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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부부 수급자가 93만 쌍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20일 보건복지부가 부부의날(21일)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 중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는 이들은 이달 현재 93만 쌍(186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의 42만8000쌍에서 5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활발해진 데다 소득이 없어도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하는 제도를 활용해 가입 이력을 확보한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부부 합산 평균 연금액은 이달 기준 월 120만 원으로 2020년 81만 원보다 약 1.5배로 늘었다. 구간별로 보면 1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가 42만2000쌍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만~200만 원 미만 40만7000쌍, 200만~300만 원 미만 9만5000쌍, 300만 원 이상 6600쌍 순이었다. 500만 원 이상을 받는 부부는 5쌍에 그쳤으며,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부부는 합산 554만 원이었다. 해당 부부의 가입 기간은 677개월이다. 연금 수급액을 늘리려면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유리하다. 300만~4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의 합산 가입 기간은 평균 670개월로 1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293개월)보다 2.3배 길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임플란트 시술 시 비급여 보철 재료를 사용해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한 치과 등이 적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6년도 제1차 건강보험 신고 포상심의위원회’를 열고 요양급여비를 거짓으로 부당하게 청구한 요양기관 11곳과 준요양기관 1곳, 신분 도용 4건 등을 심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적발된 부당 청구 금액은 3억5000만 원으로, 신고한 제보자 16명에게 총 59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의결한 포상금 중 최고 금액은 1100만 원이다. 65세 이상 임플란트 시술 시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보철물 대신 비급여 보철물을 사용하고 요양급여비를 부당 청구한 사례다. 삼촌의 외국인 등록 번호를 사용해 진료를 받고 890만 원의 급여 혜택을 받은 외국인도 적발됐다. 신고인에게는 170만 원이 지급된다. 건강보험 신고 포상금 제도는 거짓·부당 청구 행위를 근절하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기존에는 요양기관 관련자는 최고 20억 원, 일반 신고인은 최고 500만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공단은 신고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신고인 유형과 관계없이 포상금 상한을 최고 30억 원으로 상향했다.부당 청구 요양기관 신고는 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건강보험25시’를 통해 가능하다. 지사 방문이나 우편 접수도 가능하며 신고자의 신분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김남훈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점차 교묘해지는 거짓·부당 청구와 사무장병원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양심 있는 종사자와 국민의 관심 및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며 “공익신고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국민연금을 월 1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1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기간이 길어지고 보험료 납부액이 늘면서 연금 수령액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1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월 100만 원 이상 연금 수급자는 총 110만4231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103만25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여성은 7만3972명이었다. 이는 과거 경제활동 참가율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 등의 성별 격차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수령액 구간별로는 월 100만 원~130만 원 미만 수급자가 46만64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0만 원~160만 원 미만이 28만1051명, 160만 원~200만 원 미만이 24만608명이었다. 월 200만 원 이상 고액 수급자도 11만6166명이었다.연금 종류별로는 노령연금 수급자가 108만576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장애연금 수급자는 3073명, 유족연금 수급자는 1만5389명이었다.노령연금은 가입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했을 때 지급되는 대표적인 국민연금 급여다. 이번 통계에서 노령연금 최고 수령액은 월 317만5300원으로 나타났다. 분할연금과 특례연금 수급자를 제외한 일반 노령연금 수급자의 평균 수령액은 월 70만427원이었다. 장애연금은 최고 월 227만4790원, 평균 월 55만2291원이었다. 유족연금은 최고 월 156만4590원, 평균 월 38만9134원으로 조사됐다.올해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2164만1066명이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고 납부 보험료가 많을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최소 가입 기간(120개월) 요건을 충족하고 꾸준히 보험료를 내는 것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을 통계가 보여준다”고 말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최근 술에 취해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의 뇌경색을 진단하지 못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응급실 지침상 신경학적 검사를 했어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퇴원시켰다는 게 유죄 판단의 주된 이유다. 의료계는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사문화된 지침일 뿐 아니라 환자 경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의료사고를 낸 의료진의 면책 범위를 넓힌 이른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되지만 형사 기소 대상인 ‘중대 과실’의 기준이 여전히 모호해 현장의 혼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본보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최근 5년간 필수의료 의료진이 1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판결 10건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는 개정안을 적용했을 때 중과실 여부가 모호해 형사 기소를 두고 병원과 환자 측의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됐다.● 의료계 “중과실 모호, 형사 기소 계속될 것”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지난달 30일 음주 상태의 환자에게 신경학적 검사를 하지 않고 퇴원시킨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2명에게 각각 금고 10개월과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의료계는 내년 4월 필수의료 분야의 형사 처벌 특례를 도입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돼도 이 같은 법적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은 중증·소아·응급·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12대 중과실’에 해당되지 않고, 손해배상 등의 조건을 충족한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를 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의료계는 12대 중과실 중에서도 △사망이나 신체 손상 발생이 예측 가능했는데도 필요한 진단이나 처치 등을 하지 않은 경우 △의학적 진료 지침이나 통상적으로 수용되는 진료에서 벗어난 의료 행위 등 두 조항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2021년 식은땀, 구토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하지 않아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집행유예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질환을 진단하지 못했다고 처벌을 받는 사례도 있다”며 “어느 정도로 검사를 해야 면책이 되는지 법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복지부 “중과실 기준 구체화하겠다”반면 환자단체는 12개 중과실의 범위가 오히려 좁아 의료진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례로 생후 6개월 영아에게 골수 채취를 위한 바늘을 깊게 찔러 사망하게 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는 올 3월 2심에서 벌금 2000만 원형을 선고받았다. 박호균 변호사는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경력이 부족한 의사가 무모하게 진료를 하다가 사고가 나면 중과실로 볼 수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 등은 중과실 유형을 법률에 열거하지 말고 의료사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개별 사건마다 중과실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장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과 의료 행위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과실 여부를 넓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4월 개정안 시행에 앞서 중과실 기준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은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개정안에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적 실수가 포괄적으로 나열돼 있다”며 “개정안의 취지가 과도한 사법 리스크로 인한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막는 것인데, 이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달 중 10명 안팎의 협의체를 구성해 중과실 기준을 구체화할 예정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 2명 중 1명 이상은 원치 않았지만 자녀의 사정으로 돌봄을 맡게 된 이른바 ‘비자발적 돌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부모들은 하루 평균 6시간가량 손주들을 돌봤으며 상당수는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돌봄 경험이 있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의 손자녀 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조사에 참여한 조부모는 평일 기준 평균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6.8시간에 달했다. 응답자의 53.3%는 “손자녀 돌봄을 원하지 않았지만 자녀의 사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고 답해 비자발적 돌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46.8%는 손자녀 돌봄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손자녀 돌봄은 주로 경제적 이유로는 출산 후 취업하거나 복직한 자녀와 사위·며느리를 돕기 위해 시작된 사례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비자발적 돌봄 경험 비율은 여성 57.5%, 남성 44.6%로 12.9%포인트 차이를 보여 여성 노인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손자녀 돌봄은 조부모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81.9%는 손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답했고, 68.8%는 자녀와의 관계도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긍정 효과는 남성(73.6%)이 여성(66.5%)보다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손자녀 돌봄은 노년기 조부모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73.7%는 육체적 피로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60.4%는 정신적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했다. 기존 질환이나 통증이 악화됐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부모 돌봄은 많은 가정의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부모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조부모 돌봄에 의존하기보다 부모가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 구조와 관행을 개선하고 공적 돌봄의 질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국내 미혼 남녀 10명 중 6명 이상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며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4년 30%를 밑돌았던 미혼 남녀의 출산 의향은 2년 만에 크게 올라 40%를 넘어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올해 3월 전국 25∼49세 2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76.4%로 2024년 첫 조사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71.6%로 2년 전 1차 조사보다 10.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미혼 남녀에서는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65.7%로 1차 조사 때보다 9.8%포인트 증가했다. 미혼 남녀의 자녀 필요성과 출산 의향은 각각 62.6%와 40.7%로, 1차 조사와 비교해 각각 12.6%포인트, 11.2%포인트 상승했다. 미혼 남녀의 출산 의향이 40%를 넘어선 것은 조사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저출생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좋은 일자리 창출 확대’(83.9%)가 가장 많이 꼽혔다. 고용 불안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층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선 60.6%가 ‘부모의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저고위는 이 같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저출생 반등의 청신호로 평가했다. 김진오 저고위 부위원장은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긍정적 진전”이라며 “출산과 양육에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임종기 환자는 통증 관리가 중요한데 양양군에는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고 투약할 의사가 없습니다.” 신승주 강원 양양군 보건소장은 “3월부터 ‘통합돌봄’이 시행됐지만 재택의료 참여 기관을 못 구해 한의원 한 곳만 동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합돌봄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의료·장기요양 등의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양양군은 여전히 ‘가정형 호스피스’ 등 방문진료를 할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신 소장은 “아파트 한 채를 제공한다고 해도 지방까지 오려는 의사가 없다”며 “호스피스는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의료 취약지 상당수는 양양군처럼 ‘웰다잉 인프라’가 부족해 존엄한 죽음을 실천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살던 곳에서 나답게 죽지 못하고 요양병원과 응급실을 전전하는 ‘임종 난민’을 막기 위해선 각 지자체가 호스피스와 돌봄 서비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개 시군구 ‘웰다잉 지수’ 1점7일 사단법인 웰다잉문화운동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두 기관이 지난해 실시한 ‘전국 웰다잉 지수’ 조사에서 단 1점을 받은 기초지자체는 14곳이었다. 연구진은 전국 228개 시군구의 호스피스와 요양병원, 공공 장사시설 현황, 지자체의 웰다잉 조례 및 예산 편성 여부 등 7가지 항목을 평가해 7점 만점으로 점수화했다. 양양군을 비롯해 경남 함양군, 대구 군위군, 전남 고흥군, 인천 옹진군 등 14곳이 7개 기준 중 하나만을 충족해 최하위인 1점을 받았다. 이어 33개 지자체가 2점을 받았다. 경북이 상주시, 문경시, 영양군 등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은 곡성군, 영광군 등 8곳, 경남은 고성군 등 6곳, 강원은 횡성군 등 5곳이었다. 수도권인 경기(오산시 등)와 인천(연수구 등)도 각각 3곳씩이 포함됐다. 웰다잉 지수 1, 2점을 받은 47개 지자체는 ‘임종 취약지’로 분류된다. 특히 이 지역들 중 상당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전국 평균(21.7%)보다 훨씬 높아 호스피스 수요가 많은 곳인데도 웰다잉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위군(48.96%), 고흥군(47.25%) 등은 인구 2명 중 1명이 노인이지만 생애 말기 돌봄 인프라는 가장 취약한 셈이다. ● 임종 취약지 47곳 중 3곳만 호스피스 갖춰47개 지자체 가운데 입원·가정·자문형 등 호스피스 시설을 갖춘 곳은 3곳(6.4%)뿐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임종기에 적절한 완화의료를 받기 위해 인근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영양군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30%가 홀몸노인이지만 호스피스 시설뿐만 아니라 요양병원도 없다. 20년째 이 지역에서 진료 중인 이상현 영양병원장은 “퇴원한 말기 암 환자들이 임종 직전 통증을 못 견디고 이곳에 온다”면서 “하지만 전문적인 호스피스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도 의원 한 곳이 재택의료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호스피스는 엄두도 못 낸다. 심화섭 함평군 보건소장은 “군 전체에 공중보건의사가 2명뿐이라 각 보건지소 순회 진료만 하고 있다”며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해선 꾸준히 자택을 방문하고 응급 상황에도 대응해야 하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방일수록 의료, 간호, 돌봄을 연계한 지역 맞춤형 생애 말기 지원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장은 “호스피스 전문기관이 아닌 지역 병의원에서도 말기 및 임종 돌봄을 할 수 있는 역량 확산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생애 말기 돌봄 강화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임종 난민을 줄이기 위해 지방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7개 지역 중 경북 청송군을 제외한 46곳은 웰다잉 관련 조례조차 없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 맞춤형 생애 말기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지자체장이 웰다잉 예산 편성부터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국내 미혼남녀 10명 중 6명 이상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며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4년 30%를 밑돌았던 미혼남녀의 출산 의향은 2년 만에 크게 올라 40%를 넘어섰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올해 3월 전국 25~49세 2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76.4%로 2024년 첫 조사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71.6%로 2년 전 1차 조사보다 10.5%포인트 높아졌다.특히 미혼남녀에서는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65.7%로 1차 조사 때보다 9.8%포인트 증가했다. 미혼남녀의 자녀 필요성과 출산 의향은 각각 62.6%와 40.7%로, 1차 조사와 비교해 각각 12.6%포인트, 11.2%포인트 상승했다. 미혼남녀의 출산 의향이 40%를 넘어선 것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저출생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좋은 일자리 창출 확대’(83.9%)가 가장 많이 꼽혔다. 고용 불안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고, 출산 포기하는 젊은층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선 60.6%가 ‘부모의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저고위는 이같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저출생 반등의 청신호로 평가했다. 김진오 저고위 부위원장은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긍정적 진전”이라며 “출산과 양육에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늘었던 ‘부모님 안부 전화’가 팬데믹이 끝난 후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25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7499가구를 조사한 결과 2024년 기준 따로 사는 부모와의 전화 연락 횟수는 연평균 105회로 집계됐다. 약 3.48일에 한 번꼴로 부모와 통화한 셈이다. 부모와의 연평균 연락 횟수는 2018년 90회, 2019년 97회였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에는 103회로 증가했다. 이후 2021년 112회, 2022년 113회까지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4일에 한 번꼴로 연락했다면 팬데믹 시기에는 약 3.2일에 한 번꼴로 통화한 것이다.하지만 팬데믹 종료 이후에는 다시 감소세가 나타났다. 연평균 전화 연락 횟수는 2023년 106회, 2024년 105회로 줄었다. 다만 전화 연락 횟수 중윗값은 연 52회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같은 기간 따로 사는 부모와의 왕래 정도는 2018년 연평균 39회에서 2019년 43회를 기록했다가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과 2021년 40회로 줄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엔 각각 42회, 41회로 약간 늘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2024년 기준 부모와의 전화 연락 횟수는 저소득 가구가 연평균 86회, 일반 가구는 106회였는데 2018∼2024년 모두 저소득 가구에 비해 일반 가구가 평균적으로 부모에게 자주 연락하는 경향이 이어졌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여름철을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액란과 구운 달걀 등 알 가공품 제조업체를 전수 점검한다.식약처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다음달까지 단체급식이나 빵·과자 제조에 많이 쓰이는 액란 등 알 가공품 업체 약 240곳을 대상으로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한다고 6일 밝혔다.액란은 달걀 내용물 전부 또는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 액상 형태로 제조하거나 이에 소금이나 당류 등을 첨가한 제품(알 내용물 80% 이상)을 말한다. 주로 크림이나 마요네즈 같은 식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최근 5년간 계절별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비율을 보면 여름이 47%로 가장 많았고, 가을(29%), 봄(20%), 겨울(4%) 순으로 나타났다.식약처는 점검에서 부적합 원료 사용 여부와 작업장 위생 상태, 보존·유통 기준 준수 여부, 자가품질검사 실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부적합 원료에는 상한 달걀이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달걀, 곰팡이가 핀 달걀, 이물이 섞인 달걀, 혈액이 포함된 달걀 등이 해당된다.이와 함께 알 가공품 약 250건을 현장에서 수거해 살모넬라 식중독균 오염 여부와 동물용 의약품 잔류 여부 등도 검사할 예정이다.식약처는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등 엄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안전관리를 강화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료비가 최근 4년 사이 4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뿐만 아니라 20, 30대 청년층에서도 ADHD 환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진료비는 2024년 190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461억 원 대비 4.1배로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환자 수도 7만9248명에서 3.3배인 26만251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 환자가 2024년 기준 9만4233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6만8816명), 9세 이하(5만6048명), 30대(4만533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20,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4년간 20대 환자는 연평균 43%, 30대는 60% 늘었다. ADHD는 주의력 저하와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표적인 소아정신과 질환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성인들의 진단과 치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초등학생의 약 5%가 ADHD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7세 이전에 발병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며 환자의 80%가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최근 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떠나보낸 김지영(가명) 씨는 임종 전 인공호흡기를 달고 고통스러워하던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한다. 김 씨의 어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같은 공식 서류는 작성하지 않았다. 지병이 급속히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에게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혈압 상승제를 투여했다. 가족들은 “이제 어머니를 편히 보내드리자”고 뜻을 모았지만 병원 측은 환자의 의사 확인 없이 의료 행위를 중단하면 안락사가 된다며 연명의료 중단을 거부했다. 김 씨는 “어머니 정신이 온전할 때 사전의향서를 쓰지 못한 걸 후회한다”고 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줄이고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환자의 뜻이 국내에선 여전히 실현되기 어렵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사전의향서 종이 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답게 죽을 권리’ 박탈당하는 환자들5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 조사인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84.1%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고, 병원비와 돌봄 부담 등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실제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사망하는 환자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낮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서 65세 이상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중단한 이들은 16.7%에 그쳤다.연명의료 중단 의향이 지켜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가족들의 반대다. ‘부모가 사망하기 전 의료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책, ‘연명의료 중단을 받아들이는 건 불효’라는 인식이 환자의 뜻을 거스르게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보호자의 20.3%는 가족 간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환자가 사전의향서를 썼더라도 보호자들이 연명의료를 강력하게 원하면 병원이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명의료 중단 이후가 두려워 중단 결정을 철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임종기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심리적 안정을 돕는 호스피스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상범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신내의원 원장)는 “낮은 호스피스 수가 때문에 주로 공공병원이나 종교적 배경이 있는 의료기관만 완화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가정형 호스피스도 많이 부족해 지방일수록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 등 임종기에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환자들은 사전의향서를 썼더라도 가족의 뜻에 따라 연명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특성상 연명의료 중단이 본인의 진짜 뜻인지 불명확해 결국 보호자 뜻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연명의료 중단 넘어 ‘사전 돌봄 계획’ 세워야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 본인의 선택이 연명의료 결정에 반영되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친다. 당사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19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거나,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가 주치의와 상의해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히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8년 2월 연명의료 결정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이렇게 본인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전체 중단 환자의 44.2%(22만4567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해 연명의료 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답게 죽을 권리’를 강조하는 선진국에서는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사전 돌봄 계획(ACP·Advance Care Planning)’을 세운다. 미국은 사전의료지시서 ‘다섯 가지 소원(Five Wishes)’ 양식이 널리 활용된다. 통증 완화 등 구체적인 의료 행위, 돌봄 환경, 임종기 정서적 요구 사항은 물론이고 장례 방식까지도 당사자의 뜻을 최대한 반영한다. 영국도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 병원 이송 등 응급 치료 범위 등을 사전에 정한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은 “의료진이 환자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돌봄 계획을 수립하는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죽음의 질을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임종기 의료와 돌봄 방식부터 장례 방식까지 본인의 뜻대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삼성서울병원은 5일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최강창민(사진)이 어린이날을 맞아 55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최강창민은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미소를 되찾아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길 응원한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기부금을 소아청소년 환자행복기금으로 활용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 환자들의 치료비 지원에 쓸 계획이다. 최강창민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삼성서울병원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료비가 최근 4년 새 4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ADHD 진료비는 1909억 원으로 2020년 461억 원 대비 약 4.1배로 증가했다. ADHD 환자 수도 같은 기간 7만9248명에서 26만251명으로 3.3배로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24년 기준 10대 환자가 9만4233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6만8816명), 9세 이하(5만6048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5년간 연평균 환자 수 증가율은 20대가 43%, 30대가 60% 급증하며 20,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ADHD가 소아·청소년 중심 질환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성인 진단과 치료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ADHD는 주의력 저하와 과잉행동, 충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소아정신과 질환 중 하나다. 주로 7세 이전 아동기에 발병하며 학교처럼 규칙과 집중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전 세계 학령기 아동·청소년의 유병률은 3~8%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초등학생의 5%가 ADHD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DHD는 불안장애나 반항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기도 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환자의 80% 정도가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된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대만에서는 매년 약 7만 명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중 30% 가까이가 ‘재택 호스피스’를 받으며 임종기에 신체적, 심리적인 고통을 덜고 있습니다.” 천잉차오 대만재택의료학회장(사진)은 지난달 26일 방한해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만 사람들은 떨어진 잎이 뿌리로 돌아간다는 ‘낙엽귀근(落葉歸根)’처럼 집에서 죽을 권리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초고령사회(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한 대만은 호스피스를 비롯한 재택의료가 생애 말기 돌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출범한 대만재택의료학회는 대만 전역에 재택의료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천 회장은 “대만은 특히 병원 접근성이 낮고 이동이 어려운 노인이 많은 지방에서 재택의료가 더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도 ‘재택 임종’이 가능해진 것은 대만 전역에 재택의료 인프라가 골고루 갖춰진 영향이 크다. 현재 대만 전역에서 200개가 넘는 재택의료팀이 활동하고 있다. 수도 타이베이에 59개 팀이 배치된 것을 비롯해 중부 57개, 남부 33개, 동부 13개 등 주요 권역마다 재택의료진이 분산 배치돼 있다. 한국과 달리 호스피스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은 구조 덕분에 지방에서도 재택의료 접근성이 높은 것이다. 천 회장은 “대만의 재택 호스피스는 단순 돌봄을 넘어 일정 수준의 의료적 개입까지 포함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임종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통증 관리, 산소 공급, 욕창 치료 등 다양한 의료 처치가 이뤄진다. 천 회장은 “다양한 증상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진이 초음파 장비와 엑스레이 장비 등 의료기기를 갖춰 가정을 방문하고 그 자리에서 진단과 처치까지 한다”고 했다. 대만에서 재택 호스피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했던 건 아니었다. 초기에는 일부 의료진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했으며 낮은 수가와 높은 업무 부담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병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천 회장은 “재택의료는 일반 진료에 비해 수입이 절반 이하에 불과해 환자를 돕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소수 의료진 중심으로 운영됐다”며 “이들이 성과를 내고 초고령화가 맞물리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수요가 점차 늘었다”고 설명했다. 재택의료 수요가 증가하자 대만 정부는 최근 수가 체계를 개편해 더 많은 병의원이 재택 호스피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전반적인 재택의료 수가를 기존보다 5% 인상하고, 재택 호스피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병원에는 30%의 가산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 천 회장은 “재택의료를 통해 장기적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줄일 수 있다”며 “환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제도적 지원을 통해 재택의료를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지난달 22일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만난 김명준(가명·89) 씨는 침대 옆 방바닥에 누워 신음 소리만 내고 있었다. 수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김 씨는 고령의 나이 탓에 항암 치료나 수술을 포기하고 집에서 누워 지내다가 극심한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침대에서 떨어졌다고 했다. 낙상 사고 후 자녀들은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찾다가 지역 비영리단체에 급히 도움을 청했다. 단체의 소개로 말기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재택 진료를 하는 ‘집으로의원’ 김주형 원장이 김 씨를 찾았다. 김 원장은 통증을 못 견디고 손발을 휘젓는 김 씨에게 간신히 진통제와 수액을 투여했다. 약 기운에 고통이 잦아든 것도 잠시, 김 씨는 이틀 뒤인 24일 새벽 숨을 거뒀다. 수년간 투병 생활 중 김 씨가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은 건 생의 마지막 단 이틀뿐이었다. 생애 말기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대로 받으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최근 5년간 ‘임종 난민’ 24만 명 3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이들은 34만3433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2월 ‘연명의료 결정법’ 시행 이후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호스피스를 이용하고 임종을 맞이한 환자는 10만749명에 불과했다.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처럼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한 연명의료를 중단한 뒤 70% 이상이 한 달 내 사망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5년간 임종기 완화의료 등 호스피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숨진 ‘임종 난민’은 24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임종 난민 대다수는 집과 요양병원, 응급실 등을 전전하다 생을 마감하고 있다. 종합병원 등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대개 집에서 죽기를 원한다. 하지만 상당수는 가족에게 큰 부담이 돼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맡겨지고, 병세가 더 악화되면 응급실을 찾기 일쑤다. 평강호스피스의 박현숙 회장은 “요즘엔 119를 불러 임종기 환자를 이송하려고 해도 응급실에서 ‘의료진도 없고, 해줄 것도 없다’며 수용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100만 명당 호스피스 병상 37개뿐 임종 난민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호스피스 기관과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입원형 호스피스 병상은 지난해 기준 1910개에 불과하다. 영국, 독일 등이 속한 유럽완화의료협회는 인구 100만 명당 최소 50개의 호스피스 병상을 권고하지만 한국은 37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5대 대형병원 중에는 서울성모병원 1곳만 입원형 호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싼 약을 쓰거나 의료적 처치를 할 수 있는 중환자를 받는 것이 호스피스 병상을 운영하는 것보다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환자들이 선호하는 가정형 호스피스는 더 취약하다. 가정형 호스피스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2021년 39개에서 지난해 40개로 4년 새 1곳만 늘었다. 연간 신규 호스피스 환자 중 가정형 이용자는 10%에도 못 미친다. 이렇다 보니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호흡부전, 만성 간경화 등 5개 질환의 말기 환자가 호스피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말기 구분이 비교적 명확한 암 이외의 질환은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장숙랑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는 “국내 가정형 호스피스는 신체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가족의 24시간 돌봄 부담을 완화하도록 요양 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정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호스피스와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복지사 등의 인건비로 사용되는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원 예산은 2023년 63억8100만 원에서 이듬해 69억6600만 원으로 늘어난 뒤 올해까지 3년간 동결됐다. 기관 1곳당 1800만∼4600만 원이 지원되는데, 이는 인력 1명을 충원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열악한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을 대신해 재택의료 전문기관이 일부 임종기 환자를 방문해 돌보지만 이에 대한 보상 역시 인색하다. 생애 말기 돌봄은 마약성 진통제 사용, 사망진단서 발급 등 일반 환자에 비해 부담이 크지만 만성 질환 환자와 임종기 환자의 건강보험 수가는 동일하다. 김선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활성화하려면 재택의료, 가정간호, 통합돌봄 등 분절된 가정형 의료·복지 서비스를 통합해 재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종 난민임종기 환자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처럼 치료 효과 없이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연명의료를 중단했지만 자택이나 전문시설에서 호스피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요양병원, 응급실 등을 전전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를 일컫는다.광주=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왜 밥을 잘 안 드세요. 따님한테 김 가져오라고 할까요?” 지난달 24일 충북 청주시 청주원광효도요양병원의 2층 호스피스 병동. 고솔지 호스피스 팀장이 환자 김영미(가명·60대) 씨에게 다가가 물었다. 김 씨는 “딸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니 너무 애쓰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했다.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뇌까지 암이 전이된 김 씨는 1년 8개월째 이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김 씨처럼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를 받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 ‘입원형’, ‘가정형’ 호스피스와 달리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운영은 10년 동안 시범사업 형태로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참여하는 요양병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요양병원 호스피스, 10년간 시범사업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5개 병원이 ‘요양병원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며 총병상은 56개에 불과하다. 이는 시범사업을 시작한 2016년 14개 병원, 179개 병상에서 10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규모다. 당초 복지부는 2018년 2월부터 요양병원 호스피스를 본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질 낮은 요양병원이 진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범사업만 연장해 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호스피스는 여전히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급,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만 운영할 수 있다. 현장에선 늘어나는 호스피스 수요를 충족하려면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간 사망자의 약 25%가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할 정도로 임종기 환자의 의존도가 높은데, 정작 요양병원은 호스피스 제공 기관에서 제외돼 이들이 완화의료를 받으며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훼손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주원광효도요양병원에는 인근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한 말기 암 환자들이 호스피스를 받기 위해 옮겨 오는 사례가 많다. 고 팀장은 “호스피스 병상이 없어 일주일씩 대기하는 이들도 있다”며 “일부는 대기 중 자택이나 요양병원 일반 병실에서 사망한다”고 전했다. ● “호스피스 전담 인력 구하기 쉽지 않아” 복지부는 현재 요양병원의 특성에 맞는 호스피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장재원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요양병원은 일반 병원과는 다른 모델로 호스피스 기준을 세우고 건강보험 수가 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라며 “일반 의료기관에 호스피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호스피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고민이다. 지금도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당직 한의사를 고용하는 요양병원이 적지 않다. 고 팀장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전문교육 수료 조건을 충족해야 해 채용이 쉽지 않다”며 “죽음을 자주 접하는 호스피스는 스트레스가 심해 퇴사율도 높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20년 넘게 요양병원을 운영해 온 한 병원장은 “특히 지방은 인력을 구하기가 더 힘들다”며 “인력 기준 등을 완화한 요양병원 맞춤형 호스피스 모델을 만들어야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청주=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더 이상 쓸 수 있는 항암제가 없습니다. 호스피스를 받으시죠.” 8년 전 위암 진단을 받은 박정우(가명·49) 씨는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지난해 9월 주치의로부터 호스피스 권유를 받았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불안을 덜어주는 완화의료 등 돌봄 서비스를 뜻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방문한 한 호스피스 병원은 박 씨가 거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자녀와 남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 가정형 호스피스도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박 씨는 의료적 도움 없인 음식을 섭취할 수 없어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게 불가능했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박 씨는 결국 8개월 동안 요양병원과 종합병원, 집,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최근 다시 전문적 호스피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요양병원으로 돌아와 생애 말기를 보내고 있다. 호스피스를 제때 이용하지 못하고 숨지는 ‘임종 난민’이 지난해 역대 최대인 6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8만1220명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 호스피스를 이용하고 숨진 이들은 2만3816명에 그쳤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뒤 입원형·가정형 호스피스의 도움 없이 요양병원과 자택 등에서 생을 마감한 ‘임종 난민’이 5만7404명인 것이다. 호스피스 기관과 병상 확충은 더딘 반면 연명의료 중단 환자는 꾸준히 늘면서 임종 난민은 올해 6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완화의료센터장은 “연명의료 중단 후에도 불필요한 처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한 채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완화의료 등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를 두고 공론화를 거친 결과 현행 연령 상한 기준인 ‘만 14세’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달 30일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협의체(협의체)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협의체는 약 두 달간의 공론화 과정을 마치고 현행 기준을 유지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의결했다.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형사책임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연령 기준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지만 최근 촉법소년이 연루된 강력범죄가 늘면서 연령을 낮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올 3월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81%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는 시민과 전문가 집단 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민참여단 숙의 토론회에서는 연령 기준을 하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반면 전문가들은 연령 하향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의문과 낙인 가능성 등을 이유로 현행 유지를 지지하는 입장이 많았다. 다만 협의체는 이러한 시민 의견을 반영해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노력을 이어가자는 목소리를 권고안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는 이재명 대통령이 올 2월 국무회의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주문하면서 3월 6일 출범했다. 이후 4차례 전체회의와 12차례 분과회의 등을 거치며 논의를 이어왔다.권고안은 5월 중순 국무회의에 보고된 뒤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백신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빨리 백신을 개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접종받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대 예방접종 정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월터 오렌스타인 미국 에머리대 교수(78·사진)는 23일 서울 관악구 국제백신연구소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26년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예방접종국장을 지내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의 발생률을 90∼99%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6 국제백신연구소(IVI)-SK바이오사이언스 박만훈상’을 수상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한국을 ‘예방접종 모범국’으로 평가했다. 그는 2000년대 초 홍역 대유행 이후 국가 예방접종을 강화해 환자 발생을 줄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은 백신 확보를 넘어 접종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다만 높은 백신 접종률이라는 성과를 유지하려면 국민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등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에서 허위정보 확산과 정치적 이유 등으로 백신 불신이 커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소아마비나 홍역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백신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백신 주저(vaccine hesitancy)’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예방접종 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예방접종은 개인 건강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며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국경을 넘나드는 감염병 피해를 막으려면 미디어와 정책 결정자, 의료진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신예린 기자 y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