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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묘역. 초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56)는 몇 시간 동안 희생 장병들의 묘비를 돌아다니며 비석을 닦고 꽃에 물을 줬다. 마지막으로 아들 임 중사의 묘비 앞에 선 강 씨는 아들의 비석을 닦고 또 닦았다. 대전 동구 가양동에 사는 강 씨는 4월 29일 합동영결식 이후 한 달 반 동안 매일 이렇게 46인의 묘소를 홀로 돌봐왔다. 작업이 고될 듯하지만 강 씨는 “용사들 희생에 비하면 내 수고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은 하루 종일 분주했다. 오랜만에 많은 조문객이 찾은 전사자들의 묘소는 전사자들을 추억하는 갖가지 유품과 조화로 가득 찼다. 여전히 북받치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유족들의 오열도 이어졌다.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7)는 충남 부여군 집에서 민 상사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왔다. 민 상사가 생전에 조립해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보관해뒀던 일본 로봇만화 건담의 프라모델로 윤 씨가 유품으로 전달받은 것이었다. 로봇 모델을 비석 앞에 둔 윤 씨는 “평기야 네가 없는 것도, 나 혼자 여기 있는 것도 미안하다”라며 “혼자서 심심할 텐데 네가 좋아했던 건담 가져왔으니 만져보라”며 눈물을 흘렸다. 하얀 제복을 차려입고 천안함 묘역을 찾은 6명의 제2연평해전 생존 장병들은 고 박경수 상사의 아버지 박종규 씨(62) 등 유족들과 만나 인사했다. 46명의 용사 묘비를 일일이 참배하고 조화를 바친 이들은 연평해전의 생존자이기도 했던 박 상사의 묘비 앞에서 “올해도 함께 왔어야 할 자네가 왜 여기 누워 있느냐”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2002년 해전 당시 부정장이었던 이희완 대위는 “매해 현충일을 맞아 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조문했는데 오늘은 천안함 묘역을 찾아 유족들과 같은 아픔을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천안함의 생존 장병들도 잊지 않고 묘역을 찾았다.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14명의 현역 생존 장병들과 전준영 예비역 병장은 46인의 묘소 앞에서 경건하게 묵념하고 다시 한 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생존 장병 일부는 천안함 묘역에서 멀지 않은 윤영하 소령의 묘비 등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묘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에 앞서 5일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계룡대 해군본부에서는 천안함 46용사 유족 144명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 15명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 있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 가족들은 “천안함과 연평해전 유족들이 함께 고통을 이겨나가면 좋겠고 이들을 같이 기억하고 기록을 남겨 희생을 더욱 뜻 깊게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유대를 다졌다. 대전=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독재-공산체제 국가에선꿈도 못꿨던 소중한 권리공약-경력 꼼꼼히 공부중공보물 피상적이라 아쉬워”■ 타지키스탄서 온 38세 사피우린 씨“2일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귀화한 아스하트 사피우린 씨(38)는 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교정에서 기자를 만나자마자 가방에서 100쪽가량 되는 선거 공보물을 꺼내들었다. 그는 20대 때부터 외국생활을 해 투표를 하는 것은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다. 사피우린 씨는 “의미 있는 투표가 되었으면 싶어 후보자 공약과 경력 등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정리한 메모지를 보여줬다. 그는 그동안 투표 한번 못해본 것이 늘 안타까웠다. 구소련 연방이었던 타지키스탄이 고향인 그는 선거라는 제도 자체가 낯설었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카자흐스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공산주의 체제에서 보냈다. 1991년 그가 막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 구소련 붕괴로 독립한 타지키스탄은 계속된 내전과 독재로 민주주의의 씨앗을 제대로 뿌리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생활하다 1998년 한국 정부가 후원하는 한국어 장학생으로 선발돼 처음 서울 땅을 밟았다. 민주주의 국가들의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동경했던 그는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에서는 자유롭게 내 뜻을 펼칠 수 있겠다고 믿었다”며 입국 당시를 회상했다. 어릴 때부터 외교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피우린 씨는 2003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입학했고 내년 2월이면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여동생 엘미라 사피우리나 씨(32)도 그의 권유로 2005년 한국에 와 3월 한국인과 결혼했다. 사피우린 씨는 “김치와 삼겹살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하지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다”며 밝게 웃었다. 12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 큰 불편이 없지만 8표를 행사해야 하는 이번 선거는 너무 복잡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사피우린 씨는 “투표 1주일을 앞두고 100쪽 가까운 공보물이 와 읽어볼 시간도 부족했고 어느 후보가 어디에 출마했는지 구분도 안 돼 한참을 헤맸다”며 “분량은 많지만 내용이 피상적이어서 실제 후보들이 무슨 생각과 공약을 내세우는지 판단할 만한 정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권자들도 후보의 외모나 말솜씨에 더 현혹되는 것 같고 정당의 정책보다는 지역과 혈연에 얽매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단호한 표정으로 “투표는 독재나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소중한 권리”라며 “민주시민이라면 책임의식을 갖고 투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m@donga.com “자신을 선택해달라고맘껏 외치는 모습 신기대한민국 국민으로서당당히 서려 한표 행사”■ 北 출신 26세 김정아 씨“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뭔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지난달 6일 탈북자교육기관 하나원을 수료한 김정아 씨(가명·26·여)는 투표라는 말이 아직 생소하기만 하다. 김 씨는 “북한에 있을 때는 투표는 70대 할머니가 아침부터 잘 다린 저고리를 깔끔하게 차려입고 꼭 참여해야 하는 엄숙한 국가행사였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원들이 나와 흥겨운 노래를 부르고 요란하게 떠드는 남한의 선거는 낯설다. “저렇게 개인이 길거리에서 자신을 마음껏 선전하고 자기를 ‘선택’해 달라고 외치는 것을 처음 봐요. 그래도 자유국가 국민이 됐으니 선택하는 게 어떤 건지 배워보려고요.”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 출신인 김 씨는 19세 때인 2005년 돈을 벌기 위해 홀로 탈북했다가 인신매매단에 걸려 중국 랴오닝(療寧) 성 농촌에서 노예처럼 4년을 지냈다. 발목이 묶여 매를 맞으며 북한의 가족들에게 연락도 하지 못하고 갇혀있던 순간에도 ‘내 삶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우연히 한국인 목사를 만나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을 하고 제3국(태국)을 통해 지난해 12월 남한 땅에 도착했다. 김 씨는 “또다시 새로운 세상에서 집도 생겼고 내년부터 대학도 다니게 됐다. 살기 좋다”며 웃었다. 당초 김 씨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본격적인 남한생활 한 달 만에 맞는 선거라 포기하고 싶었다. 며칠 전 도착한 묵직한 선거홍보우편물을 뜯지도 않고 한 구석에 미뤄뒀다. 김 씨는 “남한사회나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데 선택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기심에 이틀 전 우편물을 뜯어봤다. 다양한 후보들의 홍보물을 훑어보며 김 씨는 생각을 바꿨다. “교육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도 주민이 뽑고 정당도 뽑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어요. 이걸 공부하며 남한을 배우는 계기로 삼자고 생각했죠.” 정책이나 공약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았지만 나름의 기준도 세웠다. 저소득층 복지정책에 주력한 후보를 뽑자는 것. “북한, 중국, 남한을 거치며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그분들을 돕기 위해 한 표의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요.” 2일 김 씨는 다른 탈북자 지인들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투표소를 찾을 예정이다. 기자가 투표 방법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자 김 씨는 “오늘 밤새 공부 좀 단단히 해야겠다”며 혀를 내밀었다. “그래도 내가 대한민국 사람으로 당당히 서려면 그만한 고생은 당연하겠죠?”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6·2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외국인이 2006년 선거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외국 국적으로 올 6·2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외국인은 전국 1만2878명으로 집계됐다. 2006년 5·31지방선거 당시 외국인 유권자 수 6726명의 1.91배다. 외국인 유권자 수가 100명 이상인 선거구는 21곳이었다. 외국인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선거구는 서울 서대문구(1144명), 외국인 유권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 중구로 전체 유권자 7만3354명 가운데 0.83%인 607명이 외국 국적이었다. 서울 서대문구(0.43%), 중구(0.24%), 마포구(0.23%), 부산 중구(0.23%)가 뒤를 이었다. 공직선거법 15조에 따라 외국 국적으로 영주권을 취득하고 국내에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는 제외된다. 한국 국적인 귀화자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출신 유권자 수는 약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귀화자는 지난해까지 8만832명으로 이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만 19세 이상은 7만∼8만 명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출신 유권자 수가 늘다 보니 이들을 대표하기 위한 유권자운동까지 일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울중국인교회에서는 중국계 유권자들을 위한 연대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400여 명의 중국계 동포들은 “우리도 유권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국내 중국계 동포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할 것을 결의했다. 연대본부 최황규 목사(47)는 “국내 체류 외국인만 110만 명인데 앞으로 이들이 우리와 같은 유권자연대운동을 펼쳐 표심을 모은다면 무시하지 못할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故 한상국 중사는]결석 모르는 바닷가 소년… 솔선수범 책임있는 군인“곧 진급” 좋아했는데… 《1975년 충남 보령시 출생. 아내와 부모, 여동생 2명이 있다.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서 민박업을 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바다와 가까웠다. 어머니 문화순 씨(63)는 “아이가 사라져 한참 찾아보면 바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영하거나 낚시를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집에서 4km가 넘는 초등학교까지 걸어서 통학하면서 결석 한 번 안 했을 정도로 성실했다. 집안이 어려워 광천상고(광천제일고의 전신)에 진학하고 대학을 못 갔지만 군소리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의 생계에 도움을 준 효자였다. 집에서 장손인 때문인지 모든 일에 솔선수범했다. 부사관 155기 동기 최훈호 상사(35)는 “늘 앞장서서 동기들을 챙기는 책임감 있는 친구였다”고 말했다. 해군에 자원해 2001년 8월 참수리 고속정 357호의 조타장이 됐다. 사고 닷새 전인 2002년 6월 24일 어머니에게 전화해 “일주일만 있으면 중사 계급을 단다”며 좋아했지만 새 계급장을 달지 못했다.》 피말린 41일간의 ‘실종’軍-청와대에 전화… 편지… “심한 수색 北자극” 답변“교전이 나던 그날 남편은 이미 죽었던 거예요. 그걸 모르고 41일간 피를 말리며 기다렸죠. 천안함 46용사 가족들의 아픔은 누구보다 우리가 잘 이해합니다.”2002년 제2연평해전 용사인 고 한상국 중사(당시 27세)의 부인 김종선 씨(36)는 사고가 난 뒤 41일 동안 남편을 기다렸다. 처음에는 살아있기를 바랐지만 나중에는 시신만이라도 나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제2연평해전 당시 실종됐던 조타장 한 중사의 시신은 41일 만인 2002년 8월 9일 발견됐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은 수중작전을 통해 침몰 고속정에서 시신을 찾았다. 얼굴은 그을린 데 하나 없이 깨끗했지만 옆구리에는 주먹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북한군의 공격이 있던 날 참수리 357호정에 타고 있다가 전사한 4명은 곧바로 장례를 치렀지만 김 씨는 남편의 시신을 찾지 못해 한동안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천안함 사건 때 46인의 영정이 함께한 분향소가 솔직히 부럽더라고요. 저는 40여 일 뒤 혼자 장례를 치렀잖아요….”○ 유일한 실종자, 41일간의 고독한 싸움 2010년 3월 26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학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뉘었다. 전화가 울렸다. 지인이었다. “그 소식 들으셨어요? 해군 초계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침몰했대요.” 가슴이 쿵쾅댔다. 8년 전 같았다. 2002년 6월 29일 아침. 시아버지 한진복 씨(64)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해 북방에서 사고가 터졌다는데 얘(한상국 중사)가 탄 배인지 한 번 봐라.” 급히 TV를 켰다. 참수리 357호정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남편이 탄 배였다. 미친 듯이 전화를 돌렸지만 아는 해군 관계자들의 전화는 모두 불통이었다. 두세 시간이 흐르고 TV 화면에 남편 이름이 떴다. 사망자, 생존자도 아닌 ‘실종자’였다. 남편을 하루라도 빨리 찾기 위해 해군 관계자와 청와대 민원실에 전화하고 편지 쓰는 것이 김 씨의 일과가 됐다. 분명 가라앉는 배와 끝까지 함께했을 텐데 군과 정부는 수색인력을 보강할 기색이 없었다. 한 군 관계자는 “함정을 대거 투입했다가 북한을 자극하기라도 하면 당신이 책임질 것이냐”며 오히려 벌컥 화를 냈다. 김 씨는 맥이 탁 풀렸다. ‘남편이 배 안에, 바다 어딘가에 살아있을지 모르는데…’란 생각만 하면 김 씨는 미칠 것 같았다. 악에 받치자 보란 듯이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다. “‘남편이 이런 사람들 지키려다 그렇게 허무하게 갔는가’ 원망하며 입에 수면제를 털어 넣었죠.” 하지만 김 씨는 다음 날 깨어났다.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美서 느낀 전사자 예우군인유족이면 이방인도 배려… 6·25행사장 가장 상석 배정○ 미국에서 본 전사자 예우 김 씨는 2005년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김 씨가 미국으로 간 것은 제2연평해전 직후 ‘미국 매사추세츠 주 한국전쟁 기념물 건립위원회’와 맺은 인연 때문이었다. 2003년 김 씨는 매사추세츠 주 우스터라는 도시에서 한국전쟁 기념물 건립위원회 창립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해 보고 싶어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그곳에서 본 군인에 대한 국가사회적 예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일개 외국인일 뿐인 내가 한국에서 온 전쟁 유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행사에서 가장 상석인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옆자리를 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우리의 형제애(our brothership)’라는 배지 1000개를 만들어 위원회에 선물했더니 기부금 기탁자들을 새기는 벽돌에 6명의 전사자 이름을 새겨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씨는 우리 정부의 전사자에 대한 무관심에 크게 실망한 터였다. “내 남편이 죽음으로써 지키고자 한 국민, 정부가 남편 죽음의 가치를 몰라주는 데 큰 배신감을 느꼈어요. 이런 나라에 살아서 뭐하나 싶었죠.” 불법체류자 신세로 홀로 뉴욕 주 퀸스에 정착한 김 씨는 3년간 청소, 식당일 등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서 2008년 한국으로 되돌아왔다.되찾고 싶은 명예 사고 이틀뒤가 진급일인데 추서 계급 ‘상사’ 됐어야… ○ “남편이 대우 받는 그날까지…” 김 씨는 국가보훈처 서울지방보훈청의 소개로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기 시작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올해 2월 그만뒀다. 요즘은 야간대로 문헌정보학을 배우러 다닌다. 남편의 사건 이후 각종 언론과 상대하면서 느꼈던 답답함을 떨치기 위해 사이버대에서 언론정보학을 공부하기도 했던 김 씨는 귀국 후 관심의 폭을 넓혔다. 김 씨는 천안함 침몰사건을 계기로 오랫동안 접었던 싸움을 재개하려 한다. 사고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7월 1일이 진급 예정일이었던 남편은 8월 9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천안함 침몰사건 때처럼 실종 상태로 진급예정일을 맞았으니 사망 시점을 7월 1일 뒤로 해줬으면 남편도 중사로 진급했을 것”이라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그러면 추서계급까지 합쳐 최종적으로 남편은 상사를 달게 된다. 김 씨는 “보상금을 더 원하거나 대단한 명예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저 우리 남편이 당연히 받아야 했을 공로의 인정과 예우, 그거면 족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귀하는 불가피한 대전(對戰) 시 국방의무를 위하여 징집될 수 있음을 통보합니다.’ 20일 오후 1시경 강모 씨(30)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쟁이라도 나면 예비군 징집령이 내리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던 차였다. 강 씨는 문자의 발신번호로 전화했고 “국방부 민원실입니다”라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 씨는 민원실 직원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직원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황당해했다. 장난 문자라는 사실을 안 강 씨는 가슴을 쓸어내린 뒤 자신의 블로그에 이날 겪은 일을 올리면서 문자 내용을 ‘예비군 연대로 신속히 집결바랍니다’로 바꾸고 문자 사진까지 첨부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국방부 민원실은 쇄도하는 문의 전화로 홍역을 치렀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방부를 사칭해 지인 30여 명에게 허위문자를 돌리고 발신번호도 조작한 강 씨의 대학 문예창작과 후배 최모 씨(26)를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통신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블로그 글에 ‘장난 문자’임을 밝힌 강 씨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귀하는 불가피한 대전(對戰)시 국방의무를 위하여 징집될 수 있음을 통보합니다.' 20일 오후 1시경 강모 씨(30)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랬다. 안 그래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쟁이라도 나면 예비군 징집령이 내리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던 차였다. 강 씨는 문자의 발신번호로 전화했고 "국방부 민원실입니다"라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 씨는 민원실 직원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직원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황당해했다. 장난 문자라는 사실을 안 강 씨는 가슴을 쓸어내린 뒤 자신의 블로그에 이날 겪은 일을 올리면서 문자 내용을 '예비군 연대로 신속히 집결바랍니다'로 바꾸고 문자 사진까지 첨부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국방부 민원실은 쇄도하는 문의 전화로 홍역을 치렀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방부를 사칭해 지인 30여 명에게 허위문자를 돌리고 발신번호도 조작한 강 씨의 대학 문예창작과 후배 최모 씨(26)를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통신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블로그 글에 '장난 문자'임을 밝힌 강 씨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했다. 경찰조사에서 최 씨는 "점심 먹고 방에 있다가 장난 문자를 돌릴 생각이 났다"며 "지인들을 놀라게 할 작정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천안함 희생 장병인 민평기 상사의 아버지 민병성 씨(71) 집에 14일 집배원이 찾아왔다. 충남 부여군 민 씨가 사는 마을 인근에 민가라고는 민 씨 집 하나라 평소 사람 발길이 뜸하고 집배원이 찾아오는 일도 거의 없었다. 의아해하며 건네받은 편지봉투를 뜯자 ‘학교발전기금 기탁영수증’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민 씨는 지난주 일을 떠올리며 무릎을 쳤다.지난주 민 씨 집에 8명의 손님이 찾았다. 아들 민 상사의 모교 부여고에서 온 교장과 교감, 교사, 그리고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교장은 민 씨와 부인 윤청자 씨(67)에게 인사를 한 뒤 “별것 아니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조금씩 모았다”고 말했다. 부부가 아무리 고사해도 소용없었다. 그들은 “저희 손으로는 도저히 도로 들고 가지 못하겠다”며 사정했다. 별 수 없이 봉투를 받은 민 씨 부부는 교장 일행이 돌아간 뒤 봉투를 열어봤다. 120만여 원이 들어 있었다.다음 날 민 씨는 읍내의 부여고를 찾았다. “어렵게 공부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장학금에 보태 달라”며 교장에게 전날 받은 봉투를 내밀었다. 교장이 몇 번 거절해도 민 씨는 막무가내였다. 어쩌지 못하고 봉투를 받아든 교장은 민 씨가 돌아간 뒤 봉투를 열어봤다. 120만여 원이 아니라 15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우리 애 후배들 코 묻은 돈 우리가 받아서 어떻게 쓰겠어요.” 윤 씨는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 마음이 고맙기도 해서 30만 원 더 넣어 돌려 드렸다”고 말했다.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2)도 1일 나 상병의 모교인 서울 마포구 광성고에서 조의금을 받았다. 이날 나 씨는 광성고 교장실에서 받은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돌려줬다. 그는 “학교에서 분향소를 차려 모은 모양인데 장학금으로 쓰라고 돌려 드렸다”며 “아들도 그걸 더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나현민 상병 이름으로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동영상 = 故 ‘천안함 46용사’…국민 품에 잠 들다}
5일 오후 9시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하철 7호선 남성역 근처. 친구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다가 홀로 돌아오던 중학교 2학년 한모 양(14)을 낯선 청소년 두 명이 막아섰다. 이들은 “친구가 잃어버린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애가 너랑 똑같이 생겼다”며 한 양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오토바이를 도둑맞은 친구와 만나 확인하자”며 한 양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끌고 간 이들은 아무도 없는 23층 옥상에 이르자 순식간에 강도강간범으로 돌변했다. 이들은 한 양을 협박해 5600원을 빼앗은 뒤 1시간 동안 한 양을 성폭행했다. 한 양은 오후 10시 45분께 23층 비상계단 창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한 양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친 이모 군(15)을 강간치사와 강도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공범 염모 군(16)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출청소년인 이들은 2009년 8월부터 서울 광진구와 송파구, 경기 하남시 등을 전전하며 청소년을 상대로 200만 원의 금품을 빼앗아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한 양이) 우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망가려다 떨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군이 한 양을 강간한 직후 한 양 휴대전화를 옥상 출입문 앞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해 자살을 위장하려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한 양의 휴대전화가 출입문 앞에 가지런히 놓인 것을 보고 자살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 이 군이 ‘아파트에 올라가지 않았다’거나 ‘한 양과 가족에 대해 상담을 나눴을 뿐’이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계속한 것을 볼 때 ‘아파트를 내려온 뒤 한 양이 떨어졌다’는 진술도 거짓일 가능성이 있어 추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한 양 부모는 “밝고 명랑하던 아이라 강간 한 번으로 자살할 리 없다”며 “가해 학생들이 떨어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천안함 침몰사건 희생 장병인 고 민평기 상사(34)의 어머니 윤청자 씨(67)는 충남 부여군 은산면의 한 시골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인터넷도 컴퓨터도 없는 시골집에서 평생 가족과 땅만 보며 살았다. 그런 윤 씨가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때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향해 울부짖었다.“의원님, 북한에 왜 퍼주십니까. 쟤들이 왜 죽었습니까. 이북 ×들이 죽였어요. (북한에 돈) 주면 무기만 만들어서 우리 국민 더 죽으라고 이거(대북지원) 주장하십니까. 이북 주란 말 좀 그만하세요. 피가 끓어요.”다음 날 강 대표는 평화방송(PBC)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계속 ‘북한 소행’이라고 몰아가고 있으니까 할머니께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라며 “대북 퍼주기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12일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 천안함 특별위원회 2차 회의를 참관하려고 상경한 윤 씨를 만났다.“난 일개 촌부(村婦)로 일자무식입니다. 하지만 바보천치는 아니에요. 정치는 몰라도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는 압니다.”평소 TV 뉴스도 보지 않던 윤 씨는 강 대표의 라디오 발언도 고등학생 손녀의 연락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손녀는 “인터넷에 할머니가 멋모르고 잘못 이야기한 것처럼 말해요. 할머니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라며 울먹였다. 윤 씨는 “국회의원한테 대든 게 죄라면 죄고 벌도 달게 받을 테지만 나는 잘못 말한 게 없으니 무섭고 속상할 것 없다”고 손녀를 달랬다.소중한 막내아들을 잃은 윤 씨는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에 영결식장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한마디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힘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국회의원들에게는 원인을 밝히고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을 벌 줄 수 있는 힘이 있지 않느냐”며 “평소 강 대표가 속한 당이 북한을 돕자는 주장을 많이 한다기에 돕자고만 하지 말고 사건 원인 규명에도 힘써 달라고 부탁드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윤 씨도 북한동포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부터 들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 뒤에는 미운 감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가족과 땅밖에 모르던 윤 씨는 어느새 앞에 나서 목소리도 높이고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이 됐다. “오늘은 공동모금회에 46용사들 이름으로 소중한 뜻을 행사할 재단을 만들도록 도와 달라는 말을 전하려고 왔다”는 윤 씨는 “우리 아들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동영상 = 국민 품에 잠긴 故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1980년대 초 이름을 날린 ‘대도(大盜) 조세형’이 장물아비로 또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남의 집에서 훔친 물건을 팔아주고 돈을 챙긴 조세형 씨(72)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장물알선 혐의로 붙잡아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씨는 어릴 적 보육원에서 만난 남모 씨(66) 등과 함께 강도범 노모 씨(58)가 2009년 4월 훔친 귀금속 1000여 돈(시가 1억1000만 원)을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팔아주고 수고비로 1000만 원을 챙겼다. 노 씨는 조 씨가 청송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방을 같이 쓴 감방 동료였다. 경찰은 조 씨가 “내연녀와 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붙잡힐 당시 내연녀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신처에 묵고 있던 조 씨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70대의 노구에도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망쳤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다리미 등 둔기를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조세형은 1970, 80년대 부유층 자택에서 2.2캐럿짜리 물방울다이아몬드 등 수억 원대의 금품을 털어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나눠줘 ‘현대판 홍길동’으로 불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980년대 초 이름을 날린 '대도(大盜) 조세형'이 장물아비로 전락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남의 집에서 훔친 물건을 팔아주고 돈을 챙긴 조세형 씨(72)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장물알선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조 씨는 어릴 적 고아원에서 만난 남모 씨(66) 등과 함께 강도범 노모 씨(58)가 2009년 4월 훔친 귀금속 1000여 돈(시가 1억1000만 원)을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팔아주고 수고비로 1000만 원을 챙겼다. 노 씨는 조 씨가 청송감호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방을 나눠 쓴 룸메이트였다. 경찰은 조 씨가 "내연녀와 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붙잡힐 당시 내연녀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신처에 묵고 있던 조 씨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70대의 노구에도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망쳤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다리미 등 둔기를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조세형은 1970~80년대 부유층 자택에서 수억 원대의 금품을 털어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나눠줘 '현대판 홍길동'으로 불렸다. 대담한 절도행각으로 대도란 별칭을 얻은 조 씨는 1982년 체포돼 감호소에서 15년을 보낸 뒤 출소해 미모의 여성 사업가와 결혼하는 등 많은 화제를 낳았다.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분홍색 티셔츠, 하얀 스키니 면바지, 하늘색 재킷에 반 묶은 머리. 교재 두 권을 든 ‘피겨여왕’ 김연아(20)는 오래간만에 ‘본드걸’이 아닌 ‘고려대 09학번 체육교육과 학생’으로 돌아갔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온 김연아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를 찾았다. 사범대 교육관에서 진행된 장남제 교수의 ‘스포츠심리학’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김연아는 수업에 앞서 본관에서 이기수 총장과 남상구 교무부총장, 김한겸 학생처장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총장은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남자친구도 사귀고 대학 생활 4년 동안 인생에서 지도자로 커 나가기 위해 외국어도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류태호 사범대 체육교육과 학과장은 김연아에게 파커 파머가 쓴 ‘가르칠 수 있는 용기(The Courage of Teach)’ 원서와 번역서를 선물하고 자신이 쓴 편지를 건넸다. 이날 수업을 듣기 위해 바쁘게 교실로 이동하는 김연아를 수많은 학생이 뒤쫓았다. 이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사랑해요” 등을 외쳤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연아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수업에 지각해 10시 40분경 강의실에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김연아입니다. 수업에 늦게 들어와서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한 김연아는 10분간 강의를 들은 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실종자 수색을 하다 순직하신 분, 고맙습니다. 모두 그분을 위해 묵념합시다.”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머무는 실종자 가족 300여 명은 30일 숙연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작업에 투입된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소속 한주호 준위(53)가 잠수병으로 순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이들은 고인을 애도하며 조의와 감사를 표했다. 이날 오후 7시경 실종자 가족 대표단을 선정하기 위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실종자 가족들은 1분여 동안 한 준위를 위해 묵념을 했다. 닷새째 실종자의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려온 가족들은 이날 비록 극적인 구조 소식을 듣지 못해 실망이 컸지만 위험한 수중 여건에도 자신의 몸을 던져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고인의 숭고한 ‘살신성인’ 정신을 기렸다. 실종자 김태석 중사의 처남 이용기 씨는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 과정에서 숨진 해군 잠수요원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이 사고로 실종자 구조탐색작업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박석원 중사의 작은 아버지 박정규 씨는 “다들 한 준위의 순직 소식에 마음이 어수선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며 “실종된 장병 모두 내 자식, 내 조카, 내 아들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임재엽 하사의 매형 김현우 씨는 “뉴스도 보고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안타까움을 전하는 덧글을 단 것도 봤다”며 “함대 내에 있는 가족 모두 조의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실종자 수색작업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어 생환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더 지쳐 가고 있다. 산소 공급이 끊긴 밀폐 공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계시간 69시간을 이미 하루 넘겼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솔직히 가족들 사이에서도 살아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만 시간이 자꾸 가 안타깝다”며 “차라리 빨리 시신이라도 수습했으면 좋겠다”고 지친 모습으로 말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이제 모두 지친 분위기”라며 “친척들 가운데는 돌아간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함미 구조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언론보도와 제2사령부 강당 내에 설치된 구조상황 게시판을 수시로 확인함은 물론 실종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선 내 위치를 가늠해 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놓지 못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단 1% 희망이라도 있다면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가족들은 전체회의를 열고 단일 대표단을 구성했다. 백령도에 갔던 가족들 18명 전원이 헬기를 타고 제2사령부로 복귀함에 따라 실종자 가족회의를 열고 이들의 뜻을 공식적으로 전할 대표단을 뽑았다. 손수민 하사의 삼촌 손시열 씨 등 5명이 공동대표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가족들이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취재와 오보 때문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며 “앞으로 대표단이 해군 당국 및 언론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 마포구 염리동 재개발지구 안에 위치한 한서초등학교. 이 학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전교생의 11%에 달했다. 하지만 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학년도 전국학업성취도평가’에서 교과 평균점수 등이 크게 오른 상위 12개교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2008년 61명에서 지난해 16명으로 줄었다. 65년 역사의 한서초등학교는 지난해 문영혜 교장(56·여)이 처음 부임했을 때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다. 재개발지구 안에 있는 이 학교는 535명이었던 학생 수가 주민들이 수시로 이사를 가면서 1년 사이 400여 명으로 줄었다. 인근에 이렇다 할 학원도 없었다. 문 교장은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들의 의욕을 북돋워주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문 교장은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인턴교사들을 채용해 방과후 학교와 교재 작성 등 부가업무를 맡기고 일반 교사들은 수업과 학급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교사 한 명당 맡아야 할 학생 수가 25명까지 줄었다. 교사들이 학업에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교사들도 의욕적으로 바뀌었다. 교장과 교감도 교육 일선에 나섰다. 문 교장은 ‘생활영어인증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3∼6학년 학생 300여 명과 직접 만났다. 누구든 일과 중 편한 시간에 교장·교감실을 방문해 학교가 지급한 생활영어 교재 구절을 외우고 검사를 받도록 한 것. 열심히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부상으로 상훈이 찍힌 캐릭터 연필과 공책을 수여했다. 부진한 아이들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방과후 학교를 활용해 무료 기초학력배양교실인 ‘디딤돌교실’과 ‘다짐교실’을 열었다. 3∼6학년 학생들 가운데 시험을 거쳐 전 과목 성적이 고르게 부진한 학생들 40여 명이 이곳에서 수준별로 기초교육을 받았다. 지난여름 디딤돌교실에 4학년 자녀를 보낸 김모 씨(42·여)는 “아이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아이가 전보다 자신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것을 보니 매우 좋다”고 기뻐했다. 부모가 맞벌이하는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사랑교실’도 만들었다.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마포구의 지원을 받아 논술 영어 컴퓨터 미술 등 교과수업까지 진행했다. 일에 치여 자녀 교육에 신경 쓸 새 없는 저소득가정이나 편부모·조손가정 학생에게 입교 우선권을 줬다. 문 교장의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학교 안에 만화방도 열고 도서실에서 빌린 책을 점수처럼 적립할 수 있는 ‘독서통장’도 만들었다. 점수가 쌓이면 만화방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 교장은 “전보다 자신감에 찬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생활영어인증제’ 교장-교감도 수업 / 서울 마포 한서초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렸다. 교사들이 더 많은 학생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방과후학교나 영어수업 등에 인턴·전담교사들을 추가 채용했고 이들이 일반 교사들과 함께 각각의 학생에게 맞춘 교재를 만들었다. 교장과 교감도 수시로 학생들과 만나 ‘생활영어인증제’로 영어도 가르치고 아이들의 얼굴도 익혔다.■ 인턴교사 활용 부족한 점 채워 / 강원 원주 관설초 학생 개개인의 부진 요소를 면밀히 파악해 맞춤 학습을 한 것이 학력 향상의 가장 큰 비결이다. 기존 교사들은 물론 인턴교사 3명을 영입해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 주변에 학원 시설이 없고, 보육시설 아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교사들 ‘학력증진 동아리’ 만들어 / 충북 청원 만수초 학생 개인 진단 및 지도계획을 수립하고 표준화 검사를 통해 맞춤형 지도를 위한 모형을 찾았다. 학습 정보를 모든 학부모에게 제공해 개인별 학습 이력도 철저히 관리했다. 교사 및 인턴교사들이 주축이 된 무료공부방을 방과 후 운영하고 학력향상을 위한 교사 동아리인 ‘기초학력 증진 동아리’도 만들었다.■ 다문화 학생에 일대일 보충학습 / 전북 군산 옥산초 지난해 9월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분석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력이 대체적으로 낮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지도 방안을 마련했다. 학생 수준에 맞는 일대일 보충학습지도를 한 것은 물론 월 1회 부진 학생 가정을 방문해 상담과 부모 교육을 병행했다. ■ 기초는 인턴-교과는 담임 ‘분담’ / 전남 나주 금천초 다중지능, 학습전략, 성격검사 등 다양한 진단도구를 활용해 개개인의 학습 저해 요인을 파악한 뒤 ‘배움교실반’을 운영했다. 기초학습 부진 학생은 인턴교사가, 교과학습 부진 학생은 담임교사가 각각 전담지도를 하면서 성과가 컸다. 인턴교사가 정규수업 보조교사 역할을 하면서 수업의 질도 높아졌다. ■ 형편 어려운 집 ‘학부모 교사’ 지원 / 경북 예천 용문초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하거나 독서지도사 자격증 등이 있는 학부모 3명을 ‘개인교사’로 참여시킨 것이 주효했다. 이들 교사는 다문화가정이나 조손가정의 학생 등을 맡아 개인교사로 활동했다. 이들이 인성교육과 학습지도를 함께 실시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 목표달성 ‘명예의 전당’ 운영 효과 / 제주 서귀포 토평초 ‘명예의 전당’을 운영해 학생들의 성취도를 자극한 점이 주효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물론이고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줬다. 특히 성적 부진 학생을 특별 관리하는 담임교사 책임지도제를 운영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 가정 방문해 학습저해 요인 분석 / 제주 서귀포 흥산초 학업성적 미달률이 20∼30%에 이를 정도로 부진 학생이 많았다. 하지만 다중지능검사 등을 비롯해 교사가 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뒤 ‘훌쩍 자라는 땅콩반’을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교사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맞춤형 지도를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 ■ 모든 교사가 자체 수업교재 개발 / 경기 파주 문산북중 2008년부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의 모든 교사가 방학 동안 자체 수업교재를 만들게 했다. 선생님이 만든 교재여서 학생들이 어떤 교재보다 우선시하는 등 관심도가 컸다. 일부 교사가 반발하기도 했지만 분명한 효과가 있는 방법이어서 소신대로 강행한 게 학력 신장의 비결이다. ■ 수준별 교재로 방과후 수업 성과 / 충북 괴산 청천중 전교생이 52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지역 소규모 중학교로 학력신장 1순위 학교가 된 비결은 ‘인성교육’과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다. ‘아름다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마음공부’라는 인성록 작성과 특기적성에 맞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방과 후 수준별 교재를 이용한 맞춤형 수업 등이 성과를 냈다. ■ 15명씩 나눠 과목별 맞춤 수업 / 대구 달성 다사고 전교생 530여 명 가운데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90명을 대상으로 15명씩 6개 조로 나눠 주요 과목에 대해 맞춤형 수업을 한 것이 주효했다. 매일 과목별로 과제를 부여하고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했다. 맞춤형 수업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교사들을 학습지도법이 뛰어난 학교로 보내 벤치마킹을 하도록 했다. ■ 하루 단위 계획 학생 스스로 관리 / 전남 완도 고금고학생들에게 일, 월, 연 단위 과목별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관리토록 한 뒤 개별 상담을 한 게 효과가 컸다. 입학 예정자들을 상대로 겨울방학 특별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학생 선발과 기숙사 입사자 선정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대학생 선배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는 멘터링 학습도 한몫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조합원들의 민주노동당 가입 의혹 등을 수사해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수사대상자 292명 가운데 284명을 민노당에 가입하거나 후원금을 내는 등 정치활동을 해온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의 송치 내용을 토대로 기소된 전원에 대해 재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조사 결과 기소된 284명은 정당에 당비만 납부한 경우가 170명, 정당에 가입하고 정치자금을 정기 기부해 정당법, 정치자금법을 동시 위반한 간부는 112명, 정당 가입만 확인된 간부는 2명이다. 지난해 12월 31일 민노당의 인터넷 투표사이트에 대해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한 경찰은 간부 114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로그인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의 당원번호도 모두 확보했다. 정기적인 돈 납부 사실만 확인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간부는 170명이다.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죄 공소시효 기간인 5년 내 자동이체서비스(CMS) 거래기록을 살펴 이들 170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민노당 명의의 계좌로 꾸준히 돈을 내온 사실을 확인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과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도 284명 가운데 포함됐다. 정 위원장은 투표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정치자금까지 꾸준히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양 위원장은 투표사이트 로그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정당법 위반 혐의는 피했다. 292명 중 남은 8명 가운데 해외 체류 중인 1명을 뺀 7명은 퇴직 후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자금을 냈고, 1명은 캐나다 이민으로 연락이 끊겨 기소중지됐다. 이들은 교사나 공무원은 아니지만 선관위에 미등록한 민노당 계좌로 돈을 넣었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됐다. 미등록계좌인지 모르고 돈을 넣었다면 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불법 여부를 알고 행동했다는 충분한 정황이 있어 조만간 검찰과 기소 여부를 협의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송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교조, 전공노 간부들에 대한 조사는 끝났지만 민노당의 미등록계좌를 관리한 당 회계책임자 3명과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 물품을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당직자 3명의 조사는 시작도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4∼7일 민노당 웹 사이트의 서버가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 KT 인터넷데이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집행했지만 오병윤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 3명이 1월 27일과 2월 6일 두 차례에 걸쳐 하드디스크 19개를 반출해 아무 증거도 수집하지 못했다. 당 회계책임자이면서 반출을 주도한 오 사무총장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전교조와 전공노 조합원들의 민노당 가입이 조합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야 할 과제다. 경찰 관계자는 “292명 가운데 조사한 291명이 모두 묵비권을 지켜 수사에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한국자유총연맹은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대강당에서 열린 2010년 정기총회에서 박창달 현 회장(64·사진)을 3년 임기의 제1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국내 초전도체 분야 최고 석학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서강대 물리학과 이성익 교수(58·사진)가 24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자신이 사는 아파트 화단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고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편지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이 교수가 연구에 대한 심적 부담을 못 이기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교수가 컴퓨터로 작성해 인쇄한 편지에는 그의 서명과 함께 “물리학을 너무 사랑했는데 잘 못해서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인 장모 씨(57)는 “초전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을 꿈꾸던 사람인데 최근 새로운 초전도 물질이 등장하면서 본인이 뒤처진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심적으로 힘들어했고 1년 전부터 불면증으로 통원치료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1981년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1997년부터 정부 지정 창의적연구진흥사업 초전도연구원의 단장을 지냈고 2008년부터는 포스텍에서 모교인 서강대로 옮겨 초전도체 연구에 매진했다. 2004년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 학술상을 받고 2006년에는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국과학상 물리학 부문 수상자로 뽑힌 이 교수는 국내 초전도체 연구분야의 1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와 함께 근무했던 교수들은 이 교수가 포스텍에서 모교로 옮겨온 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적이 떨어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한 동료교수는 “실험교수들이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에는 당연히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가 이번 겨울방학 동안에만 두세 번 해외 강연회와 콘퍼런스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다른 나라 학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면서 더 큰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사진)이 23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본교 국제관 애경홀에서 제9대 총장으로 취임한다. 행사에는 이남주 동원육영회 이사장과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슬람 무장단체 요원으로 의심되는 파키스탄인의 밀입국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외사국은 이 용의자가 3년 전 자신의 사망증명서까지 제출하며 ‘신분 바꿔치기’를 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2003년 8월 입국한 파키스탄 출신 A 씨(31)가 2008년 7월까지 한국과 파키스탄을 17차례나 오가는 과정에서 친형(36) 이름으로 정식으로 발부받은 여권에 자신의 사진을 붙인 이른바 ‘위명(僞名)여권’을 사용한 사실을 적발해 A 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본보 20일자 A12면 참조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A 씨는 2007년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밀입국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A 씨가 2001년 9월 자신의 여권으로 처음 입국해 이듬해 비자가 만료됐는데도 불법 체류를 하다 2003년 6월 강제 추방당한 적이 있어 당시 위명여권 사용 여부를 추궁당했다. 하지만 A 씨는 파키스탄 정부가 발행한 자신의 사망증명서를 제출하며 자신을 형으로 둔갑시켜 무혐의로 풀려났다. ■ 중앙대 ‘제3캠퍼스’ 검단신도시로 확정중앙대가 추진 중인 제3캠퍼스의 건립 터가 인천 검단신도시로 확정됐다. 중앙대는 2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서울캠퍼스에서 박범훈 총장과 안상수 인천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검단신도시 제2지구에 인천캠퍼스를 건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21일 밝혔다. 신캠퍼스는 66만 m²(약 20만 평) 규모로 201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중앙대는 대학과 대학병원 등 교직원과 연구원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퍼스를 짓고 인천시의 검단신도시 ‘6개 구역 특화계획’에 따라 국제 상업업무 복합단지와 복합행정 콤플렉스, 친환경 에너지타운, 아시아경기 체육공원 등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