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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 나섰다.김건희 특검은 14일 오전 세종시에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대통령기록관에 대해 수사관 등을 보내 수사중인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당시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업체 등도 압수수색했다. 다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경기 양평군수를 지낸 양평 지역구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서울 ~ 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 양서면을 종점으로 추진돼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2023년 국토부가 종점을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당시 국토부 장관이던 원 전 장관은 2023년 7월 “김 여사 땅이 거기 있었다라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면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면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바 있다.같은 해 7월 시민단체 등이 직권남용 혐의로 김 의원과 원 전 장관 등을 고발해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담당했다가, 최근 특검으로 사건이 이첩됐다.특검은 원 전 장관,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 씨와 오빠 김 모 씨, 김 의원, 양평군 고위 공무원 3명을 출국 금지한 상태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구속된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졌던 측근들이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경호 라인의 실세로 알려진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최근 진행된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처지를 ‘고립무원’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관련자들의 진술이 하나둘씩 바뀌면서 특검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VIP 격노 “그런 적 없다”→“목격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세 참모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김 전 1차장은 최근 채 상병 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에 대해 직접 목격했다며 기존 입장과 다른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1차장은 11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1장짜리 채 상병 사망 사고 보고를 받았고,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VIP 격노설이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해병대 수사단 보고에 격노하면서 이첩 보류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1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했나’라고 묻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또 ‘국방부 장관에게 02-800-7070 번호로 전화가 간 이후 이첩 보류가 진행됐다’는 질문에도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전화했는지는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과는 상반되는 내용으로, 특검은 당시 회의에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임 전 비서관 등도 동석한 만큼 조만간 이들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VIP 격노설의 ‘키맨’으로 평가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역시 7일 특검 조사에서 이전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전언을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격노를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날 특검에선 “(VIP 격노를 전해 들었다는) 부하들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 김 여사 생일 파티 챙긴 김성훈도 기존 입장 번복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앞장섰다는 혐의를 받는 김성훈 전 차장은 이달 3일 특검 조사에서 기존 수사기관 진술을 뒤집고 새로운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를 바탕으로 6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다. 조치해라” “경찰은 니들이 총기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두려워할 거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 등의 진술을 청구서에 포함했다. 사실상 김 전 차장의 증언 없이는 알기 어려운 내용을 특검이 확보해 영장에 적시한 것이다. 김 전 차장은 앞선 검경 조사에서 줄곧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지시 혐의를 부인해 왔다. 김 전 차장은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이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는 등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생일 축하 행사까지 주도하는 등 대통령 부부를 가까이서 보좌하는 사실상 경호처의 핵심 인사로 불려 왔다. 마지막까지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던 김 전 차장이 최근 특검 조사에서 기존과는 상반된 진술을 한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의 측근도 하나둘씩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일정 등 의전을 총괄 관리했던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이른바 ‘사후 계엄 선포문’과 관련해 “문서 작성과 폐기 모두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과 함께 조사를 받을 땐 “문건을 폐기한 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尹 “국무위원들도 다 떠나”… 추가 진술 번복 주목 법조계에선 윤 전 대통령이 10일 구속되면서 핵심 참모와 측근들의 진술 번복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특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추가 조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의 위법성 등을 인정할지 관심이 모인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전 국무회의를 적법하게 포장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등과 공모해 허위공문서 작성에 관여했다고 의심하지만, 한 전 총리는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특검이 ‘내란 방조’ 혐의를 의심하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특검 조사에서 이전과는 다른 진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국무위원들조차도 다들 자기 살길 찾아 떠났다”며 “아무도 내게 오려고 하지 않는데 내가 누구를 압박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구할 돈도 없고 ‘고립무원’의 상황”이라며 특검의 구속 필요성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핵심 인사들의 진술 변화가 결정적 단서로 작용하며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각종 혐의를 부인하던 복심들이 입장을 바꿔 입을 열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주고 있는 형국이다. 3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달라진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좁혀 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걸 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보고를 받은 뒤 격노했고,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는 ‘해당 회의에서 채 상병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여겨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조사에서 기존과 다른 진술을 내놓았다. 김 전 차장은 검찰과 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에선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및 저지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특검 조사에선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윤 전 대통령이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 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등 김 전 차장의 협조 없이는 확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겼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역시 특검 조사에서 “비상계엄 사후 문서 작성과 폐기 모두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등의 진술을 했다. 각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진술 태도를 바꾸는 관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윤 전 대통령은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국무위원들조차도 다들 자기 살길 찾아 떠난 ‘고립무원’의 상황”이라며 특검의 구속 필요성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검은 구속된 윤 전 대통령에게 14일 오후 2시 서울고검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시 강제 구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핵심 인사들의 진술 변화가 결정적 단서로 작용하며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각종 혐의를 부인하던 복심들이 입장을 바꿔 입을 열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주고 있는 형국이다. 3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달라진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조여가고 있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걸 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보고를 받은 뒤 격노했고,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는 ‘해당 회의에서 채 상병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윤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여겨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조사에서 기존과 다른 진술을 내놓았다. 김 전 차장은 검찰과 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에선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및 저지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특검 조사에선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윤 전 대통령이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등 김 전 차장의 협조 없이는 확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겼다.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역시 특검 조사에서 “비상계엄 사후 문서 작성과 폐기 모두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등의 진술을 했다. 각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진술 태도를 바꾸는 관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윤 전 대통령은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국무위원들조차도 다들 자기 살길 찾아 떠난 ‘고립무원’의 상황”이라며 특검의 구속 필요성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내란 특검은 구속된 윤 전 대통령에게 14일 오후 2시 서울고검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시 강제 구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국무위원들조차도 다들 자기 살길 찾아 떠났습니다.”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은 9일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으면 부하 직원이었던 피의자들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특검 주장에 직접 반박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아무도 내게 오려 하지 않는데 누구를 조종(압박)하겠느냐”며 “변호사를 구할 돈도 없고 이제는 특검이 변호사까지 공격해 혼자 싸워야 하는 고립무원의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에 대한 수사를 예고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윤 전 대통령이 6시간 43분 동안 영장심사를 받는 동안 법원 안팎에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됐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앞서 올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할 당시 친윤 의원 등 40여 명이 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며 서울 한남동 관저에 집결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윤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에서 “경호처 간부들에게 ‘총을 보여주라’고 한 적이 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경찰이 무기 없이 피의자를 잡으려다 다쳤다는 기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왜곡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회유해 진술을 번복시키려 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변호인을 구하기 힘든데 행정관 애들이 조사받으러 나갈 때는 더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부탁하면 마지못해 한번 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다면 핵심 증인들과 말을 맞추는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10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평양에 무인기(드론)를 보내는 등 ‘북풍 몰이’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과 당시 군 관계자들 사이의 증거 인멸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특검이 “(12·3) 비상계엄 선포문이 양복 뒷주머니에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국회 발언에 위증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10일 파악됐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가 열린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특검이 확보한 CCTV에는 한 전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들 자리에 놓여 있는 계엄 문건뿐 아니라 접견실에 남아 있던 문건까지 모두 챙겨 나오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국민 담화문으로 보이는 5장짜리 문건을 살피는 모습도 촬영됐다고 한다.이는 한 전 총리의 기존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문을 받은 줄도 몰랐다는 취지로 줄곧 주장해 왔다. 2월 6일 국회에서는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같은 달 20일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계엄 선포문을)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 국회증언감정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재판이나 조사 과정에서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하면 위증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한 전 총리는 나중에야 ‘가지고 나온 문서 중 나머지 서류들은 필요 없어서 버렸고, 계엄 선포문 2장 중 1장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줬다’는 취지로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실장은 이 문건을 가지고 이른바 ‘사후 선포문’을 만들어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았다. 특검은 한 전 총리를 다시 불러 그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을 방조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탄핵 심판에선 “언론사 단전·단수 내용이 적힌 쪽지를 멀리서 봤다”고 증언했지만, CCTV에는 국무회의 후 한 전 총리와 3장짜리 문건을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중에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최근 ‘무인기(드론) 평양 침투’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 11월 사이에만 5번 이상 날렸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시기였던 만큼, 특검은 드론 작전이 세간의 이목을 돌리고 이후 계엄 선포에 명분을 부여하려는 목적이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10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 달 새 5번 이상 날렸다고 들어”내란 특검은 지난해 10월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 현역 장교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공격, 수사에 대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북풍 몰이’를 기획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두 달 동안) 드론을 5번 이상 날렸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지난해 10월과 11월은 김 여사가 선거를 앞두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인 ‘명태균 게이트’ 등이 정점에 달하던 때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해당 의혹을 수사하며 9월 30일 명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첫 강제수사에 나섰고, 김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 31일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을 논의했다”며 관련 통화 녹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혐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도 10월이었다.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반발해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고 윤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조사하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이유로 ‘개인적인 가정사’를 언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尹 동의하에 외환 추가 수사특검이 10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면서 외환 의혹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충돌을 유도한 뒤 준전시 상황 등이 발생하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을 수 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A 씨로부터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다른 간부에게 말한 것을 전해 들었다”는 진술과 “(무인기 작전을 알게 된) 북한에서 강력 대응 취지로 입장을 내놓자 V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엄청 좋아했다고 전해 들었다. 너무 좋아해서 김 사령관이 (한 번 더 드론을 날려야 하는지) 부담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특검은 △우리 군이 실제로 평양에 드론을 날려 보냈는지 △윤 전 대통령이 드론을 보낸 과정에 개입했는지 △드론을 보낸 배경에 ‘공격 유도’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내란 특검은 10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11일 오후 2시 구속 후 첫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 동안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외환 혐의도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영장 범죄 사실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본인 동의하에 추가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횟수를 정해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방식은 사회 일반 인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전직 대통령 신분을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며 “다만 그 외에는 다른 피의자와 달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특검이 최근 현역 장교로부터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에 북한에 무인기(드론)를 최소 5번 이상 날려 보냈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시기였던 만큼,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세간의 시선을 돌릴 목적으로 ‘북풍 몰이’를 기획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최근 현역 장교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평양에 드론을 날려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드론을 (두 달 내에) 5번씩 날려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김용대 당시 드론작전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라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특검팀은 군이 평양에 드론을 집중적으로 보낸 지난해 10월 무렵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검찰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범위를 넓혀가던 시기였다. 그 무렵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한 유튜버에게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대표를)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일과 한 달 뒤인 11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김건희 특검법’ 등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만 당시 북한이 이틀에 한 번꼴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고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9형’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간 만큼 군의 드론 작전이 맞대응 성격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검팀은 구속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11일 오후 2시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24일 만인 10일 다시 수감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선 다른 피의자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및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1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의 자택이나 국방부 사무실 등 총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영장에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 참석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무위원들조차 본인 살길 찾아 떠납니다. (특검이 제시한) 진술 중 왜곡된 것이 너무 많습니다.”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된 가운데, 전날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이런 취지로 약 20분간 최후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이 증거인멸을 이유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9일 오후 9시 넘어서까지 진행된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최후 진술 기회를 얻어 내란 특검 측의 ‘사건 관련자 회유 등 증거인멸 우려 가능성’ 주장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조차 본인 살길 찾아 떠나려고 국회에 나가서 없는 이야기를 한다”며 “경호처에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시) 총기를 보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는데 왜곡된 진술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특검은 법정에서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의 진술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입회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며 구속 상태로 조사받지 않으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 등을 이용해 참고인들에게 외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회유와 같은 행위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소지 사실을 보이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를 윤 전 대통령에 직접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여성 경찰이 무기가 없이 사건을 처리하려다가 다친 기사를 본 적이 있다”며 “해당 기사를 이야기하다가 경호처는 실탄 소지하는데 왜 경찰은 총기가 배급이 잘 안되는 거냐는, (진술과는) 전혀 맥락이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특검이 비상계엄 직후 허위 사실이 담긴 외신용 PG(언론 공보문)를 작성하게 했다는 또 다른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을 대변하는 대변인에게 대통령 입장을 알리라고 한 것인데 어떻게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후 당시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에게 ‘국회의원 과반수 비상계엄 해제 요구 요건을 알고 있었지만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서 헌정 파괴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액션은 했지만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을 취했다.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외신용 언론 공보문을 작성해 외신에 전파하도록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통해) 재판의 집행을 방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의 집행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사가 청구해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수사기관의 강제 처분일 뿐 재판의 집행이 아니다”라며 “검사가 신청해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명령장이 아닌 허가장이기에, 재판의 집행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위원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미 재판을 받는 내란죄에 흡수되는 혐의로 별죄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범죄 성립도, 범죄사실에 포함될 수도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한 내란 특검은 10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11일 구속 후 첫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수사 방식은 사회 일반 인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전직 대통령 신분을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며 “다만 그 외에는 다른 피의자와 달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원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추가 수사할 만큼 주요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 본문 66쪽 가운데 23쪽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과 관련된 내용이다. 법원이 “대통령경호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던 수사기관과 대치한 것은 불법이며, 이를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는 특검의 주장에 공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法, “주요 증인 회유 가능성”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면 핵심 증인들과 말을 맞출 수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특검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는 등 ‘북풍 몰이’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하 직원이었던 군 관계자들과 말 맞추기 위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는데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영장심사에 걸린 시간은 휴식 시간을 포함해 6시간 43분이었다. 올 1월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첫 영장심사를 받았던 때(4시간 50분)보다 훨씬 길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최소 6개 혐의에 대해 설명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억수 특별검사보를 포함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10명이 남 판사 앞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총 178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법리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수사를 전담해 온 박창환 총경을 비롯한 파견 수사관 여럿도 이날 영장심사에 참여했다.변호인단도 167장 안팎 분량의 PPT 자료를 토대로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이어 남 판사가 특검, 변호인단과 윤 전 대통령 각자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는 식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영장심사가 길어지자 남 판사는 저녁 식사(1시간)와 휴식(10분)을 위해 두 차례 휴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이 인근에서 사 온 나물 도시락으로 식사했다.윤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 말미에 최후 진술을 하면서 “지금 아무도 나한테 오려고 하지 않는데 누구의 진술을 압박하고 무엇을 하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남 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경호원들에 총을 보여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尹, 곧장 서울구치소 독거실 재수감이로써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외환 의혹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법원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내란 혐의 주요 피의자의 구속을 연장한 바 있다.윤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법무부 교정당국이 마련한 호송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대기실로 향했다. 앞서 2017년 3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법원 옆 건물인 서울중앙지검 청사 대기실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에겐 그러한 전직 대통령 예우는 없었다.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확인한 윤 전 대통령은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입고 있던 양복을 비롯한 소지품을 교정당국에 반납했다. 수의로 갈아입은 윤 전 대통령은 이름과 수인(囚人)번호가 적힌 카드를 들고 정면과 좌·우측 뒷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 뒤 구치소 독거실에 수감됐다. 올 3월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4개월 만이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약 7시간에 걸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올 3월 8일 석방된 지 12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열었다. 오후 2시 22분경 본격적으로 시작된 심문은 오후 9시 5분경까지 약 6시간 43분 동안 진행됐다. 올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차 구속영장 실질심사 심문 시간(4시간 50분)을 훌쩍 넘어설 만큼 양측이 치열하게 맞섰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신분으로 헌법에 따른 절차를 위반해 혐의가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면 다른 피의자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도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측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 혐의 수사를 위해서도 구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정치적 목적으로 잘못된 수사를 했으며, 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니므로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에 영향을 줄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도 발언권을 얻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들의 심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20분가량 직접 변론했다. 이날 오후 2시 12분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법원 청사에 도착한 윤 전 대통령은 ‘석방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놓인 심경은 어떤지’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호송차를 타고 오후 9시 반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뒤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특검 “말맞추기 우려”… 尹, 20분 최후진술 “내가 누굴 조종하겠나”[尹 구속영장 심사]6시간 43분 영장실질심사특검-尹측, 170장 안팎 PPT 대결… 판사, 尹에 “총 보여주라했나” 물어저녁식사-휴식 위해 두차례 휴정… 尹, 영장심사뒤 서울구치소 대기“아무도 나에게 오려고 하지 않는데, 내가 누구를 조종(압박)하겠습니까.” 9일 오후 8시경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구속영장 실질심사 법정. 피의자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런 취지로 20분 가량 최후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이 다른 피의자의 진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심사를 맡은 남세진 영장전담판사가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한테 총을 보여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냐’는 취지로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검-변호인단, 각자 170장 분량 PPT로 맞서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2시 22분 법복을 입은 남 판사가 법정 북쪽의 법관 출입구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남 판사가 앉은 법대를 기준으로 왼쪽 검사석엔 윤 전 대통령을 이달 5일 직접 조사한 박억수 특별검사보와 김정국 조재철 부장검사 등 ‘내란 특검팀’ 검사 총 10명이 자리 잡았다. 반대편 변호인석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의 김홍일 송진호 배보윤 채명성 최지우 김계리 유정화 변호사가 앉았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최소 6개 혐의에 대해 설명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남 판사 앞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총 178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법리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변호인단도 167장 안팎 분량의 PPT 자료를 토대로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이어 남 판사가 특검, 변호인단과 윤 전 대통령 각자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는 식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영장심사가 길어지자 남 판사는 저녁 식사(1시간)와 휴식(10분)을 위해 두 차례 휴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이 인근에서 사 온 나물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영장심사에선 윤 전 대통령이 올 1월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경호처 간부들에게 지시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에게 “관저 안으로 수사관들을 들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적법한 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불법 행위를 지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 쇼핑’을 통해 불법 영장을 받은 것이므로, 이를 경호처 직원이 막아선 건 정당한 경호 행위란 주장을 이어갔다.● 특검 “말 맞추기 우려” vs 尹 “정치적 목적에 의한 수사”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는지를 두고도 양측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검은 재판부에 제출한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현재 윤 전 대통령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는 등 ‘북풍 몰이’를 시도했다는 외환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핵심 수사 대상인 군 관계자들과 ‘말 맞추기’를 할 위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는데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정치적 목적에 의한 잘못된 수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영장심사를 마친 윤 전 대통령은 교정당국이 마련한 호송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 앞서 2017년 3월 영장심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전직 대통령 예우’는 없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무도 나에게 오려고 하지 않는데, 내가 누구를 조종(압박)하겠습니까.”9일 오후 8시경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구속영장 실질심사 법정. 피의자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런 취지로 최후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이 다른 피의자의 진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심사를 맡은 남세진 영장전담판사가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한테 총을 보여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냐’는 취지로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검-변호인단, 각자 170장 분량 PPT로 맞서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2시 22분 법복을 입은 남 판사가 법정 북쪽의 법관 출입구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남 판사가 앉은 법대를 기준으로 왼쪽 검사석엔 윤 전 대통령을 이달 5일 직접 조사한 박억수 특별검사보와 김정국 조재철 부장검사 등 ‘내란 특검팀’ 검사 총 10명이 자리 잡았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수사를 전담해온 박창환 총경을 비롯한 파견 수사관 여럿도 이날 영장심사에 참여했다. 반대편 변호인석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의 김홍일 송진호 배보윤 채명성 최지우 김계리 유정화 변호사가 앉았다.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최소 6개 혐의에 대해 설명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남 판사 앞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총 178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법리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변호인단도 167장 안팎 분량의 PPT 자료를 토대로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이어 남 판사가 특검, 변호인단과 윤 전 대통령 각자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는 식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영장심사가 길어지자 남 판사는 저녁 식사(1시간)와 휴식(10분)을 위해 두 차례 휴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이 인근에서 사 온 나물 도시락으로 식사했다.영장심사에선 윤 전 대통령이 올 1월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경호처 간부들에게 지시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에게 “관저 안으로 수사관들을 들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적법한 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불법 행위를 지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 쇼핑’을 통해 불법 영장을 받은 것이므로, 이를 경호처 직원이 막아선 건 정당한 경호 행위란 주장을 이어갔다.● 특검 “말 맞추기 우려” vs 尹 “정치적 목적에 의한 수사”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는지를 두고도 양측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검은 재판부에 제출한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현재 윤 전 대통령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는 등 ‘북풍 몰이’를 시도했다는 외환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핵심 수사 대상인 군 관계자들과 ‘말 맞추기’를 할 위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는데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정치적 목적에 의한 잘못된 수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영장심사를 마친 윤 전 대통령은 교정당국이 마련한 호송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 앞서 2017년 3월 영장심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전직 대통령 예우’는 없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을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A4용지 66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게 직접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적시했다. 특검은 계엄 선포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4일 경찰 등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같은 달 7일 오후 4시경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비화폰으로 지시를 내린 사실을 포착했다. 해당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니가 통신에 대해 잘 안다매?” “비화폰 관련 규정이 어떻게 돼?” “서버 삭제는 얼마마다 한 번씩 되냐?” 등의 구체적인 사안을 질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다시 연락해 “수사받는 세 사람(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단말기를 그렇게 놔둬도 되느냐,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도)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다, 조치해라”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장이 오후 4시 10분경 비화폰을 관리하는 지원본부장 김모 씨에게 전화해 “대통령님이 말씀하시더라, 조치하라고 하신다,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도 있지 않냐”며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를 명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씨가 지시를 이행하지 않자 김 전 차장이 수차례에 걸쳐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라며 비화폰 기록 삭제를 독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화폰 서버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고, 실제로 삭제가 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12·3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비화폰 통신기록 삭제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을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A4용지 66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게 직접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적시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를 통해 계엄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특검은 계엄 선포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4일 경찰 등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같은 달 7일 오후 4시경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비화폰으로 지시를 내린 사실을 포착했다. 해당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니가 통신에 대해 잘 안다매?” “비화폰 관련 규정이 어떻게 돼?” “서버 삭제는 얼마마다 한 번씩 되냐?” 등의 구체적인 사안을 질문한 것으로 조사됐다.이어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다시 연락해 “수사받는 세 사람(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단말기를 그렇게 놔둬도 되느냐,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도)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다, 조치해라”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특검 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장이 오후 4시 10분경 비화폰을 관리하는 지원본부장 김모 씨에게 전화해 “대통령님이 말씀하시더라, 조치하라고 하신다,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도 있지 않냐”며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명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씨가 지시를 이행하지 않자 김 전 차장이 수차례에 걸쳐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라며 비화폰 기록 삭제를 독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을 통해 비화폰 관리부서장인 김 씨에게 직권을 남용하도록 교사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를 적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화폰 서버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고, 실제로 삭제가 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4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1차 조사 후 연이어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을 조사하면서 5일로 예정된 2차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내란 특검 사무실인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특검은 이 부총리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 불참한 배경과 4일 새벽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총리는 국회 등에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보장된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국무위원 전원을 조사하겠다는 것이 특검의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도 불러 조사했다. 올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의혹, 계엄 직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의 비화폰 삭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해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인사로 임명된 신임 지검장들이 4일 취임식을 열고 검찰 개혁과 내부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로 첫 출근하며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그동안 해 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취임식에선 “국민이 수년간 지켜보았던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밝혔다. 이어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 잘못에는 침묵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했다. 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아픈 부분은 국민들로부터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생 침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역량을 집중하고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날 오전 취임식에서 검찰 스스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지검장은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지검장은 취임식을 가진 이날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인사로 임명된 신임 지검장들이 4일 취임식을 열고 검찰 개혁과 내부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로 첫 출근하며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그동안 해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했다.이어 취임식에선 “국민이 수년간 지켜보았던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밝혔다. 이어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 잘못에는 침묵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했다.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아픈 부분은 국민들로부터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생 침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역량을 집중하고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날 오전 취임식에서 검찰 스스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지검장은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지검장은 취임식을 가진 이날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4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1차 조사 후 연이어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을 조사하면서 5일로 예정된 2차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내란 특검 사무실인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특검은 이 부총리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 불참한 배경과 4일 새벽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총리는 국회 등에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보장된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국무위원 전원을 조사하겠다는 것이 특검의 방침이다.특검은 이날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애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의혹, 계엄 직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의 비화폰 삭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김건희 특검은 전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채상병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해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발의하고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검찰개혁은 신중해야 한다”는 결론이 담긴 국회 보고서가 나왔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검찰청 폐지, 공소청 설치 법안,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 “검찰이 보유한 중대범죄수사 기능을 분리해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것이 국가 수사역량 및 범죄 대응력, 국민의 신속한 권리구제 등에 미칠 영향을 충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보고서는 “검찰 수사 권한을 다른 기관에 부여한다면 수사·기소의 공정성·객관성 확보 및 각종 권한의 합리적 행사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부패·경제범죄 등 검찰이 장기간 축적해온 수사 역량이나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앞서 ‘검찰개혁 4법’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민형배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핵심 내용은 검찰 수사권을 중수청에 넘기고, 기소 여부 결정과 공소 유지만을 담당하는 공소청을 신설하는 것이다.보고서는 법안에 포함된 중수청 신설과 관련해, 국가수사본부(국수본)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과거 유사 기관의 신설이 효과를 내지 못한 점을 근거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국수본 설립 등 경찰 수사 기능이 확대됐으나 경찰은 수사 업무 부담 가중으로 사건 처리기간 지연, 경찰관의 수사 부서 회피로 인한 수사 역량 약화 등이 나타났다”며 “공수처의 경우 협소한 조직 규모, 설립 초기부터 지속되는 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또 보고서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한 헌법과 검찰 폐지 법안이 충돌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헌법에 ‘검찰총장’이 명시돼 있는데, 하위 법률에서 이를 ‘공소청장’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도 소개하며 “헌법 개정 없이 헌법상 명칭을 법률로 바꾸는 것을 허용할 경우 입법자의 의사에 따라 헌법 규정을 실질적으로 변경함으로써 헌법의 최고 규범성을 형해화하는 결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이 보고서는 검사의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해외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2017년 기준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약 77%인 27개국이 헌법이나 법률에 명시적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개시한 지 하루 만인 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첫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 13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컴퓨터에 저장된 각종 파일과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국민적 관심사 집중돼 우선 수사”특검팀은 이날 삼부토건, 디와이디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 특검법 제2조 1호는 주식회사 삼부토건 등에 대해 주가를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사건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검팀이 공식 출범 이후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선택한 것은 다른 수사 대상과 비교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삼부토건 사건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 조사를 거쳐 올해 4월 서울남부지검에 이첩됐다. 지난달 특검팀이 검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사실상 금감원 조사만 거친 셈이라 수사가 상대적으로 적게 된 편이다. 특검팀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는 점도 우선순위에 고려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건을 (먼저) 시작한 건 국민적 관심사가 큰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삼부 체크하고” 카톡이 의혹 출발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던 중 불거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체크하고”라고 발언했는데, 이것이 주가조작 의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던 때였다. 실제 삼부토건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뒤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급등하면서 주가조작 의혹은 더욱 불거졌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주가조작 의혹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올해 4월 삼부토건 전현직 대표이사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당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부정거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발장을 받은 검찰도 “사건의 성격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장기간 관련 조사를 진행해 온 금감원에 사건을 수사 지휘했다”며 사건을 금융당국에 다시 이첩했다.● 특검, 김 여사 개입 여부 수사 특검팀이 이날 삼부토건 사건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김 여사가 연루된 의혹 중 가장 먼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검찰에 고발될 당시 김 여사가 고발 대상에서 빠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추가 조사된 게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구체적 수사 내용이라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인적, 물적 수사 대상이 넓어질 거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부토건과 김 여사의 관계는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가 김 여사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녹취엔 “삼부(토건) 회장님하고는 되게 오랫동안 우리 가족같이 친하게 지냈고, 우리 다 그런 가족 사이고”라는 김 여사의 육성이 담겨 있다. 다만 해당 발언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을 일컫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부토건은 2015년 법정관리 이후 조 전 회장에게 넘어갔는데,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건 그 전에 회사를 이끌었던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장은 혈연관계가 아니며, 특검의 수사는 조성옥 전 회장의 삼부토건이 대상이다. 조성옥 전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김건희, 윤석열, 이종호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인연도 없다”며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당시 주가가 올라가기에 팔아서 처분한 것뿐”이라고도 말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조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조 전 회장의 휴대전화 등도 확보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