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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의 톱스타 마케팅을 따라할 계획은 없습니다. 환경보호와 노동권 문제를 생각하는 선진형 북유럽 스타일을 고수해 프리미엄 아웃도어 시장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스웨덴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하글뢰프스)의 피터 패브린 글로벌 대표(사진)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 하그로프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하그로프스는 마무트(스위스), 아크테릭스(캐나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3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꼽힌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에 진출한 지는 이제 갓 2년을 넘겼다. 한국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하그로프스는 지난 2년 동안 경쟁 아웃도어 브랜드와는 달리 TV 광고를 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성장세가 꺾인 한국 아웃도어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대신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유럽에 비해 아웃도어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한국 시장을 공략할 방법으로는 한국에서 올해 론칭한 ‘1914 컬렉션’의 강화를 꼽았다. ‘1914 컬렉션’은 일상생활에서도 아웃도어 의류를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 패브린 대표는 “전문 스키복에서 출발한 몽클레어 패딩이 길거리 패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디자인 때문”이라며 “일상생활뿐 아니라 등산 자전거타기 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서 활용 가능한 멀티형 제품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브린 대표는 또 하그로프스의 핵심 경영가치로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생산 공정에 재활용 원단을 활용하고, 공정한 노동환경에서 친환경인증을 받은 제품을 생산해 유통하겠다는 것. 그는 “같은 가격에 비슷한 기술이 접목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많다”며 “환경보호와 노동자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소비자에게 왜 우리 제품을 사야 하는지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현대百, 순직 경찰관 자녀에 1억7500만원 장학금현대백화점그룹은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사에서 순직 경찰관 자녀 70명을 돕기 위한 ‘파랑새장학금’ 총 1억7500만 원을 경찰청에 전달했다.■ 기업은행, 캄보디아-인도네시아 사무소 열어IBK기업은행은 동남아 지역 영업망을 확대하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기업은행은 사무소를 통해 현지 정보를 수집한 뒤 향후 지점을 설립하거나 현지 은행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130개 디저트 판매 ‘몽상클레르’ 국내 개장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일본 도쿄의 유명 디저트 브랜드인 ‘몽상클레르’의 점포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 내에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몽상클레르’는 일본의 유명 제빵사인 쓰지구치 히로노부 씨가 만든 브랜드로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풍의 케이크 전문점인 몽상클레르에서는 130종의 디저트 메뉴를 제공한다.}

올 한 해(1∼11월 기준) 동안 홈쇼핑에서는 실용적이며, 합리적 가격대의 상품을 선호하는 ‘불황형 소비’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5개 홈쇼핑 업체가 15일 각각 발표한 2014년 베스트셀러 상품 목록에서 드러난 것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의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대의 패션·이미용 제품이 차지했다. 패션 분야에서는 개성을 살린 과감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검정, 회색 등 단색에 기본적인 디자인을 갖춘 옷이 인기를 끌었다. CJ오쇼핑에서 올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국내 패션 브랜드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대표적이다. CJ오쇼핑 측은 “간결한 디자인과 무채색 컬러 등이 (‘구매 실패’를 두려워하는)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자 심리에 어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셀리아’(2위), ‘바이엘라’(3위), ‘나탈리쉐즈’(5위), ‘NY212’(7위) 등도 검은색과 회색, 흰색 등 단조로운 톤의 기본형 제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GS샵에서는 10만 원 내외의 합리적 가격대인 패션 브랜드인 ‘스튜디오 보니’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총 70만 세트가 판매된 이 브랜드 제품은 캐주얼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기본형 디자인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대의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비싼 기초화장품 대신 저렴한 색조화장품이 잘 팔리는 불황기의 특성도 나타났다. CJ오쇼핑에서는 색조화장품 카테고리의 주문 금액이 지난해보다 20% 상승했다. GS샵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베스트셀러 2위에, ‘베리떼 에어쿠션’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립틴트 등 저렴한 색조 상품도 높은 매출을 올렸다. 전문숍에서 고가의 관리를 받는 대신에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셀프 관리를 하게 해 주는 이미용 상품도 인기가 높았다. NS홈쇼핑에서 올해 가장 잘 팔린 제품은 가정용 피부관리 화장품인 ‘엘렌실라 달팽이’ 라인이었다. 염색약 없이도 가벼운 붓질로 새치머리를 가려주는 ‘엘크릿 헤어틴트 브러쉬’가 2위, 연장 시술 없이도 속눈썹을 연장한 것 같은 효과를 내 주는 ‘신데렐라 마스카라’가 3위에 올랐다. 이런 소비 성향은 불황에 부담 없는 비용으로 자기만족을 높이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작은 사치’ 성향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함으로써 푸는 ‘셀프 기프팅(Self Gifting)’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15일 발표한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성인 고객 1000명 가운데 95%가 ‘나를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도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답한 이들의 비중은 96%로 올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 지출 비용이 지난해(평균 48만 원)보다 30% 가까이 적은 35만 원으로 낮아졌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올 한 해(1~11월 기준) 동안 홈쇼핑에서는 실용적이며, 합리적 가격대인 상품을 선호하는 ‘불황형 소비’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5개 홈쇼핑 업체들이 15일 각각 발표한 2014년 베스트셀러 상품 목록에서 드러난 것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의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대의 패션·이미용 제품이 차지했다. 패션 분야에서는 개성을 살린 과감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검정·회색 등 단색에 기본적인 디자인을 갖춘 옷이 인기를 끌었다. CJ오쇼핑에서 올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국내 패션 브랜드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대표적이다. CJ오쇼핑 측은 “간결한 디자인과 무채색 컬러 등이 (‘구매 실패’를 두러워 하는)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자 심리에 어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셀리아’(2위) ,‘바이엘라’(3위), ‘나탈리쉐즈’(5위), ‘NY212’(7위) 등도 검정색과 회색, 흰색 등 단조로운 톤의 기본형 제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GS샵에서는 10만원 내외의 합리적 가격대인 패션 브랜드인 ‘스튜디오 보니’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총 70만 세트가 판매된 이 브랜드 제품은 캐주얼 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기본형 디자인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대의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비싼 기초화장품 대신 저렴한 색조화장품이 잘 팔리는 불황기의 특성도 나타났다. CJ오쇼핑에서는 색조화장품 카테고리의 주문금액이 지난해보다 20% 상승했다. GS샵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베스트셀러 2위에, ‘베리떼 에어쿠션’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립틴트 등 저렴한 색조 상품도 높은 매출을 올렸다. 전문샵에서 고가의 관리를 받는 대신,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셀프 관리를 하게 해 주는 이미용 상품도 인기가 높았다. NS홈쇼핑에서 올해 가장 잘 팔린 제품은 가정용 피부관리 화장품인 ‘엘렌실라 달팽이’ 라인이었다. 염색약 없이도 가벼운 붓질로 새치머리를 가려주는 ‘엘크릿 헤어틴트 브러쉬’가 2위, 연장시술 없이도 속눈썹을 연장한 것 같은 효과를 내 주는 ‘신데렐라 마스카라’가 3위에 올랐다. 롯데홈쇼핑에서는 헤어 트리트먼트 기능이 들어간 샴푸인 ‘허니블룸 by 태양’이 판매량 4위를, 머리의 볼륨을 살려주는 ‘SS샤이니’ 고데기가 7위를 차지했다. 이런 소비 성향은 불황에 부담 없는 비용으로 자기만족을 높이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작은 사치’ 성향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기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함으로써 푸는 ‘셀프 기프팅(Self Gifting)’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15일 발표한 고객 설문 조사결과에서는 성인 고객 1000명 가운데 95%가 ‘나를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도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답한 이들의 비중은 96%로 올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 지출비용이 지난해(평균 48만원)보다 30% 가까이 적은 35만원으로 낮아졌다.최고야기자 best@donga.com}
신혼부부들이 결혼식을 피하는 윤달(10월 24일∼11월 21일)이 끝나자 해외 신혼여행 예약이 몰리면서 혼수업계뿐만 아니라 여행업계와 유통업계까지 덩달아 미소 짓고 있다. 인터파크 투어는 윤달이 끝난 지난달 22일부터 12월 말까지 허니문 여행상품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윤달이 끝나자 혼수를 준비하는 신혼부부가 늘면서 관련 유통업계의 매출도 증가했다. 윤달 기간에 신세계백화점의 가구와 홈·리빙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1%, 2.2%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가구는 2.1%, 홈리빙제품은 5.1% 매출이 증가했다. 윤달 기간에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8% 증가하는 데 그쳤던 가전제품 역시 윤달이 끝나고 나서는 10.8% 증가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한국산 자동차, 가전제품의 수출길이 넓어질 뿐 아니라 구스다운(거위털) 점퍼 등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캐나다산 제품들의 수입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FTA 이행준비 절차를 완료했다는 내용의 서신을 캐나다와 교환하고 2015년 1월 1일부터 양국 간 FTA를 공식 발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한국이 캐나다와 FTA 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6개월여 만에 협정을 시행하는 것이다. FTA가 정식 발효됨에 따라 한국 자동차업계가 캐나다에 수출하는 승용차의 관세는 현행 6.1%에서 3년간 단계적으로 감축돼 2017년 1월 1일부터 무관세로 바뀐다. 타이어에 붙는 7%의 세금은 5년간 단계적으로 줄어 2019년 1월 1일 철폐된다. 컬러TV(5%), 세탁기 및 진공청소기(8%) 등에 붙는 관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바로 없어진다.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거위털 점퍼 ‘캐나다구스’ 수입품에 붙는 13%의 관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철폐된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캐나다구스 제품은 올해 1, 2월에 미리 계약해 8월부터 국내에 들여와 팔기 시작한 제품이어서 올겨울에 가격이 곧바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1, 2월에 계약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제품부터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업체인 코넥스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공급된 제품의 경우 이미 국내로 들여와 가격 책정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가격 변화가 없다”며 “내년 제품의 경우 이번 겨울이 끝나면 본사와 협의를 통해 적정한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캐나다구스를 병행 수입해 판매하는 롯데마트 측은 “가격 검토를 통해 캐나다 직수입으로 전환을 하더라도 실제 가격 인하 시기는 내년 겨울부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산 쇠고기에 붙는 40%의 관세는 향후 15년 동안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냉장 돼지고기(22.5%) 및 냉동삼겹살(25%)은 향후 13년 내에 무관세로 바뀐다.최고야 best@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 LG전자, 무게 530g ‘탭북 듀오’ 예약 판매LG전자는 무선 키보드를 장착해 무게가 생수 한 병(530g) 수준인 초경량 ‘탭북 듀오(10T550)’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화면과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어 이동 시에는 태블릿PC 모드로 사용하고, 문서 작업 시에는 노트북 모드로 전환해 쓰면 된다. 22일까지 구매 예약을 하는 고객에게는 무선마우스를 증정한다.■ 신한銀, 표준협회 등 5개 기관 고객만족도 1위신한은행은 올해 한국표준협회, 일본능률협회컨설팅,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생산성본부 등 5개 기관이 주관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씨티銀, 박진회 행장 등 임직원 국수 봉사한국씨티은행은 13일 적십자 서초강남 봉사관에서 박진회 행장과 임직원들이 국수를 직접 만들어 홀몸노인과 조손가정, 장애인가정에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수입 면세 화장품 가격, 오늘부터 인하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일부 수입 화장품의 면세점 가격이 인하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랑콤, 키엘, 비오템, 슈에무라 등 화장품 브랜드 일부 제품의 면세점 판매가격이 15일부터 인하된다. 이에 따라 랑콤의 선크림 제품인 ‘UV 엑스퍼트 SPF50’은 62달러에서 60달러로 가격이 인하되고, 슈에무라의 ‘브라이트닝 클렌징 오일’(450mL)은 82달러에서 79달러로, 비오템의 ‘아쿠아수르스 스킨’(400mL)은 37달러에서 36달러로 가격이 내려간다.}
연중 장난감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어린이날이 있는 주간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주간(12월 19∼2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최근 3년간 장난감 매출을 조사한 결과 크리스마스 주간 매출이 어린이날이 있는 주간(4월 29일∼5월 5일) 매출보다 36.3% 높았다고 14일 밝혔다. 연간 장난감 매출이 가장 높은 상위 10일 가운데 7일이 크리스마스주간이었고, 나머지 3일은 어린이날과 5월 4일, 5월 1일(근로자의 날)이 차지했다. 하지만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날은 어린이날(5월 5일)로, 크리스마스(12월 25일)나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보다 장난감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측은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처럼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 미리 장난감을 구입하는 부모들의 성향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팀장은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부터는 대규모의 완구 할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직장인 송모 씨(27)는 올 겨울휴가 때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규슈로 온천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결국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에 실패했다. 엔화 약세(원화 강세)로 일본을 찾는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관련 상품이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었다. 송 씨는 “일본 대신 태국 방콕이나 필리핀 세부 등 다른 여행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늘어났지만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줄면서 관련 국내 업계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0월 일본으로 떠난 한국인 관광객은 24만9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에 방한한 일본인 관광객(19만335명)은 지난해보다 22.3% 줄었다. 상당수의 일본 패키지여행 상품(9일 기준)은 내년 1월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엔저에 따른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여행 수요 증가에다 학생들의 겨울방학 수요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다. 특히 3박 4일 기준으로 1인당 여행 경비가 50만∼60만 원 수준인 규슈와 오사카 지역의 경우 예약이 마감돼 대기 순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일본으로 떠나는 모두투어의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올 1월 출발 상품에 비해 226% 증가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내년 1월 출발 상품에만 1만8000여 명의 예약이 몰려 올 1월보다 123% 늘어났다. 반면 일본인 여행객 감소로 일본인 매출 비중이 줄어든 유통업체들은 아쉬운 표정이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최근 2년 동안 전체 매출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으로 줄었다. 2012년 일본인 고객 관련 매출은 전체의 25.8%를 차지했지만, 올해(1∼10월)는 그 비중이 12.7%로 뚝 떨어졌다. 신라면세점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0%에서 올해(1∼11월) 7.0%로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외국인 매출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2년 새 15.5%에서 11.4%로 줄었다. 특급호텔에서는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가 더욱 크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특1급)의 경우 2년 전까지는 외국인 투숙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었지만, 올해는 일본인 비중이 20%대로 떨어졌다. 서울 중구의 롯데호텔에서도 2011년 전체 투숙객의 60%에 육박했던 일본인 비중이 올해 25%로 떨어졌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현재 일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일본에서 활약하는 국내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일본 투숙객 끌어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소비자들의 바쁜 생활 패턴에 발맞추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똑똑한 쇼핑 환경 조성을 위해 백화점 업계가 발벗고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차 정산에서 푸드코트 음식 주문까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신세계는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백화점 사은 상품권을 증정하는 모바일 사은행사를 진행했다. 상품권을 받기 위해 일일이 사은행사장을 찾아가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휴대전화로 푸드코트 메뉴를 주문·결제하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 전자지갑 앱인 ‘S월렛’에서 메뉴를 선택하면 신용카드 결제가 진행된다. 점포당 주말 평균 푸드코트 이용객 수는 3000여 명으로 최대 30분이 넘는 계산 대기 시간을 없애 고객의 편리함을 높였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중구 본점과 용인 수지구 경기점에서는 상품 구매와 동시에 주차비가 정산되는 ‘자동 주차정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상품을 계산할 때 주차된 차량 번호를 등록하면 구매 금액에 따라 자동으로 무료 주차 시간을 계산해 청구한다. 본점의 경우 이 시스템 도입 전후와 비교해 출차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22분에서 7분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VIP 고객을 위한 문화공연 이벤트도 모바일로 진행한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신세계 토요콘서트’의 티켓은 신세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모바일로 예약·발급받을 수 있다. 백화점 내에 위치한 아트갤러리에서도 스마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된 작품 옆에 QR코드를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작품에 대한 전문가의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다. 또 신세계는 업계 최초로 고객 개인정보를 전산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은 고객이 지면서류에 개인정보를 적어서 제출하면 최대 1년 이후에는 폐기 처분해야 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매달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객상담실이나 포인트카드 센터 등 고객 서비스 시설에서 수집한 고객 정보를 모두 디지털화하고 태블릿 PC를 사용한 전자 서명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산화 과정을 마쳤다. 서울 서초구 강남점에서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위치기반 서비스에 쇼핑정보를 접목한 ‘플로어 쇼핑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남점 전체를 3D 지도로 제작해 고객이 위치한 주변 매장 정보와 함께 특가상품 등에 대한 쇼핑 혜택 정보를 알려준다. 정경호 신세계백화점 워크스마트팀장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IT기술 발달로 백화점의 서비스도 빠르고 똑똑하게 진화하고 있다”며 “백화점의 오프라인 쇼핑을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올해 편의점 업계에서 나타난 주요 소비 트렌드는 무엇일까. 소비경기 침체로 인한 자체 브랜드(PB) 상품 돌풍과 50대 고객의 부상, 중국 관광객 관련 매출 증가가 주요 특징인 것으로 나타났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 ‘빅3’는 올해(1∼11월)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린 상품과 고객층의 변화 등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를 9일 동시에 발표했다. 3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우선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제품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워진 경기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GS25에서는 피자 떡볶이 등 먹거리 PB 상품인 ‘위대한 시리즈’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57.1% 늘었다. 50대 고객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에서는 50대 고객의 비중(21.1%)이 사상 최초로 20%를 넘어서면서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20대(22.6%) 비중에 육박했다. 또 이들이 구매한 제품 중 젤과 왁스 등 헤어용품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3% 늘어나 50대가 ‘꽃중년’(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중년층)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올해는 편의점 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 올해 CU에서의 중국 은련카드를 통한 매출이 지난해보다 60.3% 늘었다. 한편 올해 편의점 판매 1위 제품에는 여름철 음료를 담아 마시는 용도의 아이스컵(얼음이 들어있는 플라스틱컵·CU, GS25·사진)과 소주(참이슬 360mL·세븐일레븐)가 이름을 올렸다. CU와 GS25에서는 자사 아이스컵 PB 제품이 각각 4600만 개, 5100만 개가 팔려 나갔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 8년 동안 전체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제치고 참이슬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올해 편의점 업계에서 나타난 소비 트렌드는 무엇일까. 소비경기 침체로 인한 자체브랜드(PB) 상품 돌풍과 50대 고객의 부상, 중국 관광객 관련 매출 증가가 주요 특징인 것으로 나타났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 '빅3'는 올해(1~11일) 편의점에서 가장 잘 상품과 고객층의 변화 등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를 9일 동시에 발표했다. 3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우선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제품 매출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워진 경기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GS25에서는 피자 떡볶이 등 먹거리 PB상품인 '위대한 시리즈'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57.1% 늘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다고 소문난 '김혜자 도시락'은 무려 220만 개가 팔려나갔다. CU에서도 대용량 먹거리 PB상품인 '자이언트 시리즈 3종'(피자 떡볶이 핫도그)이 냉장식품 판매순위 1~3위를 휩쓸었다. 50대 고객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에서는 50대 고객의 비중(21.1%)이 사상 최초로 20%를 넘어서면서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20대(22.6%) 비중에 육박했다. 3년 전인 2011년만 해도 50대 고객 비중은 13.9%에 불과했다. 또 이들이 구매한 제품 중 젤과 왁스 등 헤어용품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3% 늘어나 50대가 '꽃중년(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중년층)'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올해는 편의점 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 올해 CU에서의 중국 은련카드를 통한 매출이 지난해보다 60.3% 늘었다. 서울·경기 이외에 강원과 충청권에서도 은련카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편의점 판매 1위 제품에는 여름철 음료를 담아 마시는 용도의 아이스컵(얼음이 들어있는 플라스틱컵·CU, GS25)과 소주(참이슬 360ml·세븐일레븐)가 이름을 올렸다. CU와 GS25에서는 자사 아이스컵 PB제품이 각각 4600만개, 5100만개가 팔려 나갔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 8년 동안 전체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제치고 참이슬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판매 상위 10위 가운데 3개가 소주 제품"이라며 "경기 불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인 소주의 선호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GS홈쇼핑은 올해(1∼11월) 해외 진출 6개국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된 한국 제품 매출을 살펴본 결과 휴롬 원액기(사진)가 판매 1위에 올랐다고 8일 밝혔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휴롬 원액기는 올해 GS홈쇼핑을 통해서만 15만 개가 넘게 팔려 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에서만 12만 개(550억 원)가 팔려나갔다. 휴롬은 지난해 26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기업으로 올해 해외온라인 판매의 호조로 매출이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락앤락 수납함, 오쿠 중탕기, 스위스 밀리터리 전동공구, 도깨비방망이 믹서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기 제품 10개 가운데 9개는 중소기업 제품이었다. 상위 제품 10개 가운데 대기업 제품은 6위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BB크림이 전부다. 7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에 쿠첸 압력밥솥, 해피콜 프라이팬, 렉스파 접이식 자전거, 닥터자르트 화장품이 이름을 올렸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해외 직구(직접 구매)족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국내 토종 온라인 쇼핑몰들이 ‘반값 연합 세일’에 나선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10곳은 12일 하루 동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연합 세일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세일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 해외 온라인 직구 건수가 급증하자 토종 업체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는 11번가 현대H몰 롯데닷컴 엘롯데 CJ몰 AK몰 갤러리아몰 롯데슈퍼 하이마트쇼핑몰 대구백화점몰 등이다. 11번가는 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50% 타임쿠폰을 매시간 정각에 3000명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매시간 정각에는 ‘타임특가’ 행사를 진행해 셀린 트리오백과 캐나다구스 등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또 신한·현대·롯데·삼성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아이폰6’와 ‘삼성 갤럭시 노트4 엣지’, ‘삼성 갤럭시 노트4’를 50% 할인된 금액에 선착순으로 판다. 현대H몰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 상품을 포함해 200여 개 제품을 50% 할인 판매한다. 게스 다운점퍼는 9만9000원에, 마크제이콥스 여성용 시계는 19만 원에,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머신은 27만4500원에 선보인다. 총 1만 명에게 50% 세일 쿠폰을 지급하는 AK몰은 K2 헤비다운 점퍼와 베어파우 조니 어그부츠, 캘빈클라인 남녀 장갑을 반값에 내놓고, 갤러리아몰은 총 1200명에게 최대 1만 원 할인 혜택을 주는 쿠폰을 증정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경기 불황에도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 국민 1인당 해외여행 지출액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 1인당 관광 지출액은 1235달러(약 138만 원)로 역대 최고치였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1년 1224달러(약 136만 원)를 10개월 만에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내국인이 해외에 나가서 쓴 전체 관광 지출은 143억4700만 달러(약 16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1% 늘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난 내국인은 1335만125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했다. 해외 지출 경비가 커진 것은 저가 항공사 확산 등으로 해외 관광 수요가 몰린 데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달러로 환산한 해외여행 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월 관광수지는 앞선 9월에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지출이 늘어났지만 중국인 관광객 등의 영향으로 10월 관광수입은 17억8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로 관광지출(11억5500만 달러·약 1조2900억 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쇼핑시설 불모지인 세종시에 내년 대형마트들이 대거 새 점포를 내면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1∼3월)에 이마트가 세종시에 1호점을 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협하나로마트는 내년 상반기에, 코스트코는 하반기에 세종시에 새 점포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13일 홈플러스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세종시에 점포를 열었다. 롯데마트는 현재까지 세종시에 새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 없지만 업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세종시 진출에 서두르는 이유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1월 말 기준으로 세종시의 인구는 14만8151명으로 10월(14만2686명)에 비해 3.8% 증가했다. 처음으로 인구 통계를 냈던 2012년 8월 말(10만6625명)에 비하면 38.9%나 급증한 수치다. 이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 기관이 대거 입주하고, 세종시에 새로 지은 아파트로 주변 인구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올해 말 국세청 등이 입주를 마치면 중앙행정기관 대부분이 세종시로 이주하게 돼 앞으로도 인구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 세종점의 일평균 방문객 수는 1만8000여 명으로, 개점 이후 이달 4일까지 총 40만4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 특성상 홈플러스 문화센터 개설 첫날 3000여 명이 회원 가입을 했고, 현재까지 70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해 전국 점포 가운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세종시 내 문화시설이나 쇼핑시설 부족으로 쇼핑과 문화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며 “일반 고객보다 경제수준도 높은 편이라 구매력도 2∼3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마트가 세종시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근 지역 상권과의 상생 문제 해결이 관건이다. 홈플러스는 지역 상인의 반발과 정부의 개점 일시정지 권고에도 협력업체와 입점 상인들의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개점을 강행하면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세종시에 정부부처 이주가 마무리되고 학교 병원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 인구가 늘면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본다”며 “세종시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전통시장에서도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지역 상권과 잘 협의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찰칵.’ 아직 직원들이 모두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병원에 스마트폰 카메라의 촬영음이 울려 퍼진다. 빈 사무실 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병원장 ○○○’이라고 쓰인 검은색 명패. 사람들이 문 앞에서 찍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명패다. 병원 계단 벽에는 ‘2011년 프리미엄 브랜드 선정’이라는 문구의 상패가 걸려 있다. 또 스마트폰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병원 관계자가 지방흡입수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을 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찰칵’ 소리가 계속해서 울린다. 지난달 19일 아침, 서울 서초구의 서울365mc지방흡입병원. 이곳에서는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14명이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 청두(成都) 등지에서 온 이들은 11월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의 ‘의료 관광 전문 여행사 직원 초청 양성 교육’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들을 비롯해 모두 41명이 국내 유명 병원을 돌아보며 교육을 받았다. 중국 여행사 직원들은 마치 관광을 온 듯 병원 구석구석의 사진을 찍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저스선머(這是什요·이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대답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들이댔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는 건 중국의 손님들에게 ‘인증’을 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사에서만 12년을 일했다는 황샤오(黃笑) 씨는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 의료관광을 홍보할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여행 및 관광 담당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은 모두 9818만5200명이었다. 올해 해외여행을 즐긴 중국인 관광객은 1억 명을 돌파해 1억1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의 대표적인 여행 목적지 중 하나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단순한 통계 자료를 넘어 보다 세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 예비남편과 함께 온 30대 여성, 6억9000만원 긁고 가 ▼“나 한국에 놀러왔거든” 과시… 틈만 나면 스마트폰 찰칵찰칵실시간으로 SNS에 여행 중계… “인증샷 찍어가면 3배값까지 받아”관광 겸한 보따리상들도 늘어 서울 어디에서나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의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는 쉬지 않는다. 3일 저녁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에비뉴엘 사이의 골목.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환경 시계’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환경 시계는 원래 환경 문제를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들이 한국에 있었음을 인증해주는 ‘물증’에 불과한 것처럼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의 ‘인증샷 사랑’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크다.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즐긴다. 의도야 어떻든, 이들의 SNS 글은 다른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정보가 된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발간한 ‘중화권 관광 소비자 시장 조사 및 마케팅전략 연구(중화권 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SNS를 활용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조사 대상의 40.9%에 달했다. 이는 여행사 온라인 사이트(5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인증샷’을 사랑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여행객인 동시에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활동하는 ‘보따리상’이다. 한국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현지에 가져간 뒤 정가의 2, 3배에 판다. 이들이 이렇게 가격을 높여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인증샷’에 있다. 3일 명동에서 만난 40대 중국인 여성은 여행사 가이드와 화장품 도매업을 병행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매장에서 찍은 인증샷이 있으면 제품을 직접 사왔다는 신뢰를 줄 수 있다”며 “정가 6만 원짜리 제품이라면 중국에서는 20만 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화장품 매장에서 점원과 사진을 찍거나 진열대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다.돈도 ‘팍팍’ 바가지도 ‘팍팍’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에서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선전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배영준 C팝 인터내셔널 대표는 “중국인에게 여행이란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처럼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소비재”라며 “그들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중국 관광객들은 ‘바가지 상혼’의 좋은 먹잇감이 되곤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유모 씨(27·여)는 2주 전쯤 40대 중국 여성 한 명이 치료비를 180만 원이나 내고 가는 것을 봤다. 한국 사람이었다면 100만 원 정도 받을 것을 병원에서 80만 원이나 더 받은 것이다. 유 씨는 “브로커가 관광객의 경제 수준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돈을 더 받는다고 들었다”며 “돈이 많은 손님일수록 가격에 둔감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통 30∼40%씩은 치료비를 부풀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엔 중국인 관광객도 옛날처럼 눈 뜨고 당하지만은 않는다. 중국 기업 사장의 부인인 상쥐안쥐안(商娟娟) 씨는 10월 말 성형 관광을 목적으로 브로커를 따라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가 방문한 병원에서는 수술비용으로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자신이 생각하던 것보다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한 상 씨는 결국 평소 알고 지냈던 한국인을 통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수술 비용은 ‘겨우’ 2000만 원이었다. 김세만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센터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취급을 받으면서 시장이 혼탁해졌다”며 “관광공사에서는 중국 여행사 등과 협조해 한중 통합 플랫폼인 ‘VISIT 메디컬 코리아’를 만드는 등 안전한 의료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구매력 높은 ‘서상커’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거물’이 있다. 엄청난 구매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서상커(奢尙客)’라고 불린다. 서상커는 고급·럭셔리(Luxury)를 뜻하는 ‘서상(奢尙)’에 관광객을 의미하는 ‘커(客)’를 붙인 신조어다. 이들은 한 번 한국을 찾을 때마다 수천만∼수억 원을 펑펑 쓰는 ‘초(超)고소비 계층’이다. 이런 사람들은 아예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1만 달러 이상을 쓴 여행객(단체여행객 및 에어텔 관광객의 경우 1만1000달러)은 통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출 규모가 너무 커 유의미한 통계 작성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찾아온 33세의 한 중국인 여성 이야기는 이들의 소비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비 남편과 함께 매장에 나타난 이 여성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백화점에서 6억9000만 원을 썼다. 그가 산 제품은 딱 두 가지였다. 자신과 예비 남편이 낄 결혼반지(5억5000만 원)와 블루 사파이어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1억4000만 원)였다. 한 외국계 호텔 관계자는 “VIP급의 중국인 관광객은 식탁 매너도 훌륭한 편이고,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들은 다른 중국인 관광객의 무례한 태도를 오히려 창피해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CNN트래블의 디지털 프로듀서인 카를라 크립스 씨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중국 부자 관광객들과 관련한 ‘도시 전설’을 하나 전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밀라노에서 부유한 중국인 여성이 담배에 불을 붙인 채 고급 부티크 매장에 들어왔다. 한 직원이 여성에게 다가가 담배를 꺼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매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게 해주면 지갑을 스무 개 사겠다고 했다.’ 재미난 것은 그 다음 일어난 일이다. 직원은 중국인 여성에게 바로 재떨이를 건네줬다. 다소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이 세계 각국에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은 고궁(古宮) 같은 유적지보다는 홍익대 앞이나 이태원 같은 손꼽히는 번화가를 선호한다. 이는 동아일보가 문화관광연구원의 ‘2013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의 원자료를 지출 금액별로 재분석한 결과 드러난 사실이다. 지난해 1인당 5000달러(약 556만 원) 이상을 쓴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주요 관광지에는 신촌·홍익대 앞(4위), 이태원(7위) 등이 포함됐다. 4999달러 이하를 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곳(신촌·홍익대 앞은 8·9위, 이태원은 11∼15위)이었다. 고궁은 지난해 방한 중국인의 주요 방문 장소 순위에서 4위(응답 비중 33.4%)를 차지했지만, 5000달러 이상을 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외면(10위)당했다.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국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은 변덕이 심하다. 유행에 따라 관광지를 수시로 바꾸는 데다 환율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의 급격한 변화다. 2009년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방문지 순위에서 태국은 10위에 그쳤다. 2011년에도 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새 순위가 4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성장률은 78.7%에 이르러 우리나라(425만 명)를 위협하는 수준(401만 명)이 됐다. 이런 현상은 영화 한 편 때문에 일어났다. 2012년 개봉한 중국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Lost in Thailand)’에는 태국 치앙마이가 주 무대로 등장한다. 이후 거짓말처럼 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다. 류한순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차장은 “과도한 중국인 유입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홋카이도의 인기도 처음에는 중국 영화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도 중국인의 변심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다.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의 특성 때문이다. 덕분에 최근 일본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일 갈등 때문에 일본을 찾은 중국인 수가 2012년보다 6.5% 줄어든 183만 명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1∼10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1만 명에 달한다. 한 해 방일 중국인이 200만 명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청두의 한 여행사에서 일하는 왕옌롱(王o榮·24) 씨는 “중국에서 외국으로 싼값에 여행을 하면 웬만한 국내 여행보다 싸게 먹힌다”며 “쇼핑 비용까지 생각하면 현지 물가나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중국인 관광객 발길 한국으로 이끄는 ‘화장품’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세 번째로 많이 찾는 국가다. 하지만 1, 2위가 각각 홍콩과 마카오인 것을 생각하면 한국은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의 제1 해외 관광지다. 한국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중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인 ‘유행’ ‘가격’ ‘쇼핑’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화장품 분야는 이 세 가지가 결합된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꼽힌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에 있는 코리아나화장품의 화장품 멀티숍을 찾은 중국인 주위안사(朱苑莎·33·여) 씨는 이날 달팽이크림, 말크림 등 다양한 화장품을 14만4000원어치나 샀다. 주 씨는 “평소 친구들과 위챗(중국의 SNS) 등을 통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며 “품질도 좋고 자극이 적은 점도 좋지만, 주로 ‘한국 제품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나도 한번 써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의 유행은 한류와도 맞닿아 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 중국법인의 최경 총경리(사장)는 “한류로 시작된 유행이 이제는 한국 연예인의 독특한 화장법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근에는 메이크업을 배우러 한국으로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동아일보가 코리아나화장품과 함께 11월 27일부터 5일간 서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 1위로 ‘한류 스타가 광고한 제품이라 신뢰도가 높다(46%·복수응답)’가 꼽혔다. 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자 중 96%는 ‘화장품을 사기 위해서라면 한국을 재방문할 생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 중국인 티내면 바가지… 한국 지인에게 SOS 치기도 ▼브로커와 짜고 가격 높여 불러진열 상품 만졌다고 점원이 큰소리… 한국말로 항의하니 그제야 사과엔저에 中관광객 다시 일본행… ‘불친절 한국’ 이미지 탈피 시급 하지만 이는 화장품의 인기가 시들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도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안의 한 여행사 대표인 장산(張‘) 씨는 “현재 중국 청소년들도 한류나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인기는 계속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인기가 떨어지면 한국도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세계는 ‘중국인 관광객 앓이’ 중 ‘중국인 관광객 앓이’ 중인 곳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는 4월 열린 ‘2014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서밋’에서 “해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5년 안에 5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세계 관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 하지만 이들의 소비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해외 관광에서 쓴 돈은 1289억 달러(약 143조 원·세계 1위)에 이른다. 세금 환급 전문 업체인 글로벌 블루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전 세계 면세시장 점유율은 약 27%에 달했다. 주요 관광국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은 올 8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비자신청센터에 ‘특급 우선 비자 제도’를 도입했다. 중국인들이 24시간 안에 비자 신청부터 수령까지 끝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해왔던 대만은 2008년 중국인의 대만 여행을 허용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36개 도시의 관광객에 대해 자유여행 시장을 개방했다. 일본도 내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중 고소득층에 대한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화려함 속의 이면… “중국 ×들” 급성장에는 부작용도 있는 법.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차별대우나 이들에 대한 불만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작게는 면세점에서 증정하는 샘플을 중국인에게는 주지 않는 것부터, 심한 경우에는 공공연한 인종 차별적인 행위나 발언까지 나온다. 중국인 전담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이모 씨(41·여)는 얼마 전 항공사 직원이 중국인 관광객 앞에서 대놓고 “중국×들 짜증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여행용 카트를 제 위치에 두라고 영어로 말했는데 아무도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유럽 여행을 다녀온 김남석 씨(27)는 바티칸 투어 도중 현지 가이드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현지에서 고용된 이 외국인 가이드가 한국인 관광객들이 실내에서 소란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자 “당신들은 중국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냐”고 짜증을 낸 것이다. 이런 대접을 받는 중국인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한 여행사에서 일하는 조선족 전영희 씨(50·여)는 최근 VIP 관광객들을 데리고 명동의 한 안경점에 갔다가 점원과 크게 싸웠다. 관광객들이 안경에 손을 대자 점원이 손을 찰싹 때리며 “만지지 말랬잖아”라고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다. 전 씨는 “내가 한국말을 할줄 알아서 항의를 했더니 그제야 사과를 하더라”며 “중국인을 ‘불친절하게 굴어도 물건을 사가는 호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접받는 문화’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이 이런 일을 반복해 겪을 경우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 현지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불친절한 이미지가 쌓여 국가 이미지로 이어질 경우 중국인 유치에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이 중국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는 생각은 우리의 편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대표는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선진국도, 선망의 국가도 아니다”라며 “싼 물가를 실컷 즐길 수 있는 관광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1일 중국 여행사 관계자 41명을 대상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동경의 대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3명(7.3%, 복수응답)에 불과했다. 반면 ‘쇼핑하기 좋은 나라’라고 답한 사람은 70.7%로 공동 2위였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관계자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선진국이라고 인정하는 곳은 일본밖에 없다”라며 “일부 젊은층에서는 ‘우리보다 경제 규모도 작은 나라가 잘난 체한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이상연·최고야 기자}
왜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한국 관광에 나서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한국의 어떤 면을 좋아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가 손을 잡았다. 양측은 최근 ‘관광시장 빅데이터 공동분석’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바이두는 중국 포털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바이두에서는 세계 138개국에서 접속한 사람들이 하루 60억 건 이상을 검색한다. 중국에서는 ‘검색한다’는 말 대신 ‘바이두 이샤(百度一下·바이두 한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동아일보는 한국 관광과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 업무를 총괄하는 바이두의 쉬징(徐菁·32·여) 고객상품시장부 총경리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쉬 총경리는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5억 명이 넘는데, 이들이 모바일 바이두를 통해 한국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건수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났다”며 “이들의 관심사에 대한 빅데이터를 잘 분석해 활용한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두가 최근 공개한 중국 누리꾼의 한국 관련 인기 검색어 순위를 살펴보면 빅데이터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전체 검색어 1위를 차지한 키워드는 ‘한국 영화’였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한국 드라마’는 5위에 머물렀다. ‘한국 예능’과 ‘한국 여행’, ‘한국 연예 뉴스’에 뒤지는 순위다. 또 한국 음식과 관련한 검색어 1위는 ‘불고기’나 ‘삼계탕’이 아닌 ‘김밥’이 차지했다. 불고기와 삼계탕은 각각 4위와 8위였다. 이에 대해 쉬 총경리는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것뿐이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에서 시사점이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 관광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1층 보일러를 고쳤으니 이제 힘들게 2층 계단을 올라가지 않아도 되겠네요.” 서울 양천구 화곡로 수명경로당의 정팔용 회장(74)은 따뜻하게 데워진 1층 경로당 바닥을 가리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은 지 40년이 지난 수명경로당은 전반적으로 시설이 노후한 데다 특히 1층 보일러가 고장 나 겨울철이면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이 2층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계단을 오르다 넘어져 다리를 다치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롯데백화점 임직원과 일반 고객으로 구성된 ‘샤롯데 봉사단’ 20여 명이 수명경로당을 찾았다. 보일러·배관 공사와 벽지 도배가 끝난 경로당 곳곳을 청소하기 위해서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초부터 경로당의 보일러 및 배관 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약 열흘에 걸쳐 진행했다. 샤롯데 봉사단도 공사에 참여해 일손을 도왔다. 공사가 끝난 후인 15일 경로당을 찾은 봉사단은 창문에 방한 테이프를 붙이고 냉장고에 먹을거리를 채워 넣는 등 어르신들을 맞을 막바지 준비를 했다. 이틀 후인 지난달 17일 드디어 수명경로당이 새 단장을 한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러블리 하우스 1호’란 이름과 함께였다. ‘러블리 하우스’ 캠페인은 롯데백화점이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 프로젝트다. 전국 경로당과 어린이집 중 매월 한 곳을 선정해 리모델링해주는 사업으로, 내년 말까지 5억 원을 들여 30호까지를 여는 것이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러블리 라이프’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러블리 라이프는 ‘고객의 삶에 행복한 경험을 전해 풍요로움과 사랑의 가치를 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이 바로 러블리 하우스 캠페인이다. 러블리 하우스 기금은 롯데백화점 임직원들의 자율적 참여로 마련된다. 임직원이 매월 급여의 1%를 기부하겠다고 신청하면 회사에서 같은 금액을 보태 2배로 만드는 방식이다. 모금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임직원 12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연간 5억 원 정도의 기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직원뿐만 아니라 고객과 함께 봉사단을 꾸린다는 점도 독특하다. 롯데백화점은 전국에서 고객 900여 명을 모집해 ‘러블리 하우스’ 캠페인을 비롯한 사회 나눔 봉사활동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수명경로당 봉사활동에 참여한 고객 유명희 씨는 “롯데백화점에서 좋은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어린이환경학교, 환경미술대회, 환경위기시간 발표, 친환경 쇼핑백 제작 배포 등 지속적인 환경보호 캠페인을 펼쳐온 노력을 인정받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유통업 분야에서 5년 연속 세계 1위의 평가를 받았다. 올해 10월에는 영국 가디언그룹에서 주관하는 ‘월드 리테일 어워즈’의 사회공헌 분야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미국 최대의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후 2시 막을 올렸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이제 미국을 넘어 한국 등 전 세계 해외 직구족들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편 국내 업체들은 고객을 해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맞불 세일’에 나섰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마지막 금요일로, 한국 직구족이 많이 이용하는 아마존과 베스트바이 등도 이날 일제히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물건을 파격적인 가격에 싸게 구매하려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접속이 몰려 일부 업체의 온라인 홈페이지는 마비되기도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 직구 예상금액은 약 2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10월 직구 금액은 1조3589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기록(1조1509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는 배송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몰테일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직구 물량이 지난해 4만여 건에서 8만 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국 뉴저지 물류센터를 기존의 3배 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쏟아지는 배송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국내 물류·택배업체들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은 인천국제공항의 전용 통관장 설비를 30% 넓히고 근무인력을 10% 늘렸다. 미국 현지에서 배송대행 서비스 ‘이하넥스’를 운영하는 한진은 지난해와 비교해 처리 물량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끝나더라도 곧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선물 물량이 쏟아질 시기여서 당분간 비상근무체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을 겨냥해 대대적 세일 행사를 진행하는 국내 유통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24일부터 일찌감치 ‘블랙세븐데이즈’ 행사를 시작한 신세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3%(24∼27일 기준) 늘었다. 28일부터 연말까지 120여 개 브랜드를 최대 90% 할인 판매하는 갤러리아명품관과 인기 패션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블랙 위크엔드’(28∼30일)를 시작한 현대백화점 등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최고야 best@donga.com·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