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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다. 오늘도 어제처럼 느낌 없는 하루가 시작됐다. 새로운 시작이 주는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셔도 소용없다. 진한 에스프레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제 저녁에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그 정도면 잠도 많이 잤다. 그런데도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태가 하루 종일 지속된다. 이런 상태에서도 주어진 일들을 꾸역꾸역 처리하고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어쩌면 똑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으니 그럴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은 내가 얼이 빠진 상태로 기계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들 역시 나와 비슷한 상태일지도 모른다.나도 혹시 좀비가 아닐까 가끔 멍한 상태로 주어진 일상의 터널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 좀비가 이런 게 아닐까. 나는 겉은 멀쩡해도 실제로는 좀비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좀비가 뭔가. 살아 움직이는 시체가 아닌가. 좀비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움직이고, 그르렁거리는 이상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면에서 살아 있다. 하지만 기쁨, 슬픔, 사랑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죽어 있다. 신체는 살아 있지만 영혼 또는 마음이 죽어버린 존재인 것이다. 초점 잃은 눈으로 무거운 몸을 가까스로 끌고 다니면서 목적 없이 떼로 몰려다니는 인생. 가끔 먹잇감을 발견하면 앞뒤 안 돌아보고 달려드는 그런 삶. 좀비의 이런 모습은 영혼 없는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무감각한 일상을 깨우는 가장 흥미진진한 사건은 사랑이다. 그래서 좀비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이 사랑인지도 모른다. 무기력한 일상이 반복될수록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진다. 사랑만이 우리를 깨워줄 유일한 구원자처럼 여겨진다. 좀비 같은 인생에 사랑이 ‘수혈’된다면 무감각했던 일상에도 따뜻한 피가 다시 돌지도 모른다. 조너선 러빈 감독의 2013년 작 ‘웜 바디스’는 바로 사랑으로 구원받는 좀비들의 이야기다. 폐허가 된 공항에서 무기력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좀비들. 아르(R·니컬러스 홀트)도 그중 한 명이다. 다른 좀비들보다 젊고 잘생겼지만, 그도 배가 고프면 산 사람의 살과 내장을 뜯어먹어야 한다. 그의 몸에서는 좀비 특유의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입가에는 사람의 피가 묻어 있다.심장을 뛰게 한 사랑 다른 좀비들과 인간 사냥에 나선 R. 그는 인간인 줄리(테레사 팔머)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먹잇감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이것은 좀비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멈춰있던 그의 심장은 줄리를 보자마자 다시 뛰기 시작한다. 좀비와 인간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한다. R는 줄리를 다른 좀비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숙소로 그녀를 피신시킨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철천지원수 사이인 두 가문의 반대를 무릅쓰고도 사랑을 키워간 것처럼, R와 줄리는 좀비와 인간의 공격과 방해에도 둘의 사랑을 지켜낸다. ‘웜 바디스’는 좀비 로미오와 인간 줄리엣의 러브스토리인 셈이다. R의 사랑은 심장의 두근거림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은 줄리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날 사냥에서 R는 페리(데이브 프랑코)라는 사내를 죽이고 그의 뇌를 꺼내 먹는다. 다 먹지 못하고 남은 페리의 뇌를 집으로 싸가지고 와서 가끔 생각날 때마다 먹는다. 죽은 사람의 뇌를 먹으면 그 사람의 기억을 경험하게 되는 좀비. R는 페리의 뇌를 먹을 때마다 페리의 기억 속에 저장된 추억을 경험한다. 페리는 다름 아닌 줄리의 남자친구. R는 페리의 뇌를 통해 줄리와의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사랑의 감정은 더 깊어지고 풍부해진다.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R의 몸에는 따뜻한 피가 온몸 구석구석까지 돌기 시작한다. 그의 몸은 점점 따뜻해진다. 급기야 R와 줄리의 사랑을 목격한 다른 좀비들도 사랑에 감염되기 시작한다. R의 친구 엠(M·롭 코드리)의 심장도 손을 잡고 있는 연인의 사진을 본 후에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이 사진을 본 다른 좀비들의 심장에도 ‘불’이 들어온다. 좀비들 사이에 사랑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좀비들의 몸은 점점 따뜻해진다. 사랑이라는 전염병 덕분에 좀비들은 따뜻한 피가 도는 인간으로 변해간다. 물리적 따뜻함, 심리적 따뜻함 좀비 같은 인생을 살고 있을 때 꿈에도 그리던 사랑이 “짠” 하고 나타나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훈훈하지 않다. 사람들은 좀비 같은 이에게 자신의 관심과 사랑을 내주지 않는다. 사랑을 받으려면 좀비의 상태에서 스스로 벗어나야만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을 때 “옆구리가 시리다”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단지 은유적인 표현에 불과한 것일까. 최근 연구들은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사람들이 실제 추위를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천보 중과 제프리 레오나르델리는 2008년 ‘심리과학’이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면 실내온도를 실제보다 낮게 지각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혼자라는 생각이 방이 춥다고 느끼게 만든 것이다. 같은 연구에서 사회적 배척을 경험한 사람들은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먹고 싶은 욕구를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이 들어간 차가운 콜라보다는 뜨거운 커피나 수프에 대한 갈망이 커진 것이다. 이것은 외로움이 유발한 차가움을 뜨거운 음식을 통해서 완화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 때문이다. 미국 예일대의 존 바지와 이디트 샤레브는 2011년 학술지 ‘감정’에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일상생활에서 뜨거운 물로 목욕을 더 자주, 더 오랫동안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물리적인 따뜻함은 실제로 외로움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다. 물리적인 따뜻함(차가움)과 심리적인 따뜻함(차가움)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 덕분에 물리적인 따뜻함이 심리적인 따뜻함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좀비 같은 인생으로부터 당신을 구원해 줄 로미오나 줄리엣이 계속 나타나지 않는가. 그렇다면 한 번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보면 어떨까.전우영 충남대 교수(심리학) wooyoung@cnu.ac.kr}

STX그룹은 28일 변용희 그룹 재무담당 사장(CFO·60)을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또 서충일 STX팬오션 부사장(58)을 ㈜STX 기획조정부문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변 신임 대표는 STX팬오션 전무, ㈜STX 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서 신임 사장은 ㈜STX 지주부문 전략경영본부장을 거쳐 STX팬오션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아 왔다. 추성엽 ㈜STX 지주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STX 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웃도어 브랜드 트렉스타는 2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코브라 시리즈 100만 족 판매 기념’ 고객 감사 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 소비자들은 트렉스타 등산화를 20%, 봄 신상 아웃도어 의류는 최대 30%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트레킹 전문화인 ‘코브라’는 트렉스타가 세계 최초로 신발 끈을 묶을 필요가 없는 ‘보아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으로 누적 판매 수가 100만 족에 이른다. 트렉스타는 “고객들의 봄 아웃도어 활동 준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특별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청(聽)’ ‘논(論)’ ‘행(行)’을 바탕으로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다. LG화학은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기 위한 실천방향으로 ‘청’ ‘논’ ‘행’ 3가지를 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지하게 경청하고, 치열하고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임원 세미나에서 “시장을 선도하려면 일하는 방식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뒤 계열사에서 나온 첫 실천방안이다. ‘청’은 리더가 솔선수범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든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대화 시간의 3분의 2는 경청하고 3분의 1만 말하자는 ‘3분의 2 & 3분의 1’을 내세웠다. 리더 자신보다는 구성원에게 먼저 말할 기회를 제공하는 ‘먼저 하세요’도 있다. ‘논’은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면서 토론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자는 뜻이다. ‘행’은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실행하고 성과로 연결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LG화학은 또 구성원들이 핵심 업무와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의전 활동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리더를 위한 내부 의전 간소화 실천 가이드’를 만들었다. 가이드는 ‘상사보다 고객 의전을 우선시할 것’ ‘최고경영진이 국내외 사업장을 방문할 때 불필요한 사전 준비를 하지 말 것’ ‘최고경영진 수행 및 대기 인원을 최소화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사장은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버리고 꼭 해야 하는 일, 본질적인 일에 집중해야 시장 선도기업이 될 수 있다”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최고경영진이 먼저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화가 27일 전남 화순군 한천면에 특수금속 접합소재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클래딩(Cladding)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 처리, 접합, 후 처리 등 관련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클래딩은 정밀한 화약기술을 이용해 여러 종류의 금속을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이 제품은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방위산업 등 주요 기간산업에 핵심 원자재로 쓰인다.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화순공장은 돔 형태이며, 클래딩 제품 생산 공장으로서는 최초로 실내 작업이 가능하다. 화순공장 준공으로 한화의 클래딩 제품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의 3배 이상인 2만 m²로 늘어났다. 심경섭 한화 대표이사는 “클래딩 제품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국내외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반응이 없다. ‘시동이 걸렸나? 안 걸렸나?’ 멀뚱멀뚱 조수석에 탄 동승자를 바라보다 일단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다. 기어를 ‘D(드라이브)’에 옮기자 거짓말처럼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위용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전기차를 처음 경험해보는 사람에게는 ‘무음(無音)의 감동’만큼 결정적인 건 없다. 21일 대전 유성구 문지동의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 미국 포드의 ‘포커스 일렉트릭’을 만났다. 포커스 일렉트릭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19개 주에서 출시됐다. 한국에는 아직 입성하지 못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연구용’이다. LG화학은 포커스 일렉트릭에 채용된 자사 리튬이온 전기배터리(23kWh)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주행을 시작하자 계기반에 ‘72km’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 배터리가 72km 정도를 더 주행할 수 있을 만큼 남았다는 뜻이다. 순수전기차(EV)인 포커스 일렉트릭은 한 번 충전으로 12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도 가기 힘든 거리다. 순수 배터리로만 가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들은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번갈아 사용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내연기관 엔진이 가동돼 배터리를 충전해주기 때문에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리가 훨씬 길다. 포커스 일렉트릭의 최고 속도는 시속 136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식 스펙에서 나온 바 없지만, 일반 승용차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연비는 가솔린으로 환산했을 때 L당 44.6km 정도다. 동급 차량에 비해 내부가 넓다거나 내장재가 고급스럽다는 등의 장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가격도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닛산의 ‘리프’보다 5000달러가 더 비싸 약 4만 달러에 이른다.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지만 왜 미국에서도 지난 한 해 1000대도 팔리지 않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 차의 장점도 있다. 바로 충전시간이 3, 4 시간으로 매우 짧다는 것이다. 이는 리프의 절반 수준이다. 주행을 마치고 차가 원래 세워져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차는 역시 말이 없다. 대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정유회사들로서는 미래사업 아이템의 발굴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바이오’가 정유회사 사업 다변화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승도영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장(사진)은 20일 대전 유성구 문지동의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바이오 분야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승 소장은 “정유나 석유화학 등의 장치산업은 연구개발에 대한 ‘니즈’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정유회사 기술연구소는 과거에는 정제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 개선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바이오나 탄소섬유처럼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GS칼텍스의 중앙기술연구소는 1986년 1월 설립 당시 전남 여수시의 정유공장 내에 있었다. 품질 개선이나 공정 관련 기술을 개발해 곧바로 생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1998년 말 대전으로 이전하고 난 뒤에야 연구개발(R&D) 센터다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기능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쪽이 점차 강화됐다. GS칼텍스가 4년 전 삼성종합기술원 연료전지프로젝트팀장이던 승 소장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승 소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소규모 연료팀만 바이오를 연구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바이오연료, 바이오소재 등을 연구하는 인력이 연구소 전체 인원(120여 명)의 4분의 1에 이른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는 현재 바이오부탄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보다 열량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복잡한 공정 없이 그냥 가솔린에 섞어 쓰면 되기 때문에 ‘차세대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승 소장은 “지금은 시범적으로 소규모 생산하는 단계이지만 수년 내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농장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전략적 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바이오부타디엔의 상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이오부타디엔이 기존 석유화학 원료로 만든 부타디엔보다 가격 및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석유화학회사나 타이어회사 등 이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승 소장은 다음 달 22∼25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바이오는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석유화학 분야와 상호보완적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정유회사로서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강조했다.대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숙취해소 음료시장에 황칠나무가 떴다!” 유한양행은 황칠나무 추출물을 함유한 첫 숙취해소 음료인 ‘내일엔’을 최근 출시했다. 내일엔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황칠나무는 두릅나뭇과의 다년생 상록활엽수로 한국특산종이다. 학명(Dendropanax Morbifera)의 ‘Dendro’와 ‘Panax’는 그리스어로 각각 ‘나무’와 ‘만병통치’라는 뜻을 갖고 있다. 황칠나무는 이름 그대로 ‘만병통치의 나무’인 것이다. 황칠나무는 제주도를 포함한 남·서 해안과 일부 도서지역에서만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이 나무는 수량이 적고 채취도 어려워 왕실에서만 최고급 천연약재로 사용됐다. 또 황금빛이 나는 도료인 황칠나무 수액은 중국 황실에 진상된 핵심 조공품으로도 유명했다. 동북아시아 해상을 장악했던 장보고도 이 황칠나무를 팔아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황칠나무의 항당뇨 및 항산화 작용과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 억제효과, 면역력 증진 효과, 피부미백 효과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황칠나무의 재배와 그것을 활용한 건강식품 및 의약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황칠나무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첫 결과물이 내일엔인 셈이다. 이 음료는 황칠나무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고, 국내산 사과와 벌꿀, 모과 등 엄선된 원료를 적절히 배합했다. 또 맛에 대한 선택이 까다로운 여성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제품 기획 당시 진행한 숙취해소음료 구매패턴 조사에서 3분의 2 이상의 소비자들이 음주 다음 날의 숙취를 걱정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회사 측은 ‘숙취 없이 상쾌한 내일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로 제품 이름을 ‘내일엔’이라고 지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그동안 황칠나무의 다양한 특성에 주목해왔는데 내일엔 출시로 그 결실을 보게 됐다”며 “앞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황칠나무 관련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1980년대 초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차례로 출범했다. 1997년과 2005년에는 농구와 배구에도 프로리그가 생겼다.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들은 매년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씩 쏟아 부으며 프로구단을 운영했다. 국내에서 ‘스포츠 마케팅’이라면 당연히 프로구단 운영과 프로리그 후원을 뜻했다. 최근 그 기류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30년 가까이 프로스포츠에 치중하던 기업들이 점차 생활스포츠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생활스포츠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스포츠 후원을 잠재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너도나도 사회인야구 후원 25일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전국의 생활체육 동호인 수는 2009년 말 143만 명에서 작년 말 364만여 명으로 3년 사이 2.5배로 늘어났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야구다. 프로야구 700만 관중 시대를 맞으면서 직접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야구 동호인도 급증했다. 현재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에 등록된 야구팀만 1만4000여 개이고, 참가 인원은 약 11만 명에 이른다. 미등록팀까지 포함하면 전국 2만5000여 개 팀에서 25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다.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6일부터 전국 64개 사회인 야구팀을 초청해 아마추어 야구대회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을 연다. 현대차는 이 대회 운영을 국내 프로모션팀에 맡겼다. 임동식 국내 프로모션팀장은 “야구라는 팀 스포츠를 통해 더 많은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 사회인 야구대회를 추진했다”며 “각 야구팀에 ‘서포트 요원’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사원을 1명씩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내수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30, 40대 핵심 고객층과의 스킨십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현대차는 경기장 주변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맥스크루즈와 싼타페 등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차량을 전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11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개최해 화제가 됐다. 전국 28개 팀 500여 명의 여성 사회야구인들이 주말마다 전북의 익산야구장에서 열띤 경합을 벌였다. LG전자 측은 올해도 같은 대회를 개최해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단을 후원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업체들도 사회인 야구로 눈을 돌렸다. AJ렌터카는 2011년부터 사회인 야구대회를 열고 있다. 이 회사는 대회 참가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팀에 무료로 승합차를 대여해준다. ‘AJ홈런존’으로 홈런을 친 참가자들에게는 차량 무료이용권까지 준다. AJ렌터카 관계자는 “야구를 하려면 배트, 글러브 등 장비가 많이 필요한 데다 경기장이 대부분 서울 외곽지역에 위치해 렌터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야구대회에 맥주의 주요 소비층인 20, 30대 젊은 남성들의 참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맥주 브랜드 ‘카스’를 내세워 2011년부터 사회인 야구대회 ‘카스 파이널’을 후원하고 있다. AJ렌터카와 오비맥주 두 곳 다 현재 3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스키대회… KT는 유소년 농구대회… ▼○ 다른 생활스포츠로도 확대 생활스포츠 지원은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1월 25∼27일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QM5 살로몬 스키 챔피언십’을 후원했다. 이 회사가 동계스포츠 브랜드인 ‘살로몬’과 협약을 맺고 스키대회를 후원한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QM5’의 활동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대회 우승자에게 ‘QM5 살로몬 에디션’을 제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아시안 아마추어 챔피언십(AAC)’을 후원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골프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를 후원함으로써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KT도 부산 지역에서 유소년 농구대회를 열고 있고,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맞춰 사회인 야구로도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다음 달 1일 KT스포츠가 설립되면 생활스포츠 지원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와 마라톤대회 ‘위 런 서울’을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2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올 5월에 개최할 ‘쉬 런 서울’ 행사도 티켓 오픈 20분 만에 마감됐다. 기업들이 이처럼 아마추어 및 생활스포츠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체육교육학)는 “프로야구단 후원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팀이 매번 좋은 성적을 낼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아마추어 대회는 후원 부담도 적은 데다 사회공헌활동 이미지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프로스포츠 지원에서 얻을 수 없는 가치를 생활스포츠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혜란 SK텔레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요즘 기업 마케팅의 키워드는 ‘진정성’이다”라며 “어떻게 하면 고객의 삶 속으로 친밀하게 다가가 기업 상품이나 브랜드를 어필하느냐의 싸움인데 생활스포츠는 가장 훌륭한 무대”라고 말했다.강홍구·김창덕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은 비교적 작은 나라인데도 세계의 경제 및 문화 시장에서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우리로서도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최근 국내에 사무소를 연 미국의 대형 로펌 그린버그 투라우리그(GT)의 리처드 로젠바움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GT 한국사무소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점점 영향력을 키워가는 한국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GT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35개 사무소에 1750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는 미국 10대 로펌 중 한 곳이다. GT는 지난달 법무부로부터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아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냈다. 한국사무소 방문을 위해 방한한 로젠바움 회장은 “최근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한국 시장과 한국 기업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더라”며 “특히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세계 특허거래 및 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T는 특허분쟁 및 기업 M&A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미국 내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로펌이다. GT가 한국사무소를 낸 것은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한국사무소는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 이탈리아, 중국에 이어 GT의 6번째 해외사무소다. 한국사무소 대표는 국내 대학 출신으로 GT의 시니어 파트너까지 올라 화제가 된 김창주 변호사가 맡았다. 로젠바움 회장은 “기업들은 현재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주를 벌이고 있다”며 “지식재산권을 만들고 보호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특허분쟁은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 기술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특허 전쟁은 향후 ‘비즈니스시스템’ 같은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세스나 비즈니스 노하우도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기술력 확보를 위해 자신들의 특허를 적극 방어하는 한편, 기술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로젠바움 회장은 “남미의 경우 지난해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기업 M&A가 성사됐고 미국 내 M&A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에는 싼값에 해외기업을 인수할 기회가 더욱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여러 기업들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며 “앞으로 GT의 한국사무소가 많은 한국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한국의 토종 로펌들과 경쟁하려는 게 아니다”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기업들뿐만 아니라 한국 로펌들과도 협업해 글로벌 시장으로 함께 진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김영환 송원그룹 회장(79)이 1983년 사재 1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이 24일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송원그룹은 태경화학, 백광소재 등 7개 계열사를 가진 중견기업이다. 이 장학재단은 설립 이후 매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선정해 대학 또는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573명에게 총 63억7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금은 김 회장의 외동딸인 김해련 송원그룹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재단의 기금 규모는 145억38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 재단의 도움을 받았던 장학생들은 2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송원김영환장학재단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의 작은 도움으로 훌륭하게 성장한 장학생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싼 셀프주유소가 1000곳을 넘어섰다. 22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된 셀프주유소 수는 1월 말 현재 109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 1만2793개의 8.6%에 해당한다. 12곳 중 1곳꼴이다. 셀프주유소는 2003년 처음 등장한 뒤 2007년 말까지 59곳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해 2009년 말 299곳, 2011년 말 637곳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에는 1068곳으로 처음으로 1000곳을 넘어섰다. 2007∼2012년 연평균 증가율은 340%에 달한다. 수로 치면 매달 평균 14곳씩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 전국 영업주유소는 1만2139개에서 1만2803개로 5.5% 증가했다. 업계는 일반 주유소 중 상당수가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셀프주유소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값이 싼 주유소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지역 기준으로 일반 주유소(2068.2원)와 셀프주유소(1971.63원)의 휘발유 L당 가격차는 96.57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주유기 가격이 일반형에 비해 비싸 초기 투자비용이 높긴 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이를 상쇄해 당분간 셀프주유소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화케미칼은 과학 대중화를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 교실’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서울 대전 울산 전남 여수시 등 4개 지역 26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1600여 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총 34회에 걸쳐 에너지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에너지 교실 공동 운영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한화케미칼은 에너지 교실을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전산업개발은 대표이사 사장에 최준규 관리본부장(62·사진)을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 신임 사장은 1974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한전 관리부장, 한국남부발전 기획처장 등을 지냈다.}
효성그룹은 2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대강당에서 임직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GWP(Great Work Place) 선포식’을 가졌다.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일하기 좋은 일터는 신바람 나게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좋은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다시 임직원에게 돌려주는 곳”이라며 “GWP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일터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 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달 기업문화전담팀을 신설하고, 사업부별로 GWP 활동을 선도할 ‘에이전트’를 총 40명 선발했다. 효성 관계자는 “근무 만족도를 진단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중순부터 GWP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예비엄마들이 너도나도 산양유아식을 찾고 있다. 설사와 배앓이를 줄여줘 내 아기의 장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산양유아식은 왜 이런 효과가 있을까. 산양유아식은 우유와 달리 단백질 중 αs1-카세인이 거의 없고, β-카세인이 많다. 또 흡수율이 좋은 중간사슬지방산(MCT)이 풍부한 것도 특징이다. 산양유에는 모유처럼 뉴클레오티드, 스핑고미엘린, 셀레늄, 초유성장인자(IGF)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들어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럼 어떤 제품이 산양유 성분만으로 만든 것일까. 아이배냇의 ‘순 산양유아식’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양유 성분을 100% 써서 만든 제품이다. 젖소 우유 성분을 1%도 사용하지 않아 유당불내증이나 유단백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아이배냇 순 산양유아식은 뉴질랜드의 아이배냇 전용목장에서 사계절 자연목초로 사육된 산양의 원유에 산양유당까지 보강해 만든다. 특히 모든 제조공정을 ‘원 스톱 공법’으로 처리해 오염경로를 최소화하고 원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유지한다. 또한 한국 아이들의 체질에 맞춰 영양성분 구성을 설계했다. 마지막으로 이 제품은 어디서 살 수 있을까. 아이배냇 ‘순 산양유아식’은 현재 NS몰,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전국 매장에도 입점해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아이배냇은 분유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행복나눔 N’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나눔’을 의미하는 N마크가 있는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수익금 일부를 저소득층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발상의 전환’은 현실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한다. 1970년대 이후 한국경제 발전의 중추 역할을 한 현대중공업과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모두가 “한국에서 무슨 선박을 만들 수 있겠느냐”, “한국에서 일관제철소를 만드는 건 무리”라며 고개를 가로저을 때 이들은 무모하게 도전했고 결국 성공했다. 이들이 탄생하고 성장해 온 역사는 ‘창조경제’의 길을 찾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창조경제의 씨앗 뿌린 40년전 두 장면 ▼ 6·25전쟁이 끝난 지 20년째 되던 1973년 한국 경제사의 큰 흐름을 바꾼 두 가지 일이 있었다. 바로 현대중공업의 첫 선박 건조 돌입(3월 20일)과 포스코의 첫 쇳물 생산(6월 9일)이다. 이 두 장면을 계기로 한국 경제의 중심축은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옮아갔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로서 세계를 호령하고 있고 포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서 한국 산업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울산과 포항의 역사적 현장에 있었던 두 주역을 만났다. ▼ 조선소-수주선박 동시 건조… 발상전환이 無에서 有창조 ▼■ 현대중공업 산증인 이재실 씨와 아들 수현 씨14일 찾은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8, 9독에서는 이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드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RSU) 건조가 한창이었다. 해안 인근 바다에 떠 있으면서 LNG선이 운반해 온 가스를 필요할 때마다 해저 파이프를 통해 육상으로 공급하는 이 설비는 2011년 노르웨이 회에그 사에서 수주했다. 한 척 가격은 2억8000만 달러(약 3100억 원)에 이른다. ‘육상에 대규모 가스 공급 기지를 건설할 필요 없이 바다 위에 공급 기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유럽 선주사들의 바람을 들은 현대중공업은 그런 상상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설계도로 만들었다. 세계 1위로 우뚝 선 현대중공업의 역사는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을 그대로 만드는 ‘창조와 혁신’의 과정이었다. ○ 황무지에 세운 기적 이재실 씨(67)는 40년 전 현대중공업이 조선소도 짓지 못한 상태에서 배를 수주해 배와 조선소를 함께 만들던 역사의 현장에서 일했다.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서 설계 업무를 하던 이 씨는 1972년 당시 현대건설 조선기술부(현대중공업의 전신)로 이직했다. 현대중공업은 1973년 3월 20일 첫 수주 선박인 26만 t 규모의 대형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의 건조에 돌입했다. 당시 울산은 조선소의 형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황량한 모습이었다. 외국에서는 “현대중공업에서 만든 배는 절대 뜨지 못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 씨는 첫 배를 건조하던 시기를 회상했다. “주말도 없이 매일 오후 11시까지 일했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한 사원이나 현장 직원 가릴 것 없이 졸음을 참으며 철판을 잡고 용접을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못 버티겠지만 가족을 굶기지 않고, 조선소도 없는 회사에서 배를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텼습니다.” 조선소와 배를 함께 만들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상상력’이 발휘됐다. 당시에는 골리앗 크레인이 없어 육상에서 만든 배를 트레일러에 실어 독으로 날랐다. 선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불도저로 반대쪽을 당겨 속도를 줄여 가며 독의 경사로를 내려가게 했다. 애틀랜틱 배런호가 진수되던 순간을 얘기할 때 이 씨는 20대 후반 청년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모든 직원이 독 주변에 빽빽하게 모여 지켜봤지요. 독이 열리고 물이 들어오자 ‘배가 떴다!’고 소리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죠.”○ 아버지의 ‘생존’과 아들의 ‘경쟁’ 강바닥을 준설하는 오니(汚泥) 준설선, 오렌지주스 운반선, 터그보트(예인선). 이 씨는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았던 배의 설계도를 그릴 때마다 맨손으로 조선소를 이뤄 낸 경험을 생각했다. 맨땅에서 유조선을 짓는 데 성공한 뒤로는 어려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1973년을 관통한 키워드는 ‘생존’이었다”고 말했다. “그땐 다들 ‘이 배가 뜨지 않으면 우린 모두 죽는다’는 절박함으로 일했어요. 요즘 후배들은 그런 긴장감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씨는 2004년 퇴직한 뒤 약 4년간 중국 조선소에서 선주사 감독관으로 일했다. “중국에는 수천 개의 조선소가 있습니다. 중국 조선소가 우리를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중국의 건조 기술이 우리 못지않습니다.” 이 씨의 아들 이수현 대리(35)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 자재지원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 “많이 개발하고 좀 더 절박한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리도 맞장구를 쳤다. “제 또래 직원들을 봐도 회사와 직업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연봉 인상이나 복지에 더 민감한 게 사실입니다.” 이 씨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부심, ‘일단 해보자’며 부닥치는 자세만 있다면 지금 조선업계가 겪는 위기도 이겨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울산=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제철소도 역순으로 건설… 파괴적 혁신 ‘용광로신화’ ▼■ 포항제철의 역사 지켜본 유기운 씨와 아들 정열 씨“저 건물은 뭐당가? 참 마이 변했네. 여그 들어와 본지가 한 스무 해는 되아부렀겠구먼.” 유기운 씨(75)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포항 사람이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충남의 장항제련소에서 일하다가 1973년 2월 포항제철(현 포스코)로 옮겼다. 월급을 2배 준다는 풍문을 듣고서였다. 이후 1994년 3월까지 그는 포항제철소 제1 제강공장에서 21년간 일했다. 그에게 ‘훈장’과도 같은 경력이다.○ 세계 1위 경쟁력의 철강회사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의 포항제철소 내로 들어서자 유 씨는 자동차 창문 너머로 보이는 공장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퇴임 후 회사 안으로 처음 들어왔는데 그동안 못 보던 건물들이 잔뜩 들어섰다”며 놀라워했다. 제철소 동쪽 끝단에 바다를 새로 매립한 땅에는 ‘포스코의 미래’라 불리는 파이넥스(FINEX) 제3공장이 뼈대를 갖춰 나가고 있었다. 현재 공정은 60∼70% 정도. 올 12월 연간 생산 200만 t 규모의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는 전체 철강 생산량의 25%(410만 t)를 ‘파이넥스 공법’으로 만들게 된다. 이 공법은 코크스공정과 소결공정을 생략한 채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으로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 고로(高爐)공법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2003년 세계 최초로 파이넥스 공법을 상용화한 데 이어 2007년 파이넥스 제2공장 가동에 들어가면서 일약 세계 최고의 철강기술업체로 발돋움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철강 전문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의 명예도 얻었다. 이런 설명을 듣고 유 씨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다녔던 회사에 대해 늘 자부심을 가졌지만 ‘세계 최고’는 남의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다고 했다. 그가 기억을 더듬었다.○ 40년 전의 파괴적 혁신들 1973년 봄만 하더라도 제철소 인근은 죄다 갈대밭이었다. 유 씨는 덩그러니 만들어진 고로에서 쇳물이 과연 제대로 나올지도 의문스러웠다고 했다. 6월 9일 제1 고로에서 첫 출선(出銑)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일하던 제1 제강공장도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주어진 시간은 6일이었다. “첫 취련(吹鍊) 때도 박태준 사장이 왔지. 6월 15일 아침이었는디, 아래쪽서 누가 버튼을 누릉께 뻘건 쇳덩이가 막 맹글어져 나오당게. ‘첫 취련이다!’ 하면서 다 같이 박수치고 그랬지.” 이 장면은 한국 경제사에서 변곡점이 됐다. 한국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비약적인 발전도 원활한 철강 수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항제철소 공사는 사실 ‘불가능’과의 싸움이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낸 것은 오늘날 ‘파괴적 혁신’으로 불릴 만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철강 생산과정은 원료→제선→제강→압연으로 이뤄진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마지막 단계인 압연공장(1972년 10월 준공)부터 만드는 ‘백워드 건설 방식’을 택했다. 이곳에서 생긴 이윤을 제강, 제선공장 건설에 투입해 부족한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박 명예회장은 또 공장 건물의 뼈대조차 올라가지 않은 1971년 7월 제선공장 입간판 사진 한 장을 들고 호주 원료업체를 찾아 장기 공급계약을 이끌어냈다. 이런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 없었다면 1973년 종합준공 직후 터진 석유 파동 때 원료난을 겪었을 것이다. 유 씨의 아들 정열 씨(48)도 포스코 스테인리스압연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5형제 중 장남인 그는 아버지의 큰 자랑이다. “아버지가 일군 회사가 세계 최고가 됐고, 그곳에서 제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저도 열심히 일해 후대에 영광을 물려줘야죠. 하하하.”포항=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초보들도 안다. 등산을 할 때는 최대한 가볍고 편안한 차림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들도 ‘무게는 등산의 적이다’ ‘등산은 무게와의 싸움이다’ 같은 격언을 지나가다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실천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등산을 하려면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꼭! 반드시! 가져가야 할 준비물이 열 가지가 넘는다. 산 좀 탄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니 무시할 수도 없다. 초보들은 고민에 빠진다. ‘아니 이 많은 걸 가져가라면서 짐을 가볍게 꾸리라는 게 말이 돼?’ 그때 거금을 들여 구입한 배낭이 눈에 들어온다. 편안한 멜빵과 푹신한 허리벨트가 위안을 준다. 배낭이 ‘돈값’을 할 거란 기대에 무거운 짐을 아래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린다. 그러다 공간이 남으면 산에서 독서나 즐겨볼 요량으로 읽던 책도 한 권 넣는다.초보들은 모른다. 이렇게 배낭을 싸는 순간 이미 무게와의 싸움에서 지고 들어간다는 것을. 제 손으로 차곡차곡 자신의 손발을 묶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 초보들을 위해 엄홍길 대장(53·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이 직접 나섰다. 그가 초보들에게 어떻게 하면 등산을 즐길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갰다. “산에 오르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낭 싸기죠. 그러나 잘 싸지 못한 배낭은 오히려 등산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넣어야 할까 본격적인 배낭 꾸리기에 앞서 초보 등산가들이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필수 품목에 대한 목록 작성이다. 등산할 때 챙겨가는 물건들은 건강이나 안전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일부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모두를 가져가야 한다. 이것들은 엄 대장이 히말라야 최고봉에 오를 때나 집 앞 도봉산에 오를 때 항상 챙기는 물품들이기도 하다. 첫째, 당일 일정으로 가까운 산을 오를 때. 우선 바람막이용 재킷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일교차가 심한 봄에는 더욱 그렇다. 따뜻한 봄날이라도 산에 오르면 기온이 내려간다. 게다가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윈드재킷 한 벌은 반드시 배낭에 넣어둬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의 경우 여벌의 티셔츠 등을 챙겨가는 것도 좋다. 젖은 옷을 장시간 입으면 체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이 필요하다. 산행 중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이를테면 오이 토마토 초콜릿 사탕 같은 것들도 만약을 대비해 넣어가야 한다. 둘째, 산에서 1박 이상을 할 때. 당연히 필요한 물건이 많아진다. 산장에서 자는 경우는 예외지만 텐트 침낭 매트리스(바닥 냉기 차단)는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밥을 먹으려면 버너 코펠 가스 등 취사도구도 필요하다. 여벌로 갈아입을 옷은 위아래 모두 준비하고 장갑도 가능하면 낮밤으로 바꿔 낄 수 있게 두꺼운 것과 얇은 것을 함께 가져간다. 밤 산행을 할 수 있으니 헤드랜턴(또는 손전등)도 구비해야 한다. 보온병과 다목적칼도 산에서는 무척 유용하다. 혹시 비가 올 때를 대비해 판초우의도 챙기자. 배낭까지 전체를 덮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참 많긴 하다. 엄 대장도 인정했다. 그러나 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짐이 많다고 함부로 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이제 공간배치의 마술을 배워볼 때다.▼ 산 오를땐 양손에 아무것도 들지 마세요, 스틱만 빼고… ▼어떻게 꾸려야 할까 사람들은 ‘안정감’의 개념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무거운 것은 아래, 가벼운 것은 위에 있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에 내려놓는 짐의 경우에는 그 말이 맞다. 그러나 사람이 직접 메고 가는 배낭에까지 이런 생각을 적용해선 곤란하다. 잘못된 짐 싸기는 즐거운 산행을 극기훈련으로 만들어버린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해’라며 이를 앙다무는 사람 중 상당수는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주목하자. 평생을 산과 함께한 엄 대장의 배낭 싸기 노하우를 단번에 내것으로 만들 절호의 기회니까. 기본원칙은 간단하다. 무거운 물건은 위쪽, 가벼운 물건은 아래쪽이다. 그리고 무거운 물건은 등과 붙는 쪽에, 가벼운 물건은 등과 먼 쪽에 배치하라. 배낭은 어깨로 메고, 등으로 받치는 물건이다. 그러니 무거운 물건이 어깨와 등에 가까운 곳에 있어야 힘이 덜 든다. 무거운 짐이 몸과 떨어진 곳에서 대롱거리면 훨씬 더 힘이 들지 않겠는가. 이해가 되는가? 그럼 이제 외워야 할 차례다. 문제를 풀려면 수학공식을 외워야 하는 것처럼. 배낭은 보통 몸체 부분과 상단 덮개 부분으로 나뉜다. 상단 덮개의 주머니는 수시로 꺼냈다 넣었다 해야 하는 헤드랜턴 모자 장갑 등의 자리다. 몸체 양쪽에 있는 망사주머니에는 물병과 간단한 행동식이 들어간다. 이런 곳들은 무게보다 편의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몸체 부분에는 철저히 무게에 따라 물건을 배치한다. 일단 맨 위에서부터 맨 아래까지를 5등분해 파트 1∼5로 이름 붙인다. 맨 윗부분인 ‘파트 1’의 등 쪽은 가장 무거운 물건의 차지다. 암벽등반 장비 같은 철제 제품들이 그에 해당한다. 윗부분의 바깥쪽에는 보온병 등 무게가 조금 덜 나가는 것을 배치한다. 버너와 코펠 등 취사도구는 ‘파트 3’에 넣으면 된다. 그러면 ‘파트 2’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갈까. 기본원칙을 깨고 보온용 재킷 등 의류를 넣는 게 적절하다. 원칙을 따른다고 배낭 위쪽에 무거운 것만 배치하면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물건들 사이에 가볍고 딱딱하지 않은 의류를 넣으면 무게를 분산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완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아래쪽인 ‘파트 4’에는 속옷이나 갈아입을 옷 등을, ‘파트 5’에는 침낭을 넣으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배낭을 싸면 똑같은 20kg의 무게라도 15kg짜리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반대로 마구잡이로 물건을 쑤셔 넣으면 본래 무게보다 더 무거운 25kg처럼 느껴질 수 있다. 엄 대장이 초보들에게 조언한다. “배낭은 겉(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안이 더 중요합니다. 꼭 필요한 것을 배낭에 얼마나 잘 분배해서 집어넣느냐에 따라 등산의 즐거움이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거든요.”보너스 팁 세 가지 사실 ‘배낭 싸기 요령’은 딱 한마디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엄 대장의 입에선 꼭 알아둘 만한 정보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하나가 ‘잡주머니 활용’이다. 배낭 싸기 방식을 아무리 잘 따른다 해도 이동을 하다 보면, 또 배낭을 한두 번 뒤지다 보면 물건들의 위치가 섞이기 마련이다. 겉옷은 겉옷끼리, 속옷은 속옷끼리, 취사도구는 취사도구끼리 한 주머니에 싸두면 그럴 걱정이 없다. 양말 한 켤레를 찾겠다고 온 가방을 뒤지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잡주머니가 없다면 비닐봉지에 싸서 넣어도 상관없다. 두 번째 팁은 ‘대형 비닐을 활용한 배낭 내부 방수처리’ 요령이다. 많은 배낭이 생활방수를 표방하고 있지만 갑자기 내린 비에 모든 물건을 지켜내기엔 역부족이다. 의류 등이 젖으면 입을 수도 없지만 당장 무게가 무거워진다. 배낭보다 큰 비닐봉지 하나를 구해 배낭 안에 넣고, 그 안에 물건들을 쌓으면 폭우 속에서도 소지품이 완벽히 보호된다. 특히 여름철 산행 때 적용하면 좋다. 엄 대장의 경우는 눈 위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화물 배낭에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다. 바로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기’다. 아무리 가벼운 물건이라도(이를테면 빈 생수병)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무게감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 미세한 차이는 균형감에도 영향을 줘 산행을 힘들게 만든다. 또 손 하나를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돼 험한 길에 들어섰을 때는 위험이 배가된다. 그러니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무조건 배낭에 넣는 것이 좋다고 산악인들은 말한다. 그들이 유일하게 손에 들기를 권하는 물건은 등산용 스틱이다. 그것도 하나보다는 양손에 모두 들어야 편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자상한 엄 대장이 초보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건넸다. “봄철은 해빙기입니다. 낙석 위험이 많고, 곳곳에 얼음이 녹아 미끄럽죠. 비상용으로 아이젠을 챙기는 것도 권합니다. 산에 오르다 휴식을 취할 때도 돌이 많은 지역은 피하는 게 좋고요.” 초보들이여! 그의 잔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이런 철저함과 세심함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엄홍길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말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촬영 협조: 밀레}

“그래도 우리나라 백수 애들은 착혀. 거 테레비에서 보니까 그 프랑스 백수 애들은 일자리 달라고 다 때려 부수고 개지랄을 떨던데. 우리나라 백수들은 다 지 탓인 줄 알아요. 응? 지가 못나서 그런 줄 알고. 아유, ××들 착한 건지 멍청한 건지. 다 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야, 너도 너 욕하고 그러지 마. 취직 안 된다고. 응? 니 탓이 아니니까. 당당하게 살어. 힘내 ××.” 김광식 감독의 2010년 작 ‘내 깡패 같은 애인’에는 삼류 깡패 동철(박중훈)이 등장한다. 그는 업계에서 퇴물이 된 지 오래다. 무늬만 깡패지 일반인과 싸워도 얻어터지기 일쑤다. 그의 삶에서 ‘열심’이나 ‘성실’이란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그가 노력하면 결국 이뤄질 거란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하지만 아직 취직하지 못한 옆집 여자 세진(정유미)에게 위로랍시고 한마디 해준다. 동철의 말대로 세진이 취직하지 못한 건 정말 정부의 잘못일까? 아니면 세진이 못났기 때문일까? ‘실업’이라는 사건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일반적인 백수들과 동철의 분석은 아주 다르다. 백수들은 모두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철은 문제의 핵심이 백수 자신이 아닌 외부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다.내 탓이오? 네 탓이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즉 그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추론한다. 이를 ‘귀인(歸因)’이라고 한다. 귀인은 원인을 어디로 돌릴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사람들이 귀인을 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능력이나 노력과 같은 개인의 내적 요인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고(내부 귀인), 다른 하나는 그 원인을 상황이나 환경과 같은 외부에서 찾는 것이다(외부 귀인).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한 이유를 선수들의 실력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부 귀인이다. 반면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 때문이라고 여기는 것은 외부 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귀인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에서 발견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귀인 방식이 국가나 문화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처럼 집단주의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긍정적 사건에 대해 외부 귀인의 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뒤 “미용실 원장님 덕분”이라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은 유독 집단주의 문화에서만 자주 관찰되는, 전형적인 외부 귀인이다. 반대로 자신에게 일어난 부정적 사건에 있어서는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내부 귀인 성향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취직하지 못하는 게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서, 또는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개인주의 문화권의 귀인 방식은 이와 정반대다. 그들은 긍정적 사건은 자신에게서, 부정적인 일은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다. 서양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자신이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는지를 주로 설명한다. 자신의 노력과 실력이 메달 획득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자신의 삶이 곤경에 처하게 된 이유는 정부의 정책 실패나 글로벌 경기 불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가끔은 자신에게 관대해지길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 이유는 외부에서 찾고, 실패 이유는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성향은 겸손의 미덕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기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정적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부 귀인하도록 요구하는 문화는 치명적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자살하는 사람은 1만5000명에 이른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특히 20대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40%가 넘고, 30대에서도 자살은 사망 원인 1위다. 이들의 주요 자살 동기는 대부분 삶에 대한 비관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나라 청년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것일까. ‘내 깡패 같은 애인’의 세진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을 가진 젊은이다. 실제 그녀는 능력과 노력 면에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가까스로 면접을 보러 가더라도 여성이고,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그녀는 제대로 된 질문조차 받지 못한다. 어떤 면접관은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춤추며 불러 보라고 해놓고 키득거리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취업 원서를 낸다는 것은 한 번 더 좌절을 맛보기로 결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개선의 여지없이 매번 반복되기만 한다. 이때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만 찾으면 수치심이 증대되고 자존감이 고갈될 뿐이다. 수치심은 자살 시도를 증가시키는 주요 감정 중 하나다. 따라서 세진이 처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실패에 대한 내부 귀인은 자기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 탓이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태도는 존경할 만하다. 그렇지만 가끔은 스스로에게 “너는 잘못이 없다”고 다독여줄 필요도 있다. 지금처럼 개인의 노력이 너무도 쉽게 좌절되는 시절에는 특히나 그렇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삼류 깡패 동철의 외부 귀인 방식이 오히려 필요할 수도 있다.전우영 충남대 교수(심리학) wooyoung@c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