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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돌파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오찬을 갖고 기업의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등 증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민주당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과 청와대가 자본시장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겠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당 특위는 자본시장 개선을 위한 후속 과제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 상장 방지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 의원은 “상속세를 낮추기 위해 상장사가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르는 것과 계약사를 추가로 상장시키는 중복 상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S그룹의 중복 상장 문제를 거론하며 “이런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된다”며 “거래소가 이런 중복 상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통령은 증시 활황으로 8개월간 3000만 원 이상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8일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총 3개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사실을 공개했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과 코스닥 150 지수를 따르는 ‘KODEX 코스닥 150’을 각각 2000만 원가량 한 번에 매수했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다른 ETF 상품인 ‘TIGER 200’은 매달 100만 원씩 적립식으로 5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달 21일 종가 기준 지난해 5월 28일 대비 KODEX 200 수익률은 102%, KODEX 코스닥 150의 수익률은 30.9%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코스피가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다. 1956년 한국 주식 시장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지 70년, 1983년 코스피를 첫 산출한 지 43년 만에 오른 고지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대기업의 실적 호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며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코스피는 이날 오전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올랐다. 오후 조정을 거쳐 전 거래일 대비 0.87% 오른 4,952.53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557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친 가운데 외국인은 2262억 원어치, 기관은 3740억 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불과 9개월 전만 해도 국내 증시는 암울했다.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 부과 정책 발표 등 영향으로 지난해 4월 9일 2,293.7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지난해 6월 3,000을 회복하며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반도체 업황 부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맞물리며 지난해 10월 27일 사상 첫 4,000을 넘어섰다. 기세를 탄 코스피는 올 들어 12거래일 랠리를 이어갔고, 9개월 만에 2배 이상으로 오르며 5,000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17.5%로 주요 20개국(G20) 중 1위다.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반도체, 자동차, 방산, 조선 산업의 우량 대기업이 5,000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넘어서며 중국 텐센트를 제치고 아시아 시총 순위 3위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호황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5,000 돌파 요인으로 꼽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코스피 5,000 돌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주가 상승세가 실물 경제 성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였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 코스피가 재차 하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코스피가 22일 전인미답인 5,000고지를 밟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된 현상이라는 회의론도 제기한다. 잠재 성장률은 1%대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고, 그나마 실제 경제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주가 호황의 착시 현상에 빠져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2024년(2.0%)의 절반으로 꺾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3.2%) 이후 가장 부진했던 건설투자(―9.9%)가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간신히 경제성장률 1%에 턱걸이할 수 있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 없었다면 지난해 성장률이 0.4%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증가 등으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긴 했지만,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 착시 효과 등으로 증시와 실물경제 사이 괴리가 크다”고 꼬집었다.문제는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분간 반도체 호황은 이어질 수 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3% 회복’을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고 노동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 대한 적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만성적인 허약 체질로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도 성장을 좀먹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여당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처리까지 예고하면서 재계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명휘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향적인 규제 완화로 기업 자율성과 경쟁력을 키워야 한국 경제 잠재력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5,000을 넘어 우상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한국은행이 네이버와 협력해 업무 전반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마련했다. 한은은 네이버 AI 기술로 자료 검색과 분석 등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일반인도 연내에 일부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한은과 네이버는 21일 ‘공동 AX 콘퍼런스’를 열고 금융·경제 분야 전용 AI 서비스 ‘보키(BOKI)’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보안이 중요한 중앙은행 업무 등을 고려해 한은 내부망에 구축됐다. 폐쇄망 내에서 AI 학습과 추론이 완결되도록 설계해 국가 핵심 데이터의 유출을 차단했다. 세계 중앙은행 중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은 측은 밝혔다. 한은은 BOKI 개발을 위해 1년 반에 걸쳐 내부 자료를 디지털화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설치하고, AI 서비스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한은 임직원들은 BOKI에 조사연구 자료에 관한 질문과 답변, 자료 비교 분석, 데이터 분석 방법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한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 홈페이지에도 AI 기능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이창용 총재는 “3월 망 분리 개선이 완료되면 AI 활용 범위와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한국은행이 네이버와 협력해 업무 전반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마련했다. 한은은 네이버 AI 기술로 자료 검색과 분석 등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일반인도 연내에 일부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한은과 네이버는 21일 ‘공동 AX 컨퍼런스’를 열고 금융·경제 분야 전용 AI 서비스 ‘보키(BOKI)’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보안이 중요한 중앙은행 업무 등을 고려해 한은 내부망에 구축됐다. 폐쇄망 내에서 AI 학습과 추론이 완결되도록 설계해 국가 핵심 데이터의 유출을 차단했다. 세계 중앙은행 중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은 측은 밝혔다. 한은은 BOKI 개발을 위해 1년 반에 걸쳐 내부 자료를 디지털화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설치하고, AI 서비스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한은 임직원들은 BOKI에 조사연구 자료에 관한 질문과 답변, 자료 비교 분석, 데이터 분석 방법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한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 홈페이지에도 AI 기능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이창용 총재는 “3월 망 분리 개선이 완료되면 AI 활용 범위와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오르면서 넉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지수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76(2020년 기준 100)으로 지난해 11월(121.31)보다 0.4% 높아졌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다. 세부 항목별로는 농산물(5.8%)과 수산물(2.3%)을 포함해 농림수산품이 3.4% 상승했다. 사과(19.8%), 감귤(12.9%), 닭고기(7.2%), 물오징어(6.1%) 등이 뛰었다. 공산품 중에서는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 및 전자기기(2.3%)가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D램(15.1%), 플래시메모리(6.0%)등도 크게 올랐다. 산업용 도시가스(1.6%), 금융·보험(0.7%), 음식점·숙박(0.4%)도 소폭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공산품 가격이 반도체 제품 중심으로 오르고 농림수산품도 올라 전반적으로 지난해 12월 생산자 물가가 높아졌다”며 “소비자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될지는 기업의 경영 여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4% 높아졌다. 원재료(1.8%), 중간재(0.4%), 최종재(0.2%)가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분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0.4% 상승했다. 농림수산품(3.2%), 공산품(0.5%)이 상승을 주도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은행이 왜 음식 배달 사업을 하지?’ 신한은행이 2022년 1월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공공 배달 앱 ‘땡겨요’를 선보이며 뛰어들자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은행을 예·적금 관리와 대출 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만 인식해 온 대중에게, 은행의 배달 시장 진출은 생소한 행보였기 때문이다. 은행이 고유 업무가 아닌 영역에 진출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금융당국은 신한은행의 배달 앱은 허용해 줬다. 민간 배달 앱 수수료율(7.8%)에 비해 2%의 낮은 수수료율을 제공해 자영업자와 상생한다는 취지나 음식점 주문 데이터 등으로 자영업자 신용을 평가해 대출하는 혁신성을 의미 있게 본 것이다. 배달 앱은 지난해 11월 배달 앱 시장 점유율 7.7%까지 성장했지만, 신한은행은 고민이 많다. 앱의 사업 규모가 커져 분사해서 사업을 더 키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분사시키려면 은행법에 따라 은행은 지분의 15%까지만 가질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거대 민간 자본이 지분 대부분을 가져가면 배달 앱의 공공성이 희석되기 쉽다”며 “우리 앱처럼 공공성이 있는 플랫폼은 분사할 때 은행 지분을 높일 수 있게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혁신 금융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금융권 자금을 과열된 부동산과 손쉬운 대출에서 혁신 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틀기 위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회사들은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혁신 금융을 벤치마킹하고 싶어도, 규제 탓에 못 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 금융지주 출자 규제 완화안, 9개월째 제자리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핀테크에 대한 금융지주회사의 출자 제한을 5%에서 15%로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지주가 혁신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 등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그룹들은 출자 제한 비중과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출자 제한을 10%포인트 늘린다고 재무적(FI) 투자자가 하는 수준 이상으로 협업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출자 제한 범위를 핀테크 산업에 한정하는 것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웹3.0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출자 범위를 핀테크 외 다른 분야로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해당 개정안은 9개월이 지나도록 국회에 제출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5대 금융이 생산적 금융에 441조 원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생산적 금융’ 분야로 분류되는 74.7%(331조 원)를 차지하는 대출에 대한 세부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 생산적 금융 대출로 볼 수 있을지 모호하다. 이 사람이 데이터센터를 지은 뒤 센터에서 임대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출이 아닌 혁신 산업에 대출하자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를 고려하면 이런 경우는 생산적 금융으로 분류할지 애매하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했다가 나중에 생산적 금융 여신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금융 당국에서 큰 틀에서의 지침을 제공해야 속도와 실행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 투입 자금 중 50조 원이 배당된 정책 펀드(국민성장펀드)가 잘 굴러가도록 주식의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기준을 더 완화해 달라는 의견도 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RWA를 산정할 때 기업 대출, 주식 등 비교적 모험적인 투자에는 가계대출보다 높은 위험 가중치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건전성을 양호하게 관리하기 위해 모험 투자를 꺼리는 편이다. 은행들이 정책 펀드 투자를 꺼리지 않게끔 건전성 기준을 낮춰 달라는 의미다. ● 보험사들 “건전성 규제 부담 덜어줘야” 보험사들은 비상장 주식에 해당하는 정책 펀드에 투자할 때 요구 자본을 계산할 경우 충격 수준 또는 위험계수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요구 자본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반드시 적립해야 하는 최소한의 자본을 말한다. 지금 규제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충격 수준은 49% 정도인데, 유럽 등 선진시장의 상장 주식이나 장기 보유 주식(25∼35%)에 비해 높다는 얘기다. 당국이 요구하는 충격 수준이나 위험계수가 높으면 보험사들은 자본을 많이 쌓아둬야 해 부담이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충격 수준이 높으면 펀드 투자에 대한 장부가액이 하락해 자본과 순자산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요구 자본 증가로 이어진다”며 “당국이 충격 수준을 완화하면 건전성 규제를 맞추는 부담을 덜어 투자가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신기술금융사가 투자 목적회사(SP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 자금 차입을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신기술금융사가 신기술 투자조합을 만들어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형태다. 그런데 재원이 한정돼 투자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의 실행을 위한 고환율 등 복합적인 거시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는 해외·투자은행(IB) 부문의 헤지 비용과 이익 변동성을 키우고, 재정 확대·기업 조달 비용 증가로 시장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기업금융·인프라 금융의 조달 비용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돈 안 되는 초기 단계, 정부가 총대 메야” 마중물 전략 강조中 빅펀드, 금융지원 추가 확보 기여테마섹 모델, 국가 전략산업 육성성공한국판 생산적 금융이 성공하려면 정부는 정책 금융으로 연구개발(R&D)과 초기 사업단계 자금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민간 금융이 투자하기 어려운 단계에선 정부의 자금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생산적 금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초혁신경제 선도를 위한 한국 금융의 생산적 지원 역할 강화 전략’ 자료에 따르면 정책 금융은 혁신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하고 초기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다. 첨단 제조와 신산업의 경우, 민간 금융으로선 지출하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긴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서 단독으로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중국이 눈에 띄는 사례로 꼽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발표한 산업정책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하기 위해 생산적 금융 정책을 내놨다. 첨단·신흥산업으로 장기 자금이 집중될 수 있도록 국영은행을 중심으로 저리 대출을 지원했다. 정부 자금이 투입된 사모펀드(GGF)는 적극적인 대내외 투자에 나섰다. 국가 반도체 산업투자 펀드(빅펀드)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국가 재정을 투입해 2014년 1기, 2019년 2기, 2024년 3기 빅펀드를 출범시켰다. 3개 국영 펀드의 자본금 규모 합계는 6868억5000만 위안(약 145조3031억 원)에 이른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빅펀드 투자는 대상 기업이 은행 대출 등 여타 금융 지원까지 추가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며 “빅펀드가 투자한 기업은 금융회사에 정책 정합성, 투자 적격성 신호로 인식되고 대외 신용도도 높아져 중장기 설비 대출·회사채 발행이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도 국가 전략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데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KDI는 “항공·통신·금융 등 기간산업 기반 구축에서 시작해 인공지능(AI)·바이오·첨단 제조까지 전략기술 투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짚었다. 민간 금융은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대규모 양산, 해외 확장 단계에서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예컨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세쿼이아 캐피털, GGV 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미국·유럽 진출에 필요한 마케팅·인프라 비용을 지원받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소프트뱅크와 야후의 투자를 받아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영국이 아닌 다른 유럽 나라에 있었다면 우리의 아이디어는 아직 머릿속에서만 존재했을지 모른다.” 영국 친환경 냉동운송 시스템 스타트업인 선스왑의 공동 창업자 앤드루 스시스 최고경영책임자(COO)는 지난해 12월 15일 영국 수도 런던 인근 서리의 연구개발(R&D)센터를 아시아 언론 최초로 동아일보에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선스왑이 2020년 창업 후 5년 만에 트럭 냉동운송계의 ‘게임 체인저’로 성장한 비결은 영국의 기후테크 전문 벤처캐피털(VC)에 있다는 얘기다. 그는 “기후테크 VC들은 아이디어의 싹을 틔우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시작으로 실제 사업성을 갖춰 주는 액셀러레이팅까지 한다”고 말했다. ● 탈탄소 냉동 트럭으로 운송비 81% 감소 선스왑은 디젤 기반 냉동 시스템이 30년 이상 독주하던 트레일러 업계에서 ‘신성’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와 태양광으로만 운영되는 ‘탈탄소 냉동 시스템’을 개발해 급성장하고 있다. 트레일러 상부와 측면에 고효율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설치하면 운행 중에도 자체적으로 충전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트럭 1대당 이산화탄소 배출을 연간 12t 줄일 수 있다. 냉동 트레일러 운영 비용도 디젤 차량 대비 최대 81%까지 줄었다. 선스왑은 앤드루 등 공동 창업자 3명이 시작한 작은 회사였다. 사업이 아이디어 단계에 불과했던 2020년 기후테크 전문 VC ‘서스테이너블 벤처스’가 전격적으로 15만 파운드(약 3억 원)를 투자하면서 연구개발의 기반이 마련됐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단순 자금 투자뿐 아니라 사무공간을 제공했다. 1년간 재무, 마케팅, 영업, 웹사이트 디자인 등 실무를 돕고, 다양한 교육을 지원했다. 축적된 기후테크 컨설팅 노하우를 살려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유통망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다. ● 기후테크 VC의 전문성, 성공의 밑거름 사업이 물꼬를 트자 추가 투자가 이어졌다. 영국 유력 바클리 은행, 정부 기후펀드 ‘클린 그로스 펀드’, ‘브리티시 그로스 펀드’ 등이 투자를 결정했다. 셸벤처스의 투자는 선스왑이 유럽 전역의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투자는 ‘기술 혁신’으로 이어졌다. 투자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자체적인 시험 데이터가 쌓이면서 ‘데이터 기반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갖추게 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시간이 지나면서 배터리 기능을 최적화시키는 시스템까지 마련했다. 선스왑 관계자는 “기존 디젤 기반 냉동 운송 체계는 성능이 떨어지고 고장이 나도 왜 그런지 알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배터리와 냉동 수준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3명이 창업을 꿈꿨던 회사는 현재 직원 100명인 중견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사무실 규모도 6배로 확장했다. VC가 스타트업을 직접 인수하며 기술 혁신이 가속화된 사례도 있다. 영국 노팅엄에 본사를 둔 풍력발전기 예측 정비기업 오닉스는 2024년 세계적인 금융그룹 맥쿼리가 지분을 100% 확보하며 기술 혁신이 속도를 냈다.오닉스는 사전에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기 힘들고, 한 번 고장 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풍력발전 터빈을 실시간 점검하는 회사다. 기존에는 풍력발전의 고장 탐지와 진단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맥쿼리의 인수 뒤 감속 운전 여부, 수리 시점, 자원 투입 계획까지 AI로 운영되는 솔루션으로 진화했다. 단순 경보 시스템을 넘어 풍력발전소의 총운영비까지 줄이는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다. 알렉시스 그레논 오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맥쿼리의 투자로 자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인재들이 합류하면서 개발 역량이 급속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VC의 투자 손실 지원하는 영국 정부유럽 지역에서 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혁신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SEIS 제도가 대표적이다. 영국 정부는 SEIS를 통해 개인투자자가 소규모 기업에 투자하면 최대 50%까지 소득세를 공제해 준다. 투자 주식을 3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투자에 실패해도 손실을 부분적으로 보전해 투자 리스크를 낮춰 준다. 스타트업 컨설팅 전문 기업 도헤 글로벌의 율리아나 이사는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영국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한 건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라며 “아이디어 단계에서도 민간 VC들이 망설임 없이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을 키우는 제도들도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영국 정부의 연구개발 보조금 지원 제도인 ‘이노베이트 UK’는 초기 개발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지만, 지분을 취득하지 않는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실제 투자에 적용하는 셈이다. 영국 정부가 기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안정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비결이다. 오닉스 관계자는 “미국은 정권에 따라 기후 정책이 달라지는데, 영국은 5년 단위 탄소 감축 예산이 법으로 이미 규정돼 있어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기후 스타트업 160여 개 품은 英 벤처캐피털창업가 500여 명 자유롭게 드나들어고액 투자자들의 방 별도로 마련“회사 맞아? 카페 아닌가?”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명물 런던아이 인근. 100년 넘은 바로크풍 흰색 벽돌 건물 5층에 들어선 기후테크 전문 벤처캐피털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사옥의 첫인상은 이랬다. 회사 외부는 영국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를 연상케 했지만, 실내로 들어서자 파티룸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입구 바로 앞 카페에선 직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디저트를 30% 할인가로 즐기며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1인용 방에 누워 생각에 빠진 이들도 있었다. 회사 사무실이라곤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이 건물은 1900년대 초부터 런던의 행정기관으로 사용되다 최근 37년간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방치돼 왔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3년 전 런던 중심부의 건물을 ‘기후 테크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공간의 벽과 바닥은 100년 넘은 기존 자재를 그대로 유지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다만 가구, 파티션 등 사무실 인테리어는 모두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공간이 사고를 지배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간을 추구한 것이다. 앤드루 워즈워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영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160여 개의 기후 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출퇴근 시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이색적인 건 이 공간에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초기 단계부터 교류하며 투자할 회사들을 모색한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는 전형적인 VC를 넘어 유망한 기업을 아이디어 단계부터 발굴해 사업 모델을 함께 성장시켜 나가 ‘기후테크 생태계’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즈워스 CEO는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가상의 공동 창업자에 가깝다”며 “기후테크 기업들의 어려움을 초기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환율이 올라가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자산이 많기 때문에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멈추지 않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일각에서 금융위기를 우려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다만 중앙은행 수장이 금융위기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자세히 설명한 데 대해 그만큼 국내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환율이 올라가면 서민들이나 내수 기업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현재는)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며 “외화부채가 많아서 그걸 못 갚으면 기업이 부도가 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우리가 대외 자산이 많고 우리나라에 달러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이 중요 이유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정책은 환율을 보고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금리 결정 이유와 방향을 보여주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금리를 낮추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환율이 상승했다는 주장에는 “사실이 아니고 당황스럽다”며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달러와 무관하게 원화만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 12월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환율이 올라가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자산이 많기 때문에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멈추지 않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일각에서 금융위기를 우려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다만 중앙은행 수장이 금융위기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자세히 설명한 데 대해 그만큼 국내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500원을 향하게 되면 경제 위기라고 보는가’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환율이 올라가면 서민들이나 내수 기업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현재는)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며 “외화부채가 많아서 그걸 못 갚으면 기업이 부도가 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우리가 대외자산이 많고 우리나라에 달러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팔지 않고 빌려만 주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이 중요 이유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근접한 가운데 금리를 더 낮추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날 한은은 금리 결정 이유와 방향을 보여주는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며 금리 인하 주기의 종료를 시사했다.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의 경우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5명이 연 2.5% 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다만 그는 “금리정책은 환율을 보고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며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고, 금리를 내리던 국면에서 홀드(동결)하는 국면으로 가고, 필요에 따라서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며 5회 연속 동결했다. 금리 결정 이유와 방향을 보여주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선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인하 사이클(주기) 종료를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한은 금통위는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과 8월, 10월, 11월 회의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금통위는 의결문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줄이면서 앞으로 경제·금융 지표에 따라 동결·인하뿐 아니라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이번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에도 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인하 가능성을 전망한 금통위원은 1명이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회의 당시에는 3개월 뒤 금리변동 가능성에 대해 동결 3명, 인하 3명으로 의견이 나뉘었으나 이번에는 동결이 2명 늘어난 것이다.이에 따라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의 만장일치 동결과 결정문의 ‘인하 가능성’ 삭제는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힘을 실은 것은 고환율이다. 14일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0거래일 연속 오르며(원화 가치 하락) 14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청와대와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 이후 1429.1원(지난해 12월 29일)까지 떨어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기준금리가 연 3.75%인 미국과의 차이가 벌어지면 더 높은 이율을 좇아 자금이 유출되며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실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의 구두 개입 이후 146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해 1473원대에 거래되고 있다.여기에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점도 동결 결정의 요인 중 하나다. 한은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은 10·15 대책이 나온 뒤인 지난해 11월에도 0.8% 상승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1∼10월 빠져나간 외화의 순유출 규모가 196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14일 ‘외환시장 공동 정책 심포지엄’ 발표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한은은 이 기간 해외 증권 투자,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커져 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화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같은 기간 순유출 규모(5억 달러)의 30배에 달한다. 한국 경상수지 흑자액은 2024년 990억 달러를 거뒀고 지난해에는 11월까지 1018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 확대, 수출 기업의 환전 지연 등으로 과거처럼 ‘경상수지 흑자=환율 안정’ 공식이 기계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 국내 잠재 성장률 하락 등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2거래일 연속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일본에서 국회(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재정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자 엔화 약세-달러 강세를 보였고 이것이 원화 약세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9.45엔까지 오르며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한국거래소가 이르면 6월 말부터 하루 주식 거래시간을 12시간으로 늘린다. 이에 따라 오전 7시부터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14일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과 별도로 호가가 이전되지 않는 프리마켓(오전 7~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운데 1시간(오전 8~9시)을 제외한 12시간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정규장 개장 전 시간외 종가 매매(오전 8시30분~8시40분)와 장 종료 이후 시간외 종가 매매(오후 3시40분~4시)는 유지된다. 장 개시 전 시간외 대량·바스켓·경쟁대량 매매는 기존보다 1시간 이른 오전 7~9시로 늘어난다. 장 종료 후 시간외 대량·바스켓 매매도 오후 3시40분~6시에서 오후 3시40분~8시로 변경된다. 애프터마켓 운영에 따라 오후 4~6시 단일가매매는 사라진다. 장전 동시호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거래소는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6월 29일까지 제도 도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12시간 거래 추진은 그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1~10월 빠져나간 외화의 순유출 규모가 196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14일 ‘외환시장 공동 정책 심포지엄’ 발표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한은은 이 기간 해외 증권 투자,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커져 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화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같은 기간 순유출 규모(5억 달러)의 30배에 달한다.한국 경상수지 흑자액은 2024년 990억 달러를 거뒀고 지난해에는 11월까지 1018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 확대, 수출 기업의 환전 지연 등으로 과거처럼 ‘경상수지 흑자=환율 안정’ 공식이 기계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 국내 잠재 성장률 하락 등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2거래일 연속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일본에서 국회(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재정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자 엔화 약세-달러 강세를 보였고 이것이 원화 약세를 불러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9.45엔까지 오르며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훼손되거나 오염돼 한국은행에 환수된 손상 화폐가 2조8404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13일 발표한 ‘2025년 중 손상 화폐 폐기 규모’에서 지난해 손상 화폐 3억6401만 장(약 2조8404억 원)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손상 화폐란 시중에서 유통되다 한은으로 환수된 화폐 중 훼손이나 오염 등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정된 화폐를 의미한다. 2024년(4억7489만 장)에 비해 약 23% 줄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시중 금리 하락으로 화폐 수요가 증가해 환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길이가 4만4043km로 지구 한 바퀴(약 4만 km)를 돌고도 남는다. 층층이 쌓으면 총높이는 14만7017m로 에베레스트산(8848m)의 17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65배에 달한다. 손상 화폐 권종별로는 1만 원권이 절반에 가까운 49.3%를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이 35.2%였다. 5만 원권(7.8%), 5000원권(7.6%)의 비중은 한 자릿수였다. 동전은 100원이 43.9%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0원(24.2%), 10원(23.8%) 등의 순으로 많았다. 불에 타는 등 화폐가 손상돼 사용할 수 없게 될 때 남아 있는 면적이 전체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 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절반을 교환받을 수 있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 제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훼손되거나 오염돼 한국은행에 환수된 손상화폐가 2조8404억 원으로 집계됐다.한은은 13일 발표한 ‘2025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서 지난해 손상화폐 3억6401만 장(약 2조8404억 원)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손상화폐란 시중에서 유통되다 한은으로 환수된 화폐 중 훼손이나 오염 등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정된 화폐를 의미한다. 2024년(4억7489만 장)에 비해 약 23% 줄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시중 금리 하락으로 화폐 수요 증가해 환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길이가 4만4043km로 지구 한 바퀴(약 4만km)를 돌고도 남는다. 층층이 쌓으면 총 높이는 14만7017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7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65배에 달한다.손상화폐 권종별로는 1만 원권이 절반에 가까운 49.3%를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이 35.2%였다. 5만 원권(7.8%), 5000원권(7.6%)의 비중은 한 자릿수였다. 동전은 100원이 43.9%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0원(24.2%), 10원(23.8%) 등의 순으로 많았다.불에 타는 등 화폐가 손상돼 사용할 수 없게 될 때 남아있는 면적이 전체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 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절반을 교환 받을 수 있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 제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외환 당국의 지난해 말 구두 개입 이후 처음으로 1460원대로 오르며(원화 가치 하락) 마감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련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유럽과 긴장감이 팽팽해져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80원까지 오르면 당국이 재차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美 베네수엘라 공습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8원 오른 1468.4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6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23일(1483.6원) 이후 서울 외환시장 거래일 기준으로 10일 만이다. 당국이 지난달 24일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선 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거래일 기준으로 10일간 1460원대 밑으로 유지하다 다시 반등했다. 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장중 147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외환 당국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서고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를 하며 내렸던 환율은 결과적으로 개입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29.4원이나 오르며 상승세다.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자 2일 98.42였던 달러인덱스는 11일 99.24까지 0.8%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엔, 유로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여기에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겹치며 수급이 환율을 자극했다. 미연방 검찰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과 일본 조기 총선 관측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중자금이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쉽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언제 다시 개입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국이 인위적으로 낮춘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꺾을 수 없다”며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르면 시중에 달러를 더 푸는 등의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와 외환 당국이 내놓는 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며 “연내 환율이 1600원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5년 만에 20조 원 돌파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47(0.84%) 오른 4,624.79로 마감했다. 올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4,600을 넘은 지 세 번 만에 종가 기준으로도 4,600을 넘겼다. 투자자 자금도 증시로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92조8537억 원이다. 처음으로 90조 원을 넘었다. 한 달 전에 비해 13조4678억 원(16.9%)이나 증가했다. 이달 2일부터 12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4조1050억 원으로 집계되며 2021년 1월(26조4778억 원) 이후 5년 만에 20조 원을 넘겼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외환 당국의 지난해 말 구두 개입 이후 처음으로 1460원대로 오르며(원화 가치 하락) 마감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련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유럽과 긴장감이 팽팽해져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80원까지 오르면 당국이 재차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美 베네수엘라 공습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8원 오른 1468.4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6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23일(1483.6원) 이후 서울 외환시장 거래일 기준으로 10일 만이다.당국이 지난달 24일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선 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거래일 기준으로 10일간 1460원대 밑으로 유지하다 다시 반등했다. 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장중 147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외환 당국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서고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를 하며 내렸던 환율은 결과적으로 개입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29.4원이나 오르며 상승세다.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자 2일 98.42였던 달러인덱스는 11일 99.24까지 0.8%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엔, 유로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여기에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겹치며 수급이 환율을 자극했다. 미연방 검찰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과 일본 조기 총선 관측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중자금이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쉽다.시장에서는 당국이 언제 다시 개입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국이 인위적으로 낮춘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꺾을 수 없다”며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르면 시중에 달러를 더 푸는 등의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와 외환 당국이 내놓는 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며 “연내 환율이 1600원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5년 만에 20조 원 돌파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47(0.84%) 오른 4,624.79로 마감했다. 올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4,600을 넘은 지 세 번 만에 종가 기준으로도 4,600을 넘겼다.투자자 자금도 증시로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92조8537억 원이다. 처음으로 90조 원을 넘었다. 한 달 전에 비해 13조4678억 원(16.9%)이나 증가했다. 이달 2일부터 12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4조1050억 원으로 집계되며 2021년 1월(26조4778억 원) 이후 5년 만에 20조 원을 넘겼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주 장중 14만 원대까지 오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올들어 6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3조 원 가까이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9일 개인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2조72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첫 개장일(2일)을 제외한 5∼9일에 사들인 금액이 판 금액을 앞질렀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연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기도 높아졌다. 8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1조977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가리킨다. 보통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클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랠리의 또 다른 견인차인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개인이 712억 원, 기관이 1753억 원가량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07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팽팽한 힘겨루기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투자은행(IB)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한 점이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투톱의 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들의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 이후엔 판매량이 줄면서 실적과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이 2조7000억 원어치, 외국인이 1조400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랠리를 이끌고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난해 12월 11일(현지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서머빌시. ‘미국 바이오산업의 실리콘 밸리’,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1제곱 마일’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케임브리지시 켄들 스퀘어와 함께 바이오산업 혁신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이곳에 ‘아프리오리 바이오(Apriori Bio·이하 아프리오리)’사가 있었다. 아프리오리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으로 바이러스의 미래 변이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벤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를 탄생시켜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유명한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하 플래그십)’이 창업을 이끌었다.이날 찾은 아프리오리 입주 건물에서는 뜻밖에도 아프리오리 외에 플래그십이 창업시킨 바이오 벤처 회사 5곳을 한 층에서 볼 수 있었다. 이곳은 플래그십이 유망한 신생 기업들을 모아 무럭무럭 키우는 거대한 인큐베이터인 셈이었다. 첨단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혁신 금융’ 플래그십은 씨앗 기업들을 집적해 창업 시너지를 배가시키고 있었다.● 대형 VC가 마련한 바이오 창업 단지기업들은 넓은 한 층 공간을 각각 구역을 나눠 쓰고 있었다. 가벽 하나 세워져 있지 않은 개방된 공간이라 겉보기에는 마치 한 회사의 거대한 연구실처럼 보였다.연구실에서 만난 아프리오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직원이 20여 명이라 딱 스타트업 규모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원은 일반 스타트업은 누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래그십이 투자한 여러 분야 바이오 벤처가 한 공간에서 협업하고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AI 전문가부터 계산 생물학, 데이터 분석, 실험 연구자 등 전문 인재가 풍부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첨단 장비를 쓸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날 돌아본 플래그십 창업 벤처 연구 공간에는 세포 배양과 분석부터 차세대 유전자를 읽는 기술 딥 시퀀싱에 이르기까지 직원 수십 명이 수일, 수십 일 동안 해도 해내지 못할 연구를 하루나 몇 시간 만에 처리하는 첨단 장비가 가득했다. 바이러스 시료 수십 종을 자동판매기처럼 자동으로 보관하고 출고해 주는 장비도 있었다. 아프리오리 관계자는 “이런 투자와 장비 덕분에 우리는 그 시간에 더 좋은 논문을 읽고 더 지적인 질문들을 할 수 있다”며 “플래그십 안에서 이뤄지는 투자, 협업을 통해 우리는 과학 기술 최전선에서 최대한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VC가 투자뿐 아니라 창업 과정에 참여연구 현장에서 만난 플래그십 출신 크레이그 윌리엄스 아프리오리 최고경영자(CEO)는 “이 모든 건 플래그십만의 독특한 벤처 투자 프로세스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플래그십은 단순히 유망 벤처에 투자하고 이익을 얻는 일반 VC들과 달리 고유한 ‘창업(origination)’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플래그십은 매년 사내 전담 조직을 통해 100여 개의 ‘만약 ∼라면(What if?)’이라는 질문을 도출한다. 그런 뒤 사내 200여 명의 과학자들이 가능성 없는 질문을 제거해 나간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술 하나에서 여러 방향의 혁신 기회가 나올 수 있는가’이다. 이 과정을 통해 플래그십이 정말 투자를 통해 회사로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3∼4개의 최종 질문을 찾아낸다. 윌리엄스 CEO는 “플래그십은 아무도 모르는, 그래서 진짜 혁신이 나올 수 있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영역’에 투자하길 원한다”며 “하지만 리스크는 줄여야 하므로 끝까지 살아남은, 검증된 아이디어에 대해 투자를 진행하는 이런 방식이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플래그십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바로 회사가 되는 건 아니다. 처음엔 회사 이름 없이 프로젝트 숫자만 부여된다. 윌리엄스 CEO는 “아프리오리도 처음엔 그저 ‘FL(Flagship Lab) 77’이었다”며 “질문에 대한 플랫폼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게 입증되기 전에는 회사라는 생각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자유롭게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덕분에 플래그십이 투자하고 창업을 이끈 바이오 회사는 각 전문 분야에서 빠르고 혁신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윌리엄스 CEO는 “플래그십은 화이자, 노보 노디스크, GSK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종의 빅파마(대형 제약사) 연구개발(R&D)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자로서는 이 같은 혁신 ‘원천’에 가까워질수록 훨씬 더 큰 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플래그십 투자 열기가 뜨거울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플래그십, 25년간 118곳 창업 지원플래그십은 3년마다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 벤처 투자를 진행한다. 가장 최근 펀드 규모는 36억 달러(약 5조2000억 원), 그 전 펀드는 33억 달러 규모였다. 모더나부터 아프리오리까지 이런 방식으로 플래그십이 창업을 이끈 기업은 25년간 118개에 달한다. 플래그십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 고문인 안드레 안도니안 아태 지역 의장은 “플래그십은 VC가 아니라 기업 창조자(company creater)”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고, 창업가를 키우고, 자금을 대고, 회사를 운영하고 확장하는 모든 것을 한 지붕 아래에서 한다”며 “켄들 스퀘어 연구실 면적의 25%가 플래그십과 관련돼 있고 이를 통해 1만 명의 고용을 창출해 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안도니안 의장은 “혁신 측면에서 VC와 스타트업은 아주 큰 역할을 한다”며 “우리가 ‘파일럿’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으로 갈 ‘우주 비행사’에게 투자하길 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반도체보다 큰 1000조 시장… 韓 스타트업, 큰 시장에 나와야”빅5 병원 데이터-우수 인력 강점보스턴 큰손 플래그십도 韓 개척“반도체가 400조 원 규모라고 하면 신약시장은 1000조 원이 넘습니다. 연간 성장률도 12%에 달하니 바이오에 베팅을 안 할 수가 없죠.”(이성환 SV인베스트먼트 이사)미국 바이오 산업 메카인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에서 만난 한국 벤처캐피털(VC)들은 입을 모아 더 많은 한국의 VC와 바이오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2014년 보스턴에 진출해 올해로 현지 바이오 벤처 투자 13년 차를 맞는 솔라스타벤처스 윤동민 대표는 “바이오 투자야말로 현지에 나와 실시간으로 동향을 느끼고 중요 기업인과 네트워킹하며 독점 개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빅파마 연구개발(R&D) 헤드와 바이오 벤처 수백 개가 모인 이곳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굉장히 많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이 이사는 “한국에서는 바이오벤처가 초기 투자를 받은 뒤 상장하지 않으면 중간에 가치를 인정받을 길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미국에서는 중간에 빅파마와 손을 잡거나 라이선스를 팔거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엑시트할 다양한 기회가 있고, 많은 경우 한국보다 4∼5배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한국 VC 가운데 보스턴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 진출한 곳은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 이사는 “한국에서 나오는 정책자금만 운용하거나 코스닥에만 상장시켜도 VC들이 먹고사는 데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 VC와 기업이 자꾸 더 큰 시장에 나오고 한미 산업의 가교 역할을 하며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야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역설했다.한편 이들은 “2, 3년 전부터 보스턴 VC 사이에서 한국 바이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라며 “한국의 우수한 인력, 세계 어디서도 찾기 힘든 빅5 병원 환자 규모와 데이터, 시장 자금력 등 여러 면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실제로 미국 대표 바이오 VC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도 2년 전 싱가포르에 지사를 내 한국과 일본 등 3개국 시장을 개척 중이다.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 아태지역 의장은 “아시아는 혁신 원천이자 가장 큰 시장”이라며 “기회가 너무 많아 어디에 시간과 노력의 우선순위를 둘지가 가장 큰 고민일 정도”라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