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Q&A]Q:뇌 MRI만으로 치매 진단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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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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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력-인지기능 등 종합적 판단 필요… 원인 70여가지, 치매클리닉 상담을

이동우 인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동우 인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Q. 치매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또는 기억력 검사로 진단하는 것 아닌가요.

A. 치매 클리닉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치매가 아닌지 MRI를 찍으러 왔다’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뇌 MRI 촬영만으로 치매 진단이 다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또 어떤 분들은 5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기억력검사만으로 치매가 진단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뇌 MRI, 기억력검사 등은 진단을 위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치매는 뇌 MRI만으로도, 간단한 기억력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없습니다. 병력청취, 인지기능검사, 신체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 그리고 뇌 MRI나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뇌 영상학적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거쳐야 합니다. 어려운 의학용어로 언급했습니다만 쉽고 자세히 설명해 볼까요.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분들이 외래를 찾아왔을 때 의사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에 대한 병력 청취입니다.

기억력 저하의 구체적 사례가 어떤 것인지(약속을 잊거나, 귀중품을 어디 뒀는지 못 찾거나, 최근의 대화 내용이나 사건을 잊거나), 언제부터 기억력 저하가 시작돼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언어능력, 공간감각, 판단력 같은 다른 인지기능의 장애는 어떤 변화를 보여 왔는지 자세히 문진을 합니다.

다음으로 현재의 인지기능 상태에 대한 평가가 이뤄집니다. 인지기능 저하가 아주 심한 경우엔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판단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지기능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를 시행한 다음 연령 성별 학력이 유사한 노인들의 검사 결과와 비교해 현재의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합니다.

치매의 원인질환은 70여 가지나 됩니다. 따라서 이들 중 어떤 것이 주요 원인인지를 알기 위해 신체 상태에 대한 검사와 뇌 MRI 촬영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이뤄진 후에 모든 소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올바른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치매의 치료법도 많이 발전해 조기에 올바른 진단이 내려지면 치매 중 1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합니다. 그 밖의 경우도 치료를 통해 경과를 지연시킬 수 있으니 노년기에 접어들어 기억력의 문제를 느끼는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치매클리닉의 문을 두드려 보기 바랍니다.

이동우 인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치매#뇌#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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