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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핵 가방(nuclear football)’도 직접 전달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핵 가방은 미국 대통령이 유사시 핵무기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장비를 의미한다. 가죽으로 된 두꺼운 서류가방처럼 생긴 핵 가방은 약 20.4kg에 달한다. 가방 속에는 핵무기 900기의 공격 계획이 적힌 ‘블랙북’, 대통령 피난 장소 안내서, 핵공격 명령 보안코드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인 ‘비스킷’, 통신장비 등이 들어있다. 통상 핵 가방은 군 관계자가 소지하며 항상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함께 움직인다. 이 때문에 보통은 취임식에서 신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할 때 군 관계자가 직접 전달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 불참하면서 이 가방도 그와 함께 떠나버린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약 4시간 전인 20일 오전 8시 20분경 대통령 전용 헬기인 머린원을 타고 백악관을 출발해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떠났다. 기지에서 스스로 마련한 별도의 환송 행사를 한 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로 간 것이다. 전임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한 것은 1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CNN에 따르면 이번 취임식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 가방 대신 또 다른 핵 가방이 배치됐다. 핵 가방은 대통령, 부통령, 비상시 지정생존자를 위해 3, 4개가 있고 신구 대통령의 임기 개시 및 종료 시점을 전후해 핵 코드가 자동으로 바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 가방을 들고 떠난 군 관계자는 트럼프의 임기가 종료되자 핵 가방을 들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 대통령을 근접 경호한 요원은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의 데이비드 조로,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졌다.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과 워싱턴포스트는 데이비드 조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 책임자를 맡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조는 지난해 12월 초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비밀경호국 내 팀 재편이 이뤄지면서 바이든의 경호 총괄로 선발됐다. 취임식 당일에는 대통령 전용 차량의 문을 열어 주는 등 바이든 대통령을 가까이서 경호하는 모습이 TV로 중계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앤디 김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두 아들에게 데이비드 조를 롤모델로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알려진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경호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국토안보부 장관이 수여하는 ‘우수 공무원을 위한 금메달’을 받았다. 백악관에는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인 지나 리가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일정 담당 국장으로 합류했다. 지나 리는 대선 캠프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일정 담당 국장을 지냈고, 취임준비위원회에서 대통령 부인 지원 업무를 맡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부통령이 된 카멀라 해리스(57)는 보랏빛 코트와 드레스를 입고 취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흑인 디자이너가 만든 보랏빛 의상을 통해 화합을 강조하고 첫 여성·흑인 부통령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열린 취임식 의상으로 해리스는 뉴욕의 흑인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가 만든 보랏빛 의상을 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빨간색(공화당)과 파란색(민주당)을 합친 보라색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통합’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보라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도 상징한다.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셜리 치점(1924∼2005)이 선거운동 중에 주로 사용했던 색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 외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미셸 오바마 여사도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취임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미국 브랜드의 옷을 선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랄프로렌의 정장을 입었다. 질 바이든 여사는 하늘색 울 트위드 코트 정장을 착용했다. 이 옷은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의 브랜드 마카리안에서 주문 제작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부통령이 된 카멀라 해리스(57)는 보랏빛 코트와 드레스를 입고 취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흑인 디자이너가 만든 보랏빛 의상을 통해 화합을 강조하고 첫 여성·흑인 부통령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 의상으로 해리스는 뉴욕의 흑인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가 만든 보랏빛 의상을 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빨간색(공화당)과 파란색(민주당)을 합친 보라색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통합’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보라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도 상징한다.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셜리 치솜이 선거운동 중에 주로 사용했던 색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 외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미셸 오바마 여사도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갈색 코트 속에 보라색 랄프로렌 수트를, 미셸 오바마는 젊은 흑인 디자이너인 세르지오 허드슨이 만든 와인색 수트를 착용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미국 브랜드의 옷을 선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랄프 로렌’의 정장을 입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남편의 넥타이와 톤을 맞춘 하늘색 울 트위드 코트 정장을 착용했다. 이 옷은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의 브랜드 마카리안에서 주문 제작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5)의 차녀 티파니(28)가 부친의 임기 마지막날인 19일(현지 시간) 나이지리아계 백인 남성 마이클 불로스(24)와의 약혼을 발표했다. 티파니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백악관에서 불로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백악관에서 가족과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며 가장 특별한 것은 약혼”이라며 “다음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기쁘다”고 밝혔다. 티파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두 번째 부인 겸 배우 말라 메이플스(58)의 외동딸로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레바논계와 프랑스계 혼혈인 불로스는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사업가 부친을 따라 나이지리아로 이주했고 이후 영국에서 학업을 마쳤다. 둘은 2018년 1월부터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티파니는 이복 형제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4), 장녀 이방카(40), 차남 에릭(37) 등과 달리 부친의 집권 기간 중 정치적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불로스와 그 가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행사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했던 과거 취임식과 달리 참석자가 대폭 줄고 대부분의 행사 또한 화상 및 비대면으로 치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6일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 사태에 따른 경계 강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화 목적 등이 겹친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취임식 때 준비위원회가 수십만 개의 참석 표를 배부했지만 올해는 일반인의 입장을 금지한 채 초청 인원 1000명만 참석한다고 전했다.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연결하는 길인 펜실베이니아대로(大路)에서의 퍼레이드도 열리지 않는다. 바이든 취임식준비위원회 측은 “오프라인 퍼레이드를 생략하는 대신 음악, 시, 춤을 통해 전염병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미국의 영웅을 치하하는 가상 퍼레이드를 열겠다”고 밝혔다. 20일 밤 백악관에서 열리는 무도회 또한 TV 생중계로 대체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폴로 브랜드로 유명한 미 패션 회사 랄프로렌의 정장(사진)을 입는다. 짙은 푸른색에 단추가 한 줄로 달린 상의를 입고 안에는 흰색 혹은 연하늘색 셔츠를 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그의 전임자는 모두 미 남성 정장의 대표 브랜드 ‘브룩스브러더스’ 정장을 입었다. 1818년 설립된 이 회사 브랜드는 역대 미 대통령 45명 중 41명의 선택을 받아 이른바 ‘대통령의 옷’으로 불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소매유통업 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아메리칸 클래식’으로 불리는 랄프로렌은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저가 라인부터 유명 배우가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때 입는 초고가 라인까지 골고루 생산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하늘색 정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후보 출정식 때 입은 흰색 정장 역시 랄프로렌이었다. 공연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오랫동안 당선인을 지지해 온 가수 레이디 가가가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고 제니퍼 로페즈는 뮤지컬 형식의 축하 공연을 펼친다. TV로 생중계되는 축하쇼 ‘셀러브레이팅 아메리카’는 배우 톰 행크스가 진행하고 브루스 스프링스틴,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 조비 등의 가수가 출연한다.김민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했던 과거 취임식과 달리 참석자가 대폭 줄고, 대부분 행사 또한 화상 및 비대면으로 치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6일 전대미문의 의회난입 사태에 따른 경계 강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화 목적 등이 겹친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취임식 때 준비위원회가 수십만 개의 참석 표를 배부했지만 올해는 일반인의 입장을 금지한 채 초청 인원 1000명만 참석한다고 전했다.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연결하는 길인 펜실베이니아대로(大路)에서의 퍼레이드도 열리지 않는다. 바이든 취임식 준비위원회 측은 “오프라인 퍼레이드를 생략하는 대신 음악, 시, 춤을 통해 전염병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미국의 영웅을 치하하는 가상 퍼레이드를 열겠다”고 밝혔다. 20일 밤 백악관에서 열리는 무도회 또한 TV생중계로 대체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미 패션브랜드 랄프로렌의 정장을 입는다. 짙은 푸른색에 단추가 한 줄로 달린 상의를 입고 안에는 흰색 혹은 연하늘색 셔츠를 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그의 전임자는 모두 미 남성 정장의 대표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 정장을 입었다. 1818년 설립된 이 브랜드는 역대 미 대통령 45명 중 41명의 선택을 받았을 정도로 많은 대통령이 애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소매유통업 부진 여파로 지난해 파산했다. ‘아메리칸 클래식’으로 불리는 랄프로렌은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저가 라인부터 유명 배우가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때 입는 초고가 라인까지 골고루 생산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하늘색 정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후보 출정식 때 입은 흰색 정장 역시 랄프로렌이었다. 공연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오랫동안 당선인을 지지해온 가수 레이디 가가가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고, 제니퍼 로페즈는 뮤지컬 형식의 축하 공연을 펼친다. TV로 생중계되는 축하쇼 ‘셀러브레이팅 아메리카’는 배우 톰 행크스가 진행하고 브루스 스프링스틴,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 조비 등의 가수가 출연한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기자 nabi@donga.com}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가 주도한 전대미문의 미 의회 난입 사태의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난입을 사실상 종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13일 ‘미 최초로 4년 임기 중 두 번이나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20일 출범할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와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탄핵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탄핵이 최종 통과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형사 기소를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의회 난입을 주도한 미 극우주의자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이들은 누구이며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소아성애자가 美지배” 주장하는 큐어논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이번 시위대에 큐어논, 프라우드보이스 등 미 주요 극우단체 회원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얼굴에 성조기 색깔을 칠하고 소뿔 모자를 쓴 후 의회 난입을 주도해 구속된 제이컵 챈슬리(33) 등이 소속된 큐어논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7년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서 탄생한 큐어논은 불과 4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극우단체가 됐다. 익명 극우주의자 ‘큐’란 인물이 정부 내부 인사를 자처하며 각종 음모론이 담긴 글을 올렸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세를 불렸다. 큐어논은 ‘큐’와 익명을 뜻하는 ‘Anonymous(어노니머스)’의 합성어다. 이들은 미 민주당과 연결된 비밀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미국을 사실상 통치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구하기 위해 이들과 맞서 싸운다는 음모론을 신봉한다. 또 딥스테이트에 소속된 인물이 악마 숭배자이자 소아성애자라고 주장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억만장자 빌 게이츠와 조지 소로스 등이 대표적 인물이며 조 바이든 당선인은 딥스테이트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친다. 큐어논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저소득 남성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상하원 선거 때도 큐어논의 위력이 입증됐다. 남부 조지아주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후보는 “큐어논을 지지한다”고 거듭 언급했음에도 당선됐다. 블룸버그뉴스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브라질 등에도 큐어논 지지자가 많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종종 트위터에 큐어논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언급하면서 음모론이 확산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라우드보이스·NSC-131 등도 유명2016년 만들어진 백인 우월주의단체 ‘프라우드보이스’ 회원도 조직적으로 의회 난입에 가담했다. 이민, 인종 통합 정책, 낙태 합법화 등이 백인을 멸종시키려는 목적으로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반(反)이민, 반페미니즘 등을 표방하며 종종 폭력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을 뒤흔든 인종차별 항의 시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s)’ 당시 일종의 ‘맞불’ 시위를 벌였다. 또 흑인을 ‘블랙 아메리칸(Black American)’이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can American)’으로 부르도록 하는 등 인종, 성, 민족, 종교 등을 규정할 수 있는 특정 표현을 쓰지 말자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운동에도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이것이 개인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트위터를 통해 이들의 행보를 두둔했다. 2019년 신(新)나치주의를 표방하며 설립된 ‘NSC-131’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NSC는 ‘민족주의자 클럽(Nationalist Social Club)’의 약자다. 131은 ‘반공산주의 행동(Anti-Communist Action)에서 유래했다. 세 단어의 머리글자인 A, C, A가 영어 알파벳에서 첫 번째와 세 번째 단어라는 점에 착안해 해당 숫자를 부여했다. 의회 난입 당시 이 단체 소속의 한 남성은 나치가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이름을 딴 ‘캠프 아우슈비츠’란 글이 쓰인 상의를 입고 등장했다. 이들 또한 “유대인이 백인을 말살시키려 한다”고 주장한다. NYT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반유대인 범죄는 최근 40년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에도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자치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가 공개 장소에서 나치 경례 구호인 ‘하일 히틀러’라고 외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큰 비판을 받았다. 미국을 지키는 민병대를 자처하는 ‘스리퍼센터스(3%ers)’도 이번 집회에 등장했다. 2008년 설립된 후 2017년 중부 오클라호마주에서 은행 폭탄 테러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전직 경찰, 군인 등이 소속된 ‘오스키퍼스(Oath Keepers)’ 또한 “새로운 세계 질서가 미국인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단체의 공통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렬한 지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확고한 믿음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일부 사회학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강경 기독교 복음주의가 트럼프식 극단주의와 결합하면서 미국의 극우세력이 난립할 토양이 마련됐다고 분석한다. NYT에 따르면 의회 난입 당시 시위대가 사용한 도구에는 종교적 색채가 뚜렷했다. ‘예수(Jesus) 2020’ ‘신의 갑옷’ 문구가 등장했고 십자가를 든 사람도 상당수였다. NYT는 “정치적 불만과 왜곡된 종교적 열정이 뒤섞인 일부 트럼프 지지자가 스스로를 ‘성전(聖戰)’ 참여자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극우 미디어도 난립 이들 극우세력이 빠른 시간 내에 세를 불린 또 다른 배경에 극우 미디어가 있다. 전직 기자 크리스토퍼 러디가 1998년 창립한 뉴스맥스, 사업가 로버트 헤링이 2013년 만든 ‘OANN(One America News Network)’ 등이 대표적 극우 방송으로 꼽힌다. 하버드대 니먼언론재단은 5일 보고서에서 “온라인에서만 돌아다니던 ‘이상한’ 게시물들이 이제는 고품질로 제작돼 비용이 많이 드는 매체로 유통되면서 수용자들이 정보를 신뢰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뉴스맥스와 OANN은 가짜뉴스를 여과 없이 내보낸다는 비판을 받는다. OANN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는 허위 정보를 보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도중 경찰에 밀려 넘어져 중상을 입은 뉴욕주의 노인이 폭력적 테러그룹과 관계가 있다는 근거 없는 뉴스도 전했다. 특히 이들이 가짜뉴스를 보도한 시점은 각각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와 뉴욕주 노인을 비판하는 트위터를 올린 직후였다. 누가 봐도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매체는 대표적 친트럼프 언론으로 알려졌던 폭스뉴스에서 떨어져 나온 시청자들을 흡수하며 최근 급속히 영향력을 확장했다. “폭스뉴스조차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다”는 이유에서다. 알려진 대로 폭스뉴스는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미 언론 중 가장 먼저 보수 텃밭인 서부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뉴스맥스의 하루 모바일 시청자 수는 지난해 10월 20일 15만여 명에서 대선 이후인 같은 해 11월 24일 225만 명으로 치솟았다. 뉴스맥스 또한 그레그 켈리, 롭 슈밋 등 폭스뉴스의 전 진행자들을 간판 앵커로 영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트위터에 두 매체의 보도를 언급하며 힘을 실어줬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9월∼2020년 8월 케이블 방송과 관련해 올린 트윗 1206개 중 95%에서 폭스뉴스를 언급했지만 이 비율은 대선 이후인 11월 15일∼12월 2일 53%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 대신 OANN(37%)과 뉴스맥스(10%)에 대한 언급이 급증했다.○ ‘극우파의 퍼스트레이디’ 리베카 머서극우세력의 후원자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월가를 대표하는 유명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공동 창업자 로버트 머서(75)의 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로 유명한 리베카 머서(48)가 대표적이다. 리베카는 극우주의자가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팔러’를 설립하는 데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베카는 지난해 11월 팔러에 게시한 글에서 자신이 여러 공동 설립자와 함께 팔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명문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월가에서 일한 리베카는 2016년 대선 당시 유명해졌다. 당시 그는 부친과 함께 트럼프 대선캠프에 2500만 달러(약 270억 원)를 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행정부 인사에도 관여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리베카를 “공화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라고 평했다. 뉴스맥스의 창립자 러디는 “극우파의 퍼스트레이디”라고 표현했다. 머서 가문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흔적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에서 수집된 5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트럼프 캠프에 무단 제공했다가 논란이 된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도 로버트 머서가 일부 소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버트는 ‘퀀트 투자’(수학 및 통계 기법 활용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경영하며 부를 축적했고, 2004년 ‘머서 재단’을 세워 우파 정치세력 지원에 본격 나서면서 딸 리베카를 재단의 얼굴로 내세웠다. 리베카는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패하자 기존 정치 전문가를 믿을 수 없다고 보고 정치 전면에 나섰다고 알려져 있다. 큐어논 음모론을 신봉하는 흑인 여성 방송인 겸 작가 앤절라 스탠턴킹(44), 인터넷 평론가 등으로 활동하는 앤팀 지오넷(34) 등도 극우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힌다. ○ 바이든 행정부 또한 극우주의자 대처 두고 부담 이처럼 자금력, 조직력, 미디어 등을 갖춘 극우단체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미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인종차별 문제와 정치·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갈기갈기 찢긴 상태이고, 이 문제들에 대한 트럼프식 극단주의는 트럼프가 퇴임해도 여전히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특히 정권 교체기 극우 세력의 반발과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박 교수는 “새 정부가 안정기에 들어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극우세력도 소수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미국 극우세력은 이념에 바탕을 뒀다기보다 감성적 증오를 동력으로 하고 있다”면서 “타오르는 증오를 하룻밤 사이에 없앨 수는 없기에 바이든 당선인에게도 장애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화당에도 극우세력은 ‘독이 든 술잔’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을 잡으면 민주당을 견제하는 동력이 되겠지만 트럼프 탄핵 사태의 추이에 따라 극우세력의 반발이 커지면 나중에는 공화당 분당의 불씨가 될 소지마저 있다는 의미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면서도 그의 추종세력은 흡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면서 “극우세력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공화당의 미래도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조종엽 jjj@donga.com·신아형·김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 시간) ‘대북 저승사자’로 유명한 강경파 데이비드 코언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겸 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58)을 다시 CIA 부국장 내정자로 지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부국장 및 재무차관 등을 지내며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연을 맺었다. 대북 금융 제재를 총괄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불법 자금을 추적한 대북 강경파다. 코언 지명자는 2019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후 대북 제재의 효과가 사라졌다”며 제재에 필요한 3가지 즉 정책 목표, 군사 수단, 국제 협력이 모두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대상인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가 이를 버리는 등 대통령 변덕에 따라 제재가 철회되고 부과되는 건 더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유대계인 코언 지명자는 1963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법률회사에서 일했고 1999년 재무부에 입부한 후 차관에 올랐다. 당시 그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장했고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의 적성국가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제재를 설계해 미 언론으로부터 ‘제재 구루’(sanctions guru)로 불렸다. 2019년 유명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 8에 깜짝 카메오로 출연한 경력도 있다. 법대 시절 만난 부인과 두 자녀가 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11일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65)을 CIA 국장으로 지명했다. 번스 지명자는 미 국무부에서 30년 넘게 일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으로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직업 외교관 출신 첫 CIA 국장이 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 “당선된다면 역대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썼던 주치의 해럴드 본스타인이 사망했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본스타인은 8일 사망했으며, 유족이 NYT 유료 지면을 통해 고인의 부고를 알렸다. 그는 73세로 숨을 거두었고 장소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NYT가 ‘말 많고 털도 많은 괴짜’라고 표현한 본스타인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에 돌출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980~2017년 트럼프 주치의로 일한 그는 대선 직전 트럼프의 건강 상태가 ‘완벽에 가깝다’는 보고서를 써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대통령을 할만한 체력이 안 된다는 트럼프의 저격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본스타인은 백악관 입성을 기대했으나 이 꿈은 ‘모발약 폭로’로 좌절됐다. 2017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본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발을 풍성히 하려고 약을 먹고 있으며, 자신도 그 약을 먹어서 어깨까지 머리가 길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 트럼프의 오랜 비서 로나 그래프로부터 “백악관 주치의는 꿈도 꾸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후일 털어 놓았다. 결국 본스타인은 대선 직전 자신의 명의로 나간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2018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보고서의 모든 내용을 불러 주었으며 내가 쓴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NYT는 “본스타인은 트럼프 주치의라서 받는 관심을 즐겼지만, 그 직책이 결국 본인과 자신의 가족을 괴롭게 만들기도 했다”며 “그의 명함 뒷면에는 이탈리아어로 ‘매우 유명한 의사’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네시아에서 인류가 그린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가 발견됐다. 호주 그리피스대와 인도네시아 국립 고고학연구소(ARKENAS)가 참여한 연구팀은 13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술라웨시섬의 석회암 동굴에서 멧돼지가 그려진 벽화의 연대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4만5000여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이 벽화는 2017년 호주 그리피스대의 박사과정생이 발견했다. 가로 길이 136cm인 이 그림은 검붉은 오커 안료를 이용해 그렸다. 멧돼지 위에는 손도장 자국이 남아 있으며, 맞은편에는 멧돼지 두 마리를 그린 흔적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우라늄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그림의 연도를 추정해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와 보르네오의 동굴벽화는 1950년대부터 본격 발굴되고 있다. 앞서 2019년에도 술라웨시섬에서는 4만4000년 전에 그려진 동굴벽화가 발견된 바 있다. 인간이 들소와 멧돼지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사냥도였다. 당시 연구진은 2019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 벽화를 인류 최초의 사냥도라고 발표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네시아에서 인류가 그린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가 발견됐다. 호주 그리피스대와 인도네시아 국립 고고학연구소(ARKENAS)가 참여한 연구팀은 1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술라웨시섬의 석회암 동굴에서 멧돼지가 그려진 벽화의 연대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4만5000여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이 벽화는 2017년 호주 그리피스대의 박사과정생이 발견했다. 가로 길이 136㎝인 이 그림은 검붉은색 오커 안료를 이용해 그렸다. 돼지 위에는 손도장 자국이 남아 있으며, 맞은편에는 돼지 두 마리를 그린 흔적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우라늄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그림의 연도를 추정해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와 보르네오의 동굴 벽화는 1950년대부터 본격 발굴되고 있다. 앞서 2019년에도 술라웨시섬에서는 4만4000년 전에 그려진 동굴 벽화가 발견된 바 있다. 인간이 들소와 멧돼지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사냥도였다. 당시 연구진은 2019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 벽화를 인류 최초의 사냥도라고 발표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미국 뉴욕의 명물 ‘베슬’이 ‘죽음의 계단’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슬은 21살 남성의 자살 사고가 발생해 공개 1년 여만에 문을 닫았다. 2019년 3월 베슬이 문을 연 이래 최근 1년 간 세 번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슬은 계단 2500개와 전망 공간 80개로 이뤄진 벌집모양의 건축이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건축가인 토머스 헤더윅과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공개 당시 화제가 됐다. ‘인공산’ 혹은 ‘뉴욕판 에펠탑’으로도 불릴 정도로 뉴욕 시가지와 허드슨강을 다양한 각도로 굽어볼 수 있어 코로나19 이전까지 관광객 줄이 늘어섰다. 문제는 16층 높이(46m)인 이 건축물에서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땅으로 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펜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성인의 가슴 높이 정도다. 지난해 12월에는 24살 브루클린 여성이, 지난해 2월에는 뉴저지 출신 19살 남성이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 최근 사고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목격한 날 밤 잠을 잘 수 없었다”고 NYT에 털어 놓았다. 베슬은 공개 직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역 커뮤니티는 지난해 첫 번째 사고 발생 후 펜스를 높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축물의 조형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번에도 같은 조치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커뮤니티 관계자는 NYT에 “예술적인 경관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세 번째 사고까지 발생한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드슨야드의 개발사 릴레이티트의 대변인은 “베슬을 당분간 폐쇄할 예정이며 정신과 전문의를 포함한 자살 방지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완공된 허드슨야드는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 주차장, 공터 부지를 재개발한 복합 단지다. 베슬과 30 허드슨 야드가 이 단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250억 달러(약 27조 원)가 투입된 이 사업은 미국의 최대 민간부동산 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가 뉴욕시와 계약해 추진했으며, CNN 로레알 SAP 등 다수 기업이 입주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러시아의 40대 여성 환자에게서 18개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7세 여성 환자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18개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 여성은 지난해 4월 악성림프종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같은 달 30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해 9월 9일 진단검사에서도 양성으로 나왔고 사흘 뒤인 12일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 여성의 몸속에 4개월 이상 잔류하면서 서로 다른 여러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콘스탄틴 크루톱스키 시베리아연방대 유전학 교수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의 몸속에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잔류하면서 여러 개의 변이 바이러스가 동시다발로 기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가 아직 1명에게서만 확인됐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 18개의 전파력이나 치명률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안에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숨야 스와미나탄 수석연구원은 11일 “코로나19 백신이 취약계층은 보호하겠지만, 연내 일정 수준의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백신 접종 대상이 수백만 명이 아닌 전 세계 수십억 인구이기 때문에 이들이 면역을 형성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신아형 abro@donga.com·김민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안에는 전 세계 코로나19 집단 면역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숨야 스와미나탄 수석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화상 언론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취약 계층은 보호하겠지만, 연내 일정 수준의 집단 면역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진단은 백신이 각국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스와미나탄은 “백신의 접종 대상이 수백만 명이 아닌 전 세계 수십억 인구”라며 “이들이 면역을 형성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은 최근 미국, 영국, 싱가포르, 독일 등 EU 국가에서 시작됐다. 그러면서 “작년만 해도 백신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벌써 여러 개의 백신이 개발된 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WHO는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날 간담회에서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수의 급증은 변이 바이러스 출현 이전에 발생했으며, 이보다는 사람들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은 것을 원인이라고 봤다. 마리아 판케르호버 WHO 신흥질병팀장은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거리두기가 완화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확산의 속도를 높인다는 증거는 일부 있지만, 이것이 기존의 대응 방법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WHO는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65·사진)을 지명했다. 번스 지명자는 미 국무부에서 30년 넘게 일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번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는 첫 CIA 국장이 된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번스 전 부장관이 바이든 행정부의 첫 CIA 국장으로 지명된 사실을 일제히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번스는 세계무대에서 수십 년간 활동하며 미국과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온 모범적인 외교관”이라며 “그는 정보기관이 비정치적이어야 한다는 나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번스 지명자가) 새 CIA 국장이 되면 미국인들은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집권 내내 CIA, 연방수사국(FBI) 등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번스 지명자가 고문 등을 자행한 CIA의 어두운 역사를 지우는 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CNN은 바이든 당선인이 번스의 오랜 외교 경험과 포스트 트럼프 시대에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해 그를 지명했다고 전했다. 1982년 국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번스는 2014년까지 32년간 국무부에서 일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기간엔 러시아 대사를 지냈다. 그는 러시아어와 아랍어 프랑스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에서 태어난 번스 지명자는 펜실베이니아주 라살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했다. 1982년 국무부에 입부한 그는 요르단 대사 등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내며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진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2014년 퇴직 후 국제관계 전문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회장을 맡았다. 미 대선을 3개월 앞둔 지난해 8월 그는 시사매체 애틀랜틱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가능성을 일찌감치 경고했다. 당시 그는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매우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중해 크레타섬에 남아 있던 크노소스 궁전은 1900년이 되어서야 발굴이 이뤄졌다. 영국인 아서 에번스는 섬을 관할하는 터키 당국의 허가를 받아 이곳을 탐색한다. 그러다 궁전에서 아름답고 불가사의한 벽화를 발견했다. 이 벽화엔 커다란 소 한 마리와 세 인물이 등장한다. 한 사람은 소의 뿔을 붙잡고, 다른 사람은 공중에 떠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소를 향해 팔을 뻗었다. 에번스는 이 벽화의 주제를 성난 황소를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투우’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것은 고대 문명이 호전적일 거라고만 생각했던 영국인의 편견이었다. 고대 그리스·로마보다 앞섰던 미노아 문명은 해상 교역으로 부를 이뤘다. 미케네 그리스인이 쳐들어왔을 때도 문화적 공생 관계를 유지했다. 온건한 사회 분위기에 비추어 최근 연구는 이 벽화가 종교 의식을 다뤘다고 본다. 그림을 봐도 투우에 사용되는 칼이나 창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간 우리가 배운 세계사는 중앙 집권 국가를 발달된 형태로 봤다. 강력한 군주가 있으며, 전쟁과 약탈로 몸집을 키운 문화만을 ‘문명’이라고 했다. 이 책은 그러한 시각이 제국주의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그리스·로마 유럽 중심의 역사 서술로 인해 잘 알려지지 않은 25개 세계 문명의 다양한 면면을 통해서다. 그리스보다 앞선 ‘고유럽 문명’으로 최근 인정된 도나우 문명은 평등 사회로 추정된다. 이들의 거주지와 무덤에는 사회적 위계질서나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특징이 없다. 건물의 크기가 비슷하며 무덤도 뚜렷한 차이가 포착되지 않아서다. 이 문명은 기원전 6000∼기원전 3000년 존재했음에도 포도와 올리브를 재배하고, 도예나 금속 가공 기술도 갖고 있었다. 저자는 이 문명이 위계질서에 따라 조직되지 않은 공동체에서도 사회나 경제, 기술 수준이 고도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책장을 넘기며 기록되지 않은 문명의 다채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터키 아나톨리아 고원의 신석기 유적지 차탈회이위크에서는 여성에게 중요한 문화적 역할을 부여한 흔적이 남아 있다. 당시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땅에 매장하고 피부가 썩고 나면 머리뼈만 가져와 집 안에 모셨다. 그런데 발견된 머리뼈가 모두 여성의 것이었다. 이는 여성 조상을 가정에서 중요하게 여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곡식 저장고에서는 표범 두 마리의 호위를 받는 여인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 신장 자치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미라(기원전 2000∼기원전 1800년)는 DNA 검사 결과 유럽인의 선조로 밝혀졌다. 그러자 발굴 작업에 참가했던 중국 고고학자들은 ‘이방의 악마’라고 불쾌해하거나, 이 미라의 전시를 거부하기도 했다. 국가주의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명이 사라지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수백 년간 교역으로 번성한 미노아 문명은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차탈회이위크는 기원전 7800년 무렵 발생한 기후 온난화로 등장한 말라리아모기가 가져온 전염병으로 종말을 맞았다. 이스터섬과 인더스 문명은 소빙하기가 닥치자 멸망했다. 저자는 핀란드에 거주하는 독일인 언어·문화학자다. 그는 여러 문명을 분석해 커다란 경향성을 보여주기보다 최신 연구 결과를 충실히 나열하는 데 집중했다. 베일에 가려진 역사의 여러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선 숙종 때 공신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왕실 최대 규모의 문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二十功臣會盟軸―保社功臣錄勳後)’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7일 현재 보물 1513호인 이 문서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회맹축은 숙종 6년인 1680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임금과 공신들이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를 기념해 숙종 20년인 1694년에 제작한 왕실 문서다. 회맹제 당시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문서 끝에는 제작 사유와 연대가 적혀 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가 찍혀 있다. 가로 길이가 25m에 달하는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축으로 마무리했다. 현재까지 문헌상으로 존재가 확인된 회맹축은 1646년(인조 24년)과 1728년(영조 4년)에 제작된 것을 포함해 총 3건이다. 이 중에서 국새가 찍히고 형식 및 내용이 완전성을 갖춘 것은 20공신회맹축이 유일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회맹축은 숙종 재위 시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힙스터의 성지’로 불리던 디뮤지엄이 서울 한남동에서 성수동으로 이전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개관 시기와 운영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디뮤지엄이 새로 둥지를 트는 장소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인근으로,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 연결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기존 입지를 떠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은 2030 관객이 즐겨 찾는 미술관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강했다. 2013년 말부터 사진가 라이언 맥긴리의 ‘청춘, 그 찬란한 기록’전을 보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특정 세대의 감성을 겨냥한 기획으로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태은 대림문화재단 마케팅&세일즈실장은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은 처음부터 전 연령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개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술관의 형태는 갖춰졌다.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 연령대’를 겨냥한 미술관의 포석이 보인다. 우선 접근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갤러리아 포레, 트리마제 등 고급 아파트가 인접해 있고, 서울숲과 성수동의 유동 인구도 많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1층에 들어설 교육센터다. 총 5개 층으로 구성된 디뮤지엄은 전시실 2개 층, 공연장 1개 층과 루프톱이 들어선다. 별도의 교육센터는 기존엔 없었던 공간이다. 공연장은 한 장르가 아닌 다양한 분야를 결합하는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 특히 성수동이라는 지역의 정체성과 밀착해 로컬 크리에이터나 아티스트와 전시·공연을 기획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물론 가장 궁금한 것은 ‘개관전’이다. 기 실장은 “코로나19로 개관 시점을 비롯해 세부적 내용을 아직 확정짓지 못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개인전이 아닌 디뮤지엄에서 해오던 주제 기획전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년 전만 해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사람들은 이 테이블 앞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가로 11.5m, 세로 1.5∼1.8m, 무게 약 1.6t. 거대한 나무판 두 개로 만들어진 이 테이블엔 최대 100명이 둘러앉을 수 있었다. 서점 중심을 가로질러 자리한 ‘카우리 테이블’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테이블의 의자 수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른 것. 차츰차츰 간격이 멀어지던 의자는 어느 새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됐고 책과 사람이 모여야 할 독서 테이블이 덩그러니 놓였다. 방치된 테이블 위에 서점 측은 책과 문장을 소개했고, 이번엔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지난해 12월 31일 시작한 ‘너무 작은 심장’전은 강동호 고경호 김민수 등 20, 30대 미술가 19명의 소품 99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림과 함께 ‘젊은 작가로 사는 것’을 주제로 작가들이 쓴 글을 함께 읽어볼 수 있다. 불안이 일상이 된 지금, 새해를 맞아 젊은 미술가를 응원하고 희망을 주자는 것이 전시의 취지다. 전시는 2월 15일까지 열린다. 카우리 테이블 위 전시의 시작은 지난해 6월 ‘100인의 테이블, 100권의 이야기’였다. 100개의 작은 출판사가 내놓은 대표 도서 1종씩을 소개하는 기획전이었다. 그 다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키워드 10개로 책을 소개한 ‘뉴 노멀―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모두의 마음에 힘을 줄 수 있는 문장과 책을 소개한 ‘문장수집+함께’전이 이어졌다. 교보문고는 “빈 독서 테이블을 채울 방법을 고민하다가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형 출판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 전시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테이블에 앉지 못하는 독자에게 문화적 휴식을 드리려는 노력이지만 하루빨리 독서 테이블이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5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처음 설치된 카우리 테이블은 뉴질랜드 늪지대에서 발견된 5만 년 전 카우리 소나무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빙하기 자연재해로 땅속에 묻혔다가 산소와 접촉이 차단돼 수만 년 동안 원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2015년 7월 뉴질랜드에서 채굴된 카우리나무는 컨테이너에 담을 수 있는 최대 길이(11.5m)로 나뉘어 이탈리아에서 가공한 뒤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