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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 81주년을 맞아 8, 9일 이틀간 우크라이나와 휴전한다고 4일 밝혔다. 최근 수도 모스크바 등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잇따르자 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기 휴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은 특히 올해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장갑차 미사일 체계를 등장시키지 않기로 했다. 역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일방적 휴전 통보를 문제 삼으면서도 우크라이나 또한 6일부터 자체적인 휴전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그는 이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밝히지 않은 채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그 어떤 기념일 행사(전승절)보다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두 나라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양국이 휴전 기간 동안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러, 전승절 열병식 규모 대거 축소 러시아 국방부는 4일 성명에서 “군 최고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8, 9일 휴전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도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문제 삼으며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겠다. 키이우 시민과 외국 공관 직원들은 신속히 떠나라”고 위협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사망자는 약 2700만 명으로 전쟁 참가국 중 가장 많다. 러시아는 이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상황에서도 나치 독일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9일 독자적으로 성대한 전승절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승전국은 연합국이 나치 독일의 무조건 항복을 허가한 5월 8일에 관련 행사를 여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승전 자부심이 큰 러시아가 올해 전승절 행사 규모를 줄인 것은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적 충돌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4일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 남서부 모스필몹스카야 거리의 고급 주상복합 주거 건물 외벽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됐다. 열병식이 열리는 모스크바 도심 ‘붉은 광장’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 주거 단지에는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고위 인사들이 거주한다. 일부 러시아 통신사는 보안을 이유로 전승절 기간 모스크바 내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습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4일 러시아 접경지인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 3년 만에 우크라이나보다 적은 면적 확보 한편 올 4월 한 달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잃은 영토가 러시아가 확보한 땅보다 넓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전황 보고서를 인용해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최격전지인 동부 전선에서 약 40km²의 영토를 탈환했다. 러시아군은 이보다 적은 수 km²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러시아가 월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땅을 빼앗긴 것은 2023년 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가 강화된 여파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전쟁 성과를 강조하고 예년보다 축소된 열병식 행사를 비꼬았다.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을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현지 연설에서 “그들(러시아)은 군사 장비를 마련할 여력이 없다. 또 우크라이나 드론이 ‘붉은 광장’의 하늘을 맴돌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조차 우크라이나의 호의 없이는 모스크바에서 열병식을 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 지도자들이 종전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때”라고 종전을 촉구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 81주년을 맞아 8, 9일 양일간 우크라이나와 휴전한다고 4일 밝혔다. 최근 수도 모스크바 등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잇따르자 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기 휴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러시아군은 특히 올해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장갑차 미사일 체계를 등장시키지 않기로 했다. 역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일방적 휴전 통보를 문제 삼으면서도 우크라이나 또한 6일부터 자체적인 휴전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그는 이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밝히지 않은 채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그 어떤 기념일 행사(전승절)보다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두 나라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양국이 휴전 기간에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러, 전승절 열병식 규모 대거 축소러시아 국방부는 4일 성명에서 “군 최고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8, 9일 휴전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도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문제 삼으며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겠다. 키이우 시민과 외국 공관 직원들은 신속히 떠나라”고 위협했다.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사망자는 약 2700만 명으로 전쟁 참가국 중 가장 많다. 러시아는 이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상황에서도 나치 독일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9일 독자적으로 성대한 전승절 행사를 개최했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승전국은 연합국이 나치 독일의 무조건 항복을 허가한 5월 8일에 관련 행사를 여는 것과 대조적이다.이처럼 승전 자부심이 큰 러시아가 올해 전승절 행사 규모를 줄인 것은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적 충돌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4일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 남서부 모스필몹스카야 거리의 고급 주상복합 주거 건물 외벽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됐다. 열병식이 열리는 모스크바 도심 ‘붉은 광장’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 주거 단지에는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고위 인사들이 거주한다. 일부 러시아 통신사는 보안을 이유로 전승절 기간 동안 모스크바 내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습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4일 러시아 접경지인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 3년 만에 우크라이나보다 적은 면적 확보한편 올 4월 한 달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잃은 영토가 러시아가 확보한 땅보다 넓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전황 보고서를 인용해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최격전지인 동부 전선에서 약 40km²의 영토를 탈환했다. 러시아군은 이보다 적은 수 km²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러시아가 월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땅을 빼앗긴 것은 2023년 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가 강화된 여파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전쟁 성과를 강조하고 예년보다 축소된 열병식 행사를 비꼬았다.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을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현지 연설에서 “그들(러시아)은 군사 장비를 마련할 여력이 없다. 또 우크라이나 드론이 ‘붉은 광장’의 하늘을 맴돌까 봐 두려워하고 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조차 우크라이나의 호의 없이는 모스크바에서 열병식을 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 지도자들이 종전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때”라고 종전을 촉구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판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은 독일에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과 자동차 관세율 인상을 발표하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 등에 비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 메르츠, 주독미군 감축 발표 이틀 만에 “美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3일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내 확신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서양 관계에 대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것도 역시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갈등 해소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독미군 감축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독일 서부의 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미국이 분명한 전략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전체가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망가진 자신의 국가를 고치는 데 더 집중하라”, “독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메르츠 총리의 이란 전쟁 관련 발언은 국내 선거를 앞둔 정치적 발언이었지만,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고 진단했다. 영국 더타임스도 “메르츠의 발언이 양국의 (불필요한) 긴장 관계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1일 미 전쟁부(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독미군 5000명을 6∼12개월 내 철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산 승용차 및 트럭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날 메르츠 총리는 주독미군 감축에 대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독일 안팎의 불만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주독미군 감축이 트럼프와의 갈등에 따른 보복이냐’는 질문엔 “아무 연관이 없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긴 해도 놀랄 만한 일은 아니며, 보복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메르츠 총리가 올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엔 “미국이 독일 주둔 병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독일 dpa통신이 지적했다. 독일 외교수장도 트럼프 행정부 비위 맞추기에 나섰다. 이날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X에 “미국의 긴밀한 우방으로서 우리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요구한 것처럼 이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열어야 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썼다. ● 獨 주둔 순환배치 기갑부대 감축할 수도 일각에선 메르츠 총리의 태세 전환이 유럽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미국에 안보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독일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핵보유국인 프랑스, 영국과 달리 독일은 미국의 전술핵과 유럽 내 허브 공군기지 유치 등을 통한 억제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 안보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 독일도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방비를 크게 늘리며 국방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여전히 프랑스와 영국에 비해선 전반적인 국방비 투자가 적은 편이다. 한편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4일 순환 배치 성격으로 운용되는 미 육군 1보병사단 1기갑여단, 육군 5군단 산하 2기병 연대가 철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판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은 독일에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과 자동차 관세율 인상을 발표하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 등에 비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 메르츠, 주독미군 감축 발표 이틀 만에 “美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3일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내 확신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서양 관계에 대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것도 역시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갈등 해소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독미군 감축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지난달 27일 독일 서부의 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미국이 분명한 전략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전체가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망가진 자신의 국가를 고치는 데 더 집중하라”, “독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메르츠 총리의 이란 전쟁 관련 발언은 국내 선거를 앞둔 정치적 발언이었지만,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고 진단했다. 영국 더타임스도 “메르츠의 발언이 양국의 (불필요한) 긴장 관계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이후 1일 미 전쟁부(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독미군 5000명을 6∼12개월 내 철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산 승용차 및 트럭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올린다고 밝혔다.이날 메르츠 총리는 주독미군 감축에 대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독일 안팎의 불만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주독미군 감축이 트럼프와의 갈등에 따른 보복이냐’는 질문엔 “아무 연관이 없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긴 해도 놀랄 만한 일은 아니며, 보복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메르츠 총리가 올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엔 “미국이 독일 주둔 병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독일 dpa통신이 지적했다.독일 외교수장도 트럼프 행정부 비위 맞추기에 나섰다. 이날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X에 “미국의 긴밀한 우방으로서 우리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요구한 것처럼 이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열어야 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썼다. ● 독일, 英·佛보다 美에 안보 더 크게 의존일각에선 메르츠 총리의 태세 전환이 유럽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미국에 안보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독일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핵보유국인 프랑스, 영국과 달리 독일은 미국의 전술핵과 유럽내 허브 공군기지 유치 등을 통한 억제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 안보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 독일도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방비를 크게 늘리며 국방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여전히 프랑스와 영국에 비해선 전반적인 국방비 투자가 적은 편이다. 독일 등 유럽 정상들은 4일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유럽 내 미군 이탈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4일 순환 배치 성격으로 운용되는 미 육군 1보병사단 1기갑여단, 육군 5군단 산하 2기병 연대가 철수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3만6436명 중 5000명(약 13.7%)을 철수시키겠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하루 뒤인 2일 이 감축 규모에 대해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감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다크이글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 등을 독일에 배치하려던 계획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독일을 넘어 전 유럽의 안보 공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독 미군 감축이 가시화하면서 그 파장이 주한 미군 등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인 동맹국을 거론할 때 한국도 수차례 언급했다. 또 해외 배치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 속에, 이번 주독 미군 감축을 계기로 주한 미군 병력 규모나 임무 재편 논의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1일 성명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주독 미군 약 5000명에 대한 철수를 명령했다”며 “병력 철수가 향후 6∼12개월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27일 “미국이 전략 없이 전쟁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뒤 줄곧 미국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또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것도 이번 감축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음 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승용차, 트럭과 관련해 유럽연합(EU)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관세율은 기존 15%에서 25%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백악관 취재진에게 “일본,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한 모든 나라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EU는 우리와 체결한 협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관세 인상 역시 이란과의 전쟁에서 비협조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에 대한 보복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요청 등에 불응한 다른 동맹에도 ‘안보·무역 패키지’ 청구서를 들이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청와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EU 관세 인상 예고에 대해 “정부는 그간 미-EU 관세 합의 후속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왔고 향후에도 관련 동향을 살피며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와 관련해 미 측과 수시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란이 보내온 14개 항의 협상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대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이 안을) 수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 등 미국의 기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종전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對)이란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특히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를 통해 이란 항구를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성과를 자찬하며 ‘해적(pirates)’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란 항만 봉쇄 및 선박 나포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美 “2개월 휴전” vs 이란 “30일 내 휴전”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14개 항의 수정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종전안에는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 지급 △미국의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해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레바논 등 중동 내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징수 등 이란이 기존에 주장해 오던 내용이 또다시 담겼다. 이번 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휴전 기간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다. 당초 미국은 2개월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30일 내에 모든 쟁점을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타스님통신은 전했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가능한 군사작전’ 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나쁜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의 전쟁 기한 연장에 대한 소극적 태도, 중국 러시아 유럽의 확전 반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의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승전 선언까지 검토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쟁 책임국임을 인정하는 배상금 지급을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란이 빠른 휴전을 촉구한 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내 원유 저장고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진단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 또한 저장시설 부족 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유를 감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져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의 경제 제재를 겪은 이란이 이미 유정 재가동 기술을 갖춰 이번 감산으로 인한 유전 손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재집권 후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이 원유를 싣고 이란 해역을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것을 두고 “우리는 해적 같다. (이란) 선박을 장악하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으니 매우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 발언을 듣고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미국의 대통령이 할 발언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격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더딘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일에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120여 곳을 공격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군에 반격 공격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달 17일 ‘10일 휴전’에 합의했고, 23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향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란이 보내온 14개 항의 협상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대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이 안을) 수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란의 핵 무기 보유 금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 등 미국의 기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종전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對)이란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특히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를 통해 이란 항구를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성과를 자찬하며 ‘해적(pirates)’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란 항만 봉쇄 및 선박 나포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美 “2개월 휴전” vs 이란 “30일 내 휴전”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14개 항의 수정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종전안에는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 지급 △미국의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해제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레바논 등 중동 내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징수 등 이란이 기존에 주장해 오던 내용이 또다시 담겼다.이번 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휴전 기간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다. 당초 미국은 2개월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30일 내에 모든 쟁점을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타스님통신은 전했다.또 이란 혁명수비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가능한 군사작전’ 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나쁜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의 전쟁 기한 연장에 대한 소극적 태도, 중국 러시아 유럽의 확전 반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란의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승전 선언까지 검토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쟁 책임국임을 인정하는 배상금 지급을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중론이다.이런 상황에서도 이란이 빠른 휴전을 촉구한 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내 원유 저장고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진단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 또한 저장 시설 부족 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유를 감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져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의 경제제재를 겪은 이란이 이미 유정 재가동 기술을 갖춰 이번 감산으로 인한 유전 손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한편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재집권 후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이 원유를 싣고 이란 해역을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것을 두고 “우리는 해적 같다. (이란) 선박을 장악하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으니 매우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 발언을 듣고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미국의 대통령이 할 발언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격화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더딘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일에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120여 곳을 공격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군에 반격 공격을 강행했다고 밝혔다.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달 17일 ‘10일 휴전’에 합의했고, 23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향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이란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미 의회에 출석해 이란이 북한을 따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 야망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 청문회’에서 이란의 현 행보를 두고 “이것은 북한의 전략이다. 재래식 미사일을 활용해 (핵) 무기를 향한 시간을 벌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란을 제어하려면 미국이 군사 작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1일은 미국 전쟁 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적대국에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60일이 끝나는 날이 바로 1일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한 것 또한 이 날짜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의회 동의를 안 받고 전쟁을 이어 간 선례도 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 공격을 60일 넘게 진행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이 없어 전쟁 권한법이 규정한 적대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북한 따라 하는 이란에 공습 불가피” 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음에도 핵무기에 대한 이란의 집착이 계속됐다며 “핵 시설은 폭격으로 파괴됐지만 (핵) 야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방패 삼아 핵 개발을 지속해 온 것처럼 이란 또한 비슷한 경로를 답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청문회는 이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국방 수장이 의회에 출석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미국이 현재까지 이란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소요된 비용 또한 처음 공개됐다. 국방부 측은 현재까지 250억 달러(약 37조 원)의 비용이 쓰였고 대부분 탄약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 250억 달러에 중동 내 미군 기지 피해 복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를 포함한 실제 전쟁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약 60조∼75조 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동석한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이번 전쟁에서 숨진 미군 장병 수가 기존 13명에서 한 명 더 늘어난 14명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전쟁을 반대하는 야당 민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물가 상승, 최근 헤그세스 장관이 주도한 군 간부의 잇따른 경질 등을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민주당이 대(對)이란 군사작전 두 달 만에 현 상황을 ‘수렁(quagmire)’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에게 선전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그는 “이란이 휘두를 수 있는 핵무기를 갖는다면 그 (대응) 비용이 얼마나 들겠냐”며 반박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부터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적은 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패배주의적 발언들”이라며 날을 세웠다.● 포드함, 중동 떠나 美 복귀 이런 가운데 이번 전쟁 중 중동에 배치됐던 미 해군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수일 내 중동을 떠나 미국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미국이 중동에 배치했던 핵심 전략자산을 철수하면 대이란 군사 압박 수위가 약화되고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P에 따르면 포드함은 지난해 6월 출항해 310일 연속 배치됐다. 당초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에 관여한 후 중동으로 넘어왔다. 통상 항모 배치 기간이 6∼7개월 수준인데 미 항모의 최장 배치 기간 기록을 세운 것이다. 기존 최장 배치 기간은 링컨함의 295일(2019년 4월 1일∼2020년 1월 20일)이다. 포드함은 과도한 운용으로 화장실 배관 이상, 세탁실 화재 등에 시달렸다. 병사들의 피로 또한 누적돼 복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포드함은 빠르면 이달 중순경 미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지 H W 부시’, ‘에이브러햄 링컨함’ 등 2척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을 수행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약 9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 타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종전하라”고 응수했다.● 푸틴 “이란戰 종전” vs 트럼프 “우크라戰 먼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다시 무력을 쓴다면 이란과 주변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지상전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란의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가 지원할 의향을 보였다”면서도 “나는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관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2015년 이란 핵 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방식의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미국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되레 우크라이나 종전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이 ‘핵무기가 없을 것’이라고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푸틴 “전승절 단기 휴전 가능” vs 젤렌스키 “장기 휴전 필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휴전 기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부활절을 계기로 32시간 동안 휴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9일 전후 휴전 또한 단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그간 말로는 휴전 의사를 거론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랐던 적이 많았기에 9일 휴전 선언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휴전 언급을 두고 단기 휴전이 아닌 “장기적 휴전과 평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페름 인근 석유 펌프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휴전 선언을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승절 연휴 때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란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미 의회에 출석해 이란이 북한을 따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 야망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 청문회’에서 이란의 현 행보를 두고 “이것은 북한의 전략이다. 재래식 미사일을 활용해 (핵) 무기를 향한 시간을 벌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란을 제어하려면 미국이 군사 작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1일은 미국 전쟁 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적대국에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60일이 끝나는 날이 바로 1일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한 것 또한 이 날짜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의회 동의를 안 받고 전쟁을 이어 간 선례도 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 공격을 60일 넘게 진행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이 없어 전쟁 권한법이 규정한 적대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북한 따라 하는 이란에 공습 불가피”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음에도 핵무기에 대한 이란의 집착이 계속됐다며 “핵 시설은 폭격으로 파괴됐지만 (핵) 야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방패 삼아 핵 개발을 지속해 온 것처럼 이란 또한 비슷한 경로를 답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이날 청문회는 이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국방 수장이 의회에 출석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미국이 현재까지 이란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소요된 비용 또한 처음 공개됐다. 국방부 측은 현재까지 250억 달러(약 37조 원)의 비용이 쓰였고 대부분 탄약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 250억 달러에 중동 내 미군 기지 피해 복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를 포함한 실제 전쟁 비용이 400억 달러~500억달러(약 60조 원~75조 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동석한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이번 전쟁에서 숨진 미군 장병 수가 기존 13명에서 한 명 더 늘어난 14명이라고 밝혔다.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전쟁을 반대하는 야당 민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물가 상승, 최근 헤그세스 장관이 주도한 군 간부의 잇따른 경질 등을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민주당이 대(對)이란 군사작전 두 달 만에 현 상황을 ‘수렁(quagmire)’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에게 선전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또한 그는 “이란이 휘두를 수 있는 핵무기를 갖는다면 그 (대응) 비용이 얼마나 들겠냐”며 반박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부터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적은 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패배주의적 발언들”이라며 날을 세웠다.● 포드함, 중동 떠나 美 복귀이런 가운데 이번 전쟁 중 중동에 배치됐던 미 해군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수일 내 중동을 떠나 미국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미국이 중동에 배치했던 핵심 전략자산을 철수하면 대이란 군사 압박 수위가 약화되고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WP에 따르면 포드함은 지난해 6월 출항해 310일 연속 배치됐다. 당초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에 관여한 후 중동으로 넘어왔다. 통상 항모 배치 기간이 6∼7개월 수준인데 미 항모의 최장 배치 기간 기록을 세운 것이다. 기존 최장 배치 기간은 링컨함의 295일(2019년 4월 1일~2020년 1월 20일)이다.포드함은 과도한 운용으로 화장실 배관 이상, 세탁실 화재 등에 시달렸다. 병사들의 피로 또한 누적돼 복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포드함은 빠르면 이달 중순경 미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지 H W 부시’, ‘에이브러햄 링컨함’ 등 2척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을 수행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약 9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 타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종전하라”고 응수했다.● 푸틴 “이란戰 종전” VS 트럼프 “우크라戰 먼저”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다시 무력을 쓴다면 이란과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지상전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란의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가 지원할 의향을 보였다”면서도 “나는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관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받아쳤다.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2015년 이란 핵 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방식의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미국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되레 우크라이나 종전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이 ‘핵무기가 없을 것’이라고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푸틴 “전승절 단기 휴전 가능” VS 젤렌스키 “장기 휴전 필요”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휴전 기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부활절을 계기로 32시간 동안 휴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9일 전후 휴전 또한 단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그간 말로는 휴전 의사를 거론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랐던 적이 많았기에 9일 휴전 선언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휴전 언급을 두고 단기 휴전이 아닌 “장기적 휴전과 평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페름 인근 석유 펌프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휴전 선언을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러시아는 지난해 전승절 연휴 때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부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8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은 걸프 지역의 맏형 격이며 동시에 OPEC 의사 결정을 주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독립 선언’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나라는 걸프 지역 아랍 왕정 산유국 간의 정치·경제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이 회원국)의 핵심 국가로 ‘형제국’으로 불릴 만큼 가까웠지만 최근 다양한 안보, 경제 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특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뒤 이란의 보복 공습이 집중된 UAE의 안보 위기를 사실상 사우디가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자 UAE가 분명한 독자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UAE는 2200여 차례에 달하는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UAE는 사우디 등 이웃 걸프국과의 연합 군사 대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란과의 전면전 등을 우려해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UAE는 미국,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UAE는 이번 전쟁 초기 이스라엘로부터 첨단 방공망인 아이언돔 포대와 운용 병력을 지원받았다. 아이언돔이 이스라엘과 미국 이외의 나라에 배치된 건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패트리엇 등 다양한 방공용 무기를 도입했다. UAE는 전쟁 중재국 파키스탄을 놓고도 사우디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UAE는 이란에 중립적이며 사우디와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파키스탄의 중재에 불만을 표시하며, 이 나라 외환보유액의 5분의 1에 달하는 35억 달러의 예치금을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외교협회 등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는 예멘 내전에서도 사실상 대리전을 벌였다.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PLC)을 지원한 반면에 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STC)을 지원한 것. 급기야 지난해 말 사우디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을 공습할 당시 UAE가 병력을 철수시켜 가까스로 직접 군사 충돌을 피했다. UAE와 사우디가 최근 중동의 경제 허브 자리를 놓고 갈등이 깊어진 것도 UAE가 독자 노선을 선택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장악한 2017년부터 사우디는 다양한 탈(脫)에너지 산업 전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집중된 글로벌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였다. 오랜 기간 중동의 물류, 금융, 기술 허브 역할을 해온 UAE의 반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UAE와 사우디의 갈등 상황은 장기적으로 GCC의 협력 수준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8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은 걸프 지역의 맏형 격이며 동시에 OPEC 의사 결정을 주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독립 선언’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나라는 걸프 지역 아랍 왕정 산유국 간의 정치·경제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이 회원국)의 핵심 국가로 ‘형제국’으로 불릴 만큼 가까웠지만 최근 다양한 안보, 경제 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특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뒤 이란의 보복 공습이 집중된 UAE의 안보 위기를 사실상 사우디가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자 UAE가 분명한 독자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UAE는 2200여 차례에 달하는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UAE는 사우디 등 이웃 걸프국과의 연합 군사 대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란과의 전면전 등을 우려해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이에 UAE는 미국,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UAE는 이번 전쟁 초기 이스라엘로부터 첨단 방공망인 아이언돔 포대와 운용 병력을 지원받았다. 아이언돔이 이스라엘과 미국 이외의 나라에 배치된 건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패트리엇 등 다양한 방공용 무기를 도입했다.UAE는 전쟁 중재국 파키스탄을 놓고도 사우디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UAE는 이란에 중립적이며 사우디와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파키스탄의 중재에 불만을 표시하며, 이 나라 외환보유액의 5분의 1에 달하는 35억 달러의 예치금을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미국외교협회 등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는 예멘 내전에서도 사실상 대리전을 벌였다.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PLC)을 지원한 반면에 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STC)을 지원한 것. 급기야 지난해 말 사우디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을 공습할 당시 UAE가 병력을 철수시켜 가까스로 직접 군사 충돌을 피했다. 두 나라는 역시 내전 중인 수단에서도 각각 다른 진영을 지원하고 있다.UAE와 사우디가 최근 중동의 경제 허브 자리를 놓고 갈등이 깊어진 것도 UAE가 독자 노선을 선택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장악한 2017년부터 사우디는 다양한 탈(脫)에너지 산업 전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집중된 글로벌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였다. 오랜 기간 중동의 물류, 금융, 기술 허브 역할을 해온 UAE의 반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UAE와 사우디의 갈등 상황은 장기적으로 GCC의 협력 수준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위기에 빠진 한국 보수가 미국보다는 유럽 보수 정당의 흥망성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 때가 많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전통 보수의 몰락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착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에 빠져든 원인부터 양상, 그리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처하지 않았을 때의 참혹한 결과까지…. 유럽 보수 정당이 이미 겪은 수난들은 국민의힘의 현재와 상당히 닮아 있다. 프랑스 전통 보수의 뿌리인 드골주의의 명맥을 이어온 공화당(LR)은 10여 년 전부터 중도(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세력)와 극우(국민전선)에 핵심 지지층을 빼앗기며 ‘존재론적 위기’에 빠져든 지 오래다. 중도와 극우 사이에서 끌려다니다 샌드위치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부터, 조르주 퐁피두, 자크 시라크까지 프랑스 거리 곳곳에 이름을 남긴 화려했던 보수 대통령의 시대와는 무척 대조적인 상황이다.군소정당 전락한 佛 전통 보수 공화당의 한계는 지난달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공화당은 파리, 리옹, 마르세유, 낭트 등 핵심 대도시에서 모두 패하며 대도시의 전국 지지 기반이 사라졌음을 재확인했다. 특히 라시다 다티 파리시장 후보는 공화당 출신이지만 공화당 간판을 제대로 내걸지도 못한 채 마크롱 세력과 연합해 출마해야 했다. 그마저도 2차 투표에서 좌파 후보에게 대패했다. 공화당은 프랑스 최대 보수 텃밭인 니스에선 경쟁력 있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대신 공화당 대표를 지낸 에리크 시오티가 개인 자격으로 극우 국민연합과 연합해 선거를 치러 가까스로 승리했다. 공화당의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프랑스 언론들은 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브뤼노 르타요 대선 후보를 조기에 선출했지만 극우, 중도 마크롱 계열, 좌파 연합에 밀려 4위권으로 처져 있다.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은 “공화당은 캐스팅보트 역할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처지”, “정당 기능 상실 단계로 가고 있다”와 같은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프랑스 우파는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극우와 제대로 선을 긋지도, 차별화된 노선을 제시하지도 못한 모호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스로 공간을 축소하며 온건 보수층은 중도로, 강경 보수층은 극우로 이동하는 ‘이중 지지층 이탈’을 허용했다.獨 기민당, 극우 배제 및 좌파와 연정해 집권반면 독일 집권세력의 한 축인 전통 보수 기독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연구 대상으로 삼아 볼 가치가 충분한 정당이다. 기민당은 트럼프주의 광풍과 극우 세력의 득세 속에서도 극우와 연대하지 않는다는 ‘방화벽 원칙’을 고수해 살아남았다. 기민당 소속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념적 격차를 넘어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파격을 통해 보수의 명맥을 잇고 있다. 비록 과거에 비해 세가 줄었지만, 극단 세력을 제어하며 유럽 민주주의 문지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보수의 가치도 적절히 강조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극우 광풍 후 유럽 보수 정당들이 겪은 정체성의 위기는 한국 보수의 현재이자 미래다. 강경 지지층과 중도 확장 사이에 명확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양쪽 다 잃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프랑스 공화당처럼 사라져갈 것인가, 독일 기민당처럼 덧셈 정치로 부활할 것인가. 한국 보수 세력의 고민, 또 선택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다. 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해상에서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전·소모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상 ‘무기한 휴전’을 선포한 후 이란 역시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양측 간 공습은 일단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봉쇄, 역(逆)봉쇄와 더불어 양측의 신경전·선전전이 맞물리며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서두르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도 “내겐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며 “시간은 그들(이란)의 편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미국이 시간에 더 쫓길 거라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 이란에선 강경파가 주도권을 쥐며 당장의 타협보다는 미국에 맞서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2방송은 미국과 1차 종전 협상 때 이란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개입으로 협상 대표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과 같은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 장군들이 국정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런 가운데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함의 중동 해역 합류를 공개했다. 이로써 중동에는 총 세 척의 미 항모가 배치돼 군사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란은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며 맞섰다. 물밑에선 외교적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늦게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3주 연장될 거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 날짜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레바논의 추가 휴전이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레바논 고위급 대표 간 회담을 직접 주재한 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3주 연장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다”며 “미국은 레바논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은 14일 워싱턴에서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대사와 예히엘 레이테르 주미 이스라엘대사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중재 아래 33년 만에 첫 고위급 회담을 연 후 9일 만에 열린 것이다. 1차 회담 뒤인 16일 양국은 열흘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양국 간 휴전은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기간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주재할 뜻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양국 정상이 이곳(백악관)을 방문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이 실제 온다면 매우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고, 올해 안에 양국의 평가가 이뤄질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중재에 적극 나선 건 양국의 충돌이 미-이란 종전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중에도 레바논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이란의 반발을 샀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열흘 휴전’ 발효 이후인 18일 레바논 남부 지역에 일종의 완충선에 해당하는 ‘옐로라인(Yellow Line)’을 임의로 설정해 영토 확대 논란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원이 옐로라인에 접근할 경우 즉각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에도 이스라엘의 전쟁 지속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결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전투기 및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중동 전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쟁 재개를 준비해 왔다. 23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며,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이날 군 수뇌부와 함께한 안보 전황 평가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은 방어와 공격 모두에서 대비를 마쳤으며, 타격 목표 설정도 완료했다”며 “무엇보다 먼저 이스라엘 절멸 계획의 주모자인 하메네이 일가와 이란 테러 정권 지도부의 후계자들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해상에서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전·소모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상 ‘무기한 휴전’을 선포한 후 이란 역시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양측 간 공습은 일단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봉쇄, 역(逆)봉쇄와 더불어 양측의 신경전·선전전이 맞물리며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서두르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도 “내겐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며 “시간은 그들(이란)의 편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미국이 시간에 더 쫓길 거라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이란에선 강경파가 주도권을 쥐며 당장의 타협보다는 미국에 맞서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2방송은 미국과 1차 종전 협상 때 이란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개입으로 협상 대표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과 같은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 장군들이 국정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런 가운데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호의 중동 해역 합류를 공개했다. 이로써 중동에는 총 세 척의 미 항모가 배치돼 군사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란은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며 맞섰다. 물밑에선 외교적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 늦게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3주 연장될 거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 날짜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레바논의 추가 휴전이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로 임명한 이탈리아 사업가 파올로 참폴리(56·사진)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 대신 예선에서 떨어진 모국 이탈리아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전쟁 여파로 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한 이란 대신 전통적인 축구 강국으로 세계적인 선수도 대거 보유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포함해 최근 3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된 이탈리아를 출전시키자는 주장이다. 참폴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직접 제안하며 “네 차례 월드컵 우승 경력이 있는 이탈리아 대표팀은 이란을 대체해 출전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밀라노 출신 참폴리는 미국 뉴욕 사교계와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모델 에이전트였다. 1990년대 후반 그가 담당하던 모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하며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폴리는 특사가 된 후 우즈베키스탄과 미국의 항공기 계약에 관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참폴리는 이탈리아의 대체 출전이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주장했다. 극우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였다. 하지만 이란 전쟁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비판하는 레오 14세 교황과 대립하자 멜로니 총리가 교황을 공개적으로 두둔하면서 양측 사이가 나빠졌다. 이란은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다만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단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직후부터 월드컵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 FIFA는 이란의 월드컵 출전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계 스위스인인 인판티노 회장은 15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이란 대표팀은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 FIFA는 월드컵 진출팀이 최상의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IFA는 기권 등으로 불참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다른 나라로 대체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약 없이 길어지는 휴전 기간에 관해 “시간 압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한 3∼5일의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정했다. 다만 그의 이런 태도가 전쟁이 출구 없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직면한 시간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좀 더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이 ‘돈’이라는 당근이 포함된 협상안을 준비 중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 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 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약 없이 길어지는 휴전 기간에 관해 “시간 압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한 3~5일의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정했다. 다만 그의 이런 태도가 전쟁이 출구 없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직면한 시간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좀 더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이 ‘돈’이라는 당근이 포함된 협상안을 준비 중이란 뜻이기 때문이다.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