늘었다”며 “어린아이의 미래를 위해 변화해야 된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주말에 지역구를 지키느냐’고 묻자 그는 “어떻게 노원에만 있을 수 있겠냐. 어떻게 제 선거만 치르겠냐”며 “아마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자기 선거 치르면서 전국 유세를 하는 당 대표는 제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수도권 선거에 대한 절박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선 안 대표를 제외하고 국민의당 후보가 우위를 점한 지역이 거의 없는 만큼 ‘국민의당=호남당’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자칫 예상과 달리 지역구 사수에 실패할 경우 안 대표는 최대 정치적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안 대표는 빠듯한 일정 탓에 차 안에서 김밥과 빵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차 안에는 목이 쉰 안 대표에게 지지자들이 건넨 목캔디 등이 놓여 있었다. 그는 “참 마음이 짠해요, 정말 이런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20석 이상을 못 넘길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연설이 늘었다’고 하자 그는 “요령을 배우지도 않고 혼자서 ‘막연설’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 넘어서까지 다른 후보들 지원 유세를 한 뒤에야 자신의 지역구로 향했다. 남양주=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6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삼성 미래차 산업단지 광주 유치 발언에 대해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 할 거라고 생각하는 5공(5공화국)식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는 김 대표가 “작은 정당은 (광주 일자리 예산 확보를) 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더민주당이) 130석으로 얼마나 (예산을) 끌어 왔었는지 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또 새누리당을 향해 “식물 대통령 카드를 또 꺼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국민 겁주는 공포 마케팅으로 결국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어 “20대 총선은 사상 최악의 깜깜이 선거, 정책실종 선거”라며 △정당 대표 공개토론회 개최 △20대 국회 ‘4·13총선 공약 점검 및 이행추진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선거운동 시작 후 처음으로 대구, 울산, 부산을 방문해 영남권 후보 지원에 나섰다. 그는 대구 지원 유세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그 말을 했다고 찍어내기를 하는 지금의 새누리당은 정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장외(場外)’ 강성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은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 대표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원조 친노 배우 문성근 씨는 6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시민의 날개’ 페이스북에 안 대표 관련 방송 화면을 캡처한 뒤 “좋으시겠다. 안철수 대표, 새누리당에 이어 TV조선도 도와주니”라며 비아냥거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대선에 나오면 면상에서 자결해주마’ ‘개누리가 파견한 개누리’ 등 막말 댓글이 이어졌다.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씨 역시 비슷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됨’이라고 거들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는 김대중(DJ)이 아니라 김종필(JP)의 길을 도모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손영일 기자}

야권의 핵심 기반인 호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더민주당은 수도권을 집중 공략해 그 여파가 호남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남진(南進) 전략’을 택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에서의 지지세를 수도권까지 파급시키는 ‘북진(北進) 전략’이다.○ 더민주, ‘수도권 지지세 호남까지’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4일 화성, 시흥 등 경기 남부 지역을 누볐다. 2일 서울 강서 지역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사흘째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는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현 경제에 대해 내세울 만한 뚜렷한 슬로건을 갖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제 정책을 이어가면 우리 경제는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집중 공세를 통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호남에만 매달릴 경우 자칫 전체 선거 구도가 국민의당과 양당 대결 구도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 공략을 통해 제1야당을 부각시켜 새누리당과의 양강 구도를 만든 뒤 이런 바람이 호남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는 호남에 마땅히 내세울 만한 ‘간판’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정동영(전북 전주병), 천정배(광주 서을), 박지원 후보(전남 목포) 등 지역별로 거물급 인사가 포진해 있지만 더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신진 인사들이 대거 출마했다. ○ 국민의당 ‘호남 지지세 수도권까지’ 호남에서 전체 28석 중 20석 이상 확보를 자신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호남에서의 지지세가 수도권까지 북상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까지 안철수 대표의 지역구(서울 노원병)를 제외하면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우위를 점한 지역은 없지만, 호남 지지세를 바탕으로 수도권에서 반전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당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해 14.8%를 기록했고, 호남 지지율도 40%를 넘어섰다. 대표적인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 주가도 이틀 동안 15%가량 올랐다. 다만 선거 막바지 각 당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수도권 유권자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하면 실제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연일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동시 타격’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경기 의정부 지원 유세에서 “모든 세대는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철밥통’ 1번과 2번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싸움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양당의 ‘엄살 전략’에 대해선 “한심하다”며 “창당 두 달밖에 안 된 정당인 우리는 미래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양당 철밥통은 국민의당 얘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4·13총선 인천 남을에 출마한 안귀옥 후보(국민의당)가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떠밀려 부상을 입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10분경 인천 남구의 한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혼자 학익소방서 부근 도로를 걷다 후드 티셔츠에 모자를 쓴 남성이 뒤에서 밀치는 바람에 입술이 찢어지고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안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처음 발생한 후보 ‘피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울 강북을 조구성 후보가 전날 오후 7시경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양 사거리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후보 측 4, 5명에게 둘러싸여 두 차례 허리가 꺾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측 운동원 2명은 조 후보 측 길 건너편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조 후보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일부 지지자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 / 인천=황금천 기자}
4·13 총선 인천 남구을에 출마한 안귀옥 후보(국민의당)가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떠밀려 부상을 입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10분경 인천시 남구의 한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혼자 학익소방서 부근 도로를 걷다 후드 티셔츠에 모자를 쓴 남성이 뒤에서 밀치면서 입술이 찢어지고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안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처음 발생한 후보 ‘피습’”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입수해 달아난 남성의 행방을 찾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울 강북을 조구성 후보가 전날 오후 7시경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양사거리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후보 측 4, 5명에 둘러싸여 두 차례 허리가 꺾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조 후보가 유세를 하던 중 박 후보 측 사람들이 (조 후보에게) 빨리 자리를 이동하라고 욕설을 하며 유세를 방해하며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행 장면이 녹화된) 근처 CCTV는 확보했다고 한다”며 “조 후보는 병원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측 운동원 2명은 조 후보 측 길 건너편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조 후보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일부 지지자들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측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선거 초반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호남 지역 28석 석권을 목표로 내세우고 최소 2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더민주당 측은 “바닥을 찍었다”며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만 호남 일각의 ‘반(反)문재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 야권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라는 점에서 각종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2野, 호남 9곳서 승부 갈릴 듯 4일 각 당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담양-함평-영광-장성, 나주-화순, 영암-무안-신안, 여수갑 등 전남 4곳과 전주갑, 전주을, 전주병, 익산갑, 부안-김제 등 전북 5곳 등 9곳이 양당 간 ‘호남 대첩’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이거나 양당이 서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이다.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발표한 조사에서 전주을에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28%)와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27.6%),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26.3%)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순천KBS-여수MBC 조사에서도 여수갑에선 더민주당 송대수 후보(29.9%)와 국민의당 이용주 후보(28.0%)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왔다. 다만 서울경제신문 여론조사(4일)에서 전주병의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더민주당 김성주 후보를 5%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김 후보에게 뒤지는 걸로 나왔다.○ 국민의당 “광주 7곳, 전남 8곳, 전북 8곳 자신” 국민의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남 10곳 중 순천과 광양-곡성-구례를 제외한 8곳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광주에선 8곳 중 7곳에서 우세를 주장하고 있고, 권은희 후보와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맞붙는 광산을만 ‘경합 열세’로 분류하고 있다. 권 후보의 ‘박근혜 대통령 저격’ 선거 포스터 논란이 불거졌지만 박근혜 정부에 대해 반감이 큰 광주에선 역풍이 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에선 전주갑과 전주을 등 2곳을 ‘경합 열세’로, 나머지 8곳은 우세하다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남은 기간 판세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며 호남 석권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뒤처진 지역 5곳에서도 당 지지율이 우위에 있는 만큼 후보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호남의 바람을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이 반영된 듯 국민의당은 천 대표와 박 의원, 정 전 의원 등 호남의 지역 책임자들이 수도권 유세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도 수도권 등에 집중하면서 ‘호남당’이 아닌 전국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더민주당, 28석 중 최소 9석은 방어 그동안 호남을 ‘텃밭’으로 여겨 온 더민주당은 비상이 걸린 표정이다. 이철희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판세가 워낙 안 좋다”고 했다. 다만 “언론사 여론조사와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가 20, 30대 응답률이 낮은 유선전화로 이뤄져 실제 여론과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더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과 전체 의석의 절반인 14석에 어느 당이 5석을 더 갖느냐, 덜 갖느냐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호남 28석 중 최소한 9석은 얻을 수 있다는 의미지만 지역별로 구체적인 판세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당에 앞서진 않지만 격차가 벌어졌던 지역에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일 김종인 대표의 전북 방문을 기점으로 정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비례대표 파동 이후 반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앞으로 ‘야야(野野)’ 대결이 아닌 ‘여야(與野)’ 대결로 프레임을 바꿔 수도권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우경임·차길호 기자}
“광주가 ‘핫바지’여? 이번에는 2번 못 찍어. 이번엔 국민의당을 밀어줘야 한다니께.”(50대 택시 운전사 김동현 씨)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못 받은 ‘공천 구걸’ 세력들이 만든 당이다. 광주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다.”(이건춘 씨·57·광산구 월계동) 4·13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3일 광주 시민들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놓고 여전히 고민 중이었다. 국민의당은 광주 지역 8곳 중 광산을을 제외한 7곳을 우세 지역으로, 더민주당은 우세 지역인 광산을을 포함해 광산갑, 서을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 중 서을과 광산을은 ‘남녀 대결’인 데다 두 곳 모두 보궐선거가 치러졌던 지역이라 현역 의원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을에선 국민의당 공동대표인 천정배 후보에게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더민주당 양향자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천 후보는 “더민주당 패권세력은 늘 호남을 하청 동원기지 취급했다”며 ‘친문(친문재인) 패권 정당’ 심판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양 후보는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가 있는 광주는 전기장치 분야의 메카가 될 수 있다”며 지역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다. 최모 씨(44·여)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 됐고, 양 후보가 직접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연자 씨(46·여)는 “천 후보는 심지가 곧은 사람이고 당 대표가 됐으니 지역 주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광산을에선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를 상대로 이곳에서 6년간 지역구 의원을 지낸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국민의당은 야권을 분열시키고 수도권 승리의 요체인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권 후보는 “1년 8개월간 무등산 정상 방공포대 이전 등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했고 광산을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광주시장에 출마하며 의원직을 사퇴했던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모 씨(62)는 “(내가) 광주 사태를 겪었는데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당시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며 “제1야당 대표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박모 씨(40)는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장관을 두 번 지낸 이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광주=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호남 민심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문재인 전 대표)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는 더민주당의 전·현직 수장이 3일 충돌했다. 문 전 대표가 지원 유세를 다니는 것에 대해 김 대표가 제동을 걸자, 문 전 대표가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 김종인 “그러고 다니니 호남 더 나빠져” 김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자유지만 모르겠다”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는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후보 지원 유세에 대해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민심)이 더 나빠진다”며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무마하기 위한 의도적인 ‘문재인 때리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호남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광주 서을에 출마한 더민주당 양향자 후보는 “양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이 돌아온다”는 상대 후보의 프레임을 깨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급기야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민주당 정준호 후보는 이날 “문 전 대표는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김종인만으로는 이길 수 없어”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두 사람이) 함께 지지층을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김 대표가 당을 안정시키고, 계파색을 지우는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선거가 그것만으로는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지원 유세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정준호 후보의 대선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본인의 선거용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에서도 지원 유세 요청이 있어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들 요청 지역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친노(친노무현) 성향 후보가 출마한 전북과 전남의 몇몇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자칫 국민의당의 ‘반문재인’ 공세가 더 강화될 수도 있어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총선 때 호남에 가지 못하면 대선 때도 가지 못한다”며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갈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안철수 “호남에서 20석” 주말 동안 호남을 누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호남 목표 의석수는) 전체 석권”이라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0석 이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변화의 열망이 너무나 크다는 걸 매일매일 실감한다”며 “국민의당 존재 자체가 변화라는 것, 정치 변화의 상징이라는 것, 3번이 변화라는 것을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했다.제주=우경임 woohaha@donga.com / 광주=황형준 / 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간 단일화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1차 시한으로 여겨지는 4일(투표용지 인쇄일)이 임박하면서 감정싸움 양상마저 띠고 있다. 31일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유세 현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관심은 여전히 후보 단일화에 집중됐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를 향해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아 역사에 죄를 짓는다고 여긴다면 오히려 (더민주당이) 확장성 있는 국민의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전날(30일) 문 전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가 늦어지는 것은 안 대표 아집 때문”이라고 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안 대표는 작심한 듯 서울 상계동 수락산역 인근 유세 현장에서도 “정말로 그렇게 (야권 단일화를) 바란다면 더민주당 후보를 먼저 정리하는 게 순서”라며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부산에서 따로 유세전에 돌입한 문 전 대표는 “(안 대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총선 승리, 그리고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그는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더민주당 부산선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반대로 당 차원의 협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차원의 협의에 대해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안 대표를 압박했다. 이들의 날 선 공방은 총선 패배 시 불거질 수 있는 ‘책임론’을 서로에게 전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얘기다. 이런 ‘고공전’과 달리 양당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강서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당 한정애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는 이날 단일화에 합의했다.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은 재야 원로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시민주주의포럼’(공동대표 한완상 함세웅 이만열)에 일임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은 더민주당 이지수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촉구하며 이날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수도권 연대를 주장하다 무산 책임 차원에서 불출마를 택한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은 이번 주말부터 호남 유세에 나서며 문 전 대표와 새누리당 비판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0일 “지역에서 (후보자 간) 연대가 이뤄질 경우 당에서 적극적으로 연대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의석 확보가 가능하게 해주셔야 한다”며 “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의 후보자 연대를 실현해 달라는 (국민들의) 소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당 대 당 연대’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더민주당이 연일 ‘후보 간 연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당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야권 분열로 패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반전 카드’는 후보 단일화”라고 했다. 수도권 후보들의 단일화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도 서울 영등포갑(김영주 후보), 영등포을(신경민 후보), 강동을(심재권 후보), 경기 성남 중원(은수미 후보) 등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여전히 단호하다. 이날 열린 당 수도권 후보 전진대회에서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은 “(단일화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는 것보다는 낙선의 길을 가겠다”며 “무릎 꿇고 죽기보다는 서서 죽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우리가 승리하면 적당히 2등에 안주하는 거대 양당을 대체하는 대안 정당으로 우뚝 자리 잡게 된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에 따라 이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 것까지 단일화 이슈에 휩싸였다.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중앙선관위가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를 앞당겨 인쇄하고 있는데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인쇄 중단을 요구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일정은 후보자 등록 이전에 이미 결정한 것”이라며 “후보자들에게도 인쇄 시기를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공직선거관리 규칙에는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인쇄를 후보자 등록 마감 후 9일(4월 4일) 이후부터 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인쇄시설 부족 등으로 선거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각 일선 선관위 의결로 인쇄 날짜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사진)이 4·13총선에 출마하는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전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사실상 첫 정치 행보여서 정계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 전 고문은 30일 오후 자신의 측근인 더민주당 경기 수원갑 이찬열 후보와 성남 분당을 김병욱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손 전 고문은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을 펴게 해주는 데 별 도움이 못 되고 있다”며 “야권이 이 정부를 이길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야권 연대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번 총선이 국민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정계 복귀 여부에 대해 “정치를 떠난 사람이 다시 정치할 생각을 하겠나”라면서도 “우리 정치가 ‘우물에 빠진 개구리’ 형국이라 어떻게든 국민에게 절벽이 아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자신과 가까운 더민주당 경기 광주을 임종성 후보의 부친상에 조문을 가던 중 두 후보의 사무실을 들렀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은 조문을 마친 뒤 강진으로 돌아갔지만 다음 달 7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열리는 다산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특강을 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