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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축제 같은 이벤트 없이도 관광객 1000만 명 이상을 유치한 지역이 탄생하고 있다. 충북 단양과 충남 태안이 대표적이다. ○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잡은 단양 16일 충북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해 내방객은 내국인 1007만9019명, 외국인 3만9055명 등 총 1011만80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811만5071만 명보다 200만3003명이나 늘어난 것. 분기별로는 2분기(4∼6월)에 324만2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통계는 도담삼봉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 20곳의 무인 계측기와 입장권 판매 현황 등을 집계한 것이다. 관광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 잔도(棧道·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처럼 달아서 낸 길)인 수양개 역사문화길, 수양개 빛 터널 등이 새로 문을 열고, 차별화된 마케팅 덕분으로 풀이된다. 주요 관광지별로는 △도담삼봉 405만6357명 △사인암 126만8138명 △구담봉 111만8558명 △구인사 111만2952명 등이다.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도담삼봉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SKT가 주관한 여름철 관광지 톱 20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별로는 10월이 161만19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기간에는 단양강 잔도를 찾은 트레킹족이 많았고 추석 연휴까지 겹쳐 최다 관광객을 기록했다. 관광객 증가로 단양군은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후원한 ‘2018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에서 문화관광 경영부문 대상을 받았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지난해는 ‘대한민국 제1의 체류형 관광 중심도시’로 우뚝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체류형 관광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한 태안 태안군에도 지난해 1071만2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002만6000명에 비해 6.9%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광지별로는 국내 최초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 등 유료 관광지에 296만9000명, 신두리 사구(砂丘)와 솔향기길 등 무료 관광지에 774만3000명이 각각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봄꽃축제, 해수욕객, 국화튤립축제, 빛축제 등 사계절 축제 개최, 국제슬로시티 인증 등으로 인한 지역 이미지 제고, 다양하고 적극적인 관광마케팅 추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태안군은 지난해 시티투어, 팸투어, 코레일 기차여행 등 다양한 관광시책을 추진했다. 또 지역 5대 관광지(네이처월드·쥬라기박물관·천리포수목원·청산수목원·팜카밀레) 통합 할인상품권인 태안투어패스도 큰 도움이 됐다. 태안투어패스는 행정공제회를 비롯해 전국 6개 공제회와 업무협약 등으로 2만4019장을 판매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올해 국제슬로시티 태안 조성을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한편, 해수욕장별 다양한 이벤트를 펴 3년 연속 관광객 1000만 명을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straw825@donga.com·이기진 기자}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15일 소방당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수사관 24명을 충북도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 등에 보내 화재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복사본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자료들을 분석해 화재 당시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12일 화재 당시 최초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한 데 이어 제천소방서장 등 지휘관들도 이번 주에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화재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들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규명한 뒤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유가족대책위원회는 8일 화재 발생 원인과 인명 구조 초기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밝혀 달라는 수사 촉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날 “소방행정과 도정의 책임자로서 유가족과 부상자, 제천시민, 도민,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제천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방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소방공무원들의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 관리 소홀 등이 밝혀진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 항구적인 소방안전 대책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과 부상자의 구호비와 장제비(葬祭費) 지원을 적극 검토하고, 생업단절 유가족의 생계 지원 대책, 유가족 돕기 성금 모금, 재난 심리회복 지원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옥산∼오창 고속도로가 14일 0시 개통했다. 이날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옥산∼오창 고속도로는 기존 남이분기점에서 경부선 서울 방향 16km, 중부선 동서울 방향 18km 지점에서 두 고속도로를 새로 연결한다. 이로써 천안아산KTX역과 청주국제공항 이동시간이 평소 54분에서 40분으로 줄어들었다. 청주공항 이용객이 항공편 시간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은 천안∼국도 21호선∼지방도 540호선으로 청주공항에 갔다. 천안에서 오창과학산업단지(서오창 나들목 이용)까지도 45분에서 31분으로 단축돼 연간 물류비 약 297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옥산∼오창 고속도로는 총연장 12.1km, 왕복 4차로(폭 23.4m)다. 나들목 1곳(서오창 나들목)과 분기점 2곳(옥산·오창 분기점)이 설치됐다. 2014년 1월 착공해 민간자본 2410억 원을 비롯해 3778억 원이 투입됐다. 수익형민자사업(BTO) 방식으로 건설돼 소유권은 국가에 두되 30년간 민간사업자가 운영한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하지 않아 운영 손실을 보더라도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1500원으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재정고속도로)의 1.07배 수준이다. 통행료를 내는 데 편리하도록 무정차시스템(원톨링시스템)을 도입했다. 재정고속도로와 같이 이용하면 요금을 한번에 결제할 수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옥산∼오창 고속도로 개통은 충북 내륙지역 교통 혼잡 개선, 오창과학산업단지 경쟁력 향상,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지방경찰청(청장 남택화)은 공중화장실 불법촬영(몰래 카메라·몰카)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도내 모든 공중화장실에 안심스크린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안심스크린은 폭 약 15cm, 길이 약 90cm의 아크릴 재질 판이다. 화장실 칸막이 하단과 바닥 사이 틈새를 가로막아 이웃한 칸에서 밑으로 카메라를 밀어 넣어 몰카를 찍지 못하도록 한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공중화장실에서 적발된 몰카 19건 중 화장실 칸막이 아래 공간을 이용한 것이 16건(84%)이었다. 지난해 11, 12월 6주간 몰카에 취약한 공중화장실 17곳에 안심스크린 112개를 설치하고 시민 2884명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439명(84.6%)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충북경찰청은 설문조사에서 지적된 관리 편의성과 내구성, 심미성을 보완하고 각 기초단체, 대학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개인이 소유한 대형상가 공중화장실까지 안심스크린 설치를 권장해 여성들이 몰카 걱정 없이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늑장 대처가 화를 키운 것으로 결론 났다. 소방청은 충북소방본부장을 비롯한 4명을 직위해제 등 중징계하기로 했다. 제천 화재 참사를 조사한 소방합동조사단(단장 변수남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11일 오후 제천체육관에서 최종 브리핑을 열어 “신속한 초동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 및 인명구조 지시를 제대로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변 단장은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2층 내부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도 비상구를 통한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를 지시하지 않는 등 전체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고 역량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서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지휘를 맡은 김종희 지휘조사팀장에 대해서도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구조 상황에만 집중해 건물 뒤편 비상구 존재와 상태를 확인하거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방본부 상황실이 2층에서 구조를 요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고 일부 지휘관에게 유선전화로 연락해 구조대에 폭넓게 상황 전파가 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소방청은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은 소방청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재 원인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1층 주차장 천장 보온등(燈)의 축열(과열)이거나 전선의 절연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발화 지점은 건물 관계자가 작업했던 1층 주차장 천장 위쪽”이라고 덧붙였다.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택수)는 11일 사원 공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업무방해 등)로 구속 기소된 박기동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벌금 3억 원을 선고하고 1억3110만 원가량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공기업의 설립 목적에 맞지 않은 불법적인 채용과 거액의 뇌물수수로 공기업 임직원과 공기업의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렸지만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1월과 2016년 5월 사원 공개 채용 때 임의로 성적 순위를 조작해 부당하게 직원을 뽑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면접 전형 결과표 점수와 순위 조작을 지시했고, 인사담당자들은 면접위원들을 찾아가 면접 평가표 순위를 바꿔 재작성하도록 해 인사위원회에 상정시켰다. 이로 인해 응시자 31명의 면접 점수가 조작돼 불합격 대상 13명이 합격하고 합격 순위에 들었던 여성 응시자 7명이 불합격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박 전 사장은 또 임원 시절인 2013¤2014년 직무 관련 업체들로부터 가스안전인증기준(KGS 코드)를 제개정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도교육청은 교원들이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로 인해 법률적 배상 책임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교권보호배상책임보험’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보험은 교원들이 수업, 학생 상담, 학생 지도 감독 등 학교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법률상 손해를 배상해 주는 게 주 내용이다. 배상 범위에는 교원이 지급한 변호사 비용, 소송 절차에 따른 비용, 화해 또는 중재, 조정에 따른 비용 등이 포함된다. 배상액은 1인당 연간 최대 2억 원, 도교육청 전체로는 연간 최대 10억 원이다. 계약은 해마다 자동 갱신된다. 보험료 약 7500만 원은 충북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하며, 수혜 기간은 3월 1일부터 1년이다. 보험에 가입한 인원은 기간제 교원을 포함한 전체 교원 1만5000여 명이다.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최기호 장학사는 “조만간 공개입찰을 통해 보험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교권보호배상책임보험 가입을 통해 교원들이 교육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더욱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도는 올해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에 지난해보다 11억 원 늘어난 37억 원을 투입한다고 9일 밝혔다. 일손봉사사업은 노동 능력이 있는 유휴 인력을 중소기업과 농가에 지원해 일손을 돕는 것이다. 2016년 충북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참여하는 주민들은 교통비를 비롯한 실비(實費)로 4시간에 2만 원을 받는다. 비용은 충북도와 각 시군이 부담한다. 유휴 인력은 자원봉사를 하면서 돈을 벌고 농가와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더는 효과가 있다. 충북도는 사업에 참여할 인원이 지난해 9만7000명에서 12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각 시군의 상시 인력 지원을 위한 생산적 일손 긴급지원반도 지난해 2개월(10∼11월)에서 5개월(4∼6월, 9∼10월)간 운영할 예정이다. 긴급지원반 참여자에게는 1인당 월 210만∼230만 원이 지급되며 건강보험을 비롯한 4대 보험도 제공된다. 오세동 충북도 일자리기업과장은 “중앙정부로부터 지자체 일자리 사업 모범사례로 평가받은 이 사업을 충북형 우수 일자리 사업으로 정착시키고 더 많은 농가와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대전고법 제8형사부(부장판사 전지원)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용찬 충북 괴산군수(64·사진)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선거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했다.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나 군수는 괴산군수 보궐선거를 앞둔 2016년 12월 14일 선진지 견학을 떠나는 A단체의 여성국장 B 씨에게 찬조금 명목으로 20만 원(5만 원권 4장)을 준 혐의(기부행위 제한 등 금지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또 지난해 3월 31일 괴산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돈을 빌려줬다가 되돌려 받았을 뿐 찬조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가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된 지방자치단체장은 직을 잃게 된다. 또 5년간 피선거권을 잃어 다른 선거에도 나올 수 없다. 나 군수는 지난해 4월 12일 치러진 괴산군수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2016년 12월 20대 여성 A 씨는 충북 청주시의 한 학원을 찾았다. 주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는 보습학원이다. 강사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한 A 씨는 이날 면접을 볼 예정이었다. 면접이 시작되자 학원장 B 씨(29)가 음료수를 건넸다. B 씨는 개인 과외교습을 통해 지역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원장이 건넨 음료수를 거절하지 못하고 마신 A 씨는 얼마 뒤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후 정신을 차린 A 씨가 있는 곳은 모텔방이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여성이 무려 12명이었다. 피해자는 2015년 12월부터 약 1년간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 30대 여성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여대생도 있었다. B 씨는 불면증을 이유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음료수에 넣어 이들에게 마시게 했다. 이들이 정신을 잃으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재판에 넘겨진 B 씨는 “여성들과 합의한 성관계였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현우)는 강간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B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연말연시에 잇따라 흰 꿩이 찾아오는 걸 보니 올 한 해는 좋은 일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국범 씨(59)가 3일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새해 첫날 식당 옆 한우농장 앞 논에 흰 꿩(사진)이 나타났다. 흰 꿩은 예로부터 길조(吉鳥)로 여겨진다. 김 씨는 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김 씨는 “어릴 때 마을 어르신들이 흰 꿩이 나타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는데, 올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흰 꿩은 유전적 돌연변이인 알비노(albino·피부 모발 눈 등에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일종의 백화 현상) 개체로 알려졌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연구진흥과장(조류학 박사)은 “알비노는 약 100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난다. 자연계에서는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아 매우 희귀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제비와 까치, 고라니 등에서 나타난 적이 있다. (확률적으로 낮다 보니) 이런 알비노 개체가 나타나면 행운의 상징으로 좋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정부가 재정 지원하는 ‘2018 문화관광축제’ 41개를 발표한 결과 중부권에서는 대전 1, 충남 5, 충북 2, 강원 4개 등 모두 12개가 선정됐다. 또 대전 국제와인페어와 유성온천축제, 충남 공주 석장리구석기축제, 강원의 태백눈꽃축제·평창송어축제· 횡성한우축제, 세종축제와 충북 단양온달문화축제는 올해 처음 신설된 ‘문화관광육성축제’로 선정돼 홍보와 컨설팅 지원을 받게 됐다. (표 참조)○ 산천어축제 5년 연속 대표축제 화천산천어축제는 5년 연속 최고등급인 ‘대표축제’로 선정돼 3억2000만 원을 지원 받게 됐다. 11년 연속 ‘관광객 1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산천어축제는 국내 겨울축제의 새로운 발전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6∼28일까지 열리는 올 축제에는 2만7000개의 산천어등이 화천 선등거리를 밝히고 중국 하얼빈 빙등예술제 얼음조각 전문가 30여 명이 한 달여간 제작한 얼음 봅슬레이가 선보인다. 화천군은 축제 기간 180t의 산천어를 호수에 풀고 군내에서 숙박하면 무료낚시 기회를 제공한다. 평창 효석문화제도 올해 최우수축제로 승격됐다. 지난해 유망축제에서 탈락했던 충남 서천 한산모시문화제는 1년 만에 ‘유망축제’로 복귀해 8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유망축제 복귀를 계기로 1500년 역사를 지닌 한산모시를 세계적인 한류 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품바축제도 유망축제로 뽑혔다. 하지만 강원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우수축제에서 한 등급 낮은 유망축제로 하향돼 예산지원도 줄게 됐다. 강릉 커피축제도 유망축제에서 탈락했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면 등급에 따라 대표축제는 3억2000만 원, 최우수축제 2억 원, 우수축제 1억1000만 원, 유망축제는 8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가능성 있는 축제를 ‘육성축제’로 선정 문체부의 올해 축제 육성 정책 중 하나는 가능성 있는 축제를 ‘육성축제’로 선정해 홍보와 컨설팅을 지원하고 현장평가도 실시해 유망축제로의 진입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 중부권에서 선정된 육성축제는 지역별로 △대전(국제와인페어, 유성온천축제) △충남(공주석장리구석기축제, 홍성역사인물축제) △세종(세종축제) △충북(단양온달문화축제) △강원(정선아리랑제, 태백산눈축제, 평창송어축제, 횡성한우축제, 강릉커피축제) 등이다. 대전 국제와인페어의 경우 세계 3대 와인 품평회로 평가받으면서 와인의 유통거점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공주 구석기축제는 구석기인 먹거리 및 야영 체험 등 독특한 콘텐츠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전 계족산 맨발축제 등 경쟁력 있는 민간 주도 축제의 경우 정부 지원대상 심사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할 때에는 평가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기보다는 축제를 통한 주변 매출액, 외지방문객수, 재정자립도, 인근 관광지 연계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객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기진 doyoce@donga.com·이인모·장기우 기자}
올해부터 대전지역 모든 중학생에게, 세종지역에서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강원도도 고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충남에서는 고교 신입생 입학금이 면제된다. 올해부터 대전 충남북 세종 강원지역에서 달라지는 것들을 정리했다.▽대전=초등학교와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중학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9월부터는 2인 가구 이상, 소득수준 90% 이하 가정에 아동수당(만 0∼5세)이 월 10만 원씩 지급된다. 저임금 근로자 생활임금이 현행 시급 7630원에서 9036원으로 인상되고 대전시와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민간위탁기관 근로자까지 확대된다. 저소득 근로청년의 생활자산 형성을 위해 본인과 대전시가 1 대 1 매칭으로 저축하는 ‘청년희망통장’이 개설된다. 월 15만 원씩 3년을 저축하면 시가 540만 원을 지원해 총 11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7월부터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에 하이패스가 도입된다.▽충남=모든 고등학교의 신입생 입학금이 면제된다. 중학생 대상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 실시되고, 중·고등학교의 수행평가 비율이 높아진다.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한 ‘시간제 아이 돌봄 서비스’ 시간이 연간 480시간에서 600시간으로 확대된다. 또 4월 1일∼5월 31일 서산과 태안 가로림만과 태안 근소만에서는 산란기에 있는 낙지 포획이 금지된다. 청양군은 학생당 연간 200만 원의 급식비를 지원함으로써 전국에서 처음으로 완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아산시 실내수영장 이용료는 16% 인상되는 반면 자녀 3명 이상의 다자녀가정과 다문화가정에 대해선 70% 할인해준다.▽세종=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전원에 대한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88개 학교 학생 4만9178명이 혜택을 받게 된 것. 학부모들은 월 8만 원가량의 부담을 덜게 됐다. 낚시꾼이 몰리는 고복저수지에서의 낚시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그동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맡았던 옥외광고물 허가·신고 사무는 세종시로 이관된다. ▽충북=미혼 근로자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일하면서 매달 일정액을 모으면 결혼할 때 최고 4200만 원을 지원하는 ‘행복결혼 공제사업’을 시행한다. 소방공무원이 각종 재난현장에서 물적 손실을 입힌 경우 지자체가 이를 보상하는 ‘재난현장 활동 물적 손실’ 제도도 도입된다. 지방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야생동물이나 가축을 신고하면 1만 원의 포상금을 주고, 귀농 후 12개월이 지난 가구에는 200만∼400만 원의 귀농 정착자금을 지원한다.▽강원=무상급식이 고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72개 고교 3만9900여 명이 추가로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 됐다. 강원도형 일자리 안심공제 대상이 지난해 250명에서 올해 2500명으로 확대된다. 이 공제는 근로자와 기업이 각각 15만 원, 도와 시군이 20만 원씩 월 50만 원을 5년간 적립해 만기 또는 실직 시 지급하는 방식이다.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 폐광지역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학자금이 지난해보다 100만 원 상향돼 신입생은 400만 원, 재학생은 300만 원을 받는다. 또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 5개 지역 고위험 임신부의 안전한 출산을 위해 집중 치료비와 택시비 등이 지원된다. 이기진 doyoce@donga.com·이인모 장기우 기자}
○…청주대(총장 정성봉)는 ‘제1회 청주학 UCC 공모전’을 개최하기로 하고 31일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청주의 역사성과 정신적 문화유산의 교육과 홍보를 위해 열리는 이 공모전 참가 자격은 충북도내 소재 초중고교, 대학교 재학생 및 일반인이다. 충북 및 청주의 역사, 인물, 미래 등이 주제이며 교육적 측면의 다양한 내용이면 가능하다. 형식은 순수창작 동영상으로 사진슬라이드, 다큐멘터리, 광고, 캠페인, 단편영화, 단편드라마, 콩트,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의 스마트폰 영상, 카메라영상 제작 동영상(3분 이내)으로 제출하면 된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30만∼15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043-229-8768, 9 ○…KAIST는 2017년 올해의 KAIST인으로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37)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박 교수는 홀로그래피 측정과 제어 기술을 개발했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정립해 KAIST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처 포토닉스에 3차원 디스플레이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세포 광조작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탄저균 진단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각각 실어 뉴스위크와 포브스 등 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녹조가 수질환경 오염원 가운데 하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를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녹조 공예품’을 만들었습니다.” 대청호변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로 한지(韓紙)와 이를 이용한 문화상품을 만드는 이종국 작가(55).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녹조를 생활 공예품으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흔히 녹조 하면 악취를 내는 수질오염의 주범으로만 여기고 있지만 이 작가에게는 생활 공예품의 ‘쓸 만한’ 원재료이다. 그는 여름이면 대청호를 뒤덮은 녹조를 지켜보다 점성이 강한 녹조를 잘 다루면 공예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는 해마다 녹조 발생이 심해 당국이 이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작가는 “한지를 만드는 일이 닥나무를 재배해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녹조는 한지보다 점성이 강해 공예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 이 작가는 여름 내내 대청호에 낀 녹조를 걷어 올려 직접 만든 틀에 집어넣고 두드려 모양을 잡았다. 이런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모양이 제대로 잡히면 옻칠을 해 상품성이 있는 그릇이나 접시로 완성시켰다. 이렇게 만든 생활 공예품은 웬만한 플라스틱 그릇 못지않게 단단해 떨어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옻칠을 한 덕에 항균력도 있고,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작품성도 갖췄다. 이 작가의 녹조 생활 공예품은 지난해 11월 15일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의 ‘빛나는 충북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제1호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은 충북의 문화원형과 자원 등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녹조로 그릇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상품화가 충분히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 측은 녹조를 이용한 생활 공예품 만들기와 함께 농사철 비료와 겨울철 난로 연료로도 녹조를 쓸 수 있다는 이 작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용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 작가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기술력을 향상시키면 녹조를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고유 젓가락인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야생에서 채취한 분디나무를 다듬고 찌고 말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고려가요에 등장하는 등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젓가락을 고증과 실험을 통해 재탄생시킨 것. 이 젓가락은 가볍고 단단한 데다 촉감도 부드러워 사용하기 편안하다. 항균 기능까지 있어 국내외에서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갖고 다니던 수레는 폐지가 조금만 쌓여도 인도를 올라갈 때 턱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어요. ‘희망 손수레’는 튼튼하면서도 가벼워 조작이 편해요. 마음에 쏙 드네요.”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송모 씨(77·여)는 성탄절을 나흘 앞둔 21일 상당구의 한 고물수집상에서 ‘희망 손수레’라 이름 붙은 폐지 수집용 손수레(카트)를 선물받았다. 카트는 ‘ㄴ’자 형태로 손잡이 아래에 빈병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박스 같은 큰 폐지를 담아도 떨어지지 않을 크기의 바닥판에 바퀴 4개가 달렸다. 바닥판 앞면과 옆면에는 폐지더미를 묶는 끈을 거는 고리들이 달렸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안성맞춤으로 제작됐다. 송 씨에게 카트를 선물한 사람들은 ‘희망얼굴’ 회원들이다. 이 회원들은 지선호 충북도교육청 중등장학관(56)이 2년간 그린 캐리커처의 주인공이다. 지 장학관은 청주 가경중 교감이던 2005년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면서 독학으로 캐리커처를 익혔다. B5용지 크기 화선지에 붓펜으로 밑그림하고 동양화 물감으로 색을 입힌 뒤 희망을 담은 문구를 캘리그래피 방식으로 적어 한 장의 캐리커처를 완성한다. 지금까지 학생은 물론이고 교직원, 주민 등 약 1000명의 얼굴을 그렸다. 올 7월에는 작품을 모아 전시회 ‘희망얼굴 노적성해(露積成海)’를 열었다. 전시회 당시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본 캐리커처 모델 일부가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만든 모임이 희망얼굴이다. 회장은 음성분석 전문가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59)가 맡았다. 모임을 만든 뒤 회원들은 주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조금씩 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가출 청소년 쉼터에 빔 프로젝터를 기증했고, 올여름 청주 폭우 피해 때는 수해복구 활동과 수재민 위로 방문 등을 했다. 그리고 추위 속에도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카트는 반도체 설비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김일복 회원(52)의 재능기부 작품이다. 조 회장은 “어르신의 의견을 들어가며 손수레 업그레이드를 계속해 나가겠다. 충북은 물론이고 전국의 폐지 줍는 노인에게 희망 손수레를 보급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칠흑 같은 어둠 속 유일한 희망은 비상구였다. 그러나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에는 비상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나뿐인 비상구는 2m가 넘는 거대한 수납장에 가려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그마저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다며 늘 잠겨 있었다. 그렇게 ‘생명로(生命路)’가 막힌 탓에 누군가의 어머니와 누이, 딸 20명은 연기 속에서 고통스럽게 숨졌다.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발생 당시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가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결정적 이유다. 22일 소방당국과 본보 취재에 따르면 화재 당시 화염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음에도 2층 내부는 대부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이 타고 올라간 사우나 쪽 유리창은 깨졌다. 하지만 탈의실과 휴게실 등 사우나 외부는 바닥과 가구에 그을음만 있었다. 사우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복층 구조의 황토방(수면실) 입구에는 그을음조차 없었다. 황토방 옆이 바로 비상구다. 이곳을 통하면 비상계단으로 불과 8초면 1층으로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11명의 시신은 중앙 계단으로 향하는 사우나 정문 근처에 몰려 있었다. 나머지 9명은 탈의실 주변에 쓰러져 있었다. 비상구의 위치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비상구 앞에는 목욕용품을 보관하는 대형 수납장이 서 있었다. 멀리서뿐만 아니라 근처에서도 비상구 위치를 알기 어렵다. 정전과 연기 속에서 비상구를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상구 앞 수납장 2개 사이 공간은 약 50cm에 불과했다. 어른 한 명이 몸을 비틀어야 지날 수 있었다. 그나마 비상구는 늘 안에서 잠겨 있었다.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올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사우나 관계자는 “평소 사장이 ‘2층 비상구를 잠그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남탕이 있는 3층에서는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다. 2층과 같은 위치에 있는 비상구를 통해 대부분 탈출했다. 사우나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63)는 “남탕 비상구를 항상 열어 놓았다. 그래서 불이 났을 때 남탕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비상구로 나와 걸어서 계단을 내려왔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은 또 있다. 초기 진압에 필수적인 스프링클러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센터 건물주 이모 씨(53)는 “지난달 소방점검 때 스프링클러 동파를 발견해 수리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추가로 점검하려고 밸브를 잠가뒀다”고 말했다. 건물 주변 2차로 도로에 늘어선 주정차 차량은 소방차 진입을 지연시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제천=김동혁 hack@donga.com·장기우·윤솔 기자}

충북 제천시의 스포츠센터 8층 건물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당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필로티(1층에 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띄우는 방식) 구조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2~3층 대중목욕탕과 4~7층 헬스클럽, 8층의 레스토랑으로 번졌다. 2층에서 20명, 6~7층에서 9명이 질식사했다. 2008년 40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화재 사고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는 21일 오후 3시 50분경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 직전 주차장에서 인부들이 용접 등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발화 상황을 목격한 상점 주인은 “1층 천장에서 작게 시작한 불이 5분도 안 돼 확 번지면서 건물 외벽을 타고 활활 타올랐다”고 말했다. 이 건물 외벽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dryvit)’ 공법으로 시공됐다. 건물 외벽에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을 바른 뒤 시멘트 모르타르 등을 발라 마무리하는 공법이다. 2015년 1월 화재로 5명이 숨진 경기 의정부시의 아파트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불이 번지자 건물 안 20여 명은 옥상과 건물 난간으로 대피해 구조를 요청했다. 일부는 옥상에서 건물 앞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3명은 8층 레스토랑 베란다 난간으로 대피했다가 외벽 청소업체가 동원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사다리 차량은 건물 앞에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지체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다리 차량 진입에 필요한 8m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사다리가 고장나 수리하는데 시간을 허비했다. 사망자는 여성 21명, 남성 6명이다. 2명은 미상이다. 20명은 2층 여성목욕탕과 계단, 다른 사망자 9명은 6~7층 헬스클럽과 계단에서 발견됐다. 화재가 평일 오후에 발생해 목욕탕에 여성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목욕탕이 통유리로 외부와 차단돼 화재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은 것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여탕 비상구는 목욕 바구니를 놓는 철제 선반으로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목욕탕 흡연실로 대피했던 사람들은 가족과 지인 등에게 전화를 걸어 “살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끝내 연기를 마시고 쓰러져 숨졌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제천=장기우 기자}

충북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개관 25년 만에 전시실을 부분 개편했다. 21일 청주시에 따르면 8월부터 시작한 고인쇄박물관 전시실 부분 구조변경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6억9700만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박물관 내부를 체험형 관람 동선으로 재구성하고, 직지 홀로그램 제작과 디지털 콘텐츠 체험 공간 마련 등을 한 것이 특징이다. 제1전시관은 직지를 주제로 △청주와 직지 △직지의 탄생과 여정 △영원히 빛날 직지 등 7개 존으로 재구성했다. 입구 전면에는 전통기법으로 복원한 직지 금속활자인판을 배치했다. 또 직지 소개 영상과 고려 금속활자인쇄술, 직지 소개 등의 코너도 마련했다. 흥덕사 존에는 청동금구(禁口) 등 흥덕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빌려 내년 1월 21일까지 전시한다. 이와 함께 △직지가 프랑스로 건너간 과정 △흥덕사지 발굴 모습 △직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도 볼 수 있다. 원형 콘크리트였던 박물관 지붕은 동판(銅版)으로 바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이 인쇄된 곳이라는 문화적 상징성을 높였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가 인쇄된 흥덕사지가 입증되고 그 터를 정비하면서 1992년 3월 17일 개관했다. 흥덕사는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금속활자를 직접 주조해 직지를 인쇄한 곳. 1985년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택지개발사업 도중 ‘서원부흥덕사(西原府興德寺)’라고 새겨진 금구(禁口)가 발견되면서 절 터의 위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개관 이후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의 가치와 한국의 옛 인쇄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오르도록 했다. 이를 기념한 ‘직지상(賞)’을 2004년 만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록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고 있다. 각종 국내외 기획전시, 학술회의,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독일의 구텐베르크박물관 등 세계 각국의 인쇄박물관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인쇄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고인쇄박물관은 29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무료인쇄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머그컵에 직접 그린 그림을 넣어 인쇄하는 ‘전사인쇄’, 곡선까지 인쇄하는 ‘휴대폰케이스 인쇄’, 내 이름을 넣어 인쇄하는 ‘납활자 인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043-201-4266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8층짜리 건물이 화염과 연기에 휩싸이는 데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목욕탕과 헬스클럽에 있던 사람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콜록거리며 뛰쳐나왔다. 일부는 8층 베란다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댄 채 “살려 달라”고 외쳤다. 미처 여기까지도 못 간 사람은 창문에 매달렸다가 1층 에어매트 위로 몸을 던졌다. 아비규환이었다. 화재는 21일 오후 3시 50분경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불은 삽시간에 천장과 주차 차량에 옮겨 붙었고 1층 출입구까지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현장에서는 전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약 3분 뒤 불꽃을 본 행인이 119에 신고했다. 오후 4시경 소방대가 처음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화염은 건물 한쪽 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8층까지 번진 상태였다. 불이 난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클럽 음식점 등이 있는 복합시설이다. 2∼3층이 목욕탕, 4∼7층이 헬스클럽이다. 화재 당시 모두 정상 영업 중이었고, 수십 명이 있었다. 다행히 불이 난 직후 목욕탕과 헬스클럽에 비상벨이 울렸다. 이를 듣고 3층 남탕에 있던 4, 5명과 헬스클럽에 있던 10여 명이 비상구를 통해 대피했다. 미처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손님들이 줄지어 빠져 나왔다. 3층 남탕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 10여 명을 비상구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같은 3층에 있던 김모 씨(76)는 “승강기를 탔고 2층 여탕에서 3명이 타고 겨우 1층으로 내려와 살았다”고 말했다. 잠시 후 건물 전체가 정전이 되면서 창문이 없는 목욕탕은 암흑으로 변했다. 복도 역시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차 탈출이 불가피했다. 4층 헬스장에 있던 백모 씨는 비상구 탈출을 포기했다. 그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채 목숨을 건졌다. 건물 8층 베란다 난간으로 피했던 남성 3명은 필사의 구조 요청 끝에 민간 사다리차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다. 탈출구를 찾지 못한 한 남성은 지상의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아내가 2층 목욕탕에 갇혀 있다. 빨리 구해 달라”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빠져나온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았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2층 여탕이었다. 이곳에서만 20명이 숨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흡연실에 모여 피해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뿐 아니라 비상구까지 찾기 어려워지자 한곳에 모여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화재 직후 여탕에 있던 사람들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물을 적시면 괜찮다” “목욕탕에는 물이 많으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특히 한 여성은 오후 4시 직후까지 가족에게 “지금 못 나가는 상황”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연락이 끊겼다.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목욕탕 전체를 뒤덮은 것으로 보인다. 한 생존자는 “만약 흡연실로 가지 말고 그냥 밖으로 나왔으면 살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숨진 분들이 화재가 난 걸 알고 옥상이나 비상구 등으로 탈출하다 대부분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건물 내 화재로 정전이 되거나 짙은 연기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대피로를 찾지 못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제천=장기우 straw825@donga.com·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