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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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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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이헌재]한여름의 유광점퍼

    유난히 덥다는 올여름 중에서도 제일 더운 날이었다. 경기 시작 후 한 시간 반가량이 지난 오후 8시. 온도계는 38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아니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빗방울처럼 쏟아졌다. 그런데 아아, 내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LG 관중석의 두 남자는 점퍼를 입고 있었다. 조명탑 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이는 ‘유광점퍼’였다. 유광점퍼는 LG 팬들에겐 ‘가을 야구’를 상징하는 옷이다.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가을에 펼쳐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입고 싶어도 입을 수 없었던 옷이었다. 최근 몇 년간 LG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때마다 LG 팬들은 ‘유광점퍼’ 차림으로 가을 야구를 즐기곤 했다. 이날 이들이 일찌감치 유광점퍼를 꺼내 든 이유는 서울 라이벌 두산전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LG 팬들로서는 마음 아프게도 올해 LG는 두산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유광점퍼 응원을 펼친 이날도 LG는 두산에 졌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입추가 지나서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도 야구장에 가면 유광점퍼를 입고 LG를 응원하는 팬이 간혹 있다. 시즌 한때 잘나가던 LG는 여름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중위권으로 처졌다. 요즘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팬들은 더 절실하다. LG 팬들은 올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야구장을 찾았다. 13일 현재 유일하게 90만 명을 넘었다. 이런 열정적인 응원단을 둔 LG 선수단의 마음은 어떨까. 선수들이 말하는 가장 일반적인 감정은 고맙고 미안하다는 것이다. 팬들의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하지만 더 깊은 내면에 내재된 감정 중 하나는 두려움이다. 어제까지 모든 것을 줄 것처럼 응원하던 팬들이 어느 순간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는 존재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적이 좋지 않은 몇몇 선수들은 이미 극심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중 ‘감독 청문회’를 열자고 주장했던 팬들도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열성 팬들은 팀 체질 개선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팀이 짜임새를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다른 팀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오는 것은 하루 이틀에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LG는 어느 감독이 오건 당장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린다. 기초를 단단히 할 여유가 없다. LG가 종종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올리다 중반 이후 미끄러지곤 하는 이유다. 한 시즌 팀당 144경기를 펼치는 장기 레이스에서 성적은 결국 팀 전력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는 열정적인 LG 팬들의 응원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 건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현재의 LG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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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 “야구 단기전은 ‘초전박살’ 정신으로”

    지난해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42)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는다. 대회 초반 부진을 거듭했던 그는 “나라에 대한 죄스러움, 팀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컸다”고 했다. 베이징 올림픽은 동시에 가장 기쁜 순간이기도 하다.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의 믿음 속에 계속 4번 타자로 나선 그는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8회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렸다.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1회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영원한 홈런 타자이자 국제대회의 단골 해결사였던 이승엽을 최근 서울 서초구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은퇴 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와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팬들을 찾아간다. 이승엽은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후배 선수들에게 “태극마크를 단 이상 과정은 중요치 않다. 무슨 수를 쓰든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전력상 한국의 우위는 분명하다. 실력대로만 한다면 무리 없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애정 어린 격려를 보냈다. ○ 박병호-김재환의 한 방에 기대 이승엽은 현역 시절 ‘8회의 사나이’로 불렸다. 유달리 경기 후반인 8회에 승부를 결정 짓는 홈런을 많이 쳐서다. 정작 이번 아시아경기에선 초반 싸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승엽은 “단기전은 기(氣) 싸움이다. 경기 초반 선취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이 꼽은 ‘키 플레이어’는 박병호(넥센) 김재환(두산) 김현수(LG) 등 홈런 능력을 갖춘 강타자들이다. 그는 “야구, 특히 타선은 전염성이 있다. 한 명이 치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치게 된다.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이 선수들이 1회부터 펑펑 쳐 주면 한국은 아무도 못 말리는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과 박병호는 13일 현재 각각 33홈런과 32홈런으로 홈런 2,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박병호는 최근 18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현수도 타율 0.358에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2013년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모두 첫 경기를 패하며 예선 탈락했다. 이승엽은 “야구는 10등이 1등을 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다. 경기 초반 흐름이 꼬인다 싶으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타자들이 초반에 쳐 줘야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다. 점수를 내 주면 투수들도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태극마크의 무게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적지 않은 홍역을 치렀다. 13일 부상과 부진을 사유로 몇몇 선수를 교체했지만 멤버 구성에 불만을 품은 일부 팬은 여전히 “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야구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팬들께서 좀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 대표팀은 어떻게 뽑아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모든 비난은 대회가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 최선을 다하려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보다는 응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24명의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승엽은 “내 경우엔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었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수백 명의 프로선수 중에서도 선택받은 선수들이다.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갖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태극마크가 부담스러운 선수가 있다면 스스로 반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절실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팀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이 WBC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한번 해 보자’며 선수들이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도 그랬으면 한다”고 말했다. 18일 소집되는 한국 대표팀은 ‘야구의 날’인 23일 결전지인 자카르타로 출발한다. 야구의 날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한국은 26일 대만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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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연패 LG, 어디까지 떨어지나

    프로야구 LG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6-9로 역전패하며 8연패의 늪에 빠졌다. 4회까지 4-1로 앞서다 허망하게 무너졌다. 최근 11경기에서 10번을 지고 단 한 번 이겼다. 한때 2위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5위까지 떨어졌다. 후반기 초만 해도 LG는 SK, 한화와 함께 2위 다툼을 하고 있었다. 순위는 4위였지만 7월 19일 현재 승패 마진은 플러스 10(51승 1무 41패)이었다. 하지만 이후 그동안 벌어놨던 승수를 모조리 까먹었다. 9일 현재 53승 1무 56패로 이젠 패가 더 많아졌다. LG의 부진과 함께 중위권 순위 싸움도 요동치고 있다. 4위 넥센과 8위 KIA의 승차는 4.5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LG는 매일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자칫 5위권 밖으로 밀릴 수도 있다. 당장 6위 삼성과의 경기 차가 0이다. 7위 롯데와도 2.5경기 차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일정까지 험난하다. KBO리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때문에 17일부터 9월 3일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그런데 LG는 휴식기 전까지 순위권 경쟁 중인 팀들과 줄줄이 맞붙어야 한다. 9, 10일에는 여름 들어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과 2연전을 치르고 있다. 올스타전 전까지 하위권에 머물던 삼성은 최근 11경기에서 7승 1무 3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안정된 선발진에 타선 집중력도 좋아졌다. 11, 12일에는 넥센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LG는 넥센을 상대로 10승 2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의 홈런포를 앞세운 넥센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14, 15일에는 KIA를 상대한다. LG로서는 믿을 만한 구석도 많지 않다. 차우찬과 임찬규 등 토종 선발투수가 부진하고 외국인 투수 윌슨이 팔꿈치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다. 팀 타율은 나쁘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아쉽다. 허벅지를 다친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는 9월 초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2루수 정주현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은 “현재 LG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에이스다. 확실히 한 경기를 잡아줄 수 있는 투수가 나와야 한다. 자칫하면 부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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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겐 아직 활시위 당길 근육이 남아있다

    “이제 그만두는 게 좋겠다. 빨리 수술하고 치료하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살펴보던 주치의는 은퇴를 권유했다. 오른쪽 어깨 근육과 오른팔 위쪽 근육 일부가 완전히 찢어졌다고 했다. 몇 해 전부터 이상 증세가 있긴 했다. 활시위를 당길 때마다 뚝뚝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아팠다. 시위를 당기기는커녕 팔을 들어올리기조차 힘들었다. 지난해 여름 한국 남자 양궁의 맏형 오진혁(37·현대제철)은 은퇴의 기로에 섰다. 진통제를 맞아가며 근근이 연말까지 버텼지만 선수 생활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 그랬던 오진혁이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다.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오진혁은 “계속 아프다 보니 이젠 통증에 익숙해진 것 같다. 몸 상태만 보면 언제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활을 쏘려 한다”고 말했다. 두 개의 근육이 파열된 오진혁이 어떻게 양궁 대표팀에 뽑힐 수 있었을까.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건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려운 일 아니던가. 현역 연장의 의지가 컸던 오진혁의 과감한 결단이 효과를 봤다. 우람한 체격(키 182cm, 몸무게 97kg)의 오진혁은 강한 활을 쏘는 선수였다. 시위를 당길 때의 장력(줄에 걸리는 힘의 크기)이 54파운드나 됐다. 야구의 투수에 비유하면 시속 155km를 쉽게 던지는 강속구 투수였다. 장력이 클수록 화살을 더 강하게 날릴 수 있다. 오진혁은 겨울 훈련 때 기교파 투수로 변신했다. 어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의 장력을 8파운드나 줄였다. 요즘 46파운드짜리 활을 쓰는 그는 “요즘엔 시속 140km대 초반의 공을 던지는 변화구 투수가 됐다”며 웃었다. 처음엔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전했다. 요즘도 오조준 때 헷갈릴 때가 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실력으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한국 나이로 38세의 오진혁은 남녀 양궁 선수를 통틀어 메인 대회(올림픽,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최고령 선수다.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로 모든 것을 이룬 그는 무엇 때문에 활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모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봤습니다. 목표 의식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또 대표 선발전을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난 양궁장에 있어야 ‘사는 맛’이 납니다. 치열한 선발전이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후배들이랑 경쟁하는 자체가 즐겁습니다.” 이번 아시아경기 목표는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다. 2012년 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그는 개인전 금메달을 땄지만 단체전은 모두 동메달이었다. 오진혁은 “좋은 후배들과 다 함께 시상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아시아경기에는 리커브 5개, 컴파운드 3개 등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리커브 대표팀 주장인 그에게 예상 금메달 수를 물었다. “지금처럼만 쏘면 모든 금메달은 우리 차지예요. 다른 나라 선수들은 태극마크만 보면 벌벌 떨거든요.”진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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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배워 오승환 응원하자”… 콜로라도, 무실점 행진에 큰 기대

    ‘Hangsang gibon eh choongshilhaja.’ ‘끝판왕’ 오승환(36·사진)이 콜로라도 이적 후 첫 세이브를 따낸 6일 콜로라도 구단 공식 트위터에는 이런 글귀가 올라왔다. 이를 영어 발음대로 읽으면 ‘항상 기본에 충실하자’가 된다. 콜로라도는 위의 두 문구를 나란히 트위터에 올렸다. 오승환은 이날 밀워키전에서 11회 말 에릭 크래츠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세이브를 따냈다. 투구 후 1루 베이스 커버라는 기본을 잘 지킨 덕분이었다. 콜로라도 구단은 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오승환 영입 후 콜로라도는 “한국 선수 오승환과 함께 한글을 배우자”라며 오승환과 관련된 트윗에 이런 식으로 한글과 영문을 병기하고 있다. 오승환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오승환도 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로키스 트위터의 한글 사랑. 방문하셔서 많은 한글 응원도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오승환은 7일 피츠버그와의 안방경기에서도 1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1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2-0으로 앞선 8회초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1이닝을 1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홀드를 따냈다. 시즌 17번째 홀드. 콜로라도는 9회초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0 승리를 지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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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보기 힘든 폼, 세상 치기 힘든 공

    SK 투수 박종훈(27)은 투구 폼이 무척 특이하다. 언더핸드 투수인 그는 손이 땅에 닿을 듯 말 듯 공을 던진다. KBO리그 투수를 통틀어 손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가장 낮다. 하지만 그를 ‘정통’ 언더핸드 투수라고 부르긴 애매하다. 여느 잠수함 투수에 비해 투구 동작이 부자연스럽다. 와인드업 후 엉거주춤하게 몸을 숙인 뒤 갑자기 공을 던진다.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투구 자세다. 공을 던지다가 손이 땅에 긁힌 건 부지기수다. 군산상고 시절엔 투구 중 오른손이 찢어져 병원으로 달려간 적도 있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손이 땅에 심하게 긁혀 2군 경기 도중 교체되기도 했다. 박종훈의 이런 독특한 투구 폼은 투수로서 큰 장점이기도 하다.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하는 곳에 공을 제대로 던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첫 풀타임 선발로 나선 2016년 박종훈은 제구에 애를 먹었다. 그해 KBO리그 투수 가운데 볼넷(91개)과 몸에 맞는 공(23개)을 가장 많이 허용했다. 최다 패전(13패)도 공동 1위여서 불명예 3관왕을 차지했다. 그랬던 박종훈이 2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영점’이 잡혀 에이스급 투수가 됐다. 그는 5일 열린 LG와의 잠실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5패)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12승(7패)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다. 박종훈은 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SK에 입단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은 컨트롤이 아예 없는 투수였다. 지난해 약간 눈을 떴고, 올해 비로소 좀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며 웃었다. 지난해 12승을 거두긴 했지만 25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여전히 이 부문 1위였다. 볼넷도 61개(4위)나 허용했다. 올해는 6일 현재 볼넷 38개, 몸에 맞는 볼 8개로 각각 13, 14위다. 박종훈은 “데뷔 후 줄곧 4사구에 대한 부담에 시달렸다. 그런데 지난해 코치님들에게서 ‘맞혀도 좋으니 맘껏 던져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타자들에겐 미안하지만 맘껏 던졌고 많이 맞혔다. 그러면서 나만의 릴리스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무기는 직구와 커브다. 직구 스피드는 130km 후반대지만 워낙 낯선 투구 폼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밑에서 위로 솟아오르는 120km 내외의 커브는 ‘명품 구종’으로 꼽힌다. 박종훈은 “원래 오버핸드 투수였는데 중학교 때 언더핸드로 전향했다. 그런데 중고교 시절 언더핸드 투수를 지도할 코치님이 없었다. 독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폼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올해 들어 중요한 순간 정확하게 잘 던진다. 직구가 워낙 힘 있게 들어오다 보니 커브까지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박종훈의 존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야구대표팀에도 큰 힘이 된다. 최근 대표팀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종훈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 9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성인 대표팀에 난생처음 발탁된 박종훈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 이름이 포함돼 너무 기뻤다. 대표팀에서도 인정받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오기가 생겨 최근 더 열심히 던졌다. 하루빨리 자카르타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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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 ‘거포 본색’… KT전 2회 솔로-5회 투런포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32·넥센·사진)가 연일 홈런을 몰아 치고 있다. 박병호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해 멀티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는 6-0으로 앞선 2회초 상대 선발 박세진의 5구째 직구(시속 138km)를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12-0으로 크게 앞선 5회초에는 고창성의 몸쪽 꽉 찬 투심 패스트볼(시속 136km)을 중월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8, 29호 홈런을 기록한 그는 로하스(KT)와 함께 홈런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올스타 휴식기 후 16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초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하고도 홈런 선두 로맥(35개·SK)에게 6개 차로 따라붙었다.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박병호는 미국에 건너가기 전인 2014년과 2015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5위 넥센은 이날 KT를 20-2로 대파하며 4위 LG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SK에 3-12로 대패하며 5연패에 빠진 LG는 6위 삼성에도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삼성은 강민호의 홈런 2개 등을 앞세워 롯데를 8-2로 꺾었다. 삼성은 KBO리그 최초로 팀 45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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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만 보면 얼어붙는 쌍둥이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혈투였다. 그렇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승자는 역시 두산이었고 패전은 LG의 몫이었다. 두산이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를 14-8로 꺾고 올 시즌 LG 상대 10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12연승이다. LG 선수들은 마치 집단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정적인 순간 스스로 무너졌다. LG 야수진이 범한 공식 실책은 2루수 정주현이 기록한 2개였다. 2회와 6회 정주현의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식 실책 외에도 실수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2회 중견수 이형종은 잡을 수 있는 뜬공을 놓쳤고 6회 포수 정상호는 투수와 사인이 맞지 않아 패스트볼을 기록했다. 7회 황경태의 평범한 번트 타구는 야수들이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는 바람에 안타가 됐다. 두산은 LG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7-7 동점이던 6회 상대의 실수를 틈타 3점을 달아났고 7회말엔 오재일의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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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승 최원태, 선동열호 승선?

    넥센의 젊은 선발투수 최원태(21·사진)는 승리의 아이콘이다. 나가면 이기는 경우가 많다. 최원태는 지난달 31일 SK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4연패 중이던 팀을 구해낸 소중한 승리였다. 벌써 시즌 13승(7패)째다. 15승을 거둔 후랭코프(두산)에 이어 다승 공동 2위다. 13승을 기록하고 있는 린드블럼(두산)과 동률로 국내 투수 가운데선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한국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대표팀 최종 명단은 6월 11일 확정됐는데 당시 그의 성적은 6승 6패, 평균자책점 4.27이었다. 괜찮은 성적이었지만 반드시 뽑아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엔트리 발표 직전이던 6월 6일 두산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원태가 ‘승리 요정’으로 떠오른 건 그 직후다. 6월 12일 한화전부터 지난달 31일 SK전까지 9경기에서 7승(1패)을 쓸어 담았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3.84다. 7월 월간 최다 선발승(4승)도 그의 차지다. 최원태의 최대 강점은 안정감이다. 평균자책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6∼7이닝을 소화한다. 코칭스태프로서는 계산이 서는 투수다. 지난해 박승민 코치로부터 배운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다. 공의 실밥 위에 검지와 중지를 걸치고 던지는 투심 패스트볼은 똑바로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살짝 가라앉아 땅볼 유도에 제격이다. 투심을 처음 장착한 지난해 11승을 거뒀고, 올해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다. 사정이 이러니 최원태를 대표팀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공교롭게 왼손 선발 요원 차우찬(31·LG)이 부상 중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 후 8경기에서 1승 4패의 부진을 보인 차우찬은 설상가상으로 고관절 부상까지 드러났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달 24일 삼성전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원태는 “아시아경기 교체 발탁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 마음 편하게 다음 선발 등판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우찬의 부상 회복이 더뎌질 경우 최원태는 교체 1순위다. 최종 엔트리에 든 선수가 부상 시엔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 오른손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전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선택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이르면 다음 주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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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학도 헤일, 데뷔전 65개로 6이닝 경제적 투구

    한화의 새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헤일(31)은 24일 KIA와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1km였는데, 싱커는 직구보다 빠른 152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었다. 단 65개의 공으로 6이닝을 소화하는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안타는 2개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헤일은 이달 초까지 메이저리그에 몸담았던 투수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3경기, 미네소타에서 1경기 등 4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모처럼 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한화는 양키스로부터 방출된 헤일을 연봉 50만 달러(약 5억6000만 원)에 데려왔다. 뛰어난 실력만큼 주목을 끈 것은 그의 학력이다. 헤일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중 하나인 프린스턴대 출신이다. 미국 대학들은 운동선수에 대해서도 학사 관리를 엄격하게 한다. 전 세계 수재들이 모이는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들은 과제가 많기로 유명하다. 헤일은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가을에 입학했는데 첫해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정신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 당시 경험들이 선수 생활 내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은 프린스턴대에 재학 중이던 2009년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로부터 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는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뛰면서 틈틈이 학업을 이어가 2011년 학교를 졸업했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의 앞에는 다양한 길이 열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야구였다. 헤일은 “어릴 때부터 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개인적으로 사무실 같은 곳보다는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운동하는 게 체질인 것 같다. 다른 직업이야 야구를 관두고 난 뒤에 고려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학 때 전공한 경제학이 야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까. 그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경제학을 공부할 당시 다양한 분석 방법을 배웠는데 타자들을 상대할 때 그런 방식들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 30대 초반인 그는 야구 선수로 한창이다.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나 KBO리그를 밟게 됐지만 여기서 실력을 닦아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NC에서 뛰다 밀워키로 화려하게 복귀한 에릭 테임즈처럼 한국에서 야구 실력을 키운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선수도 꽤 된다. 은퇴는 아직 먼 이야기지만 그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생각은 하고 있다. 그는 “야구를 그만두면 야구 팀 프런트나 금융 관련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 아니면 개인사업을 할까도 생각 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이비리그 출신은 많은 편이 아니다.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 4명 정도가 지명을 받지만 메이저리거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카일 헨드릭스(29·시카고 컵스)가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 고교 시절부터 골프와 야구 두 종목에 재능을 보인 헨드릭스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다트머스대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중 텍사스로부터 다시 지명을 받았고, 2012년 컵스로 트레이드됐다.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컵스의 선발 한 축을 맡고 있다. 2016년에는 16승 8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다트머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교수님(The Professor)’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올해 초 은퇴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 영(39·전 캔자스시티)도 프린스턴대 출신이다. 208cm의 장신인 그는 대학 시절 농구와 야구 두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면서 피츠버그(야구)와 새크라멘트(농구)로부터 동시에 지명을 받기도 했다. 야구를 택한 그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79승 67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이 밖에 보스턴 등에서 뛰었던 포수 라이언 러번웨이는 예일대를, 신시내티 등에서 활약했던 로스 올렌도프는 프린스턴대를 나왔다. 전천후 야수로 활약했던 마크 데로사(전 애틀랜타, 토론토)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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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안방’ 계획에 신났다… 한화, KIA에 6-3 환호

    한화의 안방인 대전 한화이글스파크는 1964년 문을 연 오래된 구장이다. 1만3000명의 관중을 수용하지만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위한 공간이 협소해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올 시즌 뜨거운 한화 야구 열풍 속에 팬들의 숙원인 새 야구장 건립이 시동을 걸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24년까지 현재 야구장 바로 옆에 2만2000석 규모의 새 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새 야구장 건립 예상 비용 1360억 원은 시비(660억 원), 한화(400억 원), 국비(300억 원)로 각각 조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온 이날 한화는 안방에서 KIA를 6-3으로 꺾었다. 아내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휴가를 다녀온 선발 투수 샘슨이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져 11승째를 거뒀다. 효자 외국인 타자 호잉은 3회 결승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위 SK는 선두 두산을 8-3으로 꺾고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SK가 두산을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이긴 것은 2008년 4월 4∼6일 이후 10년 만이다. 두 팀의 승차는 7경기로 줄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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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창섭 “8실점 크게 무너진 뒤 ‘내 공을 믿자’ 깨달음”

    “저도 가끔씩 황금사자기와의 인연이 저를 삼성으로 이끈 게 아닌가 생각하곤 해요.” 마운드 위에선 돌부처처럼 무표정한 그의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삼성 ‘루키’ 투수 양창섭(19)은 그라운드 밖에선 영락없는 19세 청년이었다. 2016, 2017년 2년 연속 덕수고를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정상으로 이끈 양창섭은 2년 연속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올해 72회 대회를 치른 국내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역사상 2번째 대기록이었다. 최고의 고교 우완 투수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1차 지명을 받지 못했다. 넥센은 안우진, 두산은 곽빈, LG는 김영준을 각각 뽑았다. 2차 2번으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그는 운명처럼 ‘사자 군단’ 라이온즈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리빌딩에 한창인 삼성은 그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데뷔 첫 선발이었던 3월 28일 KIA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쇄골, 발목을 잇달아 다치면서 6월 중순에야 1군에 복귀했다. 돌아온 양창섭은 현재 삼성 선발진에서는 없어선 안 될 투수다. 삼성은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들어 이날까지 6승 3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그중 2승이 양창섭의 어깨에서 나왔다. 24일 LG전에선 6이닝 무실점, 18일 KIA전에서는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4승 2패, 평균자책점 4.23.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으로 썩 빠른 편이 아니다. 최고 구속도 시속 145km 정도다. 그의 경쟁력은 남다른 볼 끝이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보다 공이 힘 있게 미트에 꽂힌다. 윤성환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변화구의 예리함 등 부족한 점이 있지만 경험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팀 선배 윤성환(37)은 정교한 제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125승(89패)을 기록 중인 오른손 투수다. 양창섭은 “어릴 적부터 윤성환 선배님이 롤모델이었다. 기복 없이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심해 보이는 윤성환도 양창섭은 끔찍이 챙긴다. 양창섭은 “틈날 때마다 타자 상대 노하우 등을 알려주신다. 글러브와 스파이크 등 물품도 곧잘 선물해 주신다”며 웃었다. 특유의 패기도 강점이다. 신인답지 않게 어떤 팀, 어떤 타자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19세 투수가 겁 없이 던지는 걸 보면 대견하다. 몸이 더 커지고, 구속이 더 빨라지면 훨씬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창섭은 7월 6일 두산과의 경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그날 양창섭은 3과 3분의 1이닝 8안타 4볼넷 8실점으로 무너졌다. 데뷔 후 최악의 피칭이었다. 그는 “많은 공부가 됐다. 프로 선배들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안 맞으려 피하려다 더 경기가 꼬였다. 그 경기를 통해 맞더라도 내 공만 던지자는 마음을 새롭게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2연승은 두산전에서의 교훈을 통해 나왔다. 양창섭은 “고교 때 라이벌이었던 강백호(KT)나 곽빈(두산) 등과는 평소 통화도 자주 하며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서로 넘어야 할 상대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다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LG가 9회말 오지환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7-5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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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슬 두’의 진화… ‘멀티 두’

    후반기 들어서도 두산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정규 시즌 1위 달성 여부보다 얼마나 큰 차이로 1위를 하느냐가 관심사라고 할 정도다. 두산은 24일 SK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면서 최근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63승 31패(승률 0.670)로 2위 SK에 9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제 몫을 해줬던 토종 선발 장원준은 3승 6패에 평균자책점 10.48의 부진 끝에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유희관 역시 4승 6패에 평균자책점 6.72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는 일찌감치 퇴출됐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반슬라이크 역시 부진 끝에 2군에 머물고 있다. 이런 빈틈을 두산은 든든한 야수진으로 채워 나가고 있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선수층의 두께는 전력의 핵심이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김현수(LG), 민병헌(롯데), 정수빈(경찰) 등 주전급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특유의 화수분 야구답게 어느새 새 얼굴들이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고 있다. 올해 두산의 팀 타율은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0.308에 이른다. 백업 선수로 뛰면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한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2일 LG와의 경기에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은 탈수 증세를 호소한 허경민을 대신해 선발 3루수로 출전했다. 올해 지명타자로 가장 많이 나선 최주환은 2루수를 맡았다. 백업 포수 박세혁은 우익수로 나섰다. 24일 SK전에서는 유격수 류지혁-2루수 오재원이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박세혁은 2경기 연속 선발 우익수로 출전했다. 차세대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고 있는 류지혁의 타율은 0.255에 불과하다. 홈런은 하나도 못 쳤고 타점도 14개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에서 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무엇보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다. 올해 34차례 선발 출장한 그는 유격수로 21번, 3루수로 9번을 나섰다. 1루수와 2루수로도 각각 2번 선발 출장했다. 여러 포지션을 다 맡을 수 있으니 대수비, 대주자로도 활용도가 높다. 우익수 박세혁 카드도 매력적이다. 박세혁은 포수이지만 우익수에서도 괜찮은 수비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포구도 잘하고 발도 빠르다. 어깨만 따지면 KBO리그 전체 외야수를 통틀어 가장 싱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가끔 우익수 연습을 하는 그는 올해 6월 26일 NC전에서 데뷔 이후 처음 우익수로 출전했다. 6월 5일 넥센전에서는 경기 후반 1루수 미트를 끼는 등 포수와 내야, 외야를 모두 아우른다. 최주환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주전 2루수 오재원은 1루수도 무난히 소화해 낸다. 김 감독은 “긴 레이스를 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모든 팀이 다 준비하는 부분”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돌려쓰는 재미가 누구보다 쏠쏠해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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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이헌재]삼성과 한국 스포츠의 이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학창 시절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레슬링 선수로 뛰었다. 그 때문인지 레슬링을 비롯한 비인기 종목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이 회장은 곧잘 서울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두둑한 훈련 지원금을 내놓았다. 1982년부터 1997년까지는 대한레슬링협회장도 맡았다. 회장사를 그만둔 후에도 레슬링에 대한 지원은 이어갔다. 약 30년간 레슬링에 쓴 돈만 300억 원 가까이 된다. 삼성은 2012년을 마지막으로 레슬링협회 후원을 중단했다. “협회 내부 갈등과 파벌이 심각해 예산의 투명성 제고가 전혀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은 삼성생명 레슬링 팀을 운영하고 있을 뿐 협회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협회 운영비가 예전의 3분의 1도 안 되게 쪼그라들면서 국가대표 전지훈련이 크게 줄었다.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번 주 삼성은 또 하나의 종목과 인연을 끊는다. 1997년부터 21년간 후원해온 대한빙상경기연맹이다. 삼성생명 출신 김상항 회장이 지난달 물러난 데 이어 이번 주엔 연맹에 파견 나와 있던 삼성 직원들도 모두 돌아간다. 삼성은 그동안 220억 원을 투자해 한국을 겨울 스포츠 강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삼성은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최대 후원자였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4대 프로스포츠에서 팀을 운영해 오고 있고, 골프에서도 박세리 등을 후원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체육계가 흔들렸을 때도 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창때 삼성은 육상과 빙상, 레슬링, 탁구, 승마, 배드민턴, 태권도 등 모두 7개 종목의 회장사를 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포츠에서 점점 발을 빼는 모양새다. 몇 해 전 20년 넘게 운영해 왔던 테니스단과 럭비단을 해체했다. ‘무조건 1등’을 외쳤던 프로스포츠에서도 특유의 야성을 잃어버렸다. 공격적인 투자로 최고의 선수들을 싹쓸이했던 건 모두 옛날 일이다. 야구는 몇 년째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삼성은 아마추어 종목 가운데 양대 기초 종목인 육상과 빙상 두 종목에 대해서만은 꾸준히 후원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빙상에서 손을 떼면서 남은 것은 육상 하나뿐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스포츠도 투자 없이 결실을 맺기 힘들다. 삼성과의 이별은 한국 스포츠로서는 큰 악재다. 예전 같았으면 내달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삼성을 비롯한 많은 기업인들이 선수촌을 찾아 격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충북 진천선수촌은 찾는 이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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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혹’ 박한이, 잊혀지나 했더니…

    삼성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9)는 많은 것을 이룬 선수다. 20대 초반이던 2001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한 뒤 마흔을 바라보는 올해까지 18년째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11차례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우승 반지는 현역 최다인 7개나 된다. 한국시리즈 최다 출전(63경기), 최다 안타(57개), 최다 타점(28점), 최다 득점(38점), 최다 루타(79개) 기록 등이 모두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올 시즌을 포함해 지난 몇 년간 삼성이 하위권에 머물면서 박한이도 그 존재감을 드러낼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21일과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찾은 팬들은 모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박한이”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박한이를 앞세운 삼성이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21일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범수를 상대로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8회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선 뒤 9회 유일하게 들어선 타석에서 큰일을 냈다. 선발 우익수로 출전한 22일엔 9회말 무사 1, 2루에서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좌전 안타를 때렸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KBO리그 37년 역사상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다. 롯데 문규현이 2016년 6월 28, 29일 삼성전에서 첫 기록을 세웠다. 올해 박한이의 타율은 0.283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310(58타수 18안타)이나 된다. 7회 이후 타율이 0.353(68타수 24안타)이나 될 정도로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부분은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다.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왼손 타자 박한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432(37타수 16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끝내기 안타 상대였던 김범수와 정우람도 모두 왼손 투수였다. 박한이는 “오래 프로 생활을 했지만 끝내기는 언제나 짜릿하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팀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5위 넥센에 3경기 차로 따라붙은 7위 삼성은 3년 만에 ‘가을 야구’에 도전한다. 그 중심엔 ‘가을 DNA’가 새겨진 박한이가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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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LG엔 지고 있어도 걱정이 안돼”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두산이 22일 또 한 번의 역전승으로 같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를 울렸다. 올 시즌 LG전 8전 전승 행진이다. 지난해 말까지 포함하면 LG전 10연승이다. 반면 올해 두산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 LG는 주말 3연전을 모두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이날 두산 라인업은 평소와 달랐다. 전날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은 중견수 박건우와 탈수 증세를 보인 3루수 허경민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포수 박세혁이 우익수로 출전했고, 체력 부담을 호소한 오재원도 2루수 대신 지명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선제점은 이날도 LG의 차지였다. 1회말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 때 3루 주자 이형종이 홈을 밟았다. LG 선발 투수 윌슨은 6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양 팀의 운명이 갈린 것은 7회초 두산 공격이었다. 1사 후 양의지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한 게 시작이었다. 이어 1사 1루에서 오재원의 평범한 땅볼을 1루수 양석환이 2루에 악송구해 1사 1, 2루가 됐다. 2루 주자 양의지는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에 성공했고, 1루 주자 오재원도 단독 도루로 2루를 밟았다. 김재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대타 박건우가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3루타를 쳐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LG로서는 중견수 이형종의 느린 타구 판단이 아쉬웠다. 두산은 8회 김재환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9회에는 오재원과 허경민이 고우석을 상대로 각각 1점과 2점 홈런을 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1의 승리로 최근 5연승 행진을 이어간 두산은 63승 30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LG는 이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3일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3연전 첫날인 20일에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4-5로 역전패했고, 21일에는 초반 7점 차나 앞서 가던 경기를 10-17로 내줬다. 삼성은 9회말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에 5-4로 승리했다. 박한이는 하루 전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9회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는 등 이틀 연속 끝내기 쇼를 펼쳤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2016년 문규현(롯데) 이후 KBO 통산 2번째 기록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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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 시원한 버디쇼… 폭염 뚫고 2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선수들이 우승자에게 샴페인 생수를 뿌리며 축하를 건네곤 한다. 그런데 22일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소영(21·사진)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차가운 얼음 세례였다. 올 들어 가장 기온이 높이 치솟은 이날 동료들은 얼음이 가득 든 상자를 그의 머리 위로 쏟아 부었다. 이소영은 “마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하는 줄 알았다”며 즐거워했다. 경기 여주 솔모로 골프장 메이플·파인코스(파72)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소영의 샷은 작열하는 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하이라이트는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한 21일 2라운드였다. 이소영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몰아치며 11언더파 61타로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지난해 이정은(22)이 세운 KLPGA투어 18홀 최소타(60타)에 불과 1타 모자랐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배선우가 세운 코스레코드(9언더파 63타)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KLPGA투어 역사상 61타를 친 선수는 이소영 외에 전미정(2003년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밖에 없다. 2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14언더파로 절친한 후배 최혜진(19)과 함께 공동선두에 오른 그는 3라운드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이소영은 12번홀(파3)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15번홀(파4)에서도 만만치 않은 3m 버디 퍼팅을 넣었다. 1타 차로 추격하던 최혜진이 18번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놓치면서 우승컵은 이소영의 차지가 됐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한 그는 시즌 2승째이자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 이소영은 “2라운드에서 엄청난 스코어를 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올 시즌 1승이 목표였는데 벌써 2승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배선우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한 ‘슈퍼 루키’ 최혜진은 준우승 상금 5850만 원을 보태 시즌 상금 5억7730만 원으로 상금 선두에 올랐다. 평균 타수(69.772타)에서도 이정은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최혜진은 대상포인트(330점)까지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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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이젠 넥센이 만만해”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LG 팬들이 암흑기라 부르는 시기다. 여기에 큰 영향을 끼친 팀은 넥센이다. 2008년 1군 무대에 뛰어든 넥센은 2012년까지 수시로 LG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2013년 마침내 ‘가을잔치’에 나갔지만 넥센과의 악연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2008년부터 7년간 LG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건 2010년 단 한 해뿐이다. LG와 넥센의 맞대결을 지칭하는 ‘엘넥라시코’의 승자는 거의 넥센이었다. 언더도그였던 LG가 전세를 뒤집은 것은 2016년부터다. 그해 10승 6패로 모처럼 우위에 섰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지난해에도 10승 1무 5패로 앞섰다. 지긋지긋한 ‘넥센 공포증’을 탈출한 LG는 올해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는 최근 몇 해 사이 달라진 양 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LG는 7회까지 3-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8회초 만루 찬스에서 대타 유강남이 김상수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8-7로 승리했다. LG는 올해 3월 첫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뒤 내리 9번을 이겼다. 19일에도 8-3으로 승리해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0승 2패가 됐다. 4위(52승 1무 41패)를 달리고 있는 LG는 5위 넥센(46승 49패)을 6.5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서용빈 SPOTV 해설위원은 “몇 년 전만 해도 LG는 넥센만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어처구니없는 패배가 반복되다 보니 선수들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감을 잃었다. 그런데 리빌딩을 하면서 LG의 선수 구성이 몇 해 전과는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김현수 등이 가세하며 타선이 강해진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LG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있다. 잠실구장을 함께 안방으로 쓰는 두산이다. LG는 올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과 5번 싸워 모두 패했다. 올해 두산에 한 경기도 못 이긴 팀은 LG가 유일하다. LG는 20일부터 3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11차례나 두산과 만나야 한다. LG 관계자는 “두산에 연달아 패했던 4, 5월과는 상황이 다르다. 팀이 안정감을 찾은 만큼 예전처럼 쉽게 당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에는 원투 펀치인 소사와 윌슨 등이 등판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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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스타’ 추신수, 홈런더비까지?

    데뷔 후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꿈을 이룬 추신수(36·텍사스·사진)가 올스타전 부대 행사로 열리는 ‘홈런 더비’에 출전할까.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 모닝 뉴스’는 10일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지인으로부터 홈런 더비 출전 제의를 받은 사실을 전했다. 추신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이더라. 몇 자리가 남아 있다며 출전을 권했다”고 말했다. 그는 “홈런 더비 출전은 생각조차 안 해봤다. 당황스러운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스타전에 앞서 열리는 홈런 더비는 리그의 대표 홈런 타자들이 주로 출전한다. 중장거리형 타자인 추신수에게 썩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다. 추신수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2개(2010년, 2015년)다. 올해는 벌써 17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거포’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4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팀 신기록을 세운 추신수의 합류가 홈런 더비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아마 안 나갈 것 같다”면서도 “올스타전까지는 아직 며칠이 남았다”며 여지를 뒀다. 허벅지 부상도 부담스럽다.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을 안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하고 있다. 10일 보스턴전에도 나서지 않고 하루 휴식을 취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18일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며, 홈런 더비는 하루 전인 17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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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미러클 ‘-31’… 김세영 LPGA 사상 최소타 우승

    마법이 역사가 됐다. 공을 치면 홀에 붙었고 퍼트를 대면 들어갔다. 1∼3라운드에서 검정 반바지와 흰 치마를 번갈아 입고 나왔던 김세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어김없이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왔다.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마지막 순간 빨간 셔츠를 입고 등장해 기적 같은 승리를 연출했던 것을 연상시켰다. 어려서부터 익힌 태권도 공인 3단의 단단한 하체,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바지가 뿜어내는 자신감이 신들린 듯한 샷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라운드엔 늘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오는 그에겐 빨간 바지가 100장도 넘게 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사를 새로 썼다. 김세영은 9일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662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소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자 남자골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22언더파 266타)와는 무려 9타 차가 났다. LPGA투어 통산 7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춘 김세영은 우승 상금으로 30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받았다. 여자 골프 역사상 최초로 30언더파를 돌파한 김세영은 ‘여자 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자신이 함께 갖고 있던 L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을 가뿐히 넘었다. 소렌스탐은 2001년에, 김세영은 2016년에 각각 27언더파를 쳤다. 남자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이다. PGA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가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31언더파다. 김세영은 또한 2004년 캐런 스터플스(미국)의 258타(파70·22언더파)를 넘어 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도 세웠다. PGA투어 최소타 기록은 2017년 소니오픈에서 253타(27언더파)를 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갖고 있다. 김세영은 대회 내내 정교한 아이언샷을 뽐냈다. 4라운드 그린 적중률은 94.4%나 됐다. 18번 시도해 17번 온 그린에 성공했다. 4라운드 통산 그린 적중률 역시 93.1%(72번 중 67회)나 됐다. 특유의 장타도 여전했다. 크지 않은 체구(키 163cm)인 김세영이지만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74.88야드로 집계됐다. 31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동안 유일한 흠은 2라운드 17번홀(파3)에서 기록한 더블보기였다. 하지만 3라운드 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이를 만회했다. 투어 데뷔 4년 차에 투어 상금 500만 달러(519만1525달러·약 58억 원)를 돌파한 김세영은 “2년 전 파운더스컵에서 소렌스탐의 최다 언더파 기록과 같은 27언더파를 친 뒤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그 꿈을 이루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5년 롯데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박인비를 상대로 그해 LPGA투어 베스트샷 1위에 올랐던 기적의 ‘샷 이글’로 역전승하는 등 자주 극적인 승리를 낚은 그에겐 ‘역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코스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담하게 승부해 온 그였지만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데 더욱 주력했다. 그는 “보기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동영상을 보고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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