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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이 현재 병력 약 230만 명을 앞으로 10년간 150만 명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첨단무기로 무장하는 등 2020년까지 현대화 및 정예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 계획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의 인민해방군 정예화 및 장비 고도화 계획을 마련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 처음 공개된 스텔스 전투기 J-20이 한 예다.군 현대화를 위한 7대 핵심 과제는 △무기 연구개발 강화 △선진 군수산업 육성 △군무기 혁신 △무기 제조 효율성 제고 △민간 및 군 연구개발 역량 통합 △글로벌 협력 확대 △군 관련 산업에 투입될 인력 보강 등이다. 현재 육군 비율 60%를 50%로 낮추고, 해군과 공군 비율을 각각 25%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인민해방군의 전년 대비 군사비 지출 증가율은 7.5%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왔으나 지출 총액은 처음으로 5000억 위안(약 85조 원)을 넘어 병사 1인당 군사비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실제 지출하는 국방비가 공식 발표액의 2, 3배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중국이 자국 내 보도 통제를 강화하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집트 시위가 자국의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도화선이 될 것을 우려해 신문 방송 인터넷 포털 블로그 등을 통한 시위 소식 전파를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일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의 주요 신문사에 이집트 소요사태 보도를 엄격히 금지하는 정부 지침이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언론은 1일 정부가 자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카이로에 보냈다는 소식과 외교부 대변인이 ‘이집트가 조속히 질서를 회복하기 바란다’며 발표한 내용만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이로에 탱크가 진입하고 시위대가 맞서는 광경은 1989년 6·4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떠올리게 할 수 있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카이로에서 지난달 30일 탱크를 막고 서 있는 한 이집트 청년의 사진을 실었다. 모스크바 승리광장에서는 지난달 31일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몰려든 군중 600여 명을 상대로 “퇴진 요구를 받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같은 부류”라고 외치며 시위를 주도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집회 현장에서 경찰에게 체포됐다 풀려난 넴초프는 이날 트럭에 올라선 채 “우리 지도부(푸틴을 지칭)와 그(무바라크)가 어떻게 다른가”라면서 “푸틴 총리는 11년간 권좌에 머물면서 부패를 만연시켰고 자신도 부(富)를 축적했다”고 비난했다. 넴초프는 1990년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부총리를 지냈다. 이날 집회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08년 취임하면서 국민들의 비판을 더 많이 허용하겠다고 약속해 야권이 매달 말일 열어온 집회 중 하나였지만 이집트 대규모 시위 여파로 푸틴 총리의 퇴진까지 들고 나온 것.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이날 “푸틴은 사임하라. 푸틴 없는 러시아를 원한다”는 시위가 열렸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 대선 유세에서 “소련에 비해 미국의 힘은 떨어지고 있다. 공산주의가 점차 세계의 곳곳으로 파고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1979년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일본, 세계의 No. 1’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는 일본이 미국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소련과 일본은 미국에 도전할 적수가 되지 못했다. 올 들어 새 강적 중국에 대한 ‘적색경보 경고음’이 요란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국정 연설에서 ‘스푸트니크 순간’이라는 말을 통해 미국이 맞고 있는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먼저 쏘아 올려 충격을 주었지만 미국은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와 창조적 혁신 등을 통해 극복했듯이 다시 미래의 승리를 위해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이튿날에는 위스콘신 주 매니터웍을 방문했다. 이곳은 1962년 소련이 쏘아 올린 4차 스푸트니크가 추락해 잔해가 떨어진 곳이다. ‘소련의 스푸트니크’는 그렇게 잔해로 추락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살아 있는 스푸트니크’는 어떤 충격을 줄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4차례 언급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중국과 인도 같은 나라는 오직 자신의 변혁을 통해서만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에 설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과거 기초 설비가 최고였으나 지금은 많이 밀렸다. 인터넷은 한국,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은 러시아와 유럽이 미국을 추월했고, 중국은 고속열차와 최신 공항이 미국을 앞섰다”. 국정 연설에 앞서 진행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는 미국 단일 패권시대가 끝나고 양국 체제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 성격을 갖고 있다. 미국은 주요 국제 문제가 중국과의 협력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며 양대 패권 시대를 선언했다. 하지만 미국은 후 주석의 방미 기간 중 인권 문제와 위안화 문제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집권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후 주석은 독재자’라고 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이나 군사력에서 미국에 뒤지고, 미국이 중국에 추월될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만큼 중국을 아직 한 수 아래로 보거나 어깨를 견줄 만한 경쟁자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상이 없지 않다. 25일 출판된 국제정세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의 새 저서 ‘10년 후’는 미국이 앞으로 유럽이나 중국보다 더 강력해지고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격월간 포린 폴리시(FP) 최근호는 ‘늑대 소년 우화’가 중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가장 적절한 비유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소련과 일본은 늑대 소년의 외침과 달리 오지 않았지만 ‘중국은 진짜 늑대’라는 것.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을 쓴 마틴 자크 교수는 “중국인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며 장기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후 주석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수긍하며 비교적 낮은 자세를 보인 속내를 알 수는 없다. 다만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통해 중국이 더욱 실력을 쌓은 후 미래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번처럼 ‘훈계’를 할 수 있을지 두고 보겠다는 마음이 있지는 않을까.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

‘베이징(北京)은 만원(滿員)이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이 인구 2000만 시대를 맞아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대란과 물 부족, 집값 앙등 등으로 3중고의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베이징 시 쉬안우(宣武) 구 교통위원회 11층 대형 강당. ‘자동차 구매 신청자 대표’와 감찰 부서 관계자, 공증인, 시 인민대표대회(시의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 번호판 신청자’ 추첨이 진행됐다. 복권 추첨처럼 관영 중국중앙(CC)TV가 생중계했다. 베이징 시가 올해 차량 증가를 24만 대(월 평균 2만 대)로 제한하고 번호판은 신청자 중에서 뽑아 배분한다는 정책에 따라 이날 1월 개인에게 할당된 차량 1만7600대에 대해 추첨을 실시했다. 신청자는 18만7420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0.6 대 1. 이는 ‘베이징 호적자’나 ‘5년간 소득세 납부’ 규정에 맞지 않아 탈락한 2만여 명을 제외한 경쟁률이다. 베이징 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줄곧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 달 평균 차량 증가가 2008년 3만1300대에서 지난해 약 5만8000대로 급증하자 ‘극약 처방’을 내렸다. 베이징의 상주인구는 2009년 말 현재 1972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인구조사 결과가 곧 발표되면 2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목표치 1800만 명을 10년 이상 앞당겨 초과한 것이다. 인구 과밀로 교통 체증과 구직난, 물 부족,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강을 끼고 있지 않은 베이징은 26일 현재 94일째 비가 오지 않았다. 40년 만의 가뭄이다. 앞으로도 설 연휴 지나서까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여서 가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은 식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팅(官廳)과 미윈(密云) 저수지의 저수량이 12억 m³가량으로 시의 연간 식수 사용량인 25억 m³의 절반에도 못 미쳐 지하수를 퍼올리거나 허베이(河北) 성 등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시 정부는 “식수 공급이 안 되는 가정은 2000여 가구”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식수 부족으로 고생하는 가정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차오양(朝陽) 구 왕징(望京)의 둥후완(東湖灣) 아파트의 경우 1년 만에 m²당 평균 가격이 2만5000위안에서 3만5000위안으로 40% 뛰었다. 시 중심 상업지(CBD)는 m²당 가격이 최고 35만 위안(약 5950만 원)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 중궈징지(中國經濟)주간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지난해 집값은 9.1% 올라 전국 평균 7.7%보다 높았다. 중궈징지주간은 “베이징의 평균 토지가격은 m²당 8000위안으로 베이징(1만6410km²)의 전체 땅값은 약 130조 위안이다. 이는 201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95조 위안(추정치)의 1.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베이징(北京)은 만원(滿員)이다.’중국 수도인 베이징이 인구 2000만 시대를 맞아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대란과 물부족, 집값 앙등 등으로 3중고의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베이징시 쉬안우(宣武) 구 교통위원회 11층 대형 강당. '자동차 구매 신청자 대표'와 감찰 부서 관계자, 공증인, 시 인민대표대회(시의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 번호판 신청자 당첨자' 추첨이 진행됐다. 복권 추첨처럼 관영 중앙TV(CCTV)가 생중계했다. 베이징 시가 올해 차량 증가를 24만대(월 평균 2만대)로 제한하고 번호판은 추첨으로 배분한다는 정책에 따라 이날 1월 개인에 할당된 차량 1만7600대에 대해 추첨을 실시했다. 신청자는 18만7420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0.6대 1. 이는 '베이징 호적자'나 '5년 간 소득세 납부' 규정에 맞지 않아 탈락한 2만여 명을 제외한 경쟁률이다.베이징 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줄곧 5부제를 시행중이지만 한 달 평균 차량 증가가 2008년 3만1300대에서 지난해 약 5만8000대로 급증하자 '극약 처방'을 내렸다. 베이징의 인구는 2009년 말 현재 상주인구가 1972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인구조사 결과가 곧 발표되면 2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목표치 1800만 명을 10년 이상 앞당겨 초과한 것이다. 인구 과밀로 교통 체증과 구직난, 물부족,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강을 끼고 있지 않은 베이징은 26일 현재 94일째 비가 오지 않았다. 40년만의 가뭄이다. 앞으로도 설 연휴 지나서까지도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여서 가뭄은 계속될 전망이다. 베이징은 식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팅(官廳)과 미윈(密云) 저수지의 저수량이 12억㎥ 가량으로 시의 연간 식수 사용량인 25억㎥의 절반에 못 미쳐 지하수를 퍼올리거나 허베이(河北) 성 등에서 끌어오고 있다. 시 정부는 "식수 공급이 안되는 가정은 2000여 가구"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론 식수부족으로 고생하는 가정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베이징에서 한인 밀집지역인 차오양(趙陽)구 왕징(望京)의 둥후완(東湖灣) 아파트의 경우 1년 만에 1㎡ 당 평균 가격이 2만5000위안에서 3만5000위안으로 40% 뛰었다. 시 중심 상업지(CBD)는 1㎡당 가격이 최고 35만 위안(약 5950만원)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 중궈징지(中國經濟)주간 등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지난해 집값은 9.1%올라 전국 평균 7.7% 보다 높았다. 중궈징지주간은 "베이징의 평균 토지가격은 1㎡당 8000위안으로 베이징(1만6410㎢)의 전체 땅값은 약 130조 위안이다. 이는 201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95조 위안(추정치)의 1.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자세를 낮추는 외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강공 외교를 펼쳐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고립을 자초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중 외교부 정책규획사(司·국) 러위청(樂玉成) 국장은 최근 발간된 ‘외교평론’에서 “최소한 앞으로 20∼30년간 (누구도) 미국의 세계 주도적 지위를 추월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25일 보도했다. 러 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인 권력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변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세력이 쇠락할 것이라거나 미중의 권력이 가까운 장래에 대등해질 것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러 국장은 “미국의 경제력은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군사 과학 창의력에서는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도 24일 출판된 ‘국제문제 연구’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제 정세에 변화가 있었지만 (중국 등) 개도국은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9년 12월 초 양 부장이 베이징(北京)의 한 행사에서 “중국은 2010년 국제체제 개혁에 외교의 중점을 두겠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후 주석은 지난주 미국 방문에서 “각국이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하라”고 주장했지만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 눈에 띌 만한 반격을 하지 않고 비교적 ‘로 키’로 일관했다는 것이 서방 언론의 평가다. 중국의 외교정책 선회 조짐에 대해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지난해 너무 목소리를 높여 외교적 고립만 초래했다는 반성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영토 주권을 강조해 베트남이 미국을 다시 아시아로 불러들이는 역풍을 초래했으며,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갈등을 빚으면서 미일 동맹이 다시 강화됐다는 것. 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해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미 항모 조지워싱턴이 서해로 진입하는 것을 극력 반대했지만 항모가 참가한 훈련이 이뤄지고 한미 동맹만 강화돼 중국은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는 평가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한 해 중국의 외교 실책 때문에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만 다시 강화시켜 주었다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한 김일성 주석의 표정이 그렇게 굳은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1992년 한중 수교 직후 초대 한국대사로 부임해 6년간 근무한 장팅옌(張庭延·75·중한우호협회 부회장) 전 대사는 중국이 북한에 한중 수교 사실을 통보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을 놓고 한중 간 이견이 있던 지난해 12월 하순 베이징(北京) 협회 사무실에서 장 전 대사를 만났다.장 대사는 “한중은 수교 초기가 신혼 밀월이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관계가 후퇴한 것 같아 아쉽다. 부부가 갈등을 겪으면서도 신뢰로 살듯이 한중도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수교 초기 비화를 소개했다.정식수교(1992년 8월 24일)를 한 달여 남겨 놓은 1992년 7월 15일 오전 장 전 대사가 수행한 첸치천(錢其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 6, 7명은 전용기로 평양공항에 내린 후 곧장 헬기로 갈아타고 40분쯤 지나 김 주석이 기다리고 있던 연풍호반의 별장에 도착했다. 첸 부장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한중 수교 시기가 성숙했다. 북한의 이해와 지지를 구한다”는 취지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자 김 주석은 굳은 표정으로 “이미 결정됐다면 그렇게 하시지요. 우리는 어떤 난관이 있어도 극복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입을 닫았다. 중국 대표단은 그날로 돌아와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장 주석과 리펑(李鵬) 총리 등에게 결과를 보고했다고 장 전 대사는 전했다. 장 전 대사는 한중 양국이 비밀 수교협상을 진행할 당시 협상단이 상대방 국가가 정해준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고생하던 일화 등을 들며 “수교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양국관계가 정치 경제 인적교류 면에서 활발해져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그는 한중 관계는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사이(隔海相望),’ 그리고 ‘형제와 같은 이웃(兄弟隣邦)’이라고 정의하며 한국과의 우의를 강조했다.장 전 대사는 1958년 베이징대 동어과(東語科)에서 조선어를 전공했으며 졸업한 해 외교부에 들어와 1998년 퇴임할 때까지 40년의 외교관 생활 동안 20년을 한반도(북한 14년, 한국 6년)에서 근무하고, 20년은 본부에서 한반도 및 한반도가 포함된 동아시아를 담당했다. 퇴임 후에도 협회 부회장 등으로 줄곧 한반도 관련 활동을 해 한반도와의 인연이 52년째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와 잇단 도발에 대한 중국의 역할 문제에선 한국인들의 마음과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는 “북한 비핵화 등을 위해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원조한다고 중국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북한은 지원을 받는 약한 나라지만 그래도 중국과 평등한 관계여서 중국의 충고를 듣고 안 듣고는 북한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감한 부분을 빼고는 1시간 반가량의 인터뷰를 유창하게 한국말로 진행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장팅옌 대사―1936년 2월 출생―1958년 베이징대 동어(東語)과 졸업―1958∼92년 외교부와 주평양대사 관에서 근무―1992∼98년 초대 주한 대사―2001년∼ 중한우호협회 부회장}
중국 상하이(上海)에 미국과 중국이 처음으로 국제대학을 합작 설립한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23일 미국 뉴욕대와 중국 화둥(華東)사범대가 공동으로 국제대학 ‘상하이 뉴욕대’를 세우기로 하고 2013년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보도했다. 이 대학은 상하이 금융 중심 푸둥(浦東) 루자쭈이(陸家嘴)에 설립되며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19일 낸 공동성명에서 “미국 학생 10만 명 중국 유학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학생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합의와 맥락을 같이한다. 화둥사범대 위리중(兪立中) 총장은 “‘상하이 뉴욕대’는 미중 인재 교류의 상징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며 “주로 금융 응용수학 경제학 등을 가르칠 예정이다. 학생 선발 기준은 미국 아이비리그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졸업생은 두 학교의 졸업 자격을 모두 취득하게 되며 한두 학기는 해외에서 수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말했다. 학비는 고액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빈곤층 학생을 위해 장학금 제도도 많이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대는 2006년 화둥사범대에 간이교육기관인 ‘상하이센터’를 세웠으며 2008년부터 공동으로 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뉴욕대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 유명 대학들의 상하이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에만 현재 200여 개의 합작 교육기관이 설립되어 있어 중국 전체의 25%가량을 차지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87·사진) 전 총리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집이 ‘국가 성지’로 지정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의 사후에 집을 허물라고 지시했다고 AFP통신과 중국 징화(京華)시보 등이 23일 보도했다. 리 전 총리는 최근 발간된 458쪽 분량의 저서 ‘싱가포르가 계속 전진하기 위한 분명한 진실들’에서 “나의 사후 오차드로(路) 쇼핑벨트 인근에 위치한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집(방갈로)을 부수라고 이미 내각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리 전 총리가 자신의 집이 국가 성지로 보존되면 이웃 주민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해 집 철거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리 전 총리는 22일 싱가포르 언론 인터뷰에서 “내 집이 남게 되면 주변 건물들을 높이 올릴 수 없게 된다”며 “집이 철거되면 도시계획이 바뀌어 건물들을 더 높게 지을 수 있고, 땅값 가치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 초대 총리 네루나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집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폐허가 되고 만 것을 보았다”며 “침실 5개가 있는 이 집은 기둥은 튼튼하지만 이미 벽에 금이 가 있어 집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를 기억할 사진이 있는 만큼 이 집에서 살았고 자랐던 나의 아들, 딸도 집이 헐린다고 안타까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전 총리의 집은 유대인 상인이 100여 년 전에 지은 것으로 리 전 총리는 1940년대부터 이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줄이고 차단하고…미국에서는 언론에 곤욕을 치러도 중국 내에서는 맘대로.’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백악관에서 가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권 관련 질문에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으나 ‘왜 대답하지 않느냐’는 재질문을 받고 결국 답변했다. 후 주석에게는 언론의 매서움을 실감하게 하는 에피소드였다. 하지만 후 주석이 이날 기자회견 등에서 한 인권 관련 발언은 중국 내에서는 접할 수 없도록 통제됐다. 중국에서 방영되던 영국 BBC 방송이나 일본 NHK의 저녁 뉴스에서 공동 기자회견 장면은 인권 관련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은 아예 새까맣게 먹통이 돼 중국 국민은 내용을 알 수 없었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20일 오후 7시 총 30분 방송 시간의 대부분을 후 주석의 정상회담 관련 내용으로 내보냈지만 합동 기자회견은 보도하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도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은 전했으나 기자회견 문답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1일 기자회견을 항목별로 소개하면서 후 주석의 인권 관련 답변 내용을 대부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 외교부가 자국 언론에 ‘미디어 보도 참고 보도자료’라는 내부 문서를 통해 인권 관련 보도를 자제하도록 했다고 20일 전했다. 이 문서는 ‘성과만 적극적으로 보도해 여론을 올바르게 유도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민감한 내용은 보도를 제한 통제하면서도 후 주석의 활동을 신문에 싣기 위해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와 중궈징지(中國經濟)일보,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 등은 21일 발행 시간을 8시간 늦춰 조간이 오후 늦게 배달됐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회담은 세계의 틀이 슈퍼파워 미국의 단극체제에서 미중 양극체제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준 드라마다. G2(주요 2개국) 시대의 도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한반도와 남북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중 양국이 구상하는 미래상은 무엇인지 점검한다.》 “미국은 중국을 거대한 잠재 세력으로 여긴다.”(1971년 7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중국의 부상은 미국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2011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핑퐁 외교 후 40년 만에 미국과 중국 간 역학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가 이들 말 속에 녹아 있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과 후주석 간의 정상회담은 이제 세계 각국이 미중 양국의 ‘파워 시프트’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생존과 발전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왔음을 보여주는 예고편 성격이 짙다.○ 세계가 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이유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세계가 미중 패권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다. 탈냉전 이후 미국의 단일 패권 시대는 끝났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적이냐 친구냐’라고 관계 설정에 고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후 주석이 18일 워싱턴 도착 서면 성명에서 “양국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은 양국은 물론 세계 평화와 발전에도 유리하다”고 한 것처럼 양국 관계의 기상도는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가 양국 정상의 동향을 주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양국 정상은 19일 공동성명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강력하고 번영하며 성공적인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서 평화와 안정 지역 번영에 기여하고 있음을 환영한다”고 선언했다. 두 정상은 극단주의 대처,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핵 안보 강화, 전염병 및 기아 퇴치, 해적행위 소탕, 자연재해 예방, 사이버보안 강화, 초국가적 범죄 대처, 인신매매 단속, 기후 변화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인권 문제, 위안화 환율,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그리고 원론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개발 등에 대해서는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에 비해 진전된 것이 없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갈등 떠오르는 중국과 세계를 이끄는 초강대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미국의 첨예한 이해가 대립되는 사안도 적지 않다. 양국은 물론 국제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위안화 문제 등이 그것이다. 양국이 심각한 갈등 국면으로 돌입하면 ‘미국 단일 패권시대’에 비해 세계 질서는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그 때문이다. 19일 양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성장하는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평화적인 부상은 전 세계와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평화적인’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쫓기는 자는 쫓는 자가 ‘도전’한다고 느끼는 법. 갈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4일 국무부에서 ‘21세기 미중 관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미중 관계는 흑백도, 친구도, 경쟁자도 아닌 복잡한 관계”라고 솔직한 심경을 나타냈다. 2년 후 재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인권을 강조하고, 환율 압박 등을 통해 정치적으로 점수를 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도 상승이 이를 보여준다. 2년 후 퇴임을 앞둔 후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동등한 국가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 중 하나이며 상당 부분 이뤘다고 뉴욕타임스는 평했다. 정상회담과 공동 성명을 살펴보면 세계를 향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와 함께 ‘오-후’(오바마와 후진타오)의 정치적 계산과 양국 이해 등이 겹겹이 배어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지난해 12월 27일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전)의 중심가인 선난(深南)로 베이리즈 공원 남문 앞. 이곳에는 중국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초상화가 설치돼 있다. 높이 10m, 폭 30m의 이 초상화는 개혁 개방의 상징. 1992년 1월 덩의 남순강화를 계기로 그해 6월 선전 시가 세웠다. ‘당의 기본노선은 100년간 동요 없이 견지한다’는 문구가 중국의 경제 도약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다. 개혁 개방을 선도해 30여 년 만에 일본까지 제치고 중국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은 선봉이었던 선전에서는 또 다른 야심에 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제조업 왕국 미국’을 상징하는 자동차산업에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첫 ‘영업용 전기승용차’지난해 5월 선전 시 펑청(鵬程)전기자동차는 50대의 전기자동차 ‘E6’으로 영업용 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곧 50대를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영업용 전기자동차의 운행은 세계적으로 선전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중국의 토종 자동차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Build Your Dream) 자동차와 펑청자동차택시회사가 각각 45%와 55%의 지분으로 설립했다.선전 거리에서 만난 E6은 우람한 느낌이었다. 중량이 약 2.3t으로 기존 영업용 자동차(약 1t)보다 무겁기 때문일까. 자동차 뒷면에는 배기 가스관 대신 ‘제로 배출(zero emission)’이라는 영문과 함께 중국어로 ‘이 차는 전통차가 아니라 환경보호 선언이다’고 새겨져 있다.영업용 택시만 16년을 운전했다는 루스민(盧侍民) 씨는 “지난해 5월부터 E6을 몰았는데 소음이 적고 기름 냄새를 맡을 일이 없어 기존 자동차와 같은 시간을 운전해도 훨씬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휘발유차와 전기차를 함께 운행하는 펑청전기자동차는 전기차 운전자의 대부분을 경력 10년 이상인 모범운전자로만 선발했다. 루 씨는 “운전하고 다니면서도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성능에 대해서는 시동 후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약 7초가 걸리고 최고 시속도 140km까지 낼 수 있어 불편이 없다고 했다. ○ 경제성 우월한 영업용 전기차E6은 한 번 충전으로 300km가량 주행할 수 있다. 일반 휘발유 자동차가 연료를 가득 채워 400∼500km를 달리는 것에 비하면 짧다. 하지만 선전 시에 따르면 시내에서 운행 중인 약 1만3000대의 영업용 승용차의 하루 평균 운행거리는 약 250km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E6의 하루 전기 소비량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비슷한 거리를 운행하는 휘발유 승용차의 20%에 불과하다.E6의 가격은 29만9800위안(약 5096만 원)으로 일반 자동차(8만 위안)의 3배가 넘지만 중앙정부 보조금 6만 위안, 시정부 보조금 6만 위안을 빼면 17만9800위안으로 가격 차는 9만9800위안으로 줄어든다. 펑청전기차 리광한(李廣漢) 부총경리는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2년 남짓이면 자동차 가격 차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영업용에 비해 자가용 전기승용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최고 속도도 낮으며 시외로 나가면 충전소도 없는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아직 대중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 관련 업체가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경쟁력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선전에는 현재 5곳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충전 속도는 중속(中速)과 만속(慢速)이 있는데 중속이면 1시간 반, 만속은 4∼5시간이면 완전 충전할 수 있다. 선전 시는 2012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시내 충전소는 땅값이 비싸 전기차의 운행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전 시는 2012년까지 2만 대가량의 영업용 택시 중 순수 전기자동차는 1000대,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하면 신재생에너지차를 4000대까지 늘리도록 제도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영업용 전기차 승객 천타오(陳濤·28) 씨는 “전기차는 일반 택시를 탈 때 요금 외에 내야 하는 부가세인 유류세(2위안)를 내지 않아도 되고 승차감도 좋은데 차량 대수가 너무 적어 이용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로 가는 비야디비야디는 이름에 걸맞게 성공적으로 꿈을 이뤄온 기업이다. 2005년 중국 토종 배터리 생산업체로 출발해 전기자동차 생산으로 선회한 뒤 급성장해 지난해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했다.이 업체는 자동차 내연기관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보고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뛰어들어 2009년 6월 중국 최초의 전기자동차 F3DM을 생산했다.지난해 5월에는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2009년 세계 최고 업적 100대 과학기술 기업’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중국 업체가 이런 영예를 차지한 것은 비야디가 처음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2008년 2억3000만 달러를 들여 이 회사 지분 9.9%를 사면서 더욱 유명해졌다.비야디는 지난해 11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기자동차 합작생산 계약을 하고 올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는 연내 로스앤젤레스 시에 50대의 전기버스를 공급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전기차는 도요타나 GM 제품에 비해 기술력이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절반 정도에 불과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로스앤젤레스의 대중 교통수단이 중국의 전기차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이 업체는 전기차 기술 보안에도 철저해 선전 시 외곽 180만 m² 규모 공장의 생산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비야디 대외협력부 황쥐안(黃娟) 씨는 “아직 중국 언론에도 공개한 적 없다”고 말했다.이 회사를 대표하는 것 중 ‘캥거루 전략’이란 게 있다. 잠재력이 큰 산업을 선택해 기초를 탄탄히 다진 후 캥거루처럼 껑충 뛰어 절대적인 경쟁 우위로 세계 1위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2009년 중국 개인 부호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창업주 왕촨푸(王傳福·45) 회장은 “2025년에는 비야디를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로 키우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선전=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中정부, 전기차 구매자에 보조금▼ 중국 정부는 선전 시에서의 전기자동차 실험 경험을 토대로 ‘영업용 전기자동차 운행’을 전국 주요 도시로 확대키로 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중국 정부는 먼저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일반 대중에 보급하기 위해 2009년 ‘신에너지 자동차 지원 표준’을 제정하고 차량 종류별로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일부터 선전과 상하이(上海) 등 5개 도시에서 하이브리드 승용차 구입 시 최고 5만 위안, 순수 전기자동차 6만 위안, 연료전지 승용차 25만 위안 등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각 지방정부도 추가로 지원한다.또 자동차 업체에는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택시와 버스업체에는 시범 운행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 충칭(重慶) 등 전국 13개 대도시에서 일부 업체가 각종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를 시범 운행 중이다.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조철 박사(전 베이징 대표처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생산과 운행, 판매 등에서 정부가 전방위적 지원을 함으로써 미래 환경친화형 자동차 확대 기반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중국이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도 이제 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전통 화석연료 내연기관 자동차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 20년가량 뒤져 있고, 앞으로도 추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중국은 이미 2009년 자동차 판매량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넓은 시장을 무대로 미래형 자동차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중국의 자동차가 2억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1000억 위안을 투자해 2억 대 가운데 500만 대는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로 채울 계획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이제 ‘평기평좌(平起平坐·서로 대등한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서방 언론이 소개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등 중국 언론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간접 평가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의 기존 외교정책 기조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와는 영 다른 분위기다. 덩샤오핑(鄧小平) 지도자가 1980년대에 ‘앞으로 100년간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거의 맞서기 일보직전이라는 기류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광범위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후 주석은 19일 환영식에서 “등고망원(登高望遠·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봄)과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의 정신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으로 이끌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며 중국을 압박할 것을 예상해 미리 방어막을 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고위관료들도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중국의 사자성어를 빌려 표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어려움을 건너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우린 같은 배를 탔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지 다른 방향으로 저으면 혼란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또 미중 관계를 ‘프레네미(frenemy)’라고도 표현했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친구이자 적인 관계’로 해석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9일 오전(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와 캐비닛룸을 옮겨 가며 가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불꽃 튀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두 정상은 격식과 예의를 갖추면서도 양국 관계와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와 중국 인권 문제 등 중국이 꺼리는 문제에 대해 미국의 분명한 뜻을 전달했다.○ 중국 아킬레스건 인권 문제 거론 미 워싱턴포스트는 “극진한 공항영접과 백악관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의 훈훈한 비공개 만찬 후 미국은 본격적으로 중국을 압박했을 것”이라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주도권을 놓고 경쟁해 오다 머리를 맞댄 주요 2개국(G2) 수뇌부의 ‘세기적 대화’는 북핵 문제를 포함한 안보 이슈, 경제 이슈 등 미중 간의 현안 전반에 걸쳐 팽팽한 긴장 속에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그가 앞서 13일 백악관에서 중국 인권운동가들과 면담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견됐다. 미국 측이 중국을 압박한 것은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인권 문제를 원론적으로만 언급해 비판 받은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주고, 이란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와 시장개방 확대, 환율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의 쇠고기 수입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불공정 무역 사례 등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17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후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도 ‘중국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 미 언론 “후 주석, 기대만큼 성과가 크지 않을 듯’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9일 “후 주석은 2년여 남은 임기 동안 중국에 가장 중요한 미국과의 양자관계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방미 길에 나섰지만 미국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방문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후 주석이 퇴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의전과 의식 절차가 일정 부분 양국 간 정책적 항목들을 가렸다”고 평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중국이 적인지 친구인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후 주석의 국빈 방문을 환대한 것은 양국 관계의 진전을 통해 그런 질문에 더 나은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그동안 갈등을 겪어온 경제 안보 인권 등의 분야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지만 현실은 양국 정상의 견해가 판이하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또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전략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즉 오바마 행정부는 처음에는 중국에 먼저 호의를 베풀면 지지를 얻어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강하게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국빈방문 길에 부인 류융칭(劉永淸) 여사를 동반하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류 여사는 후 주석보다 두 살 많은 71세로 전에도 후 주석과 함께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5년 러시아와 2006년 미국, 2010년 일본 등 후 주석이 주요국을 방문할 때는 동행했다. 류 여사의 부재로 18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개최한 비공식 만찬에는 미셸 여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류 여사가 이번 방미에 빠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동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중국식 평등외교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는 일각의 해석도 있다. 한편 후 주석은 이번에 미국을 방문하면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의 ‘보잉 747-400’을 빌려 타고 왔다. 중국은 2001년 고위층 전용 항공기를 미국 항공사에서 구입했는데 수백 개의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매를 취소한 뒤 필요할 때면 중국 항공사에서 빌려 전용기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후 주석이 이용하는 항공기의 고유번호는 B-2472이다. B-2472는 전용기 사용 계획이 잡히면 약 2주 전에 운항을 중단하고 철저한 안전검사를 받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B-2472'.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미국 방문을 타고 온 항공기의 고유 번호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전용기는 '공군 1호기(에어포스 1)'라는 고유 이름이 있지만 중국은 없다. 미 대통령 전용기는 보잉 747-200 기종 2대가 고정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후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은 필요가 있을 때 약 380인승 대형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의 '보잉 747-400 항공기 B-2472'를 탄다. B-2472는 전용기로 사용되면 약 2주전에 다른 운항을 중단하고 철저한 안전검사를 받는다. 좌석 배치 등 내부 공간도 전용기에 맞게 개조된다. 전용기로 사용되지 않을 때는 주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간에서 운항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승객들은 편명 외에 여객기 동체의 뒤에 새겨진 고유 번호를 눈여겨 보지 않으면 같은 여객기를 타도 후 주석 등이 탔던 항공기였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중국도 2001년에는 고위층 전속의 항공기를 구입한 적이 있으나 여객기에 수백 개의 도청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 후 지금처럼 필요할 때 전용기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대통령 출국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로부터 벌갈아가며 임대해 사용하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에서 4년 기한으로 장기 임대해 전속기로 사용하고 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동영상=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타는 전용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오전(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관계 정상화 40년 만의 ‘역사적 만남’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두 정상의 심중은 복잡하다. 주요 2개국(G2)으로서 서로 협력해야 할 글로벌 과제가 많은 반면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양국관계에 중대한 의의가 있다”며 “후 주석의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소통, 대화,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고 상대국의 주권과 완전한 영토를 존중하면서 서로 중요 관심사를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18일 사설에서 “미국 내에서 중국이 미국의 적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많고, 적이 아니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양국 관계가 적대 관계가 아니라면 입으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라”며 각을 세웠다. 후 주석의 이번 방미는 1997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중국 최고지도자의 국빈 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 후 주석과 만난 것은 양자회담과 다자 정상회의를 포함해 이번이 8번째며 후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1971년 핑퐁외교 이후 ‘40년 만의 힘겨루기’로 불리는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례적으로 단호한 어조로 자신감을 표출했다.○ 높아진 자신감 후 주석은 2008년 8월 올림픽 개최 직전 외신기자 공동 인터뷰를 포함해 최근 2, 3년간 두세 차례만 서방 언론과 인터뷰할 정도로 언론 앞에 잘 나서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인터뷰는 그가 작심하고 할 말을 하기 위해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후 주석은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현재의 국제통화시스템은 과거의 산물”이라고 말해 장기적으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과 관련해 “환율 변화는 다양한 요인의 결과”라며 “미국 주장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환율정책을 좌우하는 주 요인일 수는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후 주석은 “미국과는 21세기에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미중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방미와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는 이번 회담이 지난해 양국이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시작으로 한반도에서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대응에 이르기까지 이견을 노출하며 갈등을 겪은 후 성사됐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협력을 통한 이익 기대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이번 정상회담은 21세기 새로운 10년을 여는 중요 좌표”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전략적 협력과 상호 이해를 한층 강화하는 주춧돌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통신은 중국과 미국이 정치체제, 이데올로기, 전략적 목표가 다르기는 하지만 상호신뢰가 공동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만과 티베트, 신장위구르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미국이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중국과 미국이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상황이라면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은 방향타이고, 실용적인 협력은 배의 엔진에 해당한다면서 전략적이면서 실용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통신은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한반도 긴장 해소, 이란 핵 문제, 테러 대처 협력, 기후변화협약, 유엔 개혁 등을 꼽았다. 신화통신은 또 후 주석이 미중관계의 새 시대를 여는 ‘청사진(블루프린트)’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예수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는 16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미 관계는 상호 협력을 통한 이익이 서로의 이견보다 훨씬 크다”며 “글로벌 도전이 많은 시기에 양국 협력은 필수이며 양국 관계는 제로섬 관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호응하듯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는 “양국 관계는 현재나 미래나 건강한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답게 양국이 ‘다름 속에서 같음을 추구(구동존이·求同存異)’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4자성어로 표현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은 17일 ‘백악관이 후 주석의 방미를 위해 레드카펫’을 깔았다는 기사에서 백악관이 후 주석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후 주석의 방미를 가장 격식이 높은 국빈 방문으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중국인 60%가량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 전 주미대사이자 보아오포럼 비서장을 맡고 있는 저우원중(周文重) 비서장은 “21세기 10년이 지나고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때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은 앞으로 10년의 양국 관계 좌표를 만드는 회의”라며 “지난 10년간 상호협력 시대였던 만큼 또 다른 10년도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약 2년 만에 두 나라 정상이 8번째 만나지만 불신의 높은 벽은 여전하다며 이번 회담의 결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11일 베이징에서 후 주석을 면담할 때 전해진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 J-20 시험 비행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게이츠 장관은 후 주석 등 회담장의 중국 관리들이 시험 비행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한 것 같다며 “후 주석이 군을 장악하고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음 날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후 주석의 군 통수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발언을 수정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기대하면서 이를 위한 관련 당사국들의 적극적 조치와 여건 창출을 요구했다. 또 후 주석은 “우리(중국과 미국)는 냉전시대 이념인 제로섬 게임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서로의 발전방법에 대한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19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17일자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공동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후 주석은 “중국은 대화와 협의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active measures)를 취하고 여건(conditions)을 창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국들이 6자회담을 통해 포괄적이고 균형 있게 9·19공동성명을 이행하면 한반도 문제를 풀 적절한 해법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