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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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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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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이슈/조은아]새 기술 배우지 못한 당신, 떠나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선 실업률이 높다는 아우성이 여전한데 미국은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홀로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다. ‘일자리 대통령’임을 강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실업률을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기 바쁘다. 하지만 미국 고용을 견인하는 유통기업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12일(현지 시간) 월마트가 본사 직원을 중심으로 약 1000명을 해고한다는 월스트리트 보도가 나오자 여론이 냉랭해졌다. ‘배신감을 느낀다’는 말까지 나왔다. 바로 전날만 해도 월마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발표가 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최저임금과 보너스를 올리겠다”고 떵떵거렸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겉으론 절약한 세금을 직원을 위해 베푸는 듯하면서 속으론 조용히 직원을 내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에서 150만 명을 고용하는 ‘유통 공룡’ 월마트의 행보는 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130년 전통의 백화점 ‘시어스’와 할인 소매점 체인 ‘K마트’를 소유한 ‘시어스 홀딩스’도 지난달 말 정규직 직원 22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정규직 직원 400명을 자르고 매장 250곳의 문을 닫기도 했다. 미국 유통업계 구조조정 진원지는 아마존으로 꼽힌다. 전자상거래로 유통 비용과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감축해 성장하며 유통업의 성공 공식을 다시 쓴 혁신의 아이콘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내로라하는 유통기업들은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해 인건비를 감축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22일 미국 시애틀에서 계산대 없는 무인점포 ‘아마존 고’를 열어 미국 전역의 점원 90만 명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 경제 리더들도 지난달 말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서 기술 발달로 사라질 일자리를 걱정했다. WEF의 ‘기술 재교육 혁명: 일자리의 미래(Towards a Reskilling Revolution: A Future of Jobs for All)’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여파로 2026년까지 미국에서만 일자리 140만 개가 사라질 예정이다. 가장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 분야로는 공장 운영자, 기술자를 포함하는 생산직과 단순 사무·행정직이었다. 이 보고서는 산업이 격변하는 이 시기에 새 시대에 맞는 새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지금의 일자리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인공지능(AI)의 혁명도 중요하지만 먼저 ‘사람 혁명’을 꾀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기술은 전에 없던 첨단 기술일 필요는 없다. 기존에 있던 기술도 새로 익혀 미래에 필요한 방향으로 활용하면 된다. WEF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이 보고서에서 분석한 업종별 전환 경로를 참고해볼 만하다. 단순 생산직은 유지·보수직이나 건설 관련 기술을 배우면 기존 직업과의 시너지가 좋았다. 사무 및 행정직은 재무 또는 영업 기술을 익히면 적합했다. 공장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건설 분야로, 품질 감독관이나 시험관은 ‘품질제어 애널리스트’로 전환할 만하다. 사진 인화 관련 직종에서 일했다면 ‘컴퓨터 이용자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인재를 개조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2013년부터 직원 28만 명에게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과학 분야를 배우도록 장려하고 학습한 결과를 업무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캐나다 제조·수출협회는 중소기업 10여 곳을 묶어 14개월마다 업계의 신기술을 공유하도록 한다. 싱가포르의 성인 재교육 기관(IAL)은 성인들이 재교육받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한 직원 복지로만 인식됐던 재교육이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활용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간 잘 키워온 직원들을 내보내면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실업 대란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평생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절실히 깨닫고 있다. 특히 신기술에 익숙지 않은 은퇴자들이 할 일을 찾지 못하면 노인 빈곤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0세 인생 시대’ 인재 양성 정책을 세우기 위해 영입한 린다 그래턴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지난해 기자와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의 교육부 장관이라면 ‘평생 교육’을 정책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직 사회로 진입도 하지 못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못지않게, 고령화 사회의 재교육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청년 일자리에 비해 기성세대의 재교육 얘기는 듣기 힘들다. 세계가 ‘재교육 혁명’을 외치는데 혹시 한국 기업과 정부는 이 중요한 흐름 하나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닌지 점검해볼 일이다. 조은아 국제부 기자 achim@donga.com}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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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코피전략은 허구” 진화… 트럼프는 탈북자 초청 대북 압박

    “우리(미국) 정책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이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인 대북 선제 군사공격)’ 전략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다. 정부가 선호하는 정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코피 터뜨리기가 아니라) 외교가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피 터뜨리기’에 대한 워싱턴 정가와 언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일단 사태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美, ‘빅터 차’와 ‘코피 터뜨리기’ 파문 수습에 분주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코피 터뜨리기) 표현은 언론의 (지어낸) 허구(That phrase is a fiction of the press)”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우리(미국)는 끊임없이 군사적, 비군사적 폭넓은 선택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피 터뜨리기’란 표현이 정부의 공식 용어가 아닐 뿐,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내정이 전격적으로 철회된 사태에 대해서도 “그(빅터 차)가 차기 주한 대사로 갈 것처럼 언론이 앞서갔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식) 지명된 적이 없다. 대사 지명은 백악관의 권한이다. 백악관이 그 자리(주한 대사)에 갈 사람을 확보하면 우리는 그를 (공식) 지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가 틸러슨 장관이 추천했고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까지 끝난 인물일지라도, 인준안을 미 상원에 보내기 직전 절차인 백악관의 정식 ‘지명(nomination)’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낙마 사태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 미 언론, “‘포스트 평창’이 걱정된다”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대북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북한이 도발할 경우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대북 메시지가 충분히 걱정스럽다. 전쟁을 위한 사례(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백악관이 군사행동을 향해 너무 성급하게 움직여 국방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 때 탈북자 지성호 씨(36)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악성을 강조한 데 이어, 2일엔 탈북자 9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더욱 본격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라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북자 면담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정권 교체로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과 면담한 것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대북 압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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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추방 두렵지만 친구들 위해 용기냈죠”

    “제 이야기가 언론에 나오면 미국인들이 뭐라고 할지 아직도 무서워요. 그래도 두려움에 침묵하는 미등록(불법 체류)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 초청으로 참석한 한국계 미등록 청년 조정빈 씨(24)는 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등록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다카)’ 수호 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자신도 미등록 신분이라 언제든 이민 당국에 체포돼 추방될 수 있지만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채 살아온 한국계 ‘그림자 아이들’을 위해 공개석상에 섰다는 것이다. “지역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거리에서 DACA 수호 캠페인을 벌이긴 하지만 아직도 친한 친구들에겐 제 신분을 말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 알려진 마당에 말할 수 있을 법한데 왜 이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조 씨는 7세 때인 2001년 전북 지역에서 살던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가 브로커의 사기로 비자를 제대로 발급받지 못해 온 가족이 미등록 신세가 됐다.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악착같이 남동생과 조 씨를 키우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열세 살 때 학교 농구팀에 들어가려 하니 신분증을 내야 했어요. 부모님한테 이 얘길 하니 소리 없이 우셨어요. 직감적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임을 깨달았죠.” 조 씨는 2013년 버지니아공대에 합격했지만 첫 학년을 포기해야 했다. 미등록 신분이어도 입학은 허락됐지만 미국 시민보다 훨씬 많은 학비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번째 학년부터 한국 음식점 사장님을 비롯한 한국 교민 사회 기부금을 받아 대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나를 도와준 분들을 생각하면 비슷한 친구들을 도와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에서 DACA 권익 옹호 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DACA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폐기하겠다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DACA란 부모와 함께 불법 입국해 학교를 다니거나 취업한 이들이 체류하도록 돕는 행정명령이다. 추방의 불안에서 벗어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는 뜻에서 ‘드리머’라 불리는 이들은 약 80만 명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180만 명의 미등록 젊은이들에게 시민권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조 씨는 이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 입법화될지 모르고 실제 시민권을 가지려면 절차상 12년이 걸린다”며 “트럼프는 언제 마음을 바꿀지 몰라 언제 쫓겨날지 두렵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장 10월경 만료될 취업 허가증 때문에 어떻게 먹고살지가 걱정이다. 전국아시안아메리칸위원회(AAPI)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계 미등록자는 17만4677명으로 추산된다. 인도(45만8663명), 중국(38만7369명), 필리핀(24만7304명)에 이어 아시아계 중 4위다. 조 씨는 “한국계 미등록 친구들이 알게 모르게 많다. DACA 대체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내 미등록 청소년은 대학 입학도, 취업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말에 크게 놀라며 “그 아이들이나 우리나 모두 사람이다. 기본적 인권은 보호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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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옐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여성 의장 재닛 옐런(72·사진)이 연준을 떠났다. 재임 4년간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미 CNBC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지난달 30, 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동결하며 임기를 마쳤다. 그는 2014년 2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연준 의장에 취임했고 그간 기준금리를 5차례 올렸다.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기에 나타날 수 있는 경기 침체를 피하고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연준 자산을 단계적으로 줄이며 ‘출구 전략’을 시행했다. 양적완화가 끝나고 금리가 인상되며 경기가 경직될 수 있지만 미국 실업률은 그의 임기 중에 17년 만에 최저치인 4.1%까지 내려갔다. 그가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끈 비결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이끌어낸 점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옐런이 의장에 취임할 당시 연준 이사들은 0%였던 금리가 장기적으로 4%까지는 인상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인상 목표치를 2.8%로 내려 급격한 인상에 따른 충격을 피했다. WSJ는 “옐런은 미국 금리에 있어서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떠났다. 이는 오랫동안 미국 경제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증권시장은 옐런 재임 기간 사상 최고 지수를 기록하며 호황을 보였다. CNBC에 따르면 옐런 재임 기간 정보기술(IT)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7% 올랐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 성장이 자기 덕이라고 자랑하지만 정작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은 옐런 의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마워해야 할 옐런 의장을 관례를 무시한 채 축출했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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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적 항복시대 끝… 나쁜 협정 고칠것” 한미FTA 강공 예고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미국이 열리는 순간(new American moment)’을 맞고 있다. 아메리칸드림을 시작하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시기는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전하고, 강하고, 자랑스러운 미국의 시대’를 선언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해,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명확한 비전과 의로운 사명감을 품고 전진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독설이나 비아냥거리는 어조를 내보이지 않았다. 역대 미 대통령 국정연설 중 3번째로 길었던 1시간 20분간의 연설에서 자신이 거둔 성과를 조목조목 짚으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화합”을 촉구했다. 안보와 대외무역에서는 강경한 정책 기조를 확인한 반면 이민정책과 미국 내 산업, 근로자 복지 지원에서는 타협안을 제시하며 정치색을 뛰어넘는 협력을 강조했다. CNN은 ‘한 손은 악수, 한 손은 주먹’이란 제목으로 그의 국정연설을 요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미국이 지난 1년간 겪은 재난과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는 “홍수, 화재, 폭풍의 고통을 나누며 미국의 아름다운 영혼, 강철 같은 등뼈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24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 수당이 4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했으며 흑인과 히스패닉 실업률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취임 이후 경제 부문에서 거둔 성과를 확인했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줄여 미국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애플도 조금 전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2만 명의 추가 인력을 고용할 계획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시대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과 미국을 믿으면 무엇이든 꿈꿀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하며 “성장 배경, 피부색, 신념에 상관없이 미국의 모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에 언제나 활짝 손을 내밀겠다”며 통합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 180만 명에게 시민권 취득의 기회를 관대하게 열어주겠다”며 “이민자 사회도 미국인 노동자와 가정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이민정책으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연쇄 이민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이민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교통 등 사회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1조5000억 달러(약 1600조 원)의 투자 예산 의결을 의회에 요구했다. 하지만 대외무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변함없이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양보 없는 정책’ 기조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그동안 스스로의 번영을 희생시키고 개인, 사업자, 국가의 부를 다수의 불공정한 무역 거래로 인해 수십 년 동안 덜어냈다”며 “경제적 항복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정하게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무역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기존의 ‘나쁜 무역 거래’를 고치고 새로운 무역 협상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논의 중인 한국 등의 무역 대상국에 대해 “무역 규칙의 강력한 집행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거듭된 선언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기립박수와 함께 “USA”를 연호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강경 노선을 견지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전 세계의 불량 정권, 테러리스트 그룹, 그리고 우리의 이익에 도전하는 중국, 러시아 같은 경쟁국과의 대립에 직면해 있다”며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한 힘이 미국을 방어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침략행위를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현대화된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온건한 뉘앙스로 명확한 메시지가 전해졌지만 부정적 평가도 적잖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됐다’는 언급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정책을 실천했다’는 발언은 실제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 등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손택균 sohn@donga.com·조은아 기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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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라니아, 트럼프와 따로 입장… 전통 깼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열린 미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였다. 그는 홀로 국정연설의 주인공인 남편보다 먼저 입장해 대통령 부부가 함께 등장하는 국정연설의 관례를 깨는 파격을 보였다. 미 CNN은 이날 “멜라니아가 자신이 초대한 손님들과 차량을 타고 홀로 등장해 오랜 전통을 깼다. 매우 독립적인 퍼스트레이디의 ‘나 홀로 움직임(isolated movement)’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퍼니 그리셤은 “멜라니아는 진정한 영웅인 초대 손님을 예우하는 의미에서 백악관에서 별도 리셉션을 주최했고 이들과 함께 백악관에서 의사당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화사한 흰색 의상을 입고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끌었다. 대체로 어두운 정장을 갖춰 입은 참석자들과 대비를 이뤄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의상 브랜드와 스타일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그가 입은 흰색 실크 블라우스는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가바나, 크림색 정장은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였다. 그가 신은 하이힐은 프랑스산 크리스티앙 루부탱 제품이었다. 여론을 의식해 공식 석상에서만은 미국 브랜드를 택하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하면 멜라니아 여사는 ‘난 내 스타일대로 한다’는 식이다. 남편의 대선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랄프로렌을 입고 연설장에 서곤 했다. 흰색 의상을 선택한 점도 마찬가지다. 흰색은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항의 표시로 입었던 색상으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흰옷을 자주 입었다. 그가 남편이 불편해할 만한 색상을 당당히 입고 나타난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의 독립적인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는 남편과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 출장 동행 계획을 갑자기 취소하고 혼자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남편의 대통령 취임식 후에도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고 뉴욕의 트럼프타워에 살았다. 막내아들 배런이 학업을 안정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언론들이 튀는 행보라는 뉴스를 쏟아냈지만 개의치 않고 5개월간 남편과 따로 살다 배런이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6월에야 백악관에 입성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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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타로 ‘남북대화 회의론자’ 클링너-볼턴 거론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낙마에 따라 차기 주한 미국대사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미 워싱턴 정책연구소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후보로 거론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헤리티지재단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클링너 선임연구원이 주한 미대사 후보 1순위”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2007년부터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조율 없이 무리한 대화를 강행하면 한미 간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대북 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낸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는 대표적인 강경파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한을 ‘3개월’이라고 보고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주한 미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내퍼 대사대리도 대사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5년 4월 주한 미 대사관 차석으로 부임해, 2017년 1월 마크 리퍼트 전 대사 이임 후부터 대사관 대사 대리로 있다. 한국 정부와 의견 조율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평창 올림픽 전에 열릴 북한 열병식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원칙을 훼손하는 명분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올림픽 정신의 훼손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차 석좌의 낙마 소식에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저녁 ‘#아임위드빅터(ImWithVictor)’라는 해시태그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재하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대부분의 한국 전문가가 동의할 것”이라며 해당 해시태그를 걸었다.조은아 achim@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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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드-클린턴 스타탄생… 대통령 올라 화제 못끌면 독이 든 성배 마시는 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직후 생방송으로 전해지는 민주당의 ‘연두교서 반론 연설’은 워싱턴 정가에선 ‘독이 든 성배’로 통한다.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지만 화제성 측면에서는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해야 본전’이란 평가가 많다.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반론 연설 클럽’은 여전히 스타 정치인의 산실로 남아있다. 지난 50여 년간 연두교서 반론을 낭독했던 정치인 중엔 익숙한 이름이 많다. 간접적으로나마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붙어본 경험이 있는 정치인들이 대권에 도전하거나 요직을 차지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올해 연두교서 반론에 나서는 조지프 케네디 3세 하원의원(38·민주·매사추세츠)에게 큰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케네디 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손자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케네디라는 이름 자체가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 가문이) 연설로 사람들에게 감명과 자극을 줬기 때문”이라고 28일 전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의원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조부) 케네디 전 법무장관이나 (종조부) 케네디 전 대통령이 강조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반면 그는 생각을 정리할 때 오히려 어조를 낮추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반론 연설엔 관례적으로 초당적 협력을 위한 호소가 담긴다. 케네디 의원이 관례를 따를 경우 원하는 만큼의 매력을 지지층을 상대로 발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으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중도층을 붙잡는 것도 중요하다며 “조부 케네디 전 법무장관이 그랬듯 (케네디 의원이) 분열을 봉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역사상 첫 연두교서 반론 연설의 주인공은 훗날 대통령이 됐다. 제38대 대통령 제럴드 포드는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시절이던 1966년 1월 17일, 당시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이던 에버렛 더크슨과 함께 5일 전에 발표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두고 반론을 펼쳤다. 대통령 연두교서는 1965년 처음으로 주요 시간대에 TV를 통해 생중계됐는데, 야당인 공화당이 이듬해에 정치적 수세를 만회하기 위해 고안해 낸 무기를 포드가 휘둘렀던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42대)도 반론 연설의 얼굴 역할을 했다. 1985년 당시 39세의 아칸소 주지사이던 클린턴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반론 연설 방송에서 사회자를 맡았다. 독무대는 아니었지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백악관 문턱까지 갔던 정치인들 다수도 반론 연설의 주인공이었다. 1996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클린턴과 맞붙었던 밥 돌은 상원 원내대표이던 1996년 1월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맞불을 놨다. 10개월 후 직접 클린턴과 백악관 자리를 두고 겨루게 되면서 TV 화면을 통한 대결이 실제 대권 경쟁으로 이어진 드문 경우가 발생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팀 케인 상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버지니아 주지사 시절인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대응한 반론 연설을 펼쳤다. 현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도 2011년 연두교서 반박 연설을 맡은 다음 해인 2012년 밋 롬니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실세로 통하는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도 ‘반론 연설 클럽’ 출신이다. 2016년 반론 연설에서 헤일리는 “미국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강조하며 다가올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반론 연설에서 그는 “분노의 목소리를 따르자는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며 당시 경선 후보이던 트럼프를 비판하기도 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조은아 기자}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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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실세, 두명의 John

    “환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존 켈리 장군과 백악관 모든 직원에게 감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68)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가짜 뉴스가 여러분을 더 힘들게 하지만 승리하는 건 언제나 위대한 일이고, 우리보다 더 승리한 사람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시작한 첫 주에 켈리 실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전날 연예 매체 ‘배니티페어’의 보도 때문이다. 이 매체는 복수의 공화당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친구에게 켈리 실장을 가리켜 ‘여기 자신이 모든 걸 다 한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미친 놈(nut job)이 있다’는 불만을 털어놨고 켈리 실장의 후임을 물색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이 이 보도를 재생산하며 ‘켈리 낙마설’을 키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도가 역설적으로 켈리 실장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CNN은 10일 익명의 백악관 관료의 말을 인용해 “켈리 실장이 참모들에게 11월 중간선거까지 유임할지 자리를 떠날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며 그의 인사권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년 차를 맞아 존 켈리 실장과 존 디스테파노 백악관 인사수석비서관(40) 등 ‘두 명의 존(John)’이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올드 존(Old John)’은 전방에서 웨스트윙(백악관 집무동) 군기를 잡고, ‘영 존(Young John)’은 백악관 사무실에서 소리 없이 참모 4000명의 인사를 결정한다. 두 사람은 대선 공신이 아니며, 과거 행정부와 의회에서 정무 감각을 익힌 전문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켈리 실장은 지난해 7월 백악관에 입성한 뒤 핵심 실세로 자리를 굳혔다. 그는 지난해 참모의 34%가 해고될 정도로 어수선했던 백악관을 수습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대통령을 만나려면 비서실장인 나를 통해야 한다’는 원칙도 스스로 정했다. 다만 켈리 실장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일 때가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불편함을 얼마나 인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존’인 디스테파노 비서관은 공개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막강한 권력을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지난해 12월 2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스테파노 비서관이 백악관 정무 기능을 포함해 더 큰 책임과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 보좌관 및 선임고문,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간부 등을 지낸 의회 베테랑이다. 그는 세인트루이스대 재학 중 여름방학 때 공화당의 한 의원실에서 인턴을 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졸업 뒤에는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외부 보수 단체들 간의 연락책을 맡으며 영역을 넓혔고, 2006년 데버라 프라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오하이오)의 재선을 위해 뛰었다.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가자 일부 극우 블로거들은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화당 유권자 분석 업무 등을 거치며 조용히 실력을 쌓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인사권으로 굵직한 정계 선배들의 목줄을 쥐고 있다. 참모들은 젊은 실세의 부상에 적잖이 불편해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해 6월 백악관 참모회의에서 갑자기 분노를 폭발했다. 자신의 경질설 등 인사 관련 보도가 흘러나오자 “백악관이 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흘린다”며 인사수석인 디스테파노 비서관을 진원지로 의심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 인사에 관해서는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젊은 디스테파노가 국무부 인사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몹시 불쾌해 했다는 후문이다. 두 실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앤서니 스캐러무치 전 공보국장,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등이 극단적 발언이나 행동을 하다 경질되면서 백악관의 신임을 얻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전임 측근들과 달리 초당적인 이슈를 온건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조은아 achim@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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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버튼 누른 트럼프… 일각 “美 일자리도 날아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년 차가 시작되는 첫 주에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한 것은 본격적인 보호무역 전쟁 선포로 풀이된다. 지난해 사실상 말로만 그쳤던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정책이 올해 다양한 경로로 실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취임 뒤 직접 서명한 첫 보호무역 정책이다. 미 통상당국은 지난해에도 반덤핑 관세 부과 등 크고 작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대통령이 서명하진 않았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함으로써 보호무역에 강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발표한 세이프가드를 발판 삼아 나흘 뒤인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폐막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경제 리더들에게 보호무역 정책을 과시하듯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발표하는 연두교서에 중국에 대한 무역조치가 비중 있게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예고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첫해 백악관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긴 했지만 내분으로 언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국수주의의 산파 격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보호무역 강공을 주장했지만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의 한 관료는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제는 백악관 내부에서 무역 관련 의견이 하나로 수렴되고 있다”고 말해 보호무역이 좀 더 힘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도 당초 예정보다 빨리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 중국경제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지재권 침해 여부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발표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며칠 전에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집권 2년 차인 올해 11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대선 공약을 실천해 지지 기반을 튼튼히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스캔들’과 인종차별주의적 막말 등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확실히 굳힌 덕에 버틸 수 있었다. 3대 지수로 꼽히는 다우존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를 찍고 있어 경제 성과를 대표적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내외적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미 가전업체 월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또한 오하이오 공장에서 일하게 될 정규직 노동자 200명을 고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제조업 기반의 오하이오주에서 재선에 성공해야 하는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강한 구제책을 내놓다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월풀 외에도 미국 태양광회사 퍼스트솔라, 솔라월드, 수니바 그리고 미국 내 생산 공장을 계획 중인 중국 태양광회사 롱지 등이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반면 세이프가드 발동이 수입 부분 단가 인상 등으로 나타나 미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결정은 올해에만 미국에서 약 2만3000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고, 태양광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공격’은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을 주로 수출하는 중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의 라지브 비즈와스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태양광 패널이나 세탁기 공급망이 아시아 전체로 확산돼 이번 정책은 중국이나 한국 외에도 여러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멕시코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무역보호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에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23일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수준은 당초 미국 기업들이 제안한 것보다 높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할 여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조은아 achim@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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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평균 69명이 살인 사건으로 사망하는 나라는 어디?

    지난해 멕시코에서 하루 평균 69명이 살인 사건으로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멕시코에서 살인 사건 관련 집계가 실시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최대치다. 멕시코 내무부 산하 공공치안 집행사무국(SESNP)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희생자 수는 총 2만5339명이었다. 2016년에 비하면 13%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까지 연간 살인 사건 희생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2만2409명)이었다. AP통신은 “이는 멕시코에서 날마다 평균 69명이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것을 의미한다”며 “한 해 동안 인구 10만 명당 20.51명이 살해된 셈”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는 땅 소유권 분쟁, 역사 관련 갈등, 이익집단 간의 다툼 등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지만 살인 사건 관련 범죄는 대개 마약과 관련된 범죄와 연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살자 발생 지역이 마약 조직이 활동하는 거점인 게레로 주와 베라크루스 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알레한드로 호프 멕시코 보안 분석가는 “이 같은 통계는 사법당국이 살인사건을 인지하거나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한 경우만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거나 접수되지 않은 건수를 합치면) 실제 살인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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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평균 81명이 살인 사건으로 사망하는 나라는 어디?

    지난해 멕시코에서 하루 평균 81명이 살인 사건으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멕시코 살인 사건 규모로는 최대치다.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내무부 산하 공공치안 집행사무국(SESNP)은 지난해 한해 멕시코에서 발생한 피살자가 2만916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1명꼴로 희생된 셈이다. 연간 피살자 규모는 전년에 비해 27%가 증가했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1년 2만2409명이었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20.51명이 살해된 셈인데, 이는 전년(2016년) 16.80명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피살자가 주로 마약범죄 조직이 활동하는 게레로주, 베라크루스주에서 발행한 점으로 보아 마약범죄와 연루된 살인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레한드로 호프 멕시코 보안 분석가는 AP통신에 “실제 멕시코 살인률(인구 10만 명 당 살인 피해자 숫자)은 정부 통계보다 높을 수 있다. 멕시코의 범죄 문제는 땅 소유권, 역사 갈등, 기관 간의 분쟁 등 매우 복잡하다”고 설명했다.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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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 美부통령, 이스라엘 방문…‘예루살렘 수도 공인’ 후 최고위급 첫 방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인한 뒤 미국 최고위급 인사로는 첫 방문이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이 이날부터 이틀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면담하고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연설한다. 아랍계 12명과 유대계 1명으로 구성된 의원들은 펜스 부통령을 ‘인종차별적이고 정치적인 방화범’이라며 비난하며 연설을 보이콧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홀로코스트 추모관 야드바셈과 유대교 성지 통곡의 벽도 방문할 계획이다.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언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만을 품은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방문이 미뤄졌다.네타냐후 총리는 21일 내각 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을 “이스라엘의 아주 좋은 친구”라고 칭하며 환영했다. 그는 펜스 부통령과 함께 이란의 안보 위협과 역내 평화 증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의 예루살렘 선언에 강하게 항의하며 펜스 부통령의 방문을 거부했다. 이들은 그간 평화 협상에서 미국이 맡은 중재자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은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각각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압둘라 국왕은 펜스 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미국의 결정은 포괄적인 합의를 거친 결과라고 보지 않는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대화 내내 정면을 응시했고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국왕의 말을 경청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팅 후 압둘라 국왕에게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도 전혀 사과하진 않았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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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보스포럼 ‘여인천하’

    세계경제포럼(WEF)은 23일부터 나흘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연차총회(다보스포럼) 공동의장단을 48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원 여성으로 구성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EF는 이날 다보스포럼 공동의장으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샤런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 등 7명의 여성을 지명했다.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 엔지의 이자벨 코셰 CEO, 파비올라 자노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 체트나 신하 인도 만데시재단 창립자도 포함됐다. 공동의장은 주요 세션 토론을 주도한다. 공동의장단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1971년 다보스포럼 발족 이후 처음이다. WEF는 다보스포럼이 남성만의 행사라는 비판을 의식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설명했다. 매년 1월 세계 정치, 경제, 학계 유명 인사 3000명이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이 포럼은 최근 남성들만 부각되며 ‘다보스 맨’의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솔베르그 총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복지사회와 포괄적 경제성장에 관심이 있다. 이는 여성과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버로 사무총장도 “다보스 맨들은 딸들을 위한 평등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48회를 맞는 다보스 포럼은 ‘파편화한 세계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창조’를 주제로 열린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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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이슈/조은아]GE의 몰락에 벌떡 일어선 에디슨

    《 140년 전인 1878년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전기조명회사가 모태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작은 전구회사로 시작해 금융, 의료, 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크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스왓(SWOT) 분석’, ‘전략계획’ 등 경영학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경영 기법이 GE에서 나왔다. 전임 최고경영자(CEO) 잭 웰치는 ‘경영의 신(神)’으로 꼽히며 미래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그런 GE가 16일(현지 시간) 분사 계획을 공식화하자 세계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기업의 상징인 GE가 쪼개지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위기에 처한 GE에 에디슨이 하늘에서 편지를 쓴다면 이렇지 않을까. 》   GE 임직원 여러분. 존 플래너리 CEO가 16일 한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분사하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르면 올봄 우리 회사의 ‘캐시카우’였던 항공, 발전, 헬스케어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 기업공개(IPO)를 할 거라는 말이 돕니다. 회사를 분사한다고 망하는 건 아닙니다. 경쟁사인 독일 지멘스도 이미 조명사업을 분리했고 헬스케어 부문 IPO를 준비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미국 간판 대기업이던 우리 회사가 우리의 상징이던 큰 몸집을 갈기갈기 떼어내자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게다가 2000년 9월 6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가 17일(현지 시간) 17.35달러라고 하네요. 일단 이렇게 되기까지 불가피했던 사정을 이해합니다. 우리 회사가 혁신을 꾀하려 금융사업을 열심히 키웠지만 애석하게도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죠. 그 바람에 우리 자회사 GE캐피털을 통해 투자한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봤습니다. 운이 안 좋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 봅시다. 미국 경제전문지를 꼼꼼히 읽어보니 우리에게 ‘시장을 제대로 내다보고 준비하는 비전이 부족했다’고들 지적하네요. 우린 앞을 내다보며 준비하기보단 이미 닥친 변화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죠. 2015년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진입했지만 그간 애플, 구글, 아마존은 미리 시장을 선점하고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우리가 혁신을 시도한다고 해봤지만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연구개발(R&D)에 소홀했으니 비전도 부족할 수밖에요.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4%대라니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6%), 아마존(12%)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생전에 보지도 못했던 회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100년 넘는 역사가 부끄럽지 않나요! 회사 설립 이념을 잊은 건가요. 우리의 태생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한 발명입니다. 이번에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R&D는 신경을 써주세요. R&D 부족에 따른 비전 부족은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앞길은 모른 채 달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 엉뚱한 방향으로 뛰기 쉽죠. 미 언론 블룸버그통신은 “GE는 시장을 잘못 전망해 에너지와 전력 부문에 과도하게 투자했다”고 꼬집었네요. 잘 새겨듣길 바랍니다. 조직을 확대하는 데 급급하기보단 우리의 모태를 잘 키웠으면 어땠을까요. 제가 일군 조명 사업은 이제 매출의 2%밖에 안 됩니다. 초기 명성을 날린 가전 사업은 2년 전 매각돼 버렸더군요. 혁신을 하더라도 우리의 특기를 기반으로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구 없는 GE는 전화 없는 AT&T, 셰보레 없는 제너럴모터스(GM)와 같다’는 CNN방송의 충고가 아프기만 합니다. 스타 CEO들의 자만함은 방만한 경영을 낳기도 했습니다. 제프리 이멀트 전 CEO는 해외 출장 때 고장 날 경우 급히 쓸 수 있는 비상용 비행기까지 전용기를 두 대씩이나 띄웠다고 하죠. 간부들을 위한 화려한 행사 등 정말 불필요한 지출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제 쓴소리에 좌절하진 마세요. 분사 시도는 어쩌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일 수 있습니다. 세계 톱3 안에 드는 항공 부문(상업용 제트 엔진)처럼 상위권을 점하는 부문이 많으니 각자 건재할 수 있어요. 저는 생전에 대학 교육이 현실과 동떨어져 경멸했지만 최근 한 연구 결과를 여러분께 꼭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에밀리 펠드먼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사업 다각화를 자제해야 사업 운영이나 자금 조달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네요. 우리는 흔히 어떤 기업이 분사한다고 하면 ‘아, 저 기업은 실패했구나’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인수합병 뉴스가 터지면 ‘와 잘나가네’라고 하지만 현실은 반대일 수 있는 거지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실패라고 부르기엔 이릅니다.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제 명언을 기억해주세요. ‘실패한 사람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성공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었는지 모른다.’ 조은아 국제부 기자 achim@donga.com}

    •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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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93% 지지… 콘크리트 보수, 누구냐 넌!

    20일로 취임 1년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첫해는 억지주장으로 시작해 인종차별적 언사로 마무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항공사진이라는 명백한 증거에도 “역사상 최다 청중 기록을 세운 취임식”이라고 주류 언론에 강변하며 백악관 테이프를 끊었다. 취임 1년을 코앞에 둔 11일에는 소득 수준이 낮은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로 비하했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스스로 도마에 올랐다. 1년 내내 조용할 날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가벼운 입은 세계의 모범이 되는 ‘언덕 위의 도시’를 짓겠다는, 건국 때부터 수많은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던 이상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미 국민들의 실망감은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갤럽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41%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반년이 넘도록 40%를 넘지 못했다. 집권 1년 차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이다. 올해 1월 둘째 주 지지율은 38%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 미국인의 57%가 집권 1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C학점 이하를 줬고 F학점 비율도 35%나 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자신을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자평하며 여전히 고무돼 있다. 16일 사상 최초로 장중 26,000을 돌파한 다우지수도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는 세제개혁법안을 지난해 말 의회에서 통과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 22%만 바라보고 달려온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자신을 비판하는 절반 이상의 미 국민은 이미 ‘버린 카드’나 마찬가지다. 그의 관심사는 2020년 대선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에게 표를 던질 특정 계층에 집중돼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두 계층으로 ‘정통 보수주의자(정통파)’와 ‘미국 우선 보수주의자(미국우선파)’를 꼽았다. 전체 등록유권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5%와 7%다. 합쳐서 22%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보고 1년을 달려온 셈이다. 실제로 정통파와 미국우선파의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93%와 84%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매우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80%와 71%에 이른다. 온갖 논란에도 지지율 30% 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절대 다수가 백인(각각 85%, 83%)인 이 두 부류의 확고한 지지가 있었던 것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정통파를 ‘작은 정부를 지지하고 사회보장제도에 매우 회의적이며 낮은 세율을 선호하는 집단’으로 정의한다. 최근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민자 수용에 대해서도 다른 공화당 지지 집단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이며 자유무역에 대해서도 호의적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한다고 했을 때 갸우뚱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시사했을 땐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세제개혁안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고 다우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자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들 정통파의 마음을 대변하듯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백악관을 ‘투명 백악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우선파는 모든 종류의 개방에 회의적이다. 정통파와 비슷하게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전반적인 기조는 있지만 이민자 수용과 미국의 국제적 관여 방침에 매우 비판적이라고 퓨리서치센터는 설명한다. 지나친 개방은 미국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통파와는 다르게 미국우선파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계획에 박수를 보냈고 TPP 탈퇴에 환호성을 질렀다. ○ 트럼프 ‘막말’ 콘크리트에 균열 낼까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구성하는 정통파와 미국우선파는 이처럼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이 대부분 정반대다. 정통파는 미국우선파에 비해 가방 끈도 더 길고 지갑도 더 두둑하다. 정통파의 대학 졸업 비율은 33%로 미국우선파(16%)의 두 배 이상이다. 연 수입이 7만5000달러(약 8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두 배에 가깝다(49% 대 27%). 트럼프 대통령은 성향이 다른 두 집단을 동시에 사로잡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번갈아가며 당근을 던지고 있다.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총 9개) 중 국경 보안과 관련된 사안을 4회 언급하고 경제 호황을 자찬하는 내용을 2회 언급한 것이 좋은 예다. 전자는 이민자 수용에 회의적인 미국우선파를, 후자는 세제개혁에 고무된 정통파를 향한 메시지인 셈이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배경이 다른 두 집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정통파의 41%만이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의 태도(conduct)를 ‘좋아한다’고 답한 반면 51%는 ‘복잡한 감정(mixed feelings)이 든다’고 밝혔다. 낮은 세금고지서를 안겨줘 고맙지만 1년이 지나도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말 행보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로서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속내다. 같은 질문에 51%가 ‘좋아한다’고 답하고 39%만이 ‘복잡한 감정’이라고 답한 미국우선파와는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표적 ‘여당 내 야당’을 자처하다 최근 측근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은 트럼프의 ‘거지소굴’ 발언과 관련해 16일 “백악관 직원들이 (트럼프에게) 굉장히 나쁜 조언을 건네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를 놓고 정통파가 트럼프의 태도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실언들에 대한 진보층의 격렬한 반응이 결국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속시킬 거라는 관측도 있다. NYT 칼럼니스트 브룩스는 반(反)트럼프 운동의 ‘섬나라주의’ 편향성이 오히려 자신들(진보세력)의 활동 영역을 축소시켰다고 지적했다. 브룩스는 워싱턴에서 화제 만발인 마이클 울프의 신간 ‘화염과 분노’를 예로 들며 이를 반트럼프주의자들이 품위를 상실한 경우라고 평가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의 찰리 워젤 기자는 “저널리즘의 기본에도 미달한 이 책이 반트럼프주의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윤리의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정미경·조은아 기자}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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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타곤-백악관 수천 명, 북한 공격 따른 한반도 재앙 우려…전쟁 막을 내부자 고발을”

    “용기는 전염된다.” 리처드 닉슨 미국 행정부를 발칵 뒤집었던 국방부 극비문서 ‘펜타곤 페이퍼’의 내부 고발자 대니얼 엘스버그 군사분석 전문가는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대담에서 폭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며 ‘베트남전은 잘못됐다. 참전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가 감옥에 가는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수도 있는 그 일(폭로)을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1년 미 정부가 베트남전 개입을 위해 무력충돌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펜타곤 페이퍼’를 뉴욕타임스(NYT)에 유출해 반전 여론을 확산시켰다. 가디언은 이날 ‘세기의 내부 고발자’로 꼽히는 엘스버그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과 2시간에 걸쳐 진행한 온라인 대담 내용을 전했다. 스노든은 2013년 NSA의 도청 및 사찰, 개인정보 수집 등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로 현재 망명지인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 스노든은 폭로 동기에 대한 엘스버그의 답에 크게 공감하면서 “내부고발에는 일종의 정의감, 심지어 독선도 필요하다”며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폭로) 하지마’라고 말하지만 ‘폭로할 책임이 있어’라고 설득하는 목소리는 조금씩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로할 때 희망의 원천은 폭로가 잘못을 어떻게든 바로잡을 것이란 믿음”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내부고발의 가치도 논했다. 엘스버그는 “북한과의 전쟁을 막는 데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자유나 생명을 바칠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물론이다’라고 말하겠다. 목숨 걸 가치가 있는 일이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그는 “펜타곤이나 백악관에는 북한을 공격하는 일이 재앙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이 수천 명이다. NYT나 가디언이 보도해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알려도 된다”고 말했다. 스노든도 “엘스버그 때와는 다르게 나는 네트워크 전반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손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며 잠재적 내부고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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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결제수단 인정한 日, 회계처리 기준 놓고 골머리

    “‘한국이 비트코인을 금지할 준비가 됐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 추진 방침을 밝힌 직후 미국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가 떠들썩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실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규제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니 수년이 걸린다”며 한국의 규제를 기정사실처럼 다룬 보도들을 반박했다. 어느덧 비트코인 거래의 주요 국가로 부상한 한국의 동향에 세계 누리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기획재정부는 법무부와 의견이 다르다고 한다” “흥분하지 말자”며 발 빠르게 정보를 퍼다 날랐다. 미국 CNBC방송은 가상통화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박 장관의 발언 직후 세계 가상통화 시가총액이 약 5시간 사이에 1060억 달러(약 113조 원) 줄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비트코인 광풍의 카오스(대혼란)에 허우적대고 있다.○ 나라 사정 따라 ‘비트코인 카오스’도 제각각 중국은 지난해 9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 모집(ICO)을 전면 금지하고 거래소를 폐쇄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중국의 매체 터우쯔저(投資者)보는 “위챗과 텐센트 등 중국의 유명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비트코인 거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 초에도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사업 중단을 압박하자 ‘비트메인’, ‘비티시닷톱’ 등 채굴업체들은 사업 기지를 캐나다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해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현재 음식점, 가전업체, 양판점 등 1만여 점포에서 비트코인이 결제되고 있다. 인터넷기업 GMO그룹은 올해 3월부터 원하는 직원들에게 임금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계도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일본 회계기준위원회(ASBJ)가 올 4월부터 적용할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하느라 난상토론을 벌여야 했다. 새로운 기준은 현재 공청회를 거치고 있다. 한호현 경희대 교수(컴퓨터공학)는 “일본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사업자 거래를 인정한 것뿐인데 마치 ‘가상통화가 법정통화로 인정됐다’는 오해를 받고 있어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패권을 쥔 미국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제각각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비트코인을 통화로 인정하지 않는다. 민간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화가 아닌 상품으로 보고 거래를 허용했다.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월가의 거물들도 비트코인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린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 시간) 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했던 걸 후회한다”며 자신의 과거 발언을 철회했다.○ 비트코인 시장 교란하는 가짜 뉴스도 극성 서방 경제에 반감을 갖고 있는 국가들은 오히려 가상통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남미의 베네수엘라는 가상통화 발행을 선언한 대표적인 나라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영방송에서 “(미국의) 금융 봉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페트로’로 명명한 디지털 화폐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시로 가상통화 ‘암호루블’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가상통화를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할 새로운 돈줄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비트코인 시장을 교란하는 가짜 뉴스도 생산된다. 전문가들은 “온두라스가 토지 거래를 블록체인으로 허용한다느니, 벨라루스가 가상통화를 합법화한다느니 등 가짜 뉴스가 생산돼 시장이 더욱 혼란스러웠다”고 소개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 201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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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비트코인 광풍 카오스…‘디지털 이민자’까지 생겨나

    “‘한국이 비트코인 금지를 준비했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 추진 방침을 밝힌 직후 미국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가 떠들썩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실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규제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니 수 년이 걸린다”며 한국의 규제를 기정사실처럼 다룬 보도들을 반박했다. 어느덧 비트코인 거래의 주요국가로 부상한 한국의 동향에 세계 누리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기획재정부는 법무부와 의견이 다르다고 한다” “흥분하지 말자”며 발 빠르게 정보를 퍼다 날랐다. 미국 CNBC방송은 가상통화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박 장관의 발언 직후 세계 가상통화 시가총액이 약 5시간 사이에 1060억 달러(약 113조 원) 줄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비트코인 광풍의 카오스(대혼란)에 허우적대고 있다. ● 나라 사정 따라 ‘비트코인 카오스’도 제각각중국은 지난해 9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 모집(ICO)을 전면 금지하고 거래소를 폐쇄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중국의 매체 ‘터우즈저바오(投資者報)’는 “위챗과 텐센트 등 중국의 유명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비트코인 거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내 거래소들도 폐쇄 조치를 피해 해외로 빠져나가 투자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의 인민폐를 외화로 바꿔준 뒤 해외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구매를 대행해주는 방식이다. 중국 내 투자자들의 비트코인을 대신 팔아 얻은 외화를 인민폐를 바꿔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도 중국 당국의 제재를 보란 듯이 피해가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해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현재 음식점, 가전업체, 양판점 등 1만여 점포에서 비트코인이 결제되고 있다. 인터넷기업 GMO그룹은 올해 3월부터 원하는 직원들에게 임금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명확한 회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회계기준위원회(ASBJ)가 내년 4월부터 적용할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해 다음달까지 의견을 공모 중이지만 딱 떨어지는 해법이 없다.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일본은 가상통화 거래를 법제화했지만 가상통화를 법정 통화로 인정한 건 아니라서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달러화 패권을 쥔 미국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제각각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비트코인을 통화로 인정하지만, 민간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화가 아닌 상품으로 보고 거래를 허용했다.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월가의 거물들도 비트코인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린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9일(현지 시간) 오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했던 걸 후회한다”고 자신의 과거 발언을 철회했다. ● 규제 피해 떠나는 ‘비트코인 디지털 이민자’도 생겨나 서방 경제에 반감을 갖고 있는 국가들은 오히려 가상통화를 반기는 분위기다.·남미의 베네수엘라는 가상통화 발행을 선언한 대표적인 나라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영방송에서 “(미국의) 금융봉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페트로’로 명명한 디지털화폐를 도입한다”며 “가상화폐특별팀을 구성해 지방정부와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시로 가상통화 ‘암호루블’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달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가상통화를 서방의 경제제재를 피할 새로운 돈줄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유럽 에스토니아는 가상통화 ‘에스트코인’을 발행할 준비 중이다. 에스토니아인이 아니어도 은행, 결제, 조세 서비스 등을 받도록 디지털 신분증을 제공하는 ‘e영주권’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가상통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골드만삭스는 “통화가치가 불안한 신흥국에선 비트코인이 ‘진짜 화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조은아 기자achim@donga.com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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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귀재’ 버핏의 후계자는 에이블? 자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8·사진)의 후계자 후보가 두 명으로 좁혀졌다. 버핏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그레그 에이블 에너지 부문 회장(56)을 비(非)보험 부회장으로, 아지트 자인 재보험 부문 부사장(67)을 보험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다”라고 밝혔다. 그간 베일에 싸인 버핏 회장의 후계자가 둘 중에 나올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버핏 회장은 “두 사람의 핏속엔 버크셔해서웨이가 흐르고 있다. 이들은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 업무를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에이블 회장은 에너지 관련 인수합병(M&A)을 주도했고, 1980년대부터 이 기업에 몸담은 자인 회장은 보험사업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일궈냈다. 미국 재계는 둘 중 누가 최종 후계자로 낙점돼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을지 주목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억만장자지수에서 3대 부호로 꼽힌 투자가로, 금융시장은 그의 한마디에 출렁이기도 한다. 2011년만 해도 버핏 회장은 “우리 회사에는 CEO가 될 만한 사람이 4명 있다”라고 말할 뿐 후보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4년 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번에 후보가 된 두 사람을 칭찬하며 “두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버핏 회장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버핏 회장은 훗날 경영에서 물러날 때 자신이 맡고 있는 회장, CEO, 최고운용책임자(CIO) 역할을 셋으로 분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회장을 맡게 된다. 한편 버핏 회장은 가상통화 열풍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상통화가 나쁜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가상통화에 대해 5년물 풋옵션(자산가격이 내려가면 이익을 얻는 파생상품)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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