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문건’ 공개에도 암살 배후 베일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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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외됐던 기밀문서 676건 추가공개… NYT “암살과 무관한 문서 상당수”
“CIA, 범인과 연계 안돼” 메모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와의 연계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다”고 주장한 문건이 3일 공개됐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해 이날 공개한 CIA 기밀문서 676건 가운데 1975년에 작성된 한 메모는 “CIA가 오즈월드와 연계했는지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조사한 결과 아무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CIA가 오즈월드를 정보원이나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CIA 기밀문서 2891건에 이은 추가 공개 문건으로 CIA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2개월 전 오즈월드의 멕시코 여행 정보를 수집한 내용들에 포함되어 있다. CIA는 당시 오즈월드가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뒤 도피하기 위해 멕시코시티의 소련 및 쿠바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으려 했는지를 조사했다.

CIA는 암살 이틀 뒤인 1963년 11월 24일 작성된 메모에서 “오즈월드가 소련에서 편안한 생활을 할 생각으로 암살한 뒤 바로 탈출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보기관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이 미국을 와해하려는 쿠바와 소련의 계획이란 가설에 천착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NYT는 이날 공개된 문서 상당수 역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뜬금없이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사생활도 드러났다. 킹 목사는 신원 불명의 남성 2명과 함께 자신의 공산주의 연계 의혹, 플로리다 주지사 경선, 몇몇 성적인 경험을 이야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암살 문건 2891건을 공개했지만 국가 안보를 이유로 300여 건은 공개를 미뤘다. 미 언론이 정부가 중요한 내용을 숨긴다고 비판하자 이틀 뒤 생존 인물의 이름과 주소를 빼고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혀 이날 추가 문건이 공개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CIA 문건은 1992년 암살 의혹을 풀기 위해 제정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기록 수집법’에 따라 공개됐다. 법에 따라 미 행정부는 모든 암살 관련 문서를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연기하는 경우 외에는 제정일로부터 25년 내에 공개해야 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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