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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가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빛으로 표현한 ‘빛의 시어터’와 ‘빛의 벙커’ 전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지하 1층에 마련된 빛의 시어터는 요하네스 베르메르, 반 고흐 등 네덜란드 거장들의 작품에 빛과 음악을 더한 몰입형 예술로 재탄생시킨 전시를 운영한다. 일상화, 인물화, 정물화뿐만 아니라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등 다양한 작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빛의 벙커에서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등의 전시가 이어진다. 전시 공간에서는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를 활용해 거장들의 작품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각 전시회 현장 매표소에서 BC 개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할 경우 빛의 시어터는 30%, 빛의 벙커는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BC카드 제휴 할인은 10월 31일까지 제공하며 본인 및 동반 1인 등 최대 2매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법인카드, 선불카드, 기프트카드 등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를 사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BC카드는 4월 20일까지 현장매표소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에코백(200명)과 북마커 세트(200명)를 제공하는 경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정철 BC카드 상무는 “디지털 아트로 재탄생한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전시회에 BC카드 고객을 초청하고 혜택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를 주도해 온 미국 기술기업의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이 영 부진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차세대 엔비디아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집중 매수한 기업들의 주가도 내림세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목록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테크 기업이 가득하다. 테슬라(1위), 엔비디아(4위), 브로드컴(5위) 등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의 뒤를 템퍼스AI(6위)가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템퍼스AI는 막대한 의료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HW) 중심인 AI 투자처를 소프트웨어(SW)로 확장하려는 투자자들이 템퍼스AI에 몰린 가운데, 서학개미들도 올해 1억9156만 달러(약 2733억 원)어치 템퍼스AI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올해 첫 거래가 33.89달러였던 템퍼스AI의 주가는 무섭게 상승해 89.44달러(이달 14일)까지 치솟았다. 다만 빠르게 성장한 만큼 하락 폭도 커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불거진 지 4거래일(18∼21일) 만에 고점 대비 23.87%나 하락했다. 서학개미가 올해 1억3717만 달러 순매수한 AI 방산기업 팔란티어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일 76.2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팔란티어 주가는 이달 18일(현지 시간) 124.62달러까지 올랐지만, 미 행정부가 향후 5년간 국방비를 축소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뒤 사흘 연속 하락해 시총의 18.67%가 증발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기술주 대표 주자 매그니피센트7(M7)도 올해 들어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애플(―1.36%), 엔비디아(―1.15%), 마이크로소프트(―4.07%), 테슬라(―13.4%), 알파벳(―5.76%), 아마존(―2.45%) 등은 올해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20일 연속 상승하며 나스닥 사상 최장 상승 신기록을 세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시가 이제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474억40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버핏이 투자할 만큼 저평가된 기업이 없다는 것이라며 고평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헬스케어 등 미국 테크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경제 지표나 금리 등의 변수로 인한 조정과 가치평가 수준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투자자 2명 중 1명은 한국보다 미국 증시를 더 선호하며, 그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혁신성과 그에 따른 높은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성장동력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주 환원이나 지배구조 개선 중심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온라인 플랫폼 ‘소플’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5%가 미국 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3.1%에 그쳤다. 21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은 1154억 달러(약 166조 원)에 달한다.미국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이 꼽혔다. ‘활발한 주주 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14.8%) 등이 뒤를 이었다.향후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79.0%인 반면, 국내 시장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률은 54.3%에 그쳤다. 국내 시장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은 19.1%였는데 미국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은 5.7%였다. 국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34.6%)다.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 미흡’(15.4%)은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 문화’(17.5%)보다 뒤로 밀렸다. 최근 전문가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원인으로 성장동력의 부족을 꼽았다. 양철원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주 환원, 지배구조, 성장동력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무엇이 과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설명하는가’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PBR이 1보다 낮으면,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 상태임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금융 당국은 PBR이 낮은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밸류업 정책’을 펼치며 주주 환원 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PBR과 가장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은 성장동력 관련 변수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및 투자 비중이 높거나,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 PBR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의 PBR은 낮았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액이 많을수록 PBR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ESG구조원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점수와 PBR은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 주주 환원을 늘리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밸류업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교수는 “업력이 오래되고 전통적인 자본지출 투자가 많은 기업이 많아 가치평가에서 소외된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산업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률이 높은 유망 기업을 많이 발굴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딸기 등 제철 과일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지수가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은행은 20일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20.18로 지난해 12월(119.52)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이 전월(0.4%)보다 커졌다. 2023년 8월(0.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4.0%나 증가했다. 딸기가 전월 대비 57.7%, 감귤이 26.5% 치솟는 등 농산물 가격이 7.9% 오른 영향이다. 이상기후로 생육이 늦어지고 출하량에 차질이 생기며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산품도 0.6% 상승하며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4.0%나 올랐다. 경유가 7.7%, 휘발유 가격이 5.6% 뛰었다. 서비스는 0.4% 올랐는데,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0.7%), 사업지원서비스(1.1%) 등이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에 수입품 물가까지 결합해 산출한 2월 국내 공급 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이다. 원재료(0.7%), 중간재(0.5%), 최종재(0.6%) 가격이 모두 올랐다. 소비자물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국제 유가와 환율이 전월 평균보다 내렸지만 월말까지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국내외 경기 동향, 공공요금 조정 여부 등도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악화됐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두 달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지만, 여전히 부정 전망이 크고 미국 관세전쟁 등의 변수가 부담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은 20일 이달 CCSI가 95.2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4포인트 상승은 2021년 6월(5.4포인트 상승)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또 3포인트 상승한 올 1월(91.2)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여전히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4년)보다 낙관적이고,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또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100.7)에도 아직 못 미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며 생활형편전망(93)이 4포인트, 향후경기전망(73)이 8포인트 올랐다. 여행, 교양·오락·문화 등의 소비심리가 회복돼 소비지출전망(106)도 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1포인트 상승), 현재경기판단(4포인트 상승)도 개선됐다. 다만 현재생활형편(87)에 대해서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봤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3월(95) 이후 가장 낮은 99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119까치 치솟으며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매수 심리가 침체된 여파로 다섯 달 연속 하락했다. 특히 기준점(100) 이하로 내려가며 주택가격 하강 전망이 더 우세해졌다. CCSI가 두 달 연속 개선되긴 했으나 이같은 심리 회복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해 12월 워낙 크게 떨어진 뒤 1, 2월에 걸쳐 하락분 일부를 회복한 것”이라며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정치 상황도 진행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금 투자 광풍으로 국내 금값이 국제 가격보다 10% 이상 더 비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금값에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하기 위한 계좌 개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3곳에서 지난달 신규 개설된 금 현물 거래 계좌는 총 1만8763개로 지난해 1월(3595개) 대비 5.3배에 달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월별 3000∼7000개 정도였던 금 현물 거래 계좌 신규 개설 규모는 10월 처음 1만 개를 넘긴 뒤 계속 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금 투자 열기가 더 거세졌다. 중순이 지났을 뿐인데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가 개설됐다”고 말했다. 금 현물 거래 계좌는 한국거래소의 ‘KRX금시장’에서 금을 사고팔기 위해 필요한 계좌다. 주식 거래용 계좌가 있더라도 증권사에서 따로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거래할 수 있고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금 현물을 증권사 지점을 통해 인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달 5일 처음으로 일일 거래대금 1000억 원을 넘긴 KRX금시장은 14일 거래대금이 1308억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전체 거래일(244일)의 절반이 넘는 146일(59.8%)의 하루 거래대금이 수십억 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금 투자 광풍이 거세진 셈이다. 한국 투자자들의 금 투자 열기는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비싸지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도 야기하고 있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에 보관료를 차감한 ‘KRX금현물지수’와 국제 금값은 18일 종가 기준 13.2%의 차이를 보였다. 14일 20%까지 벌어졌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줄긴 했으나 여전히 작지 않은 수준이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 시세, 환율, 국내 수급 요인 등 3가지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며 결정되는데,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광풍으로 커진 변동성 때문에 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거품’ 논란도 불거졌다. 국내 유일 KRX금현물지수 추종 ETF인 ‘ACE KRX 금현물’은 4일부터 19일까지 12거래일 연속 괴리율 초과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ETF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ETF가 투자하는 자산의 순자산가치 차이를 의미한다. 즉, ‘ACE KRX 금현물’ ETF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금)보다 고평가된 상태라는 얘기다. 투자자들로서는 국제 금값 대비 고평가된 KRX금현물지수보다도 1% 이상 고평가된 가격에 ETF를 거래한 셈이다. 괴리율 초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금 현물 ETF에 몰리고 있다. ‘ACE KRX 금현물’의 순자산 총액은 4일 8035억 원에서 18일 9877억 원으로 22.9% 증가했다. ‘ACE KRX 금현물’은 이달 들어서만 5차례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ETF 1위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전쟁 등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고평가된 국내 금값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g당 16만 원이 넘는 가격은 1450원의 원-달러 환율로 계산했을 때 온스당 3400달러에 해당한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과도한 프리미엄 해소 전에는 국제 금값 추종 ETF가 (국내 금 현물 ETF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왕좌 교체가 임박한 모양새다. ‘최초의 ETF’, ‘최대 규모 ETF’ 등의 타이틀을 거머쥔 ‘SPDR S&P500’(SPY)과 ‘뱅가드 S&P500’(VOO)의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세 배에 달하는 보수(수수료) 차이가 투자자들을 자극해 ETF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ETF닷컴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SPY의 운용자산은 6289억6000만 달러(약 906조7716억 원), VOO의 운용자산은 6247억2000만 달러(약 900조6588억 원)로 격차가 42억4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VOO에는 236억 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SPY는 161억 달러가 빠져나가며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SPY는 1993년 1월 상장된 세계 최초의 ETF다. 지수 등락에 투자하는 ‘패시브 투자’의 상징과도 같다. 글로벌 ETF 중 운용자산 600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VOO는 2010년 9월에야 상장된 후발 주자다. 미국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두 ETF는 주당 가격 차이와 분배금 지급 시기 등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도 후발 주자가 17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턱밑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보수에 있다. VOO의 총보수(운용 보수, 신탁업자 보수 등)는 0.03%인데, SPY의 총보수는 0.09%로 세 배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S&P500 추종 ETF이자 운용자산 규모 3위인 블랙록의 ETF ‘IVV’(2000년 5월 상장)도 총보수가 0.03%다. 소수점대의 차이지만 ‘복리의 힘’을 기대하고 지수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들에겐 투자처를 바꿀 만큼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의 트렌드인 적립식 ETF 매수는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데 총보수 차이가 몇 년씩 쌓이면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초과 성과에 욕심내지 않고 지수만 추종하는 패시브 ETF에서는 총보수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 사이에선 이미 VOO 규모가 SPY를 역전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SPY의 규모는 2022년 말 9억6418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16억8577만 달러를 거쳐 이달 13일 18억808만 달러로 늘었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VOO는 5억5709만 달러로 SPY의 57.7% 수준이었다. 하지만 VOO에 투자한 규모가 2023년 말 7억8805만 달러, 지난해 말 16억4838만 달러로 늘어 SPY와 격차가 좁혀지더니 지난달 23일에는 결국 역전됐다. 이달 13일 서학개미가 보유한 VOO는 18억2988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증시의 고성장에 힘입어 SPY도 2년 2개월 동안 87.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VOO가 무려 228.4% 성장한 것이다. 한편 이처럼 보수에 예민한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일 S&P500과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총보수를 인하하자, 하루 만에 삼성자산운용도 총보수를 인하했다. 이어 11일 KB자산운용도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 3종의 보수를 인하하며 일주일 새 세 차례에 걸쳐 업계 총보수 최저가가 바뀌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총보수뿐만 아니라 기타 비용과 매매수수료까지 포함한 총보수비용(TER)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시 상대국의 관세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 등의 ‘비(非)관세 장벽’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타격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99% 이상 관세가 철폐된 상황이지만, 미국이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등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방해하는 규제 등을 꾸준히 문제 삼아 왔기 때문이다. ● ‘플랫폼법’ 첫 타깃 될 듯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서명한 각서(메모랜덤)에서 “수년 동안 미국은 동맹국과 적국을 포함한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교역 상대국의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금 △보조금 등 각종 비관세 장벽 △환율 정책 △기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불공정한 관행 등을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관세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는 모든 정책과 규제, 관행까지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중국 같은 경쟁자든 유럽연합(EU)·일본, 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 없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을 특정해 언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던 플랫폼법이 미국의 중점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 끼워 팔기 등 ‘갑질’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나 미국상공회의소 등은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플랫폼 규제가 실현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규제 대상이 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아직 한국 내 점유율이 높지 않은 중국 기업은 규제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큰 탓이다.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는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한국의 플랫폼법에 대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 역시 “이 법안이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기업만 규제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가 부가가치세를 ‘콕’ 집어 주요 판단 요소로 밝힌 만큼 현재 10%인 부과세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이 환율 정책을 상호 관세 부과 기준으로 꼽았다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 재무부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1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USTR 무역장벽보고서(NTE) 내용도 압박미국은 USTR이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서도 한국에 여러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NTE에서는 한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부품 인증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 및 수입업체는 배기가스 부품을 변경할 때 그 정도에 따라 ‘변경 인증’(중대한 변경)을 받거나 ‘변경 보고’(사소한 변경)를 하게 된다. NTE는 이때 변경 인증과 변경 보고를 가르는 기준이 불명확해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차량 검증 시험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신규 수입 자동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진행하는데,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진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과거 미국은 NTE에서 KDB산업은행의 저리 정책 대출을 두고 해외 경쟁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보조금 성격이 있다고 문제 삼기도 했다.● “비관세 장벽 역이용해 협상 카드로 써야” 미국이 상호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시기는 4월 1일 이후다. 전문가들은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비관세 장벽’이라는 기준을 명확히 밝혀준 만큼 이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또한 “미국 측에 우리가 얼마나 전향적으로 (비관세 장벽 개선을) 검토하는지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강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협상을 본격화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한미 장관급 인사가 대면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도 17일 워싱턴에서 미 상무부, USTR 등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와 상무부 간 장관급 회담도 추진한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지만 뉴욕증시를 비롯한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4월 이후인 만큼 사전 협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7%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4%, 나스닥종합지수는 1.5% 올랐다. 앞서 발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했지만 즉각 발효가 이뤄지지는 않은 만큼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4월 1일 이후인 만큼 캐나다, 멕시코의 관세 부과 유예 사례처럼 사전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기술주들이 뉴욕증시의 강세를 이끌었다.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77%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등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또 머스크 CEO는 미국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는 등 외교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디 총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머스크가 관심을 가진 우주, 기술, 혁신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도 4.15% 상승하며 ‘딥시크(DeepSeek) 충격’ 이후 주가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팀 쿡 CEO가 19일 신제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애플도 2% 대 강세를 보였고, 0.44% 오른 메타는 1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도 강보합 흐름을 보이며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중 2590선, 코스닥은 750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관세 변수에 적응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반복되는 관세 이슈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협상 수단임을 인지한 결과 증시 충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은퇴자 A 씨(80)는 서울 양천구에 아파트를 한 채를 갖고 있다. 1980년대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쭉 보유 중이다. 수십 년에 걸쳐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덕에 자산 규모만 따지면 남부럽지 않은 A 씨지만 생활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 은퇴한 뒤 A 씨의 수입이라곤 기초연금과 자녀들이 주는 용돈뿐이다. A 씨는 아파도 큰돈이 들어갈 것 같으면 참고 수도권에 사는 자녀를 만나러 갈 때도 몇 번씩 환승해 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외식도 몇 달에 겨우 한 번 하는 수준이다. 자녀들은 ‘아파트를 팔아 생활비로 쓰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지만 A 씨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12일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정희철 김재칠 연구원의 ‘고령화와 가계 자산 및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은 은퇴 후 소득이 부족하더라도 부동산 매각 대신 ‘소비 축소’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이 2007∼2021년 국내 가구의 소비와 자산을 분석한 결과, 국내 가구의 소득은 50대에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 하지만 국내 고령층은 은퇴를 하고 난 뒤 소득이 크게 꺾인 뒤에도 자산을 줄이지 않았다. 줄지 않는 자산의 배경엔 한국인의 ‘부동산 사랑’이 있다. 가구의 연령이 올라갈수록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는데 40∼44세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53.5%로 절반을 넘고 은퇴 후인 65∼69세는 66.8%, 70∼74세엔 69.1%까지 커졌다. 비교적 유동화가 쉬운 금융자산의 비중은 낮았다. 안전하지만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약한 예금 선호도만 2008년 66.5%에서 2021년 87.2%로 커졌다. 연구진은 높은 예금 선호도도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지지 않는 배경이라고 본다. 예금에 묶여 자산이 불어나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0∼2019년에 걸쳐 코스피가 7.1% 올랐는데 같은 기간 은행의 정기예금 연평균 금리는 2.4%였다. 소득은 줄었으나 부동산을 매각할 생각은 없는 고령층은 대신 허리띠를 졸라맸다. 고령 가구는 식료품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 필수적인 지출을 제외한 외식·통신·교통·교육·교양오락비 등 모든 유형의 소비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불필요한 생활비를 최대한 줄여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금소득이나 사적이전소득(가족, 친인척 등에게 받은 소득 등), 금융자산이 많은 고령 가구의 경우 소비 감소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사용한다면, 고령층이 은퇴 전(55∼65세)과 비슷한 수준의 ‘적정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만을 활용해 적정소비가 가능한 가구는 독신 24%, 2인 가구 22%에 그쳤지만 금융자산에 주거자산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까지 모두 연금화한다면 독신가구의 68%, 2인 가구의 71%가 적정소비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청년, 중년 세대가 부동산에 ‘올인’된 자산패턴을 그대로 답습할 경우 소비 둔화에 따른 활력 저하, 생산성 감소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정희철 연구원은 “고령가구가 보유한 금융자산이나 거주자산을 뺀 실물자산으로는 여생 동안 적정소비를 유지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고령가구의 소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의 연금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서두를 필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자 간밤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8%,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0.03% 오르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0.36% 하락했다. 이날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이전보다 현저히 덜 긴축적이고 경제는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황에 대해 “지난 2년간 상당히 둔화했다”면서도 “연준의 장기 목표인 2%에 견줘보면 다소 높은 상황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업무중단 조처 등에 대한 질문을 받은 파월 의장은 “연준의 일이 아니다”라며 발언을 조심했다.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언 수위가 앞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밝힌 입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엔비디아(―0.58%), 마이크로소프트(―0.19%), 아마존(―0.16%) 등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테슬라는 6.34%가 급락했다. 반면 메타는 0.33% 상승하며 1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985년 1월 31일 나스닥100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래 최장 기록이다. 메타는 올해 들어서만 22.53% 상승했다.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인정받은 영향이다. JD 밴스 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 폐막연설에서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된 칩으로 가장 강력한 AI 시스템을 미국에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으로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등 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는 6%대 상승했다. 12일 하락 출발한 유가증권시장은 오전 중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0.22% 강보합세다. 코스닥은 0.42% 하락한 약보합 흐름이다. 이날 개장 직후 1%대 하락했던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낙폭을 줄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전쟁 등으로 연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다. 치솟는 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에선 한국조폐공사가 금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국제 금 시장에서도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34.4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초로 290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대비 10% 이상, 전년 대비 무려 40%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투자자들의 금 투자 열기에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은 10일 기준 전년 동기 7배 수준인 9086억 원으로 불어났다. KRX 금 거래소 일일 거래대금도 6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금 사재기 열풍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금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영국 런던 시장으로 옮겨가 금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폐공사가 수급 여건 악화로 이날부터 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조폐공사로부터 금을 공급받아 온 일부 국내 은행도 온라인 및 창구 판매를 당분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돌반지 한돈 60만원… “금 사겠다” 급증에 조폐公 판매 일시중단[천정부지 금값]통상전쟁에 안전자산 金 최고가… “웃돈 줘도 못사, 말 그대로 금값”1g당 15만9410원… 1년새 84% 급증현물 ETF 수익률 올들어 26% 올라金 관세 부과 우려에 美선 ‘사재기’… 각국 중앙은행, 3년째 1000t씩 매입“금값이 말 그대로 금값입니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파는 사람은 없어요. 웃돈 주고도 원하는 물량 구하기 어렵습니다.”서울 종로에서 귀금속 도매상을 하는 박모 씨(48)는 최근 금 시장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완벽한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골드바를 사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오지만 물량이 없다”며 “금을 가진 사람들은 더 오를 거란 기대감에 팔지 않고, 구매자만 몰리다 보니 금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금 가격이 오르면서 돌잔치 선물도 바뀌고 있다. 돌 반지 한 돈(3.75g) 가격이 60만 원까지 치솟자 1g짜리 반지까지 등장했다. 최근 돌 잔치를 한 이모 씨(42)는 “돌 선물로 반지보다는 현금이나 장난감 선물이 많았다”며 “금값이 오르면서 한 돈짜리 돌 반지를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韓 금 가격, 1년 만에 83% 이상 올라1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33% 오른 15만9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83.91%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 금 시세 상승 폭보다 두 배가량 큰 것으로, 이는 국내 금 수급 문제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금값이 상승하면서 금 관련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현물’ ETF는 올 들어 25.56% 올랐다. 금 선물과 연동한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 등도 올 들어 각각 11.09%, 10.63% 상승했다.골드바 등 금 현물 투자에 몰리면서 금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이날부터 일시적으로 금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6일에는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먹통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서민철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금 현물을 확보하기 어려워 고객들이 물건을 받기 위해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최근 주문이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국내외에서 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위협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등 안전 자산 쏠림 현상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미국 현지에서는 귀금속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금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금 가격에 ‘프리미엄’까지 붙으면서 영국에서 금을 매입해 미국에서 파는 현상까지 발생했다.박진영 코리아피디에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JP모건은 약 40억 달러 규모의 금을 영국에서 매입한 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인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인도 물량”이라고 말했다.● “금값, 온스당 30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금 매집 국가인 중국은 최근 자국의 10대 보험사가 자산의 최대 1%까지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연간 1000t 이상의 금을 매입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씨티 등 글로벌 IB들은 금 가격이 조만간 1온스(약 28.3g)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값이 급등한 데 대한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금 가격은 많이 오른 만큼 더 가파르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이 11일 “최근 해외 증시 및 가상자산으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불법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등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올해 업무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11일 정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핵심 전략’을 밝혔다.한국거래소는 우선 지수사용권 개방을 통해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지수사용권 개방을 요청해 왔다. 또 6월부터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코스피200선물 등 대표 파생상품 10종의 야간 거래가 도입된다.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도 정 이사장은 “최근 (글로벌) 주요 자본시장에서는 가상화폐 선물에 이어 현물 ETF까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당국 및 전문가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일정과 제도 등을 점진적으로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도입해 불법 공매도 규제 강화에 나선다. 또 상장 기업 중 부실·한계기업의 퇴출을 강화하고 절차를 효율화하는 등 시장관리체계도 개선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국내 철강 업계가 초긴장 상태로 내몰렸다. 미국은 한국의 철강 3대 수출국으로 한국 철강 전체 수출량의 약 9.8%를 차지한다.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와 경기 침체 등으로 역대급 불황을 맞이한 국내 철강업계에 또 다른 악재가 겹친 것이다.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그가 취임 후 발표한 관세 정책 중 한국 기업들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첫 사례다. 앞으로 철강뿐 아니라 반도체와 정유 등 국내 산업계 전반에 트럼프 ‘관세 폭탄’의 충격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수요 한파 직면한 철강업계 ‘이중고’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당시 한국은 협상을 통해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의 70% 수준인 263만 t까지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았다.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에 수출 물량을 줄이는 식의 합의를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 방침이 한국산 제품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 업계에선 기존 쿼터제를 폐지한 후 관세 25%를 새롭게 부과하거나, 쿼터제와 관세를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어떤 경우든 극심한 수요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대비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미국 내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악화가 철강에만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한국 기업의 자동차, 가전 제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 등을 이용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만일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가 오르면 완성품인 자동차 제품의 단가도 그만큼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로 인한 글로벌 과잉 공급 문제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다른 국가들의 철강 제품이 미국 외 지역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시나리오별 영향을 살피는 방법밖엔 없다”면서 “포스코그룹 철강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 현대제철이 60.6% 감소하는 등 역대급 불황이 겹친 와중이라 더욱 우려스럽다”고 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내수 부진과 건설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까지 닫히면 국내 철강업계는 과잉 공급 문제와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산 철강재의 저가 공세까지 더해져 국내 철강업계의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정유업계도 노심초사 이번에 철강을 신호탄으로 이후 반도체, 정유 등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으로 미국의 관세 폭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유제품은 자동차, 전자기기와 함께 한국 대미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석유제품 수출 규모는 전체 수출액의 9.3%인 약 41억8600만 달러다. 조상범 석유협회 실장은 “석유제품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이 축소되면 다른 나라로 대체 시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딥시크’ 충격으로 빅테크들이 비용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당장 관세 부과를 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트럼프가 이달 초 반도체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언급한 적이 있어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언 이후 국내 금융시장과 관련 기업 주가는 요동쳤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4원 오른 1451.2원으로 마감했고, 포스코홀딩스(―0.84%), 현대제철(―2.03%) 동국제강(―3.77%) 등 철강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조성대 통상연구실장은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수출 품목으로 추가 관세 적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상호관세 등 관세장벽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한국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철강 기업과 비용 부담이 커질 자동차, 가전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약보합으로 장을 시작해 오전 중 2520대를 유지 중이다. 특히 이날 개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다만 실제 관세가 부과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 부과에 나섰으나 한국은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 도입으로 관세를 피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루코, 알멕 등은 대중(對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로 개장 직후 강세를 보였으나 오전 중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다소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관세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콕 집어 상호관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혹은 12일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할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99% 안팎의 품목에 대한 관세가 없다. 하지만 한국이 대미 무역흑자국인 만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자동차, 가전 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다. 기아는 이날 오전 2%대, LG전자는 1%대 약세다. 또 당장 한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역시 한국기업들에 부담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이 직접 관세 대상이 아니더라도 중국, 유럽 등과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간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며 “관세 부과를 피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등이 저가에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면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공약을 꺼내 상대를 몰아붙인 뒤 원하는 것을 얻으면 공약을 철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라며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긴 했으나, 한국이 보편관세를 상호관세로 피할 수 있다면 선반영된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카드 대출 부실 사태 여파가 이어졌던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3%대 중반을 이어갔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급전을 빌린 뒤 연체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각각 3.4%였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3%대 중반을 보인 건 2005년 7월(3.6%), 8월(3.8%)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 5, 8월에도 연체율은 3.4%까지 뛰었지만 바로 다음 달에는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일반은행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모두 포함되는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카드 사업이 분사된 곳들은 제외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섰는데도 연체율이 두 달째 떨어지지 않고 있는 건 연체가 그만큼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1, 2금융 대출보다 문턱이 낮은 신용카드 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이들이 급전을 위해 찾는 불황형 대출이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23년 11월(3.0%) 8년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이후 그해 12월(2.8%)을 빼곤 계속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연체율이 3%대 후반으로 올라서며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다시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05년 8월 3.8%까지 상승한 바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카드 등 4대 금융지주 카드 계열사들의 연체율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들 카드사 4곳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말 1.53%로 전년(1.34%)보다 0.19%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가 1.87%로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1.51%), 우리카드(1.44%), KB국민카드(1.31%) 등의 순이었다. 2020년 1.03%에서 2021년 0.80%까지 떨어졌던 이들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2022년(1.04%)부터 계속 오르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전 세계 증시 중 수익률 꼴찌였던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9.54%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7일 전거래일 대비 2.58 오른 742.9로 장을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 거래대금은 9조9293억 원으로 지난해 6월 10일(10조4509억 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였다.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9.54% 올랐다.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코스닥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폴란드 WIG 20지수(13.51%) 정도다. 한국 코스피(5.1%)는 물론 다우존스(4.13%), S&P500(2.45%), 나스닥종합지수(1.10%) 등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코스닥의 반등은 로봇과 유리 기판 등 성장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로봇용 액추에이터(관절에 쓰는 전동모터)를 만드는 하이젠알앤엠은 1만3400원(지난해 12월 30일 종가)이던 주가가 4만150원(7일 종가)으로 세 배가 됐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에 올라 주목을 받은 산업용 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도 152.3% 상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1629억 원 순매수)다. 또 반도체 패키징 분야 신기술인 유리 기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필옵틱스(143.28%), 와이씨켐(108.26%) 등도 올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美채권에 베팅한 ‘서학개미들’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투자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13억 달러(약 16조 원)를 넘어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수익률은 하락,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2023년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한 ‘서학 개미’의 해였다면, 2024년은 해외 채권에 투자한 ‘서학 채권개미’의 해라고 할 만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13억116만 달러(약 16조3731억 원)에 달한다. 2022년(12억9063만 달러)과 비교하면 2년 만에 8.7배로 늘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의 발길이 채권으로 몰렸던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엔데믹을 거치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높였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가 잡힐 기미가 보이자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며 상황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고 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미국 장기채 금리가 뛰었다. 관세가 유발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 취임을 앞둔 지난달 14일에는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5% 가깝게 치솟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불법 이민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대규모 추방에 나섰다. 또 취임 한 달도 채 되기 전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EU) 등을 대상으로 한 통상 전쟁에 불을 붙였다. 관세 전쟁이 물가를, 불법 이민자 추방은 임금 상승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에 서학 채권개미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관세 정책이 채권 금리를 끌어올린 바 있다(채권 가격 하락). 1기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해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전쟁이 채권 시장에 가져올 파급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선 트럼프 1기에는 어땠는지,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살펴봐야 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장기채 투자 크게 늘어지난해 들어 만기가 긴 미국 채권의 투자 매력에 눈을 뜬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박주한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제로금리’와 ‘금리 급상승기’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장기채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이자 소득에만 세금이 부과되고 매매할 때는 세금이 없다는 점도 실질 수익률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물가가 서서히 잡혀가며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미국 상무부나 기업들이 새롭게 발행하는 국채와 회사채 등의 금리도 낮아진다. 그 결과 신규 채권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된 기존 채권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장기채 투자는 만기까지 받을 수 있는 이자(쿠폰)보다는 금리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목표로 한다. 2023년부터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고성장하며 역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비교적 안전한 채권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에 거주하는 자산가를 중심으로 해외 채권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면서 미국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학 개미들의 ‘미 국채 사랑’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들의 규모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총자산 규모는 1조9434억 원에 달한다. 1년 전(7175억 원)보다 총자산 규모가 2.7배로 불었다. 미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콜 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추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2월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총자산이 111배, 4월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 H)’은 총자산이 35배나 늘었다.● 컴백한 트럼프 여파로 수익률 꺾여 다만 미국 장기채 ETF들의 수익률이 인기를 따라가지는 못하는 양상이다. ACE 미국30년국채의 5일 종가는 1년 전보다 9.4% 하락했다.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은 상장했을 때보다 15.1% 하락했고,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도 상장 10개월 만에 8.4% 빠졌다. 다만 투자가 쉬운 ETF 대신 미 국채에 직접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상승한 덕에 환차익으로 채권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 이후 수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5일(현지 시간) 4.280%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자 4.431%로 15bp(100bp는 1%포인트) 이상 뛰었다. 이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며 상승세가 주춤했던 채권 금리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다시 뛰기 시작해 취임 직전까지 또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6일 4.148%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14일에는 4.792%로 40여 일 만에 약 64bp나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금리가 뛴 것은 보호무역주의가 불러올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흑자를 보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관세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해 왔다. 단기적으로 관세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 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전적 혹은 부분적으로 미국이 수입하는 제품과 상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는데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면 기업이 이들을 대체할 노동력을 새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이것도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리기 힘들어지고, 물가 상승이 관리 가능한 수준을 벗어난다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규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된 기존 채권의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이 채권 투자자들에게 위협적인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고점을 찍은 뒤 다소 누그러든 장기채 금리가 이달 들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우려대로 관세 전쟁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캐나다 에너지 제품은 10%) 관세,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여파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대가 유지되고 있다. 국경 관리 강화 등을 약속한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를 30일가량 유예하기는 했지만, 속을 알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채권 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1기’ 때도 채권 금리 들썩 들썩이는 채권 시장은 트럼프 1기 당시를 연상시킨다.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도 채권 금리가 뛰기 시작했다. 11월 9일 2.068%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여 일 만인 12월 1일 2.454%까지 약 38bp나 올랐다. 이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자 금리는 재차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 계획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와 함께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각서에 서명하며 본격적인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됐다. 2018년 7월 미국과 중국은 상호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8%대에서 8월 초 3%까지 상승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10년물 금리는 9월 중순부터 11월까지 3%대를 유지했다. 2018년 말부터는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강달러·금리 인하 국면 등 다르지만 변동성은 여전관세 부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가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1기와 2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대외적인 환경에서 차이가 있다. 트럼프 1기 당시엔 연준이 2017년 3차례, 2018년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상승 국면이었던 반면 현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 약(弱)달러였던 트럼프 1기와 달리 현재는 강(强)달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이 1기보다 더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중국뿐만 아니라, 비록 유예를 주었을지라도 캐나다, 멕시코 등 우방국도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2기는 1기 때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해 ‘관세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겠다’는 입장이 확고해 보인다”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조바심을 낸다면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더 큰 우리의 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개입하려 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재무부 수장인 스콧 베센트 장관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아닌 만기채 10년 금리가 주 관심사”라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여파로 횟수는 달라질 수 있으나 결국 기준금리 인하 방향 자체는 확실하다고 본다.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를 표적으로 삼은 트럼프 행정부의 달라진 반응도 미 국채에 긍정적인 요소다. 재정적자 비중을 3%까지 낮추겠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채 발행 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미국 정부가 약달러를 유도하고 나선다면 투자자의 수익률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단기채와 장기채 투자가 갖는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수익률 변동이 크다. 박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미국 채권 투자 수익률에는 원-달러 환율과 금리 변동이 영향을 주는데 단기채는 환율 변동 영향이 더 크고, 장기채는 금리 변동이 주는 영향이 더 크다”며 “글로벌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9184억 달러(약 1331조6800억 원), 상품 교역 기준 적자는 1조2000억 달러(약 1740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수출은 그만큼 늘지 못한 것이다. 무역적자를 이유로 세계 각국에 관세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수치를 앞세워 통상 전쟁의 압박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 해 전보다 1335억 달러(17%) 증가했다. 수출은 3조19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98억 달러 늘었고, 수입은 4조1100억 달러로 2533억 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지난해보다 1484억 달러(18.7%) 늘어 역대 최대치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많은 2954억 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어 유럽연합(EU·2356억 달러), 멕시코(1718억 달러), 베트남(1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660억 달러)은 일본에 이어 9번째였다. 무역적자의 주원인으로 강달러가 꼽힌다. 미국 소비자들이 달러 강세로 값싸진 수입품을 더 많이 소비했지만, 미 제조기업의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부품, 엔진 수출이 전년 대비 108억 달러 줄었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의 제조국인 아일랜드로부터 수입은 크게 늘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제조공장이 있는 아일랜드는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많이 본 나라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관세 인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사상 최대 무역적자로 교역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관세 압박의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상대로 큰 규모의 흑자를 냈고, 전체 무역수지에서도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무역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51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 서비스, 해외소득 등 한국의 전체 경제활동으로 거둔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328억2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약 17조9154억 원)로 12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수출은 6962억 달러로 2023년보다 8.2%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960억7000만 달러로 한 해 전보다 1.6% 줄었다. 연간 상품수지도 1001억3000만 달러로 2023년 376억6000만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빼 계산하지만 포함 항목이 다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금을 사려는 투자자가 몰리며 한국금거래소의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됐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시작되면서 안전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려 금값이 연일 최고 가격을 경신한 영향으로 보인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국금거래소에 접속하기 위한 대기 인원이 1만 명을 훌쩍 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경에도 대기 인원이 1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접속을 위해 1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한국금거래소는 골드바, 실버바, 순금 제품 등을 판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귀금속 거래소다.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가 먹통이 될 정도로 접속자가 몰린 것은 치솟는 금값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금값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오후 런던귀금속거래소의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2871.1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2873.80달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오후 가격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금 가격은 지난달 31일부터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한국금거래소에서는 이날 오후 순금 한 돈이 57만5000원에 거래됐다.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