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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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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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건강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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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지역·필수의료 인력 확충 위해 의사 수련제도 개혁해야

    “저수가(건강보험으로 병원에 지급되는 진료비)로 유지되는 건강보험의 체계가 한계에 이르렀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하는 의사들이 줄고 지방 병원들이 의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진단한다. 이러다 의료 체계 붕괴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된다는 해법도 있고, 신규 의대를 신설하거나 기존 의대 정원을 증원해 장기적으로 의사 수를 늘리자는 안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 명의 전문의를 키우는 데 8억6700만 원이 소요되고 신규 의대를 만드는 데만 병원 시설을 포함해 수천억 원이 들어간다. 시간도 걸리지만 비용도 상당하다. 해법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필수의료 분야에서 점점 의사 지원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상반기 전공의 충원율을 보면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인기 학과의 경우 모집인원보다 지원인원이 많아 전공의 충원율은 150%를 넘어간다. 반면 필수의료 분야의 비인기 학과인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매년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필수의료에 해당되는 신경외과가 올해 상반기 104명 모집에 137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129%에 이른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이들은 전문의를 딴 뒤 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을 진료하는 의원을 개원하기 위해 척추질환을 세부 전공으로 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는 신경외과 의사의 10%에 불과하다. 특히 전국에 머리를 여는 수술인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는 113명뿐인데 그나마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인력이 대부분이다. MZ(밀레니얼+Z세대) 의사로 갈수록 돈이 안 되거나 힘든 분야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의를 포기하고 일반의로 개원해 비보험 위주의 진료를 하는 의사도 늘고 있다. 심지어 3년을 복무해야 하는 공보의나 군의관 생활보다는 훨씬 기간이 짧은 의무병을 택하는 의대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의대 증원보다는 전공의가 수련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국가가 지원하는 ‘국가책임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해 의료 교육 과정의 개편과 질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16일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조민우 울산대 의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구 수 대비 의료인력을 추산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의료 수요를 적절히 추정해 지역에 의사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일차 의료를 위한 수련 과정을 2년으로 하고 이 과정은 정부 등 국고 지원을 통해 해결하자”고 했다. 이런 접근법은 이미 영국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인턴을 없애고 2년의 수련 과정을 통해 임상전문의 자격증을 주되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신경외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 세부 전공은 추가 2년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5년인 인턴-레지던트 과정이 4년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도 의대 증원이나 신설 같은 다른 접근법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더욱이 정부가 3000여 명의 전공의 인력을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지방에 골고루 전공의 인력을 파견하면 지방의 부족한 의사 수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을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일차 의료의 질도 향상된다. 전문의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의사들도 2년만 하면 전문의를 받게 되니 환영할 만하다. 일본의 경우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개업하기 위해서는 2년간의 공용과정을 통해 수련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배운다. 이러한 과정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판단해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정부가 제공한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의사의 양성과정보다는 민간 의대에서 양성된 의사들의 관리와 활용에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공공성이 요구되는 의료를 위해 민간의 의사양성 과정에 대한 정부 및 사회의 투자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간 의료 자원을 정부가 활용하기만 하지 공공 자원을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묵은 인턴-레지던트-전문의 개념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시대가 변하는 만큼 필수인력 확보를 위한 의사 수련제도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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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 면역체계 지키려면 보습-청결-자외선 차단해야”

    올해 5월은 유독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이처럼 기온과 습도가 자주 바뀌면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피부 면역체계가 무너져 얼굴이 붉어지고(홍반), 거칠어지며(피부 건조),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김규한 중앙보훈병원 피부과장(전 서울대병원 교수)을 만나 원인별 관리법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자외선에 의해 피부 발진 발생기온이 올라가면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 또한 증가한다. 다형광발진 같은 광과민성 피부질환이나 내과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른바 햇빛 알레르기로 알려진 다형광발진은 햇빛에 노출된 피부 부위에 발진이 발생하고 가려움과 수포가 동반되기도 한다. 자외선 노출을 줄이려면 햇빛이 강한 시간에 야외활동을 삼가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크다. 하지만 일상적인 야외활동에는 SPF30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으니, 민감성 피부는 특히 성분에 유의해 차단제를 선택한다. 완벽히 자외선을 차단하려면 상당히 두껍게 발라야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꼼꼼하게 한 겹만 발라도 충분히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야외에 오래 있는 경우라면 2, 3시간마다 덧발라야 자외선 차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내과 질환으로 복용하는 치료 약을 먹은 후, 그 부작용으로 햇빛을 쐰 노출 부위에 발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가 의심된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건조증 심하다면 하루 2, 3회 보습제 발라야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날씨에는 피부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건조증이 심해지면 피부를 보호하는 생리적 지질층(세라마이드)이 감소해 피부 장벽이 무너진다. 외부 자극 물질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이 피부에 침투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때 여러 가지 면역세포의 방어기전 혹은 알레르기 기전으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여드름, 홍반,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이나 고령층의 건조 습진은 건조증으로 악화하기 쉽다. 피부가 건조한 정도에 따라 적절한 보습제를 선택해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하루 2, 3회 이상 바르는 것이 좋다. 보습제는 끈끈할수록 보습력이 크다. 따라서 겨울처럼 건조할수록 끈끈한 질감을, 여름처럼 습해질수록 로션처럼 묽은 제제를 사용한다. 인체 피부의 생리적인 지질의 하나인 세라마이드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를 사용한다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병변이 있는 부위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발라 염증을 완화하고 가려움증을 치료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해질 때 먹는 약을 함께 먹을 수도 있다. ● 미세먼지가 모낭을 침투해 여드름 악화올해 봄에는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를 자주 덮쳤다. 황사가 피부 표피에 자극을 준다면, 황사 속 미세먼지는 피부의 일차 보호막인 각질에 침투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모낭을 통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염증 반응, 알레르기 면역 반응, 여드름 등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민감성 피부와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봄철 나들이에 나섰다가 증상이 매우 심해진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반드시 피부를 청결하게 씻고, 바로 보습제를 발라 청결과 보습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을 자제해 미세먼지 노출을 막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보습제를 잘 발라 피부 장벽을 단단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에 의한 피부 반응을 상당히 차단할 수 있다. 김 과장은 “자외선, 건조증, 미세먼지는 피부 장벽이 약해진 틈을 타 피부 면역체계를 무너뜨린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평소에 보습, 청결, 자외선 차단 3가지를 철저히 하여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심해진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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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 더 이상 ‘죽음의 병’ 아니다… 3세대 항암제로 타격

    11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되는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몸신)에서는 ‘진단받는 순간 4기? 폐암, 3세대 항암제로 타격한다!’를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이번 몸신에서는 타고난 운동 실력은 기본, 배우면 배우! 가수면 가수!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 이동준씨가 출연해 폐암의 원인이 흡연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다. 수많은 질환 중 가장 악질로 불리고 있는 폐암. 환자들이 이 암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진단과 동시에 죽음을 알리는 암이기 때문이다. 폐암은 국내 암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유명하다. 암 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것도 모자라 간, 복부, 뼈, 심지어 뇌까지 전이되며 재발까지 잦아 절망적이고 희망이 없는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3세대 항암제가 속속 나오면서 폐암 치료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몸신에서는 세계적인 폐암 권위자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출연해 최신 암 치료제인 3세대 항암제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조 센터장이 직접 실천하고 있다는 암 예방법과 식단도 공개된다.또 최신 치료제를 통해 폐암을 치료한 뒤 장기 생존을 직접 경험 중인 여러 환우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기적과 같은 암 극복 이야기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likeday@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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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보다 심한 두통?… 뇌혈관 질환 진행 중일수도

    두통은 ‘현대인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두통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1차성 두통, 즉 ‘안전한 두통’이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거나, 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대증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만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되는 2차성 두통, 가령 뇌혈관 질환에 의한 두통이 의심될 때는 ‘위험한 두통’일 수 있으므로 빠른 검사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른 질환의 징후로 나타나는 위험한 두통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심한 두통(벼락 두통)이 갑자기 혹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온다. 기침이나 힘주기 또는 성행위로 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되기도 하고 시각이나 감각 증상 등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양상으로 점점 심해지는 두통, 과거에 없던 심한 어지럼증, 구역감이 동반되는 두통 등도 이에 해당한다. 평소 두통을 자주 겪는 사람들은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속설도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신경과 배정훈 교수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양상의 두통은 오히려 안전한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표적으로 편두통은 젊은 여성의 생리주기에 맞춰 반복되기도 하는데, 이는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된 위험한 두통이 아닐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두통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우선 하루 6∼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습관은 고쳐야 한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인체는 ‘뭔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린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해 스트레스 수치도 높아진다. 이러한 변화들이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6시간 이상 공복을 피하는 식습관 패턴을 만드는 것이 좋다. 공복이 길어지면 혈당치가 낮아지고, 이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뇌혈관이 수축한다. 그 뒤 두통이 시작될 수 있으며 수축 이후 뒤따르는 혈관 팽창에 의해서도 두통이 생긴다. 또 두통을 유발하는 식품인 초콜릿, 치즈, 레드와인 등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들에 포함된 티라민 성분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오르게 하고, 이후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두통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역시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두통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혈관이 수축한다. 지속되면 인체는 이를 정상으로 여기게 된다. 그러다가 카페인 섭취량을 갑자기 줄이면 거꾸로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이 발생한다. 뇌혈관 수축 효과 때문에 커피는 일시적으로 두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나 장기적으로는 그 의존도를 높여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성두통이 있는 환자도 카페인을 피해야 한다. 그래도 두통이 만성화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배 교수는 “생활에서 느껴지는 잦은 두통은 대부분 뇌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평소와 다른 양상의 두통이 느껴진다면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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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권 갈등보다 국내 현실에 맞는 비대면 진료 체계 찾아야[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에 다녀왔다. 현장의 많은 부스 중 특히 눈길이 가는 부스가 있었다. 집에 있는 대형 TV를 활용해 비대면 진료(원격진료)를 받는 시범을 보여주는 부스였다. 기자도 체험을 하기 위해 부스에 들어가 소파에 앉아서 대형 TV를 쳐다보며 리모컨을 조작했다. TV 화면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기 원하는 질환,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다이어트·비만, 소아과, 감기, 피부질환, 여성·피임, 금연 클리닉, 안구 질환, 두통, 위염·장염, 이비인후과, 비뇨기 질환, 만성 질환, 탈모, 통증, 한방진료, 한방다이어트 등의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질환들은 비대면 진료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진료과목들이다. 하나를 선택하자 화면이 바뀌면서 해당 과 의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의사 한 명을 선택하자 바로 연결됐다. 기자는 TV 화면과 마이크를 통해 의사와 서로 대화하면서 건강 상태를 알려주고 진료를 받았다. 진료가 끝나자 의사는 ‘전자처방전’을 발행해 줬다. 이 처방전으로 환자는 약국을 직접 가든지, 아니면 약 배달 서비스를 통해 약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경험한 화상 진료는 마치 병원에서 실제로 진료받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집에서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정보기술(IT) 덕분에 ‘홈헬스케어’가 성큼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환자들이 누구나 집에서 편하게 이런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누리기까지는 갈 길이 매우 멀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진료가 정치권의 갈등, 여러 단체의 이권 갈등으로 매우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초진 허용’ 논란이 크다. 의료계에선 오진, 약물 오남용 등 환자의 안전을 위해 초진은 대면 진료를 하고, 두 번째 진료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해외에선 영국과 캐나다 등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초진’을 불허하는 국가가 많다.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곳도 있다. 일본은 환자의 단골 의사의 경우는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단골 의사가 아닌 경우에는 진료의뢰서가 있으면 초진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내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대상), 메디케어(공공의료보장제도)를 통해 비대면 초진이 가능하다. 프랑스는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지만,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환자는 1년 내 반드시 대면 진료를 봐야 한다. 한국도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진료의 논쟁 이슈는 또 있다. 현재는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걸 막기 위해 동네 ‘1차 의료기관’만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예외적인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증 환자, 특히 몸을 가누지 못하는 파킨슨 환자, 뇌중풍 환자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대형·대학 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 관리를 해야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린이병원부터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국립소방병원의 경우 응급 상황이 많은 만큼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조제약을 배달하는 부분도 논쟁이 있다. 중국, 일본, 미국, 호주 등은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을 환자가 배달로 받도록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시국 때 보건소 직원들이 환자의 집까지 약을 직접 배달하곤 했다. 비대면 진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약 배달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는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고 있다. 약사회는 만약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더라도 환자가 자율적으로 약국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약 배달은 해당 약사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비대면 진료 전담 배달약국’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은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의사, 약사들의 의견을 잘 수렴한 뒤 국내 현실에 맞는 비대면 진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진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권을 둘러싼 갈등만 반복된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일 수밖에 없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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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한 항목 쏙 골라 ‘슬기로운 건강검진’ 받으세요”

    최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반드시 받아야 할 건강검진과 그렇지 않은 검진을 선정해 ‘슬기로운 건강검진 권고문’을 발표했다. 직장인들이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과 검진 종류를 선택하는 시기인 요즘,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만하다. 의학한림원은 건강검진 권고문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12월까지 7차례 회의와 2차례 포럼을 열어 다양한 의료계 의견을 수렴했다. 권고문 총괄 책임을 맡은 이재호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슬기로운 건강검진’에 대해 알아봤다.● 건강검진 전 내 몸 상태 잘 아는 의사와 상담건강검진은 질병이 없고 증상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의학적인 검사다. 이를 통해 전 단계나 초기 단계의 질병을 찾아 치료해 △질병 발생을 줄이거나 △질병의 중증도를 낮춰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평소에 건강해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은 통보받은 건강검진 안내서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아도 무방하다. 증상이 있거나 이미 관리를 받는 만성질환 환자는 건강검진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을 주치의와 상의해 검사 항목들이 중복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질병이 있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은 건강검진 대상이 아니다. 평소에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만약 주치의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정해서 상의를 하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검진 항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병원을 선택할 때 예전에 건강검진을 해서 자신의 검진 기록이 있는 곳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전에 비해 현재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건강검진 의료기관 선택보다 우선은 검진 결과를 잘 설명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건강검진 결과가 나와도 대부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 5가지의학한림원이 선정한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 5가지는 △암 건강검진 목적의 갑상샘 초음파 검사 △폐암 위험이 낮은 사람의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췌장암 건강검진 △암 건강검진 목적의 양전자단층촬영(PET)-CT 검사 △기대 여명이 10년 이하인 경우의 암 검진 등이다. 이들 검사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자칫 과잉 건강검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의학적으로 권고하지 않는 일반 검진도 있다. △주치의와 상의 없이 행하는 연례적인 건강검진 △건강검진 목적의 비타민D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증상이 없는 노인의 치매 건강검진 △심혈관 위험도가 낮은 사람의 관상동맥 CT 검사 등이다. 이들 검사 또한 근거가 부족하거나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 외에도 무증상 성인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건강검진, 경동맥 협착 건강검진, 70세 이상 남성에서 전립샘암 PSA 건강검진, 난소암 건강검진, 고환암 건강검진 등이 있다.● 꼭 해야 될 검사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검사들도 있다. 대개 조기 발견 암과 관련된 검사들이다.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한 위 내시경 검사(40∼74세)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분변잠혈 검사(45∼80세)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자궁경부세포 검사(20∼74세) △여성에서의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유방 촬영 검사(40∼69세) △간암 고위험군에서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한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40세 이상) △폐암 고위험군에서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저선량 흉부 CT 검사(50∼80세) 등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이들 검사는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이를 통해 현재 암의 5년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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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치료 끝? 방심보다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방문을”

    암 치료를 받은 환자와 그 보호자의 심리 상담, 암 관리에 관한 전반적인 궁금한 사안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다. 이 센터는 암 생존자가 치료 뒤 경험하게 되는 신체적 증상과 심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가족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에는 국립암센터, 강원대병원, 가천대길병원, 아주대병원, 단국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울산대병원, 부산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전국 14곳 대학병원 및 의료기관에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가 있다. 이들 센터에서는 암 생존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만성질환 관리, 2차 암 예방, 예방접종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한 일대일 상담과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들도 상담과 교육에 참여한다.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횟수에는 제한이 없고, 암 진단 뒤 1차적 치료가 끝난 환자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최서희 화순전남대병원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교육상담간호사는 “암 생존자에서 ‘생존’이라는 단어를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사전적 정의로는 암 치료 후 재발이나 전이 없이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을 의미하지만 최근엔 암 진단 후 생존해 있는 모든 사람과 그의 가족, 친구, 돌봄 제공자까지도 암 생존자 또는 암 경험자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암 생존자들이 가장 오해하기 쉽거나 궁금해하는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음식이다. 일명 ‘암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들은 후 이에 대해 상담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최 간호사는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암을 치료한다는 식품 광고가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식품이나 영양소는 없다”며 “결국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한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해야 좋은 영양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센터 내에도 암 종류별 식생활 관리를 위한 전담 임상영양사가 있어서 무료 상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암 생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관리다. 최 간호사는 “암 환자의 체중 변화는 암 종류마다 천차만별이다. 위암 환자는 체중이 많이 빠지고, 유방암 환자는 호르몬 치료 때문에 살이 많이 찐다”고 밝혔다. 센터에서는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나 식사 등 생활 방식을 일대일로 관리해 주고 있다. 최 간호사는 “이처럼 센터를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되는데 잘 모르는 환자들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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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위암-자궁경부암 등 예방하려면 백신접종-균치료 하세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암, 올해는 접종 놓치지 마세요.”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예방접종 주간’이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낮아진 백신 접종 비율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자는 의미로 올해 주제를 ‘더 빅 캐치업(The Big Catch-Up, 예방접종 따라잡기)’으로 정했다. WHO가 예방접종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방접종은 감기나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는 물론 생존을 위협하는 암까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중 40%는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암 예방이 가능한 백신이다. 간암과 위암은 각각 원인이 되는 B형 간염을 예방하거나 헬리코박터균을 관리함으로써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예방접종을 지원해주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서울시는 자궁경부암과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50% 지원을 추진 중이다. 경기 화성시는 6월부터 만 18∼26세 여성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 9가 백신을 지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녀 자궁경부암 9가 백신 접종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치료제나 백신을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암을 알아봤다.만성 B형 간염, 발생 20년 후 간암 발생률 35%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B형 간염은 간암 원인의 70∼80%를 차지한다. 주요 감염 경로는 감염된 혈액 등 체액, 산모에서 태아로의 수직 감염 등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간세포를 파괴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만약 영유아기 때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90% 이상이 만성 간염으로 발전한다.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된 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20년 후에 간경변증이 발생할 비율이 48%, 간암이 발생 비율은 35%에 달한다. 다행히 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총 3회에 걸쳐 6개월간의 기간을 두고 접종하면 된다. 현재 어린이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B형 간염 백신이 포함돼 있어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접종 후에는 항체가 생성됐는지 검사를 꼭 해야 한다.국민 50% 보유 헬리코박터균, 적극 관리해야위암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암 중 네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중요한 위암 유발 인자 중 하나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이다. WHO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헬리코박터균도 혈액 검사와 제균 치료를 통해 질환의 악화를 막고 위암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절반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다는 분석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위·십이지장궤양 환자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조기 위암 환자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은 항생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전 세계 암 발생의 5.2%가 HPV 탓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매해 미국에서 약 4만7000건의 새로운 HPV 관련 암이 발생한다. HPV 감염의 문제는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암의 5%는 고위험 HPV가 원인이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인 HPV 암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구인두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등의 암이 남녀 상관없이 발병한다. 특히 최근에는 식도와 후두 부근에 발생하는 구인두암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5년 남성에서 HPV으로 인한 구인두암 발생률이 여성에서 HPV으로 인한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앞섰다. 국립암센터 암 등록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구인두암 발생자 수는 2002년 1989건에서 2019년 3969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 간염을 예방하는 B형 간염 백신이나 원인균을 관리하는 개념의 위암과 달리 HPV 관련 암은 HPV 백신을 통해 직접적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HPV 백신 접종 시 관련 암을 90% 이상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에서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만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 접종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최근 남성에서 HPV 관련 암의 발병률이 늘고 있는 만큼 남아에게도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국가에서는 이미 여아는 물론 남아에게도 국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혼자 접종하는 것보다 남녀가 함께 접종했을 때 질환 발생률과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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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암 발병 1위 유방암… 최신 치료법 알려드려요”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에서는 20일 오후 8시 10분 ‘432회 유방암 수술 권위자가 말한다! 유방암 최신 치료법’을 주제로 방송이 나갈 예정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 이날 방송은 암 중에서도 여성 암 발병률 1위인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다. 유방암은 수술 부위 때문에 다른 여성 암들보다 환자들을 고민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이전의 신체 형태를 유지하면서, 생존율은 더욱 높이는 최신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유방암 수술 1만 건을 집도한 유방암 수술 권위자인 이은숙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교수(전 국립암센터 원장)가 몸신 주치의로 초대됐다. 또 과거 섬유선종 진단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현재는 트로트 퀸으로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비욘세’ 길건과 함께 유방암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방을 이루는 유관과 소엽 등에 세포 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악성 종양(유방암)의 경우, 이전에는 암을 제거하기 위해 가슴 전체를 들어내는 전절제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암 크기와 위치를 판단해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과 선행 항암요법을 선택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이 교수는 “최근엔 점점 조기 발견이 늘어나고 좋은 치료제가 나오다 보니 부분절제술이 전절제술만큼의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유방을 잘 살리면서 유방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 사례자로 참여한 설치미술작가 이유경 씨는 “전절제술, 항암,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고 현재 항호르몬 치료 중이지만 재발 및 전이에 대한 불안함이 항상 있다”면서 “하지만 꾸준한 운동과 면역관리를 함과 동시에 최근 신기술, 신약에 대한 소식을 듣곤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씨는 유방암 경험을 일러스트로 담은 유방암 일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저자다. 다른 사례자로 참여한 김경선(국가대표 한복 모델 김나나) 연세대 미래교육원 시니어플래너지도사 주임교수는 40대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임신까지 성공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국가검진을 꼭 하시고, 지금 암 치료 중인 환우분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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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변이 붉은색이고 옆구리 통증 있다면 요로결석 의심을

    “소변에서 붉은색이 나와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정상 소변색은 옅은 노란색에서 금색 범위 안에 있다. 보통 수분 섭취량이 많아 소변량이 늘면 소변색은 옅어지고, 소변량이 적으면 금색으로 더 진해진다. 수분 섭취량이 늘면 물처럼 옅은 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갑자기 소변색이 검붉거나 피처럼 빨갛다든지 분홍색으로 보인다면 놀라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무슨 질환을 의심할 수 있을지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한금현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 건국대병원 비뇨기과 박형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평소 먹는 음식으로도 붉은색으로 변해소변색이 검붉거나 분홍색이라고 꼭 혈뇨인 것은 아니다.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횡문근 융해증) 때문일 수 있다. 혈뇨는 사구체신염과 같은 염증, 신장이나 방광, 전립샘의 종양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나이나 성별, 혈뇨의 양상에 따라 질환의 종류가 달라진다. 가령 젊은 여성이 갑자기 배뇨통, 절박뇨(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움)가 있으면서 혈뇨가 나온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남성 노인이 통증이 없는데도 혈뇨가 나타나다 저절로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면 방광암 검사를 꼼꼼히 시행해야 한다. 또 젊은 남성이 과다하게 근육을 사용할 때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인 경우 근육효소인 미오글로빈 때문에 소변이 붉게 나온다. 평소 과일류나 약으로 인해 소변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음식이나 약에 들어있는 색소 성분 때문이다. 가령 가정에서 먹는 음식 중 비트, 블랙베리 등은 색소 성분 때문에 소변을 분홍색이나 붉게 만들 수 있다. 또 결핵약인 리팜핀을 먹으면 오렌지색이나 붉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한 교수는 “정상적인 소변색 범위에서 벗어나고 섭취한 음식이나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없는 경우엔 신장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옆구리 통증과 혈뇨 동반 시 요로결석옆구리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이 있거나 통증과 더불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요로결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로결석은 대부분 신장이 소변으로 배출하는 칼슘과 수산이 뭉쳐져 생긴 것이다. 수분 섭취량이 적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몸속의 수분량이 적어진다. 이때 소변 속 결석 성분이 잘 녹지 않아 결석이 쉽게 생긴다. 통증과 혈뇨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은 결석의 모양과 크기, 위치에 따라 다르다. 신장결석은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지만, 요관결석은 옆구리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심한 통증이 생긴다. 방광결석은 잦은 방광염이나,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을 보인다. 박 교수는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식습관 교정”이라며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섭취하되, 여러 번에 나눠 마신다. 술은 오히려 결석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유나 멸치 같은 칼슘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은 요로결석과 상관없다. 칼슘을 함유한 식품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오히려 결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소변에 거품 많고 혈뇨 보이면 사구체 건강 적신호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가 바로 ‘사구체’다. 만약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거나(단백뇨) 갈색 혹은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구체는 노폐물은 잘 걸러주지만, 혈액이나 단백질은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만약 사구체에 손상이 생기면 소변으로 혈액과 단백질이 빠져나가 혈뇨, 단백뇨가 발생한다. 손상이 심해질수록 소변의 단백뇨가 더 많이 나오게 된다. 손상된 사구체는 다시 회복되지 않고 소실된다. 사구체 수가 계속 감소하게 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사구체는 혈관 뭉치이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와 같은 혈관에 손상을 주는 질환들이 오래되면 사구체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면역학적 손상 역시 사구체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혈뇨, 단백뇨가 나오는 환자들은 그 원인이 사구체신장염이 아닌지를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가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 2회 정기적인 소변·혈액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구체신염은 조기에 진단된다면 적절한 치료로 평생 투석을 받지 않게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최근 근육을 만들기 위한 단백질 보충제가 보편화됐는데, 장기적인 단백질 보충제 섭취는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혈압 체크 및 정밀 검사를 통해 질병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수”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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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주년 앞둔 고대의료원 “수술역량-중증치료 강화해 톱3 진입 목표”

    1928년 한국 최초의 여성 의사 양성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설립된 이래, 고려대의료원의 역사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고려대 의대는 ‘생명에 대한 존중, 사람에 대한 사랑’을 모토로 참된 의사 양성의 요람이 돼 왔다. 또 의료 불모지에 터를 잡고 시대를 밝히는 인술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 결과 현재 서울 안암과 구로, 경기 안산 등 3개 지역의 병원 모두 권역을 대표하는 상급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대한민국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와 청담 고영캠퍼스를 조성하며 5개 캠퍼스, 1만 명의 인재, 연간 2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운용하는 초대형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최근 제17대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 고려대 의대 100주년까지 새로운 미래 병원을 개원해 혁신 의료기관이 되겠다는 퀀텀 점프 출발선에 섰다.병상 확대 및 연구 투자… 톱3 진입 목표고려대의료원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감염병과 및 외과 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에 대한 병상을 추가로 늘려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총 3500병상 규모를 목표로 인프라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국내 톱3 병원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간 의료원은 의대,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을 진료 공간을 넘어 연구 및 교육까지 병행하는 캠퍼스로 재편했다.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시설 및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관별 특성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각 기관의 신규 인프라 조성이 흔들림 없이 완료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안암병원 신관을 비롯해 구로·안산병원의 마스터플랜, 의대와 정릉의 메디사이언스파크 리모델링, 청담 제2캠퍼스 건립을 종합하면 그간 다져온 업적과 성과들을 계승해 새로운 미래를 잇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메디사이언스파크에는 바이오벤처 입주가 완료됐으며 신약 및 의료기기 연구도 한창이다. 신종 감염병에 맞설 백신 개발의 요람인 메디사이언스 파크에서는 백신혁신센터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청담 고영캠퍼스에는 고려대의료원이 지향하는 최고의 사회적 의료기관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한 의료원장 직속 사회공헌사업본부가 들어섰다. 또한 의료영상센터와 홈 헬스케어 시스템 관련 기업도 입주해 미래 의학 연구를 실현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산학연병 협력으로 ‘초격차 의료기관’ 도약혁신연구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커다란 선순환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의학의 미래이자 지향점이다. 연구는 비용 대비 투자 효과가 크며, 특히 의학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획기적인 결과물 향상이 가능하다. 고려대 의료원은 향후 4년간 1200억 원을 연구 장비와 인센티브에 투자하고 연구 업적 평가 기준을 강화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 병원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서 의료계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대학병원들이 기존처럼 환자 진료에만 몰입해서는 ‘자이언트 스텝(대도약)’을 밟을 수 없다. 산학연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기술산업화에 도전함으로써 치료법과 약품,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고용 창출, 유관 산업 활성화 등 사회경제적인 선순환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산학협력을 통해 의학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의 진정한 역할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의료원의 연구개발(R&D) 수주는 연평균 13%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미 오랜 노력을 통해 미래 10대 의료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지원 시스템과 기술사업화 역량을 구축해 꾸준한 성과를 거두며 연구에 강점을 가진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역량을 토대로 보다 과감한 투자로 연구 관련 첨단 시설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제도와 정책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경계 넘는 혁신으로 ‘미래 병원’ 구축의료원은 100주년을 맞아 2028년 ‘세상에 없던 미래 병원’을 구현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남양주에 제4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최첨단 스마트 헬스케어 허브를 표방하는 미래 병원에 대한 내부 전략과 구상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본격적인 협의를 개시했다. 고려대의료원의 미래 병원은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과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의료기관’이 목표인 만큼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도시개발계획 및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논의 중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제 4병원을 준비해온 고려대 의료원은 도시 개발 및 주변 인프라 구축에 열쇠를 쥐고 있는 지자체와 ‘그라운드 제로’ 단계부터 함께해 중증난치성질환 극복을 위한 신(新)의료 기술을 논의 중이다. 또 혁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스마트병원에 구현해 지역 공동체와 의료 체계에 기여하는 상생 의료기관을 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지원 역량을 미래 병원에 적용해 첨단 의학 테스트베드 역할 수행, 최신 융복합 연구, 의료기술 산업화 주도를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바이오메디컬 산업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교원 처우-운용 시스템도 개선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의 마스터플랜 진행과 제 4병원 건립, 첨단 융복합 연구프로젝트에 힘을 보탤 우수 인적자원 확보와 관리를 전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내 연간 30, 40명의 교원을 임용하고 우수 인력을 영입, 관리, 운영하는 인재 관리 전문 부서를 신설한다. 또 혁신 의학 연구를 이끌어갈 기초 및 임상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교원 처우도 대폭 개선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 장학금 지원을 늘리며 우수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섰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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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진 환자에게 20여 명이 달려오는 나라[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최근 지인들과 자전거를 타고 경기 남양주시 능내역 인근을 지나가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역 근처로 몰려드는 모습을 봤다. 가까이 가 보니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다가 잘못해 계단으로 굴러떨어져 쓰러져 있었다. 그곳에 먼저 도착해 응급처치를 도왔던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에 따르면 심하게 다친 그녀는 정신을 잃었고, 쓰러진 뒤에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히 신속한 신고로 119구급대가 10분 내 도착했다. 그 현장에 119구급대원은 모두 3명이 왔다. 환자를 눕힌 들것을 3명이 옮겨가기엔 부담이 됐는지 주위에 있던 한 남성에게 이송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환자가 떠난 자리엔 그의 자전거가 뒹굴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서 환자가 쓰러진 것을 보고 구급대에 실리기까지 지켜본 최 원장은 2017년 가족여행으로 일본 교토 인근 아라시야마 몽키파크 전망대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가족여행에서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낮 12시 37분경 최 원장의 아버지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장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한 최 원장은 3분간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흉부 압박과 기도 호흡에도 맥박이 잡히지 않았고 아버지는 점점 괴로워했다고 한다. 3분이 지난 12시 40분경, 전망대에 근무하던 현장 직원이 제세동기를 들고 달려왔다. 바로 익숙하게 작동했다. 1차 충격에도 맥박은 돌아오지 않았다. 12시 45분, 2차 충격을 통해 다행히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최 원장은 직원의 현장 대응이 너무 침착해 놀랐다고 한다. 10분이 지난 12시 55분 구급대원 20여 명이 도착했다. 몽키파크 전망대는 주차장에서 15분이 걸린다. 그런데 아버지가 쓰러진 지 18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다. 인원도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든 규모였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이유는 사고 발생 장소가 관광지여서 환자의 빠른 이송을 위해 길을 틔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응급구조팀 1명은 환자가 내려갈 길을 맨 앞에서 앞서가면서 확성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음을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들것을 드는 사람 총 4명과 바로 뒤에 심전도 모니터링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 1명,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 1명, 응급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 1명이 한 팀을 이뤄 이동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4명은 일정 거리를 이동한 뒤에 들것을 들고 있는 4명과 임무를 교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따라가는 3∼5명 정도의 인원은 사고 현장 뒷수습과 보호자 안정 및 안내 등 개별적으로 분담된 업무를 맡았다. 구급대원 규모와 체계적인 업무 분담에도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그 이후였다. 최 원장은 아버지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교토 제2적십자병원으로 이동했다. 어머니와 자녀들은 응급구조팀이 가져온 별도의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외국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충격을 받은 가족들을 배려한 조치였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심장내과 전문의가 최 원장 아버지의 상태를 알고 대기하고 있었다. 병원 도착 이후 수술 준비와 막힌 심장 혈관을 뚫는 심장 스텐트 수술까지 마무리되는 데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다. 만약에 최 원장의 아버지가 우리나라에서 쓰러졌다면 어땠을까. “아찔할 뿐”이라고 최 원장은 말했다. 현장에서 전망대 직원이 사고 발생 시 상황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응급구조 연결부터 제세동기 작동에 이르는 과정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었다. 응급구조팀은 각각 역할이 매우 세분돼 있었다. 또 응급구조팀이 환자 이송 단계에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응급 연락망을 활용해 어느 병원에 스텐트 수술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이송시켰다. 환자 도착 전에 상태를 이미 파악한 병원은 즉각 심장 스텐트 수술을 했다. 최근 정부가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들어가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이른바 응급환자 ‘표류’를 막기 위해 중증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한다고 했다. 그런데 중증응급의료센터만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의료진의 충분한 확보가 우선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확산돼야 한다. 또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경증과 중증을 파악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엔 중증 환자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증 환자들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등으로 이송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문화에선 부모나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큰 병원으로 가곤 하는데 정말 위중한 환자들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응급구조사가 응급환자에게 사고 현장에서조차 심전도 측정을 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직역 간 문제로 인해 여전히 응급구조사는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돼 있다. 철저히 환자 입장에서 응급 시스템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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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 식사법’에 운동 병행… 두 달 만에 5kg 감량

    대한비만학회 설문조사(2021년)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체중이 3kg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배달 음식을 주로 먹게 되고 운동량은 줄어든 탓이다. 기자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1월 당뇨병 전 단계를 진단받고 두 달 동안 체중 10% 빼기 프로젝트에 도전한 이유다.(본보 1월 12일 자 A24면 참조)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근력 운동과 달리기를 1시간가량 했다. 근력운동은 스쾃, 팔굽혀펴기, 누워서 양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리기, 턱걸이를 중심으로 했다. 식사는 밥 반 공기만 먹기와 거꾸로 다이어트를 했다. 평소 먹는 밥의 절반 정도를 먹되 ‘채소→비채소(고기, 생선 등)→밥’ 순으로 먹는 식사법이다. 두 달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다이어트 주치의였던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을 지난달 20일 만났다. 박 원장은 가정의학전문의로 대한비만미용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 달라. “이 기자는 두 달 전 키 165.8cm, 몸무게 71kg, 체질량지수 25.8kg/㎡로 비만과 더불어 공복혈당장애인 당뇨병 전 단계였다. 복부 비만에 체지방률도 25.3%로 적정 수준(12∼22%)보다 높았다. 하지만 두 달 후 잰 결과를 보면 몸무게는 5kg 감량해 66kg으로 나왔고 체지방률이 25.3%에서 22.4%로 떨어져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 대개 잘못된 다이어트를 할 경우 근육량이 2∼3kg 빠지는데 이 기자는 근육량은 1kg밖에 안 빠졌고 체지방이 그만큼 빠졌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 지방이 빠지면 지방이 빠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의 습관을 유지하면 체중 10% 감량은 쉽게 달성할 것이다. 혈당은 식후 4시간이 경과한 뒤 104가 나왔다. 정상에 근접한 결과다. 허리도 85cm로 지난번 92cm에 비해 7cm 정도 빠졌다.” ―직장인으로서 식습관 등 다이어트 규칙을 지키기 어려웠다. “만약에 우리가 산에 들어가서 혼자 산다면 다이어트에만 몰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생활을 포기한 채 사람도 안 만나고 다이어트만 할 수는 없다. 살면서 생기는 변수들을 다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명절 때 폭식할 수 있고 친구와 만나서 과음할 수 있다. 대개는 ‘망쳤어, 에라 모르겠다’ 하고 포기한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 그날 다이어트 규칙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그 시점부터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회식 자리에서도 술을 절반만 마시고 나머지 절반은 물을 마시면서 채소류 위주로 안주를 먹는 등 현실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고민하면 된다. 그래야 다이어트를 꾸준히 할 수 있다. ” ―뱃살은 정말로 안 빠진다. “원래 내장지방이 빠지고 나서 그 다음 피하지방이 빠진다. 뱃살은 바로 피하지방을 말한다. 피하지방을 빼는 가장 큰 무기는 근육 운동이다. 특히 복근 운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복근을 단련하는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하거나 배를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셀룰라이트가 개선되면서 살이 빠지는 속도가 빨라져 목표 체중에 도달할 수 있다.” ―다이어트할 때 살을 빼려고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이어트는 평소 음식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서 살을 급격하게 빼려고 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무리한 운동은 근육통을 불러오거나 근육에 염증을 일으킨다. 근육에 젖산이 쌓이면서 근육이 되레 쇠퇴할 수 있다. 또 무리하게 운동하면 지방보다 근육이 더 빠질 수 있다. 오래 다이어트하려면 근육을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운동하기 전후로 아무것도 안 먹고 운동만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다. 절대 피해야 하는 습관이다. 운동 전에는 간단하게 비스킷이나 우유 같은 걸 먹는 게 좋다. ‘운동 후 몸무게가 내려가 있어야 돼’라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운동한 날은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 근육량을 늘리는 게 좋다.” ―다이어트를 위해 막상 반만 먹는 식사를 실행하니 남는 반찬, 음식이 너무 아깝다. “자기가 음식 받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먹을 만큼만 달라고 미리 이야기하자. 그러면 다이어트 결심도 다지고 음식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식사를 하다 보면 남는 음식이 있을 수 있다. 같은 자리에 계신 분 중에서 체중이 좀 더 늘어야 되는 분에게 나눠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 기자는) 절반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누구나 건강이 최우선의 가치가 됐다. 영양소가 결핍된 무리한 다이어트나 반짝 하는 다이어트보다는 다양한 성분으로 영양을 충실히 채우며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이번 이 기자의 다이어트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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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톱 주변 거스러미 함부로 뜯지 마세요”

    직장인 김모 씨(30)는 최근 손톱 주변 거스러미를 뜯다 손톱 주변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가벼운 상처인 줄 알았는데 ‘조갑(爪甲·손톱과 발톱)주위염(사진)’ 이었다. 조갑주위염은 손가락 끝 피부 상처를 통해 손톱 주위에 염증과 농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가락은 다양한 물건과 접촉하다 보니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잘못 방치하면 손톱 뿌리가 손상된다. 손톱 변형을 비롯해 합병증이 생긴다. 김영환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조갑주위염은 심하지 않으면 자연 치유되지만, 방치하면 농양이 생기고 손톱 뿌리 손상과 손톱 변형·소실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더욱이 주변 피부와 피하조직으로 세균 감염이 진행되면 봉와직염, 뼈로 진행되면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갑주위염의 원인은 잘못된 손톱 관리다. 손톱 옆 거스러미, 즉 손톱 위를 덮은 반투명한 피부를 습관적으로 벗겨내다가 피부에 박테리아, 세균이 침투해 감염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처럼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게도 잘 발생한다. 조갑주위염은 대부분 주변 세균이 손톱 주변 상처를 통하여 침투해 생긴다. 항상 손을 비누로 깨끗하게 씻고 완전히 말려야 하며, 상처가 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을 둥글게 깎거나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다. 거스러미가 있다면 깨끗이 소독한 손톱깎이 등으로 잘라내는 것이 좋다. 조갑주위염은 먼저 육안으로 진단한다. 염증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며, 염증의 뼈 침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X레이 등 단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주변 조직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갑주위염 치료는 초기의 경우 수주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 감염이 심하거나 농양이 크게 잡힌 경우 절개 및 고름 배출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이 잘 치료되면 일반적으로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며, 드물게 비후성반흔(붉게 도드라진 흉터)이나 켈로이드성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조갑주위염 환자 중에 종종 소염제를 복용하며 견디는 경우도 있다. 소염제는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치료 효과는 없다. 염증이 심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염증은 몸에 불이 난 것과 같아서 방치하면 주변을 다 태워 버려 위험하다”며 “특히 ‘봉와직염’은 세균에 의한 피부와 피하층 연부 조직 감염을 이르는 것이다. 세균이 혈액을 통해 퍼지면 패혈증이, 감염으로 인해 혈액 흐름이 막히면 피부 괴사가 생기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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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뽑힌 전문병원 101곳… 대학병원급 의료진-시설 갖췄다

    보건복지부는 대형 병원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 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환자 구성 비율, 진료량, 병상 수, 필수 진료 과목, 의료 인력, 의료 질 평가, 의료기관인증 등 7개 지정 기준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서류 심사 및 현지 조사, 전문병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4기 전문병원에 101개 병원을 최종 선정했다. 진료의 난이도 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3년마다 평가를 실시해 전문병원으로 재지정한다. 복지부가 제4기 1차 연도에 지정한 전문병원은 12개 질환, 7개 진료 과목이다. 12개 질환은 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심장, 수지 접합, 알코올, 유방, 척추, 화상, 주산기, 한방 중풍, 한방 척추 등이다. 7개 진료 과목은 산부인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외과, 한방부인과 등이다. 제4기 1차 연도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101개 의료기관은 2021년 1월부터 3년간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전문병원’ ‘전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광고할 수 있다.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비용 투자 및 운영 성과, 의료 질 평가 결과 등을 고려해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가 응급 수술이 필요한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했지만 안타깝게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대형 병원에서 근무 중에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줬다. 뇌혈관질환 등 필수 의료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생명을 다루는 과가 수가와 노동 강도 등으로 비인기과로 전락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운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뇌혈관 전문병원은 5곳이 있다. 에스포항병원, 명지성모병원, 굿모닝병원, 정신의료재단 효성병원 등 뇌혈관 전문병원 4곳과 심장 전문병원인 부천세종병원이 대표적이다. 국내 뇌혈관 및 심장 전문병원은 전국에 위치해 지역 단위에서 발생하는 뇌혈관 질환과 심장혈관 환자를 치료한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전문병원인 만큼 대학병원 규모의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빠른 조치가 가능해 환자는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뇌혈관 질환과 심장혈관 질환은 골든타임이 중요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질환은 전문화된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지역의 전문병원은 체계화되고 효율적인 시스템 개발과 진료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문병원협회(회장 이상덕)는 24일 제11차 정기총회 및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전문병원제도 도입 이후 10년째 전문병원이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는 정부 및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난 2년간 노력해온 사업들이 결실을 거두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문병원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제4기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안과(10곳)= (서울) 실로암안과병원, 건양 의료재단 김안과병원, 누네안과병원, 공안과 병원. (부산) 의료법인 성모안과병원. (인천) 의료법인 한길안과병원. (경기) 의료법인 새빛안과병원. (광주) 밝은안과21병원. (대구) 제일안과병원, 누네안과병원.△관절(20곳)= (서울) 서울성심병원, 씨엠병원, 부민병원, 바로선병원, 연세사랑병원. (경기) 의료법인 이춘택병원, 바른세상병원, 예손병원, 좋은 아침병원. (부산) 의료법인 부민병원, 의료법인 해운대부민병원, 의료법인 부산고려병원, 부산본병원, 의료법인 부산센텀병원. (인천) 의료법인 부평힘찬병원, 국제 바로병원. (충북) 의료법인 마이크로병원. (전남) 순천하나병원. (대구) 더블유 병원. (경남) 진주 세란병원.△척추(16곳)= (서울) 우리들병원(강남), 나누리병원(강남), 서울척병원. (부산) 부산 우리들병원. (인천) 21세기병원, 의료법인 나누리병원. (경기) 나누리 수원병원, 의료법인 윌스기념병원, 의료법인 안양윌스기념병원, 안산21세기병원. (대전) 대전우리병원. (광주) 광주새우리병원, 우리들병원. (대구) 보광병원, 참조은병원, 우리들병원.△뇌혈관(4곳)= (서울) 명지성모병원. (충북) 의료법인 효성병원. (경북) 에스포항병원. (대구) 굿모닝병원.△대장·항문(5곳)= (서울) 서울송도병원, 한솔병원, 대항병원. (부산) 의료법인 부산 항운병원. (대구) 의료법 인구 병원.△수지 접합(4곳)= (부산) 의료법인 서부산센텀병원. (인천) 의료법인 뉴 성민병원. (경기) 예손병원. (대구) 더블유 병원.△심장(1곳)= (경기) 의료법인 세종병원.△알코올(9곳)= (경기) 아주편한병원, 진병원, 더블유진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부산) 온사랑병원. (충북) 예사랑병원, 주사랑병원. (광주) 다사랑병원. (경남) 한사랑병원.△유방(1곳)= (부산) 사단법인 세계로병원.△화상(5곳)= (서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재단법인 베스티안 서울병원. (부산) 재단법인 베스티안 부산병원. (충북) 재단법인 베스티안병원. (대구) 푸른병원.△주산기(1곳)= (전남) 의료법인 현대여성아동병원.△산부인과(10곳)= (서울)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미즈메디병원, 인정병원. (경기) 그레이스병원, 시온 여성병원, 허유재병원, 서울여성병원(부천), 분당제일여성병원. (인천) 의료법인 서울여성병원. (대구) 의료법인 효성병원.△소아청소년과(2곳)= (서울) 의료법인 우리아이들병원,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외과(2곳)= (부산) 새 항운병원. (경기) 의료법인 한사랑병원.△이비인후과(2곳)= (서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인천) 다인이비인후과병원.△한방 중풍(1곳)= (전북) 원광대 한방병원.△한방 척추(8곳)= (서울) 자생한방병원. (부산) 재단법인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경기) 재단법인 부천 자생한방병원. (인천) 재단법인 인천 자생한방병원. (대전) 재단법인 대전자생한방병원. (대구) 대구자생한방병원. (경남) 재단법인 창원 자생한방병원. (울산) 재단법인 울산자생한방병원. 뇌혈관·심장 전문병원 대구 굿모닝병원 대구 권역에서 유일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이다. 개원 당시 의사 7명, 직원 80여 명에 120병상 규모로 시작해 현재는 의사 24명을 포함해 임직원 300여 명과 중환자실, 수술실, 혈관 조영실 등을 갖추고 211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7월에 대한뇌혈관 내 치료의학회(KoNES) ‘뇌졸중 시술 인증기관’으로 지정됐다. 서원덕 원장을 비롯해 4명의 신경외과 과장이 ‘뇌졸중 시술 인증의’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명지성모병원 2022년 한 해 동안 약 5만6403명의 외국인 환자가 내원했다. 이는 총 외래 환자 수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병원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는 도심과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편리한 교통 환경과 대림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외국인 환자의 접근성이 좋다. 특히 외국인 환자의 편의를 위해 통역이 가능한 직원을 원내 곳곳에 배치하고 외국인 친화 시설을 구축했다. 에스포항병원 경북 지역에서 유일한 전문병원이다. 2011년 전국에서 유일한 1기 신경외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됐고 2, 3, 4기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4회 연속 지정됐다. 또한 뇌혈관 지도 전문병원, 분야별 대표 병원까지 지정돼 역할을 선도해가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로부터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 인증, 한국뇌졸중등록사업 협력병원 지정, 뇌졸중센터 모범 인증을 받았다. 효성병원강원 세종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인증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청주 효성병원은 1995년 52병상으로 개원해 현재 36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뇌혈관 중심의 신경외과 전문의 등 관련 진료진 10여 명을 중심으로 최신 MRI센터, 심혈관CT 등 최신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 365일 24시간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신속한 진단과 시술 및 수술이 가능한 진료 시스템을 갖춰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종병원 198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우리나라 최초 심장병 특수진료기관으로 지정된 이래 지금껏 한 차례도 빠짐없이 국내 유일 심장 전문병원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종합병원 최초로 미국 국제 의료 평가위원회(JCI)로부터 인증을 받았고 2014년 재인증, 이후 JCI로부터 심장질환 분야의 CCP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심장질환 치료의 질에 있어서 우수성을 공인받기도 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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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 산모는 엽산제 챙겨먹고 난임 6개월 땐 검사 받아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1만113건)를 앞질렀다. 35세 이상의 나이에 출산을 하는 고령 산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인구 구조다. 실제 고령 산모의 출산율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정현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과장과 함께 노산 준비와 처치 요령을 자세히 알아봤다. 유 과장 역시 44세에 첫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 고령 산모였다. ● 점차 늘고 있는 노산국내 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2년도 고령 산모의 비중은 18.7%였고 40세 이상 산모는 2.7%였지만 2022년 고령 산모의 비중은 35.7%, 40세 이상 산모도 6.5%로 10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제 산모 10명 중 3∼4명이 고령 산모인 셈이다. 초혼 나이가 점점 늦어지고 있는 탓이다. 유 과장은 “2022년 한국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다. 사회 현상에 맞춰 고령 산모의 기준을 35세가 아닌, 37세 또는 40세로 올리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요즘은 30대 후반 여성도 외모를 잘 가꾸면 20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령 산모의 의학적 문제그런데도 35세 이상 산모에게 고령 산모라는 거북한 명칭을 붙여 따로 분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적으로 35세 이상 임신부터 태아의 염색체 기형이 늘어나고, 임신 중 여러 가지 합병증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35세 이상 여성의 난자는 염색체 이상의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임신이 쉽게 되지 않고, 임신이 되더라도 자연 유산, 염색체 기형에 의한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이 좀 더 높다. 또 35세 이상 산모는 고혈압, 당뇨, 임신중독증, 전치태반, 조산, 산후 출혈 등을 동반하는 고위험 임신의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35세 이상 산모는 임신 중 양수검사를 포함한 태아 염색체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산전 진찰도 자주 받고 출산 전 난산과 산후 출혈을 대비해야 하는 등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아무리 영양제를 먹고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노화를 막을 방법은 없다. 나이가 들수록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암 등 가족력에 따른 질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결혼이 늦어지는 요즘 난자 냉동을 선택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 ● 고령 산모의 임신 준비나이 들어 임신을 계획하다 보면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유 과장은 “이왕 늦은 거 오히려 여유롭고, 안정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걱정은 불안을 만들고 오히려 임신을 어렵게 한다”며 “걱정 대신 먼저 임신해서 행복한 모습, 아이와 즐겁게 노는 단란한 가정을 상상해보자. 이런 긍정적인 상상을 구체적으로 자주 할수록 임신이 잘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보통 임신을 시도하고 1년간 임신이 안 되면 난임 검사를 권하지만 35세 이상 여성은 6개월을 시도해도 임신이 안 되면 바로 난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검사하면 빠른 시간 안에 난임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혹시 건강검진을 해 본 적이 없거나 1년이 지났다면 먼저 건강검진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 건강 검진에 이상이 없더라도 가족, 친척 중에 고혈압, 당뇨, 뇌중풍, 심근경색, 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이런 질병과 관련된 검사들을 주기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임신하면 혈액량이 늘어나고, 태반호르몬의 영향으로 혈압과 혈당의 조절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임신 전에 치료를 시작하고, 가능하면 임신 중에도 치료 약물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소변 검사에서 임신 반응이 양성이더라도 치료 목적으로 먹는 약을 스스로 중단하면 위험하다. 주치의에게 임신을 준비 중임을 알리고, 임신하면 약을 어떻게 바꿀지 미리 상의하도록 한다. 결혼을 앞둔 부부는 산부인과에서 임신 전 상담을 해볼 것을 권한다. 임신 전 상담은 가족력, 병력 상담부터 혈액 검사를 포함한 기초 검진과 골반 검진이 포함된다. 임신 3개월 전부터 엽산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태아의 뇌·척수 기형을 예방할 수 있다. 고령 산모라면 특히 챙겨 먹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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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해로운 담배, 건강한 음주는 없다… 암 원인 정확하게 알고 예방을”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이다. 연간 25만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한다. 국가암등록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년 전(10만 명)에 비해 2.5배가량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 21일 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으로부터 암 예방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일반적으로 암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이다. 남자(기대수명 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기대수명 86.5세)는 3명 중 1명(33.9%)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므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암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 ―암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먼저 무엇이 암을 일으키는지를 알아야 한다. 암의 원인은 30%가 흡연이고, 음식이 30%이고, 감염이 20%이고, 알코올이 약 5%이다. 이런 주요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이 암의 원인이라면 전자담배 역시 해롭나.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일단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요즘 전자담배,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많이 피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와 똑같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대신 배터리를 이용해 약 300도로 가열해 그 에어졸을 흡입한다. 연기가 나지 않으니 전자담배는 유해 여부가 논란이 되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전자담배에도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담배가 100%만큼 해롭다면 전자담배는 약 65% 정도 해롭다. 이를 덜 해롭다고 보는 것은 마치 독약에 물을 좀 타서 마시면서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하고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금연운동이 효과를 보이니까 담배 회사가 덜 해로운 담배를 개발해 금연을 해야 할 흡연자를 유혹하는 상술에 불과하다. 끝없이 담배 회사의 상술에 넘어가 전자담배로 건강을 해치며 돈을 벌어줄지, 나와 가족이 원하는 대로 담배를 끊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음식은 암의 30%를 일으킨다. 우선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밥을 태운 누룽지는 괜찮으나 고기를 태우는 것이 문제다. 고기를 태우면 탄 고기에서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있어 위암을 일으키니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짠 음식이 위암을 일으키니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붉은 고기가 대장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더 해롭다. 암 예방에는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당연히 좋다.” ―감염으로 인한 암도 예방할 수 있나. “암의 20%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첫째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을 일으키는데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을 통해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 예방접종은 아직 없으나 완치시키는 약이 개발됐으니 치료하면 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IV)는 자궁암을 일으킨다. 흔히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성 경험이 없는 여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통해 자궁암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위암의 원인이 되는 것이 헬리코박터인데 위내시경을 해서 헬리코박터를 발견하면 항생제를 1, 2주 복용해 제균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소량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말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소량의 음주도 해롭다. 술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위암 등의 암을 다 일으킨다. 그래서 술은 가능하면 안 마시는 게 좋다. 예전에는 술은 약간 마셔도 좋다, 이런 말들이 있었는데 의학적으로 낡은 개념이다. 그래서 WHO도 가장 건강한 음주는 한 잔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공표했다. 술에 관대한 우리 사회에선 술을 아예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 약간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심각한 오해가 뿌리 내리고 있다. 과거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와 알코올 섭취량을 비교 분석했더니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떨어지더라는 보고에서 비롯된 오해다. 이 때문에 적정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적정 음주량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이 연구 결과는 약간 과장된 것이다. 술을 한 잔도 안 하는 사람 중에 이미 암에 걸리거나, 간경화에 걸리거나 해서 건강을 이미 망친 사람들이 포함돼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진다. 음주량에 따른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술을 소량 마시는 사람은 다른 질병과 사망률이 높아졌으며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사망률이 우상향 직선으로 계속 높아졌다. 따라서 WHO도 금주가 가장 건강에 좋다고 선언하게 됐고 적정 음주량이라는 개념은 폐기됐다. ” ―술의 어떤 성분이 발암물질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이 발암물질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하는데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 둘 다 1군 발암물질이다.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는 1군 발암물질은 바로 알코올이다. 우리 음주 문화에서 꼭 없애야 하는 것이 바로 건배사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술을 따르게 하고 원샷을 외치면서 술을 마시는 이 습관은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발암물질을 권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음주문화이다. 자기가 자기 책임하에 술을 마시는 것도 권하지는 않지만 남에게 발암물질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해선 안 되는 일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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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희귀질환자 설 곳이 없다

    우리나라엔 대략 1000여 가지의 희귀질환이 국가관리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으로는 희귀질환은 6000∼7000여 가지에 이른다. 희귀질환은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것부터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전 생애에 걸쳐 삶을 위협할 정도의 고통과 어려움을 야기하는 질환도 있다. 희귀질환 환자는 적게는 10명 미만,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른다. 국내 의료법상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2만 명 미만인 경우에 지정한다.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 국민건강보험 ‘희귀질환 산정특례’를 적용해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등에 따라 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은 10%로 떨어진다. 6일 국회에선 발달장애 딸을 키우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삶을 위협하는 희귀질환의 국가 관리 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희귀질환자들은 워낙에 환자 수가 적다 보니 항상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결국 희귀질환자들은 제도와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국가나 사회의 도움 없이 홀로 고스란히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희귀질환자들에게 약자 복지,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말이 아직 이들에게는 남 일처럼 여겨진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신 농포성 건선이라는 희귀질환으로 직장도 잃고 사회생활을 힘겨워하는 한 남성 환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온몸의 피부에 열이 나서, 빨갛게 붓고, 피부에 고름 물집이 생기고, 그리고 그런 농포들이 엉겨 붙어 결국 살점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몸이 쓰라린 고통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건선 중 유병률이 1%에도 미치지 않는 희귀건선인데도 일반 건선으로 인식한 나머지 아직도 희귀질환으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 남성은 20대에 대기업의 정직원으로 채용이 됐는데, 승진을 앞두고 질환이 재발했다. 그리고 병가를 쓰는 바람에 승진 대상자에서 누락되고, 결국 길어진 입원 기간 때문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질환에 대한 오해로 인해 사람들도 피했다. 이처럼 희귀질환으로 인해 당사자는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그렇다면 제도 밖에서 혼자 싸워야 하는 환자가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나 낙인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야 한다. 지금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도 꾸려져 있고 질병관리청에서도 의사 출신의 공무원이 희귀질환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언론이 힘을 합쳐 우리가 몰랐던 희귀난치성질환들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 해야 된다. 특히 유전성질환인데도 전염성질환으로 잘못 알고 타인으로부터 이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희귀질환이지만 여전히 국가에서 희귀질환으로 인정 못 받는 질환이 매우 많다. 이들을 하나하나 살펴서 기준에 맞으면 조속히 희귀질환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 중에 아직 인정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질환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개 이차적 원인으로 오는 질환이다. 즉, 태어날 때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고나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소장을 본래 길이의 절반 이상 제거했을 경우 발생하는 소화흡수불량증인 단장증후군, 조혈모세포이식 시 면역 이상이 나타나는 이식편대숙주병, 신생아 저산소 허혈증 뇌병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이와는 반대로 시신경척수염(데빅병), 신경섬유종증(비악성) 1형, 파브리(앤더슨)병의 경우 희귀질환으로 지정은 됐지만, 질환 인식도가 낮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제대로 지원을 못 받기도 한다. 물론 희귀질환이 인정됐다고 환자의 고통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제는 있지만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온몸의 이곳저곳이 붓는 희귀질환인 유전성 혈관부종이라는 질환이 있다. 질환 특성상 예방약이 치료제인데 국내에서는 현재 부작용이 심한 약만 보험급여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혁신적인 예방적 신약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환자들의 사용이 막혀 있다. 이처럼 국내에 허가만 받았고 아직 보험급여를 받지 못한 신약들은 다른 희귀질환에서도 매우 많다. 제약사는 높은 가격을 받길 원하고, 정부는 약제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대치 중인 치료제들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환자들만 고통을 받는다. 누구나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측은지심,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제약사, 정부, 환자단체들이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 질환이 희귀질환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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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본적 치료법 없는 치매…AI 활용 예측법 개발 중

    노인 인구 증가로 치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년이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3∼5일 조선대·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으로 연 ‘제6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에서 치매 진단과 치료법에 대한 최신 연구들이 발표됐다. 포럼의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이건호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장(의생명과학과 교수)을 만나 치매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극복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알츠하이머병은 극복 가능한 질환인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현재는 없다. 수십 년간 원인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해 왔지만 아직 완벽히 질환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원인 기전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치료제도 일시적인 증상 호전이나 악화를 일부 억제하는 정도다.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걱정이다.”(김 교수) “결국 안 걸리는 게 중요하다. 암도 그렇지만 알츠하이머병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이 교수)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나. “기존엔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으로 뇌 사진을 찍어 치매를 조기에 진단했다. 이는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뇌인지기능검사법이 개발되어 어느 정도 치매 예측이 가능해졌다. 물론 100% 확진을 할 수는 없지만 위험군을 찾는 데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현재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 1∼2년 안엔 디지털 치매 예측 AI가 상용화될 것이다.”(이 교수) “현재 국내에서는 혈액 검사라는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결국 최종 진단은 전문의에 의해 이뤄진다. 치매를 포함한 노인성 인지장애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국내 의료시스템상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분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다.”(김 교수) ―치료에 대한 최근 트렌드는 어떠한가.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는 크게 3가지다.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로 분류되는 약물로 일부 인지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 증상에 따른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질환에서 나타나는 이상행동과 심리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최근엔 치매 유발 인자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단일항체를 주사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이 개발돼 일부 사용 중이다. 하지만 고가에 매달 두 번씩 주사를 맞아야 되고 약물 효과도 높은 편이 아니다. 1∼2년 후엔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이야기되고 있는 치료법들은 아직 정식 허가를 받을 만한 임상연구 결과가 없다.”(김 교수) “치매는 예방이 최선책이다. 아쉽게도 중증 치매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약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최근엔 디지털 치료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면 컴퓨터 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인지중재 프로그램을 꾸준히 훈련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먹어서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도 개발되고 있다. 결국은 치매는 뇌신경세포가 죽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데 그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뇌의 염증이다. 뇌 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지만 유해성 세균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몸의 유해균은 주로 구강과 장에 서식한다. 따라서 구강과 장에 있는 유해균을 잘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치매를 유발하는 세균 성장을 억제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개발됐다. 현재 유효성 입증을 위한 인체 적용 시험이 진행 중이라 결과가 기대된다.”(이 교수)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들이 중요할 것 같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자면 첫째,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걷기, 골프, 등산 등의 다양한 신체 운동이다. 둘째, 하고 싶은 것은 재미있게 활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김 교수) “치매 환자와 달리 건강한 사람은 동기가 약해 치매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비교적 쉽게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먼저 뇌 건강에 나쁜 흡연과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한다. 또 집에만 있지 말고 친구나 지인을 만나 즐겁게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우울과 고독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 고위험군을 장기 추적한 결과 치주질환이 있거나 치아 수가 적은 사람이 치매가 빠르게 진행된다. 좋은 양치 습관과 주기적인 치석 제거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이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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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 윗배 자주 아프면 ‘담낭염’ 의심을… 방치 땐 패혈증으로 발전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식사 후 담즙을 배출해 소화를 돕는 기관이다. 담즙이 배출되는 길목이 여러 이유로 정체되거나 막히면 담낭에 염증과 세균 증식이 발생하는데, 염증이 심해지면 혈액 속에 세균이 돌아다니는 ‘패혈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신일상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낭염은 통증이 없는 경증 환자부터, 패혈증으로 진행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환자까지 증상 폭이 넓다”면서 “담낭염이 심하면 담낭 일부가 터져 복막으로 염증이 번질 수 있고 복막염은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거나 명확하면 즉시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염의 주요 증상은 오른쪽 윗배 통증, 고열, 오한, 구역, 구토 등이다. 담낭염의 전형적인 통증인 ‘담도산통’은 주로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발생하고, 오른쪽 날개뼈 아래, 어깨 쪽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통증은 1∼4시간 지속된다.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이라고 부르는 딱딱한 돌이 원인이다. 고령, 비만, 급격한 체중 감량 등으로 담낭 기능이 떨어지면 고인 담즙이 응고돼 담석이 생긴다. 담낭을 돌아다니던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낭이 부풀어 오르고 세균이 증식하는 담낭염이 발생한다. 담낭염은 진단 시 증상,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CT는 담낭염뿐 아니라 연결된 담도와 간 이상을 균일하게 파악하고 복강 내 다른 염증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는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 방사선비투과성 담석이 잘 보일 수 있으므로 꼭 시행하는 검사다. 담낭염으로 진단되면 입원 후 내과적 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담낭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담낭절제술은 복강경으로 진행되므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담낭염을 수술하지 않으면 25% 이상 재발하므로 담낭염이 생겼다면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담낭은 담즙을 만드는 기관이 아닌 저장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시행해도 소화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담석의 주재료는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다. 담낭염을 예방하려면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어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 서로 엉겨 붙지 않도록 하고, 저지방 식이로 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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