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한국 제쳐두고 北과 평화협정 논의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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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참여했던 美외교관…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에 밝혀
“긴장 완화 위해 北-美대화는 필요”

“talk(대화)와 negotiation(협상)은 다르다. 미국은 언제나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 왔고 이런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상 협상으로 발전한 적은 없다.”

북핵 6자회담에 미국 측 대표로 참석했던 외교관은 6∼10일 워싱턴에서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 싱크탱크인 미국신안보센터(CNAS) 등이 개최한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 회의에는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 선임보좌관, CNAS 리처드 폰테인 소장,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등 미국 정부 및 싱크탱크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과 평화협정 같은 깊숙한 협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기류를 전했다.

미국 측 인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전에 있었던 북-미 접촉의 전말도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길래 ‘비핵화를 포함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북한이 ‘비핵화 얘기는 못하겠다’며 오히려 발을 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평화협정 논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이 문제를 오해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을 제쳐두지 않는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고 최 원장은 밝혔다.

다만 이 인사는 “북한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최 원장은 전했다. “북한이 도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는 것을 예민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미 정부 인사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도발에 강하게 대응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유사하다고 말했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끝난 게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압박해 북한이 변화하면 다시 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고 덧붙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평화협정#6자회담#북미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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