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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소송을 낼 권리가 없다는 기존 판례를 대법원이 재확인했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껍데기뿐인 혼인관계를 강제하면 가족 구성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대법원이 1965년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 온 ‘유책주의’ 판례를 바꿀지 관심이 쏠렸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년 동안 따로 살며 동거녀와 혼외 자녀를 낳은 남편 백모 씨(68)가 본처 김모 씨(66)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백 씨의 이혼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15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개변론 등을 통해 각계 여론을 수렴한 결과, 국민의 인식과 사회 현실은 이혼의 자유보다는 혼인과 가족의 가치를 더 중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장 및 대법관 12명의 의견은 7 대 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 6명은 부정행위를 저질러 혼인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기존 ‘유책주의’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며 다수의견을 냈다. 과거에 비해 양성평등이 실현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취업 임금 육아 등 사회 경제적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이번 사건 주심을 맡은 김용덕 대법관 등 6명은 여성의 권리가 향상됐고 재산분할과 위자료, 양육비 등 법적 제도가 충실히 갖춰진 만큼 사실상 끝난 혼인관계라면 누구에게도 파탄 책임을 묻지 말고 이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파탄주의’를 도입하자며 소수의견을 냈다. ▶◀▶◀조동주 djc@donga.com·신나리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5일 혼인 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없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허용하는 예외를 확대했다. 대법관 의견도 7 대 6으로 팽팽히 맞서 혼인 파탄 책임 소재와 무관하게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판례 변경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아직은 시기상조” 외도를 한 배우자가 먼저 이혼소송을 낼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대법관 12명의 의견은 6 대 6 동수였다. 여성 대법관인 박보영 대법관과 김소영 대법관의 판단도 엇갈렸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기존 유책주의 유지 쪽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한 표 차로 명암이 엇갈렸다. 양 대법원장이나 대법관 6명 중 1명만 파탄주의를 지지했다면 50년 동안 유지돼 온 이혼제도의 근간이 바뀌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례를 변경하려면 이혼에 관련된 전체적인 법체계와 사회 경제적 상황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는지 등에 관한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리 법제상으로는 재판상 이혼까지 파탄주의를 도입할 필연적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기존 파탄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달리 한국은 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당사자 간 ‘협의 이혼’이 가능하다. 지난해 전체 이혼 중 77.7%가 협의이혼을 통해 이뤄진 만큼 현행법으로도 유책 배우자가 적정한 보상을 약속하며 상대를 설득하면 충분히 이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파탄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상대 배우자나 자녀 등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아직 한국은 이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간통죄 폐지로 불륜을 형사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급히 파탄주의를 도입했다간 사실혼에 가까운 불륜관계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특히 유책 배우자는 이혼하면 미성년 자녀에게 양육비를 주도록 돼 있지만 상대 배우자를 부양할 책임은 없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성이 여전히 취업 임금 양육 등에서 사회 경제적 약자인 현실에서 보호조항 법제화 없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만으로는 축출 이혼당하는 배우자의 생계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파탄주의 허용 예외 확대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유지했지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예외를 확대했다. 그동안은 유책 배우자의 상대 배우자가 이혼할 생각이 있으면서도 오기로 거부하던 사례에 한해 이혼청구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책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충분한 보호와 배려를 했거나, 혼인관계가 파탄 난 지 오래돼 상대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이 상쇄됐다면 유책 배우자라도 이혼소송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파탄주의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수 의견을 낸 김용덕 대법관(주심) 등 대법관 6명도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지고 재산분할과 위자료, 양육비 제도 등 법적 보호 장치가 충분하므로 국가가 억지로 혼인관계를 강제해선 안 된다며 파탄주의 도입을 촉구했다. 일선 법원에서는 ‘축첩하는 남편-희생하는 아내’라는 대립구도가 구시대적 유물이 됐다는 지적과 더불어 시대적 흐름에 맞춰 부부 관계가 사실상 끝났다면 법적 이혼을 폭넓게 허용해줘야 한다는 판결을 종종 내리고 있다.○ “5년 내 파탄주의 도입 가능” 이번 판결로 일선 법원에서 대법원 판례와 달리 파탄주의에 입각한 판결이 종종 내려져 빚어졌던 혼란이 일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7 대 6’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판례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숫자가 주는 함의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가사전문 이홍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지극히 한시적인 판단으로, 빠르면 5년 안에도 판례 변경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사전문법관을 지낸 법무법인 지우의 이현곤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결이 그동안의 논란을 종식시킨 결정이라기보다는 논의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여성 판사는 “결국 복지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비자발적 경력단절을 겪고,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사회적 약자가 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파탄주의를 도입할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책주의 ::배우자가 동거·부양·정조 등 혼인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저질러 이혼 사유가 명백하면, 상대 배우자에게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제도.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엄격하게 제한해 가정 파탄에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다.:: 파탄주의 ::결혼관계가 사실상 회복될 수 없을 만큼 파탄 났다면 어느 배우자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고 이혼을 허용하는 제도. 서로 책임을 묻기 위해 상호 비난하는 가운데 부부 사이가 더욱 악화되는 걸 방지하고 껍질뿐인 혼인관계를 법률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축출이혼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가 잘못 없는 상대 배우자를 혼인관계 파탄을 이유로 사실상 가정에서 내쫓는 이혼 형태. 위자료와 재산분할 등을 해주지 않기 위해 재산을 미리 차명으로 빼돌린 뒤 빈손으로 내쫓을 수도 있다. 조동주 djc@donga.com·신나리 기자}
화물트럭에 짐을 싣고 덮개를 씌우는 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다쳤다면 운전자보험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동부화재해상보험이 화물차 운전자 김모 씨에게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는 2013년 4월 자신의 25t 트럭에 짐을 싣고 덮개를 씌우고 끈을 묶던 중 떨어져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며 동부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동부화재는 김 씨가 가입한 운전자 보험은 하역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를 확인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 2심은 김 씨가 짐을 고정시키려 했던 작업은 안전 운행을 위한 조치라며 하역 작업과는 별개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차량 화물에 덮개를 씌우는 작업이 보험 대상인 ‘운전 중’이라는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 하역작업이라고 판결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 올해 초 서울의 한 농협조합장 최모 씨(62)는 측근을 통해 경쟁후보 임모 씨의 차량에 몰래 스마트폰을 숨겼다. 이를 통해 위치를 추적하는 한편 심부름센터 직원을 붙여 미행도 시켰다. 심부름센터 직원은 임 씨가 조합원을 만나는 장면을 ‘안경 몰카’로 찍어 수시로 최 씨 측에 보냈다. 최 씨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불법 행위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2. 전북 전주의 한 축협조합장 김모 씨(69)는 선거를 앞두고 조직책 송모 씨에게 조합원 명단과 불법선거자금 500만 원을 건넸다. 송 씨는 김 씨 지지를 부탁하며 조합원 8명에게 50만 원씩을 전달하고 식사를 대접했다. 김 씨는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결국 구속 기소됐고,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3월 11일 처음 실시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당선자 중 약 10%가 불법행위로 정식 재판에 넘겨져 직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조합장 선거 당선자 1326명 중 19명을 구속하는 등 총 127명(9.6%)을 불법선거 혐의(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식 재판에 넘겼다고 13일 밝혔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재판 없이 형이 확정되는 약식 기소 처분된 당선자 30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당선자의 11.8%인 157명이 불법선거로 적발된 셈이다. 약식 기소된 당선자는 당선 무효 하한선인 벌금 100만 원보다 낮은 처벌을 받는다. 검찰은 이번 선거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선거사범 1334명을 입건했다. 금품선거가 748명(56.1%)으로 가장 많았고 흑색선전(191명·14.3%), 사전선거운동(169명·12.7%)이 뒤를 이었다. 검찰은 이 가운데 81명을 구속하고 847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번 선거는 2009∼2010년 치러진 조합장선거보다 금품사범이 32%가량 줄었다. 하지만 불출마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주고받거나 요구하는 사례들은 여전했다. 또 전북 정읍의 한 조합원은 후보자에게 접근해 “200표를 가져다주겠다”며 3000만 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폭력을 휘둘러 구속되기도 했다. 상대를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흑색선전도 여전했다. 충남 홍성의 한 후보자 친척은 경쟁 후보를 겨냥해 “딸 같은 애를 성폭행하고 교도소에 수감됐던 자가 조합장으로 나온다”는 허위사실을 담은 유인물 80여 장을 뿌렸다가 구속됐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앞으로 주택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를 직접 등기소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바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14일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에 신청하면 바로 확정일자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확정일자를 받으려면 직접 등기소나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온라인 확정일자 발급 비용은 방문 때보다 100원 저렴한 500원이다. 인터넷 등기소에 임대차 계약서를 스캔한 파일을 업로드하면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처리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제천시청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넘겨진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57·새정치민주연합)이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이 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둔 5월19일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고 제천시청 1∼4층 사무실 13곳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과 악수를 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조세 포탈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55)이 징역형 확정을 면하고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0일 이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회장이 실질적 소유주인 회사 ‘팬 재팬’이 일본 도쿄에 빌딩 두 채를 사는 과정에서 CJ 일본 법인에 연대보증을 세워 대출받은 39억5000만 엔(약 309억 원) 전체를 배임에 따른 이득액으로 본 항소심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팬 재팬이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있었던 만큼 CJ 일본 법인에 대출금 전액만큼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려워 정확한 이득이나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배임 혐의 자체는 인정하되 이득액을 특정할 수 없는 만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죄가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특경가법상 배임은 자신의 이득액 또는 회사의 손해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하도록 돼 있지만, 형법상 업무상 배임은 액수와 관계없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법원은 251억 원 상당의 조세 포탈과 115억 원 상당의 횡령 혐의는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조동주 djc@donga.com·배석준 기자}
대법원이 10일 조세포탈, 배임, 횡령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CJ그룹 이재현 회장(55)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이 회장으로서는 ‘실형 확정’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나아가 파기환송심에서는 집행유예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여지까지 생겼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 중 파기한 부분은 배임 혐의다. 2006, 2007년 사실상 이 회장 소유의 회사(팬 재팬)가 일본 도쿄에 있는 빌딩 두 채를 사들일 때 이 회장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CJ 일본법인이 연대보증을 서게 해 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부분이다. 검찰은 여기에 배임 행위로 인한 이득액 또는 회사가 입은 손해액이 50억 원을 넘으면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검찰이 계산한 배임액이 약 363억 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1심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약 363억 원의 배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고, 항소심은 엔화 환율을 다시 계산해 유죄 인정 액수를 309억 원으로 약간 낮췄다. 대법원은 팬 재팬이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CJ 일본법인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운 행위 자체는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하지만 이 회장이 배임 행위로 거둔 이득액을 정확히 산정할 수 없는 만큼 특경가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업무상 배임은 이득액과 관계없이 배임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지만 특경가법은 금액에 따라 가중처벌하기 때문에 배임으로 인한 이득액이나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돼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이 회장이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면 CJ 일본법인이 연대보증한 대출금 전체를 이 회장의 배임 이득액으로 볼 수 있지만 이 회장이 사들인 빌딩의 가치와 대출조건, 빌딩 임대료 등을 고려할 때 자력으로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배임 행위로 인한 정확한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출금 전체를 배임 이득액으로 판단한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특경가법을 적용할 땐 엄격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업인의 배임죄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경제계 일각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가능한 형량인 징역 3년을 선고받고도 실형을 피하지 못했지만 대법원이 배임 혐의에 형량이 높은 특경가법 적용이 어렵다고 밝혀 감형의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비록 조세포탈(251억 원)과 횡령(115억 원) 혐의는 유죄가 확정됐지만 특경가법상 배임(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대신 형법상 업무상 배임(10년 이하의 징역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면 집행유예 선고도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신장이식 수술 후유증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집행정지 기간이 만료되는 11월 21일까지는 서울대병원 병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된다. 이후에도 병세에 차도가 없으면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대법원의 판결 직후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감염 우려 등으로 아버지(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빈소도 못 지켰을 정도의 건강 상태임을 고려할 때 일부 유죄 부분이 파기돼 형량 재고의 기회를 얻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거동 자체가 불편할 정도로 건강이 크게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동주 djc@donga.com·배석준 기자}
후배 여대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울산지법 유모 판사(30·사법연수원 40기)가 사표를 냈다. 법원 감사위원회(위원장 정덕애 이화여대 일반대학원장)는 8일 유 판사가 낸 사직서를 수리할지 등을 논의한 결과 원칙적으로 중징계가 필요하지만 재판의 신뢰보호를 위해 사표 수리가 부득이하다고 권고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유 판사는 2013년 9월 모교인 서울대 수시전형 입학생 모임에서 만난 후배를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로 불러내 성추행하고, 지난해 7월 다른 여후배를 근무지인 대구로 불러 식당과 노래방에서 특정 신체부위를 만진 혐의로 1일 기소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유 판사는 징계를 받지 않고 사표가 수리됐지만 변호사법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스리랑카인 A 씨(33)는 2006년 2월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공장에서 일하다가 2012년 3월 체류기간을 1주일 남기고 난민 신청을 했다. 잠시 귀국했던 2011년 6∼8월 자택을 이슬람 정당 선거사무실로 빌려주고 그 정당의 군의원 후보자 선거운동을 도왔는데, 후보자가 선거에서 패하자 상대 정당 지지자들이 몰려와 총을 쏘았다는 것이다. A 씨는 법무부가 난민 인정을 불허하자 소송을 냈고,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기까지 3년 4개월여 동안 ‘난민 신청자’ 자격으로 한국에 합법 체류했다. 국제적으로 난민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최근 난민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다분히 체류기간 연장을 목적으로 난민 신청을 악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 정작 도움이 필요한 난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국내에선 난민 신청을 하면 6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확정될 때까지 6개월씩 연장할 수 있다. 난민 신청 6개월 이후부터는 취업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심사는 법무부가 개별면담을 통해 판단하는데 허위 난민 신청이 늘어나면서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던 심사가 1년을 넘겨도 마무리되지 않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0년 423명이었던 난민 신청자는 올해 1∼7월에만 2669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허위 난민 신청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한 출입국행정사는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체류 연장을 할 수 없는 경우 난민 신청을 선택한다”며 “비자 연장을 상담하러 왔던 외국인 노동자가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조언하자 난민 신청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은 심사에 탈락하면 이의를 제기해 난민위원회 심사를 다시 받고, 법원에 소송까지 내면서 시간을 끈다. 서류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재판을 미루기 일쑤여서 난민 신청부터 대법원 확정까지 통상 3∼5년이 걸린다. 대법원에 따르면 난민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은 2013년 163건에서 올해는 7월까지 484건으로 급증했다. 재판에서 법무부의 불인정 결정이 번복돼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최근 3년 동안 판결한 851건 중 14건뿐이다. 난민 심사는 조사관이 당사자 면담과 주변 정황 등을 종합해 결정하는 만큼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일각에선 ‘원님 재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법무부 관계자는 “기독교로 개종해 고국으로 가면 핍박받는다는 이슬람 국가 출신 신청자에게 ‘십계명을 외워 봐라’ ‘예수님의 제자 12명 이름을 대 봐라’라는 식의 단편적인 질문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법무부가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익법무관까지 심사에 동원하고 있는 것도 심사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신지수 인턴기자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4학년}
저축은행 대표에게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73)의 상고심 재판을 심리할 대법원 재판부가 바뀌었다. 대법원은 박 의원 사건 주심을 맡았던 3부의 권순일 대법관이 박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1부의 김용덕 대법관에게 사건을 재배당했다고 7일 밝혔다. 권 대법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전까지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과 업무상 교류를 해 친분이 있는 관계다. 박 의원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에게서 총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3000만 원 수수 혐의가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가 10일 오전 10시 15분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55·사진)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장이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 지난해 9월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온 지 1년 만에 내려지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회장의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가 최근 원래 재판부인 2부로 돌려보냈다. 현재 구속집행정지로 병원 치료 중인 이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 벌금 252억 원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곧바로 수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 후유증으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이며, 최근 별세한 부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키지 못했을 만큼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대법원이 이 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인 11월 21일까지는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후 건강 상태에 따라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하며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신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부모에게 일러바친 데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대학생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한 건 2012년 인천 강화도 총기난사 사건 때 동료 군인 4명을 숨지게 한 김모 상병 이후 3년 만이다. 장 씨의 사형 확정으로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1997년 12월 이후 살아있는 사형집행 대기자는 61명이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여자친구 A 씨(20)의 부모를 살해해고 A 씨를 감금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장모 씨(25)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장 씨는 지난해 1월 대학 총동아리 회장을 하며 알게 된 A 씨와 두 달 가량 교제하다가 A 씨를 때려 이별 통보를 받았다. 폭행 사실을 알게 된 A 씨 부모가 장 씨 부모에게 거세게 항의하자 장 씨는 부모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장 씨는 폭행 사실이 소문나자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이에 앙심을 품어 A 씨 부모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장 씨는 지난해 5월 대구의 A 씨 자택에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 잠입한 뒤 부모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했다. 피를 응고시킬 목적으로 밀가루를 준비하고 청테이프와 흉기 등을 챙기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장 씨는 범행 후 소주 2병을 마신 뒤 A 씨 어머니 휴대전화로 ‘서둘러 귀가하라’는 메시지를 A 씨에게 보냈다. 이어 A 씨가 집으로 돌아오자 성폭행하고 8시간 동안 감금했다. A 씨는 다음 날 오전 장 씨를 피해 아파트 4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려 도주하다가 골반 등을 크게 다쳐 112일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1, 2심은 장 씨가 사소한 일에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 부모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현재 한국이 1997년 지존파 일당 이후 사행 집행을 하지 않고 있고, 사형제 폐지 법안이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이긴 하지만 현행법상 사형 선고가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며 사형을 확정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유영훈 충북 진천군수(60)가 충북 지방자치단체장 중 처음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7일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유 군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건국 후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1887∼1964)을 기리는 도로가 서울 도봉구 옛 집터 인근에 생긴다. 도봉구는 27일 가인 선생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살았던 옛 집터 인근인 창동 북한산아이파크아파트 입구∼쌍용아파트 사이 약 640m 구간의 도봉로 136길에 ‘가인 김병로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가인 선생의 터전이었던 도봉구에 선생의 호를 딴 시설물은 가인초등학교(2004년)와 가인지하차도(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법정도로명과 혼용되는 명예도로명은 2020년 8월까지 사용되며 이후 심의를 거쳐 사용을 연장할 수 있다. 가인 김병로길은 문용선 서울북부지법원장(57·사법연수원 15기)이 3월 도봉구에 요청해 만들어졌다. 문 지법원장은 도봉구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저항한 가인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도시 도봉구의 이미지 창출을 위해 선생의 창동 옛 집터 인근 도로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고, 도봉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가인 김병로길 명예도로명 부여로 도봉구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관내 문화사업과 연계한 명예도로명을 추가로 부여해 지역 문화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건국 후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1887~1964)을 기리는 도로가 서울 도봉구 옛 집터 인근에 생긴다. 서울 도봉구는 27일 가인 선생이 타계 직전까지 살았던 옛 집터 인근인 창동 북한산아이파크아파트 입구~쌍용아파트 사이 약 640m 구간의 도봉로 136길에 ‘가인 김병로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가인 선생의 터전이었던 도봉구에 선생의 호를 딴 시설물은 가인초등학교(2004년)와 가인지하차도(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법정도로명과 혼용되는 명예도로명은 2020년 8월까지 사용되며, 이후 심의를 거쳐 사용을 연장할 수 있다. 가인 김병로로는 문용선 서울북부지법원장(57·사법연수원 15기)이 3월 도봉구에 요청해 만들어졌다. 문 법원장은 도봉구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저항한 가인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도시 도봉구의 이미지 창출을 위해 선생의 창동 옛 집터 인근 도로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고, 도봉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가인 김병로길 명예도로명 부여로 도봉구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관내 문화사업과 연계한 명예도로명을 추가로 부여해 지역 문화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회사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바꿔 팀장을 팀원으로 인사 발령 낸 조치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롯데월드 팀장급 직원 박모 씨 등 3명이 “팀장급을 팀원으로 발령 낸 인사 조치를 무효화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팀장과 선임 등 간부로 일해온 박 씨 등 3명은 2007년 6월 팀원으로 발령이 났다. 롯데월드가 2007년 5월 일반직 3~5급이 하던 일을 1, 2급 간부에게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보직 부여 기준안을 새로 마련한 데 따른 조치였다. 박 씨 등은 회사가 사실상 강등과 다름없는 인사로 모욕감을 준 뒤 사표를 받으려는 조치라며 전보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 2심은 회사가 적법한 인사권을 행사한 거라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회사 조치가 징계의 일종인 강등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직원이 일방적 불이익만 감수하도록 한 취업규칙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박 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검찰이 9~12월을 불량식품 범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집중 단속을 펼친다. 검찰은 중금속에 오염된 중국산 고춧가루 등 해로운 원료로 음식을 만들어 팔거나 학교 급식에 불량식품을 납품하는 업자 등을 중점적으로 잡아내고 전문적·상습적·지능적 불량식품 사범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안상돈 검사장)는 24일 전국 식품전담 부장검사 30여명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특별단속과 처벌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검찰은 서울서부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5개 지검에 불량식품사범 합동단속반을 설치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왔지만 불량식품 범죄가 여전히 매년 2만여 건을 웃도는 등 근절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최근 대구에서는 1년 반 동안 이미 깨졌거나 분변에 오염돼 폐기처분해야 할 계란으로 계란찜이나 계란말이 등을 만들어 중학교 2곳과 고교 5곳에 납품했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불량식품 사범은 2012년 1만9271명, 2013년 2만6952명, 2014년 2만3721명으로 2만 명 선을 오가고 있다. 검찰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지만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식품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불량식품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공무원 유착 비리가 있는지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불량식품을 통해 얻은 범죄수익은 모두 몰수하고 별도의 벌금을 부과함과 더불어 탈세 혐의도 국세청과 공조해 수사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을 제한하고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 의무 휴업을 강제한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법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대법원이 관련 소송 심리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공개변론을 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다음달 18일 오후 2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이 서울 성동구와 동대문구를 상대로 영업시간 및 의무휴일 규제가 마트 종사자와 소비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소송 상고심의 공개변론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매장 면적 3천㎡ 이상인 대형마트는 2012년부터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영업시간이 오전 8시~밤 12시까지로 제한되고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대부분의 지자체는 조례에 있던 ‘대형마트는 영업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라는 의무조항 대신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고쳐 강제성을 희석시켰지만 사실상 영업제한 조치를 계속해왔다. 소송을 낸 이마트 등 6개 대형마트는 지자체의 영업시간 규제로 점주나 종사자 영업의 자유와 소비자 선택의 자유가 골목상권 중소상인 보호라는 가치보다 더 크게 침해되는데도 계속 조례를 강제하는 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측 참고인으로는 한국유통학회 회장인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이, 지자체 측 참고인으론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이 나와 찬반양론을 펼친다. 이 사건 1심에서는 지자체들이 승소했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은 소송을 낸 이마트 등 6개 대형마트가 법에서 정한 대형마트라고 볼 수 없다며 영업제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유통법상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대형마트는 ‘매장 면적 3000㎡ 이상에 점원 도움 없이 소매하는 점포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마트는 면적이 3000㎡를 넘지만 점원이 소비자 구매 편의에 도움을 주고 있으니 법상 대형마트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도우미 직원을 두지 않고 있는 일부 외국계 창고형 대형마트를 제외하곤 법적으론 대형마트가 아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정왕후 어보가 60여 년 만에 대한민국으로 돌아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월 16일 미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정왕후 어보를 돌려주기로 하고, 우리 측과 반환 절차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문정왕후 어보는 조선시대 중종의 계비이자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1501∼1565)의 인장으로, 6·25전쟁 당시 미군이 서울 종묘에서 훔쳐 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한미 양국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 미국 방문을 축하할 선물을 고심하다 문정왕후 어보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어보는 한국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가 2009년부터 한국 약탈 문화재 명세가 담긴 미국 국무부 문서 등을 근거로 어보가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강탈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반환 요청 운동을 펼쳐 왔다. 정부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관, 미 국토안보부와 막바지 절차를 협의 중인데 사실상 반환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은 2000년 어보를 경매시장에서 구입해 전시하다가 2013년 7월 어보를 한국에 반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미 국토안보부가 강탈 여부를 규명한 뒤 돌려주겠다며 가져간 뒤 반환을 미뤄 왔다. 미국이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때 국새 ‘황제지보’와 어보 등 인장 9점을 한국에 반환할 당시 문정왕후 어보도 반환 후보로 거론됐지만 수사를 이유로 제외됐다. 올해 초에도 덕종어보와 함께 한국 반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끝내 무산됐다. 문정왕후 어보는 높이 6.45cm, 가로세로 각 10.1cm 크기로 거북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도장을 찍는 면에는 문정왕후의 존호인 ‘성렬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란 명문이 새겨져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