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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3일 서울에서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2일 차 회의를 열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전날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문제에 이어 이날 회의에선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방식과 범위는 물론이고 대략적인 협상 시간표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르면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세부 분야별 실무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속한 실질 성과 도출 위해 협력” 외교부는 이날 회의 후 “양측은 가능한 한 조속히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연중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축·재처리, 핵잠,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등의 이슈를 세분화해 이행 상황과 진척도를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는 조현우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과 아이번 캐너패시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수석국장이 공동 주재한 가운데 오전부터 오후 3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미 측에선 전날과 마찬가지로 매슈 나폴리 국가핵안보청(NNSA) 부청장, 크리스토퍼 클레인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부차관보 대행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이틀간 6시간 정도 밀도 있는 협의가 진행됐다”며 “첫 만남치고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상 간 합의 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하자는 데 양측이 다 공감했고, 대략적인 방향성이 포함된 타임라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국의) 농축·재처리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임 기간 안에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큰 틀의 협상 로드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유지되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로 협상할 계획이다.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협상의 최대 쟁점은 미국이 한국에 농축·재처리 권한을 어느 수준까지 부여할지다. 이를 위해 기존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의 전면 또는 일부 개정, 혹은 별도의 이행 약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커 “민주주의 지켜 나가는 것 중요” 미 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날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찬을 겸한 고위급 면담을 진행했다. 조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후커 차관과의 면담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글을 올렸다. 또 한미 대표단 실무급 회의가 진행 중인 외교부 청사 회의장을 방문해 “양국 국민의 안보와 번영에 기여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달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후커 차관도 자신의 X 계정에 조 장관과의 만남에 대해 “활력 있는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특히 오늘이 한국의 선거일인 만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적었다.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만남과 관련해선 “이번 주 시작된 양자 간 원자력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논의하고,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임을 보여주는 여러 현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후커 차관이 ‘경제 안보’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이번 만남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쿠팡 사태 등 경제 현안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미 양국이 2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첫 협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경주 정상회담 결과물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가 발표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협상 시간표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방식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핵잠 도입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며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와 미 측이 접점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한미 “정상 합의 신속 이행 공감대 확인”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한 한미 대표단은 2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킥오프(발족)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정부에선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국방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으로 꾸려진 협상단이, 미국에선 백악관과 국무부, 핵안보청(NNSA) 등 유관 부처 실무진이 참석했다. 두 차관이 주재한 킥오프 회의에 이어선 분야별 세부 협의가 진행됐다. 첫날 회의에선 핵잠이, 3일에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주로 논의된다. 박 차관과 후커 차관 등 한미 대표단은 이날 공식 만찬도 가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분위기는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양국 간 정상 합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미 측도 신속한 정상 합의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두 정상이 합의한 JFS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충실한 이행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후커 차관은 회의 후 X(옛 트위터)를 통해 “두 대통령이 제시한 양자 원자력 협력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위한 실무그룹 논의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70년 넘는 동맹의 역사와 이정표를 되새기며,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한미 관계 전반에 지속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핵잠 연료 조달 방식 이번 협의의 핵심 쟁점으로는 핵잠 연료 조달 방식과 원자력협정 개정 방향이 꼽힌다. 현행 원자력협정은 미국산 우라늄 반출을 민간·상업용으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이 군사무기인 핵잠 원료를 제공하기 위해선 별도 협정을 맺어야 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연료의 평화적 이용에 국한된 현행 원자력협정 개정과는 별개로, 핵잠에 사용할 핵연료 사안은 군사적 이용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 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잠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인 건조 장소와 관련해 미국은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 직접 이견을 드러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보에 대해선 원자력협정 전면 개정과 일부 조항 수정, 별도 약정 신설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임갑수 한미 원자력협력 정부 대표는 1일 학술행사에서 “한국이 농축 역량을 갖춰 범태평양 핵연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비확산 중심 구조를 넘어 원전 파트너십의 ‘전략적 재구성’이 이번 협상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통해 핵잠 건조와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 시간표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는 가능하면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 늦어도 새 의회가 구성되는 내년 1월 전까지 구체적인 문안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날 구체적인 협상 완료 시기를 언급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커 차관 등은 이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중동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후커 차관은 3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식사를 겸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서울에서 후커 차관을 면담했다. 주한미군 측은 “주한미군과 미 국무부는 한반도의 준비 태세, 억지력, 안보에 있어 단합되어 있다. 외교와 국방이 함께 전진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속에 아프리카 50개국 외교장관 등이 한국과 공급망 안정 및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 모였다. 정부가 주최하는 첫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가 1일 개막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50개국 외교장관 등 대표와 아프리카연합(AU),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역내 4개 국제기구 수장 등이 참석해 ‘글로벌 전환기 속 공동 대응을 위한 한-아프리카 파트너십’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아프리카는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으로서, 널리 ‘미래의 대륙’로 평가받고 있다”며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불안정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과 아프리카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미줄도 함께 모으면 사자를 묶을 수 있다’는 동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오늘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각자의 경험과 강점을 모은다면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협력 의지를 비쳤다.이재명 대통령은 2일 오후 아프리카 각국에서 방한한 장관급 인사 20여 명을 접견할 예정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접견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 증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일에는 외교장관회의 부대행사로 한국과 아프리카 기업인, 정부 인사, 외교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된다. 성 김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사장, 웸켈레 메네 AfCFTA 사무총장이 각각 기조연설에 나선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및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공식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양국이 8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다. 정부가 11월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 전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첫 회의에서 협상 시간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교부는 29일 양국이 JFS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부, 국방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범정부 대표단이 나선다. 미 측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주축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에너지부, 전쟁(국방)부 등 관계자가 참여한다. 당초 다음 달 중순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빨라진 것. 미 국무부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력 구상(nuclear cooperation initiative)을 진전시키기 위해 후커 차관이 범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단은 카운터파트들과 안보 및 경제 협력을 포함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선 핵잠 건조와 조선업 협력,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핵잠 건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8000t급 핵잠수함 3, 4척을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핵잠 설계에 들어가 2030년대 중반 첫 핵잠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핵잠 건조 장소와 군사용 핵연료 공급 문제다. 정부는 핵잠을 반드시 국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잠수함의 연료는 우라늄 사용 권한 확보와도 연계돼 있다. 핵잠을 건조하기 위해선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핵연료를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핵잠 건조를 위해선 이에 예외를 허용하는 별도 협정을 체결해야 할 전망이다. 우라늄 농축 비율도 관건이다.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핵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일각에선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라늄 농축 비율, 사용 범위, 사후 관리 등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실현하기 위한 원자력협정의 개정 방식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지 관심이다. 외교부는 “그동안 미 측 실무진과 물밑에서 긴밀히 소통하며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첫 회의부터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이 내란·외환·반란죄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넉 달 만에 철회했다. 국정원은 27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 예고했다. 앞서 1월 23일 같은 규정의 개정안 입법예고 때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에 관한 근거 조항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28일 “유관기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군사시설의 특수성과 군 상시 출입 오해 소지 등을 감안하여 관련 조항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정보 공유 요청에 대해 유관기관이 정보 제공 범위나 방식 등을 협의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입법 예고에는 기존 제안 이유에 담겼던 12·3 계엄의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부분도 빠졌다. 국정원은 “제안 이유를 단순화해서 수정된 것일 뿐 재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1월 국정원은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 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했지만,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할 경우 폐지됐던 국내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재입법 예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이 내란·외환·반란죄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넉 달 만에 철회했다. 군의 요청을 반영해 개정안의 핵심이었던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27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앞서 1월 23일 같은 규정의 개정안 입법예고 때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에 관한 근거 조항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국정원 관계자는 28일 “유관기관 의견수렴 과정에서 군사시설의 특수성과 군 상시출입 오해 소지 등을 감안하여 관련 조항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정보공유 요청에 대해 유관기관이 정보제공 범위나 방식 등을 협의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재입법예고에는 기존 제안 이유에 담겼던 12·3 계엄의 유사사례 재발 방지 부분도 빠졌다. 국정원은 “제안 이유를 단순화해서 수정된 것일 뿐 재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정보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1월 국정원은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했지만,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할 경우 폐지됐던 국내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재입법예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여러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한국 HMM 화물선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나무호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23일 만에 사실상 이란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박 차관은 “(이란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이란이 고의로 한국 선박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선 “확정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5척의 통항 협상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 나무호 피격 23일 만에 “이란 미사일” 정부 합동조사단이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비행체를 이란 미사일로 결론 내린 데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들이 ‘스모킹건’(명백한 증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이달 4일 나무호가 피격된 뒤 현장 조사단을 보내 외부 공격에 의한 폭발이라고 결론을 낸 뒤 비행체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폭(폭발하지 않음), 두 번째 탄두는 기폭(폭발)됐다”며 “탄두의 경우 형태가 다소 온전한 상태인 불발탄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행체)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는데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며 “전자기판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누르 대함 순항미사일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로 사용하는 기종으로 중국의 C-802 대함미사일을 이란이 역설계해 개발한 모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트럭형의 이동식발사대(TEL)를 호르무즈 해협의 해안가 동굴 등에 숨겨놓은 뒤, 이를 기습 전개해 발사하는 방식으로 해안을 방어하거나 고속정에 탑재해 주력 대함미사일로 활용하고 있다. 조사에선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국방부는 나무호가 이란 본토와 90∼100km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미사일이 6∼7분가량 날아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류윤상 국방부 국제정책차장(해군 준장)은 공격 주체에 대해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친이란 세력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 주체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실제 지휘관을 해본 입장에서 보면 두 발을 쐈다는 것은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도 “고의성은 주관적이고 주체가 인정하지 않는 한 입증하기 어렵다”면서도 “선박의 위치정보는 기본적으로 공개 정보”라고 말했다. 한국 선박임을 알고도 공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란은 전면 부인… 정부 “절제되고 종합적 대응” 박 차관은 후속 조치에 대해선 “(이란에)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이란에)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나무호 공격 주체가 최종 확인될 경우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 직후 외교부 청사로 초치(招致)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취재진에게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다 부인한다”며 “절대 개입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는지’, ‘이란 정부가 사과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적대국들의 ‘가짜 깃발’ 작전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공격 주체가 자신의 공격을 적대국의 소행처럼 꾸미는 작전을 말한다. 이란 정부와 국내 진보 진영 일각에선 나무호 피격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이날 이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나 제재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박 차관은 “절제되고, 종합적인 외교적 대응으로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호르무즈에 갇혀 있는 선박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런 과정”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이달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가 이란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술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Noor)’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하였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나무호가 피격된 지 23일 만에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한 것이다.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나무호에선 이달 4일 폭발이 발생했다.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가 나무호를 두 차례 타격했다고 밝힌 뒤 공격 주체 등을 밝히기 위해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간 바 있다. 정부는 합동 조사결과 발표 직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招致)해 이란 정부에 나무호 공격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쿠제치 대사는 “이란 쪽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절대로 개입한 것이 없다”며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이달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가 이란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술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Noor)’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하였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나무호가 피격된 지 23일 만에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한 것이다.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나무호에선 이달 4일 폭발이 발생했다.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가 나무호를 두 차례 타격했다고 밝힌 뒤 공격 주체 등을 밝히기 위해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간 바 있다.정부는 합동 조사결과 발표 직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초치(招致)해 이란 정부에 나무호 공격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쿠제치 대사는 “이란 쪽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절대로 개입한 것이 없다”며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 간에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JFS)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결정되자 군 안팎에선 그 규모로 5000t급 이상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정부와 군은 핵미사일을 장착한 전략핵잠(SSBN) 건조 등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맞서 8000t급 대형 핵잠을 국내에서 개발, 건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핵잠 개발 기본계획, ‘장보고 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방한하는 미국 대표단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美 버지니아급 대형 핵잠 국내 개발·건조”한국형 핵잠은 해군이 작전 운용 중인 도산안창호함(3000t)과 지난해 10월에 진수한 장영실함(3600t)보다 2배 이상 크고, 미 해군의 주력 공격용 핵잠인 버지니아급(7800t)과 비슷하다. 버지니아급 핵잠은 가압경수로(PWR)에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넣어 동력원으로 삼는다. 핵추진이지만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미사일만 갖췄고, 핵장착 미사일은 없다. 한국형 핵잠도 추진체계만 핵동력이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탄도·순항미사일을 탑재한다. 버지니아급 핵잠은 수직발사관이 12개이고, 4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다. 한국형 핵잠도 이런 수준의 무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한국형 핵잠 개발 계획은 우리 군의 자체 계획이란 점에서 향후 한미 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국이 8000t급 핵잠을 개발, 건조할 경우 동급인 버지니아급 핵잠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은 핵잠의 국내 개발·건조 원칙도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현지 건조를 언급했지만 핵심 전략무기의 자립성과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지만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도록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군은 무기화 우려가 낮은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우라늄을 미국 등에서 도입해 핵잠 연료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한미 핵잠 협의 이 대통령은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받고 핵잠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한 세 번쩨 3000t급 잠수함인 신채호함을 방문해 “핵추진 잠수함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안보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핵잠 특별법’ 등을 통한 사업비 마련 등 후속 조치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핵잠 개발에 총 28조9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이날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은 한미 핵잠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으로 막혔던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하면서 당초 한미는 올 초부터 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과 중동 전쟁 여파로 협상이 지연된 가운데, 정부는 11월 치러질 미국의 중간선거 전 핵잠 건조 로드맵을 합의해 정치적 변수에도 핵잠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미국에선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이 수주 내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핵잠 등 안보 분야 후속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우승 기자회견 도중 ‘북측’이라는 표현에 반발해 퇴장했다. 2018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대회 이후 8년 만의 북한 선수단 방남을 계기로 남북 민간 교류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축구단의 시종일관 냉랭한 반응으로 한반도 경색 국면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과 김경영 선수는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리 감독은 우승 소감으로 “창립한 지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와 당의 따뜻한 사랑, 보살핌 덕분”이라고 밝혔다. 갈등은 이후 국내 취재진의 질문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 기자가 “북측 여자 축구가 과거부터 수준이 높다”고 운을 떼자, 리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제지했다. 이어 통역관을 통해 “국호를 제대로 불러라.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기자가 재차 원하는 표현을 묻자 김경영은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들은 회견장을 빠져나갔고, 다른 선수들 또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없이 지나갔다. 리 감독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과의 8강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고 언급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경기 전날인 22일 회견에서도 리 감독은 한국 취재진이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의 결승전을 두고 “한일전 못지않게 치열할 것 같다”고 하자 “‘한일전 못지않게’라는 게 무슨 말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남북을 한민족이 아닌 별개의 국가로 보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우승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도, 경기가 한국에서 개최된 사실과 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 원을 지원한 남한 민간단체들의 공동 응원 사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공동응원단은 준결승전 당시 상대 팀인 수원FC위민의 지소연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환호하고, 북한 내고향 팀의 득점에 더 큰 함성을 질러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며 1주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축하 메시지와 함께 “이번 대회가 평화와 화합이라는 스포츠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공은 둥글고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수원=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우승 기자회견 도중 ‘북측’이라는 표현에 반발해 퇴장했다. 2018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대회 이후 8년 만의 북한 선수단 방남을 계기로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축구단의 시종일관 냉랭한 반응으로 한반도 경색 국면이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과 김경영 선수는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의 결승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리 감독은 우승 소감으로 “창립한 지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와 당의 따뜻한 사랑, 보살핌 덕분”이라고 밝혔다.갈등은 이후 국내 취재진의 질문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 기자가 “북측 여자축구가 과거부터 수준이 높다”고 운을 떼자, 리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제지했다. 이어 통역관을 통해 “국호를 제대로 불러라.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기자가 재차 원하는 표현을 묻자 김경영은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들은 회견장을 빠져나갔고, 다른 선수들 또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지나갔다.리 감독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과의 8강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고 언급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경기 전날인 22일 회견에서도 리 감독은 한국 취재진이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와의 결승전을 두고 “한일전 못지않게 치열할 것 같다”고 하자 “‘한일전 못지않게’라는 게 무슨 말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남북을 한민족이 아닌 별개의 국가로 보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우승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도, 경기가 한국에서 개최된 사실과 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 원을 지원한 남한 민간단체들의 공동응원 사실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공동응원단은 준결승전 당시 상대 팀인 수원FC위민의 지소연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환호하고, 북한 내고향팀의 득점에 더 큰 함성을 질러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내고향여자축구단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이징으로 출국하며 1주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축하 메시지와 함께 “이번 대회가 평화와 화합이라는 스포츠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공은 둥글고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수원=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청와대가 21일 구호 선박을 타고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로 향하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한국인 활동가 2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선박 나포를 비판한 지 하루 만이다. 청와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국민의 목숨을 지키는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스라엘이 나포 행위를 통해 우리 국민을 체포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이스라엘 측이 우리 국민을 즉시 석방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씨와 김아현 씨는 제3국을 경유해 22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아현 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뒤 석방돼 외교부가 그의 여권을 무효화한 상태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체포된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국제인도법 등과 관련해 국제 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정부가 필요한 영사 조력과 외교적 대응에 만전을 기해 그 결과 이스라엘 측이 특별히 한국 국민 2명은 구금시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추방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 측이 “이번 사안으로 한-이스라엘 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고 더욱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제 인권 문제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원칙 있고 책임 있게 대응하고, 관련국들과도 긴밀한 외교적 소통을 이어 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이라 부르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의 집행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이 대통령의 ‘전범’ 등 공개 발언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하며 양국 관계 발전을 저해할 소지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동전쟁 발발 81일 만인 20일 한국 유조선이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성공하면서 장기화된 한국 선박 고립 사태 해결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엔 비행체에 피격을 당해 수리 중인 HMM 소속 나무호 등 25척의 선박이 여전히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이란 간 사전 조율을 통해 한국 선박이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 만큼 선박들의 추가 탈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 다만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안정적인 통항 재개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척 추가 통항 협상 수순 외교부는 이날 “우리 유조선 1척이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항행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선박들의 안전과 통항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HMM 등에 따르면 이란은 18일 HMM의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행을 허가했다. 외교부는 이란과의 협의를 통해 한국인 선원이 다수 탑승한 데다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를 선적하고 있는 이 배를 우선 통항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한 유니버설 위너호는 다음 달 울산항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협의 과정에서 이란 측에 지불한 통행료나 별도의 서비스 비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측이 자신들이 설정한 항로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와 서비스 비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유니버설 위너호는 당국 간 사전 조율을 통해 이 같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 외교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25척의 통항에 대해선 “모든 배의 자유롭고 조속한 통과를 (이란 측과)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전제로 가능한 범위에서 집중하여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선사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과정에서의 안전 문제와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나무호 공격주체 특정되면 응당한 조치” 정부는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행에 대해 나무호 피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행에 앞서 외교부는 4차례 한-이란 외교장관 통화와 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물밑 협상을 벌여 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나무호 공격을 선박 탈출 협상용으로 쓰느냐’라는 질문에 “저희는 처음부터 모든 선박이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은 협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공격 주체를) 확정 짓지는 않았으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당신들도 좀 찾아보고 조사에 필요하면 협조해 달라’는 이야기를 분명히 해뒀다”고 말했다. 이어 “발사 주체나 발사국이 특정되면 거기에 따른 응당한 외교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한미가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JFS)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는 11월 치러질 미국의 중간선거 전 핵잠 건조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대미 투자 이행과 쿠팡 등을 두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불협화음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대미 투자-쿠팡 문제, 다음 달 美 방한 관건 될 듯 한미 외교부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회동 직후 JFS 이행을 위해 후커 차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몇 주 내(in the coming weeks)’로 방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박 차관이 앤드루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부보좌관 등도 면담했다면서 베이커 부보좌관이 JFS 이행을 NSC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초 한미는 연초 안보 분야 후속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과 대이란 전쟁 등 여파로 협상단 구성을 보류해 왔다. 여기에 미국 의회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를 두고 “자국 기업 차별”이라고 항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쿠팡 사태를 안보 분야 협의와 연계하려는 기류도 감지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우선순위였던 미중 정상회담이 종료돼 안보 후속 협의를 이어갈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한 정부는 박 차관의 방미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대통령이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안보 분야) 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면서 상황이 진전된 것. 한미는 청와대와 백악관이 실무협의를 총괄하는 구조로 안보 협의 틀을 마련한 상태다. 다만 당초 양국 간 소통에서 언급됐던 차관보급인 아이번 캐너패시 NSC 동아시아 담당 수석국장(선임보좌관) 대신 후커 차관이 직접 방한해 첫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정부는 후커 차관 등의 방한이 이르면 다음 달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안보 협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는 미 중간선거가 올해 11월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협상 시간표를 확정하고 최대한 분야별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무역·통상 분야 현안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투자특별법이 다음 달 18일 시행되는 가운데 현재 한미가 사전 협의 중인 1호 투자 프로젝트 발표에 차질이 생기거나 쿠팡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재차 불거질 경우 미국이 안보 협의를 또다시 지연할 수 있다는 것. 후커 차관이 박 차관에게 무역 및 산업 파트너십의 지속적인 진전,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 및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소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미국이 향후 안보 협상 과정에서 이들 현안을 연계시키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관 면담 결과에도 한미 간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국무부는 발표문에서 시장 진입장벽의 신속한 해소를 보장해야 한다며 사실상 쿠팡 문제를 겨냥한 반면, 외교부 발표에서는 두 차관이 “현재 논의 중인 통상 현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만 했다.● 軍, 내주 ‘핵잠 기본계획’ 발표 앞두고 속도전 핵잠 등 한미 안보 협의 개시가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군 당국도 핵잠 도입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합동참모회의에서 해군이 제기한 핵잠 소요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 시 요구 성능, 대수, 전력화 시기 등을 결정하는 공식 절차를 밟고 있는 것. 소요 결정이 이뤄지면 설계 등 체계 개발이 시작된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내주 ‘대한민국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과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한미 협상이 이르면 다음 달 시작된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을 만나 핵잠과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킥오프(kick-off·개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20일 밝혔다. 미 국무부도 “후커 차관은 몇 주 안으로 범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해 양자 실무그룹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미 투자 이행 등을 이유로 지연됐던 핵잠 및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후속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군도 한국형 핵잠 도입을 위한 소요제기서를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제출하며 군내 핵잠 도입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소요제기는 새로운 무기를 도입할 때 성능과 소요 대수, 전력화 시기 등을 요청하는 것으로 핵잠 건조 사업을 위한 첫 절차다. 다만 미 국무부는 후커 차관이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 보장과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쿠팡 사태와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 등에 대한 압박을 이어 간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돼 있던 HMM 소속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한국 선박 26척이 고립된 지 81일 만에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탈출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며 “이란 당국과 협의를 마쳐 어제부터 항해를 시작해서 매우 조심스럽게 (통과 중)”이라고 말했다. 선박 위치 추적사이트 마린트래픽 등에 따르면 해협을 빠져나온 선박은 최근 피격된 나무호와 같은 선사인 HMM 소속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다. 30만 DWT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인 유니버설 위너호는 쿠웨이트에서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선적해 울산으로 운송 중이며 한국인 선원 9명 등 총 21명이 승선해 있다고 HMM은 설명했다. ‘유니버설 위너’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한국과 이란, 미국 간 사전 조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이란이 안내 명목으로 요구하는 통행료 등 일체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비행체 공격으로 파손돼 수리 중인 나무호를 포함해 나머지 고립된 25척의 선박에 대해서도 이란 측과 추가 통항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 피격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무호에 근접해서 대함미사일로 정확히 조준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됐다. 정부가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확인하기 위한 잔해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여당에서 미사일일 가능성에 힘을 싣는 주장이 나온 것.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선원 의원(사진)은 19일 통화에서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는) 물 위 1.5∼2.5m 사이에 배가 각이 진 상태를 뚫고 들어왔는데, 그 각도를 타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드론은 사선을 찢고 들어가지 못하고 바다로 빠져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보유한) 샤헤드 드론 같은 경우는 시속 180∼220km”라며 “미사일 같은 경우는 시속이 한 800km라서 훨씬 더 강한 관통력, 운동력이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3월 11일에 태국의 마유리 나리호가 (나무호와) 똑같이 배의 후미인 좌현 쪽을 (대함미사일로) 공격당했는데 그때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며 “나무호와 찢어진 흔적도 똑같다”고도 했다. 이어 “엔진이 있는 부분에 열이 따뜻했을 때 열을 추적하는, 그리고 터지기는 나중에 터지는 지연(遲延)신관 대함미사일로 정확하게 조준해서 때렸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다양한 사거리의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또 “미사일로 배 후미의 엔진에 따뜻한, 뜨거운 부위를 때려서 엔진이 폭발하면 배가 가라앉지 않느냐. 그러면 흔적도 없이 증거가 인멸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고도 했다. 다만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공격 주체가 식별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고 밝혔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중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핵추진 잠수함 건조 및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협상 등 한미 정상간 합의사항인 조인트팩트시트(JFS)상 안보 분야 협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 통화에 이어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18일 방미길에 오르면서 후속 조치 이행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박 차관은 이날부터 21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등과 연쇄 고위급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의 현안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재처리 권한을 둘러싼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과 핵잠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정부는 미중 간의 굵직한 이벤트가 끝난 만큼, 물밑에서 준비해 온 안보 협의를 수면 위로 올려 본격적인 결실을 맺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뒷받침할 ‘대미투자특별법’이 한 달 뒤인 다음달 18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상 간 통화로 재확인한 합의사항 의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스케줄과 동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앞서 정부 고위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미뤄졌던 한미 간 농축우라늄 재처리 관련 첫 공식 협의가 올해 상반기 중에 개최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차관의 이번 방미가 원자력 협의의 날짜와 세부 의제를 조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1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미 안보현안 협의에 “약간 진전이 있다”며 “농축 재처리나 핵잠 관련 협의가 본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을 보고드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해적 표현을 쏟아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해방군 행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양국 관계의 경계선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분위기를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내내 자주 화해를 지향하는 듯한 표현을 이어 가며, 무역 등 경제 이익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비해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의 핵심 안보 사안인 대만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미국과 동등한 중국의 지위를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촉구했다.● 트럼프 “中, 이란에 무기 안 주기로” vs 中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진행된 차담회에서 시 주석을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로 부르면서 “우리의 관계는 강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 합의들을 이뤄냈다. 그것은 두 나라 모두에 훌륭한 일”이라며 무역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장에 들어온 미국 기업인들을 거론하며 “중국은 그 방에 있던 사람들(기업인들)과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미국 보잉사 항공기 200대를 사기로 약속하고,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도 대량 구매할 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길 원한다고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란 전쟁 장기화 등으로 협상력이 낮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항공기 구매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은 이행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그사이 언제든 양국 관계에 따라 약속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이란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는 강력한 발언”이라고 했다. 또 이란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걸 “시 주석이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시 주석이 ‘중국이 그 지역(이란)에서 원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길 원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에도 시 주석이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에 적극 동참하기보다 자국의 원유 수급 등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미-이란 전쟁을 “본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으로 표현하며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도 있음을 시사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 측 발표문에 이란 비핵화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반대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시 주석이 정말로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돕겠다고 말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NYT “시진핑 자신감과 권위 새로운 단계 도달”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에 대한 레드라인 확인’ 및 ‘강대국 공존’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으로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시 주석은 대만 독립 움직임을 매우 반대하며 그것이 강한 충돌로 이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나는 그의 말을 경청했지만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공격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이 오늘 같은 질문을 했고 ‘그런 건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대해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압박한 것 자체가 중국이 거둔 전략적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NYT도 “시 주석의 자신감과 권위가 새 단계에 이르렀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미 정상을 안방에 불러들인 계기를 활용해 미중 무역전쟁 이후까지 고려한 새로운 관계 설정 의도를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나 급속한 핵무기 증강 등 민감한 주제를 피했지만, 시 주석은 “전략적 안정성을 갖춘 건설적 관계”를 내세워 미중 경쟁 구도를 재정의했다는 것. 이는 대만 등 핵심 이익으로 규정한 영역에 대해 더욱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중국이 안정적으로 미중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내 간담회에서 ‘시 주석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락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와는 관계가 매우 좋다. 그는 요즘 조용하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