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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분원 설치 계획이 백지화되자 그동안 유치운동을 벌였던 충북도와 대구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 청원군 오송과 대구가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복수 선정된 뒤 이들 지자체는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를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의 열쇠’로 보고 유치 경쟁에 나섰다. 국립암센터는 2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검토하던 지방분원 설치 대신 현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본원 병동을 증축하고 국제암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4년까지 486억 원을 투자해 300병상을 신축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완화의료병동 임상시험병동 갑상샘병동 소아암병동이 들어서면 모두 812병상을 갖춰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암전문병원이 된다. 또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한 국제암전문대학원대 설립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에 보낼 암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발표는 국립암센터가 2008년부터 검토한 지방분원 설치안을 뒤집는 내용이다. 국립암센터는 일산동구 본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분원을 만들 지역을 물색해왔다. 김대용 국립암센터 기획조정실장은 “지난해 5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용역조사를 한 결과 연구기능 이원화 등 문제점이 예상돼 본원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북도는 발끈하고 나섰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오송이 가장 유력한 분원 후보 지역으로 꼽혔는데 갑자기 본원 확장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분원 유치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여온 충청 주민들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의회도 이날 임시회를 열고 분원 설치 재추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도의원들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들끓는 영남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분원을 대구에 설치하려다 아예 오송도 못하게 어깃장을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대구시는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6만 m² 이상을 암센터 분원 예정 터로 정하고 홍보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경북지역 암환자의 40% 이상이 국립암센터 등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는다. 지방 환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분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센터 분원 유치 경쟁은 보건복지부가 2009년 대구와 오송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공동 지정하면서 본격화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5월 “타당성 연구용역 당시 암센터 분원 입지 후보로 대구와 오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종 보고서에는 후보 지역의 입지 분석을 아예 뺐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파장이 예상돼 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이미 전국에 12개의 상급종합병원과 협력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분원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 서울 을지병원은 7일 오후 2시 평화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폐암의 이해’를 주제로 무료강좌를 연다. 이재형 을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폐암의 이해와 예방법에 대해 강의한다. 이 교수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70%가 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늦게 발견된다”면서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전체 폐암 환자의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02-949-0123■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4일 오후 2시 본관 2동 3층 대강당에서 ‘간암 환자 및 일반인을 위한 간암 예방과 치료’ 무료강좌를 연다. 이번 강좌에서는 △간암 예방을 위한 올바른 간 건강관리 △고통이 거의 없는 새로운 간암 치료법 △불규칙한 종양치료에 효과적인 토모세러피 △간을 위한 건강 밥상에 대해 설명한다. 참석자는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을 수 있다. 02-2019-1225■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는 급성간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 대기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오 인공 간 임상시험’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만 18∼60세이면서 체중 45kg 이상이고 급성간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 대기자이거나 뇌사자 기증 간을 기다리는 환자다. 임상시험에서는 이식 전까지 독성 제거와 요소, 알부민 분비 등 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인공장기인 ‘체외순환형 바이오 인공 간’을 사용한다. 인공 간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치료비 검사비 입원비가 무료다. 02-3410-3875}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는 가정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기 쉽다. 부모 교사 정부는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곽영숙 이사장(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붕년 학술이사(학교폭력TFT위원·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이진한 기자=우리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는 대개 흥분한 나머지 학교에 찾아가 감정적으로 대처합니다. ▽김=부모가 아이 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 "정말로 어려운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섣불리 비난 섞인 충고를 하면 곤란하죠. 가령 "너도 한대 때렸어야지" 또는 "네가 약점을 고쳤어야지"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은 비난받는다고 느끼면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을 겁니다. 아이 스스로도 "내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하는구나"고 생각하겠죠. ▽곽=부모가 교사를 비난하거나 가해부모에게 직접 사과하도록 종용하는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기 때문이죠. 결국 교실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어떤 폭력을 당했는지, 아이가 어떤 점이 힘들었고 왜 말하지 못했는지를 교사가 공감하도록 자세히 말해줘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받으면 됩니다. ▽이=학교와 교사의 대한 실망감 때문에 대개 피해자 측이 전학을 고려합니다. ▽김=그건 일시적으로 덮어진 상태지,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학생 전체가 보는 앞에서 가해자가 공개적인 사과를 하도록 해야 됩니다. 모든 학급 구성원에게 학교폭력이 잘못됐음을 깨닫도록 하는 기회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요. 학교에선 이런 일을 담임교사가 하도록 힘을 보태야 됩니다. 그만큼 담임교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학교 폭력에 대한 조례나 법령을 보면 기본적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담임이 갖는 권한은 신고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보고하는 정도입니다. 교사가 책임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은 별로 없습니다. ▽김=당국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모두 일진회와 같은 조직폭력배인양 규정해 가해자를 처벌하는 쪽 대책에만 신경을 씁니다. 학교 폭력은 훨씬 범위가 넓습니다. 신체적인 폭력 외에도 은근한 따돌림, 강요, 언어폭력으로 모욕감을 주는 행동…. 다양한 형태의 학교 폭력이 존재하고, 가해 아동도 다양합니다. 또 가해자의 50%가 피해자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말고 학교 폭력의 희생자라는 용어를 써야 합니다.▽곽=맞습니다. 결국 교사만이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의 다양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담임이 해결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경찰력 같은 공권력을 동원해도 학교 폭력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도와주기가 힘듭니다. ▽이=대부분의 가해자도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해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가해자로 낙인찍고 공권력을 동원하면 위험하죠. 학교폭력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곽=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정서 행동 선별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심각하지 않지만 불안 우울 공격성 가족관계 등 다양한 형태의 정신건강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학교 폭력 희생자의 고위험군이죠. 항상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합니다. 고위험군 아이를 관리하는 주체는 담임이어야 합니다. 학교 안에 책임자가 있어야 예방이 가능합니다. ▽김=많은 교사들이 학생의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돌아가면 성적중심 경쟁적 분위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합니다. 공부 못하고 힘든 아이들은 대충 빼고 지나가자는 식이지요. 쓸데없는 정신건강 문제에 에너지 쏟지 말고 학교 밖에 있는 병원과 상담소로 보내서 해결하는 방안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 아이들을 붙잡고 내가 고생을 하느냐는 거죠. 하지만 학교 폭력 문제가 생겼을 때 정작 아무런 개입을 못합니다. 착하고 성적 좋은 아이들만 데리고 좋은 대학에 보내는 일이 학교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됩니다. 어렵고 힘든 아이들을 어떻게 끝까지 끌어안고 가느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때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곽=기본적으로 교사의 업무가 너무 많으니 새로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위험군 아이를 학급 안에서 적절히 도와주고 나머지는 방과 후 프로그램, 보건교사 상담교사의 상담프로그램, 그룹프로그램으로 해결하는 식이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줘야 합니다. 학교 안에서 이렇게 조기에 개입하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교사도 다양한 형태의 학교폭력에 대처할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학교 정신건강시스템을 운영하니 참고해야 됩니다. ▽김=호주는 인성교육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마음이 중요하다'(Mind matters)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지요. 교장들의 협의회를 통해 실행방향을 결정합니다. 또 담임교사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교장은 행정적인 지원을 합니다. 교사는 잡무에서 해방되지요. 학교 내에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편견도 매우 적습니다. 호주에서는 학생이 "선생님, 아무래도 내가 우울한 것 같아요,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수학문제가 어려우니 도와주세요"하는 것처럼요. ▽곽=요즘은 교사가 죄인 취급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정부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다같이 반성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약만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치료법을 응용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환자의 생존기간을 배로 끌어올렸다. 국립암센터 박중원 소화기내과 박사(사진) 연구팀은 ‘색전술’과 ‘표적치료 요법’을 함께 시도했다. 색전술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미리 제거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치료법. 표적치료 요법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할 혈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보통 ‘넥사바’란 약물을 쓴다. 연구팀은 2009년 7월∼2011년 5월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 환자 50명에게 새 치료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치료효과 유지기간을 4개월에서 7개월로 3개월 늘렸다고 1일 밝혔다. 치료효과 유지기간이란 있던 암이 커지지 않거나 새로운 암이 생기지 않는 기간. 이 기간이 늘어나면 생존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수술이 불가능한 3, 4기 암 환자의 경우 생존기간을 3개월만 연장해도 신약으로 인정받을 만큼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환자에 따라 1년 이상 생존도 가능하다. 박 박사는 “색전술과 표적치료 요법을 병행한 새로운 ‘복합요법’을 통해 간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대조군 임상연구(임상3상)를 통해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간학회지 2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60대 중반의 한 당뇨병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밤마다 발이 가렵고 저려 잠자기 힘들고 걸을 때 발에 감각이 없다고 호소했다. 환자의 발엔 작은 상처가 곪아가는 흔적이 보였다. 당뇨병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발’이다. 이 환자는 다행히 약물을 처방하고 발의 일부분을 절제하는 수준에서 치료가 됐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발 전체를 절단할 수도 있었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당뇨병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로서 여러 합병증을 많이 봐 왔다. 그중에서도 당뇨발이 제일 독하다. 발과 다리뼈의 살이 썩어 들어가는 족부궤양과 이로 인한 족부절단은 환자들도 가장 무서워하는 합병증이다. 다만 당뇨발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에 대해서는 일반인도, 환자도 잘 모르는 듯하다. 앞서 언급했던 환자의 경우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었다. 그 또한 이 병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 결과 병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조사에서도 당뇨병 환자의 33%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다고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게 아주 흔한 합병증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를 아는 환자는 거의 없었다. 사실 의료진은 당뇨병 환자라면 누구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통증을 확인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고혈당 상태에서 말초신경과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나타난다. 발이나 다리에 저리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피부가 이불에만 닿아도 아픈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기도 한다. 어떤 환자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한 통증은 수면방해, 불안 등의 2차 질환을 일으켜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초기엔 보통 발이나 다리에 저린 느낌이 온다. 신경이 손상될 때 나타나는 느낌이지만 환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증세가 심해져 무감각해졌을 때는 발에 상처가 나도 알지 못하는데, 방치한 상처는 발을 자르는 단초가 된다. 의사는 환자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하려고 늘 최선을 다한다. 그 결과일까. 최근 해외 학회가 치료제 및 치료 방법별로 등급을 매겨 객관적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적은 양의 약물처방으로도 통증을 줄이고 수면방해를 잘 관리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합병증이 동반되면서 다양한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특성도 고려했다. 약물 간 상호작용이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작은 치료제를 사용해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뇨병 환자라면 기본적인 혈당 체크 및 생활요법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그게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다.김성래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건국대병원은 29일 오후 2시 대강당에서 갑상샘암을 주제로 주민 건강강좌를 연다. 강사는 갑상선암센터장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이용식 교수.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갑상샘암의 치료와 진단 예방법 등을 강의한다.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석 가능.02-2030-7063, 7065 ■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국내 처음으로 암환자와 호스피스 환자, 가족이 쉴 수 있는 휴식처 ‘동산로뎀쉼터’를 만들었다. 동산의료원 인근 건물 3, 4층에 만든 이 쉼터는 침실, 거실, 주방을 갖춘 휴식공간 쉼터(3층)와 환자와 가족을 위한 상담공간(4층)으로 구성됐다. 차순도 동산의료원장은 “익명을 요구한 한 독지가의 기증으로 지어졌는데, 모두 평화와 치유를 얻어가는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53-250-7384■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센터는 통증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동서난치성통증클리닉’을 다음 달 5일부터 운영한다. 이 클리닉에서는 난치성 및 만성통증 외에 외상성 또는 퇴행성 관절근육질환, 스포츠손상, 일반장애(뇌중풍, 척수손상), 기타 통증질환 등을 진료한다. 동서난치성통증클리닉에서는 재활의학과와 한방침구과 의료진의 양·한방 협진이 시행된다. 진료는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반∼12시. 02-958-9282}

Q. 방사선의 본질과 치료 원리를 쉽게 알려주세요. A. 방사선이라고 하니깐 핵폭탄 등 위험한 것만 떠올리게 되죠. 더구나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방사선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구에 살든지, 지구를 떠나든지 간에 방사선 노출은 피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 주위의 모든 자연에서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자연 방사선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태양은 이러한 자연 방사선을 방출하는 근원입니다. 이 빛은 물리학적으로 보면 전자파(빛)입니다. 태양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전자파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해 이를 에너지원으로 조그만 생명체가 생기면서 모든 생명체가 진화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에너지가 공간을 지나 이동하는 현상을 방사성이라 하고 그 주체를 방사선이라고 합니다. 전자파도 방사선의 일종으로 라디오파, 마이크로웨이브, 빛, 자외선, 감마선, X선 순으로 에너지가 높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이 중 에너지가 높은 X선 또는 감마선을 이용합니다. 에너지가 높으면 투과성이 높아져 몸속 깊숙한 데 있는 종양까지 도달할 수 있거든요. 암세포에 이른 X선은 암세포의 유전자(DNA)에 손상을 일으켜 그 세포를 죽입니다. 그러나 방사선은 암세포 주위의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최근 20년간, 암 조직에 많은 방사선을 쏘아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도 정상 조직을 피해 부작용을 줄이는 삼차원입체조형방사선, 정위방사선, 세기조절방사선 치료 등 혁신적인 치료법이 개발됐습니다. 장기, 기능, 외형을 보존하면서 암 환자를 완치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처럼 방사선 치료 분야에서도 암 환자의 안전을 위해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줄이도록 방사선치료전문가(방사선종양학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조관호 박사 국립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지난해 대구의 한 중학생 자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대책을 쏟아내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가해자 처벌에 초점을 둔 미봉책이라고 지적한다.부모는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곽영숙 이사장(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김붕년 학술이사(학교폭력TFT위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2회에 걸쳐 싣는다. 1회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부모들의 오해, 2회에선 학교와 정부의 역할을 살펴본다.▽이진한 기자=청소년기 중 학교폭력은 언제 가장 심각한가요?▽곽=중학교 때입니다. 신체 발달은 급격히 일어나는 반면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인 뇌의 ‘전전두엽’ 발달은 미숙한 시기죠. 따라서 중학교 때는 합창, 스포츠, 예술 등을 통해 충동을 건설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일탈을 막으려면 개인보다는 그룹으로 접근하는 교육들이 필요하지요.▽이=아이가 가해자에게 맞고 돈을 빼앗기면서 고통을 당하는데 왜 선생님과 부모에게 말하지 않나요?▽김=피해 아이 상당수가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누구에게 말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라고 미리 생각하는 것이죠.▽이=왜 아무도 도와줄 수 없고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김=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누군가를 피해자로 만들고 그룹으로 따돌리는 상황에 노출돼 있어요.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방관자’적 태도에도 익숙해져 있죠. 이러다 중학교에 가서 자신이 따돌림과 학교폭력을 당할 경우 희생자가 돼도 빠져나올 수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학습된 무력감이라는 것입니다.▽곽=시기적으로도 사춘기는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자아 성취를 원하는 시기라 그런지 고민을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아이에게는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거나 실망시키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있어요. 따돌림, 괴롭힘을 받는 것은 내가 못난 탓이거든요. 나는 항상 부모의 어떤 희망이 되고, 자랑거리가 되고, 칭찬받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얘야, 미안해하지 마. 난 괜찮으니깐. 오히려 네가 상처를 입는 것이 난 더 힘들다”고 말해줘야 합니다.▽김=부모와 자녀 간의 애착이나 친밀감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기 쉬워집니다. 아이에게 정말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뢰를 얻는 부모가 돼야 합니다. 아이의 말을 존중해 주고 아이가 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하죠. 결국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에 문제가 없고 스스로가 존중받는 ‘자아 존중감’이 있어야 합니다. 건강한 자아 존중감은 부모로부터 모욕감이나 무시나 어떤 간접적인 폭력이 없을 때만 가능합니다.▽이=참 쉽지가 않습니다. 맞벌이 부부,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겨야 되는 상황에서는 말이죠.▽곽=한 살 이전부터 부모와의 애착이 중요하므로 사실 인성교육은 영유아기 때부터 시작됩니다. 요즘은 돌만 돼도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사실은 부모가 적어도 3년은 아이를 직접 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반사회적인 행동 문제는 애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깁니다. 또 충동 조절은 걸음마 때부터 배워야 합니다. 미운 세 살이라는 말도 있듯이 아이가 물건을 던지거나 애들을 때리거나 할 때 ‘오냐 오냐’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훈육을 통해 충동 조절을 익히게 해야 합니다. 그 다음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 활동을 통해 점점 더 자기 조절을 배웁니다.▽김=약자에 대한 배려도 적어도 유치원 때부터는 가르쳐야 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결국 한배 탄 사람이라는 인식과 어떻게 함께 갈 것인가와 같은 공동체의식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생겨납니다.▽이=약자에 대한 배려를 키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교육은 무엇인가요?▽김=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겁니다. 아이들은 이것이 약합니다. 남이 힘이 들고 슬플 때 감정을 공유해야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고통에 공감할 수 있어야 상대방이 받는 고통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 생기고 미안해하고 사죄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것이 공감능력입니다.▽곽=경쟁에서 무조건 일등을 해야 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그런 사회에선 공감을 가지는 아이 교육이 힘들 것입니다. 언젠가는 그것에 반대하는 정신운동이 일어나야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학교폭력 사태가 이슈화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이=만약 말을 안 하는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알 수 있는 방법은요?▽김=부모가 세심하게 아이를 살펴보면 알 수 있어요. 우선 굉장히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을 겁니다. 자신감 없어 하고 학교생활에서 친구가 갑자기 줄거나 사라지는 또래 관계의 변화가 생기고, 친구에게서 오는 전화를 피합니다. 심리적으로 짜증이나 분노가 잘 생기고, 하소연할 데가 없으니 특히 부모에게 짜증이나 분노를 표출합니다.▽곽=학교폭력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대표적인 증세가 자꾸 생각나는 것인데요. 그래서 악몽을 자주 꿉니다. 긴장이나 불안 반응이 신체증상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가령 머리 아프다, 배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는 등의 호소를 하거나 회피 반응으로 학교에 안 가려 하기도 합니다. 심할 경우 자살 징후 등을 보입니다. 바로 부모 교사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죠.▽이=학교폭력 문제는 어릴 때 부모의 교육이 시작점이었군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부모와 담임과 학생들이 모두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다음엔 학교와 정부가 대처해야 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한국 여성의 임신기간이 최근 10여 년간 매년 평균 0.37일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학연구원 인구의학연구소 박상화 연구원과 보건산업진흥원 연구팀은 최근 실시한 ‘우리나라 단태아의 임신기간 변화 추이: 1998∼2009년’ 연구를 통해 2009년 기준으로 국내 평균 임신기간은 38.8주로 분석됐다고 26일 밝혔다. 1998년 임신기간은 39.4주였으며 2003년에는 39.1주였다. 11년 새 0.3주가 단축된 것. 연간으로 환산하면 매년 임신기간이 0.37일씩 줄어들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의 경우 1990∼2005년 임신기간은 0.34주 단축돼 한국과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대한보건연구’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분석에는 통계청에 등록된 출생신고 중 1998년(62만3000여 명)과 2003년(49만3000여 명), 2009년(43만여 명)의 단태아(한 명의 아이를 임신한 경우) 자료가 이용됐다. 쌍둥이 통계는 제외됐다. 임신주수별 분포를 봤을 때 1998년에는 임신 40주 점유율이 50.7%로 빈도가 가장 높았지만, 2003년과 2009년에는 각각 37%, 27.7%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기분만 현상은 이미 선진국에서도 관찰되는 것”이라면서 “자연 진통이 유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 등을 통해 조기분만을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 역촌동 빌딩 4층 계단에서 쓰러진 최모 씨(51)는 친구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친구 이모 씨가 119에 신고한 뒤 응급처방을 실시했다. 휴대전화를 통해 서울소방재난본부 의료지도실의 도움을 받아 최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바로 시행한 것. 4분 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즉각 최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같은 달 서울 구로구 개봉동 자택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진 조모 씨(50)는 초기 수습이 적절치 않았던 사례. 그의 가족은 당황한 나머지 119에 신고는 했지만 발만 동동 구르면서 구급대원만 기다렸다. 서울소방재난본부도 조 씨가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급대원은 9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자동제세동기를 가동했지만 이미 늦었다. 조 씨는 심장과 뇌에 심한 손상을 입었고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심근경색, 협심증, 심장부정맥으로 갑자기 쓰러진 경우 초기 대응을 얼마나 잘했느냐에 따라 서울 내에서도 생존율이 최대 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소방재난본부와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발생한 심정지(심장정지) 환자 353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16명(8.6%)이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이어 25개 자치구별로 분석한 결과 종로구는 101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4명(13.9%)이 퇴원했다. 반면 강서구는 143명의 심정지 환자 중 4명(2.8%)만이 생존해 퇴원했다.종로구,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등의 순으로 생존율이 높았으며 강서구, 양천구, 동대문구, 송파구 등의 순으로 생존율이 낮았다. 이 조사 결과는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응급의료심포지움’에도 발표됐다.자치구별로 생존율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심폐소생술과 같은 초기 대응이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구급대가 응급 환자에게 도착하는 시간대는 평균 6.9분 이내로, 자치구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실제 생존율이 가장 낮은 강서구의 경우 응급환자 발견자가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2.1%에 불과했다. 양천구도 2.7%에 머물렀다. 생존율이 높은 강남구(21.3%)와 서초구(22.8%), 종로구(18.8%)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조규종 교수는 “종로구, 서초구, 강남구 등은 다른 지역보다 소방서 병원 등에서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는 “일본과 대만의 경우 국민에게 40∼60분짜리 국민보급형 심폐소생술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4시간 동안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어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교육받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척추관절전문 수원 나누리병원 착공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은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서 네 번째 분원인 수원 나누리병원 착공식을 가졌다. 수원 나누리병원은 총면적 77만7532m²에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지며 완공은 2013년 3월. 수원병원장을 맡게 될 하성일 원장은 “2003년도에 개원한 나누리병원이 10주년을 맞는 2013년에 네 번째 분원을 설립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주변 대학병원들과 협력해 수원 지역에서 최고의 전문병원이 되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19일 전국한의사대회 장충체육관서 열려한의약 비전의 선포와 국민건강증진을 내건 ‘2012전국한의사대회’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한한의사협회와 전국 16개 시도지부 소속 한의사와 가족, 한의대생, 한의약 관련단체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한의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번 대회는 97년 만에 열리는 한의계의 전국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며 “한의약육성법 개정과 대통령 한방주치의 임명, 양의사 불법침 시술 관련 대법원 승소와 각종 보험제도의 개선 등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더 많은 열매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한의계가 역량을 모으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 마이크로RNA 활용하면 암 당뇨병 등 맞춤형 치료 가능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지성욱 교수(사진)팀은 세계 최초 암이나 당뇨병, 퇴행성 뇌질환 발병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핵심 생체물질인 마이크로RNA(초극소 리보핵산)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유전자에 결합해 조절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구조 분자생물학’ 최근호에 발표됐다. 마이크로RNA는 유전자 발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 상태가 정상일 때는 세포의 분화와 성장에 관여하고, 신체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는 암 및 퇴행성 질환, 당뇨병 등을 유발해 생명 현상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지 교수는 “암, 당뇨병 등 유전자 이상 질병의 근원 유전자를 조절하는 마이크로RNA를 잘 활용한다면 맞춤형 질병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항혈소판 치료제 6개월 정도만 복용해도 안전하다”서울대병원 김효수 심장내과 교수(사진)팀이 전국 19개 병원 1443명의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혈소판 치료제 복용 기간에 따른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6개월 복용군이 12개월 복용군에 비해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21일 밝혔다.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장동맥에 약물을 코팅한 스텐트망을 넣어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시술이 사용됐고 시술 뒤엔 스텐트 내부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두 가지 항혈소판 치료제(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가 사용됐다. 지금까지는 두 가지 혈소판억제제의 투여 기간은 짧을수록 좋으나, 최소한의 복용 기간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는 약값 비용도 부담되고 출혈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김 교수는 “항혈소판 치료제를 6개월 정도만 복용해도 안전성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료 현장에서 스텐트 시술 뒤 두 가지 약을 투여해 적정 기간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계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 공식잡지인 ‘순환지(CIRCULATION)’ 최근호에 실렸다. ■ 심혈관계 스텐트 4건 특허 등록… 경제적 효과 기대 전남대병원 심장질환 특성화연구센터가 최근 심혈관계 스텐트 4건을 특허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스텐트는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사용하는 치료용 그물망이다. 좁아진 심장동맥 부위를 넓히는 데 주로 사용된다. 센터장 정명호 교수(사진)는 “기존 스텐트보다 확장력이 좋고 내구성이 뛰어난 ‘혈관 확장용 스텐트 디자인’ ‘티타늄 산화물 박막 코팅을 이용한 유전자 전달 스텐트 및 그 제조방법’ 등 4가지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심장질환센터는 이 같은 특허 기술을 이용해 독자적인 국산 스텐트를 개발하고 차세대 유전자 전달 스텐트까지 만들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이번 특허는 전남대병원 이름으로 등록됐다. 앞으로 이곳이 스텐트 연구개발에 최고의 연구기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심혈관계 스텐트도 개발에 성공할 경우 경제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김모 씨(61)는 5년 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병원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문을 받았다. 김 씨는 처음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용종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병원 안내문 때문에 마지못해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끝난 후 김 씨는 의사로부터 “용종이 발견돼 모두 절제는 했으며 조직검사 결과는 추후 알려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김 씨는 “처음 검사에서 용종이 나오지 않아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생겼다. 정기 검사를 받길 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장검사를 받은 뒤 이상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 지정 대장항문전문 대항병원은 2007년 이 병원에서 처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 용종이 발견되지 않은 1253명을 대상으로 3∼5년 뒤 두 번째 검사에서는 어떤 결과를 갖게 됐는지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처음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 두 번째 검사 결과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58.7%인 반면, 용종이 발견된 비율은 41.3%였다. 대항병원 대장내시경센터 이두석 박사는 “대변 안의 발암물질에 노출된 대장점막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는 대장용종은 나이가 많을수록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 번의 검사로 대장에 이상이 없다고 판정할 수 있는 기간은 3∼5년이므로 처음 검사를 받았더라도 이후에 용종이 더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주름이 많다는 대장점막의 특성상 5mm 이하의 크기가 작은 용종은 5명 중 1명꼴에서 못 보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작은 용종들이 자라게 되면 3∼5년 뒤 검사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종을 절제하는 것만으로도 대장암의 80%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50대 이상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최소한 3∼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대부터 검진받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7개의 장기 이식수술을 받고 회생한 조은서 양(7·사진)의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조 양은 지난해 10월 간, 췌장,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비장 등 7개 소화기계 장기를 이식했다. 이때 발생한 진료비는 3억 원. 1억9000만 원은 건강보험이 부담하지만 나머지 1억1000만 원은 본인이 내야 한다. 조 양 가족은 이 가운데 4000만 원을 이미 치료비로 중간정산했다. 따라서 아직 내지 않은 진료비는 7000만 원이다. 아산재단은 이 돈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중간정산한 4000만 원은 부모의 경제형편을 감안해 조 양의 대학까지 학자금 지원이 가능한 교육보험에 가입하는 식으로 되돌려주기로 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세계 69억 인구의 40%인 30억 명이 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산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전파하는 병으로 고열이 주된 증세다. 매년 3억∼5억 명이 감염되고 그중 85만∼10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더 안타까운 점은 사망자의 85%가 5세 이하 어린이라는 것.이뿐만이 아니다. 말라리아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은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질병 치료비, 감염으로 인한 교육기회 소실, 생산성 감소 등을 모두 합치면 연간 12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국내 16번째 신약으로 인정받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피라맥스는 유럽의 약정국(EMA)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로 인정을 받아 전 세계 신약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풍제약 김창균 대표이사는 “지금 획득한 EMA인증과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광범위한 협조를 통해 향후 피라맥스를 다수의 말라리아 감염국가에서 사용할 것”이라며 “말라리아로 부터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주민들의 질병을 치료 하고 특히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라리아는 열대열과 삼일열 모기가 대부분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는 말라리아의 모기 종류는 삼일열 말라리아, 열대열 말라리아, 사일열 말라리아, 난형삼일열 말라리아 등 네 가지다. 이 중 열대열 모기에 의한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모기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사율이 더 높다. 국내에 유행하는 것은 삼일열 말라리아이며 중국얼룩날개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짧게는 한 달 이내, 길게는 1년까지 잠복기를 거친 뒤 두통, 피로, 구역질, 고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적절하게 치료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삼일열 말라리아로 인해 매년 세계적으로 8000만 건 이상의 환자가 방치돼 있다. 말라리아 감염 질병의 지역적 분포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 서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저개발국이 대부분이다. ○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개발과정 말라리아 감염 퇴치의 방법으로는 의약품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과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을 사용하는 방법, 모기의 증식을 억제하는 살충제를 쓰는 법 등 세 가지 정도다. 하지만 일단 감염된 경우엔 약이 유일하다. 1880년경 말라리아의 전염 경로가 모기로 알려진 뒤 퀴닌, 클로로퀸, 피페라퀸, 알테미시닌 등 다수의 의약품이 개발됐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오히려 환자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도 생겼다. WHO는 기존 치료제의 내성 발생에 대해 심각한 경고와 함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1999년 WHO는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합해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세웠다. 그전에도 말라리아 치료제는 여럿 있었지만 내성이 생겨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관심이 없었다. 말라리아는 환자가 그 어느 병보다 많지만 신약을 개발하면 항암제처럼 ‘대박’이 터질 질병은 아니었다. 환자 대부분이 아프리카 같은 못사는 나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이 파트너가 되기를 자청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비정부기구인 MMV와 WHO가 700억 원, 신풍제약이 700억 원을 투자하는 조건이었다. 신풍제약은 생산설비와 공장을 세우고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했다. 국내 12위인 중견 제약업체로서는 큰 모험을 한 셈이다. 6,7년간 신풍제약은 한국을 포함해 아프리카 및 아시아 19개국, 23개 지역에서 약 37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그 결과 99%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인 것을 확인했다. 신약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삼일열과 열대열 동시 치료제인 피라맥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은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치료효과를 갖는 유일한 치료제로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대열 말라리아가 혼재하는 지역의 환자가 한 가지 제품으로 두 종류의 말라리아 감염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몸무게 20kg 이상 소아와 성인이 대상. 또한 클로로퀸 등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에 내성이 보고 되는 지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여 치료제 내성 환자의 치료에도 사용이 가능한 신 개념의 치료제로 확인됐다. 이에 WHO는 2011년 9월 캄보디아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내성에 의한 치료실패를 막기 위해 새로운 대체의약품의 목록에 피라맥스정을 명시하고 있다. 피라맥스정은 1일×1회×3일간 복용하므로 기존 치료제에 비해 투약 횟수가 적고 음식물에 대한 영향이 없어 복용이 아주 간편하다. 김 대표이사는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빈발국의 경우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복용법의 단순함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에 따른 내성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김모 씨(72·여)는 최근 엉덩관절(고관절)이 부러져 삼성서울병원 인공관절센터에 입원했다. 센터장인 박윤수 교수와 전문의들은 김 씨의 입원 당일 부러진 엉덩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을 했다. 수술을 마치고 쉬던 오후 11시경, 박 센터장에게 긴급 호출 전화가 왔다. 병동 담당 간호사는 휴대전화를 통해 다급한 목소리로 박 센터장의 복귀를 요청했다. “김 씨의 호흡이 가쁘고, 맥박이 올라가고 있어요. 산소포화도도 급격히 내려가고 있습니다.” 수술 뒤에 폐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히는 폐색전증이었다. 응급 수술을 하지 않으면 김 씨의 생명이 위급한 상태였다. 수술장 문은 닫혀 있었다. 》박 교수는 곧바로 흉부외과 이영탁 교수 등 팀원과 수술장에 비상을 걸었다. 심야의 응급 수술로 김 씨는 목숨을 구했다. 박 교수는 “수술 후 생존율을 높이는 비결 중 하나는 밤늦은 시간에도 수술장을 다시 열고, 모든 팀원을 불러 응급 수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사망한 환자는 0.2%에 불과하다. 이런 사망률은 미국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제일 잘하는 곳으로 알려진 코넬대 부속 특수외과병원(HSS)과 비슷하거나 더 낮다. 인공관절 수술 이후 감염이 발생한 건수도 무릎의 경우 0.4%, 엉덩관절은 0.2%에 그쳤다.○ 사전 진단으로 90대 환자도 수술 왼쪽 무릎 수술을 받기 위해 진료팀을 찾았던 최모 씨(75)는 심장 초음파 검사 덕분에 본인도 몰랐던 심장질환을 발견해 심장 수술을 먼저 받았다. 최 씨가 심장혈관 치료를 받지 않고 수술을 받았다면 인공관절 수술 이후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 박 교수는 “최 씨가 개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인공관절 수술만 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가 심장에 문제가 생겨 급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에서 사망률을 좌우하는 변수는 수술 전 사전 검사다.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전에 간경화나 심혈관 또는 뇌혈관 질환을 앓았다면 수술 후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치료팀은 “인공관절 수술 이전에 고령자의 간이나 심장, 뇌혈관의 문제에 대해서 철저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수술을 받는다”고 말한다. 환자의 병력을 알아내는 정밀한 사전 검사 기법을 도입한 이후 90대의 건강한 환자도 거뜬하게 수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박 교수는 “수술 기술과 마취 실력의 발전으로 수술 이전에 초기 간경화를 앓았던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치료팀은 특히 엉덩관절 골절이 있는 80, 90대 노인 환자에게 수술을 강력하게 권한다. 나이 든 엉덩관절 골절 환자를 방치할 경우 골절 이후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30∼40%에 이른다. 주로 엉덩관절 감염으로 인한 폐렴 영양부족 욕창 요로감염에 시달리다 숨진다. ○ 수술 부작용과의 전쟁 치료팀은 노령자의 인공관절 수술 부작용을 막기 위해 10년 전부터 심장 초음파 검사를 수술 전 필수 검사 항목으로 도입했다. 심장 초음파로 심장혈관이 막힌 정도를 미리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수술 후 생존율도 높아졌다. 치료팀이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수술 때 생기는 관절 부위 감염이다. 다른 수술감염과는 달리 뼈 속에 생기므로 감염된 환자는 치료를 위해 한 달가량 입원할 수 있다. 감염 병균에 대한 치료 기간도 6개월 이상 걸린다. 특히 MRSA균과 같은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면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받기 때문에 환자는 약물 부작용과 그 예방 대책 때문에 병상에서 녹초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느려진다. 박 교수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긴 관절전문병원에서 수술 시 감염에 소홀한 바람에 우리 센터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뼈 덜 깎는 정확한 수술 인공관절센터는 2008년 문을 열었다. 정형외과 전문의 8명을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중환자실 내과, 류머티스 내과 전문의 등 18명의 전문의로 구성됐다. 박 교수는 “전문의들은 4년 이상의 진료 경력에 연간 100번 이상의 직접 수술 경험을 갖췄다. 팀원도 안전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짰다”고 말했다. 치료팀은 최근 인공관절 수술에서 내비게이션이나 로봇도 이용한다. 환자의 뼈를 덜 깎으면서 더욱더 정확한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또 감염을 줄이기 위해 수술장 환경을 최첨단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A등급. 반도체 공장에서 칩을 만들 때 사용되는 내부 환경과 비슷하다. 수술장 1m³당 먼지의 개수가 100개 이하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 10억 원이 넘는 정밀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한다. 하철원 교수는 “인공관절 표면처리 기술과 수술 기법을 더욱 발전시켜 사람의 관절 전체를 인공으로 바꾸는 대신 관절 일부만 교환하거나 연골을 재생하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인공관절센터 드림팀 명단 ::△인공고관절=박윤수 센터장 △인공슬관절치환수술=서재곤 교수 △손 및 상지 외상 질환, 관절경, 미세수술=박민종 교수 △인공관절치환수술(고관절, 슬관절)=문영완 교수 △인공슬관절치환술, 무릎관절염, 무릎 관절경, 스포츠손상=하철원 교수 △족부, 발목관절질환, 발목관절 스포츠손상=성기선 교수 △어깨관절 및 관절연골 장애, 어깨뼈 골절, 관절경=유재철 교수 △무릎 관절경=왕준호 교수 △고관절(골절, 감염, 관절경), 하지외상, 골다공증=임승재 교수}

“친구들처럼 햄버거를 맘껏 먹어 보고 싶어요.” 남들에겐 아주 하찮아 보이는 게 소망인 아이. 일곱 살 된 조은서 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먹은 것은 거의 모두 토해냈다. 겨우 먹은 음식도 30%만 흡수해 부족한 영양분은 주사제로 보충해야 했다. 선천성 희귀질환인 만성장폐색증후군이다. 전국에 환자가 10여 명에 불과하다. 1년 생존율 87%, 4년 생존율 70%다. 완치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장기이식. 그러나 은서는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고장 난 7개의 소화기계 장기를 모두 이식받아야 한다. 듣기만 해도 꿈같은 얘기다. 그런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꿈이 현실이 됐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12일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7개의 장기를 동시에 조 양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장기 제공자는 뇌종양을 앓다 뇌압이 높아져 뇌사에 빠진 6세 여아로 알려졌다. 이날을 위해 김 교수는 2년 전부터 조 양을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하고 복강 내 거의 모든 장기를 떼어내고 이식하는 다장기이식 수술을 준비해왔다. 9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배 안의 거의 모든 장기를 떼어낸 뒤 동시에 ‘새 장기’를 이식해야 하는 고난도의 수술. 3개 이상의 장기를 동시에 이식한 국내 사례가 없을 정도다. 그만큼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조 양은 수술 후 2주째부터 음식을 먹었다. 한 달 후부터 영양주사를 끊고 식사만으로 영양을 공급했다. 2개월째인 지난해 12월에는 일반 병실로 옮겼고, 이달 20일경 퇴원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소아 장기이식은 혈액형이나 장기 크기 문제 때문에 성인 장기이식보다 훨씬 어렵고 성공 확률도 낮다”며 “다행히 조 양의 경우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와 나이가 비슷하고 혈액형이 같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양의 어머니 김영아 씨는 “은서가 천천히 밥 먹는 연습을 하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렇게 어려운 수술을 마다하지 않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생존 확률이 낮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완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한 수술이었다”며 “은서가 유치원과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병훈 전 대전 동구청 개발과장 별세·덕형 씨(재미) 춘형 전 서초구청 국장 원형(사업) 문형 씨(재미) 경자 제일병원 팀장 부친상·안재현 제일모직 상무 장인상=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3410-6901}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모친상=14일 대구 영남대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53-620-4647}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임정기 이사장(서울대 부총장)은 ‘의학교육대의실천상’을 제정하고 제1회 수상자로 새누리당 박영아 국회의원(사진)을 선정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인 박 의원은 의대 학제선택의 자율성을 확보해 의학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15일 오후 5시 반 서울대 의대 본관 2층 제1교수회의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