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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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자사 비누 쓰면 흑인 여성이 백인으로 변신?… 도브, 인종차별 광고 뭇매 맞고 공식사과

    비누로 유명한 세계적 생활용품기업 도브가 7일(현지 시간) 흑인 여성이 자사 제품을 이용한 뒤 백인이 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뭇매를 맞자 공식 사과했다. 도브는 이날 자사 트위터에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광고 이미지는 유색인 여성들을 묘사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 우리 광고로 고객이 모욕을 느끼게 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도브는 이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도브는 최근 자사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3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한 흑인 여성이 도브 비누를 사용한 뒤 입고 있던 갈색 티셔츠를 벗으니 아이보리 티셔츠를 입은 백인 여성으로 변한다. 백인 여성이 다시 티셔츠를 벗자 옅은 갈색 셔츠를 입은 아시아계 여성이 된다. 온라인에서는 흑인 여성이 백인으로 변신하는 부분만 편집돼 빠르게 확산됐다. 온라인에서는 ‘흑인 피부는 지저분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인종차별이 흔했던 과거 미국에서는 실제 비슷한 광고가 나오기도 했다. 1875년에서 1921년까지 미국에서 영업한 N.K. 페어뱅크사는 백인 아동이 흑인 아동에게 ‘네 엄마는 왜 페어리 비누(페어뱅크 제품)로 널 씻기질 않니’라고 묻는 광고를 내보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네덜란드 합작회사인 유니레버사 소속 도브는 2011년 광고에서도 인종차별적 내용을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비누 제품을 홍보하며 ‘사용 전’이라는 글귀 아래 흑인 여성을, ‘사용 후’라는 글귀 아래 백인 여성을 두고 ‘이 제품으로 샤워하면 눈에 띄게 아름다워진 피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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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참모 ‘금요일의 해고’… 틸러슨도?

    ‘금요일은 해고의 날인가?’ 미국 정계에 퍼지는 우스갯소리다. 백악관이 금요일만 되면 돌연 참모들의 퇴직 소식을 발표하고 불리한 정책을 공개하고 있어서다. 특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공교롭게 금요일인 6일 경질설에 휩쓸려 ‘금요일의 저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8일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7∼9월 금요일에 공직에서 내보낸 참모는 5명이나 된다. CNN은 “7월 21일∼9월 29일 11번의 금요일이 있었는데 이 중 45%나 되는 5번의 금요일에 매번 참모들이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금요일의 저주를 받은 인사는 전세기를 자주 사용해 물의를 빚은 톰 프라이스 전 보건장관(9월 29일), 사퇴 이유가 베일에 싸인 서배스천 고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8월 25일), 대북 정책에 혼선을 일으켜 낙마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8월 18일), 대통령 측근과 갈등을 빚어 밀려난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7월 28일), 대통령이 자신이 겸직한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자 사표를 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7월 21일)이다. 금요일 인사 발표는 재계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퇴임자나 후임자가 모두 주말을 이용해 마음을 정리하고 나머지 조직원들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다스릴 여유를 갖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금요일을 자주 노려 안 그래도 바닥을 친 지지율을 더 고꾸라뜨릴 비난을 피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반감이 강했던 정책도 금요일에 많이 발표됐다. CNN에 따르면 ‘무슬림 7개국에 대한 미국여행 금지’(1월 27일), ‘성전환자의 군복무 금지 행정명령 서명’(8월 25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증거가 없다는 법무부의 발표’(9월 1일)가 모두 금요일에 이뤄졌다. 미 정치권에서는 ‘금요일에 뉴스 쏟아 버리기(Friday news dump)’가 관용어처럼 쓰인다. 주로 백악관과 국방부가 민감한 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금요일 오후마다 정책을 공개하며 알려진 용어다. 미국 인기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에서도 ‘쓰레기 버리는 날(trash day)’이란 표현이 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깜짝 발표를 한 뒤엔 사고를 치고 도망가는 사람처럼 홀연 골프장으로 떠나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그는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설을 진화한 다음 날인 7일에도 어김없이 워싱턴 근처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찾았다. NBC방송에 따르면 그가 1월 취임한 뒤 자기 골프장을 찾은 건 이날로 69일이나 됐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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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자연사박물관 인근서 차량 돌진…테러 여부 조사중

    영국 런던의 관광지에서 차량이 행인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BBC방송에 따르면 런던의 관광명소인 자연사박물관 근처에서 차량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해 인도에 있던 행인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한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현장을 목격한 클로에 헤이워드 BBC 기자는 “차량 한 대가 자연사박물관 근처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도로의 다른 방향으로 돌진하듯 달렸다”고 말했다. 자연사박물관은 영국 아동과 학생들이 현장 학습을 위해 자주 찾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관광 코스로 흔히 들르는 명소다. 사고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런던에서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6월 런던브리지 인근에서 차량과 흉기를 사용한 테러로 7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3월에도 런던 의사당 근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이 인도 등을 향해 돌진해 6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50명가량이 부상을 입는 테러가 발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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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카, 15년뒤 美대선 출마할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68)의 회고록 ‘트럼프 키우기(Raising Trump)’가 다음 주에 발간된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발간에 앞서 입수한 초판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바나는 체코 출신 모델로 1977년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와 결혼했다가 1992년 이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을 낳았다. 이바나는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과 결혼 생활의 어려움, 자녀 양육 과정 등을 소개한다. 그는 “아마 15년 뒤 그(이방카)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이방카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바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애 시절을 회고하며 “본능적으로 도널드는 똑똑하고 재밌으면서 미국적인 좋은 남자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첫 만남에서 트럼프가 맨해튼의 유명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아주고 계산을 해준 뒤 호텔까지 대형 캐딜락 승용차로 데려다줬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89년 12월 젊은 금발 여성(말라 메이플스)이 갑자기 나타나 “당신 남편을 사랑한다. 당신도 남편을 사랑하느냐”고 물으면서 이별이 시작됐다. 이바나는 “꺼져. 나는 남편을 사랑한다”고 답했지만 트럼프는 3년 뒤인 1992년 메이플스와 재혼했다. 이바나는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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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틸러슨 경질설 확산… 후임 폼페이오 거론

    미국의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뒤 틸러슨 장관 경질설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 시간) “틸러슨 장관이 7월 외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뒤 둘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틸러슨 장관 교체 카드로 폼페이오 CIA 국장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폼페이오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축출은 물론이고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대북 강경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일 정보보고를 하며 껄끄러운 내용도 매끄럽게 전달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4일 NBC방송은 틸러슨 장관이 7월 미 국방부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공개 석상에서 당시 외교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으로 자진 사퇴까지 결심했으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조언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이 언론은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보도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NBC방송 보도를 즉각 부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날 트위터에 “틸러슨 장관은 전혀 사퇴 위협을 받지 않았고 NBC방송의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멍청이 보도’에 끓어오른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4일 예정됐던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 방문까지 취소하고 백악관에 남아 사태 수습에 진땀을 뺐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켈리 실장은 틸러슨 장관 때문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틸러슨 장관이 공직을 떠나면 내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 CNN은 “백악관의 혼란을 다잡으려 공직으로 돌아온 켈리 실장이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인 틸러슨 장관 사이에서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라고 평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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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뉴욕서 ‘제2의 9·11 테러’ 음모

    뉴욕 관광명소와 지하철을 폭파하는 ‘제2의 9·11테러’ 시도가 미국 당국의 비밀 수사로 저지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준 김(한국명 김준현) 뉴욕 남부 연방지검 검사장대행은 6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자 3명을 뉴욕을 노린 테러를 기획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에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지하철에서 폭탄을 터뜨리고 콘서트장에서 총기를 난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1년 테러범에게 납치된 여객기가 미국 뉴욕 쌍둥이빌딩에 충돌해 2977명의 인명을 앗아간 9·11테러의 재연을 계획하고 있었다. 캐나다인 압둘라만 엘 바나사위(19)는 IS 추종자로 위장한 비밀 수사관을 채팅앱으로 포섭하다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그는 비밀 수사관에게 “다음 9·11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바나사위와 공범들은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이미 발생한 테러 유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제2의 9·11에 응용하려 했다. 바나사위는 비밀 수사관에게 “타임스스퀘어에서야말로 차량 테러를 해야 한다”며 유럽에서 자주 활용된 차량 테러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콘서트 테러 계획을 세우며 “그냥 손에 총을 들고 걸어가면 된다. 파리에서는 (조직원들이) 그렇게 했다”며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에 입국해 테러를 위한 폭발물을 구매하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필리핀인 러셀 살리크(37)는 테러 자금을 보낸 혐의로, 파키스탄에 거주하는 미국인 탈하 하룬(19)은 뉴욕 테러를 공모한 혐의로 잡혔다. 하룬은 위장 요원에게 지하철 테러를 지시하며 “여성이나 아이를 보더라도 총살을 멈춰선 안 된다. 무자비가 제1의 원칙”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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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자수 늘린 트위터, 입맛만 다신 트럼프… 140자→280자 확대 테스트 그룹에 포함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애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자사의 상징인 ‘140자 제한’ 정책을 포기하고 글자 수를 280자로 늘리는 실험을 시작했다. 요즘 사용자들의 표현 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140자가 너무 짧다는 판단에서다. ‘트윗광’인 트럼프 대통령도 글을 더 쓰고 싶겠지만 그는 테스트 그룹에 포함되지 않았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140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글자 수 160자를 기준으로 한 임의적 선택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80자 정책은) 작은 변화이지만 우리에겐 큰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도시 CEO도 이 사실을 밝히는 트윗을 280자에 맞춰 작성했다. 트위터는 새로운 정책을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는 언어 특성상 메시지를 비교적 많이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현행 정책을 유지한다. 트위터는 3억2800만 명의 사용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280자 정책을 시행한 뒤 확대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정책이 발표된 뒤 트위터리안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테스트 그룹에 포함됐는지 궁금해했다. 앞으로 트럼프의 트위터 발언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다.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비즈 스톤 트위터 공동창업자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테스트 그룹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북한에 대해 전쟁을 더욱 정교하게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실제로 북한은 트럼프의 트윗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위터는 경쟁사 페이스북에 맞서 ‘쉽고 빠른 소통’을 내세우며 140자 제한을 11년간 고수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비해 이용자가 적고 실적이 뒤지자 정체성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최근 다양한 신생 미디어를 통해 화려한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이용자가 많아진 환경도 반영한 것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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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린다 그래턴 교수 “AI와 협업할수 있는 능력 길러라”

    “앞으로 80년을 더 살아야 하니 자신을 실험하는 직장을 택하자.” 린다 그래턴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62)는 22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한 한국 청년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그는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0세 인생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별 영입한 이 분야 전문가다. 그래턴 교수는 “긴 인생을 보내야 하니 정답을 서둘러 찾을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100세 인생은 20대나 30대 청년들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미래다. 하지만 100세까지 꾸준히 배우고 일할 각오로 인생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노년은 ‘선물’이 아니라 고독과 빈곤 속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래턴 교수는 아베 내각이 이달 발족한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에 위원으로 참가해 저성장 늪에 빠진 일본 경제의 활로가 될 인재 양성 마스터플랜을 짤 계획이다. 일본 관료와 기업인,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이 회의에 외국인인 그래턴 교수가 영입되자 현지에선 아베 내각이 혁신을 위해 보수적인 인력 문호를 개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의 미래’(The Shift·2011년), ‘100세 인생’(The 100-year life·2016년)의 저자인 그래턴 교수는 경영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Thinkers) 50’에 5년 연속 선정됐다. 그에게서 한국 청년을 위한 조언과 청년실업의 해법은 물론 슬기로운 은퇴 준비 방법 등을 들어봤다.○ “로봇과 협업하는 기술을 익혀라” 그래턴 교수가 말한 ‘실험적인 삶’은 무모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그는 “실험적으로 사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발견해야 하고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상적으로 느껴질 법한 이 조언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인적 네트워크 넓히기’였다. 청년들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꾸준히 만나고 배워야 자극을 받고 자신의 진로를 깨달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평생 배우고 살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직업으로 기초를 다질지 찾아봐’라고 했어요. 물론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을 존중하는 건 당연하죠.” 그래턴 교수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의대에 진학했고, 다른 한 명은 기자직에 관심을 갖고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는 “미래 세대는 ‘평생 학습’이 얼마나 일반화될지 염두에 두고 진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역량이 필요할지가 궁금해 그에게 물었다. 그래턴 교수는 “직업 환경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삶 속에서 무엇인가를 활발하게 배우려 하고 빨리 학습하는 역량”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창의력, 혁신, 복잡한 의사결정 능력을 꼽았다. “창의력과 혁신은 네트워크를 넓히는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네트워킹 속에서 접한 다양한 경험이 당신의 혁신에 불을 붙일 거예요. 스스로에게 성찰할 시간을 주고 당신이 직면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어요.” 그렇다면 미래에 유망한 직업은 무엇일까. 그래턴 교수는 “지금은 기술, 디지털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중요하다. 앞으로 10년간 숙련된 일자리가 AI와 로봇 공학 때문에 더욱 증가할 것이라서 기계와 협력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중대하다”고 내다봤다. 기술을 쓰는 일은 로봇이 대체해 버린다는 전망이 있지만 오히려 로봇의 일을 사람의 요구에 맞게 제대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그는 간단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직업이나 데이터 분석 관련 일자리는 쉽게 사라질 것으로 봤다. 한국 청년실업에 대한 해법으로는 ‘창업’이란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래턴 교수는 “무엇보다 사회에 창업 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창업하는 이들은 처음에 어쩔 수 없이 실패하게 되는데 이때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에선 50세 이상 창업자 많아” 그래턴 교수는 이달 11일 도쿄에서 열린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일부 들려줬다. “이제 100세 인생을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가 아니라 각 단계가 반복되는 ‘다단계’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다들 ‘이중 커리어’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노년층이든 청년층이든 다들 일을 해야 합니다.” 일본을 향한 그의 조언은 한국 사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직원들의 입사 및 퇴사 연령을 더욱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아니라도 능력이 있으면 적극 활용하고 나이가 들었다고 고용 시장에서 섣불리 내보내지 말라는 말이다. “근무 장소와 방식도 다양하게 바꿀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자기계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이젠 유능한 인재가 더 많이 떠날 것입니다.” 은퇴 세대에 대한 사회의 관점이 확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는 창업가 중에 5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다”며 “지금 70세는 10년 전 60세만큼이나 건강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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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냐 北이냐 선택하라”… 트럼프, 대북 봉쇄작전 개시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과 북한 중 누구와 거래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둘 다는 안 된다.”(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새로운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대외 무역과 해외금융 거래를 통한 물자와 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대북 경제 봉쇄 작전’을 재무부에 지시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재무부는 북한과 상품, 서비스, 기술 분야의 중요한 거래를 수행하는 모든 사람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규정한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자가 아니라 건설과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정상 무역 거래를 한 외국의 기업과 개인에 대해 미국이 제재의 회초리를 든다는 점에서 이란을 핵합의 협상장으로 끌어낸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미국 금융시스템의 벽을 높여 정상적 달러 거래로 위장한 북한의 외화벌이를 막고, 선박과 항공기 출입을 차단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부품 등을 비롯해 물자를 조달하는 ‘화물 세탁’ 루트를 차단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 재무부는 북한 교역에 관여한 외국 금융기관의 미국 내 금융계좌를 동결할 수 있다. 정상 거래를 가장한 북한의 돈세탁 네트워크를 차단해 북한의 자금줄을 조일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금융 분야에 대해 과거 이란에 대해 적용한 것보다 더 광범위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규정했다”며 “중국 유럽 등의 은행이 북한과 직간접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미국 내 사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대외 교역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 은행들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16년 11월 북한 은행이 미국에 계좌를 트지 못하게 막아 자금줄 차단에 나섰지만, 북한은 중국 싱가포르 등에 위장회사를 세우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세탁을 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갔다. 미 재무부는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비슷한 제재를 가해 북한의 비밀자금 2500만 달러를 묶는 데 성공했다. 미 재무부는 북한의 무기와 금수품 밀거래 등을 위한 ‘화물 세탁’은 물론 정상적인 물자 수출과 수입 루트도 차단하는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됐다. 6개월 내에 북한을 들른 선박이나 항공기는 물론 이들 선박의 화물을 옮겨 실은 배도 미국에 들어올 수 없게 막았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또 북한 수출입에 관여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교통 건설 에너지 금융서비스 어업 정보기술(IT) 제조 의료 광물 탄광업이나 북한 내에 공항이나 항구를 소유, 운영하는 사람까지 제재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북한과의 비즈니스를 막는 것이다. 에너지업도 포함돼 북한의 유류 조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 6월까지 유엔 제재 결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석탄, 철 등을 수출해 2억7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제3국을 경유해 석탄 등을 수출하는 ‘화물 세탁’ 수법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중동과 아프리카가 무기 거래나 외화벌이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과 거래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다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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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이 쓴 ‘dotard’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단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발표한 성명 영어 버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영어로 ‘dotard’란 표현을 써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런 어려운 단어를 쓰는 김정은의 영어 실력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이 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 영어에서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메리엄웹스터사전 측은 트위터에 “단어에 대한 검색이 폭증했다”고 밝혔다. 웹스터사전에 따르면 ‘dotard’는 ‘정신적 균형이 쇠퇴해 망령 드는 상태나 기간’이란 뜻이다. ‘망령 들다’라는 의미의 중세 단어 ‘doten’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14세기에 처음 사용됐을 때 ‘얼간이’라는 뜻이었다. 지금은 잊혔지만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리어왕’ 등의 작품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김정은의 단어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을 코미디 소재로 만들었다. 미국 코미디 작가 닉 잭 파파스 씨는 트위터에 “김정은이 최소한 트럼프보다는 영어사전을 한 번 더 찾아봤다는 뜻”이라고 적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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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건물 잔해속, 소녀의 손가락이 꿈틀…

    대지진이 멕시코 중부를 강타한 지 이틀째를 맞는 가운데 붕괴된 초등학교 잔해 밑에 깔린 12세 소녀의 구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도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는 19일 오후 1시 15분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붕괴돼 최소 3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곳이다. 재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0일 오전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 사이에서 작은 손가락 하나를 발견했다. 구조대원이 “내 말이 들리면 손을 움직여 봐”라고 외치자 놀랍게도 손가락이 까딱까딱 움직였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멕시코 전역에 퍼졌다. 프리다 소피아로 알려진 12세 소녀는 대지진으로 슬픔에 빠진 멕시코 국민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소녀를 구출하기 위한 노력은 시시각각으로 멕시코 전역에 생중계됐고,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도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구조대원은 콘크리트 잔해 사이를 비집고 나온 이 소녀의 손을 어루만지며 필사의 구조 노력을 다짐했다. 구조대는 소피아가 지진 당시 석재 테이블 밑에 피신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소녀의 주변에 실종 처리된 어린이 5명도 함께 있는 것도 밝혀졌다. 하지만 다른 어린이들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구출은 쉽지 않았다. 중장비를 사용하면 건물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통로를 만들어야 해 하루 넘게 작업했지만 지진 발생 40시간 뒤인 21일 오전까지도 소녀를 꺼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밤에 비까지 내려 구조작업은 더욱 더디게 진행됐다. 멕시코 국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녀의 무사 구출을 희망하는 수십만 개의 글을 올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다른 구조 현장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 안에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1분, 1분에 사람 생명이 달렸다”며 신속한 구조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멕시코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는 점점 늘고 있다. 매체에 따라 다르게 집계되고 있지만 21일 오전 현재 전체 사망자는 250명을 넘었다.주성하 zsh75@donga.com·조은아 기자}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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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또 강진… 한인 1명 등 최소 217명 사망

    7일 규모 8.1의 강진으로 90여 명이 숨진 멕시코에서 19일(현지 시간) 다시 강진이 발생해 최소 2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공교롭게도 1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85년 대지진 32주년에 일어났다. 현지 거주 40대 한국인 남성 1명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은 규모 7.1의 지진이 이날 오후 1시 14분(현지 시간) 멕시코 중부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은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km 떨어진 푸에블라주 라보소 마을 근처다. 지진이 영향을 미친 곳은 인구 밀집 지역이며 파괴된 건물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시티와 모렐로스주 호후틀라시에서는 시청, 성당, 학교 등의 건물이 무너지고 크게 파손됐다. 순식간에 붕괴된 멕시코시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성인 4명과 아동 21명이 목숨을 잃었고 30명 이상이 실종됐다. 연방정부는 이날 멕시코시티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긴급자금을 방출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모든 병원에 부상자들을 위해 문호를 개방하라고 즉각 지시했다. 그는 “멕시코시티의 40%와 모렐로스주의 20%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강진으로 멕시코시티에서 한인 소유 5층 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이 건물에서 일하던 이모 씨(41)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대사관은 “이 씨가 연락이 두절됐다는 우리 국민의 신고를 접수한 직후 영사를 현장에 파견해 소재를 파악한 결과 부검소에서 이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신나리 기자}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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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밀집지역 덮쳐 피해 커져… 학교 무너져 학생들 참변

    “얘들아, 이건 게임이 아니야. 대피하자.” 1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5년 대지진 32주년이었던 19일 오후. 멕시코 모렐로스주의 인스티투토 모렐로스 중학교 교사 아델리나 안수레스 씨는 강진으로 교실이 심하게 흔들리자 학생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마침 대지진 32주년을 맞아 지진 발생 2시간 전 대피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훈련 때 했던 것처럼 일렬로 줄지어 학교를 신속히 빠져나갔다. 이곳에선 학생들이 운 좋게 피해를 면했지만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초등학교에선 성인 4명과 아동 21명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날 멕시코 중부를 강타한 규모 7.1의 강진은 멕시코시티에서 86명, 모렐로스주에서 71명, 푸에블라주에서 43명 등 최소 21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리거나 갇혀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남부 지방에서 규모 8.1의 지진으로 최소 90명이 사망한 지 12일 만에 규모 7.1의 강진 피해를 입어 아비규환에 빠졌다. 멕시코시티에서만 붕괴된 건물이 44곳에 이르는 것이 확인됐고, 도로가 갈라지자 수천 명이 울면서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공포심에 떨면서도 가족들 생사를 확인하려 휴대전화를 부여잡았다. 구조대는 한밤에도 현장에서 잔해에 깔린 생존자의 목소리를 놓칠까 봐 귀 기울이며 작업을 벌였다. 곳곳에서 울부짖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구조 당국의 절박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 내무장관은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구조 속도가 더딘 점을 안타까워했다. 밤이 깊어진 데다 추가 붕괴 위험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 등과 함께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잦아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다. 이번 지진과 7일 지진의 진앙은 약 650km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만 둘 다 코코스판이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들어가는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은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지역으로부터 약 480km 이내에서 1900년 이후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34번이나 발생했다. 멕시코시티와 인근 지역이 유난히 지진에 취약한 이유는 지반이 매우 약하고 수분이 많기 때문이다. 흙이 워낙 물에 녹기 쉬워 지진이 일어나면 ‘흔들리는 그릇 위의 젤리’처럼 된다고 CNN은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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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EU “무역적자 美, 한미FTA 탓하는 건 잘못”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의 통상담당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주장에 대해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을 한미 FTA 탓으로 돌리는 건 잘못됐다(wrong)”고 일갈했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FTA가 불공정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사진)은 21일 방한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은 왜 한국에 차를 적게 수출했는지 난감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무역수지가 전체 그림의 극히 일부만 보여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동남아시아 중국 미국 EU 등 해외에 막대하게 투자해 글로벌 가치사슬에 완전히 통합된 한국 기업들의 거래는 무역 통계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무역수지에 잡히지 않은 거래를 고려하면 무역적자만으로 미국이 손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EU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무역적자를 낸 국가는 손해이고 흑자를 낸 국가는 승리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무역을 ‘적자 흑자를 따지는 방식(plus minus way)’으로 보지 않고 ‘무역 총합의 성장(growth of the sum)’으로 판단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미 FTA 개정 논란에 대한 한국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면서 미 행정부 주장의 허점을 조목조목 꼬집은 것이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급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과의 통상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21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경제장관회의와 한-EU FTA 성과를 논하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는다. 한편 EU는 미국처럼 일방적인 방식은 아니더라도 올해 안에 한국 정부에 한-EU FTA 개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EU와 한국 간에 아직 비관세장벽이 남아 있어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일괄적 FTA 개정(a balanced package of amendments)을 논의해야 한다”며 한-EU FTA 개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에 쇠고기 수입 허용,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제도 도입을 제안할 것임을 시사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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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쇠고기 수입금지 등 무역장벽 없애야… 투자자-국가 소송제 개정협상에 포함”

    유럽연합(EU)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1일 방한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 양자의 균형을 이루도록 ‘일괄적으로’ 개정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돼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며 한-EU FTA 개정 제안 방침을 밝혔다. EU가 개정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FTA를 발전시켜 무역을 더욱 촉진하고 EU와 한국의 수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U의 요구는 미국처럼 일방적 주장은 아니지만 한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만큼 EU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우리에게 유리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유럽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과의 협정, 한국 수출의 경쟁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다음은 이메일로 나눈 일문일답. ―한-EU FTA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협정은 양자 모두에 이익을 줬지만 무역을 방해하는 몇 가지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은 EU의 모든 회원국에서 쇠고기 등 일부 상품의 수입을 막고 있다. EU 쇠고기는 완전히 안전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한국을 제외한 우리의 다른 무역국가의 인정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또 지식재산권(IPR) 영역에 대한 조항도 완전히 이행되지 못했다.” ―유럽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발간한 한-EU FTA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양측은 한-EU FTA를 일괄적으로 개정할 수 있을지 검토하자고 합의했다고 돼 있다. 그간 무엇을 논의했나. “EU는 일괄적 FTA 개정이 가능하다는 맥락에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예컨대 EU-한국 FTA에는 EU에서 수리된 뒤 한국에 다시 들어가는 제품에 대한 면세 조항이 없다. 또 우리는 EU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다른 나라 항구에 들르는 물품에 대해 EU 원산지를 유지하게끔 허용해 주길 바란다.” ―한국 언론들은 EU와 한국이 2015년 이후 한-EU FTA 개정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는데…. “아직 FTA 개정에 대해 한국 측과 공식적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다. 우선 각자의 국회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럴 권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정 협상 권한을 요청할 때 투자자 보호 이슈도 포함될 것이라서 앞으로 협상이 시작된다면 그 협상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어떤 식으로든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럼에도 한-EU FTA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한-EU FTA는 의심할 여지없이 EU 통상협정 가운데 가장 자랑스럽고 완전한 협정이다. FTA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했고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줬다. 외국인 직접투자와 서비스 무역도 상당히 증가했다.” ―중국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수출국으로서 한국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혁신과 기술이 한국 수출 경쟁력을 견인하고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경제성장을 이룬 주된 열쇠다.” ―7월 EU와 일본은 경제연대협정(EPA)의 기본 합의에 이르렀다. 일본이 이 협정을 통해 얻을 혜택은 무엇일까. “이 협정은 경제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일본 수출 기업들은 특히 제조품의 경우 낮은 관세 혜택을 받을 것이다. 또 일본에서는 유럽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소비자들이 다양한 폭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일본 자동차 분야가 특별히 이번 협정의 혜택을 볼 것이다. 일본 승용차에 대한 EU의 관세 10%가 8년에 걸쳐 없어진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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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로켓맨”… 트럼프식 ‘별명정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부르며 ‘트럼프식 별명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도 정적이나 경쟁자들에게 별명을 붙여 공격해왔다. 전문가들은 방송 경험이 풍부하고 사업가로서 수완이 뛰어난 그가 상대를 자극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알파벳 아홉 글자만으로 김정은을 조롱했다”며 “엘턴 존의 유명한 노래 가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로켓맨은 영국 팝가수 엘턴 존이 1972년 발표한 노래 제목과 같다.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은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로켓맨’(1997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한때 ‘미치광이(madman)’라고 칭했던 점을 생각하면 ‘로켓맨’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순화된 것이란 평가도 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야구 선수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미국 프로야구의 ‘악동’ 로저 클레먼스에 빗대 희화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클레먼스는 ‘로켓’ 같은 강속구로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7회나 수상했지만, 타자 머리를 향해 ‘빈볼’을 자주 던져 악동으로 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호적이던 진한 쌍꺼풀의 척 토드 미 NBC방송 진행자를 ‘졸린 눈(Sleepy eyes)’이라며 놀렸다. 지난해 3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에서 맞붙은 당시 45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꼬마 마코(Little Marco)’라고 부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대선 본선에서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e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비뚤어진 힐러리(Crooked Hillary)’라고 비꼬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별명을 만들어 내는 분야에 천부적 재능이 있거나 병적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의 ‘사이콜로지 투데이(심리학 전문지)’의 기고자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의 별명 짓기는 타인을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하려는 충동 때문”이라고 해석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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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그림자 아이들’ 차별금지법 만든다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권의 ‘사각 중 사각’으로 남아 있는 미등록 아동이 성폭력, 학대 등을 당하거나 빈곤에 처했을 때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받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기 때문이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14일 발의한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고 금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정안은 ‘아동은 체류자격과 무관하게 차별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는 조항을 아동복지법에 처음으로 반영했다. 이주아동이 미등록 신분이어도 한국 사회가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김 의원은 본보가 ‘그림자 아이들’ 기획(본보 5월 19일자 A10면)을 통해 이주아동들이 불법 체류 신분인 부모를 따라 미등록자로 분류돼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자 법 개정에 나섰다. 김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나 지자체가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 보호에 쓸 예산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등록 이주아동이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빈곤에 허덕일 때 아동보호시설에 쉽게 입소할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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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케인 발빠른 대처… 모처럼 점수딴 트럼프

    “텍사스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 지난달 25일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에 상륙하기 직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텍사스주가 재난지역으로 지정돼야 피해 주민이 정부 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 적자 때문에 골치 아픈 처지지만 부탁을 선뜻 받아들였다. 폭풍이 몰려오기 전이라 피해 규모를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지난 3주간 미국을 강타한 폭풍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한 초기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행정부가 이번 자연재해에 잘 대응해 초당적인 칭찬을 받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이던 WP마저 호평을 내놓은 것.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29일 “하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합할 권한을 되찾게 해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 비결은 텍사스주 사례처럼 지방정부의 의견을 경청해 발 빠르게 대처한 점이다. 그는 11일 어마 피해 지역인 버진아일랜드의 케네스 맵 주지사와 긴밀하게 통화하며 “조만간 버진아일랜드를 방문하겠다”고 귀띔했다. 맵 주지사는 곧장 이 사실을 알리며 체면을 살렸다. 플로리다주의 릭 스콧 주지사는 10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요청한 모든 것을 줬다”고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말로 피해를 극복하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난국을 헤쳐 가려 노력했다. 거친 막말로 점철된 정쟁 때와는 달랐다. 하비가 텍사스주를 강타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그는 구호 당국을 향해 “당신들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트윗은 유용한 정보를 주면서도 비극적 상황에 적절한 어조를 유지해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실무자를 믿고 이들에게 권한을 맡긴 리더십도 주효했다. 재난 당국 관계자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간섭하지 않았고 트위터로도 우리가 신경 쓰게 만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재해가 정치적 심판대가 되리라 보고 각오를 다졌던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그는 현안을 대략 훑어보는 편인데, 하비 사태 때부터는 송곳 질문으로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가안보회의(NSC)를 쪼아댔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정치적 생명력은 재해 대처에 따라 좌우됐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때 초기 대응에 미숙했던 탓에 18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피해 지역인 뉴올리언스를 방문하는 대신 비행기 창문으로 내다보기만 해서 민심을 잃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겐 자연재해가 약이었다. 2012년 10월 미국 동북부를 덮친 허리케인 ‘샌디’에 효율적으로 대처해 초당적 지지를 얻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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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하원, EU탈퇴 법안 가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에서 적용되던 EU법을 영국법으로 바꾸는 법안이 11일 영국 하원을 통과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정부의 ‘EU (탈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26표, 반대 290표로 가결했다. 여권인 보수당 및 민주연합당(DUP) 연합 의원들이 찬성표를 대거 던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오전 “의회가 영국민의 뜻을 지지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EU 탈퇴를 앞두고 확실성과 명료함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EU (탈퇴) 법안’은 ‘대 폐지 법안(Great Repeal Bill)’으로 불린다. 영국이 법적으로 EU에서 벗어나는 날 혼란을 막기 위해 미리 1972년 제정된 유럽공동체법을 없애고 영국 국내법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의회 심사 없이 기존 EU법을 국내법에 맞게 고칠 수 있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예비내각 브렉시트장관은 “(EU 탈퇴 법안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다. 부처 장관들이 노골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가결된 ‘EU (탈퇴) 법안’은 의회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최종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야권에서 법안을 수정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법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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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 “트럼프 북핵발언 일관성 없어”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신 비판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을 향한 ‘트위터 공격’을 날카롭게 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CBS방송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은 매우 위험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나오는 말들은 동맹인 한국을 공격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3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한국은 내가 말했듯, 북한과의 유화적 대화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아가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운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한국 정부는 늦은 밤 한미 양국의 공조가 변함없다는 해명을 내놓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도 문제 삼았다. 그는 “솔직히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말하는 내용은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은 트위터를 보며 틀림없이 웃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푸틴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현 정부에서는 중국 등에 말을 할 수 있거나 한국 특사로 파견된 경험이 있는 외교관조차 없다”며 북핵 문제에 집중할 전문 외교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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