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도영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장 “바이오연료 개발에 정유업계 생사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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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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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정유회사들로서는 미래사업 아이템의 발굴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바이오’가 정유회사 사업 다변화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승도영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장(사진)은 20일 대전 유성구 문지동의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바이오 분야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승 소장은 “정유나 석유화학 등의 장치산업은 연구개발에 대한 ‘니즈’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정유회사 기술연구소는 과거에는 정제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 개선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바이오나 탄소섬유처럼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GS칼텍스의 중앙기술연구소는 1986년 1월 설립 당시 전남 여수시의 정유공장 내에 있었다. 품질 개선이나 공정 관련 기술을 개발해 곧바로 생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1998년 말 대전으로 이전하고 난 뒤에야 연구개발(R&D) 센터다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기능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쪽이 점차 강화됐다.

GS칼텍스가 4년 전 삼성종합기술원 연료전지프로젝트팀장이던 승 소장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승 소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소규모 연료팀만 바이오를 연구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바이오연료, 바이오소재 등을 연구하는 인력이 연구소 전체 인원(120여 명)의 4분의 1에 이른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는 현재 바이오부탄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보다 열량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복잡한 공정 없이 그냥 가솔린에 섞어 쓰면 되기 때문에 ‘차세대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승 소장은 “지금은 시범적으로 소규모 생산하는 단계이지만 수년 내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농장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전략적 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바이오부타디엔의 상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이오부타디엔이 기존 석유화학 원료로 만든 부타디엔보다 가격 및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석유화학회사나 타이어회사 등 이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승 소장은 다음 달 22∼25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바이오는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석유화학 분야와 상호보완적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정유회사로서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강조했다.

대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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