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44

추천

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6-03-05~2026-04-04
문학/출판27%
문화 일반20%
인사일반13%
역사10%
언론10%
칼럼7%
사회일반7%
바둑3%
기업3%
  • [K-뮤지컬]‘김종욱 찾기’부터 ‘보디가드’까지 올해 달굴 주요 뮤지컬 ‘4종 세트’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 스테디셀러를 내놨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공동 프로듀싱하기도 한 CJ E&M이 올해도 탄탄한 뮤지컬들을 선보인다.10년 된 스테디셀러 ‘김종욱 찾기’ 인도 여행길에 오른 여주인공은 비행기 안에서 ‘턱 선의 외로운 각도’와 ‘콧날의 날카로운 지성’을 가진 ‘절대 훈남’ 김종욱을 만난다. 인도 사막에서 김종욱과 재회한 여주인공은 강렬한 운명의 이끌림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엇갈리고 만다. 7년 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통해 그를 찾아 나선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순수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6월 21일부터 서울 대학로 쁘띠챌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2006년 이후 3500회 공연되며 6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살아있는 신화다. 2013년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중국에 라이선스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공연이 확정돼 글로벌 뮤지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화려한 탭댄스 ‘브로드웨이 42번가’ CJ E&M은 화려한 연출로 ‘쇼 뮤지컬의 바이블’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6월 23일∼8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린다. 이 뮤지컬은 미국 뉴욕 윈터 가든 극장 초연 이래 브로드웨이에서만 5000회 이상 공연됐고, 한국에서는 1996년 공식 초연돼 올해 20주년을 맞는 대표적 스테디셀러다. 이번 공연은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안무가로 활동한 레지나 알그렌을 총괄안무 및 연출로 발탁해 일사불란하게 펼쳐지는 탭댄스와 군무에 화려한 테크닉을 추가한다.한국이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 CJ E&M의 글로벌 프로듀싱 성공작이자 토니상 6관왕, 올리비에상 3관왕을 비롯해 유수의 상을 휩쓴 ‘킹키부츠’는 9월 2∼11월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선보인다. CJ E&M은 2013년 1월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개막전 제작 단계에서 이 뮤지컬에 투자를 결정해 공동프로듀서(22명)중 6번째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선택은 옳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뮤지컬은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글로벌 흥행 콘텐츠가 됐다. 영국의 장기 불황 속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따듯한 이야기로 2014년 12월 시작된 한국 공연도 관객 10만 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강홍석을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뮤지컬로 ‘보디가드’ 영화 ‘보디가드’에서 휘트니 휴스턴에게 발사된 총알을 대신 맞는 케빈 코스트너의 모습과 ‘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한 배경음악은 많은 한국 영화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12월에는 이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2012년 영국 초연작 ‘보디가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무대에서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휴스턴의 히트곡들이 담긴 이 뮤지컬은 기획에만 6년이 걸렸고 영화 원작의 작가가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창의력과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13년 영국 ‘와츠온스테이지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를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성황리에 공연된 작품이다. 공연은 12월 15일∼2017년 3월 5일.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죄와 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준비물

    도스토옙스키 장편소설은 사실 읽는 데 진입장벽이 좀 있다. 고뇌에 빠졌거나 히스테릭한 등장인물의 말은, 공연으로 그대로 옮긴다면 중간에 극장을 나갔다가 밥을 먹고 들어와도 계속될 것처럼 길다. 러시아 이름은 낯설 뿐 아니라 헷갈린다. 한 사람에 대한 다른 호칭이 적어도 4개는 된다. 그럼 축약본을 읽어볼까? ‘죄와 벌’은 ‘가난한 대학생이 강도 살인을 벌인 뒤 뉘우치고 자수한다’는 식이다. 이보다 더 재미가 없을 수 있을까.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은 정독해야 맛이 난다. 한 번도 정독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정독한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인간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때로 등장인물이 독자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할리우드 영화처럼 친절하지 않다. 등장인물 자신도 자기가 왜 그러는지 모를 때가 잦다. 독서에 적절한 안내자가 필요한 이유다.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예술 수업’ 등을 내며 고전의 현재적 가치를 전해 온 저자의 이 책은 ‘죄와 벌’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다. 저자는 19세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살인자, 매춘부, 실직한 주정뱅이, 물질만능주의자, 이념에 휩쓸린 자 등이 빚어내는 이 성화(聖畵)의 장면들에서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성찰해야만 하는 것을 끄집어내 설파한다.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 대접을 해주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삶은 손익계산서인가, 존엄과 자유는 어떻게 지킬 수 있나. 대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인데, 복잡한 비평 이론은 한 줄도 안 나온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술∼술 이책]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그 많던 고대의 신들은 어디로 간 걸까. 믿는 이가 없어 힘이 약해졌을 뿐 사람들 속에 섞여 사는 게 아닐까. 북유럽신화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 프레야는 미국의 한 정신병원에서 ‘새라’로 지내고 있다. 지금은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만들거나 자신의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하는 게 고작이다. 어느 날 조직의 일원이 면회를 와 자신들과 손잡지 않으면 새라를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새라는 그런 그를 죽인 뒤 병원을 탈출한다. 게임 ‘앵그리버드’의 제작사 로비오의 게임 디자이너가 로비오와 협업해 내놓은 판타지 소설이다. 신이 인간 사이에서 좌충우돌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1만4800원.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제강점기 ‘똥장사’는 한때 큰 이권사업

    지금은 대부분 가정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푸세식’ 화장실이 많아 분뇨 수거를 위해 이른바 ‘똥차’가 ‘퍼∼’라는 외침과 함께 동네 곳곳을 누볐다. 분뇨 수거 처리는 근대 도시행정의 주요 과제지만 관련 연구가 드문 편.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서울의 분뇨 수거 체계에 주목한 연구가 나왔다. 서호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서울역사편찬원의 학술지 ‘서울과 역사’에 논문 ‘서울시 분뇨 수거 체계의 형성과 변화: 189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를 조만간 수록할 예정이다. 서 교수는 “조선 후기까지 서울의 분뇨는 민간 ‘똥장수’가 무상 수거해 도성 안팎의 농민에게 거름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제국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제안으로 1907년 말 설립된 한성위생회(위생회)가 수거권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독립신문에는 1898년 정부가 경무청에 훈령을 내려 기존 ‘똥장수’에게 표를 발급해 영업권을 인정하면서 구역별 처리를 전담하게 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위생회가 설립되면서 개별 똥장수는 원칙적으로 영업을 못 하게 됐고, 분뇨 처리는 공영화된다. 위생회는 전과 달리 서울시민에게 일정액의 수거 비용을 징수했다. 이는 대규모 이권 사업이었다. 서 교수는 “위생회는 분뇨와 거름으로 쓸 수 있는 쓰레기, 도축장에서 나오는 피 등을 경매로 팔았는데 1908∼13년 해마다 2만 원 이상 흑자가 났고, 1909년에는 7만 원에 이르렀다”며 “일본인으로 대한제국 내무차관을 지내고 일본 돗토리 현 지사가 된 인물이 지사 자리보다 분뇨를 농민에게 비료로 판매하는 회사 사장직을 원한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당시 가게 딸린 방 월세가 5, 6원이던 시절이다. 1914년부터는 경성부(지금의 서울시청)가 분뇨 처리를 맡으면서 처리비를 따로 징수하지 않고 부 예산으로 사업을 했는데 비용이 엄청났다. 1914년 쓰레기와 분뇨 처리비는 18만여 원으로 전체 지출의 81%를 차지했고, 1920년까지도 매년 예산의 절반이 넘게 들었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은 분뇨 처리에서도 벌어졌다. 동아일보 1924년 3월 23일자 기사 ‘남북 차별의 실례, 조선인 시민이 바친 세금 쓰는 길이나 알아보리라’에 따르면 서울 남쪽의 일본인 거주지는 북쪽의 조선인 거주지에 비해 분뇨 처리 인부와 청소부가 자주 순회했고, 운반 차를 비롯한 처리 기구와 설비도 우수했다. 서 교수는 일제강점기 호적제도와 주민 감시 시스템을 연구한 사회사학자. 그는 “식민지 국가 권력의 물리적 폭력이나 경제적 수탈뿐 아니라 보건 위생 등 일상의 지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룸/조종엽]‘온통 당신이 되는 날’

    17일은 마술적 사실주의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타계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그의 소설 ‘백년의 고독’을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주인공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 사랑하는 소녀 레메디오스를 떠올린다. “나른한 오후 두 시의 공기 속에 있는 레메디오스, 장미가 조용히 발산해 내는 향기 속에 있는 레메디오스, 나방들이 뒤덮고 있는 물시계 안에 있는 레메디오스, 아침 빵에서 솟아오르는 김 속에 있는 레메디오스, 어디에나 있는 레메디오스, 영원히 존재하는 레메디오스….” 사랑에 빠진 이들의 상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보다. 이별 뒤에도 마찬가지다.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의 그 공기 속에도…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진 저 의자 위에도/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든 유리잔 안에도/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네가 있어”(넬 ‘기억을 걷는 시간’) 좀 비약해 보자. 이처럼 낯선 사람, 심지어 솟아오르는 김이나 의자 속에 ‘당신’, 즉 숭배하는 대상이 있다면 우리는 낯선 것들을 얼마든지 사랑하고 반길 수 있을 거다. 구약성경에서 신이 아브라함 앞에 낯선 나그네로 모습을 드러내고 아브라함이 나그네 일행을 왕같이 대접한 것처럼 말이다. 사랑에 빠진 이들이 적어서일까. 사회에서 낯선 이라면 곧 사회적 약자일 텐데, 우리 현실은 약자를 환대하기는커녕 조롱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최근 한부모 가정을 희화화한 케이블TV 개그가 논란이 됐다. 사실 지상파도 오랫동안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왔다. 사회적 약자 캐릭터가 개그에서 조롱당하지 않고 오히려 성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선사할 수는 없을지 생각해 본다. 발달장애인이 ‘동네 바보 형’이 아니라 서양 중세의 광대 캐릭터처럼 등장할 수도 있을 거다. 범인과는 다른 지혜를 갖고 있으며 헛소리를 통해 영주의 잘못을 꼬집기도 했던 광대 말이다. 어눌한 말투로 ‘사장님 나빠요’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에 공감을 일으켰던 ‘블랑카’ 같은 모델도 있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의 수만큼, 그리움의 수만큼, 억울한 죽음의 수만큼 제주에는 당신이 많다… 감귤이 당신이 되고, 은대금잔의 제주 수선화가 당신이 되고, 흔들리는 아기동백이 당신이 된들 이상할 것이 없다. 저자거리의 옥돔 돌돔이, 전복 소라 멍게가 어느 날은 당신이 되고 말 것이다. 들판의 감자와 고구마가 무 배추 당근이 또 당신이 되는 날도 올 것이다.” 병마와 싸우다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주용일 시인의 시 ‘제주에는 당신이 많다’의 한 구절이다. 한국에서는 굶는 이들 앞에서 폭식하는 일이 벌어지더니 미국에서는 약자 조롱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은 사람이 유력 대선 후보가 됐다. 이 시 구절처럼 ‘산꼭대기에서 바다 깊은 물속까지 삼라만상이 온통 당신이 되는 날’이 오기까지는 우리의 감수성이 아직 한참 모자란 것 같다.조종엽 문화부 기자 jjj@donga.com}

    • 2016-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복지 정책·펀드 투자… 수학에 물어봐!

    미국 전 국민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려는 ‘오바마 케어’ 논쟁 당시 한 자유주의적 연구소는 “오바마는 왜 미국을 스웨덴처럼 만들려고 애쓰는가? 스웨덴 사람들마저 덜 스웨덴스러워지려고 애쓰는 마당에”라고 물었다. 스웨덴마저 복지를 줄이는데 미국은 왜 확대하려 하느냐는 얘기다. 얼핏 생각하면 꽤 설득력 있다. 이 연구소가 바라본 세상은 직선 그래프<그림 [1]>처럼 생겼다. 이걸 보면 오바마는 확실히 사회주의의 나락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포물선 그래프<그림 [2]>처럼 생겼을 수도 있다. 이 그래프에서 번영도가 가장 높은 지점은 미국은 스웨덴 쪽으로, 스웨덴은 미국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스웨덴은 복지를 줄이고 미국은 강화하는 것이 옳다. ‘큰 정부는 무조건 나쁘고 작은 정부는 무조건 좋다’는 식의 선형적 사고보다 비선형적 사고가 현실에 가까울 때가 많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를 풀어서 정답을 맞히는 법’과는 한결 다른 수학을 보여준다. 정치 의학 상업 신학에 포함된 수학을 통해 수학이 상식과 이성적 사고의 바탕임을 드러낸다. 특정 학력평가에서 높은 평균 성적을 거두는 학교 중에는 왜 학생수가 적은 곳이 많을까. 작은 학교들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우연히 몇 명만 있어도 평균 점수가 확 올라가기 때문이다. 반면 큰 학교는 그런 학생들이 소수 있어도 전체 평균에 녹아들기 때문에 점수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 동전을 100번 던져서 앞면이 60번 나온 것보다 1000번 던져서 538번 나온 것에 더 놀라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동전을 많이 던질수록 앞면의 비율이 50%에 더 가까워지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시험 운용 결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펀드에 투자했는데, 실제 수익률은 중간 수준의 펀드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는 출시 전의 높은 수익률이 ‘발생확률이 낮은 사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시험 운용 과정에서 수익률이 보통인(발생확률이 높은) 다른 펀드들이 출시가 안 되고 사라졌을 뿐이다. 공정한 수단처럼 여겨지는 다수결은 사실 허점이 매우 많다. 국가 재정에 대해 국민의 3분의 1은 지출을 줄이지 않고 증세에 동의, 3분의 1은 증세에 반대하고 국방비 삭감에만 동의, 3분의 1은 증세에 반대하고 의료지출 삭감에만 동의한다고 치자. 3분의 2가 증세에 반대하므로 증세는 부결된다. 그러나 국방비나 의료지출 삭감도 각각 반대가 3분의 2이므로 부결된다. 이도저도 못하는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저자는 “수학은 우리에게 원칙적인 방식에 따라 확신하지 않을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수학과 통계를 들이미는 각종 정치적 주장과 광고, 예측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곰곰이 따져 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 현판 바탕색 검정으로 바뀔 듯

    현재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인 광화문 현판이 검정 바탕에 금색이나 흰색 글씨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2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광화문 현판 색상과 관련한 자문회의를 열고 “색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현재 현판과는 바탕과 글씨 색이 반대인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의 존재가 본보와 채널A를 통해 지난달 보도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사진을 발견한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본명 김영준)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뒤 “현판 바탕색이 지금의 흰색이 아니라는 데 자문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궁궐 현판 바탕색은 흰색 아니면 검은색이어서 검은색으로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회의에는 건축사, 단청미술, 사진, 서예, 컴퓨터그래픽 등 전문가 14명이 참석했다. 문화재청은 분석이 완료되면 색상 자문회의와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심의를 거쳐 현판 색상을 최종 결정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술∼술 이책]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

    혁신은 고달프다. 전에 없던 것들은 처음엔 우스꽝스럽게 보이기 마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2007년 등장한 아이폰에 대해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보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 책은 전화기 자동차 등 발명품과 우주여행 등 과학기술, 메릴린 먼로 등 스타를 비롯해 새로 등장했을 때 혹평을 받은 상품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빗나간 예측도 많다. 존 폰 노이만은 현대적 컴퓨터의 기본 설계를 고안한 사람이었음에도 1949년 “컴퓨터로 가능한 일들은 한계에 부닥쳤다”고 앞 못 보는 예견을 했을 정도다. 유머러스한 문체가 장점이다. 1만5000원.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00년의 매혹]셰익스피어학회-영국문화원 문화축제 등 다양한 행사

    23일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맞아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셰익스피어 전공 교수와 연구자들 380여 명이 모인 한국셰익스피어학회는 23일부터 셰익스피어 400주기 기념 제4회 문화축제와 학술제를 연다. 문화축제에서는 셰익스피어 극을 아동용으로 각색한 ‘올 댓 셰익스피어 포 키즈’(5월 28일), ‘시민과 함께하는 셰익스피어낭송연극제’(6월 11일), ‘셰익스피어 대학생 원어연극제’(9월 3일), 시민극단의 ‘바보들의 무대’와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사랑 그리고 욕망’(9월 10, 11일) 등이 예정돼 있다. 10월 22일에는 서거 400주년 기념 포럼 및 가을 학술제가 열린다(문의 02-940-4355). 영국문화원은 23일부터 10월 22일까지 ‘셰익스피어 코리아’를 연다. ‘헨리 5세’(1944년)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 ‘코리올라누스’(2011년) 등 영국 영화 20여 편을 선보인다. 또 영국 시인 10명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낭송한 녹음을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神의 한 수]LG배 하면 역시 이창호 9단…유럽서 첫 기전 등 수많은 ‘최초’ 기록

    《올해 20주년을 맞는 LG배 세계기왕전은 1974년 출범한 국내 타이틀전인 기왕전의 협찬을 LG가 맡고 세계 기전으로 전환하면서 1996년 6월 탄생했다. 바둑계의 여러 영웅들이 이 대회에서 혈투를 벌였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 LG배 하면 역시 이창호 9단이다. 특히 1999년 3회 대회 이창호의 우승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본선 1, 2회전이 끝나고 8강에 오른 한국 기사는 이창호 단 1명이었다. 4강의 나머지 세 자리는 모두 중국 기사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중국 기사가 아무리 많이 올라가도 이창호 9단이 남아 있으면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한국으로선 다행스럽게도 현실이 됐다. 이 9단은 3회를 포함해 1, 5, 8회 대회에 우승하면서 LG배를 자신의 ‘아지트’로 만들었다. 5회 대회 결승전도 짜릿한 승부였다. 이 9단은 당시 승승장구하던 신예 이세돌 9단에게 2연패했다. ‘이세돌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모두 예상했지만 이창호 9단은 3연승으로 역전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창호 9단의 통산 100번째 우승이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2년 뒤 7회 대회에서 ‘지고는 못 사는’ 승부사답게 이창호 9단을 3-1로 꺾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2008년 12회 대회에서도 창하오, 왕레이, 장쉬, 후야오위 9단 등 중국과 일본의 맹장들을 모두 누르고 우승했다. 유창혁 9단은 다른 국제대회에서 1회 이상 우승하며 맹위를 떨쳤지만 유독 LG배에서만큼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1, 2, 4회 모두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친 것. 마침내 6회 대회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한을 풀면서 모든 세계 기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10회 대회에서는 22세 청년 구리 9단과 16세 소년 천야오예 9단 두 중국 기사가 패권을 놓고 겨뤘다. 중국 돌풍의 신호탄이었다. 구리는 2009년 13회 대회 결승에서 당대의 라이벌 이세돌 9단과 ‘백담사 대결’을 벌여 우승한다. 13∼18회 대회는 중국 기사들이 휩쓸었지만 19회 대회에서 박정환 9단, 지난해 20회에선 강동윤 9단이 우승하면서 한국 기사들의 보루가 됐다. 새로운 시도 계속해 이름난 기전인 만큼 ‘최초’ 타이틀도 많다. LG배 세계기왕전은 1996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1회 대회 8강과 준준결승전을 개최해 해외에서 열린 최초의 기전이 됐다. 5회 대회는 8강전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었다. 한국 주최 국제 기전이 유럽에서 대회를 연 것은 전무후무하다. 이 기전은 바둑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생중계를 시도했다. 중국 CCTV가 실황을 중계한 최초의 국제 바둑대회도 LG배(2회 대회·상하이)다. 흑이 부담할 덤의 크기를 6집 반으로 적용한 최초의 국제대회도 LG배 세계기왕전이다. 3회 대회부터 적용됐는데, 당시는 한국과 일본의 거의 모든 기전이 5집 반 공제를 적용하던 시절이었다. 현대 바둑에서 커진 선착(先着)의 이득 때문에 기사들 대부분이 흑번을 선호하던 시절이었다. LG배 이후 여러 국내외 기전이 6집 반 공제로 룰을 바꿨다. 11회 대회는 중국의 후야오위 9단과 대만의 저우쥔쉰 9단이 결승에서 맞붙어 세계 최초로 양안(兩岸) 결승을 치렀다. 서양 출신의 기사가 국제 바둑 행사에서 동양 고수를 이기는 이변도 연출됐다. 2회 대회 1회전에서 유럽 대표 한스 피치가 일본의 맹장 요다 노리모토 9단을 반집 차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흥미로운 징크스들 LG배 우승자는 이듬해 2연패는커녕 초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2회 대회 우승자인 왕리청 9단은 3회 대회에서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던 대만의 저우쥔쉰 9단에게 패해 첫판에서 탈락했다. 4회 대회 우승자인 위빈 9단도 5회 대회 첫판에서 탈락했다. 이창호 9단도 3회 대회 우승으로 바둑계를 통일하는 분위기였지만 4회 대회에서 준결승에서 유창혁 9단에게 패했다. 한편 이창호를 꺾은 기사는 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이창호의 저주’도 있다. 4회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위빈 9단은 9회 대회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일본의 장쉬 9단에게 1국을 이기고 2∼4국을 연패해 준우승에 그쳤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하와이의 한국학 원로들 ‘유교책판’ 기탁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 원로인 에드워드 슐츠 교수(72)와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75)이 소장하던 유교책판을 19일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에 기탁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한말 의병장으로 싸웠던 척암 김도화 선생(1825∼1912)의 문집(척암집) 목판 1장과 경북 봉화 출신의 유학자였던 갈천 김희주 선생(1760∼1830)의 문집(갈천집) 목판 1장이 기탁됐다”며 “해외에서 기탁해온 첫 유교책판”이라고 이날 밝혔다. 슐츠 교수는 고려 무신정권 시기를 전공했고 한국 역사서들을 영어로 번역해 외국에 알린 대표적 해외 한국학자이고, 이 소장은 15년 전부터 하와이 이민사를 연구해왔다.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사상과 학문이 집약된 문집의 원형으로 정신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당시 척암집은 전체가 아니라 확보됐던 19장만 등재됐고, 갈천집은 보유하고 있지 않아 등재가 안 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후 기탁된 유교책판들을 모아 추가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정천리’ 개사곡, 혁명 불씨 지폈다

    “‘유정천리’란 유행가의 곡조에 맞추어 부르고 있었는데 이 가사가 바로 대구시내 모 고등학교 재학생이 지은 것이라고. … 학교 당국에서는 혹시 자기 학교 학생이 지은 것이나 아닌가 하고 벌벌 떨면서 그 작자(作者)를 색출하느라고 학생들의 신체 수색까지 한 일이 있다고도 한다.” 1960년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2월 15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 박사가 미국에서 급서하자 조 박사를 애도하는 노래가 퍼지고 있다며 동아일보가 1960년 3월 9일자에 보도한 내용이다. 19일 56주년을 맞는 4·19혁명과 대중가요, 영화 등의 관계를 다룬 학술대회가 최근 열렸다. 고려대 박물관 등의 주관으로 개최된 ‘4월 혁명과 문화의 새로운 모색’에서 이준희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발표문 ‘혁명의 노래, 미완의 노래’를 통해 “4·19혁명 전 ‘유정천리’를 개사한 노래가 전국으로 구전되며 끓어오르는 대중의 심리를 절실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959년 10월 개봉된 영화 ‘유정천리’의 동명 주제가가 호응을 받았는데, 이 노래는 조 박사의 서거와 자유당의 3·15 부정선거 등을 거치며 새로 탄생했다. “경북대사대부고 학생 3명이 개사한 이 노래가 2·28민주운동(1960년 대구 고교생들이 이끈 민주화 시위)의 서막을 장식했다”는 증언(본보 2010년 4월 19일 보도)도 있다. 대중가요의 히트가 유력 야당 대통령 후보의 죽음과 관계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다시 못 올 그 날짜를 믿어야 옳으냐/속는 줄을 알면서도 속아야 옳으냐/죄도 많은 청춘이냐 비 내리는 호남선에/떠나가는 열차마다 원수와 같더란다.” 1956년 발표된 ‘비 내리는 호남선’(손로원 작사, 박춘석 작곡, 손인호 노래)이다. 그해 5월 신익희 민주당 후보는 대통령 선거 투표 열흘을 앞두고 호남 지역 유세를 위해 이동하던 중 열차에서 쓰러져 급서했다. 이 노래는 신 후보의 죽음을 모티브로 했다는 풍문이 돌면서 널리 사랑받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4·19혁명 뒤 대중음악계의 대응이 미진했다고 봤다. ‘4·19와 유정천리’ ‘사월의 깃발’을 비롯해 10여 곡이 발표됐지만 상투적 표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노래들은 혁명의 의미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고, 이후 혁명 자체가 미완으로 남으면서 노래 또한 안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함충범 일본 나고야대 객원연구원도 ‘4·19혁명이 영화계에 미친 영향 고찰’을 냈다. 그에 따르면 4·19혁명 뒤 민간 심의기구가 관청의 영화 검열을 대체했고, 당대의 현실을 진지하게 묘사한 수작 ‘오발탄’도 1961년 4월 개봉됐다. 함 연구원은 “영화법 도입, 국립영화제작소 설치, 비정부 기관의 영화 심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 등 한국 영화계의 굵직한 이슈들은 모두 4·19혁명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화 실험실]놀랍다, 로봇기자가 이런 표현까지 쓰다니…

    《 인공지능(AI)이 변화시킬 미래는 목전에 와 있다. 로봇(컴퓨터 알고리즘) 저널리즘도 이미 일부 현실화된 분야다. 해외에서는 로봇이 쓴 기업 공시 분석 보고서나 지진 발생 속보를 실제 보도에 활용한다.프로야구 뉴스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프로그램 ‘야알봇’을 만든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로봇이 쓴 기사와 본보 기자가 쓴 기사를 보여주고, 기사 작성자를 구별할 수 있는지 구글 설문지를 이용해 실험했다. 》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10-1로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NC는 4승 3패를 기록했다. ….”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한화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NC가 손시헌을 시작으로 연이어 득점을 하면서 파죽의 대승을 거두었다. NC는 13안타, 2홈런을 날리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 두 짧은 기사(단신) 중 어떤 것이 사람이 쓴 것이고, 어떤 것이 로봇(야알봇)이 쓴 것일까?(답은 기사 마지막에) 12∼15일 진행된 퀴즈에 모두 273명이 응답했는데 정답률이 평균 45.9%로 절반도 안 됐다. 사실상 누가 썼는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프로야구 팬이라고 답한 이들의 정답률(46.4%)도 별 차이 없었다. 야구경기 회별 주요 정보가 포함된 긴 기사(약 1000자 분량, 3문제)의 정답률(48.9%)이 단신(3문제)의 정답률(43.0%)보다 높았지만 역시 절반에 못 미쳤다. 정재민 KAIST 교수가 지난해 7, 8월 진행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정답률은 기자 52.3%, 일반인 46.1%에 그쳤다. 정답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로봇 기사가 통상의 야구 기사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설문 응답자는 “‘굴욕을 당했다’ ‘꽁꽁 묶었다’처럼 가치를 부여하는 표현이 들어 있어 사람이 쓴 기사”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해당 기사는 모두 로봇 기사였다. 야알봇은 사람이 일반 기사에 사용한 여러 표현을 저장했다가 다양한 조건에 따라 문장을 생성해낸다. 야알봇은 경기 순간마다 양 팀의 승률을 계산하고, 승률이 급변하는 대목을 ‘주요 이벤트’로 분류해 기사를 쓴다. 야알봇의 또 다른 장점은 속도다. 경기 종료 뒤 기사 작성 버튼을 누르면 약 5장 분량의 기사를 생성하는 데 1초도 안 걸린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기사의 완성도는 아직 사람이 앞선다고 평가됐다. 긴 기사에 대해 ‘잘 읽히는지’ ‘정보가 많은지’ ‘전문적인지’로 나눠 1∼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는데 사람이 쓴 기사의 평균 점수(3.62)가 로봇(3.42)보다 높았다. 인간 기사가 로봇 기사보다 더 쉽게 읽히고 전문적이라는 평가였다. 다만 정보량에 관한 점수는 로봇이 더 높았다. 이준환 교수는 “특정 팀 팬의 관점에서 쓰인 기사, 독자가 원하는 분량의 기사를 바로 작성하는 것 등을 연구 중”이라며 “알고리즘 저널리즘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만드는 것으로 기존 기자의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답: 앞의 것이 사람이 쓴 기사. 뒤의 것은 야알봇이 자동으로 생성한 기사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전체 퀴즈와 정답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미래에는 많은 직업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로봇(컴퓨터 알고리즘)이 작성한 기사도 이미 등장했습니다. 로봇이 쓴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동아일보는 로봇 저널리즘을 연구하고 있는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12~15일 구글 설문지를 이용해 간단한 퀴즈와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퀴즈와 정답(→ 기사 작성 주체)입니다.1. 다음 중 로봇이 쓴 기사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10-1로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NC는 4승 3패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4연패의 늪에 빠지며 1승 6패가 됐다. NC 선발투수 이재학은 8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타선에서는 박석민이 4타수 3안타 1홈런 3차점, 나성범이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 (사람)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한화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NC가 손시헌을 시작으로 연이어 득점을 하면서 파죽의 대승을 거두었다. NC는 13안타 2홈런을 날리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NC는 0:1로 뒤쳐지던 2회 말, 손시헌이 홈런을 뽑아내 2점을 얻었다. 이후, 테임즈, 박석민이 활약해서 NC의 승리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오늘 경기의 결과 NC는 이번 시리즈 한화와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따냈고 순위는 2위로 상승했다. → (로봇)2. 다음 중 로봇이 쓴 기사는? ◇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 KIA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kt가 4: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kt가 4점을 득점할 동안 KIA는 단 1점도 내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kt는 8안타 기록을 냈다. 첫 득점은 4회 말 마르테의 타격에서 터졌다. 이후, kt는 추가 득점을 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오늘 경기의 결과 kt는 이번 시리즈 KIA와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고 순위는 4위로 상승했다. → (로봇) ◇kt 위즈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안방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2연패를 탈출한 kt는 4승 3패를 기록했고, 2연패를 당한 KIA는 2승 3패가 됐다. kt 선발투수 마리몬은 7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째 승리를 거뒀다. 반면 KIA의 에이스 양현종은 7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다. → (사람)3. 다음 중 로봇이 쓴 기사는?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NC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한화가 NC와의 팽팽한 경기 끝에 2:1로 승리했다. 양 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투수진이 NC를 1점으로 꽁꽁 묶으며 오늘 경기의 승자가 되었다. 오늘 경기에서 한화는 이번 시리즈 NC를 상대로 루징시리즈을 기록했고 시즌 순위는 현재 10위, 승률 0.25 리그 최하위이다. 한편 NC는 3연승에서 멈췄고 순위는 6위로 하락했으며 2안타 3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다소 아쉬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 (로봇) ◇한화 이글스가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한화 선발투수 마에스트리는 6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에스트리는 한화 선발진 가운데 첫 선발승을 거뒀다. 마에스트리의 호투 속에 한화는 1회 초 선두 타자 정근우가 김태균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고, 1-1로 맞선 5회 초 로사리오의 2루타로 득점했다. 4연패에서 탈출한 한화(2승 6패)는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 (사람)4. 이 기사는 누가 썼을까요?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가 4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10일 마산구장에서 안방 팀 NC에 2-1 신승을 거뒀다. 한화는 안타 6개, 볼넷 5개를 얻어내고도 2득점에 그쳤지만 상대 타선을 단 2안타(4볼넷)으로 막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1회초 한화는 선두타자 정근우(34)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득점 기회를 잡았다. 2번 타자 장민석(34)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면서 1사 2루. 3번 타자 이성열(32)이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는 사이 정근우가 3루를 밟았다. 4번 타자 최진행(31)이 볼넷을 얻어내 2사 1, 3루가 된 상태에서 5번 김태균(34)이 타석에 들어서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며 정근우를 불러 들였다. 3회말 NC는 동점을 만들었다. 2아웃 상황에서 땅볼을 때린 2번 타자 이종욱(36)이 투수 실책을 틈타 2루에 안착했다. 이어 나성범(27)이 볼넷을 골라내 2사 1, 2루가 됐고 테임즈(30)가 중견수 앞 적시타로 이종욱을 불러 들였다. 다음 타자 박석민(31)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NC는 경기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5회초 한화가 결승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장민석이 우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뒤 다음 타자 이성열 타석 때 상대 투수 폭투를 틈타 2루에 도달했다. 그 뒤 삼진과 볼넷, 2루수 앞 땅볼이 나오면서 2사 1, 3루가 됐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27)가 2루타를 치면서 장민석을 불러들여 결승 타점을 올렸다. 7회말 NC는 2사 2, 3루 찬스를 잡았지만 박민우(23)가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실패했다. 8회와 9회에는 NC는 타선이 한화 필승조 권혁(33)과 정우람(31)에 막혀 삼자 범퇴로 물러나면서 끝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한화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31)는 올 시즌 한화 선수로는 처음으로 선발승을 기록했다. 마에스트리는 6이닝을 던지면서 안타 2개, 볼넷 3개를 묶어 1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아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람은 이적 후 첫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 (사람)5. 이 기사는 누가 썼을까요?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NC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한화가 투수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한화는 NC의 투수진에 막혀 2득점에 그쳤으나, NC 역시 1득점에 그치는 바람에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1회 초 한화는 1사 2루 상황에서 최진행의 볼넷으로 2사 1, 3루상황을 만들고 김태균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회 말 NC는 2사 1,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의 삼진으로 공수교대가 이루어지며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2회 초 한화는 2사 2루 상황에서 정근우의 2루수 땅볼로 공격기회를 소진해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3회 말 NC는 2사 2루 상황에서 나성범의 볼넷으로 2사 1, 2루상황을 만들고 테임즈의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세웠다. 4회 초 한화는 무사 1, 2루 상황에서 신성현의 희생번트와 강경학이 땅볼로 출루 후 진루하던 김태균이 홈승부 실패로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되며 주자를 불러들이는 데에는 실패했고, 조인성의 데드볼로 2사 만루상황을 만들었으나 이후 정근우의 낫아웃 상황에서 진루하던 로사리오가 홈승부 실패로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되며 주자를 불러들이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후 5회 초에는 무사 2루 상황에서 최진행의 볼넷으로 1사 1, 2루상황을 만들고 로사리오의 1타점 2루타로 선취 1득점했다. 또 6회 초에는 1사 2루 득점찬스를 맞이하였으나 2루 주자 강경학이 야수선택 상황에서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되며 차이를 벌리지 못했다. 7회 말 NC는 1사 2루 상황에서 지석훈의 데드볼로 1사 1, 2루상황을 만들었으나 이후 김태군의 중견수 플라이로 공격기회를 소진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보크로 2사 2, 3루상황을 만들었으나 이후 박민우의 1루수 땅볼로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를 뒤집지 못했다. 마침내 한화는 NC를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오늘 경기의 결과 한화는 이번 시리즈 NC를 상대로 루징시리즈을 기록했고 시즌 순위는 현재 10위, 승률 0.25 리그 최하위이다. 한편 NC는 3연승을 이어가지 못했고 순위는 6위로 하락했으며 2안타 3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 (로봇)6. 이 기사는 누가 썼을까요? ◇5시간 가까이 연장 혈투가 이어졌지만 끝내 어느 팀도 웃지 못했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두산의 경기는 연장 12회 끝에 9-9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무승부다. 초반 흐름은 넥센의 편이었다. 1회초 외국인 타자 대니돈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앞서 나간 넥센은 4회초 서건창의 3타점 적시 3루타 등에 힘입어 6득점하며 크게 달아났다. 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5와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이름값에 못 미쳤던 두산 선발 유희관은 이날도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를 견디지 못하고 3과 3분의 1이닝 7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두산은 이내 5회말 홈런 두 방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양의지의 120m 거리 1점 홈런으로 불씨를 지핀 데 이어 정수빈이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3점 홈런(거리 105m)을 치면서 넥센을 압박했다. 승부처는 8회말. 1사 2,3루 실점 위기 상황에서 넥센은 투수 김상수를 교체 투입, 박건우를 삼진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지만 끝내 불을 끄진 못했다. 김재호에게 초구 적시타를 허용하며 끝내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넥센의 선발 박주현의 프로 첫 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두산도 7점 차를 따라잡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연장에서는 양 팀 모두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그대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총 경기 시간은 4시간 43분. 두산은 상대 보다 2명 많은 투수 7명을 투입하며 10일 경기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팀 모두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순위는 올라갔다. 두산과 공동 선두였던 삼성, 3위 LG가 이날 모두 패하면서 두산은 단독 선두가 됐고 넥센 역시 4위에서 공동 2위로 순위 상승을 했다. → (사람)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번영학, 경제학의 분과 학문으로 자리매김 해야”

    ‘번영학’이라는 학문이 경제학의 분과 학문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새로 나왔다. 산업은행 총재 등을 지낸 이형구 전 노동부 장관(76)은 ‘번영학―행복추구를 위한 정치경제학’(박영북스·사진)을 최근 냈다. 이 전 장관은 책에서 ‘번영’을 경제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생산요소의 융합과 활동이 원활히 유지되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전망되는 상태로 규정했다. 그는 “또 사회 구성원의 풍족한 소득 수준이 보장되고 구성원으로서 존재가치가 뚜렷하고 영예스러워야 한다”며 “소득 수준 향상과 공정한 거래 및 경쟁, 경쟁 탈락자에 대한 사회적 보장책 강구가 번영학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책은 “번영학은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 전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시장의 능률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 평등 공정 행복의 가치를 함께 좇는 것”이라며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행복추구권 차원으로 격상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술∼술 이책]원더풀 라이프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림보역’에는 월요일마다 망자들이 등장해 일주일 동안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가장 소중한 추억을 안고 천국으로 가게 된다. 림보역의 면접관 모치즈키는 행복한 순간을 고르지 못하는 와타나베에게 그의 일생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건네준다. 와타나베와 함께 비디오테이프를 보던 모치즈키는 뒤늦게 자신이 이루지 못한 옛 사랑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의 영화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감독이다. 책은 감독이 1999년 동명 영화 개봉 직전 소설로 발표한 작품. 주인공의 마음속 풍경 묘사가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1만3000원.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사생활 감시 vs 사회적 이익 빅데이터의 두 얼굴

    주문형 비디오(VOD)로 영화를 보면 인터넷TV(IPTV)는 좋아할 만한 다른 영화를 추천해준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으면 관심을 가질 만한 다른 기사 목록이 함께 뜬다. 새 스마트폰을 산 뒤 자신의 계정에 로그인만 하면 연락처 일정 메모 등을 모두 복원해준다. 편리한 세상이다. 편리를 위해 서비스 공급자들은 나의 정보를 갖고 있거나 수시로 읽어낸다. 누군가가 이 같은 정보를 가지고 나를 감시하려 든다면 어떻게 될까. 책은 빅데이터로 어떻게 대량 감시가 가능해졌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소개한다. 정보 수집은 사용자 모르게 이뤄진다. 일부 손전등 앱 등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광고 회사에 팔았다. 특정 웹페이지를 쉽게 사용하고자 만들어진 인터넷 쿠키는 이제 여러 업체들이 사용자를 식별하고 이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 추적하고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내보내는 도구로 발전했다.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들은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만나는지 나보다 더 잘 안다. 페이스북은 아마 하려고만 한다면 이력서를 대신 써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보 수집이 싫으면 안 쓰면 되지 않느냐고? 이미 e메일, 인터넷 쇼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없이 사는 건 엄청나게 불편해졌다. 정부의 감시는 현실이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과 휴대전화 도·감청 실태를 폭로했다. 중국인 대다수는 정부의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 시스템에 따라 달라이 라마 등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최근 논란 끝에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 등을 강화하는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일자, 메시지를 암호화한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사이버 망명자’도 적지 않다. 문제는 감시 시스템이 남용되기 쉽다는 것. NSA는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유엔의 통신을 감청했고 월가 점령 시위자, 낙태 관련 운동가, 평화운동가, 정치적 시위자를 상대로 감시 활동을 벌여온 사실이 드러났다. 암호기법의 작동 원리를 소개한 ‘응용암호학’ 등의 저서를 낸 미국의 보안 전문가인 저자는 인종, 종교, 계급, 정치적 신념 등에 따른 차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대량 감시 사회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정보 수집이 꼭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최근에는 경찰이 범인을 잡는 게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신용카드 등 금융정보 수집 덕분이다. 저자도 사람들의 이동 기록 수집이 도시계획에 도움이 되고, 인터넷 게시물과 SNS에 대한 조사가 사회 변화 연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정한다. 책은 수집된 데이터를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이용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라이버시를 기본 인권으로 인정하고 데이터 수집과 오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부는 ‘당신의 모든 데이터를 갖게 해준다면 범죄와 테러로부터 당신을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될 리가 없다”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의회와 대중이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 기사 누가 썼지, 로봇? 사람?’…구별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미래에는 많은 직업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로봇(컴퓨터 알고리즘)이 작성한 기사도 이미 등장했습니다. 로봇이 쓴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동아일보는 로봇 저널리즘을 연구하고 있는 서울대 이준환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간단한 퀴즈와 설문을 마련했습니다.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다음 기사들에는 사람이 쓴 것도 있고 로봇이 쓴 기사도 있습니다. 퀴즈를 풀어보세요. 정답은 동아닷컴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12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술∼술 이책]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회플러 부인은 어느 날 아침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으로부터 책 제목과 같은 인사를 듣고 남편을 요양원으로 옮긴다. 이 책은 20여 년 동안 독일의 요양원에서 일한 저자가 돌봤던 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쇠, 질병, 죽음에 관해 다룬 에세이다. 독일에도 치매 등을 앓는 가족을 요양원에서 돌보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시선이 있다. 저자는 “가택 간병을 우선시하는 정책은 보호자의 죄책감을 부추기고, 보호자의 자기 착취를 통해 유지되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말한다. 영혼에 대한 저자의 관점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흔치 않은 직업적 경험을 성찰로 잘 승화한 책이다. 1만2000원.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놀라운 우연’에 숨겨진 법칙들

    배우 앤서니 홉킨스는 1972년 영화 ‘페트로브카에서 온 소녀’의 주연을 제안받고 서점에서 원작 소설을 사려다가 허탕을 치지만 지하철역 빈자리에 버려져 있는 그 소설책을 발견한다. 더구나 그 책은 소설의 원저자가 자기 친구에게 줬다가 분실된 책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에는 뭔가 우리가 모르는 힘이 작용하는 걸까? 영국 런던 임피리얼 칼리지의 수학과 명예교수로 왕립통계학회장 등을 지낸 저자에 따르면 이처럼 극도로 개연성이 낮은 사건도 ‘흔히’ 일어난다. 책은 일상의 사건을 가지고 주요 ‘우연의 법칙’을 설명한다. 한 사람이 로또에 두 번 당첨되는 일도 설명 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로또 복권의 수, 복권을 사는 사람들의 수와 그들이 사는 복권의 수, 그들이 평생 로또에 참여하는 횟수 등을 고려하면 그 같은 일이 벌어질 기회가 아주 많다고 볼 수 있다. 기회가 많으면 드문 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아주 큰 수’의 법칙이다. 로또 복권에 100% 당첨되는 방법도 있다. 조합 가능한 모든 숫자의 복권을 다 사면 된다. 그와 유사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1992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 로또 당첨금은 이월로 인해 27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모든 숫자 조합인 700만 장의 복권을 사는 데 드는 돈은 700만 달러. ‘국제로또펀드’라는 조직이 500만 장의 복권을 샀고, 당첨금을 받았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는 필연성의 법칙이다. 책은 입맛에 맞는 데이터만 골라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와 관련된 ‘선택의 법칙’, 데이터 해석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생기는 오류와 관련된 ‘충분함의 법칙’ 등도 소개한다. 개인적인 이야기 한 가지. 오래전 기자는 같은 대학이지만 별 관계없는 학과에 다녔던 한 여성과 첫 데이트를 한 바로 다음 날, 드넓은 캠퍼스에서 그 여성과 ‘우연히’ 마주쳤다. 당시에는 ‘아주 큰 수’의 법칙과 ‘선택의 법칙’을 몰랐으므로 ‘이게 운명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고 생각했고, 바로 두 번째 데이트를 했던 두 사람은 지금 한지붕 아래 산다. 저자여, ‘알고 싶지 않은’ 학문적 진실도 있는 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