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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역대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측 인사들은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을 오늘날 강력한 한미동맹을 일궈낸 주인공이자 ‘진정한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정전협정 50주년(2003년)을 앞두고 한국전쟁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매슈 리지웨이 장군, 김동석 대령(미 첩보부대장)과 함께 백 장군을 ‘한국전쟁 4대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백 장군이 시대를 초월해 70년 한미동맹의 증인이자 상징임을 보여주는 사진, 동영상 등 관련 자료는 차고 넘친다. 이 중에서도 군 안팎에선 6·25전쟁의 주요 고비부터 고인이 병석에 눕기 전인 지난해까지 알려진 고인의 생전 모습 가운데 한미동맹의 표상임을 보여주는 ‘5대 장면’을 자주 꼽는다. 사진①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1951년 3월 서울을 탈환한 후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이 국군 1사단 사령부를 예고 없이 찾아 백 장군(1사단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백 장군 스스로 생전 자주 회고했던 장면 중 하나다. 사진②는 1951년 7월 백 장군이 터너 조이 미 해군 중장 등 유엔군 측 대표단과 함께 휴전회담에 가기 앞서 기념 촬영한 사진이다. 백 장군은 한국군 대표로 휴전회담에 참여했다. 사진③은 1952년 12월 방한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 당선자와 이승만 대통령이 일선 부대를 시찰하는 데 동행한 백 장군의 모습이다. 사진④는 2010년 6월 뉴욕에서 미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한미우호 증진과 양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는 장면이다. 사진⑤는 지난해 11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과 함께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백 장군의 사무실을 찾아 100세 생일을 축하하면서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군 관계자는 “5장의 사진만 봐도 백 장군은 미국에서 오히려 더 잘 알려져 있는 한미동맹의 상징 그 자체”라며 “일각에서 주한미군 축소 등 한미동맹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하는 상황에서 백 장군의 빈자리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돌연 보류한 배경을 두고 갖은 추론이 끊이지 않는다. 대남 압박 공세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 한발 물러섰다는 가설과 함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포진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복구 등 심리전 재개에 부담을 느껴 ‘레드라인(금지선)’ 직전에 멈춰 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야 어쨌든 정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정부와 여당에선 김 위원장이 현명한 결정을 했다면서 치켜세우는 한편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까지 거론하며 ‘북한 달래기’에 공들이고 있다. 북한의 ‘선의’에 우리도 ‘선의’로 화답하면 살벌한 대치 국면이 대화 분위기로 급반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도발 유보’는 유화 시그널이 아니라 더 위험천만한 ‘벼랑 끝 전술’의 서막일 가능성이 크다고 필자는 본다. 북한의 도발 위협 공세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강도와 방식으로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도발 보류 결정 다음 날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김영철이 담화에서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엔 재미없을 것”이라고 공개 협박한 것도 흘려듣기 힘든 대목이다. 군 안팎에선 ‘김여정발(發) 위협’의 본질은 대남 핵위협임을 간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개성·금강산 일대의 재무장화 위협 등 초강경 공세를 서슴없이 강행한 배경에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핵무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유화 모드로 비핵화 협상을 끌면서 핵무력을 증강한 북한이 바야흐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대 1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비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북한은 향후 ‘완성된 핵무장’을 뒷배로 삼아 더 치밀하고 대담한 대남전술에 ‘다걸기(올인)’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5월 말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전략 무력의 고도의 격도(격발) 상태 운용” 등 핵위협을 쏟아낸 직후 김여정이 바통을 이어받듯이 대남도발 전면에 나선 것이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김여정발 대남 위협’을 통해 북한은 어떠한 명분을 잡아서 초강경 공세를 벌여도 한국은 핵이 두려워 변변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핵무장을 불가역적 상황으로 굳히며 한미동맹 무력화에도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문제의 책임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전가하는 여론을 남한 내에 확산시켜 동맹의 틈을 벌리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갈등이 주한미군 감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여당 일각에서 김여정이 ‘친미 사대주의의 올가미’라고 비난한 한미 워킹그룹의 해체를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의 동의 없이 대북지원을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을 북한은 절호의 기회로 여길 것이 틀림없다. 김여정이 최근 담화에서 핵폐기는 꿈도 꾸지 말라며 불가역적인 대북 적대시 철회를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로 못 박은 것도 그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 구태의연한 ‘민족 공세’를 펼치는 것 또한 자명하다. 북한의 핵은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적 수단인 만큼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 해체 등 한국이 대미관계부터 청산해야 한다면서 ‘우리민족끼리’로 포장된 파격적 유화책을 쏟아낼 수도 있다. 같은 민족에게 핵을 겨눌 리 없다고 믿는 친북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가짜 평화’ 공세에 솔깃해 맞장구를 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을 거머쥔 채로 한미동맹이 와해되고, 민족 구호가 넘쳐나는 상황은 북한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한민국을 핵으로 쥐락펴락하면서 결정적 시기를 엿보는 것이 북한의 대남 핵전략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의 대남전술에 대한 ‘일희일비’가 위험천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최근 미 본토에서 입국한 미군 장병 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 정부가 출국 전 장병들의 발열 여부 등 검역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주한미군 사령부에 따르면 7일 전세기편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군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8일부터 최근까지 4편의 민항기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미군 9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군 관계자는 “확진자 11명 모두 캠프 험프리스(평택기지)와 오산 공군기지내 격리시설로 이송됐다”며 “이들과 밀접 접촉한 사람은 없는 걸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0일에도 전세기를 타고 오산기지에 도착한 미군 7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주한미군은 우리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입국 장병에 대해 자체적인 코로나 19 검사와 확진자 격리 조치를 시행중이다. 정부는 입국하는 미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 상황을 주시하면서 미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도 본토 출발 전 방역 강화 방안을 미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현지 출발 전 2주 격리 후 증상이 없으면 한국으로 보내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역대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측 인사들은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을 오늘날 강력한 한미동맹을 일궈낸 장본인이자 ‘진정한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정전협정 50주년(2003년)을 맞아 한국전쟁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매슈 리지웨이 장군, 김동석 대령(미 첩보부대장)과 함께 백 장군을 ‘6·25전쟁 4대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백 장군이 시대를 초월해 70년 한미동맹의 증인이자 상징임을 보여주는 사진·동영상 등 관련 자료는 차고 넘쳐난다. 이 중에서도 군 안팎에선 6·25전쟁의 주요 고비부터 고인이 병석에 눕기 전인 지난해까지 알려진 고인의 생전 모습 가운데 한미동맹의 표상임을 보여주는 ‘5대 장면’을 자주 꼽는다. 첫 번째 사진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1951년 3월 서울 탈환 후 맥아더 유엔군총사령관이 국군 1사단 사령부를 예고없이 찾아 백 장군(1사단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백 장군 스스로 생전 자주 회고했던 장면 중 하나다. 두 번째 사진은 1951년 7월 백 장군이 터너 조지 미 해군중장 등 유엔군 측 대표단과 함께 휴전회담에 가기 앞서 기념촬영한 사진이다. 백 장군은 한국군 대표로 휴전회담에 참여했다. 세 번째 사진은 1952년 12월 방한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 당선자와 이승만 대통령이 일선 부대를 시찰하는 데 동행한 백 장군의 모습이다. 네 번째 사진은 2010년 6월 뉴욕에서 미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한미우호 증진과 양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는 장면이다. 마지막 사진은 지난해 11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과 함께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내 백 장군의 사무실을 찾아 100세 생일을 축하하면서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군 관계자는 “5장의 사진만 봐도 백 장군은 미국에서 오히려 더 잘 알려져있는 한미동맹의 상징 그 자체”이라며 “일각에서 주한미군 축소 등 한미동맹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하는 상황에서 백 장군의 빈자리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10일 밤 향년 100세로 별세한 6·25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사진)을 추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는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전임 총리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노 실장은 방명록에 “한미동맹의 상징이시고 한국군 발전의 증인이신 백선엽 장군을 애도합니다”라고 썼다. 앞서 11일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트위터에 “지도자이며 애국자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동맹 구축을 주도했다”면서 2018년 고인의 생일 파티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진심으로 그리워할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는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와 예비역 인사들의 조문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5일 육군장으로 영결식을 치른 뒤 국립대전현충원 제2장군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고인의 장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통합당은 국립서울현충원(서울 동작구)에 모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의당은 친일파 전력 인사의 현충원 안장에 반대한다면서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빈소에서 만난 노 실장에게) 어른(백 장군)을 제대로 모셔야 한다. 왜 동작동에 모시지 않느냐고 항의했지만 (노 실장은) 답변을 하지 않고 갔다”고 했다. 유족 측은 “장지 문제가 더 이상 거론되길 원치 않는다.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백선엽 장군은 병석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내내 걱정했다고 한다. 석 달 전 병세가 악화돼 의식의 끈을 놓기 직전까지 “우리가 어디에서 힘을 얻을까 봤을 때 중국은 믿을 수 없다. 미국과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에 남긴 유언인 셈이다. 고인은 생전 두 차례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25전쟁의 쓰라린 경험과 교훈, 북한 위협의 실체 및 대북관계의 유의점,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온몸을 던져 1128일간 6·25전쟁을 겪어낸 노병이 인터뷰에서 쏟아낸 ‘촌철살인’과도 같은 어록은 작금의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6·25 최대 격전인 다부동 전투 등에서 숱한 전우의 희생을 목격한 그는 “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억하라”, “자유와 평화는 절대 공짜가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 풍요가 얼마나 많은 피와 고귀한 희생의 대가인지를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사활적 국익이 걸린 문제”라고도 역설했다. 강력한 한미동맹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인 동시에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원활한 협조관계를 위해서 필수적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당부였다. 북한에 쓸데없는 환상을 갖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백 장군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남위협이 사라지기 전에 평화체제나 협정을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냉철한 상황 인식을 주문했다. 2012년 본보 인터뷰에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윗대의 고심과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예측이 힘들고, 도발 위험성도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큰 별이 졌다.” 1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숙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허리를 숙여 예를 올린 정 장관은 “고인은 대한민국의 발전과 군 건설에 초석을 놓은 영웅이셨다”면서 유족을 위로했다. 빈소에는 첫날(11일)부터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당정청 주요 인사들이 대거 다녀갔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빈소를 찾아 “(고인은) 집안 형님과 함께 창군동지회 멤버였다”는 인연을 공개했고,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해군 대장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하얀 국화꽃을 영전에 올리며 추모한 뒤 절도 있는 동작으로 ‘뒤로 돌아’ 자세를 취하며 군인의 예를 갖췄다. 12일엔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등이 조문 대열에 합류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다녀갔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을 접견하고 나서는 이해찬 대표를 향해 보수 유튜버들이 “누가 친일파냐. (일본) 천황에게 고개 숙여 절한 김대중이 친일파다”, “어떻게 장군님을 이렇게 대우할 수 있느냐”고 고함을 치면서 빈소를 지키는 관계자들과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빈소 앞 복도에는 육군 의장대 10여 명이 부동자세로 예를 갖춘 가운데 고인이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다부동 전황을 신성모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장면 등 사진 10여 장과 동영상이 전시됐다. 고인의 영정 앞에 놓인 태극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등은 생전의 위업을 증언하는 듯했다. 백 장군에겐 ‘살아 있는 6·25 전쟁 영웅’ ‘죽음보다 패전을 두려워한 용장’ 등 숱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6·25전쟁 발발부터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1128일간 1사단장과 최연소 육군참모총장 등을 맡아 숱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공산군과 격전을 치렀다. 1사단장 시절 최대 격전인 ‘다부동 전투’에선 공포에 질려 퇴각하는 부하들을 가로막고 “나라가 망하기 직전이다. 미군이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이럴 수 없다”면서 “내가 앞장설 테니 날 따르라. 내가 물러서면 날 쏴라”라고 권총을 들고 독려해 승리를 일궜다. 이는 인천상륙작전 성공과 평양 진격의 발판을 만든 것으로 한미 양국군에 전설로 회자된다. 백 장군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인정받는 전쟁 영웅이었다. 주한미군은 그를 ‘살아 있는 전설(living legend)’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은 “한국전쟁의 영웅이신 백선엽 장군님”이라는 말로 이취임사를 시작하는 게 전통이 됐다. 그럼에도 고인은 생전에 ‘노병’으로 불러달라면서 “시대가 부여한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1군단장 시절 휴전회담의 초대 한국군 대표 당시 에피소드도 회자된다. 당시 맞은편의 이상조 북한군 소장이 빨간 색연필로 “제국주의의 주구는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고 쓴 것을 보여주며 자극했지만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고 그는 회고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도 유명하다. 1949년 군 내 남로당 연루자를 가려내는 숙군 작업 당시 정보국장이던 고인은 남로당 연루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박정희 당시 소령의 구원 요청을 수용해 상부에 재심을 요청했고, 그 덕택에 박 소령은 불명예 제대로 처벌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고인은 1940년대 일본군(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으로 친일파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와 광복회 등은 그가 자서전 등에서 언급한 간도특설대 활동 내용을 근거로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독립군을 본 적이 없다. 친일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강성휘 기자}
백선엽 장군의 장지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백 장군 유족 측은 11일 빈소에서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더 이상 장지 문제가 외부에서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유족은 “서울이나 대전이나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다. 고인을 대전현충원에 모시기로 한 것에 만족한다”며 유족이 내심 서울현충원 안장을 원하는 걸로 비치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대전현충원 (안장)을 원했고, 정부에도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며 “고인도 병석에 눕기 전인 지난해 대전현충원으로 결심하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고인이 그런 문제(장지)에 왈가왈부하거나 하실 분이 아니라는 걸 잘 알지 않느냐”면서 “정부 방침과 관련 절차에 따라서 대전현충원에 모시게 된 것에 거듭 만족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 같은 유족의 취지가 외부에 제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 장군의 장지 문제가 정치권이나 이념 공방으로 번지는 것은 고인의 유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백 장군이 생전에 서울현충원에서 전우들과 영면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던 적이 있는 만큼 ‘서울현충원을 원하지만 더 이상의 논란이 싫어 대전으로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고인은 15일 오전 7시 반 서울아산병원에서 육군장으로 영결식을 치른 뒤 같은 날 오전 11시 반 국립대전현충원 제2장군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유족이 대전현충원 안장을 신청했고, 통상적인 안장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백선엽 장군은 병석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내내 걱정했다고 한다. 석 달 전 병세가 악화돼 의식의 끈을 놓기 직전까지 “우리가 어디에서 힘을 얻을까 봤을 때 중국은 믿을 수 없다. 미국과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에 남긴 유언인 셈이다. 고인은 생전 두 차례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25전쟁의 쓰라린 경험과 교훈, 북한 위협의 실체 및 대북관계의 유의점,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온 몸을 던져 1128일간 6·25전쟁을 겪어낸 노병이 인터뷰에서 쏟아낸 ‘촌철살인’과도 같은 어록은 작금의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6·25 최대 격전인 다부동 전투 등에서 숱한 전우의 희생을 목격한 그는 ”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억하라“, ”자유와 평화는 절대 공짜가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 풍요가 얼마나 많은 피와 고귀한 희생의 대가인지를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사활적 국익이 걸린 문제“라고도 역설했다. 강력한 한미동맹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인 동시에 중·러 등 주변국과의 원활한 협조관계를 위해서 필수적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당부였다. 북한에 쓸데없는 환상을 갖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백 장군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남위협이 사라지기 전에 평화체제나 협정을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냉철한 상황 인식을 주문했다. 2012년 본보 인터뷰에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윗대의 고심과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예측이 힘들고, 도발 위험성도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10일 밤 향년 100세로 별세한 6.25 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추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는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노 실장은 방명록에 “한미동맹의 상징이시고 한국군 발전의 증인이신 백선엽 장군을 애도합니다”라고 썼다. 앞서 11일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예를 다해 고인을 추모했다.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도자이며 애국자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동맹 구축을 주도했다”면서 2018년 고인의 생일 파티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로버트 에에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 진심으로 그리워할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는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와 군 원로 등 예비역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5일 육군장으로 영결식을 치른 뒤 대전국립현충원 제2장군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고인의 장지를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고인의 공적을 인정해 국립서울현충원(동작동)에 모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의당은 친일파 전력 인사의 현충원 안장에 반대한다면서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유족 측은 “장지 문제가 더 이상 거론되길 원치 않는다.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겸 주한미군 사령관은 11일 전날(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해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면서 애도를 표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발표한 애도 성명에서 “주한미군을 대표해 백 장군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백 장군은 종종 주한미군을 방문해 한국전쟁과 군인으로서의 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며 “6·25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고,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까지 한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육군은 15일 오전 7시 반 서울 아산병원에서 백 장군의 영결식을 육군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후 백 장군은 같은 날 오전 11시 반 국립대전현충원 제2장군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백 장군의 유족이 대전현충원 안장을 신청했고, 통상적인 현충원 안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 장군은 전날 오후 11시 4분께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하며 6·25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아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살아있는 6·25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이 10일 오후 11시경 별세했다. 향년 100세. 고인은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을 온 몸을 바쳐 지켜낸 ‘살아 있는 전설’이었다. 6·25 전쟁 발발부터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1128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전선에서 격전을 치렀다. 숱한 생사의 고비를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며 국가와 민족에 헌신한 영웅으로 평가 받는다. 살아생전 그는 항상 자신을 ‘노병’으로 불러달라며 스스로를 낮추며 “시대가 부여한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백 장군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 평남 강서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다섯 살 많은 누나 효엽과 세 살 어린 남동생 인엽과 함께 보낸 유년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7세 때 부친(백운상)이 작고하자 모친(방효열)은 삼남매를 데리고 평양으로 옮겨 힘든 생계를 꾸렸다. 교사가 되기 위해 평양사범학교에 진학한 그는 군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만주군관학교에 들어갔다. 만주국 장교로 복무하던 중 해방이 되자 그는 미군정이 조직한 국방경비대의 중위로 임관해 한국군 창설에 기여했다. 이후 1사단장(당시 29세) 재임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군단장과 육군참모총장 등을 맡아 최전선에서 군을 지휘하며 여러 차례 기념비적인 전과를 올렸다. 6·25전쟁의 최대 격전인 다부동 전투에서 그가 일궈낸 값진 승리는 전설로 회자된다. 1950년 8월 북한군의 파죽지세와 같은 공세에 밀려 아군은 낙동강 전선까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경각에 달린 위기상황에서 1사단장이던 그는 불굴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공포에 질려 퇴각하는 부하들을 향해 “내가 물러서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 너희들이 물러서면 내가 너희들을 쏘겠다”고 독려하며 선두로 달려나갔다. 그와 부하들의 결사항전으로 부대는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고 그 기세를 몰아 인천상륙작전 이후 평양까지 진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부동전투가 벌어진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는 그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이 전투는 미국의 주요 군사학교가 그의 회고록을 수업 교재로 활용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백 장군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추앙받는 전쟁영웅이다. 주한미군은 그를 ‘살아 있는 전설(living legend)’로 대우한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은 ‘한국전쟁의 영웅이신 백선엽 장군님’이라고 부르며 이·취임사를 시작하는 게 전통이다. 미군 장성 진급자와 미 국방부 직원들도 방한하면 백 장군을 만나는 게 필수코스다. 주한 미8군은 미군 부대에 배속된 한국군(카투사·KATUSA) 우수 병사에게 주는 상을 ‘백선엽상’이라 명명했다. 2013년 8월엔 미 8군은 그를 ‘미8군 명예사령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미 8군은 “6·25전쟁 당시 한반도를 방어하는 데 탁월한 업적을 달성했고 한국의 미래를 결정해 온 역사적 순간의 증인”이라고 존경의 뜻을 전했다. 그가 1992년 펴낸 영문판 ‘From Busan to Panmunjeom(부산에서 판문점까지)’ 등은 미국내 전사(戰史) 부분의 스테디셀러다. 미 국립보병박물관은 백 장군의 6·25 경험담을 육성으로 담아 전시하고 있다. 자서전인‘군과 나’는 미국의 주요 군사학교에서 교재로 쓰인다. 백 장군은 휴전 이후 한국군의 재건과 숙군작업, 국방력 강화에 주력했다. 한국군 최초로 4성 장군으로 진급했고, 초대 1야전군사령관으로서 아시아 최초로 야전군을 창설했다. 그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얽힌 일화도 유명하다. 1949년 군이 남로당 연루자를 가려내는 숙군(肅軍) 작업을 할 때 당시 정보국장이던 백 장군은 남로당 연루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박정희 소령의 구원 요청을 수용해 육본에 재심을 요청했다. 그의 배려로 박 소령은 불명예 제대로 일단락됐다. 몇 년 뒤 군에 복귀한 박 전 대통령이 소장 진급 과정에서 좌익 활동 전력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참모총장이던 백 장군이 보증을 섰고 박 전 대통령이 준장 시절 미국 포병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1960년 예편 이후엔 외교와 경제발전에 기여했다 10년간 중화민국(대만) 프랑스(유럽 5개국과 아프리카 7개국 대사 겸임) 캐나다 주재 대사를 지냈다. 교통부 장관으로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시작했다. 충주비료 호남비료 한국종합화학사장을 역임하며 중화학공업의 토대를 닦기도 했다. 선인재단 운영을 비롯한 각종 교육 활동에도 나섰다. 고령의 나이에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과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강연과 저술 활동을 계속해 왔다. 백 장군은 1940년대 일본군(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는 이력 때문에 친일파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3년 10월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으로부터 “민족 반역자”라는 공격까지 받기도 했다. 이에 보수단체와 장성 출신 의원들이 나서 “일제 치하에 나라가 없어진 상황에서 군 복무지를 선택할 수 없었던 그를 친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했다. 태극무공훈장(2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캐나다 무공훈장 등을 비롯해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2010 밴 플리트 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전쟁一千日’(1988), ‘軍과 나’(1989), ‘실록 지리산’(1992), ‘한국전쟁Ⅰ,Ⅱ,Ⅲ’(2000), 회고록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2010), ‘노병은 사라지지 않는다’(2012)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노인숙씨, 아들 백남혁·백남흥 씨, 딸 백남희·백남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은 15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02-3010-2000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평양 인근의 원로리에서 핵탄두를 개발하고 있는 정황이 공개됐다. 북한에서 핵탄두 제작 목적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핵 관련 시설을 수년간 추적해 온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8일(현지 시간)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시내로부터 10여 km 떨어진 원로리에서 핵탄두 개발 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부지를 둘러싼 보안 경계선, 과학자 숙소로 추정되는 고층 주거지, 지도자 방문 기념물, 지하 시설 등 기존 핵시설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 군 전문가들은 원로리 시설 공개로 평양 인근에 ‘핵물질 생산-핵탄두 제작-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이 가능한 ‘핵 벨트’가 사실상 구축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로리 시설은 5월 공개된 평양 인근 신리의 ICBM 조립 시설에서 14km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원로리 시설은 핵무기 개발 및 생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지원 시설로 판단 중”이라면서도 “해당 부지 내 차량 움직임 등이 포착되고 있어 한미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가 8일(현지 시간) 민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평양 인근 원로리에서 핵탄두 제작 공장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핵 시설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그 실체를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 평양 주변에 ‘핵 벨트’ 구축하려 한 듯지난 2년여간 북-미 비핵화 협상 중에도 북한이 핵무력 증강에 몰두했다는 핵심 증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당국도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인 걸로 알려졌다. 원로리 시설은 평양 중심부에서 불과 10여 km 거리에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가 방문하기 용이한 장소에 자리 잡은 셈이다. 2015년부터 원로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추적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핵시설임을 뒷받침하는 특징을 두루 갖췄다고 주장했다. 삼엄한 보안 시스템과 지하시설, 지도자 방문 기념물, 부지 내 사택 등 기존 핵·미사일 관련 시설과 유사점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시설 곳곳에서 화물 컨테이너와 트럭 등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등 핵개발 관련 활동이 유력하고, 핵탄두 제작 시설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결론이다. 원로리 시설의 위치도 의미심장하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14km 떨어진 평양 순안비행장 인근 신리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관련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서(Beyond Parallel)’는 5월에 신리 시설을 ‘탄도미사일 지원 시설’로 지목한 바 있다. 시설 규모로 볼 때 최대 4기의 ICBM 동시 조립이 가능한 걸로 추정됐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원로리에 핵탄두 제조 설비가 있다면 완성·비축한 핵탄두를 신리로 조속히 옮겨서 ICBM에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로리와 신리를 지하로 연결해 외부 노출을 피해 핵탄두를 이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또 원로리 시설에서 남쪽으로 10km 떨어진 강선 지역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포진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강선 농축 시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북-미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영변 플러스알파(+α)’로 폐기를 요구한 핵시설 중 한 곳. 당시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하노이 담판’은 결렬로 무산됐다. 두 시설의 위치로 보면 강선에서 만든 핵물질(HEU·고농축우라늄)을 원로리로 가져와 핵탄두를 일사불란하게 제작하는 데 용이한 동선이다. 군 소식통은 “평양의 김 위원장 집무실에서 11∼19km 구역 내에 우라늄 농축(강선)과 핵탄두 제작(원로리) 및 ICBM 조립 시설(신리)로 추정되는 핵 의심 시설들이 집중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의 산실’인 핵·ICBM 시설을 지척에 두고 수시로 실태 점검과 독려를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핵·ICBM의 통제력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평양 인근에 주요 핵시설을 포진시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원로리에서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 고도화 작업 진행했을 수도북한의 새로운 핵 의심 시설이 공개되면서 핵 능력이 양적 질적으로 더 고도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수년 전부터 2020년경 북한이 최대 100여 개의 핵탄두를 제작 보유할 걸로 추정한 바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기간 북한이 비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 및 핵탄두 제조에 박차를 가해 그 수준을 달성했을 거란 관측이 적지 않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2017년에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화성급 ICBM의 잇단 발사 성공 이후 핵탄두 소형화는 물론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상당 수준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원로리 시설의 존재가 공개된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의향을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이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스몰딜’을 경계하는 워싱턴 조야의 대북 강경파가 과거 신고되지 않았던 북한 핵시설의 존재를 노출시켜 북한 핵활동의 문제점을 상기시키려고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은 7일 주한미군이 동해상의 북한 동향을 집중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일에 맞춰 미국과의 대화 거부를 재차 공언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7일 오전 주한 미 육군의 가드레일(RC-12X) 정찰기가 경기 평택 기지를 이륙해 동해상으로 날아갔다. 이후 휴전선(MDL) 이남 50km 안팎의 상공에서 동해상과 강원 내륙을 오가면서 비행을 실시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동부 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MDL 기준 남북 각 40km 구간) 바로 외곽에서 대북 정찰에 나선 것이다. 가드레일은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 준비신호와 통신·교신 감청 등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하는 특수정찰기다. 또 다른 소식통은 “휴전선 인근 동해상과 강원 내륙의 특정 구역에 장시간 머물면서 강원 원산과 함남 신포의 신형 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지 동향을 중점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담화를 발표한 4일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 인근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4일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기지를 이륙한 B―52 폭격기 1대가 1만여 km를 날아와 일본 미사와 기지 상공에 전개됐다. B―52는 해당 공역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괌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달 B―52 3대를 박스데일에서 동북아와 가까운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이후 괌에 배치된 B―1B 폭격기와 함께 한반도 인근으로 연이어 출격한 바 있다. ‘김여정발(發) 도발 위협’에 나선 북한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는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괌,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미 본토의 폭격기 전력도 언제든 역내로 투입될 수 있음을 북한, 중국, 러시아에 동시에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인 B―52의 수시 전개를 통해 미군이 최근 선언한 폭격기 전력의 ‘역동적 전개’ 태세 구축을 위한 운용 전략을 점검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미국은 대북감시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5일 통신·교신정보 수집정찰기인 주한미군의 가드레일(RC―12X) 여러 대가 수도권과 동·서해상에서 북한군 동향을 파악했다. 앞서 2일엔 미 공군이 단 2대를 보유한 RC―135U(컴뱃센트) 신호정보정찰기가 한반도 인근에서 대북 감시 비행에 나서기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담화를 발표한 4일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 인근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4일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기지를 이륙한 B-52 폭격기 1대가 1만 여km를 날아와 일본 미사와 기지 상공에 전개됐다. B-52는 해당 공역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괌으로 이동한 걸로 파악됐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달 B-52 3대를 박스데일에서 동북아와 가까운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로 이동배치했다. 이후 괌에 배치된 B-1B 폭격기와 함께 한반도 인근으로 연이어 출격한 바 있다. ‘김여정발(發) 도발 위협’에 나선 북한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괌·알래스카 뿐만 아니라 미 본토의 폭격기 전력도 언제든 역내로 투입될 수 있음을 북한, 중국, 러시아에 동시에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인 B-52의 수시 전개를 통해 미군이 최근 선언한 폭격기 전력의 ‘역동적 전개’ 태세 구축을 위한 운용 전략을 점검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대북감시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5일 통신·교신정보 수집정찰기인 주한미군의 가드레일(RC-12X) 여러 대가 수도권과 동·서해상에서 북한군 동향을 파악했다. 앞서 2일엔 미 공군이 단 2대를 보유한 RC-135U(컴뱃센트) 신호정보정찰기가 한반도 인근에서 대북 감시 비행에 나서기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 공군이 단 2대를 보유한 RC-135U(컴뱃센트) 정찰기가 2일 한반도 인근에 전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여정발(發) 대남 군사행동’을 돌연 보류한 북한이 한미가 긴장을 늦춘 틈을 타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같은 고강도 기습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복수의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2일 오전 컴뱃센트 정찰기 1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한 뒤 한반도 인근으로 날아왔다. 군 소식통은 “주로 동해상에서 대북감시 활동을 벌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강원 원산·함남 신포 일대의 SLBM 발사 징후와 신형 잠수함 건조 동향을 집중 추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컴뱃센트가 한반도 인근으로 날아온 것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동해상에 전개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곧 방한할 것으로 보이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통해 북한과 대화 시도는 하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지 주시하고 있다는 미국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경제난을 지적하면서 협상 복귀를 촉구한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맞춰 북한이 ‘불만성 무력시위’에 나설 개연성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컴뱃센트는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지상 관제소의 미사일 발사 신호정보(SIGINT·시긴트)와 같은 전략정보를 수집해 대통령·국방장관 등 최고위급 지휘부에게 실시간 보고하는 전략정찰기다. 기체 곳곳에 장착한 첨단 고성능 센서 등으로 수백km 밖의 미사일 발사준비과정에서 작동되는 지상의 원격 계측장비(텔레메트리 장치)의 전자신호와 전자파를 미세한 수준까지 탐지할 수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 육군이 본토에 주둔 중인 공수부대를 9∼10시간 만에 괌 기지에 대규모로 긴급 전개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핵(B-52)·재래식(B-1B) 전략폭격기의 괌·알래스카 전진 배치와 한반도 인근 필리핀해에서 2개의 항모타격단 합동훈련에 이어 미국이 북한과 중국에 역내 전략적 우세를 과시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1일 미 인도태평양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새벽 알래스카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미 육군 25보병사단 제4전투여단 소속 공수부대원 400여 명이 완전무장 상태로 C-17(글로브마스터) 대형 수송기 4대에 나눠 타고 기지를 출발했다. 이후 수송기들이 9∼10시간을 날아 약 7600km 떨어진 괌 앤더슨 기지 상공에 도착하자 부대원들은 일제히 강하훈련을 실시했다고 미 육군은 전했다. 지상에 착륙한 부대원들이 가상의 적 시설과 표적을 장악하는 등 점령지 안전을 확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핵심 거점인 괌 기지에서 이처럼 대규모 강하훈련이 실시된 것은 처음인 걸로 알려졌다. 괌 기지에는 미 전략자산인 B-1B 폭격기가 배치돼 있다. 미 육군 관계자는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임무 완수 태세를 점검하는 차원”이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공수부대가) 인도태평양사 작전 지역의 어느 곳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미 육군은 이번 훈련이 역내에서 진행 중인 연합훈련의 일환이라면서 특정 국가를 겨냥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힘의 과시’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미를 겨냥한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또는 중국과의 남중국해 무력충돌과 같은 위기 상황을 상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중 양국이 초래할 수 있는 동북아 위기 사태 시 대규모 최정예 공수부대를 최단 시간에 역내에 투입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더 의미심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훈련 시나리오를 한반도에 적용할 경우 북한의 전면 도발 등 위기 사태 시 알래스카에서 약 6시간이면 대규모 미 공수부대가 한반도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괌 강하훈련에 참여한 미 25사단 제4전투여단은 인도태평양사에 배치된 유일한 미 육군 공수여단이자 최정예 전투부대로 평가된다. 이 부대는 평소에도 알래스카 일대에서 가상의 적 시설에 대한 공중강습훈련을 자주 실시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 유사시 다른 공수여단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비롯해 지휘부와 주요 군 기지 등 핵심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장악하는 내용도 (훈련 내용에) 포함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지난달 29일부터 필리핀해에서 2개 항공모함 타격단(CSG·Carrier Strike Group)의 합동훈련을 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필리핀해에서 한반도는 1500km가량 떨어져 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모의 작전반경(1000km 이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반도 지척의 거리에 거대한 군사기지 2개가 집결한 셈이다. 항모의 운항 속도(시속 30노트·약 56km)로 볼 때 24시간 정도면 제주도 인근 해상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최근 ‘김여정발(發) 대남 군사행동’을 돌연 보류한 북한에 한미를 겨냥한 도발 위협을 재개할 엄두도 내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에는 일본 요코스카항이 모항인 로널드레이건함(CVN-76)과 최근 미 7함대 작전구역에 전진 배치된 니미츠함(CVN-68)이 이끄는 2개 항모타격단이 참가한다. 미 7함대 작전구역에는 한반도도 포함된다. 니미츠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한 대남 군사행동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달 21일 필리핀해에서 작전 활동에 나섰다. 1개 항모타격단의 위력은 웬만한 중소국가의 해·공군력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항모 자체만 해도 5000여 명의 승조원과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3척의 이지스구축함·순양함이 호위를 펼치고, 수중에서는 수십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핵잠수함이 항모 타격단 반경 수백 km를 순회하면서 24시간 엄호한다. 미 해군은 이번 훈련에 1만여 명의 승조원과 150여 대의 함재기, 6척의 이지스함 등이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훈련은 주야간에 걸쳐 F/A-18 등 전투기 이착함 훈련을 비롯해 가상 적기와 함정, 탄도미사일 등의 위협에 맞서 대공·대함 방어 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개 항모타격단만 포진해도 그 지역의 ‘힘의 균형추’가 크게 흔들린다”면서 “2개 항모타격단이 24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는 해상에 집결한 것은 다분히 북한과 중국을 의식한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역내 패권 장악을 노린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힘의 과시이자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사도 “이번 훈련은 항모 전력이 신속한 전개 및 집결 태세를 점검하고, 역내 동맹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와 합법적 바다 이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북한과 중국을 동시 겨냥한 ‘세 과시’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북한이 느끼는 압박감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항모강습단은 전략폭격기와 함께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원전력이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전면적 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국은 3개 이상의 항모강습단을 한반도 주변에 투입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위협이 극에 달했던 2017년 11월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항모 3척(로널드레이건함, 시어도어루스벨트함, 니미츠함)을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진입시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벌여 북한을 바짝 긴장시킨 바 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난달 21일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재설치하면서 군사행동 위협에 나서자 이 3척의 항모가 한반도와 가까운 필리핀해에 전진 배치돼 주목을 끌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3∼6시간 안에 핵(B-52)·재래식(B-1B) 폭격기의 전개 태세를 구축한 데 이어 가장 강력한 북중 견제 수단인 항모강습단의 증강 계획을 착착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