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선수들이 우승자에게 샴페인 생수를 뿌리며 축하를 건네곤 한다. 그런데 22일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소영(21·사진)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차가운 얼음 세례였다. 올 들어 가장 기온이 높이 치솟은 이날 동료들은 얼음이 가득 든 상자를 그의 머리 위로 쏟아 부었다. 이소영은 “마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하는 줄 알았다”며 즐거워했다. 경기 여주 솔모로 골프장 메이플·파인코스(파72)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소영의 샷은 작열하는 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하이라이트는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한 21일 2라운드였다. 이소영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몰아치며 11언더파 61타로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지난해 이정은(22)이 세운 KLPGA투어 18홀 최소타(60타)에 불과 1타 모자랐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배선우가 세운 코스레코드(9언더파 63타)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KLPGA투어 역사상 61타를 친 선수는 이소영 외에 전미정(2003년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밖에 없다. 2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14언더파로 절친한 후배 최혜진(19)과 함께 공동선두에 오른 그는 3라운드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이소영은 12번홀(파3)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15번홀(파4)에서도 만만치 않은 3m 버디 퍼팅을 넣었다. 1타 차로 추격하던 최혜진이 18번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놓치면서 우승컵은 이소영의 차지가 됐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한 그는 시즌 2승째이자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 이소영은 “2라운드에서 엄청난 스코어를 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올 시즌 1승이 목표였는데 벌써 2승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배선우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한 ‘슈퍼 루키’ 최혜진은 준우승 상금 5850만 원을 보태 시즌 상금 5억7730만 원으로 상금 선두에 올랐다. 평균 타수(69.772타)에서도 이정은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최혜진은 대상포인트(330점)까지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LG 팬들이 암흑기라 부르는 시기다. 여기에 큰 영향을 끼친 팀은 넥센이다. 2008년 1군 무대에 뛰어든 넥센은 2012년까지 수시로 LG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2013년 마침내 ‘가을잔치’에 나갔지만 넥센과의 악연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2008년부터 7년간 LG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건 2010년 단 한 해뿐이다. LG와 넥센의 맞대결을 지칭하는 ‘엘넥라시코’의 승자는 거의 넥센이었다. 언더도그였던 LG가 전세를 뒤집은 것은 2016년부터다. 그해 10승 6패로 모처럼 우위에 섰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지난해에도 10승 1무 5패로 앞섰다. 지긋지긋한 ‘넥센 공포증’을 탈출한 LG는 올해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는 최근 몇 해 사이 달라진 양 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LG는 7회까지 3-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8회초 만루 찬스에서 대타 유강남이 김상수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8-7로 승리했다. LG는 올해 3월 첫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뒤 내리 9번을 이겼다. 19일에도 8-3으로 승리해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0승 2패가 됐다. 4위(52승 1무 41패)를 달리고 있는 LG는 5위 넥센(46승 49패)을 6.5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서용빈 SPOTV 해설위원은 “몇 년 전만 해도 LG는 넥센만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어처구니없는 패배가 반복되다 보니 선수들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감을 잃었다. 그런데 리빌딩을 하면서 LG의 선수 구성이 몇 해 전과는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김현수 등이 가세하며 타선이 강해진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LG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있다. 잠실구장을 함께 안방으로 쓰는 두산이다. LG는 올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과 5번 싸워 모두 패했다. 올해 두산에 한 경기도 못 이긴 팀은 LG가 유일하다. LG는 20일부터 3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11차례나 두산과 만나야 한다. LG 관계자는 “두산에 연달아 패했던 4, 5월과는 상황이 다르다. 팀이 안정감을 찾은 만큼 예전처럼 쉽게 당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에는 원투 펀치인 소사와 윌슨 등이 등판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데뷔 후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꿈을 이룬 추신수(36·텍사스·사진)가 올스타전 부대 행사로 열리는 ‘홈런 더비’에 출전할까.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 모닝 뉴스’는 10일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지인으로부터 홈런 더비 출전 제의를 받은 사실을 전했다. 추신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이더라. 몇 자리가 남아 있다며 출전을 권했다”고 말했다. 그는 “홈런 더비 출전은 생각조차 안 해봤다. 당황스러운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스타전에 앞서 열리는 홈런 더비는 리그의 대표 홈런 타자들이 주로 출전한다. 중장거리형 타자인 추신수에게 썩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다. 추신수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2개(2010년, 2015년)다. 올해는 벌써 17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거포’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4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팀 신기록을 세운 추신수의 합류가 홈런 더비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아마 안 나갈 것 같다”면서도 “올스타전까지는 아직 며칠이 남았다”며 여지를 뒀다. 허벅지 부상도 부담스럽다.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을 안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하고 있다. 10일 보스턴전에도 나서지 않고 하루 휴식을 취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18일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며, 홈런 더비는 하루 전인 17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법이 역사가 됐다. 공을 치면 홀에 붙었고 퍼트를 대면 들어갔다. 1∼3라운드에서 검정 반바지와 흰 치마를 번갈아 입고 나왔던 김세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어김없이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왔다.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마지막 순간 빨간 셔츠를 입고 등장해 기적 같은 승리를 연출했던 것을 연상시켰다. 어려서부터 익힌 태권도 공인 3단의 단단한 하체,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바지가 뿜어내는 자신감이 신들린 듯한 샷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라운드엔 늘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오는 그에겐 빨간 바지가 100장도 넘게 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사를 새로 썼다. 김세영은 9일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662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소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자 남자골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22언더파 266타)와는 무려 9타 차가 났다. LPGA투어 통산 7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춘 김세영은 우승 상금으로 30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받았다. 여자 골프 역사상 최초로 30언더파를 돌파한 김세영은 ‘여자 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자신이 함께 갖고 있던 L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을 가뿐히 넘었다. 소렌스탐은 2001년에, 김세영은 2016년에 각각 27언더파를 쳤다. 남자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이다. PGA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가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31언더파다. 김세영은 또한 2004년 캐런 스터플스(미국)의 258타(파70·22언더파)를 넘어 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도 세웠다. PGA투어 최소타 기록은 2017년 소니오픈에서 253타(27언더파)를 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갖고 있다. 김세영은 대회 내내 정교한 아이언샷을 뽐냈다. 4라운드 그린 적중률은 94.4%나 됐다. 18번 시도해 17번 온 그린에 성공했다. 4라운드 통산 그린 적중률 역시 93.1%(72번 중 67회)나 됐다. 특유의 장타도 여전했다. 크지 않은 체구(키 163cm)인 김세영이지만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74.88야드로 집계됐다. 31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동안 유일한 흠은 2라운드 17번홀(파3)에서 기록한 더블보기였다. 하지만 3라운드 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이를 만회했다. 투어 데뷔 4년 차에 투어 상금 500만 달러(519만1525달러·약 58억 원)를 돌파한 김세영은 “2년 전 파운더스컵에서 소렌스탐의 최다 언더파 기록과 같은 27언더파를 친 뒤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그 꿈을 이루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5년 롯데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박인비를 상대로 그해 LPGA투어 베스트샷 1위에 올랐던 기적의 ‘샷 이글’로 역전승하는 등 자주 극적인 승리를 낚은 그에겐 ‘역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코스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담하게 승부해 온 그였지만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데 더욱 주력했다. 그는 “보기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동영상을 보고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일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러시아의 8강전. 크로아티아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34·AS모나코)는 1-1로 맞선 후반 44분 상대 선수의 슈팅을 막은 뒤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고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고통이 상당한 듯 땅을 손바닥으로 세게 치기도 했다. 이미 교체카드 3장을 쓴 상황이라 교체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수바시치는 통증을 참고 다시 일어났다.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들어간 승부차기. 수바시치는 러시아의 첫 키커로 나선 표도르 스몰로프의 슈팅을 그림같이 막아냈다. 수바시치가 먼저 움직이자 스몰로프가 가운데로 공을 찼는데 수바시치가 공중으로 몸을 날린 상태에서 왼손을 뻗어 거짓말처럼 막아낸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승부차기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바시치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러시아의 세 번째 키커 마리우 페르난지스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크로아티아는 4-3으로 승리했다. 맨 오브 더 매치(MOM)는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에게 돌아갔지만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52)은 “수바시치는 영웅이다. 그가 보여준 승부차기 선방은 매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라고 극찬했다. 수바시치는 2일 덴마크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도 상대 선수 3명의 슈팅을 막아냈다. 3세이브는 역대 월드컵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공동 1위. 이날 1세이브를 더한 수바시치는 이번 대회에서만 4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월드컵 한 대회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도 세웠다. 4세이브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골피커 세르히오 고이코체아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세웠다. 수바시치의 신들린 선방을 앞세운 크로아티아는 1990년 아르헨티나에 이어 월드컵 역사상 2경기 연속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2번째 팀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34세의 수바시치는 이번 대회가 주전으로 뛰는 첫 월드컵.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나 스티페 플레티코사라는 거물 골키퍼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후 플레티코사가 은퇴하면서 비로소 주전을 꿰찼다. 그가 12일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 선발 출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일 미국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와의 방문경기. 1회초 텍사스 선두 타자 추신수(36·사진)는 상대 선발 마이크 피어스의 초구 직구(시속 140km)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코메리카파크의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로 튀어 들어왔다. 2루에 안착한 추신수에 대해 현지 중계진은 “추신수가 또 한 번 해내네요(Choo Choo does it again)”라는 코멘트를 했다. 일부 외신에는 “추신수가 역사책에 올라갔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하루 전과 비슷했다. 7일 경기에서도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는 1회초 조던 지머먼의 2구째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위의 두 장면은 ‘출루 머신’으로 돌아온 추신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8일 “추신수가 1회 첫 타석에서 발사각도 31도, 타구 속도 시속 167km 2루타로 연속 경기 출루 구단 타이기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5월 14일 휴스턴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4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훌리오 프랑코가 1993년 세운 텍사스 역대 한 시즌 최다 연속 출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추신수는 5회초 그라운드를 맞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추가했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는 시즌 타율을 0.294까지 끌어올렸다. 올 시즌 홈런과 타점은 각각 17개와 42개, OPS(출루율+장타력)는 0.911에 이른다. 추신수는 조이 보토(신시내티)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갖고 있는 현역 최장 연속 출루 기록(48경기)에도 바짝 다가섰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 전망도 밝아졌다. 야후스포츠는 이날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후보로 추신수를 지목했다.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추신수는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한 역대 최고액 선수다.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신수는 2013시즌 후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452억 원)에 계약했다. 팬 투표 선정은 어렵지만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추천 선수로 올스타에 뽑힐 가능성이 크다. 송재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추신수는 요즘 1회부터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 경험이 많고 노하우가 있으니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4월 중순 한때 0.209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2할9푼대까지 끌어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활약에도 팀은 2-7로 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앞선 두 경기도 독일전처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스웨덴이나 멕시코를 상대로도 그렇게 했으면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을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달 말 러시아 카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한 뒤 한국 축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이전과는 180도 바뀌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졌을 때만 해도 한국 축구 대표팀은 ‘국민 욕받이’ 취급을 당했다. 하지만 독일전 승리는 이전까지의 비난과 아픔을 한꺼번에 씻어냈다. 뜻밖의 승리에 국민들은 열광했고, 한국 대표팀은 박수 받으며 귀국할 수 있었다. 입국장에 어떤 팬이 던진 계란이 날아드는 불상사가 있긴 했지만 분위기가 호의적으로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확실한 방향 설정이다. 5일 대한축구협회가 개최한 국내 언론사 기자간담회는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정몽규 회장,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홍명보 전무 등이 참석한 이 자리는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드러난 대표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였다.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하긴 했다. 유소년 축구 문제 개선, 한국 축구의 4년을 책임질 감독 선임, 선수들의 해외 리그 파견 활성화 등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번씩 들어본 얘기들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첫 원정 16강을 이룬 뒤에도,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도 한국 축구는 비슷한 내용의 개혁안을 내놨다. 참석자들의 발언 가운데 눈에 띈 것은 김판곤 위원장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철학 정립”이라는 자기 고백이었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확실한 축구철학 없이 성적이나 여론에 휘둘렸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 한국 축구의 철학을 정립하려는 작업이 있었다. 철학 정립 후 이를 성취할 수 있는 지도자를 꼭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전 승리가 감격스럽긴 했지만 한국의 승리는 기술이 아닌 ‘투혼’의 승리였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말처럼 “선수들이 내장의 힘까지 짜내서 일군” 승리였다. 한 번은 가능할지 몰라도 언제 다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100번 싸우면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가 때마침 그날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한국 축구는 4년 후 올해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개혁을 위해 독일전 승리는 잠시 잊어야 한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월드컵 내내 온갖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던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사진)가 자국의 16강 탈락 후 “무료로 아르헨티나 감독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 베네수엘라 TV 쇼에 출연한 마라도나는 대표팀 감독 복귀에 대한 질문에 “무료 봉사를 할 용의가 있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실성은 떨어진다. 호르헤 삼파올리 현 아르헨티나 감독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의문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마라도나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에 0-4로 대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홍보대사로 러시아를 찾은 마라도나는 눈을 찢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고, 손가락 욕을 하는 등 기행을 거듭했다. “연장전 보자” 콜롬비아 공항 마비… 이륙 미루고 승부차기까지 시청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엘도라도 국제공항이 월드컵 때문에 1시간가량 마비되는 일이 벌어졌다. 4일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맞붙은 콜롬비아는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예리 미나의 헤딩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공항 측은 모든 비행기의 출발 시간을 미뤘고, 승객들은 공항 로비의 TV를 통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볼 수 있었다. 야후스포츠는 “미국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축구에 죽고 사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는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에 패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미겔 라윤, 카를로스 살세도 등 멕시코 주축 선수들은 3일 브라질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 하얗게 염색한 머리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5번째 경기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5번째 경기의 저주는 멕시코의 ‘16강 탈락 징크스’와 관련이 있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6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1경기 등 매번 4경기를 마친 후 5번째 경기를 앞두고 짐을 쌌다. 멕시코 선수들의 염색은 5번째 경기를 치를 수 있는 8강전 진출 의지를 표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멕시코는 후반에만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7회 연속 16강 탈락이다. 1994년 불가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1998년 독일(1-2 패), 2002년 미국(0-2 패), 2006년과 2010년 아르헨티나(1-2 패, 1-3 패), 2014년 네덜란드(1-2 패)의 희생양이 됐다. 2006년과 2010년에는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허용해 아쉽게 졌다. 올해도 대회 전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2016 코파 아메리카컵 8강에서 칠레에 0-7 참패를 당한 뒤 경질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살아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감독에게 이렇게 큰 부담을 주는 나라는 한 군데도 없다”고 호소했다. 멕시코 감독은 최근 12년간 12명의 감독이 거쳐 갔을 정도로 혹독한 자리다. 조별리그 초반 2경기에서 2승을 거둔 멕시코는 조 1위를 차지했다면 브라질 대신 한결 수월해 보이는 스위스와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웨덴에 0-3으로 패하며 브라질과 만났다. 한 멕시코 누리꾼은 “염색할 시간에 연습을 하는 게 나았다”고 비꼬았다. 이외에도 이번 대회에선 각종 징크스가 생명을 연장했다. ‘우승팀 징크스’에 시달린 독일은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전 대회 우승팀의 조별리그 탈락은 3대회 연속이다. 또 다른 우승 후보 스페인은 또 한 번 ‘개최국 징크스’에 무너졌다. 스페인은 개최국 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월드컵에서 개최국을 상대로 4전 전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2패 후 최종 3차전을 승리하는 늦바람 징크스를 갖고 있는 폴란드는 2연패 후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메이저리그 ‘추추 트레인’ 추신수(36·텍사스·사진)가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42경기로 늘렸다.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가 갖고 있는 아시아 선수 최다 출루 기록(43경기)에는 1경기 차로 다가섰다. 추신수는 2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안방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한 차례 1루를 밟았다. 자칫하면 연속 출루 기록이 끊길 뻔했다. 추신수는 6회까지 상대 선발 레이날도 로페스와 4번 대결해 4번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팀이 5-8로 뒤지던 8회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사비에르 세데뇨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었다. 3구까지 1볼 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렸지만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볼넷을 골라냈다. 현역 선수 최장 연속 출루 기록은 조이 보토(신시내티)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보유한 48경기다. 추신수는 이날 MLB 사무국이 선정한 6월 최고의 우익수에 뽑혔다. 추신수는 6월 한 달간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에 6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볼넷을 20개나 얻어냈고, OPS(출루율+장타력)는 1.087에 이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고 있던 일본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넘지 않고 자기 진영에서만 공을 돌렸다. 상대팀 폴란드 선수들도 굳이 공을 뺏으려 하지 않았다. 주심이 어서 공격하라고 손짓했지만 일본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공 돌리기에만 열중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0-1로 패한 일본 선수들이 서로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관중석에서 쏟아진 야유는 전혀 들리지 않는 듯했다. 일본이 폴란드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29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승 1무 1패가 된 일본은 세네갈과 승점(4점)은 물론 골 득실(0), 득점(4점)까지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 따라 조 2위가 됐다. 경기 전까지 1승 1무를 기록 중이던 일본은 이날 비기기만 하면 자력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전반을 0-0으로 비긴 일본은 후반 14분 얀 베드나레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갔다. 그런데 얼마 뒤 세네갈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한 골을 허용했다. 두 경기가 모두 0-1로 끝날 경우 일본이 16강에 올라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일본 선수들의 공공연한 ‘공 돌리기’가 시작됐다. 4만2189명의 관중이 야유를 퍼부었지만 일본 선수들의 공 돌리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10여 분간 이어졌다. 일본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이번 대회부터 비디오판독(VAR)과 함께 도입된 페어플레이 점수 덕분이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옐로카드 ―1점, 경고누적 레드카드 ―3점, 즉시 퇴장 ―4점, 1회 경고 후 레드카드 ―5점으로 계산한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4장의 옐로카드를 받아 6장을 받은 세네갈에 앞섰다. 만약 남은 시간에 세네갈이 동점골을 넣었다면 일본이 탈락할 수도 있었던 도박 같은 작전이었다. 월드컵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일본의 ‘언페어 플레이’는 역풍을 맞고 있다. 영국 BBC 해설위원을 맡은 마이클 오닐 북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 16강에서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도 “일본은 16강에만 신경 썼지 페어플레이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경기 해설을 맡은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무엇이 페어플레이인지 모르겠다. 같은 축구인으로 볼 때 수치스러운 경기였다. 이 경기 해설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16강에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우리 팀은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간판선수 혼다 게이스케는 “재미있는 경기를 원한 팬들에게는 미안하다”면서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없게 된다.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조 2위가 된 일본은 7월 3일 오전 3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3전 전승으로 G조 1위에 오른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독일전 2-0 승리의 주역 손흥민(26·토트넘)과 조현우(27·대구)가 영국 BBC가 선정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베스트 11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BBC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끝난 29일 현재까지의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골키퍼에는 독일과의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친 조현우가 뽑혔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잉글랜드), 로멜루 루카쿠(벨기에)와 함께 공격수 세 자리를 차지했다. 미드필더는 안드레 카리요(페루), 혼다 게이스케(일본),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키런 트리피어(잉글랜드) 등 4명이, 수비수는 빅토르 린델뢰브,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이상 스웨덴), 디에고 고딘(우루과이) 등 3명이 선정됐다. 베스트 11 가운데 16강에 오르지 못한 나라 선수는 손흥민, 조현우, 카리요 등 세 명이다. 조현우는 단일 경기 최고 퍼포먼스에서도 1위에 올랐다. 조현우가 독일전에서 받은 평점은 8.85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2위는 독일전의 손흥민으로 8.75점을 받았다. BBC는 “조별리그 3차전 선수 평점에서 상위 14위까지는 독일전에 출전한 한국 선수 14명이 휩쓸었다”고 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발 골이길 빌고 또 빌었다. 공이 너무 정확히 내 발 앞으로 와서 한 번 잡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잡고 때렸는데 그사이 노이어(골키퍼)가 튀어 나오더라. 들어가서 다행이다.” 한국의 선제골을 넣은 김영권(사진)은 그 짧은 순간 수없이 속으로 빌었다고 했다. 골을 넣었지만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한국 선수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가운데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다. 결국 골로 인정이 됐다. 선제골을 넣은 그는 수없이 많은 육탄 수비로도 화제를 모았다. “수비수뿐만 아니라 공격수들까지 다 같이 수비에 가담해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공격진이 있는 앞에서부터 쉽게 공이 들어오면 쉽게 골을 먹을 수 있었다. 앞에 있던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줘서 무실점이 된 것 같다. 거의 매일 미팅을 했다. 독일 선수들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유기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한때 그는 ‘악플’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다. 경기 중 관중 소리 때문에 선수들 간 소통이 잘 안 됐다는 식으로 말했다가 팬들의 집단 비난을 받았다. 그는 “과거에는 악플이 많이 달렸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에 “아직 댓글을 보진 못했다. 응원을 열심히 해주신 것 같다. 한국에서도 늦게까지 응원을 해주셨고, 선수들도 그런 응원을 받고 매니저를 통해 소식을 듣는다”고 전했다. 그는 악플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오늘처럼 골도 넣고 이런 상황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된 것 같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가 정한 구호인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계속 떠올렸다고 했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는 유명한 문구다. 그는 “운동하는 순간순간 그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다. 그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이헌재 uni@donga.com / 카잔=정윤철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외국인 감독을 자국 출신 감독으로 교체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54·독일·사진)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을 새 사령탑에 임명했다. 일본은 월드컵 본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올해 4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66·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신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중도 경질된 두 외국인 감독의 이후 태도는 전혀 달랐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명예 회복을 하겠다며 지난달 일본축구협회를 상대로 공식 사과와 함께 1엔(약 10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자신이 지도했던 선수들에게는 따뜻했다. 그는 월드컵 직전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러시아에서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선수들이 꿈의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국 대표팀을 그만둔 뒤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1부) 톈진 테다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의 전패를 예상해 빈축을 샀다. 한국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이튿날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ZDF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며칠 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에서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희생양을 찾는 문화가 있다. 대표팀에서는 언제나 감독이 질타를 받는다”며 중도 경질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독일의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라면서 자국 대표팀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28일 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에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말은 허언(虛言)이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도 ‘우승팀의 저주’를 피하진 못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은 28일 한국에 0-2로 일격을 당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서독 시절을 포함해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월드컵 무대에서 직전 대회 우승팀이 수모를 당하는 것은 징크스로 굳어지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대회에서 2무 1패로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독일까지 벌써 세 대회 연속 우승팀의 조별리그 탈락이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우승팀 프랑스의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까지 더하면 2000년대 들어서만 벌써 4개 팀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2000년대 전까지 직전 대회에서 우승하고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이탈리아(1950년)와 브라질(1966년) 등 두 번밖에 없었다. 두 나라는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한 유이한 두 팀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는 1934년과 1938년 월드컵을, 브라질은 1958년과 1962년 월드컵을 각각 제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행(奇行)의 끝은 어디일까.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8·사진)가 또 사고를 쳤다. 양손으로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27일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이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16강 탈락 위기에 처했던 아르헨티나는 1-1 동점이던 후반 41분에 터진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골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골이 터지는 순간 아르헨티나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마라도나도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포효하며 양손 중지를 들어올린 것이다.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리는 건 심한 욕이다. 옆에 있던 관계자가 뒤늦게 말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라도나는 16일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1차전에서는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해 인종 차별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경기장에서 시가를 피워 문 채 경기를 관전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손가락 욕설을 한 마라도나에게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했다. 마라도나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잉글랜드의 축구 영웅 게리 리네커는 이날 경기 후 “마라도나가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극심한 감정 기복을 보였던 마라도나는 경기 직후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자리에 주저앉아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응급 치료를 받은 그는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평소 저혈압 증세가 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집트의 유명 축구 해설자가 자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패한 경기를 보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이집트투데이’가 27일 전했다. 이집트 축구팀 ‘잘라멕’ 감독 출신으로 오랜 기간 축구 해설가로 활동한 압둘 라힘 무함마드 씨는 26일 이집트 카이로의 국영 TV 방송에 출연해 경기 분석을 할 예정이었으나 심장마비로 병원으로 이송된 끝에 숨졌다. 이집트는 25일 경기에서 1-1로 동점이던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을 허용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자력 16강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팀은 일본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의 16강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일본은 1승 1무로 H조 1위에 올라 있다. 자력 16강 진출에 필요한 승점은 단 1점이다. 일본은 28일 오후 11시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대회 개막 후 두 팀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로 H조 최약체로 평가됐던 일본은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은 데 이어 2차전에서 세네갈과 2-2로 비겼다. 일본은 폴란드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같은 시간 열리는 세네갈-콜롬비아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티켓을 확정 짓는다. 반면 FIFA 랭킹 8위 폴란드는 두 경기 연속 패하며 16강 탈락이 이미 확정됐다. 일본은 앞선 두 경기와 비슷한 경기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장 하세베 마코토가 중원에서 경기를 지휘하고, 골 결정력이 좋은 혼다 게이스케가 결정적인 순간 조커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 들어 연달아 실수를 범하고 있지만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도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일본은 월드컵 무대 ‘무퇴장’ 기록 연장에도 도전한다. FIFA에 따르면 일본은 월드컵에서 19경기 연속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가 없다. 세네갈전을 통해 콜롬비아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18경기)을 넘어섰다. 톱시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 진출에 실패한 폴란드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폴란드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패를 당한 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는 희한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D조에서 한국에 0-2로 패한 폴란드는 2차전에서는 포르투갈에 0-4로 크게 졌다. 하지만 미국과의 3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에콰도르와 독일에 연달아 0-2, 0-1로 패한 뒤 코스타리카를 2-1로 꺾었다. 폴란드의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항상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 우리가 우연히 이곳에 있는 게 아님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너무 일찍 만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루이스 수아레스(31·바르셀로나)의 우루과이가 맞붙는다. 대회 막판 만났어도 손색이 없을 카드지만 둘 중 패하는 한 명은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한다. 양 팀은 7월 1일 오전 3시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포르투갈은 B조 2위, 우루과이는 A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포르투갈로서는 다소 아쉬운 대진이다. 26일 러시아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했다면 한결 수월해 보이는 러시아와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에 이란의 카림 안사리파르드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1승 2무로 스페인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1점이 모자라 조 2위가 됐다. 전날까지 2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골에 도전했던 호날두는 후반 7분 상대 선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무승부의 원인을 제공했다. 반면 우루과이는 기세가 등등하다. 우루과이는 같은 날 개최국 러시아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3전 전승으로 가볍게 A조 1위에 올랐다. 우루과이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건 사상 처음이다. 21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수아레스는 전반 10분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월드컵 통산 7골을 기록한 수아레스는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월드컵에서 자신이 골을 넣으면 팀이 승리하는 기분 좋은 전통도 이어갔다. 양 팀의 대결은 두 골잡이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호날두와 수아레스는 2017∼2018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각각 26골과 25골을 넣어 득점 2, 3위를 기록했다. B조 1위 스페인은 A조 2위 러시아와 다음 달 1일 오후 11시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16강전을 벌인다. 스페인은 26일 모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1-2로 뒤지다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이아고 아스파스의 골로 가까스로 비겼다. 이 골은 당초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VAR로 득점을 인정받았다. 만약 이 골이 아니었다면 포르투갈 대신 스페인이 우루과이와 맞붙을 뻔했다. 야후스포츠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골로 스페인은 더 쉬운 길을 가고, 포르투갈은 더 어려운 길을 가게 됐다. 8강에서도 덴마크-크로아티아 승자와 맞붙을 가능성이 큰 스페인이 우승에 더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은 강호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해답은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맹)의 발에 달려 있다. ‘삼바 군단’ 브라질은 28일 오전 3시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세르비아와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1승 1무(승점 4점)로 간신히 조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브라질은 이 경기에서 지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 있다.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물고 물리고 있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자칫하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에 FIFA 랭킹 34위 세르비아는 객관적인 전력상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문제는 브라질 팀 내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앞선 두 경기에서 전혀 우승 후보답지 않았다. 스위스와는 1-1로 비겼고, 코스타리카에도 후반 추가 시간에 2골을 넣어 2-0으로 겨우 이겼다. 부진한 브라질의 중심에는 네이마르가 있다. 오른발 부상을 딛고 월드컵에 합류한 네이마르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차례나 파울을 당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파울이 이어지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여러 차례 감정을 폭발시켰다. 급기야 후반 막판에는 같은 팀 주장 치아구 시우바(34)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켰다. 시우바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타리카전에서 내가 상대에게 공을 넘겨주자 네이마르가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상대가 반칙을 했다고 생각한 네이마르가 자신이 공을 그냥 넘겨주자 짜증을 냈다는 것. 후반 추가 시간에 기다렸던 첫 골을 넣은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하지만 브라질 언론들은 “결승전도 아닌데…”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1승 1패(승점 3점)를 기록 중인 세르비아는 브라질을 꺾어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믈라덴 크르스타이치 세르비아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가 필요하다. 불가능은 없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더 이상 기적이 아니다.’ 일본이 축구대표팀의 선전에 감격했다. 16강 진출의 희망으로 들뜬 분위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세네갈전을 2-2로 마친 25일. 일본 수도 도쿄 중심가인 시부야에는 수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강호 세네갈을 상대로 승점을 얻었다. 이 기세 그대로 폴란드전에서 예선 돌파를 기대한다”고 썼다. 일본 언론들은 앞서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열렸던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데 대해 ‘사란스크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남미 팀에 승리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세네갈전에서 일본이 선전을 이어가자 “더 이상 기적이 아니다”고 썼다. 일본의 승리가 행운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확인했으며 16강 진출도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날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비겼다. 1승 1무로 세네갈과 함께 조 공동 선두에 오른 일본은 28일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16강에 오른다. 혼다 게이스케(32·CF 파추카) 등 노장들이 대거 복귀한 이번 일본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8.2세로 일본 대표팀 역대 최고령이다. ‘아저씨 저팬’이란 비아냥거림을 듣던 일본 대표팀은, 그러나 한발 더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세네갈전에서 일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빈 총거리는 105km로 102km인 세네갈에 앞섰다.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네갈 선수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일본은 세네갈보다 111차례나 더 많은 패스를 수행하면서도 5%포인트 더 높은 패스 성공률(일본 84%, 세네갈 79%)을 기록했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오늘 죽을 만큼 뛰었다”며 “우리는 세네갈을 반드시 이겨 일찍 16강 진출을 확정하려 했다”고 말했다. 니시노 감독은 “비록 16강 진출을 확정하진 못했지만 오늘 우리의 결과는 다음 경기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네갈의 알리우 시세 감독도 “일본이 뛰어난 팀이란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출발 직전까지만 해도 약체 소리를 듣던 일본 축구의 놀라운 반전이다. 전반 11분 세네갈 사디오 마네의 골로 0-1로 끌려가던 일본은 전반 34분 이누이 다카시가 만회골을 만들었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33분에는 교체 멤버로 투입된 혼다가 이누이가 골문 왼쪽에서 올린 빠른 땅볼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한때 일본 축구의 ‘아이콘’ 대접을 받았던 혼다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전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였고,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가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전격적으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기술위원장이던 니시노 감독을 임명하면서 혼다도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여론은 혼다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았으나 혼다는 실력으로 그간의 논란을 잠재웠다.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1-1 동점이던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세네갈전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번 골로 혼다는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득점을 올린 첫 일본인 선수가 됐다. 또 개인 통산 4골(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2골, 2014년 브라질 대회 1골)로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 골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박지성 안정환(이상 한국), 팀 케이힐(호주), 사미 알 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이상 3골) 등이 가지고 있었다. 콜롬비아와의 경기 후 관중석 쓰레기를 치워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던 일본 관중은 이날도 세네갈 관중과 함께 경기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일부 관중은 경기 중 전범기인 욱일기를 펴 들어 논란을 일으켰다. 태평양전쟁 중 사용됐던 욱일기는 침략의 상징이다. 혼다의 동점골 직후 일본 관중이 흔든 욱일기가 중계 화면에 포착돼 몇 초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와 관중의 정치적 의도를 담은 의사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 팬들은 그동안 축구 경기에서 여러 차례 욱일기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욱일기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본의 전범기 응원 또 시작됐네요! 이번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라며 FIFA에 항의 연락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