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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이후 수사기관 간 수사 대상과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으면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현장에서 벌어졌던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청법을 개정해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사건에 한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할 수 있었던 검찰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수사 개시 범위를 해당 범죄로 축소한 것이다. 이마저도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국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행령 개정으로 수사 대상 범죄를 1395개까지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법무부는 올 9월 다시 시행령을 손질해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545개로 대폭 줄였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수사 대상을 나눌 경우 중첩된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 간 관할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당시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경쟁적으로 내란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수사기관들은 서로에게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영국 등 해외에선 사건 유형별로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조정 절차를 체계화해 수사기관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가령 금융사기·뇌물·부패 등을 수사하는 영국 중대부정수사청(SFO)은 수사 영역을 정해 두는 게 아니라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복잡도와 난도를 기준으로 수사 개시를 정한다. 동시에 경찰과의 수사 중복을 피하기 위해 상시적인 협의체를 가동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현실은 복잡하고 범죄는 서로 엮여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하나의 유형으로 자를 수는 없다”며 “검찰의 권력 통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형사체계의 복잡성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향후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기관별 수사 대상을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4조 원대 피해 규모가 발생한 다단계 ‘스캠(사기) 코인’ 사건인 콕(KOK) 코인 사건은 2022년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해자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피해자만 90만 명에 이르는 콕 코인 사건은 울산경찰청과 서울동부지검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자들의 고소가 접수되며 검경이 각각 수사에 착수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직접 수사 개시를 할 수 있는 사건은 제한적이었지만, 부패 범죄와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2대 범죄에 대해선 검찰도 수사할 수 있다 보니 1, 2차 수사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게 된 것이다. 콕재단은 2021년 4월부터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토큰 1개당 1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한때 개당 7달러까지 상승했던 가격은 지난해 초 0.01달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 콕재단 측은 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더 많은 투자자를 모아오면 수당을 더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수사기관 교통정리 안 돼 6개월 날려” 다단계 사기 사건의 특성상 신속한 초동 수사가 필요했지만 1, 2차 수사기관은 중복 수사를 이어 갔다. 결국 사건이 접수된 지 수개월 뒤에야 울산경찰청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통합 수사에 착수했다. 콕 코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강모 씨는 14일 “경찰이든 검찰이든 한 곳에서 빠르게 수사가 되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해 초기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수사기관끼리 교통정리가 안 돼 고소한 뒤 6개월 가까이 시간을 허비했고, 지난해 겨우 울산지검이 주범 등을 기소했지만 피해 회복은 여전히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12월 30일 콕재단 운영자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올 6월 공범 5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나마 구속됐던 운영자도 올 6월 10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보석 소식에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던 피해자들은 울산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한 데 대해 “수사 축소”라고 주장하며 담당 검사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내년 10월부터 검찰청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분리되면 수사기관 구조가 복잡해져 중첩 수사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공수처에 더해 중수청까지 신설되면 사건 관할을 둘러싼 기관 간 혼선은 불가피하며, 특히 대형 경제 사건이나 비리 사건에서는 충돌 양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어느 기관이 어떤 사건을 수사할지, 신설되는 중수청을 포함해 수사 범위와 권한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면 한 사건을 두고 여러 기관에서 중복 수사해 불필요한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로 수사 책임을 회피해 어느 곳에서도 수사하지 않는 수사 공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개정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8대 범죄 수사를 맡게 된다.● 고위 공직자 둘러싼 ‘핑퐁 수사’ 벌어져2020년 7월 공수처가 신설된 후 이 같은 혼란이 몇 차례 나타나기도 했다. 감사원 3급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은 검찰과 공수처 간 ‘핑퐁 사건’이 된 대표적 사례다. 고위 공직자가 저지른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공수처는 감사원 3급 간부인 김모 씨의 15억여 원 뇌물 사건을 수사한 뒤 2023년 11월 검찰에 특가법상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해 달라며 사건을 넘겼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 고위 공직자에 대해선 수사권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공수처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는 공수처법에 나와 있지 않아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1년여간 방치되다가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검찰이 보완 수사해 처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김 씨에 대한 처분이 내려지지 않으면서 공수처 신설 당시 공수처법에 보완 수사 주체, 요청 근거, 기소 범위 등을 명확히 하지 않아 발생한 혼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의 수사 주도권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신경전을 벌인 상황도 이 같은 수사권 조정 미완의 단편으로 볼 수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2월 방 의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당시 서울남부지검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는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이를 두 차례 반려했다. 그러다 세 번째 신청 만에 올 6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 7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도 방 의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검찰은 해당 사건을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내려보내 수사 지휘를 하며 중복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민감 사건, 수사기관장 협의 절차 만들어야”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란을 막으려면 중수청법을 꼼꼼하게 설계하고 이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공수처법과 경찰법 등 수사기관 관련 법률도 함께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면서 사건 이첩의 기준 같은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다면 앞서 보인 수사기관 사이 ‘핑퐁 게임’이 재연될 것”이라며 “비리의 정도가 심하거나 복잡한 사건일수록 여러 인물이 얽혀 있는 만큼 경찰, 중수청, 공수처, 국수본을 포함해 앞으로 관할과 범위 등에 대한 규정을 촘촘하고 구체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피해가 크거나 고위 공직자가 얽혀 있는 민감한 사건에 대해서는 관할과 수사 주체를 정리하기 위해 수사기관장 간 협의 절차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경찰은 현재 포괄적인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그 외의 수사기관들은 특수한 분야에 대한 제한적인 수사권만을 가지고 있다”며 “중수청이 다룰 ‘중대범죄’의 기준은 물론이고 공수처도 다시 범위를 정립하지 않는다면 수사기관 간 경쟁 과열만 심해져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여야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대통령제1부속실장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에서 김 부속실장이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후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교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전날 진행된 법사위의 대법원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를 강행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김 부속실장이 법사위 국감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 檢 “김현지가 이화영 변호인 질책”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14일 법무부 국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설주완 변호사를 사임시키고 김광민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당시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던 김현지가 그 과정을 직접 챙겼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검사이자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용 검사는 “설 변호사가 갑자기 약속된 조사에 출석하지 않아 이유를 물어 보니 김현지 님으로부터 전화 질책을 많이 받아 더 이상 나올 수 없다고 했다”며 “(수원지검) 간부들에게도 그 사정에 대해 전부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자백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설 변호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변호인이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인 김 변호사로 교체됐다. 주 의원은 “당시 이 대표와 공범 관계(이 전 부지사)가 문제되는 사건”이라며 “공범 관계의 최측근이 공범인 사람의 변호인한테 질책을 하고 왜 자백했느냐고 따지고 변호사를 자르려 했다면 그 자체가 증거인멸이고 위증교사 아니겠느냐”고 했다. 주 의원은 김 부속실장의 법사위 증인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설 변호사가 저를 돕는 게 아니라 검찰을 돕는 행태를 보여서 논쟁하고 설전한 후 사임하겠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설 변호사는 동아일보에 “김 부속실장이 ‘이 전 부지사가 설 변호사가 검찰에 협조하도록 본인을 회유한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며 “오해를 받기 싫어서 바로 사임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김 부속실장에게 이 전 부지사 수사 내용을 보고했고, 김 부속실장의 전화를 받고 변호인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설 변호사는 “당시 이 대통령 사건을 전부 컨트롤하던 김 부속실장에게 특이사항을 보고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도 “이 정도로 국민적 논란이 있는 김 부속실장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했느냐”고 날을 세웠다. 정 장관은 “파악한 바는 없지만 김 부속실장이 성남시장이나 도지사, 당 대표를 할 때 이재명 대통령의 보좌진으로 매우 유능하고 청렴하게 일했다”고 답했다.● 與 “술자리 회유 의혹 감찰 아닌 수사해야” 민주당은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술자리 회유’를 통해 검찰로부터 진술을 강요받았다며 법무부에 수사를 촉구했다. 법무부는 앞서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내 영상녹화실에서 ‘연어회 덮밥 및 연어 초밥’으로 이화영,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등이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종이컵에 소주를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며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박균택 의원이 “감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수사권까지 가지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수사권도 부여하는 방안 이것을 한번 검토해 주시면 어떻겠느냐”고 하자, 정 장관은 “감찰 결과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당연히 수사로 가야 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이성윤 의원은 “검찰이 과거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수법이 있다”며 “처음에는 자백받기 위해 구속을 하고, 구치소에서 구속된 사람을 수백 번 불러 가지고 자백을 받고 겁박용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박 검사가 허락했는지에 대해선 모르겠으나 박 검사가 동석한 자리에서 술자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에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한 혐의 등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는 국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술자리 회유 날짜를 여러 차례 바꿔 위증으로도 기소된 상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12·3 비상계엄 당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 든 채 대통령 집무실을 나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엔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려 일부 국무위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 역시 포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선 ‘3급 군사기밀’인 계엄 당일 대통령실 5층 대접견실 내부와 외부 복도 등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됐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5시 59분부터 다음 날인 4일 오전 10시 전후 총 32시간 분량의 영상으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날 재판에서 주요 부분만 편집해 파워포인트를 통해 20분가량 재생하는 방식으로 공개했다. 앞서 특검이 기밀 해제 절차를 밟아 재판부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영상에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 10분경 한 전 총리가 두 종류의 문건을 들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직후였다. 한 전 총리와 함께 집무실에 들어간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문건을 든 채 나왔다. 이들은 오후 9시 47분경 대접견실에 앉아 이 문건들을 돌려봤다. 그동안 한 전 총리는 “계엄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어 오후 10시 44분경 한 전 총리가 상의 안주머니에서 또 다른 문건을 꺼내 읽는 듯한 모습도 공개됐다. 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총리에게 특별지시사항 문건을 줬다고 했다. 해당 문건이 특별지시사항 문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김 전 장관이 대접견실과 복도를 오가며 손가락 네 개를 들어 보이고,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도 담겼다. 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의 모습도 공개됐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 집무실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손가락으로 전화 모양을 만들어 지시했는데, 특검은 이를 단전단수 지시로 보고 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과 둘이 16분가량 문건을 가운데에 놓고 논의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 전 장관이 한 전 총리를 바라보며 웃는 장면도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비상계엄 상황에서 국무총리였던 피고인이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었다. 한 전 총리는 “전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비상계엄이 경제나 대외 신인도 등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무장 군인들이 출동해 국민과 대치했는데 그걸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묻는 것”이라고 재차 묻자 그는 “국무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23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원의 보석 기각 이후 열린 첫 재판에 불출석하며 ‘사법 보이콧’을 이어갔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한 윤 전 대통령 사건의 공판을 진행했다. 2일 보석 청구가 기각된 이후 처음 열린 재판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재구속된 뒤 모든 재판에 불출석해 온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재판과 보석 심문에는 직접 나와 “보석을 해주면 운동, 당뇨식도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며 불구속 재판을 호소한 바 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은 임의적 판단에 따라 선택적으로 출석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구인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 따르면 출석 거부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출석 거부한 피고인에 대해 차회 기일부터는 궐석재판을 진행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윤 전 대통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채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의 소환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 주 월요일(13일) 출석요구서를 보낼 예정이며, 조사 일정을 정해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앞서 8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두 차례 대면 조사를 시도하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내란 특검도 여러 차례 강제 인치를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한편 김건희 특검은 이날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구속기소 했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2년 3~4월 통일교 자금 약 1억40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와 같은 해 7월경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샤넬백 등 고가의 금품을 준 혐의도 적용됐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특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지 보름 만이다. 역대 법무부 장관 출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9일 브리핑에서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고,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 업무인원 대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교정본부에 포고령 위반자 구금 목적으로 수용공간 점검을 지시했다는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비상계엄 당일 박 전 장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구속 기소)의 지시를 받은 후 심우정 전 검찰총장, 임세진 전 법무부 검찰과장,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등과 연달아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다. 특검은 당시 전화 내용을 토대로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계엄 후속 조치를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8월 25일 박 전 장관의 자택과 법무부,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 24일엔 박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10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한 총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통일교인들을 입당시켜 특정 후보를 밀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2022년 1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 기소)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 기소)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문의하자 전 씨가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한 문자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지시를 받았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한 총재를 재판에 넘긴 후 윤 전 대통령이 통일교 당원 가입 등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특검이 10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특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구속 기소)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한 총재에 대해 최근 정당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한 총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통일교인들을 입당시켜 특정 후보를 밀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2022년 1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 기소)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 기소)에게 “윤심(윤 전 대통령의 마음)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동원할 당원 등이)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문의한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이에 전 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지시와 승인을 받았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통일교 산하 사무실과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던 특검은 경남 창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지난달 30일 압수수색하고 통일교인 집단 가입 의혹과 관련한 물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검은 한 총재를 재판에 넘긴 후 윤 전 대통령이 통일교 당원 가입 등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가 김건희 여사(구속 기소)와 권 의원을 통해 투 트랙으로 청탁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를 불러 조사했을 때도 통일교 입당 권유를 요청했는지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특검이 다시 윤 전 대통령 직접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검은 이미 8월 두 차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문홍주 특검보 등이 구치소를 찾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저항했고, 결국 특검 측은 철수했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도 여러 차례 강제 인치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

2021년 여름 전남 화순군의 한 복지시설에서 온몸에 멍과 상처가 난 발달장애 아동 김윤호 군(당시 18세)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김 군의 유족은 경찰에 학대 흔적을 제시하며 복지시설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관계자들은 “김 군이 자해한 흔적”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5개월가량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가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폐쇄회로(CC)TV 등 물증은커녕 목격자 진술조차 확보하지 못했고 부검 결과도 ‘사인 미상’으로 나왔다는 이유였다. 유족들은 반발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김 군이 사망한 해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년이었다. 이전만 해도 1차 수사기관 결과가 미진하면 2차 수사기관의 직접 보완수사가 가능했지만 김 군 사건은 불가능했다. 결국 유족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아이가 이렇게 심하게 자해한 적은 없었다”고 항변했고, 이의신청 끝에 보완수사 요구를 이끌어냈지만 바뀐 건 없었다. 검찰로 넘어간 뒤에도 담당 검사와 수사관도 서너 차례 바뀌면서 또다시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미 수년이 지난 뒤라 상황을 뒤집을 증거를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김 군이 사망한 지 4년이 지나도록 이 사건은 광주지검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1차 수사기관과 2차 수사기관의 역할이 재조정되면서 장기 미제사건은 매년 늘고 있다. 경찰에 사건이 쌓여가는 바람에 수사 완결성이 떨어져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애먼 피해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게 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사건 처리에 6개월을 넘긴 ‘장기미제사건’은 2020년 10만6316건에서 2023년 16만897건으로 51%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사건 중에서 미제 사건 비율은 2020년 6.3%였지만 2023년 11.7%로 약 2배 늘어났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에는 검찰이 수사지휘한 사건 중 경찰 단계에서 평균 3개월 이상이 걸렸던 사건들은 2020년 상반기 28.5%, 하반기 16.7%였다. 하지만 2021년부터 보완수사 요구로 전환된 후엔 2021년 상반기 43.5%, 하반기 47.1%로 대폭 늘었다. 사건 1건당 처리 기간은 2020년 평균 55.6일이었지만 2023년 63.8일로 14.7% 증가했다. 특히 국민의 재산과 관련된 사이버 사기 범죄 사건은 2020년 90.2일에서 2023년 상반기 112.7일로 대폭 늘었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경제 범죄는 69.1일에서 85.6일로, 지능형 범죄는 89.4일에서 104.3일로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경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은 처리할 사건 수가 줄었음에도 수사에 대한 책임감이 낮아졌고, 경찰은 수사가 부실해지는 등 수사 완결성이 떨어졌다”며 “이미 사건이 많이 적체돼 있던 상황에서 바뀐 체계를 극복해내지 못했고 형사사법체계의 조직적 문제가 고스란히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번 검찰개혁은 제대로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2020년 6월 경기 화성시 송라리 저수지. 한 부부가 탄 차량이 저수지 근처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남편은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아내는 사망했다. 사고로 언니를 잃은 최수정(가명) 씨는 언니가 평소 “남편이 바람을 피웠고, 나를 죽이려 한다”고 말했던 내용이 문득 떠올랐다. 경찰을 찾아가 이 내용을 진술했고, 남편 오진호(가명) 씨를 수사해야 한다고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가 나기 전엔 내가 운전했지만 중간에 운전자를 바꿨고 아내가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오 씨의 진술을 받아들여 당시 면허가 취소됐던 오 씨에 대해서만 무면허 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찰에 “오 씨를 수사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전화했다.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추가 수사에서 오 씨의 최초 진술과 달리 사고 당시 운전자가 오 씨였다는 사실만 밝혀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다시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법의학감정서를 확인하고 차량 블랙박스를 복원해 분석하는 등 다시 직접 보완 수사를 한 끝에 오 씨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법원은 오 씨에게 살인죄 등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사건도 검찰개혁을 둘러싼 첨예한 쟁점 중 하나가 보완 수사권을 둘러싼 논의다. 범죄 피해자들은 1차 수사기관에서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억울함을 밝혀낼 수 있을지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차 수사기관에서 완벽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차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보완 수사 과정이 없다면 목소리가 약한 사회적 취약계층이 구제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적장애인 김정환(가명) 씨는 사채업자들에게 물고문을 당하고 7000만 원을 갈취당했다. 협박당하던 김 씨가 지인을 부르자 사채업자들은 김 씨의 지인에게서도 금품을 갈취했다. 1차 수사기관은 김 씨를 공갈방조 혐의로 송치했지만, 보완 수사 끝에 김 씨의 낮은 지능지수 등이 감안됐다. 김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사기, 횡령 등 전문성이 필요한 경제 분야에서 보완 수사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경찰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허위 판매로 48명을 상대로 30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박규진(가명) 씨를 구속 송치했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계좌 거래 내역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등 기존 수사 노하우 등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했고 공범까지 붙잡아 추가로 기소했다. 이처럼 수사기관이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보완 수사권이 축소되며 사건 처리만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전후 사기 사건 처리에 6개월이 초과된 비율은 2020년 11.8%에서 2023년 28.0%로 늘었다. 횡령 사건도 같은 기간 8.8%에서 17.2%로 증가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리적으로 정교해야 하는 경제범죄 수사의 경우 노하우를 쌓아온 기관이 역량을 살려야 한다”며 “보완 수사가 없다면 해결 못 하는 과제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력 남용하는 檢 수사 왜곡 심해” 주장도 권력형 비리 사건이나 정치권 수사에 있어 보완 수사권을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19년 경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혐의로 그의 비서실장 등을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가 청와대 하명수사라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당시 울산경찰청장)을 수사 대상으로 보완 수사에 착수해 기소했다. 하지만 올 8월 대법원에서 해당 사건의 무죄가 확정되자 정치권에선 “김 전 시장 수사를 빌미로 되레 황 의원을 표적 삼아 사건을 뒤집어 기소한 ‘조작 수사이자 표적 기소’”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완 수사를 통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도 불거졌다. 대표적으로 2013년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김 전 차관을 보완 수사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밖에도 2012년 경찰이 송치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금품 수수 사건’도 검찰은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윤 전 서장은 당시 검찰 내 영향력이 컸던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이었다. 이후 검찰이 “제보자 진술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불기소했던 사실이 밝혀졌고, 수사 개시 13년 만에 지난달 30일 1심에서 윤 전 서장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검찰이 기록 검토를 잘못하거나 부당하게 보완 수사를 요구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2017년 경남 거제시 덕포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창원해경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피의자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해경이 아닌 일선 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지휘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 보완 수사, 존치-폐지 이분법보단 치밀 설계 필요 전문가들은 보완 수사권을 무작정 없애기보단 피해자 구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 수사권으로 인해 ‘수사 과잉’이 된 경우가 한두 번 있다고 해서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은 나머지 보완 수사가 필요한 모든 사건을 버려 피해자 구제 가능성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 수사권 남용이 걱정된다면 남용 가능성을 어떻게 없앨지,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파견검사 전원이 원청 복귀를 요청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을 1일 항의 방문했다. 특검 활동 기한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에서 시작된 반발이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과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으로 번지기 전에 ‘조기 진압’에 나선 것. 민주당은 검사들의 반발을 검찰 조직 차원의 저항으로 규정하고 형사처벌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특검 항의 방문 이후 “검찰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를 하소연하는 차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지만, 내란·채 상병 특검 파견검사들도 입장 표명을 고심하는 등 검찰 내부의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與 “국민 명령 특검 수사 매진하라”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가장 중요한 건 특검 파견검사들이 동요하지 않고 국민 명령인 특검 수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공직자 신분”이라며 “공무원들이 정부 방침이나 법률 규정에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한 판례가 다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전 최고위원은 법무부를 향해서도 “지금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해서 검찰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정황이 확인되면 징계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김형근 박상진 특검보와 차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 최고위원은 “특검 파견검사들은 앞으로 공소 유지 등에 관한 우려를 특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외부에 나간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김건희 국정농단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임무를 완수하겠다.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점 등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반발하는 검사들… “‘더 센 특검’이라며 檢 해체 맞나”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해프닝’이라고 규정한 것과 달리 특검 파견검사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여야 합의까지 파기하며 ‘더 센 특검법’을 처리한 직후 검찰청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자 항의 의사를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앞서 3대 특검의 수사 범위, 기간, 파견검사 숫자를 확대하는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밀어붙인 바 있다. 채 상병 특검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건희 특검에서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나오다 보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별건 수사를 문제 삼아 검찰청을 폐지한 민주당이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구속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별건 수사를 압박하고 있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검사들 사이에선 “조속한 원대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도 진행 중인 사건을 끝내고 복귀하는 방향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검사들 간 의견을 나누고는 있지만 입장문을 내는 등 공식적인 움직임이 추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검사들의 반발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파견검사들의 복귀 요청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법무부와 특검의 신속한 복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댓글을 단 한 부장검사는 “특검 파견검사들의 뛰어난 역량을 특정 사건이 아닌 민생 사건에 투입해 일반 국민들에게 돌려드릴 때”라며 “당장 피해를 보고도, 혹은 억울하게 고소당하고도 사건 처리가 되지 않아 억울한 처지에 놓인 국민들이 많다”고 했다.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1일 “중차대한 특검 수사에 악의 축인 검찰청의 검사들이 파견을 가 특검 수사를 오염시키고 더럽히고 있다”며 “특검에 파견을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비꼬았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검사 40명 전원이 복귀를 요구하며 반발한 이후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과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 파견 검사들도 별도 입장 표명을 해야 할지 고심하며 물밑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파견 검사들 사이에선 3대 특검의 수사 범위, 기간, 인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동시에 검찰의 기소 수사권을 분리하고 검찰청을 해체하는 검찰 개혁이 진행되자 집단 행동으로 항의 의사를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채 상병 특검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건희 특검에서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나오다 보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다만 “조속한 원대복귀가 필요하다”면서도 진행 중인 사건을 끝내고 복귀하는 방향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검사들 간 의견을 나누고는 있지만 입장문을 내는 등 공식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들의 반발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법무부와 특검의 신속한 복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 검사는 “민중기 특검이 특검법 취지와 내용을 고려할 때 성공적인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한 검사들이 기소와 공소유지에도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고 한다”며 “특검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대해서는 성공적인 공소유지가 필요 없다는 것이 최근 통과된 법안의 입법 의도냐”고 지적했다.해당 글에는 댓글을 단 한 부장검사는 “특검 파견 검사들의 뛰어난 역량을 특정 사건이 아닌 민생 사건에 투입해 일반 국민들에게 돌려드릴 때”라며 “당장 피해를 보고도, 혹은 억울하게 고소당하고도 사건 처리가 되지 않아 억울한 처지에 놓인 국민들이 많다”고 했다.“특검에 파견돼 수사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 뿐”이라는 취지의 풍자 글을 올려 검찰개혁을 비판하기도 했다.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1일 “중차대한 특검 수사에 악의 축인 검찰청의 검사들이 파견을 가 특검 수사를 오염시키고 더럽히고 있다”며 “특검에 파견을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 검사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썼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미 배임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들의 면소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임죄가 폐지된다면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 재판뿐만 아니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등 배임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무부는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따른 기존 사건의 면소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법 개정에 따라 특정 범죄가 폐지된다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 검찰이 공소 취소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내리는 것이 원칙이다.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형 집행을 면제한다. 다만 개정안 부칙에 “기존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을 넣는다면 면소가 불가능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부칙을 어찌할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기존 배임죄 사건 면소에 따른 혼선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임죄가 폐지되면 ‘피고인의 이익에 우선되게 가야 한다’는 형법 원칙 때문에 이미 기소되고 판결이 난 사건은 모두 면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을 걸 경우 배임죄 가해자들이 ‘피해 보상을 위한 돈이 없다’고 나오면 문제가 조율될 수 없다. 대체 입법들도 실효성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 사건 관계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배임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 중에서 조 회장은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홍 전 회장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1심 재판 중이다. 배임죄 폐지가 확정되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진행 중인 일부 수사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검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관련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 수사와 대통령실 관저 특혜 수주 의혹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수사 등에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당장 대체 입법이 되지 않더라도 폐지가 예고된 상황에서 배임 수사를 진행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미 배임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들의 면소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임죄가 폐지된다면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 재판뿐만 아니라 조현범 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등 배임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30일 법무부는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따른 기존 사건의 면소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법 개정에 따라 특정 범죄가 폐지된다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 검찰이 공소 취소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내리는 것이 원칙이다.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형 집행을 면제한다. 다만 개정안 부칙에 “기존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을 넣는다면 면소가 불가능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부칙을 어찌 할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법조계에선 기존 배임죄 사건 면소에 따른 혼선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이 나온다.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임죄가 폐지되면 ‘피고인의 이익에 우선되게 가야 한다’는 형법 원칙 때문에 이미 기소되고 판결이 난 사건은 모두 면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을 걸 경우 배임죄 가해자들이 ‘피해 보상을 위한 돈이 없다’고 나오면 문제가 조율될 수 없다. 대체 입법들도 실효성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 사건 관계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현재 배임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 중에서 조 회장은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홍 전 회장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1심 재판 중이다.배임죄 폐지가 확정되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진행 중인 일부 수사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검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관련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 수사와 대통령실 관저 특혜 수주 의혹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수사 등에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당장 대체 입법이 되지 않더라도 폐지가 예고된 상황에서 배임 수사를 진행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벌(survival·생존)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목소리도 이렇게…(잘 나오지 않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7호 대법정. “구속된 이후에 별건(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7월 9일 구속영장실질심사 이후 79일 만에 법정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보석 심문에서 본인을 겨눈 특검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얗게 센 짧은 머리, 2만 원대 전자시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26일 오전 10시 15분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7월 19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으며, 재판부는 지난달 한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갖고 이날부터 정식 공판에 착수했다. 이는 올 2월부터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과는 별개다. 7월 10일 재구속 이후 재판과 특검 출석에 일절 응하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7월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도 입었던 남색 재킷 차림은 전과 같았지만 흰색 와이셔츠는 다림질이 덜 돼 있었다. 구치소 이발소에서 머리를 짧게 깎았으나 염색하지 못해 머리가 희끗해진 모습이었다. 몸무게도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변호인단은 “재구속 이후 10kg 이상 빠졌다”고 전했다. 평소 차던 금색 시계는 영치(領置)돼 있었고, 그 대신 구치소 매점에서 판매하는 2만 원대 전자시계를 착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날 공판은 특검 측 공소사실 요지와 이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 반박으로 낮 12시 23분까지 2시간 8분가량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 내내 검사석 또는 본인 앞의 화면 등을 바라봤다. 사후 계엄문 작성 혐의에 대해선 자신이 작성, 폐기 등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직접 주장하기도 했다. 낮 12시 24분부터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보석 심문이 이어졌다. 특검과 변호인의 주장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던 그는 재판장 질문에 18분가량 장시간 직접 발언했다. 그는 “주 4, 5회 재판을 하게 되고 주말에도 특검에서 오라 하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 응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법정에 나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석을 허용해 주면 운동도 조금씩 하고 당뇨식도 하며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며 보석 인용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석방되면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하고, 아니면 출정을 거부하겠다는 거냐”고 묻자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100% 일정을 조율할 수 없는 상황이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유치한 기소” vs “영장 불복은 범죄”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해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재벌 회장도 아니고, 기소된 사건을 보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할 만한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며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했지만 이렇게 검사 120명, 수사관 600명씩 (동원)해서 (수사)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영장 불복, 불출석 등 행태를 꼬집어 비판했다. 특검은 “영장 불복은 형사 사법 체계서 허용되지 않는 범죄”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수사기관의 조사나 법정 출석에 불응하며 실질적 방어권을 포기하고 있다. 석방하면 신속 재판이 불가한 염려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선 아무리 영장을 갖고 와도 강제 동원은 불가능하다. 검사 책상 앞에 불러내는 것은 검사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 개시부터 종료 시까지 영상이 녹화돼 공판 종료 이후 공개됐다. 특검법에 따른 첫 중계 사례이다. 다만 보석 심문의 경우 “보석 심문 절차는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건강 상태와 질병, 내밀한 신상정보, 사생활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공개함으로써 얻을 공익과 침해될 사생활의 자유, 인격적 이익을 비교할 때 중계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같은 법원에서 진행된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김건희 여사 재판 공판준비기일에는 윤상현·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를 뒷받침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6일 정부 출범 114일 만에 통과됐다. 19부 6처 19청 체제의 정부조직 개편이 완성된 것. 더불어민주당은 후속법안 처리에 속도를, 정부는 개편되는 각 부처의 조직과 정원 등과 관련된 직제 제·개정령안을 신속히 마련해 조직개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즉시 개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축소된다. 에너지 관련 사무가 모두 환경부로 이관되며 기존 환경부가 에너지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 다만 원전의 국내 운영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넘기면서도 원자력발전 수출 관련 사무는 산업통상부에 그대로 남는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설되는 것도 큰 변화다.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고 있던 방송 진흥 관련 업무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수행하면서 방송 기능을 일원화하게 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임기가 내년 8월까지인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자동 면직된다. 민주당이 지난달 통과시킨 ‘방송3법’ 후속 조치인 공영방송 이사진 물갈이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기소와 수사를 맡는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1948년 출범한 검찰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다만 공소청, 중수청 신설법안 등 후속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1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검찰청은 내년 10월 명패가 없어진다. 기획재정부는 예산 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년 1월 2일부터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된다. 재경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직하고 예산처는 국무총리 산하로 들어간다. 당초 국정기획위원회와 당정대는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안도 함께 추진했지만 전날(25일) 국회 본회의 상정 직전 해당 내용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국무총리실은 매머드급 조직으로 재탄생한다. 기획예산처에 이어 특허청과 통계청이 각각 데이터처와 지식재산처로 격상되면서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바뀐다. 총리실 산하에 검찰청 폐지 이후 후속 법안을 다루는 검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되는 만큼 총리실이 예산과 데이터, 사정기관 개혁까지 관할하는 셈이다. 사회부총리가 폐지되면서 신설되는 과학기술부총리는 과학기술과 인공지능(AI) 분야를 총괄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고용노동부와 나뉘었던 여성 고용 정책도 성평등가족부로 일원화된다. 큰 틀에서의 정부조직 개편은 완성된 만큼 민주당은 이를 뒷받침할 후속 법안 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날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관 법안 처리를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통계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與 “檢 폐지 역사적인 날” 자축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축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청은 78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수사, 기소가 불가역적으로 분리됐다”며 “추석 귀향길에 검찰이 폐지됐다는 뉴스를 들려드리겠다는 민주당과 정청래 대표의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개혁의 후퇴와 좌절을 맛보기도 했는데 끝까지 의지를 불태워준 이 대통령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아마추어들이 권력을 쥐면 제도는 휴지조각이 되고, 국정은 도박판이 되며, 국민은 희생양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날로 역사는 오늘을 기록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만석 대검 차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 의결을 존중한다”며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이 공백 없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불법 계엄과 관련해 특검이 추가 기소한 사건의 첫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섰다. 7월 재구속 이후 재판과 특검 수사에 응하지 않다가 79일 만에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26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사건의 첫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용번호 ‘3617’ 표를 왼쪽 가슴에 단 채 법정에 출석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모습에 남색 정장을 입었으나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구치소에서 법원으로 이동할 땐 수갑과 포승줄을 했지만 법정에 들어설 땐 모두 풀었다. 특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영장 집행 방해, 계엄 심의·의결권 침해,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 등 다섯 가지 혐의를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헌법상 권한에 따른 조치였으며 일부는 이미 기소된 사안으로 이중 기소”라고 맞섰다. 그는 기존 내란 혐의 재판(부장판사 지귀연)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 개시부터 종료까지 중계를 허용했다. 특검이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 혐의를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7일에 (선포문에) 서명하러 왔기에 국방부 담당자가 작성해서 장관이나 총리를 통해 대통령에게 올려야지, (강의구 당시) 부속실장이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좀 나무랐다”고 말했다.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어진 보석 심문에선 “구속 상태에서 주 4, 5회 재판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보석이 허용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성실히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 조사도 14시간씩 이어져 현실적으로 방어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며 “억지로 출정을 강요하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1회 이상 집중 심리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특검법에 따라 1심을 6개월 내 마무리해야 한다”며 금요일을 기본으로, 필요하면 화요일에도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거부해 국민참여재판은 진행되지 않는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법무부가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다시 손질한다. 윤석열 정부 때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실상 복구됐던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취지다. 26일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검찰 수사개시 규정) 개정안을 11월 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검찰청법 개정 취지를 반영하고, 수사개시 대상에서 검찰권의 오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범죄를 배제하는 기조 아래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위법인 검찰청법과 같이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패’와 ‘경제’ 범죄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다. 현재 시행령상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는 1395개지만 개정안을 통해 545개로 대폭 줄어든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부패 범죄는 246개에서 55개로, 경제 범죄는 1122개에서 470개로, 기타 범죄는 27개에서 20개로 각각 축소된다. 부패 범죄 가운데 직권남용 등 공직자 범죄와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선거 관련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게 된다. 법무부는 또 현재 시행령 별표에 광범위하게 나열된 각종 부패, 경제 관련 범죄 조항을 없애고, 중요 범죄만 시행령에 직접 명시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부패와 경제 범죄의 구체적인 유형을 “‘별표’에 규정된 죄”라고 따로 열거해 왔는데, 이런 별표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개시 규정에 관한 논쟁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본격화됐다. 문재인 정부 말인 2022년 5월 개정돼 그해 9월부터 시행된 개정 검찰청법,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기존 6대 범죄(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부패, 경제)에서 2대 범죄(부패, 경제)로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수사개시 범죄를 이전으로 되돌린다는 취지로 2022년 9월 시행령을 개정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권이 원상 복구되며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정성호 장관은 지난달 8일 “검찰청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검찰 수사개시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수사개시 규정으로 인해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해 추진된 법률 개정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법무부는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더라도 서민 다중피해, 가상자산, 기술 유출, 마약 등 중요 경제 범죄 유형은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되도록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9월부터 기존 검찰청을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나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시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현행 검찰청 유지 기간만 적용된다. 향후 검찰청이 폐지되면 검찰은 직접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브(survive)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목소리도 이렇게…(잘 나오지 않습니다).”26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7호 대법정. “구속된 이후에 별건(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7월 9일 구속영장실질심사 이후 79일 만에 법정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보석 심문에서 본인을 겨눈 특검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얗게 센 짧은 머리, 2만 원대 전자시계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26일 오전 10시 15분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7월 19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으며, 재판부는 지난달 한차례 공판준비기일을 갖고 이날부터 정식 공판에 착수했다. 이는 올 2월부터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과는 별개다.7월 10일 재구속 이후 재판과 특검 출석에 일절 응하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도 입었던 남색 재킷 차림은 전과 같았지만 흰색 와이셔츠는 다림질이 덜 돼 있었다. 구치소 이발소에서 머리를 짧게 깎았으나 염색하지 못해 머리가 희끗해진 모습이었다. 몸무게도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변호인단은 “재구속 이후 10㎏ 이상 빠졌다”고 전했다. 평소 차던 금색 시계는 영치(領置)돼 있었고, 대신 구치소 매점에서 판매하는 2만 원대 전자시계를 착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장에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이날 공판은 특검 측 공소사실 요지와 이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 반박으로 낮 12시 23분까지 2시간〉 8분가량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 내내 검사석 또는 본인 앞에 화면 등을 바라봤다. 사후 계엄문 작성 혐의에 대해선 자신이 작성·폐기 등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직접 주장하기도 했다.낮 12시 24분부터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보석 심문이 이어졌다. 특검과 변호인의 주장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던 그는 재판장 질문에 18분가량 장시간 직접 발언했다. 그는 “주 4~5회 재판을 하게 되고 주말에도 특검에서 오라 하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 응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법정에 나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석을 허용해 주면 운동도 조금씩 하고 당뇨식도 하며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며 보석 인용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석방되면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하고, 아니면 출정을 거부하겠다는 거냐”고 묻자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100% 일정을 조율할 수 없는 상황이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유치한 기소” vs “영장 불복은 범죄”이날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해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재벌 회장도 아니고, 기소된 사건을 보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할 만한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며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했지만 이렇게 검사 120명, 수사관 600명씩 (동원)해서 (수사)하지 않았다”고도 했다.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영장 불복, 불출석 등 행태를 꼬집어 비판했다. 특검은 “영장 불복은 형사 사법 체계서 허용 안 되는 범죄”라며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수사기관의 조사나 법정 출석에 불응하며 실질적 방어권을 포기하고 있다. 석방하면 신속 재판이 불가한 염려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선 아무리 영장을 갖고 와도 강제 동원은 불가능하다. 검사 책상 앞에 불러내는 것은 검사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이날 공판 개시부터 종료 시까지 영상이 녹화돼 공판 종료 이후 공개됐다. 특검법에 따른 첫 중계 사례이다. 다만 보석 심문의 경우 “보석 심문 절차는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건강 상태와 질병, 내밀한 신상정보, 사생활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공개함으로써 얻을 공익과 침해될 사생활의 자유, 인격적 이익을 비교할 때 중계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한편 이날 같은 법원에서 진행된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김건희 여사 재판 공판준비기일에는 윤상현·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현직 부장판사가 변호사로부터 현금과 반지, 향수 등 뇌물을 받은 의혹으로 수사받고 있다.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이날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전주지법 A 부장판사의 주거지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A 부장판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B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도 함께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2020년 7월 공수처가 출범한 이래 법원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A 부장판사는 지역 로펌 소속 B 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 원과 아들 돌 반지, 배우자 향수 등 총 370만 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B 변호사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A 부장판사 아내가 교습소 용도로 무상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4월 A 부장판사와 B 변호사는 뇌물 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전북경찰청에 고발됐다. 고발인은 두 사람이 고교 선후배 사이이고, B 변호사가 전주지법의 사건을 다루는 만큼 금품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법상 판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기에 전북청은 공수처로 사건을 넘겼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법무부가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다시 손질한다. 윤석열 정부 때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실상 복구됐던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취지다.26일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검찰 수사개시 규정) 개정안을 11월 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검찰청법 개정 취지를 반영하고, 수사개시 대상에서 검찰권의 오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범죄를 배제하는 기조 아래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개정안의 핵심은 상위법인 검찰청법과 같이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패’와 ‘경제’ 범죄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다. 현재 시행령상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는 1395개이지만, 개정안을 통해 545개로 대폭 줄어든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부패 범죄는 246개에서 55개로, 경제 범죄는 1122개에서 470개로, 기타 범죄는 27개에서 20개로 각각 축소된다.부패 범죄 가운데 직권남용 등 공직자 범죄와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선거 관련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게 된다. 법무부는 또 현재 시행령 별표에 광범위하게 나열된 각종 부패, 경제 관련 범죄 조항을 없애고, 중요 범죄만 시행령에 직접 명시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부패와 경제 범죄의 구체적인 유형을 “‘별표’에 규정된 죄”라고 따로 열거해 왔는데, 이런 별표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검찰 수사개시 규정에 관한 논쟁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본격화됐다. 문재인 정부 말인 2022년 5월 개정돼 그해 9월부터 시행된 개정 검찰청법,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기존 6대 범죄(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부패, 경제)에서 2대 범죄(부패, 경제)로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수사 개시 범죄를 이전으로 되돌린다는 취지로 2022년 9월 시행령을 개정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권이 원상 복구되며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일기도 했다.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정성호 장관은 지난달 8일 “검찰청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검찰 수사개시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수사개시 규정으로 인해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해 추진된 법률 개정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다만 법무부는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더라도 서민 다중피해, 가상자산, 기술 유출, 마약 등 중요 경제 범죄 유형은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되도록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9월부터 기존 검찰청을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나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시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현행 검찰청 유지 기간만 적용된다. 향후 검찰청이 폐지되면 검찰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