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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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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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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7~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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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노동이야, 이 바보야!” 돈보다 필요한 건 시간일지도[이미지의 포에버 육아]

    ‘포(four)에버 육아’는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기자가 일상을 통해 접하는 한국의 보육 현실, 문제, 사회이슈를 담습니다. 단순히 정보만 담는 것을 넘어 저출생의 시대에 다자녀를 기르는 맞벌이 엄마로서 겪는 일화와 느끼는 생각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데 남편이 아이를 갖자고 해요. 아이 낳으면 지금처럼 여행 잘 못 다니겠죠? 여행은 제 삶의 낙인데.” 최근 둘러본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 글이다. 요즘 젊은 여성들의 임신, 출산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는 글이 아닐까 싶다. 이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여행이라는 개인 취미와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 아이보다 내 취미와 그로 인한 낙이 더 중요하다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출산을 독려하고 싶다면 아이를 가진 뒤에도 여전히 부모가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현금성 지원과 같이 즉각적인 대책도 좋지만 생애주기 내내 육아의 시간과 여유를 만들어주는 장기적이고 항시적인 대책이 중요한 이유다. ● 일·육아 병행 핵심, 육아기 단축근로 이번 주 현 정부 들어 첫 저출산 대책이 발표됐다. 정부는 중점을 둬야 할 5대 핵심 분야로 돌봄 교육, 주거, 양육비용 지원, 건강과 함께 일·육아 병행을 꼽았다. 그리고 육아휴직 이용률을 높임과 동시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확대, 활성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흔히 일·육아 병행 정책이라 하면 가장 먼저 육아휴직을 떠올리는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단축근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만 8세 이하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직장에 신청하면 육아휴직 기간과 합산하여 최대 24개월까지 단축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하루 1시간에 대해 정부가 통상임금도 100% 지원한다. 육아휴직은 육아를 위해 단기적이고 일시적으로 ‘일을 멈추는’ 제도하면 근로시간 단축제도야말로 일과 육아를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육아휴직을 잘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는 순간부터 부모들은 막막해진다. 한국의 일반적인 출퇴근 일정 하에서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조차 제 손으로 하기 어려운 탓이다. 어린이집 등·하원까지는 어떻게든 막는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사건, 사고, 행사도 많다. 기관에 갔던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다친다면 아이를 평상시보다 일찍 집에 데려와 돌봐야 한다. 하루 정도야 연차, 반차를 내서 대처할 수 있겠지만 아이가 하루만 아팠다가 마는 것도 아닐 텐데 연차, 반차를 연달아 내거나 갑자기 휴가를 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기자도 평일 중에 반차를 내고 아이 영유아건강검진을 다녀오려 했으나 결국 반차를 내지 못한 채 무료검진 기간이 지나버려서 검진 기회를 날린 적이 있다. 얼마 전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총회가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대면 총회라 많은 부모들이 참석할 것이라 기대한 것과 달리 참석 부모가 한 반에 어림잡아 절반도 되지 않았다. 나중에 아는 엄마 몇몇에게 물어보니 “직장에서 오후 반차를 내지 못해서” 총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육아기 단축근로가 활성화되면 이런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다. 집에 일찍 들어가기 위해 연차처럼 매번 회사의 허락을 구하며 결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단축근로 신청자, 육아휴직 7분의 1 수준 하지만 현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 수는 많지 않다. 육아휴직자와 비교해보아도 크게 적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무원·교사 등을 제외한 일반 직장인(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 수는 지난해 1만9466명으로 같은 해 육아휴직자 수인 13만1087명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전년도 1만6689명과 비교해 16.6% 증가하긴 했지만 그조차 전년보다 2만532명, 18.6% 증가한 육아휴직자 증가폭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 육아기 단축근로가 일상화돼있다. 독일은 12세 이하 자녀를 지닌 직원이 단축근로를 신청할 경우 사업자가 반드시 용인하도록 하고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어린 자녀를 지닌 직원들의 단축근로는 일반적인 분위기다. 우리 정부도 이번 저출산 대책을 통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 가능 자녀 연령을 현재의 초등학교 2학년, 만 8세 이하에서 유럽 수준인 12세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청 기간도 부모 1인당 24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제도 확산을 위해 하루 2시간까지 통상임금 100%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육아기 재택, 유연근로 법제화 방안도 고민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문제는 홍보와 단속이다. 그동안에도 8세 이하 부모가 24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었지만 신청자가 전국에서 2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사용을 독려하고, 사업자가 단축근로 신청을 용인하지 않는 등의 불법 상황을 발견하면 엄단해야 한다. ● 돈으로 시간을 사야하는 부모들 육아기 근로시간이 줄어든다면 그에 따라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2012년부터 어린이집 재원 아동의 보육료를 전액 국가가 지원하는 무상보육이 시행됐지만, 실제 무상으로 보육하는 가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부모가 직접 어린이집 등·하원을 돕기 어려운 맞벌이 가구는 베이비시터를 별도로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보육 비용이 이중으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부담을 줄이자고 정부가 어린이집의 운영시간과 운영반을 늘리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근로시간 자체가 단축된다면 이런 노력도 필요 없게 된다. 단축근로가 늘면 부모들의 시간 여유도 많아질 것이다. 퇴근 후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육아에 헌납하는 게 두려워 출산을 꺼렸던 젊은 사람들도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온라인커뮤니티의 여성도 당장 여행까지는 못 가더라도 여행 계획을 짜거나 본인의 다른 취미 생활을 즐길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이다. 육아를 해보니 ‘돈보다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기자 역시 시간이 없어 결국 돈으로 남(아이돌봄인력)의 시간을 사와 돌봄을 맡기고 있다. 내가 버는 돈보다 내가 육아를 위해 사야 하는 시간의 비용이 더 비싸진다면? 기자도 일을 그만둬야 할지 모른다. 근로시간 단축은 어쩌면 가장 쉽고 즉각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문제는 노동이야, 이 바보야!”일지도.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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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업체들 “일 할 사람이 없다”… 기업-구직자 접점 늘려야

    “수년 안에 1000억 달러, 어쩌면 1조 달러(약 1300조 원)의 투자금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모일 것으로 본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첫 생성형 AI(Generative AI) 콘퍼런스에서 영국의 유명 AI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의 에마드 모스타크 최고경영자(CEO)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오픈AI’가 처음 공개한 챗GPT만 해도 출시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에 도달할 정도로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만드는 생성형 AI로, 단순히 대화만 하는 게 아니라 논문 작성, 작사·작곡, 코딩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AI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에 따라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 채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관련 구직 정보를 찾기 어렵거나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일자리 미스매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AI 직무 채용 2배 늘었지만 21일 교육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학과에서 채용과 연계해 뽑는 이른바 ‘계약정원’ 합격자 비율을 현 20%에서 50%까지 늘리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채용 수요가 늘고 있는 AI학과도 그 대상에 포함됐다. 진학사가 운영하는 채용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AI 직무 정규직 채용공고는 2021년 상반기(1∼6월) 541건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 1618건으로 2년도 안 돼 3배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1∼3월 집계한 공고만 1129건에 달한다. 앞으로 대학에서 배출될 AI 인력이 늘고 관련 분야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 기업들의 채용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생성형 AI다. 챗GPT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 업계 CEO들은 물론이고 창업가, 투자자, 연구자 등 총 12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이 북적였다. 여러 신생기업까지 하나둘 발 빠르게 뛰어들면서 생성형 AI 채용 시장이 활짝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을 비롯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관련 인력 모집에 나서고 있다. 김정현 캐치 소장은 “최근 채용에 몸 사리는 빅테크들도 채용을 줄이지 않은 분야가 AI 분야”라고 말했다. 캐치 조사 결과 2021년부터 최근까지 AI 직무 공고를 올린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이 IT·플랫폼 산업으로, 전체의 37.7%였다. 하지만 모빌리티산업(6.2%), 금융산업(6.1%), 전기·전자산업(5.5%), 게임산업(4.5%) 등 AI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산업 공고도 적지 않았다. 기업체가 요구한 직무 역시 77%가 엔지니어이긴 했지만, 판매 전문가(15%)나 기획자(7%) 채용 공고도 많았다.● “비전공자에게도 기회 다양해”반면 국내에서는 AI 인력 자체도 적고 생성형 AI 등 최신 AI와 관련한 채용 정보를 접할 창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미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전국에 1인 이상 AI산업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체 1365곳을 조사해 발표한 ‘2021년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에서 AI 업체의 71.2%는 인력을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과 구직자 간 소통이 부족하다 보니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치에 2021년부터 올라온 5431개 AI 직무 채용 공고 중 4470개(82%)가 경력자를 찾는 공고였다. 하지만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AI 분야 일자리 미스매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AI 분야 구직자들이 생각하는 필요 기술과 경험, 정보와 기업의 요구에 편차가 있어 일자리의 ‘질적 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캐치는 28일부터 대화 생성형 AI, ‘챗봇’을 주제로 AI 구직자와 현직자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커리어콘퍼런스(커리어콘)를 연다.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 한시형 네이버 클로바 챗봇 사업 리더, 손종수 CJ AI센터 연구소장,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 등 생성형 AI 현업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나와 다양한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에 연사로 참석하는 정다은 카카오페이 챗봇서비스 프로젝트매니저(PM)는 “AI 관련 분야에서 일하려면 AI 기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거나 개발 전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AI 관련 산업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인 만큼 채용과 연계된 다양한 정보를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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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한다

    구직자 A 씨는 콘텐츠 기획 직무에 지원하고 싶었다. 하지만 전공을 하지 않아서 직무 역량도 쌓지 못했고 취업 정보도 부족했다. A 씨는 지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제공하는 ‘구직자 도약 보장 패키지’를 통해 직무 관련 공부 방법과 이력서 작성법을 안내받았고 채용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자동차 부품제조업 B사 역시 지역 고용플러스센터 ‘기업 도약 보장 패키지’의 도움을 받아 채용지원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채용 방법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자사의 작업환경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홍보한 B사는 결국 목표했던 30명의 신규 인력 채용에 성공했다. 고용노동부가 시범운영 중인 구직자·기업 도약 보장 패키지 사업 성공 사례들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8월부터 지역 고용지원기관인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운영 중이었던 이 사업을 28일부터 확대·운영한다고 밝혔다. 구직자·기업 도약 보장 패키지는 구인난을 겪는 기업과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는 구직자에 대해 진단-컨설팅-채용·취업에 이르는 고용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사업이다. 구직자를 위한 팀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6곳에, 기업을 위한 팀은 9곳에 구성돼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다. 고용부는 28일부터 이들 팀을 구직자 24곳, 기업 35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센터가 전국에 48곳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설치되는 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역과 산업 현장에서 높은 만족도를 확인했고 빈 일자리 증가 등 상반기 고용 상황 등을 고려해 확대 계획을 앞당겨 시행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운영 지역을 늘릴 뿐 아니라 센터별로 취업률을 높일 수 있도록 지역 맞춤 지원사업도 강화한다. 서울 관악센터는 정보기술(IT)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지원하고, 부산 동부센터는 관광, 경북 구미센터는 자동차·반도체·기계 관련 취업 지원을 더하는 식이다. 지역 기업과 관계 기관과의 협력도 늘린다. 대구 센터는 티웨이항공 및 대학일자리센터와 협업해 항공운송업 취업 희망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대전 센터는 청년들이 기피하는 전통 제조업을 비롯해 취업이 저조한 지역 기업이 도약 보장 패키지에 참여해 정규직을 채용할 경우 최대 6개월간 100만 원의 채용지원금을 지급하는 지역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도 시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관할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방문하거나 유선으로 상담하면 된다. 이영민 숙명여대 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는 “이번 확대 운영은 정부의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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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장애인기능올림픽 金 18개로 7연패

    이달 22∼25일 프랑스 메스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에서 한국이 금메달 1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8번째 우승이자 7연패다. 2위는 프랑스, 3위는 대만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27개국 420명의 선수가 참가해 44개 직종에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34개 직종에 국가대표를 출전시켰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유엔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인 1981년 시작돼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한국은 제1회인 일본 도쿄 대회부터 2016년 프랑스 보르도 대회까지 9차례 모두 참가했다. 한국은 총 34개 직종에 참가해 31개 직종에서 입상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정보기술(IT) 분야 총 10개 직종 가운데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개최국 프랑스와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을 제칠 수 있었다. 목공계 직종은 4회 대회부터 9회까지 연이어 금메달을 따내 세계 최고임을 입증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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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發 황사 왔다… 오늘도 전국 미세먼지 ‘나쁨’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23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서쪽 지역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크게 올랐다. 황사는 25일까지 전국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의 영향으로 23일 서울과 경기,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광주, 전북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올랐다. 인천의 경우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인천의 황사 위기경보를 1단계인 ‘관심’에서 2단계인 ‘주의’로 격상했다. 이번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네이멍구(內蒙古) 고원, 만주에서 발원한 황사가 합쳐지며 규모가 커졌다. 인천, 경기 북부로 들어온 황사는 한반도 상공에 부는 북풍을 타고 주로 서쪽 지역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 한때 충남 당진시 송산면의 미세먼지 측정 수치는 ㎥당 67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까지 치솟기도 했다. 매우 나쁨 수준(150μg 초과)의 4배가 넘는 수치다. 황사의 영향은 2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도 전남과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5일에도 광주와 부산, 대구, 울산, 전라, 경북, 경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나쁨 상태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26일에는 황사의 영향이 사라지고, 한반도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적으로 날이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봄의 불청객’ 황사는 겨우내 언 땅이 녹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봄에 중국 북부의 사막과 황허강 상류 지대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면서 발생한다. 이번에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 황사는 앞서 중국 수도 베이징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22일 오전 한때 베이징 미세먼지 농도가 ㎥당 1500μg을 넘어서기도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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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발 황사’ 24일까지 영향… 주말에는 대기질 회복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23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서쪽 지역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크게 올랐다. 황사는 25일까지 전국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의 영향으로 23일 서울과 경기,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광주, 전북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올랐다. 인천의 경우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환경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 충남에 황사 위기경보 2단계인 ‘주의’를 발령했다.이번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네이멍구(內蒙古) 고원, 만주에서 발원한 황사가 합쳐지며 규모가 커졌다. 인천, 경기 북부로 들어온 황사는 한반도 상공에 부는 북풍을 타고 주로 서쪽 지역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 한때 충남 당진시 송산면의 미세먼지 측정 수치는 ㎥당 670µg(마이크로그램·1µg은 100만분의 1g)까지 치솟기도 했다. 매우 나쁨 수준(150µg 초과)의 4배가 넘는 수치다.황사의 영향은 2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도 전남과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5일에도 광주와 부산, 대구, 울산, 전라, 경북, 경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나쁨 상태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26일에는 황사의 영향이 사라지고, 한반도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적으로 날이 흐릴 것으로 보인다.‘봄의 불청객’ 황사는 겨우내 언 땅이 녹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봄에 중국 북부의 사막과 황하 상류 지대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면서 발생한다. 이번에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 황사는 앞서 중국 수도 베이징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22일 오전 한때 베이징 미세먼지 농도가 ㎥당 1500µg을 넘어서기도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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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총 “‘주 69시간’은 사실 왜곡…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는 것”

    재계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노동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반면 ‘MZ(밀레니얼+Z세대)노조’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측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개편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근로시간 개편을 둘러싼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입법예고안에 대한 팩트체크’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라”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뒤 입장 표명을 자제해온 주요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총은 우선 ‘주 69시간’이란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경총은 “주 69시간은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 단위로 바꾼 상황에서 주 6일을 근무하는 특정 한 주만을 콕 집어 나온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과로사 논란에 대해서도 경총은 “오히려 주 52시간제로 단축한 후 뇌심혈관 질환 사망 재해가 증가했다”며 “또한 이들이 모두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정부 입법안이 축소 또는 폐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23일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토론회를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 등 다른 단체도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새로고침 측과 만난 자리에서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 건강권과 휴식권이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공짜 야근, 임금 체불, 근로시간 산정 회피 등에 단호히 대처해 실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유준환 새로고침 의장은 간담회 후 “(개편안 반대)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며 “물론 60시간 상한이 이전 안(69시간)보다는 낫겠지만 이 상한도 결국은 노동자가 원하지 않는 안에 대한 일종의 대응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원래 취지였던 근로시간 선택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아직 있는 것 같다”며 ‘휴식 보장’에 대한 확실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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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세대 80% “정년 늘리거나 없애야”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33)의 아버지는 은행에 다니다가 6년 전 퇴직했다. 환갑을 넘겼지만 “살 날은 긴데 일을 너무 빨리 그만두게 됐다”고 아쉬워하다 최근 주택관리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김 씨는 “아버지 같은 분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건 사회적 낭비”라며 “아버지가 은퇴했을 때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구나’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이 빨리 끝나버리면 그만큼 젊은 세대가 짊어질 부담도 클 것 같다”며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13∼15일 취업플랫폼 ‘캐치’에 의뢰해 2030 직장인 및 취업준비생 등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8%는 “정년을 현재보다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행법이 정한 정년은 60세다. 응답자 중 69.1%는 “61세 이후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10.7%는 “정년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한 정년의 평균은 ‘65.8세’였다. 현재(만 60세)보다 5.8세 많다. 정년을 연장할 경우 임금체계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도 강했다. 현재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문 응답자의 60.2%는 호봉제와 성과연봉제 중 “성과연봉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연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직무(하는 일)’를 1순위(43.0%), ‘성과(능력)’를 2순위(34.7%)로 꼽았다. ‘연차(경력기간)’는 5.3%에 불과했다. 정년 연장이 기업과 일터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고령자 재교육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의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업훈련 참여자 중 50세 이상 중장년층 비율은 실업자와 재직자 모두 2016년 각각 15.4%, 14.0%에서 지난해 11월 29.1%, 27.4%로 늘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년 연장 필요성을 제기했고, 같은 해 6월 기획재정부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중 하나로 정년 연장을 꼽았다. 올 1월에 고용부가 공식적으로 ‘60세 이상 계속고용’ 논의에 착수한다고 발표했고 올해 안에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청년들 “정년 늘려야 노인부양 부담 줄어… 우리도 노후 일자리 원해” “정년 연장땐 신규채용 줄겠지만 고령화로 생산인구 줄어 불가피호봉제 중심 현행 임금체계, 성과연봉제 위주로 개편해야” #1. 대기업 연구원 윤모 씨(32)는 지난해 외국 기업에서 공동 기술개발 제안을 받았다. 함께 일하던 50대 상사가 문제였다. 정년이 수년 남은 이 상사는 “취지야 좋은데 우리만의 기존 방식이 우선”이라며 공동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윤 씨는 “나이가 들수록 해오던 것만 고집하는 것 같아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 광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정모 씨(33)는 최근 클라이언트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렀다. 과도한 업무량을 주고선 “하루 만에 해달라”고 한 것. 상황을 지켜본 50대 차장이 “현실적인 선까지 준비하자”며 업무를 조율했고,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정 씨는 “소위 ‘짬’(오랜 근무 경험)에서 나오는 연륜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선입견 깨고 ‘정년 연장’ 청년 여론 높아한국 기업에서 이런 사례는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65세인 노인연령 상향과 함께 정년(60세) 연장 논의가 본격화되면 ‘일하는 고령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상반기(1∼6월) 중 계속고용 법제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년 연장으로 노인 일자리가 늘면 신규 채용이 줄어 청년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실제 조사 결과는 그 반대였다. 동아일보가 취업플랫폼 ‘캐치’에 의뢰해 2030 직장인, 취업준비생 등 1000명을 지난달 13∼15일 설문조사한 결과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정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60세에서 80세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놨고 대다수(69.1%)는 지금보다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 뒤에야 퇴사하는 게 맞다”는 답변도 있었다.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고 답한 청년들은 자신들이 받을 불이익을 인지하고 있었다. 47.0%(470명)가 ‘정년 연장 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임금이 줄고 승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9.7%나 됐다. ● “노인이 빨리 은퇴하면 청년들이 부담”생산인구는 줄고 건강한 고학력 노인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고령 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청년층 사이에도 형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 2025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되고, 2040년이면 대졸자가 노인의 33% 이상이 된다. 회사원 정재연 씨(30)는 “정년 연장이 내키지 않지만 저출생, 고령화로 생산 인구가 줄어드니 기존 인력으로 노동 총량을 늘려야 하는 건 이해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장의 불이익보다 다가올 미래의 혜택이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년이 연장되면 가까운 미래에 노인 부양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청년들 생각”이라고 해석했다. 청년들 역시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일하길 원했다. ‘연금만으로도 충분히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일을 하겠냐’는 질문에 응답 청년들의 55.3%는 “매일 규칙적으로 근무하는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답했다. “(놀면서) 주어진 연금만으로 생활하겠다”는 응답자는 15.7%에 그쳤다. ● 문제는 임금… “직무-역량 중심으로 바꿔야”정년 연장의 필요성은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 당시 ‘70∼75세 정년’을, 박근혜 정부는 2015년 ‘70세 정년’을 제시했지만 구상에 그쳤다. 2015년만 해도 국내 기업들의 평균 정년은 55∼57세였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2016년 시행되면서 ‘법정 정년 60세’가 확립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5세 정년 연장을 추진했지만 청년 구직난 우려와 20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이 세대 간 ‘밥그릇 전쟁’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서는 연공성이 강한 현행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정년이 연장된다면 기업은 고연차-고임금 근로자를 계속 쓰는 대신에 청년 채용을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년 연장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고령층(55∼60세) 고용은 0.6명 늘고, 청년층(15∼29세) 고용은 0.2명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본보 설문 응답자의 85.1%는 본인이 미래에 정년 연장의 혜택을 입게 된다면 임금을 삭감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최영기 전 노동연구원장은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와 함께 논의된 것은 현재 연공서열 위주 체계에서 고령자 고용이 어렵다는 걸 모두 인정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근속 연한이 아니라 직무, 역량이 임금을 결정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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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주60시간 이상은 무리”… 근로시간 개편 잇단 말바꾸기 혼선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근로 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주당 근로 시간의 상한을 정해 놓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노동 약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 최대 69시간’으로 논란을 빚은 근로 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대통령실의 설명이 엇갈리며 혼선이 계속되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주 최장 근로 시간을 60시간 미만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당 최장 근로 시간이) 60시간이 아니고 더 이상(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전날 대통령실 설명과 또 달라져 정책 추진의 신뢰와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尹 “상한 정해야 노동 약자 건강권 수호”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의 후퇴라는 의견도 있지만,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을 정해놓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노동 약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선 근로시간에 관한 노사 합의 구간을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양측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노동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국민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데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숙의하고 민의를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선(캡)이 필요하며, 주 최대 근로시간은 50시간대로 놓고 노사 합의 구간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6일 입법 예고된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설명 또는 공식 브리핑은 20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다.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 추진을 위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보는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한 MZ세대를 의식하고 적극 대응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의 설명이 나흘 만에 달라지며 혼선이 확대되는 등 정책 컨트롤타워 격인 대통령실의 정책 기능이 허점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는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여겼다”고 했다. 하지만 2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자청해 “윤 대통령이 굳이 상한선을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힌 것.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여론에 오락가락 반응하지만 개편 방향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와 노동 약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野 “대통령 사과해야” 與 “프레임 씌워”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실과 대통령(의 설명)이 다른 나라는 처음 본다”며 “(설명을) 뒤집은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고, 이 제도(개편안)는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완전히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현재도 근로기준법상 69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를 ‘69시간제’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며 “야당이 너무 심하게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회의에 출석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책 혼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제게 많은 부족함이 있었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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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계 탄소감축 목표 3.1%P 낮춰

    정부가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원자력·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분야의 감축량을 늘린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놨다. 2030년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2018년 대비 11.4%로, 지난 정부에서 정한 목표치보다 3.1%포인트 낮춰 잡았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1일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공개된 지 2년 만이다. 지난해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구체적인 계획이 정비된 것인데, 현 정부가 내놓은 첫 탄소중립 로드맵이다. 총온실가스 감축량은 4억3660만 t으로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부문별 감축량은 달라졌다. 지난 정부안에서는 산업 부문에서 2018년 대비 14.5% 감축해야 했는데, 이번 안에서는 11.4%만 감축하도록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기존 계획보다 810만 t(2030년 배출량 2억2260만 t→2억3070만 t)의 부담을 덜게 됐다. 김상협 탄녹위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의 특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산업 부문에서 늘려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력 부문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CCUS), 해외 녹색사업 등에서 줄여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획안에 따르면 전력 부문이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양은 기존 44.4%에서 45.9%로 늘었다. 김 위원장은 “원전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덕분”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1년 7.5%에서 2030년 21.6% 이상으로 확대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포집 기술과 국외 사업을 통한 감축량은 각각 기존 계획보다 90만 t과 400만 t 늘었다. 2년 만에 다수 수치가 수정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이념을 떠나 과학과 합리를 기반으로 감축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 정부 감축안의 경우 산업계가 기대한 목표치를 크게 초과해 “현실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산업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목표치가 높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존에 산업 부문 배출량을 14.5% 줄이겠다고 한 목표가 무리한 수치였다”며 “수정안은 여전히 도전적 목표치이긴 하나 일부 불확실성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에 탄소 저감 관련 대대적인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 지원을 호소했다.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환경운동연합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감안할 때 산업계 부담이 더 늘어야 한다”며 “정부가 사실상 기후 위기 대응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 포집 기술 등 새로 감축량을 늘리기로 한 분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탄녹위는 22일부터 각종 단체와 공청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 달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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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100’ 창시 국제단체 “한국, 재생에너지 목표치 더 높여야”

    ‘RE100(Renewable Energy 100)’ 개념을 창시한 국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이 한국을 찾아 국내 환경단체와 함께 정부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클라이밋그룹과 국내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15일 서울에서 열린 ‘RE100 한국형 정책 제언 발표 행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해 한국 정부에 전하는 6가지 제언을 발표했다. RE100은 클라이밋그룹이 주창하고 있는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약속이다. 클라이밋그룹에 따르면 최근까지 4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RE100을 선언했다. 한국에서도 현재까지 국내 최다 전력 소비 기업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27개 기업이 RE100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6가지 정책 제언은 △공정하고 투명한 전력시장제도와 정책환경 마련 △국가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기업의 전력구매계약 활성화를 방해하는 장애물 제거 △전력망 운영의 유연성 및 공정성 강화 △재생에너지 투자 환경 개선 △재생에너지 사용 인증서의 투명성, 지속가능성 등 증진이다. 클라이밋그룹은 “현재 (한국 정부) 에너지 계획으로는 어떤 기업도 RE100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6.3%다. 같은 해 브라질은 84.2%, 덴마크 78.3%, 캐나다 67.9%, 스웨덴 66.4%였다. 산유국 미국도 20.0%,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도 각각 29.3%와 19.5%로 한국보다 높다. 이날 행사에는 학계 전문가와 대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활성화 논의’를 발표한 강승진 한국공학대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는 발제 자료를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 관련 법을 바꿔 더 많은 사업자가 전력시장에 들어와 재생에너지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재생에너지 거래비용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솔루션의 조은별 연구원은 “태양광발전소 설치 시 도로, 주거지, 공공시설 등과의 거리 규정이 과도하다. 또 해상풍력발전사업 인허가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인허가 과정을 간소화하는 법 발의를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클라이밋그룹 올리버 윌슨 RE100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진전이 없다는 것은 그 나라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실현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이 수출 지향 국가로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아시아에서 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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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 시니어’ 급증하는데, 일자리는 단순노무직

    김수형(가명·67) 씨는 최근까지 경비가 되기 위해 경비지도사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거쳐 자동차 관련 외국계 기업에서 임원까지 오른 뒤 퇴임했다. 이른바 ‘스펙’을 갖춘 그가 경비 시험을 준비한 이유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일해온 업계에서 자문 일자리부터 찾아봤지만 정년을 넘긴 사람을 반기는 곳은 없었다. 노인들이 주로 지원하는 일자리에 이력서를 내면 “너무 화려한 경력이 부담스럽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씨의 대학 동창은 최근 “가방에 단추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안부를 전해왔다. 김 씨는 “나도 목욕탕, 카드 배달원, 주차요원까지 알아봤다”면서 “내 경력을 생각하면 단순노무직보다는 조금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와 비슷한 상황의 노인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경제학부 교수와 통계청 장래노인인구, 경제활동 인구조사 자료 등을 분석해 학력별 65세 이상 인구 추이를 추산했다. 그 결과 2020년 기준으로 전체 노인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대졸자가 2040년이면 33%, 2051년에는 50%, 2070년에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도 노인 10명 중 1명은 은퇴 후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고학력자인데, 30여 년 뒤에는 이런 인구가 노인 2명 중 1명에 달할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현재 노인 일자리는 단기·단순노무 중심의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청년 인구는 줄고 있어 고용노동 시장에서 노인 인력의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미래 노인들은 현재의 노인들보다 고학력에 더 건강하고 근로의욕이 높은 새로운(新) 노년층이라고 분석했다. 고학력에 의욕이 넘치고 건강한(Highly educated, Highly motivated, Healthy), 이른바 ‘3H’로 무장한 ‘파워 시니어(power seniors)’다. 김 교수는 “고령화시대에 고령 인구의 인적 자본을 잘만 활용한다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의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과 노인연령 상향 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저출산 대책 관련 회의를 직접 주재한 뒤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동아일보는 국내 노인층의 변화, 2030세대가 생각하는 정년 연장,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는 ‘저출산-고령화 적응 사회로’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파워 시니어(power seniors)고령화가 심화되고 대학을 졸업한 인구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고학력의 노인들. 이들은 학력뿐만 아니라 양호한 건강 조건, 근로 의욕도 함께 갖췄기 때문에 청년, 중장년층이 줄어들 미래 고용시장의 중요한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40년 고학력 노인 574만명… 경력 활용할 맞춤 일자리 늘려야” “업무아이디어 많은데 일할 곳 없어”2050년엔 노인 중 대졸자가 절반청년 인구 줄어 노년층 활용 중요 “아직도 머릿속에 든 기획 아이디어가 많아요. 간단한 방송물이라도 만들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현직 후배들이 받는 월급의 3분의 1만 받아도 괜찮아요.” 지방 명문고, 국립대를 거쳐 방송사 PD로 정년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양태우(가명·66) 씨는 유명 장수 프로그램을 제작해 큰 상을 받기도 했다. 비록 정년은 지났지만 ‘퇴물’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현실은 달랐다. 60세가 넘으니 계약직 PD로도 써주는 곳이 없었다. 그는 “방송은 노인 일자리가 없어서 편당 1만 원 주는 프로그램 모니터링 요원까지 지원해봤다”며 “지금도 도서관에서 방송 기획안을 짜고 있다. 30년간 다큐멘터리를 만든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력, 건강, 의욕 갖춘 파워 시니어 한국은 2000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노후 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20%대로 유럽 선진국(70% 전후)보다 턱없이 낮아 대부분의 노인이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다. 한국 노인 고용률(65세 이상)은 2021년 기준 3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0%)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가운데 고령 인구는 갈수록 ‘고학력화’되고 있다. 본보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 이철희 경제학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 노인 인구는 1304만348명, 그중 대졸자는 251만5551명(19.3%)으로 추산됐다. 2040년에는 1720만2835명 중 대졸자가 574만2076명(33.4%), 2051년에는 1891만6786명 중 966만8050명(51.1%)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70년에는 노인 인구 1727만3266명 중 대졸자가 1210만4727명(70.1%)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미래 한국의 고용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파워 시니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력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건강도 좋아 활발한 사회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1946년생(현재 77세)과 1957년생(현재 66세) 고령층의 청소년기 의료환경을 조사한 결과 1957년생은 1946년생보다 1.2∼2.0배 더 많은 의료시설 혜택을 누렸고, 하루 평균 섭취 열량은 1.5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젊은 시절 좋은 환경에서 자라 건강하다는 뜻이다. 이홍수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검진 수검률도 고학력자가 높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2년 OECD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성이 80.8세, 여성이 87.2세로 평균 84.1세였다. ‘대졸자 노인’이 고령층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될 2070년에는 남성의 기대수명이 86.6세, 여성은 92.9세로 평균 89.7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일자리는 여전히 단순노무직 중심 높은 교육 수준, 좋은 건강 조건, 그리고 열정적인 근로 의욕을 갖고 있는 이른바 ‘3H(Highly educated, Highly motivated, Healthy) 노인’들의 취업 의지는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고령자 통계를 보면 ‘장래 취업 의사가 있다’는 노인은 54.7%로 10년 전(42.6%)보다 12.1%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고학력 노인들이 가진 인적 자산과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노인 일자리 대부분은 단기·단순노무직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취업인구 중 55세 이상 고령층 임시 일용직, 비임금 근로자 비중은 각각 27.8%와 37.1%로, 54세 이하 17.4%, 17.1%와 비교해 높았다. 정부 지원 노인 일자리 사업도 월 30시간 일하고 27만 원을 받는 공공형 일자리가 약 70%로 주류를 이룬다. 노인을 고용하려는 기업도 많지 않다. 고용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상시 근로자 1인 이상 기업 중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비율은 31.3%(2022년 6월 기준)였다. 2021년 고용부 조사에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가운데 61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단일정년제 적용 사업장의 6.8%에 불과했다. 단일정년제란 직급이나 직종에 상관 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같은 정년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다 보니 고학력-숙련 노인 인력들도 단기·단순노무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추인자 씨(66)의 남편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때 건축 설계 사무소 대표였지만 현재는 서울의 한 빌딩 보안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추 씨는 “남편이 건설 이력을 살려 중장비 자격증을 딸까 했지만 어차피 현장에 가면 경력직이나 젊은 사람을 뽑는다더라”라고 말했다.● “경력-전문성 고려한 고령 일자리 정책 필요” 고용 전문가인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령자의 경력, 전문성, 숙련도, 만족도를 반영한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노인 인구를 잘 활용하는 게 사회적으로도 생산성을 높이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맞춤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였던 고명석 씨(68)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노인 일자리 통합지원센터에서 노인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고 씨는 “사회복지 전문가라는 나도 막상 은퇴하고 보니 막막했는데 장기를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찾아서 만족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민간,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중심으로 고학력 전문가들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고 플랫폼을 개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 산하 공공기관인 노사발전재단은 금융권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전문강사 등 관련 취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권 교수는 “정년 연장, 퇴직자 재고용 등 기존에 일하던 곳에서 꾸준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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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고용시장 양극화… 저학력 대책도 필요

    고학력 고령층이 늘어갈수록 노인 고용시장에서도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인 구직 인력 안에서도 고학력 숙련 인력과 상대적으로 저학력에 단기·단순노무직을 선호하는 인력이 분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이철희 경제학부 교수의 장래 학력별 노인 인구 추산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고졸 미만의 학력을 가진 노인은 전체 노인의 68.7%지만 2040년에는 23.0%, 2051년 9.2%, 2070년 2.0%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등학교까지 마친 노인 비율은 21.7%에서 43.6%까지 늘었다가 점차 39.7%, 27.9%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에도 전체 노인 2명 중 1명이 고졸 이하 학력으로 그 수가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도 계속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고령층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더 고연령층인 70대 이상은 시간제 일자리를 희망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30∼50%에 불과한 50, 60대보다 높았다. 6·25전쟁 전후로 태어난 이들은 학력 수준이 낮고 노후 대비가 되지 않은 탓에 노동 부담이 작고 생계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벌이가 되는 단기·단순노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복지형 일자리’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21년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빈곤율 조사 결과 국내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로 조사 국가 중 1위다. OECD 평균(13.1%)보다도 3배 이상으로 높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로 생활하는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우리나라 연금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이 빈곤율을 당장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노인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인원만 노령연금을 받고 있고, 평균 수급액은 58만6112원(지난해 12월 기준)에 불과하다. 안준기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고학력·숙련 인력’과 ‘저학력·미숙련·저소득 인력’이 나뉘는 등 다변화될 것”이라며 “전자를 위한 일자리만큼 후자를 위한 복지형 일자리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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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사례는 현재도 주 129시간” vs “개편안, 사측 악용 우려”

    한 주에 최장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보완을 지시한 뒤 파장이 거세다. 앞서 노동계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주 69시간 근로제가 정착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개편안을 설계한 정부 자문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19일 동아일보에 “극한 사례를 들며 개편안이 근로시간을 늘린다고 비판하는데 현행 제도도 극한 사례로 치면 주 최대 12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MZ노조’ 관계자는 “정부 주장은 이해하나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 “개편안 수정은 해법 아냐, 오해 풀어야”연구회는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에 맞춰 지난해 7월 출범한 전문가 중심의 자문 기구다. 권 교수는 같은 해 12월 근로시간 개편안을 포함한 노동시장 개혁 권고문을 발표한 인물로, 이번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기자에게 최근 ‘주 69시간제’ 논란에 대해 “본질은 없고 피상적인 논쟁에 답답함을 넘어 화가 난다”며 “정부 방안 어디에도 ‘69시간 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개편안의 핵심은 일하는 방식의 다양화이고 노동시간에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6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은 현재 ‘주 12시간’ 하나뿐인 연장근로시간 상한을 월∼연 단위로 다변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이 몰릴 때는 오래 근무하고, 일이 없을 때 오래 쉴 수 있게 해준다는 취지였지만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권 교수는 “현행 제도하에서도 한 달 선택근로제(총 근로시간 안에서 근로자가 자유롭게 근로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하는 사업장은 하루 최대 21시간 30분 일할 수 있는데 주 6일이면 129시간 근무”라며 “극한 사례를 들어 개편안을 ‘주 69시간제’라고 부른다면 현행 체제는 ‘주 129시간제’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편안은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의무화하고 연장근로시간을 선택할 때 근로자 대표 합의를 반드시 거치게 해 장시간 근로를 오히려 어렵게 만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부 개편안에 따르면 근로일과 근로일 간에는 반드시 11시간 이상 휴식해야 하고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바꿀 때는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 합의를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보완 지시를 내린 뒤 고용부는 연장근로시간 상한 조정을 포함한 수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 교수는 “개편안은 여러 제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내놓은 최선안”이라며 “제도 수정은 해법이 아니다. 제도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 MZ노조 “사측 악용 가능, 단속도 한계”권 교수의 주장에 대해 MZ노조 측은 “정부의 ‘왜곡 인식’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정부의 개편 취지는 알지만 ‘주 69시간’을 적용했을 때 기업 현장에서 일어날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우선 ‘기업에서는 어떻게든 인건비를 아끼려고 할 테니 제대로 근로시간을 신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이런 위반 행위를 정부가 모두 찾아내 단속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19일 본보에 “개편안은 사용자가 악용할 소지가 많다”며 “일을 몰아서 한 뒤 한 달씩 휴가를 가면 이상적이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이뤄지기 힘들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이 되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며 “노동자에게 안전장치가 될 수 있는 제도가 선행돼야 반감도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근로시간제 변경에 ‘노사 합의’라는 안전장치를 부여했다고 설명했지만, 송 위원장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시간제 변경이 노사 협상 카드로 올라와 관철된다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근로자 입장에서는 결국 강제 적용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사측에서는 주 69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하지 않는 대신 노조에 다른 걸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워라밸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자의 주간 희망 근무시간은 36.7시간이었다. 20대 이하(19∼29세)는 34.9시간을 희망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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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69시간’ 공포 지우려면…실근로시간 측정이 선결과제[이미지의 포에버 육아]

    ‘포(four)에버 육아’는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기자가 일상을 통해 접하는 한국의 보육 현실, 문제, 사회이슈를 담습니다. 단순히 정보만 담는 것을 넘어 저출생의 시대에 다자녀를 기르는 맞벌이 엄마로서 겪는 일화와 느끼는 생각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6년 전 유럽의 탄소정책을 취재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며칠 체류했던 적이 있다. 다자녀 워킹맘 입장에서 솔직히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EU의 탄소정책이 아니라 벨기에 사람들의 근로시간이었다. 취재 지역에서 본 박물관 같은 공공문화시설은 오후 4~5시 사이면 예외없이 문을 닫았다. 대부분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6시 즈음 저녁시간이 되면 맥주집이 가득한 거리는 퇴근한 직장인들로 붐볐다.당시 대사관에서 만난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TV가 고장나서 수리를 신청하면 수리기사가 오는 데 열흘 넘게 걸린 적도 있다”며 “가전제품은 가급적 고장 안 나게 써야 한다”고 웃었다. 우스개소리였지만 그만큼 수리기사와 AS센터 직원들의 근로시간이 짧다는 방증이었다. 매일 조금만 일하니 접수 처리도 오래 걸릴 수밖에. ●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했지만…반면 한국의 근로시간은 어떨까? 누구나 알고 체감하다시피 서구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길다.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15시간으로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나오는 유럽 국가들의 근로시간 1300~1400시간과 비교해 최소 500시간 길다. 정부도 노동 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근로시간을 꼽았다. 지난해 전문가들 입을 빌려 개편 방향을 공개했고, 최근 확정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연장근로시간의 유연한 운용이다. 현재 ‘주 52시간제’라고 불리는 근로시간 제도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주일(週) 단위로 근로시간 상한을 관리한다. 52시간은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에 주 최대 연장근로시간인 12시간을 더한 시간인데, 이 중 12시간을 일주일 안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주 52시간제다. 법정 근로시간은 고정된 것이니 사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주 12시간 연장근로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개편안은 이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 선택지를 늘렸다. 주 12시간에서 월 52시간, 분기(3개월) 140시간, 반기(6개월) 250시간, 연 440시간 가운데 택할 수 있도록 한 것. 개편안이 시행되면 연장근로시간을 훨씬 융통성 있게 쓸 수 있다. 일이 바쁠 때는 연장근로를 몰아서 하고 바쁘지 않을 때는 그만큼 일을 줄이는 게 가능해진다. 단, 아무리 근로를 몰아서 하고 나중에 쉰대도 한 번에 건강권을 해칠 정도로 장시간 무한근로 하면 안되기에 근무일과 근무일 사이 연속으로 반드시 11시간 휴식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주 최대 69시간 근무’라는 계산도 여기서 나왔다. 4시간 근무하면 반드시 30분 쉬도록 돼있는 기존 휴게시간 규정에 연속 휴식시간 11시간 규정을 반영하면 하루 최대 근로시간이 11시간 30분이다. 이를 휴일인 일요일 제외하고 주 6일간 계속하면 주 69시간 일하는 셈이 된다.● “주 69시간은 없다?”문제는 이 근로 사례가 부각되면서 마치 개편안이 근로시간을 늘리는 연장안인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됐다는 점이다. 필요에 따라 아주 적은 시간부터 69시간까지 운용하라는 게 핵심인데 주 최대 상한인 69시간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았다. 현 근로시간 문제를 해결한다며 낸 대책이 오히려 근로시간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실 정부가 거듭 해명하고 있는 것처럼 주 69시간 근무가 흔히 나올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주말 휴일 하루를 제외한 엿새 동안 연속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하는 식이어야 하는데 어쩌다 한 번이면 모를까 이런 근무를 자주 반복해야 하는 직업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도 근거로 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들의 주평균 근로시간은 52시간은커녕 40시간도 안됐다. 연장근로시간 상한은 일주일 12시간인데 조사 결과 한 달간 연장근로시간 평균도 10시간에 불과했다. 현재도 근로자 평균 실근로시간은 법적 상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연장근로를 하면 근로자에게 그에 준하는 가산수당을 줘야 하기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도 근로시간을 늘리는 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개편안 자체가 ‘강제’가 아니라 ‘선택’지를 주는 것이기에 근로자가 싫어하고 사업주도 부담스러워 한다면 사업장에 연장근로시간 단위 확대안을 도입할 수 없다. ● 기록에 없는 ‘공짜근로’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편안 시행이 불안한 이유는 현재 우리 노동 현장에 기록되지 않는 실제 근로시간, 이른바 ‘공짜근로’와 ‘공짜야근’이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만 봐도 그렇다. 이 결과는 노동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근로시간과 간극이 크다. 노동자들이 평균 주 40시간도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 5일 일반적인 사무직 근무 형태를 가정할 때 매일 오후 5~6시 ‘칼퇴근’한다는 것인데 이 정도면 주 최대 근로시간이 44~48시간이라는 유럽 수준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퇴근했다고 하고 계속 일을 했든가 아니면 집에서 일을 해서 근로시간이 안 잡힌 거겠지.” 조사 결과를 보자마자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비단 그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영세한 사업장은 물론 큰 사업장에서도 실 근로시간이 제대로 관리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근무시간보다 실근로시간이 더 긴 근로자가 많다. 근로시간 개편안과 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들도 법정 주 상한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공짜근로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고 공짜근로와 실근로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품을 수밖에 없다. ● 핵심은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 및 집계결국 정부 개편안이 정부 의도대로 근로시간 총량은 늘리지 않으면서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장점을 살려 작동하려면 근로시간이 먼저 정확하게 기록돼야 한다. 근로시간 기록이 정확해지면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월 이상으로 늘려도 주 69시간 같은 극한 근로가 자주 발생할 수 없다. 정부가 연장근로시간 단위가 클수록 연장근로시간 총량은 줄어들도록 설계해놨기 때문이다. 연 단위로 관리할 경우 총 연장 근로시간이 440시간이라 주 평균으로 따지면 8시간 30분 일하는 셈인데 현행 주 12시간보다 크게 짧다. 초과근로시간을 모아 장기휴가를 간다는 일명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 근로시간 기록이 정확해야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 연장, 야간, 휴일 근로를 포인트처럼 적립해 휴가로 쓸 수 있게 한다는 이 제도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와 함께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금 있는 대체휴무, 보상휴가도 못 쓰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근로시간 기록만 정확하다면 이 제도 역시 현실성을 가질 수 있다. 근로시간이 명확히 관리되면 포괄임금제 같은 제도를 채택할 필요도 없다. 초과 근로에 대한 수당을 그 시간만큼 지급하는 게 아니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는 공짜근로와 공짜야근의 가장 큰 원흉으로 지목돼왔다. 근로시간 개편안은 논란 끝에 결국 주 상한시간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건 ‘최대 얼마나 근무하느냐’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얼마나 근무하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인 근로시간을 줄이려면 먼저 그 시간을 정확히 계량할 필요가 있다. 유럽 같은 근로시간이 갑자기 구현되기는 어렵지만 제도를 통해 차츰 줄여나가다 보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실근로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 터다. 코로나19로 회식 시각이 당겨졌듯 산통 끝에 나온 보완책이 퇴근시각을 당기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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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노조 “연장근로 불법-편법 악용 소지”… 재계 “상시 주 69시간 근로처럼 왜곡” 반박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개편안에는 편법과 악용의 소지가 있다. 당장 대통령께서도 주 52시간 넘게 일하시고 있지 않느냐”고 14일 동아일보에 말했다. 반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15일 “(노동계가) 제도 개선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MZ세대 노조가 주축이 된 새로고침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송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이해 못 한 게 아니다.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나면 나머지 주에는 더 적은 시간을 근로한다는 거 아니냐”며 “지금의 ‘주 52시간제’하에서도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시간 불법·편법이 만연한데 (개편안을) 잘 지키는 사업장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개편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MZ 근로자들의 반발이 제일 거세다. 송 위원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보통 직장에서 ‘시킨 대로 해야 하는’ 하위 직급이라 이들에게 결정권이 없는데 근로시간이나 휴가를 MZ세대의 욕구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말하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고침협의회 관계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재계는 노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15일 경총 주최로 열린 ‘주요 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마치 상시적인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것처럼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탄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근로자 대표나 노조 합의가 있어야 연장근로 변경이 가능한데, (노동계가) 마치 기업들이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노조법 제2조, 제3조 개정과 같이 노사관계의 혼란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의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계의 ‘노동개혁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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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노조 “연장근로 불법-편법 악용 소지”…재계 “상시 주 69시간 근로처럼 왜곡” 반박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 지시를 내린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개편안에는 편법과 악용의 소지가 있다. 당장 대통령께서도 주 52시간 넘게 일하시고 있지 않느냐”고 14일 동아일보에 말했다. 반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15일 “(노동계가) 제도 개선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MZ세대 노조가 주축이 된 새로고침 협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송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이해 못 한 게 아니다.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하고 나면 나머지 주에는 더 적은 시간을 근로한다는 거 아니냐”며 “지금의 ‘주 52시간제’하에서도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시간 불법·편법이 만연한데 (개편안을) 잘 지키는 사업장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개편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MZ 근로자들의 반발이 제일 거세다. 송 위원장은“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보통 직장에서 ‘시킨 대로 해야 하는’ 하위 직급이라 이들에게 결정권이 없는데 근로시간이나 휴가를 MZ세대의 욕구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말하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고침 협의회 관계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재계는 노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15일 경총 주최로 열린 ‘주요 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마치 상시적인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것처럼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탄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근로자 대표나 노조 합의가 있어야 연장근로 변경이 가능한데, (노동계가) 마치 기업들이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노조법 제2조, 제3조 개정과 같이 노사관계의 혼란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의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영계의 ‘노동개혁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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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간부, 조합비로 주유-정당후원금 내”… “사용처 알려달라 했다가 폭행 당하기도”

    #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산별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A 씨는 노조 지부가 조합비 통장을 여러 개로 ‘쪼개기’ 운영하면서 그중 한 개의 통장만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았다. 지부장은 감사를 받지 않는 통장에 든 돈으로 차량에 주유도 하고 특정 정당 후원금까지 내고 있었다. #2. 금융회사 노조 조합원인 B 씨는 조합비 결산을 들여다보다가 원래 매달 500만 원이어야 할 간부 활동비가 1000만 원 넘게 지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용 내역을 살펴보니 위원장이 사는 동네 편의점 물건 구입, 운동연습장 교습비까지 있었다. 위 사례는 고용노동부가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13일까지 접수한 노조 회계 관련 신고 중 일부다. 1월 26일부터 이날까지 총 396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노조 회계 관련 신고는 수십 건에 이른다. 횡령이나 배임으로 의심되는 신고들도 있었다. 노조 집행부가 본인들 선거 자금으로 조합비 2000만 원을 가져다 썼다거나, 한동안 쟁의행위가 없었는데 연간 업무추진비로 수천만 원이 사용됐다는 내용 등이다. 조합원이 1000명 넘는 노조에서 조합비 통장은 위원장 개인 통장을 쓰고, 회계감사를 노조 간부의 배우자가 맡은 노조도 있었다. 조합비 모금을 둘러싼 부조리 의혹도 접수됐다. 건설업계 노조원 C 씨는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로부터 매달 5만 원의 조합비를 받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발전기금’ 명목으로 추가금전을 요구했다고 제보했다. 안전사고로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돕는 성금이라며 조합원 당사자 동의도 받지 않고 대필 서명으로 급여공제를 신청해 돈을 걷어간 공공기관 노조 사례도 있었다. 회계 관련 신고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열람 거부’였다. 한 공공기관 노조원은 노조 지도부에 조합비 사용처를 알려 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다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신고했다. 급여공제 절차를 설명해 달라는 조합원 요청에 대해 노조 지도부가 “궁금하면 소송하라”고 대꾸하거나, 3년 치 회계자료를 무더기로 주며 “여기(사무실)서 오전 중 다 보고 가라”고 한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의 정당한 목적의 회계 열람을 막아도 제지하거나 처벌할 수단이 없다. 회계감사원 자격 규정도 없다. 집행부의 횡령·배임 의혹을 밝히려면 조합원 개개인이 고소, 고발을 통해 소송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 2021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탈퇴한 원주시 공무원노조는 2018년 전공노 시절 지부장이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유령 직원’을 등록해 월 200만 원씩 총 16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 이 지부장을 지난해 고소하기도 했다. 문성호 원주시 노조 사무국장은 “노조가 떳떳하다면 회계 공개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조합원 1000명 이상 노동조합 319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회계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결과 최종적으로 86곳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상급단체별로는 민노총 소속 노조의 미제출률이 62.9%(62곳 중 39곳),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노조의 미제출률이 18.5%(173곳 중 32곳)였다. 고용부는 제출을 거부한 노조에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조합원 3분의 1이 원하면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2분의 1이 요구하면 외부 공시도 의무화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도 이달 중 발의될 예정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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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노총 “정부와 정면 투쟁” 노동개혁 반발… 정부 “노동운동 관행 벗어나 새 길 찾아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정부의 공격에 맞서 정면으로 투쟁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10일 말했다. 노동개혁을 놓고 정부와 갈등 중인 한국노총은 상시적 투쟁기구를 설치하고 ‘총력투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결단과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달라”며 정부 개혁 동참을 촉구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컨벤션홀에서 창립 77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합친 것보다 더 참담한 역진(逆進·거꾸로 나아가다)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노동법의 시간을 70년 전으로 되돌려 놓고자 하는 역주행”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회계장부 제출 강요부터 주 69시간 노동착취 근로시간제까지 정부의 공격에 맞서 정면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노총은 ‘총력투쟁단 투쟁행동실’을 설치하며 “전면적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상시적 투쟁기구를 설치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이다. 행사에 참석한 이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 노동시장은 이중 구조,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며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운동도 과거의 성과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일본엔 설설 기고 재벌 대기업들에 퍼주지 못해 안달인 이 정권이 노동자에 대해서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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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과근로 적립해 한달휴가, 그림의 떡”… 정확한 근로시간 기록과 관리가 관건

    정부가 6일 근로시간 개편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근로자들 사이에서 파장이 상당하다.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현재의 52시간에서 최대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되면서 장시간 근로가 더 심해질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야간, 휴일, 연장 근로시간을 적립했다가 휴가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동아일보는 전문가들로부터 근로시간 개편안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들어 봤다.① “주 69시간까지, 근로시간 길어질 것”→근로자대표제 정비해 근로시간 남용 방지 고용노동부는 현재 주(週) 12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분기(3개월), 반기(6개월), 연 단위로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6일 발표했다. 주 52시간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최대 주 69시간 근무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주요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체 근로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 배수찬 지회장은 “현재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특정 시기에 일을 몰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선택근로제(근로자가 한시적으로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하고 있고, 일이 없을 때는 주 20시간 정도만 일하기도 한다”며 “회사가 지금 와서 선택근로제 대신 연장근로제를 도입하면 일이 많아도 최대 69시간을 넘겨 일할 수 없고, 일이 없어도 최소 40시간(법정근로시간) 근로를 채워야 해 근로시간이 되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새로운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때 반드시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 합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장시간 근로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7일 “분명한 것은 노사 간에 합의가 안 되면 이 제도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근로시간을 결정해야 할 근로자 대표의 정의와 역할, 선출 절차에 대해서는 현재 규정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오히려 대표성 없는 근로자나 노동조합이 다수 근로자의 의견에 위배되는 근로시간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조만간 다양한 직군의 근로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발표할 예정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적으로 정당성을 갖는 근로자 대표 선출은 근로시간제 개편의 선제조건”이라고 말했다.② “근로시간 적립해 장기 휴가? 불가능”→정확한 근로시간 기록, 관리가 선제조건 이번 개편안에선 초과 근로시간을 휴가로 적립하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 도입됐다. 정부는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 몰아서 쉬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상사 눈치가 보여서 휴가를 못 가는데 ‘제주 한 달살이’ 같은 장기휴가는 ‘그림의 떡’”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졌다. 온라인에는 ‘주 69시간 근로’를 가정한 가상 근무표까지 등장했다. 월∼금요일 내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근무-점심시간-근무-저녁시간이 이어지다가 토, 일요일에는 ‘기절’, ‘병원’, ‘집안일’ 등으로 채워진 시간표였다. 다소 과장됐더라도 실제 근로자 휴가 사용률을 보면 우려할 만한 부분이 있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17개 시도의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 5580명의 연차 휴가 사용률은 76.1%에 불과했다. 현재도 초과근로를 하면 보상휴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보상휴가제)가 운영 중이지만 이 이용률도 낮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거나 미약한 중소 규모 사업장의 경우 사측이 연장근로에 대해 수당 지급 대신 근로시간저축을 전면 도입하고 실제로는 휴가를 허락하지 않을 경우 임금만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초과 근로시간을 적립해 보상휴가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려면 구체적인 운영기준이 세워져야 하고, 무엇보다 근로시간을 정확히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시간을 의무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2년에서 3년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그런 의무가 없다. ③ “근로시간 유연화는 시기상조”→MZ 근로문화 확산, 제도 바꿔 대비해야 현재 한국의 근로 현실을 감안할 때 개편안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부가 이번 개편안에 참조했다는 유럽의 경우 프랑스, 영국, 독일의 주 최대 근로시간은 48시간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밝힌 독일의 지난해 연간 근로시간은 1349시간으로 한국보다 500시간 이상 짧다. 이렇듯 유럽과 비교해 장시간 근로가 일상적인 한국에서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섣불리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노동환경이 바뀌었고 근로자마다 원하는 근무 스타일도 다르다. 그런 선택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방향으로 가는 정책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MZ세대가 대거 노동시장에 유입되면 이런 근로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제도도 바꾸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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