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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신정일치 체제를 수호하며 정권 내 최고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9일 하루 전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헌정하는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모즈타바에게 ‘완전 복종’을 맹세한 혁명수비대는 이번 작전의 이름을 ‘라바이크 야 하메네이(하메네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로 붙이고 이스라엘에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또한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등 모즈타바의 집권 후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의 여파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은 물론이고 유럽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기회로 보고 레바논 전역을 공격하고 있다. 또 대규모 지상군 투입도 검토 중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관련 테러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모즈타바 헌정’ 미사일 발사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에 대한 ‘진실된 약속4’ 작전의 31차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작전을 새로운 군 총사령관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 IRIB 또한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도하에 첫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의 이름이 적힌 미사일 사진도 공개했다. 이란은 향후 공격에서 미사일 위력을 증강하겠다고도 밝혔다. 마지드 무사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미사일 발사 위력과 빈도를 늘리고 사거리도 확대할 것”이라며 1t 미만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사일의 위력은 탄두의 무게에 비례한다. 즉, 1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해 공격 효과를 극대화겠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공군 또한 테헤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에 나섰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 그간 레바논 남부를 집중 공습했던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대폭 확대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레바논에선 전체 인구(약 580만 명)의 약 20%인 115만여 명이 피란길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유럽 지도자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쏜 로켓 몇 발이 레바논 국민에게 올가미가 됐다”며 “제2의 가자지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 시 국제법이 금지한 살상무기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스라엘이 최근 레바논 남부 요로모에서 백린탄을 썼다고 고발했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 또한 최근 이스라엘 공군이 보유한 F-16 전투기가 붉은 표식이 있는 정밀 유도탄을 장착한 사진을 공개하며 역시 백린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린탄은 폭발 시 대량의 열과 섬광을 발생시키면서 인체에 달라붙어 뼈와 살을 녹이는 독성물질을 살포한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주거 구역에선 백린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과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도 백린탄을 썼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번 전쟁 발발 후 레바논 내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귀국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2011년∼2024년 12월 내전을 겪은 시리아에선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피해 이웃 레바논으로 이주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로 레바논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아직 재건이 끝나지 않은 시리아로의 귀국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유럽-美, 테러 우려 고조 유럽과 미국에서는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8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주노르웨이 미국대사관 입구에서는 사제 폭발물이 터져 입구 유리가 파손됐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같은 날 벨기에 리에주의 유대교 회당(시나고그) 앞에서도 폭발이 발생해 건물 창문이 깨졌다. 7일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의 관저 앞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반이슬람 시위대와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항의 시위대에는 무슬림계 미국인이 여럿 포함됐고 이 중 일부가 반이슬람 시위대에 사제 폭발물을 던졌다. 미 법무부는 9일 폭발물을 던진 2명의 무슬림계 미국인을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를 수호하며 정권 내 최고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9일 하루 전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헌정하는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모즈타바에게 ‘완전 복종’을 맹세한 혁명수비대는 이번 작전의 이름을 ‘라바이크 야 하메네이(하메네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로 붙이고 이스라엘에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이에 맞서 이스라엘 또한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등 모즈타바의 집권 후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이번 전쟁의 여파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은 물론이고 유럽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기회로 보고 레바논 전역을 공격하고 있다. 또 대규모 지상군 투입도 검토 중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관련 테러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모즈타바 헌정’ 미사일 발사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에 대한 ‘진실된 약속4’ 작전의 31차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작전을 새로운 군 총사령관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 IRIB 또한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도하에 첫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의 이름이 적힌 미사일 사진도 공개했다.이란은 향후 공격에서 미사일 위력을 증강하겠다고도 밝혔다. 마지드 무사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미사일 발사 위력과 빈도를 늘리고 사거리도 확대할 것”이라며 1t 미만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사일의 위력은 탄두의 무게에 비례한다. 즉, 1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해 공격 효과를 극대화겠다는 의미다.이스라엘 공군 또한 테헤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에 나섰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그간 레바논 남부를 집중 공습했던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대폭 확대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최근 레바논에선 전체 인구(약 580만 명)의 약 20%인 115만여 명이 피란길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유럽 지도자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쏜 로켓 몇발이 레바논 국민에게 올가미가 됐다”며 “제2의 가자지구 되고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 시 국제법이 금지한 살상무기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스라엘이 최근 레바논 남부 요로모에서 백린탄을 썼다고 고발했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 또한 최근 이스라엘 공군이 보유한 F-16 전투기가 붉은 표식이 있는 정밀 유도탄을 장착한 사진을 공개하며 역시 백린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린탄은 폭발시 대량의 열과 섬광을 발생시키면서 인체에 달라붙어 뼈와 살을 녹이는 독성물질을 살포한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주거 구역에선 백린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과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도 백린탄을 썼다는 의혹을 받아왔다.이번 전쟁 발발 후 레바논 내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귀국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2011년~2024년 12월 내전을 겪은 시리아에선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피해 이웃 레바논으로 이주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로 레바논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아직 재건이 끝나지 않은 시리아로의 귀국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유럽-美, 테러 우려 고조유럽과 미국에서는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8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주노르웨이 미국대사관 입구에서는 사제 폭발물이 터져 입구 유리가 파손됐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같은 날 벨기에 리에주의 유대교 회당(시나고그) 앞에서도 폭발이 발생해 건물 창문이 깨졌다. 7일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의 관저 앞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반이슬람 시위대와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항의 시위대에는 무슬림계 미국인이 여럿 포함됐고 이 중 일부가 반이슬람 시위대에 사제 폭발물을 던졌다. 미 법무부는 9일 폭발물을 던진 2명의 무슬림계 미국인을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로 확전될 움직임이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 보도했다. 2024년 이라크 정부 자료에 따르면 약 4612만 명의 이라크 국민 중 약 64%가 이슬람 시아파다. 이로 인해 이라크에선 오래전부터 이란이 지원하는 여러 무장단체가 난립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을 도와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계속 공격하는 가운데 중동 전역에서 미군과 친이란 세력 간 충돌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이란을 돕기 위해 전쟁에 발을 담글 뜻을 보였다. 같은 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후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돕기 위한) 모든 채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 美 vs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교전 격화최근 이라크 북부에서는 친이란 민병대와 현지 주둔 미군 간 교전이 잇따랐다. 이들 민병대는 개전 후 미군을 향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바그다드 공항 내 미국 국무부 시설 등에 수십 차례의 무인기(드론)와 로켓 공격을 가했다. 특히 7일에는 바그다드 내 ‘그린 존(Green Zone)’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또한 최소 세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그린 존은 고도의 치안과 안보가 유지되는 일종의 요새로 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이 있다. 이들 민병대는 2019년 12월에도 해당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2020년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을 주도한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암살했다. 미국 또한 민병대와의 교전을 시인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라크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이란 연계 민병대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미 공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바그다드 남쪽 주르프알사카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알카임 등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의 거점을 수 차례 공습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라크 민병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을 지양해 온 미 국방부의 기존 전술과 다르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친미국 성향의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미군을 포함한 미국인 약 4500명이 희생됐고 WMD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아픈 기억이 있는 이라크에 다시 발을 담그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 WSJ 또한 후세인 축출 후 중동 주둔 미군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라크)으로 미군이 다시 끌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티의 참전 가능성 또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후티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함께 중동 내 친이란 세력, 즉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후티, 헤즈볼라 등에 자금 및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전쟁 발발 후에도 이들을 통해 미국에 맞설 뜻을 밝혔다. ● 美 “사우디 주재 외교관 의무 철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여파로 8일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주재 중인 자국의 비필수 외교관 및 그 가족에게 의무 철수 명령을 내렸다. 앞서 3일 이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사우디 미국대사관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또한 연일 공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이란, 이라크와 가까운 튀르키예 남동부의 비필수 외교관 및 가족에게도 철수명령을 내렸다. 이 일대 미국 민간인에게도 대피하라고 권고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우라늄 위치가 확인되면 특수부대 투입 등 비상 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다.”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간)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미군 사상자 발생 등의 후폭풍을 우려해 지상군 카드를 신중히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란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세자 ‘이란 핵·미사일 불능화’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지상군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전쟁의 명확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봤을 수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군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소규모 지상전을 펼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美, 공중 수송 ‘허니 배저’ 작전 고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군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사용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먼저, 특수부대 주도하에 이란 내 우라늄 보유 지역을 물리적으로 통제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등을 투입해 현장에서 직접 우라늄 농도를 낮추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우라늄을 아예 이란 밖으로 완전히 반출한 뒤 다른 장소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 우라늄의 현장 처리와 외부 반출 모두 매우 난도 높은 군사작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현장에서 접근이 불가능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군사학)은 “미군 특수부대가 지하 보관시설을 영구 매몰시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작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군이 과거에도 이란 침투 작전을 준비했었다며 공중 수송 위주의 ‘허니 배저(Honey Badger·벌꿀오소리란 뜻)’ 작전을 거론했다.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원해 2400여 명의 특수부대를 이란에 공수하는 것이 골자다. 1979년 11월∼1981년 2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세력은 수도 테헤란의 주이란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444일간 인질로 잡았다. 당시 미국은 인질 구출에 나섰지만 8명의 미군 사망자만 남긴 채 실패했다. 이를 대체하는 새 작전으로 허니 배저가 고안됐지만 실제 활용되지는 않았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50kg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이를 확보하는 것을 전쟁의 핵심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60% 농축 우라늄은 몇 주 안에 무기급인 90% 수준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핵폭탄 11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8000kg을 상회하는 저농축 우라늄도 보유 중이며 역시 무기급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액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페르시아만의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한다. 일각에선 적진에서 펼치는 특수전에 특화돼 있는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등의 중동 파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82공수사단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초기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 장악, 병참선 방어 등을 담당했다. 앞서 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최근 제82공수사단 지휘부의 중요 훈련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며 사단의 4000∼5000명 규모 신속대응군(IRF) 여단이 중동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지상군 투입은 한계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직 이란 내 우라늄의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해 우라늄 확보 작전을 실행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은 높이 약 36인치(91cm)의 실린더 16개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쿠버다이빙용 대형 탱크와 비슷한 크기이고 개별 실린더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해 누구든 운반할 수 있다. 이미 해당 우라늄이 이란 내 곳곳으로 분산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지상전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미군과 이란 민간인의 희생은 줄일 수 있지만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결정적 타격을 주긴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이란 곳곳에 분산된 핵시설과 핵물질 저장 장소의 동시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 시나리오는 인적, 물적 부담이 너무 커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란의 지리적 특성도 대규모 지상군 파병에 한계로 여겨진다. 이란은 테헤란 등 많은 주요 도시가 고원에 자리 잡은 채 사방이 험준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입을 잘 방어해 왔다. 과거 아랍 세력, 튀르크계 유목민, 몽골 칭기즈칸 등이 이란을 침공했을 때도 큰 피해를 받았고 일부는 오히려 현지에 동화됐다.‘허니 배저’ 작전미국이 1980년대에 고안한 대(對)이란 침투 작전. 특수부대 병력 2400여 명을 100대 이상의 항공기에 실어 주요 장비와 함께 공중 침투를 단행하는 것이 골자다. 특정 시설이나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대담하고 강인한 동물로 알려진 ‘벌꿀오소리’의 이름을 땄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우라늄 위치가 확인되면 특수부대 투입 등 비상 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다.”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간)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미군 사상자 발생 등의 후폭풍을 우려해 지상군 카드를 신중히 검토해 왔다.하지만 이란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세자 ‘이란 핵·미사일 불능화’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지상군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전쟁의 명확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봤을 수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군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소규모 지상전을 펼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美, 공중 수송 ‘허니 배저’ 작전 고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군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사용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먼저, 특수부대 주도하에 이란 내 우라늄 보유 지역을 물리적으로 통제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등을 투입해 현장에서 직접 우라늄 농도를 낮추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우라늄을 아예 이란 밖으로 완전히 반출한 뒤 다른 장소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우라늄의 현장 처리와 외부 반출 모두 매우 난도 높은 군사 작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현장에서 접근이 불가능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군사학)은 “미군 특수부대가 지하 보관시설을 영구 매몰시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작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군이 과거에도 이란 침투 작전을 준비했었다며 공중 수송 위주의 ‘허니 배저(Honey Badger·벌꿀오소리란 뜻)’ 작전을 거론했다.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원해 2400여 명의 특수부대를 이란에 공수하는 것이 골자다. 대형 불도저를 포함한 굴착 장비도 운반된다. 블룸버그는“매몰된 우라늄을 제거해야할 경우 이런 장비와 병력은 꼭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1979년 11월~1981년 2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세력은 수도 테헤란의 주이란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444일간 인질로 잡았다. 당시 미국은 인질 구출에 나섰지만 8명의 미군 사망자만 남긴 채 실패했다. 이를 대체하는 새 작전으로 허니 배저가 고안됐지만 실제 활용되지는 않았다.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50kg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이를 확보하는 것을 전쟁의 핵심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60% 농축 우라늄은 몇 주 안에 무기급인 90% 수준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핵폭탄 11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8000kg을 상회하는 저농축 우라늄도 보유 중이며 역시 무기급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액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페르시아만의 ‘카르그 섬’을 장악하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한다.일각에선 적진에서 펼치는 특수전에 특화돼 있는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등의 중동 파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82공수사단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초기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 장악, 병참선 방어 등을 담당했다. 앞서 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최근 제82공수사단 지휘부의 중요 훈련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며 사단의 4000~5000명 규모 신속대응군(IRF) 여단이 중동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적·물적 부담, 지리적 특성 등으로 대규모 지상군 투입은 어려워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직 이란 내 우라늄의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해 우라늄 확보 작전을 실행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은 높이 약 36인치(91cm)의 실린더 16개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쿠버다이빙용 대형 탱크와 비슷한 크기이고 개별 실린더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해 누구든 운반할 수 있다. 이미 해당 우라늄이 이란 내 곳곳으로 분산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다.일각에서는 소규모 지상전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미군과 이란 민간인의 희생은 줄일 수 있지만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결정적 타격을 주긴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이란 곳곳에 분산된 핵시설과 핵물질 저장 장소의 동시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 시나리오는 인적, 물적 부담이 너무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단 평가가 많다. 이란의 지리적 특성도 대규모 지상군 파병에 한계로 여겨진다. 이란은 테헤란 등 많은 주요 도시가 고원 위에 자리 잡은채 사방이 험준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입을 잘 방어해 왔다. 과거 아랍 세력, 투르크계 유목민, 몽골 칭기즈칸 등이 이란을 침공했을 때도 큰 피해를 받았고 일부는 오히려 현지에 동화됐다.:‘허니 배저’ 작전:미국이 1980년대에 고안한 대(對)이란 침투 작전. 특수부대 병력 2400여 명을 100대 이상의 항공기에 실어 주요 장비와 함께 공중 침투를 단행하는 것이 골자다. 특정 시설이나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대담하고 강인한 동물로 알려진 ‘벌꿀 오소리’의 이름을 땄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8일 숨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57)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8일(현지 시간) 선출됐다.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이날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임시 회의에서전문가회의 대표들의 결정적인 투표를 바탕으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신성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 및 소개했다”고 밝혔다. 전문가회의는 “신중하고 포괄적인 심의 끝에 결론내렸다”면서 국민들에게 그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모즈타바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이란 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을 과시해온 막후 실세 인사다. 오랫동안 후계자 후보로 거론돼 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후계 구도에 자신이 관여해야 한다면서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모즈타바에 대한 충성을 선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IRGC는 이날 성명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시대의 수호 법학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신성한 명령을 수행하는 데 완전한 복종과 자기희생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최근 모즈타바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은 사실상 혁명수비대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현 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모즈타바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국영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모즈타바가 부친 하메네이에게 정치적 훈련을 받았고 현재의 위기 상황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새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전례 없이 빠르고 정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을 두고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를 포함한 최첨단 기술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미국 빅테크인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이 개발한 AI 기술을 활용해 공습 당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다. 이란은 가성비 좋은 저가 드론을 미국, 이스라엘, 이웃 걸프국 공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성능 미사일 탐지에 최적화돼 드론을 효과적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계를 파고든 것이다. 다급해진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드론전 노하우가 쌓인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전 또한 치열하다. 사이버 보안 기술 강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인 이슬람 예배 앱, 국영 통신사 홈페이지 등을 해킹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는 민중 봉기를, 신정일치 강경파 세력에겐 항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강도 심리전에 나섰다.● 美, AI로 초고속-고강도 이란 공습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공격 과정에서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적극 활용했다. 메이븐 스마트가 수백 개의 데이터 소스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정리하면, 클로드가 이를 분석해 인간 지휘관이 참고할 타격 지점 및 시점 등을 산출하는 식이다. 미국은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할 때도 두 기업이 개발한 AI 기술을 사용했다. 미 국방부는 AI 기술을 활용해 대공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산 기업 앤듀릴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AI를 통해 전쟁의 전개 속도 또한 대폭 빨라졌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 후 후 첫 24시간 동안 약 1000개의 이란 목표물을 타격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충격과 공포’ 작전보다 약 2배 많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전쟁이 AI를 활용한 전쟁의 대규모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AI 활용을 둘러싼 윤리 논란도 뜨겁다. 미국은 최소 175명이 숨진 이란 남부 미나브의 여자초등학교 공습에 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인간이 AI의 판단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자동화 편향’으로 오폭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AI 패권을 잡기 위해 ‘안전’보다 ‘속도’를 택한 것”이라며 “전 세계가 ‘AI 아마겟돈’ 혹은 ‘AI 체르노빌 모먼트’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논평했다.● 이란, 저가 드론으로 초고가 방공망 ‘핀셋 타격’ 연간 수천 대의 드론을 생산하는 이란은 이를 ‘가성비 전쟁’의 도구로 쓰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본토 밖 최대 규모의 미 공군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설치됐던 ‘AN/FPS-132 레이더’가 이란산 샤헤드 드론 공격으로 크게 손상됐다. 가격이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로 알려진 이 레이더가 대당 약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불과한 샤헤드 드론에 당한 것이다. 요르단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에 연결된 TPY-2 레이더, 쿠웨이트 캠프 아리프잔의 레이더 돔 3곳,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의 위성 통신 시스템,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의 레이더 시설 건물 또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이에 미국 또한 샤헤드 드론을 모방한 저가형 ‘루카스(LUCAS·Low-cost Uncrewed Combat Attack System)’ 드론을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명칭 자체에 ‘저가’라는 뜻이 담겼다. 미국 또한 루카스로 이란 방공망을 마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제 드론 요격 시스템을 본뜬 미국제 ‘메롭스 대드론 시스템’을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미국이 자국에 “드론 대응 체계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관해 “어떤 나라의 지원이든 받겠다”고 했다.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에서도 드론이 전쟁 판세를 갈랐다는 평이 나온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은 우방국인 튀르키예 방산기업들이 제작한 드론을 앞세워 아르메니아군을 격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주요 전쟁에서 드론이 판세를 좌우하고 있다며 “저비용 고효율 전쟁의 시대가 본격화했다”고 논평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전례 없이 빠르고 정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을 두고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를 포함한 최첨단 기술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미국 빅테크인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이 개발한 AI 기술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살 때 활용해 공습 당일 하메네이를 제거했다.이란은 가성비 좋은 저가 드론을 미국, 이스라엘, 이웃 걸프국 공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성능 미사일 탐지에 최적화돼 드론을 효과적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계를 파고든 것이다. 다급해진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드론전 노하우가 쌓인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이버전 또한 치열하다. 사이버 보안 기술 강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인 이슬람 예배 앱, 국영 통신사 홈페이지 등을 해킹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는 민중 봉기를, 신정일치 강경파 세력에겐 항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강도 심리전에 나섰다.●美, AI로 초고속-고강도 이란 공습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공격 과정에서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적극 활용했다. 메이븐 스마트가 수백 개의 데이터 소스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정리하면, 클로드가 이를 분석해 인간 지휘관이 참고할 타격 지점 및 시점 등을 산출하는 식이다. 미국은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할 때도 두 기업이 개발한 AI 기술을 사용했다. 미 국방부는 AI 기술을 활용해 대공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산 기업 앤듀릴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AI를 통해 전쟁의 전개 속도 또한 대폭 빨려졌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 후 후 첫 24시간 동안 약 1000개의 이란 목표물을 타격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충격과 공포’ 작전보다 약 2배 많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전쟁이 AI를 활용한 전쟁의 대규모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다만 AI 활용을 둘러싼 윤리 논란도 뜨겁다. 미국은 최소 175명이 숨진 이란 남부 미나브의 여자초등학교 공습에 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인간이 AI의 판단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자동화 편향’으로 오폭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AI 패권을 잡기 위해 ‘안전’보다 ‘속도’를 택한 것”이라며 “전 세계가 ‘AI 아마겟돈’ 혹은 ‘AI 체르노빌 모먼트’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논평했다.● 이란, 저가 드론으로 초고가 방공망 ‘핀셋 타격’연간 수 천대의 드론을 생산하는 이란은 이를 ‘가성비 전쟁’의 도구로 쓰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본토 밖 최대 규모의 미 공군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설치됐던 ‘AN/FPS-132 레이더’가 이란산 샤헤드 드론 공격으로 크게 손상됐다. 가격이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알려진 이 레이더가 대당 약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불과한 샤헤드 드론에 당한 것이다.요르단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에 연결된 TPY-2 레이더, 쿠웨이트 캠프 아리프잔의 레이더 돔 3곳,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의 위성 통신 시스템,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의 레이더 시설 건물 또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미국 또한 샤헤드 드론을 모방한 저가형 ‘루카스(LUCA·Low-cost Uncrewed Combat Attack System )’ 드론을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명칭 자체에 ‘저가’라는 뜻이 담겼다. 미국 또한 루카스로 이란 방공망을 마비시키는 전략을 구사는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제 드론 요격 시스템을 본뜬 미국제 ‘메롭스 대드론 시스템’을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5일 미국이 자국에 “드론 대응 체계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관해 “어떤 나라의 지원이든 받겠다”고 했다.20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에서도 드론이 전쟁 판세를 갈랐다는 평이 나온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은 우방국인 튀르키예가 방산기업들이 제작한 드론을 앞세워 아르메니아군을 격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주요 전쟁에서 드론이 판세를 좌우하고 있다며 “저비용 고효율 전쟁의 시대가 본격화했다”고 논평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대표 인공지능(AI) 기업들로 숙명의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가 AI 윤리 논쟁을 둘러싸고 또 한번 대척점에 섰다. 자사 AI 모델이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사용된 앤스로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AI 군사화’를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미 국방부(전쟁부)는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을 선언하며 앤스로픽을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 대신 국방부는 오픈AI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태생부터 라이벌이었던 두 기업의 운명적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괴적 기술 경쟁이 시작될 것을 우려해 클로드의 출시를 미룬 앤스로픽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2년 11월 생성형 AI 모델 챗GPT를 내놔 업계 1위를 선점한 오픈AI의 특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것. 최근 앤스로픽이 오픈AI를 바짝 추격하면서 양측의 팽팽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진영에 ‘좌파’로 낙인찍힌 앤스로픽 이번 AI 윤리 갈등의 도화선은 미 국방부의 AI 모델 사용 계약 개정 시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상대로 ‘모든 합법적 용도’에 AI 모델을 제한 없이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계약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앤스로픽은 승인을 주저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대중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자율 살상무기 개발에 자사 AI 모델 사용을 금지하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방부는 이를 거부하고 앤스로픽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가치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폐지와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사상 퇴출을 강조해 온 그가 앤스로픽식 ‘AI 윤리관’ 역시 미국의 군사 활동을 제약하는 좌파 이념이라고 인식했다는 것.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인 1월 12일 “전쟁 수행을 허용하지 않는 AI 모델을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앤스로픽을 콕 집어 경고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정타는 올 1월 3일 단행된 마두로 체포 작전이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달 15일에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가 이 작전에 활용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팔란티어에 “클로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고 싶다”고 문의했고, 팔란티어가 이 사실을 국방부에 전하자 국방부 당국자들이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첫 면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데이가 AI로 개발한 자동 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헤그세스 장관이 중간에 말을 끊고 “우리 전사들에게 그 어떤 CEO도 이래라저래라 말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인 것. 이후 앤스로픽과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 국방부는 협상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정하는 한편 오픈AI, xAI 등 경쟁사와 접촉해 미군 기밀 시스템 접근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올트먼, 국방부에 ‘앤스로픽 대체’ 제안샘 올트먼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오픈AI와 국방부의 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그는 지난달 25일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중퇴한 뒤 2005년 소셜미디어 룹트(Loopt)를 창업하고, 2014∼2019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콤비네이터를 이끈 올트먼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임원 출신인 마이클 차관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반면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달 26일 아모데이 CEO가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가 제시한 새로운 문구는 (우리가 제시한) 안전장치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법률 용어들로 적혀 있다”고 했다.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국방부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합의안도 끝내 거절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 제안이 미국 거주자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앤스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좌파 광신도들이 국방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 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했다”고 썼다. 더 나아가 국방부는 5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에 지정하고 공식 통보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 국방부뿐 아니라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방산업체 등도 군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앤스로픽의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미국이 적대국 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에 이 같은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스로픽 측은 “타당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태생부터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앤스로픽과 오픈AI는 그 뿌리부터 얽히고설킨 라이벌이다. 아모데이 CEO는 본래 오픈AI의 기술 부문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직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고, 안전 가이드라인을 경시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듬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AI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핵심 인력 15명과 회사를 나와 앤스로픽을 창업하며 오픈AI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실제로 양사는 AI 학습 방식부터 다르다. 오픈AI는 기존의 AI 학습 방식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답변을 평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반 지식과 패턴을 학습한 후 비도덕적인 내용을 거르는 작업을 거친다. 다만 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른 편향성을 AI가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앤스로픽은 ‘정직’, ‘차별 금지’, ‘해를 끼치지 않음’ 등 인간이 지켜야 할 근본 규칙을 AI에도 부여하는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 개념을 도입했다. 핵심 슬로건인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안전한 AI’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앤스로픽은 AI가 스스로 답변을 검증하고, 위험한 내용을 자체 교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사용자 개인의 ‘나만의 서버’에서 작동하는 로컬 AI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기밀작전을 수행하는 미 국방부가 당초 앤스로픽과 계약했던 것도 정보의 외부 유출이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적 가치관의 차이는 양사가 내놓은 제품에도 반영돼 있다.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는 ‘덜 틀리는 AI’를 표방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선 단정적 답변을 피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정보가 불확실해도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답변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현재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약 3800억 달러(약 554조8000억 원)로 오픈AI(약 5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은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AI란 강점을 내세워 편향이나 오류에 민감한 금융, 법률, 의료업계를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1년 새 매출이 10배 이상 폭증해 지난달 기준 연 140억 달러(약 20조44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API 시장 점유율은 이미 앤스로픽(40%)이 오픈AI(27%)를 크게 추월했으며, 2026년 중반 이후에는 연간 매출마저 오픈AI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금 조달 및 신기술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올 초 코딩 없이 대화만으로 전문 업무를 자동화한 ‘클로드 코워크’를 내놔 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이어 다수의 AI 에이전트(비서)를 팀으로 꾸려 사용하는 최상위 모델 ‘오퍼스 4.6’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코딩 특화 모델 ‘GPT 5.3 코덱스’를 공개하며 핵심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전으로 전선 확대양사의 경쟁은 여론전과 정치권에 대한 로비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여론 형성과 정치 결정 과정에까지 개입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달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 참석한 올트먼 CEO와 아모데이 CEO는 단체 기념 촬영 중 끝까지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어색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업계에선 “갈수록 치열해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 구도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말이 나왔다.앤스로픽은 지난달 30초당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광고에서 오픈AI를 풍자했다. AI 챗봇처럼 친절하게 조언하다가 갑자기 특정 브랜드의 신발 깔창을 권유하는 트레이너의 모습을 연출해, 챗GPT의 광고 도입을 에둘러 비판한 것. 이에 올트먼은 “기만적 광고”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두 기업은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취하며 서로 다른 슈퍼팩(SuperPAC)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AI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리딩 더 퓨처’를 결성해 1억2500만 달러(약 1825억 원)를 쏟아부었다. 반면 앤스로픽은 AI 모델의 투명성 강화와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마련을 지지하는 슈퍼팩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2000만 달러(약 292억 원)를 기부했다.● AI 군사화 시대의 ‘실리콘밸리 철학자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은 치열하게 AI 군사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오픈AI와 계약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로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이 AI의 군사적 활용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을 추월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도 AI 영리화와 윤리성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뿐 아니라 구글, 오픈AI 등 미국 AI 업계 전반에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AI의 사용처를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이 알려진 직후 실리콘밸리에선 앤스로픽 지지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오픈AI와 구글 현직자 956명이 공동서한을 통해 “국방부의 부당한 요구사항을 거절하는 데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같은 날 구글 AI 부문인 딥마인드 직원 100여 명이 “기본적인 ‘레드라인’을 넘는 계약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경영진에게 발송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올트먼 CEO는 2일 국방부와의 계약에 ‘국내 감시와 자율 살상무기에 AI 활용 금지’ 조항을 포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에는 전 사원 회의를 소집해 이번 계약의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여러분이 그 사안(미군 작전)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올트먼이 결국 국방부가 AI 모델을 사실상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허용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AI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들에 비해 철학적 사유를 많이 한다는 분석도 있다. 프린스턴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아모데이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스탠퍼드대에서 암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구조를 연구했다. 그는 AI의 가능성을 깨닫고 생물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전향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과학적 발견을 비약적으로 앞당겨 인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이상에 끌렸다고 한다. AI 윤리에 대한 에세이를 공개한 그를 두고 ‘실리콘밸리의 철학자’란 별명도 붙었다. 실리콘밸리에선 2018년에도 거센 AI 무기화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구글이 국방부와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인물, 차량, 건물 등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맺자, 수십 명의 선임 엔지니어들이 “전쟁 기술을 만드는 회사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며 줄사표를 던졌다. 당시 사측이 국방부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일단락됐지만,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의 대표 인공지능(AI) 기업들로 숙명의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가 AI 윤리 논쟁을 둘러싸고 또 한번 대척점에 섰다. 자사 AI 모델이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사용된 앤스로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AI 군사화’를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미 국방부(전쟁부)는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을 선언하며 앤스로픽을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 대신 국방부는 오픈AI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앤스로픽과 오픈AI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태생부터 라이벌이었던 두 기업의 운명적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괴적 기술 경쟁이 시작될 것을 우려해 클로드의 출시를 미룬 앤스로픽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2년 11월 생성형 AI 모델 챗GPT를 내놔 업계 1위를 선점한 오픈AI의 특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것. 최근 앤스로픽이 오픈AI를 바짝 추격하면서 양측의 팽팽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진영에 ‘좌파’로 낙인찍힌 앤스로픽이번 AI 윤리 갈등의 도화선은 미 국방부의 AI 모델 사용 계약 개정 시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상대로 ‘모든 합법적 용도’에 AI 모델을 제한 없이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계약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앤스로픽은 승인을 주저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대중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자율 살상무기 개발에 자사 AI 모델 사용을 금지하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방부는 이를 거부하고 앤스로픽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가치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폐지와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사상 퇴출을 강조해 온 그가 앤스로픽식 ‘AI 윤리관’ 역시 미국의 군사 활동을 제약하는 좌파 이념이라고 인식했다는 것.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인 1월 12일 “전쟁 수행을 허용하지 않는 AI 모델을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앤스로픽을 콕 집어 경고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결정타는 올 1월 3일 단행된 마두로 체포 작전이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달 15일에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가 이 작전에 활용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팔란티어에 “클로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고 싶다”고 문의했고, 팔란티어가 이 사실을 국방부에 전하자 국방부 당국자들이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24일 첫 면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데이가 AI로 개발한 자동 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헤그세스 장관이 중간에 말을 끊고 “우리 전사들에게 그 어떤 CEO도 이래라저래라 말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인 것. 이후 앤스로픽과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 국방부는 협상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정하는 한편 오픈AI, xAI 등 경쟁사와 접촉해 미군 기밀 시스템 접근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올트먼, 국방부에 ‘앤스로픽 대체’ 제안샘 올트먼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오픈AI와 국방부의 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그는 지난달 25일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중퇴한 뒤 2005년 소셜미디어 룹트(Loopt)를 창업하고, 2014~2019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콤비네이터를 이끈 올트먼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임원 출신인 마이클 차관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반면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달 26일 아모데이 CEO가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가 제시한 새로운 문구는 (우리가 제시한) 안전장치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법률 용어들로 적혀 있다”고 했다.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국방부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합의안도 끝내 거절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는 이 제안이 미국 거주자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의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판단했다.결국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앤스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좌파 광신도들이 국방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했다”고 썼다.더 나아가 국방부는 5일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에 지정하고 공식 통보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 국방부뿐 아니라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방산업체 등도 군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앤트로픽의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미국이 적대국 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에 이 같은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트로픽 측은 “타당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태생부터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앤스로픽과 오픈AI는 그 뿌리부터 얽히고설킨 라이벌이다. 아모데이 CEO는 본래 오픈AI의 기술 부문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직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고, 안전 가이드라인을 경시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듬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AI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핵심 인력 15명과 회사를 나와 앤스로픽을 창업하며 오픈AI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실제로 양사는 AI 학습 방식부터 다르다. 오픈AI는 기존의 AI 학습 방식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답변을 평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반 지식과 패턴을 학습한 후 비도덕적인 내용을 거르는 작업을 거친다. 다만 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른 편향성을 AI가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이에 비해 앤스로픽은 ‘정직’, ‘차별 금지’, ‘해를 끼치지 않음’ 등 인간이 지켜야 할 근본 규칙을 AI에도 부여하는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 개념을 도입했다. 핵심 슬로건인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안전한 AI’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앤스로픽은 AI가 스스로 답변을 검증하고, 위험한 내용을 자체 교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사용자 개인의 ‘나만의 서버’에서 작동하는 로컬 AI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기밀작전을 수행하는 미 국방부가 당초 앤스로픽과 계약했던 것도 정보의 외부 유출이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이런 기술적 가치관의 차이는 양사가 내놓은 제품에도 반영돼 있다.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는 ‘덜 틀리는 AI’를 표방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선 단정적 답변을 피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정보가 불확실해도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답변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현재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약 3800억 달러(약 554조8000억 원)로 오픈AI(약 5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은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AI란 강점을 내세워 편향이나 오류에 민감한 금융, 법률, 의료업계를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1년 새 매출이 10배 이상 폭증해 지난달 기준 연 140억 달러(약 20조44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API 시장 점유율은 이미 앤스로픽(40%)이 오픈AI(27%)를 크게 추월했으며, 2026년 중반 이후에는 연간 매출마저 오픈AI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양사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금 조달 및 신기술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올 초 코딩 없이 대화만으로 전문 업무를 자동화한 ‘클로드 코워크’를 내놔 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이어 다수의 AI 에이전트(비서)를 팀으로 꾸려 사용하는 최상위 모델 ‘오퍼스 4.6’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코딩 특화 모델 ‘GPT 5.3 코덱스’를 공개하며 핵심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전으로 전선 확대양사의 경쟁은 여론전과 정치권에 대한 로비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여론 형성과 정치 결정 과정에까지 개입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달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 참석한 올트먼 CEO와 아모데이 CEO는 단체 기념 촬영 중 끝까지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어색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업계에선 “갈수록 치열해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 구도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말이 나왔다.앤스로픽은 지난달 30초당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광고에서 오픈AI를 풍자했다. AI 챗봇처럼 친절하게 조언하다가 갑자기 특정 브랜드의 신발 깔창을 권유하는 트레이너의 모습을 연출해, 챗GPT의 광고 도입을 에둘러 비판한 것. 이에 올트먼은 “기만적 광고”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두 기업은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취하며 서로 다른 슈퍼팩(SuperPAC)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AI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리딩 더 퓨처’를 결성해 1억2500만 달러(약 1825억 원)를 쏟아부었다.반면 앤스로픽은 AI 모델의 투명성 강화와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마련을 지지하는 슈퍼팩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2000만 달러(약 292억 원)를 기부했다.● AI 군사화 시대의 ‘실리콘밸리 철학자들’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은 치열하게 AI 군사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오픈AI와 계약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로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이 AI의 군사적 활용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을 추월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것.하지만 앞으로도 AI 영리화와 윤리성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뿐 아니라 구글, 오픈AI 등 미국 AI 업계 전반에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AI의 사용처를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이 알려진 직후 실리콘밸리에선 앤스로픽 지지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오픈AI와 구글 현직자 956명이 공동서한을 통해 “국방부의 부당한 요구사항을 거절하는 데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같은 날 구글 AI 부문인 딥마인드 직원 100여 명이 “기본적인 ‘레드라인’을 넘는 계약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경영진에게 발송했다.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올트먼 CEO는 2일 국방부와의 계약에 ‘국내 감시와 자율 살상무기에 AI 활용 금지’ 조항을 포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에는 전 사원 회의를 소집해 이번 계약의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여러분이 그 사안(미군 작전)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올트먼이 결국 국방부가 AI 모델을 사실상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허용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AI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들에 비해 철학적 사유를 많이 한다는 분석도 있다. 프린스턴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아모데이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스탠퍼드대에서 암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구조를 연구했다. 그는 AI의 가능성을 깨닫고 생물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전향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과학적 발견을 비약적으로 앞당겨 인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이상에 끌렸다고 한다. AI 윤리에 대한 에세이를 공개한 그를 두고 ‘실리콘밸리의 철학자’란 별명도 붙었다.실리콘밸리에선 2018년에도 거센 AI 무기화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구글이 국방부와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인물, 차량, 건물 등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맺자, 수십 명의 선임 엔지니어들이 “전쟁 기술을 만드는 회사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며 줄사표를 던졌다. 당시 사측이 이런 직원들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일단락됐지만,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국에 주재하는 이란과 이스라엘 대사관이 5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 전쟁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에 자국이 정당방위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한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선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에 대한 침략이 중단되기 전에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국제법을 위반한 심각한 침략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를 하고 있다”며 “침략자들에게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남부 미나브의 여자초등학교를 공격해 최소 175명이 숨진 사건이 “명백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규탄하며 1분간 묵념했다. 그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감행한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거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으며,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기존 이란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았다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걸프국의 에너지 시설 공격과 쿠르드족 전투원들의 이란 진입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를 좌시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수십 년 동안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제사회를 속여 왔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핵 개발 시간을 더 벌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미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선제공격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94년 1차 북핵 위기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을 보고) 우리가 지금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당시는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40∼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북한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반면교사 삼아 이란 핵무기 완성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급진적 폭력국가와 이웃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느끼는) 위험을 한국보다 더 잘 이해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후 미국과 서유럽 주요국의 갈등, 즉 ‘대서양 동맹의 분열’이 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공격을 위한 군 기지 사용을 둘러싼 미국과 스페인 및 영국의 갈등이 불거졌고 이란 공습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 차이 또한 확연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독일은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프랑스와 캐나다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최근 몇 시간 사이에 스페인이 미군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분명히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페인은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중도 좌파 성향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스페인과의 교역 중단을 위협했다. 산체스 총리는 4일 TV 연설에서 “전쟁에 반대한다. (미국의 경제) 보복이 두려워 나쁜 일에 공모하지는 않겠다”고 외쳤다. 그는 이란 공습을 두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걸고 ‘러시안 룰렛’을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인 영국도 비슷한 갈등에 처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4일 의회에서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미군 사용을 처음에 불허했다가 뒤늦게 ‘부분 허용’한 이유에 대해 “합법적인 근거 없이 참전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가 미국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같은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며 불만을 표했다. ‘유럽 독자 안보’를 강조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TV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또한 4일 이번 공습이 “국제법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동조했다. 반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4일 미국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중동 우방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또한 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미국 군대가 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에 힘을 실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5일 최근 이란의 공습을 받은 “중동 걸프만 주요국에 방공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후 미국과 서유럽 주요국의 갈등, 즉 ‘대서양 동맹의 분열’이 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공격을 위한 군 기지 사용을 둘러싼 미국과 스페인 및 영국의 갈등이 불거졌고 이란 공습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 차이 또한 확연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독일은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프랑스와 캐나다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최근 몇 시간 사이에 스페인이 미군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분명히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하지만 스페인은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중도 좌파 성향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스페인과의 교역 중단을 위협했다. 산체스 총리는 4일 TV 연설에서 “전쟁에 반대한다. (미국의 경제) 보복이 두려워 나쁜 일에 공모하지는 않겠다”고 외쳤다. 그는 이란 공습을 두고 “수백 만 명의 목숨을 걸고 ‘러시안 룰렛’을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미국의 핵심 동맹인 영국도 비슷한 갈등에 처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4일 의회에서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미군 사용을 처음에 불허했다가 뒤늦게 ‘부분 허용’한 이유에 대해 “합법적인 근거 없이 참전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가 미국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같은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며 불만을 표했다.‘유럽 독자 안보’를 강조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TV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또한 4일 이번 공습이 “국제법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동조했다.반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4일 미국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중동 우방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또한 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미국 군대가 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에 힘을 실었다.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5일 최근 이란의 공습을 받은 “중동 걸프만 주요국에 방공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좋든 싫든 유럽이 이번 사태의 파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의 공격이 지중해 키프로스에도 가해졌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키프로스 방어를 위해 지중해에 핵항모를 배치하고 호위함도 파견하기로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 이후 일주일 가까이 양측이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5일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이란에 대한 침략이 중단되기 전에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장기화를 예상하며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감행한다면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쿠제치 대사는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언제나 대화와 협상의 길을 중요하게 여기나, 전쟁의 길을 선택한 침략자들에게는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이란은 국제법을 위반한 심각한 침략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남부 미나브의 여자초등학교를 공격해 최소 175명이 숨진 사건이 “명백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규탄하며 1분간 묵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 명분으로 제시한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정치적 구실에 불과한 허위 정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핵무기 제조와 보유‧사용을 금지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종교적 명령)에 따라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통해서도 이란의 핵 활동이 군사적 지향점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략적 행보를 보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을 아낌없는 지원하고 있다”며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인 이스라엘이 IAEA 감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기존 이란 정부 입장도 강조했다. 그는 4일(현지 시간) 쿠르드족 무장단체의 이란 진입과 관련해 미국이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걸프국의 에너지시설에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시설 공격이 이스라엘 모사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의 중동 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은 공격 후 48시간 이내 이란 정권의 붕괴를 예상했으나, 원하는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한국 정부와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 아랍국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의회에 국방 예산 증액을 요청하는 상황을 볼 때 전쟁이 길어질 수 있고 이란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휴전 협상 개시를 위한 조건으로는 “이란에 대한 침략이 중단되어야 한다”며 “현재 이란은 불법적이고 전격적인 공격을 받고 있어 그어떤 협상 테이블에도 앉을 수 없다”고 했다. 핵협상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신뢰 구축 조치를 위한 협력에 항상 열려 있으면서도,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우리의 합법적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북한이 미국과 이스라엘 규탄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이란의 우방국”이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한국 외교부의 입장 표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현재의 분쟁을 멈추기 위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2일 “현 중동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예의 주시 중이며,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원칙에 따라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박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주한 이란과 이스라엘 대사관이 5일 서울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전쟁 책임을 떠넘겼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행위에 따른 정당방위라고 강조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선제적 저지가 필요했다며 맞섰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위반한 심각한 침략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를 하고 있다”며 “이를 보복 공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장기화가 예상된다고 밝히며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감행한다면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이 길어질 수 있고, 이란은 준비돼 있어”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언제나 대화와 협상의 길을 중요하게 여기나, 상대가 전쟁의 길을 선택한다면 침략자에게 맞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 명분으로 제시한 ‘이란 핵무기 개발’은 근거 없는 허위 정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략적 행보를 보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일(현지 시간) 쿠르드족 무장단체의 이란 진입에 대해 미국이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걸프국의 에너지시설 공격 역시 이스라엘 모사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 아랍국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의회에 국방 예산 증액을 요청하는 상황을 볼 때 전쟁이 길어질 수 있고 이란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휴전 협상 개시를 위한 조건으로는 “이란에 대한 침략이 중단되어야 한다”며 “현재 이란은 불법적이고 전격적인 공격을 받고 있어 그 어떤 협상 테이블에도 앉을 수 없다”고 했다. 핵협상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신뢰 구축 조치를 위한 협력에 항상 열려 있으면서도,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우리의 합법적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북한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기존 이란 정부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은 전 세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추구한 적이 없고, 국제사회가 중동 유일의 핵보유국 이스라엘을 묵인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미국과 이스라엘 규탄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북한은 이란의 우방국”이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대사 “북한 핵 보유에서 교훈 얻어…한국은 이스라엘 이해할 것”반면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도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를 좌시할 수 없었다며 이란 공습을 정당화했다.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저지’와 ‘이란 시민들의 자유’를 위한 정당한 군사작전이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이란은 수십 년 동안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제사회를 속여왔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핵 개발 시간을 더 벌게 해주는 것”이라면서 “핵 무기 개발 저지 뿐 아니라 이란 정권에서 핍박받고 살상된 무고한 시민들이 자유를 갖고 원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번 작전의 목적 중 하나”라고 했다.핵무기 보유국인 북한도 여러차례 언급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미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선제공격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거론했다. 그는 “(북한을 보고 )저희가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당시는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40~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북한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을 ‘반면교사’ 삼아 이란의 핵무기 완성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군사작전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급진적 폭력 국가와 이웃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느끼는) 위험을 한국보다 더 잘 이해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르파즈 대사는 그간 이스라엘이 한국 정부를 위해 북핵 문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한국 측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라면서 “이스라엘은 한국에서 북핵 위협이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많은 비난을 해왔다”고 했다. 이번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에는 “이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끝없는 전쟁(endless war)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답을 대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한 여자초등학교에서 175명의 학생이 숨지는 등 민간 피해가 크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스라엘은 의도적으로 민간 시설을 한 번도 타격한 적 없다”며 “이란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이란 공격 개시 뒤 약 100시간 동안 2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고, 이 과정에서 ‘전략폭격기 3종’인 B-1(일명 죽음의 백조), B-2(침묵의 암살자), B-52(하늘을 나는 요새)를 모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장이 확대되고 공습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실상 미국이 총력전 수준으로 공군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본토를 미 역사상 처음 공습했을 때는 전략폭격기 3종 중 스텔스 폭격기인 B-2만 투입됐다.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그들을 제압했다”며 이란 해·공군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도 이날 미군이 수백 기의 이란 미사일과 발사대, 드론을 파괴했고 해군 함정 17척을 격파했다고 했다. 그는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우린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미군의 공격은 이란군 지휘체계와 공격 능력의 핵심을 약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휘통제 시설과 이란 혁명수비대 합동사령부, 항공우주군 본부, 통합 방공시스템, 탄도미사일 기지 등을 집중 타격한 것. 또 이란 해군 함정과 잠수함, 대함 미사일 기지, 군 통신망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 미국과 함께 이란 공습을 이어온 이스라엘은 이날 ‘민자데헤’라고 불리는 이란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곳이 “이란 핵 과학자 그룹이 핵무기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든 곳”이라고 했다. 한편 남아시아 스리랑카 영해 인근 바다에서 180명이 탑승한 이란 해군 호위함이 4일 미군 어뢰를 맞고 침몰해 140명 넘게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비지타 헤라트 스리랑카 외교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이란 해군 호위함 ‘아이리스 데나’함의 조난 신호를 받고 자국 함정을 투입해 32명을 구조했다고 했다. 나머지 승조원 148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제공해상이라 안전할 것이라고 착각했던 이란 군함 한 척을 어뢰로 격침했다”고 밝혔다. 또 “어제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이란 부대 지휘관을 추적 끝에 사살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이란 공격 개시 뒤 약 100시간 동안 2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고, 이 과정에서 ‘전략폭격기 3종’인 B-1(일명 죽음의 백조), B-2(침묵의 암살자), B-52(하늘을 나는 요새)를 모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장이 확대되고 공습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실상 미국이 총력전 수준으로 공군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본토를 미 역사상 처음 공습했을 때는 전략폭격기 3종 중 스텔스 폭격기인 B-2만 투입됐다.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그들을 제압했다”며 이란 해·공군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도 이날 미군이 수백 기의 이란 미사일과 발사대, 드론을 파괴했고 해군 함정 17척을 격파했다고 했다. 그는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우린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미군의 공격은 이란군 지휘체계와 공격 능력의 핵심을 약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휘통제 시설과 이란 혁명수비대 합동사령부, 항공우주군 본부, 통합 방공시스템, 탄도미사일 기지 등을 집중 타격한 것. 또 이란 해군 함정과 잠수함, 대함 미사일 기지, 군 통신망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미국과 함께 이란 공습을 이어온 이스라엘은 이날 ‘민자데헤’라고 불리는 이란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곳이 “이란 핵 과학자 그룹이 핵무기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든 곳”이라고 했다.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 기지가 2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유럽 국가들도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3일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을 지중해에 배치해 추가 공격 등에 대응하기로 했다.한편 남아시아 스리랑카 영해 인근 바다에서 180명이 탑승한 이란 해군 호위함이 4일 미군 어뢰를 맞고 침몰해 140명 넘게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비지타 헤라트 스리랑카 외교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이란 해군 호위함 ‘아이리스 데나’함의 조난 신호를 받고 자국 함정을 투입해 32명을 구조했다고 했다. 나머지 승조원 148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제공해상이라 안전할 것이라 착각했던 이란 군함 한 척을 어뢰로 격침했다”고 밝혔다. 또 “어제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이란 부대 지휘관을 추적 끝에 사살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6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이 나라들의 산업에 핵심인 원유와 천연가스 관련 에너지 시설은 물론이고 미국대사관, 미국 빅테크인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등으로 이란의 공격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국 우방이며 동시에 산유국인 GCC 국가들을 공격해 혼란을 극대화하고,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동시다발적 공격의 배경으로는 이란식 ‘모자이크 방어(Mosaic Defense)’ 전술이 꼽힌다. CNN에 따르면 이 전술은 전국에 흩어진 점조직이 중앙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이동식 발사대를 동원해 드론과 미사일을 쏘는 방식이다. 이란과 정면충돌을 최대한 피하려 하는 GCC 국가들이 당장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담수화 시설과 전력 시설같이 식수와 냉방과 연관 있어 사실상 ‘생명줄’로 통하는 핵심 인프라를 공격당하면 GCC 국가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란, 친미 GCC 국가 때리기 본격화2일(현지 시간) 이란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1, 2위를 다투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LNG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 여파로 국영 카타르에너지가 LNG 생산을 중단해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이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대 규모인 라스타누라 정유시설과 쿠웨이트의 아흐마디 정유시설도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에는 GCC 국가 내 미군기지에 집중됐던 이란의 공격이 외교공관, 경제시설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이 이란 혁명수비대 소행으로 추정되는 두 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공관 직원들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교했고, 과거 영토 분쟁을 벌였던 UAE에 특히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란은 1일 UAE에 탄도미사일 170발, 순항미사일 8발, 드론 700대를 동원해 공격했다. 또 2일에는 UAE 두바이에 있는 아마존의 데이터센터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아마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UAE를 중동의 인공지능(AI) 거점으로 삼고 다양한 인프라 구축 및 투자에 나선 점을 겨냥한 공격이란 해석이 나온다.GCC 국가들의 안보 상황이 심상치 않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14개 지역에 여행 경보를 발령하고 자국민의 철수를 권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나흘째 이란을 공격하고 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3일(현지 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부와 지휘시설, 이란 전역의 방공망과 미사일·드론 발사시설 등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테헤란 소재 국영 이란이슬람공화국방송(IRIB)을 폭격했다. 이에 적신월사는 2일 기준 이란 내 누적 사망자 수가 787명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 누적 사상자 수는 2일 기준 미군 총 6명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은 걸프국의 경제 혼란을 극대화해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간청하게 만드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생명줄’ 식수-전기 공격 시 일촉즉발 위기 다만 GCC 국가들이 이란에 대해 곧바로 보복 공격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 카타르 걸프타임스는 “GCC는 전쟁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항상 방어적 태세를 취해 왔다”고 전했다. 오만은 최근 미-이란 핵협상을 중재했고, 카타르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며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카타르는 세계 최대 해상 천연가스전을 이란과 공유하는 사이다. 다만 피해가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게 변수다. UAE는 이란에 맞서 GCC 차원의 공동 행동에 나서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카타르에서도 “배신당했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에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이들 국가는 이란과 걸프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인접성 덕분에 이라크, 요르단을 거쳐야 도달할 수 있는 이스라엘에 비해 이란엔 상대적으로 ‘쉬운 표적’일 수밖에 없다. 또 국방력 측면에서도 GCC 국가들은 이스라엘보다 훨씬 취약하다. 사우디는 앞서 2019년 9월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무장단체 후티 반군으로부터 원유시설 공격을 받아 한 달간 가동을 중단했다. 그해 5월 미국이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강화하자, 이란이 만만한 사우디를 대신 공격한 것. 알자지라방송은 이란이 담수화 시설이나 전력 시설 등 걸프국들의 생명줄을 타격한다면 분쟁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이 1981년 5월 결성한 정치경제협력체다. 6개국 모두 왕정 아랍 산유국, 친미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왕실 종파도 오만(이바디파)을 빼곤 모두 수니파다. 사우디, UAE, 바레인은 왕정에 비판적이고 시아파 근본주의를 추종하는 이란에 대한 반감이 크다. 반면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는 이란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에) 지상군(boots on the ground)을 투입하는 것에 관해 ‘입스(yips)’가 없다”고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입스’는 골프, 야구 등에서 쓰이는 용어로 결정적 순간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상태를 뜻한다. 필요시 이란에 미 지상군 투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선 “우리는 애초 4∼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전쟁을) 지속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든 괜찮다”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같은 날 댄 케인 합참의장과 함께 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의 ‘출구 전략’에 대해 “특정 기간을 제시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이는 이란의 거센 저항으로 이번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공군력 위주의 작전만으론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을 불능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단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로 무장한 이란 정권은 중동은 물론 미 국민에게도 위협이 된다”며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겠단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 카드를 꺼내 들면 이란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물리적 통제가 가능해진다. 또 이란 내 반미(反美) 저항 세력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억지력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지상군 투입은 작전 기간이 길어지고 미군과 이란인 사상자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거센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보수 성향 케이블방송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선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그럴 필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한편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는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면서 “통과를 시도하는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핵심 유통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다. 또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 카타르 등 주변 친미 국가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과거 중동 각국에 지상군을 투입한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쟁,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쟁, 2003년 이라크전쟁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했다. 미군과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에도 민주 정권으로의 체제 전환, 중동 정세 안정화라는 소기의 목표는 대부분 실패했다는 평가다.걸프전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산유국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발발했다. 미국은 1991년 1월부터 이라크 공습을 시작했다. 같은 해 2월 24일 전격 지상군을 투입했다. 이라크군은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에 반격조차 못 한 채 쿠웨이트에서 물러났다. 지상군 투입 4일 만에 미국은 종전을 선언했다.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를 몰아내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후세인의 독재 체제를 종식시키진 못했다.2001년 9·11테러 직후인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해 10월 7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항구적 자유’ 작전을 개시했다.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이 아프간에 머물며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 정권의 비호를 받는다는 이유에서였다.당시 미국은 개전 12일 만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같은 해 11월 아프간 수도 카불 탈환, 12월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 함락 등을 통해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다. 2011년 5월 이웃 파키스탄에 은신해 있던 빈라덴도 사살했다.다만 미국은 2조 달러(약 2900조 원)가 넘는 돈을 투입했음에도 아프간에 민주 정권을 수립하진 못했다. 2021년 8월 미군은 20년 만에 아프간에서 철수했다.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다.부시 행정부는 아프간전이 진행되는 와중에 2003년 3월 20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을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같은 해 12월 후세인을 생포했지만 개전 명분이었던 WMD 개발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이라크 내 종파 갈등과 무장세력 테러에 직면해 2011년 12월 18일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할 때까지 이라크인 18만여 명과 미국인 약 4500명이 숨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