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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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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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건강87%
칼럼13%
  • “안 해로운 담배, 건강한 음주는 없다… 암 원인 정확하게 알고 예방을”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이다. 연간 25만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한다. 국가암등록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년 전(10만 명)에 비해 2.5배가량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 21일 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으로부터 암 예방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일반적으로 암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이다. 남자(기대수명 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기대수명 86.5세)는 3명 중 1명(33.9%)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므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암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 ―암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먼저 무엇이 암을 일으키는지를 알아야 한다. 암의 원인은 30%가 흡연이고, 음식이 30%이고, 감염이 20%이고, 알코올이 약 5%이다. 이런 주요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이 암의 원인이라면 전자담배 역시 해롭나.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일단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요즘 전자담배,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많이 피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와 똑같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대신 배터리를 이용해 약 300도로 가열해 그 에어졸을 흡입한다. 연기가 나지 않으니 전자담배는 유해 여부가 논란이 되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전자담배에도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담배가 100%만큼 해롭다면 전자담배는 약 65% 정도 해롭다. 이를 덜 해롭다고 보는 것은 마치 독약에 물을 좀 타서 마시면서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하고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금연운동이 효과를 보이니까 담배 회사가 덜 해로운 담배를 개발해 금연을 해야 할 흡연자를 유혹하는 상술에 불과하다. 끝없이 담배 회사의 상술에 넘어가 전자담배로 건강을 해치며 돈을 벌어줄지, 나와 가족이 원하는 대로 담배를 끊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음식은 암의 30%를 일으킨다. 우선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밥을 태운 누룽지는 괜찮으나 고기를 태우는 것이 문제다. 고기를 태우면 탄 고기에서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있어 위암을 일으키니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짠 음식이 위암을 일으키니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붉은 고기가 대장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더 해롭다. 암 예방에는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당연히 좋다.” ―감염으로 인한 암도 예방할 수 있나. “암의 20%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첫째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을 일으키는데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을 통해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 예방접종은 아직 없으나 완치시키는 약이 개발됐으니 치료하면 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IV)는 자궁암을 일으킨다. 흔히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성 경험이 없는 여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통해 자궁암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위암의 원인이 되는 것이 헬리코박터인데 위내시경을 해서 헬리코박터를 발견하면 항생제를 1, 2주 복용해 제균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소량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말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소량의 음주도 해롭다. 술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위암 등의 암을 다 일으킨다. 그래서 술은 가능하면 안 마시는 게 좋다. 예전에는 술은 약간 마셔도 좋다, 이런 말들이 있었는데 의학적으로 낡은 개념이다. 그래서 WHO도 가장 건강한 음주는 한 잔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공표했다. 술에 관대한 우리 사회에선 술을 아예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 약간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심각한 오해가 뿌리 내리고 있다. 과거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와 알코올 섭취량을 비교 분석했더니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떨어지더라는 보고에서 비롯된 오해다. 이 때문에 적정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적정 음주량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이 연구 결과는 약간 과장된 것이다. 술을 한 잔도 안 하는 사람 중에 이미 암에 걸리거나, 간경화에 걸리거나 해서 건강을 이미 망친 사람들이 포함돼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진다. 음주량에 따른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술을 소량 마시는 사람은 다른 질병과 사망률이 높아졌으며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사망률이 우상향 직선으로 계속 높아졌다. 따라서 WHO도 금주가 가장 건강에 좋다고 선언하게 됐고 적정 음주량이라는 개념은 폐기됐다. ” ―술의 어떤 성분이 발암물질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이 발암물질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하는데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 둘 다 1군 발암물질이다.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는 1군 발암물질은 바로 알코올이다. 우리 음주 문화에서 꼭 없애야 하는 것이 바로 건배사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술을 따르게 하고 원샷을 외치면서 술을 마시는 이 습관은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발암물질을 권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음주문화이다. 자기가 자기 책임하에 술을 마시는 것도 권하지는 않지만 남에게 발암물질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해선 안 되는 일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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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희귀질환자 설 곳이 없다

    우리나라엔 대략 1000여 가지의 희귀질환이 국가관리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으로는 희귀질환은 6000∼7000여 가지에 이른다. 희귀질환은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것부터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전 생애에 걸쳐 삶을 위협할 정도의 고통과 어려움을 야기하는 질환도 있다. 희귀질환 환자는 적게는 10명 미만,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른다. 국내 의료법상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2만 명 미만인 경우에 지정한다.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 국민건강보험 ‘희귀질환 산정특례’를 적용해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등에 따라 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은 10%로 떨어진다. 6일 국회에선 발달장애 딸을 키우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삶을 위협하는 희귀질환의 국가 관리 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희귀질환자들은 워낙에 환자 수가 적다 보니 항상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결국 희귀질환자들은 제도와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국가나 사회의 도움 없이 홀로 고스란히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희귀질환자들에게 약자 복지,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말이 아직 이들에게는 남 일처럼 여겨진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신 농포성 건선이라는 희귀질환으로 직장도 잃고 사회생활을 힘겨워하는 한 남성 환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온몸의 피부에 열이 나서, 빨갛게 붓고, 피부에 고름 물집이 생기고, 그리고 그런 농포들이 엉겨 붙어 결국 살점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몸이 쓰라린 고통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건선 중 유병률이 1%에도 미치지 않는 희귀건선인데도 일반 건선으로 인식한 나머지 아직도 희귀질환으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 남성은 20대에 대기업의 정직원으로 채용이 됐는데, 승진을 앞두고 질환이 재발했다. 그리고 병가를 쓰는 바람에 승진 대상자에서 누락되고, 결국 길어진 입원 기간 때문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질환에 대한 오해로 인해 사람들도 피했다. 이처럼 희귀질환으로 인해 당사자는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그렇다면 제도 밖에서 혼자 싸워야 하는 환자가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나 낙인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야 한다. 지금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도 꾸려져 있고 질병관리청에서도 의사 출신의 공무원이 희귀질환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언론이 힘을 합쳐 우리가 몰랐던 희귀난치성질환들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 해야 된다. 특히 유전성질환인데도 전염성질환으로 잘못 알고 타인으로부터 이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희귀질환이지만 여전히 국가에서 희귀질환으로 인정 못 받는 질환이 매우 많다. 이들을 하나하나 살펴서 기준에 맞으면 조속히 희귀질환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 중에 아직 인정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질환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개 이차적 원인으로 오는 질환이다. 즉, 태어날 때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고나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소장을 본래 길이의 절반 이상 제거했을 경우 발생하는 소화흡수불량증인 단장증후군, 조혈모세포이식 시 면역 이상이 나타나는 이식편대숙주병, 신생아 저산소 허혈증 뇌병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이와는 반대로 시신경척수염(데빅병), 신경섬유종증(비악성) 1형, 파브리(앤더슨)병의 경우 희귀질환으로 지정은 됐지만, 질환 인식도가 낮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제대로 지원을 못 받기도 한다. 물론 희귀질환이 인정됐다고 환자의 고통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제는 있지만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온몸의 이곳저곳이 붓는 희귀질환인 유전성 혈관부종이라는 질환이 있다. 질환 특성상 예방약이 치료제인데 국내에서는 현재 부작용이 심한 약만 보험급여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혁신적인 예방적 신약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환자들의 사용이 막혀 있다. 이처럼 국내에 허가만 받았고 아직 보험급여를 받지 못한 신약들은 다른 희귀질환에서도 매우 많다. 제약사는 높은 가격을 받길 원하고, 정부는 약제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대치 중인 치료제들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환자들만 고통을 받는다. 누구나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측은지심,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제약사, 정부, 환자단체들이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 질환이 희귀질환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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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본적 치료법 없는 치매…AI 활용 예측법 개발 중

    노인 인구 증가로 치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년이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3∼5일 조선대·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으로 연 ‘제6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에서 치매 진단과 치료법에 대한 최신 연구들이 발표됐다. 포럼의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이건호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장(의생명과학과 교수)을 만나 치매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극복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알츠하이머병은 극복 가능한 질환인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현재는 없다. 수십 년간 원인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해 왔지만 아직 완벽히 질환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원인 기전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치료제도 일시적인 증상 호전이나 악화를 일부 억제하는 정도다.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걱정이다.”(김 교수) “결국 안 걸리는 게 중요하다. 암도 그렇지만 알츠하이머병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이 교수)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나. “기존엔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으로 뇌 사진을 찍어 치매를 조기에 진단했다. 이는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뇌인지기능검사법이 개발되어 어느 정도 치매 예측이 가능해졌다. 물론 100% 확진을 할 수는 없지만 위험군을 찾는 데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현재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 1∼2년 안엔 디지털 치매 예측 AI가 상용화될 것이다.”(이 교수) “현재 국내에서는 혈액 검사라는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결국 최종 진단은 전문의에 의해 이뤄진다. 치매를 포함한 노인성 인지장애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국내 의료시스템상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분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다.”(김 교수) ―치료에 대한 최근 트렌드는 어떠한가.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는 크게 3가지다.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로 분류되는 약물로 일부 인지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 증상에 따른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질환에서 나타나는 이상행동과 심리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최근엔 치매 유발 인자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단일항체를 주사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이 개발돼 일부 사용 중이다. 하지만 고가에 매달 두 번씩 주사를 맞아야 되고 약물 효과도 높은 편이 아니다. 1∼2년 후엔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이야기되고 있는 치료법들은 아직 정식 허가를 받을 만한 임상연구 결과가 없다.”(김 교수) “치매는 예방이 최선책이다. 아쉽게도 중증 치매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약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최근엔 디지털 치료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면 컴퓨터 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인지중재 프로그램을 꾸준히 훈련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먹어서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도 개발되고 있다. 결국은 치매는 뇌신경세포가 죽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데 그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뇌의 염증이다. 뇌 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지만 유해성 세균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몸의 유해균은 주로 구강과 장에 서식한다. 따라서 구강과 장에 있는 유해균을 잘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치매를 유발하는 세균 성장을 억제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개발됐다. 현재 유효성 입증을 위한 인체 적용 시험이 진행 중이라 결과가 기대된다.”(이 교수)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들이 중요할 것 같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자면 첫째,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걷기, 골프, 등산 등의 다양한 신체 운동이다. 둘째, 하고 싶은 것은 재미있게 활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김 교수) “치매 환자와 달리 건강한 사람은 동기가 약해 치매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비교적 쉽게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먼저 뇌 건강에 나쁜 흡연과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한다. 또 집에만 있지 말고 친구나 지인을 만나 즐겁게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우울과 고독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 고위험군을 장기 추적한 결과 치주질환이 있거나 치아 수가 적은 사람이 치매가 빠르게 진행된다. 좋은 양치 습관과 주기적인 치석 제거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이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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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 윗배 자주 아프면 ‘담낭염’ 의심을… 방치 땐 패혈증으로 발전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식사 후 담즙을 배출해 소화를 돕는 기관이다. 담즙이 배출되는 길목이 여러 이유로 정체되거나 막히면 담낭에 염증과 세균 증식이 발생하는데, 염증이 심해지면 혈액 속에 세균이 돌아다니는 ‘패혈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신일상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낭염은 통증이 없는 경증 환자부터, 패혈증으로 진행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환자까지 증상 폭이 넓다”면서 “담낭염이 심하면 담낭 일부가 터져 복막으로 염증이 번질 수 있고 복막염은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거나 명확하면 즉시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염의 주요 증상은 오른쪽 윗배 통증, 고열, 오한, 구역, 구토 등이다. 담낭염의 전형적인 통증인 ‘담도산통’은 주로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발생하고, 오른쪽 날개뼈 아래, 어깨 쪽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통증은 1∼4시간 지속된다.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이라고 부르는 딱딱한 돌이 원인이다. 고령, 비만, 급격한 체중 감량 등으로 담낭 기능이 떨어지면 고인 담즙이 응고돼 담석이 생긴다. 담낭을 돌아다니던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낭이 부풀어 오르고 세균이 증식하는 담낭염이 발생한다. 담낭염은 진단 시 증상,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CT는 담낭염뿐 아니라 연결된 담도와 간 이상을 균일하게 파악하고 복강 내 다른 염증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는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 방사선비투과성 담석이 잘 보일 수 있으므로 꼭 시행하는 검사다. 담낭염으로 진단되면 입원 후 내과적 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담낭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담낭절제술은 복강경으로 진행되므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담낭염을 수술하지 않으면 25% 이상 재발하므로 담낭염이 생겼다면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담낭은 담즙을 만드는 기관이 아닌 저장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시행해도 소화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담석의 주재료는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다. 담낭염을 예방하려면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어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 서로 엉겨 붙지 않도록 하고, 저지방 식이로 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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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오진 처방’도 진짜처럼 술술… 의학지식 정리는 탁월

    최근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에서 생화학, 진단추론, 생명윤리 등 3개 과목에서 52.4∼75.0% 정답률을 보여 합격권에 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진료와 진단이 반복적인 업무라는 점에서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직업으로 의사가 자주 거론된다. 이미 국내 의료계에선 암 진료 및 치료용 AI 의사 ‘왓슨(Watson)’이 활용됐다. 왓슨은 의사용 AI다. 검사 결과와 같은 환자의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그 근거가 되는 논문까지 보여준다. 의사들은 이를 참고해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활용했다. 왓슨은 진료실 안에서만 활용되므로 그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에 비해 ‘챗GPT’는 환자용 AI라 할 수 있다. 환자의 정보를 일일이 입력해 줘야 하는 왓슨과 달리 챗GPT는 문장으로 질문을 하면 된다. 만약, 갑상샘암이 의심된다면 증상이 무엇인지, 치료법이 무엇인지, 명의는 누구인지 물어볼 수 있다.● 엉터리 답도 완벽한 문장으로 술술지난달 21일 기자는 2016년 국내에 왓슨을 처음 도입했던 이언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AI 의사로서 챗GPT의 가능성을 실험해 봤다. 이 교수는 수전증을 전문으로 치료한다. 먼저 ‘체했을 때 먹을 약을 추천해 달라’고 물었다. 챗GPT는 ‘체했을 때는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시메티딘을 약의 효과와 함께 추천해 줬다. 체했을 때 필요한 소화제, 제산제, 가스제거제 등 대신 진통제, 해열제를 처방해 준 것이다. 의학적으로 틀린 답을 내놓았지만 ‘마치 의사의 처방처럼’ 완벽한 문장으로 답했다. 엉터리 지식이라도 진짜인 것처럼 알려주기 때문에 환자들이 속을 가능성이 컸다. 챗GPT의 대답이 맞는지, 틀린지 등 반드시 팩트 체크가 필요한 셈이다. 이 교수가 ‘수전증 치료약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도 유사한 현상이 반복됐다. 엉뚱한 약을 술술 논리적으로 추천해 줬다. 이 교수는 “일반 환자가 챗GPT 답변만 믿고 약을 사 먹어선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의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는 데는 탁월했다. ● 의사 추천도 오류투성이환자로선 아플 때 어떤 의사를 찾아갈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위암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알려달라”고 물어봤다. 챗GPT는 4명의 외과 의사를 추천했다. 해당 의사들의 전공과 소속 병원도 답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위암 수술의 대가로 김모 서울대병원 교수를 추천했지만, 그는 대장암 수술로 유명하다. 소속 또한 서울대병원이 아니라 세브란스병원이다. 사실상 가상의 의사를 추천한 셈이다. 언어 기반 AI이다 보니 학습한 정보를 조합해 문장을 완성할 뿐 ‘수술 실력이 좋다 혹은 나쁘다’ ‘진료를 잘한다 혹은 못한다’와 같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없었다. 가천대길병원 측은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진짜처럼 믿게 만들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잘못된 정보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암 예방법을 알려 달라고 했을 경우, 즉 교과서에 나올 만한 지식을 묻는 질문에는 90% 정도는 맞는 답변을 했다.● 윤리적 기준은 나열하지만 판단은 미뤄 챗GPT는 윤리적 판단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다만 판단의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줬다. ‘아이와 산모가 모두 중태라면 누구를 살려야 하나’라고 묻자 챗GPT는 “매우 까다로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아이와 산모 모두를 최대한 구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고 답했다. 이후 임신부의 건강 상태, 태아의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할 것을 권했지만 ‘먼저 살릴 대상’은 제시하지 않았다. ‘뇌수술 뒤 평생 장애가 발생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수술을 결정할 것인가’ 물었더니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기준을 정리해 줬다. ‘수술 후 예상되는 심각한 장애 정도에 따라 결정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수술의 전반적인 위험성과 수술 후 기대되는 이점이 수술 후 예상되는 부작용(합병증)보다 높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 정도 △장애 지속 기간 △대안 치료 방법 △합병증 △의사 결정 등을 설명하고 이런 기준을 고려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의사 결정을 할 것을 권했다. 챗GPT와의 질의응답을 마친 이 교수는 “당장은 아니지만 학습 속도를 볼 때 처방이나 수술 전에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습 속도가 빨라 지난해 12월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정확하고 완벽한 대답을 내놓고 있어 두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환자에게 적용할 웨어러블 센서와 관련한 질문을 예로 들면, 5초도 안 돼 답변을 해 줬고 내용도 처음보다 정확해졌다고 한다. 학습을 통해 점점 본인의 능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어 피드백이 쌓이면 답변이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챗GPT 답변이 보다 정확해지면 의사와 환자 사이, 헬스케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답하는지 체크해 줘야 한다. 의사에게 평소 못 했던 질문을 자유롭게 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의료정보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리적 판단을 수반하는 의사 진료의 특성상 AI 의사 상용화는 단기간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인천=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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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의 고통만큼 편견도 아픕니다… 희귀질환도 떳떳하게 치료받을 수 있길”

    희귀질환 환자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 혹은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고가의 치료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주기적인 치료로 관리를 잘 받으면 어려움 없이 학교 및 직장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다. 희귀질환이 치료와 관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인데도, 유전병에 대한 죄책감과 부담으로 인해 질환 사실을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오해를 받아 치료를 포기하고 사회로부터 숨는 경우도 있다. 더 많은 희귀질환 환자가 치료를 통해 사회에 복귀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떳떳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편견들을 바로잡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형성될 수 있도록 환자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유전성혈관부종 환자 민수진 유전성혈관부종환우회장12세인 초등학교 5학년부터 35년간 심한 ‘부기’ 증상을 앓아왔지만, 응급실을 가도 병명을 알 수 없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 고통을 고스란히 아들에게 물려준 부모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혈관이 붓는 질병으로 언제, 어떻게, 어디로 부종 발작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진단받은 환자도 100명 미만으로 극소수의 환자가 이 병을 앓고 있다. 부기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신체, 장기 구분 없이 부종이 발생해 일상생활이 매우 어렵다. 갑자기 저혈압 쇼크로 기절하거나 장기 주위 부종 발생 시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과 두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또 이 병은 아이에게 그대로 유전되어, 같은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됐다. 어느 날 길을 걷다 갑자기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제 아이가 그대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괴롭다. 또한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 시선에서도 저와 제 가족들은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유일한 치료제인 응급주사가 있지만, 약효 지속성이 낮아 발작 빈도가 높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는 추가적인 예방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평생 우리 가족과 환우들은 부종의 발작뿐만 아니라 이런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치료제가 하루빨리 도입되어 제 아들과 저와 같은 환자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제1형 당뇨병 환자 김환희 씨2011년 겨울 독감에 걸렸다. 내과에서 주사와 약물치료를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고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내원해 1형 당뇨병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1형 당뇨병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베타세포를 파괴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국내 당뇨병의 2% 미만 수준으로 발생하며, 유병 인구는 약 4만4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30세 이전에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1형 당뇨병은 외부에서 인슐린 주입이 필수적인 질환이다. 인슐린 주입이 필요한 시간대가 정해져 있지 않고 하루 24시간 고혈당과 저혈당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안정적인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이때 장소와 상황을 떠나서 당분의 섭취가 필요할 때도 있고 인슐린 주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아직 우리 사회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복부 팔 등의 인슐린 자가 주사를 놓아야 한다. 자가 주사를 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선 대부분 낯설어하고 불편해한다. 시력이 떨어진 사람이 안경을 쓰고, 천식 환자가 호흡기를 사용하고,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듯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 주사가 필요할 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해주면 좋겠다. 또 1형 당뇨병 및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1형 당뇨병의 병명이 변경되었으면 좋겠다. 당뇨병이라는 건 말 그대로 당 성분이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의미이다. 1형 당뇨병은 관리하면 소변으로 당 성분이 배출되지도 않는데 병명이 부정적인 느낌을 항상 주기 때문이다.전신 농포성 건선 환자 김재진 씨다섯살 때부터 피부질환을 앓았고, 지금까지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제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병마와 싸웠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온몸의 피부에 열이 나서 빨갛게 붓고, 피부에 물집이 생겨 염증이 생기고, 그런 염증들이 엉겨 붙어 결국 살점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몸이 쓰라린 고통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나병과 비슷한 피부질환 특성상 외부의 활동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이 많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신 농포성 건선은 건선 중 유병률 1%에도 미치지 않는 희귀 건선으로 알려져 있다. 고름이 동반된 물집이 전신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이 질환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멀쩡히 잘 다니는 회사를 그만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20대 초반 대기업에서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정직원으로 채용이 됐는데, 승진을 앞두고 질환이 재발했다. 그리고 병가를 쓰는 바람에 승진 대상자에서 누락 되고, 결국 길어진 입원 기간 때문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서 몇 달씩 병가를 내는 직원을 반길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적당한 치료제가 없이 스테로이드에 의존하고 있고, 한번 발병하면 심하게는 몇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이고, 건선 환자 중에서도 매우 희귀한 질환임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희귀질환 지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저 같은 건선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사회의 편견 없이 당당하게 일원으로 나가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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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해진 갑상샘암 수술법, 장단점 살펴 선택해야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권하는데 하는 게 좋을까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여성이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가장 큰 고민은 수술 방법이다. 로봇수술을 받는 게 좋을지, 그냥 일반수술을 받는 게 좋을지, 로봇수술을 받는다면 어느 위치로 접근해야 할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선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어떤 수술이 최선인지 고민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갑상샘암 수술을 집도해 온 이진욱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에게 각 수술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갑상샘암 기본 치료, 목 절개 수술법목 절개 수술법은 가장 많이 시행하는 갑상샘암의 기본 치료법이다. 모든 종류의 갑상샘암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환자가 내는 본인 부담금도 수술료 기준 100만 원 내외에 불과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목 앞에 눈에 잘 띄는 부분에 흉터가 남는다. 특히 갑상샘암이 진행되어 경동맥 바깥쪽 목 부위에 전이가 되면, 턱 아래부터 쇄골 상방까지의 림프샘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해야 한다. 이때는 15∼20cm까지 절개해야 하므로 긴 흉터가 남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흉터가 심하게 생기는 켈로이드 피부라면 상처가 지속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흉터 안 보이게 수술하는 내시경 수술의 발전갑상샘암이 주로 젊은 여성에게 잘 생기므로 목 앞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여러 수술 방법이 개발됐다. 초기엔 내시경·복강경 장비를 활용한 수술 방법이 시도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겨드랑이 접근법, 유방-겨드랑이 접근법, 귀 뒤 접근법 등 접근 위치를 달리한 수술 방법이 시행됐고, 2015년부터 아랫입술과 턱 사이의 점막을 통해 수술하는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은 기존에 개발된 모든 다른 내시경 수술에 비해 흉터가 작고 비용 또한 기존 절개수술비에 조금 더 내는 수준이다. 다만 수술 후 안면 윤곽의 변화, 턱 신경 마비 가능성, 수술 부위 감염 가능성 등 일반 수술을 받는다면 생기지 않을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수술 기구가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갑상샘만 수술이 가능하다. 따라서 갑상샘암의 전이가 심하거나 진행성 갑상샘암, 갑상샘에 염증이 심하거나 종양이 큰 경우엔 내시경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 다양해진 로봇수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로봇수술이 도입됐다. 내시경을 로봇수술기로 대체해 집도하는 방식이다. 로봇수술기는 사람의 손목과 똑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고, 수술 기구가 정교해 절개 수술과 똑같은 움직임으로 내시경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절개나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몸의 깊숙한 부위까지 쉽게 접근해 수술을 할 수 있다. 다만 로봇수술은 아직 비보험이기 때문에 환자가 1000만 원가량의 수술 비용을 내야 한다. 갑상샘암 로봇수술에서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겨드랑이 한쪽으로 들어가서 수술하는 겨드랑이 접근법과 양측 겨드랑이와 양측 유방을 통해 로봇을 결합하여 수술하는 BABA(Bilateral Axillary Breast Approach) 수술법이다. 특히 BABA 수술은 절개 수술처럼 모든 종류의 수술이 가능하며, 측경부 림프절 전이에도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양측 겨드랑이부터 앞가슴까지,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은 피부 아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수술이 끝나고 나서 겨드랑이에서 앞가슴까지의 공간에 통증이나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흉터 줄이는 수술법 개발 중BABA 수술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수술법이 바로 단일공 로봇수술법이다. 한쪽 유륜을 통해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넣어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양측 겨드랑이부터 앞가슴까지 공간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BABA 수술에 비해 수술 기구가 들어가는 피부 아래 공간 면적이 50% 이상 준다. 이에 수술 시간이 빠르고 훨씬 덜 침습적이다. 하지만 아직은 초창기 시행 단계로, 조기 갑상샘암이나 크기가 작은 결절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처럼 입안으로 로봇팔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방법도 있다.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피부 흉터가 적고, 기존 겨드랑이 접근법이나 BABA 수술보다 피부 아래 공간 확보가 적어 흉터가 덜하다. 하지만 구강 경유 수술의 단점인 윤곽 변화, 턱신경 마비, 감염 등의 가능성도 있어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다양한 수술법의 발전과 비대칭적인 제한된 정보 때문에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데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며 “가장 최선의 방법은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갑상샘암의 특징, 기저 질환, 환자의 선호도,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과 의사의 로봇 수술에 대한 경험과 숙련도 또한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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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도 가도 못 하는 50년 역사의 한센병 치료기관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주한 교황청대사에게도 간청하는 서신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가 교황청에 아시는 분 없으신가요?” 한국한센복지협회는 최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의 절실한 목소리로 지인들에게 부탁을 하고 있다. 현재 경기 의왕시 원골로에 위치한 한국한센복지협회는 50년간 지켜온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갈 곳도 없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한센병은 과거에 나병으로 불렸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질환이다. 협회는 바로 국내 한센병 환자들의 복지와 지속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한센병과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업을 하는 곳이다. 한센병 환자의 진단, 치료, 연구, 교육 등 모든 분야를 관리하는 중이다. 협회는 피부과와 가정의학과 등의 의원도 운영하면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협회는 1975년부터 지금까지 50여 년간 원골로에 자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 터를 잡게 된 배경은 천주교와 관련이 깊다. 한국 최초 천주교 한센병 환자 복지시설인 성라자로 마을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초대 원장인 이경재 신부가 마을 내 한센인 치료에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협회 유치를 권유하는 요청이 있었다. 결국 협회는 성 라자로 마을 내의 부지 약 3400평을 50여 년간 무상 임대한다는 계약을 천주교 수원교구와 체결하게 됐다. 이곳에 자리 잡은 협회는 50년 동안 많은 발전을 이룩해냈다. 한센병 치료뿐만 아니라 학술 및 연구까지 업무를 확장시켰다. 예전에 하지 못했던 한센병 역학조사, 진단 및 검사 방법 개발 그리고 임상 치료 등 한센 사업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한센인 입원 시설은 전국에서 오는 환자들의 신경통, 피부 궤양, 후유장애 수술 등 다양한 치료도 해오고 있다. 그런데 50년간의 부지 무상사용 약정이 2025년 4월 만료된다.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는 천주교 요청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것이다. 부지 소유주인 천주교 수원교구는 임대 기간 만료 이전에도 여러 차례 부지 반환을 요구해 왔다. 이에 협회는 고민이 쌓여가고 있다. 청사를 이전하기 위해 그동안 수차례 타 지역을 물색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무엇보다 님비 현상이 컸다. 이전 지역에서 협회를 기피시설로 인식해 주민 반대가 거세서 번번이 좌절됐다. 1996년 첫 시도가 있었다. 충북 청원군이었다. 정부로부터 청사 신축이전 예산도 받았지만 지역 주민 반대로 무산돼 그 예산은 고스란히 반납됐다. 또 서울 대방동에 청사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의 협회 이전 절대 반대 시위 때문에 무산돼버렸다. 한센병은 좋은 약 덕분에 완치도 가능한 병이 됐지만 이러한 님비 때문에 졸지에 이도 저도 못 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협회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현재 위치에서 한센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현 부지 일부를 매입해서 한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천주교 수원교구에 요청했다. 하지만 천주교로부터 “가톨릭 복합타운 조성 관련 자체 복지사업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당초 약정대로 이전해 달라는 답변만 받은 셈이다. 한센병 환자 수는 국내에 약 8100명으로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국내 외국인 한센병 유입의 증가로 인해 매년 외국인 신환자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점차 잊혀가는 희귀질환이 아니라 결핵처럼 언제든지 계속 생길 수 있는 질환이 됐다. 협회는 천주교의 지원이 목마른 상황이다. 더구나 한센병 환자들의 피부과 진료를 위해 피부과가 부속으로 있는 협회의 장소도 접근성이 좋아야 돼서 무작정 인적이 없는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어렵다. 협회 김인권 회장은 “외국인 한센병이 지속적으로 국내에 유입되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와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면서 “그간 한센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천주교 수원교구 측에 늘 감사드리며 마지막 한 명의 한센인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협회와 천주교가 책임진다는 큰마음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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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증은 ‘지역응급기관’… 호흡곤란-흉통 심하면 ‘권역응급센터’ 찾아야

    갑자기 복통이 있거나 허리에 통증이 생겨서 급하게 찾은 응급실. 하지만 응급실은 나를 위한 곳이 아닌 듯하다. ‘이렇게 아픈데 왜 빨리 안 봐주지?’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아파서 찾았다가 마음까지 지치기 쉬운 곳이 바로 응급실이다. 최근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환자 쏠림이 심해지면서 불편이 더 커지고 있다. 응급실은 왜 항상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걸까.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응급의학과 전문의·사진)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응급실은 의사를 보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먼저 접수를 한다. 하지만 응급실은 다른 과와는 달리 접수순으로 환자를 보지 않는다. 구급차에 타고 오든, 걸어서 오든, 다른 병원에서 전원을 오든 일단 응급실에 도착한 모든 환자는 중증도를 분류하고 처치가 이뤄진다. 중증도는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 등의 바이털과 증상 등을 종합해서 소생, 긴급, 응급, 준응급, 비응급 등의 5단계로 분류한다. 비응급으로 분류되면 순서가 밀리게 된다.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가 많은데 진료 순서가 밀린다고 느끼면 오히려 ‘내 상태가 괜찮구나’ 하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응급실에서 검사하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응급실에서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환자가 많다. 사실 응급실에서 진행하는 검사는 굉장히 빠르게 결과가 나오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외래나 입원해서 하는 검사들은 검체(혈액, 소변 등)를 모아 다음 날 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당일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반면 응급실의 응급 검사는 바로 진행된다. 혈액 검사의 경우 2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 검사도 결과가 빨리 나오는 편이다.” ―응급실을 찾으면 항상 수액을 맞게 된다. “응급실에서 맞는 수액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맞는 영양제 수액과는 달리 약물이 들어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 다시 말해 응급처치를 대비한 처치다. 심부전, 콩팥부전 등 수액을 조심해서 맞아야 하는 질병들도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도 응급실에서는 일단 수액을 놓는다. 대신에 수액이 들어가는 속도를 느리게 조정하는 등 조처를 해 둔다. 이 외에 탈수가 심하거나 당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액 자체가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경증 응급환자들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으로 대표되는 장염이 응급실 경증 환자 중에서 가장 흔하다. 이런 경증 환자들이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같은 중증 환자를 봐야 하는 응급실로 많이 오게 되면 응급실이 과밀해지고 중환자를 돌봐야 할 의료진이 부족해진다. 결국 중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적시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경증 환자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나 응급의료기관 이외 응급실로 가면 훨씬 더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간이응급실 개념의 외래를 운영하기도 한다. EM365와 같은 병원들이 이에 속한다.” ―꼭 응급실로 와야 하는 상황은…. “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호흡기 증상이 심하면 바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폐렴인데 너무 늦게 오는 환자가 있다. 청색증이 생기거나 호흡곤란이 심하면 응급실 방문을 미뤄선 안 된다. 가슴이 조이듯이 아프거나 코끼리가 밟는 듯한 느낌의 흉통이 있으면 심근경색의 징후일 수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하므로 주저 없이 응급실로 와야 한다. 특히 한쪽으로 힘이 빠지고, 어지럽고, 말이 어눌해지면 뇌경색과 뇌출혈이 의심되므로 응급실로 와서 CT 같은 영상검사를 해 봐야 한다.” ―응급진료를 받으면 외래진료보다 비싸다. “응급실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야간진료 할증, 응급 의료관리료 등이 추가돼 그렇다. 특히 응급실 이용 시 응급 의료관리료가 청구되는데, 비응급으로 분류되는 경우 이 비용을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종별로도 응급 의료관리료가 조금씩 다른데, 일반 지역응급의료기관은 2만 원대 초반,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약 5만 원, 보다 큰 규모의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약 7만 원이다. 또한 응급의료센터급 이상의 응급실은 전문의 진찰료가 더 붙는다. 모두 경증 환자가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응급실로 오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이기도 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진수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4학년}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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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로 의료서비스 확장시키고 있는 병원들

    “집에서 편안하게 병원에서 하는 건강강좌를 들을 수 있을까?” 명의들이 진행하는 건강강좌는 예전 같으면 병원에 방문해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페토, 게더타운 등의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굳이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집이나 직장에서 나의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강좌를 듣고 질문도 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같은 질환을 앓는 환우들과 대화하며 건강정보를 나눌 수 있다. 최근에 대형병원 중심으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디지털트윈,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이 융합돼 구현되는 메타버스를 이용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 보호자, 지역 주민들에게도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내시경 시술 전 환자에게 차분한 분위기의 VR 화면을 보여주면 불안감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국내 첫 VR 진료로 메타버스가 의료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보여줬다. 지난해 10월엔 미래 의료를 위해 메타버스를 의료에 적용하고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 메타버스 학회(박철기 회장·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출범했다. 메타버스와 결합된 의료서비스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환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 현재 병원들은 이런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메타버스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경희의료원 지난해 경희의료원은 메타버스 4종 채널을 홍보팀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해 제작한 후 메타버스 공간을 건강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경희의료원은 젭(ZEP), 게더타운, 제페토, 아트스텝스 총 4개의 메타버스를 선택했다. 대표적으로 운영하는 건강상담 채널은 메타버스 ‘젭’을 이용한 ‘건강상담센터’이다. 경희의료원은 ‘젭’을 기반으로 공무원연금공단과 협력해 매월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서 처음으로 시작한 만큼 관심도 높고 인기도 많다. 최근엔 동대문구 보건소와도 협력해 일반인까지 대상 범위를 넓혔다. 최석근 경희의료원 홍보실장(신경외과 교수)은 “메타버스 건강상담 참석자는 많지 않지만 깊이 있는 상담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유튜브 라이브 건강상담과 같이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식과 차별화된다”면서 “현재까지 총 170명 정도가 메타버스 상담을 받았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인 건강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진뿐 아니라 참석자들도 채팅창과 마이크로 직접 대화하는 등 아바타로 상담에 참여한다. 게임을 하듯 재미있고 본인의 궁금점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게더타운 ‘가상컨벤션센터’는 4개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고 병원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병원사이트 연결, 중요 정보 안내 등 이용자가 병원을 연결하는 허브로 사용하고 있다. 제페토 ‘경희놀이터’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휴식과 위로의 가상공간으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 기능이다. 아트스텝스 ‘VR 역사전시관’은 가상의 전시관으로 의료원의 첫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기록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메타 건강증진센터도 등장 인하대병원은 최근 ‘메타버스 건강증진센터’를 오픈했다. 검진 예정자들이 미리 센터를 체험하면서 각종 검사에 대한 궁금증과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병원 내외부를 실제와 똑같이 구현해 마치 병원을 직접 방문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가상공간 병원 로비에 들어서면 병원이 직접 제작한 의료정보 등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병원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가 가상공간에 연결돼 있어 바로 이동이 가능하다. 진료 예약 및 결제, 검사 결과 확인 등이 가능한 ‘MY인하’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최지호 인하대병원 건강증진센터장 교수는 “건강증진센터는 예약-진료-검사가 한 공간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곳이라 메타버스를 처음 시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환자는 검진 과정을 미리 눈으로 확인하니 두려움과 궁금증 해소에 도움을 받고, 의료진은 똑같은 설명을 환자분들마다 전달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효율적으로 상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인공지능과 연결, 해돋이 구현해 눈길 중앙대광명병원은 초연결을 실현하기 위해 디지털 세상에 병원을 그대로 구현하는 ‘메타버스피탈’(Metaverspital)을 구축하고 있다. 다른 병원들이 제페토, 로블록스 같은 외부의 플랫폼을 이용해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과 달리, 중앙대광명병원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환자들은 ‘메타버스피탈’을 통해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진료 절차와 상담 등 다양한 의료 경험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현재는 의료법의 허용 범위를 감안해 실질적인 진료와 상담보다는 환자들이 병원 방문에 앞서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올 1월 1일에는 직접 방문이 어려운 입원환자와 보호자, 교직원들이 계묘년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병원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해돋이’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철희 중앙대광명병원장은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은 결국엔 환자 중심의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메타버스 해돋이를 통해 답답한 입원 생활로 지친 환자분들이 희망을 갖고 쾌유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의사, 환자의 활용성을 높인 닥터메타 구축국립암센터는 2021년부터 디지털콘텐츠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지역 비대면·비접촉 디지털콘텐츠 육성사업에 참여해 닥터메타를 구축했다. 디지털콘텐츠 활용을 통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를 전국 12개 모든 지역암센터에 구축했다. 즉 ‘닥터메타’(Dr.Meta) 내 개발되는 5개의 서비스 모델은 △메타버스 다학제 콘퍼런스 △메타버스 장루(腸瘻)케어(의료진과 환자용 2개) △메타버스 캠핑 △메타버스 교육센터 등이다. 메타버스 다학제 콘퍼런스는 여러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각 전문 분야의 의료진이 가상공간에 한데 모여, 환자 관련 영상정보나 건강정보를 검토하고 최상의 진료 계획을 논의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메타버스 장루케어는 장루 환자들이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장루 주머니 관리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개발된 플랫폼이다. 처음 장루 시술을 받는 환자가 가상공간에서 AR 장루 착용에 대해 체험함으로써 일상생활 속에서 자가 케어를 능숙하게 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3차원 가상공간은 감염 우려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또 메타버스 캠핑은 캠핑장을 본떠 만든 가상공간에서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만나, XR 공간 내에서 소통할 수 있어 회복을 향한 의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윤정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부장은 “가상공간에서 암 환자와 의료진에게 디지털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이 어렵거나 지역에 사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 의료시설과 연구원 등 여러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암 진료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양질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수술실을 메타버스화해 교육에 선도적인 역할 분당서울대병원 수술부에는 의사가 음성으로 수술실 환경(조명 등)을 조정하고, 병원 내 병리과 검사실부터 외부에 있는 병원까지 의사소통이 필요한 곳 어디든 소통할 수 있는 영상 및 통신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수술실’이 있다. 스마트 수술실엔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다. 즉 기존 4K 해상도수술 내시경과 수술 시야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3D 수술 내시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화면,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8K 해상도 VR 영상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장비 등을 갖췄다. 수술 생중계도 가능한 시설이다. 스마트 수술실을 주도하고 있는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아시아흉강경수술교육단을 만들어 ‘2021년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XR 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제6차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아시아 각국의 흉부외과 의료진 200여 명이 참석해 교육받을 만큼 호응이 뜨거웠다. 이같은 혁신적인 시도가 코로나19 시대를 만나 주목받으면서 전 교수가 총괄하는 ‘헬스케어 XR 글로벌 연구회’가 2021년 9월에 닻을 올리기도 했다. ‘헬스케어 XR 글로벌 연구회’는 국제 헬스케어 메타버스 콘퍼런스를 영국 맨체스터(2021년 1회), 분당서울대병원(2022년 2회)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콘퍼런스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총 26개국에서 400여 명 의사들이 대거 참여해 성황리를 이뤘다. 제3회 콘퍼런스는 올해 5월 25∼26일 두바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의료계에선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의술이 결합하면 메타버스 의료서비스 분야도 선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은 VR 장비를 활용해 실제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심정지 환자를 구조하는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월 25일 오픈한 분당서울대병원 ‘시뮬레이션센터’는 VR 고글과 센서가 내장된 마네킹 등이 갖춰진 환경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실시해 실제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CPR을 해볼 수 있는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마네킹에 부착된 센서를 토대로 항목별 점수화가 돼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교육과정에도 지속해서 이것을 반영하는 식이다. 첨단 CPR 교육실로 인해 심정지 환자들을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 교수는 “차세대 인터넷 혁명인 메타버스는 확장 현실 기술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영역에도 점차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이다”며 “앞으로 의료인 교육뿐만이 아니라 환자 안전, 고객 만족, 일반인 정보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원희 교수도 1월 12일에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위한 어린이 건강 캠프 1기’를 개최하며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소아청소년 비만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대사증후군, 성조숙증 등의 각종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일 뿐만 아니라 자존감 저하, 우울증, 교우관계의 문제도 일으킬 수 있어 예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서 교수는 “소아청소년들이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도록 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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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약환자는 ‘알록달록한 세상’을 전혀 볼 수 없을까?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색약을 앓고 있는 가해자 전재준(박성훈)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은 사실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색약도 어느 정도 색을 구분하는 게 가능하다. 양희경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와 김대희 김안과병원 안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특정 색의 구분이 어려운 색약에 대해 알아봤다. ●약하면 색약, 심하면 색맹우리 눈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에는 적색, 녹색, 청색을 관장하는 3종류의 원뿔세포가 있다. 원뿔세포는 들어오는 빛의 파장에 따라 반응이 활성화되는데 이 정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인지한다. TV 화면을 확대해 보면 적색 녹색 청색이 다양하게 합쳐져 색을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 색약은 3종류의 원뿔세포가 모두 존재하지만, 그중 하나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다. 보통 특정 색만 구분이 어렵다. 특히 적색 또는 녹색을 잘 가려내지 못하는 적록색약이 가장 흔하다. 반면 색맹은 한 종류의 원뿔세포가 기능을 거의 못 한다. 색약보다 정도가 심해 아예 채도와 명도가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색약, 색맹은 대개 유전으로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당뇨병으로 인한 망막혈관 질환, 노화에 의한 황반변성, 녹내장, 시신경 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시력 저하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아빠가 색약이면 딸은 색약 될 가능성 절반드라마에서 전재준의 딸로 암시되는 하예솔(오지율)은 색약으로 등장한다. 아빠가 색약이면 딸도 반드시 색약일까. 색약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받은 성염색체인 X염색체를 통해 전달된다. XX 염색체를 지닌 딸은 부모로부터 각각 받은 두 X염색체 모두 이상이 있어야 색약이 나타난다. 즉, 하예솔은 엄마와 아빠 모두로부터 색약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다. 엄마가 색약이 아닌 것은 두 X염색체 가운데 하나만 색약 유전자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XY 염색체를 지닌 아들은 엄마로부터 X염색체, 아빠로부터 Y염색체를 받는다. 엄마에게 받은 하나뿐인 X염색체에 색약 유전자가 있으면 무조건 증상이 나타난다. 색약이 여자보다 남자에게 흔한 이유다.●색약인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색의 이름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색을 혼동하거나 특정 색의 물건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미술 전공을 원하는 경우 입학 제한은 없으나 역시 정해진 색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독특하기 때문에 유명한 인상파 화가 중에는 색약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예전에 비해 완화된 편이지만 일부 직업은 제한을 두기도 한다. 항공기 조종사는 정상, 경찰관은 정상 또는 약한 색약만 지원할 수 있다. 소방관은 색맹과 심한 적색약만 제외하면 지원 자격이 된다. 드라마에서 전재준과 하예솔은 신호등의 빨간색과 초록색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흔한 색약에 대한 오해다. 양 교수는 “실제로 색약의 경우 색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서 “색맹이어도 적색과 녹색 신호를 채도와 명도 차이로 구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적색이 노란색에 가깝게, 녹색이 회색에 가깝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호등의 삼색을 구분할 수 있으면 누구나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색약도 치료가 가능할까. 드라마에서 전재준은 항상 빨간 렌즈를 착용한다. 김 전문의는 “콘택트렌즈나 보정 안경은 구분이 어려운 색의 선명함을 높여 색의 구분을 돕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인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후천적 이상으로 오는 경우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경과에 따라 호전될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우연재 인턴기자·고려대 의대 4학년}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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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발 끝이 저릿저릿… 문제는 혈액순환 아닌 ‘말초신경병증’

    기온이 떨어지면서 손발 저림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보통 손발 저림은 혈액순환 장애를 떠올리기 쉽지만 말초신경병증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말초신경병증은 팔다리를 비롯한 몸 전체에 나뭇가지처럼 퍼져 있는 말초신경계의 손상으로 생긴다. 말초신경의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촉각이 둔해지거나 저리고 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이 심해진다. 운동신경이 손상되면 마비 증상이나 근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의 손상 부위에 따라 질환 형태도 다양하다. 하나의 신경만 손상되는 단일신경병증은 한쪽 팔이나 다리에 부분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손가락이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손이나 손목에 무리가 가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서 흔하다. 전신의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다발성신경병증은 증상이 양손, 발가락 끝에서 시작해 점차 팔다리 전체로 진행된다. 나중엔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다. 항암제, 면역체계 이상, 알코올의존증, 영양 결핍 등으로도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원인과 증상이 제각각이라 진단이 어렵다. 발생 부위가 어디인지,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 동반되는 증상이 있는지 등 진행 경과를 살피고 다른 신경계통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신경근전도검사, 신경초음파검사 등으로 손상된 신경 부위를 파악하고, 말초신경병증으로 진단되면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원인에 따라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법은 다양하다.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자가면역질환 때문이라면 각 질환의 원인에 따라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면역글로불린 등을 투여해 치료한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원인이면 금주를 실천하고, 영양 결핍이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박수연 원자력병원 신경과 과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은 완치가 어려워 치료를 주저하는데 증상 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말초신경병증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초기에 치료받으면 재발이 적고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저릿저릿하거나 바늘로 찌르고 타는 듯한 느낌 등 증상이 나타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한 번쯤 신경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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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건조증’ 개선 안되면 복용 약물 확인해봐야

    겨울철 차고 건조한 날씨로 우리 몸에서 손상을 가장 잘 입을 수 있는 부위가 손등이다. 가렵고 뻣뻣해지는 증상뿐만 아니라 피부가 갈라지기도 하고 신경까지 예민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한 상태를 손 건조증이라고 한다. 이운하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조한 겨울철에는 몸속 피부 수분 함유량과 보습력이 떨어지고 땀 분비가 감소해서 건조해지기 쉽다”면서 “이 시기 특히 손 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손을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약물과 질환손 건조증은 낮은 기온과 건조한 공기뿐 아니라 평소 복용하는 약물이나 특정 질환에도 영향을 받는다. 건성피부를 유발하는 약물로는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그리고 여드름 치료제인 레티노이드 등이 있다. 또 침샘, 눈물샘, 땀샘 부위를 파괴하는 쇼그렌증후군과 손을 뻣뻣하게 만드는 전신경화증도 손 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신경화증의 경우 손가락과 손 피부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손끝이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 창백해지고 점차 푸르스름해지면서 저리고 아픈 느낌이 발생한다. 그러다가 점차 손가락과 손이 붓고 뻣뻣해지는 경화 증상이 나타난다. 점점 진행되면 손가락을 펴기 힘든 수족지경화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피부만 건조해지는 손 건조증과는 구별이 가능하다. 또 쇼그렌증후군은 침 분비 감소로 인한 구강건조증과 눈물 분비 감소로 인한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결국 땀 분비까지 감소해 손의 건조증도 잘 유발한다.●손 건조증 악화 시 습진이 흔하게 동반건조 증상이 지속될 경우 홍반과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염인 습진이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을 자주 씻거나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손소독제를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자극돼 건조함이 심해진다. 아토피를 앓았던 환자는 기본적으로 피부장벽이 결손되고 보습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만성적으로 손 건조증과 손 습진이 지속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손 건조증은 화학물질, 유기용제 등의 과도한 접촉으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비누, 세제 등의 과도한 사용이나 파마약, 염색약 등의 화학물질과 접촉하면 탈수 작용이 강해져 손이 마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손 건조증 원인 파악과 올바른 보습이 중요손 건조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복용 약물 중 피부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계열의 약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쇼그렌증후군이나 전신경화증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도한 손 씻기를 자제하고 손을 씻거나 손소독제를 사용한 이후에는 꼭 피부장벽을 회복시키는 성분과 보습인자가 풍부한 전용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의 성분은 피부 세포인 각질 세포 사이를 메워줘 피부장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보습제의 제형은 수분 함량에 따라 수분이 많은 순으로 로션, 크림, 연고로 나눌 수 있다. 몸 전체적으로 넓은 면적을 발라야 할 때는 끈적임이 덜한 로션형이 선호되지만, 손 부위와 같이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크림이나 연고 타입이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겨울철 손 부위는 끈적임이 있더라도 밀폐 효과가 장시간 유지되는 연고 타입이 더 좋다. 손을 씻은 이후에는 반드시 연고를 꼼꼼히 발라준다. 평소에도 손이 건조해지는 느낌이 있거나 가려우면서 따가운 증상이 있다면 하루 4회 이상 틈틈이 손 연고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핸드크림은 피부 고유의 지질층 구성 물질(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과 천연 보습인자(글리세린, 우레아, 하이드록시산, 프로필렌글리콜)가 함유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아토피 전용 보습제도 좋다. 이 교수는 “설거지할 때 주방세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고무장갑을 끼고, 작업 중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보호장구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호장구 안에도 라텍스 등에 의한 알레르기와 자극을 줄이기 위해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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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살 맞대며 면역력 쑥쑥… ‘캥거루 케어’를 아시나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시행하는 캥거루 케어 아시나요?”‘캥거루 케어’란 부모가 아이를 가슴에 안고 일정 시간 동안 피부를 맞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 모습이 마치 주머니 안에서 새끼를 키우는 캥거루와 닮아 캥거루 케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모 품에서 회복을 돕는 캥거루 케어는 신생아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엄마와의 피부 접촉은 아이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도한다. 병원에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미숙아가 입원하는 NICU에도 이러한 캥거루 케어를 도입한 병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최초로 NICU 내 ‘가족 중심 치료’를 시작하면서 그 일환으로 캥거루 케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숙아는 엄마의 배 속에서 37주 미만 머물다 태어난 신생아로 대개는 엄마와 분리돼 NICU에서 의료진의 전문적인 치료와 보살핌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주영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면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된다. 옥시토신은 아이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고 면역력을 향상한다”며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가 부모와 접촉해도 될지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오히려 감염 위험성은 낮다”고 말했다. NICU 내 가족 중심 치료는 보호자 만족도도 높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아이를 옆에서 직접 관찰하고 접촉하는 게 가능해져 아이와 유대를 쌓고 불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직접 의료진과 미숙아 치료에 대해 상의와 협력을 하면서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쌓게 되는 장점도 있다”면서 “이전에는 NICU 내 아기와 부모가 분리되어 있고, 전화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서로 상황을 아니까 눈만 마주쳐도 서로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병원은 NICU 내 캥거루 케어를 위해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 이외에도 3월부터는 가족실(single family room)을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효과적인 케어를 위해 인큐베이터와 카우치(아이를 품을 수 있는 소파), 신생아 전용 목욕 시설, 보호자 침대 및 라운지 등 의료와 생활이 합쳐진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우연재 인턴기자·고려대 의대 4학년}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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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조한 겨울철, 손 피부가 가렵고 예민할 때 관리법은?

    겨울철 차고 건조한 날씨로 우리 몸에서 가장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부위가 손등이다. 가렵고 뻣뻣해지는 증상뿐만 아니라 피부가 갈라지기도 하고 신경까지 예민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한 상태를 손 건조증이라고 한다. 이운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조한 겨울철에는 몸 속 피부 수분 함유량과 보습력이 떨어지고 땀 분비가 감소해서 건조해지기 쉽다”면서 “이 시기 특히 손 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 손을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약물과 질환 손 건조증은 낮은 기온과 건조한 공기 뿐 아니라, 평소 복용하는 약물이나 특정 질환에도 영향을 받는다. 건성피부를 유발하는 약물로는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그리고 여드름 치료제인 레티노이드 등이 있다. 또 침샘, 눈물샘, 땀샘 부위를 파괴하는 쇼그렌증후군과 손을 뻣뻣하게 만드는 전신경화증도 손 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신경화증의 경우 손가락과 손 피부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손끝이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 창백해지고 점차 푸르스름해지면서 저리고 아픈 느낌이 발생한다. 그러다가 점차 손가락과 손이 붓고 뻣뻣해지는 경화 증상이 나타난다. 점점 진행되면 손가락을 펴기 힘든 수족지경화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피부만 건조해지는 손 건조증과는 구분이 가능하다. 또 쇼그렌증후군은 침 분비 감소로 인한 구강건조증과 눈물샘 분비 감소로 인한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결국 땀 분비까지 감소해 손의 건조증도 잘 유발한다.● 손 건조증이 악화 시 습진이 흔하게 동반 건조 증상이 지속될 경우 홍반과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염인 습진이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을 자주 씻거나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손소독제를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자극돼 건조함이 심해진다. 아토피를 앓았던 환자는 기본적으로 피부장벽 결손과 보습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만성적으로 손 건조증과 손 습진이 지속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손 건조증은 화학물질, 유기용제 등의 과도한 접촉으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비누, 세제 등의 과도한 사용이나 파마약, 염색약 등의 화학물질이 접촉되면 탈수 작용이 강해져 손이 마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건조증 원인 파악과 올바른 보습이 중요 손 건조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복용 약물 중 피부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계열의 약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쇼그렌증후군이나 전신경화증의 유무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도한 손 씻기를 자제하고 손을 씻거나 손소독제를 사용한 이후에는 꼭 피부장벽을 회복시키는 성분과 보습인자가 풍부한 전용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의 성분은 피부 세포인 각질 세포 사이를 메워줘 피부장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보습제의 제형은 수분함량에 따라 수분이 많은 순으로 로션, 크림, 연고로 나눌 수 있다. 몸 전체적으로 넓은 면적을 발라야 할 때는 끈적임이 덜한 로션형이 선호되지만, 손 부위와 같이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크림이나 연고 타입이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겨울철 손 부위는 끈적임이 있더라도 밀폐 효과가 장시간 유지되는 연고 타입이 더 좋다. 손을 씻은 이후에는 반드시 연고를 꼼꼼히 발라준다. 평소에도 손이 건조해지는 느낌이 있거나 가려우면서 따가운 증상이 있다면 하루 4회 이상 틈틈이 손 연고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핸드크림은 피부 고유의 지질층 구성 물질(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과 천연보습인자(글리세린, 유레아, 하이드록시산, 프로필렌글리콜)가 함유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아토피 전용 보습제도 좋다. 이 교수는 “설거지 중 주방세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고무장갑을 끼고 작업 중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보호장구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호장구 안에도 라텍스 등에 의한 알레르기와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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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끔’은 순간… 중장년이라면 헌혈로 매년 건강체크 해보세요[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

    최근 기자는 헌혈의집 광화문센터를 방문해 헌혈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헌혈이다. 헌혈에 걸린 시간은 10분 정도. 우유 팩 2개 정도 양인 400mL ‘전혈 헌혈’을 했다.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지 않고 혈액을 자급자족하기 위한 필요 헌혈자 수는 연간 약 300만 명. 하지만 2022년 기준 국내에선 총 244만여 명이 헌혈했다. 더욱이 연초에는 헌혈자가 가장 줄어드는 시기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헌혈자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헌혈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수혈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헌혈의집 광화문센터장인 신금옥 과장(간호사)을 만나 헌혈에 대한 오해를 풀어 봤다. ―헌혈 시 찌르는 주삿바늘이 항상 걸림돌이다. “그렇다. 바늘이 무서워 헌혈 못 하는 분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찌르는 통증은 0.1초도 안 된다. 한순간 꾹 참으면 이후로는 아프다는 느낌이 없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혈액제제는 오직 헌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자발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기자와 같은 중장년층은 헌혈에 얼마나 참여하나. “요즘은 헌혈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어 덩달아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10, 20대 헌혈자에 대한 의존도(2022년 기준 54.7%)가 높은 게 현실이다. 중장년층에서 더욱 적극적인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헌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장점이 있나. “헌혈을 하면 무엇보다 본인이 몰랐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헌혈 전 건강진단, 혈액검사 및 등록헌혈자 추가검사를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헌혈 앱인 ‘레드커넥트’를 통해 본인의 검사결과를 동일한 성별, 연령대의 것과 비교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비교해서 파악할 수 있다.”―어떤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헌혈 전 검사로 체중, 혈압, 혈액소 검사를 통해 일반건강 상태와 빈혈 유무를 파악한다. 또 헌혈한 혈액을 통해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 인체 T 림프영양성 바이러스(면역 상태 검사), 매독, ALT수치(신장 기능) 총단백수치 등의 검사를 받는다. 이외에도 중장년층이 여러 번 헌혈을 하면 AST수치(간기능), 알부민, 총콜레스테롤, 요소질소(신장 기능) 등의 추가 검사도 가능하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혈관건강, 신장건강, 간건강, 감염성 질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전날 과음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헌혈을 할 수 있나. “헌혈 당일 숙취가 없고 몸 상태가 괜찮으면 헌혈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날 과음으로 인해서 몸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는 헌혈자의 안전을 위해서 헌혈을 보류하고 있다. 헌혈 전에 특별히 피해야 할 음식은 없다. 하지만 과도하게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면 혈액이 혼탁해질 수 있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은 헌혈 전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다이어트 중일 때 헌혈을 하면 빈혈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나. “빈혈 유무를 사전에 알기 위해 혈색소 검사를 하게 된다. 전혈 헌혈의 경우 혈색소 12.5g/dL 미만, 성분 헌혈의 경우 혈색소 12.0g/dL 미만이면 헌혈을 할 수 없는데 이 기자는 15g/dL로 나와 헌혈이 가능했다. 대개 남성은 400mL, 여성은 320mL의 혈액을 헌혈하는데 이는 우리 몸 전체 혈액량의 약 10%다. 이 정도는 헌혈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고 헌혈 후 1, 2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우리 몸이 스스로 혈액량을 회복한다.”―헌혈이 끝나면 바로 귀가해도 문제가 없나. “헌혈 시간은 대개 10분 정도 소요되지만, 헌혈 종료 후 15분간은 헌혈의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쉬는 동안 준비된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다. 또 대한적십자사에선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14일)와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헌혈하는 분들을 위해 초콜릿, 사탕과 베리맛이 나는 철분 젤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에서 헌혈자분들의 철분 건강을 위해 특별히 제작해 기부한 ‘철분 인(in) 구미’ 제품이다. 이 외에도 영화관람권, 여행용 세트 등 다양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고 기부권을 선택하여 기념품을 받는 대신 그 금액만큼 취약계층 긴급지원 및 고등학생 장학금 사업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용되도록 할 수도 있다. 기부권 선택금액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 반영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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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나눔과 베풂의 탁발 행렬, ‘의벤져스’에서도 빛나길

    지난달 17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이른 아침, 스님이 지나가는 길마다 찹쌀과 각종 과자, 면류 등 먹을거리를 든 주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스님들이 들고 있는 공양그릇이 금세 가득 찰 정도였다. 이 중 일부는 스님이 하루 먹을 양식이다. 나머지는 그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의 소중한 식량이 된다. 라오스 전역에서 매일 오전 5∼7시에 이뤄지는 이런 나눔과 베풂의 종교의식을 ‘탁발’이라고 한다. ‘탁발’은 끼니를 굶는 사람을 구제하는 라오스의 독특한 문화다. 대한민국과 라오스 양국 간에도 탁발 행렬에 비할 만한 나눔과 베풂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6·25전쟁 직후 대한민국은 의사도, 의료기기도 부족해 병원에서 간단한 수술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심장수술, 뇌수술, 관절수술 등의 고난도 수술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당시 미국 미네소타주립대는 서울대 의대 의료진 77명을 초대해 첨단 의술을 가르쳤다. 이른바 ‘미네소타 프로젝트’라 불리는 1955∼1961년 진행된 서울대 재건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다시 돌아온 77명은 미국에서 배운 의술로 우리 국민의 건강을 돌봤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거듭나면서 지금은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특히 라오스 의료진에게 선진 의술을 전해주고 있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13년간 이어지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의대가 라오스 의사들을 초청한다. 지금까지 라오스 의료인 164명이 한국의 선진 의술을 배워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3년 동안 단절됐던 라오스에 대한 의료 나눔과 베풂이 올해부터 다시 재개됐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인 신희영 서울대병원 소아과 명예교수(68·대한적십자사 회장)는 라오스 소아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한국에서 가져온 항암제 등 약품 기증과 함께 추가 1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총 2억4000만여 원을 모금해 구입한 항암제를 지원해 총 42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또 유전자 질환으로 뼈가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치료제를 지원해 건강을 되찾아 주기도 했다. 이 소아 환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은 최용 서울대병원 소아과 명예교수(79)가 담당했다. 또 라오스 외상전문병원인 미타팝병원의 의료진에게 인공무릎관절, 인공고관절 수술을 가르쳐준 김인권 지도교수(현 서울예스병원 원장·72)는 이번 라오스 의료봉사에서도 4일 동안 무려 24건의 무료 수술을 하면서 그곳 의료진에게 고난도 기술을 가르쳤다. 김 지도교수는 “환자들 중에선 한국 의사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 3년 가까이 기다린 이들도 있었기에 힘들다는 이유로 수술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4건의 총수술비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라오스 현지에서 진행된 김 지도교수 수술 팀에는 기자와 새로 합류한 이길용 신경외과 전문의가 열심히 도왔다. 대한적십자사에선 수술할 때 필요한 혈액 지원을 위해 적십자 헌혈차 2대와 채혈 시 필요한 기계 등을 기증했으며 이를 운용할 인력도 교육했다. 이번 이종욱-서울 프로젝트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의사들인 신 교수와 최 교수, 김 지도교수를 보면 공통점이 눈에 뛴다. 바로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의이면서 남들 같으면 은퇴해서 편히 쉬어야 할 나이임에도 해외에서 탁발 행렬의 스님과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장들의 의료봉사는 베트남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인 의사로는 처음으로 9월부터 베트남 다낭의 주이떤대 의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된 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 원장(69)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곳에서 향후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의학교육 혁신, 최신 의료기자재 및 장비 도입,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산물들을 이용한 새로운 분야 개척 등을 약속했다. 이번에 처음 라오스 의료봉사를 한 이길용 신경외과 전문의는 “젊은 의사들도 하기 힘든 벅찬 일들을 하는 노장들을 보니 저절로 존경스럽다는 마음이 든다”면서 “매년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의사들의 탁발 행렬이 우리의 의술이 필요한, 또 제2의 한국을 꿈꾸는 라오스 베트남 등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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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인데 눈앞이 침침?… ‘젊은 백내장’이 늘고 있다

    백내장은 노화에 따른 질병이다. 수정체가 불투명해져 발생한다. 혼탁해진 수정체가 빛을 산란시켜 시력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흐리게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40대 ‘젊은’ 백내장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45∼49세 여자 백내장 환자 수가 3만 명으로, 2010년(1만929명) 대비 174.5% 증가했다. 45∼49세 남자 백내장 환자의 경우 2021년 2만2814명으로 2010년(1만7718명) 대비 28.8% 늘었다. 40대 환자는 백내장인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젊은’ 백내장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와 예방법을 알아봤다. ●당뇨병 비만, 외상 등으로 젊은 백내장 증가백내장은 노화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다. 60대 이상은 특별한 증상은 없어도 평소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으며 백내장을 쉽게 진단받곤 한다. 눈을 확대하여 관찰하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 같은 간단한 검사로도 백내장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백내장 환자는 진단 시기를 놓쳐 백내장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백내장은 비만 인구 증가에 따른 당뇨병 증가, 다양한 신체적 취미 활동에 따른 눈 외상 등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거나 근시가 오래될 경우, 안과 수술, 포도막염 등도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노화뿐만 아니라 자외선 노출, 흡연 등 환경적 요인 또한 백내장 유발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다만 겨울철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백내장 유발에 끼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말했다.●일상생활이 불편할 때 수술 시기 결정백내장은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약을 사용하면 백내장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생긴 백내장을 없앨 수는 없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에 2∼3mm의 작은 구멍을 낸 뒤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안구의 크기와 곡률 등을 계산해 환자가 원하는 도수로 조정이 가능하다. 최근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인공수정체가 출시돼 난시 교정, 노안 교정 등도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른 시기 결정이 중요하다. 적당한 시기를 놓치면 수술 난도가 높아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크다. 회복 시간도 길어진다. 반면 경증인 상태에서 수술을 지나치게 빨리 받는 경우 시력에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데 수술로 유발되는 안구건조증만 악화될 수 있다. 당연히 수술 만족도가 떨어진다.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양쪽 눈에 다 백내장이 왔다고 양쪽 눈을 다 수술할 필요도 없다.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 평소 불편함을 심하게 느끼는 쪽 위주로 수술을 받는다. 다초점렌즈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김 교수는 “렌즈 선택 시 환자의 라이프스타일, 야간 운전 여부, 직업, 성격, 평소 주시하는 거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택해야 된다”며 “안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외선 차단과 금연이 도움 돼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최대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로를 차단한다.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담배를 끊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야외에서 운동할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눈의 피로도가 쌓인다. 직접적으로 백내장을 유발하진 않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눈에 삽입한 렌즈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에 악화하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틈틈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TV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1시간에 5∼10분씩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때 눈을 감고 있거나 먼 곳을 쳐다보는 등 눈의 피로를 풀어주면 좋다. 전자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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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증상 따라 치료법 제각각… 올바른 유형 파악이 먼저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 외모와 관련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탈모’다.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거나 빠지는 질환을 탈모라고 한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서서히 빠지기 때문에 본인은 제때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상대방은 그 변화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탈모가 생기면 나이가 들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다. 탈모가 생기면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내가 진짜 탈모일까?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우선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환자들이 보기에는 똑같이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지만 탈모의 종류는 수십 가지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세계모발이식학회 황성주 회장(피부과 전문의)은 “자신의 탈모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인지, 빈혈로 인한 탈모인지,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원형 탈모인지, 출산 후 발생한 일시적 증상인지 등을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스로 탈모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없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의 경우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느낌이거나 이마나 정수리 부위 등에 모발이 관찰되지 않는 두피가 확인되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여성형 탈모인 경우는 이마나 정수리 쪽 모발과 후두부 모발을 동시에 만졌을 때 머리 앞부분 모발이 가늘어져 있거나 모발의 밀도가 감소해서 모발 사이사이로 두피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 패턴이 보일 경우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3, 6개월 단위로 모발 사진을 찍어 전후를 비교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탈모 치료에 두피 문신 하기도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등의 활성화를 막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를 복용하게 하거나, 바르는 약물인 미녹시딜 제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하지만 ‘여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과는 달리 안드로겐의 역할이 탈모의 기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서 먹는 약의 효과가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또한 가임기 여성의 경우 ‘5α 환원효소 억제제’가 태아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약제를 복용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은 ‘여성형 탈모’ 경구치료제는 아직 없기 때문에 바르는 미녹시딜 치료가 여성형 탈모 치료의 중심이 되고 있다.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자신의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옮겨 심는 모발이식 수술이 적절하다. 탈모 치료를 하기엔 조금 이르거나 일시적으로 머리가 빠진 경우엔 탈모 치료제 복용이나 시술 대신에 두피 문신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황 회장은 “두피 문신은 눈썹이나 몸에 무늬를 넣어 색칠해주는 일반 문신과는 다른 방식”이라며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마치 모발이 막 나오는 것처럼 보이도록 미세한 점을 찍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피 문신은 탈모가 심하지 않거나 가르마가 약간 비어 보이는 경우 혹은 항암제 치료 후 부작용으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부분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지만 두피 문신은 한번 하게 되면 쉽게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 상의하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 선택이 중요탈모는 평소 머리를 관리하는 요령만 잘 숙지해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은 피부에 맞게 사용한다. 그러나 샴푸는 한 가지를 가족들이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두피가 지성인지 건성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성 두피는 하루에 두 번 머리를 감고, 건성 두피는 하루 한 번 감는 것이 좋다. 2분간 충분히 샴푸 거품을 내어 두피를 문지르며, 2분간 충분히 거품을 헹궈 내야 한다. 황 회장은 “두피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야 지루피부염을 예방할 수 있고 결국은 탈모도 예방된다”고 말했다. 모발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필수 단백질과 적절한 영양 섭취가 모발 성장에 중요하다. 육류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 생선과 콩,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 교수는 “외출이나 운동을 한 후 그리고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했을 때에는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 등 건강한 모발관리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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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물류 많이 먹는 겨울철… ‘요로 결석’ 조심하세요

    요로결석은 대표적인 여름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추위로 인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찌개와 같이 뜨거운 국물류의 음식 섭취가 많아지는 반면에 활동량과 수분 섭취량 감소로 인해 결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이란 신장에서 걸러진 노폐물이 체외로 배출되는 요관, 방광, 요도 등의 부위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결석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 또한 다양하다. 요관에 머물러 있을 때는 전형적인 옆구리 통증이 나타나며 이때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다. 결석이 방광 근처까지 내려오면 빈뇨 등의 방광 자극 증상과 함께 혈뇨가 생긴다. 결석에 감염이 동반되면 발열, 혈압 저하 등의 증상과 함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상협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특히 수분 섭취가 적은 식습관은 소변량 감소로 이어져 노폐물이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몸속에 농축된다. 결석을 만드는 인자들이 뭉쳐 결석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최근 붉은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증가하면서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요산석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석 크기가 4mm 미만으로 작다면 수술 혹은 시술을 바로 시행하기보다는 진통소염제와 요관을 이완시켜 결석의 배출에 도움을 주는 알파차단제 등의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결석이 크거나 통증이 너무 심해 자연배출을 기다리기 어렵거나 결석으로 인해 소변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면 체외충격파쇄석술 혹은 요관내시경 수술을 해야 한다. 이 교수는 “결석 예방 및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배출 소변량이 2.5L 이상 될 수 있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라며 “활발한 활동량, 특히 유산소 운동은 큰 도움이 된다. 중력에 의해 결석이 아래로 내려와 자연배출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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