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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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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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2-13~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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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잘 안보이거나 시야 좁아지면 즉시 병원 찾아야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김자영 씨(32)는 17세에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의 한 종류인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정확한 유전자 변이를 알게 된 것은 30대에 들어서였다.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은 다양한 유전자 변이에 의해 시각 손실이 발생하는 여러 희귀질환을 통칭한다. 원인 유전자는 300개 이상으로 매우 다양한데 초기엔 야맹증이나 시야 손상 같은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상태가 악화되면 실명하는 경우도 있다.“일찍 진단받아야 증상 최소화” 김 씨는 대학 시절까지 증상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았다. 그는 “20대 후반 무렵이 되니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앞사람 이목구비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며 “돌이켜 보니 치료를 조기부터 받았다면 지금보다는 많이 나았을 것 같다는 후회가 든다”고 했다.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그만큼 시야 손상을 막을 기회가 커진다. 정기검진과 조기 발견이 질환을 잘 관리하는 첫걸음이란 뜻이다. 김 씨는 뒤늦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병원에 다니고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에 대해 공부하면서 치료와 예방법을 알게 됐다. 그는 “더 많은 분이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고 희망을 얻으면 좋겠다”며 “특히 일찍 진단을 받아 더 나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시야 좁아지거나 야맹증 땐 즉각 병원 찾아야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은 망막에 분포해 빛을 감지하는 원뿔세포와 막대세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변이가 어떤 세포에 나타나는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원뿔세포는 글씨를 읽고 색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고, 막대세포는 망막 주변부에서 시야를 넓게 유지하고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막대세포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어두운 곳에서 잘 보지 못하는 야맹증이 나타난다. 그리고 진행이 지속되면 원뿔세포에도 문제가 발생해 중심 시야가 저하되며 상태가 악화돼 실명할 수 있다. 김상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시야가 좁아지거나 밤에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며 “막대세포 손상으로 시작해도 결국 원뿔세포까지 확대되면서 시기능 손상이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유전자 검사하면 정확한 원인 파악 가능 유전성 망막변성질환 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잘못된 진단을 받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눈에 이상을 느꼈을 때 망설이지 말고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은 환자마다 원인 유전자가 다르고 유전자별로 치료 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김 교수는 “전문의를 늦게 만나면 병이 많이 진행된 후이기 때문에 회복이 더딜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유전자를 파악해야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치료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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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투건강-슬기로운 의료이용] “척수성 근위축증, 하루빨리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포함돼야”

    우리 아이가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답은 신생아 선별검사다. 이 검사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 조기 진단을 통해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198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으며 1997년 모든 신생아로 대상이 확대됐다. 2018년 검사 항목을 50여 종의 대사질환으로 늘렸고 올해 1월부터는 리소좀 축적질환 6종이 포함돼 현재 질환 60여 종을 진단하고 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조기 진단과 치료는 꼭 필요한 정부 정책”이라며 “특히 치료제가 있는 질환의 경우 정부 지원으로 삶의 질을 높이면서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언제 어떻게 진행될까. 김 국장과 이정호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출생 5일 내 혈액검사, 30일 내 청력검사 신생아 선별검사는 아이가 태어나고 2∼5일이 지난 시기에 발뒤꿈치를 찔러 혈액을 종이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검사 결과는 7∼10일 후에 나온다. 그 밖에 생후 30일 전에 청력검사도 진행한다. 이들 검사는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따로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다만 유전성 대사질환을 알기 위한 유전자 검사는 신생아 선별검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은 선천성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선천성 부신기능 저하증 등 선천성 내분비질환과 아미노산대사질환, 유기산 대사질환, 지방산 대사질환, 리소좀축적질환 등 60여 가지다. 이 교수는 “검사가 진행되는 질환은 일찍 발견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치료제가 있는 등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며 “평생 치료해야 하는 희귀질환의 경우 조기 진단을 받으면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개인병원에서 출산하면 건강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염색체 이상이나 난청유전자, 윌슨병 유전자 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며 “이런 검사들은 질환을 진단할 필요성이 많이 떨어지고 타당성도 부족해 권유하지 않는다”고 했다.“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 포함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 대한소아신경학회는 최근 척수성 근위축증(SMA)이 신생아 선별검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해당 질환의 사회적 요구도, 검사 방법, 비용 및 효과성 등을 망라한 백서를 공동 발간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1800년대 후반 발견됐지만 100년 이상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아이들은 대다수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만 1세를 넘기지 못하고 숨졌다. 그러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 교수는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선진국에선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척수성 근위측증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미 치료제가 출시돼 있고 국내에도 도입돼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선별검사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 국장도 “어느 희귀병 환자는 자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조차 몰라 진단받기까지 30년이나 걸렸다”며 “조기진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척수성 근위축증 외에도 앞으로 치료제가 출시될 예정인 질환으로는 듀센근이영양증 등이 있어 이 역시 선별검사 항목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국은 선별검사 항목 독립기구가 결정 미국은 보건사회복지부 산하 자문위원회가 신생아 선별검사 권고 질환 목록(RUSP)을 관리한다. 자문위는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 항목 추가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한국은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을 결정하는 독립 기구가 없고 보건당국 주도로 선별검사 항목을 결정한다. 이 교수는 “한국도 전문가 중심으로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을 관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치료제가 출시된 질환을 발 빠르게 선별검사 항목에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국장도 “도움이 필요한 희귀질환 환우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 확대 등 신생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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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의료계와 골든타임, 한계에 왔다

    지난달 30일 한의사가 의대 과정 2년을 추가 수료하면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에 조용하던 의사 단톡방은 갑자기 난리가 났다. 대통령실에 모 한방병원 의사 사위가 근무한다는 등 마치 정부가 미리 짜고 치는 듯한 오해들이 오갔다.단순하게 보면 그냥 한의사협회가 공공의료 분야에서 부족한 의사 인력을 채우기 위해 아이디어로 한의사 활용 방안을 낸 것이다. 지역·공공·필수 의료 한정으로 의사 면허제도를 신설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정부와 사전에 소통한 것도 아니었지만 단톡방은 좀처럼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의대 증원에 대해 극도로 민감해진 의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한의사협회는 사실 오래전부터 한의사 입학 정원을 활용해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매년 800여 명의 한의사가 배출되는데 그쪽 분야에선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해 초 한의대 입학 정원을 300명 줄이고, 줄인 한의사 규모만큼 의대 정원을 늘려 달라고 정부 측에 요구했다. 앞으로 의사 수를 늘릴 때 기존 한의대 입학 정원을 의대로 흡수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아 보여 기자도 이런 내용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본보 3월 21일자 A22면 참조). 최근 정치권과 정부 중심으로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을 위한 논의기구, 의료 개혁 추진 등 전공의 이탈과 의대생 휴학 사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선 어떤 대책도 정부가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봐도 2025학년 의대 정원은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개월 버티면 이긴다”고 언급한 게 정부 쪽 분위기를 반영하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데 장기전을 통해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어쩔 수 없이 돌아오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최근 서울대 의대가 전국 의대 40곳 중 처음으로 의대생 휴학을 승인함에 따라 다른 대학에서도 휴학 승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휴학 승인 후유증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현 시점에서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이에 따른 집단 유급과 법적인 책임 소송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대 의대 학장이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면서 정말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대 교육상 한 학기 휴학은 1년 휴학과 마찬가지인 셈이라 당장 내년 예과 1학년은 4500명이 아닌 7500명으로 늘어나는 상황이 현실화됐다. 교육부는 내년에 7500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예과 1학년, 이들이 전문의가 되는 최소 10년 가까이를 보건복지부와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풀어야 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필수·지방 의료 살리기와 의사 부족 문제 해결 등 의료 개혁 성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당장 내년에 늘어나는 엄청난 규모의 의대생들을 어떻게 양질의 교육을 할지에 대한 정부 대책은 없어 보인다. 의대 교육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 오산이다. 단순히 주입식 교육으로 해결하면 부실한 의사를 양성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된다. 국내 의료를 걱정하는 한 원로 교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해야 한다”며 “이미 입시가 시작된 상황이긴 하지만 2000명 증원이란 엄청난 결정을 갑자기 발표해 놓고 조금도 규모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건 안 맞는 얘기”라고 했다. 환자와 의사들은 응급실도 그렇고 큰 병원 이용도 과거와는 확실하게 다르다고 말한다. 환자의 불편함이 극도에 달하고 있고, 이는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계와 사태를 해결할 골든타임, 놓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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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폰처럼 쓰는 적외선 조사기… 집에서 염증 케어 가능”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장시간 이어폰이나 보청기를 착용하면 외이도염이나 난청이 발생하기 쉽다. 또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이나 외이도염이 생기는 사례도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디지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강준구 힐링사운드 대표를 만났다. 그는 치과 진료를 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제어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청력 보호 장치도 만들었다. 치과의사 출신인 강 대표는 통합치의학 전문의다. ―힐링사운드는 어떤 기업인가.“힐링사운드는 난청과 치과 분야 제품을 출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2017년 10월 고통받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 종사자에게도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설립했다. 스마트 귀마개인 힐링스톤부터 휴대용 적외선 조사기 이어냅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장시간 이어폰 등 착용이 어떤 질병을 유발하나. “이어폰과 보청기를 착용하면 고막과 귀 사이 외이도를 막아 습기가 생기기 쉽다. 습기가 곰팡이나 세균 서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극이 계속되며 피부가 상할 수 있다. 외이도염을 방치하면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이염이 심해지면 난청이 될 수 있다. 빠른 치료와 관리가 꼭 필요하다. 중이염은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40∼60대에 만성 중이염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귀 손상을 줄이는 제품은 어떤 것인가. “사실 외이도염이나 중이염, 난청 등을 방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귀를 잘 말려주는 것과 귀 제습기, 귀에 염증을 줄여주는 적외선 장치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휴대용 적외선 조사기 이어냅은 화상 염려 없이 편리하게 집에서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이어 케어 디바이스다. 이어냅을 귀에 착용하면 붉은 광선이 나와 귓바퀴를 보호하며 안쪽으로 고막까지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 귀의 불편감을 완화해 준다. 잠자기 전 착용하거나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착용하면 된다. 거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만큼 남녀노소 모두 쉽게 착용하고 사용할 수 있다. 흔히 병의원에서 사용되는 헤어드라이기형 제품은 50, 60도의 열기가 나와 피부에 직접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반면 이어냅은 나노 칩 기술을 탑재해 39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게 만들었다.” ―소리 청력 보호 장치도 만들었다. “소음은 줄이고 의사소통은 원활하게 돕는 스마트 귀마개 힐링스톤이라는 기기를 출시했다. 외부 잡음을 상쇄하거나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최근 유행이다. 그런데 노이즈 캔슬링은 주변 사람들 목소리까지 줄여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제품은 외부 소음은 줄이고 목소리는 잘 들리게 하는 인공지능(AI) 장치다. 치과 치료 시 발생하는 소리는 줄이고 환자와의 대화는 잘 들리게 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다. 또 시끄러운 공사 현장에 일하거나 의료 트라우마를 가진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창업지원기관인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제품 연구 및 개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전시회, 투자자 매칭 등을 해 줘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향후 목표와 계획은 뭔가. “기존 기술을 활용해 무선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적외선도 조사할 수 있는 종합 애플리케이션(앱) 디지털 치료기기를 준비 중이다. 올해 11월 출시될 이어냅의 경우 간단히 장치 변경으로 코 염증, 턱관절 염증, 피부미용, 탈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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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은 나쁜 식습관 버리고, 40대부턴 근육량 사수해야

    5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를 보낸 뒤 명절 음식 등으로 늘어난 체중 때문에 걱정인 사람이 많다.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 생활 환경, 습관이 모두 다르고 연령별로 살이 찌는 요인이 다르다 보니 체중 감량은 늘 쉽지 않다. 생활 속에서 지속 가능한 연령별 다이어트 비법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와 알아봤다.● 2030 단짠맵 세대, 스트레스 관리 중요 얼마 전까지 과도한 설탕 섭취 논란을 일으켰던 ‘탕후루’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전파된 ‘탕후루송’ 챌린지가 인기를 끌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바이 초콜릿이 인기 있다. 탕후루와 두바이 초콜릿은 모두 당분이 많이 포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2030세대가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게 된 배경에는 입시와 취업 및 직장 생활 등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 연령대에선 스트레스와 불안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가짜 식욕’이 가장 왕성하게 나타난다. 젊은 세대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지 않고 대개 밖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배달음식을 먹는다. 특히 밤늦은 시간에 야식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음식에 현혹되기 쉽다. SNS에서도 기름지고 자극적인 고열량 음식 사진이 인기를 끈다. 유명 식당 음식을 먹고 이를 SNS로 인증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 역시 자극적인 음식 유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30세대는 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신에 마음챙김을 통해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명상과 운동 등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도 재테크와 같아서 젊을 때 건강을 잘 유지해야 건강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이어갈 수 있다.● 4050세대는 규칙적인 운동 생활화해야 40, 50대는 사회적으로 자리 잡으며 쉴 틈 없이 바쁘게 지내는 시기다. 또 호르몬의 생리적 변화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근육량은 30대 중반 이후부터 줄어드는 반면 체지방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남성은 복강 내 내장지방이 쌓이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전에는 아랫배와 허벅지 위주로 지방이 쌓이지만 폐경기 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며 내장지방이 쌓이는 남성형 비만으로 체질이 변하게 된다. 일명 ‘나잇살’로 불리는 뱃살을 줄이기 위해선 가장 먼저 근육을 형성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혀야 건강한 노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생활습관을 과감하게 교정할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바꾸고, 술자리 횟수를 줄이거나 금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중년 여성 중 식사를 과일로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일에도 당분이 많기 때문에 이 역시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 6070 노년기는 근감소증 예방 노력 필요 60, 70대는 운동을 열심히 해 온 일부를 제외하면 근육량이 크게 줄어드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체중을 줄여야겠다는 욕심을 갖는 대신에 근육량을 유지하며 체지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6070세대에게는 운동만큼이나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일부는 치아 상태나 소화 기능이 부실해 고기를 통한 단백질 섭취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콩, 두유, 생선, 두부 같은 유제품 등을 통해 충분히 단백질을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중에 파는 단백질 음료도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는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걷는 것만으로는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다. 그런 만큼 근육을 유지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피트니스센터를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본인의 체중을 실어서 스쾃이나 밴드 운동 등을 하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단기간에 끝내는 다이어트 대신 평생 이어가는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들여야 한다”며 “다만 체중 감량 방법이 세대별로 다른 만큼 젊을 때는 체지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나이가 들면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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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사태 후유증 5년이상 갈것… 더 늦기전에 해법 찾아야”

    “남은 의사들이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지만 의료 현장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태를 해결할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의사들도 더 이상 환자 곁을 떠나선 안 됩니다.” 임태환 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73)은 1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현 사태의 후유증은 최소 5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원장은 국내 보건의료 분야 최고 권위 석학 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림원) 원장이던 2020년 의사 집단휴업(파업) 때 정부와 의사 양측을 설득하며 의정합의 도출에 기여했다.● “적절한 증원 규모는 500명 이하” 임 전 원장은 “대학의 교육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증원 규모는 350∼500명 수준인데 정부가 갑자기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해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며 “남은 의사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어 의료 시스템이 갑자기 붕괴하진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며 정신적·체력적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 전 원장은 2020년 의정합의 때 중재에 나섰던 경험을 돌이키며 “당시 보건복지부 장차관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이대로 있으면 큰일 난다.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득했다. 다행히 정부에서 의사들 의견을 수용해 국가시험(국시) 재응시 기회를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한 덕분에 지금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다른 한편으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을 만나 ‘의사가 환자의 곁을 떠나는 건 파괴적 행동’이라고 여러 차례 설득했고, 의사 국시를 거부하는 의대생에게도 ‘강을 건너버리면 해결이 안 된다. 이제 돌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임 전 원장은 “이번 사태로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면서 의대 교수 업무량이 크게 늘어 연구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졌고 상당수가 의사로서의 자존심이 짓밟혀 연구 의욕을 잃었다”며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 지금까지 누린 높은 진료 수준도 보장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실마리 풀어야” 임 전 원장은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 대신 정부와 의사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사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협의체에 구색 맞추기식으로 참여했다가 소수 의견만 내고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경험이 많다”며 “신뢰가 없다 보니 지금 협의체에 참여하면 입시가 마무리될 때까지 논의를 끌면서 결국 또 이용만 당할 것이란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임 전 원장은 또 “전공의 참여 없이 협의체가 구성될 경우 결론이 나더라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의사단체 내부에서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의 감정의 골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전 원장은 사태 해결의 첫걸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무리한 증원은 잘못된 정책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이후 의료계가 중심이 돼 무너진 의료와 의학을 복원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입시가 시작된 상황이긴 하지만 2000명 증원이란 엄청난 결정을 갑자기 발표해 놓고 조금도 규모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건 안 맞는 얘기”라고 했다. 임 전 원장은 마지막으로 젊은 의사들을 향해서도 “환자 없는 의사는 존재할 수 없다”며 “의료계를 떠나겠다거나 한국을 떠나겠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물꼬가 트이면 호응해 같이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임태환 전 의학한림원장△대전 출생(73)△서울대 의대 졸업△울산대 의대·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제3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제7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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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남성 2명 중 1명이 비만… 이제 국가가 나서야[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

    2년 전 일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돌파하고 전당뇨병 환자만 1500만 명에 이르자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 대란’이란 전투적 용어를 쓰며 심각성을 강조했다.그런데 그보다 비율이 더 높은, 성인 남성 2명 중 1명꼴로 생기는 질환도 있다. 이 질환은 2형당뇨병과 심장병,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고지혈증, 담낭질환, 우울증, 통풍, 암, 지방간, 골관절염, 뇌중풍(뇌졸중) 등 온갖 2차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 질환은 바로 ‘비만’이다. 기자도 한때 체질량지수(BMI) 25를 넘는 비만이었고 혈액 검사에서 고지혈증과 당뇨병 징후가 보여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식사 조절과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BMI를 23, 24 정도로 낮췄는데 그러자 각종 수치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달 9일 국회에선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선 비만을 질병으로 판단하고 개인의 노력에만 맡겨두는 대신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비만은 흔히 과식이나 운동 부족 등 개인의 태만으로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비만은 병태생리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만성질환 중 하나다. 비만이 유지될 경우 당뇨병 위험이 243% 증가하는 것을 비롯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등 합병증 위험도 늘어난다. 사회적 비용도 막대하다. 비만에 따른 국내 사회경제적 손실은 2021년 기준으로 약 16조 원에 달해 다른 건강 위험 요인인 음주, 흡연보다 많았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제주와 강원에서 성인 비만 유병률이 특히 높았고, 소아청소년의 경우 강원과 충북에서 높았다고 한다. 또 세계비만연맹에 따르면 비만과 과체중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계속 증가해 2060년 관련 비용이 5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비만 치료는 몸매 관리를 위한 미용적 측면에서 간주될 때가 많았다. 비만 클리닉에 다니는 걸 두고 흔히 피부 미용 관리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더구나 비만 치료에는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지방흡입이나 치료제 처방 및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10회 치료를 받는 데 수백만 원을 선불로 결제할 걸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이 경우에도 정부가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거의 없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과 관련해 정부 기준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모두 다른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며 “비만과 싸울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심각한 상황인데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고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비만 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개인에게 맡길 게 아니라 건강보험 적용 등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중증 비만 환자나 이미 동반 질환을 갖고 있는 비만 환자들에게 이 같은 지원이 꼭 필요하다. 이들을 치료하지 않으면 각종 만성질환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사회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된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비만 관리는 사회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하는 비만기본법을 발판으로 비만 관련 체계적 정부 통계가 만들어지고 연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진행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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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중증·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신속한 신약급여 절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과 함께 ‘외면받는 중증·희귀질환, 치료 기회 확대 방안’ 심포지엄을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개최했다.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2월정부가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신약 접근성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많은 질환과 치료제가 건강보험 등재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며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밝혔다.심포지엄을 공동 주최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낮은 치료 접근성으로 인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의약품 사용 개선 등 환자 중심의 제도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 주최자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증·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강화 정책의 방향성과 구체적 개선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의정 활동에 힘쓰겠다”고밝혔다.첫 주제발표를 맡은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중증·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현주소’를 주제로 상대적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질환의 보장성 강화 필요성을 공유했다. 희귀질환에 대한 정부의 의료비 지원은 점차강화되고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아직 개선돼야 할 정책적 수요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요구도가 높지만 의료진과 환자 모두 조기에 필요한 정보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있다.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했다. 이어 “희귀의약품 공급과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효과성을 확보할 근거 마련의 기반 조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중증·희귀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직접 본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투병기와 신약 치료의 절실함을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첫 순서로는 진행성폐섬유증을 앓고 있는 이동욱(가명) 씨가 무대에 올랐다. 계속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진행성 폐섬유증은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으로 증상이 심한 날에는 산소 호흡기에의지해 숨을 쉬어야 할 정도다. 이 씨의 경우 투병 이후 체중이 15kg이나 빠졌다. 올해 초 폐기능이 계속 떨어지자 그는 주치의로부터 진행성 폐섬유증 신약 치료를 권고 받아 복용을 시작했고, 다행히 효과가 좋아 폐기능 저하가 늦춰졌다. 하지만 해당 신약은 비급여 약제로 월 150만~300만 원의 약값이 든다. 이 씨는 “평생 의료 보험료를 납부해 왔는데 절실한도움이 필요할 때 급여화가 안되고 있는 현실에 절망했다. 진행성 폐섬유증은 생존 기간이 짧아 환자들에게 시간이 없다는 점을 부디 알아주시면 좋겠다”며 급여화에 대한 간절함을 호소했다.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김갑배 씨는 질환으로 인한 육체적·심리적 고충을 겪어왔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질환 특성 상 수시로 찾아오는 가슴 통증과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아야 했고, 작년부터 심장이 더 두꺼워지면서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졌다. 그러던 중 주치의의 권유로 신약 치료를 시작했고, 불과 일주일 만에그토록 꿈꿔온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김 씨는“신약을 통해 다시 평온한 일상을 살 수 있게 됐는데,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 치료를받기 위해서는 비급여로 월 2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더욱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신약이 하루 빨리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많은 이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발제자인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건강보험재정연구결과’를 통해 신약의 치료군별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을 공유했다.유 교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도입 이후 등재된 신약의 최근 6년 간 지출비중은 총 약품비 대비 13.5%로, 조사된 OECD 26개 국가 중 최저 수준이었다”며 “질병부담이 높은 질환군에 대한 국내 신약 약품 지출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특히 이러한 질환군에서의 신약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2부 패널 토론에서는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국장, 최인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헬스케어혁신부 전무,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KAPO) 이사,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권선미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의료학술이사(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기자) 등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중증·희귀질환자들의 보장성 강화와 건강보험재정 개선 방안에 대해 뜨거운 토론을 이어갔다. KRPIA 최인화 전무는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의 신약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가아닌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며 “특히 중증·희귀질환 신약 급여 등재의 유일한 창구나 마찬가지였던 경제성 평가 생략 제도의 축소는 환자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우려가 큰 부분이다. 급격한 약가 제도 변동보다는 앞서 소개된 건강보험재정 연구결과가 시사하듯 건강보험 재정 내 신약에 대한 지출 비용이 적절한지부터 논의를 시작해 나가야 할 지점”이라고 산업계의 입장을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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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법인 일송학원 윤희성 제3대 이사장 취임식 열려

    학교법인 일송학원은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학교법인 일송학원 건물 도헌홀에서 제3대 윤희성 이사장 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 문영식 한림성심대 총장, 김용선 한림대 의료원장 등 학교법인 일송학원와 한림대 의료원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학교법인 일송학원은 인술을 실천하고 세계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산하에 한림대의료원(한림대성심병원·한림대강남성심병원·한림대춘천성심병원·한림대한강성심병원·한림대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 한림성심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등 의료·교육기관을 두고 있다. 또 학교법인 일송학원은 6개 복지관을 운영하며 의료와 복지를 결합해 국민 보건향상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학교법인 일송학원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봉황(Phoenix)을 키워드로 새로운 시대에 다시 태어나는 한림이 될 것”이라며 “산하기관은 의료데이터와 학문 간 융합을 통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림대의료원은 최상위 진료와 환자중심 트렌드를 선도하고 궁극적으로 중증질환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기관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피닉스 프로젝트(Phoenix Project)’를 강화할 예정이다. 피닉스 프로젝트는 2021년 개원 50주년을 맞아 환자중심 스마트병원 구축을 위해 시작됐다. 효율성과 혁신적 우수성을 갖춘 의료진을 육성하고 전문성을 지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지원 및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 동시에 진료, 미래, 인재, 서비스, 디지털전환, 연구 분야를 집중적으로 혁신해 한림대의료원을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윤 이사장은 “50년의 역사 속 발군의 성장을 이룬 일송학원이 새로운 시대의 청사진을 그려 다가오는 10년간 도전과 발전을 거듭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이 힘써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윤 이사장은 미국 뉴욕프레스바이테리안병원(NewYork-Presbyterian Hospital) 선임연구원을 지내고 학교법인 일송학원 경영전략국장, 상임이사를 거쳐 2024년 7월 학교법인 일송학원 제3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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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오스크로 정신건강 진단하고 상담까지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느끼면서도 정신 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은 어려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정신 건강을 체크하고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한 회사가 있다. 넥스브이의 윤현지 대표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넥스브이는 어떤 회사인가. “넥스브이는 헬스케어와 인공지능 자연어처리 분야의 기술과 다양한 제품을 연구해 개발하는 회사다. 의료기관 전문 닥터 챗봇을 개발했고 이를 발전시켜 AI 기술을 활용해 고민을 말하면 도움을 주는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또 AI와의 공감대화를 통한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정신 건강 디지털 치료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정신 건강 키오스크가 뭔가.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심리검사 기능을 통해 우울증, 스트레스, 치매 등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키오스크 ‘위로미’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대화를 통한 상담도 가능하다. 고민을 말하면 자연어처리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고 생성형 AI가 다양한 캐릭터 및 스타일로 실질적인 조언과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하듯 상담을 받을 수 있다.” ―AI가 심리상담사를 대체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심리상담은 환자의 감정과 다양한 신호를 해석하면서 응대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현재는 자가 진단을 통한 심리검사, AI와의 대화를 통한 간단한 상담을 제공하는 정도다. 혈압기기처럼 일상생활에서 정신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용도라고 보면 좋겠다. 지금은 상담 대화를 요약, 분석해 실제 심리상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보조 도구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보건소에 납품도 했다고 들었다. “위로미는 경기 평택시보건소와 평택시청 등 공공기관과 여러 청소년 상담센터 및 학교에 도입돼 사용 중이다. 신뢰성 검증을 위해 전문 심리상담사 그룹에 AI가 생성한 고민 상담 답변과 10년 경력 심리상담사가 만든 답변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의뢰하기도 했다. 고민 상담과 함께 주제별 상담 등 전문적인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개발의 계기를 설명해 달라. “기업을 이끌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언제나 내 편에서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힘을 줄 수 있는 AI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도움이 절실한 순간이 왔는데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대화형 디지털 치료기기도 개발 중이다. AI 캐릭터와 대화를 통해 인지행동 치료나 행동활성화 치료 등에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올해 초 실제로 우울증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연구임상을 마쳤고 현재 대학병원과 임상을 준비 중이다.” ―향후 목표를 알려 달라. “저희는 세상을 위한 가치 창출이란 미션에 따라 최근 사명도 ‘넥스브이’로 변경했다. 여기에는 ‘넥스트 밸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쌓은 1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투자 유치와 함께 전국에 심리상담 키오스크를 보급하는 것에 주력하고 내년에는 미국 CES 출품과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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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 위-대장 내시경 검사에 AI 시스템 도입… “강원 영동 지역 최초”

    강원 영동 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은 강릉시 사천면에 자리 잡고 있다. 750병상 규모로 하루 외래환자가 2100여 명에 이른다. 중증질환 치료가 가능하고 입원환자의 사망률이 낮으며 진료비가 비싸지 않은 병원 중 하나다. 최근에는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굳이 서울로 가지 않고도 뇌혈관질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소문이 났다. 위 대장 내시경 인공지능(AI) 진단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번 메디컬 현장에선 강릉아산병원에 대해 알아봤다.국내 명의들 속속 강릉아산병원으로대장암 분야에서 국내 최고 명의로 꼽히던 유창식 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가 강릉아산병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이 병원의 위상도 높아졌다. 유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대장암센터 소장, 암병원장을 역임했고 대한대장항문학회장 등도 지냈다. 유 원장은 “서울 병원의 경우 암환자로 진단되면 수술 등 암 치료가 시작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며 “강릉아산병원은 다학제 진료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이내’라는 원칙으로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원 지역 특성상 거리가 멀고 교통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입원해 항암주사 및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암 치료는 멀리 떨어진 병원까지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근 지역 환자들은 수도권 병원까지 방문하지 않고 강릉아산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위암 등 주요 4대 암 적정성 평가에서도 지속적으로 1등급 평가를 받으며 지역 환자들에게 잘한다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다. 2021년 이 병원에 새로 등록한 암 환자는 2020년과 비교할 때 220명 늘어난 2600명 이상이다. 폐암, 위암, 대장암 순으로 신규 환자가 많이 찾았다. 강릉아산병원은 국내외 명의를 다수 영입했다. 뇌졸중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도 강릉아산병원에서 환자를 맡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17년간 근무하며 뇌졸중 치료를 해온 최영빈 교수도 영입했다. 덕분에 뇌졸중센터를 인증받고 뇌졸중 집중치료실도 열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뇌졸증적정성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정도로 평가가 높아 지역에선 뇌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 대형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소아심장 명의로 알려진 김영휘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강릉아산병원에서 만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재직 당시 국내 최연소 소아심장이식술을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영동 최초 AI 진단 시스템 도입강릉아산병원은 지난해 4월 영동 지역 최초로 ‘웨이메드 엔도’라는 실시간 AI 위, 대장 내시경 진단 보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내시경으로 검사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용종성 병변을 찾거나 암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전달한다.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은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홍종삼 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1년 이상 ‘웨이메드 엔도’를 사용한 결과 병변을 빨리 감지하면서도 진단 오류가 낮았다”고 말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500명을 대상으로 웨이메드 엔도와 내시경 검진의의 진단율을 비교한 결과 AI의 진단 오류는 검진의 1건당 0.6건 정도로 낮았다. 대장 내시경을 받은 환자 중에는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한 2∼4㎜ 크기 용종들을 AI가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 홍 교수는 “조기 위암과 단순 위염은 사람의 눈으로 비교할 때 구분이 안될 때가 매우 많다”며 “위암 의심 병변의 범위와 함께 암일 가능성을 수치로 알려줘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위염을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AI가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80∼90% 이상 암일 가능성이 있다. 이후 조직검사를 해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은 숙련된 내시경 전문의와 AI 내시경 기술을 접목해 위와 대장에서 암의 씨앗인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다. 위와 대장에서 암이 발견되면 빨리 수술할 수 있도록 전문센터에 연결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패스트트랙도 운영 중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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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는…” 전문의도 응급실 대탈출, 개원하거나 서울 대형병원행

    충청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더 이상은 힘들어 못 하겠다”며 인근 지역 보건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문의를 포함해 여러 명이 응급실을 떠나거나 병가에 들어가면서 이 대학병원은 일시적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 최근 응급의료 공백 확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올 2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응급실을 지키던 전문의 중 상당수가 병원을 떠난 것이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나는 ‘응급실 엑소더스(대탈출)’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현실화되는 ‘응급실 엑소더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포기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전공의·전문의 충원 없이 언제까지 버틸 순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그만둔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20%가량은 개원을 하거나 봉직의(페이닥터)로 취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근무 여건이 열악한 지방 대형병원에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국대 충주병원의 경우 1일 그만둔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일부가 서울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말 강원 속초의료원을 떠난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직했다. 지방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영입 경쟁이 가열되면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충청권에선 연봉 4억 원 이상을 제시하는 병원이 나타나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연쇄 이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사직한 응급의학과 전공의 중 일부는 지역의 ‘경증환자 응급실’에 취업하기도 한다. 최근 한 네트워크 의원은 ‘365일 쉬지 않는 우리 동네 응급의학과 의원’을 내걸고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를 다수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 원인, 과중한 업무와 법적 책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떠나는 이유로는 먼저 과중한 업무 부담이 꼽힌다. 전공의를 포함해 4, 5명이 일하던 응급실에 1, 2명만 남아 반년 넘게 일하다 보니 누적된 피로도가 한계를 넘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는 “당직이 돌아가는 응급실 특성상 한 명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이탈하면 남은 사람에게 업무가 더 몰리는 악순환이 발생하면서 연쇄 이탈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4∼6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4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현재 상황에 대해 “번아웃(소진)이 심각해 출근하기가 무섭다”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죄책감이 크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혼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응급실에서 처치를 마친 후 외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등 배후 필수과로 연계해 줘야 하는데, 해당 필수과도 의료진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설문에서 “매일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공백 응급실 의사 인건비로 한 명당 1억 원가량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장에선 “미봉책일 뿐이며 의료 사고 시 법적 부담 완화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응급의료 분야의 형사 처벌 면제가 시행돼야 그나마 남은 의사들이 응급실 진료를 안심하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설문에선 응답자의 91%가 ‘현재 응급실은 위기 상황’이라고 답했고, 96%는 ‘추석 연휴 응급실이 위기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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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흘간 백내장 수술 142건… 캄보디아 밝힌 ‘빛의 손길’

    “스물한 살인데 벌써 백내장 증세가 있네.” “백내장을 오랫동안 방치해 수정체가 돌처럼 됐네요.” 지난달 26∼3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병원을 찾은 비전케어 의료봉사팀들은 캄보디아 주민 150여 명에게 백내장 수술 등 실명구호 활동을 펼쳐 새 빛을 선사했다. 사단법인 비전케어는 실명 예방 및 시력 개선을 위해 전 세계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가 의료, 교육, 사회적 지원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번엔 센트럴서울안과 5명, 센트럴제일안과 2명, 강남서울밝은안과 1명, 자원봉사 5명 등 총 15명이 의료봉사팀에 합류해 헤브론병원을 찾았다.● 한국인이 세운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의료팀이 찾은 헤르본병원은 한국인 선교사인 김우정 의료원장(71·소아과 전문의)이 2007년 가난한 환자들을 돕고자 시작한 곳이다. 작은 의원이었으나 지금은 5층 규모의 건물에 수술실 3곳, 입원실 100병상을 갖췄다. 의사는 총 38명이 근무 중이다. 의료진 포함 직원도 140여 명에 이른다. 매일 500여 명의 외래 환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김 원장은 2014년부터 의료인 양성을 위해 가정의학과 3년제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엔 간호대를 설립해 현재까지 간호사 130여 명을 배출했다. 2014년 문을 연 심장센터에는 해외 심장수술 전문 인력들이 찾아 현재까지 266명의 환아가 심장 수술을 받았다. 최근엔 부정맥 시술, 간색전술 등을 할 수 있는 앤지오실도 마련했다. 이 병원의 이치훈 가정의학과 진료부원장(선교사)은 “안과 전문의가 큰 불편함 없이 백내장 수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술실 시설과 간호인력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의료봉사팀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강렬한 자외선에 방치된 환자들 27일 헤브론병원 안과를 찾은 외래 환자는 70명이 넘었다. 의료봉사팀은 30일까지 총 490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백내장 수술 142건을 진행했다. 다른 외국 의료팀이 같은 기간 의료봉사를 했을 때 수술 10여 건을 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숫자다. 병원을 찾은 캄보디아 주민들은 한국에서 안과 전문의들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국에서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한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베트남 국경과 마주한 라타나키리주에서 550km, 차로 10시간 넘게 운전해 찾아온 주민도 있었다. 캄보디아 국립대병원에서 안과 수술을 받는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운 데다 민간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무려 800달러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곳 주민 대부분은 백내장을 방치하기가 일쑤였다. 자원봉사에 나온 임동권 센트럴제일안과 원장은 “이곳은 자외선이 다른 곳보다도 강하고 선글라스 등을 통해 자외선을 예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백내장 환자들이 많다”면서 “특히 20, 30대 젊은 백내장 환자도 많았는데 젊은 백내장은 방치 시 실명 우려가 높아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7일에만 넴 피아크데이 씨(21)와 소카 스레이틴 씨(22) 등 20대 청년 2명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지만 이들은 “평생 밝은 세상을 바라보며 살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안 질환 교육도 실시 의료봉사팀 관계자들은 몰려드는 안과 환자들을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보기 위해 각자 역할을 나눴다. 15명이 안저검사, 시력 측정, 수술 전 단계 담당, 수술 의료기기 소독 등 맡은 업무를 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빠른 소통을 위해 무전기를 사용한 게 큰 도움이 됐다. 28, 29일 오후엔 센트럴서울안과 최재완 원장과 임 원장이 이곳 의료진들을 위한 안과 강의도 진행했다. 최 원장은 “의료봉사는 단순히 의술을 베푸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소통하고 부족한 것을 메워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강의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전케어 의료팀은 매년 20개국 나라를 돌면서 현지 안과 전문의들이 백내장을 수술할 수 있도록 하는 PTC(백내장 수술교육과정)를 운영하고 안경지원사업 및 백내장 수술 등에 앞장서고 있다. 프놈펜=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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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부터 현지 자선병원 운영… “승합차 타고 전국서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병원 문을 닫아 직원들 월급을 못 줬습니다. 다행히 2021년 아산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억 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 문을 닫을 줄 알았는데 역시 길이 생겼습니다.” 지난달 27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난 김우정 헤브론병원 의료원장(선교사)은 현재 전립샘암으로 투병 중이다. 하지만 이날도 아픈 몸을 이끌고 회진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헤브론병원은 한국 의료진이 운영하는 종합병원 규모의 현지 자선병원이다. 김 원장은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다 2006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계기로 현지에 정착했다. 열악한 의료 환경을 경험한 뒤 2007년 다른 의사들과 함께 가정집을 개조해 무료 진료 병원을 열었다. 2010년에는 3층 규모로 확장했고, 현재는 5층 규모 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400명 넘는 환자들이 방문해 올해 외래환자만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장은 “차량으로 대여섯 시간 떨어진 곳에서도 환자들이 온다. 11인승짜리 승합차에 40명이 타고 와서 진료를 받기도 한다”며 “환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화장실, 빨래방, 샤워실 등이 갖춰진 대기실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후원금을 받긴 하지만 돈을 안 받고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경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폭우가 쏟아져 2개월 동안 병원이 물에 잠긴 적도 있었다. 현재는 병원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희망자에 한해서만 진료비를 받는다. 김 원장은 “진료비 기준은 딱히 없다. 환자들에게 돈이 있으면 내라고 한다”며 “놀랍게도 환자 3분의 1가량은 자발적으로 진료비를 낸다”고 말했다. 헤브론병원 의료진의 한 축은 한국과 미국, 호주, 홍콩 등 전 세계에서 봉사하러 온 의사들이다. 연간 40여 개 팀, 100명 넘는 의사들이 다녀간다. 일반외과와 산부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 진료 과목도 다양하다. 헤르론병원 소속 전임 의료진은 일반 진료와 수술, 환자 관리 등을 맡는다. 혈액투석기 23대, 선천성 심장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기 등도 확보하고 있다. 이곳에선 연간 60건 이상의 심장 수술도 이뤄진다. 김 원장은 “현재 갑상샘암, 유방암, 부정맥치료, 간암색전술 등의 진료를 할 수 있다. 재활치료, 정형외과 등으로 더 확장해 소외받는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며 “해외 의료봉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프놈펜=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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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응급실 위기에 보건소까지 나서 “야간-주말 경증환자 맡겠다”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전국 곳곳에서 대형병원 응급실이 운영에 차질을 빚자 서울 강남구보건소가 ‘긴급진료 클리닉’을 개설하고 야간과 주말에 경증 환자 치료를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호주 등에서 운영되는 ‘긴급진료센터(Urgent Care Center)’가 모델인데 대형병원 응급실 과부하를 줄여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할 수 있게 돕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환자 오면 경중 판단해 이송 또는 치료” ‘이건희 주치의’로 유명한 이종철 강남구보건소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건소 로비와 1층 진료실 공간을 활용해 ‘긴급진료 클리닉’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삼성의료원장을 지낸 의료계 원로로 퇴직 후 귀향해 창원보건소장을 지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내년 초 문을 여는 긴급진료 클리닉은 일반 병원이 문을 닫는 야간과 주말에 중증은 아니지만 응급처치가 필요한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과 경증 환자의 치료를 담당한다. 야간과 주말에 대형병원 응급실로 중등증·경증 환자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8월 넷째 주 기준으로 전국 병원 응급실을 찾은 중증 환자는 전체 내원 환자의 7.7%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중등증 또는 경증 환자다. 이 때문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500여 명이 병원을 떠난 후 의료진 부족에 시달리는 대형병원 응급실이 중증·응급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 등을 담당할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소장은 “정부는 경증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환자가 직접 질환의 경중을 가리는 건 쉽지 않다”며 “긴급진료 클리닉에서 중증도를 판단하는 등 1차 진료를 하고 중증도가 높은 경우 인근 제휴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 1만5000여 곳 운영 미국 긴급치료협회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약 1만5000개의 긴급진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이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긴급진료센터’의 도입을 10여 년 전부터 제안했지만 제도화되지 않았다. 강남구보건소 긴급진료 클리닉은 일반 병원이 문을 닫는 평일 저녁(오후 6시∼오후 10시)과 주말 주간(오전 9시∼오후 4시)에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삼성서울병원이나 강남구의사회에 운영을 위탁해 응급의학과와 내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 등 의료진 7명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 소장은 “전문 인력 채용으로 진료의 질을 높이면 믿고 공공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긴급진료 클리닉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보건소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일선 보건소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주목하면서 어느 정도 ‘의료의 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긴급진료 클리닉이 응급의료 분야에서 1차 의료를 담당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응급실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건국대 충주병원이 1일부터 주말 및 야간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강원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2일부터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운영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던 아주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에 대해선 이날 “운영 중단이나 진료 제한 같은 일들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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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항체 있어도 걸려… 고위험군은 꼭 검사 받아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많은 이동이 예상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을 이제 단순 감기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변이 바이러스의 증상은 어느 정도인지, 확진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을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대처법에 대해 들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유가 뭔가.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날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다만 올해 무더위로 외부보다 실내 활동이 많아졌다. 또 밀접 접촉이나 밀폐된 환경이 늘면서 코로나19 유행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마스크를 쓰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 같은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여름철 재확산이 본격화되는 것 같다.”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나. “현재 재확산은 오미크론에서 다시 변한 ‘오미크론 KP.3’ 변이가 주도하고 있다. 중증도와 사망률에서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진 않다. 문제는 기존 확진자나 백신 접종자도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전파력도 높은 편이다. 확진자 중 중증도가 높지 않아도 환자의 절대 수가 많으면 중증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치명률이 낮다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감기, 독감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감기나 인플루엔자(독감) 증상만으로 코로나19 확진을 의심할 순 없다. 어떤 확진자는 발열이 발생하지 않고 기침만 조금 하다 회복되기도 한다. 반면 열이 많이 나고 근육통과 인후통이 심해 괴롭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경험상 최근 확진자들은 과거보다 기침과 가래가 좀 더 많은 것 같다. 인후통의 경우 목이 약간 칼칼한 정도도 있지만 통증이 심하기도 하는 등 차이가 존재했다.” ―증상이 의심되면 검사를 받아야 하나. “코로나19 검사는 꼭 받아야 하는 게 아니고 검사비도 정부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많다. 확진자도 더 이상 격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장질환, 뇌질환, 폐질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거나 고령층, 어린이 등의 경우에는 감염되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70세 이상은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인 만큼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항원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40세 미만이고 별다른 질환이 없으며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사나흘은 자가 격리를 하는 게 좋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 콧물약, 기침약, 해열제 등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사나흘 이상 고열이나 기침, 가래가 너무 심할 때는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할 필요가 있다. 심장질환이나 폐질환, 뇌혈관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거나 60세 이상이라면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같은 알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숨이 가쁘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입원해 주사 치료제를 맞으면 된다.” ―백신 접종은 해야 하나. “10월부터 JN.1 변이를 겨냥해 개발된 새 백신을 접종한다.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와 관련된 백신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을 막는 효과는 있다. 백신은 60세 이상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다음으로 병원,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맞는다. 이후 60세 미만 희망자나 기저 질환자들이 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법이 있나. “특별한 예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확진 증상이 있다면 인파가 몰리는 곳을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또 손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가급적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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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중간에 마취 깰까봐 걱정하지 마세요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의사가 수술할 때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게 마취다. 그런데 마취 상태가 지나치게 깊으면 고령이나 심혈관질환 환자는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마취 상태가 지나치게 얕으면 수술 중 깨어나 환자에게 트라우마 등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파로 환자의 마취 상태를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한 기업이 있다. 이번 따뜻한 의료기기 주인공은 그 주인공인 브레인유의 홍승균 대표다. ―브레인유는 어떤 기업인가. “브레인유는 생체 신호 중 뇌파를 기반으로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대표 기술을 적극 활용한 독자 알고리즘 기술로 뇌파 측정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수술 도중에 깨어난 경우 트라우마를 겪는 게 사실인가. “수술 도중에 깨어나는 현상(수술 중 각성)은 드물지만 실제로 누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전신마취 중 환자가 의식을 회복해 수술 과정을 보거나 의료진의 말을 듣는 식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만 명 이상이 경험한다. 또 마취제는 혈압과 심박수를 변화시키고 이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고령이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적절한 마취 계획과 함께 수술 중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대응할 필요가 있다.” ―환자의 변화를 어떻게 모니터링할 수 있나. “우리가 개발한 CAI는 수술 중인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 마취 깊이와 상태를 숫자로 보여주는 의료기기다. CAI는 크게 센서, 본체, 애플리케이션(앱)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센서는 이마에 부착해 전두엽의 뇌파를 감지한다. 본체는 뇌파의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고 노이즈를 제거한다. 앱은 뇌파를 분석하고 의식수준의 변화 등 다양한 지표를 보여준다. 의식수준은 0∼100으로 표시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깨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 CAI 기준으로 40∼60이 적당한 마취 상태다. CAI는 마취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준다.” ―최근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했다. “지난 3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입주했고, 이후 다양한 해외투자 및 엑셀러레이팅 연계 프로그램과 주변 홍릉강소연구특구 및 인근 병원의 전문가 자문 프로그램 등 덕분에 국내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 및 인적 네트워크 강화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독일에서도 올 하반기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한 투자자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레인유의 목표와 향후 계획을 설명해 달라. “2025년까지 제품 및 서비스 출시 로드맵을 정했다. 매년 2, 3개씩 새로운 기능과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람 대상 제품을 동물로 확대하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일상생활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 스케일링 등을 받을 때 마취제를 많이 사용한다. 잦은 마취로 70∼75마리당 한 번꼴로 마취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반려동물 전용 마취 모니터링 의료기기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뇌파 측정 및 모니터링 기술을 기반으로 일상에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려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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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안 교정하려고 백내장 수술? 효과보다 부작용 클 수 있어 주의”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건수는 73만5693건으로 국내 수술 건수 중 1위였다. 2위인 일반 척추수술(2만3902건)의 31배 수준이다. 백내장의 주원인은 ‘노화’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 연령의 70%, 70세 이상에선 90%가량이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백내장은 고령층에게 흔한 질병이다. 이에 올바른 백내장 예방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일본 최대 안과병원 후카사쿠안과 후카사쿠 히데하루 원장과 김안과병원 차흥원 각막센터 전문의로부터 자세히 들어봤다. ―백내장 초기 증상이 노안과 유사하다. 어떻게 구분하나. “백내장은 투명했던 수정체가 하얗게 변하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근거리와 원거리에 관계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반면 노안은 수정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고 명확하게 보는 것이 어려워지는 근거리 시력 저하가 주 증상이다. 노안의 경우 백내장과 달리 원거리 시력은 유지된다.”(차 전문의) ―노안과 백내장 치료법을 알려 달라. “초기 노안은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휴식 등으로 개선되거나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노안이 진행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근거리 활동에선 돋보기 착용이 권고된다. 일부에서 노안 개선을 위해 인공수정체 삽입술도 하지만 개선 효과보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더 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백내장의 경우 초기엔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져 교정시력이 0.5 이하로 떨어지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력 자체가 절대적인 치료법의 선택 기준은 아니란 점이다.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 직업이나 나이, 생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심한 백내장으로 합병증 가능성이 높은 경우 빠른 수술이 권고된다.”(차 전문의) “맞다. 백내장 환자가 시력이 1.0으로 높게 나와도 직업이 파일럿이면 수술을 희망하기도 한다. 반대로 시력이 0.5 이하여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다른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아 수술 시기를 늦추려는 사람도 있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중간 거리, 원거리 초점을 모두 맞추는 다초점과 초점 한 곳(일반적으로 원거리)을 맞추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로 구분한다. 환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후카사쿠 원장) ―한 조사에 따르면 시력 개선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단초점,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나. “단초점과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각각 장단점이 있고 비용 격차도 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와 중간 거리, 원거리 초점을 모두 맞출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빛을 분산시키는 난도 높은 수술이므로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시력 교정 결과 차이가 많다. 반대로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빛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 선택한 초점에 대한 시력 개선 효과가 매우 높고 다초점 대비 선명도가 높다. 다만 환자에 따라 다른 초점에서도 잘 보기 위해서는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후카사쿠 원장) “단초점과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어떤 수술의 효과가 월등하게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나 역시 환자에게 단초점, 다초점 하나만 선택해 권하지 않고 환자의 눈 상태나 생활 습관,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한다. 가령 직업 특성상 야간 운전이나 활동이 많은 환자거나 눈부심에 민감한 환자에게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추천하지 않는다.”(차 전문의) ―노안 교정이라는 명목으로 백내장 수술이 성행하며 사회적 문제도 되고 있다. “고령화와 스마트 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세계적으로 백내장 수술이 계속 늘고 있다. 또 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의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노안 교정 목적으로 40, 50대부터 백내장 수술을 섣불리 받을 필요는 전혀 없다. 대한안과학회에서도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도 백내장 수술에 앞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등을 면밀히 살펴 수술 여부와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차 전문의) “일본에서도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경우 환자마다 느끼는 수술 후 만족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백내장 질환과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후카사쿠 원장) ―백내장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달라. “백내장 수술 부작용은 교과서에서 한 챕터로 다룰 만큼 다양하다. 그중 미국안과학회에서 언급한 부작용에는 △감염 △출혈 △안구 조직의 손상 △통증 △눈부심 △시력장애 △인공수정체 탈구 등이 있다. 예방을 위해 수술 예상 결과나 부작용, 후유증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또 환자가 복용 중인 약이나 질환이 있다면 사전에 의사에게 말해야 한다. 수술 후 의료진의 처방과 주의 사항을 잘 듣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차 전문의)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 후 야간 빛 번짐이나 달무리 현상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내장 수술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의사에게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정체뿐만 아니라 유리체가 혼탁한 경우도 많아 백내장 수술 외에도 유리체 수술 등 다양한 분야의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수술받기를 권한다.”(후카사쿠 원장) ―백내장 및 안 질환 예방법을 알려 달라. “신체 전반이 건강해야 눈의 노화도 늦추고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 선글라스나 양산 등을 사용해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고, 눈 피로의 원인이 되는 스마트 기기 사용을 가급적 줄일 필요가 있다. 또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중간중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망막의 미세 혈관에 영향을 미치거나 황반 조직에 변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차 전문의) “40대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1회 이상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고 녹내장 등의 안과 질환이 있다면 3개월에 1번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후카사쿠 원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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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글로벌 제약사의 심각해진 ‘코리아 패싱’

    “내년 6월부터는 부작용이 적은 기면증 약 ‘와킥스’를 국내에서 처방받을 수 없어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약인데….” 최근 서울에서 수면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를 만났는데 그는 2년 전 국내에 출시된 기면증 약의 공급이 내년 6월부터 중단된다고 했다. 국내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제약사가 글로벌 의약품 가격을 맞추기 위해 아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면증은 비정상적으로 잠이 많아지는 질환으로 충분히 잤음에도 낮에 2, 3개월간 계속 졸리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도 약은 있었지만 신경이 예민하거나 조울증인 환자에게는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신약은 이 같은 부작용이 없다. 문제는 부작용을 개선한 약임에도 신약 가격이 기존 기면증 약과 비슷하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 약이 가장 저렴하게 팔리는 프랑스에서도 1정에 1만 원 정도인데, 국내에선 2500원가량으로 책정됐다. 중국은 한국 의약품 가격을 참고해 국내 유통 가격을 정하는데,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도 한국처럼 낮은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생각에 제약사가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이다. 최근 낮은 국내 의약품 가격을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출시를 꺼리거나 이미 출시한 의약품마저 공급을 중단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당뇨병 약 ‘포시가’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약은 당뇨병뿐 아니라 심부전이나 만성신장병 치료에도 쓰이면서 지난해 국내에서만 5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제약사는 포시가의 국내 유통 가격이 미국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국 시장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유지해 얻는 이득이 한국 시장 포기로 발생하는 손실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코리아 패싱’이 발생하는 의약품 중에는 폐동맥고혈압질환 치료제, 조현병 치료제 등도 있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에포프로스테놀은 1995년 외국에 출시됐지만 29년째 가격 문제로 국내 시장에 못 들어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일부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했을 때 아예 한국 시장 출시를 포기하기도 한다. 선진국 3곳 이상에서 출시 허가를 받았고, 해당 국가에서 건강보험 적용 대상임에도 국내에선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혁신 치료제는 알려진 것만 14개나 된다. 이 약들이 치료하는 질병은 다발골수종, 희귀폐암, 폐섬유증, 조기유방암, 전신농포건선, 두경부암, 식도암, 직결장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삼중음성유방암, 유전성혈관부종, 단장증후군 등으로 생명과 직결되거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다. 심지어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도 가격 문제로 국내에 선보이지 않는 황당한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탁월한 효능을 인정받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됐지만 국내에선 낮은 가격 책정을 이유로 출시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 의약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과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을 내려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만을 위해 ‘특별 할인가’를 설정해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급여적정성 재평가, 임상재평가, 사용량-약가연동,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등을 통해 의약품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지만 글로벌 제약시장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정부도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해 올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혁신성 인정 신약’은 비용 대비 효과가 일정 수준만 넘어도 경제성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의 경우 허가, 급여평가, 약가협상 동시 진행 제도를 도입하고 희귀질환 약제 사전심의(승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상이 되는 의약품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제약업계에선 국내 의약품 가격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한국의 혁신신약 등재 속도가 빨라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해법은 정부가 생명과 직결된 약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만들고 신약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동시에 외국 제약사도 사회적 지원 등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내 환자가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내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한국에서 신약이 가지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생각해서라도 이 같은 노력이 꼭 필요하다. 재정을 중심에 둔 현재와 같은 의약품 가격 관리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리아 패싱’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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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치기 쉬운 여름… 50세 이상-면역저하자 ‘대상포진 주의보’

    대상포진은 폭우와 장마, 폭염이 연이어 찾아오는 여름철에 발병률이 높다. 여름철 무더위로 체력 저하와 피로 누적이 계속되면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기 쉽고 노출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 약 5명 중 1명은 7, 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윤영경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대상포진의 위험성과 치료법,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높일 수 있어 대상포진은 신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고 어렸을 때 체내에 침투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을 억제하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자나 면역 저하 질환자의 발병 위험이 높다. 윤 교수는 “국내 50세 이상 성인의 98%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고 나이와 면역 관련 질환, 심혈관질환, 신경계 질환 등은 면역체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또 “특히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염증 반응이 악화돼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대상포진 예방에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국내 대상포진 환자의 약 64%는 50대 이상이다. 또 당뇨병·고혈압 환자가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는 당뇨병·고혈압이 없는 환자 대비 각각 53%, 52% 증가했다. 외국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은 해당 질환 비보유자 대비 2.9배 높았다. 심근경색 과거력이 있는 환자가 대상포진에 걸린 경우 30일 이내 심근경색 재발 위험이 심근경색 과거력이 없는 환자 대비 121.8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발진 72시간 내 치료 및 예방해야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수일 또는 수 주 내에 편측성, 수포성 발진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또 전기 감전 같은 통증, 찌르는 듯하거나 덴 듯한 느낌, 쇼크와 같은 통증 등 심한 통증도 동반된다. 발진으로 인한 통증 후에도 수 주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부터 안면 흉터, 시력 상실, 신경마비, 뇌수막염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통증은 산통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대상포진 치료는 발진 발생 72시간이 지난 후 시작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가능한 빨리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와 면역 저하자는 대상포진 중증도 및 합병증의 위험이 심각할 뿐 아니라 재발률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영양 섭취, 정신적 안정과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는 △고령이면서 혈액암, 고형암, 장기 이식,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악성 질환을 가진 환자 △면역억제제를 많이 복용하는 환자 △젊은 면역 저하자와 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 △건강한 만 50세 이상 고령자 등의 순이다. 윤 교수는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의 대상포진 발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당되는 이들은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라도 대상포진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선진국에선 재조합 백신 우선 권고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제조 방법에 따라 약독화 생백신과 사백신(재조합 백신)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생백신은 접종 후 대상포진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대상포진 발병 시 중증도 및 후유증 가능성이 높은 암환자, 고형 장기 이식 환자, 혈액암 환자 등 면역 저하자 대상 접종이 불가하다. 외국 자료에 따르면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97.2%)뿐 아니라 당뇨병 (91.2%), 고혈압(91.9%), 이상지질혈증(91.2%) 및 관상동맥(심장) 질환(97.0%)을 가진 환자로부터 높은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또 10년 경과 시점까지 89.0%의 예방 지속성을 보였다. 생백신 접종이 어려운 면역 저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윤 교수는 “생백신은 장기 예방 효과와 접종 대상에 한계가 있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선진국 보건 당국도 고령층 및 면역 저하자의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 재조합 백신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 국내에선 대상포진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영국, 호주 등의 국가에선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NIP를 통해 면역 저하자 대상포진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내에서도 대상포진 백신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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