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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에서 근무하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7일 서울에 들어왔다.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와 한국의 독자적인 제재 이후 북한 근로자들의 집단 탈출은 처음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 “북한이 해외식당에 파견해 근무 중이던 남성 지배인 1명과 여성 종업원 12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 2명이 탈출해 입국한 적은 있지만, 같은 식당에 근무하던 종업원이 한꺼번에 입국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정 대변인은 제3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고려해 이들이 어느 나라에서 근무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 대변인은 이들의 탈출 경위에 대해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러마,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 실상과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알게 돼 최근 집단으로 탈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정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이들이 탈출 과정에서 겪은 긴장감과 피로감을 호소함에 따라 앞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통상 절차에 따라 유관기관의 합동 신문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탈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의 설문에 응답한 국책연구소 전문가의 50%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5월 7차 노동당 대회 이후 지금과 같은 시장화뿐 아니라 국가 통제방식의 개방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80∼90%가 장마당(시장)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7차 당 대회에서 시장경제적 개혁조치인 ‘우리(북한)식 경제관리 방법’ 조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농업 수확량 일부를 농민에게 분배하고 공장 기업소가 생산 판매 분배를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시장경제적 요소를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 과거와 같은 계획경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 소식통은 “통치자금은 부족해지는데 주민들 사이에 돈이 도는 이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기류를 전했다. 북한의 시장화가 장기적으로 북한의 정치 변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54.0%)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14.7%)보다 많았다. 시장화가 김정은 체제의 개혁개방 조치 선택을 촉구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대북 제재 속에서 북한이 과감한 조치를 선보일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은 정권은 제재에 대비한 듯 4차 핵실험 직전인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래서인지 노동당 대회 이후 개방보다는 물자 부족을 견디면서 자력갱생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42.2%에 달했다.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이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것도 ‘핵 고도화를 위한 강성대국 달성 선포’(37.5%)가 가장 많았다. 김정은의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뀔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김여정과 김원홍에 이어서 당 대회를 통해 권력 핵심으로 부상할 인물로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17.9%), 김영철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16.6%), 최룡해 노동당 비서(14.6%) 등을 꼽았다. 전면에 부상할 조직은 당 조직지도부(40.5%), 당 중앙군사위원회(24.9%), 국가안전보위부(15%) 순으로 제시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함경북도 어대진과 함경남도 어대진 사이 철로에서 60t짜리 유조 열차 두 대가 탈선 사고로 전복돼 120t에 달하는 디젤유가 바닥에 쏟아졌다고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가 6일 전했다. 뉴포커스는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지역 철도국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대형사고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조기차 1량에 수십 t의 기름을 싣는 것을 감안하면 열차 두 대가 아니라 두 량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대북 제재에 따라 대북 항공유 수출이 금지되는 등 북한에서 기름 부족 현상으로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북한에게 뼈아픈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에서 농번기를 앞두고 농장들이 휘발유와 디젤유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새누리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기여, 굳건한 대북 안보 체계 확립’ 등 11개 항목의 공약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14개 항목이다. 국민의당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 등 5개 항목을 제시했다. 차두현 전 국제교류재단 이사는 5일 “북한의 도발과 핵개발로 엄중한 시기임에도 (북핵 해결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약에 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현실성과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이는 현재 정부 정책을 다시 거론하거나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현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원장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약은 현재의 대북 정책과 동북아, 남북 상황이 바뀌어야 실현이 가능한 내용들임에도 그 상황과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낼지에 대한 방법과 현실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국방 분야 공약은 현 국방부의 중장기 계획이거나 이미 시행 중인 내용의 ‘재탕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국방부의 정책 자료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병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계급 정년 폐지 등을 담은 더민주당의 국방 공약에는 선심성 정책이 다수 포함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조숭호·손효주 기자}
재외국민이 억울하게 외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데도 재외공관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등 해외 공관의 재외국민 보호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5일 해외 공관의 영사 업무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10월 마약을 지녔다는 혐의로 태국 현지 경찰에 체포돼 수도 방콕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됐다. A 씨는 주 태국 한국대사관 관계자와 면담하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대사관 측은 ‘재외공관 영사민원시스템’에 A 씨 사건 처리가 끝났다고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때문에 A 씨가 2013년 10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약 2년간 교도소에 갇혀 있었지만 대사관 영사 책임자의 면담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A 씨가 1심에서 무죄 선고로 풀려나 2심 재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151개 재외공관이 2012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재외국민을 면담한 실태를 조사해보니 재외국민이 체포되거나 구금됐음을 확인(2968건)했음에도 42.9%에 달하는 1275건은 영사 책임자의 면회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면회가 한 달 이상 늦어진 사건은 147건이었다. 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외국민이 피해를 당한 강력범죄 사건 685건 중 재외공관이 수사 상황을 확인한 사건은 44%인 303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시행 한 달 만인 3일 밤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공개적으로 ‘(북-미) 협상’을 거론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5월 초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제재 국면을 대화 공세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국방위는 대변인 담화에서 “일방적인 제재보다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며 제도(체제) 전복보다 무조건 인정과 협조가 출로라는 여론이 크게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7100자에 달하는 담화는 대부분 대북 제재 비난과 핵 위력을 주장하는 데 할애됐고 ‘협상’이 등장한 대목은 156자에 불과했지만 대북 제재 이후 처음으로 ‘협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유성옥 원장은 “김정은이 대북 제재에 따른 위기의식을 드러내면서 제재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미국에 협상하자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 통일연구원 최진욱 원장은 “5월 초 당 대회를 제대로 열려면 긴장이 내려가야 한다고 판단해 대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도발 뒤 대화’ 패턴의 반복”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금은 대화보다 제재할 때”라는 반응을 나타냈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의 태도다. 미 정부는 최근 한국 외교당국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튀니지의 민주주의 발전을 돕기 위한 튀니지와 한국 간 또 다른 협력 축은 2014년 개통된 전자조달시스템(TUNEPS)이다. 정부 입찰 과정을 전자화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소니아 벤 살렘 전자조달시스템 국장은 “혁명 전에는 입찰 감시 때 위에서 (불법) 지시가 내려와 괴리감을 느꼈다”며 “전자조달시스템이 이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살라흐 아르파위 설비부 장관은 “모든 입찰 참가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줘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바로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아니스 와슬라티 공공조달감독 및 감사위원장은 “정부 입찰은 튀니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찰은 튀니지 경제 규모의 15%를 차지한다. 윤지현 주튀니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장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빠르게 발전한 한국의 민주주의제도와 노하우가 민주혁명 이후에 어려움을 겪는 튀니지 민주주의의 성공적 정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OICA는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김종석 주튀니지 대사는 “KOICA의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액수는 적지만 핵심 국정과제인 민주주의 발전 문제를 돕고 있기 때문에 튀니지 정부 각료들이 KOICA의 사업을 가장 성공적인 원조 사업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튀니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0년 ‘아랍의 봄’을 시작으로 독재 정부를 몰아낸 튀니지. 혁명 이후 처음 경험하는 민주주의는 낯설지만 튀니지 국민 대다수는 독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직은 분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팔레스타인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제시한다. 요르단에선 시리아 난민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독재와 권위주의에서 벗어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단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돕는다. 통일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을 미리 보여주는 이 모습은 한국의 미래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동아일보는 3회에 걸쳐 독재의 굴레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향해 길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1“가스린. 고용은 헌법에 보장된 우리의 권리다!” “가스린. 우리는 약속이 아니라 진짜 일자리를 원한다!” 3월 23일 오전 10시경(현지 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고용부 앞에서 젊은이들이 노숙 시위를 벌였다. 가스린은 튀니지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2010년 재스민 혁명(아랍 민주화 혁명)이 시작된 시디부지드와 함께 혁명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아직 민주주의의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기 때문일까. 올해 1월에도 20대 후반 실업자가 가스린에서 청년 일자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사망했다. 재스민 혁명의 진원지인 튀니지는 민주주의 헌법을 만든 뒤 선거로 대통령을 뽑았다. 아랍의 봄을 겪은 국가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 체제를 택했지만 30%에 이르는 고학력 실업률, 테러로 인한 치안 불안, 경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2 같은 시간, 튀니지 총리실 직속 중앙시민관계국(BCRC)에 허름한 차림의 한 남성이 들어섰다. BCRC는 시민들의 민원, 부패 신고를 받는 곳이다. “저는 가스린에서 왔습니다.” 고용부 앞의 시위자가 항의하러 여기까지 온 걸까. 스물일곱 살의 지우비 소피엔 씨. 전산 엔지니어인 그는 실직자다. 그는 시위가 아니라 정부에 어려움을 상담하러 왔다. 농사를 해보고 싶다며 절차를 물었다. 지쳐 보였지만 상담 내용에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혁명 이후 권위적이었던 체제가 법에 근거한 자유로운 체제로 바뀌어서 좋다”고 말했다. 여전히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튀니지. 하지만 혁명 이후 소피엔 씨처럼 시위 대신 총리실을 직접 찾아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택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BCRC의 파이자 리맘 국장(여)은 “이것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KOICA가 튀니지 정부를 도와 내년에 설치할 전자 국민신문고를 빨리 도입하고 싶다고 했다. 정부를 찾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민원과 부패 신고를 할 수 있다. 국민신문고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소피엔 씨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3 KOICA는 올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튀니지 정부의 반(反)부패 정책과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왜 민주화 과정에 부패 해결이 중요할까. 튀니지에서 만난 주자네 퀸 UNDP 반부패 관련 최고기술고문은 “혁명 전 정부의 심각한 부패 문제가 젊은이들을 화나게 한 혁명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체제 전환기의 중요한 과제가 독재정부 시절 뿌리내린 부패를 청산하는 일이다. 불신과 반목의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튀니지 정부는 공공서비스·좋은거버너스·반부패부와 독립적 기관인 반부패청을 만들었다. #4 3월 25일 튀니스의 한 호텔. 반부패청이 반부패 문제를 주제로 처음 개최한 콘퍼런스가 열렸다. 정부 기관 시민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튀니지의 반부패 관련 비정부기구(NGO) 압데다옘 켈리피 부대표는 “혁명 전에는 이런 정치적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공서비스·좋은거버너스·반부패부 카멜 아야디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시민들이 반부패 투쟁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내부고발자 시스템을 만드는 데 한국의 도움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차우키 타비브 반부패청장은 “혁명을 통해 독재정권을 몰아냈듯이 반부패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 민주혁명 이후 부패, 테러, 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튀니지 국민들은 현재에 대한 실망과 좌절보다는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젊은 여성 정치인들을 교육하는 NGO ‘여성의 소리’에서 활동하는 지하네 벤야히아 변호사(28·여)는 혁명이 일어났을 때 프랑스 파리 유학 중이었다. 혁명 전에는 정치권력의 통제가 싫어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혁명 뒤 “무언가를 해보자”고 결심한 뒤 귀국했다. 그는 “혁명 뒤 (독재의) 문제점이 밝혀졌고 표현의 자유가 열렸다”며 “젊은 여성 정치인들을 교육하면서 그들이 ‘내가 살아 있구나’라고 느끼는 걸 본다”고 말했다. 혁명 전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던 일이었다. KOICA는 이 단체에 올해 8만8000달러를 지원했다. 체제 변화는 사람들도 변화시킨다. “혁명 전에는 1인 독재자가 모든 걸 결정했다. 선거 결과가 조작돼 믿을 수 없었다. 부패가 많아 고생도 많이 했다. 이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의회가 통제하는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점이 확실히 좋다.”(자우하르 마스무디·감리회사 대표) “난 혁명 전 좋은 교육을 받고 충분한 월급을 받았지만 정치적 통제 속에 살았다. 이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고 어떤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다양성과 대화를 바탕으로 지금의 어려운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게 튀니지 국민의 강점이자 민주주의의 원동력이다.”(웨즈덴 므랍티·31·여·전 튀니지 문화부 직원)튀니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3일 전만 해도 청와대 등 서울 타격 훈련에 매달리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이설주와 여동생 김여정을 데리고 평양에 새로 건설된 백화점인 미래상점과 종합봉사기지를 찾았다. 김정은의 올해 공개 활동 33번 가운데 군부대 훈련, 핵·장거리 미사일 개발 관련 행사가 아닌 일반 민생 행보는 1월 방직공장과 식료품공장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은 올해 1월 4차 핵실험,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보에 집중해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빨리 (백화점의) 문을 열어 과학자 기술자들은 물론 인민들도 찾아와 상품을 마음껏 사가도록 하게 하라”고 김정은이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안보 위기를 고조시켜 오던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이 끄덕 없다는 걸 주민들에게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정론에서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비난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푸른색 투피스를 입은 이설주가 김정은 옆에 있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친밀감을 과시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선전 방식이다. 비자금을 담당하는 39호실 실장으로 알려진 ‘금고지기’ 전일춘도 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에 있는 가족과 상봉하겠다고 신청한 한국의 이산가족 13만838명 가운데 6만5922명(50.4%)이 사망(2월 29일 기준)한 것으로 20일 집계됐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신청자 가운데 생존자는 6만4916명이다.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60여 년을 허비하는 사이 결국 사망자 수가 생존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생존자 가운데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82.4%에 달한다. 90세 이상 13.5%, 80∼89세 43.1%, 70∼79세 25.8%, 60∼69세 9.8%, 59세 이하 7.8%다. 생존자 평균 기대수명을 고려할 때 70세 이상 고령자는 10년 이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가족 1세대는 5∼10년 안에 대부분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00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10월까지 20차례 열린 남북 당국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난 한국의 이산가족은 4185명이다. 상봉 신청자 중 3.1%에 불과하다. 신청자 대부분이 20년간 가족을 만날 단 한 번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 정부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기 어려워 보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최초로 무수단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20일 제기됐다. 북한은 3일 300mm 방사포(100∼150km)를 시작으로 스커드미사일(10일·500km), 노동미사일(18일·800km·이상 발사 당시 사거리) 등 단계적으로 사거리가 더 긴 발사체를 발사했다. 도발의 강도를 높여온 북한의 다음 선택은 무수단미사일 발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50여 기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무수단미사일은 650kg 무게의 탄두를 싣고 3000km 이상 날아갈 수 있다.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 기지까지 타격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쏜 경로처럼 남쪽으로 쏴 필리핀 동쪽 해상 등 영해를 피하는 방식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 무력시위를 하는 한편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시험할 것이란 분석이다. 노동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도 나온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실전 배치한 노동미사일은 200여 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정비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20∼30년간 노후화된 미사일을 ‘재고 처리’용으로 추가 발사할 수 있다는 것.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원은 “북한이 수명이 다한 프로그 로켓 69발을 2014년 사흘 동안 대량 발사한 것처럼 노후화된 미사일 몇 발을 쏠 수 있다”고 전했다. 무인기를 활용한 도발도 우려된다. 우리 군이 2014년 3, 4월 국내에서 발견된 북한 정찰용 무인기 3대를 복원해 분석한 결과 수류탄 한 개 정도를 장착할 수 있는 조잡한 수준인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그러나 북한은 2년간 무인기 기술을 크게 발전시킨 데다 자폭형 무인기를 100기 넘게 확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무인기에 탄저균이나 사린가스 등 생화학무기를 실어 도심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조잡하다고만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5차 핵실험으로 도발 수위를 절정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6일과 14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 활발한 활동이 나타났다며 북한이 5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북한의 대남 위협이 높아지자 해병대는 유사시 한반도 전역에 2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3000명 규모의 연대급 신속기동부대를 처음으로 창설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한국을 겨냥한 상륙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군은 18일 종료된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에 대한 북한의 맞불 놓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전에 박영식 인민무력부장(국방부 장관 격)에 이어 이명수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소개된 것과 달리 이번엔 이명수가 먼저 소개되는 등 군부 권력 변화도 포착됐다. 보위사령관으로 알려진 조경철은 보위국장으로 소개됐다. 김정은을 근접 경호하는 보위사령부가 보위국으로 개편된 것이다.손효주 hjson@donga.com·윤완준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북한 선박 및 북한을 거쳐온 제3국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한국의 독자제재 시행 이후 북한의 불법 위장회사 소속 선박이 포항항에 6일 동안 입항해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는 제재 대상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입항을 금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시에라리온 선적 배인 6000t급 센요 마루(Senyo Maru) 호가 10~16일 포항항에 머물다가 16일 오후 일본으로 떠났다. 해양수산부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NK뉴스는 이 배가 유엔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을 포함해 북한의 불법 해운망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선박정보시스템(Equasis)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이 선박이 이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안의 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배인 그랜드카로호와 소속 운영회사가 같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아오양(Aoyang) 인터내셔널이다. NK 뉴스는 이 회사가 북한 배임을 감추기 위해 북한이 사용하는 조직망의 일부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이달 독자 제재를 통해 국내 입항을 금지한 ‘제3국 선박을 위장한 북한 배’임에도 한국 정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한국 항구 입항을 금지하는 북한 배 리스트가 있다고 말했으나 공개되지 않은데다 해수부는 이 목록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회피 전술이 통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 간 소통 부족이 북한 배들이 활동할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센요 마루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OMM 소속이 아니고 한국 정부가 독자 제재안을 발표한 이달 8일 이후 북한에 북한을 거쳐온 배가 아니다”라며 “해당 선박이 제재 대상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없어 제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독자 제재 발표 전에도 ‘북한을 거쳐온 배가 한국에 입항하려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으나 (이 배는 이전에도) 이런 허가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허가를 신청한 적이 없으니 북한에 기항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 배가 실제로 북한에 기항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분명히 알지 못했다. 특히 이 배가 북한의 불법 위장회사 소속 배일 수 있다는 사실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OMM 소속 오리온스타호가 버젓이 한국 영해를 통과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이어 한국 정부의 ‘구멍 난 제재’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한우신기자 hanwshin@donga.com}
지난달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이후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면서 입주 기업들이 가지고 나오지 못한 완제품들이 북한 장마당으로 흘러들어가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을 인용해 “양말과 신발 등 개성공단 물건 몇 가지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북한) 전국에서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이 주민은 자신이 잘 아는 “개성 장사꾼 창고에 개성공단에서 만든 고급 여성구두가 잔뜩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구두라면 북한에서 최소 50달러는 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북한 돈으로 4000~8000원 정도다. 북한의 시장 환율은 1달러 당 약 8000원이다. 평균 임금은 암시장에서 달러로 많아야 1달러다. 평양 주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개성공단에서 유출된 구두가 북한 근로자 임금의 25~50배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RFA는 또 함경북도 주민을 인용해 “개성 장사꾼들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계속 드나들고 있다”며 “이는 개성공단에서 완제품들이 유출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 주민은 “군부대가 조직적으로 돈주들에게 물건을 팔아먹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개성공단에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 것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0일 개성공단 내 한국 자산을 멋대로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공단에서 가져나오지 못한 완제품이 843억 원어치, 원부자재가 1052억 원어치, 재공품(공장에서 생산과정 중에 있는 물품)이 569억 원어치라고 밝힌 바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talk(대화)와 negotiation(협상)은 다르다. 미국은 언제나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 왔고 이런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상 협상으로 발전한 적은 없다.” 북핵 6자회담에 미국 측 대표로 참석했던 외교관은 6∼10일 워싱턴에서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CNAS) 등이 개최한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 회의에는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 선임보좌관, CNAS 리처드 폰테인 소장,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등 미국 정부 및 싱크탱크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과 평화협정 같은 깊숙한 협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기류를 전했다. 미국 측 인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전에 있었던 북-미 접촉의 전말도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길래 ‘비핵화를 포함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북한이 ‘비핵화 얘기는 못하겠다’며 오히려 발을 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평화협정 논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이 문제를 오해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을 제쳐두지 않는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고 최 원장은 밝혔다. 다만 이 인사는 “북한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최 원장은 전했다. “북한이 도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는 것을 예민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미 정부 인사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도발에 강하게 대응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유사하다고 말했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끝난 게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압박해 북한이 변화하면 다시 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고 덧붙였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핵 도박’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벼랑을 향해 질주하는 것처럼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15일에는 그동안 위성 발사체라고 주장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모의실험 과정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탄도로켓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했다”며 “(이 시험 성공으로) 대기권 재돌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로켓 시험 발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ICBM은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대기권에 다시 들어올 때의 압력과 6000∼7000도의 고온을 견디는 탄두 보호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정부 당국자는 “핵탄두 폭발시험 지시는 북한이 9일 소형화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핵탄두가 모형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이동식 ICBM인 KN-08 시험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북한이 실제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이 무리한 도발과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대립을 계속하면서 변화의 길로 나서지 않는다면 자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의 개발 과정을 마치 생중계하듯이 공개하며 유례없는 ‘과시적 핵 도박’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9일 핵탄두 공개에 이은 15일 ICBM 대기권 재진입체 공개 과정 자체가 핵 위협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의 주장대로 핵탄두 폭발 실험과 탄도로켓 시험 발사에 나선다면 그 시기는 김일성 생일인 다음 달 15일 전후와 36년 만에 열리는 5월 7차 노동당 대회 이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개 속도로 볼 때 이달 중 핵탄두 폭발 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미중 겨냥 카드 최근 미국 당국자들을 만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력한 제재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돼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런 속내는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미 정부 당국자들의 공식 발언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도 이를 간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미국 중국 러시아에 빨리 현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반도에서 더 극한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제재 해제와 대화 국면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국제적 압박에 굴하지 않고 핵·미사일 군사 강국을 실현하고 5차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선전해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꾀하는 노림수이기도 하다. 최근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핵 관련 행보와 지시를 공개한 시간이 모두 이른 아침인 오전 6시 50분∼7시에 집중된 것은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대남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위성 아니라 미사일임을 스스로 폭로 외교 당국자는 “추가 핵실험과 재진입 기술 개발을 과시한 것은 그동안 자주권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와 우주개발 주장이 허구임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자도 “광명성이라는 이름의 위성 발사체 주장을 뒤엎고 스스로 ICBM 재진입 기술을 언급한 것은 김정은이 조급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4일 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부인하고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한 제재 이행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15일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조숭호 기자}
중국이 동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행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북한 내부의 시장 물가와 환율은 대체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제재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1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신의주, 양강도 혜산에서 쌀 1kg이 각각 북한 돈 5100원, 5150원, 508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현지 시간 2일)되기 전에 거래되던 평양 5100원, 신의주 5100원, 혜산 5260원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 환율도 현재 달러당 북한 돈 시장 환율이 평양 8150원, 신의주 8200원, 혜산 8170원으로 대북 제재 이전 평양 8200원, 신의주와 혜산 8290원과 비교해 조금 떨어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 제재로 시장에서 물품들이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가 민생을 겨냥하지 않은 ‘구멍’이 있는 데다 상인 등 북한 주민들이 당국에 의지하지 않는 장마당(시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12일 군 총참모부를 내세워 ‘서울해방작전’에 나설 것으로 위협했다. 1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 핵탄두를 공개하고 같은 날 한국 공격용 핵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이어 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실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공격 위협’ 수준을 차례로 높여가는 전례 없는 움직임과 함께 ‘핵 선제 타격’ 위협이 실제 어떤 도발 행위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평양 진격을 노린 상륙작전에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한국) 전 지역 해방 작전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최고사령부(김정은)가 선제 타격 명령만 내릴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참모부가 성명을 낸 것은 처음이다. 한미가 실시하는 쌍용훈련에 대해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 13일에는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에 핵탄두 공개와 핵미사일 발사 시험을 주도한 미사일 지휘부대 전략군 관계자를 등장시켰다. 그는 “공개한 핵탄두가 모형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주요 타격 대상을 사정권에 둔 공격 수단이 실전 배치됐고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핵 타격 수단이 항상 발사대기 상태”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 매체는 북한 핵과학자가 “수소탄(수소폭탄)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실려 미국의 뉴욕 맨해튼 상공에 떨어지면 주민 전체가 즉사하고 온 도시가 잿더미로 된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경량화(소형화)가 “핵탄의 폭발력이 15kt 이하인 무기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대북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맞대응하기 위한 성격의 ‘말을 통한 위협’이지만 핵 선제 타격을 이처럼 되풀이하면서 공세를 펼친 적이 드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아무리 독재국가라 해도 핵탄두 같은 전략 핵심무기를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강도 높은 대북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김정은의 리더십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여기서 밀리면 체제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김정은의 압박감이 핵무기 공개쇼와 핵 공격 긴장의 단계를 높여가는 유례없는 핵 공세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0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국 공격용 핵미사일 시험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 억제수단’을 갖춘 북한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의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은 해외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 전투부를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적 지역 항구’는 한미 연합훈련이 벌어지는 한국을 뜻한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한국을 타깃으로 핵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것은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실제 무력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국이 아닌 미국을 겨냥했다거나 자위권이라는 당시의 평가가 오판으로 드러난 셈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한국의 주요 항구를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협박했다. 유사시 미국 증원 전력의 한반도 투입 및 전개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탄도로켓(미사일) 발사 훈련이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적의 항구를 ‘핵 타격’ 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또 김정은은 “새로 제작한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들을 계속하라”며 “핵탄 적용 수단의 다종화로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에서도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5차 핵실험과 핵무기 탑재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각종 핵미사일 시험을 지시한 것이다. 북한은 부산항과 경기 평택항, 전남 광양항 등을 최우선 핵 공격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세 항구는 매년 한미 연합 군사훈련 때마다 주일미군과 미 본토 증원 전력이 들어오는 핵심 요충지다. 이번 키리졸브 훈련에도 존 스테니스 항모 강습단을 비롯해 주일 미 해병대 전력, 해상 사전 배치 선단(MPSS) 등이 세 항구를 통해 들어왔다. 북한이 이처럼 구체적으로 핵 공격 대상과 시나리오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부산항 등이 북한의 핵 공격을 받아 파괴되면 미 증원 전력의 한반도 투입이 큰 차질을 빚어 전세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김정은이 “국가 최대 비상사태 때 핵 공격 체계 가동의 신속성과 안전성을 확고히 보장하며 전략적 핵 무력에 대한 유일적 영군, 관리 체계를 철저히 세우라고 강조했다”며 “새로 제작한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시험들을 계속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경거망동이다. 국제사회의 포괄적 대북 제재가 왜 필요한지 입증하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군 당국은 김정은이 핵 선제 타격을 넘어 개전 초기 미군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 핵 사용 시나리오를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이동식 ICBM인 KN-08 탑재용 핵탄두를 9일 공개하는 등 유례없는 ‘과시적 핵 공세’에 나선 움직임을 두고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 탑재용 KN-08,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등 전략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하는 엄포일 수도 있지만 한국을 핵으로 공격해도 미국의 ‘핵우산’이 작동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대남 핵 공격 계획을 세웠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핵탄두를 1t 미만으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사거리가 300∼700km로 다양한 스커드 미사일에 실어 한국 전역에 대한 핵 타격이 가능하다. 특히 북한이 ‘핵 우선 사용 교리(Nuclear first-use doctrine)’를 실제 핵전략으로 채택했다면 개전 초기뿐만 아니라 전세가 불리해지면 언제든지 무차별 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은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핵 위협은 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협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평택이나 강원 원주 등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할 경우 남부 지역의 북핵 방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드 1개 포대의 추가 배치나 한국의 사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